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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모의 시시콜콜 예술동네] ‘빛좋은 개살구’ 인턴 큐레이터

    ‘청년실업’이 심각하다고 한다. 경기가 제법 정상을 찾았다 하는 데도 대졸자의 취업률이 지난해보다 8.4%가 하락했다고 하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이렇게 청년실업문제가 대한민국 사회의 난제로 등장한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미술동네의 청년실업과 전문가들의 취업문제는 더욱 심각하고 그 역사도 깊다. 일년 전쯤 한 유명 큐레이터의 연봉이 공개되면서 많은 ‘큐레이터’지망생들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사실을 알고 꿈을 접었다지만 미술동네를 비롯한 문화예술동네의 ‘고학력, 저임금, 비정규직’이라는 고용구조는 매우 심각하다. 이는 물론 공급과잉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력이 넘치다 보니 미술동네만 해도 임금착취에 가까운 ‘인턴제도’가 횡행한다. 사실 인턴이란 의사자격을 취득한 자가 전공의가 되는 과정이다. 이후 기업이 신입사원 선발 전 실습을 통해 경쟁시켜 정규직원을 뽑는 인턴사원제도로 발전했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를 응용해서 이득을 챙기려는 부류는 언제나 있는 법. 미술동네 인턴, 특히 일부 화랑의 경우 경쟁자 없이 혼자를 뽑는다. 대부분의 업무가 전화 받기, 차대접, 은행 심부름, 오프닝 상차림 등 전문성이나 숙련도와는 상관없기 때문에 화랑주는 3개월마다 새로운 인턴을 구하면 그만이다. 이 경우 월 20만~30만원을 교통비와 식대로 지급한다. 물론 이는 미술동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터이지만. 이런 일은 1인 기업형태의 작은 화랑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제법 규모가 있는 화랑의 경우는 임금 착취에 가까운 인턴이라도 조건은 더 까다롭게 내세운다. 석사학위 기본에, 영어필수, 제 2외국어 가능자 우대,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 운용 숙련자 등 이 밖에도 많다. 여기에 적어도 전시회가 열리는 날 입을 수 있는 명품 브랜드 정장 두 어 벌은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월 100만~150만원인 정규직으로 등극할 수 있다. 이는 영리목적의 상업적 공간에서 일하는 경우다. 박봉의 박물관이나 미술관 큐레이터가 되고자 해도 이런 노예생활은 필수적이다. 우선 큐레이터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준 학예사 시험에 합격하고 1년 이상, 3급 학예사의 경우 2년 이상 등록된 사립박물관과 미술관 실무경력은 필수이다. 따라서 울며 겨자 먹기로 등록박물관과 미술관에 적을 두고 최소 1~2년간 의무복무(?)를 해야 한다. 월급 수준을 이야기 할 형편이 아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큐레이터 자격증을 취득해도 정규직이 되기란 별 따기고 계약직이 대부분이다. 이들의 실업문제와 처우는 기존노동법조차 외면하고 있다. 노동부, 문화부 등 어느 부처 소관인지도 불분명하다. 문제는 이렇게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실업, 전문직들이 점점 소외계층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턴’이란 이름의 노동력 착취를 근절 할 방법은 없을까.
  • [열린세상] 정치제도 불균형 극복할 개헌 돼야/성낙인 서울대 교수 헌법학·한국법학교수회장

    [열린세상] 정치제도 불균형 극복할 개헌 돼야/성낙인 서울대 교수 헌법학·한국법학교수회장

    1948년 제헌헌법을 포함하면 1987년 개정된 헌법에 이르기까지 10개의 헌법이 명멸해 왔다. 10년을 지속한 헌법이 없었다. 헌정 파탄 속에 실질적인 헌법제정이 다섯차례나 자행되었다. 제6공화국 헌법이라 지칭되는 1987년 체제는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가 동시에 작동된다. 두 번의 평화적 정권교체는 국민주권주의가 살아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0년을 훌쩍 뛰어넘어 헌법의 안정시대를 구가한다. 이제 산업화 과정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던 국민의 자유와 권리, 민주화 과정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던 정치제도의 균형을 새로 설계할 때다. 성숙한 시민의식에 터 잡아 21세기의 화두인 정보화·세계화·지방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헌법을 그려 본다. 첫째, 제헌헌법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기본권 규정은 민주화와 헌법재판을 통해 쌓아 올린 성과를 반영하여 정밀하게 체계화해야 한다. 특히 정보사회의 급속한 진전에 따라 전통적인 기본권 체계의 새로운 구성과 재해석이 불가피하다. 2004년에 유럽연합이 채택한 기본권헌장은 인류사회의 보편적 가치로 자리잡은 인권의 규범화를 통해서 21세기 권리장전의 새 모델을 제시한다. 둘째, 제왕적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정치제도의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균형을 구축해야 한다. 혁명적인 의원내각제 개헌도 가능하다. 하지만 국민들은 대통령직선제를 원한다. 독일헌법은 합리화된 의원내각제의 전범(典範)이다. 헌정의 안정 속에 라인강의 기적과 통일대업을 이루었다. 그 독일에서도 대통령직선제가 논의된다. 하지만 직선대통령에 대한 권한 부여 문제로 답보상태다. 직선 대통령은 의원내각제적인 상징적·의례적 국가원수로 머물 수는 없다. 대통령·국회·국무총리(내각)의 삼각구도에 기초한 현행 헌법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두 개의 국민적 정당성의 축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직선 대통령은 국가와 헌법을 수호할 신성한 책무를 지는 국가원수이자 나라의 큰 어른이다. 온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할 때, 국정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 국민여론이 심각한 분열양상을 보일 때, 대통령은 국가긴급권, 국회해산권, 국민투표부의권을 통해서 국가의 이정표를 제시해야 한다. 의회의 신임에 기초한 내각은 일상적인 국정운영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프랑스·포르투갈·핀란드의 다양한 이원정부제적 경험은 한국적 이원정부제의 밑거름이 된다. 프랑스의 동거정부제에서 보여준 대통령과 내각의 갈등 양상을 반복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실패한 한국적 대통령제의 제도 균형을 미국식 순수대통령제로 치환할 수도 있다. 정·부통령 러닝메이트 시스템과 4년 중임제의 채택이다. 의회의 위상과 좌표를 제고해야 한다. 정부의 법률안 제출권도 삭제한다. 하지만 60년의 헌정사적 경험을 내쳐야 한다. 집행부의 대통령·국무총리 메커니즘을 폐기하고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러닝메이트 부통령제의 도입은 새 제도의 실험장이 될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현행 헌법이 안고 있는 치명적인 흠결의 보정이 필요하다. 예컨대 대통령의 유고를 판단할 기관이 없다. 법정선거기간 중의 후보자 유고에 대해서도 침묵한다. 1956년과 1960년 대선기간 중에 제1야당의 후보자가 사망한 뼈아픈 경험을 안고 있지 않은가. 임기만료에 따른 선거와 유고에 따른 선거에 대한 규정도 부정합적이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비상사태 아닌 정상적인 상태에서 국민과 국회가 평상심을 갖고 충분한 숙고기간을 거치면서 공동체의 규범을 새로 모색할 때가 되었다. 헌법개정 논의가 더는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새로 마련할 헌법은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세계 속에 우뚝 선 정상국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성낙인 서울대 교수 헌법학·한국법학교수회장
  • 아직 금융위기 못 벗어난 경제지표 있네

