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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사 배수박스 엉터리 이설로 행신지구 홍수 위험

    건설사 배수박스 엉터리 이설로 행신지구 홍수 위험

    한 대형건설사가 전문가들의 거듭된 지적에도 불구하고 철도 밑을 횡단하는 우수관을 직각 형태로 건설해 경기 고양시 행신지구 일대 홍수위험을 높히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4일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A사는 대곡~소사 복선전철 노선이 경의중앙선 능곡역~행신역 사이에서 2010년 완공된 행신동~장항동간 우수관로(행신 배수박스)와 부딪치자, 2016년 10월 부터 행신 배수박스 이설공사를 추진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고양시 기술자문위원회는 2017년 12월과 2018년 8월 2차례에 걸쳐 배수박스 이설 선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해 왔다. A사가 직선으로 된 기존의 배수박스를 직각 형태로 여러차례 꺾어 이설하는 바람에 빗물의 흐름을 어렵게 해 배수박스 및 철도의 붕괴 위험을 높히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배수박스 하류 행신천 보다 홍수빈도를 낮게 설정해 집중호우 때 행신지구 일대 침수가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토목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고양시 기술자문위원회는 2017년 12월 “노선(배수 박스)을 곡관 형태로 이설하는 것은 수리학적으로 대단히 불리하고 수리 수문학적 검토가 미흡한 것은 물론 물리적으로도 타당하지 않아 전면 재검토가 반드시 행해져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위원회는 “기존 관로는 직선형에 가까워 수리학적 통수능력 계산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으나 변경 관로는 90도 곡관 형태 2회, 120도 곡관 형태 1회로 설계돼 수위 상승 및 지체가 발생한다”면서 “배수박스 위 하중과 그 위로 전철이 지나갈 때 발생하는 진동으로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0년 계획 빈도의 홍수 때 물의 흐름을 과소 추정해 재검토가 필요하며, 문제의 지점은 도심지와 4개의 기차 노선이 만나는 중요한 지점이라 재해방지와 시민 안전을 위해 면밀한 홍수량 계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술자문위원회는 지난 해 8월 ‘행신 배수박스 이설공사(선형변경 적정성 검토)’ 회의에서도 “행신 배수박스 상류에는 집중호우로 침수될 수 있는 아파트단지 및 학교 등의 주거지역이 있음에도 박스 하류에 위치한 행신천은 80년 홍수빈도로 설계되었으나 행신 박스는 50년 홍수빈도로 설계된 것은 비정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태풍 차바로 2016년 대규모 침수가 발생했던 울산시 유곡천과 매우 비슷한 상황“이라면서 ”2017년 12월 자문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향후 홍수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설계사와 감독청(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전적으로 있다”고 경고 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A사 홍보실 관계자는 “2차례에 걸친 지적사항에 대해 조치 및 보완중”이라면서도 “과거 실시설계 승인 때 국토부 승인을 받았다”며 특별한 문제점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설계 심의 위원에 배수박스 구조계산을 통한 안정성 확보로 문제없음을 피력중이며 지적사항에 대해 고양시와 원만히 해결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 말 예정돼 있는 3차 심의에서 추가 지적사항이 있을 경우 적극 보완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책임자도 “국교부나 고양시에서 지적이 없었기 때문에 공사가 시작되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하프타임] 도종환 장관, IOC 방문 위해 스위스行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으로 떠났다.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과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 도전 등에 대해 북측, IOC와 논의하기 위해서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유승민 IOC 선수위원도 동행했다. 도 장관은 15일 북측의 김일국 체육상과 함께 IOC 본부를 방문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난다.
  • 아직도 사태 파악 못하는 한국당 징계 수위 이견… 오늘 다시 논의

    태극기 부대 몰려 윤리위 장소 급히 바꿔 김진태 “전대 선거 기간 동안 징계 못해”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는 13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모독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윤리위는 14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지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시간을 끌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3명에 대한 징계 수위에 이견이 있어 윤리위가 결정을 못 내렸다”며 “내일 오전 7시 30분쯤 회의를 다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고’ 다음으로 강한 징계인 ‘당원권 정지’ 징계만 내려도 2·27 전대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태 의원은 피선거권이 박탈돼 후보자격을 상실하기 때문에 윤리위원들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윤리위가 일명 ‘태극기 부대’ 등 일부 극우세력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당 윤리위는 이날 오전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김진태 의원 등 3인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김 의원을 지지하는 ‘태극기 부대’의 반발에 막혀 장소를 바꾸는 등 숨바꼭질을 하기도 했다. 태극기 부대 200여명은 회의를 앞두고 한국당 당사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후 윤리위가 기계회관에서 열리는 것을 알고 그곳으로 찾아가 시위를 벌였다. 이에 윤리위는 장소를 강남 모처로 바꿔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태극기 부대는 이후 국회 의사당으로 이동해 김 의원의 윤리위 제소 취하를 요구하기도 했다. 수도권 출신 한국당 재선 의원은 “늑장 사과로 비판을 받았는데도 아직 징계 문제를 놓고도 이견을 보일 정도로 사태 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내일로 결정을 미룬다고 면죄부를 줄 것도 아닌 데 하루를 허비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자에 대해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징계를 내릴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자 신분 보장이 당규에 나와 있기 때문에 윤리위 회부와 관계없이 전당대회를 완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태극기 부대’ 눈치보는 한국당… 4당, 망언 3인 퇴출 압박

