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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정책 조정회의 / “선진국들은 모두 과세” “조세 저항 커 비현실적”/ ‘1주택 비과세’ 폐지 논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하던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 폐지가 김진표(金振杓) 부총리의 잇따른 언급으로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선진세정으로 가기 위해서는 언젠가 한번은 치러야 할 ‘홍역’이라는 찬성론과,오랜 국민 관행을 무시한 비현실적 발상이라는 반론이 뜨겁다. 찬반 양론을 떠나 1주택 비과세 폐지는 정치권의 만만치 않은 반대를 초래하고 있다.누구보다 이같은 사정을 잘 아는 ‘세제통’ 김 부총리가 왜 자꾸 ‘뜨거운 감자’를 건드리는지,그 ‘진의’를 둘러싸고도 뒷말이 무성하다.부총리 본인은 “말단 공무원 때부터 가져온 소신”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뒤늦게나마 참여정부의 개혁코드에 맞추려는 포석으로 해석하는 이도 있다. ●1주택 비과세 폐지론 전말 김 부총리가 1가구1주택 비과세 폐지를 맨처음 거론한 것은 지난달 23일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였다.양도세제를 개편할 계획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부총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즉석에서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 폐지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이튿날언론에 ‘비과세 폐지 검토’로 보도되자,재경부는 “언론이 너무 앞서갔다.”며 “부총리의 얘기는 원론적인 차원의 언급이며 현재로서는 폐지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런데 10여일 뒤인 지난 2일,김 부총리는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뜻밖에 이 얘기를 다시 꺼냈다.1주택 양도세 부과방안을 세제발전심의위원회(세발심)에 올려 이르면 내년에 법 개정까지 시도해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하지만 4일 발언에서는 “세발심 논의에 부치겠다.”는 정도의 원칙을 강조했다.당·정 협의과정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대에 부딪혀 수위를 조절했다는 후문이다. ●다시 들끓는 찬반양론 한국조세연구원 현진권 연구위원은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실거래가 파악에 달려 있다.”면서 “실거래가 파악을 위해서는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를 폐지하고,소득공제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집 한 채를 사고팔 때도 국가에 세금을 내야 한다면 엄청난 조세저항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면서 차라리 1가구1주택이어도 세금을 내야 하는 ‘고가주택’ 기준을 현행 6억원에서 더 낮추거나 1년 거주요건을 종전처럼 3년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라고 맞섰다.참여연대 하승수 변호사는 “정확한 과세자료를 확보하고 부동산 투기세력을 걸러내는 데는 소득공제제도가 더 효율적이지만 장기 주택보유자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부작용 등이 있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소득공제 제도로 전환할 경우,모든 국민이 일일이 세금신고를 해야하는 번거로움과 행정력 낭비,1주택 비과세 혜택을 너무나 당연한 권리로 여기는 오랜 국민 정서 등도 극복해야 할 난관이다. 안미현기자 hyun@ ■美·日등 외국사례 정부가 ‘1가구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제도를 폐지할 경우,가장 유력한 대안은 외국의 소득공제 제도다.우리나라가 ‘일단 비과세후 일부에게 세금을 물리는 방식’이라면,외국의 소득공제 제도는 ‘일단 과세후 상당수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미국·일본 3억원까지 공제 미국·일본의 현행 소득공제폭은 각각 25만달러,3000만엔으로 우리 돈으로 3억원 수준이다.즉 양도차익 4억원에서 3억원을 뺀 1억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물리는 것이다.여러 채의 집을 팔았을 때는,주된 집 한 채에 대해서만 공제혜택을 준다. ●우리나라 2억∼3억원 될 듯 김진표(金振杓) 부총리는 “미국·일본처럼 3억원을 적용해주면 1주택 실소유자의 95%가량은 세금부담을 피하게 된다.”고 말해 소득공제폭을 2억∼3억원가량으로 책정할 방침임을 시사했다.재경부는 그러나 소득공제 적용 주기 등 여러 요인을 종합 검토해야 한다며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안미현기자 ■김진표 부총리 문답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4일 “지난해말 제시된 올해 5% 경제성장 목표는 다소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면서 “올해는 4% 수준의 성장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다음은 김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1가구1주택 비과세 폐지를 제기한 배경은. -통상 주택보급률이 110∼120%를 넘으면 어느나라나 국지적 부동산가격 상승은 있지만,전국적인 부동산값 폭등 현상은 없어지게 된다.현재 주택보급률이 100%를 웃돌기 때문에 앞으로 통과시점을 봐야 하지만 이런 추세로 가면 3∼4년,늦어도 5년안에 이런 시기는 올 것이다.이런 점에서 공론화 필요성이 제기됐고,여론 수렴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시행시기는. -정치권이나 언론이 반대하면 힘들다.해결방법이 언제인지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나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논의부터 해야 하지 않겠나.(최근 사석에서는 공론화 등을 통해 법 개정은 내년부터도 가능하다고 말한 적이 있음) 법인세 인하는 어떻게 하나. -현재 법인세는 과세 형평이 무너진 상태다.대기업만 혜택을 보고 있다.다만 법인세를 1%포인트 낮추면 78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큰 문제다.기업투자활성화 효과와 국민소득 증대 효과가 있었는지 등 예전의 사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주병철 김유영기자
  • 정부 경기부양·재벌개혁 병행 한계기업 솎아내기

    정부가 법인세 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적극 꺼내든 지 하루 만에 재벌그룹 조사를 발표한 것은 ‘당근과 채찍’ 작전의 병행이라고 할 수 있다.경기가 어려운 만큼 다양한 부양책을 통해 가능성 있는 기업을 적극 살려내되,중단없는 구조개혁을 통해 한계기업은 솎아내겠다는 의지다.위기 와중에도 개혁 원칙을 지킴으로써 해외투자자들의 불안한 시선을 거둬내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그러나 재계는 ‘타이밍’을 들어 여전히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부양따로,개혁따로 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은 6대그룹 부당내부거래 조사계획을 브리핑하면서 조사 착수의 불가피성에 상당시간을 할애했다.‘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왜 하필 지금…’이라는 재계와 일각의 ‘속도조절론자’들의 반발을 사뭇 의식한 듯했다.강 위원장은 “오히려 경기 하강기가 한계기업 속출과 기업 구조조정에 더 효율적인 시기”라며 “이같은 조사가 이뤄지면 기업 투명성이 높아져 주가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재경부와도 사전조율 지난 2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진표(金振杓) 부총리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것과 관련,강 위원장은 “경기부양을 틈타 한계기업까지 살아나게 되면 나중에 정리하기가 더 힘들어지는 만큼 (부양책을 쓰는)이런 때일수록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며 일각의 ‘상충론’을 일축했다. 강 위원장은 지난 1일 청와대 만찬때 부당내부거래 조사일정을 대통령과 고건(高建) 국무총리와 김 부총리에게 보고했으나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줄이고,SK 뒤로 빼 김진표 부총리는 다만 SK그룹의 경우 SK글로벌의 처리방향이 결정나는 이후에 조사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공정위는 다른 그룹과의 조사착수 시차가 일주일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수용하기로 했다.전체 부당내부거래 조사대상 기업수가 종전에 비해 그룹당 1∼2개씩 줄어든 것도 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서다. ●제재수위 상당히 높을 듯 그러나 이번 조사가 거의 3년 만에 이뤄지는 데다 사전 인지조사를 통해 상당부분 혐의가 포착된 기업만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조사강도와 제재수위는 사뭇 높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총수 일가의 지분이 집중돼 있는 그룹 주력사(삼성에버랜드,SKC&C,현대차,현대중공업)와 부당 지원의 핵심고리인 금융계열사(삼성생명,LG투자증권,SK생명,현대증권) 등이 다수 포함된 점이 주목된다.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인과의 비정상 거래와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가 ‘무더기 철퇴’를 맞을 것이 확실시된다. 안미현기자 hyun@
  • 전국 댐 고질민원 대해부 - 소양댐, 市와 10년이상‘물값 시비’