    경기회복에 대한 각종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아직 금융위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제지표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대표적 경제지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지수이다. MSCI 지수는 리먼 파산 당일인 지난해 9월15일 308.45였으나, 지난 15일 현재 284.87에 불과하다. 한국 등 아시아 증시는 빠르게 반등했지만 미국 등 선진국 증시는 경기 침체에서 벗어났다는 신호가 미약해 반등 폭이 작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리먼 파산 이전에 비해 15.90%,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14.49% 낮은 수준이다. 또 상품·외환시장 쪽에서 대표적 사례는 국제유가이다. 리먼 파산 당시 배럴당 95.71달러에 거래되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지난 15일 70.93달러로 리먼 사태 이전에 비해 25.89% 낮다. 주요 해운업황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같은 기간 4747에서 2431로 거의 반토막(48.79%) 수준으로 떨어졌다. 각종 원자재 가격을 수치화한 CRB 상품지수도 348.26에서 258.17로 25.87% 하락했다. 리먼 파산 직전 달러당 1109.10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에도 지난 15일 1218.50원을 기록했다. 이는 원화 가치의 추가 상승(환율 하락)이 예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MLB]박찬호 가을사나이 ‘찜’

    [MLB]박찬호 가을사나이 ‘찜’

    박찬호(36·필라델피아)의 ‘가을 꿈’이 무르익고 있다. 통산 120승(95패)을 거둔 대투수이지만 포스트시즌과 인연이 없었다. 2006년(당시 샌디에이고) 디비전시리즈에서 2이닝을 던졌고 2008년(당시LA 다저스) 챔피언십시리즈에서 1과3분의2이닝을 던진 게 전부다. ●불펜서 중용 가능성 높아 하지만 올 해는 상황이 다르다. ‘디펜딩 챔피언’ 필라델피아는 16일 현재 83승60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2위 플로리다(77승68패)와는 7경기차. 정규리그 19경기를 남겨놓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디비전시리즈 진출이 확실시된다. 팀내 위상도 단단하다. 44경기에 등판해 82와 3분의1이닝을 던져 3승3패, 12홀드에 평균자책점 4.48. 불펜으로 전향한 뒤로는 더 좋았다. 37경기에 등판해 49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57. 더군다나 5월2일 메츠전 이후 39경기(61과3분의1이닝) 연속 무피홈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지난해 2승, 41세이브, 평균자책점 1.95로 뒷문을 틀어막았던 마무리 투수 브래드 릿지는 7패, 29세이브, 평균자책점 7.18의 ‘방화범’으로 전락했다. 셋업맨 라이언 매드슨이 임시 마무리를 맡아 5승5패, 8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했다. 하지만 6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박찬호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동시에 가을 무대에서 ‘중용’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앙숙 양키스·보스턴 대결임박 미프로야구는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 산하에 각 3개 지구가 있다. 지구(디비전) 우승팀은 포스트시즌에 자동 진출하며 2위팀 중 정규리그(162경기) 승률이 가장 높은 팀에 와일드카드가 주어진다. AL 동부지구에선 뉴욕 양키스가 93승53패로 선두를 질주 중이다. 지난해 1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수모를 겪은 뒤 스토브리그에서 4억 4100만달러를 쏟아부어 선발투수 CC 사바시아와 AJ 버넷, 강타자 마크 테세이라 등을 영입한 보람을 만끽하는 셈. 반면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없었던 보스턴은 85승58패로 동부지구 2위로 밀렸지만 AL 와일드카드에서는 1위다. 와일드카드 2위 텍사스(80승64패)와는 5.5경기차. 현재로선 디비전시리즈에서 ‘앙숙’ 양키스와의 격돌이 유력하다. AL 중부지구에서는 디트로이트(77승67패)가, 서부지구에서는 LA 에인절스(86승58패)가 격돌할 전망. NL도 3장의 티켓은 거의 굳어졌다. 동부의 필라델피아와 중부의 세인트루이스(85승61패)는 2위와 승차를 7경기 이상 벌려놓은 것. 해마다 시끄러운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서부지구)’에서도 다저스가 87승59패로 2위 콜로라도(82승64패)에 5경기 앞서 있다. 문제는 와일드카드다. 콜로라도를 필두로 샌프란시스코, 플로리다, 애틀랜타, 시카고 컵스가 5.5경기 안에 포진돼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지하철역 봉사 몇번 출구에서 했나”

    “지하철역 봉사 몇번 출구에서 했나”

    지난 5~9일 치러진 면접시험을 끝으로 올해 국가직 9급 공채 일정이 마무리됐다. 수험생들은 행정안전부가 예고한 것처럼 봉사활동에 대한 질문이 많았으며, 봉사 경험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한 매우 구체적인 질문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예년에 비해 ‘압박면접’ 분위기가 강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말 진행될 국가직 7급 면접도 이 같은 경향을 보일 것이라며, ‘진실을 담은 포장술’을 익히는 게 좋은 점수를 얻는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봉사활동 경험 검증 꼼꼼히 올해의 경우 수험생들이 미리 작성해 면접관에게 제출하는 ‘사전조사서’ 질문은 총 3가지로 구성됐다. ‘남을 위해 희생하거나 봉사활동을 한 경험’ ‘단체 생활을 하던 중 어려운 일을 해결한 경험’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여 과제를 해결한 경험’ 등이었다. 면접관들은 수험생들이 ‘사전조사서’에 적은 답을 읽은 뒤, 구체적인 질문을 했다. 특히 봉사활동에 대한 질문이 전체 면접 시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경우가 많았으며, 수험생들이 거짓으로 답하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매우 구체적인 질문을 했다. 예를 들어 봉사활동을 함께 한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를 묻거나, 봉사 단체의 설립자 이름을 말해보라고 했다. 심지어 서울 을지로 입구역 근처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는 수험생에게는 “몇 번 출구에서 했고, 주변에는 무슨 건물이 있었나.”라고 묻기도 했다. ●일부 수험생은 압박면접 받아 일부 수험생들은 면접관으로부터 상당한 ‘압박면접’을 받았다고 했다. 한 수험생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이 그것밖에 없느냐.” “이런 얘기를 왜 ‘사전조사서’에 적었느냐. 쓸 게 그렇게 없더냐.”라는 핀잔을 들었다고 했다. “졸업반 때 공무원이 되기로 진로를 정했다.”고 대답한 수험생은 면접관으로부터 “다른 사람은 3학년 때부터 진로 결정을 하는데…”라며 눈 흘김을 받았다고 했다. 면접관들은 특히 수험생들의 대답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집중적으로 질문을 했다. 우정사업본부 면접을 본 한 수험생은 포털 사이트 다음 카페 ‘9급 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에서 “사전조사서 문제로만 25분 동안 물샐틈없는 검증 질문을 받았다.”며 “행여 거짓을 말할 생각은 꿈도 꾸면 안 된다.”고 했다. 면접전문가인 강석동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창출지원부 과장은 “공무원 면접도 소수이기는 하지만 탈락자를 가려내야 하는 만큼 최근에는 ‘압박면접’이 종종 있다.”면서 “면접관들은 수험생의 눈동자만 봐도 거짓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진실을 바탕으로 자신을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쌍용차 사태 등 시사 질문도 면접관들은 종종 시사에 관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 쌍용자동차 사태와 용산 참사, 저출산 문제, 임진강 참사 등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고 수험생들은 전했다. 이 밖에 “자신이 생각하는 직업의 의미 3가지는?” “공무원 월급 중 일부를 사회 약자를 돕기 위해 삭감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공무원은 야근이 많은데 불만은 없겠나?” 등의 질문도 있었다. 고시학원 관계자들은 지방직 면접은 지역 현안이나 시사·전공에 대한 지식을 묻는 경우가 많은 반면, 국가직은 공무원으로서의 자세를 측정하기 위한 질문이 많다고 분석했다. 임화성 에듀윌 면접담당 교수는 “공조직도 점차 민간기업처럼 면접으로 수험생을 평가하는 기법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책에 있는 정형적인 답으로는 면접관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총 2351명을 선발하는 국가직 9급 공채의 면접에는 필기시험 합격자 2988명 중 2555명(85.5%)이 응시했으며, 합격자는 오는 25일 발표될 예정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쌍용차 회생안 통과되려면

