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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 운전 중 옛 동거남 방화로 사망…법원 “산재 아니다”

    버스 운전 중 옛 동거남 방화로 사망…법원 “산재 아니다”

    버스 운전을 하다 옛 동거남의 범행으로 운전기사가 사망했지만 업무상 재해로 보기는 어렵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A씨의 자녀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부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02년부터 버스 운전기사로 일한 A(여)씨는 2005~2006년 B씨와 동거를 하다 헤어졌다. B씨는 헤어진 뒤에도 여러 차례 A씨를 찾아가 대화를 하자고 했지만 A씨가 응하지 않자 휘발유와 라이터를 갖고 가 A씨가 운전하는 버스에서 그를 위협하고 살해하기로 했다. 2017년 3월 어느 날, B씨는 한 정류장에서 노선에 따라 운전하고 있던 A씨의 버스에 탔다. 버스가 운행되는 동안 두 사람은 말다툼을 벌였고, 종점이 가까워오면서 다른 승객들이 모두 내려 버스에는 운전기사인 A씨와 B씨만 남았다. 버스가 차고지 앞을 50m쯤 남겨두었을 때 B씨는 “한 시간만 진지하게 대화를 하자”고 했는데 A씨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자 미리 구입해서 갖고 있던 휘발유를 운전석에 쏟아부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이 사고로 버스 앞 부분이 탔고 A씨는 전신 80%에 이르는 화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목숨을 잃게 됐다. B씨는 현존자동차방화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A씨의 자녀는 어머니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회에서도 기각 결정이 나오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A씨가 차고지에 도착할 무렵 보행자와 동료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차고지 안으로 버스를 몰아 사업장 내에 발생한 돌발적인 화재에 따른 긴급 피난으로 사망했다고 봐야한다는 주장이었다. 또 사업주가 제공한 버스에 운전석에 탈출구가 마련되지 않았고 운전석과 승객 사이의 보호격벽이 완전하게 마련돼 있지 않은 결함이 있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러나 법원도 “망인의 사망은 망인과 가해자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의한 것으로 업무기인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망인은 가해자의 개인적인 원한에 기한 범행으로 사망한 것으로, 망인이 노선에 따라 버스를 운전했고 가해자의 버스 탑승을 거부할 수 없었고 운행 중 승객에 의한 폭행 사건이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범행이 직무에 포함되거나 통상 일어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방화로 인해 화상을 입어 사망한 것이라며 ‘긴급 피난’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가해자가 기습적으로 휘발유를 뿌려 불을 붙인 만큼 운전석에 탈출구가 별도로 마련돼 있었더라도 사망을 막을 순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운전석과 승객과의 사이에 격벽시설이 있었다면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을 수 있지만, 사업주에게 통상적으로 발생할 위험이 아닌 수위의 이 사건의 범행을 예견해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을 갖출 것을 요구하기는 어렵다”며 사업주의 관리소홀 책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트럼프 “北 작은 무기들로 일부 사람들 언짢게 했지만 난 아니다”

    트럼프 “北 작은 무기들로 일부 사람들 언짢게 했지만 난 아니다”

    “북한이 작은 무기들을 발사했다. 이것이 내 사람들 일부와 다른 사람들을 거슬리게 했지만 난 아니다.” 일본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아 이달 들어 두 차례 이뤄진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언짢지 않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 이행을 확신한다고 26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방일 이틀째인 이날 오전 7시 30분쯤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전날 북한의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하고 유엔 제재 위반이라고 발언한 것에 분명히 선을 그으며 김 위원장을 향해 다시 한번 유화적 제스쳐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내년 대선에서 자신과 겨룰 수 있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북한이 맹비난한 것과 관련, “그(김 위원장)가 조 바이든을 지능지수(IQ)가 낮은 사람이라고 했을 때 난 웃었다”며 “아마도 그것은 내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건가“라고 아전인수 격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볼턴 보좌관의 강경 발언이 자칫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전달해 북미 긴장이 높아질 상황을 조기에 차단하는 동시에 김 위원장을 향한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두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 발사체를 굳이 ‘작은 무기들’로 표현한 대목도 분명 눈에 띈다. AP통신도 트럼프의 트위터 메시지는 “볼턴 보좌관의 언급과 배치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노 딜’ 이후 두 번째 발사가 있었던 지난 9일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협상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가 하루 만에 “신뢰 위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단거리 미사일들이었고 심지어 일부는 미사일이 아니었다”고 파장을 축소하려 애썼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1일 논평을 내고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북한의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고 맹비난했다. 통신은 ‘미국 내에서 그의 (대선) 출마를 두고 지능지수가 모자라는 멍청이라는 조소가 나온다’는 등 인신공격성 표현을 상당수 썼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18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첫 공식 유세를 갖던 중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독재자와 폭군으로 지칭했다. 한편 26일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침에 지바현 모바라 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즐기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세 끼를 모두 함께 들며 오후에는 일본 전통 스모 경기를 나란히 관람하는 등 밀착 행보를 이어간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 하노이 노딜 이후 처음으로 “동시적·병행적 진전” 언급한 배경

    美, 하노이 노딜 이후 처음으로 “동시적·병행적 진전” 언급한 배경

    미국 국무부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합의한 사안들에 대한 ‘동시적이고 병행적’ 진전을 언급해 주목된다. 북한 외무성이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오라며 “북미대화 불가‘를 경고한 데 대해 협상에 여전히 열려 있다며 대화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북한이 이날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 이상 조미(북미)대화는 언제 가도 재개될 수 없으며 핵 문제 해결 전망도 그만큼 요원해질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두 정상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미 관계 전환, 항구적 평화 구축, 완전한 비핵화(, 그리고 유해 송환)라는 목표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해온 대로 그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실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와 같은 목표들을 향해 ‘동시적이고 병행적인’(simultaneously and in parallel)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 건설적인 논의에 관여할 준비가 여전히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카운터파트들에게 계속해서 협상을 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트럼프 행정부가 ’동시적이고 병행적‘이란 표현을 쓴 것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이어서 미묘한 기류 변화가 있는 건지 주목된다. 앞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특별대표는 지난 1월말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우리 역시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약속을 지킨다면 두 정상이 지난여름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했던 모든 약속을 동시에 그리고 병행적으로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FFVD 약속 이행‘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재확인했던 ‘단계적·동시적 이행’ 원칙과 연결지을 수 있어 미국이 ’단계적 비핵화론‘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미국은 하노이 결렬 이후 일괄타결식 빅딜론을 강조해왔고, 비건 특별대표도 3월초 “점진적 비핵화는 없다”고 선언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다시 ‘동시적이고 병행적인 진전’이란 표현을 다시 꺼낸 것을 두고 북한이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다소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을 내비치며 북한에 유화적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의 두 차례 발사체 발사와 미국의 북한 화물선 압류 등으로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북한의 추가 도발을 방지, 궤도 이탈을 막고 협상 테이블로 다시 견인하려고 슬쩍 내비친 협상 카드라고 보는 해석도 있다. 또 빅딜론 자체를 접었다기보다 ‘선(先) 비핵화 - 후(後) 제재 완화’의 틀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로드맵 안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맞는 상응 조치들을 다시 짜맞춰 일련의 과정을 진행해 나갈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 중동에 1500명만 파병하는 이유 “트럼프 발목 잡히길 원치 않아”

