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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기술도 잘 써야 ‘보배’

    ‘신기술을 갖고 있는 예비 창업자나 기존 창업자들은 다 오세요.’ 전남테크노파크(순천대학 소재)는 다음달 8일 중소기업진흥공단 광주연수원에서 신기술 창업스쿨을 열고 판매전략 등 기업운영 기법과 정보를 제공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창업스쿨에서는 창업절차와 자금조달 방법, 사업계획서 작성기법, 사업분야별 진출방안, 경영전략 수립 등에 대해 전문가들이 강의한다. 교육 대상자는 광주·전남지역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 입주자와 입주예정자, 대학 창업동아리 회원, 행정자치부에 의해 선정된 신지식인, 창업보육사업 관련자 등이다. 수강을 원하는 사람은 다음달 1일까지 전남테크노파크 사업국(061-749-4031)으로 참가 신청서를 접수해야 한다. 이번 강좌는 전남도와 광주시가 주최하고 전남테크노파크와 중소기업진흥공단 광주연수원이 주관해 해마다 한 차례씩 열린다. 전남테크노파크는 지난해 전남도 등이 606억원을 출원, 창업보육사업이나 도내 중소기업에 대해 자금지원 및 기업운영 등을 도와준다. 전남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이번 창업강좌는 생생한 현장경험과 정보를 교환하고 정책적인 자금지원책 등을 알 수 있는 유익한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순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서울이야기] 전환기의 상수도

    [서울이야기] 전환기의 상수도

    사람은 매일 3ℓ의 물을 필수적으로 먹어야 한다. 보통 이 물은 몸 안의 영양소를 녹이고 신체에 수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밖에도 조리용과 목욕용 등 생활용수를 합하면 1인당 하루에 200ℓ 내외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의 상수도는 잠실과 팔당 상수원에서 취수해 정수장으로 보내진 후 응집·침전·여과·소독과정을 거쳐 먹을 수 있는 수준까지 처리하고, 이를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공급한다. 이러한 일련의 시설을 ‘상수도’라고 총칭하고 있는데, 도시에서는 필수적인 시설이다.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수도 요소가 유기적으로 통합·운영되어야 한다. ●서울 수돗물의 현주소는? 서울 상수도는 1908년 미국인 콜브란의 수도회사에서 급수인구 16만명에게 하루에 1만 2500t의 수돗물을 공급하면서 시작됐다. 서울시 상수도 시설용량은 지난해 말 현재 하루 570만t으로 100년 만에 약 460배 증가했다.20∼30년 전만 해도 수돗물이 공급되는 지역은 소위 물 좋고, 사람 살기 좋은 지역이었다. 왜냐하면 당시의 급수보급률은 80∼90%에 그쳤고, 고지대나 수압이 낮은 지역은 격일급수, 시간대 급수가 실시됐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적극적인 시설확충으로 인해 1990년대 이후 수돗물의 공급부족 현상은 완전히 해소됐다. 그러나 이후 수돗물의 수질이 악화되면서 상수도에는 어려운 시기가 시작됐다. 현재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비율은 3%에 지나지 않는다. 끓여 먹거나 조리용까지 포함해도 30%대에 그친다. 서울시는 수돗물 검사항목을 2000년 105개 항목에서 2004년에는 WHO 권장기준인 121개 항목으로 늘렸다. 이는 세계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양질의 검사 수준이다. 수질검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수돗물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서울시 수돗물은 물의 맑기를 나타내는 탁도가 0.08NTU로, 먹는물 기준인 0.3NTU 이하로 분석되어 깨끗한 물로 조사되고 있다. 또한 중금속류, 농약류, 내분비계 장애물질 등은 검출되지 않은 안전한 상태이다. ●수돗물을 왜 마시지 않는가? 생수와 정수기 시장이 수돗물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주 요소인데, 수돗물을 시민들이 마시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민들의 생활수준이 크게 좋아져서 가족의 건강을 고려하여 생수를 음용하거나 정수기를 사용한다. 생수나 정수기 물은 수돗물에 비해 맛이 좋거나 신선하여 한번 음용하면 다시 수돗물을 마시는 쪽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드물다. 특히 정수기의 경우 필터 교환에 우려가 있으나 정수기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점검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쌓고 있다. 둘째, 서울시 취수원인 잠실과 팔당 상수원은 1등급 수질을 유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 있다. 특히 잠실·팔당 상수원은 남·북한강이 합류되는 지점에 위치해 있는데, 남·북한강 유역에는 원주, 춘천, 가평, 이천 등 크고 작은 도시가 많이 위치해 있고, 또한 신규 아파트와 전원주택이 지속적으로 입지하고 있어, 많은 오염원을 유입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가들이 수돗물의 수질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해도, 시민들은 상수원 오염에 대하여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 수돗물을 먹지 않으려는 생각을 쉽게 바꾸지 않고 있다. 셋째, 주택 내 수도관 관리의 어려움이다. 개인소유 주택의 수도관은 현재 제도적으로 서울시 등의 공공에서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며, 건물의 수명보다 빨리 노후화된다. 건물의 수명이 대략 30∼50년인 데 비해 수도관은 10년 정도에서 녹이 슬어 수돗물의 수질을 저하시키고 있다. 특히 옥내 수도관에 의해 배출되는 적수(붉은색의 녹이 나오는 수돗물) 등을 목격하게 되면, 주부들은 수돗물을 먹지 않고 정수기나 생수를 구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만다. 게다가 수돗물의 공급이 어려웠을 때 원활한 공급을 위해 설치된 저수조(물탱크)는 관리가 부실하여 여러 곳이 부식되고, 저수조 바닥에 침전된 이물질로 인해 수돗물의 신선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넷째, 수돗물에 나쁜 맛이 발생하는 문제이다. 현재 서울시 정수처리공정은 염소처리를 하여 살균하고 있다. 염소처리는 수돗물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따라서 상수도 공급부서에서는 수돗물이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생활수준이 향상된 요즘 염소냄새로 인해 주부들이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즉 수돗물은 안전하지만 맛이 없는 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상수도시스템은 비교적 많은 양의 염소투입이 요구되고 있다. 왜냐면 정수장에서 가장 먼거리에 위치해 있는 주택(수요가)의 수돗물에 염소 0.2mg/ℓ가 유지되게 하기 위해 정수장에서는 0.6∼0.8mg/ℓ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투입된 염소는 수도관을 통해 흘러가면서 점점 농도가 낮아지고 가장 먼거리의 주택에서는 수질기준인 0.2mg/ℓ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까 정수장과 가까이 위치한 주택에서는 높은 염소농도 때문에 역겨운 소독냄새가 나게 돼 수돗물을 마시지 않게 된다. 참고로 맛좋은 물은 유기물이 거의 없고 미량의 철분, 칼슘,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과 산소와 탄산가스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 물을 말한다. 이들 물을 섭씨 4∼6도에서 보관하면 육각수(분자구조가 육각형 모양의 물)가 되어 최상의 물이 된다. ■ 먹는물로 사용은  30% 또한 수돗물에 물비린내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물비린내는 상수원에 조류가 대량 발생하여, 정수장에 유입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조류가 대량 발생하면 분말활성탄 처리를 해도 제거되지 않고, 가정의 수돗물에서 물비린내가 발생한다. 이러한 물은 대개 만지면 미끈거리는 경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기회의 상수도 서울시 상수도의 기회의 요인을 살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도관에서 새는 물을 막아 상수도 경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상수도 누수율은 15% 내외로 줄었다. 즉 유수율(요금을 받는 수돗물 사용량)은 1999년도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상승하였다. 하루에 40만t 정도의 수돗물이 새는 것을 방지하고, 요금을 받아 재정에 기여한 것이다. 이 정도의 누수율은 선진 외국의 10%와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고, 지금의 개선 추세라면 몇 년 안에 선진국의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누수된 물을 막아 요금을 받아 재정에 기여하니까 상수도 경영이 크게 호전되었다.2002년도 이전까지는 상수도 경영이 매년 경영적자를 나타내, 재정에서 많은 예산을 보전하여 주었는데,2003년도에는 경영흑자를 실현하기 시작하였다. 즉 수돗물 요금수입이 5614억 5000만원이고, 총괄원가는 5331억 3000만원으로 분석돼 283억 2000만원의 경영흑자를 실현하고 있다. 특히 상수도의 공기업적 성격을 고려하면 상수도는 비교적 안정적인 흑자경영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상수도의 수질개선에 집중 투자를 할 수 있는 시기로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 셋째,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에 고도정수처리 기술이 시범 도입되어 2∼3년 내에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오존산화처리 및 활성탄 흡착공정을 중심으로 한 고도정수처리는 수돗물에서 나쁜 맛과 나쁜 냄새를 제거하는 등의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라 할 수 있다. 넷째, 좋은 상수원수를 확보하기 위해 잠실수중보에서 취수하던 물을 왕숙천 합류 수역보다 상류인 덕소취수원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연차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또한 잠실상수원의 물을 직접 취수하지 않고, 제방에서 미리 한번 여과된 물을 취수하는 간접취수방식을 채택해 비교적 양질의 물을 취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섯째, 생활용수로 사용되고 있는 수돗물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는 하루라도 없으면 살 수 없게 되었다. 수돗물이 먹고 마시는 물로서 기능이 줄어들었지만, 생활용수로의 가치가 높아졌다. 수돗물을 화장실용수로 공급할 수 없는 경우 악취가 발생나는 등 아파트 생활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먹는 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 시민의 먹고 마시는 상수도로 거듭나기 위한 제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수원이 깨끗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시민들이 생수를 먹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 또한 일부 시민은 수돗물이 아무리 깨끗하다고 해도 생수를 구입하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그래서 먹는 물의 비율이 높지 않지만 크게 우려하지 말고 계획적으로 수돗물의 수질향상 대책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수기나 생수를 구입하기 어려운 서민과 저소득층을 위한 상수도 사업은 적극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아연 강관으로 시설된 아파트 등은 서울시 재정을 투입하여 세척하거나 개량하는 사업의 추진도 필요하다. 둘째, 주택의 수도관을 개량하거나 세척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육성에 집중하여야 한다. 아파트 건설시 비교적 부식에 강한 내식성 수도관을 채택하는 것도 중요하나 현재 매설된 수도관이 많으므로 기존 수도관에 대한 대책으로 관 세척 기술을 개발하고,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283억원의 흑자재정은 낙후된 상수도분야 연구에 집중 투입되어야 한다. 셋째, 수돗물 수질 모니터링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현재 수돗물 수질평가위원회에서 정기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수질악화가 예상되는 지점을 선정·조사하여 적극적으로 개선하여야 한다. 이들 조사결과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규정(안)에 따라 공개하지 아니하고 수질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 넷째, 서울시 상수도는 민간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서비스사업체제 위주로 개편해야 하고, 또한 유지관리가 쉬운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 즉 수돗물의 급수서비스도 소비자의 기호에 대응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현재 상수도의 공급범위를 탄력적으로 재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서울시 상수도를 4개 권역(동북·서북·동남·서남권역) 정도로 나누어 상호경쟁체제를 도입함으로써 좋은 공급서비스를 확보하거나 유지관리가 쉬운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민간위탁이나 민영화를 실시할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이다. 조용모 서울시정개발 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 [기고]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올바로 이해하자/이용오 한국동서발전(주) 사장

