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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수의 헌법 너머] 민주주의와 소수자 존중

    [이종수의 헌법 너머] 민주주의와 소수자 존중

    민주주의는 권력과 기득권을 가진 소수의 억압과 횡포에 맞서서 다수가 자유를 쟁취해 온 그간의 힘겨운 역사를 웅변한다. 물론 여기에는 인간은 누구나가 존엄한 존재임을 자각하고서 성장해 온 평등사상도 한몫을 거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날 ‘평등한 자유’를 말한다. 그런데 다수의 전횡과 독재도 민주주의는 아니다. 그래서 민주주의에서 ‘소수자 보호와 존중’이 또한 중요하다. ‘개발독재’라는 표현이 상징하듯 우리를 포함해 많은 민주국가들이 그동안 독재로부터 성장해 왔다. 정치학자 로버트 달이 지적하듯이 경제 성장과 안정이 민주주의를 위한 우호적인 조건임은 분명한데, 때로 본말(本末)이 뒤바뀌기도 한다. 경제적 이해관계가 민주주의를 압도하는 경우가 그렇다. 궁핍한 가운데 그저 ‘빵’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더 많이 가지려는 이기심과 탐욕이 민주주의가 지닌 가치를 뒷전으로 내친다. 깨어 있는 시민이 아니라 잘 길들여진 소비자로 만족하거나, 만연한 ‘소비의 사회’에서 소비 수준이 늘 불안한 가운데 불만과 욕망이 변덕스럽게 표출되는 기업국가의 현실이 그러하다. 정치와 언론 역시 이 같은 이기심과 욕망을 달래기보다는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위해 오히려 이를 더욱 부추긴다. 이런 경우라면 모든 정부는 예외 없이 실패로 낙인찍히게 마련이다. 심지어는 경제와 안락을 위해서 권위주의 정부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일본의 대표적인 반체제 사상가인 후지타 쇼조는 이를 두고서 ‘안락을 향한 전체주의’로 묘사한다. 전체주의는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해서만 가능하다고들 한다. 그리고 국가주의는 전체주의의 전조(前兆)에 해당한다. 1920~1930년대 경제위기를 겪은 독일 시민들의 대다수가 히틀러의 나치정권을 박수와 갈채로 반기면서 지지했다. 이어서 수많은 유대인들이 환호와 박수갈채의 희생양이 됐다. 아직도 직접민주주의가 행해지는 스위스의 어느 칸톤에서는 반(反)외국인 정서가 한창 기승하던 무렵에 주민투표를 통해 해당 지역 내 외국인의 이주 금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따라서 다수의 의사라 하더라도 외국인과 소수자의 인권 등을 보장하는 법치주의를 위반해서는 아니 된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간의 길항관계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데 여기서 ‘법’조차도 더이상 다수의 의사를 어쩌지 못하면, 이로써 아리스토텔레스가 우려했던 중우정(衆愚政) 그리고 심지어는 전체주의로 귀결되고 만다. 보다 많은 자유를 쟁취하려는 민주화의 과정에는 소수에 맞서는 다수가 기꺼이 뜻과 행동을 함께 한다. 그러나 차별의 해소 그리고 평등의 확대와 실현에 있어서는 그렇지가 않다. 서로가 이해관계를 달리하면서 각자의 셈법이 제각각 다른 까닭이다. 예컨대 학벌기득권은 자신이 그간 노력해서 얻은 당연한 결과여서 공정(公正)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은 정부의 고용정책에 따른 우연한 행운이어서 공정하지 않다고들 여긴다. 오래전부터 로널드 드워킨이 그리고 마이클 샌델도 최근의 저작에서 이 같은 “공정함의 착각”을 지적해 오고 있다. 최근의 미얀마 사태도 이와 다르지 않다. 로힝야족과 여러 소수민족에 대한 배제와 탄압을 통해 미얀마 군부가 그간 권력과 그 정당성을 키워 왔고, 이 같은 배제와 차별의 내면화가 내내 민주화의 걸림돌이 되어 왔다. 그래서 평등의 실현은 자유의 쟁취보다도 더욱 어렵고 힘겹다. 특히 소수가 자신의 존엄성과 평등한 자유를 요구할 때에 그러하다. 얼마 전 성소수자로 군에서 강제 전역당한 변희수 전 육군하사가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가 속한 시스템이 그를 바깥으로 추방한 셈인데, 그 역시 혐오와 차별이 여전한 이 세상을 저버렸다. 다양한 가치와 여러 지향성이 함께 공존하는 게 바로 민주주의다. 정치적인 다수관계의 가변성과 함께 선거를 통한 집권세력의 교체만이 민주주의가 아니다. 가치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며칠 전 우리에게 영화로도 잘 알려진 영국의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 앨런 튜링의 초상이 삽입된 50파운드짜리 새 지폐가 발행된다는 뉴스를 접했다.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다. 그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1952년에 체포돼 화학적 거세를 당했고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한나 아렌트가 남긴 경구(警句)로 글을 맺는다. “유대인은 언제나 희생양이라는 이론은 그 밖의 누구라도 유대인처럼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 태풍처럼 빠르게 회전…드론이 포착한 순록 떼의 방어 행동 (영상)

    태풍처럼 빠르게 회전…드론이 포착한 순록 떼의 방어 행동 (영상)

    최근 러시아 북서부에서 순록 떼가 한데 모여 원을 그리며 뱅뱅 도는 보기 드문 모습이 드론(무인항공기)으로 촬영돼 화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사진작가 레프 페도세예프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무르만스크주(州) 로보제로 마을 외곽의 한 농장에서 사육 순록 떼의 매혹적인 원형 무를 추는 모습을 드론을 띄워 촬영했다.‘순록의 태풍’(Reindeer Cyclone)으로도 불리는 이 현상은 사실 순록들이 천적으로부터 자기 몸을 방어하기 위한 행동이다. 순록 떼는 위험을 감지하면 성체 수컷들이 주체가 돼 나머지 무리를 둘러싸듯 태풍처럼 회전하면서 이동 속도를 높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태풍의 눈처럼 생후 1년 미만의 새끼들이나 암컷들이 있어 바깥쪽을 회전하는 수컷들에 의해 보호되는 것이다. 이때 순록의 최고 속도는 시속 80㎞에 달하는데 순록들이 이렇게 무리 지어 빠르게 달리면 아무리 강한 포식자라도 뛰어들면 크게 다칠 수밖에 없다. 즉 이들 순록은 이렇게 함으로써 포식자가 각 개체를 표적으로 삼을 수 없게 하는 것이다.보통 순록은 10마리에서 몇백 마리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면 봄철이 되면 최소 5만 마리에서 최대 50만 마리의 거대한 무리가 형성된다. 야생에서 보고된 세계 최대 기록은 시베리아 북부 타이미르반도에서 확인된 약 100만 마리의 순록 무리였다. 순록 태풍의 규모는 무리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100만 마리가 뭉쳐 회전한다면 어떤 천적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에 포착된 농장 내 순록 떼가 원형 무를 춘 이유는 곰이나 늑대 같은 포식자가 아니라 사람 때문이었다. 이때는 마침 수의사가 순록들을 대상으로 탄저병 예방 접종을 하기 직전이었는데 낯선 사람의 접근에 위협을 느낀 순록 떼가 이런 행동을 시작한 것이었다.한편 순록은 수컷은 물론 암컷도 뿔이 자라는 유일한 사슴과 동물이지만, 뿔의 쓰임새는 암수에 따라 다르다. 수컷은 주로 포식자를 물리치거나 라이벌 수컷과의 싸움에서 뿔을 사용하며 11월이나 12월에 한 차례 뿔을 떨어뜨린다. 반면 암컷은 봄까지 뿔을 유지하며 이를 눈 치우기 등에 사용한다. 사진=레프 페도세예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만조 수에즈 운하, 좌초 선박 2차례 부양 시도…해운사 물류대란 우려에 ‘희망봉’으로 경로 변경