    美, 중동에 1500명만 파병하는 이유 “트럼프 발목 잡히길 원치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동에 약 1500명의 병력을 추가로 보내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용’이라고 강조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긴장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딜레마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일본 국빈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취재진에게 “우리는 중동에서 보호 체제를 갖추길 원한다”며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병력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한 뒤 이번 추가 파병이 “주로 방어적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우 유능한 사람들이 지금 중동으로 갈 예정”이라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이와 같은 내용의 추가 병력 파병 계획을 전날 백악관에 보고한 데 이어 의회에도 고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 둘을 인용해 이번에 추가 파병되는 병력은 중동 지역 내 미국의 방위력을 강화할 것이며 공병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도 여러 차례 “우리의 책무는 전쟁 억지이다. 전쟁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해 왔다. 실제로 추가 파병 규모는 지금까지 검토 중이라고 알려진 규모보다 작은 것이다. 앞서 AP통신은 국방부가 검토하는 추가 파병 규모가 최대 1만 명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5000명 규모가 논의되고 있다고 전한 일이 있다. 섀너핸 대행은 전날 취재진과 만나 구체적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중동에 병력을 추가로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확인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할 것이지만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전날 오후 늦게 섀너핸 대행이 추가 파병 관련 백악관 보고 및 회의 과정에서 1500명 수준으로 최종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서의 군사 준비 태세를 강화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B-52 전략폭격기, 샌안토니오급 수송상륙함,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잇따라 중동 지역에 급파한 데 이어 지난 17∼18일에는 아라비아해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미 해병대가 참여한 가운데 대대적인 합동훈련을 실시했다.트럼프 대통령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공식적 종말”, “엄청난 힘에 직면할 것” 등 이란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여왔다. 그러나 영국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딜레마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란으로부터의 위협이 날로 커지는 이유와 어떻게 이 사태가 마무리지어져야 하는지를 둘러싼 워싱턴 당국 안에서의 이견이 해소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수사(修辭)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 과도하게 엮이는 것을 피하려 하고 이 지역에서 군대를 빼내는 것이 공약이지 그 반대는 아니란 점을 마음에 새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경북 중학생이 동급생 10여명 성추행·성희롱…경찰 수사

    경북의 모 중학교 학생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 10여명을 성추행 또는 성희롱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경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모 중학교 1학년 A군이 동급생들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지거나 성희롱, 폭행, 금품 갈취 등을 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학교 측은 이달 초 1학년 학생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벌여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6명이 A군에게 성추행 등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학교 측은 지난 13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A군에게 10일간 출석 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피해 학생 학부모들이 처벌 수위가 낮다며 재심을 요청한 상태다. 교육청 관계자는 “A군은 당분간 피해 학생들과 다른 공간에서 교육과 상담을 받게 되며 재심 후 A군에 대한 처분이 다시 결정될 것”이라며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조치도 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인간에 대한 뜨거운 믿음, 새로운 노무현의 시작이다