    ‘태극기 부대’ 눈치보는 한국당… 4당, 망언 3인 퇴출 압박

    비판 여론 끌어올려 ‘제명’ 추진 가속 5·18 유족 등 200여명 상경 규탄 집회 “망언 5적 제명 때까지 천막농성할 것” 한국당 윤리위, 3인 징계 결론 못 내5·18광주민주화운동을 모독한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이들 의원 3명을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가 여론에 떠밀려 뒤늦게 망언 3인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지만, 여야 4당은 의원직 제명으로 확실하게 응징해야 한다며 한국당을 압박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를 찾은 5·18 단체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당 3명 의원을 반드시 국회에서 퇴출시키겠다”며 “한국당이 이번 사태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해결하려고 한다면 방법은 하나다. 한국당 의원들이 3명을 퇴출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 징계 수준인 의원직 제명을 위해서는 국회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한국당의 협조 없인 불가능한 만큼 망언 3인에 대한 비판 여론을 최대한 끌어올려 한국당을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과 평화당은 이날 국회에서 5·18 단체 등과 함께 토론회와 회의를 여는 등 비판 여론을 확산시켰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유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순례 의원의 표현(5·18 유공자는 종북 좌파가 만든 괴물집단)을 빌리자면 유족을 능멸한 그런 발언은 오히려 3인이 국회의 괴물들이기 때문에 그 괴물들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5·18 유족과 시민단체 등 200여명도 광주에서 국회로 상경해 국회의장실과 여야 지도부를 찾은 뒤 영등포 한국당 중앙당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최병진 5·18 서울기념사업회 대표는 “언론에서는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만 말하지만 사실은 이완영·백승주 의원도 같은 말을 했다”며 “한국당이 5·18 망언 발언을 한 ‘5적’을 제명할 때까지 천막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뒷북 대응으로 사태를 더 키운 한국당은 이날 중앙윤리위원회를 열어 망언 3인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3인에 대한 징계 여부 및 수위에 대해 윤리위원들 간 이견이 있어 내일(14일) 오전 7시 30분 다시 2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진태 의원을 지지하는 극우 세력인 ‘태극기 부대’ 200여명과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지만원씨 등은 이날 국회와 영등포 한국당 당사를 찾아 한국당 지도부가 김 의원 등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는 데 대해 극렬히 항의했다. 이에 윤리위원들은 이들을 피하기 위해 비밀리에 회의 장소를 바꾸는 촌극을 빚었다. 5·18 단체를 면담한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재차 사과한 뒤 “의원직 제명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나머지 부분(5·18 특별법 개정안 처리 등)은 최대한 노력해 절대 발을 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자유한국당 ‘5·18 망언’ 징계 결론 못 내…‘태극기 부대’ 몰려와 진통

    자유한국당 ‘5·18 망언’ 징계 결론 못 내…‘태극기 부대’ 몰려와 진통

    자유한국당이 13일 윤리위원회를 열고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일으킨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내일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3명에 대한 징계 수위에 이견이 있어 윤리위가 결정을 못 내렸다”면서 “내일 아침 7시 30분쯤 강남 모처에서 회의를 다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윤리위는 14일에는 반드시 문제 의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내일 9시 비상대책위원회의 전에 윤리위 결정이 통보되면 비대위에서 의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통보가 지연되면 비대위원들에게 대기를 부탁드려 윤리위 결정 후 비대위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리위 결정이 계속 지연되면 당일 안에 비대위 차원에서 최종 의결을 도출하기로 했다. 만약 윤리위 또는 비대위가 ‘당원권 정지’ 등의 중징계를 결정하면 2·27 전당대회에서 각각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김진태, 김순례 의원은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고 후보 자격을 잃는다. 다만 김진태 의원은 ‘5·18 망언’ 논란이 촉발된 지난 8일의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과 함께 공동 주최했을 뿐 정작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김진태 의원만큼은 다른 의원들에 비해 낮은 수위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한편 한국당은 이날 윤리위를 여는 것마저 쉽지 않았다. 김진태 의원을 지지하는, 이른바 ‘태극기 부대’ 등이 몰려와 거세게 항의하는 바람에 회의 장소를 바꾸는 등 진통을 겪었다. 한국당은 당초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당 윤리위 회의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태극기 부대 200여명이 회의 시작 1시간 전부터 영등포 당사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김진태 당 대표”를 외쳤다. 김진태 의원은 한국당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상황이다.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며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지만원씨도 이들과 함께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김영종 당 윤리위원장은 당초 정해진 회의 장소가 아닌 곳에서 비공개로 회의를 열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자유한국당 ‘5·18 망언’ 징계 결론 못 내…‘태극기 부대’ 몰려와

    자유한국당 ‘5·18 망언’ 징계 결론 못 내…‘태극기 부대’ 몰려와

    자유한국당이 13일 윤리위원회를 열고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일으킨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내일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3명에 대한 징계 수위에 이견이 있어 윤리위가 결정을 못 내렸다”면서 “내일 아침 7시 30분쯤 강남 모처에서 회의를 다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윤리위는 14일에는 반드시 문제 의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내일 9시 비상대책위원회의 전에 윤리위 결정이 통보되면 비대위에서 의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통보가 지연되면 비대위원들에게 대기를 부탁드려 윤리위 결정 후 비대위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한편 한국당은 이날 윤리위를 여는 것마저 쉽지 않았다. 김진태 의원을 지지하는, 이른바 ‘태극기 부대’ 등이 몰려와 거세게 항의하는 바람에 회의 장소를 바꾸는 등 진통을 겪었다. 한국당은 당초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당 윤리위 회의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태극기 부대 200여명이 회의 시작 1시간 전부터 영등포 당사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김진태 당 대표”를 외쳤다. 김진태 의원은 한국당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상황이다.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며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지만원씨도 이들과 함께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김영종 당 윤리위원장은 당초 정해진 회의 장소가 아닌 곳에서 비공개로 회의를 열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5·18 모독 의원들 제명 어려운 이유…당 차원 징계 ‘물타기’ 지적도

