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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 인 포커스] ‘위안부 결의안’ 총대 멘 일본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일본계 미국 의원이 ‘위안부 결의안’ 채택에 총대를 메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캘리포니아 출신인 민주당의 마이크 혼다 하원 의원. 그는 지난 8일(현지시간) 109대 의회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위안부 문제가 정의롭게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혼다 의원은 이번 회기중에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추진했던 레인 에번스 의원의 은퇴를 기리는 발언을 통해 “에번스 의원이 해오던 일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에번스 의원이 주도했던 위안부 결의안은 국제관계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했으나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해 회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혼다 의원이 부모의 나라인 일본을 겨냥한 입법 활동을 추진하려는 것은 그의 독특한 이력과 관련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4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콜로라도의 일본인 집단수용소에서 유아기와 소년시절을 보내야 했다. 부모는 1953년 수용소에서 풀려난 뒤 캘리포니아의 새너제이에 정착해 딸기농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혼다 의원도 그곳에서 성장해 새너제이 주립대학을 졸업했다. 대학 시절 공공서비스 정신을 강조하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에 감동을 받고 평화유지군에 들어가 엘살바도르에서 2년간 자원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다. 엘살바도르에서 돌아온 혼다 의원은 과학 교사가 됐으며 후에 두 학교에서 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후 새너제이시 기획위원회, 새너제이 학교연합회 회장,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원 등을 거쳐 2000년 하원 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하원 과학위원회와 교통·사회간접시설위원회에서 활동했지만 시민권과 인권에 큰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미 1999년 캘리포니아 주의원 시절 일본이 2차대전 당시의 행위를 사과하고 배상하라는 내용의 결의안(AJR 27)을 제출해 통과시킨 바 있다. 결의안은 일본 정부가 종군위안부 희생자들에게 금전적 배상을 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 의회 소식통은 혼다 의원이 다소 ‘반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13일 노무현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낸시 펠로시·스테니 호이어·톰 랜토스 등 당 중진 의원들과 함께 노 대통령을 면담하기도 했다. 한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차기 위원장으로 내정된 민주당의 톰 랜토스 의원은 8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종군위안부 문제 등 잘못된 과거사에 대해 감추기보다는 해결하려고 나서는 것이 일본의 국익에도 부합된다.”고 혼다 의원을 지원 사격했다.dawn@seoul.co.kr
  • [Book Review] 레비가 자살한 까닭을 말한다

    “낙관적인 이야기를 한참 나눈 후, 집으로 가서 가스를 틀어놓거나 마천루에서 뛰어내리는 기묘한 낙관주의자들이 있다.” 유대인이었던 한나 아렌트의 글에 등장하는 이 기묘한 낙관주의자들은 유대인이다. 극도의 빈곤, 목숨을 건 밀항,‘불법체류자’로서의 오랜 도망생활, 몇차례에 걸친 사업의 실패와 같은 숱한 어려움을 이겨냈다. 겨우 환갑을 지난 나이에 옛 친구들을 술집으로 불러 기분 좋게 한잔 하고 집으로 가던 중 다리에서 목을 맸다. 마음 약한 죽음을 택한 이는 재일조선인 1세였다. 유대인과 재일조선인들은 유랑과 고향 상실의 비애를 공통적으로 겪었다. 저자 서경식씨는 유대인 쁘리모 레비의 묘를 찾아 한겨울 이탈리아로 떠난다.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박광현 옮김, 창비 펴냄)는 재일조선인 2세가 한 유대인의 삶을 반추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쁘리모 레비는 유대계 이탈리아인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 남았다.‘이것이 인간인가’ 등의 책으로 잔혹한 정치 폭력을 증언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문학가였다. 하지만 1987년 아파트 4층 난간을 넘어 아래층으로 몸을 던져 자살하고 만다. 1951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서경식씨는 현재 성공회대 연구교수로 국내 체류 중이다. 국내에 번역 출간된 책으로는 ‘나의 서양미술 순례’ ‘소년의 눈물’ ‘단절의 세기 증언의 시대’ 등이 있다. 그는 책에서 “윤동주는 자신의 언어인 조선어를 지킨 채 목숨을 잃었지만, 나는 이미 자신의 언어를 잃은 채 지배자의 언어인 일본어를 모어로 삼고 자랐다.”고 적고 있다. 어머니를 1980년, 아버지를 1983년 교토 교외에 묻은 뒤 저자는 세계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죽은 자의 무덤 앞에 섰다. 그들은 20세기의 역사에 내몰리고, 고향이나 가족과 강제로 헤어져야 했으며, 뿌리째 삶을 강탈당했던 이들이었다. 제국주의, 식민지 지배, 세계대전의 피해자들이었다. 저자의 큰형인 서승씨와 작은형 서준식씨는 서울대에서 사회학과 법학을 공부하다 ‘학원에 침투하여 박정희의 3선 저지운동을 배후에서 조종한 북의 스파이’란 명목으로 1971년 검거된다. 이들은 레비가 인간지옥 아우슈비츠에서 당한 것에 버금가는 구타와 물고문을 광주교도소에서 당했다. 형들을 감옥에 보낸 저자는 무력하게 레비의 ‘아우슈비츠는 끝나지 않았다’를 읽고 있었다.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잔혹한가, 인간은 어떻게 이 잔혹함을 견디며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가슴속으로 외치면서 말이다. 저자는 레비가 자살한 현장에서도 그가 자살한 이유를 찾지 못한다. 그의 죽음은 불안·공포·실의·절망 혹은 권태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기 위한, 그리고 ‘증인’으로서 마지막 일을 완수하기 위한 조용한 선택이었을지 모른다고 추측할 뿐이다. 저자의 말대로 냉혈이나 잔혹은 지금도 세계를 덮고 있다.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저지른 폭력이 이라크나 팔레스타인 등지에서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유대인 쁘리모 레비와 재일조선인 2세 서경식의 대화’인 이 책은 한국인들에게 경고의 메시지이다. 지난 시대의 폭력을 탈 역사화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레비의 죽음을 통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1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금융기관 사이버테러 비상