    인간에 대한 뜨거운 믿음, 새로운 노무현의 시작이다

    서울 자치구엔 고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의 가치를 계승하는 5인방이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서양호 중구청장, 오승록 노원구청장, 이창우 동작구청장,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참여정부 출신으로, 노 전 대통령 정신을 풀뿌리에서 실천하고 있다.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노무현의 사람들’을 만나 노 전 대통령이 오늘날 갖는 의미, 오롯이 이어 나가야 할 노 전 대통령 정신에 대해 들어봤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전략보다 꿈 실천하려던 의지 반드시 계승”박성수 서울 송파구청장은 23일 “그저 그리운 과거 인물로 추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무현 전 대통령 철학을 현재, 그리고 미래 사회에 새롭게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감사인 그는 수원지검 검사로 일하던 2005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참여정부에 합류해 2008년 2월까지 2년 6개월에 걸쳐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2007년엔 법무비서관으로 승진해 국정현안 법률보좌, 권력기관·사법개혁을 다뤘다. 특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나 검경 수사권 조정을 강하게 추진했다. 야당과 검찰 반대로 입법부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친정’에 개혁의 칼끝을 겨눈 셈이다. “2007년 6월 대통령 부부가 민정수석실 비서관 격려 오찬을 마련했어요. 대통령은 ‘박 비서관, 검찰로 돌아가면 왕따 당하는 거 아닌가. 날 도운 것 때문에’라고 농담을 건넸습니다. 따뜻하면서도 씁쓸한 미소가 머리에 맴돌아요. 임기가 상당히 남았는데도 보좌진 앞길을 걱정한 사려, 정치판에서 느꼈을 회한이 담겨서겠죠.” 박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을 ‘인간에 대한 뜨거운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했다. “유독 떠오르는 말씀이 있어요. ‘세계 역사는 전략과 정책에 의해 이뤄지는 게 아니라 인간의 꿈과 의지로 이어진다. 꿈과 의지를 가진 사람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고자 할 때 그것을 제시하는 게 전략이다. 전략 이전에 꿈을 먼저 얘기하자’. 인간이 곧 원동력이자 목표라는 점을 잊지 않고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꿈과 실천의지를 갖는 게 그분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입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서양호 중구청장 “서민의 삶 품는 풀뿌리 민주주의 완성할 것”“정치를 하면서 지금도 불쑥불쑥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각해요. 그가 걸었던 길을 따르고 있는지 자문하면서요.”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은 23일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고군분투하던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다”고 회고했다. 이어 “‘나서지 마라.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현실에 안주하던 나에게 불벼락을 내린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30대이던 서 구청장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알지는 못했지만 “반칙과 특권, 부정과 부패가 아닌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세상을 만들자던 모습을 보며 조용히 운동원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당시 동교동계는 이인제 전 의원을, 운동권 출신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은 고 김근태 전 의원을 지지하는 분위기였지만, 서 구청장은 그 이전부터 지역주의에 맞서 싸운 노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위원회에서 메시지 전문위원으로 일하던 그는 노 전 대통령 당선 뒤에는 청와대로 들어가 정무수석실과 인사수석실 행정관으로 4년간 대통령을 모셨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당선 뒤에도 어떻게든 이기는 것보다 원칙을 가진 싸움이 되도록 항상 고민하며 신념을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국가 예산과 방향을 다루는 국회 의석 확보도 중요하지만 서민들 생활과 삶을 직접 책임지는 기초행정 단위인 지자체야말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꾸렸다고 소개했다. 서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해 지역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오승록 노원구청장 “쇼맨십보다 반칙·특권 없는 세상 다시 떠올려”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은 지난 19일 구민 400여명과 함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23일 추도식에도 참석했다. 오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과 2002년 선거 때 남다른 인연을 맺었다. 오 구청장은 “국회 비서관을 하고 있었는데 대선 캠프에서 의전 담당을 뽑는다는 말을 들었다. 운 좋게 뽑혀 행사 의전을 맡으면서 함께 일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런 인연으로 결국 노 전 대통령 임기 내내 청와대에 몸담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2007년 10월 2~4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때 노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와 나란히 군사분계선(MDL)을 두 발로 넘어서는 장면이다. 오 구청장이 바로 이벤트를 기획한 주인공이다. 하지만 처음엔 노 전 대통령이 “작위적으로 연출하지 말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오 구청장은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졸랐다. 문 실장이 ‘북측과 이미 합의를 마쳤다’며 설득해 성사된 것”이라고 돌아봤다. 오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도 나중에는 분단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세계에 과시한 상징적인 장면이었다며 흡족해했다. 더군다나 직접 ‘기획한 사람에게 훈장을 주라’고 지시한 덕분에 훈장까지 받게 됐다”며 웃었다. 오 구청장은 “국면 전환을 위해서나 민생을 살핀다는 이유로 전통시장을 방문해 순대도 먹고 하라는 건의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단호히 물리쳤다”고 밝혔다. 이어 “갈수록 활개를 치는 노이즈 마케팅을 보며 노 전 대통령이 꿈꾼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창우 동작구청장 “사람의 가치 우선하는 세상, 그 힘 모으겠다”“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순간도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오롯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현하려 애쓴 분입니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갈구하고 그런 세상을 이루려고 분투하셨죠. 집무실에 걸린 그분 사진을 보며 그 정신을 이어가자고 늘 각오를 다집니다.”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의 구청 집무실 책상 뒤 벽면에는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두 장 걸려 있다. 하나는 200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산 당시 함께 촬영한 사진이고, 다른 하나는 고인의 영정 사진으로 알려진, 온화한 미소를 띤 사진이다. 사진들은 “노 전 대통령이 그토록 소망하셨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이 구청장의 의지를 다잡게 하는 동력이다. 1996년 고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 당직자로 정계에 뛰어든 그는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때 비서실에서 일하며 각별한 인연을 쌓았다. 2003~2008년 청와대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을 지내며 “정치철학이나 사람에 대한 배려, 공직자로서의 역할 등을 빠짐없이 배웠다”고 할 정도로 고인을 정치 인생의 구심점으로 여긴다. 이 구청장은 계승해야 할 ‘노무현 정신’을 그와 생전 함께 나눈 마지막 대화에서 찾았다. “돌아가시기 4개월 전인 2009년 1월 ‘이듬해 지방선거에 출마하고 싶다. 대통령께서 갈망한 사람 사는 세상, 동작구 편을 만들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2010년 경선에서 탈락해 약속을 못 지켰지만 2014년 당선되고 지난해 재선하면서 ‘사람 사는 동작’을 구 슬로건으로 내걸었습니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여러 원칙과 결정에서 사람의 가치를 우선하는 세상을 염원했던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현실화하는 데 힘을 모으겠습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정순균 강남구청장 “지역주의 타파 힘썼듯… 다른 의견 배려”“여야를 막론하고 여전히 구태 정치가 남아 있다. 정치인들이 아직도 지역 문제를 내세워 반사이익을 취하려 합니다.”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은 계승해야 할 노무현 전 대통령 정신으로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타파를 들며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현 정치권을 꼬집었다.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3당 합당(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이후 지역주의 타파에 주력했다. 영남과 호남을 기반으로 한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 극복에 실패했다고 보고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정 구청장은 “자기와 다른 의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노 대통령 정신이 살아 있는 한 지역주의는 꾸준히 옅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1991년 정치부 기자 시절 민주당 대변인이던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1년 정계에 입문, 이듬해 5월 노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언론특보를 맡았다. 경선 직후 40%를 웃돌던 노 전 대통령 지지도가 ‘김영삼 시계 사건’과 함께 10%대로 주저앉고, 후보단일화 때 당 안팎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도 끝까지 곁을 지켰다. 참여정부 출범 후 국정홍보처장,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사장을 역임했다. 정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자유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라는 방향을 제시했고, 동시에 그 결과를 얻기까지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지나야 하는지도 깨닫게 해줬다”고 했다. “그분은 우리 사회와 진보의 갈 길을 치열하게 찾았어요. 소신이 뚜렷하지만 다른 사람 말을 듣고 배려할 줄 알았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유 ‘투톱’ 세운다… 올림픽 입김 세진다

