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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링필드’ 30년만에 국제재판

    200만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사건이 17일 30년만에 심판대에 올랐다. AFP통신 등 외신은 이날 킬링필드의 주범 크메르루주에 대한 국제 재판이 수도 프놈펜에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킬링필드는 1975년 캄보디아의 공산주의 무장단체인 크메르루주 군이 론놀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뒤 1979년 베트남군에 의해 쫓겨날 때까지 유토피아적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한다는 명분 아래 최대 200만명에 이르는 지식인과 부유층을 학살한 사건이다. 당시 크메르루주 군은 노동자와 농민의 국가를 만들겠다며 고위직 공무원과 대학교 졸업자는 물론 안경 쓴 사람과 손이 흰 사람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잡아다가 고문하고 처형했다. 이번 국제재판은 2003년 유엔과 캄보디아 정부의 합의로 시작됐으며 법정을 구성하고 첫 재판을 시작하는 데 5년이라는 기간이 걸렸다. 국제법정이 킬링필드의 주역으로 선정한 크메르루주 지도자 중 생존자는 모두 5명. 그 중 ‘더치’라는 이름으로 악명을 떨친 S-21 교도소의 소장 카잉 구엑 에아브(66)에 대한 재판이 이날 처음 이뤄졌다.국영 캄보디아 방송은 이날 첫 피의자 심문에 에아브가 방탄차를 타고 임시 수용소에서 인근 국제 재판정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방영하며 역사적인 개정을 알렸다. 에아브는 전직 교사였으나 S-21교도소 소장이 된 뒤 약 1만 6000여명의 지식인과 어린이, 부녀자들을 고문하고 처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재판에 앞서 “모든 잘못을 인정한다. 용서를 바란다.”고 죄를 시인했다. 이날 재판은 앞으로 진행될 절차만 결정하고 끝났으며 에아브에 대한 증인심문 등은 오는 3월 말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판결은 9월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안네 프랑크 가족 도운 할머니 100번째 생일

    안네 프랑크 가족 도운 할머니 100번째 생일

    “제가 한 거라곤 안네의 일기를 모아 보관했을 뿐입니다.” ‘안네의 일기’로 유명한 네덜란드 유대인 안네 프랑크 가족의 조력자 미프 히스 할머니가 15일 100번째 생일을 맞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히스 할머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유대인 탄압 속에서도 프랑크 가족에게 생필품을 제공했던 조력자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다. 그는 안네가 쓴 일기들을 모아 ‘안네의 일기’ 출판을 도왔던 산 증인이기도 하다. 히스 할머니는 남편 얀이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는 동안 3명의 사무원들과 함께 다락방에 은신한 프랑크 가족에게 음식과 책 등을 제공해 줬다. 하지만 나치는 1944년 은신처를 급습, 프랑크 가족을 붙잡아 갔다. 안네는 유대인 수용소에 수용된 지 6개월 만에 발진티푸스에 걸려 숨을 거뒀다. 히스 할머니는 그곳에 버려졌던 일기들을 보관해오다 수용소에서 살아 돌아온 안네의 아버지 오토에게 일기 뭉치를 건넸고, 오토는 이 일기를 묶어 1947년 책으로 출간했다. 나치의 만행을 바라보는 어린 아이의 순수한 시각은 전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50여개국 30개 언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 ‘안네의 일기’의 화려한 역사는 이렇게 히스 할머니의 손에서 시작됐다. 히스 할머니는 AP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내가 마치 나치 치하의 네덜란드 내 유대인 모두를 구한 것처럼 추앙받는 데 대해 무척 미안하다.”면서 “매우 불공평하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내가 했던 것만큼, 아니 더 위험한 일을 했다.”고 겸손해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데스크 시각] 숭례문에 쏟은 사랑의 절반이면…/서동철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숭례문에 쏟은 사랑의 절반이면…/서동철 문화부장