    미국 금융기관에 사이버테러 경보가 울렸다. 알-카에다와 관련 있는 테러단체의 협박때문이다. BBC는 1일 미 국토안보부의 발표를 인용해 미 주식시장과 은행 등 금융기관의 데이터베이스 및 웹사이트에 대한 알-카에다의 공격 협박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데이터베이스를 해킹, 저장된 정보를 삭제하고 주식과 은행 등 금융 온라인 시스템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경제 활동을 마비시키겠다는 으름장이다. 특히 “1일부터 한 달동안 ‘서비스거부(DoS)’ 등의 방법으로 사이버테러를 감행하겠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이 단체는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있는 미군 수용소의 포로 학대에 대한 보복조치 등을 이유로 들었다. 조애나 곤잘러스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안보부 컴퓨터 비상대기팀이 이같은 경고를 이날 미국 전역의 각 금융기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위협이 실제로 얼마만큼 심각하고 현실화될지의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인지 등도 밝히지 않았다. 미 금융시장은 이같은 협박에 별다른 동요없이 비교적 담담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국토안보부 등 관련부처와 ‘핫라인’을 열어놓고 전문가들을 대기시켜 놓는 등 해킹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9·11 테러 이후 사이버테러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게 이뤄져 온 것이 크게 동요하지 않는 주요 이유였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北인권 결의안 핵심 내용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유엔총회(제62차)에 부쳐진 대북 인권 결의안의 핵심은 북한의 인권 전반에 대한 우려표명과 함께 ▲인도적 지원 기구들의 북한 주재 보장 ▲특별보고관(문타폰)의 북한주민 접근 허용 ▲사무총장에 대해 북한 상황에 대한 포괄적인 보고서 제출 촉구 등이다. 다음은 5개항의 결의문 요약. 1. 북한내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심각한 다음의 인권 침해를 우려한다. -고문, 공개 처형, 정치적인 이유로 인한 사형 집행, 범죄인 수용소 등의 강제 노역. -추방 송환된 탈북자에 대한 고문 처벌. -자유에 대한 광범위하고 심각한 제한 및 국내 이동과 해외 여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 -여성 인권 및 기본 자유 침해, 매춘 강제결혼을 목적으로 하는 여성에 대한 인신 매매, 강제 유산, 수용소 등에서의 송환 여성 아동 살해행위. -외국인 납치 관련, 국제적인 우려가 계속해서 미 해결로 남아 있는 상태. -북한 주민의 심각한 영양 실조 및 어려움을 야기하는 경제 및 사회적 권리에 대한 침해. 2. 유엔 인권고등판무관과 북한 당국과의 대화 노력에 대한 북한의 비협조를 우려한다. 3. 북한 당국의 잘못된 관리로 인한 인도적인 상황, 특히 아동인구의 신체적, 정신적인 발달 상태를 우려하고, 인도 지원 단체들이 북한에 주재하는 것을 북당국이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4. 유엔 총회 등의 대북 권고 조치의 완전한 이행과 특별 보고관의 북한 주민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권을 허용할 것, 유엔 인권 메커니즘에 충분한 협력을 제공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5. 사무총장은 북한의 상황에 대한 포괄적인 보고서를 제출할 것과 특별 보고관은 그가 찾은 사실 관계 및 권고 사항을 보고하도록 촉구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쉰들러 리스트(MBC무비스 오후 5시) 오스카 쉰들러라는 실제 인물의 사연을 영화화했다. 쉰들러는 2차대전이 일어나자 독일이 점령한 폴란드에 들어가 나치당원이 된 뒤 무주공산이 된 유태인 회사를 접수한다. 그러나 유태인들의 비참한 실상에 차츰 눈 뜨게 된 쉰들러는 유태인들을 구하기로 결심한다. 폴란드 수용소에서 아우슈비츠에 끌려갈 유태인 1100명을 빼내 자기의 공장에 취직시킨 뒤 마침내 이들을 탈출시킨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탁월한 연출로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를 휩쓸었다. 그러나 흑백필름에다 자료화면을 써서 다큐성으로 만든 것에 대해서는 비판이 있다. 항상 비교되는 영화가 1985년 프랑스 클로드 란츠만이 만든 다큐영화 ‘쇼아(shoah)’. 클로드 란츠만은 유태인 학살은, 두번 다시 그 어떤 방식으로 재현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수용소와 학살을 경험한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그들의 진술만을 담았다. 자료화면이나 사진은 전혀 쓰지 않았다. 이 덕에 제작기간만 8년, 러닝타임만도 556분에 이르는 대작으로 탄생했다. 이 때문에 쉰들러 리스트는 그 표현방식에서 쇼아와 비교됐다.‘고통스러웠던 과거를 재현해 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두고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 이 관점에서 보자면 쉰들러 리스트는 그냥 가슴 한번 찡하고 눈물 한번 찔끔 흘릴 만한, 고만고만한 아카데미용 영화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감동의 눈물도 좋지만 역사적 아픔을 재현하는 방식의 진정성을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듯. 쇼아는 히브리어로 ‘절멸’이다. 흔히 쓰이는 ‘홀로코스트’는 ‘제사의식에 쓰이는 동물’에서 나온 단어라 쇼아가 더 적절한 표현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 자신이 유태인이기도 한 스티븐 스필버그도 쉰들러 리스트 흥행 뒤 만든 재단에 ‘쇼아 재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1993년작,197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파 프롬 헤븐(KBS1 밤 12시30분) 1950년대 미국 백인 중산층의 모든 것을 담은 영화. 남 부러울 것 없는 가정이 남편의 주체할 수 없는 동성애로 깨져나가면서 부인마저 흑인과 사랑에 빠진다. 성과 인종이라는 벽 앞에서 이들 부부는 어떤 선택을 할까. 1950년대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어 잔잔하면서도 흡입력 있다는 호평과 진부하다는 악평이 엇갈린다. 설사 진부하다 해도 ‘시핑뉴스’,‘디 아워스’,‘프리덤 랜드’ 등에서 빛나는 연기를 선보였던 줄리안 무어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2002년작,107분.