    이·유 ‘투톱’ 세운다… 올림픽 입김 세진다

    집행위 결정… 새달 총회서 확정 유력 유승민과 함께 세계 스포츠 영향 확대 체육회장 재선 출마 중 사퇴할 경우 IOC 위원직도 물러나야 하는지 모호이기흥(64) 대한체육회장이 23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로부터 신규 IOC 위원으로 추천됐다. IOC는 이날 집행위원회를 열고 이 회장을 포함한 10명을 신규 위원으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다음달 24∼26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 134차 총회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IOC 위원으로 최종 선출된다. “집행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신규 회원 후보가 총회 투표에서 낙선한 전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대한체육회는 밝혔다. 신규 위원으로 확정되면 역대 11번째 한국인 IOC 위원이 탄생한다.이 회장이 IOC 위원으로 확정되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도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활동 중인 유승민 선수위원에다가 이 회장까지 현역 IOC 위원을 2명 보유하게 됨으로써 2032년 남북 공동올림픽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스포츠 외교 활동의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한국은 2002~2005년 현역 IOC 위원 3명을 보유하며 스포츠 외교의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김운용 전 위원이 체육 단체 공금 유용 등으로 제명 위기에 몰려 2005년 스스로 물러났고, 박용성 전 위원도 두산그룹 경영에 전념하겠다며 퇴진했다. 2017년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마저 병환으로 인해 IOC 위원직을 반납하면서, 2016년 뽑힌 유승민 선수위원이 한국의 유일한 IOC 위원이 됐다. 이 회장은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등 당면한 과제가 많은 만큼 IOC 위원으로 최종 선출되면 체육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이 회장은 임기 문제가 다소 모호한 상태다. 대한체육회(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 후보 추천을 받은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면 IOC 위원 자격도 내놓아야 한다. 이 회장의 대한체육회장 임기는 2021년 2월까지로, 체육회 정관에 따르면 재선에 도전하려면 임기 만료 90일 전에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대한체육회는 회장 선거 기간에 NOC 대표 자리를 내놓으면 IOC 위원 자리도 비워야 하는지, 이러한 상황에 예외가 적용되는지 IOC에 질의할 예정이다. IOC가 체육회장 선거 기간의 일시적 공백을 용인하고, 선거에서 이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IOC 위원으로서 정년(70세)까지 직위를 유지할 수 있다. 예외가 인정되지 않거나, 이 회장이 연임에 실패하면 IOC 위원 재임 기간은 내년 선거 전까지 1년여에 그치게 된다. 이 회장은 2017년 6월 체육회 이사회를 거쳐 자신을 IOC 위원 후보로 신청했으나 당시 IOC 위원으로 선출되지 못했다. 하지만 제출했던 자료가 IOC에 그대로 남아 있어서 이번에 위원 후보로 추천을 받을 수 있었다. 이 회장은 IOC의 요청으로 추가 자료를 제출했고, IOC 윤리위원회를 거쳐 결격 사유가 있는지 검증을 받았다. 이후 IOC 위원 추천위원회와 집행위원회를 통과해 신규 회원 후보 최종 10인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IOC는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추천 회원 후보는 IOC 윤리위원회를 통해 도덕성 검증을 받았다”고 알리며 이 회장을 비롯한 후보 10인이 위원으로서 결격 사유가 없었음을 알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내 무릎에 앉으면 만점”…50대 중학교 도덕교사 재판에

    “내 무릎에 앉으면 만점”…50대 중학교 도덕교사 재판에

    지난해 학생들의 폭로로 성희롱 의혹이 불거진 50대 남성 도덕 교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신은선)는 서울 광진구의 한 공립중학교 교사 A씨를 지난 17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교사는 수업 중 학생들에게 “예쁜 여학생이 내 무릎에 앉으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라거나 “여자는 아테네처럼 강하고 헤라처럼 질투 많은 것은 별로고 아프로디테처럼 예쁘고 쭉쭉빵빵해야 한다” 등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발언은 지난해 9월 해당 중학교 학생들이 A 교사를 비롯한 이 학교 교사들이 상습적으로 성희롱·성차별 발언을 했다며 학교 곳곳에 포스트잇을 붙이면서 처음 알려졌다. 경찰은 의혹이 불거진 이들 중 발언 수위가 가장 높은 A 교사가 실제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했다고 판단해 지난 1월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해당 발언에 대해 ‘교육적 의미 등에서 한 말이고 희롱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IOC 위원 예약…“한국 위상 높일 것”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IOC 위원 예약…“한국 위상 높일 것”

    이기흥(64) 대한체육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신규 위원으로 선출될 전망이다. IOC는 23일(한국시간) 집행위원회를 열어 이기흥 체육회장을 비롯한 10명을 신규 위원으로 추천하고 오는 6월 24∼26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 134차 총회에서 투표로 신규 위원을 선출한다고 밝혔다.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합친 통합 대한체육회의 수장으로 선출된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수장의 자격으로 IOC 위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이 IOC 위원으로 뽑히면 한국은 유승민 선수위원을 포함해 두 명의 IOC 위원을 두게 된다. 이 회장은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등 당면한 과제가 많은 만큼 IOC 위원으로 최종 선출되면 체육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중국은 세 명, 일본은 한 명의 IOC 위원이 있다. 북한은 장웅 전 위원이 지난해 정년으로 퇴임한 뒤 새 IOC 위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IOC 위원의 정원은 115명이다. 위원은 개인 자격(70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8년 임기 선수위원(이상 15명씩)으로 이뤄진다. IOC는 IOC 윤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개인 자격 후보 7명과 이 회장 등 NOC 자격 후보 3명 등 10명을 새 위원 후보로 확정했다. 새 위원들이 총회 투표로 최종 선출되면 IOC 위원 수는 105명으로 증가한다. IOC 위원의 정년은 70세로 이 회장이 신규 위원이 되면 앞으로 6년간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IOC 신규 위원 예약, 다음달 26일 총회 투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IOC 신규 위원 예약, 다음달 26일 총회 투표

    이기흥(64) 대한체육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신규 위원 한 자리를 사실상 예약했다. IOC는 23일(한국시간) 집행위원회를 열어 이기흥 체육회장을 비롯한 10명을 신규 위원으로 추천하고 6월 26일 스위스 로잔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열리는 IOC 134차 총회 마지막날 투표로 신규 위원을 선출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 자격으로 다른 두 명과 함께 천거돼 개인 자격 후보 일곱 명과 더불어 모두 10명이 이번에 신규 위원으로 뽑히게 된다. IOC 집행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신규 위원 후보가 총회 투표에서 낙선한 적은 거의 없어 이기흥 회장이 새로운 위원으로 선출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이 회장이 IOC 위원으로 뽑히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OC 위원은 유승민 선수위원과 더불어 두 명으로 늘어난다. IOC 위원의 정원은 115명이다. 이 중 8년 임기의 선수위원은 15명이고, 나머지는 개인 자격(70명)과 NOC,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이상 15명씩)로 이뤄진다. 새 위원들이 총회 투표로 모두 선출되면 IOC 위원 수는 105명으로 증가한다. IOC 위원의 정년은 70세로 이 회장이 신규 위원이 되면 앞으로 6년 동안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 고(故) 김운용 위원, 박용성 위원, 이건희 위원 등 세 IOC 위원을 앞세워 적극적인 스포츠 외교를 펼쳤다. 하지만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과 체육 단체 공금 유용 등으로 제명 위기에 몰린 김운용 전 위원이 사임하고, 박용성 위원도 두산그룹 경영에 전념하겠다며 2007년 국제유도연맹 회장직을 사퇴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IOC 위원 자격을 잃었다. 2017년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마저 와병으로 대외 활동이 힘들다며 IOC 위원직을 반납해 한국의 IOC 위원은 유승민 선수위원만 남았다. 국제 스포츠 영향력이 급격히 줄어든 우리 체육계는 이 회장이 신규 IOC 위원으로 선출되면 실지를 회복할 기회를 맞는다. 이기흥 회장은 2017년 대한체육회의 수장 자격으로 IOC 위원 입후보 신청서를 냈다가 ‘셀프 추천’ 논란을 불렀다. 체육계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이때 신청서와 함께 제출한 자료가 IOC에 그대로 남았고 그 뒤에도 추가 자료를 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서류 검증을 통과하면 IOC 윤리위원회의 관문을 넘어야 한다. IOC는 위원 후보자에게 윤리상 결격 사유가 있는지를 면밀하게 따지는데 이를 무사히 통과한 것이다. 이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를 통해 “윤리위원회를 거쳐 지난달 16일 IOC 위원 추천위원회도 통과했다”며 “마지막으로 23일 집행위원회를 거쳐 최종 신규 회원 후보로 확정됐다”고 설명하고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등 당면한 과제가 많은 만큼 IOC 위원으로 최종 선출되면 체육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에 신규 위원으로 추천받은 10명 가운데 개인자격 일곱 명은 은사마 아셈베 셀레스틴 오데트 입세 엔골루(49, 카메룬, 여성), 스피로스 카프랄로스(60, 그리스, 남성), 로라 친칠리아(60, 코스타리카), 마틀로항 모일로아라모코포(레소토공화국, 52), 필로메나 마리아 스펜서 아프리카노 포르테스(53, 카페베르데, 이상 여성), 티드자네 티암(57, 코트디부아르), 에릭 토히르(47, 인도네시아, 이상 남성)이다. NOC나 대륙별 NOC 연맹 대표로는 나린더르 드루브 바트라(62, 인도, 여성), 무스타파 베라프(65, 알제리, 남성)와 이기흥 회장 순이다. IOC 발표문 순서대로 옮긴 것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번엔 ‘中빅브러더 산업’ 겨눈 美… 최대 CCTV업체 제재 추진