    전국에 산재해 있는 댐을 두고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수자원보호와 홍수조절,전력생산 등을 위해 물줄기가 있는 곳마다 만들어 놓은 크고 작은 댐이 민원의 온상이 되고 있다.장마철 범람위기에서부터 하류의 수질오염,부유 쓰레기처리,안개피해,각종 규제해제와 물값시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민원 당사자도 수자원공사와 자치단체간,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와 자치단체간,자치단체와 자치단체간으로 댐마다 사연도 제각각이다. ■지역별 민원 실태 강원도 화천댐 상류 파로호 주변 주민들은 지난 2001년 말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 북한 금강산댐(임남댐)의 수공(水攻)에 대비해 정부에서 화천댐과 평화의댐 상류인 파로호 물을 대부분 방류해 버려 호수의 생태계가 파괴됐기 때문이다. 파로호를 낀 화천·양구지역에서 고기잡이와 매운탕집 운영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2년째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주민들은 “고기잡이를 포기하고 불법으로 하천변에 곡식을 심어 겨우 연명하고 있다.”면서 “수도권 안전을 위한정책으로 댐 상류지역인 화천·양구지역 주민들이 처절하게 고통받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지역 주민들이 화천댐을 다목적댐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서 또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다목적댐으로 전환되면 300억원의 지역 개발비를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춘천지역 주민들도 최근 몇년동안 북한강수계 화천,춘천,의암,소양강댐에 대한 안전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정부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매년 홍수철이 되면 소양강댐 등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춘천지역 주민들이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집중폭우에도 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철저한 진단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더구나 지난해 강원도 영동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태풍 ‘루사’내습 때와 같이 일시에 89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리면 댐의 연쇄적인 붕괴와 함께 큰 재난이 우려된다며 ‘안전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소양강댐,광동댐,달방댐 등의 방류수로(水路) 및 수문 설치를 위한 조사설계를 올해 안에 마무리한 뒤 내년 초부터 본격 공사에 착수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소양강댐측과 하류의 춘천시가 10년 넘게 벌이던 ‘물값 시비’는 급기야 법정다툼으로 번졌다.하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소양강댐측은 ‘댐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댐 하류의 자치단체는 물값을 반드시 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춘천시는 “댐이 없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하류로 흐르는 강물을 취수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새삼스레 무슨 물값이냐.”고 반발하고 있다. 남한강수계인 동강 상류의 도암댐 존치를 놓고도 입씨름이 한창이다.청정했던 동강에 10여년 전 상류에 건설된 도암댐으로 인해 흙탕물 등 오염된 물이 흘러들면서 2급수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 영월·정선주민들의 반발이다.강릉시도 “도암댐의 오염된 물로 강릉시의 젖줄인 남대천이 죽어간다.”며 댐 폐쇄 주장에 가세하고 있다.최근 김진선 강원도지사까지 나서 “도암댐은 폐쇄하고 홍수조절기능만 해야 한다.”고 발표하는 등 일파만파로 공방전이 확산되고 있다. 안동,임하 등 2개의 댐이 있는 경북 안동지역 주민들도 댐으로 인한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댐 건설후 특산물인 사과 낙과와 기형으로 재배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잦은 안개로 인한 기관지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도 불만이다.더구나 댐 주변지역인 임동면 수곡교 교각 상판이 내려 앉고 마령리의 마령교도 상판이 부서지는 등 피해가 잇따라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댐건설로 인한 지반변동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전북 진안군에 건설된 용담댐은 상수원보호구역 지정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전북도는 도내 최대 상수원인 만큼 수질보전을 위해 만수위로부터 4㎞까지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진안군은 도의 계획대로 보호구역을 지정할 경우 군 전체 면적의 3분의 1이 묶이게 된다며 취수지점에서 4㎞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순창군에 건설할 예정인 적성댐 수몰예정지인 순창,임실군 주민들은 아예댐건설 자체를 결사 반대하며 수년째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강원도 춘천시는 장마철 춘천댐 상류에서 떠내려오는 쓰레기 처리를 놓고 해마다 댐관리소측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의암댐은 춘천시 유역면적을 넓히기 위해 폐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댐으로 인한 민원은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 ■김만기 수자원공사 부장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버릴 수 없는 것이라면,꾸준히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게 기본이자 원칙이다. 홍수와 가뭄이 바로 그러하다.태풍 ‘루사’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벌써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후·계절·지형적 특성으로 볼 때 주로 여름철에 집중되는 빗물을 적당한 크기의 물그릇(댐)에 모아 두었다가 물이 부족한 계절에 나누어 쓰고 홍수나 가뭄에도 대비하는 일은 여전히 물 문제를 대처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물론 대안으로 제시되는 물 아껴쓰기 등 수요관리나 녹색댐 등의 방법이 있지만,이런 방안은 물 문제의 근본적 해결에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지난해 ‘루사’로 인해 막대한 홍수피해를 겪었지만 전국의 다목적댐이 중요한 버팀목역할을 했다. 소양강과 충주댐은 한강 인도교의 수위를 3.7m,대청과 용담댐은 충남 공주지점의 수위를 7m 넘게 낮추는 대단한 효과를 발휘했다. 또 가장 피해가 컸던 낙동강 유역에서도 안동·임하·합천·남강 등의 다목적댐이 없었다면 하류지역의 피해는 상상이 어려울 정도로 컸을 것이다. 100년만의 왕가뭄으로 기억되는 2000년 봄만해도 다목적댐의 혜택을 누린 지역에서만은 가뭄피해가 전혀 없었다.가뭄과 홍수를 막아주는 최선의 방안이 댐임을 알 수 있다. 댐이 물 문제 해결의 훌륭한 해결책임을 무조건 부인하는 태도는 옳지않다.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지역발전과 삶의 질 향상에 충분히 기여하는 댐을 위해 지혜를 모을 때다. ■염형철 환경연합 국장 우리는 댐이 홍수를 막고,가뭄을 이기고,전기를 생산하고,물을 공급하는 만능의 존재라고 배웠지만 이는 허구일 뿐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대형댐 1214개 포함해 1만 8000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댐을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조밀한 ‘댐 공화국’이 됐지만 한국의 물 정책의 결과는 여전히 비참하기만 하다. 홍수피해는 갈수록 늘어 70년대 연평균 1323억원이던 피해액이 80년대엔 3554억원으로,90년대엔 6288억원으로 늘었다(95년 기준). 급기야 지난 여름에는 270명의 사망자와 6조 1000억원의 재산피해를 기록했다. 홍수 때 유출되는 499억t의 5%(23억t)에 불과한 댐의 조절량만 믿고 강변 습지의 90% 이상을 전용해 그곳에 도시와 농지를 만들었던 탓이다. 또 엄청난 댐건설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봄·가을엔 가뭄타령이 떠나지 않는다. 산지와 섬이 많은 우리 나라에서,댐으로 물을 댈 수 있는 곳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댐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 환경파괴와 생태계의 교란,댐 이재민의 발생,지역공동체의 해체와 침체 같은 비극은 제쳐놓더라도,효과가 의심스러운 댐의 비경제성을 더 이상 용납할 이유가 없다. 자연의 이치를 존중하는 겸손,자연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려는 공존의 물 정책이 시급하다.
  • 안희정씨 불구속 기소키로 / 검찰, 첫 영장청구때 창투사 돈 유입 알아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과 철저한 의혹 규명에 최선을 다해온 검찰의 수사의지를 이해하지 못한 결정이다.” 노무현 대통령 측근 안희정씨를 수사하면서 ‘억지춘향식 수사다.’‘부실 수사다.’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아온 검찰이 안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또 기각되자 몹시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검찰은 그러나 “정치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로비연루 의혹 등이 제기된 정치인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며 앞으로 고강수 수사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나라종금의 로비의혹을 수사중인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본부장 安大熙 대검 중수부장)는 25일 일단 안씨를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검찰은 그러나 다른 혐의를 찾아내 다시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검찰 관계자는 “법원이 두 번이나 기각한 만큼 기존의 범죄 사실만으로는 영장을 재청구할 생각이 없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어떤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허탈한 검찰 검찰은 구속영장에 안씨가 나라종금의 대주주인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 동생 효근씨,아스텍창투 대주주이자 우리들병원 원장 이상호씨의 부인 김모씨와 수차례 통화한 사실까지 제시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자가 관대한 처분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나 법원이 잘못된 과거 관행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노 대통령 수사계획 없다 검찰은 아스텍창투에 대한 추가 수사여부에 대해 ‘검찰권의 남용’이라는 표현으로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이는 안씨와 대통령의 관계가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독자적이고 대등한 관계였다는 검찰의 설명에서 이미 예견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아스텍창투 관련 사실을 처음 영장 청구 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아스텍창투와 관련된 사실을 안씨 변호인의 석명자료를 통해 지난 4월말 구속영장을 처음 청구할 때부터 알고 있었다.이 내용을 처음 영장청구 때부터 혐의사실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정치적 파장을 의식해 수위 조절했다는의심을 낳을 수 있는 대목이다. ●향후 수사과제 검찰은 민주당 김홍일·박주선 의원에 대한 조사를 마지막으로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 수사를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김·박 의원 모두 현역의원인 데다 김 의원의 경우 지병 악화로 입원 중이어서 검찰 계획대로 수사가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조태성기자 cho1904@
  • 野 ‘고영구 갈등’ 파상공세 / 임시국회 단독소집

    한나라당은 28일 고영구 국정원장 사퇴권고결의안 처리와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위해 5월1일부터 2주일간 일정의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국회에 단독 제출했다.한나라당은 특히 청와대가 서동만 상지대 교수를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임명할 경우 당력을 총동원한 대대적 공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그러나 민생입법 등은 이 문제와 연관짓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하는 등 공세수위를 조절하는 모습도 보였다. ●국회 정보위 파행운영 불가피 한나라당 이규택·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이날 박관용 국회의장 주재로 오찬회동을 갖고 5월 임시국회소집 문제를 논의했다.민주당 정 총무는 “고영구 국정원장 문제라면 대통령의 임면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임시국회 소집에 응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한나라당 이 총무도 “고영구 원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을 수 없다.”며 5월1일로 예정돼 있는 국회 정보위의 북핵관련 비공개 간담회에 대한 거부입장을 전달,정보위가 상당기간 파행될 전망이다. ●“민생입법은 별개” 수위조절도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은 이날 “대통령의국정인식과 판단이 위험 수위에 있으며,이념편향 인사를 국정의 핵심요직에 골고루 넣겠다는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대통령이 국회의 정당한 활동과 의원의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을 했는데 ‘이쯤되면 막 하자'는 것인지 묻고싶다.”고 성토했다.박종희 대변인은 “우리당은 민생법안을 이번 일과 연계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국정원장 임명과 무관하게 추경 편성에 원칙적으로 반대해왔다.”고 강조했다. ●민주 “독재적 발상” 청와대 엄호 청와대는 이날 반격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대신 민주당이 ‘청와대 엄호’에 나섰다.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하려는 의회독재적 발상”이라며 한나라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국회 정보위원인 함승희 의원도 “정보위는‘국정원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다수 의견이 있었음'이라고 청문회 과정을 정리했는데 일부 언론에서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는 식으로 잘못 보도해 혼선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전광삼기자 hisam@
  • 참여정부 50일 좌담 /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 - 원칙 중시 실사구시型