  • 美, 탈북청소년 3명 망명 허용

    미국은 지난달 초 중국 선양(瀋陽)의 한국 총영사관을 이탈, 근처 미국 총영사관으로 진입했던 3명의 탈북 청소년에게 망명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 당국은 이 청소년들을 미국에 정착시키기로 결정하고, 중국 당국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이들 중 2명은 11∼12살에 부모가 없는 고아들이고 나머지 한 명은 18∼19세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로 친인척 관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는 이 탈북 청소년들에 대해 “경제적 이유로 탈북한 것이므로 난민이 될 수 없다.”며 중국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 5월 역시 똑같은 선양의 미 총영사관에 진입한 탈북자 3명의 미국 망명을 허용했다. 당시 한국 총영사관을 이탈해 미 총영사관으로 넘어간 탈북자는 모두 4명이었지만 이들 가운데 정치범 수용소에서 일한 경력이 드러난 1명을 제외한 3명이 정치적 망명 형식으로 7월22일 미국으로 건너갔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 탈북 청소년들이 과거 전력에 문제가 없는 데다 지난 5월 중국 당국이 유사한 사례에 망명을 허용한 것으로 볼 때 이들도 미국행 비행기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 연합뉴스
  • [24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회사 회식자리에 참석하던 창석씨는 아내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진다. 사랑스러운 아내이자 자상한 엄마였던 나연씨에게 해줄 것이 없는 현실에 창석씨는 목이 멘다. 다음날이 되자 사위에게 할 말이 있다며 장모가 창석씨를 부른다. 고생하는 사위가 자신의 탓인 양 안타깝던 장모는 어렵게 이혼 이야기를 꺼낸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직장인의 무려 70% 이상이 15분 이내에 식사를 마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빨리 먹는 식습관은 위식도 역류 질환을 비롯한 소화기계 질병은 물론 현대인 최대의 적이라는 비만을 유발하고 있다.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소홀하기 쉬웠던 ‘씹는 것’의 중요성과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주몽(MBC 오후 9시55분) 수용소에 찾아간 주몽과 오마협은 유민들을 이끌고 부여를 떠난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송주는 금와와 유화가 머무는 막사에 찾아가 이를 알리고, 송주의 말에 금와와 유화는 크게 안도한다. 한편, 예소야와 시종이 주위를 살피며 잰걸음으로 걸어가는데 하후천과 병사들이 이들을 가로막고 설란에게 데려간다.   ●수명연장프로젝트 TV종합병원(SBS 오후 7시5분) ‘뱃살’을 주제로 3가지 복부 비만의 유형을 알아보고, 유형에 따른 뱃살 빼기 공략법을 공개한다. 아랫배 비만의 경우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셀룰라이트의 모습을 함께 확인하고, 셀룰라이트를 예방하는 복부 마사지법을 소개한다. 김흥국, 인순이, 김종민 등 출연자들과 함께 배워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5분) 아르헨티나에 중동지역의 성지를 본뜬 테마파크가 있다.2000년 전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한 이곳에 해마다 수천 명이 방문한다. 모든 관광객이 볼 수 있도록 30분마다 재현하는 예수님 부활장면이 이곳의 하이라이트. 이슬람교와 유대교 역시 함께 보여주고 있는데 이슬람 사원도 눈에 띈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패션은 발끝에서 완성된다. 같은 옷을 입어도, 구두에 따라 색다른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 센스있는 구두 연출부터 더 날씬하고 더 길어 보이는 비결, 어울리는 구두 선택까지 가을 구두와 부츠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최신 유행 구두로 다시 태어나는 신발장 속 묵은 구두들의 알뜰한 변신도 지켜본다.
  • [이 한권의 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한나 아렌트 지음

    버림받은 동족으로부터 또 버림받은 사람!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버림받은 국외자(pariah)일 수밖에 없었다. 이는 인간의 연약함 속에서 이루어진 평범한 악의 드라마를 보여주려는 용기 때문에 아렌트가 지불해야만 했던 대가이다. 오늘 탄생 100주년을 맞는 아렌트는 이 책에서 수많은 유대인들을 인간도살장으로 내모는 아이히만의 정치적 악행을 이야기 형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야기는 결말부터 시작된다. ‘정의의 집’이라는 법정 정리의 외침과 더불어 드라마는 시작된다. 아이히만은 법정의 유리보호대 속에 보이지만, 벤구리온은 막후 진행자로 법정에서는 보이지 않는다(제1장). 이어 평범한 시민이며 친유대적이었던 아이히만이 생존과 성공 욕구 때문에 나치당에 가입해 유대인 문제 전문가, 인간 도살자로 부상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2∼3장). 유대인들을 인간도살장으로 내모는 조직적인 과정(추방, 수용, 학살)에서 ‘인간됨’을 포기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모습은 전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4∼6장). 드라마의 주역은 반제(Wannsee)에 위치한 한 가정의 저녁모임을 계기로 본디오 빌라도라도 된 듯이 양심을 버린 채 ‘국가적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인간 도살자로 변신한다(7∼8장). 이후 유럽 전역에서 유대인의 소거과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9∼13장). 종결부에 이르러 아이히만은 “모두 만날 것입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사형당한다(15장). 아렌트는 바로 이 장면에서 ‘악의 평범성’이란 말로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며 이야기를 종결한다(15장과 후기). 이 책에 드러난 주옥같은 정치적 지혜들을 짧은 지면에 담기에는 부족하다. 이 가운데 하나를 들자면, 그것은 바로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이다. 아렌트는 사유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는 삶은 정치적 악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명제를 제시했다. 유대인들은 아렌트가 악마인 아이히만을 용서하고 동족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손상시켰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아렌트는 유대인위원회와 유대인 경찰의 나치 동조를 부각시켰다는 이유로 반유대주의자로 낙인찍혀 소모적인 논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었다. 