    5·18 모독 의원들 제명 어려운 이유…당 차원 징계 ‘물타기’ 지적도

    5·18 민주화운동 모독 논란을 일으킨 일부 의원들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뒤늦게 당 차원의 징계를 검토하고 나섰지만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한국당이 뒤늦게 사과하고 망원 의원들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물타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한국당은 제명이나 출당 등 구체적인 징계 수위에 대해 언급이 없고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식의 미봉책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지난 8일 공청회 개최 및 망언에 대해 당 윤리위에서 엄중히 다룰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문제가 불거져 논란을 일으킨 지 나흘이 지나서야 나온 조치다. 당 지도부는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당 윤리위 회부 등에 나섰지만 처음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지난 9일 “당내 다양한 모습의 하나”라고 말했다. 11일에도 “우리 당의 문제니까 다른 당은 너무 신경쓰지 않았으면 한다”고 일축하고 “보수정당 안에 여러 가지 스펙트럼, 즉 견해 차가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데 그것이 보수정당의 생명력”이라고 평가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10일 “일부 의원의 발언이 5·18 희생자에게 아픔을 줬다면 그 부분에 유감을 표시한다”면서 사과라고 하기 애매한 ‘조건부 유감 표시’로 망언 논란을 대했다. 한국당의 뒤늦은 대처에 여론은 이미 심각하게 악화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1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국 성인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5·18 망언’ 의원 제명에 대한 찬성이 64.3%로 반대( 28.1%) 의견을 압도했다. 그러나 여론처럼 문제 의원들에 대한 제명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 더불어민주당과 야3당의 공조를 통해 망언 의원들에 대한 제명안이 제출됐지만 국회 윤리특위가 징계안을 의결하는 데는 아무런 시한이 없다. 그래서 상당수 징계안이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되곤 한다. 윤리특위가 징계안을 의결해 본회의에 회부해도 의결 요건이 엄격하다. 국회의원을 제적하려면 헌법에 따라 재적 의원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20대 국회 298석 중 199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자유한국당을 뺀 나머지 의석 수를 다 합쳐도 185석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의정사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이 이뤄진 것은 1979년 신민당 총재였던 김영삼 의원이 유일하다. 이는 박정희 정권의 야당 탄압의 결과였다. 이후 18대 국회에서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한 강용석 의원 제명안을 본회의에서 부결됐고, 19대 국회에서 성폭행 혐의가 제기된 심학봉 의원은 본회의 표결 전 자진 사퇴했다. 망언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이 자진 사퇴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12일 이종명 의원은 “5·18 북한 개입 검증과 유공자 명단 공개가 이뤄지면 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11일 김진태 의원도 유공자 명단 공개를 주장했고, 김순례 의원은 “사과한다”면서도 역시 “허위 유공자를 바로잡자는 취지였다”고 말하며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당 차원의 징계도 이들 의원들의 의정 활동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당 차원 징계 중 가장 무거운 것은 당에서 내보내는 ‘출당’이다. 그러나 출당이 되더라도 의원직 유지에는 아무런 문제 없다. 또 ‘이부망천’ 발언으로 출당됐던 정태옥 의원도 지난달 21일 복당됐던 사례로 보아, 망언 의원들도 출당이 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복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5·18단체 “제명 때까지 국회 농성”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5·18 민주화운동을 두고 망언한 데 대해 5·18단체와 광주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유공자 단체들은 해당 의원들의 제명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5·18민중항쟁구속자회와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는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백승주·이완영 의원 등 5명에 대한 의원직 제명을 요구했다.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 가겠다는 방침이다. 또 망언이 불거진 지난 8일 ‘5·18 공청회’ 발언을 모두 분석해 주최자와 발언자 전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고발하기로 했다. 이들은 “한국당 의원들과 지만원은 피 흘려 민주화를 일궈 낸 민주화운동과 현대사를 폄훼하고 민주화 주역인 국민을 우롱하고 모독하는 범죄적 망언을 쏟아냈다”며 “이미 법원의 판결,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충분히 인정받은 5·18의 숭고한 뜻을 짓밟은 자유한국당의 역사 후퇴, 역사 쿠데타를 좌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흥철 5·18민중항쟁구속자회 사무처장은 “백승주, 이완영 등 공청회에서 축사한 의원들도 발언 수위가 낮았을 뿐 5·18을 폄훼한 것은 똑같아 제명을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지역 여론도 들끓고 있다. 5·18기념재단과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이날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한국당 의원들의 발언을 규탄했다. 광주진보연대 등 30여개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도 5·18 당시 최후 항쟁지였던 동구 광산동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망언을 비판했다. 전남대생 이모(22·여)씨는 “제1야당 국회의원 수준이 이 정도인 줄 몰랐다”며 “이번 사건을 역사를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서울광장] 촛불정부, 읍참마속 두려워해선 안 된다/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촛불정부, 읍참마속 두려워해선 안 된다/이두걸 논설위원

    설 연휴 이후에도 김경수 경남도지사 1심 판결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김 지사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사법개혁을 제대로 안 해서 사법농단에 관여된 판사들이 법대에 앉아 있다는 (설) 민심이 많다”(윤호중 사무총장) 등 재판 불복을 시사하는 말들이 난무한다. 야당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식으로 대선 불복성 발언을 외친다. 사법부에 대한 여당의 분노는 ‘말’로 끝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검찰을 상대로 이달 안에 완료될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에 대한 기소의 폭과 강도의 수위를 높일 것을 ‘음양’으로 ‘주문’할 게 명약관화하다. 국회 차원의 법관 탄핵 절차도 기다리고 있다. 마침 검찰은 11일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핵심 주동자에 대해 1차 기소를 한 뒤, 이달 안에 나머지 연루자에 대해서도 기소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 지사의 1심 판결에 대해 판사들 사이에서는 “김 지사의 유죄 혐의가 향후 재판에서 뒤집어지지 않을 정도로 명확한 것으로 재판부가 본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현직 광역자치단체장을 처음으로 법정 구속시켰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가 유죄 선고와 더불어 법정 구속하는 경우는 증거를 조작하거나 증인을 회유하는 등 이른바 ‘파렴치범’들에게나 해당됐기 때문이다. 실형 선고 때 법정 구속 사유를 엄격히 적용하는 원칙이 향후 사법농단 재판에서도 유효할지 여부는 법원에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판사들은 최근 인권을 명분으로 밤샘 수사 금지와 더불어 불구속 수사 원칙과 불구속 재판을 권유하지 않았던가. 유죄 선고 역시 몇몇 대목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김 지사의 유죄 성립은 드루킹 일당의 진술은 전적으로 사실이고, 김 지사의 진술은 전적으로 거짓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재판부가 선고에서 “드루킹 일당의 일부 진술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대목과 부합하지 않는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소송법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드루킹의 경제민주화 보고서가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 연설문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보고서는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을 통해 순위 1~20위 재벌 오너 일가를 교체한다’는 황당한 내용을 담고 있는 데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은 2012년 18대 대선 전부터 정립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따로 있다. ‘여론 조작’ 여부다. 김 지사 측은 ‘킹크랩 개발을 지시하지 않았고, 선플(좋은 댓글) 달기 운동을 하는 줄만 알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사실로 받아들여도 ‘조직적’으로 선플을 달고, 그 결과 여론 형성 과정에 개입하는 행위를 용인할 수 있을까. 이명박 정권 당시 자행된 댓글 조작 사건은 국가정보원이라는 국가기관이 개입했다는 점에서 드루킹의 여론 조작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각하고 무겁다. 그러나 정치적 목적으로 공론장을 혼란에 빠뜨린 행위는 동일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여론은 독립한 개인 의견의 집합체다. 그러나 개인의 의견은 정치인이나 전문가 등 강력한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강하다. “전체주의는 폭력을 휘두르고 민주주의는 선전을 휘두른다”는 미국의 비판적 지성 노엄 촘스키의 발언은 공론장의 취약함을 드러낸다. 헌법재판소도 익명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댓글실명제 위헌), 타인에게 명백한 해가 없는 말을 허위라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허위사실 유포죄 위헌)고 판단하는 등 여론 형성 행위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개인이 아닌 특정 조직이 특정 목적을 위해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까지 용납될 수는 없다. 독일 나치가 1차 세계대전 이후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집권한 계기는 ‘유대인이 독일 민족의 고혈을 빨아먹고 있다’는 혐오·증오 프레임을 작동시켜 여론을 선동한 탓이었다. 대의민주주의에서 권력의 정당성은 선거의 정당성으로부터 획득된다. 선거의 승패는 여론에 근거한다. 그러기에 여론 형성 과정의 정당성은 선출 권력의 정당성과 연결된다. 김 지사는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현 정부 출범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김 지사의 사법적 유무죄는 향후 재판에서 확정할 문제이지만, 여론 조작의 정치적 정당성 여부는 문 대통령에게까지 맞닿아 있다. 재판 결과가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청와대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민주주의의 복원’을 외친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라면 더더욱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문제가 아니다. 답은 문 대통령 자신이 갖고 있다. douzirl@seoul.co.kr
  • 민주 중진도 ‘김경수 판결’ 비판… 한국당은 ‘사법 불복’ 공세

