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이
    2026-07-11
    검색기록 지우기
  • 우승
    2026-07-11
    검색기록 지우기
  • 신약
    2026-07-11
    검색기록 지우기
  • 성수
    2026-07-11
    검색기록 지우기
  • 위장
    2026-07-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354
  • [스포트라이트] 공무원들의 로망 해외출장, 항공권은 엉망… 출장비는 실망

    [스포트라이트] 공무원들의 로망 해외출장, 항공권은 엉망… 출장비는 실망

    국외출장에 나서는 공무원 수가 해가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국외출장에 나선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은 4만 6030명으로 2012년 3만 453명보다 51.2%나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봐도 2013년 3만 4031명에서 2014년 3만 2510명, 2015년 3만 7174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물리적 제약이 점차 줄어들면서 공무원의 국외출장이 증가하고 있다.그러나 공무원의 국외출장 이미지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외유성 출장 논란은 물론이고 출장비를 유용해 개인적으로 사용하다 적발된 사례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서울시 간부는 지난 5월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출장을 가면서 항공권 가격을 400만원가량 부풀려 차액만큼을 차량대여 등 개인 체류비로 써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세금을 사적으로 썼다는 데서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들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공무원 대부분이 언론에서 언급되는 외유성 출장은 구경한 적도 없을 뿐더러, 적은 출장비에 빡빡한 일정을 채우고 오느라 피로감만 더 쌓이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국에 대한 설렘은 현지에 도착하면 깨지기 일쑤다. 서울신문은 9일 공무국외출장에 대한 솔직한 뒷얘기를 들어보고자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했다.# 10명 중 8명 빡빡한 여비… 공무수행 괴로워 무엇보다 공무원들은 국외출장 여비가 적다고 강조한다. 10명 가운데 8명은 공무수행이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실제로 직급이 낮을수록 출장비가 적어 직급이 높지 않으면 일정 내내 쪼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무원 여비 규정을 보면 지역별로 4등급(가~라), 직급별로 6개 등급(제1호 가~라, 제2호 가~나)으로 나뉜다. 주무부처 과장(3급) 아래부터 가장 낮은 등급(제2호 나)이다. 이 등급은 런던이나 뉴욕, 파리와 같은 가급지라 해도 하루 숙박비 상한액은 155달러(17만원)이며 식비는 67달러(7만원), 일비는 26달러(3만원)다. 만약 급한 경우 택시를 타야 하는데 일비로는 충당하기 어려운 셈이다.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와 같은 최하위 라급지는 숙박비 상한액이 77달러(8만원)이며 식비는 30달러(3만원) 수준이다. 한 중앙부처 6급 공무원은 “우리 부처에서 외유성 출장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업무 특성상 워싱턴이나 뉴욕, 도쿄로 출장을 자주 가는데, 매번 숙박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숙박비를 보전하기 위해 다른 비용들을 부풀리는 경우는 본 적이 있다”며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라도 숙박비가 현실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의 6급 공무원은 “치안이 불안한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남미의 경우 사설경호가 충분히 이뤄지는 곳에서 숙박을 해야 하는 만큼 숙박비가 생각보다 많이 든다”며 “1인 1실이 원칙이지만 숙박비를 충분히 확보하고자 두 명이 함께 한 방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공무원 여비업무를 담당하는 인사혁신처 역시 출장비가 충분치 않음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세수가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장비를 무턱대고 올릴 수도 없다. 실제로 1995년 국외 여비규정과 올해 규정을 비교했을 때 식비는 전혀 오르지 않았다. 일비와 숙박비는 물가 상승률 정도만 올랐다. 직급별 가장 낮은 등급에 해당하는 공무원이 가급지를 여행하는 경우 숙박비 상한액은 106달러(12만원)에서 155달러로 46% 올랐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출장여비는 유엔의 국외출장 여비 기준과 외교부 재외공관의 현지실태 조사, 주변 국가의 여비 등급 등을 고려해서 최종 결정한다”고 말했다. # 공무여권 사회주의 국가 갈 땐 되레 심사 까탈 공무여권의 불편함도 토로한다. 공무국외출장을 가려면 공무여권을 이용하는 게 원칙이다. 입국비자가 필요한 국가 중 20여개 국가에서 관용 여권을 소지하면 비자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공무여권을 소지하기 위해선 일반여권을 구청에 따로 보관해야 하는 만큼 번거롭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출입국 수속 단계에서 공무여권 때문에 엄격한 심사를 받은 적이 있어 국외출장을 가더라도 일반여권을 사용한다는 공무원도 있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인사발령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근무지가 바뀔 경우 공무여권을 어느 지자체에 보관했는지 기억이 안 날 때가 있다”며 “여권 관리를 이유로 굳이 일반여권과 공무여권을 모두 소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 공무원은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 출장 갈 때 공무여권을 보여 주면 오히려 출입국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무비자 여행 가능 국가라면 가급적 일반여권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권 구매 시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다. 공무국외출장 시 보통 정부항공운송의뢰제도(GTR)를 통해 항공권을 사는데, 인터넷에서 파는 최저가 항공권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GTR 제도는 정부(국무총리실 총무처)가 1980년 대한항공과 맺은 계약으로 공무원이 국외출장 시 대한항공을 통해 항공권을 사도록 한 제도다. 1990년에는 아시아나항공과 계약을 체결해 3년마다 계약을 갱신하고 있다. 외화 유출을 절감하고 공무원에 대한 예약관련 편의 제공, 자국 국적 항공사 육성을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GTR 제도를 통해 항공권을 사면 비싸다는 문제가 지적되자 정부는 1997년부터 다른 방법으로 항공권을 살 수 있도록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인사처에 따르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GTR을 통해 항공권을 구입하는 경우는 50% 정도다. 국외출장 기간에 개인 연차를 사용하는 등 보다 유연하게 출장과 연차를 적용해 달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방안에 찬성한 공무원은 10명 가운데 5명이었다. 반대 의견으로는 국외출장에 대해 아직 부정적 여론이 많은 상태에서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었고, 국외출장을 개인 연차에 맞추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찬성한 이들은 출국 전 준비와 시차적응 기간이 필요한 만큼 개인 여가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사혁신처는 이에 대해 원칙적으로 규정에 어긋난다고 선을 그었다. 국가보훈처의 한 6급 공무원은 “국외출장은 대부분 2~4명이 출장단을 구성해 실시되는 만큼 출입국 날짜를 사이에 개인 휴가를 사용하려면 사전에 출장단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이를 용인하게 되면 출장 목적 자체가 흐트러질 가능성이 크고, 국민에게서 오해를 살 가능성이 큰 만큼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손님은 텅텅… 나가서는 펑펑… 월1兆씩 밑빠진 관광 코리아

    손님은 텅텅… 나가서는 펑펑… 월1兆씩 밑빠진 관광 코리아

    해외 나가는 여행객 매년 늘고 10월 황금연휴도 ‘기름 붓기’ 올해도 적자 수렁 못 피할 듯 올해 들어 우리나라 관광수지 적자 규모가 ‘월 1조원’ 이상씩 쌓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과 여름 휴가철, 10월 황금연휴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고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일반여행 수입은 9억 1820만 달러,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여행·출장에서 지출한 일반여행 지급은 20억 971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일반여행 수입에서 지급을 뺀 ‘관광수지’는 11억 7890만 달러 적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존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인 2015년 7월 11억 2600만 달러가 가장 많았었다.관광수지는 서비스무역의 여행수지에서 유학과 연수를 제외한 것이다. 2014년 12월부터 줄곧 적자 행진을 이어 오고 있으며 지난 3월부터는 적자액이 3개월 연속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또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인 1154.50원으로 환산하면 지난 1~5월 적자액이 각각 1조원을 웃도는 실정이다. 이는 국내 대표 수출 기업인 삼성전자(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 19.58%)나 현대·기아자동차(4.5%)가 각각 5조원 또는 22조원 이상을 수출해야 만회할 수 있는 액수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방문객은 줄어드는 반면 해외로 나가는 국민들은 늘고 있어 당분간 ‘상황 역전’은 쉽지 않은 형국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은 97만 788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했다. 중국은 물론 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 등의 관광객도 일제히 줄었다. 반면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200만 383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0% 증가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방한 단체관광 금지’ 조치에 따라 지난 3~5월 중국인 방문객은 84만 1952명으로, 전년 동기의 198만 9833명보다 57.7% 급락했다.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기로 한 것과 맞물려 중국 정부의 금지 조치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 1720만명 중 46.8%인 806만명이 중국인이었다. 반면 여름 휴가철뿐만 아니라 정부가 임시 공휴일 지정을 검토 중인 오는 10월 황금연휴 등으로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가능성이 높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文대통령-슈타인마이어 獨대통령 회담…“모든 수단 활용 비핵화”

    文대통령-슈타인마이어 獨대통령 회담…“모든 수단 활용 비핵화”