악의 평범성을 둘러싼 논쟁은 이후 수없이 제기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쟁점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아렌트는 양심 문제, 조직화된 범죄와 책임 문제, 인간성 문제, 정치적 의무, 정치행위와 말의 관계 등 다양한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삶의 근본 문제를 새롭게 조명한 이 책은 치열한 학문적 논쟁의 계기를 제공하였으며, 정치평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평범한 것 같지만 심오한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기에 저자의 의도를 생생하게 살려 우리말로 옮기기 어려운 책이다. 아렌트 연구의 권위자인 숭실대 김선욱 교수의 진지한 노력으로 비로소 빛을 보게 되어 다행이다. 일반정부를 총독관구로, 죽음의 수용소를 인간도살장으로 표기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전반적으로 우리 언어감각에 맞게 생소한 용어와 문장을 옮기려고 고심했으며 정화열(미국 모라비언대) 교수의 해제를 포함시킬 정도로 독자들을 배려한 역서이다. 홍원표 한국외대 정치철학 교수
  • [열린세상] ‘그림자 놀이’에 스러지는 인문학/김정란 상지대 교수 시인

    인문학자들이 인문학의 위기를 호소하며 그것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사회에 요청하고 있다. 고려대 인문학 교수들의 선언에 이어 전국 80여개 대학장들이 인문학을 살릴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의 마련을 호소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그 사이 간간이 터져나오던 인문학자들의 비명이 한데 모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공계의 위기’에 관한 담론은 자주 사회적으로 이슈화되었다. 그러나 ‘인문학의 위기’가 대대적으로 이슈화된 적은 없었다.‘이공계의 위기’가 논의될 때마다 인문학자들은 속으로 조용히 삭일 뿐이었다.‘어쨌든 그건 이야기라도 되는구나. 인문학은 아예 그조차도 못되는구나.’라고. 나는 한국 사회에 등록되기 시작한 ‘이공계의 위기’나 ‘인문학의 위기’ 모두가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모든 것을 돈을 만들어내는 물질적 성과 위주로 판단하면서 그 기초를 무시해 왔기 때문이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며, 결국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 왔다. 지속적인 경쟁력은 무엇보다 기초적인 실력에서 온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문학 위기의 일단은 분명히 문명적인 것이다. 세계는 아주 빠른 속도로 인문학을 내다 버리고 있는 중인 것처럼 보인다. 모든 것을 현실적 결과로만 판단하는 추세는 한국만의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지혜로운 눈은 현상의 표층 아래에서 도도히 흘러가는 다른 힘을 헤아린다. 지혜로운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그 표층 아래의 흐름을 현상과 함께 헤아리고 미래를 준비한다. 현상만을 좇으면, 결국 그 공동체는 그림자 놀이만을 하다가 만다. 그 공동체는 진정으로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아무것도 생성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의 인문학의 위기는 아주 기이한 현상을 보인다. 초라한 인문학의 이면에는 문화의 기이한 버블 현상이 있는 것이다. 인문학은 문화의 물줄기 같은 것이다. 그것은 문화상품이라는 최종의 산물을 만들어내는 근원의 역할을 한다. 그런데 수원은 말라 가는데, 하류에서는 지금 물놀이를 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분수를 만들어서 멋지게 공중에 쏘아 올리고, 그 위에 배를 띄우고 신나게 놀고 있다. 인문학이 지금처럼 위기상황에 몰리게 된 데에는 물론 인문학자들의 잘못도 있다. 그들은 대중과의 소통에 게을렀고, 대학이라는 안전한 틀 안에 갇혀 세상에 벼락이 치든 말든 나 몰라라 자신만의 작업에 몰두했다. 그러나 인문학자들에게만 잘못을 물을 수는 없다. 인문학은 성숙하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국가 전체 차원에서 큰 틀의 철학을 정립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막바로 시장으로 떠밀어 넣으면 인문학은 고사해 버릴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처럼 근대의 경험이 짧고, 그나마도 왜곡될 대로 왜곡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서구인들이 수백 년에 걸쳐 연습한 것을 우리는 몇 배로 축약해서 빠르게 그리고 집약적으로 치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혼란의 덩어리 그 자체이다. 인문학은 결국 역사적 경험의 분절과 연관되어 있다. 현상의 차원에서 문화 상품들이 그때그때 대중의 느낌과 경험을 양식화하는 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인문학이 그 현상적 경험들을 역사적 경험과의 관계 안에서 제대로 자리잡아 주지 않으면 그것은 늘상 임시수용소에서의 삶의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매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초를 마련한다는 발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건강한 정신적 몸 만들기 같은 근본적인 플랜이 있어야 한다. 대증적 요법으로는 시간 안에서 버티는 작업을 만들어낼 수 없다. 그리고 그 얇은 시간에 대한 경험으로는 미래의 강한 공동체를 약속할 수 없다. 모든 것은 우연의 바람 안에서 정신없이 흔들려버릴 것이므로. 김정란 상지대 교수 시인
  • 개념사 사전 펴낸 코젤렉 ‘단순 보수’였나

    진보개혁 정부에 대한 기대는 한없이 높았으나, 수년간 실제 경험 끝에 거의 실패 쪽으로 진단이 기울어지고 있다.‘로드맵 정부’라는 비아냥처럼 당장 뭔가 이뤄질 듯 말은 많았는데 둘러보니 제대로 된 게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반대편으로 눈길을 돌려보니,‘자유민주주의’를 열심히 외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자유’와 ‘민주’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거친 숨 한번 고르고 도대체 한번 정리해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 이런 차원에서 지난 23일 서양사학회 주최로 열린 ‘라인하르트 코젤렉 추모 학술대회’는 각별히 눈길을 끌었다. 코젤렉은 독일 학자로는 특이하게 프랑스적인 냄새를 짙게 풍긴다. 역사를 통해 과거를 알 수 있고, 미래에 대처할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통념에 강한 회의감을 나타내서다.‘과거-현재-미래=발전·진보’라는 생각은 근대가 퍼뜨린 풍문에 불과하고, 이는 기대와 경험간에 현격한 차이를 불러오기 때문에 근대 자체를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 우려했다. 