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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숙 전면 쇄신” 체육계 성폭력 대책 효과 있을까

    “합숙 전면 쇄신” 체육계 성폭력 대책 효과 있을까

    대한체육회가 앞으로 폭력·성폭력 사건 조사를 모두 외부 전문 기관에 의뢰하고 합숙 훈련 중심의 ‘엘리트 체육’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가대표조차 합숙 훈련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당장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가능하겠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1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1차 이사회에서 가혹행위와 성폭력 근절 실행 대책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도 용기를 내 준 피해 선수들에게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한국 체육에 성원을 보낸 국민과 정부, 기업인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회장은 폭력·성폭력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거나 묵인·방조한 회원종목 단체를 즉시 퇴출하고 해당 단체 임원에게도 책임을 묻는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재범 쇼트트랙 전 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의혹 파문과 관련해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철저하게 조사해 관리·감독의 최고 책임자로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고 정상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체육회는 성적 지상주의로 점철된 현행 엘리트 체육의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 합숙·도제식 훈련 방식의 전면적인 쇄신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체육계의 성적 지상주의, 엘리트 체육 위주의 육성 방식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체육회는 또 폭력·성폭력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처벌 대상의 검찰 고발을 의무화하고 홈페이지와 보도자료에 관련자 처벌과 징계 내용을 의무적으로 공시하기로 했다. 국가대표 선수촌에는 여성 부촌장과 여성 훈련관리관을 채용한다. 또 인권상담센터를 설치하고 ‘인권관리관’과 ‘인권상담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지도자의 전횡을 막기 위해 복수 지도자 운영제, 지도자 풀 제도도 도입한다. 국가대표 선수 관리 기준은 학교와 실업팀 운동부에도 똑같이 적용한다. 체육회는 폭력·성폭력 관련 사안의 조사와 처리를 시민 사회단체,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의뢰하고 스포츠 공정위원회, 선수위원회, 여성위원회 등에 인권전문가를 필수로 포함하겠다고 약속했다. 체육회는 앞으로 정부, 회원종목단체 등과 협의해 국가대표 선수촌 합숙 훈련을 줄여나가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실행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이 1년 6개월 밖에 남지 않은데다 올해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국제대회가 많아 합숙일자를 줄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 출전권과 포인트를 따야 하는 올해는 선수들에게 중요한 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민단체는 체육회의 근본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화연대, 스포츠문화연구소, 체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사회 밖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폭력 사건을 방관·방조한 이 회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제재심의위 또 결론 미룬 ‘한투증권 불법대출’ 논란

    제재심의위 또 결론 미룬 ‘한투증권 불법대출’ 논란

    한국투자증권의 ‘부당 대출’ 의혹과 관련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의 결론이 늦춰지고 있다. 전례가 없어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모양새다. 금감원 관계자는 14일 “금전 제재가 수반되면 증권선물위원회까지 거쳐야 한다”면서도 “향후 제재심의위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제재심의위는 지난해 12월 20일과 지난 10일 잇따라 회의를 열었지만 불법 여부와 제재 수위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논란은 2017년 키스아이비제16차라는 특수목적회사(SPC)가 SK실트론 지분 19.4%(1672억원)를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자본금이 100원에 불과한 페이퍼컴퍼니인 이 SPC에 무려 1673억원을 빌려준 게 한투증권이다. 한투증권은 해당 SPC가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과 맺은 TRS(총수익스와프) 계약을 근거로 주식 매입 자금을 빌려줬다. TRS 계약이란 투자자(최 회장)가 증권사(한투증권)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취득한 뒤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은 본인이 책임지는 방식이다. 투자자는 당장 투자금이 없어도 지분을 확보할 수 있고, 증권사는 대출 상품처럼 수수료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중간에 페이퍼컴퍼니를 둔 TRS 계약이 증권사와 기업 사이에서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이유다. 금감원이 주목하는 부분은 대출 자금의 출처다. 증권사들이 그동안 회삿돈으로 대출을 해온 것과 달리 한투증권은 발행 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SPC에 돈을 빌려줬기 때문이다. 이는 당초 한투증권에 증권업계 최초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내주면서 제시한 조건에 어긋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초대형 투자은행(IB)은 발행 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 금융에는 활용할 수 있지만 개인 대출에는 쓸 수 없다. 증권사에 발행 어음 인가를 내주는 대신 은행 대출이 어려운 벤처·중소기업 등 기업 금융을 키우라는 취지다. 결국 금감원은 한투증권이 최 회장에 대한 ‘개인 대출’을 한 것으로 보고 중징계 안을 사전 통지했다. 반면 한투증권은 발행 어음으로 확보한 자금을 SPC에 투자했기 때문에 개인 대출이 아닌 기업 대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발행 어음 인가 이후 첫 제재 심의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도 집중돼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상황에서 대기업 오너의 지분 확보에 자금이 들어간 것은 설명하기 어렵다”며 “드문 사례여서 제재 수위가 어떻게 나올지가 더 큰 관심”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공공장소서 프러포즈 받은 여대생 ‘퇴학시킨’ 이집트 대학

    공공장소서 프러포즈 받은 여대생 ‘퇴학시킨’ 이집트 대학

    이집트의 한 여대생이 공공장소에서 남성과 포옹을 나눴다는 이유로 대학에서 퇴출당했다. AFP 등 해외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현지 인터넷에는 한 대학교 내에서 한 남성이 꽃다발을 품에 안고 무릎을 꿇은 채 한 여성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다, 이후 여성과 남성이 포옹을 하는 모습의 동영상이 확산됐다. 대화 내용까지는 들리지 않지만 분위기와 정황으로 보아 영상 속 남성이 여성에게 결혼 프러포즈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현지에서는 해당 여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고, 영상 속 여성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카이로의 국립종학대학교이자 이슬람학문과 수니파 이슬람교 교육 중심지로 꼽히는 알아즈하르대학교의 여학생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사실을 확인한 알아즈하르대학의 징계위원회 측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영상 속 여학생에 대한 퇴학 조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당 대학 측은 “해당 영상은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으며, 우리 대학은 해당 여학생으로 인해 명성이 실추됐다”며 퇴학 사유를 밝혔다. 이어 “결혼하지 않은 남성과 여성이 포옹을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금기를 깨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상에서 여학생에게 프러포즈한 남학생은 만소우라지역에 있는 만소우라대학 소속 학생으로 밝혀졌으며, 해당 대학 역시 현지시간으로 14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당 남학생에 대한 처벌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슬람국가인 이집트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남성과 여성의 접촉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여성이 신체를 노출한 의상을 입는 등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 행동을 할 경우 도덕적 비난뿐만 아니라 재판과 징역 등 실형에 처하는 사례도 쉽게 볼 수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입시 합격자 발표 철의 대소동

    [그때의 사회면] 입시 합격자 발표 철의 대소동

    “학부형들이 각 대학 또는 대학본부에 밀려들어 대혼잡을 일으키고 골머리를 앓는 대학 당국자들은 산지사방으로 도피하는 등 일장의 연극이 연출되었다. 합격자가 발표되자 고등학교 모자를 내던지고 친구끼리 얼싸안고 기쁨을 구가하는 합격자가 있는가 하면 구슬 같은 눈물을 흘리며 자리에서 떠날 줄 모르는 여학생 등 희비 쌍곡선이 전개되었다.”(동아일보 1953년 3월 26일자) 대학들은 운동장 게시판이나 건물 벽에 붓글씨로 쓴 합격자 명단을 내다 걸었다. 모바일로 간편하게 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요즘 젊은 세대에겐 생경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대학이나 중고교 합격자 명단은 라디오에서도 방송했고 신문 호외로도 뿌려졌다. 합격자 방송은 1967년 입시 과열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중단할 때까지 지속됐다. 발표가 임박하면 대학과 언론의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1966년 서울대 합격자 발표는 2월 12일 새벽 4시로 예고돼 있었다. 기자들은 방송과 신문 호외를 준비하며 밤새 떨며 기다렸다. 그러나 Y총장은 과도한 취재경쟁 탓이라며 발표를 늦추고 합격자 최종 결정 장소를 총장 공관으로 옮긴 뒤 개를 풀어놓고 접근을 막아 반발을 샀다(경향신문 1966년 2월 12일자). 시험제 당시의 중고교 합격자 발표는 대학보다 더 과열됐다. “(합격자를 발표할) 경기중학교 교문에는 학부모들이 몰려와 성급한 학부형들은 담을 뛰어넘고 창문을 기웃거리는가 하면 벌써 시험 관리가 불충분하다며 교장 면회를 요청, 문이 부서지라는 듯 두들기기도 했다.”(동아일보 1961년 12월 9일자) 신문사들은 합격자 명단을 입수해 전화로 합격 여부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했다. 1만통이 넘게 걸려온 전화에 철야 근무를 하며 답변하느라 기자들은 목이 쉴 지경이었다. 1961년 윤보선 대통령의 아들이 경기중학교에 응시하자 청와대에서도 신문사에 문의 전화를 걸어왔는데 “떨어졌습니다”라는 답변을 듣고도 번호를 불러 주며 재삼 확인했다고 한다. 낙방생의 부모가 못 믿겠다며 새벽에 학교에 찾아가 수위를 깨워 호통을 친다거나 학교 담을 넘어가 유리창을 깨는 학부모들의 과격한 행동은 입시 철마다 반복됐다(경향신문 1967년 12월 5일자). 벽에 붙은 합격자 명단에서 이름을 칼로 오려 가져가는 행위는 그나마 애교였다. 1980년대 후반부터 전화국에서 자동응답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1991년 12월 서울 용산과 반포 일대의 전화 불통은 폭주한 대학 합격자 문의 전화 때문이었다. 합격자 발표 철의 소동은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점차 사라져 갔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석주일 욕설에 정효근 분노 폭발 “엄청난 폭력 코치” 폭로