    문재인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대통령궁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고 연합뉴스가 같은 날 보도했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와 유럽 정세를 비롯한 양국 관계 전반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과감하고 근원적인 북한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동북아 정세를 설명하고 독일 정부가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도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외교장관 재임 기간인 2014년 통일외교정책 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한반도 통일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한독 우호협력관계 증진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을 평가하고 사의를 표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올해 2월 취임했다. 그는 독일 헌법상 국가원수이자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외교장관 재임 시절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하고 한독 외교장관회담을 7차례나 갖는 등 한국에 관심이 많은 인사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새 정부가 소득주도, 일자리, 동반·혁신 성장을 기조로 하는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을 말하며 양국이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은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와 공통점이 많다며 앞으로 양국 간 경제협력이 다방면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유럽이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독일 정부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죄를 통해 유럽 평화와 통합의 구심점이 됐다는 사실은 동북아 평화와 협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이 유럽통합을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면서 동북아도 신뢰와 대화의 메커니즘이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계획에 환영의 뜻을 표하고 2016∼2018년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많은 독일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나폴리 명예시민 되는 마라도나

    [포토] 나폴리 명예시민 되는 마라도나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선수이자 축구감독인 디에고 마라도나가 4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마라도나는 나폴리 시의회로부터 명예시민 자격 수여받을 예정이며 5일 기념행사가 열린다. 사진=EPA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1004달러

    [정찬주의 산중일기] 1004달러

    소록도로 가려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는다. 김밥은 안사람이 아침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소록도는 승용차로 내 산방에서 1시간 정도의 거리이니 서두를 필요는 없다. 그러나 기상예보를 보니 비 소식이 있어 마음이 좀 급해진다.가뭄 끝이므로 논밭의 작물들에는 감로수이리라. 며칠 전부터 텃밭에 물을 주곤 했던 얼치기 농사꾼인 나의 수고도 덜어질 것이다. 조금 전에도 텃밭을 다녀왔지만 시들시들하던 고추와 가지, 아욱 등이 응급 치료를 받은 환자처럼 이제는 조금 풋풋해진 듯하다.소록도는 한센인과 성직자, 의사와 간호사, 자원봉사자들이 살고 있는 섬이다. ‘작은 사슴 섬’인 소록도는 내 산방과 지척에 있으니 그분들이야말로 이웃사촌인 셈이다. 한센인에게 43년간 봉사하고 오스트리아로 떠난 마리안느 스퇴거(83)와 마가렛 피사렛(82) 두 분은 이 지상에 잠시 내려온 천사가 아닐까 싶다. 20대 후반의 꽃다운 나이에 자원봉사자 간호사로 와서 70세가 넘어 떠날 때 두 분이 남긴 말은 단 한마디였다. ‘헤어지는 아픔을 줄까 봐 말없이 떠납니다.’ 문득 재작년 가을이 떠오른다. 오스트리아 ‘코닉 추기경 하우스’로 강연하러 갔을 때, 나를 초청한 분에게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뵈려고 하니 주선해 달라고 부탁했다. 마침 안사람이 빈의 ‘암파크 갤러리’에서 도예 초대전 중이었으므로 두 분에게 도자기를 선물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알프스 밑의 인스브루크에 사는 두 분과 연락은 닿았지만 무산되고 말았다. 마가렛은 치매 치료 중이었고, 마리안느는 나서기를 꺼렸기 때문이었다. 두 분은 수녀가 아니므로 수녀원 생활을 못한 채 친척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는데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 같은 희소식이 들렸다. 고흥군에서 두 분에게 매월 1004달러씩 노후생활 안정자금으로 지원한다는 소식이었다. 2026년 10월까지 10년간 지원한다고 해서 혼자 손뼉을 쳤다. 1004달러에다 고흥 군민의 따뜻한 마음까지 보태졌을 것을 생각하니 고흥 가는 길이 행복하기만 하다. 녹동항까지 뻥 뚫린 외길 곳곳에 고흥을 자랑하는 광고 문구가 눈길을 끈다. ‘지붕 없는 미술관 고흥’, ‘우주항공 중심도시 고흥’. 바다를 배경으로 한 승경(勝景)과 나로도의 우주센터를 홍보하려고 내건 광고판일 것이다. 소록대교를 건넌 뒤 주차장을 지나자마자 왼편의 언덕 위에 두 분이 살았던 단층 벽돌집이 보인다. 과묵한 낙락장송들이 묵상 중이다. 소록도 본당 신도이자 ‘마리안느, 마가렛 사택’ 관리자인 서(徐)스텔라님이 현관문을 열어 준다. 신발장 위에 두 분께서 바닷가를 산책하면서 주워 온 소라고둥, 조개껍데기, 조약돌들이 있다. 작은 거실은 외국인이 사용했던 공간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벽에는 매화나무가 그려진 한국화와 ‘일소일소 일노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라고 쓴 액자가 걸려 있다. 더구나 두 분이 남기고 간 카세트와 테이프들이 있기에 아무 곡이라도 듣고 싶어 하자 서스텔라님이 테이프 하나를 빼서 틀어 주는데 국악 명상 음악이다. 내가 놀라자 “저는 1981년부터 뵀는데 마리안느 큰할매는 육자배기를 좋아하셨어요. 저 액자는 마가렛 작은할매가 성모병원에 입원했을 때 수녀님한테 선물받은 거고요”라고 알려 준다. 두 분의 침실은 각각 3평 정도다. 마리안느 방의 유리창으로는 낙락장송이 보이고, 마가렛의 창호에는 하심(下心)과 사랑이란 글씨가 붙어 있다. 천등산 금탑사 비구니 스님들이 왕래하면서 한 스님이 써 준 글씨라고 한다. 두 분이 살았던 집은 현재 헌신과 봉사의 삶을 기려 등록문화재 제660호로 지정돼 있고, ‘마리안느, 마가렛 사택’이라는 패가 붙어 있다. 그러나 나는 ‘천사의 집’이라 부르고 싶다. 천사는 구름 위가 아니라 지상에 있어야 한다고 갈망해서다. 어제 비가 내렸는지 땅은 촉촉하나 하늘은 푸르다. 오스트리아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비 갠 뒤 해가 나자 어느 파란 눈의 수녀분이 ‘천사가 소풍 가는 날’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두 분이 후원받아 지은 숲속의 결핵 병동과 호젓한 치유 숲길로 언젠가는 두 분의 맑은 영혼이 소풍 올 것만 같다.
  • 키 206cm…세계 최장신 모델 도전한 러시아 여성

    키 206cm…세계 최장신 모델 도전한 러시아 여성

    모델들이 평범한 여성보다 키가 크다는 사실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모델을 꿈꾸는 이 여성의 키는 커도 너무 크다. 3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전 프로농구선수이자 올림픽 메달리스트였던 러시아 펜자 주 출신의 예카테리나 리시나(29)의 사연을 소개했다. 러시아에서 이미 공식적으로 가장 키 큰 여성으로 기록된 예카테리나의 키는 206cm이며, 다리 길이만 133cm다. 이는 현재 세계 기네스북 보유자인 아마존 이브(35)의 기록(키 203cm, 다리길이 106cm)을 가뿐히 뛰어넘는 수치다. 유난히 긴 팔과 다리 이외에 발 사이즈도 남다르다. 유럽 사이즈 315mm, 영국 사이즈 305mm로 어지간한 남성들의 발 크기를 훌쩍 뛰어넘는다. 예카테리나는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모델, 가장 다리가 긴 모델로 기네스북에 오르고 싶다. 내 긴 다리가 프로 농구 선수로 활약하게 만든 것처럼 모델 경력에도 확실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원하는 타이틀을 꼭 거머쥐고 싶다고 밝혔다. 그녀의 큰 키는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았다. 아빠는 198cm, 엄마는 188cm로 원래부터 큰 신장을 갖고 태어날 운명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큰 키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고 맞는 옷을 사기도 힘들었지만, 예카테리나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자신에게 큰 강점이 주어졌단 사실을 깨달았다. 이 때문에 16살때 농구선수와 모델의 꿈을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섰을때, 농구를 선택하면서 패션쇼 무대를 향한 꿈을 보류했었다. 하지만 카트리나는 지금이라도 이렇게 진로를 전향해 도전할 수 있게 되서 행복하다고. 그녀는 “또래 친구들보다 큰 키, 운동 선수 같은 몸매가 싫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키를 좋아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큰 키는 매력적일 수 있음을 알게됐다. 이제는 내 몸을 사랑하고 내 몸에 만족한다”며 모델업계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되고 싶은 포부를 드러냈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의 ‘대교굴기’…재정 악화·부패 얼룩져 애물단지 위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의 ‘대교굴기’…재정 악화·부패 얼룩져 애물단지 위기

