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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 잡으려 뛰었더니 창의력이 함께 뛰네”

    “공 잡으려 뛰었더니 창의력이 함께 뛰네”

    중년 교사들은 아이처럼 흥분했다. “저요. 제가 먼저 해볼게요.”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쏟아졌다. 단순한 공 하나 때문이었다. 공기를 불어넣은 노란 고무 공. 별것 없어 보였다. 그래도 그 공을 먼저 잡아 보려고 교사들은 몸을 들썩였다. 손을 뻗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공 겉에는 곤충 그림과 이름들이 적혀 있었다. 공을 잡은 사람은 곤충 하나를 골라 설명해야 한다. 그러고는 공을 아무데나 다시 던진다. 공은 교실 여기저기를 규칙 없이 날아다녔다. ●英 과학학습센터 교육법 배워 “좋아요.” 강단에 서 있던 금발 강사가 설명을 시작했다. 미란다 스티븐슨. 영국 국립과학학습센터(NSLC) 박사다. NSCL은 영국의 창의성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재단이다. 박사는 여기서 수년째 교사 연수를 맡고 있다. “지금 여러분처럼 아이들은 서로 공을 잡으려고 합니다. 그걸 이용해 놀이와 학습을 결합하는 겁니다.” 아이들은 곤충을 잘 몰라도 일단 공은 잡으려고 한다. 아이들 특성이다. 잡으면 상상력을 동원해서라도 뭔가 설명해야 하는 게 게임의 규칙이다. 교사는 지켜보다 한두마디 거들 뿐이다. 그러면서 지식과 창의력이 함께 쌓인다. 간단하면서 효과적인 원리다. 교사들이 모인 곳은 서울 종로구 한국과학창의재단 연수원이었다. 지난 11~12일 열린 ‘전국 중등 수석교사 창의교육 연수’ 수업 시간 광경이다. 수업 시간은 금세 지나갔다. 스티븐슨 박사는 자신이 맡은 이 한시간 수업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떠나기 전 마지막 질문을 받겠다고 하자 너도나도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 연수를 너무 오래 기다렸습니다. 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요.”, “성적 경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론과 창의 교육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까요.”, “당장 입시와 성적에 도움이 안 된다는 시선이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질문이라기보다는 하소연에 가까웠다. 스티븐슨 박사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라 창의적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게 진짜 교육”이라며 교사들을 격려했다. “도울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돕겠다. 기회가 될 때마다 꼭 다시 찾아오겠다.”고도 했다. ●“국내천재들 창의력올림픽서 쓴맛” 이날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은 전국 중·고교 창의 수석교사들이다. 모두 83명이 모였다. 창의재단 관계자는 “지원자가 너무 많았다. 참가 인원이 한정돼 있어 선착순으로 자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만큼 창의 교육에 대한 일선 교사들의 관심은 컸다. 연수에 참가한 경기도 화광중 이원춘 교사. 3년 전 기억 때문에 이번 연수를 신청했다. 지난 2006년 세계창의력 올림픽에 한국 대표 학생들을 데리고 참가했다. 그는 “당시 자신만만했었다.”고 했다. “국내에서 날고 기는 천재들을 데려갔다.”고도 했다. 실제 대회장에서도 초반 성적은 가장 좋았다. 수학·과학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주위의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문제는 ‘자발성 과제’ 부문이었다. 간단한 과제가 주어졌다. 와인잔 하나를 내놓고 어디에 사용할 수 있을지 돌아가며 말해보라고 했다. 순간순간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한국 학생들은 “술을 마실 때 쓴다.”는 한마디 이후 머뭇머뭇했다. 학습 외에 다른 상상력을 발휘해 볼 기회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교사는 “아직 그때의 충격을 안고 산다.”고 토로했다. “학습능력은 뛰어나지만 상상력과 창의력은 떨어진다.” 이날 연수는 이런 문제 의식 때문에 마련한 자리다. 연수에 참가한 한 교사는 “사실 창의력이 부족한 건 학생들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경쟁 체제에서 교육을 받았고 다시 경쟁을 강요하고 있는 교사들도 창의력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창의력 없는 교사에게서 창의력 있는 학생이 나오기는 힘들다. ●“학습능력 높지만 상상력 부족” 창의재단은 올해 9월 출범 1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창의인재 육성을 재단 제1 목표로 내걸고 사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과학문화사업고도화, 수학과학교육내실화, 창의리소스센터 설립·운영, 글로벌네트워크 구축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연수를 마치고 나오던 한 교사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실마리가 보이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동안은 창의 교육을 하려 해도 교재도 없고 아는 것도 없어 못 했다.”고도 했다. 교사는 웃으며 마지막 말을 던졌다. “이제 공부가 다가 아니라는 말을 조금씩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겠지요?” 교사 얼굴이 밝았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2009 K-리그] 포항 8골