    쌍용차는 15일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통해 대주주 상하이차의 권리를 사실상 무장해제시키는 자구안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법원과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인가를 받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무엇보다 쌍용차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차량 판매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주채권은행이 쌍용차가 개발 중인 신차 C200(프로젝트명) 개발 지원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 생산하는 차량의 판매실적이 더 중요하다. 사실상 쌍용차가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최상진 쌍용차 기획재무본부장(상무)이 “이번 달 5500대 판매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3만 2000대 이상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쌍용차의 판매 목표는 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전인 지난해 수준으로 쌍용차의 판매대수를 높이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5540대이던 판매대수는 올해 1월 쌍용차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1644대로 줄어들었다. 이후 2500~3500대이던 월평균 판매대수는 노조 파업을 거치면서 217대(6월)·71대(7월)로 줄었다. 라인이 정상적으로 가동된 지난달 판매대수는 2012대로 늘어났다. 장기간 생산중단으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구조조정 등 내부 자구안을 일정대로 진행하는 등의 노력도 채권단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변수이다. 이날 쌍용차 협동회 채권단 측은 쌍용차 계획안에 잠정적으로 동의하며 “노조가 민노총에서 탈퇴하는 등 희망을 보여줬기 때문에 27일 총회를 열어 전 협력사 동의를 구할 예정”이라면서 “정부도 이런 사정을 감안해 자금지원 등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대전 수돗물 판매로 수익 ‘콸콸’

    대전 수돗물 판매로 수익 ‘콸콸’

    대전시의 수돗물 외부 판매가 날개를 달았다. 시는 수익을 올리고 인근 자치단체들은 정수시설 건설비용을 아끼는 등 ‘윈윈’ 효과를 보고 있다.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는 15일 충남 천안시와 2015년부터 하루 16만t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 50만명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천안은 급격한 인구증가로 적어도 2030년까지 하루 16만t 규모의 수돗물 생산시설 추가 건설이 필요한 실정이다. 대전~천안 간 상수도 관로를 설치하려면 모두 14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천안은 자체 정수시설을 추가로 지으려면 최소 400억원이 들어간다. 하지만 국비를 지원받고 대전시와 설치비를 분담할 수 있어 추가 정수시설 건설비로 관로를 설치할 수 있다. 매년 물값 160억원을 내야 하지만 원수값과 운영·인건비를 따지면 좀 더 경제적이라는 것.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는 내년부터 31년간 행복도시(세종시)에도 하루 6만t(인구 20만명분)의 수돗물을 공급할 계획으로 현재 관로설치 공사를 벌이고 있다. 행복도시 조성사업이 흔들리면서 당초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본부는 공사를 내년 상반기까지 끝낼 예정이다. 또 충북 청원군에 건설되고 있는 8720가구 2만 3500여명의 현도 임대주택단지 입주민에게 2015년부터 하루 1만t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추진되고 있다. 본부는 1994년부터 충남 계룡시에 하루 1만t의 수돗물을 공급, 매년 10억여원의 물값을 받는 등 적잖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1t당 276원으로 수자원공사가 충남 공주·논산시와 금산군에 공급하고 있는 수돗물 가격 396원에 비해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는 급격한 인구증가에 대비, 하루 135만t을 공급할 수 있는 신탄진·월평·송촌·회덕 등 4개 정수장을 건설했으나 현재 대전에 공급하는 수돗물은 50만t밖에 안돼 60% 정도 여유가 있다. 대전시는 대청댐 건설시 8.9%의 지분을 소유, 수자원공사로부터 연간 3억 8600만t까지 원수를 공급받을 수 있다. 이기석 본부 마케팅경영과장은 “인근 자치단체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것은 정수장 건설비용 절감, 인프라 중복투자 방지 외에도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노르웨이 국민 “감세보다 복지”

    노르웨이 국민 “감세보다 복지”

    경기 침체 속에도 노르웨이 국민들은 세금 경감 대신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지는 복지 제도를 선택했다. 13~14일 실시된 총선에서 중도좌파 연정이 재집권에 성공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노르웨이에서 특정 정권이 연달아 총선에서 승리한 것은 1993년 이후 16년만에 처음이다. 개표가 99% 완료된 가운데 집권 노동당, 사회주의 좌파당, 중도당 등으로 구성된 중도좌파 ‘적-녹’ 연정은 169석 가운데 현재 의석보다 1석 적은 86석을 차지, 가까스로 과반을 넘겼다. 노동당은 64석을 얻었다. 노동당 당수이자 총리인 옌슨 스톨텐베르그(50)는 의회에서 각당 대표들과 가진 회의에서 “우리가 정권을 계속 잡게 됐다.”며 자축했다. 진보당, 보수당, 기민당, 자유당 등 4개 우파 야당은 1석이 늘어난 83석을 기록했다. 진보당은 기존 38석에서 3석 늘어난 41석을 얻었다. 최근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에서 중도 우파 정권이 들어선 것과 달리 노르웨이 좌파 정권이 다시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실업률을 3%대로 유지하는 등 전세계적인 금융 위기 속에서 선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것은 스톨텐베르그 정권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아직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노르웨이 국민들은 높은 세금을 부담하는 만큼 복지 제도에 대한 기대도 그 어느 나라보다 높다. 하지만 병원 등 공공 시설이 부족해 응급실에서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복지 체계에 빈틈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르웨이의 대처’를 자처해온 진보당의 시브 옌센(40) 당수는 선거 운동 기간 이같은 점을 지적하면서 세금을 낮추고 석유 수입을 인프라 개선에 사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여전히 석유 수출액으로 조성된 3950억달러(약 481조원) 규모의 국부펀드를 복지에 사용하기를 기대하면서 중도좌파 연정에 다시 한번 정부를 맡겼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마이클 비스핑 “데니스강, 완성형 파이터” 경계

