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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권 불법승계 수사 본격화 ‘초강수’

    경영권 불법승계 수사 본격화 ‘초강수’

    특검팀이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소환이라는 ‘강수’를 던졌다. 이는 최장 수사기간 105일 가운데 50일이 지난 시점에서 경영권 불법 승계 수사의 국면을 전환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경영권 승계 수사는 특검 출범 닷새 만인 지난달 14일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 ‘승지원’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특검팀은 이 회장의 자택과 삼성그룹 본관에 있는 이 전무의 사무실을 잇따라 뒤졌다. 그럼에도 특검팀은 뚜렷한 단서를 잡지 못했다. 이에 특검팀은 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차명의심계좌 개설 및 비자금 수사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차명계좌 명의자를 불러 개설 정황 등을 조사하면서 수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최근에는 일부 차명계좌에 있는 돈이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하기도 했다. 그동안 경영권 불법 승계 수사는 거의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4건의 고소·고발 사건 가운데 e삼성 사건의 피고발인 9명,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발행 사건의 피고발인 5명을 소환조사했을 뿐이다. 피고발인 조사는 고발사건 수사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로 e삼성 사건은 피고발인만 60여명에 이른다. 이같은 상황에서 특검팀이 지난 14일 이학수 부회장을 소환하자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그러나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불러 혐의사실을 추궁하는 대신 수사 협조를 당부하는 선에 그쳤고, 피의자 신문조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이에 삼성 의혹을 처음 제기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차라리 수사를 검찰에 넘겨라.”며 특검팀의 부실 수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1차 수사기간 종료를 눈앞에 둔 최근에야 국세청에서 이 회장 일가의 과세내역 등을 건네받아 분석에 착수했다. 이 전무는 이날 조사에서 대다수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전무가 ‘아는 것은 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 하지만 답변내용이 우리(특검)에게는 좀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이 경영권 불법 승계와 그룹 차원의 공모 의혹에 대해 이 전무의 진술을 반박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를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향후 수사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특검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 근거도 없이 이 전무를 소환하진 않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이 전무와의 ‘퍼즐 맞추기’ 싸움에 그만큼 기대를 걸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시간의 압박을 받고 있는 ‘시한부 특검’으로서는 다른 관련자 소환을 통한 혐의 입증 등 저인망식 수사에만 의존할 수 없는 한계를 안고 있다. 때문에 이 회장 등 핵심인물을 소환해 삼성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특검 수사의 최고 정점으로 당초 수사 막바지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이 회장의 소환조사도 1차 수사기간 종료일인 다음달 9일 전후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특검팀은 또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에게 금명간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인문·자연과학책 많이 읽어두면 유리”

    “소설보다는 인문·과학 서적을 읽고, 시간을 최소한으로 설정해 시간내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세요.” 행정·외무고시 출제심사를 총괄하는 이재천 중앙인사위원회 출제관리팀장은 27일 문제가 어렵다는 수험생을 위해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14일간의 출제 합숙기간을 끝내고 지난 23일 나왔다. 이 팀장에게 이번 행·외시 출제방향과 향후 대비책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보다 난이도가 높아졌다는데.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출제 수위를 예년 수준으로 맞췄다. 행·외시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 테스트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문제은행에 있는 문제들이 많고 다양하다. 법 지문도 더러 포함됐다. 영역별로 각각 13명의 교수들이 참여해 허점 유무를 꼼꼼히 확인하는 등 문제 완성도를 높였다. 언어논리는 지문 길이를 다소 줄였다. ▶커트라인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가. -지난해와 유사한 평균 60점대 중반이 될 것이다. ▶이번 시험의 출제방향은. -다양한 유형과 소스를 바탕으로 논리부분을 강화했다. 법학적성시험(PSAT)은 지식을 묻는 게 아니다. 분석을 통해 지문 내에서 어떤 식으로든 답을 찾을 수 있게끔 돼 있다.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면 누구라도 풀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한정된 시간에 정확하게 문제를 이해하고 답을 찾아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앞으로 어떻게 대비하면 좋은가. -어떤 시험이든 유형에 빨리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 시간을 가급적 빡빡하게 설정해 놓고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면 시간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인문과학·자연과학 등을 소설보다 좀더 집중해 읽어 두면 지문을 이해하고 접근하는데 유리하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6번의 PSAT 기출문제가 올라와 있다. 응용해서 풀어 보고 유형을 분석해 보는 연습을 하라. 토론을 즐기고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공정거래 독버섯 카르텔] 카르텔 근절 왜 어려운가

    [공정거래 독버섯 카르텔] 카르텔 근절 왜 어려운가

    담합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사후 감시기능 부재 속에 담합을 한 기업체들이 챙길 수 있는 수익이 과징금 등 손실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같은 구조적 불합리로 인해 담합으로 피해를 본 소액 다수의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권리구제 방법은 소송뿐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종 확정판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소비자 피해를 없애려면 담합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처벌 강도를 높이고, 민·관 합동 감시센터를 설치, 사후 감시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정위 규제강화됐지만 실젠 감면 많아 공정위가 담합과 관련해 내리는 시정조치는 담합금지명령과 과징금 부과 및 형사고발이다. 이 가운데 과징금 부과기준 변경흐름을 보면 공정위의 카르텔 근절에 대한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현재 과징금은 매출액의 10% 미만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부과할 수 있다.1996년 12월과 2005년 4월 두차례에 걸쳐 과징금 부과기준을 높힌 결과다. 외견상 규제가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부과하는 과징금은 매출액의 1.9%에 불과하다. 해당 업체의 조사협조 등 여러가지 이유로 감면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과징금은 과징금부과 세부기준에 따라 전원회의에서 위반 중대성과 부당이득, 매출액, 조사협조 정도 등 전반적인 것을 고려해 산정한다.”면서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점차 제재수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담합에 대한 공정위의 근절의지를 의심스럽게 하는 요인은 또 있다. 공정위는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기준을 적용해 소비자 피해 추정액을 발표해 왔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추정하기 어렵다.”며 소비자 피해 추정액 공개를 흐지부지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 피해액 발표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송에 꼭 필요한 정보”라면서 “공정위가 기업 눈치를 보느라 뺀 것 아니냐.”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공정위 퇴직자들의 로펌 및 대기업 재취업도 의혹 대상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2005년 D램 반도체 담합과 관련, 미국에서 수천억원의 과징금에다 임원이 신체형(구금)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같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증거부족으로 심의종결’돼 사실상 무죄를 받아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공정위 퇴직자들이 포진한 국내 대형 법무법인들이 당시 사건을 수임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었다. 하지만 공정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혐의가 명백한 데 반해 우리나라에 피해를 끼친 증거가 없다는 것이 법원 판단이었다.”고 해명했다.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이 밝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4급 이상 공정위 퇴직자 33명 중 31명이 법무법인 및 국내 대기업에 재취업했다. ●전문가들 “사후감시센터 설치해야” 전문가들은 담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공정위 과징금의 상향조정 ▲전속고발권 폐지 ▲사후 감시기능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건호 팀장은 “공정위가 가격 환원 명령을 내리는 것에 대해 법적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담합을 근절하려면 과징금 상한선을 없애고, 담합 기업에 대해 소비자와 시민단체도 형사고발할 수 있도록 공정위의 전속 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담합 행위 등에 대한 법 집행을 정부만이 할 수 있도록 한 전속 고발권은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폐지를 약속했으나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선문대 법학과 김홍석 교수는 “공정위와 민간단체, 전문가 등이 함께 담합 행위가 적발된 기업의 제품에 대해 사후 감시 센터를 만들어 상시적으로 감시해야 한다.”면서 “외교통상부의 여권 업무와 같이 과징금의 일정액을 사후 감시센터 운영 경비로 충당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소비자 소송 등 소비자 피해 구제에 더 중점을 둬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조현석 박지윤 김민희기자 tamsa@seoul.co.kr
  • [MB시대 행정개혁] (1) 공무원연금 어떻게