    석주일 욕설에 정효근 분노 폭발 “엄청난 폭력 코치” 폭로

    정효근(26·인천 전자랜드)이 인터넷 방송 중계에서 자신에게 원색적 욕설을 한 석주일(46) 해설위원의 과거 폭력 사실을 폭로했다. 정효근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석주일 코치가 인터넷 방송을 할 때 도가 지나칠 정도로 나에 대해 욕을 해 이 글을 쓴다”면서 “방송에서 일절 나에 대한 언급을 해주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불쾌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경기 후 지인을 통해 알게 됐다. 시즌 중이라 이런 글을 써도 되나 싶지만 너무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이건 좀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이 되어 이렇게 글과 동영상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정효근이 게재한 글 가운데 폭력에 관한 내용이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석주일 코치는 휘문고 코치 시절 엄청난 폭력을 가했던 폭력코치”라면서 “한 중학교 선배는 (석 코치로부터) 구타를 당해 농구를 그만두기도 했다. 부위를 가리지 않고 때렸다”고 적었다. 석주일 해설위원은 지난 2013년 휘문고에서 코치 생활을 한 바 있다. 석주일 해설위원은 현재 한 인터넷 방송에서 농구 중계를 하고 있다. 평소에도 수위가 높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해당 인터넷 방송 중계 도중 석주일이 정효근을 향한 욕설로 논란이 일었다. 정효근의 폭로에 대해 석주일 해설위원은 언론을 통해 “과거에 징계를 받았다. 욕설 방송에 관해서는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효근은 13일 “잠시 흥분한 것 같다”면서 “팀과 팬들에게 누가 되는 것 같아 글을 내린다”며 해당 글을 삭제한 상태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개 때려죽여도 100만원 벌금… 범인에겐 관대한 동물보호법

    개 때려죽여도 100만원 벌금… 범인에겐 관대한 동물보호법

    반려견 3마리 창 밖 던진 사건에 공분 학대 잔혹해지는데 최고형 가능성 낮아고층 오피스텔에서 반려견 3마리를 던져 죽인 일명 ‘포메(포메라니안) 사건’이 시민들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잔혹하게 동물을 학대해도 가해자가 재판에서 받는 형량은 대부분 벌금형이나 징역 수개월에 그친다. 정부가 지난해 강화한 동물보호법을 내놨지만, 정작 법조계의 동물권 감수성이 떨어져 처벌 수위 강화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8일 부산 해운대구 한 오피스텔 18층에서 견주 A(27)씨가 포메라니안 3마리를 던져 모두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조사하고 있다. 개정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 학대는 2년 이하의 징역 혹은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동물단체들은 “강력 처벌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며 최고형 판결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엄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글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 피의자에게 최고형이 부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판례를 살펴보면 동물보호법 위반자는 대부분 벌금형에 그친다. 개고기 시장에서 탈출한 개를 잡아 묶은 채로 질질 끌고 가 쇠파이프로 목을 눌러 의식을 잃게 한 탕제원 직원 김모(36)씨는 재판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술에 취해 “개가 나한테 달려든다”며 개집에 묶여 있는 개의 생식기를 훼손한 최모(58)씨에게는 벌금 200만원이 선고됐다. 이웃집 고양이를 하이힐로 밟고 10층 창밖으로 던져 죽인 채모(29)씨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정부는 지난해 동물보호법 위반 최고형량을 ‘징역 1년 또는 1000만원’에서 ‘징역 2년 또는 2000만원’으로 강화했다. 그러나 개정 전 형량조차 최고 수준으로 선고된 적은 없다. 현재까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만 받은 최고 벌금형은 700만원이었다. 실형은 대부분 수개월이었고, 이마저도 동물보호법만 적용한 게 아닌 음주운전·손괴죄·상해 등의 혐의가 추가된 결과다. 온정적 처벌 속에 동물학대는 계속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건수는 2013년 113건, 2014년 198건, 2015년 204건, 2016년 244건, 2017년 322건으로 매년 증가세다. 동물 학대 행위는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위반 건수는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동물단체들은 “법상 처벌 수위만 강화하는 건 학대 예방에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는 “정책적으로 형량 수위를 높여도 사법부에서 선고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면서 “사법부가 판례에서 벗어나 동물권에 대한 감수성을 가지고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모든 주에서 동물 학대를 엄격히 처벌한다. 앨라배마에서는 동물학대범에게 최고 10년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 뉴욕에서는 동물 학대에 대해 최소 6개월의 징역, 1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 대만은 동물학대범 신상공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미녀와의 짜릿한 채팅… 눈치 챘을 땐 나는 이미 노예였다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미녀와의 짜릿한 채팅… 눈치 챘을 땐 나는 이미 노예였다