    박영선 “판결 비판 삼권분립 위반 아니다” 김경수 “1심 재판부 결정 아직도 참 의아” 김병준 “여당 대표 ‘대선 불복’ 유령 타령” 김경수 경남지사 법정구속을 둘러싸고 여야 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김 지사 구속 당시엔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법부 판결을 비판했다면 지금은 중진 의원들이 사법부 비판에 앞장서고 있다. 4선의 송영길 의원이 지난 4일 판결문을 조목조목 비판한 데 이어 4선의 박영선 의원도 7일 페이스북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수 있듯이 판결을 비판하는 것이 삼권분립을 위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가세했다. 김 지사도 이날 서울구치소에 면회온 민주당 의원들에게 “1심 재판부가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아직도 참 의아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판결이 무리했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체로 공감을 표하면서 “이런 판결이 날 줄 상상도 못 했다. 드루킹 일당의 진술 신빙성에 큰 하자가 있어서 이런 결론이 날 것이라고 나는 물론 변호인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경남지사에 당선되고 나서 역점을 두어 추진해온 사업들이 있는데, 지금 부지사의 직무대행 체제로는 그 사업들의 책임 있는 추진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을 ‘사법 불복’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19대 대선에서 선거 범죄가 인정되면 문재인 대통령도 당선 무효가 되고 김정숙 여사가 선거범죄로 벌금 300만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당선 무효”라며 “문재인·김정숙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집권당 대표가 야당을 향해 대선 불복을 한다고 한 발언은 있지도 않은 유령을 만들어서 여론조작의 범죄를 숨기려는 정치 책략”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선 3권분립의 원칙상 사법부를 정면 비판하는 데 따른 부담을 들어 사법부 비판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실제 이해찬 대표가 이날 김 지사를 면회가려다 당 내부의 우려로 일정을 취소했다. 박용진 의원은 라디오에서 “사법부 전체에 대한 흔들기로까지 갈 거냐는 문제 지적은 민주당이 반영하고 있고 판결과 싸울 때가 아니라 대선 불복하려는 세력에 대해 싸울 때”라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기약 없는 민생법안 처리… 설 냉각기 거쳤지만 ‘빈손 국회’ 우려

    기약 없는 민생법안 처리… 설 냉각기 거쳤지만 ‘빈손 국회’ 우려

    한국당 국조·사과 요구에 민주 “거부” 오늘 3당 원내대표 정상화 방안 논의 김경수 경남지사 법정구속으로 극한 대치를 벌였던 여야가 설 명절 기간 냉각기를 거쳤음에도 좀처럼 관계 해소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월 임시국회가 오는 17일 종료되지만 유치원 3법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민생법안을 단 한 건도 처리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끝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현재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폭로와 관련한 특검 도입, 무소속 손혜원 의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국정조사, 정치 편향 논란을 받은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자진사퇴 등을 요구하며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다. 특히 한국당은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은 재판 불복을 넘어선 불법적 행위를 중단하라”며 “청와대에는 침묵으로 의혹을 덮을 수 없다는 점을 다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 해제 전제 조건의 어느 하나라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 한국당이 김 지사 구속 건과 관련해 대선 불복까지 시사하면서 공세를 펴자 야당과 대화할 가치가 없다는 모습도 보였다. 바른미래당은 한국당 국회 보이콧의 발단이었던 조 중앙선거관리위원에 대한 해임촉구결의안을 진행하자며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거부한 상태다.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 대행은 “한국당이 제시한 조건 어느 하나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한국당이 요구하는 대로 민주당이 무조건 접고 들어갈 수 없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여야가 살얼음 같은 대치 상황을 좀처럼 풀지 않으면서 민생법안 처리는 기약 없는 상황에 놓였다.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 3법을 포함해 의료진 안전 강화를 골자로 한 ‘임세원법’, 체육계 성폭력 근절법 등은 올해 들어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다. 여야는 지난달 안에 선거제 개혁안을 합의하기로 했지만 합의가 불발된 이후 깜깜무소식이다. 여기에 한국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27일 예정된 데다 2차 북·미 정상회담도 27~28일로 낙점되는 등 이벤트가 늘어나면서 민생법안에 대한 관심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3당 원내대표는 연휴가 끝난 7일 만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지 관심이 쏠리지만 구체적 협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개 고양이 먹어” 혐한 발언 일 우익 명예훼손 처벌