    만조 수에즈 운하, 좌초 선박 2차례 부양 시도…해운사 물류대란 우려에 ‘희망봉’으로 경로 변경

    인양 성공하면 운하 3~4일 내 정상화바이든 “美해군 파견 등 적극 도울 것”한국선사 HMM 등 이번 주 우회 결정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의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좌초해 이집트 수에즈 운하의 뱃길이 엿새째 막힌 28일(현지시간) 수위가 높아지는 만조 동안 선박을 물에 띄우려는 시도가 시작된다. 만조 수위에 배를 띄워 끌어내는 계획이 실패하면 운하 복구에 몇 주 더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더해지며 전 세계 물류대란 우려가 커졌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이날 오전 10시 58분과 오후 11시 23분, 만조시간에 맞춰 네덜란드 예인선 두 대를 추가 투입해 선체 부양을 시도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전날까지 예인선 11대가 작업했다. SCA의 오사마 라비 청장은 전날 회견에서 “에버기븐호 아래 땅을 준설해 선체 아래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배가 물에 떠야 배에 밧줄 등을 묶어 운하 밖으로 인양하는 작업이 수월해진다. 이에 수위가 높은 만조에 작업 역량을 집중하는 것인데, SCA의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수에즈 운하는 3~4일 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계획이 실패한다면 에버기븐호에 선적된 1만 8300여개 컨테이너의 일부를 하역해 배 하중을 줄이는 ‘플랜B’를 고심해야 한다. 에버기븐호가 좌초된 주변엔 크레인 같은 하역 장비가 없기 때문에 컨테이너를 내리는 작업에만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앞서 2004년, 2016년, 2017년에 수에즈 운하에서 났던 사고는 작은 선박들이 일으켜 최대 이틀 이내 복구됐다. 이번처럼 큰 사고를 다룰 경험이 SCA에 축적돼 있지 않은 것이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 해군 준설전문팀 파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하루 평균 51척이 지나던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168㎞ 길이 운하의 남북단 쪽 해상에는 321척이 대기 중이다. 특히 가축을 실은 배 14척이 멈추며 배에 실린 동물 수천 마리가 굶어 죽을 위기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보도가 나오자 이집트 정부는 수의사를 급파하고, 사료를 공급하기로 했다. 운하 대신 아프리카 해안선을 따라 운항하는 희망봉 노선으로 경로를 바꾼다면 운항거리가 약 9650㎞ 늘어 7~10일이 더 소요된다. 중동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유조선이 운하 대신 희망봉 노선대로 운항하면 30만 달러(약 3억 4000만원)가 더 든다. 그럼에도 희망봉 우회 결정이 늘고 있다.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현재까지 22척의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고 이 가운데 2척을 희망봉 노선으로 재배선했다. 한국 선사인 HMM은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와의 협의 끝에 이번 주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HMM 스톡홀름호’, ‘HMM 로테르담호’, ‘HMM 더블린호’(이상 2만 4000TEU급)와 ‘HMM 프레스티지호’(5000TEU급)의 남아공 희망봉 우회를 결정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수에즈운하 좌초사고에 수천마리 동물 떼죽음 위기

    수에즈운하 좌초사고에 수천마리 동물 떼죽음 위기

    이집트 수에즈 운하 좌초사고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동물 수천 마리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CNN방송은 27일(현지시간) 선박 운항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을 인용해 수에즈 운하 부근에서 가축을 산 채로 싣고 기다리는 배가 13척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가축 산 채로 싣고 가는 배 13~20척 ‘대기중’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배가 최대 14척이라고 보도했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자체 파악한 9척에 동물보호단체가 확인한 11척을 더해 최대 20척이라고 전했다. 가축을 산 채로 싣고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려던 배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중동으로 가던 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는 운하 근처에 대기하는 배 수척은 루마니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가는 배라고 설명했고,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루마니아 당국은 가축 수출선 11척이 이번 사태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세계 최대 양 수입국인 사우디는 루마니아에서 살아있는 양을 수입해 이슬람 방식으로 도축한다. 이슬람교에서는 이슬람식 도축 방식인 ‘다비하’에 따라 도축된 고기만 할랄(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로 인정된다. 문제는 살아있는 가축을 실은 배 대부분 사료와 물의 여분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비정부기구 ‘애니멀 인터내셔널’의 가브리엘 파운 유럽국장은 “이틀 안에 (가축용) 물과 사료가 떨어지는 배들이 있다”라면서 “24시간 내 운하가 열리지 않으면 중대한 비극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배는 6일치 이상 사료와 물을 가지고 있다면서 “(출발지인) 루마니아로 돌아가기로 한다면 아직 기회가 있지만 2~6일 더 운하가 막히면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물권단체들은 가축을 산 채로 배로 운송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동물복지단체 ‘컴패션 인 월드파밍’의 피터 스티븐슨은 배에 수천 마리의 가축을 빽빽이 싣고 장기간 운송하는 방식은 가축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질병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며 “일부 배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다가 전용돼 가축 운송에 완벽히 적합하지도 않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가축 수출업계에선 배마다 수의사가 탑승해 해상운송이 육상운송보다 동물 사망률이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 수에즈운하 당국 “강풍 아닌 인재 가능성”수에즈 운하는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호의 좌초로 닷새째 운항이 막힌 상태다. 이집트 운하·통상서비스업체 ‘리스 에이전시’에 따르면 운하가 열리길 기다리는 배는 27일 현재 276대에 달한다. 당초 강풍 때문에 배가 좌초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인재(人災)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의 오사마 라비 청장은 27일(현지시간) 수에즈 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은 바람이 아니며, 사람의 실수이거나 기계적 결함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비 청장은 컨테이너선 좌초 원인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강한 바람이 주요 원인은 아니며 기계 또는 사람의 실수가 사고의 한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사고 선박이 운하를 가로막으면서 유발한 엄청난 손실의 책임과 관련해 그는 “벌금 등 조치는 조사가 끝난 후에 언급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유민의 돋보기] 채식주의자의 반려동물 식단