    능숙한 꼬드김에 영상통화로 이어져“녹화됐다… 입금 안하면 유포” 겁박 중학생은 코묻은 돈까지 탈탈 털어내 ‘영상통화 스폰서’라며 여성 노리기도 “돈 없으면 몸으로 갚아” 성관계 압박 다정하고 달콤한 말을 건네던 그는 순식간에 ‘악마’로 돌변했다. 피해자들이 영상 유출에 대한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이면 더 인정사정없이 몰아붙였다. 끊임없이 돈을 갈취했고, 일부 여성에게 노예 부리듯 성폭행까지 일삼았다. 서울신문은 한국사이버보안협회가 여명 서울시의원에게 제출한 피해자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범행 현장을 재연했다. 피해자들이 어떻게 범인에게 속았고, 어떤 협박을 당했는지 가감없이 공개해 추가 피해를 막으려는 취지다.●채팅 4시간 만에 80만원 뜯긴 24세 남성 군대를 갓 제대한 전승우(24·가명)씨가 카카오톡 아이디 ‘미향’과 처음 대화를 시작한 건 지난해 1월 4일 오후 9시 18분이다. 채팅 앱에서 알게 된 미향이 영상통화를 하자며 카톡 아이디를 건넸고, 전씨가 따로 말을 걸었다. 프로필 사진 속 미향은 한눈에 봐도 대단한 미인이었다. “그런데 이걸로 영통(영상통화) 어떻게 해요? ㅋㅋ”(전씨) “페이스톡 ㅋㅋㅋ 몰라?”(미향) “알아 ㅋㅋ 바로 건다.”(전씨) 9초, 8초, 10초. 전씨가 세 차례나 짧은 페이스톡을 걸었지만, 미향은 번번이 화면이 안 보인다고 했다. 미향은 “‘시크릿톡’ 있어? 이걸 깔면 보일 거야”라며 ‘Secre Talk.rar’란 압축파일을 건넸다. 용량 474.84kb의 작은 파일이었다. “깔았는데 아무것도 안 뜨는데? 서버 점검 중이래.”(전씨) “정말 점검 중이네…. 오늘 점검하나 봐.”(미향) 하지만 전씨가 파일을 내려받은 순간 휴대전화는 이미 해킹당했고, 문자메시지 내용과 지인 연락처가 모두 미향에게 넘어갔다. 미향이 건넨 파일은 휴대전화 정보를 탈취하는 악성 앱이었다. 미향은 “다시 한번 해볼까?”라며 먼저 영상통화를 제안했다. 9초간 페이스톡을 진행한 뒤 “보인다 ㅎㅎ”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민낯이라며 수줍어하는 척도 했다. 이어 서로 벗은 모습을 보여주자며 능숙하게 리드를 했다. 전씨의 상반신에 문신이 있는 걸 보자 “난 타투 있는 남자 좋아”라며 애교를 부렸다. 두 사람의 페이스톡은 오후 10시 10분까지 약 1시간가량 총 12차례 진행됐다. 짧게는 10초, 길게는 3분 22초간 이뤄졌다. 미향은 교묘하게 중간 중간 다양한 지시를 내렸다. 휴대전화를 고정해 전씨 얼굴과 은밀한 부위를 모두 볼 수 있게 해달라며 부탁했다. 그래야 자신도 흥분된다고 했다. “님 자위하는 동영상 녹화 끝났고요. 휴대전화 모든 지인 번호 해킹됐습니다. 80만원 보내고 깔끔하게 삭제하겠습니까. 아니면 동영상 유포 진행할까요. 바로 답장 안 하면 당장 유포합니다. 경찰에 신고해도 못 잡고 창피만 당하고 소문만 퍼질 겁니다. 생각 잘하세요.” 미향은 문자를 통해 본색을 드러냈다. 갑작스런 상황에 한동안 답을 못하던 전씨는 “합의하고 싶네요”라고 입력했다. 미향은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를 알려준 뒤 당장 전화하라고 했다. “10초 내로 전화 안 하면 유포합니다. 10, 9, 8….” 카운트다운을 하듯 몰아붙였다. 급해진 전씨가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고 있다고 하자 1분 단위로 “빨리 구하라”고 재촉했다. 전씨는 미친듯이 전화를 돌려 지인들로부터 20만원을 빌렸다. 미향은 대포통장 계좌번호를 찍어준 뒤 당장 송금하고, 영수증을 사진으로 보내라고 했다. 제한 시간은 오후 11시. 딱 10분의 시간을 줬다. 사정없이 몰아치는 미향의 재촉에 전씨는 넋이 완전히 나갔다. 급히 편의점 자동화기기(ATM)로 달려갔지만, 송금 방법을 몰라 허둥댈 정도였다. 미향은 “송금하는 방법도 몰라? 개OO. 유포해줄까”라며 더욱 거세게 나왔다. 20만원을 송금하자 나머지도 입금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60만원 빨리 구하세요. 30분…” “죄송합니다. 100통 넘게 전화했는데 다 (돈이) 없다고 합니다.” 전씨는 급기야 어머니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돈을 구했다. 미향은 또 다른 계좌번호를 줬다. 오전 1시 24분. 결국 전씨는 총 80만원을 보냈다. 미향과 카톡을 시작한 지 4시간 6분 만이었다.●‘노예’가 되어버린 15살 중학생 “그래서 얼마 있냐고. 대답 안 해?” “제발요. 지금 현금은 없어요. 체크카드에 1만 2000원 있어요.” 지난해 2월 몸캠피싱에 걸린 중학생 윤성진(15·가명)군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서 손이 닳도록 범인에게 빌었다. ‘김다은’이란 가명을 쓴 범인은 자신을 25살이라고 소개했고, 윤군은 ‘누나’라고 부르며 따랐다. 어느 정도 친해지자 김다은은 “영섹(영상을 통한 성관계) 할래?”라며 꼬드겼다. ‘심야톡.zip’란 파일을 보내 깔게 한 뒤 윤군 휴대전화를 해킹했다. “합의라는 건 빈다고 되는 게 아니야. 지금 당장 편의점 가서 만원짜리 문상(문화상품권) 사.” 문화상품권은 구하기 쉬운 데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할 수 있어 몸캠피싱범이 자주 이용하는 거래 수단이다. 그렇게 범인들은 ‘코 묻은 돈’까지 탈탈 털었다. 김다은은 이후에도 윤군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돈 없으니까 몸으로 때워”라며 새로운 지시를 내렸다. 윤군에게 20대 여성으로 가장해 남성들이 많이 찾는 채팅 사이트에 가입하라고 지시했다. 닉네임은 ‘외로워’나 ‘놀아줘’를 쓰라고 했다. 또 ‘야하게 놀아요. 화끈한 밤 같이 보내요’ 등의 메시지를 건넨 뒤 남성들이 접근하면 김다은의 라인 아이디‘ekdms0322’를 알려주라고 했다. 윤군을 일종의 ‘노예’로 부리며 또 다른 피해자를 낚으려 한 것이다. “일단 오늘은 (채팅) 앱 많이 깔고 내일부터 시작해. 앱 하나하나 들어가서 사람 끌어.”(김다은) “예 무조건 다 할게요. 살려주세요.”(윤군) “기억해. 잠수하는 순간 유포한다 영상. 내가 말 걸면 바로 답하고. 알았어?”(김다은) “절대 잠수 안 해요. 제발요.”(윤군) 윤군은 공포감에 휩싸였다. 돕지 않으면 학교는 물론 인생이 끝장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날 이후 윤군은 매일 4시간 동안(오후 8~12시) 온라인 호객 행위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김다은은 윤군을 ‘노예’로 부리면서도 돈을 뜯는 걸 멈추지 않았다. “일주일 내에 10만원 모으고. 알았지. 말 잘 들으면 유포 안 할게.” “최대한 구할게요. 용돈 당겨서 바로 받을게요. 10만 모으면 지워주시나요.” ●재력 과시한 남성에게 짓밟힌 21세 여성 “언제든지 그만둬도 돼요. 영통은 서로 부담 없고 사생활도 지킬 수 있잖아요.” 양아정(21·여·가명)씨는 지난해 3월 페이스북 메신저로 ‘paris’란 가명의 남자와 대화를 시작했다. paris는 자신과 정기적으로 영상통화를 하면 100만원씩 주겠다고 제안했다. 자신은 강남에 사는 사업가라고 소개했다. 양씨가 “○○○에 산다”고 하자 그쪽에도 자기 가게가 있다고 했다. 양씨에게 계좌번호를 찍어달라고 해 당장 송금할 것처럼 연기했다. 양씨는 주저했다. “왜 저 같은 애랑 스폰을…. 예쁘고 몸매 좋은 애들 많은데.” “(영상통화 시) 성적인 거 위주로 시키겠네요.” “생각해보고 연락드릴게요. 영통하는 거 캡처하고 그러는 거 아니죠?” paris는 갖은 말로 양씨를 안심시켰다. “저는 얼굴, 몸매 안 보고 지금 할 분을 구하는 거라….” “유출 걱정하시는데 저도 다 보여드려요. 그냥 서로 즐기는 거에요.” 계속된 설득에 양씨가 경계심을 풀자 paris는 화질이 안 좋다며 카톡에서 대화하자고 했다. 대화 장소가 바뀌자 한층 적극적으로 나왔다. 양씨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난감해하자 얼굴을 보인 채 나체 사진을 찍도록 유도했다. “죄송합니다. 안 할래요. 아직 돈 보내신 것도 아니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돈이 너무 절실해 잠깐 잘못 생각했어요.” 양씨는 점점 심해지는 paris의 요구에 그만하자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paris는 “녹화 다 했으니 쇼부(협상) 치자”며 속내를 드러냈다. “지인이 보면 무슨 생각할까”라고 협박했다. “아정씨한텐 선택권이 없는 거 같은데. 1. 노예 2. 섹파(성관계 파트너) 3. 영통 셋 중 하나 고르세요. 빨리 말해요. 시간 없음.” 올가미는 단단했다. 벗어날 수 없었고 하는 수 없이 그가 제시한 것 중 2번을 선택했다. 1번을 고르면 무슨 짓을 시킬지 두려웠고, 3번은 또 녹화를 할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paris는 협박 수위를 높였다. 집단 성관계를 하고 한 번에 끝내자고 했다. 양씨가 단호히 거절하자 자신과 10차례는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요했다. 요구에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 사실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paris는 양씨를 직접 만나는 게 불가능했다. 직업이 없이 친구집에 얹혀산다고 한 양씨에게 돈을 뜯기도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paris는 ‘아는 동생’을 양씨에게 보낼 테니 그와 성관계를 한 번 맺는 것으로 마무리하자고 했다. ‘아는 동생’은 한국에서 활동 중인 다른 조직원으로 추정된다. “오빠를 만나야 영상을 지울 수 있지 동생을 만나는 건 아무런 의미 없잖아요.” 양씨는 버티다 못해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아 진짜 왜 그러세요…. 만날게요. 날짜는 내일 연락드릴게요. (같이 사는) 친구가 (지금 집에) 와서요.”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소통·협치해야 군림하는 ‘청와대 정부’ 소리 안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으로 교체된 제2기 비서실의 출범은 집권 3년차를 맞아 인사쇄신을 하고, 국정 운영의 동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투영됐다. 조만간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교체하는 등 큰 폭의 개각도 예고됐다. 청와대 비서실을 개편해 심기일전해야 한다는 비판은 사실상 지난해부터 높았다. 1년 8개월 일한 제1기 참모진이 소통과 협치에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최근 위험수위에 이를 만큼 심각했다. 혼선을 빚은 경제 정책도 그렇거니와 특별감찰반원의 비위 사태 등 현실과 상식에 동떨어진 문제 인식이 더 큰 화를 자초한 측면이 컸다. 정부와의 적극적인 소통은 없이 여론과 동떨어진 안이하고 오만한 언행들은 안 그래도 하락하는 국정 지지율을 급락시킨 책임이 있다. 그런 과정에서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집권 여당과도 소통이 되지 않아 엇박자를 내는 일들도 적잖았다. 새 비서실은 경제 활력을 되찾고 여러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어떤 명분에서라도 청와대가 국회와 정부의 상투를 쥐고 흔든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될 일이다. 민정수석실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논란, 기획재정부 전직 사무관의 청와대 외압 의혹 폭로가 정쟁으로 불이 붙은 판이다. 일개 신참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을 불러내 독대한 일 역시 “문제없다”고 말해 줄 국민은 많지 않다. ‘청와대 정부’의 폐쇄적인 면모를 끊임없이 각인시켰다는 책임을 청와대 새 참모들은 백번 통감하고 새 출발을 해야 한다. 개편된 비서실이 되레 친문(親文) 색채가 짙어졌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노 비서실장 중심의 ‘원조 친문’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져 일방통행이 심해질 거라는 구설은 기우(杞憂)가 돼야 할 것이다. 화려한 수사나 이벤트로 국민 눈을 가리지 말고 대통령의 귀를 더 크게 열어 주는 비서실이 돼야 한다. 노 비서실장 체제에서는 수평적인 당청 관계를 이끌고, 부처에 최대한 자율권을 주는 ‘열린 청와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 체육단체 보조금 횡령 때 ‘고발’ 의무화된다

    앞으로 보조금을 받는 체육단체의 주요 비리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가 의무화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체육협회 임직원의 보조금 횡령 등을 차단하기 위해 ‘체육종목단체 운영관리의 투명성 제고 방안’을 마련할 것을 대한체육회에 권고했다고 8일 밝혔다. 권익위가 지난해 체육단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부 체육단체 임직원들의 업무추진비 변칙 수령, 자의적인 회계 처리, 허위 훈련 계획서 제출로 훈련 보조금 횡령을 비롯한 각종 부정행위가 드러났다. 지난해 말 기준 69개 체육단체가 대한체육회로부터 약 1112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권익위에 따르면 A협회 사무국장은 부당하게 법인카드를 발급받아 22개월 동안 한도액보다 1200만원을 초과 지출하는가 하면 65건의 사적 경비를 집행했다. B연맹 소속 한 임원은 지역교육청으로부터 전국소년체육대회 훈련을 위탁받아 지급받은 훈련비 8억 8000만원 가운데 1억 9000만원만 훈련비로 사용하고 허위 훈련 계획서를 제출한 뒤 선수계좌로 입금된 훈련비를 챙기는 수법 등으로 나머지 6억 8900만원을 횡령했다. 그러나 이런 비위 행위가 적발돼도 자체 종결 처리하거나 경미한 징계에 그치는 등 온정적인 처리가 관행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위법·부당한 예산집행에 대한 점검 의무’ 규정을 명문화하도록 대한체육회에 권고했다. 또 주요 비리 행위에 대해선 반드시 고발 조치하고 의무고발 대상과 고발 주체, 고발 기준 등을 구체화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징계 수위가 관대하다고 판단되면 대한체육회가 체육단체에 재심의를 요구하도록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임종석, 새 靑참모진 소개하며 ‘울컥’… “대통령 큰 시련 예상… 많은 응원을”

    임종석, 새 靑참모진 소개하며 ‘울컥’… “대통령 큰 시련 예상… 많은 응원을”

