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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의 뇌과학] 체온조절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체온조절의 뇌과학

    기록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체온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흥미로운 점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몸의 반응이 뇌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뇌는 어떻게 우리의 체온을 조절하고 있는 것일까.온도에 대한 감각은 피부에 있는 수용체에서 출발한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피터 맥노튼 교수는 더위에 반응하는 특별한 체내 단백질을 발견해 보고했다. ‘TRPM2’라는 이온통로단백질은 34~42도 범위에서 열리면서 양이온을 통과시켜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킨다. 피부 신경말단에서 신경이 활성화되면 이 신호는 척수의 감각 경로를 통해 뇌로 전달되고 최종적으로 ‘시각교차앞핵’에 도달해 더위를 인지하게 한다. 실험적으로 TRPM2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 생쥐는 38도인 곳에서도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더위에 둔감했다. 일단 시각교차앞핵이 더위를 감지하면 ‘숨뇌’로 신호를 전달해 자율신경계를 통해 체온을 낮출 수 있는 반응을 유발한다. 첫째는 혈관확장 반응이다. 쥐는 꼬리에서, 토끼는 귀에서, 사람은 손·발 등에서 혈관확장 반응을 통해 열을 발산한다. 열발산이 늘어나면 중심부 체온을 낮춰 더위 속에서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는 땀이다.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계가 땀샘을 자극해 땀을 분비한다. 피부로 올라온 수분은 곧이어 증발하면서 주변의 열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추위에 대한 몸의 반응도 비슷한 경로를 거친다. 낮은 온도를 감지하는 데는 ‘TRPM8’이라는 이온통로단백질이 필요하다. 26~28도부터 TRPM8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TRPM8에 의해 발생한 신호는 동일한 경로를 통해 시각교차앞핵으로 전달돼 반응을 일으킨다. 첫째는 오한 반응으로, 근육을 떨게 해 열을 발생시킨다. 둘째로 갈색지방을 연소시켜 열을 발생시킨다. 셋째는 혈관수축 반응으로 열손실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한다. 열발생을 늘리고 열손실을 막아 체온 저하를 막아 주는 것이다. 한편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정상보다 체온이 높아지게 되는데 이때도 시각교차앞핵의 역할이 중요하다. 감염에 의해 염증 유발 물질들이 증가하면 혈관 내피세포에서 ‘프로스타글란딘 E2’의 생산이 늘어나고 ‘중앙 시각교차앞핵’에 작용해 체온을 떨어뜨리지 못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체온은 상승하고 열이 감염질환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근 중국 상하이기술대의 션웨이 교수는 ‘복측시각앞핵’ 안의 억제성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킬 때 체온 저하가 일어난다고 보고했다. 이 부위는 수면을 유발하는 부위로도 잘 알려져 있어 흥미롭다. 이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 체온저하와 수면유발이라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일어난다. 체온이 떨어지는 것과 잠이 드는 것이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연구결과다. 열대야가 일상이 돼버린 요즘 이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면 좀더 편한 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 본다.
  • [와우! 과학] 백악기 공룡시대에도 ‘꽃향기’는 존재했다 (연구)

    [와우! 과학] 백악기 공룡시대에도 ‘꽃향기’는 존재했다 (연구)

    백악기 시대에 살았던 공룡과 고대 곤충도 꽃향기를 즐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의 곤충학자 조지 포이나르 주니어 박사와 향수 수집가인 그의 아들 그레그 포이나르는 고대 화석을 통해 꽃향기와 고대 생명체의 연관관계를 파헤쳤다. 일반적으로 꽃은 곤충과 같은 꽃가루 매개체를 유인하기 위해 특유의 향기를 이용한다. 현대인들이 즐기는 향수에는 꽃에서 추출한 향기와 다양한 화학 물질을 혼합한 원료가 사용된다. 연구진은 백악기 중반, 지구상에 피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 꽃 2종의 호박 화석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화석에서는 식물의 잎에 나 있는 미세한 털인 분비모, 꽃에서 당을 포함한 점액을 분비하며 곤충이나 새를 유인하는 꿀샘, 냄새 수용체와 결합하는 부위인 발향단 등의 조직이 발견됐다. 이 조직들은 현대 꽃식물과 마찬가지로, 곤충과 같은 매개체를 유인하기 위해 향기가 있는 액체 및 휘발성 물질을 매우 활발하게 분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형태학적 특징은 오늘날의 꽃식물과 매우 유사하며, 연구진은 이를 통해 1억 년 전에도 꽃식물이 향긋한 꽃냄새를 풍겼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또 연구진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발견된 2000만~3000만 년 전 아카시아 꽃의 호박 화석을 연구한 결과, 꿀과 같은 향기가 나는 노란색 수술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포이나르 박사는 “인류가 향수를 사용하기 훨씬 이전부터, 꽃은 꽃가루 매개체를 유인하기 위한 매력적인 향기를 만들어냈다”면서 “당시 서식했던 일부 공룡들은 고대 초기의 꽃식물의 향을 맡을 수 있었으며, 고대의 꽃에서 나는 향기는 거대한 공룡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역사생물학(Historical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지구온난화, 물고기의 후각에도 악영향 미친다 (연구)

    지구온난화, 물고기의 후각에도 악영향 미친다 (연구)

    지구온난화가 물고기의 후각 능력에도 큰 영향을 미치면서 물고기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류는 외형적으로 튀어나온 코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비강 내에 감각 세포가 있어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 물고기는 후각을 이용해 먹잇감을 찾거나 안전한 서식지를 찾으며, 포식자를 피하거나 물고기끼리 서로 알아보는데도 후각을 이용한다. 영국 잉글랜드 엑서터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 바다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고 있으며, 이것이 물고기의 후각 상실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산화탄소는 가스의 형태지만, 물에도 흡수될 수 있다. 바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며 바닷물의 산성화가 심해지는데, 연구진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해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3% 상승했다. 이산화탄소가 어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농어를 사용했다. 농어의 개체수가 많고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어류로 꼽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농어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A그룹은 현재 해양의 이산화탄소 농도와 같은 물에 풀어놓고, B그룹은 약 20년 전인 세기말(1990년대 후반) 당시의 해양 이산화탄소 농도와 같은 물에 풀어놓았다. 이후 농어의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 산성이 더 높은 물에 있는 A그룹은 B그룹에 비해 움직임이 덜했고, 먹잇감의 냄새가 나타났을 때에도 반응이 더뎠다. 또 B그룹에 비해 불안감이 더 높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진은 산성화 된 물이 물고기 코 앞쪽의 후각 수용체와 냄새 분자가 결합하는데 영향을 미치며, 이것이 물고기의 후각을 둔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수치는 어류의 뇌 활동을 저해할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 농도와 어류 후각의 연관관계를 밝힌 연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로드 윌슨 엑서터대학 교수는 “이산화탄소가 물고기의 후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는 이산화탄소가 중추신경계뿐만 아니라 뇌 자체에서 정보처리가 원활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라면서 “미래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함에 따라 어류가 얼마나 빨리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과학] 지구온난화, 물고기의 후각에도 악영향 (연구)

    [와우! 과학] 지구온난화, 물고기의 후각에도 악영향 (연구)