    [김유민의 돋보기] 채식주의자의 반려동물 식단

    팝스타 케이티 페리의 채식주의 행보가 논란에 휩싸였다. 케이티 페리는 ‘100% 비건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반려견 너겟도 함께 채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반려견과 자신)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페리의 게시물에 해외 팬들은 “반려견 앞에 채소와 고기를 두고 어떤 걸 선택하는지 보라”며 누구를 위한 채식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팬 역시 “채식을 하는 스님조차 절에서 동자승과 강아지에게 고기를 먹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실제로 ‘채식주의견’이라며 유명세를 탔던 시베리아허스키는 평소 육류가 일절 포함되지 않은 사료를 먹었지만, 정작 이를 검증하기 위해 출연한 방송에서는 고기가 들어간 그릇에 돌진해 주인을 당황스럽게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수의사는 “개는 잡식성 동물이기 때문에 고기와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이 표현하지 못한다고 해서 먹이 선택의 자유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아지는 식사에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보호자가 결정했으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 결정이 정말 옳은 것인지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동물의 복지를 걱정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우선해야 하는 건 그들의 생명과 건강이기 때문이다. 강아지는 인간과 함께 살며 식성이 잡식으로 바뀌었지만, 신체기관은 육식에 조금 더 가까운 편이다. 강아지의 치아는 고기를 자르고 뜯어서 조각내기 편하게 만들어져 있고, 야채를 먹기 위한 어금니가 없다. 소화기관 역시 날고기를 소화하기 좋게 진화했다. 채소 소화를 돕는 위액은 거의 없다. 그래서 많은 양의 채소를 한꺼번에 먹이면 강아지 속이 더부룩해질 수 있다. 간 질환이나 특정 유형의 방광 결석, 음식 알레르기 등이 있는 강아지는 채식 식단을 처방받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철저하게 육류를 배제한 식단은 강아지 건강을 위해 추천하는 방법이 아니다. 고단백질이 필요한 노령견과 성장기의 강아지나 임신, 출산한 개에게는 채식 사료보다 육식 사료가 좋다. 이론적으로 채식은 가능하다. 미국 터프츠대 수의학센터는 강아지가 채식만 하고도 생명을 이어 갈 수 있다고 말한다. 고양이는 육식성 동물이기 때문에 채식을 하면 심각한 영양불균형이 생기지만, 강아지는 잡식성이기 때문에 대체 육류를 쓰는 비건 사료를 주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강아지 채식에는 매우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비건 사료조차 “영양 성분을 인위적으로 맞춰 건강에 좋다”는 의견과 “타우린 등 일부 성분은 동물성 단백질에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영양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선다. 채식 사료는 식물성 원료 위주여서 단백질 수치를 크게 높이기 어려운 만큼 채식을 주고 싶다면 전문가와 상의해 건강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 아기 고양이 3마리 유기 ‘내사 종결’ 논란…동물단체 “수사해야”

    아기 고양이 3마리 유기 ‘내사 종결’ 논란…동물단체 “수사해야”

    카라 “학대든, 버렸든 동물 유기는 범죄”눈을 다친 어린 고양이들이 길에서 발견됐다는 신고를 경찰이 내사 종결하자 동물권단체가 유기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21일 경찰과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버려진 고양이 3마리가 강남구의 한 골목에서 발견됐다며 국민신문고로 들어온 신고를 조사한 뒤 최근 내사 종결했다. 발견된 3마리는 모두 생후 3개월가량 된 ‘터키시 앙고라종’으로 알려졌다. 이들 고양이는 눈에 심각한 질병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마리는 안구 손상이 심각해 적출 수술을 받았고, 다른 2마리도 범백혈구감소증 등으로 눈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제보를 받고 경기도 양주에 있는 보호소를 방문했고 자문도 받았다”며 “제보는 눈에 락스 같은 것을 부은 것 같다는 내용이었는데 수의사는 학대보다는 눈 질병이라는 소견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대 정황이 없는 점과 고양이들을 발견한 곳이 최초 신고에 정확히 특정되지 않은 점 등 때문에 내사 종결했다”고 말했다. 발견자는 고양이들을 잠시 보호했다가 보호소에 인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양이들을 입양해 치료 중인 동물권행동 카라는 19일 낸 입장에서 “비슷한 연령에 모두 안구가 손상된 채 같은 곳에서 발견됐으나 경찰은 이 사건을 동물 학대로도 보지 않고 수사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라 관계자는 “학대를 해서 유기를 했든, 병이 있어 유기했든 동물 유기는 범죄”라며 “어리고 눈이 불편해 자력으로 생존하기 힘든 고양이들을 누가 유기한 것인지 면밀한 수사와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물권단체의 추가 고발까지 접수한 경찰은 고발 내용과 증거 등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동물 유기는 원래 과태료 처분 대상이었으나 지난달부터 개정 동물보호법이 시행되면서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범죄가 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기충격 당하는 너구리…中 모피농장의 ‘불편한 진실’

    전기충격 당하는 너구리…中 모피농장의 ‘불편한 진실’

    중국의 여러 모피농장에서 동물들이 전기 충격기에 감전돼 극심한 고통 속에 죽어가는 끔찍한 모습을 동물보호 운동가들이 폭로했다고 뉴스위크 등 외신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이하 HSI)은 중국 전역의 모피농장 13곳에서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비밀리에 조사를 진행해 이들 농장이 동물의 주거와 복지, 살처분 그리고 전염병 억제에 관한 현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밝혀냈다.한 농장에서 HSI의 조사관들은 고전압 배터리와 연결된 쇠막대에 의해 감전돼 죽어가는 너구리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이들 너구리는 천천히 괴로워하면서도 의식을 잃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HSI의 자문위원인 영국의 수의사 앨러스테어 맥밀런 교수는 “영상 속 동물들은 신체에 폭력적이고 혼란스러운 전기 충격으로 심장마비 증상과 같은 극심한 신체적 통증과 고통을 몇 분간 경험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기충격으로 즉사하는 대신 의식이 남은 상태에서 움직이지도 못한 채 감전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들 조사관은 또 작고 열악한 우리 안에서 여우들이 빙빙 돌며 서성거리는 이상하게 행동하는 모습도 포착했다. 이는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의 전형적인 징후로 잘 알려졌다. 이에 대해 클레어 배스 HSI 영국지부장은 “이런 모습은 모피업계가 그리는 화려한 이미지에서 동 떨어진 모피농장 동물들의 생사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라고 말했다.이번 조사에서는 또 한 농장주가 모피를 얻기 위해 도살한 동물의 육류를 현지 식당에서 팔고 있다는 점을 시인하는 모습도 기록했다. 배스 지부장은 “우리 조사관들은 모피농장에서 비좁은 환경 외에도 질병 관리와 건강보호 대책이 거의 없다는 점을 목격했다”면서 “밍크와 너구리 그리고 여우는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실제로 HSI 조사에서는 어떤 농장도 기본적인 바이오보안(동물의 질병 확산을 막는 것) 대책을 따르지 않아 질병 관리 규정은 일상적으로 무시되고 있었다. 이 단체는 이런 조사 증거를 중국 당국에 제공했다고 밝혔다.중국은 세계 최대 모피 수출국으로 2019년 기준으로 여우 1400만 마리, 너구리 1350만 마리, 밍크 1160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하지만 모피농장에서의 극단적인 피해는 중국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배스 지부장은 “이번 조사는 중국에서 이뤄졌지만 유럽과 북아메리카 전역의 모피농장에서도 동물들은 작고 열악한 공장처럼 생긴 우리 안에 갇혀 정신 질환까지 앓는 끔찍한 광격을 볼 수 있다”면서 “모피를 목적으로 한 공장식 동물 사육은 본질적으로 끔찍한 고통과 받아들이기 어려운 공중보건상의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사진=HSI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임신한 젖소 배에서 나온 71㎏ 플라스틱 쓰레기…새끼와 함께 하늘로 (영상)

    임신한 젖소 배에서 나온 71㎏ 플라스틱 쓰레기…새끼와 함께 하늘로 (영상)