    16일 산업자원부에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부지선정 등에 관한 공고’를 했다. 이번 공고를 살펴보면 원전수거물관리센터 부지선정 작업은 전환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조건 거부하기만 하던 원전수거물관리센터의 유치를 위해 현재 전북 군산, 경북 경주·울진·영덕·포항의 5개 지역이 부지적합성 조사를 받고 있으며, 전남 영광, 전북 고창 등이 부지 적합성조사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년간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어 왔던 원전수거물관리센터 건립사업이 이렇듯 여러 지역에서 유치를 희망하는 사업으로 변하게 만든 원인은 무엇일까? 이런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과거와 큰 차이는 중저준위 수거물과 고준위 수거물의 분리 추진, 민주적 절차를 통한 부지 선정, 막대한 지역 경제활성화 효과와 이를 명문으로 구속하는 법적 뒷받침 등을 들 수 있다. 관리대상 수거물만 살펴보더라도 과거에는 고준위방사성수거물과 중·저준위방사성수거물을 같은 장소에 건립하려고 사업을 추진했으나, 이번에는 방사능 정도가 미미한 원자력발전소 종사자들의 장갑, 작업복, 각종 교체 부품과 방사성동위원소를 사용하는 병원, 연구소에서 배출되는 주사기, 시약병 등 중·저준위방사성수거물만으로 한정했다. 부지선정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기 위해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도입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절차대로라면 우선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와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해당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유치를 신청하도록 한 후 주민투표를 통해 최종후보지를 선정하게 된다. 게다가 부지선정절차는 과학·기술, 인문·사회, 언론계, 법조계, 시민단체 등 민간 전문가 17인으로 구성된 부지선정위원회가 관리 감독하게 하여 투명성을 한층 강화했다. 이외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고자 건설기간에는 해당지역에 약 3000억원의 특별지원금을 지급하고, 가동 후에는 연 50억∼100억원의 반입수수료 중 일정 비율을 지자체에 귀속되도록 했다. 지자체는 이 재원을 바탕으로 유치지역지원사업특별회계를 설치하여 지역개발, 관광진흥, 문화시설확충, 농수산물 판로지원, 생활환경개선, 육영사업, 복리증진 등을 위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것뿐 아니라 원전수거물관리센터의 건설이나 운영 중 직원을 채용할 때도 지역주민을 우선적으로 고용하고, 정부도 유치지역의 지역개발사업에 대해 국고보조금을 인상하는 한편 국·공유재산을 무상 또는 할인하여 대부하며,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경우에는 입찰참가자격을 유치지역 업체에 우선 주기로 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원전수거물관리센터에 대한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이 승인되는 시점부터 3년 이내에 유치지역으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를 이전하도록 했다. 한수원이 이전하면 그로 인해 1200억원의 건설투자유발효과가 예상되며, 해당 지자체는 한수원이 내는 지방세를 새로운 고정수입으로 확보하게 된다. 양성자가속기 사업의 유치도 예상되는데 양성자가속기는 기능성 복합재료, 전력반도체, 분해성 플라스틱 제조 등에 널리 이용되는 것으로 경제유발효과는 1조원, 인구유입효과도 2만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상의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선정과정과 경제적 파급효과는 2005년 3월31일 제정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의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규정되어 있어 사업 추진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졌다. 원전수거물관리센터 부지선정위원회 또한 부지선정의 3대 원칙으로 주민투표를 통한 투표율과 찬성률을 평가하는 주민수용성, 부지의 기반시설과 수송 용이성 등을 평가하는 경제성, 입지 부지에 대한 지질학적 안정성 등을 평가하는 부지적합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 중 주민수용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원전수거물관리센터의 안전성, 선정과정의 투명성,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할 때 유치대상 지역 주민들의 현명한 선택이 기대된다. 이용오 한국동서발전(주) 사장
  • 관리자에서 컨설턴트형 리더로

    “현충원 참배부터 시작되는 신임리더 양성과정은 공직자의 기본자세와 마음가짐을 갖출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중앙공무원교육원(원장 박명재)이 최근 ‘공무원교육이 변하면 나라가 바뀐다’는 혁신사례집을 냈다. 박 원장은 6일 “교육 혁신이 없으면 설 자리가 없고, 개혁의 불씨도 지필 수 없다는 절박한 생각으로 모든 것을 바꾸었고, 지금도 바꾸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례집에 나타난 우리나라 공무원 교육의 변화상과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교육은 상품… 교육생은 섬김 대상” 교육원측은 이전의 교육을 ‘승진을 위한 형식적 교육’,‘공무원의 교육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교육’,‘교육의 성과가 공무원의 의식과 행정의 변화에 연계되지 않는 교육’으로 정의했다. 지금까지는 공급자 위주의 교육이어서 교육생들도 시간때우기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외부여건도 크게 바뀌었다. 올해부터 각 부처가 민간연수원이나 공무원교육원 중 원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교육원측도 긴장했다. 직원들간에 “교육생은 중앙공무원교육원이 없어도 존재할 수 있지만, 중앙공무원교육원은 교육생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형성됐다는 것. 그러면서 “교육은 상품이고, 교육생은 섬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가치관도 생겼다는 귀띔이다. ●“이론교육에서 실전교육으로” 중앙부처 2·3급 국장급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위정책과정. 그동안 지친 심신을 달래며 적당히 시간을 보낸다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내년부터 고위공무원단이 도입되면 공부하지 않는 공무원은 고위공무원단에 들어가기조차 어렵게 됐다. 이를 반영하듯 교육도 ‘맞춤형 교육’과 ‘실전형 교육’ 위주로 대폭 바뀌었다. ●신임리더 교육은 현충원 참배부터 교육원의 또 다른 임무는 국가의 핵심인재를 키우는 일이다.20세기에는 지시·명령·통제중심의 ‘나를 따르라(Follow me).’는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했는데,21세기에는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위치에서 리더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진단에서다. 그래서 앞으로는 구성원이 효율적으로 자기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참여와 컨설턴트형 리더(Let’s go)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관리자’과정보다 ‘리더’과정이 중요해졌다. 특히 행정고시를 거쳐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신임리더 양성과정은 대폭 바뀌었다. 이 과정은 국립현충원 참배부터 시작한다. 공직자의 기본자세와 마음가짐을 심어줘 공직에 있을 때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공직자가 되라는 주문에서다. ●비 새는 시설 “추억속으로” 공무원교육원 건물은 25년 전에 지어졌다. 박 원장은 20여년 동안 말레이시아 공무원 교육을 맡아왔던 자부심을 갖고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가 그 나라의 최첨단 교육시설과 우리나라의 초라한 광경을 비교하다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참여정부 들어 장·차관들이 워크숍에 참석했다가 방안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없어 양치나 세면을 위해 20∼30분씩 줄을 서는 진풍경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런 낙후 시설에 대한 소문이 퍼져 결국 정부에서 시설보수를 해 이제 교육생들이 겪던 고통은 ‘옛일’이 됐다. 시설을 바꾸면서 건물의 이름도 모두 한글식으로 바꾸었다. ●“교육수출의 1호” 1984년부터 외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도 교육을 해왔다.60∼70년대 우리나라의 국가발전 경험을 배우겠다며 외국 공무원들이 배우러 오는 것이다. 그때부터 21년간 95개 국에서 2400여명이 다녀갔다. 이곳을 거쳐간 외국 공무원들은 주로 친한파(親韓派)로 바뀐다. 우리의 주요 정책을 벤치마킹해 간다. 외환위기 극복사례를 비롯해 서울시의 버스전용차로제와 행자부의 정보화마을 조성사업 등이 좋은 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중국엔 ‘차붐’이 없다