    지구온난화가 물고기의 후각 능력에도 큰 영향을 미치면서 물고기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류는 외형적으로 튀어나온 코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비강 내에 감각 세포가 있어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 물고기는 후각을 이용해 먹잇감을 찾거나 안전한 서식지를 찾으며, 포식자를 피하거나 물고기끼리 서로 알아보는데도 후각을 이용한다. 영국 잉글랜드 엑서터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 바다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고 있으며, 이것이 물고기의 후각 상실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산화탄소는 가스의 형태지만, 물에도 흡수될 수 있다. 바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며 바닷물의 산성화가 심해지는데, 연구진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해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3% 상승했다. 이산화탄소가 어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농어를 사용했다. 농어의 개체수가 많고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어류로 꼽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농어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A그룹은 현재 해양의 이산화탄소 농도와 같은 물에 풀어놓고, B그룹은 약 20년 전인 세기말(1990년대 후반) 당시의 해양 이산화탄소 농도와 같은 물에 풀어놓았다. 이후 농어의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 산성이 더 높은 물에 있는 A그룹은 B그룹에 비해 움직임이 덜했고, 먹잇감의 냄새가 나타났을 때에도 반응이 더뎠다. 또 B그룹에 비해 불안감이 더 높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진은 산성화 된 물이 물고기 코 앞쪽의 후각 수용체와 냄새 분자가 결합하는데 영향을 미치며, 이것이 물고기의 후각을 둔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수치는 어류의 뇌 활동을 저해할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 농도와 어류 후각의 연관관계를 밝힌 연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로드 윌슨 엑서터대학 교수는 “이산화탄소가 물고기의 후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는 이산화탄소가 중추신경계뿐만 아니라 뇌 자체에서 정보처리가 원활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라면서 “미래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함에 따라 어류가 얼마나 빨리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사회성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사회성의 뇌과학

    우리는 흔히 ‘사회성이 좋다’,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사회성에 대해 ‘사회생활을 하려고 하는 인간의 근본 성질. 사회에 적응하는 개인의 소질이나 능력, 대인 관계의 원만성’으로 정의한다. 타인과 상호 작용을 잘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뇌기능이 사용된다. 뇌의 어떤 기능이 사회성에 영향을 주는 것일까.사회성과 관계된 것으로 먼저 알려진 뇌 부위는 이마 안쪽에 자리잡은 전두엽 중에서도 안구를 싸고 있는 ‘안와’ 바로 위에 있는 ‘안와 전두엽’이다. 안와 전두엽이 손상된 환자들은 충동적이고 사회적 규칙을 무시하며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지 못해 반사회적 인격 장애와 같은 행동 양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바이오젠사의 애니어벤 고시 박사는 사회성 행동과 관련된 부위를 확장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화학유전학’이라는 첨단 연구 방법론을 활용해 전두엽을 활성화시켰을 때 오히려 사회성 행동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대신 등쪽 시상에 위치한 ‘하베눌라’라는 뇌 부위가 사회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하베눌라의 뉴런을 억제하면서 전두엽을 활성화시키자 사회성 행동이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편 사회성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옥시토신’이 있다. 원래 옥시토신은 출산 후 모체의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돼 자궁수축과 유즙분비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의 로버트 말렌카 교수는 옥시토신의 기능이 ‘보상 회로’로 알려진 중뇌의 복측피개영역을 통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해 사이언스지에 보고한 바 있다. 이들은 옥시토신이 작용하는 수용체가 보상 회로에 많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광유전학’을 활용해 옥시토신 수용체가 존재하는 뉴런을 선택적으로 자극하자 사회성 행동 반응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옥시토신은 사회적인 의사소통을 인지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중국과학원대 연구팀은 실험 대상자에게 몇 개의 점으로만 표시된 두 사람의 상호 작용을 나타내는 동영상을 보여 줬다. 한 종류는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모습이고, 다른 한 종류는 의사소통이 전혀 없는 모습을 모사한 것이었다. 그리고 실험 대상자에게 어느 쪽 동영상이 더 길었는지 묻자 실험 대상자는 의사소통을 하는 동영상이 더 짧다고 답했다. 사회적 상호작용 시간에 대해 짧게 느끼는 현상을 ‘시간 응축’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시간 응축이 잘 일어나지 않았던 참가자에게 옥시토신을 투여하면 시간 응축이 촉진되고, 반대로 시간 응축이 잘 일어나던 참가자에게 옥시토신 길항제를 투여하면 시간 응축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옥시토신이 사회적 상호 작용을 인지하는 능력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일상생활 자체에 큰 걸림돌이 되는 안타까운 질환이다. 이런 문제점를 해결하기 위한 뇌과학적 근거가 차근차근 쌓이고 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임상 연구에서 뚜렷한 치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회성이 ‘보상 회로’와 연결돼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 경험을 통해 기쁨을 느끼고 만족을 경험한다면 이런 회로들이 강화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긍정적인 사회 경험이 다시 사회적 경험을 원하게 한다는 사실이 나를 포함해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적인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콜레스테롤의 두 얼굴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콜레스테롤의 두 얼굴

    대학종합병원이나 대형병원에서 심혈관센터를 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얼마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많은 심혈관센터가 생겨났거나 증축됐다. 초등학생이라도 알다시피 심혈관에 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지질의 일종인 바로 ‘콜레스테롤’이다.우리 몸에서 콜레스테롤은 일정 정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인체 세포는 주로 인지질로 이루어진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세포가 필요로 하는 물질을 세포 안으로 들여오거나 신진대사 결과 생긴 쓸데없는 부산물을 세포 밖으로 내보낼 때는 반드시 세포막을 통과해야 한다. 이런 수송이 제대로 수행되려면 인지질로 이루어진 세포막이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부드럽지도 않은 적절한 수준에서 유동성이 유지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세포는 생존할 수 없다. 콜레스테롤은 바로 이 유동성을 일정 범위에서 유지하는 데 관여한다.우리 몸에 콜레스테롤이 어느 정도 있는지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로 정하는데 혈액 100㎖에 들어 있는 양으로 표시한다. 일반적으로 200㎎ 이하이면 정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에는 LDL, 중성지방, HDL 등이 포함된다. 상대적으로 단백질이 많은 고밀도 지질 단백질인 HDL은 LDL을 제거하는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정작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LDL 수치다. 단백질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질 단백질인 LDL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그 수치가 130㎎ 이하일 때 정상으로 본다. LDL이 정상 수준 이상이 되면 혈관 내에 쌓이면서 혈액이 통과할 수 있는 공간을 좁게 만들어 고혈압, 동맥경화 등 각종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뇌로 가는 혈관이 막혀 버릴 경우 뇌졸중을 일으키고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장마비 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LDL을 포함한 혈중 콜레스테롤의 양은 콜레스테롤의 합성에 사용되는 지방(특히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할수록 증가한다. 그래서 의사들이 먹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지방을 태우라고 하는 것이다. 고(高)콜레스테롤증은 치명적인 유전병 중 하나다. 혈중 LDL 수용체의 유전자가 잘못되면 이 유전병이 발생한다. 잘못된 유전자를 부모 중 한 명으로부터 물려받을 경우 자손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300~400㎎까지 올라가 30대 중반에 목숨을 잃게 된다. 만약 부모 양쪽에서 이 유전자를 물려받으면 콜레스테롤 수치는 무려 800㎎까지 오르게 되고 5세 전후로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의학계에서는 LDL 수용체를 증가시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해 사용 중이다. 그런데 왜 HDL이나 LDL 같은 콜레스테롤은 단백질과 결합한 형태를 가지는 걸까? 콜레스테롤은 스테로이드의 일종이다. 스테로이드는 지방, 인지질, 왁스 등과 함께 지질에 속한다. 다른 지질과 마찬가지로 스테로이드도 물에 잘 녹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혈액 속에서 운반될 때 물에 녹는 단백질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그래서 콜레스테롤은 LDL, HDL 등 형태를 갖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많이 들어 본 에스트로겐이나 테스토스테론은 성(性)에 따른 성장과 발달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성 호르몬도 스테로이드의 일종으로 구조적인 면에서 콜레스테롤의 사촌 격이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성의 발달과 성숙, 그리고 배란을 조절하고 기억과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 생식기의 형성과 남성성의 발달, 정자 생산을 조절하고 근육 발달을 자극한다. 그런데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은 동일한 구조에 OH, O, CO, CH※ 등 원자나 원자들의 결합 형태만 약간 다를 뿐 거의 유사하다. 요즘 우리 사회는 여성과 남성이 마치 전혀 다른 종족같이 대립하고 있다. ‘여혐’과 ‘남혐’이라는 혐오스럽고 공포스러운 말들이 난무한다. 생물학적으로는 거의 다르지 않은데 말이다.
  • “어릴 때 미세먼지 노출되면 초경 빨라진다”