    새끼를 밴 젖소 몸에서 성인 남성 평균 몸무게와 맞먹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나왔다. 현지언론인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지난달 말 인도 하리아나주에서 구조된 떠돌이소 위장에서 다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1일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 파리다바드시에서 젖소 한 마리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임신 상태로 차에 치인 소를 살리기 위해 배를 가른 의료진은 그러나 어미소 배 속에서 새끼 대신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끄집어내야 했다. 못부터 바늘, 나사, 동전, 구슬, 유리 조각, 비닐류 등 장장 4시간에 걸쳐 꺼낸 플라스틱 쓰레기는 71㎏에 달했다.동물병원 관계자는 “소 위장 4곳에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딸려 나왔다. 소 위에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들어있는 건 수의사 생활 13년 만에 처음 본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이어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 찬 어미 배 속에서 자랄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새끼는 수술 직후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어미소 역시 사흘 뒤 새끼 뒤를 따랐다. 다른 관계자는 “소처럼 먹은 것을 되새김질하는 반추동물의 소화기관은 복잡하다. 이물질이 위장 내에 오래 머물 경우 장내에서 뒤엉키면서 공기를 축적시킨다. 이 때문에 배는 점점 불룩해지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어미는 어미대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했고, 새끼는 새끼대로 어미 배 속에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소를 신성시하면서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 그렇게 방치된 소들은 도시 곳곳을 떠돌며 쓰레기를 삼키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14억 명 인구의 80%가 힌두교도인 인도에서 소는 매우 성스러운 동물이다. 특히 암소는 어머니 같은 존재로 악을 쫓고 행운을 불러온다고 여겨진다. 소를 숭배하는 문화에 따라 도축도 불법이다. 2014년 힌두 민족주의를 앞세운 인도인민당(BJP) 집권 이후에는 소 보호가 더욱 강화되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주지사를 지낸 구자라트주는 소를 도살한 자에게 최고 종신형까지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키우던 소가 늙으면 팔기보다는 버리는 쪽을 택하는 사람이 많아 거리에서 떠돌이 소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현지방송인 NDTV는 소 500만 마리가 이렇게 인도 전역을 헤매는 것으로 추정했다. 먹이를 구할 곳이 마땅찮은 떠돌이 소는 거리에 나뒹구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집어삼킨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연간 1000마리 소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죽는다고 밝혔다. 인도의 하루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2만6000t 수준이며, 이 가운데 40%는 적절한 처리 없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기는 남미] ‘아파요’ 제 발로 동물병원 찾아간 유기견 사연

    [여기는 남미] ‘아파요’ 제 발로 동물병원 찾아간 유기견 사연

      유기견은 그곳이 아픈 동물들이 주인과 함께 찾는 곳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아픈 몸을 이끌고 동물병원을 찾은 브라질 유기견이 언론에 소개돼 화제다. 주아제이루 두 노르테의 한 동물병원 CCTV를 보면 유기견은 어딘가 불편한 듯 다리를 절며 동물병원 정문에 등장한다. 병원 문은 활짝 열려 있지만 유기견은 바로 들어가지 않고 문 앞에서 잠시 주춤한다.  잠시 후 용기를 낸 듯 유기견은 절뚝이며 병원에 들어섰지만 사람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정문 바로 안쪽에서 눈치를 보며 사람을 바라볼 뿐이다. 당시 병원엔 원장인 여자수의사와 직원 2명이 접수대에, 대기석엔 반려견을 안고 있는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쑥스러운 듯 병원에 들어선 유기견을 가장 먼저 본 사람은 이 병원의 남자 보조직원. 이어 수의사가 그런 유기견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유기견은 마치 저 아픈데요...'라고 말하듯 꼬리를 흔들더니 살짝 바닥에 앉아버린다. 수의사는 전문인답게 무언가를 직감한 듯 복도 쪽으로 서 있는 남자직원에게 비키라고 하고는 천천히 유기견에게 다가가 앉는다. 유기견은 그런 의사에게 자신의 발을 내민다. 유기견은 어디에선가 못을 밟은 듯 발바닥이 다친 상태였다. 제대로 걷지 못하고 절뚝인 이유였다. 수의사는 한동안 유기견을 살펴보더니 응급치료를 결정하고 남자직원에게 준비를 지시한다. 그러면서 안쪽으로 들어가는 남자직원을 가리키며 유기견에게 "저 아저씨 따라가"라고 손짓한다. 하지만 유기견에겐 더 큰 병이 있었다. 절뚝거리며 따라 들어가는 유기견을 지켜보던 수의사는 순간 개를 멈춰 세우더니 이번엔 생식기 주변을 살펴본다. CCTV엔 잘 보이지 않지만 유기견의 생식기 주변엔 응고된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나중에 정밀 검사에서 드러난 일이지만 유기견의 생식기 주변엔 커다란 종양이 자라고 있었다. 수의사는 유기견의 발바닥을 치료해주는 한편 30일 입원명령(?)을 내렸다. 유기견은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게 됐다. 안쓰럽기도 하지만 어쩐지 흐뭇함과 웃음도 자아내는 당시의 상황은 이 병원 CCTV에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았다. 병원 CCTV가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사건은 큰 화제가 됐다. 현지 언론 G1과의 인터뷰에서 원장인 수의사 데이스 실바는 "유기견을 치료해줄 수 있게 돼 더 없이 행복하다. 항암치료 후 유기견이 좋은 곳으로 입양됐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유기견은 자신이 찾은 곳이 동물병원인 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수의사는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동물이 여럿이라 냄새를 맡았을 수 있다"며 "여기에 개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들어온 건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CCTV 캡쳐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멧돼지 번식기 코앞… 영월까지 내려온 ASF “남하 막아라”