    [2009 K-리그] 포항 8골

    포항이 역대 K-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으로 제주를 대파, 선두 추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포항은 1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원정 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한 유창현과 각 2골씩을 넣은 스테보와 김태수의 활약으로 제주를 8-1로 대파했다. 8골은 K-리그에서 한 팀이 한 경기에서 넣은 최다 골. 종전에는 7골로 2000년 수원이 전남을 상대로 7-3 승리를 거둔 것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4차례 나왔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9승10무2패, 승점 37로 2위 전북(승점 38)을 1점 차로 바짝 뒤쫓았다. 1위 서울과도 승점 5점 차를 유지했다. 또 최근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와 지난 5월24일 이후 정규리그 12경기에서 연속 무패(8승4무)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반 5분 김태수의 첫 골을 도운 유창현은 4분 뒤 황진성이 상대 골지역 왼쪽에서 내준 공을 오른발로 차넣어 첫 득점을 올렸다. 후반 15분에는 골대 앞 혼전 중 스테보가 내준 공을 오른발로 가볍게 골대 안으로 집어넣으며 팀의 네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31분에는 2대1 패스로 최효진의 득점을 도왔다. 유창현은 이로써 정규리그 7골, 시즌 11번째 골을 기록했다.도움은 4개. 제주는 결정적 수비 실책까지 저지르면서 3연패에 빠졌다. 영광스포티움에서 열린 광주-수원 경기에서는 수원이 후반에 터진 에두의 결승골과 김두현의 연속골로 광주에 3-0으로 승리, 6강 진출을 위한 희망을 이어나갔다. 에두는 후반 16분 김두현이 길게 올린 공을 광주 수비수가 어설프게 처리하는 틈을 타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든 뒤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공을 가볍게 차넣어 득점을 올렸다. 김두현은 후반 34분 광주 수비수의 보이지 않는 실책을 틈타 골문을 열어젖혔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이길훈이 골대 앞까지 몰고 들어와 내준 공을 달려들면서 왼발로 차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국내 무대 복귀 후 2·3호 연속골. 광주는 최근 8경기에서 1무7패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금융연수원 녹색금융강좌 개설

    한국금융연수원이 다음달 23일 금융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녹색금융 관련 연수과정을 개설한다. 강좌는 ‘녹색금융의 이해’(일반직원, 3일 과정, 35만 7000원)와 ‘녹색금융경영’(임원, 1일 과정, 9만 7000원) 등 두 종류다. 연수원 측은 “다음달 녹색금융 전문서적을 발간하고, 올해 중에 녹색금융 전문 프로그램인 녹색금융사 과정도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강좌 참가신청은 다음달 11일까지다.
  • “이젠 우리가 아프리카에 생명의 기적 줄 차례”

    “이젠 우리가 아프리카에 생명의 기적 줄 차례”

    채변봉투를 들고 교실에서 줄 서있던 모습은 30여년 전 한국에서 낯익은 풍경이었다. 이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도 이 광경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1970년대 기생충 왕국에서 2000년대 기생충 퇴치 성공국가로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공인받은 한국이 탄자니아 기생충 박멸사업에 나선 덕분이다. 사업의 주인공은 한국의 기생충박사 1호인 임한종(78) 박사와 제자 등 기생충 전문의 5명. 임 박사는 지난달 국제구호개발 시민단체인 굿네이버스와 함께 탄자니아에서 기생충 퇴치를 위한 클리닉 기공식을 하고 돌아왔다. 7월15일~8월4일까지 코메섬 주민 20만 5000여명에게 예방약도 투약했다. 임 박사팀은 앞으로 5년 간 굿네이버스 및 외교통상부가 지원한 국제 빈곤퇴치 기여금 27억여원으로 현지 사업을 펴게 된다. 임 박사는 “빅토리아 호수 근처에 위치한 코메섬 주민들의 80%가 물 속에서 옮기는 주혈흡충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주혈흡충은 혈관 기생충이 피부를 뚫고 장기에 기생해 장기경변을 불러 오고 심하면 목숨까지 앗아가는 질병이다. 빅토리아 호수는 아프리카 젖줄 나일강의 수원이지만 한편으로 주민들의 생명을 서서히 앗아가는 죽음의 호수이기도 한 셈이다. 코메섬의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기생충 투약을 실시한 결과 감염률은 7.5%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임 박사는 “기생충 감염은 쉽게 치료가 가능한 데도 의료체계가 부재한 데다 위생수준이 낮아 사람들이 쉽사리 목숨을 잃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기생충 치료 키트(kit)는 우리 돈으로 500원에 불과하다. 유럽 제약사들은 폭리를 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저가에 공급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2억 5000여만명이 이 약을 필요로 하지만 대부분 저개발 국가라 돈주고 살 형편이 되지 않는다.”면서 “약 공급도 문제지만 오지를 일일이 찾아 다니면서 투약하고 재감염되지 않도록 위생지도하는 게 몇 배는 더 힘들다.”고 털어 놨다. 임 박사는 1949년 제1회 과학전람회 때 개구리 기생충 전시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기생충 박멸에 한 평생을 일해 왔다. 1960년대 초반 기생충 대변 검사의 기준을 만든 것도 그다. 1995년 고려대 의대에서 정년퇴임한 뒤론 중국, 라오스 등 해외에서 기생충 박멸사업을 펼쳐왔다. 그는 “선진국들은 신종플루처럼 당장 본국에 피해가 오는 질병이 아니면 무관심하다.”면서 “기생충으로 골머리를 앓은 경험이 같은 만큼 이젠 우리가 아프리카에 생명의 기적을 줄 차례”라고 말했다. 후원문의 (02)6717-4000.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충북 제천 청풍호 일대 공기관 연수원 조성 붐