    ‘선전의 추억’이 끝내 아픔으로…. ‘레알 수원’ 차범근(52)감독이 중국과의 악연에 눈물을 흘렸다.25일 ‘친정팀’ 중국 선전 젠리바오와의 아시아프로축구 챔피언스리그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0-1로 불의의 일격을 당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로 진출하겠다는 당찬 꿈이 산산조각난 것. 선전은 차감독이 1998년 7월부터 1년반 동안 지휘봉을 잡았던 선전 핑안팀의 후신. 차감독은 98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이 네덜란드에 충격의 0-5 패배를 당하고 현지에서 대표팀 감독에서 해임되자 연봉 50만달러에 선전 핑안팀 사령탑을 맡았다. 당시 최하위권에서 맴돌던 선전을 맡아 98년엔 6개월간 13경기에서 4승4무5패,99년엔 26경기에서 7승7무12패로 각각 12위에 그쳤다.2부 리그로 강등(13위부터)되기 일보직전의 부진한 성적에 차감독은 결국 불명예퇴진한다. 선전전 패배는 중국에서 아픈 추억을 지니고 있는 차감독에게 또 한번 좌절감을 안겨준 셈. 더구나 결승골 어시스트의 주역이 차감독이 아끼던 리 웨이펑(27)이어서 아픔은 더했다. 리 웨이펑은 차감독의 조련을 받아 국가대표 중앙수비수로 발탁된 데 이어 한때 프리미어리그(에버튼)에서 뛸 정도로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한편 축구팬들은 ‘한국의 레알’로 불릴 정도로 선수층이 탄탄한 수원이 일부선수들의 국가대표팀 소집마저 늦추며 맞은 이날 경기에서 패하자 코칭스태프의 지도력마저 의심하는 분위기. 차감독으로서는 이래저래 중국과의 악연이 안타까울 뿐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챔피언스리그] 수원 8강 탈락 ‘치욕’

    K-리그 챔피언인 ‘레알’ 수원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8강진출에 실패하는 치욕을 당했다. 반면 8강 입성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부산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도 승리를 달려 6전전승을 기록했다. 수원은 25일 중국 선전스타디움에서 열린 선전 젠리바오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E조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 28분 신펑에게 내준 결승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0-1,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수원은 예선전적 4승1무1패(승점13·골득실 +11)를 기록하며 동률을 이룬 선전(4승1무1패·승점13·골득실 +6)에 골득실에선 우위를 보였지만, 승점이 같을 경우 상대전적을 우선시 하는 대회 규정에 따라 8강 티켓을 빼앗기고 말았다. 수원으로선 지난 3월16일 수원 홈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던 것과 ‘팀의 기둥’ 김남일과 송종국의 부상공백이 뼈아팠다. 지난해 K-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A3대회, 수퍼컵, 삼성하우젠컵 등 국내외 4개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거머쥐며 ‘무적함대’의 성가를 드높였던 수원은 AFC챔피언스리그를 평정한 뒤 올 12월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클럽선수권에 참가하겠다는 야망도 물거품으로 변했다. 한편 이미 8강진출을 확정지은 부산은 이날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G조예선 6차전에서 크롱 타이뱅크(태국)에 4-0 낙승을 거두며 예선 6전전승(25득점·승점 18)과 더불어 ‘전경기 무실점’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전반 13분 펠릭스의 벼락같은 헤딩골로 포문을 연 부산은 19분 김태민의 추가골로 사실상 승부를 확정지은 뒤 후반 5분 펠릭스가 수비 2명과 골키퍼까지 따돌리는 환상적인 개인기로 쐐기골을 터트리며 4-0 승리를 확정지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갤러리 현대 ‘이대원’展

    갤러리 현대 ‘이대원’展

    “화랑이 주문하는 그림은 절대 그리지 않습니다.‘주문 그림’을 그리면 그 즉시 화랑의 노예가 됩니다.” ‘화단의 멋쟁이’‘화단의 신사’‘총장 화가’로 불리는 이대원(84)화백.“이미 친구들은 현역에서 은퇴해 수입원이 없는 만큼 내가 유일한 현역”이라고 자랑(?)하는 그지만 화랑이 작품 내용과 크기 등에 대해 이러쿵저렁쿵 주문하는 것은 ‘절대 사절’. 부잣집 아들로 경성제대 법대를 졸업하고 소아과 의사를 부인으로 맞아 예술세계에 전념하며 살아온 그다. 인생을 너그럽게 볼 나이가 이미 지났건만 예술가의 ‘자존심’만은 여전히 꼿꼿한 ‘칼날’이다. 홍익대 총장, 예술원회장까지 지내며 사회적으로도 ‘출세’의 길을 걸어 왔건만 풍취는 여전히 아티스트 그 자체다. 이 화백의 근작들을 둘러볼 수 있는 ‘이대원 전’이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고 있다. 그의 고향이자 작업실이 있는 파주 과수원이 화폭에서 아름답게 살아난다. 사과나무며 배나무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철따라 붉고 파랗고 하얗게 각기 다른 풍경으로 변신한다. 점을 찍듯이 번져가는 독특한 붓질과 화려한 색채는 ‘생동감과 활달함의 극치’란 평이 그리 어색하지 않다. 팔순 노 화가가 줄 수 있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와 행복한 느낌은 보너스.50년 지기 가장 친한 친구 고고학자 김원룡 박사가 붙여준 그의 별명 ‘가장 팔자 좋은 사람’모습이 화폭에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이상범 시인은 그의 그림을 ‘서양물감으로 그린 동양화’라고 했고, 프랑스 평론가 피에르 레스타니는 ‘호사스러움과 고요함, 기쁨이라는 표현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평했다. 올해로 결혼 60주년을 맞아 ‘혜화동 70년’이라는 화문집도 함께 냈다. 70년 혜화동을 떠나지 않고 있는 그는 이 책에서 도상봉, 김환기 등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화랑인 반도화랑을 운영한 얘기, 중학교때 ‘선전’에 입선할 정도로 그림에 재능을 보였지만 부친의 뜻에 따라 법대에 진학한 얘기 등 잔잔한 스토리가 흥미롭다. 다음달 6일까지 .(02)737-2504.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英 최강’ 첼시 위력 뽐냈다

    ‘아까운 패배, 하지만 K-리그의 자존심은 지켰다.’ K-리그 챔피언 수원이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영국 프리미어리그 챔프 첼시와 가진 친선경기에서 90분 내내 공수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는 대등한 플레이를 펼치고도 0-1로 아깝게 무릎을 꿇었다. 만원 관중 앞에서 펼쳐진 수준 높은 접전이었다. 양 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치열하게 맞붙은 수원 삼성과 첼시 선수들은 2001년 5월 개장 이후 가장 많은 4만 3109명의 만원 관중이 빼곡히 들어찬 수원 월드컵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전반 초반은 수원의 페이스. 수원은 전반 7분 ‘삼바특급’ 나드손이 체코 출신의 첼시 골키퍼 페트르 체흐와의 단독 찬스에서 날린 슛이 아쉽게 골대를 벗어난 것을 시작으로 왼쪽 윙백 조원희의 빠른 오버래핑, 투톱 나드손-김동현의 공간 패스 등으로 강하게 첼시 수비를 압박했다. 잔뜩 웅크리고 있던 첼시의 선제골은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은 천재 미드필더 콜의 발끝에서 나왔다. 콜은 전반 15분 순간적으로 수원의 스리백 뒤를 침투, 미드필드 중간에서 티아고가 머리로 띄워준 로빙 패스를 오른발로 살짝 떨궈놓은 뒤 골키퍼 이운재와 마주선 단독찬스에서 왼발로 가볍게 밀어넣어 그물을 갈랐다. 이후 수원은 한골을 만회하기 위해 파상 공세를 펼쳤다. 수원은 전반 23분 아크 정면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의 강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시작으로 쉴새없이 첼시 수비진을 괴롭혔다. 후반 31분에는 교체 투입된 전재운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위력적인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결국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첼시의 글렌 존슨-로버트 후트-누노 모리아스-클라우드 마켈레레 포백 라인의 벽을 무너뜨리지 못한 것. 한편 이날 경기는 A매치 이상의 열기를 내뿜었다. 경기 시작 두시간 전부터 경기장 출입구를 메우기 시작한 축구팬들은 양팀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탄성을 내지르며 축구의 본고장 영국에서 온 세계적인 클럽팀의 화려한 플레이와 이에 맞선 수원 삼성의 선전을 만끽했다. 양팀 MVP는 결승골을 넣은 콜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김두현이 각각 수상했다. 수원 박록삼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20일밤 수원벌 ‘스타워즈’