    中 ‘항전’ 외치면서도 “대화 준비돼 있다” 中 3대 항공사는 보잉에 손해배상 소송 트럼프 前책사 배넌 “中과 무역협상보다 화웨이 美·유럽서 몰아내는 게 10배 중요” 日 이통사도 화웨이 스마트폰 발매 연기 미국이 연일 새로운 대중국 압박 카드를 꺼내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와 중국산 드론(무인기) 제재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의 영상감시기업 제재와 중국 과학자의 미국 내 고용 허가 지연 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중국은 ‘결사항전’을 외치면서도 미국의 압박 카드에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일로를 걸으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미중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성장률 하락을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중국 폐쇄회로(CC)TV 생산업체 ‘하이크비전’과 안면인식 등을 통한 영상감시장비 제조업체 ‘다후아테크놀로지’ 등 5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크비전과 다후아테크놀로지는 각각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 2위 영상감시장비 기업이다. 이들은 생체정보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감시기술을 에콰도르와 아랍에미리트 등에 수출했다. 하이크비전 등이 미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 업체는 이들 기업에 부품을 수출할 때 정부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는 상무부의 최근 화웨이 제재와 같다. 워싱턴 소식통은 “미국 정부는 감시카메라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하이크비전 등 중국 기업을 위험한 업체로 인식한다”면서 “안면인식 기술 등으로 수집된 정보 유출 등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막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이날 미 상무부가 자국 첨단기업에 근무할 중국 인력의 고용 승인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허가 절차가 수주 만에 끝났지만 현재는 6개월에서 8개월 정도가 걸리거나 중간에서 고용 절차가 취소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주요 이동통신회사들인 KDDI(au)와 소프트뱅크가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발매를 무기한 연기했다. 일본 이동통신업계 2위와 3위인 이들 업체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신제품을 24일 발매할 계획이었다. 교도통신은 22일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이 화웨이에 대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공급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이들 이통사가 화웨이 스마트폰의 안전성과 이용 편의성 등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이동통신업계 1위로 꼽히는 NTT도코모도 올여름 발매 예정이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예약접수를 중단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사로 불린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미국과 유럽에서 몰아내는 것이 중국과 무역협상을 하는 것보다 10배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중국 기업들을 미국 자본시장에서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22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전 세계에 큰 국가안보 위협이라 막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미국의 포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 자원”이라며 “혁신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경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국제항공 등 중국의 3대 국유 항공사도 보잉을 상대로 ‘B737 맥스’ 항공기 운항 중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일제히 제기했다. 한편 그러면서도 중국은 ‘대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이날 폭스뉴스에 “중국은 (미국과)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문은 아직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 8년 만에 미 주도의 아시아 최대 연례 안보회의인 ‘아시아 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한편 OECD는 이날 미중이 25% 고율관세 전면전에 돌입하면 2021년까지 미국은 0.6%, 중국은 0.8%의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씨티그룹은 “한국이 수출하는 반도체의 69%를 사들이는 중국 시장 침체가 한국 반도체 수출 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이번엔 ‘中빅브라더 산업’ 겨눈 美… 최대 CCTV업체 제재 추진

    이번엔 ‘中빅브라더 산업’ 겨눈 美… 최대 CCTV업체 제재 추진

    “첨단 감시카메라로 정보 유출… 안보 위협” 中과학자 美고용 허가 지연 등 연일 압박 中 ‘항전’ 외치면서도 “대화 준비돼 있다” OECD “확전땐 美GDP 0.6·中 0.8% 감소” 화웨이 제재, 韓반도체 수요 회복세 막아미국이 연일 새로운 대중국 압박 카드를 꺼내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와 중국산 드론(무인기) 제재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의 영상감시기업 제재와 중국 과학자의 미국 내 고용 허가 지연 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중국은 ‘결사항전’을 외치면서도 연일 이어지는 미국의 압박 카드에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연일 확전일로를 걸으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미중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성장률 하락을 경고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중국의 CC(폐쇄회로)TV 생산업체 ‘하이크비전’과 안면인식 등을 통한 영상감시장비 제조업체 ‘다후아테크놀로지’ 등 5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크비전과 다후아테크놀로지는 각각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 2위 영상감시장비 기업이다. 이들은 생체정보와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한 감시기술을 에콰도르와 아랍에미리트 등에 수출했다. 중국은 이들 영상감시장비 기업을 핵심 동력으로 세계 최대 감시체계 수출국으로 거듭난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하이크비전 등이 미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 업체는 이들 기업에 부품을 수출할 때 정부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는 상무부의 최근 화웨이 제재와 같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은 감시카메라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하이크비전 등 중국 기업을 위험한 업체로 인식한다”면서 “안면인식 기술 등으로 수집된 정보 유출 등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막겠다는 것이 미 정부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이날 미 상무부가 자국 첨단기업에 근무할 중국 인력의 고용 승인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허가 절차가 수주 만에 끝났지만 현재는 6개월에서 8개월 정도가 걸리거나 중간에서 고용 절차가 취소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주요 이동통신회사들인 KDDI(au)와 소프트뱅크가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발매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일본 이동통신업계 2위와 3위인 이들 업체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신제품을 24일 발매할 계획이었다. 교도통신은 22일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이 화웨이에 대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공급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이들 이통사가 화웨이 스마트폰의 안전성과 이용 편의성 등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이동통신업계 1위로 꼽히는 NTT도코모도 올 여름 발매 예정이었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예약접수를 중단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포성이 연일 이어지자 중국은 ‘대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이날 폭스뉴스에 “중국은 (미국과)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문은 아직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 8년 만에 처음으로 미 주도의 아시아 최대 연례 안보회의인 ‘아시아 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 부장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한편 OECD는 이날 미중이 25% 고율관세 전면전에 돌입하면 2021년까지 미국은 0.6%, 중국은 0.8%의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씨티그룹은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거래 제한이 한국·대만 등 아시아 기술강국들의 반도체 수요 회복세를 위협한다”며 “한국이 수출하는 반도체의 69%를 사들이는 중국 시장 침체가 한국 반도체 수출 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日, 첫 ‘청구권 중재위’ 요청 강공… 외교부 “신중검토… 조치 있을 것”