    충북 제천 청풍호 일대 공기관 연수원 조성 붐

    “교육연수와 휴양은 제천에서.” 충북 제천시 청풍호 일원이 교육연수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주변환경과 뛰어난 접근성으로 교육연수시설의 최적지로 주목받으면서 공공기관의 연수시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제천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연수시설 유치 TF팀을 운영하며 청풍호 일대를 교육연수시설 단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건보 연수원 건립땐 800명 고용 효과 16일 시에 따르면 현재 청풍호 일대에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교육연수시설은 모두 4곳이다. 올해 3월 국가정보원 제천연수원이 수산면 상천리에 건립됐고, 서울 동대문구 수련원이 6월에 청풍면 읍리에 문을 열었다. 폐교를 활용해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 동대문구 수련원은 PC방·다목적실·세미나실 등 웬만한 시설을 다 갖추고 있다. 하루 200명이 숙식할 수 있으며,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2000년 청풍면 교리에 문을 연 청풍리조트는 연수시설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장영수 청풍리조트 총지배인은 “연회장과 세미나 시설을 갖추고 있어 공공기관과 기업체들의 연수가 연중 계속된다.”며 “해마다 10만명 이상이 청풍리조트에서 연수와 휴양을 동시에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은 최근 제천시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청풍면 물태리 일원에 500억원을 투자해 연수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건보는 6개 지역본부와 178개 지사 등으로 구성돼 임직원만 1만 1370명에 달한다. 연수원이 건립되면 건보 및 유관기관 임직원, 요양보호사 등 연간 8만여명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호수·드라마 촬영지 볼거리 풍성 청풍호 일대가 교육연수의 최적지로 주목받는 것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접근성 때문. 청풍호는 1985년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형성된 인공호수로 주변 경치가 뛰어나 ‘내륙의 바다’로 불린다. 금수산과 청풍호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그림 같은 경관을 뽐내고 있고, 청풍문화재단지, KBS·SBS 드라마촬영장, 솟대문화공간, 162m까지 올라가는 수경분수 등이 인근에 있어 볼거리도 풍성하다. 번지점프와 각종 수상레저도 즐길 수 있다. 국토의 중심에 있는 데다 교통도 편리해 전국 각지에서 연수생들이 모이기도 좋다. 철도의 경우 중앙선, 태백선, 충북선을 이용할수 있고, 자동차는 중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등을 타고 오면 된다. 수도권에선 자동차로 2시간이면 도착한다. ●전국 첫 연수시설 유치 전담반 구성 시는 청풍호 일대가 연수원 건립지로 주목을 받자 지난해 10월부터 공무원 4명으로 연수시설 유치 TF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TF팀은 현재 국회 의정연수원 유치를 놓고 강원 고성군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가 연수원 유치에 적극 나서는 것은 지역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건보 연수원만 해도 800여명의 고용창출과 1400억원의 투자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을환 팀장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연수시설 유치팀을 운영하는 곳은 제천이 유일하다.”며 “외지인들이 연수를 위해 제천을 찾으면서 발생하는 홍보효과까지 따지면 연수시설이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엄청나다.”고 말했다. 제천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프로축구]1위수성 vs 안방사수­…서울-수원 1일 빅뱅

    “잉글랜드로 옮긴 이청용의 공백을 당장 느끼게 될 것이다.”(귀네슈 서울 감독) “경고 누적으로 빠진 리웨이펑의 자리를 메우느냐에 달렸다.”(차범근 수원 감독) 새달 1일 프로축구 K-리그 18라운드에서 맞서는 두 사령탑이 신경전을 펼쳤다. 30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이 쏟아졌고, 두 감독은 능수능란하게 맞받아쳤다. 서로를 강팀으로 치켜세우며 ‘발톱’을 감췄지만 승부욕은 묻어났다. 선두(승점 33점·10승3무3패)를 달리는 세뇰 귀네슈(57) 서울 감독은 “수원이 AFC(아시아연맹 챔피언스리그) 때문에 힘들었을 수 있지만, 두말할 필요도 없이 좋은 팀이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면서 “무시할 순 없지만 지금까지 한 대로만 하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12위(승점 17점·4승5무7패)로 처진 차범근(56) 수원 감독은 “서울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쉽지 않겠지만, 이번 홈 경기가 우리에겐 중요한 경기라 이겨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고 맞섰다. 때마침 두 팀 모두 최근 전력을 보강한 점에도 관심이 쏠렸다. 차 감독은 “김두현이 오늘 들어오기 때문에 상태를 봐야 출전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지만 당장 경기장에 나갈 수 있는 상태는 아닌 듯하다. 이상이 없으면 90분은 아니더라도 투입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귀네슈 감독은 “새로 영입한 공격수 안데르손을 들여보낼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귀네슈 감독은 미드필더 기성용(20)의 20세 이하(U-20) 대표팀 발탁 논란에 대해 “한국이 국제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를 바라지만 원칙적으로 말하자면 A팀(성인) 멤버가 청소년팀으로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일 리그 올스타전인 ‘조모컵’ 준비에 대한 질문을 받은 차 감독은 “지금 머릿속에는 조모컵이 들어가 있지 않다.”며 서울과의 경기가 더 급박함을 내비쳐 웃음을 자아냈다. ‘슈퍼매치’로 불리는 서울-수원의 대결에선 수원이 통산 22승14무18패로 약간 앞섰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승자에서, 패자 서울과 180도 바뀐 상황을 맞은 수원 멤버들은 합숙까지 자청하며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벼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군인공제회도 생수사업

    군인공제회가 생수 사업에 직접 진출한다. 군인공제회는 2004년 설립한 록인음료를 통해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에서 생수 제품을 생산, 다음달부터 판매한다고 29일 밝혔다. 록인음료 연천 공장은 하루에 2ℓ들이 생수를 48만병(연 1억 2000만병) 생산하는 시설을 갖췄다. 롯데칠성음료가 ‘DMZ 2㎞’라는 브랜드로 판매를 하고, 장기적으로 군인공제회도 ‘DMZone’이라는 브랜드로 군납 및 해외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군인공제회는 2004년부터 5년 동안 총사업비 670억원을 투자했다. 수원지는 DMZ(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인근 민간인 통제구역 4억㎡에 이르는 청정지역으로 25억t의 청정수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공제회는 추정했다. 수도권과 가까워 물류 비용 측면에서도 수원이 충청도 근처인 경쟁 생수업체보다 유리한 것으로 판단된다. 군인공제회는 올 연말부터 중국 백두산에서 광천수를 생산하는 상선워터스㈜에도 200억원을 투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1부서 1서민가정/김종면 논설위원