    이명박 대통령이 ‘행정개혁’을 거세게 밀어붙일 태세여서 공무원들이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5일 취임사에서도 “공무원부터 열심히 하라.”고 일갈했다. 새 정부는 그동안 고쳐지지 않았던 행정 과제들을 집권 초기 강력한 추진력으로 해결하겠다는 다짐이다. 참여정부가 시도했다가 좌초한 공무원연금 개혁,‘고무줄 정원’ 비판을 받아온 공무원 정원 문제, 부작용이 드러난 고위공무원단제 등 ‘이명박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들’을 시리즈를 통해 짚어 본다. ‘가장 뜨거운 감자’ 공무원연금 개혁은 이명박 정부가 천명해온 행정개혁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임에도 기득권층의 반발이 거세고 조직적이어서 이뤄내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정부가 내놓은 공무원연금 개혁시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거치지 못한 채 좌초됐다.‘무늬만 개혁’이라는 국민들 시각에도 불구, 상·하위직을 망라한 공무원들은 강력하게 반발했고, 집권 말기의 참여정부는 이를 감당할 힘이 없었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은 지난 수년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연금의 누적적자가 매년 1조원 이상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며, 그 부담은 국민들이 고스란히 져야 한다. 정부로선 국민들의 허리를 조이는 국민연금 개혁은 단행하면서 정작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연금은 방치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새정부, 복수안 놓고 고심할 듯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달 초 복수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마련해 이 당선인에게 보고했다. 복수안을 낸 것은 그만큼 변수가 많다는 의미다. 첫번째 안은 현행 공무원연금의 틀은 유지하되 보험료율은 높이고 급여수준은 낮추는 것이다. 즉 연금과 함께 퇴직금, 산재보상금 기능까지 떠맡고 있는 지금의 구조는 그대로 두겠다는 보수적 개혁안이다. 두번째안은 특혜를 받고 있는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합치는 방법이다. 여기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추가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새 정부가 첫번째 안을 채택할 경우 구체적인 보험료율과 급여수준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좌초한 개혁안은 보험료 부담을 월 과세소득의 5.525%에서 2018년까지 8.5%로 늘리고, 연금지급 시작 연령을 현행 60세에서 2031년에는 65세로 늦추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초 천명한 대로 강력한 개혁을 추진한다면 보험료율은 이보다 더 높이고, 급여수준은 더 낮추는 내용의 개혁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당초 안에서 후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으로 통합? 인수위가 제시한 두번째 안은 공무원연금을 3층 구조로 개혁한 미국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합치되,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추가하는 내용이다. 임의로 가입할 수 있는 개인연금에 정부가 투자금을 일부 보태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합치는 방안은 두 연금 수혜자들의 형평성 측면에 가장 잘 부합하고,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방안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의원도 지난달 이같은 취지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당장 내년부터 신규 공무원은 공무원연금을 폐지해 국민연금에 가입하도록 하고, 기존 공무원의 연금급여도 대폭 인하해 점진적으로 국민연금 수준에 맞춘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33년 가입시 평균 보수월액의 76%인 연금 급여가 2028년엔 40년 가입 기준 40%로 낮아진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연금의 연계성 등 여러 측면에서 공무원연금은 반드시 국민연금으로 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와 국회의 개혁의지는 약해지고 기득권자들의 반발은 강해져 연금개혁이 어려워진다.”면서 “18대 국회 출범과 함께 연금통합 작업을 본격화해 연말까지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정부조직 15부2처 타결] 명암 엇갈린 부처 표정

    [정부조직 15부2처 타결] 명암 엇갈린 부처 표정

    ●여성부 “목숨만 건졌을 뿐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성가족부는 여성부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는 점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부서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됐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보육, 가족 등 여성가족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업무가 보건복지부로 넘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전체 187명의 직원 가운데 보육, 가족 업무 담당이 100명 가까이 되기 때문에 이 업무와 인원이 복지부로 넘어가면 부서 규모 자체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여성부가 맡게 될 업무도 여성정책, 성매매, 성폭력 등으로 제한된다. 한 관계자는 “2004년 복지부에서 여성부로 보육업무가 넘어오기 전으로 다시 회귀하는 셈”이라면서 “1조 5000억원에 이르는 예산 가운데 보육예산이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권한도 크게 줄게 된다.”고 푸념했다. 차라리 당초 거론된 대로 대통령 직속 양성평등위원회로 바뀌는게 더 낫지 않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통일부 ‘한숨은 돌렸지만….’ 폐지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통일부 당국자들은 안도하면서도 표정 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공중분해될 뻔하다가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여·야 협의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살아났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향후 불어닥칠 조직·인력 재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대북 강경론자로 알려진 남주홍(56) 경기대 교수가 장관으로 내정된 것에 대해 여론을 살피면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통일부 한 당국자는 “남 장관 내정자는 군사·안보 전공이라서 남북경협이나 인도적 지원을 얼마나 고려할지 모르겠다.”며 “최근 남 내정자가 ‘북한에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자.’는 입장을 밝힌 만큼 통일부 역할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부 ‘올 것이 왔다.’ 해양수산부는 20일 여야가 ‘해양부 폐지, 여성부 존치’로 정부조직 개편안에 합의하자 침통함에 빠져들었다. 해양부 관계자는 “어젯밤부터 인수위 쪽에서 (개편안이)곧 타결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달되면서 분위기가 심상찮았다.”면서 “결국 한가닥 실낱 같은 희망도 물거품됐다.”며 비통함을 토로했다. 해양부 해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고위공무원단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고위 공무원은 “쪼개지더라도 곧바로 (고위 공무원) 정리작업에 들어가겠습니까. 잠깐 시간을 갖고 복귀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며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일반 공무원들도 앞으로의 행보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보직과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서다. 해양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굴러온 돌’이 아무래도 불이익을 받지 않겠습니까.”라면서 “설마설마했지만 보따리를 싸야 할 생각을 하니 충격적이다.”고 침통해 했다. 김성수 김미경 김경두기자 sskim@seoul.co.kr
  • [정부조직 15부2처 타결] 총선 의식 농진청 개편은 유보