    중국은 대교(大橋)건설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장(最長)·최고(最高) 등 다리 부문의 모든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을 정도로 중국 정부가 교량 건설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 100대 다리 가운데 중국에서 완공됐거나 공사 중인 대교는 무려 81개에 이른다. 중국은 전역에 고속도로를 깔면서 작년 한 해 동안 2만 6100개의 다리를 놨고 이중 363개는 길이가 1마일(약 1.6㎞)가량 되는 ‘대교(大橋)’에 해당된다며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 시대 일었던 인프라 붐을 보는 것 같다고 NYT가 전했다. 세계 교량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는 에릭 사카우스키는 “전 세계에서 한 해에 다리를 10개 정도 완공한다고 하면 중국은 50개 정도 될 것”이라며 “중국은 한마디로 미친 듯이 다리를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세계 최장 55㎞ 강주아오대교는 올 하반기 완공 중국이 자랑하는 가장 대표적인 다리는 홍콩과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 마카오를 잇는 세계 최장 해상대교인 ‘강주아오(港珠澳)대교’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불리는 이 대교는 전체 길이가 55㎞에 이른다. 이 가운데 바다 위를 지나는 해상 교량이 35.6㎞이며, 해저터널 구간은 6.7㎞이다.건설비는 890억 홍콩달러(약 13조원)가 투입됐다. 다음달에 전체 교량이 연결되고 올해 말에는 완공돼 차량 통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해상대교가 완공되면 홍콩에서 주하이까지 육로로 3~4시간, 수로로 1시간 이상 걸리던 시간이 30분으로 단축된다. 광둥성·홍콩·마카오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발전시키는 이른바 ‘웨강아오(?港澳) 발전계획’의 하나로 광둥성의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 경제를 통합하는 ‘메가 경제권’이 탄생할 것으로 중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이들 지역의 총면적은 5만㎡, 인구는 6000만명이며, 전체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8조 4400억 위안(약 1406조원, 2015년 말 기준)에 이른다. 이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월 1일 홍콩 중국 반환 20주년 기념식과 새 행정장관인 캐리 람의 취임식을 주관한 뒤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르기에 앞서 강주아오대교의 막바지 공사 현장을 방문해 격려할 예정이다. ●세계 最高 1, 2위 다리 中에… 3위 2021년 준공 중국은 앞서 2011년 동부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와 황다오(黃道)를 연결하는 총길이 36.48㎞의 자오저우완(膠州灣)대교를 개통했다. 자오저우완대교는 칭다오 도심과 시내에서 제일 낙후한 황다오 지구를 잇는 다리로 14억 8000만 위안의 공사비를 투입해 건설했다. 4000여개의 교각 위에 설치된 이 대교는 폭 35m로 대교와 나란히 바다 밑에 길이 9.47㎞의 해저터널도 완공됐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도 지난해 12월 완공됐다. 중국 남부 윈난(雲南)성 쉬안웨이(宣威)와 구이저우(貴州)성 수이청(水城) 사이 협곡을 잇는 베이판장(北盤江)대교는 지상 565m 높이에 있어 고층 빌딩을 기준으로 200층에 해당한다. 기존 최고인 후베이(湖北)성 바둥(巴東)현에 있는 쓰두허(四渡河特·560m)대교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에 등재됐다. 총길이 1341.4m에 이르는 이 대교는 윈난성과 구이저우성이 각각 5억 3700만 위안, 4억 9100만 위안씩 10억 3000만 위안을 들여 3년여만에 완공했다. 베이판장대교의 완공으로 윈난성 쉬안웨이에서 구이저우성 류판수이(六盤水)까지 자동차로 5시간에서 1시간 남짓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세계 세 번째로 높은 다리도 2021년 완공 예정인 리장 타쿠진사강대교로 고도 512m에 건설될 예정이다. ●시진핑, 고용 창출·경제 효과 커 교량 건설 강조 ‘하늘 사다리’로 불리는 후난(湖南)성 샹시(湘西)의 아이자이(矮寨) 현수교는 길이 1176m, 높이 350m 왕복 4차선으로 아시아 최대, 세계 3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동안 산을 넘기 위해 6㎞나 되는 가파른 산길을 차로 30분가량 오르내려야 했으나, 이 다리의 개통으로 운행 시간이 1분으로 단축됐다. 2013년 개통됐을 때 시진핑 주석은 “낙후된 지역이 빈곤에서 벗어나려면 인프라 건설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직접 인프라 건설을 강조하는 것은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4조 위안 규모의 돈을 쏟아부어 인프라 건설에 나섰다. 다리를 하나 만들 때마다 수백 개의 일자리가 생긴 덕분이다. 특히 저소득층이 많은 내륙 지역은 도시 접근성이 떨어져 빈곤이 가중되는데 다리가 생기면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매킨지 글로벌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경제에서 인프라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9%로 미국이나 서유럽(2.5% 수준)보다 훨씬 높다. ●유지·관리비 많아 지방 국유기업 빚더미 우려 그러나 중국에 인프라 투자 붐이 일면서 대륙 전역에 다리도 대거 건설되고 있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암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고 웅장한 규모의 다리 이면에는 산더미 같은 빚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저장(浙江)성의 중소도시인 원링(溫嶺)시가 항만 근처에 놓은 대형 교량을 포함해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12억 달러(약 1조 4050억원)나 투입된 이 사업의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원링시 정부는 중국은행과 팀을 이뤄 ‘산업펀드’를 설립했다. 시정부가 산업펀드의 20%인 1억 9000만 달러를 ‘시드머니’로 제공하고 나머지 부분은 중국은행이 조달했다. 중국은행은 연간 수익률 4%를 약속하며 그림자금융의 일종인 자산관리상품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인프라 건설로 예상되는 수익을 분배한다는 계획으로 일반 투자자를 끌어들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금 조달방법은 채무를 위장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예상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원금을 잃어버릴 공산이 크다. 특히 인구가 적은 지역에 놓인 다리는 수익성이 떨어져 ‘흰 코끼리’(돈만 많이 들고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다리는 주로 지방 국유기업이 국유은행에서 사업비를 조달해 건설한다. 때문에 다리가 개통되면 통행료로 빚을 갚아 나가야 하는데 다리는 유지·관리에 필요한 사후 비용도 들어 빚더미에 놓일 수 있다. 더욱이 다리 건설은 사업이 지연되기 일쑤여서 대다수 건설사들은 적자를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뒤를 봐주는 ‘국유기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파산이 거의 없어 결국 문제가 계속 곪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공무원 짜고 부실·날림공사 등 부정 만연 이에 따라 다리가 많은 중국 전역의 고속도로는 2015년 기준 전년보다 2배나 불어난 47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중국의 상당수 다리들이 빚더미에 앉은 셈이다. 통행료를 내리면 이익이 줄고, 통행료를 올리자니 이용자가 줄어들 수 있어 지방 정부는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다리 건설과 관련된 부정부패도 골칫거리다. 중국 기업들과 공무원들이 짜고 다리를 건설하면서 각종 불법 부정행위가 난무하고 있다. 날림공사, 안전기준 무시, 폐자재나 저질 자재 사용도 건설 사업장에서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NYT는 “다리 건설이 중국 재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며 다리를 ‘양날의 칼’이 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있었던 1989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 것도 국가 부채가 빨리 늘어 재무건전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hkim@seoul.co.kr
  • [NBA] 크리스 폴 8-1 트레이드 통해 휴스턴 이적, 하든과 잘 섞일까

    [NBA] 크리스 폴 8-1 트레이드 통해 휴스턴 이적, 하든과 잘 섞일까

    미국프로농구(NBA) LA 클리퍼스의 가드 크리스 폴(32·183㎝)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이길래 8-1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를 하게 만들까? LA 클리퍼스와 휴스턴 로키츠 구단은 29일 “폴을 휴스턴으로 보내고 LA 클리퍼스는 선수 7명과 다음 시즌 1라운드 신인 지명권, 현금 66만 1000 달러(약 7억 5000만원)를 받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폴 혼자 휴스턴 유니폼을 입는 대신 휴스턴에서는 패트릭 베벌리, 루 윌리엄스, 샘 데커, 몬트레즈 해럴, 대런 힐라드, 디안드레 리긴스, 카일 윌터 등 7명에다 다음 시즌 1라운드 지명되는 선수까지 모두 8명이 클리퍼스 유니폼으로 갈아 입는다. NBA 안팎에서도 보기 드문 대형 트레이드에 깜짝 놀라는 분위기다. 폴이 리그를 통틀어 탁월한 경기력을 소유한 포인트가드이긴 하지만 제임스 하든(28·196㎝)이 건재한마당에 둘의 협력과 조화를 이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폴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미국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다. 2013년 올스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네 차례나 시즌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렸다. 포인트 가드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어시스트에서도 2008년, 2009년, 2014년, 2015년 등 네 차례나 1위를 차지했다. 2016~17시즌 정규리그 성적은 18.1득점 9.2어시스트 5리바운드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홍콩 청년 3.1%만 중국인 정체성 가져”