대개 이런 회의주의는 그 자체로 보수에 기여한다는 비판에 몰리기 십상인데 전진성 부산교대 교수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고 본다. 전 교수는 코젤렉이 2차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소련군 포로수용소를 경험했다는 점에 주목한다.‘미래의 번영’을 약속한 두 진영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근대가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까.’라는 강한 회의를 심어줬다는 것. 전 교수는 그래서 코젤렉을 ‘신보수주의자’이되 단순 보수로의 복귀가 아니라 ‘근대성에 대한 원리적 비판에 토대를 둔’ 사람으로 평가한다. 이는 역사학 자체에 대한 성찰로도 이어진다.‘진보’라는 근대의 관념 때문에 역사학은 그 어느 때보다 근대에 들어서서 호강해서다. 코젤렉은 이런 근대 역사연구자들에게 “역사학이라는 학문의 본원적 성격과 가능성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무엇보다 코젤렉이 25년간 100여명의 학자를 동원해 펴낸 7000여쪽에 이르는 ‘역사 기본개념 사전’(흔히 ‘개념사 사전’으로 불림)과 같은 시도가 여러 나라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하나의 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23일 개성공단 방문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이 23일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는 22일 “구리아 사무총장은 23일 오전 개성공단을 방문, 관리위원회로부터 현황 브리핑을 듣고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와 입주기업 2곳을 돌아본 뒤 오후 4시30분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동근 관리위원장은 구리아 사무총장의 방문에 대해 “북측에서도 매우 협조적”이라며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OECD 회원국의 이해를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인 요덕수용소를 풍자한 뮤지컬 ‘요덕스토리’ 공연에 초청을 받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실제 관람을 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요덕스토리’의 미국 공연을 후원하고 있는 수전 숄티 디펜스포럼 대표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지난주에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 내외를 요덕스토리 공연 첫날에 공식적으로 초대하는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부의 주요 인사와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보여온 의원에게도 요덕스토리 공연에 대해 알렸고 공식적인 초청장을 발송하고 있다.”며 “지난 주 디펜스포럼 명의로 주요 의회 인사들에게 공연을 소개하는 e메일도 보냈다.”고 말했다. 요덕스토리는 다음달 4∼6일 워싱턴에 이어 로스앤젤레스 등으로 무대를 옮겨 공연될 예정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부시 ‘CIA 비밀감옥’ 시인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테러 용의자들을 구금, 신문하기 위해 중앙정보국(CIA)에 의해 유럽 등에 설치된 비밀감옥의 존재를 시인했다.이 감옥의 존재는 지난해 말 뉴욕 타임스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으나 부시 대통령이나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시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 9·11 테러 희생자 유족들을 초청해 행한 연설에서 당시 비행기 납치 기획자로 알려진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를 비롯,14명의 일급 용의자들이 CIA 비밀감옥에서 미군이 운영하는 쿠바의 관타나모 수용소로 이관됐으며 내년 초 재판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모하메드 이외의 구금자 중에는 9·11때 항공기를 납치하려 했던 혐의를 받고 있는 람지 비날시브, 알 카에다 조직원간의 연결고리로 알려진 아부 주바 등이 있다.1998년 케냐 및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 테러 용의자,2000년 예멘에서의 미 군함 콜호 폭탄테러 용의자 등이 있다고 부시 대통령은 설명했다. 그는 또 “테러범들이 어디에 숨어 있고,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는가에 대한 가장 중요한 정보원은 테러범 자신들”이라며 “이들을 비밀리에 수용하고, 전문가들이 신문할 수 있으며, 테러 행위의 책임을 적절히 따질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고 비밀감옥의 당위성을 강변했다. 시사주간 타임은 부시 대통령이 구금자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들이 알 카에다 핵심이라는 사실을 알림으로써 비밀감옥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며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예상되는 민주당의 공세를 미리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테러와의 전쟁 탓에 가뜩이나 불편해진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려는 전략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비밀감옥 프로그램은 미 행정부 변호사들에 의해 검토됐고,CIA 내부에서 엄격히 감독됐다고 강조했다.그는 이곳에서의 신문 방법에 대해선 상세히 언급하지 않은 채 “조사 기법들이 혹독하긴 했지만 고문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의혹을 일축했다.이어 부시 대통령은 국방부 관할인 관타나모 기지로 이들 용의자 신병이 이관됨에 따라 다른 재소자들과 마찬가지로 제네바 협약에 따른 보호를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테러 용의자들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열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하루 빨리 처리해줄 것을 의회에 요청하는 등 ‘선수’를 치고 나섰다.dawn@seoul.co.kr
  • [Book Review ] ‘신음하는 지구’ 희망은 없는가