    일본이 지난 20일 국교 수립 이래 처음으로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른 중재위 구성을 정식 요청한 뒤 외교적 결례를 하면서까지 강공을 이어 가고 있다.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한 정부가 어떤 전략을 세울지 관심이 쏠린다. 외교부 관계자는 22일 “일본이 보낸 중재위 구성안과 올해 1월 일본이 요청한 외교적 협상안에 대해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일각에서 강제징용 문제 등 한일 관계를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데 그렇지 않다. 시점이나 구체적 내용은 말하기 힘드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본은 연이어 수위를 높였다. 전날 고노 다로 외무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 제대로 책임을 갖고 대응해 주길 바란다”며 상대 정상을 직접 책임자로 거론했다. 외교적 관례상 결례다. 마이니치신문은 “강제징용 노동자 문제가 이대로라면 (G20 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회담은 어렵다는 자세를 명확히 해 일본이 한국에 문제 해결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첫 논의 무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를 계기로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한일 외교장관회담이다. 일본은 중재위 구성을 촉구하고 한국은 특별히 가부를 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한국이 답하지 않으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단기적 해법은 한일 기업펀드를 만들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거나 일본의 중재위 구성 요청에 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에 직접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급박하게 결정을 내려야 해 위험요소가 크다. 양국이 해당 문제를 ICJ에 공동으로 제소하는 장기적 해법도 있다. 재판까지 3~4년의 기간이 소요되고 한국이 이길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국이 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요청하면 주최국인 일본이 거부하기는 힘들다. 외려 양측이 실질적 조율 방안을 내놓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日, 첫 ‘청구권 중재위’ 요청 강공…외교부 “조치 있을 것”

    일본이 지난 20일 국교 수립 이래 처음으로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른 중재위 구성을 정식 요청한 뒤 외교적 결례를 하면서까지 강공을 이어 가고 있다.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한 정부가 어떤 전략을 세울지 관심이 쏠린다. 외교부 관계자는 22일 “일본이 보낸 중재위 구성안과 올해 1월 일본이 요청한 외교적 협상안에 대해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일각에서 강제징용 문제 등 한일 관계를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데 그렇지 않다. 시점이나 구체적 내용은 말하기 힘드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본은 연이어 수위를 높였다. 전날 고노 다로 외무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 제대로 책임을 갖고 대응해 주길 바란다”며 상대 정상을 직접 책임자로 거론했다. 외교적 관례상 결례다. 마이니치신문은 “강제징용 노동자 문제가 이대로라면 (G20 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회담은 어렵다는 자세를 명확히 해 일본이 한국에 문제 해결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첫 논의 무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를 계기로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한일 외교장관회담이다. 일본은 중재위 구성을 촉구하고 한국은 특별히 가부를 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한국이 답하지 않으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단기적 해법은 한일 기업펀드를 만들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거나 일본의 중재위 구성 요청에 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에 직접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급박하게 결정을 내려야 해 위험요소가 크다. 양국이 해당 문제를 ICJ에 공동으로 제소하는 장기적 해법도 있다. 재판까지 3~4년의 기간이 소요되고 한국이 이길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다만 강제징용 피해자 등 원고가 일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해 현금화하면 일본은 즉각 경제보복에 나설 수 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국이 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요청하면 주최국인 일본이 거부하기는 힘들다. 외려 양측이 실질적 조율 방안을 내놓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일본의 강공, 복잡한 함수, 한국 선택은