    마이클 비스핑 “데니스강, 완성형 파이터” 경계

    오는 11월 UFC105에서 ‘슈퍼 코리언’ 데니스 강(32·캐나다)과 맞붙는 마이클 비스핑(30·영국)이 상대의 기량을 높게 평가했다. 승리를 다짐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치기보다는 잔뜩 경계하는 모습이다. 비스핑은 격투기 사이트 ‘셔독’(sherdog.com)과 한 인터뷰에서 “솔직히 데니스 강은 거의 완성형 파이터라고 생각한다.”고 인정하며 “확실한 상대에게 승리를 거둬야 하는 상황에서 내게 딱 필요한 상대”라고 말했다. 이어 “내 수준을 증명하기 위해 꼭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전의를 보이며 “몇 가지 전략을 생각해뒀는데 남은 기간 이를 집중적으로 훈련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비스핑은 다른 인터뷰들에서도 데니스 강을 ‘완성형 파이터’라고 설명했다. 그는 종합격투기 잡지 ‘MMA unltd’와 가진 인터뷰에서 “데니스 강의 경기를 수년간 봐왔다.”며 “그라운드에서 정말 강력한 선수이며 동시에 스탠딩 상황에서는 뛰어난 타격가”라고 평가했다. 또 격투기 사이트 ‘파이터스온리매거진’ 인터뷰에서는 “데니스 강은 누구에게나 힘든 상대다. 모든 능력이 골고루 발달한 베테랑 파이터”라고 말했다. 특별히 이 인터뷰에서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선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비스핑은 격투기 리얼리티 쇼 ‘TUF 3’ 우승자 출신으로 17승 2패를 기록 중인 강자다. 판정 승부가 단 2번에 불과할 정도로 화끈한 경기를 즐겨 인기가 높다. 지난 7월 UFC100에서는 댄 핸더슨에게 ‘한방 KO’로 패했다. 데니스 강과 비스핑의 경기가 포함된 UFC105는 오는 11월 15일(한국시간) 비스핑의 ‘홈그라운드’인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다. 사진=데니스 강(왼쪽 사진)과 마이클 비스핑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기고] 개정 저작권법에 대한 오해를 풀자/이보경 저작권위원회 위원장

    [기고] 개정 저작권법에 대한 오해를 풀자/이보경 저작권위원회 위원장

    내 정원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들판에 피어 있는 꽃을 캐다 심었다. 들판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꽃이라 주인이 없는 줄 알았는데 실제 주인이 찾아와서 고소를 제기하며 고액의 합의금을 요구한다고 하자. 난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저작권 관련 분쟁이 이와 같은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고 하여 정부가 나서서 개인의 정원(온라인상의 블로그 등)을 폐쇄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런데 남의 꽃을 무단으로 캐어 와서 전문적으로 영업을 하는 화원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런 경우에는 유통질서 확립, 사회정의 구현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게 된다. 정부가 수차례 경고를 했는데도 불법행위를 계속한다면 영업정지 등 뭔가 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에 개정 저작권법에서 도입한 사이트 개인 계정 및 게시판 정지 명령제는 위의 화원과 마찬가지로 저작물 불법복제와 그 유통을 통해 영업적 이익을 취하는 자들의 계정이나 게시판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결코 일반 네티즌의 카페나 블로그, 미니홈피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7월23일 개정 저작권법 시행 후 20여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인터넷상이나 일부 언론에서는 개정 저작권법의 시행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 행위도 금지된다.’거나 ‘개인 블로그나 카페 등이 대부분 폐쇄될 것’이라는 등 괴담 수준의 소문들이 나돌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심지어는 개정 저작권법 시행 이후 특정인의 블로그를 타깃으로 하여 저작권 침해사례를 집중 공격하는 사태마저 벌어지고 있다. 저작권법은 친고죄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권리자만 침해를 주장할 일이지 제3자가 관여할 사항은 아니다. 정부 또한 저작권 침해행위가 영리를 목적으로 상습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아닌 한 친고죄의 원칙에 의해 관여하지 못한다. 그런데 인터넷상에서는 권리자는 문제를 삼지 않고 있는데도 제3자가 나서서 남의 블로그에 대한 공격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남의 집을 방문해 벽에 걸려 있는 그림을 보고 어디서 어떻게 얼마를 주고 샀는지 출처를 캐묻는 것과 같은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개인 블로그에 간여할 것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오히려 개인에 의한 개인 블로그 공격행위는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아직도 개정 저작권법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오해에서 비롯된 거부감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은 생겨난 지 그리 오래지 않은 재산권이고 외연이 계속 확장돼 이해 당사자 간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분야다. 특히 인터넷이 보편화된 우리 사회는 저작권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간절한 목소리는 소수이고 자유로운 이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이다. 권리자와 이용자의 이익이 상충하기에 저작권 보호와 이용증대의 조화가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갈등과 분쟁이 있는 곳에 늘 열띤 논쟁이 있게 되고 이 과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합의점이 도출되고 새로운 이론이 정립되게 된다. 다만 이러한 논의는 어디까지나 사실관계에 근거하여야 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일부 불만이 있다고 하더라도 특정인을 의도적으로 공격하기 위하여 저작권법을 이용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개정 저작권법 시행과 관련하여 더 이상 사실이 왜곡돼 선의의 네티즌들이 혼란을 겪거나 오해에서 비롯된 불만으로 인해 특정인의 블로그를 공격하는 등의 사생활 침해행위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문화발전과 우리 모두를 위한 저작권법이 일부 오해와 일탈행위로 인해 사회분열의 요소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보경 저작권위원회 위원장
  • [열린세상] 개헌논의와 헌법교육/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열린세상] 개헌논의와 헌법교육/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여권은 정치개혁을 위한 근원 처방으로서 개헌이 시급하다는 입장인 반면, 야권은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여권의 국면전환용 책략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한다. 표면상으로야 뭐라 하든, 개헌 필요성만큼은 여야 정치인들 사이에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얼마 전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현 정권 임기 내에 개헌작업을 마무리하고 차기 대통령은 새 헌법에 따라 선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회의원이 여야 불문하고 90%가 넘는다. 1~2년 내에 어떤 방향으로든 개헌이 될 것 같은데, 작금의 개헌논의를 보는 마음은 편치가 않다. 현 시점에서 개헌논의가 불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라 개헌논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걱정스러운 것이다. 우선 여야 정치인들에 의해 주도되는 개헌논의의 대부분이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 도입 여부, 대통령의 임기 혹은 연임 허용 여부, 선거제도 등 대부분 권력구조 개편에만 집중되고 있어 걱정스럽다. 이런 식이라면 정치 속성상 여야 모두 국익보다는 각자의 정치적 이해득실 계산에만 관심을 갖게 될 게 뻔하고, 결국 정치적 타협을 거쳐 어정쩡하고 기형적인 모습의 헌법 개정이 이루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정치인들 간의 대립이 격화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이후 모처럼 흐름을 타기 시작한 화해와 통합 분위기도 깨지고,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도 덩달아 격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 더구나 헌법은 국가의 조직과 활동, 즉 권력구조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기본적 이념과 원리, 국민의 기본권과 의무 등에 대해 주권자인 국민들이 내린 결정을 규정한 최고법이다. 따라서, 개헌 논의도 권력구조 개편에만 한정돼선 곤란하다.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고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헌법적 가치와 이념은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토론하여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게 올바른 개헌 논의일 것이다. 그러나 개헌 자체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어쩌면 더 시급한 것이 헌법교육이다. 예컨대 만성적 지역대립주의를 고착화하는 선거제도와 정당제도의 파행, 이로 인한 후진적 정치구조의 개선을 위해 현행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주장이지만, 1948년 헌법 제정 이후 1987년 현행 헌법에 이르기까지 무려 9번의 개헌을 하며 권력구조를 개편해 왔는데 아직까지도 후진적 정치구조 등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 과연 그것이 개헌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솔직히 정치구조의 후진성은 1차적으로는 정치인들의 책임이요, 근본적으로는 우리 국민들의 민주정치 역량의 한계로 봐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유독 갈등과 분쟁의 민주적·평화적·합법적 해결에 취약하고 극한 대립과 분열의 홍역을 치르는 것도 법이나 제도의 문제보다는 우리 국민들의 민주의식과 법치주의 소양 부족이라 생각한다. 결국 우리 국민들의 민주정치 역량과 민주의식·법치주의 소양을 높이는 게 근본 해결책인데, 이를 위해서는 헌법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수이다. 어려운 법률용어를 써가며 복잡한 헌법지식을 가르치라는 것이 아니다.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우리 헌법에 구체화되어 있는 헌법적 이념과 가치, 민주정치·법치주의 제도와 원리를 깨닫도록 가르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법무부가 올해 초 자유민주적 헌법가치가 구현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며 헌법을 만화책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의 노력을 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법치행정을 구현해야 할 고위 행정공무원을 선발하는 행정고시에서 헌법과목을 폐지할 정도의 안이한 헌법의식을 가진 행정관료들에게 과연 제대로 된 헌법교육을 주문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 타이완 천수이볜 前총통 부부 종신형