    ‘한국 축구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었다.’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 수원이 세계 최정상팀 중 하나이며 올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첼시FC를 홈으로 불러들여 20일 빅버드(수원벌월드컵경기장)에서 ‘비공식 챔프 대결’을 벌인다. 비록 친선대결이지만 국내(KBS2TV)는 물론 영국 전역으로 생중계되는 만큼 한국 축구와 K-리그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뛴다는 각오. 지난해 7월 호나우디뉴, 라르손 등이 속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구단 FC바르셀로나를 1-0으로 꺾은 짜릿한 승리감을 첼시FC 경기에서 다시 한번 재현하겠다는 태세다. 19일 신라호텔에서 첼시의 무리뉴 감독과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첼시는 주전과 벤치멤버의 전력 차이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더욱 강할 수도 있다.”면서 “객관적인 전력이 열세인 만큼 많이 부담스럽지만 영국에 프리미어리그가 있다면 한국에는 K-리그가 있음을 세계에 각인시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수원은 ‘국내 최강의 공격진’인 나드손, 안효연, 김대의, 김동현 등을 앞세우고 김두현을 허리에 세워 공격을 주도케 한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크로아티아 용병 마토와 곽희주, 무사, ‘철벽 수문장’ 이운재의 수비라인으로 공격을 무력화시키다는 생각. 무엇보다 이번 방한한 첼시의 전력이 주전 일부가 빠지는 바람에 1.5진급에 불과해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첼시는 베스트 멤버인 프랭크 람파드, 존 테리, 마테야 케즈만, 아르옌 로벤, 아이더 구드욘센 등이 빠져 있다. 특히 지난 17일 발표에 따르면 방한하기로 했던 공격 핵심인 케즈만과 구드욘센 등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꿈에 부풀어 있던 축구팬들을 낙담시켰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이번 시즌 70경기를 치르면서 피로가 누적됐고 부상 선수도 속출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프로축구 2005] 박주영·이동국 8일 ‘상암벌 맞장’

    하늘 아래 태양은 하나. ‘떠오르는 축구 천재’와 ‘부활한 라이언킹’이 드디어 맞닥뜨린다. 자존심을 건 신구 킬러 빅뱅은 상암벌에서 터진다. FC서울 박주영과 포항 이동국이 8일 맞붙는 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 마지막 경기는 황선홍 이후 대형 스트라이커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축구의 진정한 킬러를 가리는 한 판이다. 10경기에 출장,6골로 득점 공동선두에 오르며 성인 무대에 완전히 적응한 박주영은 말이 필요없는 만 19세 10개월의 ‘천재 골잡이’. 지난 5일 팀이 전북 현대에 0-4로 대패하며 우승의 꿈을 접게 된 점이 박주영에게는 오히려 홀가분하다. 비록 5연속경기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역설적으로 최종전에서 골 사냥에만 전념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된 셈이다. 반면 이동국은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의 영광을 TV로만 지켜보며 이를 악문 뒤 지난해 ‘본프레레호의 황태자’로 화려하게 복귀, 명예회복을 선언했다. 올시즌 전역 후 복귀 뒤 치러진 6경기에서 4골을 터뜨린 이동국은 마지막 경기 몰아치기로 득점왕까지도 노린다는 각오. 더욱이 포항은 FC서울을 네 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 가닥 우승의 희망을 걸어 볼 수 있어 이동국의 활약이 더욱 절실하다. 이들의 맞대결은 최근 “이제는 박주영의 대표팀 기용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한 본프레레 감독이 직접 상암경기장을 찾아 관전할 예정이라 긴장감마저 높다. 한편 우승컵의 향방은 마지막 경기까지 지켜봐야 한다. 일단 승점 22, 골득실 +8인 수원 삼성이 우승의 9부 능선에 다다랐다. 수원이 성남 일화와 마지막 경기를 이기면 무조건 우승이다. 하지만 비기거나 패한다면 울산(승점 20, 골득실 +5)과 포항(승점 19, 골득실 +4)에도 골득실에 따라 기회가 돌아간다. 울산은 수원이 패할 때 대전시티즌을 꺾기만 하면 우승할 수 있다. 그러나 수원이 비길 경우 무려 네 골 차로 이겨야 우승이 가능하다. 다만 올시즌 홈 5전 전승의 삼성이 비기거나 패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포항은 서울을 네 골 차 이상으로 이겨놓고 수원과 울산이 패하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프로축구 2005] 박주영 “4관왕 쏴봐”

    ‘한국축구의 새 역사를 쓴다.’ ‘축구천재’ 박주영(20·FC서울)이 K-리그 23년 역사상 초유의 기록에 도전장을 던졌다. 신인왕 득점왕 최우수선수(MVP)의 3관왕에 내친김에 팀 우승까지 노리는 것. 2005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 9경기에서 6골을 폭죽처럼 터뜨리며 득점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주영에게 올해 신인왕은 떼어 놓은 당상. 지난달 9일 상암구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홈 개막전에서 K-리그에 데뷔한 박주영은 지난 1일 울산과의 경기까지 최근 4경기 연속 릴레이골로 9경기에서 시즌 6호골(경기당 0.67골)을 기록했다. 울산 김진용과 함께 득점 공동선두. 찬스가 오면 놓치지 않고 곧바로 골로 연결시키는 쾌조의 순발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컵대회에서는 김진용을 제치고 무난히 득점왕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정규시즌 득점왕도 박주영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대 변수는 박주영이 올 하반기까지 국내에서 계속 뛸 수 있느냐 여부다. 만약 무난히 K-리그를 마친다면 신인상도 당연히 박주영의 차지다.K-리그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박주영을 추월할 새 얼굴이 없기 때문. 박주영은 신인왕뿐 아니라 MVP에도 가장 가깝게 다가서 있다.MVP는 우승팀에서 나오는 것이 상례여서 팀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전제조건. 그러나 1999년에는 수원이 우승을 하고도 MVP는 부산의 안정환이 차지한 전례가 있다. 박주영이 ‘천재’답게 정규리그를 통해 득점왕과 신인왕,MVP를 한꺼번에 거머쥐는 최초의 기록을 남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년이 넘는 K-리그 역사상 신인왕과 득점왕을 동시에 차지한 것은 두 차례에 불과하다.86년 울산 함현기와 95년 전남 노상래다.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한 것도 김도훈(2003년)이 유일하다. 여기에 박주영은 팀의 우승도 꿈꾼다. 당장은 8일 끝나는 컵대회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할 수 있느냐가 관심거리. 현재 4위인 FC서울(승점 16)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고, 승점 3점이 뒤져 있는 선두 수원의 남은 두 경기 결과에 따라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프로축구 2005] 30년 라이벌 ‘빅뱅’

    ‘자존심을 걸었다.’ 30년 라이벌로 선의의 경쟁을 벌여온 차범근(52·수원) 감독과 허정무(50·전남) 감독이 프로축구 K-리그 삼성하우젠컵에서 맞붙는다. 다음달 1일 오후 3시 장소는 수원의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다. 양 감독이 사령탑으로 격돌하는 것은 지난 94년 이후 11년 만이다. 차 감독과 허 감독은 지난 93∼94년 울산(차감독)과 포항(허감독)의 지휘봉을 잡고 사령탑으로 2년간 모두 13차례 맞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허감독이 5승4무4패로 다소 앞서 있다. 하지만 순위만 놓고 보면 두 팀이 두 시즌 동안 3∼4위를 번갈아 했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올 시즌 객관적인 전력는 지난해 챔프 수원이 앞서는 게 사실. 컵대회 9경기를 치른 29일 현재 순위도 수원이 4승4무1패로 2위(승점16)를 달리고 있는 반면 전남은 2승4무3패(승점10)로 9위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수원쪽에 다소 무게가 실려 있지만 의외의 변수가 승부를 가를 수 있는 라이벌전인 만큼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여기다 올 초 수원을 떠나 전남으로 둥지를 바꿔 튼 ‘그라운드의 풍운아’ 고종수(27)가 친정팀을 상대로 부활을 알리는 축포를 쏠 수 있을지도 팬들의 관심사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양박’ 그라운드 달군다