    [정부조직 15부2처 타결] 총선 의식 농진청 개편은 유보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정부조직개편에 극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새 정부는 15부 2처의 체제로 출범하게 됐다. 당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마련한 ‘13부 2처안’에서 통일부와 여성부가 회생한 것이다.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정부조직 개편을 위한 ‘6인 협상’을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해수부를 포기하면서 폐지 위기를 넘긴 여성가족부는 여성부로 이름을 바꾸고 일부 기능을 보건복지가족부로 이양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특임장관 2명→1명… 인권위·국립박물관 독립체제 통일부는 앞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존치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정부와 국회 사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정무기능 등을 담당하는 특임장관은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특임장관은 두지 않을 수 있다.”면서 “여성부는 조직을 슬림화해 작은 정부의 취지에 맞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과거사 관련 위원회들과 농촌진흥청, 국립수산과학원, 국립산림과학원 개편 문제는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기로 양당은 합의했다.18대 국회로 공이 넘어간 셈이다. 총선을 앞두고 농촌지역 표심을 의식한 양당의 계산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농수산식품부에 배속돼 정체성 논란에 휘말렸던 해양경찰청은 국토해양부 소관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지방해양조직은 지방해양항만청이나 지방해양사무소에 설치된다. 민주당에서 방송통신분야의 독립성 약화를 이유로 대통령 직속기구 편입을 반대했던 방송통신위원회는 원안대로 대통령 직속기구로 합의가 이뤄졌다. 방송통신위원 5명 중 2명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그 중 1명을 위원장으로 지명하기로 결정됐다. 나머지 위원 3명은 국회에서 추천하되,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정당이 1명을 추천하고, 나머지 정당들이 2명을 추천하는 쪽으로 합의됐다. 논란이 됐던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립박물관은 현행대로 독립적인 지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참여정부 근간을 이루었던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는 대부분 폐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19개의 위원회 중 8개 위원회가 폐지되고 6개 위원회가 관련 부처로 이관된다. ●교육과학기술부·문화체육관광부로 한편 교육과학부와 문화부는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안 원내대표는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과학계의 여론을 수렴해 교육과학부는 교육과학기술부로 수정한다.”며 “또한 15년 동안 정부조직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소외감을 느낀 체육계를 배려해 문화부는 문화체육관광부로 개명한다.”고 밝혔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국무위원 후속 인사는?” 촉각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을 구성할 15명의 국무위원 후보자가 발표됨에 따라 후속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국무위원처럼 현 직위와 새로운 정부조직 개편안을 동시에 고려한 ‘퍼즐 맞추기’식 후속 인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즉 새 정부의 초대 내각은 현 부처를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통폐합될 6개 부처는 제외돼 내용 면에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을 따르고 있다. 이같은 원칙이 후속 인선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 19일 인수위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국무위원을 포함한 장관급은 40명에서 29명으로, 차관급은 96명에서 88명으로, 실·국장급(가∼마급)은 1214명에서 1121명으로 각각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새 정부는 장관급은 11자리, 차관급은 8자리, 실·국장급은 93자리를 각각 비워둔 채 초대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예컨대 새 정부에서도 조직이 유지되는 법제처장·국가보훈처장(장관급)은 새롭게 임명하는 대신, 조직이 사라지는 국정홍보처장(차관급)은 공석으로 남길 전망이다. 또 통합되는 국가청렴위원회·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위원장(장관급)은 둘 중 한 명만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이번 국무위원 인선이 후속 인선에 대한 가이드 라인 성격 아니겠냐.”면서 “정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되지 않더라도, 후속 인선이 진행되면 부처별 세부조직 개편안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부처 관계자는 “새 정부 국무위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늦어지면서 차관급 이하 고위직 인사도 늦어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인선이 마무리되더라도 각 부처 운영은 복잡한 양상을 띨 전망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기존 장관이 유임되지만, 현재 장관이 자리를 비운 교육인적자원부·노동부·건설교통부·기획예산처 등은 장관 내정자가 정식 임명될 때까지 차관 체제가 불가피하다. 또 통폐합이 예정돼 이번 국무위원 후보자 발표에서 제외된 통일부·여성가족부·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과학기술부·기획예산처 등은 정부조직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차관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흡수 부처 장관의 ‘원격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최광숙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공정거래 독버섯 카르텔] (3) 입찰 담합