    임금의 일부를 반납해 소외계층을 위해 쓰자는 움직임이 공무원 사회에 이어 주요 공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공무원 임금반납 운동은 행정안전부에서 먼저 시작됐다. 행안부는 지난 2월 5급 이상 공무원의 월급을 연말까지 직급별로 매달 1∼5%씩 반납해 결식아동과 독거노인 등을 돕는 데 쓴다고 발표했다. 다른 부처에서도 저마다 월급 반납 결의가 이어졌다. 물론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하지만 범부처 차원의 운동인 만큼 혼자 외면하기는 어렵다. 사실상 강제적인 임금 삭감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임금 반납의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은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임금 반납 움직임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뿐 아니라 공기업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선도적인 ‘나눔 기부’ 활동을 보이는 곳이 대표적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한전)와 그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다. 한전과 한수원 임직원들은 임금의 2∼10%를 자진 반납했다. 반납된 돈은 일자리 나누기 등 경제 살리기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한수원을 비롯해 남동발전·중부발전 등 발전 6개사 임직원들은 지난해에도 임금 인상분 전액을 반납한 바 있다. 한수원이 엊그제 ‘공기업이 할 수 있는’ 서민경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1부서 1서민가정’ 결연을 맺고 임직원들의 임금 반납분으로 ‘푸른 하늘 푸른 꿈 통장’(가칭)을 만들어 생계곤란 430가구에 6개월간 12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총 30억원을 들여 ‘1사 1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지원 사업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모두 맞춤형 서민·중소기업 지원책이다. 지난달 92명의 기관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기업 경영평가 성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평가 대상자의 23%가 ‘낙제경영’으로 해임건의·경고조치를 받았다. 공기업 평가의 잣대는 다름아닌 대 국민서비스다. 요새 부쩍 힘을 얻고 있는 공기업의 친 서민경제 행보는 그런 점에서 한층 강화돼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방만경영의 대명사’ ‘신의 직장’ 등으로 폄훼돼온 공기업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금융연수원 30년만에 리모델링

    금융연수원이 설립 30년 만에 대규모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교육시설을 초현대식으로 바꾸고 전산설비도 대폭 업그레이드한다. 이에 맞춰 주부·노년 재테크 등 일반인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금융연수원 고위 관계자는 23일 “금융연수원이 1979년 지금의 서울 삼청동 자리에 설립된 이래 단 한 차례도 개·보수가 없었다.”며 “건물이 너무 낡아 안전에도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10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초 주주인 은행들의 공식 승인을 거쳐 공사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나눔 바이러스 2009] “난생 처음 간 놀이동산… 가슴 뭉클했어요”

    [나눔 바이러스 2009] “난생 처음 간 놀이동산… 가슴 뭉클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놀이동산에 가봤어요. 함께 놀아주던 아저씨와 언니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뭉클해요.” 강원 삼척에 사는 올해 16살인 민지(가명·여)는 2002년 여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평소 아빠 엄마의 손을 잡고 놀이동산에 놀러가던 아이들이 못내 부러웠는데 그날 소원을 풀었기 때문이다. 민지는 돌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 부모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외할머니가 민지를 키웠지만 수입이 없어 하루하루 끼니를 해결하는 것도 힘들었다. 2002년 민지의 딱한 사연을 접한 교원그룹(이하 교원) 임직원들이 삼척에 있는 민지를 찾았다. 그 뒤 지금까지 민지와 인연을 맺고 캠프도 함께 참석하며 민지의 부모 역할을 했다. 교원은 구몬학습·빨간펜 등을 출시하는 교육출판기업이다. 이 회사는 2001년부터 ‘인연을 맺어요 사랑을 나눠요’(인연·사랑)라는 슬로건 아래 소년소녀가장, 편부모가정 등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다. 한 가정을 택해 매달 20만원씩 1년간 후원하고 학용품이나 도서도 지원한다. 지금까지 180여가정의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눠줬다. ‘인연·사랑’ 후원은 그룹 임직원들의 건의로 시작됐다. 현재 350명의 임직원들이 매달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내고 있다. 구몬 교사나 영업부 직원 등도 비정기적으로 돕는다고 한다. 교원의 이웃사랑 실천은 물질적 지원에만 그치지 않는다. 인연을 맺은 아이들과 해마다 연수원이나 호텔 등에서 ‘캠프’를 개최해 지속적으로 유대관계를 갖는다. 지난해 7월부터 후원을 받고 있는 이미영(10)양은 “지금까지 인연·사랑 캠프처럼 감동적인 캠프에 간 적은 없었다. 참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고 기쁘다.”고 했다. 2004년 7월부터 도움을 받고 있는 박아영(18)양은 “주위에 아무도 없어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았는데 어느날부터 오빠, 삼촌 등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며 밝게 웃었다. 교원 홍보실 손봉택 부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이 꿈을 잃지 않고 클 수 있도록 작은 밑거름이 되길 바랄 뿐”이라면서 “앞으로는 임직원뿐 아니라 직원 가족 등 여러 사람들이 참여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사랑이 전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지리산댐 수혜는 경남·피해는 전북”

    “지리산댐 수혜는 경남·피해는 전북”