    한국 축구의 ‘양 박’이 한국과 유럽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군다.‘축구 천재’ 박주영(20)과 ‘미키마우스’ 박지성(24)이 약 9시간 간격으로 나란히 출격하는 것. 먼저 박주영의 FC서울이 13일 저녁 7시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레알’ 수원을 상대로 올 시즌 홈경기 마수걸이 승리에 도전한다. 양 팀은 스페인 프로축구의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가 그러하듯, 자타가 공인하는 K-리그 최대 라이벌로 이번 상암 결투는 2005삼성하우젠컵 대회 최고의 백미가 될 전망이다. 2003년 8월 전남-전북전 이후 1년8개월 만에 처음으로 프로축구 평일 경기가 공중파(KBS2)에서 생중계된다. 역대 전적에서는 16승9무12패로 수원이 앞서 있다. 현재 컵대회에서 1승1무3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12위에 처져 있는 FC서울은 이번 라이벌전을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 지난 3일 부천전에서 풀타임을 뛰었지만 ‘골대 불운’으로 득점포 가동에 실패했던 박주영은 ‘샤프’ 김은중(26)과 선발 투톱으로 출격,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뛰어난 제공권 장악력은 물론, 탄탄하고 거칠기로 정평이 나있는 수원의 수비진에 맞서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유럽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에인트호벤의 박지성은 14일 새벽 3시45분 네덜란드 필립스스타디움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티켓을 놓고 올랭피크 리옹(프랑스)과 격돌한다. 지난달부터 네덜란드 리그와 월드컵 예선 등 숨가쁜 일정을 이어오던 박지성은 지난 주말 경기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배려로 휴식을 취하며 숨을 고른 바 있어 리옹전에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지난주 원정 1차전에서 노장 필리프 코쿠의 짜릿한 동점골로 1-1로 비기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에인트호벤은 홈에서 0-0으로 비기기만 해도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준결승에 진출,AC밀란-인터밀란전의 승자와 맞붙게 된다. 박지성의 경기는 MBC ESPN이 생중계할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방송광고공사 연수원 재개원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사장 김근)가 운영하는 남한강연수원이 리모델링을 마치고 28일 재개원한다. 지난 84년 건립 이래 언론, 문화, 예술, 광고인의 연수와 심신단련의 장으로 이용돼온 남한강연수원이 1년 동안의 새단장을 끝내고 새롭게 연수생을 맞게 된 것. 방송광고공사는 “앞서 2001년부터 3년간 민간에 위탁해 운영한 결과 직영 때보다 이용자 만족도가 낮아 다시 직영체제로 전환했다.”면서 “이용대상도 공공단체와 학계·종교계·일반 기업체 등에도 폭넓게 개방해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연수시설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남한강연수원은 일일 400여명의 수용규모를 갖춘 교육시설과 500여명까지 수용 가능한 실외 수영장,1000명의 관중석을 갖춘 잔디구장 등 각종체육시설,100실 규모의 숙박·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 [뒷골목 맛세상] 화성의 봄나들이