    “홍콩 청년 3.1%만 중국인 정체성 가져”

    홍콩 반환 20주년을 앞두고 최근 세계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홍콩의 18~29세 젊은이 가운데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인식하는 이가 3.1%에 불과하다는 조사가 바로 그것이다. 경제적으로는 합쳐지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더 멀어져가는 중국과 홍콩의 현실을 나타내고 있다.이 여론조사를 실시한 곳이 홍콩대 산하 ‘민의연구계획’이라는 여론조사 기관이다. 홍콩 여론조사 기관은 대부분 대학이 운영해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민의연구계획이 가장 대표적인 기관이다. 1991년 설립 이후 줄곧 민의연구계획을 이끌고 있는 로버트 청 소장을 서울신문이 28일 만나 홍콩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로버트 소장은 홍콩대 정치학과 교수이기도 하다. ●2008년 중국정부 신뢰도 가장 높아 민의연구계획은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인 1990년대 초반부터 홍콩인들의 정치·사회·경제적 의식 변화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사해 왔다. 로버트 교수가 소개한 많은 조사 그래프는 일정한 흐름이 있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홍콩 시민이 중국을 가장 긍정적으로 바라봤을 때가 2008년이라는 사실이다. 18~29세의 젊은층이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인식한 수치가 가장 높았을 때도 2008년 6월(29%)이었다. 이 시기 홍콩인들의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54.9%였고,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에 대한 신뢰도 51.6%로 역시 역대 최고치였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로 로버트 교수는 그해 5월 발생한 쓰촨 대지진을 꼽았다. 로버트 교수는 “당시 홍콩에서는 중국을 도와야 한다는 여론이 뜨거웠다”면서 “홍콩인들이 기꺼이 기부금을 내면서 민족적 동질감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비극을 공유하면서 회복된 민족적 동질감은 그해 8월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자긍심으로 승화됐다. 그러나 로버트 교수는 “지금 중국이 우주정거장까지 건설했지만, 이에 자긍심을 느끼는 홍콩 젊은이들은 거의 없다”면서 “중국과 홍콩의 화학적 결합은 결국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아파하는 심리적 융합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중장년층는 톈안먼 사태의 트라우마 홍콩인들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크게 4개 시기로 구분됐다. 1997년 반환 이전에는 중국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으로 온갖 지표들이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막상 반환된 이후에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이행과 고도의 자치가 안착되면서 홍콩인들이 중국에 마음의 문을 열었다. 중국과의 동반 경제성장, 쓰촨 지진, 올림픽, 미국 금융위기 등이 있었던 2005~2010년은 모든 지표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최근 5년에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시진핑 주석의 지지도가 중국에선 압도적이나 홍콩에선 최악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로버트 교수는 “지금이 1997년 반환 당시의 공포감보다 훨씬 심각하다”면서 “중국에 대한 불신과 공포는 세대별로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은 2014년 우산혁명 강제 진압을 보며 중국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접었지만, 중장년층은 우산혁명보다는 1989년 톈안먼 사태의 트라우마가 더 강하다는 것이다. 로버트 교수는 “홍콩의 중장년층은 우산혁명 강제 진압보다 훨씬 심각했던 톈안먼 시위의 무력 진압을 목격했다”면서 “중국 공산당은 반대자를 언제든 응징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의 실체와 실력을 알기 때문에 청년층처럼 덮어 놓고 중국을 반대하고 독립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교조주의·리더십 부재로 혁명 실패 로버트 교수는 홍콩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금융중심가를 79일 동안 점거했던 우산혁명을 실패로 규정했다. 홍콩인에게 자주적인 의식을 심어준 계기가 됐으나, 그로 인한 사회 분열과 민주화 동력 소진이 더 뼈아프다는 것이다. 우산혁명의 실패 원인으로 로버트 교수는 지도부의 교조주의와 리더십 부재를 꼽았다. 그는 “지도부는 직선제라는 제도에 매몰돼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 의식을 잃어 버렸다”면서 “중국을 인정해야 한다는 대다수 현실론을 포용하지 않고 반대 의견을 가진 이를 적으로 규정하면서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타협 없는 운동 세력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홍콩 독립’이라는 깃발을 들었으며, 이는 더 큰 통제와 억압을 불러오고 있다는 게 로버트 교수의 진단이다. ●홍콩의 가치 인정해야 중국도 산다 로버트 교수는 “중국과 홍콩엔 앞으로 5년이 가장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일국양제와 고도자치를 약속한 50년이 5년 뒤면 반환점을 돌기 때문에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로버트 교수는 특히 “홍콩의 난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중국의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집권 2기를 맞는 시 주석이 권력 강화에 매진했던 1기 때와는 다른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톈안먼 사태를 재평가해야 홍콩 중장년층이 마음의 문을 열 것이며, 중국이 군사적·경제적 굴기를 넘어 보편적인 인권과 자유를 확대해야 홍콩 청년층이 중국을 신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교수는 “자유와 법치라는 홍콩이 쌓아 올린 가치는 중국에 위협이 아니라 중국이 세계에서 존경받는 국가로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자산”이라고 말했다. 홍콩의 진짜 위기는 경제 침체에서 오는 게 아니라 자유와 개방성의 축소에서 오며, 홍콩의 가치가 위기를 맞을 때 중국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 사진 홍콩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세계 최장·최고 다리 좋아하다 등골 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세계 최장·최고 다리 좋아하다 등골 휘는 중국