    “개 고양이 먹어” 혐한 발언 일 우익 명예훼손 처벌

    재일교포 남성을 대상으로 인터넷에 “개, 고양이를 먹는다”, “사기꾼” 등 혐오 발언을 한 일본 우익네티즌이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인터넷 헤이트스피치(특정 집단을 공개적으로 차별하고 혐오하는 발언)에 명예훼손죄가 인정된 것은 일본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키나와현 이시가키 간이재판소는 지난달 인터넷 익명게시판에서 재일교포 남성 A씨에 대해 헤이트스피치를 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약식기소된 남성 B씨와 C씨에게 각각 10만엔(약 102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인터넷 상 혐한 발언에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된 것은 일본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가나가와 간이재판소는 지난해 12월 인터넷상에서 재일동포 고등학생을 모욕한 혐의로 약식기소된 60대 남성에 대해 9000엔(약 9만원)을 부과하는 약식 명령을 내렸다.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처벌 수위가 낮은 모욕죄가 적용됐다. B씨와 C씨는 인터넷 게시판에 A씨의 실명을 언급하며 익명으로 “재일 조선인 사기꾼”, “개와 고양이를 먹고 있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차라리 안 만나면 마음 편한 우리 가족…“이제 행복하면 안 될까요?”

    차라리 안 만나면 마음 편한 우리 가족…“이제 행복하면 안 될까요?”

    “아버지 강압적 모습 오랜만에 보니 화나”명절 때 가족폭력 신고, 51% 증가“아버지가 싫어 집에 안 간지 9년쯤 돼가요.” 서울에서 홀로 살며 직장생활을 하는 정모(32)씨는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한 뒤 한 번도 고향에 가지 않았다. 대학생 때 명절을 맞아 집을 찾았다가 어릴 때부터 반감을 품어 온 아버지의 강압적인 가족 운영 방식에 문제제기하며 아버지와 크게 싸우고서 관계가 회복되지 않은 까닭이다. 그는 “아버지가 폭력인 듯 아닌 듯 아슬아슬한 수위로 어머니를 대하는 말이나 행동이 더는 보기 싫었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익숙하다는 듯 한 번도 문제 삼지 않았다. 정씨는 “아버지와 대면하고 싶지 않아 빨리 경제활동을 시작했다”면서 “어머니와 누나는 밖에서 따로 가끔 보고, 아버지는 행동을 고치실 때까지 안 볼 생각”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명절 기간 평소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데 모여 함께 생활하다 되려 갈등이 증폭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차례·제사 등을 놓고 발생하는 갈등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가부장적인 가족 분위기나 나이별 잔소리 등은 갈등을 촉발하는 매개로 작용한다. 직장인 이모(28)씨는 명절 기간의 친척 모임이 곤혹스럽다고 했다. 이씨는 “친척들이 무더기로 모여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항상 고성이나 주먹다짐으로 끝난다”면서 “일가친척이 다 모일 것 없이 가족끼리만 모이면 좋겠다”고 했다. 안모(34)씨는 “명절에 치고받고 싸우는 걸 보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오직 혈연으로 맺어진 형태의 가족 제도에 회의를 갖게 될 때도 있다”면서 “요즘 예비부모 교육 등이 시행되듯이 사회적으로 ‘가족 교육’이라도 필요한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된다”고 했다. 명절 기간엔 경찰에 접수되는 가정폭력 사건 수도 확연히 증가한다. 3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 112에 신고된 전국 가정폭력 사건은 하루평균 103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루 평균 신고량인 683건보다 약 51% 많은 수치다. 경찰은 설 명절 연휴기간 빈발하는 가정폭력 피해 신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지역 경찰서에서는 관내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을 모니터링한다. 서울 노원경찰서에서는 명절 전 최근 1년 내 신고횟수 2회 이상인 가정을 합동 방문해 가정폭력 예방 사전점검을 한다. 각 지역 경찰청에서는 명절을 앞두고 가정폭력 사건 대응에 공백을 없애고자 즉응태세와 보호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김명수 대법원장 “판사 공격은 부적절”…정치권 공세에 작심 발언

    김명수 대법원장 “판사 공격은 부적절”…정치권 공세에 작심 발언

    김명수 대법원장이 김경수 경남지사를 법정구속한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부장판사를 향한 공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대법원장이 정치권의 공세에 즉각 반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사법부를 향한 비난 수위가 높아지자 침묵을 지키고 있던 김 대법원장도 작심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원장은 1일 오전 9시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성 부장판사에 대한 정치권의 공격에 대한 입장을 묻자 “판결 내용이나 결과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허용되어야 한다”면서도 “도를 넘어서 표현이 과도하다거나 혹은 재판을 한 개개의 법관에 대한 공격으로 나아가는 것은 법으로 보장된 재판 독립의 원칙이나 혹은 법치주의의 원리에 비춰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이나 법률에 의하면 판결 결과에 불복이 있는 사람은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서 불복할 수 있다는 것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2017년 대선 과정에서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에 관여하고 이후 드루킹 측에 고위 공직을 제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지사에게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 이 형이 확정되면 김 지사는 당선무효로 지사직을 잃게 된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는 성 부장판사가 과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 소속 판사로 근무했던 점 등을 들어 “사법농단 세력의 보복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도 선고 직후 구속영장이 발부되자마자 변호인을 통해 “재판장과 양 전 대법원장의 특수관계”를 언급했다. 전날 성 부장판사 등 김 지사 재판에 관여한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동의가 20만명을 넘어서는 등 재판부를 향한 공세 강도가 더 높아지자 김 대법원장도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판결 내용에 대한 비판은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판사 개인의 신상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본 입장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3월, ‘수원고등법원·검찰청 시대’ 열린다