    “어릴 때 미세먼지 노출되면 초경 빨라진다”

    어릴 때 미세먼지(PM10)에 많이 노출될수록 초경 나이가 빨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은희 이화여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교실 교수팀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3~17세 소녀 639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노출이 초경 연령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 중 155명이 조기에 초경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PM10은 지름 10㎛ 이하의 먼지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의 초경 시작 날짜를 기준으로 3년 동안의 거주 지역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추적해 조기 초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이들이 사는 지역의 1년 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할 때마다 초경 연령이 0.046세 빨라지는 특징을 보였다. 또 2년 전 노출 0.038세, 3년 전 노출 0.031세 등으로 최근 1년 전의 미세먼지 노출 증가가 초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초경 전 1년 동안의 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하면 조기 초경 위험이 1.08배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2년 전과 3년 전의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조기 초경 위험도는 각각 1.06배, 1.05배였다. 하 교수는 “전국 대표 인구표본을 이용해 미세먼지 노출과 초경 연령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첫 연구”라며 “초경 시기의 신경내분비시스템이 미세먼지 노출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세먼지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화합물이 들어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미세먼지의 내분비 교란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초미세먼지(PM2.5)로 연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 최신호에 발표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람 눈처럼 빛·색 구분하는 인공망막

    사람 눈처럼 빛·색 구분하는 인공망막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눈과 똑같이 작동하는 인공 소자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각종 망막 질환으로 손상된 망막을 대체해 환자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박태현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 김재헌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송현석 박사 공동연구팀은 빛과 색까지 구분할 수 있는 인공 망막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최신호에 실렸다. 눈은 사람의 가장 중요한 감각 기관 중 하나로 사고나 황반변성, 당뇨성 망막증 등으로 손상될 경우 자칫 시력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이 손상된 망막을 대체하기 위한 인공 망막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망막은 원추세포와 간상세포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광수용체 단백질이 있어 가시광선을 흡수해 사물의 색과 명암, 윤곽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인공 망막 기술들은 사물의 색이나 명암, 윤곽 등 어느 한쪽 기능에만 치우쳐 실제 사람의 눈과 똑같은 기능을 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원추세포에 있는 인간 광수용체 단백질 4종류를 세포 내에서 인공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광수용체 단백질을 연구팀은 전기화학적 성능이 우수한 ‘꿈의 신소재’ 그래핀 위에 겹겹이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접합시켜 인간 광수용체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 인공 생체 소재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연구팀이 만든 인공 망막 소자는 가시광선 빛에 대해 사람의 눈이 빛을 감지하는 것과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빛의 삼원색인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빛과 명암을 인지하는 사람의 눈처럼 가시광선을 색깔별로 구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우연의 가능성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우연의 가능성

    사람들은 어떤 일이 우연히 생긴 것이라 하면 그 가치를 낮추는 경향이 있다. 비록 바라던 방향으로 일이 잘 풀린 것이었다 해도 내가 노력해 얻은 것이 아니니 얻어걸린 행운의 영역으로 본다. 성실하게 노력하고 애를 써서 얻은 것이어야 진짜 내 것으로 본다. 우연이라면 다음에 노력해도 같은 것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경우에도 우연으로 보지 않고 어떻게든 원인을 찾으려 한다. 도둑이 들었다면 수많은 집 중에서 왜 내 집을 선택했는지 알고 싶다. 창문을 열고 다닌 것인지, 1층이라 들어오기 쉬웠는지 분명히 납득이 갈 만한 이유를 찾아내야 안심한다. 그래야 같은 일을 또 당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둑의 ‘별 생각 없이 선택했어요’란 말은 설득력이 없다. 이처럼 우리는 세상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에서 우연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어떻게든 이유를 설명하고 싶고, 개인의 계획과 노력을 훨씬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나는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우연들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오직 사랑의 영역에서만 우연의 존재를 인정하며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부르지만, 훨씬 많은 영역에 우연은 존재하고, 의외로 많이 결정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진화론은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 더 나은 기능을 가진 존재가 자연선택을 받는 합목적적 선형 발전 모델로 설명한다. 그런데 수많은 유인원 중에서 인간이 지금의 인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우연적 돌연변이 덕분이라고 볼 증거가 밝혀지고 있다. 과학저술가 클레어 윌슨은 ‘우연의 설계’라는 책에서 침팬지에서 인간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몇 개의 우연한 돌연변이 덕분이라고 설명하며 흥미로운 증거들을 제시했다. 먼저 MYH16이라는 유전자의 단일 돌연변이로 침팬지와 달리 인간의 턱 근육이 작아졌다. 침팬지만큼 물어뜯는 강한 힘은 잃었지만, 강한 턱 근육을 지지하고자 두개골 뒤쪽의 뼈가 두꺼울 수밖에 없었는데 돌연변이로 근육의 크기가 줄었다. 그 결과 뼈의 크기도 작아져서 뇌가 급격히 성장을 해도 두개골이란 껍데기의 제약을 덜 받아 충분히 커질 수 있었다. 다음은 포도당 수용체의 돌연변이로 뇌의 모세혈관에 많이 생기고 근육에는 덜 생겨 섭취한 포도당을 뇌가 훨씬 많이 사용할 수 있게 돼 뇌의 기능이 좋아질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근육을 포기하고 지능을 키운 것이다. 더 나아가 인간의 언어 능력은 FOXP2가, 엄지손가락을 포함한 정교한 손의 발달은 HACNS1이란 DNA의 돌연변이 결과다. 약 십만 년 전 인간은 농업을 시작했는데, 같은 시기에 곡물을 잘 소화시킬 수 있는 효소가 침팬지에 비해 몇 배 늘어나는 돌연변이가 발생했다. 농업으로 사람들은 모여 살면서 지금과 같은 사회를 구성할 수 있게 됐는데 이 역시 사실은 우연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동시에 일어난 덕분이다. 결국 지금의 인간다움을 이루는 많은 것의 진화가 사실은 몇 가지 ‘우연’이 참으로 연속적으로 시기마다 딱딱 일어나 생긴 것이다. 이와 같이 지구에서 최상급 종으로 군림하고 있는 인간의 존재조차도 우연의 연속선상의 결과물일 뿐이다. 우연의 역할이 이렇게 크다. 개인의 목표 달성을 위한 부단한 노력과 내 앞의 위험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목표에 맞춰 노력해서 얻은 것만 진정한 가치가 있고, 공정한 것이라 여기면 세상은 너무 빡빡해질지 모른다. 안 좋은 일이 벌어졌는데 이유를 찾지 못할 때 심한 좌절을 하거나, 또 내게 같은 일이 반복될까 불안에서 자유로워지기 어렵기 쉽다. 이런 불안에서 벗어나는 길은 우연의 역할을 더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 꽤 많고, 의외의 결과들을 가져온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살아가는 데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무엇보다 노력이 부족했다고 나를 자책하는 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세상의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될 수 없으며 그 안에는 우연의 영역이 촘촘히 존재한다는 것을 믿었으면 한다. 그래야 내가 얻어 낸 것을 행운이 포함됐다 여기며 온전히 내 것으로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감사할 수 있고, 타인의 안 좋은 일을 연민의 감정으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 쌀겨 추출물 먹고 불면증 없애볼까