    [뒷골목 맛세상] 화성의 봄나들이

    봄에 느끼는 꽃이며 생명에 대한 신비는 결코 젊은이들의 소유가 아니다. 길가에 피어 있는 무심한 꽃다지 한 송이에도 지나온 70,80년의 시간이 통째로 들어있는 것을 느끼며, 그 생명의 신비가 너무 깊어서 차마 만지지도 못하는 저 노인의 떨리는 손길을 보아라. 꽃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이는 이미 꽃다운 나이를 지나 몸과 마음 모두가 더이상 꽃일 수 없는 저 노인일지도 모른다. 젊은이들이야 제 자신이 꽃다운 나이이므로 어디 꽃의 신비며 그 깊이에 눈 돌릴 까닭이 있으랴. 고작해야 단 한번의 일별로 건듯 부는 바람처럼 지나치든가 아니면 살풀이하듯이 함부로 꺾고 짓뭉개려 들 터이다. 만일 그대에게 지난 겨울을 안녕히 넘기고 뜰에 있는 매화 옛 등걸처럼 또다시 봄을 맞이하는 어른이 있다면, 어떤가, 하루쯤 좋은 날을 받아 함께 봄맞이 길을 떠나보는 것이. 그리하여 햇살 바른 언덕에 자리를 펴고 앉아 준비해온 다기(茶器)에 물을 끓여 어린 쑥잎이며 냉이의 선연한 향기를 음미해보는 것이. 나이든 어른과 함께 하는 얼마간 고풍스러운 봄맞이에서 아직 젊은 그대는 지금껏 전혀 몰랐던 꽃이며 생명의 신비에 번쩍, 눈을 뜨게 될지도 모른다. ●하루해의 봄맞이 여행으로 나무랄 데 없어 경기도 화성은 서남쪽에서 반달 모양으로 수원을 감싸 안은 채, 비산비야로 처녀의 젖가슴처럼 부드러운 구릉을 잇따르며 서해안을 향해 사뿐한 발걸음을 옮긴다. 이를테면 화성의 어디에 자리를 잡고 앉아도 거칠거나 위압적인 산야는 눈에 뜨이지 않아, 나이든 이를 위한 하루해의 봄맞이 여행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는 경관이다. 태안 일대의 목장지대며 보통 저수지와 봉담 저수지를 위시해서 군데군데 빼어난 저수지들이 에메랄드처럼 박혀있는가 하면 남양이며 송산을 거치면 마침내 서해안에 이르러 제부도의 바닷길이 소위 모세의 기적으로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어디 경관뿐이랴. 남양반도며 조암반도를 위시한 화성 일대의 차진 갯벌에서는 예부터 꽃게며 낙지, 굴을 위시한 해산물이 풍성해서, 하다 못해 걸신 걸린 듯 먹어대는 이를 일러 ‘남양 원님 굴회 마시듯 한다.’는 속담이 나올 정도다.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발안IC로 빠지거나 수원이나 오산에서 국도를 따라 발안으로 오다 보면 발안 네거리가 나오고 바로 이어 왼쪽으로 양감면으로 가는 43번 국도가 기다린다. 이 길을 따라 10분쯤 달리면 양감면사무소 못 미쳐 오른편에 뽕나무골(031-353-6220)이라는 예사롭지 않은 음식점이 있다. 일찍이 서울 농대 잠사학과를 나와 누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따고, 농촌진흥청 잠사곤충연구소 소장을 거쳐 대한잠사회 회장을 역임한 임수호씨가 애오라지 누에로 한길만을 걸어온 끝에 일구어 놓은 필생의 꿈과 노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뽕나무골은 임수호씨가 30년 가까이 무려 2만여평에 걸쳐 일구어 놓은 실크타운이라는, 누에농장·누에박물관·감실 및 누에사육장·곤충생태관찰관·자연허브온실·뽕나무밭·오디밭·회화나무 삼림욕장·단풍나무터널·장미터널 산책로·실크로드 산책로·누에 산책로·잔디광장 등 다양한 시설 속에 부속된 식당이다. 기실 뽕나무골이라는 식당이 우선이 아니라 누에에 미쳐서 일생을 바친 한 사람의 누에에 대한 꿈이 우선 돋보이는 곳이다. ●누에박사가 일구어 놓은 필생의 꿈 실크타운 누에로 만드는 명주 옷감이 중국산 싸구려에 밀려 사양길을 걸으면서, 우리 누에산업은 뽕잎이며 누에를 중심으로 한 기능성 식품으로 방향을 바꾼 듯하다. 누에박물관에는 누에며 뽕나무를 원료로 하여 생산한 여러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뽕잎차·뽕잎비누·실크파우더·동충하초·오디술·뽕나무뿌리와 동충하초를 원료로 한 고급술 불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이 모든 제품에 대한잠사회 회장을 지낸 임수호씨의 손때가 들어있는 것은 물론이다.60대의 그이는 불행히도 몇해 전에 갑자기 몸이 불편해지면서 잠사회의 일을 놓아두고 이곳 실크타운에서 요양중이다. 중국에서 진시황 때부터 불로초로 알려졌던 동충하초는 겨울에는 벌레로 있다가 여름에는 버섯이 된다는 뜻으로, 원래는 티베트지방에서만 자생적으로 나오는 신비한 약용버섯이었다. 이 동충하초를 우리의 경우 누에를 이용하여 인공적으로 생산해낸 것이다. 버섯의 종균을 누에에 뿌려놓으면 몸속에 잠복하여 누에의 단백질을 영양원으로 발육하면서 겨울을 지내다가 이윽고 여름이 되어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마침내 누에에 자실체를 만들면서 버섯으로 자라나는 것이다. 실크타운에서 뽕나무골을 직접 운영하는 이는 임수호씨의 부인되는 김성숙씨인데, 역시 뽕나무골이라는 이름답게 뽕나무며 누에와 연관된 요리가 적지 않다.1인당 1만 5000원인 뽕나무골 한정식에는 뽕잎전·뽕잎장아찌·뽕잎나물·누에고치의 가루를 원료로 한 실크파우더로 숙성시킨 돼지갈비찜에서부터 돼지보쌈·조기구이·게장·가오리찜·된장찌개·고추전·물김치·시래기무침·느타리버섯무침·참나물·숙주나물·해파리무침·조개젓 등 한 상 가득히 나온다. 그러나 뽕나무골의 비장의 메뉴는 동충하초오리백숙이다. 먼저 동충하초와 뽕나무뿌리를 오래 삶아서 육수를 낸 다음에 오리를 통째로 넣어 인삼·황기·대추·밤·엄나무·당귀 등의 한약재와 함께 푹 고아낸다. 만일 그대 내외가 어른 내외를 모시고 넷이서 봄맞이에 나선 길이라면 뽕나무골에서 한정식 2인분과 함께 동충하초오리백숙을 시킬 것을 권한다. 아이들이 한두 명쯤 딸렸어도 무방하다. 안녕하게 겨울을 넘기고 봄을 맞이한 어른들에게 보약 한 첩 지어준다고 여기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일 터이다. 오래 고아서 부드럽게 입안에 넘어가는 오리고기의 담백한 맛도 일품이지만, 동충하초에서부터 각종 한약재까지 어우러진 진한 국물로 쑤어낸 죽으로 입맛을 마무리 하고 나면, 세상살이의 무엇이 더 이상 부러우랴. 그대가 그렇듯 여유로운 눈길이 되어 뽕잎차 한 잔을 들고 문득 실크타운의 아름다운 경관을 돌아보면, 봄은 한 발 더 성큼 그대에게 다가와 있으리라. ●비장의 동충하초 오리백숙 보신용으로 제격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를 빠져나와 306번 도로를 타고 송산면으로 오다 보면 사강리에 사강횟집거리가 있다. 그리고 사강횟집거리의 택시터미널 뒷골목에 마산횟집(031-357-5001)이라는 탁자가 6개밖에 안 되는 작은 식당이 숨어 있다. 마산횟집이라는 간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주인아주머니 되는 이난용씨가 17년 전에 처음으로 이곳에 마산횟집을 열었을 때 달았던 간판이 바로 마산횟집인데, 지금은 횟집을 하지 않으면서도 아예 간판을 바꿔달 생각이 없이 여전히 옛 간판을 달고 있는 것이다. 마산횟집이야말로 소문을 모르는 이라면 전혀 찾을 수가 없는 집이다. 그런데 바로 그렇듯 숨어 있는 마산횟집을 찾아 멀리 서울이나 수원에서 허위허위 달려오는 이들이 있다. 일찍이 시인이면서 교육자로 수원이며 화성이며 오산 일대에서 오래 교육장을 지낸 김윤배씨도 애써 허위허위 먼 길을 찾아오는 이들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런 마산횟집의 메뉴는 놀랍게도 딱 한 가지다. 낙지연포탕. 남양만의 차진 갯벌에서 나는 커다란 산낙지만을 재료로 쓰는 낙지연포탕은 1인분에 2만 5000원이다. 뒷골목에 숨어 있는 위치며 허름한 실내며 17년간이나 바꿔달지 않은 간판 같은 것으로 보면, 낙지 두 마리의 연포탕 가격은 얼핏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낙지연포탕이야말로 조리하기에 가장 쉬운 요리가 아닌가. 실제로 마산횟집의 조리법도 다른 집에 비해 무슨 특이한 비법 따위는 있는 것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맹물에 무를 삶다가 낙지를 산 채로 집어넣고 마늘과 소금을 넣어 끓인 다음에 대파와 후추를 넣어서 마무리하는 식이다. 사는 일이며 음식 만들어 돈버는 일에 별로 크게 마음 두지 않는 듯한 주인아주머니의 무심한 어투에도 무슨 특별한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한번 맛들이면 먼길 마다않고 찾는 마산횟집 “비법은 무슨 비법, 그냥 낙지가 생물이다 보니까 맛이 있는 게지.” 그런데도 사람들은 한번 마산횟집의 연포탕 맛을 들이면 그 맛에 연연해하여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마산횟집의 비법이라면 어쩌면 바로 주인아주머니의 무심한 마음씨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주인아주머니의 그런 무심함이 연포탕에 배어서 얼핏 다른 집에 비해 싱거운 것 같으면서도 차츰 맑고 시원한 맛이 가슴 저 밑바닥까지 깊게 스며드는 것인지도. 이런 맑고 시원한 맛이라면, 육류를 싫어하는 어른들께는 다시없는 요리일 터이다. 더군다나 원래 낙지 자체가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데다가 타우닌 성분이 들어 있어 성인병에는 물론이거니와 나이든 어른들의 봄 입맛을 찾는 데는 적격이 아니랴. 마산횟집에서는 연포탕을 시키면 비싼 꽃게 간장게장이 무료로 무한정 나오는데, 간장게장을 좋아하는 이라면 연포탕보다는 싱검싱검한 간장게장만으로 실컷 배불릴 수 있다. 여기에 밑반찬으로 톳나물, 달래, 미나리, 표고버섯무침, 파장아찌, 멸치볶음, 김치가 손 큰 주인아주머니의 품성대로 풍성하게 나온다. ■창해상전 추억의 선창포구 발안에서 82번 도로를 타고 조암으로 빠지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월문리 삼거리에서 332번 도로와 나누어진다. 이 332번 도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선창포구다.1970년대 말 내가 어머니와 함께 월문리에서 살 때는 수원에서 발안을 거쳐 월문리며 선창포구로 가는 길은 아직 비포장도로였다. 하루에 서너 번 마을 앞을 지나는 버스를 타고 덜컹거리며 15분 가까이 가다 보면 마침내 선창포구였는데, 아아,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제방을 경계로 끝 간 데 없이 펼쳐져 있는 황량한 갯벌이라니! 제방 위에 아무렇게나 지은 낮은 지붕의 움막 서너 채와 함께 선창포구의 풍경은 흡사 세상의 끝에라도 온 듯 분위기였다. 그래서였을까. 아직 서른 살의 젊은 나이가 너무 무겁게만 여겨지던 나는 끝 간 데 없는 갯벌이며 낮은 지붕의 움막들이 마치 내면의 풍경인 양 전혀 낯설지 않아서 곧잘 선창포구를 찾았다. 그리고 어부들을 상대로 하는 움막 한 곳의 구멍가게에서 네 홉들이 소주와 새우깡을 사들고 제방 위에 앉아 자신의 내면에 있는 황량한 풍경을 바라보며 병나발을 불었다. 그렇게 낮술에 취해 기절이라도 하듯이 혼곤히 잠속으로 빠져들고는 했는데, 그러다 보면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잠이 깰 때도 없지 않았다.‘어어, 안 죽고 살았네!’ 그이들은 나의 혼곤한 낮잠을 자살을 하려고 음독이라도 한 것으로 여긴 것이었다. 얼마 후 영화감독 이장호씨며 배창호씨와 함께 이곳을 찾았을 때, 이장호씨도 첫마디로 꺼내었다.‘자살하기에는 더 없는 곳이네!’ 1980년대가 되어 수원에서 발안은 물론 선창포구까지 포장도로가 나자, 어느날 문득 선창포구는 횟집이며 생선가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인근에서는 유명한 횟집거리가 되었다. 선창횟집·주곡리횟집·소문난 횟집·이어도횟집·판장횟집·진명횟집·서해바다횟집·군산횟집…. 나는 횟집에 앉아 술을 마시면서도 어쩐지 누군가에게 내 젊은 날의 소중한 장소를 빼앗겨버린 것 같은 상실감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2000년대에 접어든 어느해에 다시 선창포구를 찾았더니 제방 너머로 끝 간 데 없이 펼쳐졌던 갯벌은 물론 바다마저도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그와 함께 횟집거리로서의 선창포구도 화려한 번성의 한때를 지나 경기가 시들해지면서 빈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었는데, 횟집의 유리창 너머로 아프게 눈을 찔러오는 것은 갯벌 대신 생겨난 간척지의 생뚱한 풍경이었다.
  • 소음1위 ‘잠못드는 울산’

    소음1위 ‘잠못드는 울산’

    전국 도시가 밤낮없이 소음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전용주거지역의 경우 밤에는 울산·수원이, 낮에는 울산이 가장 시끄러운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환경부가 발표한 ‘전국 29개 도시 소음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와 병원, 아파트 등이 밀집한 전용주거지역의 밤시간대 소음치가 나주·순천을 제외한 전국 27개 도시에서 환경기준(40㏈)을 초과했다. 밤에는 울산·수원(51㏈)이, 낮에는 울산(58㏈)이 가장 시끄러웠다. 단독주택 등이 들어선 일반주거지역이나 주택과 상가가 혼합된 준주거지역의 밤시간대 소음치도 나주·원주·순천 등 8개 도시만 환경기준(45㏈) 이하였을 뿐, 서울 등 나머지 21개 도시는 포항이 53㏈로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평균 47㏈의 소음도를 나타냈다. 낮시간대 소음치가 가장 높은 곳은 부산으로 59㏈로 측정됐다. 도로변에 위치한 주거지역만을 골라 소음도를 측정한 결과, 다른 도시보다 차량 통행이 많은 서울이 밤시간대 66㏈, 낮시간대 70㏈로 전국 29개 도시 중 가장 높았다. 소음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과 관련해선 30㏈일 경우 수면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지만,40㏈에서는 수면 깊이가 낮아지고,50㏈은 호흡·맥박수가 증가하거나 계산력이 떨어지는 데 이어 60㏈부터는 수면 장애가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일산의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일산의 맛집들