    [공정거래 독버섯 카르텔] (3) 입찰 담합

    2005년 6월 ‘들러리(형식적 경쟁업체)’를 내세우는 방법으로 대우건설은 아산시와 김해시 하수관거정비 민간자본유치사업(BTL) 2005년 발주 물량을 각각 고시가(공사예정금액)의 87.5%(854억원)와 92.7%(851억원)에 낙찰받아 계약했다. 담합이 적발되지 않은 이듬해 발주 물량의 평균 낙찰률(71.6%)보다 15∼20%가량 높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당시 300억원 이상의 추가이득을 챙긴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이 업체가 지난해 8월 부과받은 공정위 과징금은 각각 47억원과 30억원. 과징금을 내고도 엄청난 이득을 본 셈이다. 앞서 이 업체는 2004년 2월 사천시청 신축공사와 지난해 7월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6개공구 입찰 담합으로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2004년 이후 4건의 입찰 담합에 가담해 적발되기도 했다. 지하철 7호선 공사 담합에는 대우건설뿐만 아니라 대림산업, 현대건설, 삼성물산,GS건설,SK건설 등이 가담했다. 법원은 지난 17일 이 업체들에 각각 1억∼1억 50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담합때 낙찰율 높아… 공공기관의 비용 부담 더 커지는 셈 입찰 담합이 근절되지 않으면서 막대한 국가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 업체로서는 담합행위가 들통나 과징금을 물더라도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사면을 통해 입찰참가제한 등 행정처분을 면제받기 때문이다. 18일 서울신문이 입찰 담합에 적발돼 2004년 이후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입찰 담합 사례를 분석한 결과, 담합 기업들의 낙찰률은 예정가 대비 90%대로 경쟁 입찰(80%대)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낙찰률이 낮을수록 발주기관으로서는 공사 비용이 적게 든다. 국민대 경제학과 김인걸 교수는 “1997∼99년 입찰 담합을 한 22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담합으로 예정가 대비 5∼15%의 추가 이득을 얻은 반면 이 업체들에 부과된 과징금은 낙찰가 대비 0.5∼7.5% 수준으로 크게 낮았다.”면서 “부당 이득이 환수되지 않을 경우 담합 폐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2004년 이후 입찰 담합 42건 적발 2004년 이후 입찰 담합은 지난해 말까지 모두 42건. 분야별로는 용역 17건(39%), 구매 12건(29%), 건설 7건(17%) 등이었다. 공정위는 34건은 과징금을 부과하고,3건은 고발조치,5건은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 기간 중 건설 입찰 담합으로 적발된 37개사 가운데 대우건설,GS건설, 금호산업 등 6개사는 2회 이상 적발된 경우다. 이들은 해마다 한 차례씩,‘연중행사’ 치르듯 담합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통합민주당의 이원영 의원은 “담합 업체들은 법에 따라 최장 2년까지 입찰참가를 제한받지만 이의 신청과 입찰참가자격 제한 및 신인도 감점처분에 대한 가처분 소송 등 시간 벌기를 통해 당국의 제재를 피해 왔다.”고 비판했다. 정례적 사면도 담합근절을 어렵게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8·15 광복절 대통령 특별사면을 통해 지하철 7호선 입찰 담합 업체 등 2006년 8월 이전에 이뤄진 입찰 담합에 대해 면죄부를 줬다. 업체들의 해외공사 수주 촉진 등 건설업계의 건의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앞서 2005,2006년에도 담합했던 건설업체들이 사면됐었다. ●건설업계 “우리도 입찰 제도의 피해자” 하지만 건설업체들은 입찰 담합 비판에 억울하다고 말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하철 7호선 6개 공구 입찰의 경우, 업체들은 1개 공구당 설계비만 100억원에 이르는데 모든 공구에 참여하려면 600억원이 들고 떨어지면 한 푼도 건질 수 없다.”면서 “이는 담합이 아니라 업체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공정위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입찰참가제한조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것으로 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외국의 경우처럼 입찰에 앞서 사전자격심사를 통해 과도한 가격 낮추기 경쟁은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 담합 막을 방법은 없나 입찰담합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처벌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또 담합 적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발주기관의 담합 적발 기능 강화도 주문하고 있다. 부산대 법학과 계승균 교수는 “입찰담합을 해서 버는 액수가 적발됐을 때 부과되는 과징금보다 크다면 입찰담합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회사가 타격받을 정도로 과징금을 부과해야 기업들이 함부로 담합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입찰답합으로 적발돼도 과징금을 매출액의 최대 10%까지만 부과하는 제도적 허점을 비판한 것이다. 반복적으로 담합하는 기업에 대해선 과중 처벌을 하거나 입찰 자격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원영 의원은 “현행 제도에선 입찰담합을 하다가 공정위에 적발되어도 입찰참가자격 제한조치는 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뒤에 이뤄지기 때문에 입찰담합으로 적발된 기업들이 소송을 제기해 다시 입찰담합을 하는 식의 요령을 피우고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선 공정위에서 적발되면 바로 입찰참가 제한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했다. 국민대 경제학과 김인걸 교수는 “입찰 담합 행위를 반복하다가 걸리면 과징금을 대폭 늘리는 것도 이런 기업들이 생겨나는 것을 막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찰답합을 막기 위해선 처벌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담합적발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2006년부터 입찰담합징후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정부의 입찰이 이뤄질 때 공정위가 실시간으로 조달청 등 조달당국으로부터 낙찰율과 참여업체수, 계약방식, 유찰 및 예정가격 인상횟수 등 입찰 관련 기본 정보를 전달받고 이 정보를 분석해 담합 징후를 잡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 입찰 시장에서 활발히 이뤄지는 담합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현재 입찰담합징후시스템은 조달청과 한국전력, 도로공사, 토지공사, 주택공사 사업 등 굵직한 사업만을 대상으로 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년부터 입찰담합징후시스템의 대상을 전국 모든 공공사업으로 확대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공정위가 인력부족 등으로 현실적으로 신경을 쓰지 못하는 담합을 적발하기 위한 대안으로 발주기관이 담합을 적발해 낼 수 있는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경북대 법학과 신영수 교수는 “조달당국은 정부의 입찰사업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만큼 담합 징후를 현장에서 가장 빨리 느낄 수 있는 당사자이나 담합 적발을 위해 공정위의 입찰담합징후시스템에 입찰 관련 기본 데이터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입찰담합 적발이 활성화되려면 조달당국이 공정위에 답합과 관련된 의견을 수시로 전달해야 하는데 관련 제도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정위 카르텔정책팀 관계자는 “이를 위해 올 하반기에 조달당국에 입찰담합 유형이 담긴 매뉴얼을 전달해 조달당국 직원들이 입찰담합을 인지하는 데 도움을 줄 방침이고 이 외에도 조달당국의 신고를 활성화하는 별도의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고민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의 명암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공공공사의 29.4%를 차지하고 있는 턴키(Turn Key, 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수 기업의 담합을 부추긴다는 의견과 공사의 질을 담보하는 합리적인 방식이라는 의견이 팽팽하다. 지난 1월 검찰은 1조원 규모의 동남권유통단지 공사를 따기 위해 입찰평가위원 11명에게 억대 뇌물을 건넨 혐의로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대형건설사 임원 3명을 구속했다. 이 사건은 턴키 방식의 부작용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 신영철 정책위원은 “턴키 방식은 최저가낙찰제에 비해 30% 초과이윤을 얻기 때문에 대형업체들은 불법을 저질러서라도 공사를 따내려고 한다.”라고 말한다. 조달청 전자입찰시스템인 나라장터 통계에 따르면 턴키 방식의 평균 낙찰율은 92.99%이지만 최저가낙찰제는 67.06%에 불과하다. 공사비가 같다고 전제하면 약 26%의 초과이익을 얻는 셈이다. 턴키방식 자체가 갖는 한계도 담합요인이 되고 있다. 턴키 방식은 100억원 이상의 대형공사에 주로 적용돼, 입찰에 응하는 업체는 2.6개(2006년 기준)에 불과하다. 반면 최저가낙찰제에 응하는 업체는 평균 43.5개다. 설계평가점수가 당락을 결정하는 턴키방식 구조상 높은 초기투자 비용 때문에 중소업체들의 참여는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이런 이유로 2002년 중소건설업체들은 건설교통부에 턴키제도 폐지를 건의했었다. 반면 “턴키 방식이 담합을 조장하지도 않을 뿐더러 최선의 설계를 장려한다.”는 입장도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교선 책임연구원은 “수주를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기 때문에 업체들은(손실을 피하기 위해) 오히려 경쟁하게 된다.”며 “턴키 방식이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다보니 인력과 자본 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대기업 쪽으로 쏠리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 연구원은 특히 공공공사를 가격과 품질을 함께 고려하는 최고가치제(Best Value)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50억 써서 10년 가는 건물과 100억 써서 50년 가는 건물 중 어떤 것이 더 싼 것입니까.”라고 반문한다. 가격경쟁력만을 중시하는 최저가낙찰제는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도 있다.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한승헌 교수는 지난해 10월 ‘건설입찰담합 근절을 위한 제도적 발전방향’이라는 글에서 “턴키 방식은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중소기업 진입이 원활하도록)공사특성과 발주목적에 따라 다양한 낙찰자 결정방식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백영권 연구위원은 높은 초기비용이 담합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해부터 대형기업의 수주 과점을 막기 위해 설계점수를 낮춰 설계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갈수록 교묘해지는 수법 정부가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 등을 통해 단속 강도를 높이면서 단속을 피하려는 신종 수법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사전 입찰자 선정, 들러리(형식적 경쟁사) 세우기, 투찰금액 및 낙찰가 하한선 합의, 업체간 밀어주기, 나눠먹기 등 담합 수법들을 정리한다. 지난해 5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7억 9000만원을 부과받은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입찰의 경우, 광명전기 등 7개 사업자들이 ‘부산항 전력시설 유지보수공사 24KV GIS 설비 제조구매’ 입찰에 앞서 자신이 낙찰될 경우 다른 업체에 지급할 보상 금액을 제시하는 내부 입찰을 실시해 업체를 선정했다. 당시 광명전기는 1억 5000만원의 보상금을 제시해 사전 낙찰자로 선정됐고, 들러리를 선 나머지 6개 업체들은 실제 공사도 하지 않고 1억 5000만원의 보상금을 챙겼다. 돈피(돼지 가죽)입찰담합에도 같은 수법이 동원됐다. 돈피를 구매·가공하는 8개 사업자들은 전국 5개 축산물 공판장에서 실시하는 구매 입찰에서 구매 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합의해 고의적으로 저가 입찰을 통한 수 차례 유찰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발주자의 예정가격을 탐색한 뒤 낙찰 예정가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낙찰을 받았다. 들러리 업체나 입찰 미참가 업체에는 일정 물량을 공급해 주거나 수의계약 발주 물량을 받을 수 있도록 수주 경쟁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보상했다. 이 밖에 하수관거정비 민간자본유치사업(BTL)과 옥수수기름 군납 입찰담합은 들러리를 세우는 수법을 사용했고, 울산지역 학교급식 식자재 입찰과 남한강댐 하수도시설 확충공사 등은 입찰에 앞서 낙찰금액 및 투찰 하한선을 미리 정했다. 또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건설 공사에서는 6개 업체가 1개 공구씩 나눠먹기식 입찰을 했다. 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 조현석 박지윤 김민희기자 tamsa@seoul.co.kr
  • [공기업] 건교부-코레일 신경전 일단 정지?