    멧돼지 번식기 코앞… 영월까지 내려온 ASF “남하 막아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세가 심상찮다. 4~5월 야생 멧돼지 번식기를 앞두고 방역 저지선인 강원, 경기 지역의 광역 울타리와 1, 2차 울타리 밖에서 감염된 야생 멧돼지 사체 발견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강원 춘천 기점 울타리에서 82㎞ 떨어진 강원 최남단 영월 지역에서까지 감염 멧돼지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방역 당국을 더 긴장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생 멧돼지를 통해 험준한 설악산국립공원지대와 백두대간이 뚫리고, 전국 확산의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걱정한다.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멧돼지 번식철이 지나면 개체수는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바이러스 확산 방지책은 모두 속수무책이 될 공산이 크다. 자칫 국내 최대 1차산업인 양돈산업의 붕괴 우려까지 낳고 있다. ASF의 국내 확산은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를 원인으로 꼽는다. 광역울타리 조성에 치중하며 야생 멧돼지 보호정책을 주장해 온 환경부와 멧돼지 포획 등 동물방역을 우선 주장한 농림축산식품부 간의 이견 등이 초기 방역 실패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11일 동물방역 전문가들을 만나 빠르게 번지는 ASF의 실태와 국내 양돈 농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짚어 봤다.●4월 이후는 숲 우거져 사체 발견 어려워 ‘백신도 치료약도 없는 ASF의 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펼치자.’ 강원·경기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번지던 ASF가 울창한 삼림지역인 백두대간을 타고 빠르게 남하하면서 동물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물론 지자체들까지 나서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쏟지만 역부족이다. 2019년 9월 경기 파주에서 ASF 감염 야생 멧돼지 사체가 처음 발견된 이후 1년여 만인 지난해 말에는 강원 고성과 강릉을 거쳐 영월 지역까지 전파됐다. 그동안 경기 파주·연천을 지나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까지 접경지를 따라 동진하다 양양과 강릉을 지나 영월까지 번진 것이다. 영월 지역에는 최근까지 10건의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다.이는 그동안 환경부가 중심이 돼 설치한 광역 울타리와 지자체가 나선 1, 2차 울타리 등의 저지선을 뚫고 춘천 울타리 기점에서 82㎞ 이상 떨어진 먼 곳까지 바이러스가 남하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방역 당국을 당혹스럽게 한다. 최원종 강원도 동물방역과 가축질병 담당은 “영월 지역 ASF 발생은 백두대간을 따라 멧돼지가 이동하며 옮긴 것인지, 다른 이동수단이나 엽사들에 의해 바이러스가 옮겨져 번진 것인지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더이상의 남하를 막기 위해 영월 발생 지역 주변에 울타리로 저지선을 만들어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접 충북과 경북 지역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영월 저지선이 뚫리면 충북과 경북으로 번지며 백두대간 남단과 지리산을 거쳐 남부 지역까지 확산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더구나 다음달 이후에는 숲이 우거지면서 멧돼지 사체 찾기가 어려워지고, 번식기를 맞아 멧돼지 개체가 늘면서 이동도 빨라져 ASF 저지 대책이 아무런 소용이 없어질 것을 우려한다. ●환경부 광역 울타리 사실상 무용지물 경기 남부지역 확산도 문제다. 강원 서부지역 울타리가 뚫려 가평·양평 방면으로 확산되고 경기 북부 저지선이 무너져 중·남부로 이어질 공산도 크다. 이렇게 되면 자칫 국내 최대 양돈단지가 있는 경기 중·남부와 충남 홍성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홍성 지역은 강원도 전체 양돈 규모와 맞먹는 50만 마리 이상의 돼지를 사육한다. 야생 멧돼지들의 이동 경로를 따라 ASF 바이러스가 확산하며 국내 양돈산업의 기반을 위협하는 것이다. ASF가 발병하면 바이러스에 강한 일부 소수의 야생 멧돼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폐사한다. 사육 돼지는 발병하면 100% 죽는다. 사람에게는 전염이 안 되지만 돼지의 경우 고열과 혈관 파열로 인해 빠른 시간 내 죽는 무서운 병이다. 1921년 아프리카 케냐 야생 아프리카멧돼지에서 사육 돼지로 전파되면서 퍼지기 시작한 ASF는 유럽을 거쳐 러시아와 중국, 동남아, 북한, 한국까지 왔다. 워낙 바이러스 구조가 복잡하고 숙주의 면역체계를 효과적으로 이용, ASF에 대응하는 백신과 치료약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ASF가 국내에 확산되면 당장 양돈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국내 양돈산업은 2년 전부터 쌀을 넘어서 1차산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양돈산업에 적신호가 켜지면 사료와 곡물시장 교란은 물론 육류 수급과 가공산업, 요식업계 등 식생활 전반에 걸쳐 큰 혼란을 겪게 된다. 앞서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ASF 확산으로 양돈산업이 위기를 맞으며 곤욕을 치렀다. 이에 따라 ASF 국내 확산에 따른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 간 이견으로 초기 대응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물보호를 우선해 야생 멧돼지 포획에 반대하고 광역 울타리 건설에만 나섰던 환경부와 멧돼지 포획과 제거작업을 주장했던 농식품부 간의 이견이 초기 방역 실패의 한 원인이라고 방역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방역 전문가들은 “중국을 거쳐 휴전선과 인접한 북한으로부터 유입된 ASF 바이러스는 초기 대응을 잘했으면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확산을 저지할 수 있었다”며 “환경부와 농식품부의 손발이 맞지 않는 정책과 탁상행정으로 예산만 낭비하고 바이러스 확산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한다.●엽사·사냥개·야생 조류 전파도 속수무책 다른 한편에서는 울타리 조성으로 인한 2차 피해를 걱정한다. 산림 전문가들은 “야생 멧돼지 이동을 저지하기 위해 국토를 가로질러 막대한 예산으로 만들어 놓은 울타리는 다른 야생 동물들의 생태통로를 막는 것은 물론이고 홍수기 나뭇가지 등이 울타리에 막혀 산사태 등 2차 피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사전에 관련 부처 간 충분한 논의가 있었으면 부작용을 줄이는 대책이 나왔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반면 환경전문가들은 “그나마 울타리를 치면서 확산 속도를 상당히 늦추는 효과를 봤다”고 반박,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야생 멧돼지 포획에 나선 엽사와 사냥개들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도 간과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야생 멧돼지들을 잡는 과정에서 엽사들과 사냥개 혹은 이동차량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었지만 꼼꼼하게 단속하지 못해 국지 오염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보상금을 받기 위해 바이러스에 오염된 멧돼지 사체를 차량에 싣고 옮겨 다니기도 했다. ●확산 땐 사료·육류가공·요식업까지 대혼란 독수리, 까마귀 등 야생 조류에 의한 전파도 우려되지만 어쩔 방법이 없다. 멧돼지 사체를 먹는 일부 조류들이 이곳저곳으로 날아다니며 ASF를 확산시키는 숙주 역할을 하고 있으나 대책이 없다. 양돈 농가의 오염을 막기 위해 사육장 주변에 그물을 쳐 조류 접근을 막으라고 당부하고 있을 뿐이다. 방역요원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당장 현장에 투입돼 시료를 채취하고 임상예찰을 해야 할 전문 수의사 인력이 부족하다. 야생 멧돼지 포획과 사체 발견이 폭증한 데다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급증하기 때문이다. 서종억 도 동물방역과장은 “업무량이 폭증하고 갈수록 어려워지는 방역업무에 전문 수의직 공무원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경수 강원도 동물방역정책관은 “양돈산업은 6개월 주기로 다시 살릴 수 있지만 바이러스가 번져 살처분된 곳은 1년 이상 새로운 돼지 입식이 안 되고 있어 어려움이 크다”며 “봄철 멧돼지 번식기를 앞두고 ASF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하마 입 속으로 페트병 던진 몰지각한 인니 관람객 공분 (영상)

    하마 입 속으로 페트병 던진 몰지각한 인니 관람객 공분 (영상)

    하마 입을 쓰레기통 취급한 관람객에게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는 현지 생태공원 관람객이 하마 입에 쓰레기를 던져 공분을 샀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인도네시아 자바섬 보고르에 있는 따만 사파리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사파리 투어 차량에서 누군가 하마 입속으로 페트병을 집어 던진 탓이다. 바로 뒤차에 타고 있던 신티아 아유(32)는 “앞차에서 쭉 뻗어 나온 팔 하나가 하마를 향해 페트병을 흔들기 시작했다. 분명 하마 입을 열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관람객의 돌발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예상대로 입을 쩍 벌린 하마에게 문제의 관람객은 쓰레기를 집어 던졌다. 휴지는 근처에 떨어졌지만 페트병은 하마 입속에 정통으로 내리꽂혔다. 아유는 “설마 그런 일까지 벌일 줄은 몰랐다. 그래서 처음부터 촬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황당함을 드러냈다. 관련 영상에는 정확히 입속으로 들어온 페트병을 먹이로 착각한 듯 씹어 삼키려는 하마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하마를 살리는 게 먼저라고 판단한 아유는 서둘러 다음 코스인 호랑이 공원으로 향했고, 그곳에 있던 직원들에게 사건 소식을 알렸다. 아유는 “관람객의 몰지각한 행동을 막을 수가 없었다. 경적을 울려도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면서 “앞차를 따라가는 것보다 하마를 돕는 게 우선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때쯤 앞차는 사라지고 없었다고도 말했다.수의사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페트병이 목에 걸린 하마는 적잖이 괴로워하고 있었다. 다행히 내시경 검사를 준비하는 도중 하마가 페트병을 뱉어내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관련 영상이 게시된 후 현지에서는 하마 입에 페트병을 던진 관람객에 대한 공분이 확산했다. 파장이 커지자 문제의 관람객은 사건 이틀만인 9일 직접 사파리를 찾아 사과를 전했다. 중년여성으로 알려진 관람객은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다. 잘못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잘못을 빌었다. 해당 여성을 조사한 경찰은 곧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사파리 측은 사건 이후 하마 상태를 추적 관찰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식욕도 활발하고 건강에 별문제는 없다. 따만 사파리 대변인은 그러나 “하마가 정말 페트병을 삼켰다면 죽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변인은 “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 쓰레기는 더더욱 안 된다. 이런 일은 이번 한 번으로 족하다”면서 “사파리 규칙을 따라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코로나 확진 고양이도 2주간 격리…가족 1명이 보살핀다