    “잠 못 이루는 불면의 밤, 쌀겨를 드세요.” 국내 연구진이 쌀을 도정하고 나서 남는 쌀겨(미강)가 빨리 잠들게 하고 숙면을 돕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식품연구원 기능성식품연구본부 조승목 박사팀은 미강의 수면 증진 효과와 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식약처가 인증한 수면질 개선 기능성 원료로는 감태 추출물이 유일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영양 및 식품연구’와 ‘영양학’에 실렸다. 연구팀은 불면증이 있는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게는 미강 주정 추출물 1000㎎을, 다른 그룹에게는 일반 영양제 1000㎎을 복용하도록 한 뒤 수면 효율, 총 수면 시간, 숙면 정도, 잠드는 시간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미강 주정 추출물 복용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수면 전체 상태가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미강의 이같은 수면 유도 효과가 각성 효과를 나타내는 히스타민 수용체를 억제하기 때문이며 감마오리자놀을 비롯한 파이토스테롤 성분 때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파이토스테롤은 동물성 콜레스테롤과 구조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식물 성분에서 유래해 호르몬 조절 등 신체에 유익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이다. 식품연구원은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8~9월 중에 연구소 기업을 설립하고 올 하반기 중에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조 박사는 “미강의 수면질 개선 효과는 현재 수면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쥐오줌풀인 밸러리안보다 효과가 1.5배 정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식이행동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식이행동의 뇌과학

    동물은 식이행동, 즉 먹는 행위를 통해 다른 유기물을 섭취·소화해 영양분을 얻고 생명을 유지한다. 태어나자마나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뭔가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신비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대부분의 행동이 뇌의 활동으로부터 발생하고 조절되듯이 식이행동도 뇌의 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우리 몸에 에너지가 부족한지 과잉인지 뇌는 어떻게 알아내 음식을 그만 먹거나 더 먹도록 명령을 내리는 걸까. ‘렙틴’이라는 물질은 식이행동을 조절하는 주요 인자다. 1994년 더글러스 콜먼 교수와 제프리 프리드먼 교수는 고도비만 생쥐에게서 ‘ob’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ob 유전자가 지방세포에서 만드는 단백질을 렙틴으로 명명했다. ‘얇다’는 뜻의 그리스어 ‘렙토스’에서 유래된 용어다. 렙틴이 부족한 생쥐에게 렙틴을 투여했더니 먹는 양이 줄어들고 정상 체중으로 돌아왔다. 렙틴 유전자 이상이 원인인 고도 비만 환자에게 렙틴을 투여해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하는 증례보고도 이어졌다. 콜먼 교수와 프리드먼 교수는 렙틴을 발견한 공로로 2010년 미국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래스커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만환자에게 렙틴을 투여해도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 문제다. 비만한 사람에게서는 렙틴이 결여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돼 있다. 이것을 ‘렙틴 저항성’이라 하는데 렙틴이 결합하는 수용체에 변화가 생기거나 세포 내 렙틴 신호전달체계의 문제가 발생해 일어난다. 렙틴 저항성을 회복하려면 가공식품을 적게 먹고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서 운동량을 늘리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하다. 중성지방은 렙틴이 뇌 속으로 전달되는 것을 가속화한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반대로 식이행동 문제 중에는 비정상적으로 잘 먹지 않으려고 하는 ‘신경성 식욕부진’이라는 질병이 있다. 신경성 식욕부진 환자에게서는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 양이 비정상적으로 높아 ‘그렐린 저항성’ 가설이 나오고 있다. 렙틴과 그렐린 모두 뇌 시상하부의 ‘궁상핵’이라는 부위에 작용한다. 이곳에 있는 식욕증진세포는 그렐린에 의해 활성화되고 식욕억제세포는 렙틴에 의해 활성화된다. 궁상핵의 뉴런들은 최종적으로 뇌실곁핵의 ‘Y1 수용체’(식욕증진)나 ‘MC4 수용체’(식욕억제)에 신호를 보내 식욕을 조절하게 된다. 최근 MC4 수용체에 작용하는 물질이 발견돼 네이처지에 보고됐다. 스타브로울라 코우스테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팀은 뼈를 합성하는 세포인 조골모세포가 분비하는 ‘리포칼린2’라는 물질이 뇌실곁핵의 MC4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비슷한 시기에 사이언스지에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유리딘’의 역할이 보고됐다. 셔러 텍사스주립대 교수팀은 음식을 먹으면 렙틴이 증가하고 금식하면 유리딘이 증가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혈중 유리딘이 증가하면 체온과 산소 사용량을 낮춰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렙틴의 분비를 억제해 식욕이 늘도록 조절하는 것이다. 지방세포는 뇌 안에서 식욕을 쥐락펴락하는 중요한 내분비 기관이기도 한 것이다. 다이어트 결심 한번쯤 안 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현대인에게 비만과 건강한 식이행동은 중요한 화두임과 동시에 어려운 문제다. 다행히 뇌과학은 비만이나 비정상적 식이행동에 대한 이해를 급속히 넓혀가고 있다. 아직은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부분도 많지만 언젠가 퍼즐이 좀더 맞춰져 누구나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뇌과학적 해결책을 찾길 기대해본다.
  • [와우! 과학] 뇌세포 없는 박테리아, 자손에게 기억 물려준다