    노무현 정부가 15일로 출범 50일째를 맞았다. 역대 대통령한테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파격적 언행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대통령이 직접 기자들에게 장관인선 내용을 브리핑하고, 평검사와 토론을 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파격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왔다.대통령이 대북송금 특검제를 수용함으로써 여당 대신 야당의 손을 들어주자 여당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에게 반발하고,대통령이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의 국회통과를 촉구했음에도 여당의원들이 더 많이 반대를 하는 대목에 가서는 국민들은 ‘입법권 독립’이라는 기대 못지않게 ‘정치불안’을 연상시키는 일이 많았다. 이쯤에서 우리는 과연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를 짚어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에 대한매일은 지난 50일간 노무현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진단함으로써 향후 우리사회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대통령 리더십’의 모델을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14일 열린 좌담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거쳐 지금은 국가균형발전위원장으로서 참여정부의 핵심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성경륭 한림대교수와 대통령학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는 함성득 고려대 교수가 참여했다. 대한매일 이경형 논설위원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서 두 전문가는 지금 우리사회가 대통령 리더십 변화의 출발점에 서있다는 데 공감하면서 보다 민주적이고 원칙에 입각한 통치방식이 지속적으로 정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두 사람은 또 노 대통령의 리더십을 ‘실용적 리더십’으로 칭했다.어떤 이념이나 정파,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실사구시적 리더십이라는 평가다.다음은 좌담 내용. 1. 대통령 리더십 무엇인가 사회자 우선 민주주의 체제에서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총론적으로 말해달라. 성 위원장 노태우 대통령 이후 민주주의의 제도는 갖춰졌지만 성과는 답보상태다.리더의 몫은 사회 각 영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의견과 갈등을 조절하고 사회를 한발짝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그런데 원론적으로 말해 이 부분이 취약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95년도에 한번 1만달러를 넘었다가 지난해 다시 넘었다.8년동안 1만달러에서 오락가락한 게 전체적으로 리더십에 문제를 일으켰다.새 대통령이 이 문제를 인식하고 우리사회를 한발짝 나아가게 해야 한다. 함 교수 노 대통령이 취임한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스타일의 리더십을 창출할 호기다.노무현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이 될 수 없다.당권·대권 분리와 상향식 공천 제도 도입으로 공천권이 없다.또 무기로 삼을 지역도 없고 돈도 없다.따라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왕적 대통령은 권위주의적인 명령자였다.행정과 국가관료를 바탕으로 하는 ‘행정적 리더십’이 요체였다.하지만 앞으로 대통령은 타협과 협상을 통해 사회갈등을 조정하는 조정자가 돼야 한다.결국 행정을 효율적으로 다루는 것보다는,여야관계를 잘 이끄는 ‘입법적 리더십’이 요체가 됐다.다른 말로 ‘디지털 리더십’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성 위원장 독재권력과 대항하는 과정에서 양김씨 등 민주지도자에게 알게 모르게 공산권에서 보이는 지도자 숭배 현상이생겼다.일사불란한 수직적 명령체계였다.반면 노무현 정부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일하는 수평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눈에 잘 안 띄지만 실제로 상당히 수평적이고 권한 위임형 리더십이다. 사회자 새로운 리더십 등장과 21세기 한국의 국가과제를 연결해 얘기해보자. 노 대통령이 성취해야 할 우리사회의 과제는 무엇인가. 함 교수 민주주의 제도가 발전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있다.실질적으로 돈 안 드는 정치를 정착시켜서 정치를 안정화한 뒤 경제번영의 계기를 마련하는 게 직면한 과제다. 성 위원장 역대 정권별로 성과가 있었다.박정희 정권이 산업화시대였다면,김영삼 정부는 민주화시대,김대중 정부는 남북화해·정보화시대라 할 만하다.다음단계는 선진화시대다. 우리나라 경제는 지금 세계 12위권이다.일각에서는 2020년쯤이면 한국이 G7에 진입할 가능성 있다는 얘기도 한다.이처럼 지난 반세기 동안 양적인 면에서는 부끄러운 게 없었다.박정희 정권때 1인당 국민소득 80달러에서 시작,지금은 1만달러를 넘지 않았나. 그러나 질적인면에서는 부끄러운 게 있다.이 부분에서 선진화가 필요하다.자부심 갖고 외국인 만나서 떳떳하고 자랑스러우려면 고치고 바꿀 게 많다.전통문화적 요소를 바탕으로 인권과 민주주의 등 서구의 보편적 가치를 수용해 뭔가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게 노 대통령의 당면과제다. 함 교수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선진화의 주축은 역시 정보화가 아니겠는가.양적 측면에서 축적된 정보를 활용하면 새로운 생산적인 면을 많이 창출할 수 있다.질적인 면에서도 정보화하면 돈이 적게 든다.장외정치 안 해도 된다.커뮤니케이션이 쌍방향으로 될 수 있고,국가도 균형발전할 수 있다. 성 위원장 대통령이 실수할 수도 있다.과거에 대통령한테 요즘처럼 대한 적이 없는 것 같다.과거에는 언론이 대통령을 뭔가 보통 사람과 다른 거룩한 존재로 숭배했다.하지만 이제는 대통령이 평범한 사람중에서 됐다.거대구조보다는 생활구조 속에서 이웃의 한분이 된 것이다.이처럼 시대가 바뀌었다는 점을 언론이 제대로 이해하고 전달할 필요가 있다. 함 교수 우리 국민이 노 대통령을 뽑은 것은 지난 대통령들이 너무 권위적이고 권력을 남용한 데 따른 반작용이다.그러나 국민들은 막상 대통령이 너무 탈권위적이니까 어색한 것이다.또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사전에 경험이 없는지라 너무 파격인가 주저하기도 하고.이같은 어색함이 불안한 만남처럼 느껴졌는데,이제부터는 자연스러운 만남으로 바뀌어야 한다. 2. 어떤 특징 보이나 사회자 리더십의 요체는 용인술,즉 인사라고 볼 수 있다.노 대통령은 사람을 쓸 때 코드(Code:국정철학)가 맞는지 안 맞는지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또 의욕이 충만해서 그런지 청와대 비서실을 확대해서 한때는 ‘권력 비대화’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성 위원장 노 대통령의 가장 큰 특징은 원칙을 중시한다는 것이다.내가 대통령에게 끌렸던 부분도 이분이 원칙 때문에 손해날 일을 계속했다는 것이다. 취임후에도 대통령은 틈날 때마다 장관들과 워크숍하고 모여서 토론한다.이렇게 하는 것은 대통령이 일일이 지시를 못하니까 전체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일환인 것 같다.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사고하게만들고 뛰게 만드는 방법이다.굉장히 목표지향적이다. 함 교수 노 대통령은 한국 최초의 법조인 출신 대통령이다.또 장관을 지내본 대통령이다.이 두가지가 통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취임 전 대통령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대통령이 “보수 언론이 나를 대단히 불안한 사람으로 보는데,나처럼 원칙을 지키고 미래가 예측되는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말하더라.노 대통령은 원칙 있는 실용주의자다. 인간 노무현의 가장 중요한 노선은 실용주의다.놀라운 사실은 이 분은 뭐든지 빨리 배운다.자신이 컴퓨터를 접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정도다.장관을 임명할 때도 경제냐 비경제냐로 나눈다.경제는 안정을 중요시해 비개혁적인 사람을 앉혔고,비경제 분야에는 개혁적이고 파격적인 요소를 반영했다. 철저히 둘로 나눠서 이끌어가는 부분 보면 대단히 실용적이다.한·미관계도 명쾌한 승부수를 던졌다.자존심의 문제와 생존의 문제란 논리를 제시하면서 “생존이 더 급하니까 자존심은 나중에 하자.”라고 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실용주의자라고 볼 수있는데,그 차이점은 DJ가 정치 9단으로서 말을 바꿀 수 있는 실용주의라면,법조인 출신인 노 대통령은 원칙이 있는 실용주의를 강조한다.그러니까 장관을 임명할 때 임명 대상자가 걸어온 길을 본 뒤 신뢰가 생기면 그것을 바탕으로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성 위원장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토론하다가 이런 일이 있었다.부처 합동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문화부장관,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 복지부의 건강재정보험에 얼마나 도움이 됩니까.”라고 물어 깜짝 놀랐다.학자들도 그런 질문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내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맞는지 틀리는지를 여러 전문가들이 검증해 달라.”는 식이다.과거에는 대통령이 방향을 제시하면 교조화돼서 그걸 뒷받침하려고 억지논리를 개발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스스로 논리를 고착화시키지 않는다.가설로 내놓고 “검증해달라,다른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한다.일하는 사람들한테 큰 짐을 덜어주는 것이다.다른 얘기를 할 수 있으니까.그러니 토론에서 여러 대안이 제시된다.꾸준히 학습하고 토론하는 것, 아무도 노 대통령이 부시 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이라크전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노무현 지지그룹이 반대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노 대통령은 실용주의자니까 할 수 있었다.일부 외국언론이 노 대통령을 가리켜 포퓰리스트(대중인기영합주의자)라면서 한국투자가 어렵다고 하는데,정말 몰라도 너무 모른다.노 대통령은 그때그때 상황에 가장 맞는 판단을 하려 한다. 3. 대국민토론 효과는 사회자 대통령이 평검사와의 직접 토론을 벌이는 등 국민을 직접 상대하는 데 대해 찬반양론이 있는데. 성 위원장 노 대통령의 리더십의 큰 축 가운데 하나는 정면승부하는 것이다.검사들 문제도 갈등이 계속되면 심각하니까 대화해서 정면으로 푼 것이다.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임에는 틀림없다. 함 교수 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개인적으로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그런데 그날 농민대회에 갔다가 계란을 맞고 왔더라.한나라당 이회창후보는 안 갔는데,이분은 알면서도 가서 맞고 들어왔다.하지만 그때는 후보였다.지금은 대통령이다.선거운동할 때와 통치할 때는 다르다.전면에 나서는 것은 선택적으로 해야 한다.국민들로 하여금 ‘대통령이 모든 문제의 해결사구나,일개 검사도 만나주는데 내가 교원노조의 장이면 당연히 대통령을 만나야지 왜 장관급하고 만나냐.’라는 생각이 들게 하면 안 된다. 성 위원장 그때는 대통령이 비상한 방법으로 풀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대통령이 그런 모범을 보이니까 이후 노동부장관도 창원에서 두산중공업 문제를 직접 들어가서 풀지 않았나.폭발직전인 엄청난 갈등을 현장에서 풀었다고 한다.결국 평검사 토론회는 굉장히 적절했다고 본다. 함 교수 평검사 토론회는 잘 끝났으니 좋은데,그다음 국회연설에서 KBS사장 문제를 거론한 것은 잘못되지 않았나.지금 책임총리가 안보인다.장관이 안 보인다.대통령이 나서기 때문이다. 4. 국회와의 관계 사회자 당정분리로 대통령이 여당을 좌지우지하지 않는 데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위상을 재정립하려는 모습이 엿보인다.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대통령의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함 교수 50일동안 가장 잘한 것을 고르라고 하면 대국회·정당 관계다.정말 획기적이다.무엇보다 역대 대통령들이 했던 인위적 정계개편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야당당사를 방문하고 원내총무와 대화하는 것은 새로운 여야관계의 이정표를 만든 것이다.불과 50일만에 이 정도 이정표 만든 대통령은 없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성 위원장 국가와 국민 사이의 민주주의가 1차 민주주의라면,국가 기관끼리의 민주주의는 2차 민주주의다.직선제로 1차 민주주의가 달성됐다고 보면,지금은 2차 민주주의가 진행중이다.과거 대통령들은 행정·사법·입법의 3권을 다 갖고 있었다.지금은 대통령이 여당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고 국회도 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3권분립,즉 2차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국민의 정부보다 더 어려운 상황인데도 총리인준을 받았고,파병동의안도 통과됐다.대통령이 야당을 존중하고 진정한 국정의 파트너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리더십은 ‘통치’보다는 ‘협치’라는 말이 적절할 것 같다.지금은 국가적 사안에 대해 여야의 정파를 뛰어넘는 공동 협치의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이런 흐름이 외교안보통일분야에서 앞으로 경제분야로까지 확장되면 소수정부로서 상당히 국정관리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함 교수 그러나 불만족스러운 점도 있다.취임초 너무 바빠서 그랬는지 몰라도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시도하는 실마리가 안 보인다.지금쯤이면 대(對)여야 협상이 이뤄져야 하는데,민주당 내에서조차 틀이 안 보인다.당장 내년에 총선이 있는데 좀더 속도감 있게 해야 되지 않겠나. 사회자 당정분리로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가 어렵기 때문은 아닐까. 성 위원장 지금은 3권분립을 제대로 하는 구조라 굉장히 조심하고 있는 것이다.의견은 내놓고 있지만 더 적극적인 역할 못하고 있다.양당은 기득권에 발목이 잡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이런 때 시민사회가 나서야 한다.의아하게 생각하는 건 시민단체가 뭔가 적극적으로 발언해야 하는데,근본적인 정치제도개혁 얘기가 안 나오고 있다. 함 교수 정치개혁을 하지 않으면 노무현 정부의정체성에 위기가 온다.대통령이 “지역구도를 깨뜨릴 수 있는 선거제도를 도입하라.”고 적극적으로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국민이 뽑을 때 가장 바라는 것이 정치개혁이었다.대통령이 좀더 진지하게 문제를 생각해야 된다. 5. 공직사회 개혁방향 사회자 노 대통령은 공무원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개혁하려고 한다고 보나. 성 위원장 공무원이 개혁 대상이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공무원사회의 문제는 사람 문제가 아니고 잘못된 관행의 문제다.나는 ‘나쁜 시스템’이 ‘나쁜 행위’를 만든다고 본다.사람을 개혁 대상으로 볼 수 없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가 개혁 작업할 때 동원한 초기 기획그룹이 대부분 공무원들이다.자기 문제를 자기들이 더 잘 알기 때문이다.공무원들을 개혁의 주체로 바로 세워주는 것,공무원들을 인정해 주는 것,그들에게 스스로 바꿀 게 없는가라고 질문하고 자각하고 바꾸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개혁대상으로 몰아가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함 교수 정부개혁과 관련해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새 정부 들어 청와대 인력이 93명이나 늘었다는 점이다.이렇게 되니 일반 부처도 너도나도 증원을 요청해 놓았다고 한다.공무원은 늘려놓으면 줄이기 힘들다.책임장관제의 씨앗은 잘 안 보이고 행정부는 비대화되는 게 걱정이다. 성 위원장 청와대 인원이 늘어난 것을 긍정적으로 보면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다. 함 교수 노 대통령의 공약은 지방화인데,중앙행정부가 이렇게 비대화된다면 지방화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 6. 바람직한 외교 리더십 사회자 노 대통령의 직설적 화법이 민감한 외교전선에서 악영향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대통령의 발언은 최종단계여야 한다는 지적도 많은데. 함 교수 노 대통령은 자존심의 외교를 강조해서 당선됐다.그런데 취임후 지금까지 외교는 자존심의 외교를 지양하고 생존의 외교를 우선시하는 쪽으로 변이됐다.이 과정에서 많은 수사적 물의라면 물의가 있었다.그러나 생존의 외교를 펼치고 있는 점은 평가해줘야 한다.대통령은 대미외교가 경제와 직결된다고 느끼자 시민단체의 반대를 뚫고 이라크전 파병을 밀고 나갔다.대단한 변화다. 하지만 외교적 수사 없는 직설적 표현은 외교에서 안 좋다.참모를 충분히 활용하는 게 좋다.지금은 국제적 지도자로 발돋움하는 진통으로 보고 국민들이 좀 기다려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성 위원장 직설 표현이 많다는 점은 나도 인정한다.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전략적 모호함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본다. 함 교수 지금까지 노 대통령은 탈권위주의적이고 진취성,진솔한 면으로 인정받았다.그러나 국제적 지도자는 세련미와 품격,중후함,신중함이 있어야 한다.이것이 글로벌 리더의 요소다.자신이 이 문제를 체화해야 한다. 7. 대언론관계 사회자 새 정부 들어 언론과 불편한 관계가 표출되고 있다.노 대통령으로서는 여론정치가 중요한데,나쁜 영향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함 교수 왜 이 시기에 대언론 작업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노 대통령은 기존 보수언론에 대한 피해의식이 좀 있는 것 같다.자신의 본모습이 대단히 왜곡된다고 보는 것 같다.방송보다 보수 활자매체가 불안정한 이미지를 고착화시켰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편향성이 있는 것이다.신문보다는 방송에치중하는 게 보인다.오보와의 전쟁도 해야 되지만,매체 특성에 따라 그러는 건 문제다.다른 복잡한 일도 많은데 언론부터 손을 대면 여론을 양분화시킬 우려가 있다. 8.노대통령에 거는 기대 사회자 결론적으로 노 대통령은 어떤 리더십을 지향해야 하는지 정리해달라. 성 위원장 이 시대에서 대통령은 일종의 북극성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국민을 지배하는 게 아니고,국민에게 방향점이 돼달라는 것이다. 함 교수 노 대통령에게는 지금이 위기이자 기회다.국민이 민주화 대통령한테 실망한 것은 부정부패였다.이것만 제대로 해도 대단한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미국의 위대한 지도자에게는 보수도 진보도 없었다.루스벨트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를 뭉뚱그려 루스벨트 이념 만들었다.그게 ‘뉴딜정책’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집권 초기 너무 많은 일을 하려 했고,자신이 너무 나서서 실패했다.노 대통령도 사소한 일보다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정리 김상연 박정경기자 carlos@ 함성득 고려대 교수 ·미 카네기 멜론대 박사 ·조지타운대 교수 ·한국 대통령학연구소장 ·한국의회발전 연구회 상임이사 성경륭 한림대 교수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미 스탠퍼드대 박사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
  • [사설] 재계, 위기 탓하기보다 투자확대를