    [공기업] 건교부-코레일 신경전 일단 정지?

    코레일(철도공사)의 지난해 경영성과를 둘러싼 건설교통부와 코레일간의 진실게임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공기업을 관장하고 있는 중앙부처는 일단 지난해 철도공사의 흑자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건교부의 사상최대 적자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경영평가를 둘러싼 양 기관의 공방은 고위층의 진화로 봉합됐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흑자경영의 실체 코레일이 지난 17일 공개한 2007 회계연도 가결산 재무제표에 따르면 1571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했다. 영업수지는 수입이 3조 5715억원인 반면 비용은 4조 2152억원으로 643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용산역세권 토지매각 대금 4000억원이 유입된 영업외수지에서 6176억원의 흑자가 발생했다. 이연법인세이익(1769억원)과 외화수입 등이 더해져 흑자로 결산됐다. 이에 대한 건교부의 해석은 다르다. 영업수지가 2006년(5260억원)보다 악화된 데다 정부의 경영개선지원금(5553억원)을 제외하면 경영수지 적자는 1조 109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코레일의 흑자경영은 사실”이라며 “정부지원이 확대됐지만 용산역세권 개발 수입이 발생하고 코레일의 경영개선 성과도 분명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운송수입도 일반철도만 전년대비 3.9%(204억원) 감소했을 뿐 KTX(1100억원), 광역철도(509억원), 화물(328억원)은 10% 이상 증가하며 전체적으론 1733억원의 수입이 증대됐다. ●건교부 셈법은 정부가 코레일에 주는 경영개선지원금은 부채에 대한 이자(2250억원)와 선로사용료감면액(1321억원)이 있다. 이는 영업외수입으로 잡힌다. 반면 유지보수위탁비(1982억원)와 공익서비스의무보상비(PSO-2850억원)는 정부가 부담하는 법정비용으로 영업수입에 속한다. 건교부가 지난해 경영개선지원금을 5553억원이라고 한 것은 경영개선지원금(3571억원)에 정부부담액 중 유지보수위탁비(1982억원)를 포함시킨 것이다. 법정비용 중 일부를 경영개선금으로 잡은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양 기관이 잘해보자는 취지가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면서 “코레일이 잘 돼야 건교부도 좋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이번 공방은 새 정부 출범 후 예정된 철도산업 개편 논의가 시작되면 다시 재연될 소지가 크다. 철도민영화를 놓고 건교부, 코레일, 철도시설공단 등 기관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정부조직개편 협상 난항] 부분조각해도 파행 불보듯

    [정부조직개편 협상 난항] 부분조각해도 파행 불보듯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통합민주당의 정부조직 개편 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날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함에 따라 오는 25일 대통령 취임식 이전 새 정부 각료 임명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대통령직 인수위 핵심관계자는 17일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하지 않고는 정부조직 개편 협상이 당장 타결된다 해도 현실적으로 25일 이전 국무위원 임명은 물 건너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명박 정부는 헌정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각료 없는 불임 내각’을 출범시키거나 현행 정부조직법에 따라 일부 부처 각료만 인선하는 파행을 면할 수 없게 됐다. 협상과 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조직개편 무산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오는 4·9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李당선인측 조각 고심 이 당선인과 한나라당이 끝내 민주당 설득에 실패할 경우,25일 취임식에는 국무위원이 아닌 국무위원 내정자들이 취임준비위의 초청으로 참석하게 될 것 같다. 헌정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불임 정부’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 당선인측은 최악의 상황인 ‘불임 정부’에 대비해 ▲장관을 특정하지 않고 국무위원 후보 15명을 임명하는 방안 ▲통폐합 대상인 5개 부처를 제외한 나머지 부처 장관만 임명하는 방안 ▲정부조직개편과 관계없이 유지되는 법무부 등 4∼5개 부처 장관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임명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당선인측이 어떤 방안을 택하든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고,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싼 여야 정치공방도 ‘4·9 총선’을 거쳐 18대 국회가 시작되는 6월 이후 새 국회에서 정부조직법안을 처리할 때까지 지속될 공산이 크다. 비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최소 2개월, 길게는 4개월 이상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3부 장관 우선 임명 검토 인수위측은 협상이 끝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현행 정부조직법에 따라 13부 장관만 임명하고 통폐합 대상인 통일부·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여성부 장관은 임명하지 않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협상이 끝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행법에 따라 각 부처 장관을 임명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단 중심이 되는 부처 장관만 임명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가령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합쳐질 기획재정부의 경우 현행 조직법에 따라 재경부 장관만 임명하고 예산처는 장관을 임명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예산처는 차관 체제로 운용하다가 정부조직 개편안이 처리된 뒤에 재경부 장관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이름을 바꿔 그대로 임명하면 된다는 의미다. 이 방안은 현행법에 따라 임명된 장관이 정부조직법 개편 전 통폐합 대상 부처의 업무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아 자칫 위헌 시비를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조직법 개편 뒤 새 통합부처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인사청문회를 다시 받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장관 보직을 명기하지 않고 국무위원 후보자 15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국회에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먼저 국무위원으로 임명하고, 나중에 장관 보직을 임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파행 조각’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이규용 환경장관 “대운하는 대재앙”

    이규용 환경장관 “대운하는 대재앙”