    부산·경남지역 상수원이 될 지리산댐 건설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전북도의회 이상현(남원시) 의원은 15일 도정질의에서 “민족의 영산이자 자연자원의 보고인 지리산에 댐건설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전북도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 중앙정부에 지리산댐 건설계획 중단을 건의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낙동강 취수원 대이동 계획에 따라 부산·경남지역 식수원 확보와 낙동강 홍수조절을 위해 지리산댐 건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경남도 역시 취수대책으로 지리산댐 건설을 재추진하고 있다.”며 강력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앞서 지리산댐백지화추진위원회는 지난달 17일 부산국토관리청을 방문해 “정부의 밀실행정과 지자체의 일방적인 여론몰이를 통해 지리산댐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낙동강유역종합치수계획에서 지리산댐을 삭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전북도는 댐 건설로 인한 주변지역 환경변화와 농작물, 문화재 피해 조사 용역을 실시해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또 지역주민들의 뜻을 중앙정부에 전달하기로 했지만 지리산댐은 전북도가 아닌 경남 함양군에 건설되고 전북은 간접영향권이어서 자칫 지역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남원시와 환경단체 등은 지리산댐이 건설될 경우 상류지역인 남원시 4개 면이 기후변화로 영농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으로 지정돼 생활터전마저 상실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남원시 관계자는 “댐이 건설되면 안개일수 증가로 남원지역 한봉, 사과 생산에 나쁜 영향을 주고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축산 등 영농이 불가능해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1984년 기본계획이 수립됐으나 주민과 종교단체,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2001년 댐 후보지에서 제외됐다가 2007년 댐 건설 장기계획 변경안에 다시 포함돼 검토되기 시작했다. 댐 건설 예정지역은 칠선계곡과 백무동, 뱀사골의 물이 합수되는 낙동강유역 최상류 지천이다. 칠선계곡과 용담은 지난해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 아홉 곳’ 가운데 으뜸으로 꼽은 곳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

    한국형 원전 수출의 꿈이 올해안에 이뤄지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한전과 함께 최초로 한국형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할 수 있을지에 국민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가 추진 중인 60억달러 규모의 원자력발전 입찰 사전자격심사에 한수원이 포함된 한전컨소시엄이 통과했기 때문이다. 사전자격심사에는 한전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 말고도 프랑스의 아레바 컨소시엄, 미국·일본의 제너럴 일렉트릭·히타치 컨소시엄 등 세 곳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는 9월말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식경제부쪽에서는 기술 등 수주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최초 원전수출’이라는 경사를 맞게 될 가능성도 있다. 원전을 운영하는 게 주업무인 한수원은 이처럼 한전과 함께 글로벌 원전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고유가와 환경규제의 영향으로 오는 2030년까지 약 300기의 원전건설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금액으로 따지면 무려 900조원에 이른다. 최근 원전수출은 국가대항전의 양상을 띠고 있어 정부간 정치 외교적 협상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한수원은 UAE, 요르단, 터키, 중국 등 4개국을 주요 원전 수출대상국으로 보고 국가간 차별화와 집중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들 4개국을 중심으로 올해안에 적어도 1개국가와는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각오다. 또 인도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잠재시장 수출기반도 함께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과 경쟁하는 게 쉽지 않지만 핵심 원전기술의 국산화를 앞당겨 원전 수출 1호의 결실을 맺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고리와 월성, 영광, 울진에 모두 2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수원은 오는 2016년까지 8기의 원전을 건설, 가동하는 것 외에 2030년까지 10여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그동안 20기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경험을 살려 신기술·신공법 적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교육자치 성공 위해서는 교장부터 열린 자세로”

    “성공적인 교육자치를 위해서는 교장이 학생, 학부모, 교사들에게 열려 있는 자세로 먼저 다가서야 합니다.” 김기성(한나라당) 서울시의회 의장은 14일 서울대 사범대학 정보관에서 열린 ‘2009 서울시 중등교장 자격연수’ 초청 특강에서 예비 교장들에게 이같이 말하고 “이메일을 활용해 대화하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번 특강은 서울대 교육행정연수원이 교장 임용을 앞둔 교사들을 대상으로 국제화·다양화·정보화 시대에 맞는 학교장의 역할과 책무, 전문 경영능력 함양을 위해 마련한 자리다. 김 의장은 강연을 통해 ▲컬처노믹스와 관련된 서울시 주요사업 소개와 시의회의 역할, 시민과의 관계 ▲성공적인 교육자치를 위한 제언 ▲최고경영자(CEO)로서 교장의 리더십 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정치철학이자 인생철학인 신뢰와 원칙, 순리를 학교 교육에 접목시키면 교육현장의 예절과 질서를 회복시키고, 교육 주체들 간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초청강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서울교육대 연수원에서 열린 ‘2009 서울시 초등교장자격연수’에서도 3시간에 걸친 마라톤 강연으로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외에도 김 의장은 올 들어서만 고려대·서강대·국민대·성신여대·한성대 등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정보기술(IT)·환경·교육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수차례 강의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문화마당]수원 사람 발가벗고 삼십 리/김동언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경희대 교수

    [문화마당]수원 사람 발가벗고 삼십 리/김동언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경희대 교수