    전경련 등 경제 5단체가 그제 ‘현 경기침체를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위기’로 진단한 것은 적확한 경제상황 인식이라고 평가한다.위기의 원인이 주로 이라크전과 북핵 위기 등 경제외적 변수에 기인하고,재계가 경제상황을 다소 과장한 면도 있지만 모두가 겸허하게 경청할 일이다.정부도 사실상 이같은 위기상황은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노무현 대통령이 기업이 감당할 수준에서 시장개혁의 속도를 조절해 추진하고,김진표 경제부총리가 한국경제의 5중고를 언급한 점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우리경제는 지금 무척 어려운 형국이다.거시지표는 물론 실물경제 동향 또한 엉망이다.무역수지가 4개월째 적자를 기록하고,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과 저성장에 시달리고 있다.기업들의 재고가 쌓여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고 투자심리마저 얼어붙어 있다.라면이 안 팔리고 택시가 텅텅 빌 정도로 국민들의 소비심리도 위축돼 있다.여기저기서 5년 전보다 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특히 가계부채는 외국투자가들이 제2의 환란 진원지로 꼽을 만큼 심각한수준이다. 우리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이 먼저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정부가 경제운용방향과 시장개혁 정책을 공표한 이상 기업은 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경쟁력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위기론을 앞세워 경제개혁에 딴죽을 걸기보다는 핵심사업과 기술개발 투자를 늘려 난국 극복 이후에 대비해야 한다.감축경영으로 고용불안과 내수위축을 부추기기보다 이럴 때일수록 채용을 늘리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정부도 안이한 경제인식을 버리고 시장의 불안감을 씻어줘야 한다.기업의 투자 및 수출촉진책을 조속히 시행해 신뢰를 되찾고 재계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 요즘 어떻게/서울대 교수로 돌아온 김명자 前 환경부장관

    LG·KTF 사외이사… 여기저기 특강 요청 하루가 부족하지만 항상 프로근성으로 3년 8개월의 장관생활을 마감하고 서울대 교수로 돌아온 김명자(金明子·59) 전 환경부장관.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외쳤지만 세상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은 ‘왜 그렇게 잘 나갈까.’이다.강단에 서게 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기업체들도 ‘모시기경쟁’에 나서고 있다.최장수 여성각료로서 발휘한 국정장악력과 리더십을 배워보자는 까닭에서다. ●너무 바쁩니다 그래서 휴식과 생활의 템포를 조절할 틈도 없이 바쁜 일과를 계속하고 있다.각 대학과 지방자치단체,기업체 등으로부터 강의와 사외이사직 제의 등 ‘러브 콜’이 이어지고 있다. 공식 직함은 서울대학교 기술정책대학원 초빙교수.3월초부터 대학원생 30명에게 ‘환경 및 에너지 산업정책’ 강의를 하고 있다. 27일 김 전 장관을 만나기 위해 봄 기운이 완연한 서울대 관악캠퍼스를 찾았다.기술대학원 건물 4층에 마련된 연구실을 찾았을 때 한창 강의를 준비중이었다.여느 때처럼 화사한 옷차림과 흐트러짐 없는 자세였다. 학교측이 임시로 마련해 줬다는 연구실까지 오르락 내리락하려면 다리품 좀 팔겠다는 질문에 “일부러 운동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제대로 갖춰진 곳에서 만났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특유의 섬세함을 보였다.서울대측은 김 전 장관에게 새 연구실을 마련해 줄 예정이다. “여기저기 특강요청에 불려 다니다 보니 정말 바쁘네요.실제 과천(환경부)을 떠난 뒤로 쉰 날이 손에 꼽힐 정도예요.하지만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울 따름입니다.” 김 전 장관은 첫 대화부터 일을 놓고 몸이 편해지는 걸 용납하지 못하는 성격의 일단을 드러냈다.장관 때보다 좀 더 여유로운 ‘자유인’의 생활을 기대했지만 3월초부터 강의와 강연을 맡아 정신없이 일과를 보내고 있다는 얘기다. “대학원 강의는 일주일에 3시간이지만 매일 학교에 출근하고 있어요.그동안 무역협회와 대학원 고위정책과정,지방자치단체,환경·여성단체 등 가리지 않고 강연했지만 앞으로는 수위조절을 해가며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지방강연 등은 가급적 자제할 생각입니다.장관직을 떠나면 마음대로 시간을 재단해서 쓸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지만 오히려 하루가 더 짧게 느껴지네요.교수라는 직분에 충실하고 충분히 강의준비를 위해서 아예 서울대 근방으로 집을 옮길 생각입니다.” ●잘 나가는 비결은 그는 최근 LG생활건강 사외이사로 선임됐고 조만간 KTF 사외이사로 선임된다. 국민의 정부 각료 가운데 가장 잘 나가는(?) 사람으로 꼽히는데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느냐고 묻자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글쎄요,일을 겁내지 않고 어려운 일일수록 의욕이 생긴다고 하면 답이 될까요.장관생활 3년8개월,그리고 교수로 재직한 27년도 성실하게 프로근성으로 일한 것밖에 없습니다.기업체 사외이사직을 수락한 것은 각종 정부정책 추진과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살려 봉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가 작용했습니다.국가나 기업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고 대답했다. 그의 말에서 기업체 사외 이사직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배워 보겠다는 의지가읽힌다.남성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지던 시절에도 이미 과학기술계에 몸담고 있었기에 이런 경험이 낯설지 않다.오히려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즐기는 듯했다. ●프로는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처음 환경부 장관에 부임했을 때 여성장관이라고 다소 긴장을 늦췄던 환경부 직원들이지만 퇴임 후에는 ‘빈틈없는 일처리와 뛰어난 자기관리 능력’을 갖춘 ‘명(名)장관’으로 평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프로’는 아프거나 게으름을 펴서는 안되죠.특히 가정사를 핑계로 지각하거나 약속을 어긴다는 것은 공복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일터에 지각하거나 약속을 어긴다는 것은 제 자신이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런 자기관리와 일에 대한 철학은 리더십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말보다는 능력을,눈가림보다는 정직하고 한결 같은 사람을 신임했기 때문이다.반면 잘못을 모면하기 위해 뻔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질색이다. “일을 하다보면 누구나 잘못이 있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잘못한 것과 처음부터 적당히 일하고 변명이나 늘어놓는것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업체 등에서 그녀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사람을 부릴 줄 안다.’는 점이다.그래서일까.아직도 잘못된 관행과 요행을 추종하는 일부 공직자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비판을 한다.그의 인사 철학은 자기몫 챙기는 데에만 급급한 사람은 절대 관리자로 앉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미모와 뛰어난 패션감각도 잘 나가는 이유중의 하나가 아니냐는 질문에 “이 나이에 그런 말을 듣는다는 게 어색하고 오히려 놀리는 기분이 든다.”고 정색을 하고 말했다.다분히 핀잔을 주는 듯한 대답이었으나 싫지만도 않은 표정이었다. 참여정부 건설교통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을 때의 심정과 앞으로 또 장관직 제의를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해 하자 “어려운 질문입니다.하지만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라고 봅니다.인위적으로 거스를 수도 응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라면서 미소로 답했다. 글 유진상기자 js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
  • “시장개혁 속도·수위 조절”출자총액제한등 당분간 유지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 밝혀