     중국은 대교(大橋)건설에 총력전에 펼치고 있다. 최장(最長)·최고(最高) 등 다리 부문의 모든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을 정도로 중국 정부가 교량 건설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 100대 다리 가운데 중국에서 완공됐거나 공사 중인 대교는 무려 81개에 이른다. 중국은 전역에 고속도로를 깔면서 작년 한 해 동안 2만 6100개의 다리를 놨고 이중 363개는 길이가 1마일(약 1.6㎞)가량 되는 ‘대교(大橋)’에 해당된다며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 시대 일었던 인프라 붐을 보는 것 같다고 NYT가 전했다. 세계 교량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는 에릭 사카우스키는 “전 세계에서 한 해에 다리를 10개 정도 완공한다고 하면 중국은 50개 정도 될 것”이라며 “중국은 한마디로 미친 듯이 다리를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자랑하는 가장 대표적인 다리는 홍콩(香港)과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 마카오(澳門)를 잇는 세계 최장 해상대교인 ‘강주아오(港珠澳)대교’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불리는 이 대교는 전체 길이는 55km에 이른다. 이 가운데 바다 위를 지나는 해상 교량이 35.6km이며, 해저터널 구간은 6.7km이다. 건설비는 890억 홍콩달러(약 13조원)가 투입됐다. 다음달에 전체 교량이 연결되고 올해 말에는 완공돼 차량통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해상대교가 완공되면 홍콩에서 주하이까지 육로로 3~4시간, 수로로 1시간 이상 걸리던 시간이 30분으로 단축된다. 광둥성·홍콩·마카오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발전시키는 이른바 ‘웨강아오(粤港澳) 발전계획’의 하나로 광둥성의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 경제를 통합하는 ‘메가 경제권’이 탄생할 것으로 중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총 면적은 5만㎡, 인구가 6000만 명이며, 전체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8조 4400억 위안(약 1406조원, 2015년말 기준)에 이른다. 이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월1일 홍콩 중국 반환 20주년 기념식과 새 행정장관인 캐리 람(林鄭月娥)의 취임식을 주관한 뒤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르기에 앞서 강주아오대교의 막바지 공사 현장을 방문해 격려할 예정이다.  중국은 앞서 2011년 동부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와 황다오(黃道)을 연결하는 총 길이 36.48km의 자오저우완대교(膠州灣大橋)를 개통했다. 자오저우완대교는 칭다오 도심과 시내에서 제일 낙후한 황다오 지구를 잇는 다리로 14억 8000만 위안의 공사비를 투입해 건설했다. 4000여 개의 교각 위에 설치된 이 대교는 폭 35m로 대교와 나란히 바다 밑에 길이 9.47km 해저터널도 완공됐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도 지난해 12월 완공됐다. 중국 남부 윈난(雲南)성 쉬안웨이(宣威)와 구이저우(貴州)성 수이청(水城)사이 협곡을 잇는 베이판장(北盤江)대교는 지상 565m 높이에 위치하고 있어 고층 빌딩을 기준으로 200층에 해당한다. 기존 최고인 후베이(湖北)성 바둥(巴東)현에 있는 쓰두허대교(四渡河特大橋, 560m)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에 등재됐다. 총 길이 1341.4m에 이르는 이 대교는 윈난성과 구이저우성이 각각 5억 3700만 위안, 4억 9100만 위안씩 10억 3000만 위안을 들여 3년여만에 완공됐다. 베이판장대교의 완공으로 윈난성 쉬안웨이에서 구이저우성 류판수이(六盤水)까지 자동차로 5시간에서 1시간 남짓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세계 세번째로 높은 다리도 오는 2021년 완공 예정인 리장 타쿠진사강 대교로 고도 512m에 건설될 예정이다.  ‘하늘 사다리’로 불리는 후난(湖南)성 샹시(湘西)의 아이자이(矮寨) 현수교는 길이 1176m, 높이 350m 왕복 4차선으로 아시아 최대·세계 3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동안 산을 넘기 위해 6㎞나 되는 가파른 산길을 차로 30분 가량 오르내려야 했으나, 이 다리의 개통으로 운행 시간이 1분으로 단축됐다. 2013년 개통됐을 때 시진핑 주석은 “낙후된 지역이 빈곤에서 벗어나려면 인프라 건설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직접 인프라 건설을 강조하는 것은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4조 위안 규모의 돈을 쏟아부어 인프라 건설에 나섰다. 다리를 하나 만들 때마다 수백 개의 일자리가 생긴 덕분이다. 특히 저소득층이 많은 내륙지역은 도시 접근성이 떨어져 빈곤이 가중되는데 다리가 생기면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경제에서 인프라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9%로 미국이나 서유럽(2.5% 수준)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중국에 인프라 투자 붐이 일면서 대륙 전역에 다리도 대거 건설되고 있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암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고 웅장한 규모의 다리 이면에는 산더미 같은 빚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저장(浙江)성의 중소도시인 원링(溫嶺)시가 항만 근처의 대형 교량을 포함해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12억 달러(약 1조 4050억원)나 투입된 이 사업의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원링시 정부는 중국은행과 팀을 이뤄 ‘산업펀드’를 설립했다. 시정부가 산업펀드의 20%인 1억 9000만 달러를 ‘시드머니’로 제공하고 나머지 부분은 중국은행이 조달했다. 중국은행은 연간 수익률 4%를 약속하며 그림자금융의 일종인 자산관리상품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인프라 건설로 예상되는 수익을 분배한다는 계획으로 일반 투자자를 끌어들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금 조달방법은 채무를 위장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예상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원금을 잃어버릴 공산이 크다.  특히 인구가 적은 지역에 놓인 다리는 수익성이 떨어져 ‘흰 코끼리(돈만 많이 들고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다리는 주로 지방 국유기업이 국유은행에서 사업비를 조달해 건설한다. 때문에 다리가 개통되면 통행료로 빚을 갚아 나가야 하는데 다리는 유지·관리에 필요한 사후 비용도 들어 빚더미에 쌓일 수 있다. 더욱이 다리 건설은 사업이 지연되기 일쑤여서 대다수 건설사들은 적자를 보고 있다. 히지만 중국 정부가 뒤를 봐주는 ‘국유기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파산이 거의 없어 결국 문제가 속에서 계속 곪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리가 많은 중국 전역의 고속도로는 2015년 기준 전년보다 2배나 불어난 47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중국의 상당수 다리들이 빚더미에 앉은 셈이다. 통행료를 내리면 이익이 줄고, 통행료를 올리자니 이용자가 줄어들 수 있어 지방 정부는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다리건설과 관련된 부정부패도 골칫거리다. 중국 기업들과 공무원들이 짜고 다리를 건설하면서 각종 불법 부정행위를 난무하고 있다. 날림공사, 안전기준 무시, 폐자재나 저질 자재 사용도 건설 사업장에서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NYT는 “다리 건설이 중국 재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며 다리를 ‘양날의 칼’이 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있었던 1989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 것도 국가부채가 빨리 늘어 재무건전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기저귀 보따리상·원정출산 ‘큰손’… 홍콩 반환 20년 중국과 풍경 역전

    기저귀 보따리상·원정출산 ‘큰손’… 홍콩 반환 20년 중국과 풍경 역전

    중국인 아파트 싹쓸이 땅값 폭등… 2㎡짜리 쪽방마저 월세 30만원 홍콩 지하철의 최북단 역은 로우역이고, 중국 선전시의 최남단 역은 뤄후역이다. 한자어 ‘나호’(羅湖)를 광둥어와 베이징 표준어로 각각 적은 것인데, 같은 역이다. 역사 중간에서 출입국 심사가 이뤄진다.27일 로우역은 홍콩과 중국의 경제 역전 현상을 잘 보여 주고 있었다. 홍콩에서 선전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트렁크는 가득 차 있기도 했고 텅텅 비어 있기도 했다. 짐을 가득 채운 이들의 가방엔 주로 홍콩에서 구입한 화장품과 의약품이 들어 있었다. 배를 이용해 중국으로 수출하면 높은 관세를 물기 때문에 지하철로 운반하는 듯 보였다. 빈 짐가방을 들고 가는 이들은 선전에서 물건을 가져와 홍콩에서 팔려는 사람들이었다. 둘 다 보따리상을 뜻하는 ‘다이궁’(代工)들이다. 예전엔 중국인이 많았지만 지금은 홍콩인 보따리상이 훨씬 많다. 빈 트렁크를 끌고 가던 중년의 홍콩 여성은 “똑같은 제품이라도 선전의 가격이 훨씬 싸다”고 말했다.바다 건너 선전의 롄화산 공원에는 홍콩 방향으로 걷고 있는 형태의 덩샤오핑 동상이 세워져 있다. 선전이 홍콩의 길을 좇아가야 중국이 살 수 있다는 덩의 지론을 웅변하는 동상이다. 1950~1980년대 100만명의 중국인이 선전에서 헤엄쳐 홍콩으로 밀입국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홍콩의 보따리상들이 지하철을 타고 선전으로 간다.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 중국 본토의 국내총생산(GDP)은 9526억 달러였고, 홍콩은 1773억 달러였다. 홍콩의 GDP 규모가 본토 대비 18.6%나 됐다. 지난해 홍콩의 GDP 규모(3138억 달러)는 본토 대비 2.6%에 불과하다. 중국은 너무 빨리 성장했고, 홍콩은 너무 더뎠다.로우역 인근 성수이 지역은 중국의 급팽창 때문에 신음하는 곳이다. 홍콩인도 아니고 홍콩거주권자도 아닌 ‘솽페이’(雙非) 중국인들이 대거 원정출산에 나서 막상 이 지역 홍콩인들의 자녀는 가까운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분유와 아기 기저귀를 공급하려는 약국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바람에 식당보다 약국이 많은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이다. 중국의 큰손들이 쓸 만한 아파트를 싹쓸이해 홍콩인들의 주거환경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넓이가 66㎡(20평) 남짓한 아파트에 3~4가구가 공동으로 거주하는 현상이 보편화됐다. 독신자들은 몸만 겨우 눕힐 정도로 좁은 가로 1m, 세로 2m의 ‘관’(棺)으로 불리는 쪽방에서 살기도 한다. ‘관’의 월세도 2000홍콩달러(약 30만원)에 이른다. 홍콩 정부는 ‘관’에서 사는 이들이 2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상수이역 주변엔 남루한 노인들이 길게 줄을 서서 온종일 주워 온 폐지를 업자에게 팔고 있었다. 한 할머니는 20홍콩달러(약 3000원) 지폐를 보여 주며 “그래도 오늘은 많이 벌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요즘은 노인도 애들도 다 살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선전 롄화산의 덩샤오핑 동상 옆에는 “선전의 발전은 우리의 개혁·개방 정책이 옳았음을 증명해 준다”는 글귀가 있다. 앞으로 개혁·개방이 옳았음을 증명하려면 중국 정부는 ‘홍콩 살리기’에 나서야 할 것 같다. 글 사진 홍콩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중국 산사태·수해 급증…“26명 사망·12명 실종”

    중국 산사태·수해 급증…“26명 사망·12명 실종”