    코로나 확진 고양이도 2주간 격리…가족 1명이 보살핀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반려동물이 2주간 자가 격리된다. 광주시는 동물위생시험소(1차)와 농림축산검역본부(2차)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고양이가 14일간 자가 격리되고 재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격리가 해제된다고 7일 밝혔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주인으로부터 감염된 반려동물은 격리기간 관리 수칙에 따라 기저질환이 없는 가족 중 1명이 전담 관리하며 분리된 공간에서 사육한다. 격리기간 중에는 만지기, 끌어안기 등 접촉을 피해야 하며 접촉 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격리장소를 청소할 때도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비누와 물로 세척 후 소독해야 한다. 동물병원 진료가 필요할 때는 수의사와 상담 후 병원 방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반려동물은 서울, 경기, 광주, 세종, 진주 등에서 고양이 4마리, 개 3마리 등 7마리가 발생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가 반려동물로부터 사람으로 전파된다는 증거는 없고 현재까지 반려동물 감염 사례는 사람으로부터 전파된 경우라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백신으로 대반격? 코로나의 코웃음, 정말 할 수 있겠니

    백신으로 대반격? 코로나의 코웃음, 정말 할 수 있겠니

    바이러스의 시간/주철현 지음/뿌리와이파리/548쪽/2만 5000원‘코로나19 백신이 치매를 유발한다’, ‘백신 맞으면 사지마비·경련, 심정지가 온다’, ‘백신으로 DNA를 조작하거나 뇌를 조종한다’. 인터넷에 쉽게 볼 수 있는 가짜뉴스들이다. 가짜뉴스가 떠도는 건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넘쳐 나기 때문일 수 있다. 많은 정보가 아니라 정확하게 제대로 정리한 정보가 더 중요한 이유다. 이런 면에서 주철현 울산의대 미생물학과 교수의 ‘바이러스의 시간’은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금 읽기 딱 좋은 책이다.●아는만큼 보이는 코로나… 55개 키워드로 풀어내 ‘팬데믹’, ‘바이러스’, ‘면역’, ‘방역’, ‘과거·현재·미래’ 등 5부로 나눠 11개씩 모두 55개의 키워드로 코로나19를 풀었다. 2000년 이후 반복해 일어난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을 통해 현재 팬데믹 상황까지 오게 된 경위를 분석하고, 골든타임을 놓친 이후 벌어진 상황, 특히 미국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가 왜 허둥댔는지 분석한다. 중동 이외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을 겪은 한국은 강제로 방역시험을 치른 셈이어서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다고 봤다. 면역과 방역의 차이를 설명하고, 이를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 중점적으로 다룬 부분은 책의 백미이다. 저자는 백신을 접종해도 당장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말라면서, 오히려 백신 접종 기간이 방역에 가장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어떤 백신 성공할지 몰라… 우수성 줄세우기 무의미 이유는 바이러스의 특징에 있다. 바이러스는 빠른 증식과 빈번한 돌연변이로 다양성을 확보하고, 궁지에 몰렸을 때 선택을 강요당하는 ‘선택압력’에서 최적의 돌연변이를 만드는 ‘이기적 유전자의 화신’이다. 돌연변이를 증식하고 적응하는 과정까지 단 몇 시간에 불과할 정도다. 바이러스 항원을 이용해 만든 백신 접종으로 바이러스 돌연변이가 폭발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집단면역 효과를 보기 전 방역을 소홀히 하면 어떤 돌연변이에 뒤통수를 맞을지 모른다는 뜻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어떤 백신이 가장 뛰어난지 줄을 세우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여러 백신을 개발해야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종류가 많을수록 좋다는 뜻이다. 또 방역의 결과만 놓고 비난하는 것은 방해만 될 뿐이라고 지적한다. 잘못된 인식을 퍼뜨려 면역과 방역에 구멍이 생기면 그 결과 역시 걷잡을 수 없다. ●백신은 희망의 시작… 진정한 게임 체인저는 ‘사람’ 저자 역시 바이러스 팬데믹의 원인으로 무너진 생태계 균형을 들었다. 바이러스의 다양성은 태초부터 그대로인데 바이러스를 방어하는 고등생물의 다양성은 급격히 줄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 헬스(One Health)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바이러스 전문 분야가 각각 발전하고 심화하는 ‘사일로(Silo) 패러다임’으로는 신종 바이러스를 방어하기 어렵다. 의사, 간호사, 역학 전문가, 과학자, 공중보건 종사자, 수의사, 농업 연구자, 생태환경 전문가를 비롯해 제도, 정책, 법률 등을 통합해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정보 공유와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야 신종 바이러스 출현을 막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백신 개발은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향한 희망의 시작이지만, 결국 우리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팬데믹의 게임 체인저는 백신이 아니고 사람”이라고.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불길 피해 유기견과 쪽잠…이용녀씨를 도와주세요 [김유민의 노견일기]

    불길 피해 유기견과 쪽잠…이용녀씨를 도와주세요 [김유민의 노견일기]

    18년째 홀로 유기견·유기묘들을 돌봐온 배우 이용녀(65)씨가 운영하던 유기견 보호소에 불이 나 유기견들이 화마에 희생됐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와 이용녀씨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0시 10분 포천시 신북면 소재 이씨의 유기견 보호시설에서 불이 났고, 이 불로 유기견 8마리가 폐사하고 견사 일부와 이씨의 생활 공간, 가재도구 등이 소실돼 2961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화목 난로가 과열돼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냉장고와 세탁기는 물론이고 밥솥과 TV까지 전부 불에 타 최소한의 일상생활도 영위하기가 어렵지만 남아 있는 유기견들 때문에 이씨 혼자서 임시 숙소에 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씨는 강아지들을 구하려다 옷가지나 개인 필수품 등을 챙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용녀씨는 “약 60마리를 데리고 있었는데, 입양을 가지 못해 오랫동안 보호하고 있던 유기견들이 이번에 희생됐다. 갑자기 불이 번져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소화기를 썼는데도 생활 공간까지 다 타버렸다”고 말했다. 이용녀씨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견사 뒤쪽이 불에 타지 않은 것이다. 견사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아이들(유기견들)과 같이 겨우 쪽잠을 잤다”고 설명했다. 현장 사진에는 불길을 피해 도망쳐 나온 강아지들이 시꺼먼 재를 뒤집어 쓴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한 자원봉사자는 SNS를 통해 “화재 현장은 정말 눈물밖에 안 나더라. 예전에 갔을 때 있던 선생님께서 아이들과 생활하던 집은 온데간데없었다. 대형견 견사 쪽에 다행히 좀 버텨주어서 그쪽에 임시방편으로 머물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봉사자는 “누군가는 상황을 전해야 할 것 같아 급하게 사진도 찍어 오고 했지만 어디서부터 복구를 시작해야 하고 얼마나 걸릴지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마음은 무거웠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이씨는 사비로 경기 하남에서 13년간 유기견을 보호해오다가, 4년여 전 포천으로 옮겨와 유기견들을 돌보고 있다. 그는 유기동물을 돌보는 이유에 대해 “어떤 존재를 사랑한다면 지켜야 하고, 우리보다 약한 아이들은 더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행강’ 등 동물보호단체들과 네이버 카페 등을 중심으로 자원봉사 신청 문의, 응원글, 후원 문의가 올라오고 있다. ‘행강’ 측은 “화재로 인한 긴급 필요 물품으로는 생수, 생활용품, 일회용품, 전자레인지, 66사이즈 여성 옷, 아이들 간식(닭가슴살), 데우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음식, 햇반, 물티슈, 화장지, 사료 등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카페 매니저는 이웃들과 수의사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워낙 피해가 커 다들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카페 매니저는 “무엇보다 별이 된 아이들로 눈물과 한숨만 가득하다”며 “불길 속에서 하나라도 구하려 했으나 어둠 속에 숨어버려 이씨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이씨가 너무 힘들어하시니 위로의 인사는 배려로 대신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을 다해 쓰겠습니다.
  • “오지마!” 다친 어미 지키려 구조대 막아선 새끼 코끼리 (영상)