    재직 중 뇌물수수와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천수이볜(왼쪽·58) 전 타이완 총통이 11일 열린 1심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부인 우수전(오른쪽)도 같은 혐의로 종신형이 선고됐으며, 아들 천즈중도 돈세탁 혐의로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일가가 중형으로 몰락할 위기에 처했다. 이날 타이베이 지방법원은 천 전 총통 부부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종신형과 함께 5억 타이완달러(약 187억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법원 대변인 황춘민은 “천 전 총통은 타이완에 큰 피해를 끼쳤고 우 여사는 영부인으로서 부패 혐의에 직접 개입했기 때문에 종신형이 선고됐다.”고 밝혔다. 천 전 총통은 공모자와의 증거조작, 도주 등의 우려가 있다는 검사 측 주장이 받아들여져 지난해 12월부터 타이베이 교외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이번 재판에 천 전 총통과 그의 가족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대신 법원 판결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판결을 거부하고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천 전 총통의 지지자 수백명은 법원 밖에 모여 그의 무죄를 주장하며 석방을 요구했다. 천 전 총통은 재임기간(2000~2008년) 세금 315만달러(약 38억원)를 ‘특별기금’ 명목으로 횡령하고 국유지 협상 등과 관련해 최소 900만달러의 뇌물을 받아 스위스의 은행 등을 통해 세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전 총통은 그러나 비밀외교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공금을 쓴 것일 뿐 사적 이익을 추구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재임기간 내내 타이완의 독립을 주장, 중국과의 양안관계를 대결구도로 몰아갔다. 2008년 집권한 마잉주 현 총통은 양안 관계 정상화를 추구하고 있다. 천수이볜은 이번 판결이 마 총통의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마 총통과 사법부는 이번 판결은 지위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타이완 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민주주의 원칙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천 전 총통의 주장을 일축했다. 외신들은 타이완 국민들이 천수이볜이 일정 부분 유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2008년 치러진 총선에서 민진당이 현재 집권당인 국민당에 패배한 원인으로는 양안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 외에도 총통 가족의 부정부패가 거론됐다. 이미 자녀들이 거액의 재산을 해외에 은닉했다는 혐의가 임기 중에도 불거졌었다. 지난 1월에는 천즈중이 해외 돈세탁 혐의를 인정, 18억 7000만 타이완달러가량의 해외자금을 국고에 귀속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문화축전 제주세계델픽대회 두 원로의 예술혼