    강철규(姜哲圭·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고 지적,정책수행 과정에서 대기업집단의 영향력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다.정치적 목적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공정거래정책이 왜곡되는 일도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강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출자총액제한 등은 계속 유지해나가되,대내외 경기여건을 고려해 개혁의 속도와 수준을 조절해나가겠다.”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던 시절,전경련 해체를 주장했는데 그 소신에는 변함이 없나. 그 발언은 1997년 외환위기 직전에 한 것이다.당시에는 재벌체제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으며,재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전경련이 정부의 정책결정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판단했다.지금도 전경련이 큰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는가.다만 공정위원장 신분으로서 임의단체의 해체 여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시장경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정책역점을 두겠다고 했는데. 시장경제 원리라는 것은 한마디로 교통이 혼잡한 사거리에 신호등을 달아놓은 것이다.신호등이 잘 작동되지 않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다.첫째는 교통순경이 신호등을 꺼버리고 수신호를 보내는 경우다.정부의 과도한 규제를 의미한다.다음은 신호등이 작동하기는 하는데 힘 센 운전자가 잘 지키지 않는 경우다.기업들의 부당내부거래,담합 등이 해당된다.두가지 실패요인을 최소화하는데 정책역점을 둘 것이다. ●출자총액제한및 계열사 상호출자,채무보증 금지제도는. 우리나라 기업집단은 일본식 ‘관계 중심형’에 총수가 지배하는 후진국형이다.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이 나올 때까지 현행 제도들을 유지해나갈 방침이다.집단소송제가 조기 도입되더라도 출자총액제한은 필요하다. ●삼성이 올해 부채비율 100% 미만을 달성해 출자총액 규제에서 벗어날 전망인데. (규정을 고쳐 계속 규제할 지 여부는)아직 현안파악이 안돼 말할 수 없다. ●재벌개혁의 속도와 수준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하지만 대내외 경기여건을 볼 때속도조절은 분명히 필요한 시점이다.그리고 재벌개혁이 아니라 시장개혁으로 불러달라.경기가 더 나빠지더라도 부당내부거래조사 일정은 이미 예고된 만큼 그대로 진행한다. ●재벌개혁과 시장개혁의 차이점은. 재벌개혁은 시장개혁의 일부분이다. 안미현기자 hyun@
  • 대통령 - 경제단체장 대화/ 盧 “SK수사 경제부담 없게 배려”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손길승 전경련회장을 비롯한 경제5단체장과 오찬을 같이했다.노 대통령은 정부 과천청사에서 재정경제부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청사 국무위원 식당으로 옮겨 경제단체장들을 만났다.최근 검찰이 SK에 대해 전격적인 수사를 벌여 최태원 회장을 구속,재계가 잔뜩 움츠러들고 있는 시점에서 대통령이 재계 대표들을 만난 의미는 작지않다.재계는 정부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 검찰 수사 관련해 특별한 의도가 없다.이런 일로 부담이 되지 않도록 배려하겠다. ●손길승 회장 체감경기가 나빠지는 이런 때일수록 재계와 정부가 수시로 모여 대안을 만들고 호흡을 맞출 필요가 있다.대통령의 비전 구체화를 공유해야 희망이 생긴다.정·재계 상시협의체를 상설화해서 대통령께서 주재해주시기 바란다. ●노 대통령 정·재계 오늘 만났다.12일 총리가 또 재계 대표들을 만난다.학계와 노동계 대표도 만날 예정이다.함께 인식을 맞출 수 있는 데까지 맞춰 나가자.어려운 때이나 도움 부탁한다.동북아 프로젝트와관련해 경제단체에서 태스크포스 따로 만들어 독자추진한 다음에 실무차원에서 정부측 태스크포스와 따로 만나 협의해나가기 바란다. ●권오규 정책수석 대외적인 기업설명회 부분의 협조를 당부한다.기업들이 외국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경우 기업설명 활동에 적극 나서 주기를 바란다. ●손 회장 이미 활동중이다.프로젝트 구체화시키겠다. ●김재철 무역협회장 통상문제 관련 통상전문가 양성 필요하다. ●노 대통령 공직사회 제도와 문화를 전반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재계에서도 통상전문가를 양성해서 지속적으로 관리해달라.정무직 통상전문가에 민간전문가들을 채용하는 것도 검토해보겠다. ●박용성 상의회장 노 대통령의 시장개혁 원칙을 재계도 수용한다.재계 내부에서도 정도(正道)경영하자는 합의 이뤄지고 있다.시장개혁의 완급조절을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집단소송제 반대 안 한다.배려 부탁한다. ●노 대통령 시민단체 의견 수렴해 집단소송제를 추진하겠다.우리사회 불신의 골이 깊다.노사문제 여러모로 어렵다.나도 적극 대화에 나서겠으니재계에서도 원만히 해결되도록 협조 부탁한다. 곽태헌기자 tiger@ ◆재계 반응 10일 노무현 대통령과 경제5단체장의 공식적인 첫 ‘대화’를 지켜본 재계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재계의 불안이 오히려 더 커졌다.’는 쪽과 ‘불신의 벽을 허물 계기는 마련했다.’는 해석이 분분했다. S사의 한 임원은 “재계의 검찰총장이라고 할 수 있는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인물을 선임하는 등 현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는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면서 “재벌정책이 예정된 수순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S사의 한 관계자도 “어제 대통령과 검사들간 대화에서 향후 재계에 대한 ‘사정’의 강도가 심해질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재계가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는 ‘새우’ 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대화에서 ‘정·재계 상설협의체 설치’ ‘동북아프로젝트 태스크포스 구성’ 등 재계와 정부쪽이 서로 필요한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뢰의 ‘싹’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H사 관계자는 “정부는 동북아 프로젝트 등과 관련해 재계의 힘이 필요하고,재계는 경기부양 및 기업활동 보장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재계와 정부가 여러차례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필요성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도 “인수위 활동기간과 대통령 취임식을 전후로 SK에 대한 수사 등으로 재계가 크게 위축됐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경제’를 생각하면 상호신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점을 양측이 똑같이 인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뉴스 인사이드] 다면평가 공직사회 두목소리

    행정자치부와 중앙인사위원회는 1급 이하 인사에서 다면평가제를 전면실시하는 내용의 인사운영 지침을 10일 각 부처에 시달할 예정이다.하지만 다면평가제에 대한 공직사회 내부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온 기존의 인사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공직사회 내부 결속을 해칠 뿐 ‘인기투표’에 불과하다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9일 현재 54개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39개 기관에서 승진·보직·성과금·포상 등에 활용하고 있는 다면평가에 대한 공직사회의 평가를 중간점검해 본다. ●탐탁지 않은 다면평가제 정부부처의 한 공무원은 “솔직히 피평가자의 능력보다는 인간성이나 개인적 친분에 의해 평가가 좌우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대폭적인 제도개선이 없는 한 유명무실한 제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공직 내부에서는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이 업무성과가 높은 사람보다 평가결과가 좋게 나올 것이라는 냉소적인 목소리가 많다.일부 다면평가에대해 오해가 있기는 하지만 ‘인기투표’‘인민재판식 평가’로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 공직사회의 뿌리 깊은 집단·연고주의가 사라지지 않은 한 부하가 상관을 평가하고 동료가 동료를 평가하는 것은 내부 결속을 해칠 뿐만 아니라 비용과 시간만 소요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평가기준이 다른 만큼 평가의 형평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평가자의 성향에 따라 피평가자들이 불리함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사행정의 공정·투명성 확보위해 필요 그러나 이같은 문제점과 오해에도 불구,인사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사실 그동안 공직내부 인사가 상급자에 의한 1인 평가에 의존함으로써 출신학교와 출신지역,직종 등에 대한 편견에 따라 평가하는 경향이 많았다.객관적으로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는 장치가 거의 없어 능력보다는 이른바 ‘백에서 밀렸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만큼 어떻게든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더이상 인사 때마다 특정인에 대해 ‘○○도 출신’‘◇◇고 출신’‘고시 △△회’라서 높은 인사고과를 받았다는 등의 꼬리표가 따라 붙는 현실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정부가 주장한 공직 내부의 ‘서열파괴’와도 맥을 같이한다. ●본격 도입에 앞서 시급한 제도보완 찬·반론자 모두 현행 제도 유지는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평가방법을 다양화해야 하며,평가 방법에 대한 철저한 사전교육,직군과 직급에 따른 평가기준과 평가자별 반영비율의 합리적인 설정,호의적이거나 악의적인 평가에 대한 엄격한 제재장치 마련,평가자의 익명성 보장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앙인사위원회 관계자는 “어떠한 제도도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으며,비판과 토론과정을 거쳐 보완·발전하게 된다.”면서 “현재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부처를 대상으로 문제점 등을 파악해 개선책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장관들도 다면평가 찬반양론 장관들이 공직사회의 다면평가제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털어놨다.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8일 열린 이틀째 참여정부 국정토론회에서다.이날 오전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인적자원센터소장이 ‘과거 정부인사의 실패사례’를 발표한 뒤 다면평가에 대한 장단점을 놓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다면평가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민간기업에서는 쓰지 않고 있다.”며 “다면평가를 하면 밑에 있는 사람들의 눈치를 볼 수 있다.”고 반대했다.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은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높은 자리에 갔을 때 사기에 미치는 영향은 중요하다.”고 다면평가를 인정하면서도 “출신지역 등에 따른 선호가 다른 편견을 제거해야 한다.인기위주로 돼 마당발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명숙 환경부 장관도 다면평가의 부정적인 면을 지적했다.그는 “2년여간 다면평가를 해본 결과 개혁사업이나 특별한 프로젝트를 추진력있게 강행하면 일 부담을 주기 때문에 다면평가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한 장관은 “다면평가를 하면 일 적당히 하고,사람좋은 사람이 좋은 결과를 받기 때문에 각 부처에서는 소신있게 일할 동력이 떨어지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이어 “정책보좌관 임명과 관련해 부처 내에서는 각종 (좋지 않은)소문이 나돌고 있다.”면서 “각 부처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정책보좌관을 (제대로)임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사문제와 관련해 민감한 사안도 거론되자,사회자가 “지금 기자들에게 (토론이)생중계되고 있다.”면서 “공개가능한 사항을 말해달라.”고 발언수위를 ‘조절’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민감하더라도 할 말은 해야죠.”라고 말해 언로를 막지 않았다. 이에 김영진 농림부 장관은 다면평가의 장점을 옹호했다.그는 “내부적으로 승복문화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외부적으로는 납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서 “여러 우려에도 동감하지만 다면평가가 정착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다면평가에 여러 부족함이 있으나,신뢰를 통해 얻는 게 워낙 크다.”면서 “다만 다면평가만으로 인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참고사항이 되는 것이며,진급 인사의 경우는 부분적으로 반영되므로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마무리지었다. 곽태헌기자 tiger@
  • ‘대구 참사’ 뒷수습 정신없는데…여론 집중포화에 악소문까지 시장·지하철공사 사장 곤욕