    [와우! 과학] 뇌세포 없는 박테리아, 자손에게 기억 물려준다

    박테리아는 매우 작고 단순한 생명체지만, 놀랄 만큼 복잡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주변 환경을 감지해 생존에 최적화된 온도, 빛, 염분 등 알맞은 조건을 찾아가는 것은 물론 먹이를 잡거나 천적을 피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뇌세포도 없고 눈, 코, 귀 같은 감각 신경도 없지만, 박테리아는 독특한 감각 수용체와 세포 내 신호 전달체계를 통해 상황에 알맞은 행동을 할 수 있다. 미국 ULCA의 캘빈 리와 그의 동료들은 인체 감염균 가운데 하나인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의 독특한 행동을 조사했다. 녹농균은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환자의 기도 점막에 달라붙어 생물막(biofilm, 세균과 유기물이 모인 막)을 형성해 잘 치료되지 않는 감염을 일으킨다. 사실 감염의 가장 중요한 단계 가운데 하나는 감염을 일으키고자 하는 목표 조직에 달라붙어 증식하는 것이다. 달라붙지 못한 세균은 그냥 점액과 같이 제거되어 염증을 일으킬 수 없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이들이 어떻게 달라붙는지 그 기전을 이해해 감염을 억제할 방법을 찾고 있다. 녹농균이 일정단계 증식하면 비가역적으로 표면에 달라붙어 생물막을 형성한다는 것은 90년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유는 잘 몰랐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연구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녹농균이 한 번 표면에 달라붙으면 여기서 증식한 후손들도 마치 '기억'(memory)을 공유하는 것처럼 같은 행동을 보여 생물막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 크게 두 가지 기전이 관여함을 밝혀냈다. 하나는 cAMP라는 세포 내 신호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세포가 이동하는 데 관여하는 type IV pili의 활성이다. 비록 녹농균이 기억을 저장할 수 있는 뇌세포는 없지만, 이 세포 내 신호 시스템과 운동 기관의 활성이 분열과 복제를 통해 자식들에게도 복사하듯이 전해지므로 기억을 공유하는 것처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 박테리아도 혼자서 번식하는 것보다 서로 뭉쳐서 생물막을 형성할 때 생존에 유리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별적인 박테리아가 서로 협동해 하나의 유기체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이와 같은 능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생물막은 박테리아의 입장에서 보면 공존과 상생의 상징이지만, 인간 관점에서는 환자의 몸속이나 혹은 의료기기 표면에 감염성 세균이 생존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를 억제할 방법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감염과 세균 증식을 억제할 새로운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김태의 뇌과학] 촉감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촉감의 뇌과학

    우리 뇌는 캄캄한 두개골 안에 갇혀 있지만 시시각각 외부환경을 파악하고 그에 적절한 반응과 전략을 명령하며 생명을 유지하는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은 오감(五感)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우리 몸의 감각기관인 눈, 귀, 코, 혀, 피부는 뇌가 외부 세상과 소통하는 창문과 같다. 이 가운데 피부는 어떻게 촉감을 감지하는 것일까. 피부에는 촉각 정보를 인지하는 네 가지 수용기가 있다. ‘메르켈 원반’은 가벼운 터치 등에 반응하며 적응이 느리다. ‘마이스너소체’는 느린 진동이나 미세한 감촉에 반응하는데 주로 털이 없는 손가락 말단이나 눈꺼풀에 존재한다. ‘루피니 말단’은 피부가 당겨지는 것을 감지하고, ‘파치니 소체’는 꾹 누르는 압력과 빠른 진동을 감지한다. 이런 다양한 촉감은 고속도로와 같은 척수를 통해 전달되고 감각 신호의 관문인 시상을 통과한 뒤 대뇌피질로 간다. 최근 표피 속 메르켈 세포가 외부 자극에 반응해 감각 뉴런에 신호를 전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촉감 발생 기전의 전통적인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전체 표피 세포의 3~6%인 메르켈 세포 외에 표피의 94~97%를 이루고 있는 ‘각질형성세포’가 촉감 전달에 어떤 역할을 하지 않을까 의문을 갖는 연구자들이 생겨났다. 이와 관련해 체릴 스터키 위스콘신대 밀워키 캠퍼스 교수팀은 지난달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전신을 덮고 있는 피부세포 자체도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정교한 실험을 계획했다. 먼저 광유전학을 이용해 각질형성세포의 활성을 억제하자 놀랍게도 실험동물의 촉각 반응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각질형성세포가 분비하는 ‘ATP’라는 물질이 감각 반응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ATP가 신경세포 외벽에 있는 ‘P2X4’라는 단백질 수용체에 달라붙어 신경신호를 유발한다는 사실까지 규명했다. 단순히 외부 환경으로부터 방어하는 장벽 역할만 하는 줄 알았던 각질형성세포가 촉감 생성의 주역임이 밝혀진 것이다. 통증이나 가려움증 같은 증상을 국소적인 치료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열어준 것이다. 촉각이 뇌와 상호작용하는 범위는 상당히 넓다. 데이비드 린든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그의 저서 ‘터치: 손, 마음, 정신의 과학’에서 촉각과 관련한 유전자, 세포, 신경회로가 인간 고유의 경험을 창조해낸다고 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촉각의 특징과 의미를 설명했다. 촉각을 처리하는 경로는 첫째 접촉 정보를 전달하는 감각 경로다. 진동, 압력, 위치, 섬세한 결 등을 전달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회적, 감정적 정보를 처리하는 경로다. 이를 통해 감정적 의미를 해석해 사회적 유대감, 쾌락, 통증과 연관된 부위를 활성화시킨다. 촉각의 독특한 측면은 감정적 맥락이 촉각 경험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는 점이다. 누군가 어깨에 손을 올리면 상대가 친한 친구인지, 연인인지, 싫어하는 사람인지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사실이나 경험을 현실감 있게 느꼈을 때 ‘피부에 와닿는다’는 표현을 쓴다. 보고 듣는 것보다 우리 피부에 와닿을 때 비로소 진짜로 느끼게 된다. 촉각은 우리 신체와 외부 세상이 만나는 방법 중 가장 큰 인터페이스다. 오감 중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지만 우리 뇌가 가장 현장감 있는 판단을 할 때 촉각이 빠져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깜깜한 두개골 속 뇌가 현장에서 송신하는 촉각을 민감하게 느낄 때 개인도 사회도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햄버거 먹으면 면역력 악영향…생명 위협 수준”(연구)

    “햄버거 먹으면 면역력 악영향…생명 위협 수준”(연구)