    차기 총선에 격전지 출마 가능성 거론 남북관계 개선에 큰 뜻… 입각 배제 못해“문재인 정부가 국민 기대만큼 충분하진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20개월간 대통령의 초심은 흔들린 적이 없었으며 소명과 책임을 한순간도 놓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던 적이 많았습니다. 올해 안팎으로 더 큰 시련과 도전이 예상됩니다.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헤쳐가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임종석(53) 대통령 비서실장은 8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서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 등 새 참모진을 소개하기 전 이렇게 말하는 대목에서 울컥한 듯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으로 “떠날 때가 되니 부족한 기억만 가득하다”며 “노심초사하며 지켜봐 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20개월간 인수위 없이 출범한 청와대 안살림을 맡아 3차례 남북 정상회담의 실무를 총괄하는 등 역대 어느 비서실장보다 바쁘고 중요한 일을 치르면서 임 실장의 ‘체급’은 대선주자로 급상승했다. 5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재선 국회의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경험한 드문 이력에다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전남 장흥) 출신이란 점도 차기 주자로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친문’ 지지층을 잠재적 우군으로 뒀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임 실장은 가까운 이들에게 “쉬고 싶다. 우선 아내와 여행을 가고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야인’ 생활이 길 것 같지는 않다. 2020년 총선에서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 등 격전지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나아가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의 간판을 젊음으로 일신할 필요가 있다는 당내 여론이 분출돼 임시 전당대회가 성사될 경우 당 지도부 경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 통일부 장관 입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서실장 재임 중 끝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치르지 못해 아쉬움이 클 법한 그는 사석에서 “내가 정치를 하는 목적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남북관계를 불가역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미녀와의 짜릿한 채팅… 눈치 챘을 땐 나는 이미 노예였다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미녀와의 짜릿한 채팅… 눈치 챘을 땐 나는 이미 노예였다

    능숙한 꼬드김에 영상통화로 이어져 “녹화됐다… 입금 안하면 유포” 겁박 중학생은 코묻은 돈까지 탈탈 털어내 ‘영상통화 스폰서’라며 여성 노리기도 “돈 없으면 몸으로 갚아” 성관계 압박 다정하고 달콤한 말을 건네던 그는 순식간에 ‘악마’로 돌변했다. 피해자들이 영상 유출에 대한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이면 더 인정사정없이 몰아붙였다. 끊임없이 돈을 갈취했고, 일부 여성에게 노예 부리듯 성폭행까지 일삼았다. 서울신문은 한국사이버보안협회가 여명 서울시의원에게 제출한 피해자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범행 현장을 재연했다. 피해자들이 어떻게 범인에게 속았고, 어떤 협박을 당했는지 가감없이 공개해 추가 피해를 막으려는 취지다.●채팅 4시간 만에 80만원 뜯긴 24세 남성 군대를 갓 제대한 전승우(24·가명)씨가 카카오톡 아이디 ‘미향’과 처음 대화를 시작한 건 지난해 1월 4일 오후 9시 18분이다. 채팅 앱에서 알게 된 미향이 영상통화를 하자며 카톡 아이디를 건넸고, 전씨가 따로 말을 걸었다. 프로필 사진 속 미향은 한눈에 봐도 대단한 미인이었다. “그런데 이걸로 영통(영상통화) 어떻게 해요? ㅋㅋ”(전씨) “페이스톡 ㅋㅋㅋ 몰라?”(미향) “알아 ㅋㅋ 바로 건다.”(전씨) 9초, 8초, 10초. 전씨가 세 차례나 짧은 페이스톡을 걸었지만, 미향은 번번이 화면이 안 보인다고 했다. 미향은 “‘시크릿톡’ 있어? 이걸 깔면 보일 거야”라며 ‘Secre Talk.rar’란 압축파일을 건넸다. 용량 474.84kb의 작은 파일이었다. “깔았는데 아무것도 안 뜨는데? 서버 점검 중이래.”(전씨) “정말 점검 중이네…. 오늘 점검하나 봐.”(미향) 하지만 전씨가 파일을 내려받은 순간 휴대전화는 이미 해킹당했고, 문자메시지 내용과 지인 연락처가 모두 미향에게 넘어갔다. 미향이 건넨 파일은 휴대전화 정보를 탈취하는 악성 앱이었다. 미향은 “다시 한번 해볼까?”라며 먼저 영상통화를 제안했다. 9초간 페이스톡을 진행한 뒤 “보인다 ㅎㅎ”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민낯이라며 수줍어하는 척도 했다. 이어 서로 벗은 모습을 보여주자며 능숙하게 리드를 했다. 전씨의 상반신에 문신이 있는 걸 보자 “난 타투 있는 남자 좋아”라며 애교를 부렸다. 두 사람의 페이스톡은 오후 10시 10분까지 약 1시간가량 총 12차례 진행됐다. 짧게는 10초, 길게는 3분 22초간 이뤄졌다. 미향은 교묘하게 중간 중간 다양한 지시를 내렸다. 휴대전화를 고정해 전씨 얼굴과 은밀한 부위를 모두 볼 수 있게 해달라며 부탁했다. 그래야 자신도 흥분된다고 했다. “님 자위하는 동영상 녹화 끝났고요. 휴대전화 모든 지인 번호 해킹됐습니다. 80만원 보내고 깔끔하게 삭제하겠습니까. 아니면 동영상 유포 진행할까요. 바로 답장 안 하면 당장 유포합니다. 경찰에 신고해도 못 잡고 창피만 당하고 소문만 퍼질 겁니다. 생각 잘하세요.” 미향은 문자를 통해 본색을 드러냈다. 갑작스런 상황에 한동안 답을 못하던 전씨는 “합의하고 싶네요”라고 입력했다. 미향은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를 알려준 뒤 당장 전화하라고 했다. “10초 내로 전화 안 하면 유포합니다. 10, 9, 8….” 카운트다운을 하듯 몰아붙였다. 급해진 전씨가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고 있다고 하자 1분 단위로 “빨리 구하라”고 재촉했다. 전씨는 미친듯이 전화를 돌려 지인들로부터 20만원을 빌렸다. 미향은 대포통장 계좌번호를 찍어준 뒤 당장 송금하고, 영수증을 사진으로 보내라고 했다. 제한 시간은 오후 11시. 딱 10분의 시간을 줬다. 사정없이 몰아치는 미향의 재촉에 전씨는 넋이 완전히 나갔다. 급히 편의점 자동화기기(ATM)로 달려갔지만, 송금 방법을 몰라 허둥댈 정도였다. 미향은 “송금하는 방법도 몰라? 개OO. 유포해줄까”라며 더욱 거세게 나왔다. 20만원을 송금하자 나머지도 입금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60만원 빨리 구하세요. 30분…” “죄송합니다. 100통 넘게 전화했는데 다 (돈이) 없다고 합니다.” 전씨는 급기야 어머니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돈을 구했다. 미향은 또 다른 계좌번호를 줬다. 오전 1시 24분. 결국 전씨는 총 80만원을 보냈다. 미향과 카톡을 시작한 지 4시간 6분 만이었다.●‘노예’가 되어버린 15살 중학생 “그래서 얼마 있냐고. 대답 안 해?” “제발요. 지금 현금은 없어요. 체크카드에 1만 2000원 있어요.” 지난해 2월 몸캠피싱에 걸린 중학생 윤성진(15·가명)군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서 손이 닳도록 범인에게 빌었다. ‘김다은’이란 가명을 쓴 범인은 자신을 25살이라고 소개했고, 윤군은 ‘누나’라고 부르며 따랐다. 어느 정도 친해지자 김다은은 “영섹(영상을 통한 성관계) 할래?”라며 꼬드겼다. ‘심야톡.zip’란 파일을 보내 깔게 한 뒤 윤군 휴대전화를 해킹했다. “합의라는 건 빈다고 되는 게 아니야. 지금 당장 편의점 가서 만원짜리 문상(문화상품권) 사.” 문화상품권은 구하기 쉬운 데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할 수 있어 몸캠피싱범이 자주 이용하는 거래 수단이다. 그렇게 범인들은 ‘코 묻은 돈’까지 탈탈 털었다. 김다은은 이후에도 윤군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돈 없으니까 몸으로 때워”라며 새로운 지시를 내렸다. 윤군에게 20대 여성으로 가장해 남성들이 많이 찾는 채팅 사이트에 가입하라고 지시했다. 닉네임은 ‘외로워’나 ‘놀아줘’를 쓰라고 했다. 또 ‘야하게 놀아요. 화끈한 밤 같이 보내요’ 등의 메시지를 건넨 뒤 남성들이 접근하면 김다은의 라인 아이디‘ekdms0322’를 알려주라고 했다. 윤군을 일종의 ‘노예’로 부리며 또 다른 피해자를 낚으려 한 것이다. “일단 오늘은 (채팅) 앱 많이 깔고 내일부터 시작해. 앱 하나하나 들어가서 사람 끌어.”(김다은) “예 무조건 다 할게요. 살려주세요.”(윤군) “기억해. 잠수하는 순간 유포한다 영상. 내가 말 걸면 바로 답하고. 알았어?”(김다은) “절대 잠수 안 해요. 제발요.”(윤군) 윤군은 공포감에 휩싸였다. 돕지 않으면 학교는 물론 인생이 끝장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날 이후 윤군은 매일 4시간 동안(오후 8~12시) 온라인 호객 행위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김다은은 윤군을 ‘노예’로 부리면서도 돈을 뜯는 걸 멈추지 않았다. “일주일 내에 10만원 모으고. 알았지. 말 잘 들으면 유포 안 할게.” “최대한 구할게요. 용돈 당겨서 바로 받을게요. 10만 모으면 지워주시나요.” ●재력 과시한 남성에게 짓밟힌 21세 여성 “언제든지 그만둬도 돼요. 영통은 서로 부담 없고 사생활도 지킬 수 있잖아요.” 양아정(21·여·가명)씨는 지난해 3월 페이스북 메신저로 ‘paris’란 가명의 남자와 대화를 시작했다. paris는 자신과 정기적으로 영상통화를 하면 100만원씩 주겠다고 제안했다. 자신은 강남에 사는 사업가라고 소개했다. 양씨가 “○○○에 산다”고 하자 그쪽에도 자기 가게가 있다고 했다. 양씨에게 계좌번호를 찍어달라고 해 당장 송금할 것처럼 연기했다. 양씨는 주저했다. “왜 저 같은 애랑 스폰을…. 예쁘고 몸매 좋은 애들 많은데.” “(영상통화 시) 성적인 거 위주로 시키겠네요.” “생각해보고 연락드릴게요. 영통하는 거 캡처하고 그러는 거 아니죠?” paris는 갖은 말로 양씨를 안심시켰다. “저는 얼굴, 몸매 안 보고 지금 할 분을 구하는 거라….” “유출 걱정하시는데 저도 다 보여드려요. 그냥 서로 즐기는 거에요.” 계속된 설득에 양씨가 경계심을 풀자 paris는 화질이 안 좋다며 카톡에서 대화하자고 했다. 대화 장소가 바뀌자 한층 적극적으로 나왔다. 양씨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난감해하자 얼굴을 보인 채 나체 사진을 찍도록 유도했다. “죄송합니다. 안 할래요. 아직 돈 보내신 것도 아니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돈이 너무 절실해 잠깐 잘못 생각했어요.” 양씨는 점점 심해지는 paris의 요구에 그만하자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paris는 “녹화 다 했으니 쇼부(협상) 치자”며 속내를 드러냈다. “지인이 보면 무슨 생각할까”라고 협박했다. “아정씨한텐 선택권이 없는 거 같은데. 1. 노예 2. 섹파(성관계 파트너) 3. 영통 셋 중 하나 고르세요. 빨리 말해요. 시간 없음.” 올가미는 단단했다. 벗어날 수 없었고 하는 수 없이 그가 제시한 것 중 2번을 선택했다. 1번을 고르면 무슨 짓을 시킬지 두려웠고, 3번은 또 녹화를 할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paris는 협박 수위를 높였다. 집단 성관계를 하고 한 번에 끝내자고 했다. 양씨가 단호히 거절하자 자신과 10차례는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요했다. 요구에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 사실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paris는 양씨를 직접 만나는 게 불가능했다. 직업이 없이 친구집에 얹혀산다고 한 양씨에게 돈을 뜯기도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paris는 ‘아는 동생’을 양씨에게 보낼 테니 그와 성관계를 한 번 맺는 것으로 마무리하자고 했다. ‘아는 동생’은 한국에서 활동 중인 다른 조직원으로 추정된다. “오빠를 만나야 영상을 지울 수 있지 동생을 만나는 건 아무런 의미 없잖아요.” 양씨는 버티다 못해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아 진짜 왜 그러세요…. 만날게요. 날짜는 내일 연락드릴게요. (같이 사는) 친구가 (지금 집에) 와서요.”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미녀와의 짜릿한 채팅… 눈치 챘을 땐 나는 이미 노예였다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미녀와의 짜릿한 채팅… 눈치 챘을 땐 나는 이미 노예였다