    중국 쓰촨(四川)성 산사태로 100여명이 사망·매몰된 것에 이어 중국 남부와 서부에서 호우가 계속돼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중신망(中新網)은 후난(湖南)성, 구이저우(貴州), 장시(江西), 광시(廣西) 등 중국 남부·서부 지역에서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산사태, 침수 등이 발생해 16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고 26일 보도했다. 후난성에는 지난 24일부터 100∼200㎜의 비가 계속 내리면서 하천 수위가 갑자기 올라 가옥과 농경지, 저지대가 침수됐고 계속되는 산사태로 도로가 끊기는 사고도 잇따랐다. 후난성 4대 하천 가운데 쯔수이(資水)강, 위안수이(沅水)강이 모두 경계수위를 넘기도 했다. 이 중에서도 22∼24일 모두 192.5㎜의 비가 쏟아진 루시(瀘溪)현에서 5곳에서 비교적 큰 규모의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3명이 실종됐고 6만명 가량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구이저우에서도 모두 51개 현급 단위에서 폭우 피해가 발생해 모두 9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고, 다발적인 산사태로 8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2만명이 긴급 대피했다. 장시성 역시 난창(南昌), 징더전(景德鎭) 등지의 집중호우로 8개시 34개 현에서 116만 3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20만 4000명이 대피했다. 이중 7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다. 26일에도 후난, 장시, 광시, 푸젠(福建) 등 4개 성에 비가 계속되면서 국지적으로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기상대는 전날 저녁 장시, 구이저우, 푸젠, 윈난 일대에 폭우 및 천둥번개 경보를 내린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푸젠성 닝더(寧德)시 일대에 황색 폭우경보를 발령했다. 중국 기상전문가는 지난 수일간 차가운 공기가 창장(長江) 중하류 일대에서 남서부의 온난하고 습한 기류와 서로 만나면서 집중 호우를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쓰촨성 마오현 산사태 현장에서 3천여명의 구조인력을 투입, 시신 10구를 수습하고 매몰 실종된 93명의 수색·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화통신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생존자 구조 총력 지시에 따라 왕융(王勇) 안전 담당 국무위원이 현장에 파견돼 수색구조 및 사고수습 과정을 감독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샹쥔(裴向軍) 중국 국토자원부 지질재해대책 전문가는 “경사가 55∼60도에 이르는 단층대에 자리잡은 마을은 이미 여러차례의 지진으로 산체 안정성이 심각한 ‘내상’을 입은데다 계속된 비로 지반이 크게 약화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배우 이찬, 트로트 가수 데뷔 “백혈병 아들 소원에 태진아 찾아가”

    배우 이찬, 트로트 가수 데뷔 “백혈병 아들 소원에 태진아 찾아가”

    배우 이찬(41)이 가수 태진아와 손잡고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다. 23일 태진아의 기획사 진아엔터테인먼트는 이찬이 오는 25일 ‘나는 당신이 좋아’와 ‘이팔 청춘아’가 수록된 데뷔 음반을 내고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MBC TV 드라마 ‘옥중화’ 촬영을 마친 이찬은 7개월간의 보컬 트레이닝을 거쳐 이달 초 모든 녹음을 마쳤다. 태진아가 그의 데뷔 음반을 제작하고 프로듀싱을 맡았으며 ‘나는 당신이 좋아’와 ‘이팔 청춘아’의 작사와 코러스에도 참여하는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이찬은 지난해 소아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큰아들이 개그맨 출신 연기자 이봉원의 트로트 앨범을 듣고 “아빠도 저 아저씨처럼 재미있는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는 얘기에 노래 부를 결심을 했다고. 진아엔터테인먼트는 “이찬 씨가 태진아 씨를 찾아와 노래를 부르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사연을 들은 태진아 씨가 흔쾌히 도움을 주게 됐다”고 말했다. 이찬은 “데뷔 음반에 실린 두 곡을 들으면서 아들이 앞으로 1년 6개월 남은 항암 치료도 지금처럼 씩씩하게 잘 받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카리스마 넘치는 국민 가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신인 가수이니 많이 사랑해달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찬은 1997년 MBC TV 금요드라마 ‘간이역’으로 데뷔해 SBS TV ‘세번 결혼하는 여자’, KBS 2TV ‘부모님 전상서’, MBC TV ‘트라이앵글’ 등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24일 CJB 청주방송 ‘쇼! 뮤직파워’에서 첫 무대를 가지고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상대 선수에 고의킥 날린 오스카 “8경기 뛰지 못한다”

    상대 선수에 고의킥 날린 오스카 “8경기 뛰지 못한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에서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상강으로 이적했던 브라질 대표팀의 미드필더 오스카(25)가 상대 선수를 향해 공을 찬 잘못으로 여덟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오스카는 지난 18일 광저우 푸리와의 슈퍼리그 경기 전반 추가시간에 상대 선수 둘을 향해 똑바로 공을 차 두 팀 선수들의 드잡이를 촉발했다. 격분한 상하이 선수들이 그를 거칠게 그라운드에 내팽개치자 두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와 벤치에서 달려와 뒤엉켰다. 상하이 푸후안과 광저우 리지샹이 주먹을 휘둘러 퇴장 조치를 당했지만 정작 오스카는 아무런 카드도 받지 않았다. 지난 1월 6000만파운드(약 926억원)를 받고 상하이로 이적한 오스카르는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출전 정지 징계 말고도 4만위안(약 670만원)의 벌금을 물어내게 됐다. 푸후안과 리지샹은 각각 여섯 경기, 다섯 경기 징계를 받았고 광저우의 첸지자오는 오스카르를 메다꽂은 잘못으로 리그 일곱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상하이 감독은 오스카르의 “열정이 넘쳤을 뿐”이라고 감쌌고, 오스카르 역시 광저우 선수들을 향해 의도적으로 공을 찬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웹사이트 시나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고요? 진실이 아닙니다. 난 매우 헌신적인 선수이며 스포츠맨십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상하이는 정규리그 30경기 가운데 13경기를 치른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상대 선수에 고의킥 날린 오스카르 “8경기 뛰지 못한다”

    상대 선수에 고의킥 날린 오스카르 “8경기 뛰지 못한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에서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상강으로 이적했던 브라질 대표팀의 미드필더 오스카르(25)가 상대 선수를 향해 공을 찬 잘못으로 여덟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오스카르는 지난 18일 광저우 푸리와의 슈퍼리그 경기 전반 추가시간에 상대 선수 둘을 향해 똑바로 공을 차 두 팀 선수들의 드잡이를 촉발했다. 격분한 상하이 선수들이 그를 거칠게 그라운드에 내팽개치자 두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와 벤치에서 달려와 뒤엉켰다. 상하이 푸후안과 광저우 리지샹이 주먹을 휘두른 잘못으로 퇴장 조치를 당했지만 정작 오스카르는 아무런 카드도 받지 않았다. 지난 1월 6000만파운드(약 926억원)를 받고 상하이로 이적한 오스카르는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출전 정지 징계 말고도 4만위안(약 670만원)의 벌금을 물어내게 됐다. 푸후안과 리지샹은 각각 여섯 경기, 다섯 경기 징계를 받았고 광저우의 첸지자오는 오스카르를 메다꽂은 잘못으로 리그 일곱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상하이 감독은 오스카르의 “열정이 넘쳤을 뿐”이라고 감쌌고, 오스카르 역시 광저우 선수들을 향해 의도적으로 공을 찬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웹사이트 시나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고요? 진실이 아닙니다. 난 매우 헌신적인 선수이며 스포츠맨십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상하이는 정규리그 30경기 가운데 13경기를 치른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진짜 만 42세?…대만 최강 동안女 SNS 인기 폭발

    진짜 만 42세?…대만 최강 동안女 SNS 인기 폭발

    언뜻 보면 여대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진 속 여성 쉬루얼(許路兒)은 곧 42세 생일을 맞이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대만에서 동안 외모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인터넷 스타 41세 여성 쉬루얼을 소개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알려진 쉬루얼은 2년 전 동생 쉬웨이언(許維恩·35) 덕분에 대중에게 알려졌다. 쉬웨이언은 가수이자 배우 샤론 슈의 본명이다. 샤론 슈는 2015년 한 TV 쇼에 자신의 언니 쉬루얼을 초대했고, 같은 해 8월에는 페이스북에 언니 쉬루얼의 40세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공유했다. 당시 샤론 슈의 팬들은 쉬루얼의 실제 나이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 이들은 주름 없는 얼굴과 학생 같은 스타일 덕분에 10대 소녀처럼 보였다고 극찬했다. 이후 쉬루얼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었다. 수만 명의 사람이 그녀의 계정을 확인했다. 현재 쉬루얼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3만 명 이상, 페이스북 팔로워는 34만 명이 넘는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팬도 34만 명 이상이다. 쉬루얼은 두 계정을 통해 자신의 활동적인 여가 생활을 보여주는 사진뿐만 아니라 셀카 사진을 공유했다. 얼마 전에는 쉬루얼의 최신 사진과 함께 근황이 대만 매체 이티투데이와 중국 포털 사이트 소후닷컴 등에 소개되면서 또다시 그녀에 대한 이목이 쏠렸다. 이들 매체는 쉬루얼의 매끄러운 피부와 늘씬한 몸매, 그리고 흠잡을 데 없는 얼굴색이라며 극찬했다. 또한 쉬루얼은 과거 대만 잡지 프라이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동안 외모를 유지하는 비법을 공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 비법은 물을 많이 마시고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피부의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매일 많은 양의 물을 마시지만 콜라와 같은 청량음료는 피하려고 애쓴다고 설명했다. 물 이외에 마시는 유일한 음료는 매일 오전 블랙커피 한 잔일 뿐이라고 한다. 또한 그녀는 채식을 즐기며 특히 청경채를 매우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짜지 않은 음식을 좋아하며 사타이와 같이 강한 찍어먹는 소스와 스파이시 소스는 열량이 높아 피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녀는 일반 여성들에게 매일 보습에 신경 쓰라고 권장했다. 일단 피부에 수분이 충분하면 노화와 주름 걱정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자외선 차단제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녀는 “피부가 햇볕에 타면 건조해진다”면서 “주근깨나 얕은 주름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비타민C와 콜라겐 등 영양제를 매일 섭취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샤론 슈의 어머니도 최근 63세라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동안 외모를 자랑해 한 차례 주목받은 바 있다. 샤론 슈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사진에는 세 여성이 나오는데 왼쪽이 샤론 슈 본인이고 오른쪽은 쉬루얼이며 가운데가 어머니라고 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학자로서 한 얘기가 큰 문제 되나…내 자문 선택 여부 대통령이 결정”