    조선이 개국하면서 고려의 도읍이었던 개성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나라에서는 개성 사람들의 과거 응시를 막고 경제적으로도 제재를 가했다. 먹고살기 위해 타지를 떠돌며 장사를 시작한 개성 사람들은 대단한 상업적 수완을 발휘해서 장사 잘하는 사람의 대명사인 ‘개성상인’이라는 호칭도 얻었다. 이들의 삶이 알뜰하기로도 소문나 ‘개성 깍쟁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개성 사람들은 서양보다 500년이나 앞서 복식 부기를 사용했으며 신용과 상호부조의 활성화로 계가 발전할 수 있었다. 아직도 그 계의 전통은 이어져 오고 있다. 2005년 무렵 개성공단에 입주한 업체들이 북한 근로자들에게 간식으로 초코파이를 나눠 주었는데 빈 봉지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확인해 보니 아이들에게 주려고 회사에서 먹지 않고 집으로 가져갔던 것이다. 그 뒤로는 회사들이 두 개, 네 개까지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북한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초코파이 계’까지 생겼는데, 초코파이를 먹지 않고 모아두었다가 순번을 정해 한 사람에게 몇십 개를 몰아주어서 온 가족이 함께 나눠 먹게 했다고 한다. 개성 깍쟁이의 전통을 잘 이어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필적할 만한 남쪽 도시가 깍쟁이 수원이다. 정조는 수원에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봉건체제를 개혁하고 근세사회로 나아가는 꿈을 실현하고자 했다. 수원을 국제적인 무역도시로 만들기 위해 상업 활성화 정책을 펼쳐서 우여곡절 끝에 수원은 전국 최고의 상업도시가 되었다. 깍쟁이란 말은 ‘남에게 인색하고 자기 이익에 밝은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장사를 잘하는 상인들은 셈이 빠르고 이익에 밝을 수밖에 없다. ‘수원 깍쟁이’란 말의 유래도 여기서 온 것이다. 이를 잘 설명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수원 사람은 발가벗겨도 삼십 리는 뛴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지금의 경기 화성 병점에 효성이 지극한 양반집 자제가 살았다. 절제 있는 생활을 하며 칭찬을 받았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기방 출입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수원 서호 근처의 술집에서 아름다운 기생과 술을 마시고는 그만 잠이 들었다. 한참 만에 깨어났을 때, 그 날이 아버지의 기일이란 사실이 생각났다. 부랴부랴 옷도 제대로 걸치지도 못하고 그 먼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자정을 넘기지 않고 집에 도착하여 제사를 모실 수 있었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수원 남양의 한 마을에 갑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갑은 살던 동네의 한 가게에 진 몇푼 되지 않는 외상을 갚지 않고 몰래 이사를 갔다. 가게 주인은 갑을 찾으려고 몇 년 동안이나 헤매고 다녔다. 십년쯤 지난 어느 날, 갑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그 가게에 다시 들렀다고 한다. 늦은 밤, 잠자리에 들려고 옷을 벗고 있던 주인의 귀에 점원과 흥정을 하는 손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많이 듣던 목소리였다. 이내 갑의 목소리임을 알아챈 주인이 발가벗은 채 뛰어나왔고 갑은 서울 쪽으로 삼십 리나 달아났다. 이제는 괜찮겠지 하고 뒤돌아보니 가게 주인은 여전히 발가벗은 채 쫓아오더란다. 그래서 “발가벗고 삼십 리”라고도 한다. 깍쟁이란 말은 약간 부정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앞에서 그 유래를 살펴본 것처럼 깍쟁이는 부지런하고 열심히 사는 성실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수원이 시로 승격된 지 올해로 60년째다. 환갑을 맞이한 수원시민들이 ‘발가벗고도 삼십 리’를 달렸던 정신으로 어려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전국 최고의 경제 도시가 되기를 빌어 본다. 김동언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경희대 교수
  • 광주 저수율 10%대… 식수확보 비상

    계속된 가뭄으로 광주지역 상수원이 바닥을 드러내는 등 식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현재 주요 상수원인 동복호의 저수율은 13.4%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저수율 56%의 3분의 1 수준으로 두달가량이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낸다.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저수율이 7% 이하로 떨어지면 제한 급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광주시의 보조 상수원인 주암호 저수율 역시 15.7%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6%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주암호의 물은 총 저수량 4억 5700만t 가운데 7356만t만 남아 있다. 1988년 댐 준공 이후 최저치이다. 이에 따라 시는 최근 하루 전체 수돗물 공급량 48만t 중 동복호 물을 28만t에서 18만t으로 크게 줄였다. 대신 하루 20만t을 끌어다 쓰던 주암호 물의 취수량을 30만t으로 늘렸다. 시는 다음 달 중순까지 100㎜ 이상 집중호우가 없을 경우 제한급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광주시는 지난 1992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156일 간 제한급수를 실시했다. 당시 동복호의 저수율은 4%대였다. 가뭄이 지속될 경우 17년 만에 제한급수 체제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최근 발표한 1개월 예보에서 “당분간 가뭄을 일시에 해소할 만한 큰 비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물 사용량은 줄지 않고 있다. 현재 광주 시민들의 1일 수돗물 사용량은 36만 9800t으로, 1인당 1일 사용량은 264ℓ에 이른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수돗물 대량 사용업소와 가정 등을 대상으로 물을 아껴 줄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사용량은 줄지 않고 있다.”며 “시민들이 물 부족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고 절약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장수원 “젝키 활동당시 은지원은 히틀러”

    장수원 “젝키 활동당시 은지원은 히틀러”