    능숙한 꼬드김에 영상통화로 이어져 “녹화됐다… 입금 안하면 유포” 겁박 중학생은 코묻은 돈까지 탈탈 털어내 ‘영상통화 스폰서’라며 여성 노리기도 “돈 없으면 몸으로 갚아” 성관계 압박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의 절대다수는 여성이다. 그래서 남성은 피해자의 고통을 모른다. 아무리 근절을 외쳐도 절반뿐인 공허한 메아리가 되는 이유다. 그런데 피해자의 대부분이 남성인 디지털 성폭력이 있다. ‘몸캠피싱’이다. 서울신문이 만난 몸캠피싱 피해자들은 “죽는 게 낫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실제 2014년엔 몸캠피싱을 당한 남자 대학생이 투신 자살했다. 피해 남성들의 이야기를 모아봤다. 피해자의 입장이 된 남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몰카나 국산 야동이 왜 사라져야 하는지 남성들이 고민해 봤으면 한다. 다정하고 달콤한 말을 건내던 그는 순식간에 ‘악마’로 돌변했다. 피해자들이 영상 유출에 대한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이면 더 인정사정없이 몰아붙였다. 끊임없이 돈을 갈취했고, 일부 여성에게 노예 부리듯 성폭행까지 일삼았다. 서울신문은 한국사이버보안협회가 여명 서울시의원에게 제출한 피해자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범행 현장을 재연했다. 피해자들이 어떻게 범인에게 속았고, 어떤 협박을 당했는지 가감없이 공개해 추가 피해를 막으려는 취지다.●채팅 4시간 만에 80만원 뜯긴 24세 남성 군대를 갓 제대한 전승우(24·가명)씨가 카카오톡 아이디 ‘미향’과 처음 대화를 시작한 건 지난해 1월 4일 오후 9시 18분이다. 채팅 앱에서 알게 된 미향이 영상통화를 하자며 카톡 아이디를 건넸고, 전씨가 따로 말을 걸었다. 프로필 사진 속 미향은 한눈에 봐도 대단한 미인이었다. “그런데 이걸로 영통(영상통화) 어떻게 해요? ㅋㅋ”(전씨) “페이스톡 ㅋㅋㅋ 몰라?”(미향) “알아 ㅋㅋ 바로 건다.”(전씨) 9초, 8초, 10초. 전씨가 세 차례나 짧은 페이스톡을 걸었지만, 미향은 번번이 화면이 안 보인다고 했다. 미향은 “‘시크릿톡’ 있어? 이걸 깔면 보일 거야”라며 ‘Secre Talk.rar’란 압축파일을 건넸다. 용량 474.84kb의 작은 파일이었다. “깔았는데 아무것도 안 뜨는데? 서버 점검 중이래.”(전씨) “정말 점검 중이네…. 오늘 점검하나 봐.”(미향) 하지만 전씨가 파일을 내려받은 순간 휴대전화는 이미 해킹당했고, 문자메시지 내용과 지인 연락처가 모두 미향에게 넘어갔다. 미향이 건넨 파일은 휴대전화 정보를 탈취하는 악성 앱이었다. 미향은 “다시 한번 해볼까?”라며 먼저 영상통화를 제안했다. 9초간 페이스톡을 진행한 뒤 “보인다 ㅎㅎ”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민낯이라며 수줍어하는 척도 했다. 이어 서로 벗은 모습을 보여주자며 능숙하게 리드를 했다. 전씨의 상반신에 문신이 있는 걸 보자 “난 타투 있는 남자 좋아”라며 애교를 부렸다. 두 사람의 페이스톡은 오후 10시 10분까지 약 1시간가량 총 12차례 진행됐다. 짧게는 10초, 길게는 3분 22초간 이뤄졌다. 미향은 교묘하게 중간 중간 다양한 지시를 내렸다. 휴대전화를 고정해 전씨 얼굴과 은밀한 부위를 모두 볼 수 있게 해달라며 부탁했다. 그래야 자신도 흥분된다고 했다. “님 자위하는 동영상 녹화 끝났고요. 휴대전화 모든 지인 번호 해킹됐습니다. 80만원 보내고 깔끔하게 삭제하겠습니까. 아니면 동영상 유포 진행할까요. 바로 답장 안 하면 당장 유포합니다. 경찰에 신고해도 못 잡고 창피만 당하고 소문만 퍼질 겁니다. 생각 잘하세요.” 미향은 문자를 통해 본색을 드러냈다. 갑작스런 상황에 한동안 답을 못하던 전씨는 “합의하고 싶네요”라고 입력했다. 미향은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를 알려준 뒤 당장 전화하라고 했다. “10초 내로 전화 안 하면 유포합니다. 10, 9, 8….” 카운트다운을 하듯 몰아붙였다. 급해진 전씨가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고 있다고 하자 1분 단위로 “빨리 구하라”고 재촉했다. 전씨는 미친듯이 전화를 돌려 지인들로부터 20만원을 빌렸다. 미향은 대포통장 계좌번호를 찍어준 뒤 당장 송금하고, 영수증을 사진으로 보내라고 했다. 제한 시간은 오후 11시. 딱 10분의 시간을 줬다. 사정없이 몰아치는 미향의 재촉에 전씨는 넋이 완전히 나갔다. 급히 편의점 자동화기기(ATM)로 달려갔지만, 송금 방법을 몰라 허둥댈 정도였다. 미향은 “송금하는 방법도 몰라? 개OO. 유포해줄까”라며 더욱 거세게 나왔다. 20만원을 송금하자 나머지도 입금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60만원 빨리 구하세요. 30분…” “죄송합니다. 100통 넘게 전화했는데 다 (돈이) 없다고 합니다.” 전씨는 급기야 어머니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돈을 구했다. 미향은 또 다른 계좌번호를 줬다. 오전 1시 24분. 결국 전씨는 총 80만원을 보냈다. 미향과 카톡을 시작한 지 4시간 6분 만이었다. ●‘노예’가 되어버린 15살 중학생 “그래서 얼마 있냐고. 대답 안 해?” “제발요. 지금 현금은 없어요. 체크카드에 1만 2000원 있어요.” 지난해 2월 몸캠피싱에 걸린 중학생 윤성진(15·가명)군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서 손이 닳도록 범인에게 빌었다. ‘김다은’이란 가명을 쓴 범인은 자신을 25살이라고 소개했고, 윤군은 ‘누나’라고 부르며 따랐다. 어느 정도 친해지자 김다은은 “영섹(영상을 통한 성관계) 할래?”라며 꼬드겼다. ‘심야톡.zip’란 파일을 보내 깔게 한 뒤 윤군 휴대전화를 해킹했다. “합의라는 건 빈다고 되는 게 아니야. 지금 당장 편의점 가서 만원짜리 문상(문화상품권) 사.” 문화상품권은 구하기 쉬운 데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할 수 있어 몸캠피싱범이 자주 이용하는 거래 수단이다. 그렇게 범인들은 ‘코 묻은 돈’까지 탈탈 털었다. 김다은은 이후에도 윤군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돈 없으니까 몸으로 때워”라며 새로운 지시를 내렸다. 윤군에게 20대 여성으로 가장해 남성들이 많이 찾는 채팅 사이트에 가입하라고 지시했다. 닉네임은 ‘외로워’나 ‘놀아줘’를 쓰라고 했다. 또 ‘야하게 놀아요. 화끈한 밤 같이 보내요’ 등의 메시지를 건넨 뒤 남성들이 접근하면 김다은의 라인 아이디‘ekdms0322’를 알려주라고 했다. 윤군을 일종의 ‘노예’로 부리며 또 다른 피해자를 낚으려 한 것이다. “일단 오늘은 (채팅) 앱 많이 깔고 내일부터 시작해. 앱 하나하나 들어가서 사람 끌어.”(김다은) “예 무조건 다 할게요. 살려주세요.”(윤군) “기억해. 잠수하는 순간 유포한다 영상. 내가 말 걸면 바로 답하고. 알았어?”(김다은) “절대 잠수 안 해요. 제발요.”(윤군) 윤군은 공포감에 휩싸였다. 돕지 않으면 학교는 물론 인생이 끝장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날 이후 윤군은 매일 4시간 동안(오후 8~12시) 온라인 호객 행위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김다은은 윤군을 ‘노예’로 부리면서도 돈을 뜯는 걸 멈추지 않았다. “일주일 내에 10만원 모으고. 알았지. 말 잘 들으면 유포 안 할게.” “최대한 구할게요. 용돈 당겨서 바로 받을게요. 10만 모으면 지워주시나요.” ●재력 과시한 남성에게 짓밟힌 21세 여성 “언제든지 그만둬도 돼요. 영통은 서로 부담 없고 사생활도 지킬 수 있잖아요.” 양아정(21·여·가명)씨는 지난해 3월 페이스북 메신저로 ‘paris’란 가명의 남자와 대화를 시작했다. paris는 자신과 정기적으로 영상통화를 하면 100만원씩 주겠다고 제안했다. 자신은 강남에 사는 사업가라고 소개했다. 양씨가 “○○○에 산다”고 하자 그쪽에도 자기 가게가 있다고 했다. 양씨에게 계좌번호를 찍어달라고 해 당장 송금할 것처럼 연기했다. 양씨는 주저했다. “왜 저 같은 애랑 스폰을…. 예쁘고 몸매 좋은 애들 많은데.” “(영상통화 시) 성적인 거 위주로 시키겠네요.” “생각해보고 연락드릴게요. 영통하는 거 캡처하고 그러는 거 아니죠?” paris는 갖은 말로 양씨를 안심시켰다. “저는 얼굴, 몸매 안 보고 지금 할 분을 구하는 거라….” “유출 걱정하시는데 저도 다 보여드려요. 그냥 서로 즐기는 거에요.” 계속된 설득에 양씨가 경계심을 풀자 paris는 화질이 안 좋다며 카톡에서 대화하자고 했다. 대화 장소가 바뀌자 한층 적극적으로 나왔다. 양씨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난감해하자 얼굴을 보인 채 나체 사진을 찍도록 유도했다. “죄송합니다. 안 할래요. 아직 돈 보내신 것도 아니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돈이 너무 절실해 잠깐 잘못 생각했어요.” 양씨는 점점 심해지는 paris의 요구에 그만하자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paris는 “녹화 다 했으니 쇼부(협상) 치자”며 속내를 드러냈다. “지인이 보면 무슨 생각할까”라고 협박했다. “아정씨한텐 선택권이 없는 거 같은데. 1. 노예 2. 섹파(성관계 파트너) 3. 영통 셋 중 하나 고르세요. 빨리 말해요. 시간 없음.” 올가미는 단단했다. 벗어날 수 없었고 하는 수 없이 그가 제시한 것 중 2번을 선택했다. 1번을 고르면 무슨 짓을 시킬지 두려웠고, 3번은 또 녹화를 할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paris는 협박 수위를 높였다. 집단 성관계를 하고 한 번에 끝내자고 했다. 양씨가 단호히 거절하자 자신과 10차례는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요했다. 요구에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 사실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paris는 양씨를 직접 만나는 게 불가능했다. 직업이 없이 친구집에 얹혀산다고 한 양씨에게 돈을 뜯기도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paris는 ‘아는 동생’을 양씨에게 보낼 테니 그와 성관계를 한 번 맺는 것으로 마무리하자고 했다. ‘아는 동생’은 한국에서 활동 중인 다른 조직원으로 추정된다. “오빠를 만나야 영상을 지울 수 있지 동생을 만나는 건 아무런 의미 없잖아요.” 양씨는 버티다 못해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아 진짜 왜 그러세요…. 만날게요. 날짜는 내일 연락드릴게요. (같이 사는) 친구가 (지금 집에) 와서요.”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B1A4 측 “허위사실 유포+명예훼손..악플러 강경 대응”[전문]