    “학자로서 한 얘기가 큰 문제 되나…내 자문 선택 여부 대통령이 결정”

    미국 방문 중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언급으로 파문을 빚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21일 “학자로서 얘기했을 뿐”이라면서 “이게 큰 문제가 되느냐”고 말했다.이날 오전 4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문 특보는 취재진의 질문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문 특보는 해당 발언에 앞서 청와대나 정의용 안보실장과 미리 교감을 했는지를 묻자 “청와대가 무슨 얘기냐”면서 “학술회의에 가서 얘기한 걸 갖고 왜 이 모양들이냐”고 말했다.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이기도 한 문 특보는 지난 16일 한국 동아시아재단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워싱턴DC에서 주최한 세미나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청와대에서 경고를 받았느냐’는 물음에 “경고는 무슨”이라고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보라는 자격으로 한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엔 “나는 특보이지만 교수가 직업이고 대통령에게는 자문을 해주는 것”이라면서 “내 자문을 선택하고 안 하고는 그분(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을 뚫고 공항을 빠져나가던 중 가방이 실린 수레로 기자들을 거칠게 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은 문 특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은 “문 특보가 워싱턴에 가서 한·미 간 이간질에 가까운 말을 하고 학자적 소신 운운하며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면서 “특보직을 사퇴하고 학자로 돌아가 발언하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문 특보의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CBS 인터뷰 내용과 똑같다”면서 “문 특보의 발언은 계산된 한·미 정상회담의 예고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수면 위로 모습 드러내는 ‘왕치산 인맥’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수면 위로 모습 드러내는 ‘왕치산 인맥’

     왕치산(王岐山) 중국 공산당중앙 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기세가 무섭다. 미국으로 도피한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가 지난 18일 왕치산 서기의 부인 야오밍산(姚明珊)이 미국 국적자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연일 그에 대한 비리가 폭로되는 ‘역경‘ 속에서도 왕 서기의 측근들이 중앙 및 지방정부의 핵심 요직을 꿰차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SCMP) 등에 따르면 베이징시와 당중앙기율검사위 등에서 왕 서기와 함께 일하며 친분이 깊어진 그의 측근 인사들이 중앙정부 고위직과 지방정부 지도자로 무더기로 영전하고 있다. 특히 중앙기율위 간부가 지방정부 지도자로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전례를 깨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위세가 어느 정도 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중국 역사학자겸 정치평론가인 장리판(章立凡)은 “현재 왕치산 서기의 중국 내 권력 서열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이어 2위”라면서 “대다수 간부들은 이제 시 주석보다 왕 서기를 더 두려워한다”고 지적했다.  ‘왕치산 인맥’의 대표적인 인물은 장차오량(張超良) 후베이(湖北)성 당서기. 고대 초(楚)나라 시인 ‘굴원(屈原)’이 몸을 던진 후난(湖南)성 미뤄(汨羅)에서 태어난 장 서기는 중국 금융계 거물이자 왕치산 인맥의 핵심 멤버이다. 쓰촨(四川)성 시난(西南)재경대학에서 경제학 석사를 마친 그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교통은행 회장과 국가개발은행 부회장, 농업은행 회장,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 등 중국 금융 핵심 최고위직을 지냈다. 1990년대 후반 인민은행 광둥(廣東)성 선전(深?)·광둥성 분행장을 지내며 광둥성 부성장이던 왕 서기와 인연을 맺었다. 1998년에는 아시아 금융위기를 진화하던 ‘특급 소방수’ 왕 서기를 지근의 거리에서 도우며 친분을 쌓았다. 그는 당시 ‘광둥성 지방 중소금융기구 및 농촌금융서비스발전위원회 리스크 처리 업무 협조 소조’의 5인 멤버 중 한 명이었다.  린둬(林鐸) 간쑤(甘肅)성 당서기는 2000년대 중후반 왕 서기의 베이징시장 시절 베이징시 시청(西城)구청장·당서기를 지내며 그와 ‘안면’을 익혔다. 이때의 인연으로 왕 서기가 중앙기율위를 장악한 뒤인 2014년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 당서기에서 랴오닝(遼寧)성 기율위 서기로 자리를 옮겨 가며 그의 반부패 척결을 측면 지원했다. 2016년 3월 간쑤(甘肅)성 부서기로 승진한 그는 한 달 만에 간쑤성장, 1년여 만에 간쑤성 당서기로 초고속 승진했다. 중국 최고 정보기관의 수장인 천원칭(陳文淸) 국가안전부장도 그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기율위 직속 부하로 그를 그림자 수행하며 반부패 사정 활동을 주도해 왕 서기의 신뢰를 얻었다. 쓰촨(四川) 성 런서우(仁壽) 출신인 천 부장은 입지전적 인물이다. 중국 정법계의 최대 파벌인 충칭(重慶)시 시난(西南)정법학원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말단인 파출소 순경으로 공직 생활을 출발해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았다. 쓰촨성 러산(樂山)시 공안국장, 국가안전청장, 인민검찰원 검찰장을 거쳐 푸젠(福建)성 기율위 서기를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2015년 국가안전부가 부패사고가 끊이지 않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그를 국가안전부 당서기로 내려보내 자정작업을 맡겼을 정도로 중국 최고 지도부의 신임이 두텁다. 당시 국가안전부는 마젠(馬健) 전 부부장과 량커(梁克) 전 베이징시 국가안전국장이 등이 부패 혐의로 낙마한 저유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공직자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양샤오두(楊曉渡) 감찰부장도 왕치산 인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양 부장은 2014년부터 3년 동안 기율위 부서기로 재직하면서 최소 13명의 부부급(副部級·차관급) 이상 고위관료를 낙마시켜 유명세를 떨쳤다. 그는 2012년 상하이(上海)시 기율위 서기를 지내며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법관 성매수사건을 매끄럽게 처리했고 최초로 중앙순시조 조장의 기율위 서기를 맡기도 했다. 기율위 부서기 출신으로 감찰부장을 지낸 황수셴(黃樹賢) 민정부장은 왕 서기의 오른팔로 통한다. 10여년 동안 기율위에서 근무하며 잔뼈가 굵은 그는 왕 서기의 반부패 개혁의 최선봉에 서며 신임을 얻었다. 황 부장은 2000년대 중후반 기율위 부서기로 베이징올림픽 감독위원회 주임을 맡아 당시 올림픽조직위 집행주석을 맡고 있던 왕 서기를 만나 인연을 맺었다. 리리궈(李立國) 부장과 더우위페이(竇玉沛) 부부장이 나란히 엄중한 공산당 규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바람에 풍비박산이 난 민정부를 되살리라는 임무를 띠고 내려갔다는 후문이다. 장쥔(張軍) 사법부장은 기율위 부서기로서 시진핑 체제가 들어선 2012년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왕 서기의 반부패 사정을 위한 행동대장 역할을 자임했다. 산둥성(山東) 보싱(博興) 출신인 그는 지린(吉林)성으로 하방됐다가 지린대학 법학과를 졸업했다. 최고인민법원 부원장 등 법원 요직을 거쳐 기율위 부서기로 옮겨왔다. 1990년부터 10권이 넘은 법률 관련서를 펴낸 학자형 관료로 원칙론자이다.  베이징시 판공청 부주임을 지낸 추이펑(崔鵬) 감찰부 부부장은 2000년대 왕 서기의 베이징시장 시절에 빼어난 일처리로 그의 눈에 쏙 들었다. 이 덕분에 2014년 왕 서기를 따라 기율위 부비서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지난 1월에는 감찰부 부부장에 선임됐다. 양샤오차오(楊曉超) 베이징시 당위원회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는 지난해 기율위 비서장으로 자리를 옮겨 왕 서기의 최고위 보좌관역을 맡고 있다. 베이징시 재정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왕 서기의 베이징시장 재임 때 감사국장·재정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활동 반경을 넓혔다. 양 비서장은 왕 서기가 국무원 부총리로 승진한 후인 2013년 7월 베이징시 재정국장에서 부시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베이징시 당위 상무위원으로 영전한 뒤 그해 9월에는 베이징 정법위 서기로 선임됐다.  왕 서기가 올림픽조직위 집행주석으로 있을 때 신문선전부장을 맡았던 샤오페이(肖培) 감찰부 부부장도 2014년 기율위 선전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년여만인 2015년 감찰부 부부장으로 승진했다. 샤오페이의 후임으로 기율위 선전부장을 이어받은 천샤오장(陳小江)은 수리 분야에서 30여년 간 일한 수리 전문가이다. 하지만 기율위 선전부장을 맡은 지 불과 1년 만인 2016년 랴오닝(遼寧)성 기율검사위 서기, 지난 5월에는 감찰부 부부장으로 각각 선임되는 등 그의 직위는 수직 상승했다. 왕 서기와 함께 기율위에서 일했던 황샤오웨이(黃嘯薇) 전 감찰부 부부장은 2014년 산시(山西)성 기율위 서기로 나갔다가 지난해 산시성 정법위 서기, 산시성 당부서기로 고속 승진했다. 2010년부터 왕 서기와 함께 근무한 천융(陳雍) 감찰부 부부장은 지난해 충칭시 기율위 서기로, 칭하이(靑海)성 근무 시절 왕 서기와 인연을 맺은 왕링쥔(王令浚) 감찰부 부부장은 지난달 해관총서부(副)서장으로 각각 영전했다. 좡더수이(庄德水) 베이징대 염정(廉政)건설연구센터 부주임은 “중앙기율검사위는 아주 폐쇄적인 조직이라 당원들이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다”면서 “중국이 이제 반부패 사정에 나섰던 당 간부들을 전면적인 통치 개혁에 활용하고 있으며 왕치산 서기가 자신의 측근들을 승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인류세’(Anthropocene)의 닭들에게 바침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인류세’(Anthropocene)의 닭들에게 바침