    신도시 중에서 일산만큼 행운이 뒤따른 도시는 다시없을 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가장 큰 행운은 사방에서 전통적인 마을들이 일산을 무슨 보금자리처럼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다. 일산은 아파트 일색의 신도시에서 한 걸음만 밖으로 벗어나도 대뜸 예스러운 농촌 풍경이며 전통문화며 사람살이, 나아가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그리하여 어느날 느닷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듯 행정가들의 손끝에서 얼렁뚱땅 만들어진 위성도시 일산은 도시로서의 황폐한 풍경에서 벗어나 흙이며 생명 같은 자연의 풍부함과 별다른 수고도 없이 가까워지는 것이다. 해방 전후 고양군의 군청이 을지로 6가 서울운동장 맞은편에 있을 때만 해도, 일산을 품에 안은 고양군은 서울의 사대문을 둘러싼 외곽지대인 지금의 서대문구며, 용산구, 마포구, 영등포구, 은평구, 성동구, 성북구 등의 일부분이 모두 제 땅이었다. 다시 말하면 불암산이며 무악재, 박석고개가 고양 땅이었던 것이다. 그 땅을 서울에 죄다 뺏기고 군청마저 원당으로 옮겨갈 무렵 일산은 고양군 중면 일산리로, 일산 쌀이라는 기름지고 감칠 맛 나는 쌀 생산지인가 하면, 또한 일산장이라는 꽤 큰 5일장이 열리는 농산물 집산지이기도 했다. ●도시와 농촌, 전통과 현대 어울린 행운의 도시 통일로와 경의선 철도가 사이좋게 달리는 일산 일대는 비산비야의 야산지대로 나지막한 구릉들이 잇달아 펼쳐져 있는데, 식민지 시대부터 과일과 채소의 재배지로 이름이 나 딸기며 포도, 배, 사과 같은 과수며 관상수, 화초, 고등채소 등을 가꾸는 전원마을이었다. 더군다나 고양군 일대가 오랫동안 군사작전지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이렇다할 공장들이 들어서지 않았던 것도 오늘의 일산에 행운을 안긴 원인이기도 했다. 일산에 신도시가 들어서서 인구가 급격히 유입되고 고양군이 고양시로 바뀌어 마침내는 시단위 인구에서 전국에서 두세 번째를 다투는 90만명에 가까운 대도시로 변했다. 그런 대도시 일산에 살면서도 주민들은 뜻밖에도 일산의 가장 큰 자랑으로 먼저 호수공원을 내세운다. 그리고 일산 주변의 풍성한 먹을거리와 볼거리들을 내세우기도 한다. 그렇다. 도시와 농촌, 전통과 현대, 혹은 문화와 자연이 사이좋게 어울린 일산 주변에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지 않다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1970년대 혹은 1980년대에 서울에 살았던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두번쯤은 저마다 주말이면 신촌역에서 경의선 기차를 타고 교외로 나들이를 간 적이 있을 터이다. 수색역을 지나고 능곡역을 지나서 마침내 백마역에 내리면 역 앞에 그대로 과수원이 펼쳐지고, 과수원 사이사이에 원두막이나 카페가 그림처럼 들어선 소위 카페촌이 있었다. 젊고 한껏 아름다운 남녀들은 곧장 과수원 안으로 스며들어 딸기철에는 딸기를, 포도철에는 포도를, 복숭아철에는 복숭아를 사먹으며 나들이 분위기에 취하고 갓 이루어진 사랑에 취했을 터이다. 당시의 백마역 카페촌은 지금은 풍동 애니골에 그대로 재현되어 분위기촌을 이루었다. 백마역에 카페촌이 있게 한 원조 화사랑을 위시해서, 규모에 있어서 세계 제일이라고 내세우는 가나안유황오리점, 한정식의 민속집, 카페 봉주르, 이천쌀밥의 토우, 돈가스전문점, 회먹는 날, 학골양푼갈비, 닭백숙의 장수마을, 소호레스토랑 등 미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카페며 음식점 같은 먹을거리들이 애니골 안에 있다. 그런가 하면 화정동에는 패션거리 로데오거리를 중심으로 젊은이들의 취향을 살린 먹자골목이 들어서고, 라페스타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롯데 극장가에 또한 퓨전식 먹자골목이, 밤가시 사거리에는 무려 40여 곳 가까운 일식골목이 저마다 특색을 이루며 형성되어 있다. 그뿐이랴. 자유로를 곧장 달려가면 몇분 지나지 않아 통일동산이며 군사분계선 철조망 너머로 한강 건너편에 북녘땅이 실향민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지 않으냐. ●경의선 열차타고 주말 나들이 즐기던 백마역 풍동 애니골의 화사랑(031-905-3835)은 명실공히 누구나 인정하는 애니골 분위기촌의 터줏대감이자 백마역 카페촌에서 일어난 온갖 사랑의 산 증인이다. 홍익대학교 미대 출신인 김원갑씨가 1970년대 백마역 앞에 카페 겸 작업실로 시작했던 화사랑은 일산이 신도시로 개발되어 백마역 앞 카페촌이 애니골로 옮겨와서 새로운 문화거리를 만들면서도 그대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이는 과연 미대출신답게 통나무 일색으로 특색 있는 건물을 지어 얼핏 보기에는 중세시대의 요새 같은 중후한 분위기를 내고 있는데, 아직도 통나무집의 2층에 작업실을 마련하여 그림을 계속하고 있다. 화사랑은 300평에 350석의 대규모 공간으로, 실내에 들어서면 군데군데 벽난로의 참나무 불길이 타오르는 가운데, 중앙에 마련된 무대에서 김혁, 함철호, 정인수 달고나밴드 같은 낭만시대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가수들이 주로 70∼80년대 가요를 중심으로 추억의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벽난로의 불길이 밝혀주는 흐릿하면서도 아련한 불빛 아래 이마를 맞댄 손님들은 주로 30대와 40대 언저리의 남녀이다. 어쩌면 그이들 또한 10년 혹은 20년 전에 경의선 열차를 타고 와서 시작했던 첫사랑의 추억여행을 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아직은 모든 것이 다 서투르기만 하던 시절, 어쩌다 술이며 사랑에 취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머뭇거리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막차를 놓쳐버린 후의 두려움과 설렘이 다시 한번 낡은 유행가 가락에서 살아오는 것일까. 화사랑은 먹거리 또한 어쩐지 옛날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버섯전골, 불낙전골, 버섯불고기, 주꾸미삼겹살, 닭도리탕, 토종닭백숙 등이 있는데, 저마다 2만원 안팎으로 동동주 안주 삼아 공깃밥을 곁들이면 서너 명이서 너끈하게 즐길 수가 있다. 이밖에도 묵잡채, 해물파전, 감자전, 모듬전, 골뱅이무침 등 1만원 안팎으로 전통적인 메뉴가 다 있는데, 그중에서도 화사랑이 자랑하는 요리는 묵잡채로, 묵을 잘게 썰어 무말랭이처럼 말린 후에 피망이며 양파, 새송이버섯, 죽순, 부추 같은 야채와 돼지고기를 무말랭이 크기로 채 썰어 볶아낸다. ●옛날 낭만적 분위기 물신 풍겨나는 먹을거리 자유로 장항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일산으로 들어오는 길에 SK주유소를 지나자마자 그대로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좁은 굴다리를 지나는 길로 좌회전하여 가면 LG주유소가 나오고 50m쯤 전방에 모란각(031-906-9022)이라는 대형 입간판이 보인다. 여기가 바로 한때 귀순용사의 대명사로 불리던 김용씨가 주인인 모란각 본점이다. 모란각은 일산 시가지에서 오자면 호수공원 뒤편에 있어서 길 찾기에 다소 어렵지만, 대신 자유로를 오가는 차량들에서는 어디에서건 단연 눈에 뜨이는 장소에 위치해 있다. 그렇듯이 모란각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이 실향민 출신으로 나이가 칠순이며 팔순을 넘어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다. 그이들은 지팡이에 의지하거나 휠체어에 탄 노구를 이끌고 흡사 성지순례라도 하듯이 통일동산을 찾고, 이어 모란각을 찾는다. 모란각은 김용씨가 귀순자들 위주로 뜻을 모아 차린 소위 북한음식 전문점이다. 그이는 귀순자들의 누구보다도, 한 인간에게 체제가 뒤바뀐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우며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오는가를 뼈저리게 느낀 모양이었다. 이를테면 사회주의체제에서 유소년기와 청년기를 거치며 형성된 가치관이며 사고력, 인간관이 어느날 자본주의체제로 뒤바뀌는데서 오는 가치며 사고의 혼란을 견뎌내는데, 그이는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몽땅 바쳐야 했던 것이다. ●성지순례 하듯 모란각 찾는 노년의 실향민들 이웃끼리 돈을 빌리는데 이자를 주고받거나 서로 간에 서류를 주고받는 법이 없이 살아왔던 근대식 북한에서, 남한에 내려와 소위 사업을 한답시고 모란각을 차린 이후 그이는 남에게 거저 뜯긴 돈이 10억, 서류라고 만들었지만 역시 뜯기고 만 돈이 10억, 또한 번연히 눈뜨고 사기 당한 돈이 몇 10억 하는 식으로, 현대식 남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참으로 엄청난 수업료를 문 셈이었다. 전국의 대도시에는 거의 모란각 지점을 둔 소위 프랜차이즈사업의 회장인 그이는 정작 전셋집에 10년 가까이 된 승용차가 재산의 전부라면서 빙긋 웃었다. “내레 니북에서 내레올 때 달랑 옷 한 벌 가지고 왔수다.” 모란각의 주메뉴는 역시 평양냉면과 비빔냉면이다. 바로 이 평양냉면 한 그릇을 먹기 위하여 칠팔순의 실향민들은 노구를 이끌고 허위허위 모란각까지 찾아온다. 그이들이 먹는 평양냉면의 맛이 어찌 냉면 맛에서 끝나겠는가. 살아생전에는 밟아보지 못할 것만 같은 고향 그 자체의 맛, 스무 살 혹은 미처 스무 살도 못 되어 떠나온 후 어느 한번이라도 눈에 밟히지 않은 적이 없는 고향의 산과 들이며 거기에 아직도 살고 있는 부모형제들의 맛이 아니랴. 냉면에 이어 예부터 북한에 전해져 내려온 평양갈비온반, 뚝불고기, 털털이해장국, 명태식혜, 북한순대, 고구려갈비찜 등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모란각 특유의 메뉴들이 별로 비싸지 않은 값으로 담백한 맛을 자랑하고 있다. ■온통 나비로 장식한 ‘나비공간’ 지하철 3호선 원당역에서 의정부와 벽제 방향으로 39번 국도를 따라 5분쯤 차를 달리면 낙타고개 못 미쳐 바로 국도변에 나비공간(031-968-0742)이라는 이색적인 카페가 있다. 나비공간은 이름 그대로 실내가 온통 나비로 뒤덮이다시피 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직업이 아예 나비수집가인 정영운씨와 박은자씨 부부가 1998년에 연 나비공간은 정영운씨가 고등학교부터 시작하여 중년에 이르기까지 나비수집에만 30년을 바친 대가를 이곳에 다 모아놓은 셈이다. 카페 나비공간의 내부를 장식한 나비들만도 수백 마리가 넘을 터인데, 커튼, 벽시계, 테이블, 액자에서부터 심지어는 창에 드리운 커튼에까지도 온통 나비로 장식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카페 옆에 다른 건물에 있는 나비전시관에는 임페리얼호랑나비, 부타이티스, 골리아스, 파라다이어호랑나비, 파필리아, 메리디오나리스, 버드윙, 부엉이나비, 나뭇잎나비등 세계 희귀나비 700여 종에 무려 5000 마리가 넘는 세계 각국의 나비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뜰 한쪽에는 나비사육장이 있어 직접 나비들을 기르기도 하는데,4월에서 9월까지는 언제라도 관람을 할 수 있어 알에서 애벌레가 되고 다시 번데기가 되어 이윽고 나비로 날아오르기까지 전과정을 살필 수가 있다. 문득 사는 일이 허방이라도 짚듯 사람을 휘청거리게 하거나 사람살이의 모든 관계가 부질없어지는 이라면 한번쯤 나비공간에 찾아와 나비가 연출해내는 환상의 시간 속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일찍이 장자(莊子)가 갈파하지 않았으랴.“내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으되, 꿈속의 나비가 나인 것인가, 아니면 내가 나비의 꿈속에 들어간 것인가.” 그렇듯 나비가 연출해내는 환상의 시간에 빠져 라벤더차나 페퍼민트차를 마시며 무심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한다면, 장자가 어디 따로 있으랴. 비단 혼자서가 아니라 오랜만에 만난 이와 함께 나비공간의 시간을 좀더 감미롭게 간직하고 싶은 이라면, 나비공간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일본식 스테이크 오븐구이에 와인을 곁들이며 저녁 한때를 지내는 것도 무방할 터이다. 나비공간에는 나비공간 정식에서부터 피자, 돈가스 같은 양식과 커피며 레몬차, 솔잎차며 꿀대추차, 국화차며 각종 주스에 파티니, 블랙러시안, 칼루아밀크 같은 칵테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나비를 이용한 상품을 개발하여 나비향수며 나비브로치에서부터 귀걸이며 핸드폰걸이, 열쇠걸이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 제2 ‘차붐 신화’ 시동