    B1A4 측 “허위사실 유포+명예훼손..악플러 강경 대응”[전문]

    그룹 B1A4 소속사 측이 악플러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8일 B1A4 소속사 WM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온라인, SNS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소속 아티스트 B1A4(비원에이포)에 대한 비방와 모욕적인 언행들이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당사는 위와 같은 소속 아티스트를 향한 악의적인 비방과 모욕, 명예훼손, 허위사실 등을 유포하여 소속 아티스트의 권리 및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묵과할 수 없으며 선처 없이 법적 대응을 취할 예정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또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온라인 및 SNS 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소속 아티스트의 허위 사실 유포, 악의적인 모니터링과 적극적인 대응으로 소속 아티스트의 권익 보호를 위해 당사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B1A4는 지난 2011년 EP 앨범 ‘Let‘s Fly’로 데뷔했다. 이후 진영과 바로가 소속사를 나가며 B1A4는 신우, 산들, 공찬으로 3인조 재편성됐다. 멤버 신우는 오는 22일 현역으로 입대한다. <이하 소속사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WM엔터테인트먼트입니다. 최근 온라인, SNS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소속 아티스트 B1A4(비원에이포)에 대한 비방와 모욕적인 언행들이 수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당사는 위와 같은 소속 아티스트를 향한 악의적인 비방과 모욕, 명예훼손, 허위사실 등을 유포하여 소속 아티스트의 권리 및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묵과할 수 없으며 선처 없이 법적 대응을 취할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온라인 및 SNS 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소속 아티스트의 허위 사실 유포, 악의적인 모니터링과 적극적인 대응으로 소속 아티스트의 권익 보호를 위해 당사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한국 매년 아동음란물 사이트 50개 수사 의뢰“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한국 매년 아동음란물 사이트 50개 수사 의뢰“

    “매주 한 건 꼴로 한국 경찰이 글로벌 공조 수사를 의뢰합니다. 그런 아동음란물 사이트 수 만 연간 50여건에 달합니다. 지금은 몰래카메라나 불법 음란물에 더 주목하지만 아동음란물 역시 이미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대로라면 한국도 아동음란물의 주요 생산기지가 될 겁니다.” 돈 브룩센 미국 국토안보국수사국(HSI) 한국지부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동음란물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일부의 문제라는 걸 꼭 전제로 해달라”면서도 “한국은 이미 위험 수위에 와 있다”고 경고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 HSI을 중심으로 걸쳐 글로벌 공조 수사를 시작했다. 국제테러부터 전략물자 불법 수출입, 돈세탁, 밀입국 및 인신매매, 아동음란물 등 400여가지 범죄를 수사한다. 전 세계 67개국에 지부를 운영으로 한국지부도 2003년 문을 열었다. 한국 수사기관과 공조해 ▲유병헌 전 세모그룹 회장 ‘금고지기’ 김혜경씨 국내 송환(2014년) ▲전두환 전 대통령 미국 자산 환수(2014년) ▲문정황후어보 국내 환수(2017년) 등의 성과를 냈다. 브룩센 지부장이 한국 아동음란물의 심각성을 느낀 건 지난해 ‘다크넷’(Darknet) 아동음란물 사이트 운영자를 적발하면서부터다. 과거 미국 해군이 보안용으로 고안한 것으로 알려진 다크넷은 전용 브라우저를 통해야만 접속할 수 있어 IP 추적이 힘들다. 이 때문에 범죄자들에겐 인신매매, 아동 성매매, 청부살인까지 범죄 거래의 암시장으로 악용된다. 브룩센 지부장은 미국 본부로부터 다크넷 아동음란물 사이트 운영자가 한국에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한국 경찰과 공조해 충남 당진에서 운영자 손모(23)씨를 체포했다. “당시 손씨 서버에서 압수한 아동음란물은 고화질 영화 3000편 분량인 10테라바이트(TB)에 달했습니다. 미국 아동음란물 수사 중 역대 최대 규모였어요.” 세계 최대 아동음란물 사이트 운영자가 한국인이었던 사실은 국제적으로 회자됐다. 손씨 사이트에서 영상을 다운받은 글로벌 회원이 4000여명에 달했고, 한국인도 200여명이 붙잡혔다. 미국도 다운받은 이용자를 추적해 180여명을 검거했으며, 독일과 영국 등에서도 수사가 진행됐다.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에서 아동음란물은 제작이나 유통은 물론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중대 범죄다. 브룩센 지부장은 “한국 경찰이 우리에게 의뢰하는 아동음란물 국제공조 수사 건수는 다른 국가와 비교해하면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몸캠’으로 미성년자의 성적 이미지를 확보하거나 제작하는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경고했다. 안타깝지만 한국은 이미 주요 아동음란물 생산국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 인터넷감시재단(IWF)이 지난 2012년 각국의 온라인 아동음란물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2.2%)은 미국(50%)·러시아(14.9%)·일본(11.7%)·스페인(8.8%)·태국(3.6%)에 이어 6번째 야동 생산국으로 집계됐다. 브룩센 지부장은 마약만큼 처벌이 강화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동음란물을 소지하면 예외 없이 감옥에 간다는 걸 깨닫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아동음란물 소지자를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데, 다른 나라에 비하면 약하다. 미국은 5~20년의 징역형, 영국도 26주~3년의 구금형에 처한다. “자신의 자녀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아동음란물이 얼마나 잔혹한 범죄인지가 더 와 닿을 겁니다. 아이들은 방어능력이 없어요. 모두 어른의 책임이라는 이야깁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특파원 칼럼] 대일 외교, 더 큰 변동성에 대비해야/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대일 외교, 더 큰 변동성에 대비해야/김태균 도쿄 특파원