    “오지마!” 다친 어미 지키려 구조대 막아선 새끼 코끼리 (영상)

    다친 어미를 지키는 용감한 새끼 코끼리가 포착됐다. 1일(현지시간) 태국 TNN은 쓰러진 야생 코끼리를 구조하기 위해 출동한 수의사들이 새끼 코끼리의 거센 저항으로 구조에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새벽, 태국 동부 짠타부리주 깽 항 마에우 자연보호구역에서 암컷 야생 코끼리 한 마리가 쓰러졌다. 쓰러진 코끼리는 해가 뜰 무렵 인근을 지나던 주민이 쓰러진 코끼리를 발견해 관련 당국에 구조를 요청했다.신고를 받고 출동한 태국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부 구조대는 그러나 쉽사리 현장에 접근하지 못했다. 야생동식물보호부 측은 “사나워진 새끼 코끼리가 접근을 막아 쓰러진 어미 코끼리 상태를 관찰할 수 없었다. 새끼는 어미를 혼자 남겨두려 하지 않았다. 다른 야생 코끼리나 사람 공격을 두려워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호부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150㎝가량의 3살된 수컷 새끼 코끼리가 쓰러진 어미 곁에서 잔뜩 경계심을 드러내는 걸 볼 수 있다. 구조대가 접근하려 하자 새끼는 자욱한 모래 바람을 일으키며 현장 주변을 필사적으로 뛰어다녔다. 그리곤 쓰러진 어미에게로 다시 달려가 바짝 붙어서는 코로 어미 몸을 쓰다듬었다. 쓰러진 상태에서도 행여 새끼가 잘못될까 걱정됐는지 어미 역시 절규에 가까운 나팔소리를 내며 울부짖었다.무더운 날씨에 탈수로 어미 코끼리가 잘못될 것을 우려한 구조대는 일단 멀찌감치에서 물을 뿌리며 구조 기회를 살폈다. 그리곤 가져간 바나나로 새끼 코끼리를 유인, 안정제를 투여해 시간을 벌었다. 겁에 질린 어미 코끼리는 힘겹게 발버둥을 쳤지만 스스로 일어서지는 못했다. 20살 정도 된 암컷 코끼리에게서는 영양실조와 설사 증세가 확인됐다. 그러나 정확한 병명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구조대는 일단 어미와 새끼 모두에게서 검체를 채취해 실험실로 보냈다. 깽 항 마에우 자연보호구역 야생동식물보호부 페에라삭 산난 수석은 “수의사 세 명이 달라붙어 어미 코끼리를 보살피고 있다. 쓰러진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식염수와 비타민으로 고비는 넘겼는데 상태가 좋지 않다. 코끼리는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하고 끙끙 앓았다.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어서 빨리 호전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사실 공개해 명예훼손시킨 죄… 헌재 “표현의 자유 침해 아냐”

    사실 공개해 명예훼손시킨 죄… 헌재 “표현의 자유 침해 아냐”

    “사실 부합돼도 사생활 비밀 등 침해 개인 명예 훼손 땐 회복하기 어려워”헌법재판소가 사실을 말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시킨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형법 제307조 제1항에 대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 법률이 합헌이라고 선언한 첫 결정이다. 25일 헌재는 A씨가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재판관 5대4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어떠한 사실이 진실에 부합한다 하더라도 사생활의 비밀 등이 침해될 수 있다”면서 “해당 조항은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하고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17년 8월 한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은 자신의 반려견이 불필요한 수술로 실명 위기에 처하자 수의사의 잘못된 의료행위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려고 했다. 그러나 사실을 적시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자 같은 해 10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사실의 적시가 공연히 이뤄지면 그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에 해당하는 외적 명예는 훼손되고 인격권이 침해될 수 있다”며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외적 명예는 의사소통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주는 최소한의 자격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개인의 외적 명예는 일단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렵다”면서 “명예훼손 표현에 따른 사회적인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위헌 결정 정족수인 6명에는 모자랐지만 4명의 재판관은 위헌 의견을 내 찬반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최소한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일부 위헌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형법 제310조에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실적시 명예훼손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음을 선언한 최초의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앞발로 계속 흔들어” 교통사고 당한 친구 밤새워 지킨 강아지

    “앞발로 계속 흔들어” 교통사고 당한 친구 밤새워 지킨 강아지

    브라질 동물보호단체 통해 구조“온종일 쓰러진 친구 곁을 지켜정신 차리게 하려고 핥아주기도” 차에 치여 쓰러진 친구 옆을 밤새워 지킨 브라질 개의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이들 개는 동물보호단체의 구조를 받아 건강을 회복하고 있으며, 새로운 주인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영국 일간 메트로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브라질 북동부 이구아투 지역의 한 도롯가에서 하얀 털에 검은색과 녹색 점이 박힌 개가 그 옆에 쓰러져 있는 비슷한 모양의 다른 개를 앞발로 연신 흔들고 핥는 모습이 발견됐다. 쓰러진 개는 교통사고를 당해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으며, 친구인 다른 개가 걱정스러운 듯이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모습은 당시 행인들이 사진과 영상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를 본 현지 동물보호단체는 즉시 도와주고 싶었으나 마침 일요일로 수의사가 출근하지 않아 그러지 못했다. 다행히 이들 개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같은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이에 동물보호단체인 ‘아도타 이구아투’는 개들의 구조에 나섰다. 이 단체의 간호사 마리나 아순카오는 “아침에도 두 마리 개가 여전히 같은 장소에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수의사를 그 곳으로 데려갔고, 다친 개를 병원에 옮겼다”고 설명했다.수의사가 개들에게 다가갔을 때 건강한 개는 친구를 지키려는 듯 으르렁대기도 했으나, 이내 자신들을 도와주려는 것을 알아차리고 순순히 잘 따랐다. 마리나는 “개가 온종일 쓰러진 친구 곁을 지키면서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핥아주고 발로 몸을 흔들었다”면서 “우리가 다친 개를 차로 옮겼는데, 지키던 개는 이미 차를 타고 기다리고 있었다. 병원에서도 친구의 치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친 개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물과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으며 처음과 비교해 상당히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제대로 걸을 수 없어 다른 병원에서 갈비뼈나 척추 골절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아도타 측은 덧붙였다. 아도타는 두 개에게 ‘카주’, ‘카스타냐’라는 이름을 지어줬으며, 다친 개가 치료를 받을 동안 묵을 수 있는 임시 집도 마련했다. 또 이들 개를 입양하겠다는 주인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마리나는 “두 마리가 모양이 비슷해 형제인지는 모르겠지만 9~12개월 정도 되는 동갑내기로 보인다. 친구가 다쳤을 때부터 임시 집에 머물 때까지 곁을 지킨 개의 우애에 우리 모두 감동했다”고 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친구야 일어나”…교통사고 당한 친구 곁 지킨 강아지 (영상)