    이규용 환경부 장관이 새 정부가 추진 중인 대운하 프로젝트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장관은 지난 15일 저녁 환경부 출입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대운하 프로젝트’는 건설은 물론 유지하는 데에도 천문학적인 비용 소요를 발생시킨다.”면서 “누가 봐도 경제성이 없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결과적으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처럼 한국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운하가 경제성이 없는 것은 대통령직 인수위 내부 사람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운하 건설이 마치 ‘대운하교(종교)’처럼 돼서 (인수위 내부 사람) 누구도 운하 건설의 문제점을 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수질 문제에 대해서도 “팔당댐 상수원 같은 데에는 나룻배도 못 띄우게 하는데 (그곳에) 화물선을 띄우려 하고 있다.”면서 “국민 3000만명이 식수로 사용하는 강의 수질이 걸려 있는 문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호우가 쏟아지면 대운하 인근의 도시가 순식간에 물에 잠기는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갑문을 이용해서 홍수를 조절하겠다는 (운하 찬성론자들의) 주장은 여름철 집중호우의 무서움을 생각하면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삼성 ‘꼬리자르기’ 이번에도 통할까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이학수 삼성전자 부회장 소환조사를 계기로 전방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검팀은 15일 이건희 회장 일가의 과세내역 자료를 국세청에서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이 회장 일가의 부동산 거래내역과 스톡옵션 자료 등 이번 영장청구에서 일부 기각된 부분은 다시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특검팀은 전날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 관련 의혹 전반을 예비 조사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 수사의 전반적인 문제에 이 부회장이 연관돼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면서 “그 부분들을 예비 조사했고, 앞으로도 이 부회장을 몇 차례 더 소환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조서는 작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뿐 아니라 다른 피고발인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된 고소고발 사건들의 피고발인인 이건희 회장 부자의 소환도 곧 피의자 조사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날 이 부회장의 출석은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쪽은 물론 일부 특검 관계자도 이 부회장이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나타날 때까지 소환사실을 알지 못했다. 임원 소환 일정을 조율하는 이완수 변호사조차 출석 직전에 연락을 받고 이 부회장을 데리러 갔을 정도였다.수사대상을 나눠 맡고 있는 특검보 3명이 4시간 남짓 이 부회장을 조사했으며, 조 특검은 이 부회장을 만나 삼성 측이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엄중히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갑작스런 출석은 삼성 방어전략의 전환을 뜻한다는 해석도 있다. 그동안 삼성 쪽은 사전에 증거를 인멸하고 압수수색에서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특검팀이 이 회장 일가의 재정 상태를 적나라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과세자료까지 확보하자 삼성 쪽도 더 이상 소극적 기피만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 정면돌파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핵심 수뇌부 일부만이 이 부회장의 특검 출석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으로 미뤄 이 회장이 직접 출석을 지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부회장은 2003∼2004년 불법대선자금 수사 당시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이 회장과는 무관하게 본인이 직접 저지른 일이라고 진술했다. 이번 수사에서도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지시 또는 관련성을 부인해 ‘꼬리’를 자를지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사건의 피고발인인 김종환 전 삼성SDS 전무이사를 불러 조사했다. 안정삼 삼성전기 상무도 이틀 만에 다시 불러 차명계좌 관련 정황을 캐물었다. 또 삼성증권 수서 전산센터의 전산자료 압수수색을 닷새째, 삼성전자 수원 본사의 압수수색을 이틀째 이어갔다.홍지민 유지혜 장형우기자wisepen@seoul.co.kr
  • [女談餘談] 생각할수록 속상한 ‘짝퉁 남대문’/문소영 경제부 차장급

    닷새 전만 해도 퇴근길에 오며 가며 남대문(숭례문)을 두 차례나 볼 수 있었다. 남대문이 전소되기 일주일 전쯤 퇴근 버스 안에서 야간 조명 속의 남대문을 물끄러미 보다가 동승한 선배에게 생뚱맞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었다.“도로 한가운데 문만 덩그러니 남아있으니 을씨년스럽다. 기왕에 공원까지 조성했으니 문 옆으로 작으나마 성벽을 연결해 조선시대 성문이었다는 사실이 환기되면 좋겠다.” 그러자 그 선배는 문화재청이 앞으로 성벽을 복원할 계획이 있다는 소식을 들려주었다. 남대문 근처를 십수 년간 돌아다니면서 자세히 돌아보지 않다가, 소실 1주일 전 어쩌다 쏟은 관심과 애정이 목에 걸린 가시처럼 불편하다. 한국의 ‘아이콘’이었다는데,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찍은 기념사진은 있어도 서울 남대문과 찍은 기념사진이 없다. 더 속상하다. 늘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대접을 제대로 안 한 탓이다. 이래저래 속이 상한데 남대문 소실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문화재청, 서울 중구청 등 ‘관(官)’쪽의 반응과 대응을 보면 ‘저러니 소실됐다.’는 확신에 분노가 치민다. 남대문 개방 이후 위험관리가 제대로 됐는지를 평가하기도 전에 국민의 성금으로 복원하자며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태도, 처참한 몰골의 국보 1호를 그저 국민들의 시선 밖으로 몰아내기 위해 가리개로 덮어버리는 행위, 복원 뒤 국보 1호의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성급한 발표, 복원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는데 600년 역사를 하찮은 쓰레기로 내다버리는 몰역사성까지, 어느 하나 마뜩찮다. 민심이 흉흉해질 것을 우려해 잘못을 쉬쉬 덮으려고만 하거나, 곧 복원하니 괜찮다며 무마하려는 발상은 곤란하다. 관리 소홀로 타버린 흉한 국보 1호를 시간을 두고 지켜보며 국민과 정부가 모두 처절하게 반성하고 복원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복원된 ‘짝퉁 남대문’에서 짝퉁 꼬리표를 국민들이 뗄 수 있을 것 같다. 얼렁뚱땅식의 반성은 ‘짝퉁 경복궁’,‘짝퉁 덕수궁’을 만들 수 있다. 재빠른 복원보다 길고 심도있는 반성이 먼저다. 문소영 경제부 차장급 symun@seoul.co.kr
  • 초읽기에 몰린 정부개편안 어디로

    초읽기에 몰린 정부개편안 어디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한나라당은 물론 대통합민주신당도 정부조직개편안 합의를 위한 ‘손익계산’에 분주하다. 양측이 통일부 및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 농업진흥청의 존폐를 놓고 부지런히 협상카드를 주고받는 상황이다. 여전히 서로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극적인 타협 가능성도 있다. 신당 입장에서는 새 정부 출범부터 딴죽을 건다는 비난이 4월 총선으로 연결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의욕적으로 시작하는 새 정부가 초반부터 삐걱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우려한다. 조직개편 작업을 주도한 박재완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가 14일 “마지막 절충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1 신당의 대승적 양보 우선 가능성은 낮지만 신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할 수 있다. 통일부만 살려 14부처로 가자는 한나라당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는 것이다.‘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은 피하고,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 독주 견제’를 호소할 명분도 얻을 수 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오후 의원총회에서 “총선에서 견제세력을 만들지 못하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오만한 정권 앞에 국정이 어떻게 될지 걱정 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애초에 계획한 조직 개편안을 무난히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2 통일·해수부 유지 절충 통일부와 해수부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여성부와 농진청을 폐지하는 절충안도 가능하다. 신당의 조경태 의원은 “손학규 대표와 김효석 원내대표가 해수부 존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밝혀, 양측이 해수부 존치로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인수위와 한나라당은 통합된 국토해양부를 통해 이명박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던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이러한 부담 때문에 인수위 내부에서 해수부는 폐지하되 양성평등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3 협상 결렬…조각 차질 양측이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부분 조각 단행 후 차관 체제로 새 정부를 시작하는 ‘파행’으로 갈 수도 있다. 인수위의 이동관 대변인은 “원칙을 무너뜨리는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직개편안에 대한 인수위의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당선인도 12일 손 대표와의 통화에서 “합의가 안 되면 (인수위의) 원안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압박한 바 있다. 이 경우 인수위와 한나라당은 장관 없이 대통령이 취임하는 사태를 맞게 되지만 총선에 관한 손익계산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한나라당은 새 정부의 효과적 운용을 위해 힘을 실어 달라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신당의 ‘한나라당 독주 견제론’은 힘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숭례문 복원 불붙은 논쟁] 방재 매뉴얼 정비를