    문화축전 제주세계델픽대회 두 원로의 예술혼

    9일 개막한 제3회 제주세계델픽대회는 인류의 다양한 문화와 예술적 가치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문화예술 축전이다. 특히 세계적 명성의 예술가들을 초청해 운영하는 마에스트로 프로그램은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거장의 장인 정신과 예술혼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이번 대회에 초청된 7명의 마에스트로 가운데 한국 민속극의 대가 심우성과 몽골 마두금 연주자 체렌 도르츠는 고유한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에 평생을 바친 70대 원로 예술인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 1인극 대가 심우성 - 인형과 춤추며 제주 알리고 제주영상미디어센터 신선갤러리에 마련된 마에스트로 전시관에는 심우성(75) 한국민속극연구소 소장이 반세기 넘게 수집한 민속극 관련 탈과 인형, 악기들이 전시돼 있다. 공주민속극박물관에 있던 소장품 1000여점 가운데 일부를 가져온 것이다. 허공에는 심 소장이 만든 넋전(사람 넋의 모양으로 오린 종이)과 종이배 수십 개가 매달려있다. 무당이 굿을 할 때 쓰는 소품들인데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심 소장은 10일 밤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1인극 ‘탐라의 노래’를 선보였다. 제주도의 옛 민요 ‘오돌또기’와 가수 혜은이가 부른 ‘감수광’에 맞춰 종이인형과 춤을 추는 1인극으로, 이번 델픽대회를 위해 준비한 신작이다. 심 소장은 “제주에서 열리는 행사인데 제주를 알릴 만한 작품이 너무 없어 이참에 새로 만들었다.”면서 “이번 대회가 우리가 잊고 있던 전통문화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3년 전부터 아내의 고향인 제주도에 내려와 살고 있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심 소장은 부친의 지인이었던 유치진 선생을 통해 연극과 인연을 맺었다. 1959년 서울 남산에서 광복 후 최초로 꼭두각시놀음을 재연했고, 이후 ‘민속극회 남사당’을 만들어 인형을 직접 제작하는 등 1인극에 매진해왔다. 지금도 아시아 1인극협회 대표로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심 소장은 “기력이 약해져 평소에는 지팡이를 짚고 다니지만 무대에선 지팡이 없이 춤을 춰도 넘어진 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웃었다. ●마두금 대가 체렌 도르츠 - 두줄 악기로 몽골 알리고 체렌 도르츠(70)는 50년간 무대에서 민속극과 전통 소리 공연을 펼친 배우 겸 가수이자 몽골 전통 악기인 마두금(馬頭琴)의 대가이다. 9일 제주도를 찾은 그는 “2현 악기인 마두금은 몽골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가축이자 몽골인이 가장 좋아 하는 동물인 말을 상징한다.”면서 “두 줄뿐이지만 어떤 소리도 연주할 수 있는 악기”라고 설명했다. 마두금은 몽골인들에게 전통악기 이상의 성스러운 의미를 지닌다. 공명통은 땅과 사람을 의미하는 초록색으로 칠하고, 현은 말총의 흑백을 얽어 고통과 행복의 혼합적인 의미를 강조한다. 여덟살 때 어머니가 집에서 연주하던 마두금 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는 그는 “예전에는 집집마다 마두금이 있었지만 사회주의 체제에서 전통문화가 배척되며 마두금에 대한 관심이 단절됐다.”고 안타까워했다. 11일 열리는 ‘해설이 있는 마두금 음악회’에서 그는 마두금 등 다양한 몽골의 전통 악기를 소개한다, 연주와 시, 노래를 접목한 형식의 찬가(讚歌)를 비롯해 손뼉 치기와 구강기법 등 독특한 전통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번이 두 번째 제주도 방문이라는 그는 “제주도에서 느낀 감정을 담아 현장에서 ‘제주도’라는 찬가를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몽골 문화 공훈자, 러시아 부랴트 연방공화국 예술 공훈배우 칭호를 받은 그는 현재 몽골사회과학아카데미 동양 국제연구소 교수로 재직중이다. 연주를 전수받은 아들과 함께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20개국 50개 도시를 돌며 몽골의 민속예술을 소개하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명사에게 국악명인 이야기를 듣다

    명사에게 국악명인 이야기를 듣다

    이 시대의 명인(名人)이 명사(名士)를 통해 다시 태어난다. 국립국악원은 이달 20일부터 11월까지 매달 셋째주 일요일 오후 3시에 서울 서초동 예악당에서 ‘명사, 명인을 만나다’를 올린다. 올해 초 궁중음악, 판소리, 창작국악관현악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해설공연시리즈를 처음 선보인 국립국악원은 올 하반기의 해설이 있는 국악공연을 사회 각계각층의 명사가 전문가와 함께 대담을 하며 전통무용, 민속음악, 정가의 명인을 조명하는 자리로 꾸민다. ●강지원 변호사가 그리는 舞王 한성준 첫 무대는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이자 ‘청소년 지킴이’로 잘 알려진 강지원 변호사와 최해리 한국춤문화자료원 운영위원이 전통무용의 무대화에 평생을 바친 무왕(舞王) 한성준(1874~1942년)의 일대기를 그린다. 일제강점기 속에서 전통무용을 지킨 최고의 명고수이자 명무로, 춤의 왕이라 불린 전설적인 인물이다. 격변의 세월을 보낸 그는 왕실의 번영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며 왕이나 왕비가 직접 추었다는 창작무용 ‘태평무’를 가장 아꼈다고 전해진다. 공연에서는 국악원 소속 예술단원들이 태평무와 함께 그가 무대 양식화한 대표적인 춤인 승무, 학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樂星 지영희·善歌 하규일 잇따라 조명 10월18일에 열리는 공연에는 악성(樂星) 지영희(1909~1979년)를 조망한다. 해금산조, 시나위의 명인으로 악기, 소리, 춤 등에 두루 능했고 고전음악연구소를 만들어 후학 양성에도 힘쓴 인물이다. 이날 공연에는 박물관 사업, 고서 수집 등에 매진하며 전천후 문화인으로 꼽히는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과 김일륜 중앙대 국악대 교수가 사회와 해설을 맡는다. 11월15일 공연은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조순자(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가곡전수관 관장이 가곡의 최고 명창인 선가(善歌)로 불렸던 하규일(1867~1937년)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국립국악원 측은 “이번 해설공연시리즈는 역사적, 문화적으로 혼란했던 시절에 우리 음악과 예술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친 명인들의 삶과 열정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02)580-33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오바마, 건보개혁 화술로 푼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전경하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보수 진영의 반발에 부딪친 건강보험 개혁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정공법을 선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9일 저녁 생중계되는 상·하원 합동연설을 통해 건강보험 개혁 방향과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 장소로 백악관 집무실이 아닌 의회를 선택한 것은 입법 작업을 진행 중인 의회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국민들에게 개혁의 중요성을 여과없이 설명, 보수진영에 빼앗긴 논의의 주도권을 되찾아 오기 위해 던진 승부수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6년 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건강보험 개혁의 방향과 큰 틀만 제시하고 세부적 내용은 의회 지도부에 맡겼다. 하지만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중도성향 의원들 일부도 상·하원에서 마련 중인 법안 초안에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여름 의회 휴회기간 중 건강보험 개혁에 대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개혁 논의의 모멘텀(동력)이 보수진영으로 옮겨가자 더 이상 ‘방관자’로 머물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과 의회 관계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 비용을 낮추고 가입 대상을 저소득층으로 넓히며 보험사들의 전횡을 견제하기 위한 대책의 필요성 등 개혁의 핵심을 강조할 것으로 전했다. 제약업체에 대한 압박도 시작했다. 이날 법무부와 보건부는 비아그라로 유명한 파이저의 불법 마케팅에 대해 23억달러(2조 865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의 벌금이다. 파이저가 약 판촉을 대가로 의사들에게 향응을 제공했고, 미 식품의약청(FDA)에서 허가받은 용도 이외에도 쓸 수 있다고 광고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 행정부는 건강보험의 뿌리깊은 부패관행을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이번 벌금이 건강보험 예산으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kmkim@seoul.co.kr
  • [입법전쟁 5대 뇌관](3) 비정규직·노동조합법