    3월, ‘수원고등법원·검찰청 시대’ 열린다

    2007년 7월 국회에 처음으로 고법설치 법안이 발의된 지 12년만에 ‘수원고등법원 시대’가 열린다. 우리나라 6번째 고등법원인 수원고등법원·검찰청이 다음달 1일 문을 열고 시민들을 맞는다. 4일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고등법원과 고등검찰청은 각각 영통구 하동 990번지·991번지에 들어선다. 수원고등법원이 있는 수원법원종합청사는 연면적 8만 9411㎡에 지하 3층·지상 19층 규모, 수원고등검찰청 있는 수원고·지검청사는 연면적 6만 8231㎡에 지하 2층·지상 20층 규모이다. 수원고법·고검 설립으로 수원시는 광역시급 위상을 갖추게 됐다. 수원고법·고검은 수원·성남·용인·화성·성남·여주시, 양평군 등 경기도 19개 시·군을 괄할한다. 관할 인구는 820만여 명으로 6개 고등법원 중 서울고등법원(1900만여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수원시를 비롯한 경기도 남부 도시 시민들은 고등법원 법률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자동차로 1~2시간가량 걸리는 서울고등법원(서울 서초동)으로 가야해 무척 번거로웠다. 경기남부 지자체 주민들이 대중교통으로 서울고등법원을 가려면 2시간 이상 걸린다. 수원고법·고검이 개원으로 경기 남부 시민들이 고법·고검 법률서비스를 이용할 때 드는 시간과 경제적 비용은 크게 줄어들게 됐다. 수원고법·고검 설치에 따른 생산·고용 유발 효과 등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개발연구원은 ‘고등법원 설치의 타당성 및 파급효과 연구’(2013년)에서 수원고법·고검 설치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를 단기(3년) 1302억 7700만원, 중기(5년) 4038억 5900만원, 장기(10년) 1조 1203억 82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고용유발 효과는 단기 1454명, 중기 2404명, 장기 5064명으로 예측됐다. 또 서울이 중심이 됐던 사법권이 경기도로 분산되면서 경기도 위상이 올라가고, 법률서비스 수준이 높아져 기업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남부지역 법률시장도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2007년 처음으로 국회에 고법설치법안이 발의된 후 수원시는 시민, 지역 법조인들과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에 나섰다. 2010년 ‘경기고법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가 발족했고, 2011년 수원시와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가 ‘법원 수원 유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유치활동을 시작했다. 같은해 수원시의회는 ‘고등법원 수원설치 촉구 건의문’을 채택했다. 2011년 5~12월에는 고등법원유치 서명운동도 전개했다. 2013년에는 염태영 수원시장, 경기도지사,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장, 아주대법학전문대학장이 함께 ‘고법 수원유치 공동건의문’을 대통령 인수위에 전달했다. 2013년에는 ‘고법설치 수원시민운동본부’를 구성했다. 2014년 2월 ‘고법설치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고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 구역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수원고법·고검 개원이 확정됐다. 법안 발의 7년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수원시는 수원고법·고검 개원 후 예상되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수원고등법원, 수원고등검찰청 개원·청 민관 합동 지원위원회’와 ‘수원고등법원, 수원고등검찰청 개원·청 지원 행정지원단’을 구성했다. 지원위원회와 행정지원단은 수원고법·고검 개원·개청 이후 예상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고법, 수원고검 개원이 시에 미치는 경제적·사회적 파급효과는 무척 크다”며 “개원에 따른 주변지역 교통량 증가, 주차난 등 예상되는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파악해 적절한 지원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책가방 이고 강물 건너는 소녀, 노랑 보트 덕에 안전해진 등굣길

    책가방 이고 강물 건너는 소녀, 노랑 보트 덕에 안전해진 등굣길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강을 건너는 이 소녀, 등교하는 길입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잠보앙가 시에 사는 아이들인데 학교에 가려면 교과서와 교복 등을 넣은 가방을 두 팔로 들어 올린 채 거센 물결에 맞서 강을 건너야 한답니다. 학교까지 1000m쯤 이렇게 물을 헤쳐 가야 했답니다. 수위가 높거나 물살이 세면 헤엄을 쳐서 건너야 했고요. 망그로브 나무 가지들에 발이 걸려 넘어질 수도 있어 위험천만한 길이었습니다. 노랑 보트 희망 재단이란 곳에서 필리핀 아이들이 안전하게 강과 바다를 건너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보트를 구입하는 자선활동을 펼치고 있답니다. 이 재단에서 가장 먼저 보트를 구입해 전달한 곳이 잠보앙가 시입니다. 재단을 창립한 제이 자보네타는 “훌륭한 수영선수라도 위험하고 안전하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부모들은 생계를 위해 낚시를 해야 해서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줄 상황이 아니랍니다. 사실 몇백 달러만 있으면 배를 구입할 수 있을텐데 그마저 어려울 정도로 가난한 지역입니다. 자보네타 역시 이렇게 어렵게 학교를 다니는 애들이 있는지 예전에 몰라 깜짝 놀랐다고 재단을 창립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자신도 놀랄 정도로 친구들이 모금에 동참했고 이제 필리핀 전역에서 온정이 쏟아지고 있답니다.200달러 정도에 구입한 작은 보트는 6~8세 아이들이 타고 스스로 노를 저어 건너게 하고 그보다 더 비싸고 큰 보트에는 엔진을 달아 부모나 더 큰 아이들이 조종하게 하는데 스쿨버스와 마찬가지로 노란색 페인트를 칠했습니다. 몇몇 지역에서는 이마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아예 기숙사를 짓고 있습니다. 또 더 큰 배를 구입해 교사와 교육 도구를 싣고 오지를 찾아가 이동 수업을 하는 프로젝트도 운용하고 있답니다. 2010년부터 200군데의 지역사회와 이런 형태의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2013년 태풍 하이얀이 덮쳐 전국에 많은 피해가 발생했을 때 해외 기부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필리핀 각지에서 모인 기금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답니다. 자보네타는 “보트 한 척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될 수 있는지, 또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상상조차 못했다”며 “필리핀은 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다. 그래서 어느 곳에나 보트가 있다. 오죽하면 100만대가 넘는다는 얘기가 나오겠느냐. 그래서 우리는 그저 당연히 주어진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조선판 좀비, 한국의 美로 홀렸다