    지하철 참사 뒷수습에 바쁜 대구 공직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구시장과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이 연일 곤욕을 치르면서 부하 직원들도 안팎으로 처신하기가 매우 힘들어진 탓이다.대구 관가에는 저기압골이 오래 머물 전망이어서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5년 상인동 대구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사고 직후 조해녕(曺海寧)시장이 지하철과는 악연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그가 대구시장으로 재임했던 점을 빗댄 말이었다. 조 시장은 이번 참사 다음날인 19일 설화까지 당했다.시장실 앞에서 “지하철역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달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에 “나도 바쁜 사람이다.”라며 고함을 질렀다는 것.대구시측은 이를 부인했으나 일부 언론을 접한 네티즌들이 시장을 비난하는 글로 대구시 홈페이지를 연일 도배하고 있다. 조 시장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사고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았다는 여론의 집중포화. 특히 실종자 가족들은 유류품을 하나라도 더 찾기 위해 밤을 지새우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고 이 것을 바로 조 시장에 대한 불신감으로 연결시키고 있다.엉터리 실종신고가 넘쳐나면서 두번 울고 있는 실종자들의 격앙된 심정이 반영된 것. 20일에는 유가족들과 면담 도중 조 시장이 다리를 꼬고 앉자 유족들이 문제삼는 등 조 시장의 일거수일투족이 실종자 가족에게 감시당하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실종자로 인정하는 범위를 협의하기 위해 23일 실종자 가족들과 조 시장이 만나는 자리에서는 마이크가 날아드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다행히 조 시장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면담 분위기는 일순간에 썰렁해지고 말았다. 윤진태(尹鎭泰)대구지하철공사 사장도 마음이 착잡하다.지하철 안전에 대한 관심이 유별났지만 이제는 안전이 그의 목을 옥죄고 있어 아이로니컬하다. 지난 2001년 7월 제 3대 지하철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던 윤 사장은 취임 초기 1개월여에 걸쳐 지하철 전구간(26㎞)을 걸어다니며 시설점검을 했다.그 뒤에도 1년에 2∼3차례에 걸쳐 심야 점검에 나서 숨은 일꾼이란 평을 받아왔다. 이 같은 그의 노력도 이번 참사로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경찰이 여론을 감안해 수사 수위를 조절하면서 사법처리 대상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22일에는 예정했던 외아들(26)의 혼사를 치르면서도 참석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새정부 장관·자치단체장 권한 강화

    새 정부에서는 부처별로 ‘인사총량제’와 ‘예산총량제’가 도입돼 중앙부처 기관장의 권한이 강화될 전망이다.또 원활한 지방분권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인원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표준정원제’와 용도를 지정하지 않은 보조금을 자치단체에 주는 ‘포괄 보조금제’도 실시된다. ●장관의 권한 확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16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조직법과 예산회계법 등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업무 성과가 우수한 장관과 부처에 더 많은 권한과 예산을 배분하는 등 책임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밝혔다.인수위 관계자는 “차기정부에선 장관이 조직과 인사,예산 권한을 외부 입김 없이 실질적으로 행사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면서 “부처마다 인사총량제와 예산총량제를 도입,부처 조직의 탄력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총량제는 각 장관이 부처 업무수요에 따라 인사와 조직을 가변적으로 운용하고,예산총량제는 예산을 총액기준으로 지급받아 사업 우선순위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제도이다.지금까지는 부처가 과(課) 하나를 신설하더라도 행정자치부 및 기획예산처와 협의해야 하고,예산 전용이 엄격히 제한돼 조직의 경직화와 저효율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강력한 지방분권 추진 새 정부는 지방분권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자치단체장들의 자치조직권과 예산권을 확대키로 확정했다.행정자치부는 이달 중 행정단위별로 표준정원제를 고시한 뒤 자치단체별로 정해진 범위 내에서 단체장이 재량으로 기구와 공무원 수를 확대하거나 증원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원 수를 증원할 경우 행자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지방재정과 관련,용도가 지정되지 않은 보조금을 지방자치단체가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포괄 보조금제’도 예산 부처와의 협의가 끝나는 대로 도입할 방침이다. 노무현(盧武鉉) 당선자도 각 지방토론회에서 지방분권 촉진과 단체장의 인사·예산권 권한 강화를 위해 두 제도의 실시를 약속했었다. 아울러 광역과 기초단체의 기능중복을 조사해 재배분하는 것을 비롯해 시·도지사회의를 정례화하고,6300여개의 특별행정기관 기능을 조정하는 등의 개편작업도 이뤄진다. 이종락기자 jrlee@
  • 큰 정부가 좋은 정부인가

    청와대 비서실에 이어,일부 정부부처 조직들도 확대 개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희상(文喜相)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는 11일 “현재 청와대 수석에 주어진 부처간 업무조정기능을 국무조정실장한테 넘겨 내각의 행정수행에 대한 책임성과 권한을 확대할 방침”이라면서 “이를 위해 실장 아래 차관급 차장 1∼2명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국민에게 질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를 주장해왔고,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라는 설명이다.그러나 인수위 주변에서는 과연 ‘큰 정부’가 ‘작은 정부’보다 질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효율적 정부가 될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몸불리는 청와대 지난 9일 인수위가 발표한 청와대 직제개편에 따르면 2실장 6보좌관 5수석 체제로,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보좌관이 장관급이고,차관급만 10명이었다.게다가 장·차관급으로 구성할 국정과제팀의 위원장 4명이 신규로 청와대 비서실에 편입된다.행정·사무인력도 현행보다 15∼2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새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은 ‘국민의 정부’ 출범 초기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몸집을 불린 상태다.1998년 2월 청와대 비서실은 1실장 6수석으로 가볍게 출범했다. 민정수석과 교육문화수석을 뒤늦게 신설,99년에 1실장 8수석이 됐다.지난해 4월 청와대는 장관급인 외교안보특보와 경제특보 자리를 또다시 만들었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던 시기에는 신자유주의의 영향을 받아 ‘작은 정부’를 선호했지만,노 당선자의 참여정부는 ‘효율적인 정부’에 무게를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특히 청와대 비서실이 정부정책의 조정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행정 전문가들은 그러나 “보좌관제를 도입해 청와대가 부처에 군림하는 것을 피했다고 하지만,국정과제팀이 각 부처간의 조직과 기능을 조절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며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면,업무의 중첩과 기능의 중복으로 ‘옥상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킨슨 법칙이 우려되는 새정부 노 당선자는 총리실의 권한을 확대해 부처간업무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등 위상을 높일 방침이다.이에 따라 국무조정실장을 국무위원으로 위상을 높이고 실장 아래 차관급 차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정부 일각에서는 “정부 조직을 만들기는 쉽지만 없애기는 어려운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업무의 질과 상관없이 공무원 숫자는 늘어난다.’는 파킨슨의 법칙이 새정부에 적용될 가능성도 높다.”고 비판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인수위, 현정부 정책 줄줄이 뒤집기 애꿎은 국민만 골탕

    현 정부가 추진해 온 각종 정책에 대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줄줄이 백지화,재검토,사업축소,속도조절 등 ‘브레이크’를 걸면서 애꿎은 국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정책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이를 지키지 못한 책임은 인수위나 정부 모두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특히 정책수정에 따른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을 단순한 집단·개인의 이기주의로만 몰고 갈 게 아니라 국민들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혼선을 준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5일 발표된 ‘내국인의 외국인학교 입학자격 완화’(5년 이상 해외거주→3년 이상 거주)의 유보.교육인적자원부·재정경제부 등 관련부처와 전교조·교총 등 교원단체,시민단체 등이 1년 이상 머리를 맞대 어렵게 만든 안이지만 인수위가 사실상 백지화했다. 미국에서 3년간 살다가 지난해 귀국,새롭게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K(정부산하기관 직원)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해외유학 등 다른 조치를 취했을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특별지시와 재경부·기획예산처·과학기술부의 공동작업을 거쳐 지난해 9월 발표됐던 이공계(理工系) 유학생 국비지원 방침도 인수위의 반대로 사실상 큰 폭의 축소가 불가피해졌다.이 때문에 관련부처에는 난감해진 국비유학 희망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인수위가 경제자유구역 예정지인 인천 송도신도시를 정보기술(IT)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대덕밸리벤처기업들과 대덕연구단지 과학기술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이들은 “인수위의 계획은 황무지에 처음부터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발상”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 부문에서도 기업들의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인수위에 의해 정부안의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당장 남동발전 매각에 비상등이 켜졌다.지난달 실시된 입찰에는 포스코,SK㈜,한국종합화학 컨소시엄,해외업체 1곳 등 4개 업체만 참여했다.당초에는 국내외 14곳이 관심을 보였지만 전체적인 민영화 틀이 어그러지면서 나머지 기업들이 발길을 돌렸다.이로 인해 매각무산은 물론,헐값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이 경우 축나는 것은 국민세금이다. 경인운하건설사업도 마찬가지다.인수위의 사업 백지화 언급 해프닝 이후 ‘건설 찬성파’(건설교통부와 한국개발연구원,관련 지방자치단체 등)와 ‘건설 반대파’(인수위와 환경단체 등)의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관련지역 주민과 건설업계는 개발비·보상비 등 복잡한 문제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다. 정부관계자는 “인수위의 발표 가운데 상당수가 인수위 전체가 아닌 개별 자문위원 차원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한 뒤 국민에게 중요한 ‘정책의 예측가능성’이 손상되는 상황을 우려했다.서울대 박효종(朴孝鍾·국민윤리교육과) 교수는 “인수위가 정책의 최종 결정기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학교 입학자격 완화 등 이미 입법예고까지 된 정책을 백지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국민들이 느낄 정책 혼선을 최소화하는 데 좀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盧 “”흥정대상 아니다””언급 안팎/재벌개혁 강공으로 바뀌나

    새 정부와 재계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긴장감의 정도 어느 때보다 강하게 느껴진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이례적으로 직접 언급했고,발언의 강도도 강력하기 때문이다.따라서 ‘긴장감’보다는 ‘전운(戰雲)’이라는 표현이 현 상황 설명에 가까울 것같다. ‘재계가 재벌개혁 정책을 놓고 왜곡해서 흔들고 있다’는 노 당선자의 지적은 재계의 반발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다.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집단소송제,출자총액한도제 강화,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금융사 계열분리제,금융권 의결권제한 등의 재벌개혁 정책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조목조목 반대하고 나선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노 당선자는 집단소송제 등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재벌개혁에서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을 쳤다.아울러 ‘(재계 반발을)정면돌파하겠다’는 발언에서 재벌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도 읽혀진다.집단소송제에 반대한다면 허위공시라는 위법행위를 하겠다는 것인 지를 재계에 직접 따지겠다고 했다. 이에따라 당선자의 재벌개혁 드라이브가 얼마나 반전될 지가 주목된다.노 당선자가 지난달 ‘점진·자율·단계적’이라는 재벌개혁 3원칙을 밝히면서 재벌개혁의 속도가 조절되는 듯한 조짐을 보였다.전경련이 반대의견을 낸 시점도 3원칙이 나온 뒤였다.당선자의 발언은 집단소송제 등의 개혁 정책들이 대부분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여소야대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됐다.인수위 관계자는 “노 당선자의 재벌개혁의지는 변한 것이 없으며 입법사항이 많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꾸준히 도입작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당선자의 재벌개혁 발언은 3원칙에서 벗어나 강공 드라이브로 전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이와관련 정순균(鄭順均) 인수위 대변인은 “당선자의 발언은 강경선회가 아니고 기존 스탠스(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하지만 재벌개혁을 신속하고 강도높게 추진하라는 외부의 압력도 만만치 않다. 박정현기자 jhpark@
  • 盧·외국CEO간담회 의미/예측가능한 경제정책 메시지