    한국과 일본의 ‘레이더 갈등’이 보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서로 주장하는 팩트와 정황이 상반되는 가운데 좀체 보기 드문 수준의 직설적인 공방이 양국 정부 사이에 오고 갔다. 실체가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이 사태가 미국을 축으로 전통적인 안보협력 관계에 있는 두 나라 사이에 이렇게까지 심각해질 일이었나 하는 점이다.또 하나 명백한 팩트는 상황을 심각하게 만든 정점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방위성이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며 레이더 관련 동영상 공개를 반대했음에도 아베 총리가 강행을 지시한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결국 2012년 12월 두 번째 집권 이후 가장 첨예하게 불거진 한국과의 갈등은 아베 총리 자신이 만들어 낸 결과물인 셈이다. 2012년 8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상륙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극도로 얼어붙은 상태에서 취임한 이후 보수우익의 가치를 극명하게 드러내 온 아베 총리였지만, 한국과의 갈등을 스스로 나서 조장한 적은 없었다. 소극적인 갈등 회피를 꾀하는 이른바 ‘전략적 방치’가 그의 한국에 대한 외교 기조였다. 올해 11월 역대 최장수 재임 기록을 달성하게 되는 아베 총리의 지상과제는 뭐니 뭐니 해도 개헌이다. 지금까지 개헌을 입에 올린 총리들은 있었지만, 실제 행동에 나선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전후 총리 최초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던 나카소네 야스히로 시절에도 헌법 개정은 단지 연구의 수준에 그쳤고, 해마다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도 개헌은 훗날의 일로 치부했다. 아베 총리가 자신의 임기 내 개헌을 위해 반드시 쟁취하려는 게 오는 7월 참의원 선거 승리다. 선거에서 실패하면 개헌이 물 건너가는 것은 물론이고, 더이상 총리 연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찌감치 ‘레임덕’이 찾아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베 총리는 또 자신의 지지 기반인 보수 진영을 달래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4일 신년 회견을 통해 공식화한 차기 일왕 연호의 ‘4월 1일 조기 공표’다. 현 아키히토 일왕 시대의 연호 ‘헤이세이’를 이을 연호를 새 일왕 즉위(5월 1일) 한 달 전에 미리 발표해 전산 시스템 변경 등에 따르는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사회의 주류 보수층은 한 명의 일왕에게는 하나의 연호만을 둔다는 ‘일세일원’(一世一元)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현 일왕 재임 중 연호 공표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와 본격화할 ‘쿠릴열도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협상과 관련해서도 아베 총리는 지지 세력의 공격에 직면해 있다. 아베 총리는 러시아가 수용할 수 없는 ‘4개섬 일괄 반환’을 주장해서는 영토분쟁 타결과 평화조약 체결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사실상 ‘2개섬 우선 반환’으로 요구 수위를 완화했다. 이에 대해 보수 진영은 원안대로 협상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에 대응해 올 4월부터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기로 지난해 말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보수층으로부터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가와 관가에서는 이번 레이더 갈등에서 보인 아베 총리의 강경 대응이 그에 대해 불만을 품거나 실망한 지지층을 달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헌 등을 향한 그의 행보가 빨라질수록, 임기 말이 하루하루 가까워져 갈수록 내부 단속과 반발 무마를 위해 외교적 수단에 기대려는 유혹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일본의 ‘전략적 방치’를 넘어선 ‘전략적 갈등 유발’에 대한 우리의 대비가 필요해진 셈이다. 한·일 관계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대일 외교 전략의 기조와 원칙을 다시 한번 새롭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windsea@seoul.co.kr
  • “언더그라운드시티 주력… 경제·자치·복지의 서대문구로”

    “언더그라운드시티 주력… 경제·자치·복지의 서대문구로”

    “공감과 정책감수성을 바탕으로 주민자치와 복지확대를 끌어내는 서대문구를 만들겠습니다.”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6일 서울신문과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민선 7기 마스터플랜의 핵심으로 주민자치와 복지확대 강화, 언더그라운드시티 사업 추진을 꼽았다. 특히 지방분권전도사로서 지방분권 의제를 확산하기 위한 노력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민선 5~7기 구청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며 섬김과 청렴의 리더십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1955년 전남 장흥군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공인회계사가 됐다. 1995년 서울시의원에 당선돼 재무경제위원장을 역임했다. SH공사 이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예산감시위원, 세종문화회관 감사, 제16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는 ‘서대문 키다리아저씨의 행복동행’(서해문집, 2013)이 있다. →2010년 임기를 시작하고 나서 9번째 맞는 새해다. 새해 각오를 들려달라. -지방분권을 위한 지방정부가 되도록 하고 싶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국정과제를 구현하는 건 결국 지방정부다. 지방정부가 튼튼해야 남북평화 같은 국가적 의제도 가능하다. 지방정부에 돼지꿈이 있느냐. 있다. 그걸 위해 주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지방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구청장으로서 항상 그게 과제다. 주민 삶에 걸쳐 맞춤형 복지를 확대하는 따뜻한 지방정부,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로 주민소득기반을 강화하는 든든한 지방정부, 안전하고 살기 좋은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믿을 수 있는 지방정부, 교육문화환경을 조성하는 미래지향적인 지방정부를 만들고 싶다. →올해 주력하는 핵심 사업 목표는 무엇인가. -서대문구의 미래공간 조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지하철 3호선 홍제역 일대에 지하공간을 조성하는 언더그라운드시티를 꼽고 싶다. 언더그라운드시티는 홍제역에서 홍은사거리에 이르는 230m 길이 지하보행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인근 인왕시장, 홍제2·3구역과 지하공간을 통합개발하는 사업이다. 언더그라운드시티는 상시적 교통체증과 낙후된 환경, 주민편의시설 부족 등 홍제역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사업이다. 홍제역 하루 평균 승차 인원이 2만여명이다. 서울시 전체 지하철 수송 순위 상위 25% 수준이지만 출입구는 4개밖에 없다. 출입구 양측 보도 폭도 2~3m밖에 안 돼 보행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새로 조성하는 지하공간은 정부가 추진하는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가운데 하나로 추진하려고 한다. 구비 400억원 정도를 마련하고 내년까지 준비를 거쳐 2020년에는 착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대문구는 주민자치회와 복지확대 정책이 인상적이다. 올해는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추나. -지난해 2단계 서울형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을 추진해 5개 시범동에서 공개추첨을 통해 주민자치회 위원 248명을 위촉했다. 서울시에선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 협조가 서대문구 시민거버넌스의 기반이다. 마을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직접 발로 뛰고 생활의제를 이웃들과 함께 풀어가면서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게 바로 원동력이다. 2020년까지는 서대문구 14개 동에 모두 주민자치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복지정책에선 치매 문제에 좀더 관심을 가지려 한다. 기왕에 구축한 복지방문지도를 활용해 치매지도를 만들려 한다. 마을별로 맞춤형 치매 정책을 펴서 치매를 개인이 아닌 사회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2018년 한 해를 되돌아볼 때 가장 큰 성과로 무엇을 꼽고 싶나. -지난해 9월 15일 문을 연 공공임대상가인 신촌박스퀘어를 꼽고 싶다. 많은 지방정부에서 공통으로 고민하는 노점상 문제를 해결하는 새롭고 지속가능한 대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서울시에서 행정우수사례 최우수상도 받았다. 노점상 24곳이 저렴한 임대료로 박스퀘어에 입점하고 공모를 통해 역량 있는 청년창업팀을 선발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청년과 노점상이 합동으로 상권을 활성화하고 있다. 새해에는 더 많은 노점상들이 입점할 수 있도록 박스퀘어 주변 노점상 15곳과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2018년에 가장 아쉬웠던 건 어떤 것인가. -특별히 아쉬운 건 없다. 굳이 얘기한다면 지방선거에서 개헌이 이뤄지지 않은 게 아쉽다. 지방분권 운동을 열심히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대로 포기하지 않고 분권 개헌운동을 계속하려 한다.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정부에서 지난해 10월 발표한 자치분권 로드맵은 어떻게 평가하나. -지방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에는 분명 못 미친다. 그럼에도 발표한 것만이라도 제대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했듯이 지방분권에 속도를 내야 한다. 문제는 문 대통령 임기 안에 로드맵만큼 될지 의문이다. 일부에서 지방분권이 예산낭비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지방정부가 내놓는 참신한 정책이 국가정책으로 확대되는 사례가 계속 쌓이는 것만 봐도 지방 차원에서 내놓는 다양한 실험이 주민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가 모든 지방정부의 역량을 강화하는 싱크탱크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외연을 확대하는 게 일차 목표다. 아울러 자치분권연구소를 만들어 꾸준히 의제를 제기하려 한다. →구청장으로서 추구하는 구정 원칙은 무엇인가. -공감을 끌어내는 것, 정책감수성을 키우는 것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사회 현안을 내 문제로 받아들이는 감수성이 없으면 정책을 개발할 수가 없다. 정책감수성이 있고 공감을 이끌어낸다면 정책을 추진하는 힘이 생기고 거기서 결실을 볼 수 있다. →서울시에 바라는 점은. -건축, 토목, 녹지 등 기술직이 부족한데 좋은 인재를 모시기가 힘들다. 내게 권한이 있다면 개방직으로 뽑고 싶은데 권한이 없다. 올해 핵심과제인 언더그라운드시티 등을 추진하려면 우수한 기술직이 필요한데 기술직들은 구청으로 가는 걸 꺼린다. 서울시에서 좀더 전향적으로 나서주면 좋겠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마크롱 한마디에… ‘노란조끼’ 첫 정부기관 공격