    [숭례문 복원 불붙은 논쟁] 방재 매뉴얼 정비를

    재로 변한 숭례문 기와와 목부재(木部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천과 철제, 투명 소재 등 며칠새 세 차례나 바뀐 가림막은 과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국민 성금으로 복원하자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의견에 대한 찬반 논란은 뭐가 옳을까. 백가쟁명(百家爭鳴)식으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숭례문 화재 처리에 대해 어떻게 길을 터갈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하나씩 짚어 본다. ●“숯덩이 한 줌도 성분분석해야” 문화재청은 한 건설사 폐기처리반원들을 동원해 재로 변한 숭례문 기와와 목부재 가운데 복원할 때 사용할 수 없는 폐자재를 서울 수색동과 경기 파주시 인근 폐기물처리장에 버렸다. 이와 관련, 서울대 이태진 인문대학장은 14일 “한마디로 창피해 고개를 들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굴착기 동원 등을 즉각 중지하고, 문화재 전문가와 과학자, 기술자들이 협력한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현장보존을 한 뒤 하나씩 수작업으로 잔해물을 모아 특별전시관에 옮겨둬야 한다.”면서 “숯덩이 한 줌이라도 성분분석해서 송진 먹은 나무는 어떻게 불을 꺼야 하는지 연구분석하고, 목재 문화재 건물의 방재대책을 위한 시금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보 1호’에 대해선 ‘실물없는 1호’라도 영구히 자격을 유지하고 뼈아픈 참극을 잊지 않도록 되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전·현장보존 위해 가림막 필요” 문화재청은 지난 2∼3일 동안 가림막 소재를 세 차례나 번복해 작업하고 있다. 서울산업대 김찬오 교수는 “당국이 불탄 모습이 보기 흉하다며 가린 상태에서 복원하겠다고 급히 결정을 내렸다.”면서 “안전과 현장 보존을 위해 가림막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콘크리트 기둥을 박는 작업도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일부를 투명막 처리해서 역사적 교훈을 삼자는 여론도 함께 반영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인수위가 나서서 모금할 자격 없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성금 모금 제안에 대해서도 여론의 역풍이 거세게 일어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책임기관도 아닌 인수위가 성금 모금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도 없으면서 왜 그리 서두르는지 모르겠다.”면서 “세금이나 성금이나 다 국민들의 돈이니 만큼 문화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는 자발적 모금을 위축시킬 필요는 없다. 새로 들어설 정부에서 종자돈을 내 보조적인 역할을 하면서 천천히 정리해야 할 문제”라고 조언했다. 그는 “다만 인수위가 나선 걸 두고 정치권이 옳으니 그르니 정쟁의 도구로 서로 공격하는 건 숭례문의 불행을 더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외교부는 무풍지대

    외교부, 조직개편도 국제기준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 조직개편안에 따라 부처마다 조직 축소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외교통상부는 현행 조직을 거의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가 외교역량 강화를 강조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외정책을 담당하는 부처인 만큼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라 조직을 구성, 운영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소식통은 14일 “외교부의 핵심인 지역국들을 인수위의 정부 조직개편 기준인 대국(大局)·대과(大課) 체제에 맞춰 통합할 경우 해당 국가들에 대한 업무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며 “지난해 선진국들의 외교부 조직에 맞춰 분리된 동북아국과 남아시아대양주국 등 지역국들은 현행 국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6개 지역국 중 인수위 기준인 4개과 이상을 보유한 국은 2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 국당 많게는 50∼60여 국가를 담당하는 만큼 이 국들이 통합될 경우 담당 국가들의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단독]“총리실 내각총괄 기능 유지한다”

    정부 조직개편 후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점쳐졌던 국무총리의 내각 총괄 기능이 부활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총리실에 각 부처간 통로와 창구 역할을 할 ‘국정운영실’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조실의 주요 조정기능을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로 이관키로 하면서 헌법상 총리의 권한인 내각 총괄 기능이 크게 약화될 것을 우려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 후에도 총리는 국정운영실을 통해 각 부처의 업무 조정과 함께 내각을 총괄할 수 있는 공식 창구 역할을 하게 됐다. 인수위의 이같은 결정엔 당초 총리실 개편안을 그대로 강행할 경우 총리의 내각 총괄 권한을 박탈했다는 지적과 함께 자칫 위헌 논란마저 일지 모른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 제86조엔 총리가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 부를 총괄한다고 명시돼 있다. 인수위는 지난달 발표한 정부 조직개편에서 총리실의 핵심 기능인 각 부처의 정책 조정기능과 주요 규제업무를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국무조정실과 비서실을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총리실에 규제개혁실은 유지되지만 청와대에 규제개혁추진단 신설이 예정돼 있어 힘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관가 및 학계에서는 총리의 내각 장악력이 급속히 떨어져 국정 운영에 혼선 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비판이 일어왔다. 지금까지 총리는 부처간 주요정책 조정과 규제개혁·업무평가를 통해 내각을 장악해 왔는데, 이 중 조정과 규제업무를 잃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국정운영실 신설과 관계없이 당초 인수위가 제시한 1장관(총리실장) 2차관,6실장의 국무총리실 개편체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숫자를 맞추기 위해 기존의 갈등관리·사회위험관리실이 통합된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장관급 총리실장 아래 차관급 국무차장 및 사무차장, 국무차장 아래에 국정운영·정책분석평가·규제개혁·사회위험갈등관리 등 4실, 사무차장 아래 정무·공보 등 2실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여기에 인수위와 한나라당이 당초 외교부 소속 기구로 둘 예정이던 재외동포위원회를 총리 직속기구로 격상시킬 예정이어서,1급 상당 사무국 조직이 하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용산구 “개발논리로 병원이전 안돼”

    용산구 “개발논리로 병원이전 안돼”

    “중앙대 용산병원의 이전을 막아라.” 용산구는 최근 부지 임대계약이 종료된 한강로3가 용산병원 자리에 대규모 주상복합단지를 건설하려는 철도공사의 움직임에 맞서 이곳의 토지용도를 종합의료시설로 지정하는 도시관리계획안을 마련해 서울시에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용산병원은 1984년 당시 철도청이 소유한 국립서울병원(옛 철도병원) 부지 1만 885㎡와 시설물을 중앙대가 임대해 개원한 종합병원으로 지난해말 철도공사가 이곳에 대규모 상업·주거시설을 짓겠다고 재개발계획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용산구는 지역에 종합병원이 2곳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 곳이 이전할 경우 의료서비스에 치명적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철도공사의 개발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구는 지난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14일간 주민공람을 실시한 데 이어, 구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이곳을 의료시설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도시관리계획안을 마련해 서울시에 제출했다. 서울시도 병원시설을 유지하는데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다음달초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용산구가 제출한 계획안을 심의한다. 도시관리과 관계자는 “현재 보건·복지·교통 관련 부서로부터 의견을 청취 중”이라면서 “결정은 전적으로 외부인사로 구성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몫”이라며 말을 아꼈다. 주민의 반대 움직임도 활발하다. 장경도 새마을운동 용산지회장 등 주민대표단은 지난달 용산병원 존속을 위한 탄원서를 작성, 주민 11만 9464명의 서명을 받아 대통령직 인수위와 건설교통부, 철도공사 등에 제출했다. 지난 4일엔 철도공사가 병원측에 토지와 건물을 인도해 달라며 명도소송을 낸 서울서부지법에도 탄원서를 냈다. 용산구 의회도 25일 부지개발 반대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위해 공공의료 서비스를 희생시킬 수는 없다.”면서 “주민들과 구 의회의 움직임에 모든 행정적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병원측도 이 부지가 101년 동안 병원으로 사용돼 왔고 지역사회에 대한 공공의료 서비스 기능이 강한 만큼 이전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순천향병원과 함께 용산구에 두 곳뿐인 종합병원인 용산병원은 하루 이용인원이 1500명에 이른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지방시대] 새정부,지역 특수성과 소수 배려해야/박찬식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 연구교수