    햄버거와 감자튀김 같은 패스트푸드를 계속해서 먹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걸린 것만큼이나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독일 본대학 연구진이 이런 정크푸드가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것처럼 면역체계를 잘못되게 하는 원인임을 발견했다. 패스트푸드를 꾸준히 먹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 세포를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게 해 주요 질환의 발병 위험을 키우고 그 영향은 과일과 채소로 이뤄진 건강한 식단으로 바뀐 뒤에도 오랫동안 이어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패스트푸드와 동맥경화증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동맥경화의 전형적인 원인이 되는 혈관 침전물은 주로 지질과 면역 세포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아이케 라츠 교수는 “면역 체계는 선천적으로 일종의 기억 기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최근 밝혀졌다”면서 “감염 뒤에도 신체의 이런 방어력은 일종의 경보 상태로 남아 새로운 공격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푸드는 전형적으로 지방과 당분, 그리고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게 한다. 따라서 이런 음식은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 그리고 대장암 발병 위험을 포함한 여러 부작용과 관련됐다. 사실 이런 나쁜 식단이 면역체계를 약화할 수 있다는 건 2014년 선행 연구에서 발견됐다. 이 연구에서 설탕 100g을 소비하면 해로운 미생물을 파괴하는 백혈구의 기능을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쥐와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한 달 동안 지방과 설탕이 많으며 식이섬유가 적은 ‘서양식 식단’ 먹이를 제공했다. 그 결과 이들 쥐는 신체 전반에 걸쳐 강력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험한 세균에 감염돼서 나타나는 결과와 거의 같았다. 심지어 이들 쥐에게 다시 4주 동안 건강식을 제공한 뒤에도 급성 염증은 사라졌지만, 면역 세포와 그 전구체의 유전자들은 여전히 활성화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아네트 크리스트 박사는 “이처럼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으로 쥐들의 혈액 속 특히 과립성 백혈구와 단핵 백혈구 같은 면역 세포의 수가 예기치 않게 증가했다”면서 “이는 면역 전구세포가 골수에 관여한다는 증거였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면역 세포에서 일종의 ‘패스트푸드 센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패스트푸드를 섭취한 참가자 120명의 혈액 세포를 검사했다. 그런데 일부 참가자에게서 염증을 조절하는 수용체인 인플라마좀에 관여하는 유전적 증거가 나타났다. 라츠 교수는 “결과적으로 면역 체계는 더 강력한 염증 반응을 지니게 돼 작은 자극에도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에 기초해 정크푸드가 DNA 변화를 일으킨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셀(Cell)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햄버거 먹으면 면역력 악영향…생명 위협 질병 수준”(연구)

    “햄버거 먹으면 면역력 악영향…생명 위협 질병 수준”(연구)

    햄버거와 감자튀김 같은 패스트푸드를 계속해서 먹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걸린 것만큼이나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독일 본대학 연구진이 이런 정크푸드가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것처럼 면역체계를 잘못되게 하는 원인임을 발견했다. 패스트푸드를 꾸준히 먹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 세포를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게 해 주요 질환의 발병 위험을 키우고 그 영향은 과일과 채소로 이뤄진 건강한 식단으로 바뀐 뒤에도 오랫동안 이어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패스트푸드와 동맥경화증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동맥경화의 전형적인 원인이 되는 혈관 침전물은 주로 지질과 면역 세포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아이케 라츠 교수는 “면역 체계는 선천적으로 일종의 기억 기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최근 밝혀졌다”면서 “감염 뒤에도 신체의 이런 방어력은 일종의 경보 상태로 남아 새로운 공격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푸드는 전형적으로 지방과 당분, 그리고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게 한다. 따라서 이런 음식은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 그리고 대장암 발병 위험을 포함한 여러 부작용과 관련됐다. 사실 이런 나쁜 식단이 면역체계를 약화할 수 있다는 건 2014년 선행 연구에서 발견됐다. 이 연구에서 설탕 100g을 소비하면 해로운 미생물을 파괴하는 백혈구의 기능을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쥐와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한 달 동안 지방과 설탕이 많으며 식이섬유가 적은 ‘서양식 식단’ 먹이를 제공했다. 그 결과 이들 쥐는 신체 전반에 걸쳐 강력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험한 세균에 감염돼서 나타나는 결과와 거의 같았다. 심지어 이들 쥐에게 다시 4주 동안 건강식을 제공한 뒤에도 급성 염증은 사라졌지만, 면역 세포와 그 전구체의 유전자들은 여전히 활성화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아네트 크리스트 박사는 “이처럼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으로 쥐들의 혈액 속 특히 과립성 백혈구와 단핵 백혈구 같은 면역 세포의 수가 예기치 않게 증가했다”면서 “이는 면역 전구세포가 골수에 관여한다는 증거였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면역 세포에서 일종의 ‘패스트푸드 센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패스트푸드를 섭취한 참가자 120명의 혈액 세포를 검사했다. 그런데 일부 참가자에게서 염증을 조절하는 수용체인 인플라마좀에 관여하는 유전적 증거가 나타났다. 라츠 교수는 “결과적으로 면역 체계는 더 강력한 염증 반응을 지니게 돼 작은 자극에도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에 기초해 정크푸드가 DNA 변화를 일으킨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셀(Cell)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은준·방영주 교수 아산의학상

    김은준·방영주 교수 아산의학상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제11회 아산의학상 수상자로 기초의학 부문에 김은준(왼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석좌교수, 임상의학 부문에 방영주(오른쪽) 서울대 의대 종양내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교수는 인간 뇌 속의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가 만들어지고 작동하는 원리를 1995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뇌의 신경 시냅스 단백질이 부족해 발생한다는 사실과 특정 신경전달 수용체가 과도하게 증가하면 사회성 결여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방 교수는 위암에 대한 새로운 항암치료 연구를 수행해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입증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방 교수가 개발한 위암 수술 후 보조화학요법은 위암 재발률을 44% 줄여 우리나라와 미국 등 여러 나라의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해외 우수인재 유치에 ‘올인’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해외 우수인재 유치에 ‘올인’하는 중국