    ‘차붐 축구’가 한 시즌 최다관왕 도전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지난 19일 제주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3챔피언스컵 최종전에서 나드손(23·2골)과 김동현(21)의 연속골로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우승팀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3-1로 제압,2승 1무로 한·중·일 프로축구 왕중왕에 올랐다. 중국 C리그 1위 선전 리젠바오를 2-0으로 누른 포항은 1승2무로 2위를 차지했다. 새해 첫 도전장을 던진 대회에서 상큼하게 출발한 수원은 이로써 한 시즌 최다관왕 기록 경신에 박차를 가했다. K-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관왕 기록은 97년 부산과 99년 수원이 올랐던 4관왕. 수원은 다음달 1일 슈퍼컵을 시작으로 K-리그 정규리그와 컵대회, 축구협회(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5개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특히 AFC챔피언스리그에서의 우승은 연말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클럽축구선수권 출전 자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최고 7개 대회 정상까지 노려볼 수 있다. 올해 대표팀 차출과 국제 대회 경기 등 많은 난관이 있지만 수원의 최다관왕 등극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K-리그 최우수선수(MVP) 나드손이 이번 대회 들어서도 3경기 연속 2골을 작렬시키며 ‘삼바 특급’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고,‘진공 청소기’ 김남일(28)이 가세한 미드필더진은 수원의 경기 속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안효연(27) 송종국(26) 등 쟁쟁한 멤버들의 가세도 세계 정상급 클럽으로의 도약을 노리는 차붐 축구의 전성시대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A3챔피언스컵 2차전] 삼다도에 ‘삼바風’

    ‘삼바가 삼다도를 덮는다.’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마주쳤던 수원 삼성과 포항 스틸러스가 삼바 리듬을 앞세워 16일 오후 7시 제주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A3챔피언스컵 2차전에서 재대결을 펼친다. 중국 프로축구 챔피언 선전 젠리바오, 일본 J리그 챔프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포함,4개팀이 풀리그를 펼쳐 한·중·일 프로축구 왕중왕을 가리는 이번 대회에서 현재 수원은 1승으로 선두를, 포항은 1무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차범근 감독이 지휘하는 수원 ‘템포 축구’의 해결사는 2004년 K-리그 사상 최초로 외국인 선수로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나드손(23). 지난해 한솥밥을 먹었던 마르셀(24)이 포르투갈 리그로 이적하는 바람에 브라질 출신으로는 팀 내에서 혼자 남았지만 13일 중국 선전과의 대회 첫 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크로스가 탁월한 최전방 새로운 짝 안효연(27)과 패스워크가 좋은 김남일(28)의 가세로 나드손의 득점포는 더욱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이 ‘원맨 삼바’라면 포항은 물량 공세로 맞선다. 수비 지향적인 포항 축구에 공격 색깔을 입히고 있다는 평을 받은 브라질 출신 세르지오 파리아스 신임 감독은 지난해 브라질 1부리그 주벤투데에서 14골로 4위에 올랐고, 브라질 10대 스트라이커 가운데 7위로 꼽히기도 했던 신입 용병 다 실바(29)로 맞불을 놓는다.J리그 요코하마와의 1차전에서 감기 몸살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K-리그 챔피언을 상대로 반드시 명예 회복을 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시즌 6골 9도움으로 알찬 활약을 보여준 타바레즈(22)가 그 뒤를 받치고 있으며, 최종 수비진에 1차전 동점골의 주인공 산토스(33)가 나서는 등 전방위에 걸쳐 삼바 선수들이 포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A3 닛산챔피언스컵 2005] 삼성 ‘수성’·포항 ‘설욕’

    ‘수성이냐, 복수냐.’ 지난해 12월 국내 프로축구 정상자리를 놓고 맞붙었던 수원과 포항이 두달 만에 재격돌한다.16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A3 닛산챔피언스컵 2005’ 2일차 경기가 무대다. 두 팀은 지난해 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나 1·2차전을 모두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수원이 4-3으로 이겨 우승컵을 차지했다. 때문에 포항으로서는 이번 경기가 설욕전인 셈.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은 여전히 수원이 다소 앞선다. 수원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김남일(전 전남), 안효연(전 부산), 송종국(전 페예노르트) 등 ‘특급스타’들을 싹쓸이해 오면서 전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기존 멤버인 브라질 출신의 특급골잡이 나드손,‘폭주기관차’ 김대의,‘거미손’ 이운재에 이들 영입스타까지 가세하면 국내 프로리그에서는 당분간 수원을 쉽게 이길 팀이 드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수원은 이번 대회 중국 선전과의 첫 경기에서도 3-1로 가볍게 승리를 거두며 우승권에 가장 근접해 있음을 과시했다. 이에 맞서는 포항은 브라질에서 영입해온 신임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팀내 최다 득점자였던 우성용을 성남으로 떠나보냈지만 다 실바와 셀미르를 영입해 기존 용병인 산토스, 따바레스와 함께 막강 ‘삼바군단’을 구축, 공격진을 한층 보강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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