    “속이 시원합니다.”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명예회장이 1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암참과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원 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연설을 듣고 나서 한 표현이다.한·미관계 변화여부와 북한핵 문제 등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궁금증이 연설을 듣고서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얘기다. 노 당선자가 당선 후 가진 첫 대규모 공식행사의 대상으로 주한 외국기업인들을 택한 것도 이런 불안감을 씻어주기 위해서다.간담회는 CNN에서 45분간 중계돼 주한 외국인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노무현 당선자’를 파악하는 계기가 됐을 듯싶다. ●한-미관계·북핵문제 “걱정마라” 노 당선자는 “(우리나라의)압도적인 여론은 성숙한 한·미관계”라며 일부의 반미 목소리를 확대해석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하라는 촛불시위도 주한미군 주둔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성숙한 한·미관계 발전을 바라는 목소리라고 규정했다. 그는 변함없는 한·미간 동맹관계,성숙한 한·미관계를 강조하면서동북아에서 미국의 균형자 역할을 제시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는 대화해결 의지를 강조하면서 “걱정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지 모른다는 일부의 보도”라고 마치 전쟁이 일어날 듯 보도하는 외국언론의 태도를 문제점으로 꼽았다.이어 “북한 핵문제에 대해 너무 걱정마시고 사업을 열심히 해달라.”며 외국기업인 안심시키기에 주력했다. ●구체화되는 경제정책 일관성있고 예측가능한 경제정책이 노 당선자가 내건 원칙이다.공정한 시장질서와 규제완화로 외국인들이 마음놓고 일하기 좋은 글로벌 스탠더드(세계적 기준)를 만들겠다는 얘기다.동북아 경제중심국가로 건설하겠다는 방침과 맥을 같이한다.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해서는 개혁작업을 꾸준히 일관성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노 당선자는 “집단소송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룰(규칙)”이라며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도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하지만 경제개혁을 추진하되 현실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와 시간,폭이 적정하게 배분돼야 한다고 지적,재벌개혁의속도와 완급을 조절할 것임을 시사했다.이는 재벌개혁의 3원칙 가운데 점진적이고 장기적인 원칙과 맥을 같이하지만 소수정당의 한계를 감안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인수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재벌개혁 사안은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야당이 협조해 주지 않는 한 추진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노 당선자는 노동운동이 대단히 강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많이 바뀌었다고 밝혀 외국인 기업 안심시키기에 중점을 뒀다.“대화와 타협으로 노사관계를 안정시킬 수 있는 새로운 노사협력 모델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설명해 앞으로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방안도 주목된다. 박정현기자 jhpark@
  • [새정부 행정개혁과제] ③ 인사쇄신

    새 정부의 인사개혁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인사개혁을 위해 다면평가제와 개방형 임용제도 활성화,인재 DB 구축,인재 지역할당제,인사청탁방지책 등의 개혁과제를 제시,인사개혁의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공무원들은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완급조절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면평가제 지난해 5월 말 기준으로 47개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85.1%인 40개 중앙행정기관이 다면평가 결과를 승진과 보직관리,성과상여금 지급,포상 등에 활용하고 있다.그러나 높은 활용도에 비해 조직원들의 불만 역시 높은 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인사에 대한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다면평가제가 장점도 있지만 조직원간 불신감을 키우고 있다.”면서 “평가자료를 개인에게 통보해 교육적인 측면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도 “다면평가의 전면 확대보다는 단점을 보완,제도 정착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재DB 구축 노 당선자는DB 구축에서 저서와 논문,기고 등의 내용을 분석해 가치관을 반영한 ‘인물평가’를 추가하도록 지시했다.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전담인력이 3명에 불과,자료수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따라서 먼저 전문인력과 예산 확충을 통해 정보수집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견해다. 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도덕성 검증을 위해 국정원과 경찰,국세청 등 유관기관과의 상호 정보교환체계 구축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인사위 관계자는 “DB 구축의 양적 확대도 중요하지만 질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인사청탁방지책 노 당선자는 인사를 공식라인을 통해 시스템으로 처리하고 부당한 인사청탁 근절을 위해 비공식라인을 최소화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정부의 한 관계자는 “인사청탁은 근절돼야겠지만 ‘추천’과 ‘청탁’의 명확한 구분이 없는 상태에서 인사청탁자를 공개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부정적인 측면을 막는 노력보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시스템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관계자는 인사청탁방지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 인사청탁자의 공개보다는 인사대상자와 심사과정의 공개를 통한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고위직 인사의 경우 인재 DB를 활용해 인사심사대상자를 선정하고,이들에 대한 심사과정 또한 공개해 투명하게 처리해야 인사관련 잡음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재 지역할당제 인수위는 지방분권 확대와 지역간 균형발전,지방대학 육성 등을 위해 인재 지역할당제를 도입키로 했다.그러나 이같은 ‘쿼터제’는 실적과 능력에 따른 선발이라는 공무원 채용과 승진의 대원칙에 어긋나 위헌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한 정부 관계자는 “인재 지역할당제의 전면적인 도입은 역차별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정책적인 목표를 따르면서 채용원칙에도 벗어나지 않는 대안으로 고시와 9급 공무원 채용에서 지역별 구분모집 인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개방형 임용제도 개방형 인사제도 활성화를 통한 공직과 민간의 교류확대는 바람직하지만 현재의 개방형 직위와 그에따른 보수체계로는 이를 활성화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천오 명지대 교수는 “낮은 보수체계와 계약기간이 끝난 뒤 불안정한 지위는 민간인 지원자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며 직위 임용을 어렵게 만든다.”면서 “개방형 직위에 대한 보수규정을 개선하고,개방형 직위를 하위직에도 시험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장세훈기자 shjang@kdaily.com ★국내기업 대부분 다면평가 참고자료로 활용 다면평가제를 실시한 경험이 있는 민간기업이나 공기업에서는 인사고과 등에 직접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활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제도는 외국의 경우 80년대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했고,우리나라는 90년대 초 LG그룹이 도입해 삼성과 SK,포스코,KOTRA 등의 대기업과 공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다. 제도 도입 당시 대부분의 기업 등이 평가 결과를 승진과 연봉산정 등에 직접 반영할 계획이었지만 아직도 조직원 교육이나 인사참고자료 등 제한적인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다면평가제가 상향평가에 초점이 맞춰져 ‘인기투표’처럼 인식되고,평가자가 많을 경우 피평가자를 제대로 알 수 없으며,너무 적을 경우 비밀 보장이 쉽지 않다는 구조적인 난제가 있기 때문이다.또 피평가자의 행동 중 한가지가 마음에 들면 다른 능력이나 요소와 상관없이 높은 점수를 주는‘현혹효과’와 자신의 스타일과 비교해 점수를 주는 ‘대비효과’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포스코 인사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면평가에서 관대화나 가혹평가의 문제가 있다.”면서 “평가정보를 본인이나 상사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자기개발 및 교육을 유도하고 능력평가의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KOTRA의 인사관계자는 “다면평가를 활용하려면 조직 내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며,조직과 구성원 간의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지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다면평가를 승진 등에 직접 활용한다면 조직원들이 부담을 느껴 제대로 된 평가가 힘들다.”면서 “결과를 반영하기보다는 의사소통의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참고자료로 활용하는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해양수산부 1996년 첫 도입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실시해 관가에 신선한 충격을 줬던 다면평가제는 1996년 해양부가 신설되면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내부적인 반발 등에 부딪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다 98년 당시 총무과장이던 이재균(李在均·현 공보관)씨가 인력 재조정 차원에서 국·과장은 물론 사무관 이하 직급까지 본격적으로 실시했다.당시만 해도 국장급 인사를 다면평가제로 한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이었다. 업무능력·추진력·도덕성·화합 등의 항목으로 구성된 다면평가를 통해 ‘같이 근무하고 싶은 국·과장’을 적어 내도록 했다.당시 노 장관은 인사위원회의 평가와 함께 다면평가자료를 주된 인사 기준으로 삼았다.기피대상인 지방청에 2명의 과장을 보낸 것도 이런 방식이었다. 그러나 다면평가제가 적합한 인사방식이냐를 놓고 해양수산부 내에서도 적잖은 마찰음이 일었다.인물에 대한 입체적인 평가가 가능하고 조직의 융화에도 적지않게도움이 된다는 시각과,상관의 업무처리가 인기 위주로 되고 자칫 평가자의 주관적인 감정 등에 좌우돼 특정인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점 등으로 엇갈렸다. 당시 다면평가를 총괄했던 이 공보관은 “기업 등 민간조직에서 도입하고 있던 다면평가제를 공직사회에 도입한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다.”며 “분명한 것은 평가대상자에 대해 윗사람이 보는 눈과 아랫사람이 보는 눈이 거의 일치했다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다만 “조직 내의 특성 등을 감안하지 않고 다면평가방식에만 의존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소지도 있다.”며 운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병철기자 bcjoo@kdaily.com ★전문가 제언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시한 새정부 10대 국정과제에 인사제도 개혁의 방향이 제시돼 있다.이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인사 방식 중 주목받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장관직 등 주요 공직자 인선 과정에 국민이 참여토록 하는 ‘인터넷 공개추천제’이고,다른 하나는 평가의 다면화·입체화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실시하는 ‘다면평가제’이다. 특히 인수위에서 공식적으로 확대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다면평가제가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면 실적과 역량 중심의 선진적 인사행정 구현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제도는 민간부문에 90년대 중반 이후 연봉제,팀제 등 신인사제도의 일환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다가 최근에는 답보상태에 있다.주로 상향평가에 초점이 맞추어져,다면평가가 인기투표처럼 인식되고 그 효과에도 의문이 제기되면서 다면평가 결과를 인사고과에 직접 반영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대부분 승진후보자 심사나 상사의 리더십 교육 등 한정된 용도의 인사 보조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부문에서는 다면평가제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이는 그동안 관료사회에서 강한 불신을 받아온 일부의 학연,지연,혈연,내외부 청탁 등에 의한 부당·편중된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는 대안으로 다면평가제를 선호하고 있는 결과이다. 구조적으로 민간기업들은 매출이나 수익 등 성과가 분명하고측정이 비교적 용이한 반면,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부문은 성과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따라서 평가를 객관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다면평가제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이러한 다면평가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공공부문에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몇가지 유의해야 한다. 우선 누가 평가할 것이며,누구를 평가 대상자로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인기투표식 심사의 폐단으로 인한 평가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 해당 업무와 역할 등을 잘 알 수 있는 자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을 평가자로 적절히 참여시켜야 한다.평가대상자의 범위도 일정 직급 이상 고위직으로 한정하고 필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 해당 업무의 성격 등에 따라 전체에서 다면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개별평가 항목과 비중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리더십·전문성·도덕성 등 다양한 평가 항목과 비중을 유연하게 적용하되,주요 항목에 과락제도를 두거나 양 극단의 특이 평가 점수를 제외시키는 방법이 있다.평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사전에 평가 기준을 명시하고 평가 절차도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나아가 그동안의 지역 편중 인사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전체적으로 최소한의 지역별 안배는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 재벌개혁 속도조절 안팎/대기업 긴장속 안도