    [입법전쟁 5대 뇌관](3) 비정규직·노동조합법

    지난 7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비정규직법을 둘러싸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다시 한번 여야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이번에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지원방안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4월 추경예산에서 편성된 정규직 전환 지원금 1185억원을 조속히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900억원을 비정규직 근로자 20만명에게 직접 지급하고 나머지 285억원은 사회보험료를 감면하는 등 간접 지원금으로 쓰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2일 “비정규직법 시행을 전후해 정부가 ‘실업대란’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에게 불안감을 조장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정기국회에서는 차별시정을 강화하고 4대보험 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회보장 확충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당시 추경예산 편성은 비정규직법 시행 유예를 전제로 한 것이고, 이미 법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1185억원의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대신 필요하다면 2010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정규직 전환지원금을 확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원금은 4대보험 지원 등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직접 지원방식은 도덕적 해이를 부를 수 있는 데다 실제 비정규직 근로자의 수를 파악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환노위 한나라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법 시행 이후에도 해고되는 근로자가 상당수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을 정기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동조합법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꼽히고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노조 전임자의 임금지급을 금지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노동계의 반대로 13년째 시행이 유예돼 왔다. 그 마지막 유예 시한이 오는 12월31일이다. 현재 경영계는 복수노조 허용에 반대하며, 교섭창구를 단일화하고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동계는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는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교섭창구 단일화에도 반대한다. 국회의 조정력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야는 “너무 민감한 문제”라며 아직 뚜렷한 당론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피스컵코리아] 황새-파리아스 매직 충돌

    프로축구 부산과 포항이 올 시즌 첫 번째 우승컵인 피스컵코리아 정상을 놓고 격돌한다. 무대는 2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16일 포항에서 벌어질 결승 2차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기선제압은 중요하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부산은 컵대회 조별예선에서 2위를 차지했지만 ‘명가’ 성남과 울산을 누르고 거침없이 결승까지 올랐다. 이번 컵대회에서 8경기 무패(6승2무)는 물론 조별예선 2경기 이후 6연승(성남에 PK승 포함)의 무서운 상승세. 12위(승점22)로 처져 있어 별 가망없는(?) K-리그보다는 단기전인 컵대회에 집중한 결과다. 1차전을 홈팬들 앞에서 치르는 것도 호재다. 최근 6차례의 홈경기에서 무패(4승2무)를 달릴 정도로 부산은 안방에서 유독 강하다. 최근 3경기 동안 1골로 투박해진 공격력에 신경이 쓰이지만 이번 대회 7골을 합작한 박희도-양동현-호물로 삼각편대가 날카롭게 발끝을 가다듬고 있다. 황 감독은 “넘지 못할 것 같았던 산을 넘으며 결승까지 왔다. 우리는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열의를 불태웠다. ‘파리아스 매직’이란 신조어까지 만들며 연일 화끈한 공격축구를 보여 주는 포항 역시 우승이 탐난다. 녹록지 않은 상대인 수원과 서울을 연파하고 우승 문턱까지 온 터. 객관적 전력에서도 트레블(3관왕)을 노리는 포항이 조금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14경기 연속 득점포를 쏘아 올린 ‘용광로 화력’이 강점. 경고 누적으로 1차전에 결장하는 수비수 김형일의 공백이 변수이지만, 짜임새 있는 안전한 경기를 치른 뒤 홈에서 승부를 건다는 작전이다. 파리아스 감독은 “출전하는 모든 대회의 목표는 우승이다. 우리 선수들의 우승욕심이 대단하다.”며 집념을 드러냈다. 파리아스 감독은 2007년 K-리그 우승, 지난해 FA컵 우승에 이어 올해는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컵대회까지 다양한 도전을 벌이고 있다. 올 시즌 프로축구의 첫 번째 챔피언을 노리는 부산-포항의 긴장과 설렘은 커지고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공주형 미술세계]미술품에도 제대로 된 ‘신분증’ 있어야

    A씨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한 평생 그림 모으는 재미에 사신 분 댁에 초대를 받으셨답니다. 기라성 같은 한국 근대 화가의 그림들을 일일이 소개하는 소장자의 벅찬 감동이 전해졌다고 합니다. 문제는 미술 애호가지만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A씨의 눈에도, 눈 앞에 펼쳐 놓은 그림들이 진짜인지 의심스러우셨답니다. 조심스럽게 작품 보증서가 있는지 물었더니, “없다.”고 하시더랍니다. A씨는 지금이라도 감정을 받고 작품 보증서를 받는 것이 어떻겠는지 권하셨답니다. 초대자는 ‘내 보기에 진짜이면 되었지 거추장스럽게 작품보증서가 무슨 필요냐.’며 손사레를 치시더랍니다. 전화를 끊으며 신분 증명의 역사를 다룬 르뢰브너의 ‘너는 누구냐’에 나오는 뚱보 목수를 떠올렸습니다. 600년 전 이탈리아 피렌체에 한 뚱보 목수가 살고 있었습니다. 동네 모임이 있는 날 금세공사, 조각가, 화가를 비롯한 동네 유지들이 다 모였습니다. 그런데 뚱보 목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참석 못한다.’ 이렇게 사전에 통보했다면 좀 나았을까요. 사람들은 괘씸한 마음에 뚱보 목수를 골탕먹이기로 작당을 합니다. 다음 날부터 사람들은 뚱보 목수를 엉뚱한 이름으로 부릅니다. 그 사람이 빌린 돈도 뚱보 목수가 갚아야 할 의무가 됩니다. 장난이 끝날 때까지 뚱보 목수는 곤혹을 치릅니다. ‘내가 바로 나’임을 어떤 방법으로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뚱보 목수 분통 꽤나 터졌을 것 같습니다. 내가 바로 나인데 나를 증명할 방법이 나에게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신분증을 제시하면 되지 않았을까요. ‘나는 뚱보 목수이지 엉뚱한 이름의 그 사람이 아니다.’ 지갑에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꺼내며 이렇게 항변했다면 상황은 일찍 종료되지 않았을까요. 문제는 그렇습니다. 뚱보 목수가 살았던 시대는 신분증이 없었습니다. 뚱보 목수가 없어서 곤혹을 치렀던 신분증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작가 이름과 작품 제목, 크기와 재료, 이미지와 진품 보증 내용으로 지금까지 존재 증명을 해 왔던 미술품의 ID카드 또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항목의 추가가 시급합니다. 어떤 전시에 선보였는지, 누가 소장했었는지 상세히 기록해야 합니다. 제작 당시 작가의 개인사는 어떠했으며 신체와 정신 상태에서 특기할 만한 사항이 있었는지 낱낱이 담아야 합니다. 이 미술품을 이해하는데 참고할 만한 자료가 하나라도 있었다면 첨가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정보들을 체계적 데이터로 구축해야 합니다. 하나의 미술품이 제대로 된 신분증을 갖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겠지요. 그래도 해야 할 일입니다. 나와 닮은 남을 나로 오해하고, 나를 사칭한 남이 거리를 활보하고, 한 작가에 대한 거짓 없는 평가가 요원해지는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말입니다. <미술평론가>
  • ‘할리우드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 축구선수9