    일본의 강공, 복잡한 함수, 한국 선택은

    日, 국교 정상화 이래 첫 청구권 협정 상 중재위 구성 요청연일 외교 결례·강경 발언에 한일정상회담 무산 카드까지한국 정부 결단 관심...한일기업펀드, 중재위 가능성 낮아국제사법재판소 제소, 양국 경제·안보 갈등 빚을 수 있어‘日 요청에 직접 맞대응보다, 신중 접근이 전략’ 주장도일본이 지난 20일 국교 수립 이래 처음으로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른 중재위 구성을 정식 요청한 뒤 외교적 결례를 하면서까지 강공을 이어 가고 있다.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한 정부가 어떤 전략을 세울지 관심이 쏠린다. 외교부 관계자는 22일 “일본이 보낸 중재위 구성안과 올해 1월 일본이 요청한 외교적 협상안에 대해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일각에서 강제징용 문제 등 한일 관계를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데 그렇지 않다. 시점이나 구체적 내용은 말하기 힘드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본은 연이어 수위를 높였다. 전날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 제대로 책임을 갖고 대응해 주길 바란다”며 상대 정상을 직접 책임자로 거론했다. 외교적 관례상 결례다. 마이니치신문은 “강제징용 노동자 문제가 이대로라면 (G20 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회담은 어렵다는 자세를 명확히 해 일본이 한국에 문제 해결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본은 지난 20일 남관표 주일 대사가 신임장을 제청하고 업무를 시작하자, 기다렸다는듯이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른 중재위 구성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에게 직접 대응을 요청하고 한일 정상회담을 압박 카드로 이용하는 등 강경 대응을 위한 일련의 시나리오를 마련해 둔 듯 전방위적으로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첫 논의 무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를 계기로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한일 외교장관회담이다. 일본은 중재위 구성을 촉구하고 한국은 특별히 가부를 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본래 한일 양국이 강제징용 문제 조율을 타진할 거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었지만 일본의 강공으로 분위기가 반전된 상태다. 일본의 중재위 구성 요청은 1965년 양국의 국교정상화 이래 54년만에 처음이다. 2011년 한국이 위안부 문제 관련해 한일 청구권 협정 3조 1항에 따라 외교적 협의를 하자고 요구하고 일본이 불응한 바 있지만, 이 때는 이번처럼 중재위 구성을 정식 요청하는 단계(3조 2항)까지 가지 않았다. 만일 한국이 중재위 구성을 받아들이면 양측은 30일 내에 각각 중재위원 1명씩을 선정하고, 3국의 중재위원을 선정하게 된다. 하지만 강제 규정이 아니어서 중재위원을 선정하지 않으면 중재위는 열리지 않는다. 일본은 한국이 답하지 않으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역시 한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해당 안건을 상정할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아는 일본도 연이은 강공으로 국제여론전을 통해 한국에 결단을 요구하는 것으로 읽힌다. 특히 이달초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이미 압류했던 일본 기업 자산의 매각을 법원에 신청하면서 실제 현금화되는 시점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한국법에 따라 일본 기업의 재산이 침해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매각은 8월쯤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일본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결단을 위해 사법부 판단에 대한 비관여 원칙, 과거사 바로세우기, 한일 관계, 경제전쟁 비화 가능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 복잡한 함수를 감안해야 한다. 우선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단기적 해법은 한일 기업펀드를 만들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거나 일본의 중재위 구성 요청에 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에 직접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급박하게 결정을 내려야 해 위험요소가 크다. 양국이 해당 문제를 ICJ에 공동으로 제소하는 장기적 해법도 있다. 재판까지 3~4년의 기간이 소요되고 한국이 이길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다만 강제징용 피해자 등 원고가 일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해 현금화하면 일본은 즉각 경제보복에 나설 수 있다. 북 비핵화 과정에서 일본이 장애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제3의 방안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어느 쪽이던 쉽지 않은 결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의 압박 및 행보에 신경 쓰기보다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국이 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요청하면 주최국인 일본이 거부하기는 힘들다. 외려 양측이 실질적 조율 방안을 내놓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뮬러 특검, 의회 청문회에서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밝히나

    뮬러 특검, 의회 청문회에서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밝히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주역인 로버트 뮬러 미국 특검의 입에 워싱턴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검 수사에서 핵심적 진술을 한 도널드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이 백악관의 ‘소환 불응’ 지시에 따라 하원 출석을 거부하면서 뮬러 특검의 증언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CNN은 21일(현지시간) 뮬러 특검의 하원 청문회 출석을 두고 뮬러 특검 측과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 법사위원회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원 법사위(위원장 제리 내들러)는 뮬러 특검의 증언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뮬러 특검팀은 공개적으로 증언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의회에서 공개적으로 ‘입’을 열게 될 경우 정치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의 제리 내들러(뉴욕) 법사위원장은 뮬러 특검이 증언대에 나와 공개적으로 발언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으며, 필요시 소환장을 발부하겠다는 뜻도 내비쳐 왔다. CNN은 또 “내들러 위원장이 ‘뮬러 특검이 수사가 끝났는데도 계속 출근하며 왜 계속 법무부에 고용된 사람처럼 행동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뮬러 특검과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의회 증언의 공개 수위 등을 놓고 합의점에 달하지 못한 채 교착상태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특검 사무실과 법무부 고위 당국자들이 하원 법사위 측과 내밀히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WP는 전했다. 민주당은 뮬러 특검이 의회에 나오게 될 경우 특검팀이 판단을 보류한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 정확히 어떻게 생각하는지,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수사결과 대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등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현재 뮬러 특검의 증언 형식과 방법, 공개 수위 등을 놓고 민주당과 특검팀 간에 물밑 협상이 한창”이라면서 “뮬러 특검의 입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좌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 시각에서 본 미중 관계의 미래/박두복 국립외교원 명예교수

    [열린세상] 중국 시각에서 본 미중 관계의 미래/박두복 국립외교원 명예교수

    미중 무역전쟁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양국 간의 전략적 세력 경쟁도 본격화돼 가는 추세다. 미중 양국 사이 서로의 미래 의도에 대해 심각한 불신이 형성되는 가운데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유리한 세력 균형 유지를 위해 전력을 경주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정부도 적극적인 외교 전략을 추진하면서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 강화와 군사 현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금 미중 간에 전개되고 있는 세력 경쟁은 기본적으로 중국의 부상과 세력 균형의 변화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세력 전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미중 관계는 대단히 비관적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시각과 조건, 문화적 특질 속에서 미중 관계의 미래를 조망하는 경우 그렇게 비관적이지 않다. 지난 40년에 걸쳐 이루어져 온 중국의 발전과 부상은 서방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와의 상호관계 속에서 이루어져 왔다. 따라서 미국과 서방에 의해 구축된 현존 국제질서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우호적이다. 최근 그들의 미래에 관한 담론들 속에서 발견되는 중국 사회의 주류 의식은 현존하는 국제질서에 대해 개혁을 동반하는 현상 유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점에서 오늘의 중국은 세계 2차대전 이전 베르사유협정에 기초했던 기존 국제체제에 불만을 갖고 전쟁을 통해 이러한 체제를 파괴하려고 했던 독일과는 분명히 다르다. 무엇보다도 세계적으로 16개의 전략적 해협과 수로는 모두 미국의 천문학적 군사비와 해공군에 의해 안전이 유지되고 있다. 이 해상 통로의 대부분은 중국의 화물 운송에 유리한 통로로 이용돼 중국에 엄청난 이익을 안겨 주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기본적으로 현존하는 국제질서와 체제에 대한 수혜국이라는 점에서 미국과 마찬가지로 현상 유지 세력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중국이 초강대국 미국의 핵심 이익에 도전할 가능성을 낮게 만든다. 중국의 내향적(대내 지향성) 문화의 성격도 세계적 영도국으로서의 미국 지위에 대한 중국의 도전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의 세계적 영도국 지위의 추구가 그들의 대내 지향적 문화의 본질과 충돌되기 때문이다. 수신양성(修身養性)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유교적 가치 체계는 중국인들로 하여금 중국 밖 세계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거나 촉구하지 않는다. 특히 중국 문화는 기본적으로 비종교 문화이기 때문에 세계를 구하고 복음을 세계 각지에 전파할 사명감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중국 문화의 특질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체제에 대한 중국의 도전을 억제할 것이기 때문에 미중 관계의 장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진핑 집권 이후 적극 고취되는 민족주의 경향도 중국 외교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중국 사회가 급격히 현대화 사회로 전환되면서 과거 공산당의 응집력 기반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했던 마오사상이나 마르크스·레닌주의 등 공산 이데올로기가 원래의 기능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되면서 중국 사회에는 이데올로기의 진공 상태가 출현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진공 상태를 잠정적으로 보진(補塡)하는 수단으로 민족주의가 출현했으며, 이러한 민족주의가 시진핑 체제 권력 집중의 중요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면서 더욱 부각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중국 사회에 출현하고 있는 민족주의는 기본적으로 국내용으로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이러한 민족주의가 중국 대외정책의 공세성이나 외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이는 시진핑 집권 2기에 접어들면서 민족주의의 과도한 표출과 이를 기초한 대국주의의 추구를 비판하고 경계하는 목소리가 크게 증대하고 있는 데서 잘 알 수 있다. 사실 시진핑 정부에 의해 강력히 추진됐던 강대국 외교도 점차 수축되고 있고, 강대국 외교의 핵심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도 미국 등 국제사회를 자극하지 않는 방향에서 조정되고 있다. 미중 관계의 미래는 적어도 중국적 시각에서 조망하면 비관적이지 않다. 지금이나 미래의 미중 관계는 제1차 세계대전 직전 세력 범위의 획분을 중심으로 심각한 갈등 관계를 형성했던 영독 관계와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점에서 미중 관계가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 北유엔대사 “美, 화물선 압류 불법… 즉각 반환해야”