    재계는 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재벌개혁을 점진적이고 자율적으로 신중하게 추진할 방침임을 공식화하자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그러나 4대 부문 개혁과 ‘5+3’ 구조조정원칙이 유효해 대기업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재계의 맏형인 삼성은 ‘타깃설’에서 벗어나게 돼 반색하는 분위기다. 삼성은 “특정재벌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정책수단을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인수위 방침에 “당연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관계자는 “처음부터 우리를 겨냥한 것으로 생각지 않았다.”면서 “인수위가 이를 명백히 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어 “인수위의 개혁정책에 협력하면서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와 한화 등 다른 대기업들도 이로써 정부와의 대립구도가 사라지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재계는 새 정부의 재벌정책이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지 않은 데다 상속·증여세 완전 포괄주의 등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력한 추진의지를 밝히고 있어 인수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경련은 “재벌정책의 신중한 접근은 당연한 일”이라며 “새 정부의 정책방향이 정해질 때까지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인수위의 두차례에 걸친 재벌개혁 입장표명은 ‘노무현 당선자의 소리없는 기업개혁 스타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전경련 고위관계자는 “이제는 재벌개혁이든,정치개혁이든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는 시대가 아니다.”면서 “대화와 토론,설득과정을 거쳐 합의점을 도출하는 노무현 당선자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의 잇단 발언과 재계의 불만들을 사전에 잠재우고 개혁을 차근차근 추진한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풀이다. 그는 특히 인수위원회측이 재벌정책 방향을 급선회한 배경에 대해 “정치권과 막후협상 등 일체의 접촉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수위측의 이같은 시각변화는 지난주말부터 어느 정도 감지돼 왔다. 공무원 실무진이 인수위에 들어가면서 재계와의 의사소통이 이뤄져 이같은 전격적인 조치가 나올 수 있었다고 한 재계 소식통은 전했다. 김진표(金振杓) 부위원장의 발표와 중용설도 재계로서는 위안을 삼는 대목이다. 박홍환 전광삼 김경두기자 hisam@
  • [세대를 넘어 지역을 넘어] ⑤ 노사의 경제해법 차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운용 방침은 처음부터 끝까지 ‘분배’에 맞춰져 있다. 경제성장을 통해 이룬 과실을 가능한 한 골고루 나눠주겠다는 정책기조 탓에 재계에서는 노 당선자의 경제정책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노동계에서는 노 당선자의 정책이 현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아 진정한개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 및 복지정책에 대한양측의 견해를 살펴 본다. ★노사,정책 견해차 노무현(盧武鉉)시대 개막과 함께 예상되는 경제의 특징은 투명성과 공정성,분배와 균형,정부의 시장개입과 재벌개혁 등으로 그려질 듯하다. 공약대로라면 김대중(金大中) 정권의 재벌·금융개혁 조치들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 당선자의 경제관이 ‘시장경제를 우선으로 하되 투명·공정·분배를 위해 정부의 시장개입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껄끄럽다” 이런 탓에 재계에서는 노 당선자를 사회통합에 중점을 두는 분배중심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은근히 껄끄러움을 표시하고 있다.노 당선자의 경제관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재벌개혁 등이어서 기업인들의 사기가 뚝 떨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24일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경유착의 고리를끊기 위해 재벌개혁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재벌시스템이 붕괴된 뒤 그에 따른 효과가 긍정적일지는 미지수”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같은 과정에서 과도하게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노 당선자의 경제정책은 순수 시장원리보다는 정부개입을 통한 문제 해결방식을 강조하고 있어 기업활동을 지원하거나 촉진하는 데 미흡하다.”면서 “이같은 분위기에서 당선자가 제시한 높은 경제성장 목표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화와 타협,정부 역할을 강조하면 정책일관성의 유지가 어렵고 자의적인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노동계 “미흡하다” 재계에서 노 당선자의 경제정책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데 반해 노동계에서는 당초의 강도높은 개혁에서 후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노 당선자의 개혁이 정몽준(鄭夢準) 국민통합21 후보와의 정책합의 과정에서 유연해졌다는 것이다.분배의 핵심인 부유세 도입을 반대한 것이나 주식양도차익세 적용에 침묵으로 일관한 것은 결국 우리나라의 핵심과제인 직접세확대에 대해 외면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가 유형적 포괄주의로 바뀐 것은 재벌의편법적 상속과 증여를 철저하게 막으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민주노총 손낙구(孫洛龜) 교육선전실장은 “서민의 후보라고 자칭했던 노 당선자의 정책은 오히려 재벌기업,부유층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면서“이같은 정책기조를 유지한다면 진정한 성장과 분배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각종 노사현안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노사정위원회의 위상강화,법정근로시간 단축 조기시행,비정규직의 동일노동·동일임금 적용,공무원노조 허용 등 전향적인 정책들을 제시했다. 이에 꾸준히 반대의 입장을 펼친 재계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金尙祖·한성대 교수) 소장은 “개별적 노사관계에 대해선 노사자율에 맡기되 노동시장의 정책과 법,제도 등 집단적 노사관계에는 노·사·정의 합리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노력으로 노동계와 재계가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성패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복지재정 규모 논란 노 당선자의 복지정책은 사회적 연대를 통한 국가의 책임을 보다 강조하는‘함께 하는 참여복지’다. 현 정권의 복지정책을 확대하면서 정부에 의한 ‘분배와 복지향상’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왔다. 이를 위한 방편으로 복지재정을 2007년까지 GDP(국내총생산)대비 13.5%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노 당선자의 복지정책은 현재의 후진적 복지체제를그대로 존속하겠다는 보수적 공약”이라고 혹평한다. 사회복지가 취약한 우리나라의 복지재정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노 당선자가 밝히는 복지재정 규모는 현 정권 수준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총 사회복지지출비는 GDP대비 10%안팎.현재 OECD국가의 평균은21%에 달한다.노 당선자가 목표로 삼은 13.5%는 현재보다는 약간 높아졌으나 OECD국가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노동계는 “노 당선자의 복지지출 규모로는 온전한 사회복지를 이룰 수 없으며 절대노동자,서민의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복지재정에 관해서는 GDP대비 사회복지지출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책임지는사회보장예산에 관한 정책을 밝혀야 한다고 노동계는 강조한다. 현재의 낮은 복지 수준을 극복하기 위한 첫 단추로 부유세를 비롯한 직접세를 확대하는방안이 필요하며,조세정책의 개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 당선자의 정책중 서민을 위한 것은 근로자소득세감면조치밖에 없지만 이 조치는 역대 정권이 부유층의 조세탈루를 무마하기위해 했던 당근일 뿐이었다.”며 “다른 조세정책의 개혁을 이루지 않으면서 사회복지 재정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보호문제도 노 당선자의 ‘분배와 복지향상’과 맥을 같이한다. 일단 비정규직에 대해 4대 사회보험을 확대적용하고 비정규직의 차별을 철폐하는 각종정책이 추진될 전망이다. 한국노총 강훈중(姜訓中) 국장은 “비정규직 정책은 노동시장의 유연화와적절한 규제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를 좀더 보완한다면기간제 근로의 원칙적 금지,노동자 파견제의 악법요소 폐지,단시간 노동자보호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기업들의 노동시장 유연성 요구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앞으로 노·사·정간 마찰이 우려된다. 경총 관계자는 “노 당선자의 복지·노동정책은 기본적으로 막대한 재원이소요되는 데도 재원마련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서 “정부의존 성향의 심화와 근로의욕 저하라는 부작용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에 대한 무한적인 국가책임을 강조함으로써 재정의 안정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해쳐 지속적인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복지·노동분야의 정책 가운데 상당수가 시혜성 정책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여경기자 kid@ ★전문가 진단 ◆노중기 한신대교수 새 정부의 일차적 과제는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지난 11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란 명제로 노동개혁,노동사회 발전의청사진을 제시했다.이제 중요한 것은 이를 지켜내는 일이다. 신자유주의 교리,시장물신주의를 폐기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외환위기 이후 노동자들은 무차별적인 정리해고와 해외매각 등의 민영화,각종 구조조정을 경험했다.이런 상태에서 사회통합은 불가능하다. 신자유주의 정책을 과감히 버리고,경제정책에 노동정책이 종속되어 있는 노동행정의 현실도 벗어나야 한다.노사정위원회를 강화하겠다는 당선자의 공약은 불안하기만 하다. 노사정위원회는 ‘참여와 협력'이라는 허울과 달리 ‘억압과 배제'의 상징이됐기 때문이다.합의정치를 시도하려면 실질적 참가,운영에서 노사의 대등성이 보장되는 새로운 틀이 마련돼야 한다. 새 정부는 노동운동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적극 도와야 한다. 특히 노측이 추진중인 산별노조 전환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여러가지 개혁 쟁점들은 새 정부 초기에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비정규직노동자,외국인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는 동일노동·동일임금의 대원칙 위에서보호장치를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 주5일 노동제는 ‘노동조건 악화 없는 실노동시간 단축’을 목표로 당장 시행돼야 한다.또 손해배상청구소송,파업에 대한 업무방해 형사기소,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직권중재 등 노동탄압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제도들을 개선하는 일도 시급하다. ◆김태현 노동사회硏부소장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노동부·복지부 장관,청와대 노동·복지수석,노사정위원장을 대통령의 철학과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단일한 사회노동팀으로 임명해야 할 것이다.김대중 대통령은 DJP연합에 의해 노동·복지정책을 수행할 이들을 제대로 인선하지 못했다.이에 장관들은 낡은 노동정책을 되풀이했고,요직 간에 의견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이같은 과오를 반복해서는안 될 것이다. 검찰과 경제부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노동·복지정책이 제자리를 찾도록해주어야 한다.과도한 공권력 개입이나 경제정책에 종속된 노동정책은 자율적 노사관계에 걸림돌이 된다.단병호 민주노총위원장부터 석방하고 노동정책의 자율성도 되찾아야 할 것이다. 노사정 대화나 논의의 틀을 새롭게 재편하고 공약의 이행을 인수위 시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한다.노사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참여시키는 사회적합의기구는 신뢰 속에서 운영돼야 한다.따라서 이해 당사자인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 재편논의에 참여하도록 보장해야 한다.이를 통해 대통령 취임 직후 바람직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본격 가동할 수 있을 것이다.쟁점이 되고 있는 공약중에서 외국인 노동자보호 등 정부의 의지로 운영가능한 것은 신임장관 주도 하에 시행해 나가면 된다.국회통과가 필요한 주 5일 근무제나 경제특구법 개정,비정규노동자 보호문제 등은 의제별로 논의시한을 설정하고 추진 일정과 방향을 조절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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