    태평양의 아름다운 환초섬 투발루. 지금 이 시간에도 이 섬은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해수면 상승률은 1년에 몇㎜ 정도였지만, 이제 가속이 붙어 섬의 생명을 앗아갈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에서는 주민들을 ‘노아의 방주’에 태워 뉴질랜드로 대피시킬 계획까지 짜놨다. 지구온난화의 최전선에서 위협받는 건 알래스카도 마찬가지. 일년 내내 얼어붙어 있어야 할 땅이 녹아버리면서 집과 도로 곳곳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나 북극곰 등 오랜 친구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슬퍼하면서도 석유를 얻기 위해 북극 야생동물보호구역을 개발해야 한다고 외친다. 이 ‘지속불가능한’ 개발에 대한 욕망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마크 라이너스 지음, 이한중 옮김, 돌베개 펴냄)은 투발루에서 알래스카까지 지구온난화의 최전선을 누비며 쓴 책이다. 피지 출신의 환경운동가인 저자는 3년 동안 투발루의 어민, 알래스카 에스키모, 미국의 허리케인 헌터, 그리고 수많은 과학자들을 만났다. 책은 기후과학이 밝혀낸 다양한 재앙의 징후들을 보여준다. 페루의 웅장한 열대 산악빙하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 페루와 인근의 남미 국가들은 이로 인해 심각한 물부족 사태가 우려된다. 강수량이 적은 이 지역의 물순환과 생태계는 전적으로 안데스 산맥이라는 자연의 급수탑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의 빙하에 의존하고 있는 인도나 톈산산맥의 빙하에 의존하는 중앙아시아 건조지역 국가들도 물부족은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이다. 열대성 폭풍이나 태풍, 허리케인은 지구온난화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대서양 연안 국가들의 분류체계에 따르면 허리케인은 처음에 열대성 저기압으로 시작됐다가 세력이 강해지면 ‘열대성 폭풍’이 되고 풍속이 시속 120㎞에 이르면 비로소 ‘허리케인’이라는 칭호를 얻게 된다. 같은 폭풍이지만 태평양 서부에서는 ‘태풍’으로, 인도양에서는 ‘사이클론’으로 불린다. 책은 미국 프린스턴에 있는 지구물리유체역학연구소의 기후 시뮬레이션 연구를 소개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이산화탄소의 비중이 높은 기후에서는 폭풍의 강도가 5∼10%까지 더 세진다. 또한 폭풍으로 인한 피해는 풍속이 높아짐에 따라 거듭제곱으로 늘어난다. 저자는 지구가 이전에도 지구온난화 때문에 참화를 겪은 적이 있음을 상기시키며 지구의 미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2억년 전 페름기 말 다양한 동식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지구는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했다. 화산 폭발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간 데 따른 재앙이었다. 이후 10만년 동안 하늘에서는 매일같이 검붉은 산성비가 내렸고 바다는 지독한 메탄가스를 내뿜었다. 저자는 이런 지옥의 묵시록 같은 암울한 이야기를 전하는 한편 “아직도 희망은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책의 마지막 장은 2000년 헤이그 회담과 2001년의 본 회담을 중심으로 교토의정서가 거의 휴지조각으로 폐기되기 직전까지 갔다가 구사일생으로 되살아난 과정을 다룬다. 미국과 ‘우산그룹’(호주·캐나다·일본 등 미국의 반환경 정책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그룹), 석유자본의 치열한 로비가 교토의정서를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초라하게 만들어버린 내력을 살피며 강자의 논리에 휘둘리는 국제 현실을 고발한다. 미국은 여전히 교토의정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하고, 호주는 투발루인들보다 30배나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호주는 ‘환경난민’들이 자국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수용소를 지어달라는 몰상식한 요구까지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투발루는 전기를 일으키는 데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등 ‘탄소중립적(carbon-neutral)’ 경제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면서 파손된 도로, 해수면 상승으로 밑동이 파헤쳐진 나무, 초목지대까지 집어삼키고 있는 중국의 사막화…. 이런 풍경은 이제 더이상 낯설지 않다. 이 책은 이같은 지구온난화의 최전선을 추적 소개, 그것을 우리의 구체적인 고통과 슬픔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泰 ‘탈북자 10만명 입국대기설’ 긴장

    최근 태국이 탈북자들의 대거 탈출 근거지로 부각된 가운데,22일 밤 한인교회의 보호를 받고 있던 탈북자 175명이 태국 현지 경찰에 의해 이민국으로 연행돼 파장이 예상된다. 태국 주재 미대사관에서 10여명이 미국행을 요구하며 두달여 동안 머물고 있고 NGO사무실 등에도 20여명이 있는 등 모두 260여명의 탈북자들이 현재 태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의 앨런 사우어브레이 인구·난민·이주 담당 차관보가 안토니오 구티에레스 유엔난민고등판무관과 함께 다음주 태국을 방문, 탈북자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3일 보도했다. 사우어브레이 차관보의 태국 방문은 탈북자들의 미국행 절차 등과 관련한 문제 협의로 지난 5월 태국에서 6명의 탈북자가 공개적으로 난민지위를 얻어 미국행에 성공한 이후 미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의 수가 점증하는 데 따라 이뤄진 것이어서 미 행정부의 탈북자 정책의 적극성과 관련, 주목된다.●태국 정부의 골칫거리 ‘탈북자’ 태국 방콕의 호이쾅 경찰서는 주태국 한국대사관 근처에 있는 2층짜리 주택을 급습, 이곳에 기거하며 제3국행을 기다리고 있던 탈북자 175명을 경찰차 등 버스 3대에 태워 이민국 수용소로 강제 연행했다.이들 중 16명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서 발행한 여행증명서를 갖고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3년 전부터 가족단위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중국과 라오스를 거쳐 태국으로 밀입국한 이들이다. 방 10개짜리 주택에 탈북자들이 급증하고, 은신하는 이들 특유의 수상한 거동을 보이자 현지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급습이 이뤄졌다. 탈북자들의 연행거부로 3시간 동안 대치했다고 한다. 탈북자는 부녀자가 대부분이며 이 중에는 어린이와 임산부와 장애인, 심장병 환자 등이 끼어 있다.●태국 “공개적 미국행, 북한 자극” 태국 정부는 지난 5월 탈북자 6명의 미국행이 공개적으로 보도되자, 북한과의 관계가 어려워진다면서 미측에 불만을 토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콕 주재 북한 대사관측이 태국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는 얘기도 있다. 미국 역시 탈북자들을 적극 수용했을 때의 부작용을 우려, 난민자격 심사에 상당히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정부는 그동안 탈북자 처리 문제에 중국과 달리 묵인해 오는 등 관대한 편이었다. 교도 통신은 수왓 툼롱시스쿨 태국 이민국 국장의 말을 인용,“최근 10만명의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인근 국가를 거쳐 태국으로 입국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태국 이민국 경찰의 말을 인용해 “올해 들어 태국으로 들어온 탈북자가 40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정부는 “태국 탈북자 사태 해결에 노력하겠다.”는 공식 반응만 내며 신중하게 대응 중이다. 지난 2004년 7월 480여명의 탈북자가 베트남을 통해 입국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북한이 10개월 간 당국간 대화를 중단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노벨문학상 반납하라”