    “친구야 일어나”…교통사고 당한 친구 곁 지킨 강아지 (영상)

    가족이나 친구가 아파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는 이는 인간 만이 아닌 것 같다. 최근 브라질에서 교통 사고로 다친 강아지 곁을 또 다른 강아지가 지키는 모습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많은 사람이 눈시울을 붉혔다. 영국 데일리스타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지 시간으로 지난 14일 오후 브라질 동북부 세아라주 이구아투의 한 도로에서 개 한 마리가 차에 치여 쓰러진 채 움직이지 못했다. 옆에는 또 한 마리의 개가 다친 개를 지켜보듯 앉아 있었다. 이 개는 가끔 앞다리로 다친 개를 깨우려고 하거나 얼굴을 핥아주며 그 자리를 절대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나중에 이들 강아지를 본 한 행인이 현지 비영리(NGO) 동물보호단체인 ‘아도타 이구아투’에 연락해 보호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개를 치료할 수의사가 없어 이 단체는 어쩔 수 없이 두 강아지의 보호를 다음 날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자원 봉사자들은 수의사와 함께 두 마리가 있는 현장으로 출동했다. 다친 강아지는 많이 약해져 있었는데 다른 강아지가 밤새 곁을 지킨 듯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부상당한 강아지를 보호하려고 했지만 다른 강아지는 처음에 자기 친구가 납치된다고 생각했는지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강아지를 안심시켜 두 마리 모두 차에 태워 보호할 수 있었다.이때 현장에 출동한 동물간호사 마리나 아순상은 “이 강아지는 다친 강아지를 핥아주고 깨우려 했다. 이후 우리가 다친 강아지를 차에 태우자 다른 강아지 이미 차 안으로 뛰어올라 탔다”면서 “이 강아지는 병원에 도착해서도 다친 친구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리나 간호사에 따르면, 이들 강아지가 형제인지 아닌지는 아직 모르지만 두 마리 모두 생후 9개월에서 12개월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다행히 다친 강아지는 치료 효과가 있어 현재 스스로 걸을 수 있을 만큼 회복했지만, 골절 여부를 검사받을 예정이다. 보호단체의 인스타그램에는 한 강아지가 반갑게 꼬리를 흔들며 부상에서 회복한 강아지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담겼다. 두 마리는 각각 카주와 카스타냐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새 가족을 찾을 때까지 단체에서 임시 보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아도타 이구아투/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정 총리 “운동선수 학폭 이력, 대표선수 선발 등 기준에 반영해야”

    정 총리 “운동선수 학폭 이력, 대표선수 선발 등 기준에 반영해야”

    정세균 국무총리가 최근 이어지는 체육계 학폭 논란에 대해 “운동선수의 학교폭력 이력을 대표선수 선발 및 대회 출전 자격 기준에 반영하는 등 근본적 변화를 유도할 특단의 대책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23일 정 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최근 유명 운동선수들의 학교폭력 전력이 잇달아 알려져 국민들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성적 지상주의와 경직된 위계 질서, 폐쇄적인 훈련 환경 등 폭력이 조장되거나 감춰지기 쉬운 구조적 문제점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적 향상을 위해 때로는 폭력이 필요하다는 잘못된 믿음도 이젠 사라져야 한다”며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용인되지 않는다는 통념이 체육계에 자리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체육계에서는 학폭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다. 지난 10일 온라인에 배구선수 이다영, 이재영 자매에게 학창시절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네티즌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쓴 네티즌은 이다영이 팀내 불화설을 SNS를 통해 간접 언급한 것에 대해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않은 채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가해자가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고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다영, 이재영 자매는 같은날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사과했고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후 지난 13일 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 송명근, 심경섭 선수에게 학폭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글이 올라왔다. 두 사람은 가해 사실을 빠르게 인정하고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OK금융그룹은 송명근, 심경섭 선수의 의사에 따라 이번 시즌 잔여 경기에 두 선수를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19일에는 박상하 선수를 둘러싼 학폭 의혹도 제기됐다. 결국 22일 박상하는 구단을 통해 과거 학폭 사실을 인정하며 은퇴 선언을 했다. 배구계에서 시작된 학폭 논란은 야구계로도 번졌다. 한 네티즌이 현재 한화 이글스에서 뛰고 있는 한 선수에게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작성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선수는 구단을 통해 “이번 일과 관련해 결백을 증명하고 싶다. 최종적으로 법적 대응까지 염두에 두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하고 결과를 기다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개털이 빨갛고 파랗네? 러시아 폐공장 화학물질 오염 우려

    개털이 빨갛고 파랗네? 러시아 폐공장 화학물질 오염 우려

    러시아에서 털이 파랗고 빨갛게 변한 들개 무리가 잇따라 발견됐다. 2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주 제르진스크시의 한 폐공장 근처에서 털이 변색된 들개가 연이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달 초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370㎞ 떨어진 제르진스크시의 한 폐공장 인근에서 털이 파랗게 변한 들개 7마리가 발견됐다. 흰 눈을 배경으로 어슬렁거리는 파란색 개는 배설물마저도 파란색이었다. 듬성듬성 갈색 털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아 원래 파란색은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들개 무리가 발견된 폐공장은 사이안화수소산과 플렉시글라스(특수 아크릴 수지) 제품을 만들던 곳으로 6년 전 폐업했다. 대규모 화학 생산 시설이었던 공장 인근에 파란색 개가 무리 지어 나타나자 화학 폐기물 오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공장 파산관리자는 “황산구리 중독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들개 무리를 진찰한 지역 동물병원 수의사 역시 “화학 물질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화학 화상의 자극적 징후는 없어 무독성으로 평가된다”는 소견을 내놨다. 주 수의학감시위원회는 정확한 변색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파란색 개들의 혈액과 배설물 샘플을 채취, 니즈니노브고로드국립대학교 로바체프스키 화학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개털을 파랗게 만든 주범은 ‘프러시안블루’로 드러났다.프러시안블루는 진한 파란색의 합성염료로, 철-사이안화물(Fe-cyanide)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사이안화물(cyanide)이란 이름은 파란색이라는 의미의 ‘사이안(cyan)’에서 유래됐으며, 이 때문에 사이안화수소산을 ‘청산’ 이라고 부른다. 개들이 시안화수소산 관련 제품을 생산하던 폐공장에서 뒹굴다 독성 염료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단 개들은 몇 마리가 스트레스 증세를 보이긴 하지만 모두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상태다. 주 당국은 앞으로 20일간 개들을 보호관찰할 예정이다.파란색 개 사태가 마무리될 무렵, 제르진스크의 또 다른 공장 근처에서 비슷한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에는 빨간색 개들이 공장 옆에서 발견됐다. 제르진스크 외곽에 있는 공장은 폭발물과 탄약을 제조하는 방산업체 ‘크리스탈’ 소유로 알려졌다. 앞서 발견된 파란색 개와 마찬가지로 듬성듬성 다른 색의 털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아, 마찬가지로 공장 화학 물질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현지언론은 보고 있다. 제르진스크시는 과거 세계에서 환경 오염이 가장 심각한 도시 10곳 중 한 곳으로 꼽혔을 만큼 화학 폐기물 문제가 심각하다. 냉전 시기 구소련의 화학무기 제조공장이 밀집해 있던 군수산업 도시로, 1930년~1998년 사이 30만t 규모의 화학 폐기물이 부적절하게 처리됐다. 개중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사린가스와 납, 페놀 등 오염 물질이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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