    北유엔대사 “美, 화물선 압류 불법… 즉각 반환해야”

    실익 없어도 대미 압박·유사 사례 차단용 여론전으로 14년 전 BDA사태 재현 막기북한이 자국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미국의 압류 및 몰수 조치에 대해 유엔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제재 부과를 멈추는 실익은 없더라도 국제여론전으로 불만 및 대미 압박 수위를 높여 유사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의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미국은 지체 없이 반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김 대사는 “미국이 자국 법을 근거로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미국령인 사모아로 견인한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라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일방적인 제재는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의 조치는 분명히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유엔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 9일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하자,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몰수 소송을 제기하고, 압류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석탄을 수출하고 트럭 등 기계류를 수입하는 등 대북제재를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대북제재 위반 선박을 처리하기 위해 국내법인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선박 몰수를 위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7일 김 대사 명의의 항의 서한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보냈다. 김 대사는 서한에서 “(미국의 압류 조치는) 불법무도한 강탈행위”라며 “미국의 날강도적 행위로 인해 조선반도에 미칠 후과에 대한 세계적 우려가 커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엔 사무총장이 긴급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조선반도 정세 안정에 이바지해야 하며 유엔의 공정성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서한을 접수했고 요청에 따라 서한을 안전보장이사회 문서로 회람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서한을 검토 중이며 대북 제재와 제재 이행을 위해 취해진 조치와 관련된 것”이라며 “제재 회피 가능성과 안보리 결의 이행과 관련한 질문은 안전보장이사국이 다뤄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유엔 측이 사무총장 결정이 아닌 안보리 논의 사안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북한의 손을 들어 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은 미국의 압류 조치가 2005년 북한의 통치자금을 동결했던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와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미국의 제2, 제3의 압류를 막기 위해 유엔을 통한 여론전과 항의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北 ‘자국 선박 美압류’ 여론전… 14년 전 BDA사태 재현 막기

    北 ‘자국 선박 美압류’ 여론전… 14년 전 BDA사태 재현 막기

    실익 없어도 대미 압박·유사 사례 차단용북한이 자국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미국의 압류 및 몰수 조치에 대해 유엔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제재 부과를 멈추는 실익은 없더라도 국제여론전으로 불만 및 대미 압박 수위를 높여 유사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의 서한을 접수했고 요청에 따라 서한을 안전보장이사회 문서로 회람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서한을 검토 중이며 대북 제재와 제재 이행을 위해 취해진 조치와 관련된 것”이라며 “제재 회피 가능성과 안보리 결의 이행과 관련한 질문은 안전보장이사국이 다뤄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 17일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 명의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 대한 답변 격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서한 내용에 대해 “미국의 날강도적 행위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이 긴급조치를 취하는 것으로써 조선반도 정세 안정에 이바지해야 하며 유엔의 공정성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유엔 측은 사무총장 결정이 아닌 안보리 논의 사안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북한의 손을 들어 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북한은 미국이 국내법을 적용해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 및 몰수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에는 선박의 억류 및 조사만 가능토록 돼 있는데 미국이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석탄을 수출하고 트럭 등 기계류를 수입하는 등 대북제재를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대북제재 위반 선박을 처리하기 위해 국내법인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선박 몰수를 위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줄곧 유엔에서 국제여론전을 펼쳤지만 특별한 성과를 거둔 적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까지 자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은 미국의 압류 조치가 2005년 북한의 통치자금을 동결했던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와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미국의 제2, 제3의 압류를 막기 위해 유엔을 통한 여론전과 항의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2022년부터 담뱃갑 전체에 경고 문구·그림

    2022년부터 담뱃갑 전체에 경고 문구·그림

    커피맛 등 가향 물질 첨가도 단계적 금지2022년부터 담뱃갑 겉면 전체를 경고 그림으로 싸고, 광고 문구나 이미지를 일절 넣지 못하게 하는 ‘표준 담뱃갑’(플레인 패키징) 제도가 도입된다. 커피맛, 블루베리맛, 멘솔맛 등 가향 물질을 담배에 첨가하는 것도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금지된다. 보건복지부는 21일 ‘담배와의 종결전’을 선언하며 이런 내용의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담뱃값 인상을 제외한 가장 높은 수위의 비가격 정책을 총동원했다. 내년엔 현재 담뱃갑 면적의 50%를 차지하는 경고 그림과 문구를 75%로 확대한다. 플레인 패키징까지 도입하면 경고 그림 면적이 더 커지고 모든 담뱃갑의 색상이 한 가지로 통일된다. 아이코스를 비롯해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에도 내년부터 경고 그림과 문구가 들어간다. 2021년엔 니코틴 중독 치료의약품을 제외한 중독을 일으키는 모든 니코틴 함유 제품이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관리된다. 현재 합성 니코틴과 담배 줄기·뿌리에서 추출한 천연 니코틴을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관리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는 미국 청소년에게 선풍적 인기를 끈 신종 액상형 전자담배 ‘줄’(JULL)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곧 별도 대책을 발표한다. 2022년에는 담배 제조·수입업자가 담배에 포함된 유해성분 정보를 의무적으로 정부에 제출하도록 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이 추진된다. 실내 흡연금지 구역도 현재 연면적 1000㎡ 이상 건축물에서 2021년 500㎡ 이상 건축물로, 2023년에는 모든 건축물로 확대한다. 룸살롱 등 유흥주점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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