    중국 베이징시 외국전문가국(外國專家局)은 지난 2일 사주 조지(Saju George)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아시아·중동·아프리카 지역 인사 담당 임원에게 ‘해외 우수인재 확인증’을 발급했다. 이어 총구(Chong Gu) 미 퍼듀대학의 교수와 루치오 소이벨만(Lucio Soibelman) 미 남가주대 교수가 우수인재 확인증을 받았고, 조 케저(Joe Kaeser) 독일 지멘스그룹 회장 등 여러 명의 다국적기업 임원들도 우수인재 확인증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중국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5일 보도했다. 해외 우수인재 확인증을 받은 외국인 전문가는 5년 또는 10년짜리 복수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들은 비자 만료 시까지 자유롭게 중국을 드나들 수 있고 한 번에 최장 180일까지 중국에 체류할 수 있다. 기존 체류기간(90일)보다 두 배로 늘려준 것이다. 비자는 최단 하루 만에 발급되며, 발급 비용은 무료다. 이들 우수인재 전문가의 배우자 및 자녀도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발급 대상자는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세계 일류 대학의 교수나 박사학위 취득자, 올림픽 메달리스트, 국가대표팀 혹은 성(省)급 팀에서 활약하는 코치 및 선수, 중국 국영 매체의 편집인, 중국 평균 임금의 6배 이상을 받는 외국인 등이다. 지난해 베이징 시민들의 연평균 수입은 9만 2477 위안(약 1520만원) 안팎이다.중국 정부가 외국의 우수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 2기를 맞아 경제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해외 우수인재 수요가 많은 첨단과학 육성을 제시한 만큼 이를 뒷받침할 세계적인 과학자와 기업인 등을 영입하기 위해 비자의 장기 발급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놨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외국전문가국과 외교부, 공안부는 공동으로 1일부터 이런 내용의 ‘외국 우수인재 비자제도 시행방법’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은 것은 과학과 기술 등의 분야에서 최고의 외국인 우수인재를 끌어들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목적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해외에서 활약하는 중국 출신 우수인재를 불러들이는 데 주력해오던 중국이 앞으로는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해외 우수인력을 대거 확보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에 새로 도입한 비자정책은 본국과 중국을 자주 오가는 외국인 우수 인력이 편하게 일하고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이보다 앞서 2004년부터 미국과 유럽 선진을 따라잡는다는 전략에서 과학자와 발명가, 기업 경영인 등 국가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외국인에게 영구거류증(그린카드)을 발급해 주고 있다. 2016년 2월 국가기관과 연구소에서 일하는 외국인에게만 주던 그린카드 발급 대상을 확대했고, 지난해에는 그린카드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자격 요건도 대폭 완화했다. 지난해 유럽 출신 노벨상 수상자 2명에게 영주권을 부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베리나르트 페링하(네덜란드)와 2002년 수상자 쿠르트 뷔트리히(스위스)가 그 주인공이다. 페링하는 분자기계를 설계·제작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받았고, 상하이 화동(華東)이공대학의 자가치료 물질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생물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 분자 질량과 3차원 구조를 알아내는 방법을 개발해 노벨상을 수상한 뷔트리히는 상하이과기대학에서 인간 세포 수용체를 연구하는 팀을 지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외국인 우수인재를 정부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러시아의 장비제조 전문가, 쿠바의 생물학 전문가 등 외국인 인재가 대거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우수인재들과는 달리 일반 외국인에 대해서는 중국의 비자 발급과 이민 제도가 매우 엄격한 편이다. 취업비자 발급에 제한이 많고, 이미 발급한 비자에도 수시로 엄격한 규정을 적용해 통제한다. 취업비자를 받아도 매년 또는 2년에 한 번 갱신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비판적인 성향의 인사에게는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등 비자 제도를 자의적으로 운용하기도 한다.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미국 외교협회(CFR)의 아시아 연구 주임은 “중국 정부에 비판적이거나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인사에게는 비자가 발급되지 않는다”면서 “이들 인사에게 비자가 발급되더라도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기 일쑤다”라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중국 정부는 그동안 경제·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인재 확보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해외에 있는 자국 출신 우수인재를 본토로 불러들이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왔다. 2008년부터 시작한 ‘천인(千人)계획’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세계 일류 대학교수와 다국적 기업의 기술 전문가 등 최우수 인재 1000명을 유치하는 계획이다. 이들에 대한 대우는 각별하다. 영입이 확정된 인재에겐 100만 위안이 넘는 보조금을 일시금으로 지급하고 영주권을 발급한다. 각종 세금 공제 혜택을 주고 정부가 직접 나서 자녀 취학도 도와준다. 이 덕분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중국계 미국인 양전닝(楊振寧·96) 박사와 컴퓨터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 수상자인 야오치즈((姚期智·72) 박사가 미 국적을 포기하고 중국 국적을 취득했다. 두 박사는 모두 중국에 거주하면서 중국 명문 칭화(淸華)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안후이(安徽)성 출신인 양 박사는 1945년 미국에 유학했다. 시카고대에서 엔리코 페르미에게 수학하고 1966년 뉴욕주립대 교수가 됐다. 1957년 ‘약한 상호작용에 의한 패리티(parity) 비보존(非保存) 이론’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상하이에서 태어난 야오 박사는 국공 내전 기간에 부모를 따라 대만으로 이주한 뒤 1972년 미 하버드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컴퓨터 양자정보과학 분야의 탁월한 연구성과로 튜링상을 수상했다. 닝촨강(寧傳剛) 칭화대 물리학과 교수는 “다른 중국계 과학자들이 외국 국적을 포기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과학연구 자금 지원을 받기 쉬워지면서 젊은 중국계 과학자 사이에선 외국 국적을 포기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에는 ‘천인계획’을 2012년 ‘만인(萬人)계획’으로 규모를 확대했다. 향후 10년 동안 자연과학과 철학, 사회과학 분야 등의 우수인재 1만 명을 키우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세계적인 과학자 100명을 배출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들에게는 연구과제 선정부터 처우까지 특별 대우해준다. 연구과제는 스스로 정하게 하고 번잡스러운 보고는 면제 해준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도 인재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둥(廣東)성 선전 등은 해외 유학을 갔다가 현지에 정착한 중국인 인재를 귀국시키기 위해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에게 최고 50만 위안의 창업 자금과 임대아파트 등을 제공한다. 중국의 재외공관도 귀국을 원하는 유학생에게 창업경진대회 참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국내 귀환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공부한 중국인 유학생 중 82%인 43만 2500명이 귀국했다. 2012년(72%)에 비해 10%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자잘한 기쁨의 힘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자잘한 기쁨의 힘

    연말이라 오래간만에 뷔페를 갔다. 중년을 넘어가다 보니 칼로리 걱정은 본능에 삽입된 영역이 된 지 오래, ‘비싼 돈을 내고 줄 서서 접시에 모양 없이 담아 먹는 모양새’가 흉하다며 나는 뷔페가 싫다고 주장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막상 식당에 입장하는 순간 놀이동산에 놀러 온 어린이의 마음이 된다. ‘이 뷔페는 일식부가 좋군’ 하며 품평을 하고, “오늘 양갈비가 좋네”라고 옆 사람에게 정보 공유를 하는 것은 뷔페만의 미덕이다. 디저트까지 꼼꼼하게 챙겨 먹고 나오는 포만감은 중독성이 있는 행복이었다. 음식을 쓸어 담은 배를 만지작거리며 이틀은 아무것도 안 먹어도 잘 지낼 것 같아 뿌듯했는데 다음날 아침 다시 배가 고팠다. 도대체 내 뱃속의 그놈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더욱 괴로운 건 전날 온갖 음식을 먹은 후라 며칠 동안은 딱히 당기는 음식까지 없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결국 라면을 끓여 먹으며 배고픈 건 반나절도 못 참겠는데, 포만의 행복감은 허망하게 쉽게 사라져 버렸다는 아쉬움에 잠겼다. 생각해 보니 비슷한 것이 로또다. 한번 크게 맞으면 조용히 사표 내고 외국 가서 살겠다며 로또를 산 날 꼭 여권의 유효기간을 확인한다는 친구가 있다. 로또 당첨이란 엄청난 행운은 영원히 지속될까. 안타깝지만 거액 당첨자들의 상당수가 몇 년이 지나자 가정파탄, 사업실패, 사기 등으로 더욱 불행해져 버렸다는 뉴스만 흘러다닌다. 이건 당첨 못 된 99.9%를 위한 위로일 뿐인가 했는데 로또와 행복을 연구한 것들도 유사한 결과들을 보고한다. 배고픈 것, 사람에게 뒤통수 맞은 거, 실패의 기억은 아무리 노력해도 잊히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 자 이제 뷔페와 로또, 둘 다 큰 거 한 방이란 공통점을 갖는데, 이게 오래 지속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해야 할 타이밍이다. 인간은 결국 생명체고 행복감은 동물적 포만감이란 본능 영역의 만족에서 비롯된다. 배가 부르면 포만감을 느끼며 엔도르핀 수용체가 활성화되며 음식 섭취를 멈추고 행복해진다. 문제는 이 기분이 오래가게 세팅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보아 뱀같이 먹은 걸 다 소화시킬 때까지 충분히 오랜 기간 가만히 있어도 될 자격은 사자와 같이 먹이사슬의 맨 위에 있는 생명체에게만 주어졌기 때문이다. 포만감에 취해서 드러누워 있다가는 자칫 포식자의 먹잇감이 될 위험이 크고, 새 먹이를 언제 구할지 알 수 없는 주제에 배가 빈 이후까지 오래 포만감을 유지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반면 배고픔은 조금이라도 빨리 느껴서 최대한 빨리 먹을 것을 찾는 행동을 하도록 재촉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조금만 배가 비면 배가 고프고, 뭐라도 입에 넣고 싶어지고, 혈당이 떨어지면 예민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포만감은 금방 사라지고, 배고픔은 쉽게 느끼고 오래가게 다른 시간대로 세팅을 맞춰 놓게 된 것이다. 이후 포만감은 안녕감과 행복으로, 배고픔은 위기와 불행이란 고차원적 심리기제로 발전하게 되지만 여전히 기본 세팅은 동일하다는 것을 우리는 평소 모르고 산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승진, 결혼, 합격과 같은 큰 행복이 될 만한 일이 있어도 며칠 심장이 터지게 기쁘고 행복감이 충만하지만 의외로 오래가지 않는다. 반면 속상한 일, 실패와 좌절은 떨쳐 내려 해도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기쁨이 쉽게 사라지는 것을 교만으로, 슬픔이 오래 남는 것을 자존감 저하로 오인하지 않을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배꼽시계에 속아서 살아온 것이다. 그러면 어쩌라고? 여기에 대해 학자들은 어쩌다 한 번 오는 큰 행운보다 자잘하지만 자주 기쁠 일을 만드는 것이 행복을 유지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마치 폭식증을 치료하기 위해 적은 양을 자주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출근길 전철에서 좌석에 앉은 것, 점심 식사에 좋아하는 반찬이 나오는 것 같은 소소한 일상의 사건을 행복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 어쩔 수 없이 짧은 유효기간을 갖도록 세팅된 행복 시스템을 켜진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뇌와 마음의 세팅에 울고 웃는 우리, 이런 마음의 메커니즘을 잘 알아야 행복감도 늘어나게 되는 것 같다.
  • 폐경 후 유방암 위험, 체중 줄이면 해결