    그룹 젝키 출신 장수원이 그룹 리더였던 은지원의 독재자적인 면모를 폭로해 눈길을 끌었다. 장수원은 15일 방송되는 MBC ‘놀러와-짝꿍을 소개합니다’ 녹화에 참여해 “젝키 활동 시절 사장님이 두 분(?) 있었다. 진짜 사장님과 은지원 사장님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장수원은 “은지원이 워낙 독재자라 싸울 수가 없었다.”고 폭로해 현재 ‘은초딩’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색다른 모습을 공개했다. 은지원에 대한 장수원의 폭로는 계속 이어졌다. 장수원은 “아침에 스케줄이 있으면 은지원을 맨 마지막에 데리러 갔다.”면서 “나머지 멤버들이 다 아래층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은지원은 아침밥 다 먹고 30분이 지나서야 느긋하게 나오곤 했다.”고 당시 억울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은지원은 “엄마가 아침밥 해주셨는데 먹어야죠. 내가 리더고 형인데 그 정도 권리(?)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요?”라고 항변해 출연자들을 폭소케 했다. (사진출처=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AFC 챔피언스리그] K-리그 꼴찌 수원 “아직 안 죽었어”

    “조 1위로 16강행은 어려워졌지만 다음 라운드에 오를 수 있는 기회는 아직 남았다.” 프로축구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19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결의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싱가포르 국군팀을 상대로 승점 3을 쌓으면 자력으로 16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 끝없는 부진으로 K-리그 꼴찌를 달리는 수원이지만 “자신감과 승리의 리듬을 찾는 게 최대과제”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런 까닭인지 수원은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쳤다. G조 최하위 싱가포르 국군을 상대로 경기시작 4분 만에 배기종의 감각적인 헤딩슛으로 1-0. 너무 빨리 골이 터진 탓인지 이후 선수들은 점유율에서 우위를 보이고도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알렉산다르 듀리치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채 5분도 안돼 김대의의 프리킥을 받은 이상호가 깔끔한 헤딩슛을 터뜨려 2-1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경기가 그대로 끝나는 듯하던 후반 43분. 완벽한 1대 1 찬스를 만들며 쇄도하는 배기종을 막던 골키퍼가 레드카드로 퇴장당했다. 서동현이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차 넣어 3-1. 수원은 1위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에 이어 조 2위(승점12·4승2패)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차범근 감독은 “국내파들이 아주 멋지게 골을 성공시켜서 앞으로 레이스에 희망을 갖게 됐다.”면서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16강에서도 50%의 확률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포항은 일본 가와사키 토도로키 경기장에서 벌어진 H조 조별예선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를 2-0으로 꺾었다. 일찌감치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팀 간의 1·2위 결정전이었던 이날 경기에서 포항은 노병준(전반 12분)과 데닐손(후반 27분)의 골로 16강행을 자축했다. 승점12(3승3무)로 조 1위. 3승1무2패(승점10)로 조 2위를 차지한 가와사키는 ‘신종 플루’가 극성인 일본 오사카에서 F조 1위인 ‘지난 대회 챔피언’ 감바 오사카(일본)와 16강전을 치른다. 한편 최근 일본 내에 확산된 ‘신종플루’로 무관중 경기가 거론되던 20일의 서울-감바 오사카(일본)전은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 신종플루가 감염성은 높지만 환자 대부분이 금세 회복하기 때문에 무관중 경기나 중지·연기의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축구] 지난해 챔피언 12일은 꼴찌 ‘극과 극’

    [프로축구] 지난해 챔피언 12일은 꼴찌 ‘극과 극’

    천하에 내로라하던 차범근 사단이 급추락했다. 차 감독이 이끄는 프로축구 K-리그 수원은 11일 현재 15개 팀 중 꼴찌다. 승점 6점(1승3무5패), 영원한 우승후보이자 지난해 챔프로선 한참 스타일을 구겼다. 올 시즌 경기를 치른 23일간 13일을 맨 밑바닥에서 헤맸다. ●막강 주전 자신감 회복이 변수 지난해만 해도 단 다섯 차례만 선두를 뺏겼던 수원이다. 차 감독이 2004년 1월 수원에 부임한 뒤 꼴찌를 기록한 것은 2006년 5월31일~7월16일뿐이었다. 그러나 금세 치고 올라가더니 후반기를 4위로 마쳤다. 4월23일부터 7월15일까지 13경기 연속 무승(5무8패)을 딛고 일어선 뚝심을 보였다. 정작 수원 ‘빅버드’ 팬들은 올 시즌 최악의 추락을 거듭하다가 리그 6위에 그친 2005년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15위까지 미끄러졌지만 K-리그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전력이다. 최전방에선 통산 23골(11도움)을 낚은 ‘브라질 괴물’ 에두(28)와 11골(3도움)의 이상호(22)가 버틴다. 하태균(23), 배기종(26), 서동현(24)도 빼놓으면 서러워할 만한 공격요원이다. 여기에다 허리 또한 매우 두껍다. 비록 팀 패배로 빛을 잃기는 했지만 10일 광주전(0-2)에서 삭발투혼을 보인 게임메이커 송종국(30)과 박현범(22), 홍순학(29), 안영학(30), 백지훈(24)은 국가 대표급들이다. 최후방에서도 거미손 이운재(36)가 노쇠(?) 기미없이 그런 대로 생생하다. 중국 국가 대표팀 출신인 리웨이펑(31)은 수비수이면서도 여차하면 골까지 노린다. ●키플레이어 제2 조원희가 없다 무엇보다 득점력이 빈약하다. 달랑 6골. 에두만 2골을 뽑았다. 실점은 ‘12’나 된다. 또 시즌 들어 한꺼번에 너무 많은 변화를 맞았다. 명품 수비를 뽐내던 이정수(29·J-리그 교토 퍼플상가)와 마토(30·J-리그 오미야 아르디자), 조원희(26·EPL 위건) 등 주축이 해외로 빠졌다. 리웨이펑과 알베스(27)를 영입했지만 아직 글쎄다. 수비와 미드필더들이 부지런히 누비며 공간을 만들고, 공격수들이 막히면 이들이 한몫해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득점도 중요하지만 몸을 사리지 않고 궂은일을 도맡는 조원희와 같이 청소하는 역할을 하는 키플레이어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공격수들이 빨리 자신감을 되찾아 부활하기 시작해 연승하면 금세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조원희가 부지런한 몸놀림으로 상대 선수들을 끌고 다니는 사이에 마토(190㎝·K-리그 4시즌 21득점 8도움)가 헤딩이나 세트피스 골로 ‘적’들을 혼란에 빠뜨린 게 대표적이다. 이어 “이런 기회를 맞지 못하면 침체가 길어질 수도 있지만 장기화되기엔 딱히 수원을 넘어설 강자도 없다.”고 덧붙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AFC챔피언스리그] 수원, 상하이 원정 패배 설욕