    마크롱 한마디에… ‘노란조끼’ 첫 정부기관 공격

    신년사서 “증오의 군중” 돌연 강경 선회 佛대변인 사무실 건물에 무단 진입 시도 시위대 5만명 몰려…경찰과 충돌 잇따라8주째에 접어들면서 잠잠해졌던 프랑스의 ‘노란 조끼’ 반정부 시위가 또다시 격화하고 있다. 유류세 인상 계획 철회, 최저임금 인상 등 유화책을 내밀었던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돌연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신년사에서 시위대를 “증오로 가득 찬 군중”이라고 비난하며 개혁을 중단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로이터·AFP통신 등은 5일(현지시간) 수도 파리를 비롯해 루앙, 툴루즈 등 전국 곳곳에서 폭력 수위가 한층 높아진 ‘노란 조끼’ 8차 집회가 열려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시위대가 벤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 정문을 부수고 진입을 시도하면서 그리보 대변인은 직원들과 함께 건물 뒷문으로 대피했다. 그리보 대변인은 방송 인터뷰에서 “공격을 당한 것은 내가 아니다. 그것은 프랑스이며 우리의 (정부) 기관들이었다”고 말했다. 외신은 지난해 11월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반발해 ‘노란 조끼’ 시위가 시작된 이래 정부기관에 무단 진입하려는 시도는 처음이라며 주목했다. 한때 16만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확산했던 시위는 정부의 유화적인 태도로 잦아들었다가 다시 불이 붙은 모양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과격해진 시위 양상을 비판하며 트위터에 “또 한번 극단적 폭력이 공화국을 공격했다. 정의는 구현될 것”이라고 올렸다. 시위 참가자 규모도 5만명가량으로 7차 집회 때보다 커졌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길가에 세워진 차량에 불을 질렀고 경찰은 최루가스·고무탄 등을 쏘며 시위대를 진압했다. 프랑스 주재 스웨덴 대사관에도 한때 불이 붙었다. 주프랑스 스웨덴 대사는 트위터에 “경찰은 어디에 있나”라며 관련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청소년들, 하루 2시간 인터넷 방송 본다

    10대 청소년들이 하루 2시간 가까이 인터넷 개인방송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하거나 선정·폭력적인 인터넷 개인방송 등에 관해 강력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6일 밝힌 전국 만 13~18세 중·고등학생 1058명을 대상으로 벌인 ‘청소년 인터넷 개인방송 이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하루 평균 114.9분 동안 인터넷 개인방송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플랫폼별로는 유튜브가 36.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프리카TV 16.8%, 트위치TV 16.6%, V앱 11.7%, 네이버TV 11.6% 순이었다. 장르별로는 게임방송이 22.7%로 가장 높았고, 먹방(먹는방송)이 19.7%로 뒤를 이었다. 토크방송 11.6%, 뷰티방송 10.9%, 음악방송 8.2%였다. 노출수위가 높고 음담패설을 주요 소재로 하는 성인방송은 0.4%에 그쳤다. 인터넷 개인방송의 유해콘텐츠 유형별 심각성에 대해서는 비속어·유행어 등 부적절한 언어 사용, 선정성, 폭력성, 사회적 약자 비하나 차별 등 반사회적 콘텐츠, 사생활 침해 순으로 꼽았다. 문제를 일으킨 인터넷 개인방송에 관해 76.3% 청소년이 ‘규제에 동의한다’고 밝혔지만, 반대 의사를 밝힌 청소년은 7.6%에 불과했다. 적합한 규제방안으로는 진행자 완전 퇴출제, 유해방송 표시제, 차단시스템, 형사처벌, 등급제 순으로 꼽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현직 경찰이 음주운전하다 신호대기 중 잠든 채 적발

    현직 경찰이 음주운전하다 신호대기 중 잠든 채 적발

    현직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하다 도로에서 잠든 채 적발됐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김모 경위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김 경위는 술에 취한 채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10시 20분쯤 상당구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다. 김 경위는 신호대기 중 잠들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적발 당시 김 경위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69%였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처벌 수위를 정할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국회의원 왜 잘 뽑아야 하는지 학부모들 뼈저리게 느꼈을 것”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국회의원 왜 잘 뽑아야 하는지 학부모들 뼈저리게 느꼈을 것”

    사람들은 말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달걀로 바위 치기라고. 달걀에 맞은 바위는 역시나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치명적으로 금이 갔다. 이만하면 달걀의 승리다. 사립유치원 비리를 세상에 조목조목 드러나게 했던 진짜 주역은 ‘정치하는 엄마들’이다. 페이스북으로 회원들끼리 교감해 교육청마다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안 되면 될 때까지 부딪히고, 어디서든 피켓을 들고. 사립유치원 비리를 막기 위한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지난달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끝내 처리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 교육위원회는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최장 330일 뒤에나 본회의 표결에 다시 부쳐지게 된 것이다.장하나(42)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를 만났다. “절반의 성공이니 시원섭섭하겠다”고 했더니 뜻밖의 답을 돌려줬다. “섭섭하지 않고 시원할 뿐”이라는 대답은 “이제 시작”이라는 의미로 들렸다.→‘유치원 3법’은 처음 민주당이 내놓았던 개정안에서 사실상 후퇴했다. 누구보다 안타까웠겠다. -마음을 진작에 비웠다. 한국당의 반대가 극심해 개정안이 온전히 처리되리라는 기대는 일찌감치 접었다.(웃음) 국회의원을 왜 잘 뽑아야 하는지 학부모들이 뼈저리게 느꼈을 거다. 그것만도 작지 않은 소득이다. →개정안으로 지정된 바른미래당 중재안은 향후 국회를 통과해도 한계가 있을 거라고들 걱정한다. -중재안은 국가지원금을 지금처럼 지원금 형태로 두되 학부모 부담금과 단일회계로 관리하자는 것이다. 교육 목적 외 사용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형사처벌하자는 게 골자다. 원래 민주당 안은 국가지원금을 국가보조금으로 바꿔 학부모 부담금과 단일회계로 관리하며, 잘못 사용하면 횡령죄를 적용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자는 거였다. 지원금 형태가 계속 유지되면 앞으로도 사립유치원들은 사유재산과 혼동할 수밖에 없다. 처벌 수위도 크게 낮아졌고. →국회의원(19대 민주당 비례대표) 경험이 이번 일에 큰 밑천이 됐을 법하다. -도움이 됐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아이 엄마가 아니었더라면 유치원 비리에 무감각했을 것이다. 의원 시절에도 환경이나 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아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었다. 그러니 ‘김용균법’에 정신없이 매달렸을 거다. →육아나 교육정책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이유가 현장의 목소리가 정치세력화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말 그렇다. 학부모는 어떤 순간에도 ‘을’이다. 문제 제기했다가 내 아이가 탈이 나면 안 되니까 불합리를 참고 견딘다. 그러다가 이번에 일이 터진 거다. 우리가 나서긴 했지만 어찌보면 한심한 이야기다. 정치가 믿을 만하고 정책이 제 기능을 다했다면 학부모가 왜 나서야 했겠나. →유치원 3법은 일단락된 철 지난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교육 현안이다. 국회가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과 감시의 시선을 거둘 수 없는 문제 아닌가. -당연히 예의주시할 것이다. 백 번을 다시 생각해도 분통 터지는 일이다. 2012년 누리과정 지원금으로 국가 예산이 투입되면서 교육청이 사립유치원들을 감사할 구실이 생겼다. 그 이전에는 유치원이 자영업으로 인식돼 말도 안 되는 비리를 저질러도 아예 통제권 밖이었다. 유치원의 요지경 비리를 정작 아이들을 맡기는 엄마들만 몰랐던 거다. →유아교육의 구조화된 비리나 문제점들을 생생히 목격했을 것이다. -전달체계가 심각하게 붕괴돼 있다는 사실이 좌절스러웠다. 교육부 장관이 아무리 강한 개혁의지를 보인들 민선 교육감들의 컨트롤타워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전국의 17개 시·도교육청마다 정책을 반영하는 의지도 다 제각각이다. 무엇보다 개혁에 무반응인 ‘벽’은 유치원들과 접촉하는 교육청의 실무진이다. 유치원 비리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한데도 그들은 천하태평이다. 그들 입장에서 보자면 민선 교육감들은 뜨네기다. 유치원들을 지도 감독해야 할 실무자들이 유치원들과 한편인 게 현실이다. 유치원 비리를 신고하면 문제의 유치원에 누구 엄마가 무슨 제보를 했는지 귀띔해 주는 어이없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의 뚝심이면 뭐든 해낼 거라는 기대가 있다. 새해에 역점을 둘 일은. -유아교육이나 청소년 문제는 국회에서 언제나 관심권 밖이다. 청소년들은 선거권이 없고, 정치에 관심을 쏟을 여력이 없는 30~40대 학부모들에겐 공을 들여봤자 수지가 안 맞는다는 계산들이다. 지난해 달걀로 바위를 쳤던 안타까운 이슈가 ‘스쿨 미투’였다. 어마어마한 학교 권력을 상대로 어린 학생들이 용기 있게 입을 열었지만, 언론의 가십거리 수준으로 소비되고 끝났다. 스쿨 미투가 의미있는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너무나 중요한 문제다. 용기 있는 증언이 외면당하면 누구든 입을 닫게 되고, 그런 현실을 경험한 학생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결국 입을 닫는다. 끔찍한 일이다. →다시 정치를 하고 싶은 욕심이 들 것 같다. -이번 일을 진행하면서 반드시 국회로 들어가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런데 나는 돈이 없다.(웃음) 의원 수를 늘리더라도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정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난한 시민들에게 정치의 문을 열어주는 논의는 여전히 하지 않고 있다. 최근 어느 농민 모임이 우리를 본떠 ‘정치하는 농부들’을 결성하겠다고 하더라.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이 누구나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의원 평균 재산이 41억원이다. 이들이 비정규직, 실업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는 있겠으나 죽었다 깨어나도 내 일처럼 매달릴 수는 없다. →집으로 돌아가면 평범한 엄마 아닌가. -한유총(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을 상대로 싸우면서 다섯 살 딸아이한테는 미안했다. 어떤 원장이 좋아하겠나. 다니던 어린이집에서도 나와야 해서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다. 미안해 하지 않으려고 번번이 마음을 고쳐 먹는다. ‘딸아, 너를 위해서 엄마가 싸웠다’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웃음)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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