    ‘할리우드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 축구선수9

    ‘할리우드 액션’이 또 한 번 유럽 축구계를 뒤흔들고 있다. UEFA(유럽축구연맹)은 지난 27일(한국시간) 열린 아스날-셀틱 간의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낸 에두아르도 다 실바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에두아르도는 셀틱과의 경기에서 전반 28분 아르투르 보루츠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에서 페널티킥을 얻었고 이를 직접 차 넣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TV 리플레이 화면에서 에두아르도는 어떠한 것에도 걸리지 않았고 혼자 넘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스코틀랜드 축구협회측은 에두아르도의 할리우드 액션에 대해 UEFA의 징계를 요구했고, 현재 미셸 플라티니 회장을 비롯한 UEFA측은 이에 대한 정밀 검토를 실시하고 있다. UEFA의 대변인은 “우리는 징계 위원회를 소집해 당시 에두아르도가 할리우드 액션을 했는지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두아르도의 고의적인 다이빙은 이밖에도 많은 논쟁거리를 낳고 있다. UEFA측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부심 2명을 추가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비디오 판정 도입을 통해 선수들의 할리우드 액션을 방지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한편,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에두아르도에 앞서 할리우드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 9명의 선수를 선정하기도 했다. (1)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포르투갈/레알 마드리드) 2008년 FIFA(국제축구연맹) 올해의 선수와 발롱도르의 수상자이며 세계최고 이적료(8,000만 파운드/약1,600억원)를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버릇처럼 그라운드에 자주 넘어지곤 했다. 그는 상대팀과 심판 모두에게 공공의 적이었다. (2) 위르겐 클린스만 (독일/은퇴) 독일 최고의 공격수 중 한명이었던 클린스만은 뛰어난 득점력만큼이나 그라운드에서 자주 넘어지는 선수였다. 그의 다이빙은 골을 불렀지만, 동시에 팬들의 엄청난 야유 또한 들어야 했다. (3) 디디에 드로그바 (코트디부아르/첼시)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매우 파워풀한 공격수다. 그는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골게터지만 호날두와 함께 늘 다이빙 논란에 휩싸여 온 선수이기도 하다. 파워풀한 공격만큼이나 파워풀한 다이빙이 인상적인 드로그바다. (4) 마이클 오웬 (잉글랜드/맨유) ‘원더보이’ 오웬 역시 예술적인 할리우드 액션을 선보인 바 있다. 그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페널티 박스 안에서 환상적인 다이빙을 시도했다. 그의 완벽한 연기는 ‘외계인 심판’ 피에르 루이기 콜리나를 완벽히 속였고, 데이비드 베컴의 페널티골을 이끌어냈다. (5) 히바우도 (브라질/분요드코르) ‘왼발의 달인’ 히바우도가 할리우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연기를 펼친 것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터키전이다. 당시 터키의 하칸 운살이 가볍게 찬 공이 다리에 맞자 히바우두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쓰러졌고, 김영주 심판은 운살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6) 루드 반 니스텔루이 (네덜란드/레알 마드리드) 네덜란드 출신의 득점기계 반 니스텔루이도 다이빙에선 자유로울 순 없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자주 움직인 탓에 그는 다이빙을 통해 파울을 자주 유도해 냈다. 모든 공격수가 그렇듯 그도 할리우드 액션의 달인이었다. (7) 필리포 인자기 (이탈리아/AC밀란) 이탈리아 출신의 골게터 인자기는 주어 넣기의 달인이자 할리우드 액션의 달인이다. 그는 경기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그라운드에 넘어진 채 보내며, 심지어 연습할 때에도 그라운드에 바싹 붙어 공을 차곤 한다. 연습이 곧 실전인 셈이다. (8) 스티븐 제라드 (잉글랜드/리버풀) 2008/09시즌 리버풀의 주장 제라드는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최고의 할리우드 액션을 선보였다. 그는 공중볼 경합에서 심판을 속이는 액션을 시도했고,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덕분에 리버풀은 승점 1점을 획득했고, 아틀레티코의 세레소 회장은 제라드에게 훌륭한 영화배우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9) 로베르 피레 (프랑스/비야레알) 프랑스 출신의 피레는 비야레알 이적 후 다이빙을 무척이나 즐기는 모습이다. 그는 상대의 작은 접촉에도 큰 액션을 선보이며 자주 쓰러진다. 덕분에 상대팀은 심판의 옐로우 카드에 자유롭지 못하다. 피레는 팀의 애칭인 노란 잠수함에 진정으로 어울리는 선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추가상봉·납북자 - 국군포로문제 진통

    남북 적십자회담을 개최한 남북 대표단이 27일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의 명문화를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진통을 겪었다. 남북은 회담 이틀째인 이날 남측 수석대표인 김영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과 북측 단장인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간 수석대표 접촉 등 잇단 만남을 통해 이견을 조율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남북간 쟁점 사안은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를 협의키로 하는 내용을 합의서에 표기할 것인지 여부와, 남측이 첫날 회의에서 제시한 오는 11월 서울과 평양에서의 교환 상봉 및 내년 2월 설 상봉 등 ‘상봉 정례화’의 명문화 부분이다. 우리 대표단은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에 대해 ‘새로운 형식’으로 근본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 내용을 합의서에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또 향후 상봉을 정례화하기 위한 추가 상봉 일정의 명문화를 요구했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남측은 납북자와 국군포로를 특수 이산가족 형태가 아닌 새로운 형식으로 논의하되 이번 추석 상봉만 기존의 특수이산가족 형태로 하자는 반면 북측은 추석 상봉 문제만 논의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이 관계자는 “그동안 명단을 교환할 때 (납북자와 국군포로를) 포함해서 상봉하는 식으로 해결했는데 그런 식은 한계가 있고 근본적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라며 “과거 정부에서도 해결 논리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합의서에 꼭 들어갈 수 있도록 북측과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남측은 그러나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형식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논의 취지를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추석 기간 전후 상봉에 대해서는 남북이 첫날 회의에서 양측 각각 100명씩 만나는 데 의견 일치를 거둬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단 추석 상봉에 기존 방식대로 납북자와 국군포로 20명을 명단에 포함시킬 계획이다.남측 대표단은 지난 2005년 8월 착공돼 지난해 7월 완공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둘러봤다. 면회소는 남측이 이번 단체상봉을 할 장소로 제시한 곳이다. 총 사업비 600억원이 투입된 면회소는 지하 1층에 지상 12층으로 총 객실은 206개이다.남북은 28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합의를 발표하고 회담을 마무리하기로 했으나 입장 차가 커 연락관 접촉을 다시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회담 자체가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통일부는 “정부 측과 현대아산 측이 개성관광 및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협의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금강산 공동취재단▶관련기사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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