    조선판 좀비, 한국의 美로 홀렸다

    김 작가 “잔인한 소재 지상파서는 불가능했을 것 韓 드라마 콘텐츠 다양화·경쟁력 키울 계기 기대” 김 감독 “190개국서 공개…사극 속 풍광에 찬사 미드 제작 시스템처럼 시즌2부턴 연출자 달라”한국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연 수작일까 아니면 소문만 무성했던 범작일까. 넷플릭스가 제작비 200억원을 전액 투자해 만든 국내 첫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이 베일을 벗었다. 조선시대와 서양 좀비의 결합으로 한국 좀비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좀비물이라는 외피를 빌렸지만 기존 사극 문법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교차한다. ‘킹덤’이 공개된 지 사흘 만인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김은희(47) 작가와 김성훈(48) 감독을 만났다. 드라마 ‘시그널’, 영화 ‘터널’로 각자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발휘했던 두 사람이 ‘킹덤’에서 힘을 합쳤다. 넷플릭스 드라마라는 새로운 도전에 임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김 감독은 좀비물이라는 장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은희 작가 때문”이라는 말로 운을 뗐다. 그는 “김 작가의 대본이 워낙 탄탄했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여기에 새로운 시도라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 김 감독은 “한국 귀신은 가장 억울한 사람인 반면 좀비는 무찌르면 되는 타자화된 장르로 새로웠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조선시대 좀비물을 구상했다는 김 작가는 넷플릭스를 만나 이를 드라마로 완성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 이 소재를 생각했을 때 지상파에서는 수위 때문에 도저히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만화 ‘신의 나라’로 먼저 선보였다”며 “좀비를 변주하려면 잔인한 장면이 나올 수밖에 없다. 거기에 특수분장, 컴퓨터그래픽(CG) 등 제작비 때문에 실현이 가능할까 생각했던 부분들이 넷플릭스였기에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킹덤’은 권력을 탐하는 영의정(류승룡 분)과 그의 딸 중전(김혜준 분)이 죽음을 맞은 왕을 되살리기 위해 동래의 의원을 부르면서 시작된다.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 이창(주지훈 분)은 아버지의 생사를 알기 위해 동래로 떠나고 이곳에서 만난 의녀 서비(배두나 분)와 함께 역병(좀비)과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다. 회당 약 50분짜리 6부작이 시즌1으로 한 번에 공개됐다. 드라마 한 시즌이라기엔 짧고 영화라기엔 다소 긴 분량이다. 시청자들이 ‘몰아보기’, ‘정주행’을 할 수 있도록 맞춘 넷플릭스의 전략이다. 작가와 감독 모두에게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을 터다. 김 작가는 “그동안 70~80분짜리 16부작을 쓰다 보니 ‘킹덤’의 템포가 아리까리했다”며 “드라마는 편집본을 볼 수 있는데 ‘킹덤’은 시즌1이 어떻게 찍혔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시즌2를 쓰기 시작한 것도 낯설었다”고 말했다. 영화감독인 김 감독과의 이견도 있었다. 김 작가는 “예를 들어 드라마가 조금 더 쉽게 표현하려고 한다면, 영화는 다르다. 그런 부분에서 다른 의견이 있긴 했다”면서 “그전부터 친분이 있었고 일은 워낙 힘들었지만 감독님과는 재미있게 일했다”며 웃었다. ‘킹덤’ 속 좀비의 가장 큰 특징은 굶주림이다. 이것은 권력에의 탐욕과 민초들의 배고픔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왕이 처음 좀비로 변한 것은 영의정의 권력욕 때문이고 역병은 굶주린 백성들 사이로 들불처럼 옮아간다. 김 작가는 “좀비를 보면서 식욕밖에 남지 않은 생명체라 슬프기도 했다. 그래서 피폐하고 처참했던 조선으로 가져오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잿빛 얼굴의 좀비 떼와 달리 왕의 얼굴이 분칠로 하얗게 만들어지는 장면이 인상 깊다. 김 감독은 “왕은 관리 받는 좀비”라며 “지배층의 관습, 허울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부자연스럽게 꺾는 모습 대신 전속력으로 빠르게 달리는 좀비들에 대해서는 “음식(사람)을 찾아 헤매는 본능만을 생각했고 효율적인 좀비의 모습을 그렸다”고 덧붙였다. 조선의 궁궐부터 자연까지 다양한 풍광을 담은 화면에는 찬사가 쏟아진다. 특히 190개국에서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작품의 특성 상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역할도 한다. 김 감독은 “제가 주로 해왔던 현대극에서는 도시의 느낌을 주로 담았는데 사극을 준비하면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예뻤나 스스로도 놀랐다”며 “서사를 해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가급적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이미 시즌2 6부작을 탈고했다. 설 연휴가 지난 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 6월쯤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즌2의 1부는 김 감독이 연출하지만 2부부터는 박인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김 감독은 “미국 드라마에서는 안정적인 시스템 하에서 이렇게 많이 한다”며 “저희는 처음이라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겠지만 ‘킹덤2’가 이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드라마 제작으로 발을 넓힌 넷플릭스가 앞으로 큰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킹덤’은 그 시작이다. 김 작가는 “그간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고전을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만큼 한국 드라마 콘텐츠가 굉장히 다양했던 것 같다”며 “‘공룡기업’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창작자가 좀 더 좋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고, 한국 드라마 역시 더 큰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는 이어 “시즌1은 시즌2를 위해 존재했다”며 “시즌1은 첫 도전이어서 부족한 부분도 많았던 것 같은데 시즌2에서는 더 많은 얘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암암리에 ‘김주영쌤’ 컨설팅… 광고 막는다고 안 하나”

    “암암리에 ‘김주영쌤’ 컨설팅… 광고 막는다고 안 하나”