    독일 대문호 귄터 그라스(78)가 최근 회고록 출간과 관련한 인터뷰에서 나치 친위대에 복무했다고 고백한 것이 일파만파의 파문을 낳고 있다.1999년 받았던 노벨문학상 반납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독일 빌트지에 “그가 친위대원으로 복무했던 사실이 알려졌다면 결코 노벨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스스로 상을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라스의 출생지이자 1959년 출간된 소설 ‘양철북’의 배경인 폴란드의 그단스크(옛 단치히)에선 명예시민증을 박탈하라는 요구가 거세다.그단스크는 나치의 첫 침공지로, 친위대원이 명예시민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국제 펜클럽 체코 본부도 그라스에게 수여한 차페크 문학상의 철회를 검토하고 있다. 체코 작가 카렐 차페크의 형은 나치 수용소에서 살해됐다.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 대변인은 “일생동안 정치인과 사회에 높은 도덕성을 요구해온 그가 이제는 자신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비난했다. 보수 진영은 “자신의 과거에는 침묵한 채 타인에게 나치 전력을 고백하라고 촉구한 것은 위선”이라고 쏘아붙이고 있다. 독일 사회민주당도 “실망이 크다. 훨씬 일찍 고백했어야 옳았다.”고 비난에 가세했다. 하지만 일부 작가들은 고백이 아직도 늦은 것은 아니라며 그라스 편을 들고 있다. 한 작가는 “인생의 마지막 길에 과거를 솔직히 고백한 것은 매우 인상적이고 감동적이다.”고 말했다.그라스는 지금까지 나치 시절 군복무와 관련 방공부대에 근무했다고 밝혀 왔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6) 경남 통영 용초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6) 경남 통영 용초도

    통영 앞바다의 수많은 섬 사이를 휘돌아 도착한 한산면 용호리. 영화속에서 아름답게만 묘사되어 있는 용초도는 전쟁포로 수용을 위해 마을 전주민이 강제로 소개(疏開)되고 전쟁당시에는 공산포로, 포로교환 후에는 귀환한 국군포로들이 번갈아 수용되었던 아픔의 섬이다. 지난 3일 전국적으로 장마로 난리를 친 후 찾아간 용초도는 한여름 폭염으로 사람 그림자도 찾을수가 없었다. 부두를 나서자 허름한 포로수용소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희미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자 정상에 꽤 넓은 터가 나타났다. 당시 수용자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던 대형 저수조가 숲에 가려져 있다. 콘크리트로 두껍고 둥글게 만든 저수조는 둘레가 족히 30m는 넘어 보였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저수조에는 지난 역사의 흔적을 말해주듯 나무와 잡풀들이 가득하다. 지금도 간간이 산짐승들이 빠져 죽음을 맞이한단다. 올라왔던 산길 반대편 층계진 곳에 수용소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으나 지금은 폐허가 되어 잡풀에 묶여있다. 마을을 뒤로하고 영화 ‘국화꽃 향기’에서 두 연인의 애절한 사랑을 엮어낸 용호분교를 찾았다. 촬영 당시 배경이 되었던 학교는 태풍 매미가 휩쓸어가고 해변에는 최신시설을 갖춘 현대식 건물이 들어섰다. 학교로 들어서자 웃음이 흘러나왔다. 방학인데 수업을 하느냐고 묻자 2년째 근무중인 김진홍(40) 선생은 “방학이지만 학생들이 도시처럼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원하는 학생은 학교로 매일 등교합니다. 아이들을 보면 텔레비전에서나 나오는 옛날 어린이들이 생각이 나요.”라고 말한다. 학생들이 견문을 넓히기 위해 창원이나 마산에 현장학습을 갈 때면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트를 보고 놀라고 오락실을 보고도 신기해한다고 한다. 이번 겨울에는 스키장에 갈 예정이다. 꼬마들에겐 아직 바다와 모래밭이 친구고 놀이터이고 세상이다. 산새와 바닷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새벽, 배 가득히 쌓인 다시마를 내리는 정우건(53)씨 부부. 건강이 악화되어 6개월 시한부선언을 받아 30년 객지생활을 마감하고 낙향했다.8년이 지난 지금은 누구보다 건강하고 열심히 살아간다. 도시에서 돈도 많이 벌었었지만 아픈 뒤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낙도에서 나서 자란 그는 “때 묻지 않고 복잡하지 않고 욕심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이 섬에서 여생을 보내겠다.”며 고향을 자랑한다. 농어촌총각들의 결혼문제는 이 섬도 예외가 아니다. 호두마을에는 6명의 외국인 신부(新婦)들이 있다. 베트남, 파키스탄, 캄보디아에서 온 신부 6명이 가정을 꾸려가며 산다. 결혼생활 2년째인 라케나(22)는 6개월된 딸을 안고 배 타고 나간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처음 한달간 햄만 먹었지만 지금은 김치찌개도 잘 만들고 한국음식이 맛있단다. 이웃한 외국인 신부들과 고향 이야기, 아기 이야기로 향수를 달래곤 한다. 일주일에 한번 통영에 나가 한국말을 배우고 노래도 배우는 것이 즐겁단다.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과, 고향을 그리는 사람들이 어울려 넉넉히 살아가는 섬. 아픔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섬을 뒤로하고 이방인은 도회지로 나선다. 글 김명국기자daunso@seou.co.kr
  • 납북 동진호 임국재씨 탈북실패 수용소 수감