    어느 날 하늘에 여러 개의 해가 동시에 떠올랐다. 강물은 말라 버리고 숲은 불탔으며, 사람들은 더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그때 마을에서 활을 가장 잘 쏘는 영웅인 ‘메르겐’이 나선다. 그는 마을 사람들의 소망을 어깨에 짊어지고 뜨거운 해들을 향해 화살을 날린다. 백발백중의 명사수이니 화살은 모두 해에 명중하고, 사람들은 고통에서 해방된다. 이것은 동아시아 지역에 널리 전승되고 있는 활쏘기 영웅 신화의 개략적 내용이다. 이 이야기는 어쩌면 ‘환일’(幻日?parhelion)이라는 광학현상에 대한 고대인의 해석일 수도 있다. 지금이야 그것이 ‘환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고대사회에서 여러 개의 해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두려운 현상이었을 것이니, 샤먼의 직능을 가진 메르겐이 해를 향해 제의적 활쏘기를 행했을 것이다. 중국 서남부 소수민족 지역에도 이러한 신화들이 보인다. 영웅은 여러 개의 해를 쏘아 떨어뜨려 마을을 재앙에서 구해 낸다. 그런데 영웅이 순서대로 해를 쏘아 떨어뜨릴 때, 마지막 남은 해가 숨어 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다른 해들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공포에 떨던 마지막 해가 깊은 동굴 속으로 몸을 숨겨 버린 것이다. 졸지에 세상은 암흑천지가 됐다. 사람들이 소를 보내어 불러 보았지만, 소의 울음소리를 들은 해는 더 꼭꼭 숨어 버렸다. 그때 마지막으로 간 동물이 수탉이었다. 수탉이 청아한 울음소리로 울어 대니 해가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니까 수탉이 세상에 ‘빛’을 다시 돌아오게 한 것이다. 원래 수탉은 해와 달의 신의 조카였다. 신들이 해와 달을 만들고 남은 금 부스러기로 빗을 만들어 수탉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수탉이 신이 나서 그것을 머리 위에 거꾸로 꽂고 다니니 붉은 볏이 됐다고 한다. 일본 신화에도 동생 스사노의 만행 때문에 화가 나 동굴 속에 숨어 버린 태양의 여신 아마테라스 이야기가 있다. 숨어 버린 아마테라스를 불러 내는 제의에도 수탉이 등장한다. ‘동굴 속에 숨어 버린 해’와 그것을 다시 불러 내는 ‘닭’이라는 모티브가 똑같이 보이는 것이다. 닭의 뇌하수체에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송과체’라는 것이 있어서 해가 뜨기 전에 가장 먼저 우는 것이라는 과학적 설명과 상관없이 동아시아 지역 어디에서나 닭은 광명의 상징이 돼 있다. 그런 소중한 닭이 이제 ‘인류세’의 중요한 지표가 됐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인간들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질 시대를 ‘인류세’라 부를 것이라고 한다. 썩지 않는 콘크리트, 바다까지 점령하고 있는 플라스틱,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량 사육이 가능해져 폭발적으로 늘어난 닭뼈가 ‘인류세’를 증명하는 중요 지표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전 세계에서 일 년 동안 소비되는 닭고기가 무려 9500만t이나 되는 것을 보면 그 말이 틀린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치느님’이라고 숭배하며 우리가 닭들을 열심히 먹어 치우는 동안 공장에서 지나치게 밀집된 상태로 사육되는 닭들의 저항력이 약해지면서 고병원성 조류독감(AI)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게다가 일단 고병원성 AI가 시작되면 ‘살처분’이라는 한자어의 장막 뒤에서 대학살을 당한다. 이미 고병원성 AI가 토착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인류에게 태초의 빛을 선물로 가져다준 닭들에게 우리는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인간이 생존을 위해 고기를 먹지 않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우리의 먹을거리가 돼 주는 닭이나 돼지, 소 등에 대한 고마운 마음은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고마움을 표현하는 방식은 그들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짧은 동안이라도 편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아닐까. ‘살처분’이 아닌, 좀더 근원적인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라며, 우리와 함께 ‘인류세’를 살아가는 닭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 [UFC] ‘매미가 매미에게 당했다’ 김동현까지 한국인 UFC 모두 패배

    [UFC] ‘매미가 매미에게 당했다’ 김동현까지 한국인 UFC 모두 패배

    붙들고 늘어지는 콜비 코빙턴(29·미국)을 떼어놓으려고 한국인 1호 UFC 선수이자 맏형 ‘스턴건’ 김동현(36·부산팀매드)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울 정도다. 김동현의 UFC 아시아 선수 최다승 등극이 다음으로 미뤄졌다. 김동현은 지난 17일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11 남자 웰터급 경기에서 코빙턴에게 0-3 만장일치 판정패했다. 2008년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 UFC에 진출한 김동현은 작년 12월 31일 UFC 207에서 타렉 사피딘(30·벨기에)을 판정승으로 제압해 UFC 13승(1무 3패)째를 올렸다. 이날 승리했더라면 김동현은 오카미 유신(36·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선수 최다승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상승세를 탄 코빙턴의 레슬링을 저지하지 못했다. UFC 3연승을 마감한 김동현의 종합격투기 통산 전적은 22승 4패 1무가 됐다. 코빙턴은 역시나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김동현이 웰터급 랭킹 7위, 코빙턴은 공식 랭킹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현지 도박사들은 상승세의 코빙턴 승리를 점쳤다. 레슬링이 특기인 코빙턴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 1에서 랭킹 5위까지 올라 경력만 놓고 보면 UFC에서도 최정상급이다. 코빙턴은 대진 확정 후 “쉽게 돈을 벌 상대”라고 말하는 등 김동현을 줄기차게 비난하며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김동현은 상대의 도발을 웃어넘기며 “실력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지만 하릴 없는 일이 됐다. 김동현은 1라운드부터 고전했다. 레슬러 출신답게 코빙턴은 김동현을 케이지 쪽으로 몰아붙인 뒤 계속해서 다리를 노렸다. 김동현은 붙들고 늘어지는 코빙턴을 떼어놓으려 몸부림을 쳤지만 이렇다 할 반격을 하지 못한 채 1라운드 공이 울렸다. 2라운드 역시 경기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대 선수의 등에 매달려 손발을 묶은 뒤 힘을 빼고 판정승을 끌어내는 게 주요 작전이었던 김동현은 오히려 코빙턴이 들고나온 같은 작전에 힘겨워했다. 케이지에 몰렸다가 잠시 빠져나온 김동현은 무리해서 전진하다 코빙턴의 레프트 펀치에 적중당하기도 했다. 1라운드와 2라운드 포인트에서 사실상 뒤진 김동현은 최종 3라운드 일발 역전을 노렸지만 결국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앞서 여자 밴텀급 김지연(28·소미션스 주짓수)과 남자 밴텀급 곽관호(28·코리안탑팀)도 나란히 져 이날 UFC에 출전한 한국 선수 셋 모두 고배를 마셨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