    폐경 후 유방암 위험, 체중 줄이면 해결

    폐경 후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약간만 체중을 줄이기만 하더라도 이런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미국 캘리포니아주 시티오브호프 병원 종양치료연구실 로완 츨레보우스키 박사팀이 50~79세 폐경 여성 6만 1335명을 장기 추적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발견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최근 열린 ‘2017 유방암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조사 대상 여성들은 41%가 정상체중, 34%가 과체중, 25%는 비만이었고 11년 조사기간 동안 3061명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은 체중 감소와 유방암 발병률을 비교한 결과 체중이 5% 줄어든 여성은 체중 변화가 없는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률이 12% 낮았고, 체중이 15% 줄얻느 여성은 유방암 위험이 37%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폐경 후 체중이 5% 정도 이상 늘어나는 여성은 ‘삼중 음성 유방암’ 위험이 54%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중 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HER2 수용체 3가지 모두 나타나지 않는 유방암으로 전체 유방암의 15~20%를 차지하는데 암의 진행이 빠르고 공격적이어서 치료가 가장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체중이 증가하면 지방조직이 유방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에스트로겐 과잉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츨레보우스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대부분의 유방암이 발생하는 폐경 여성에게는 체중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유방암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방법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과체중이나 비만은 염증에 취약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일식 볼 때 ‘짝퉁 안경’ 쓴 20대 여성 ‘망막 손상’

    일식 볼 때 ‘짝퉁 안경’ 쓴 20대 여성 ‘망막 손상’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한 20대 여성이 일식을 관찰하기 위해 전용 안경을 빌려 썼음에도 망막이 손상된 희소 사례가 미국의학협회 안과저널(JAMA Ophthalmology) 7일자에 보고됐다. 이 여성의 망막에는 일식과 같은 초승달 모양의 상처가 남아 있었다. 니아 페인이라는 이름의 이 26세 여성은 지난 8월 21일 뉴욕에 있는 스태튼섬에서 일식 현상을 관찰했다. “처음에는 맨눈으로 태양을 올려다봤지만, 눈부심이 너무 심해 아무것도 보지 못해 근처에 있던 한 여성에게 안경을 잠시 빌려 쓰고 15~20초 동안 부분 일식을 봤다”고 그녀는 떠올렸다. 일식을 관찰하려면 국제표준화기구(IOS) 기준을 충족하는 전용 안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일식을 관찰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전용 안경을 구하기도 어려웠다. 니아 페인 역시 기준을 충족하는 전용 안경이 어떻게 보이는지도 몰랐다. 그녀는 “빌려 썼던 안경은 일반적인 선글라스와 비슷했으며 태양이 매우 눈부시게 느껴졌지만 걱정은 하지 않았다”면서 “일식 관찰이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6시간 뒤 그녀는 시야의 중심부에 어둡게 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심지어 다음 날이 되자 왼쪽 눈은 중심부의 시야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됐다고 한다. 그 즉시 그녀는 인근 병원 응급실을 찾아갔다. 하지만 그녀의 증상은 그리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녀는 망막 검사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그녀는 친구의 소개로 일식 관찰 이틀 만에 뉴욕에 있는 마운트시나이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거기서 안과 전문의들에게 진료를 받은 그녀는 태양광에 의해 망막이 손상돼 일어나는 일광 망막병증(solar retinopathy)을 진단받았다. 증상은 양쪽 눈에 있었지만, 왼쪽 눈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 의사는 적응제어광학(adaptive optics)으로 불리는 기술이 들어간 검사 장치를 사용해 페인의 두 눈의 이미지를 촬영, 손상된 정도를 살폈다. 그 결과, 망막의 빛수용체 세포에 초승달 모양의 손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 의사는 “망막 빛수용체 세포에는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태양 모양의 손상 흔적이 남아 있었다”면서 “그녀에게 시야에서 어둡게 보이는 부분의 모양을 그림으로 그리게 한 결과, 당시 뉴욕에서 관찰됐던 일식 모양과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적응제어광학은 미군이 레이저 광선을 조준 목적으로 개발한 기술로, 망원경에 응용돼 지금은 망막의 빛수용체 세포를 검사하는 장치에도 쓰이게 됐다. 기존에는 유리 슬라이드를 사용해 현미경으로 검사했는데 이만큼 자세히 관찰할 수 없었다. 현재 일광 망막병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증상은 어느 정도 개선할 수는 있지만 다시 나빠질 수도 있고 완치할 수 없다. 미국의학협회는 페인이 썼던 안경은 국제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품이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천문학회에 따르면, 잠재적으로 위험한 일식 안경이 시장에 대량으로 유통돼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가짜 IOS 준수 라벨이 붙어있는 제품이 나돌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일식을 관찰한 지 벌써 몇 달이 지난 지금 페인의 증상은 좋아지거나 나빠지지도 않았다. 상태가 덜한 오른쪽 눈을 주로 쓰는 연습을 하고 있지만, TV나 영화를 볼 때는 화면 가까이 다가가야만 한다. 한 곳을 몇 초 이상 계속 보면 시야 중심에 점이 보이고, 그게 점점 커져 시야 전체를 덮어간다. 이 때문에 글자를 읽는 게 가장 어렵다고 그녀는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상태가 심한 왼쪽 눈에도 아직 주변 시야가 남아 있어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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