    방학 맞은 학원가 ‘무학년 선행’ 한창 선행학습 자체 규제 못해 단속 무의미 학종 준비·맞춤형 코디 등 전방위 확산 시민단체 “극심한 선행 상품 규제해야”“같은 등급인데도 왜 강남에서 서울대를 더 많이 보낼까요? 가장 큰 차이는 예비 고1 선행학습이었습니다.” “초등 6학년은 중등 문법과 어휘, 중2·중3은 speaking(말하기)과 writing(쓰기) 등 고등 내신 완벽 대비!” 29일 서울 강북권의 대표적인 학원 밀집지역인 노원구 중계동 학원가는 겨울방학을 맞아 선행학습 강의가 한창이었다. 예비 고1(현 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교 1학년 수학 전 과정을 가르치거나 초등학교 6학년에게 중학 영어 문법을 완성시킨다는 학원은 지극히 일반적이었다. 예비 중3(현 중2) 학생들 중 상위권을 모아 고교 수학 ‘맛보기’를 진행하거나, 아예 학년을 초월해 선행학습을 하는 ‘무학년 선행’을 홍보하는 학원도 있었다. 교육부가 지난 24일 ‘사교육 관계부처 합동점검’의 일환으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학원 광고를 단속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길을 걸어다니거나 상가 안에 들어서기만 해도 ‘복습에서 선행까지’, ‘예비 고1 고등수학 대비’ 같은 홍보 문구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드라마 ‘SKY 캐슬’이 화제에 오르자 교육부는 부랴부랴 드라마에 나오는 ‘김주영쌤’ 같은 고액 입시컨설팅과 영어유치원 등 불법 소지가 있는 사교육을 단속하겠다고 칼을 빼들었지만 중계동 학원가에서는 강 건너 불구경 분위기였다. 고교 내신과 동아리, 소논문 등을 관리해 준다는 한 입시컨설팅 업체는 1~2시간짜리 1회 상담에 10만원을 받고 있었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이 규정한 입시컨설팅 교습비 상한선(1시간 30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다. 한 학원 관계자는 “‘김주영쌤’ 같은 고액의 입시코디에 관한 정보는 부풀려진 점이 많은 데다 극소수의 학부모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공유돼 포착하는 게 어렵다”면서 “선행학습 광고 단속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단속 때만 조금 조심하면 된다”고 귀띔했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학습 금지법)에 따라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광고는 단속 대상이 됐지만 선행학습 자체를 규제하지 못한다는 것 역시 단속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학부모 최모(47)씨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1년치 진도를 간단히라도 선행학습하고 있는데 광고를 막는다고 선행학습을 안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해 정부의 사교육 단속 결과 가장 수위가 높은 ‘교습 정지’ 처분은 2건에 불과했다. 교육부가 실효성 없는 단속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사이 사교육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었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중학교 1학년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학원이 있는가 하면 특목고와 국제고 입학을 위해 초등학생 때부터 맞춤형 코디를 해 준다는 학원도 있었다. 올해부터 초등 5, 6학년을 대상으로 학교에서의 코딩 교육이 의무화되자 코딩 학원들이 덩달아 들뜨기 시작했다. 한 코딩 학원은 초등 1, 2학년 수강생들이 코딩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선행학습 상품 자체를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학생에게 미적분을 가르치는 등 극심한 선행학습 상품을 규제하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서열화된 고교 체제 개선, 학종 공정성 담보, 학원 휴일 휴무제 등의 대책을 주문했다. 글 사진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구제역 발생 “과도할 정도로 강력 대응”…앞으로 3주가 고비

    구제역 발생 “과도할 정도로 강력 대응”…앞으로 3주가 고비

    정부 구제역 발생 총력 대응 경기 안성의 한 젖소 농가에서 지난 28일 구제역이 확진되자 정부가 인근 농가에 대한 정밀검사를 진행하는 등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다음달 2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 대이동’을 포함해 앞으로 3주간의 대응이 구제역 확산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9일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를 며칠 앞둔 만큼 앞으로 3주간의 대응이 구제역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수 농식품부 차관은 “설 연휴를 며칠 앞둔 현시점에서 구제역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축산농가, 축산 관계자, 지자체 공무원과 함께 빈틈없는 방역 체제를 유지하겠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농식품부는 일단 안성의 해당 농장과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초동방역을 시작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방역 수위를 높여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또 전날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주재 긴급방역대책회의와 가축 방역심의회에서 해당 농장의 소 120마리를 긴급 살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이 농장 반경 500m 이내의 농가 9곳, 603마리와 집유 차량이 거쳐 간 농가 23곳을 대상으로 임상 관찰을 했지만 아직은 특별한 이상 증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현재 이 농가는 채혈을 통한 정밀검사를 받고 있다. 결과에 따라 예방적 살처분 등 방역 강화 조치가 이뤄진다. 농식품부는 경기도 전역은 물론, 안성과 맞닿아 있는 충남, 충북, 대전, 세종 등을 대상으로 전날 오후 8시 30분부터 이날 오후 8시 30분까지 24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동하고 일제 소독에 들어갔다. 발생 농장 반경 500m 이내 농가에 대해서는 전날 긴급 백신 접종을 마쳤다. 당국은 이날 중으로 반경 3㎞ 이내 농가 89곳, 4900마리의 우제류에 대해서도 접종을 마칠 방침이다. 이어 안성시 전체 우제류 44만 마리와 인접한 6개 시·군의 소, 돼지 139만 마리도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백신을 접종한다. 농식품부는 전국 우제류 농장에 대한 임상 예찰을 강화하고, 지자체·농협·군 등 쓸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입해 전국의 축사·축산 관계시설을 소독할 계획이다. 아울러 농장 출입 차량이 GPS를 제대로 운영하는지, 소독은 제대로 하는지 등도 면밀하게 점검하기로 했다. 위기경보단계는 구제역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전날 오후 9시에 발령한 ‘주의’ 단계를 유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란, 일본에 뺨 때리고 밀치고…반칙만 하다 0-3 완패

    이란, 일본에 뺨 때리고 밀치고…반칙만 하다 0-3 완패

    43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 이란(29위)이 일본(50위)에게 0-3으로 패했다. 이란은 이번 경기를 포함해 아시안컵에서 일본을 네 번 만나 2무 2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조별리그 세 경기를 포함해 6전 전승을 거둔 일본은 2011년 대회 우승 이후 8년 만에 다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했다. 일본은 2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준결승전에서 오사코 유야가 선제골과 페널티킥 추가골까지 두 골, 하라구치 겐키가 후반 추가시간 세 번째 골을 넣으면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일본의 수비에 막혀 고전하던 이란은 전반 22분 아즈문의 슈팅을 시작으로 공세 수위를 높였으나 일본의 골문을 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급해진 이란은 0-2로 뒤지고 있던 연장전에서 몹쓸 반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즈문은 전반에도 거친 몸싸움을 하더니 일본의 시바사키 가쿠의 뺨을 때렸고, 주심으로부터 옐로카드를 받았다. 일본 선수 어깨를 거칠게 밀치고, 일어나면서 바닥에 넘어진 일본 선수의 머리를 툭 치기도 했다. 이때 일본 선수가 귀를 부여잡았지만 주심은 옐로카드를 주지 않았다. 경기력 뿐 아니라 매너에서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이란은 씁쓸하게 퇴장하게 됐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콜롬비아 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다. 일본은 카타르와 UAE의 준결승 승자와 내달 1일 결승전에서 만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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