    1987년 1월 서해 백령도 부근에서 북한경비정에 의해 납북됐던 동진27호 선원 임국재(55)씨가 세 차례의 탈북을 시도하다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이날 “동진호 선원 임씨가 지난해 세번째 탈북 시도에서 실패했다가 함북 청진에 있는 제 25호 수성교화소에 수감됐다는 소식을 최근 들었다.”고 밝혔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北지원물자 주민에 혜택 안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지난 5월 미국으로 망명한 탈북자 6명이 19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인권 상황과 탈북자들의 참상에 대해 증언했다. 탈북자들은 신분이 노출되면 북한의 가족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을 우려,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야구모자를 눌러쓴 채 가명으로 북한내의 고문과 식량난 등을 밝혔다. 탈북자들은 또 지난 3개월 동안 미국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영어 공부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식회견은 지난 5월24일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두번째로 탈북 과정에 깊이 관여했던 공화당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인육사건’ 등 북한 참상을 고발했다. 지난 97년 북한을 탈출, 중국에 머물다가 3번이나 북송당했다는 요셉씨는 “중국에서 공안에 붙잡혀 북송된 뒤 정치범 수용소의 지하 10m 감방에서 6개월간 지내다 극적으로 탈출했다.”면서 “몸이 공중에 매달린 채 매질을 당했으며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찬미씨는 “북한에 있을 때 한국과 다른 나라에서 북한에 물자지원을 많이 하는 것을 알았지만 실제로 주민들에게는 (혜택이)오지 않고 전쟁준비나 핵무기를 만드는데 쓰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대북지원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평양 어린이들의 실상에 대해선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30여명의 학생이 있는 한 학급에 교과서가 10권 정도만 공급된다고 밝혔다. 유엔에서 과자가 지원되는 데 교원과 교장이 (중간에서)떼어먹어 학생들에겐 일부만 지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dawn@seoul.co.kr
  • [씨줄날줄] 관타나모 위헌/이목희 논설위원

    강경 이미지의 부시 미국 대통령도 기자들에게 가끔 엄살을 떤다. 지난 주말에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 ‘잔인하게 굴지 마세요(Don’t be cruel)’를 외치며 언론의 선처를 요청했다. 그를 곤경에 빠트린 것은 관타나모수용소의 특별군사법정 문제. 미 연방대법원이 위헌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관타나모수용소는 미국의 아킬레스건이다. 부시의 대외정책에 항상 동조하는 블레어 영국 총리조차 고개를 저을 정도다. 올 2월 베를린영화제는 마이클 윈터보텀에게 감독상을 주었다. 그의 작품명은 ‘관타나모 가는 길’. 무슬림인 영국 청년 3명이 친구 결혼식 참석차 파키스탄에 갔다가 테러용의자로 체포된다. 관타나모에서 2년간 구타 등 인권학대를 당하는 현장을 고발한 영화다. 실제 관타나모에 구금되었다가 풀려난 이들의 증언을 들으면 미국의 민주주의, 인권의식에 회의를 갖게 한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파키스탄에서 체포된 테러용의자들은 쇠사슬에 감기고, 눈이 가려진 채 관타나모로 향한다. 가혹한 구타, 잠 안재우기, 천장 매달기, 냉방·열방 반복고문 등. 지난달에는 수감자 3명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부시 행정부는 그래도 관타나모수용소에 애착을 버리지 않는다. 테러리스트를 효율적으로 통제·관리할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타나모에서는 테러용의자를 ‘적(敵) 전투원’이라고 임의로 분류, 전쟁포로 대접을 하지 않는다. 제네바협약은 먼 나라 이야기다. 또 관타나모기지는 쿠바내에 위치해 있다. 제국주의 시절 미국이 차지한 뒤 쿠바에 연 4085달러의 형식적인 임대료만 내고 있다. 미국의 국내법을 의식하지 않고 의심쩍은 테러용의자들을 전세계에서 잡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국내법·국제법의 사각지대에서 고생하는 수감자는 현재 450여명에 이른다. 부시 대통령은 관타나모 군사법정의 재판절차를 새로 규정하는 입법으로 난국을 벗어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수용소 자체를 폐쇄하라는 목소리가 지구촌 전체로 번져가고 있다. 테러를 막아야 한다는 명제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인권을 멋대로 유린하는 행위 역시 있어선 안된다.21세기초를 자유·민주의 확산시기로 규정한 미 행정부가 각성하고 결단해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상봉하는 그날까지 꼭 살아계세요”

    “상봉하는 그날까지 꼭 살아계세요”

    “삼촌, 지난 1년6개월 동안 단 하루도 삼촌의 얼굴, 삼촌의 건강, 삼촌의 가족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상봉하는 그날까지 건강하십시오.” 2004년 12월 탈북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잡혀 다시 북한에 보내진 국군포로 한만택(75)씨. 그에 대한 세상의 관심은 흐릿해졌지만 가족들은 6·25전쟁 발발 56주년을 맞아 그의 무사귀환을 더욱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그의 재탈북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조카 며느리 심정옥(53)씨는 오늘도 행여나 국군포로나 납북자와 관련된 작은 뉴스라도 나오지 않을까 인터넷 뉴스를 찾는다. 최근 납북 고교생 김영남씨가 남한의 가족들과 만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더욱 시삼촌을 만나야 겠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난다. 얼굴 한번 본 적 없고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시삼촌을 만나기 위해 이렇게 공들이는 이유는 사진을 통해 본 얼굴이 돌아가신 시아버지와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다.“시아버님이 늘 입버릇처럼 보고싶다고 말씀하셨는데,1년만 더 오래 생존해 계셨더라면 동생의 생사 여부는 아셨을 텐데 아쉬워요.” 한씨를 탈북시키기 위한 조카며느리의 노력은 지난해 4월 그가 정치범수용소에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됐다. 조선족 브로커를 통해 여러 차례 한씨와 접촉을 시도했고 서너번은 거의 탈북에 성공할 뻔했다. 그나마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진 이후로는 소식조차 접하기 어렵다. 그래도 심씨는 중국방문 비자를 받아두고 언제든 삼촌을 맞이하러 중국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오늘로 다섯번째 받아둔 중국비자가 만료됩니다. 계속해서 시도를 하다 보면 언젠가 만날 날이 오겠지요.” 심씨는 시삼촌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외교통상부 사무관으로부터 “담당 과장과 상의하라.”는 전화가 온 게 정부의 마지막 반응이었다.“삼촌을 남한으로 모시고 와 함께 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잘 지내시는지 소식이라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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