    [지방시대] 새정부,지역 특수성과 소수 배려해야/박찬식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 연구교수

    입춘(立春)을 맞이한 제주섬은 제주시내 옛 도심의 중심인 관덕정 일원에서 ‘탐라국 입춘 굿놀이’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따뜻한 봄기운을 맞이하는 절기이기에 추위와 액운이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들 제주목관아 마당으로 나와 굿도 보고 국수도 먹으며 서로 어우러진다. 올해는 무자년,60년 전 제주를 휩쓸고 간 4·3사건이 일어난 지 한 주기가 흘러간 해라서 입춘을 맞은 제주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절절하다. 올해는 또한 새 정부가 들어서는 해이다. 경제 우선주의를 내걸어 성장 동력을 키우고 서민·중산층의 주름살을 펴겠다던 대통령 당선인의 희망찬 약속들이 바로 눈 앞에서 실현될 듯 많은 새로운 정책들이 국민 앞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발표한 새 정부의 시책에 따라 각계 각층이 갖는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것은 불가피하다. 정권이 교체됨에 따라 이전 정책의 연속보다는 단절과 변화에 초점을 두는 것 또한 당연하다. 그럼에도 국민의 공감을 전제한 위에 지역과 사회계층간의 형평성을 유지하는 것은 민주 국가의 기본 방침일 것이다. 제주도가 소수와 약자, 특수성을 대표하는 지역임을 고려할 때 국가 형평성을 가늠하는 시범적인 지역이 될 수 있다. 그 사례로 최근 인수위와 한나라당의 제주도 관련 정책 및 조직 개편 내용을 들여다 보자. 제주4·3사건위원회의 폐지, 농촌진흥청 폐지, 영어교육도시 특구의 확산 등이 현재까지 제주지역에서 거론되는 사안들이다. 모두 제주도민들의 의구심과 반감을 사고 있는 정책 변화이다. 제주4·3사건위는 반세기에 걸친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1999년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어렵게 만들어진 특별법에 따라 만들어진 정부 기구이다. 국가의 법에 의해 원만하게 과거청산 작업이 진행 중인 이 시점에서, 새 정부가 위원회를 폐지하는 법률 개정안을 제출한 데 대해 제주도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중앙의 지역에 대한 인식이 천박함을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주민의 청원, 국회의 입법, 정부의 집행, 민원 해소로 나아가는 민주 국가의 운영질서를 정부가 나서서 뒤집어 엎는 행위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의 농촌진흥청 폐지에 대해서 제주지역의 농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제주의 국립 난지농업연구소는 감귤시험장 운영, 흑우 개량, 말 육종 등 제주형 특수 농업·축산업의 육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기관이다. 이러한 기관을 하루 아침에 폐지한다는 것은 결국 지역에 대한 형평성 인식이 부족함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다. 최근 한나라당은 ‘교육 국제화 특구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민들은 이 법이 추진되면 제주특별자치도법에 의거한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의심하고 있다. 제주의 특수성을 전제로 한 특별자치도의 주요 산업 가운데 하나인 교육산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특수 지역에 대한 배려로서 제공된 형평성이 깨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제 살리기’와 ‘실용’을 내세운 새 정부와 한나라당은 최근 부동산 완화정책, 영어몰입교육 정책, 농업·해양 관련 부처 통폐합 등에서 보듯이 자칫 사회 계층, 지역간 형평성을 잃어 버릴 정책 테스트를 하는 듯하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낮은 곳의 서민 대중, 지역을 두루 살필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제주가 다시 변방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제주섬 사람들의 마음도 살필 수 있었으면 한다. 박찬식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 연구교수
  • 우정본부 민영화 두갈래 시나리오

    우정본부 민영화 두갈래 시나리오

    자산운용규모가 60조원에 이르는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의 ‘민영화’ 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우정사업본부를 단계적으로 민영화한다.”는 기본원칙을 밝혔다. 하지만 그밖에 세부적 절차와 방식에 대한 밑그림은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인수위원회가 밝힌 대로 ‘지식경제부’를 관할부처로 해서 민영화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우정사업본부의 민영화에 대한 시나리오는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우정청’등 중간단계를 거치고 가는 방법과 곧바로 ‘공사’로 전환되는 경우다. 첫번째 방안은 당장 민영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우정청 또는 우정공사를 단계적으로 거치는 방안이다. 전국체신노조 등 우정사업본부 내부에서도 사실상 이 같은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곧바로 민영화할 경우 3만명에 달하는 우정사업본부 소속 공무원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새 정부가 ‘작은 정부’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방안을 무시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인수위원회도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우정사업본부가 민영화될 경우 3만명에 달하는 우정사업본부 소속 공무원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때문에 ‘우정청’을 거치지 않고 바로 ‘우정공사’로 전환하는 시나리오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정공사로 바로 전환하는 것으로 민영화방안이 확정되면 당장 올해안의 우정사업본부의 조직변화는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정공사로 전환하는 것은 같은 공무원 조직인 우정청으로 되는 것보다 어려운 작업으로 최소 3∼4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정보통신부는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우정사업본부를 우정청 단계를 생략할 경우 공사로 전환하는 시기는 2011년으로, 민영화 시기는 2014년으로 보고했다. 정통부는 하지만 이 경우에는 공사화·민영화 등 이중개편에 따른 전환비용이 상당부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우정청’을 거칠 경우엔 조직이나 비용 등에서 안정적인 민영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올해 우정청으로 전환하고 2012년쯤 민영화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우정사업청-우정공사-우정지주회사 등 단계적 공사화 방안을 선택했다. 일본의 우정사업 민영화는 2017년 3월 완료된다. 민영화와 아울러 우편과 금융분야 등의 민영화 범위도 결정돼야 한다. 정통부는 공공성격을 지닌 우편사업을 지주회사로, 산하에 물류회사, 예금회사, 보험회사, 우편물 접수 등을 담당하는 창구회사 등을 자회사 형태로 설립한다는 안을 가지고 있었다. 이럴 경우 국민 모두가 편하게 우편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보편적 서비스’ 성격이 강한 우편사업은 공기업 틀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우체국 금융부문은 점진적으로 주식을 매각, 완전 민영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같은 분리 민영화 방안에 대해 효율성과 비용을 문제 삼고 있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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