    수원이 상하이 원정전 패배를 깨끗이 되갚았다.수원은 22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4차전에서 중국 상하이 선화를 홈으로 불러들여 2-1로 승리를 거뒀다. 수원은 3승1패(골 득실+5)를 기록, 이날 싱가포르 공군을 5-0으로 이긴 가시마 앤틀러스(이상 승점 9·골 득실+7)와 승자승 원칙에 따라 선두를 지켰다. 조 1~2위에 주어지는 16강 티켓 확보에도 파란불을 켰다.상하이는 전반 12분 수비수 발끝에 맞고 볼이 왼쪽 측면으로 흐르자 센룽유안이 크로스를 올렸고,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얀코 흐리스토프가 헤딩으로 수원의 골 그물을 흔들었다. 그러나 “홈에서는 반드시 이긴다.”던 차범근 감독의 말대로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수원 역시 국가대표팀 스트라이커들을 앞세워 곧장 따라붙었다.수원은 상하이 수비진을 줄곧 괴롭히더니 끝내 전반 40분 이상호가, 4분 뒤인 44분엔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 배기종이 잇달아 골을 뽑았다. 배기종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간 뒤 수비수 2명 사이로 패스를 찔러주자 이상호가 잡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왼쪽 그물을 흔들어 동점을 이뤘다. 기세를 한껏 살린 수원은 4분 뒤 이상호가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헤딩으로 떨어뜨린 볼을 배기종이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트렸다.동점과 재역전패의 위기에서 수원을 건진 ‘후반의 히어로’는 골키퍼 박호진이었다. 박호진은 후반 26분 흘럽 비아차스라우의 위력적인 중거리 슛을 몸을 날려 쳐냈고, 후반 32분엔 문전 혼전 중 양상민의 핸드볼 파울로 내준 페널티킥을 오른쪽으로 다이빙하며 막았으며, 후반 39분 퇴장당한 리웨이펑의 공백을 잘 메워 승리를 지켰다.E조 울산은 베이징 궈안과의 원정전에서 후반 28분에 터진 오장은의 골을 끝까지 지켜 1-0 승리를 거두며 승점 6점(2승2패)을 기록,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나고야 그램퍼스는 호주 뉴캐슬 제츠를 1-0으로 꺾고 승점 8점(2승2무)으로 선두를 지켰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따지지 않는 농약판매’ 자살 부른다

    “농약 한 통만 주세요.” “왜? 자살하려고? 젊은 아가씨한테는 안 팔아!” 지난 13일 오후 4시쯤 서울의 한 농약 판매점을 지키고 있던 60대 주인은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며 손을 내저었다. 그러나 이런 농약 판매상은 많지 않다. 특히 시골에서는 구매자의 신분을 확인하지 않고 농약을 내주는 사례가 흔하다. 농약을 마시고 자살하는 사람이 해마다 3000명이 넘지만 농약 관리는 허술하다. 농약 판매상은 판매 규정을 지키지 않고 정부 당국은 제대로 감독을 하지 않고 있다. 농약 관리 부실은 음독 자살이 늘어나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농약을 마시고 자살하는 사람 가운데 비(非)농업인은 70%에 육박한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농약으로 자살한 사람은 모두 1만 5591명으로 한 해 평균 3118명에 이른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고독성 농약은 16종이 있다. 주로 제초제로 과수원이나 논밭의 잡초를 죽이는 데 쓰인다. 고독성 농약을 사고파는 과정에서는 농촌진흥청의 ‘농약 및 원제의 취급제한기준’ 고시에 따라 판매자가 사는 사람의 이름, 주소, 품목명, 수량 등을 기록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을 지키는 농약 판매상은 찾기 어렵다. 경기 이천시에서 농사를 짓는 이모(63)씨는 “인적사항을 기록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의 한 농약사 관계자도 “그걸 누가 일일이 적느냐. 서울이면 몰라도 시골에서는 규정을 지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농약사가 규정을 지키는지 관리감독 해야 할 농촌진흥청과 담당 시·군·구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시 처인구청 산업환경과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단속을 하는 것은 아니고 일제 점검 계획 때마다 1년에 한두 번 정도 한다.”면서 “단속 권한이 지자체에 있는 것은 맞지만 자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아예 단속이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용인시 관할 내 농약사에 단속 여부를 묻자 “농촌진흥청이나 구청에서 한번도 단속을 나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판매상은 “농약협회에서는 가끔이라도 와서 제대로 하는지 검사도 하고 교육도 하는데 관청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농약판매협회 관계자는 “협회에서 농약사를 방문하는 것은 자율점검에 불과하다.”면서 “고독성 농약이 실제 판매되는 농약의 10% 수준이라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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