    몇해 전 둘러볼 기회가 있었던 폴란드 바르샤바 구시가지의 게토(Ghetto)는 겉보기엔 옛 모습 그대로인 듯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게토는 나치가 유대인들을 가스실이 있는 수용소로 보내기 직전 머물게 하던 임시수용소였다. 게토는 그러나 1942년 나치 친위대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다시피 한 것을 전쟁이 끝난 뒤 옛 모습대로 복원한 것이라고 했다. 바르샤바의 게토는 이 나라의 옛 수도 크라쿠프에서 멀지 않은 오시비엥침의 수용소와 짝을 이루어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증언하는 역사적 유적이 됐다. 아우슈비츠는 오시비엥침의 독일식 이름이다. 가해자인 독일의 도시는 바르샤바의 게토 이상으로 철저히 망가졌다. 작센왕국의 수도였던 드레스덴은 1945년 2월13일 연합군의 대공습으로 잿더미가 됐다. 하지만 드레스덴 역시 현대적인 도시로 다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대공습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바그너의 ‘탄호이저’가 초연된 젬퍼오페라극장은 무려 40년이 지난 1985년 2월13일에야 옛 모습을 찾았다. 주거용 건물들도 현대식 고층 아파트가 아니라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부러워하는 유럽의 상당수 도시는 두 차례 세계대전과 계획성 없는 개발에 밀려 크게 훼손됐다가 엄청난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을 들인 뒤에야 제모습을 찾은 것이다. 유럽인들이 조상으로부터 역사와 문화가 담긴 도시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일 뿐이다. 우리의 도시는 어떤가. 문화기사를 다루다 보면 종종 ‘일제가 훼손한’이라거나, ‘일제강점기에 파괴된… ’으로 시작하는 기사를 내보내게 된다. 일제가 허물어 버린 경복궁의 태원전과 건청궁, 집경당과 함화당을 복원하여 국민들에게 공개했다는 최근의 소식은 물론 기분좋은 쪽에 속한다. 그런데 동대문운동장 터에서 이간수문(二間水門)을 비롯한 서울성곽의 옛 시설물이 발견됐다는 소식엔 심사가 복잡했다. 일제가 운동장을 지으며 파묻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보존’된 성곽 구조물이 서울시가 추진하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개발로 훼손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 때문이다. 일제가 지은 연초공장이 있던 종로4가에서 조선시대 어영청 유적이 나왔다는 소식도 그렇다. 임금을 호위하던 정예부대의 옛터가 온전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15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건물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종로의 초입에선 지금도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시대 역사가 스며있는 육의전 거리와 피맛골을 우리 손으로 허물어내고 있다. 종친부 문제는 문화유산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경복궁 동쪽 기무사터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짓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1981년 기무사가 테니스코트를 만든다며 내쫓은 조선시대 왕실종친관리기관 유적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이렇듯 문화정책 당국과 문화계 내부에서조차 문화유산의 우선순위는 뒷전이다. 이러니 신도시를 개발하는 국책기관이 해당 부지에서 발굴조사를 벌이는 매장문화재전문기관에 ‘조사 성과를 언론에 공개하면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각서를 받는 어이없는 일이 빚어진다. 돈줄을 쥐고 있는 갑(국책기관)의 위협에 을(발굴조사기관)은 교과서를 바꿔써야 할 만큼 중요한 유적이나 유물을 발굴하고서도 공개적으로 내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화재 1주년을 맞은 숭례문에는 어김없이 국민적 관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숭례문에서 한발자국만 벗어나면 그동안 무엇이 달라졌는지 도무지 실감할 수가 없다. 정부의 책임을 말하지만, 정부는 국민이 요구할 때 변하는 법이다. 숭례문에 쏟았던 애정의 절반이면 다른 문화유산도 살릴 수 있다. 서동철 문화부장 dcsuh@seoul.co.kr
  • “나치 전범 의사 하임 78세로 사망”

    “나치 전범 의사 하임 78세로 사망”

    죽음의 의사(Doctor Death)로 악명이 높았던 나치 전범 지명수배자 아리베르트 하임이 17년 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독일 공영방송 ZDF가 보도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하임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78세로 천수를 누리고 세상을 뜬 셈이다. AFP통신 등 외신은 5일 ZDF가 방송한 그의 아들과 지인의 말을 인용, “하임이 1992년 대장암으로 사망했다.”면서 “전후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타렉 패리드 후세인’이란 거짓 신분으로 위장해 카이로에서 숨어 살았다.”고 보도했다. 그는 1914년 6월28일 오스트리아 태생으로 1940년 히틀러의 최정예 친위대원이 됐으며 마우타우젠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엽기적인 생체 실험을 자행해 잔인성으로 이름을 떨쳤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교황청 홀로코스트 부인 英주교에 “발언 철회 촉구”

    로마교황청이 2차대전 당시 가스실에서 유대인 대학살이 없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영국인 주교 리처드 윌리엄슨에게 발언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청은 4일 성명을 발표하고 “윌리엄슨 주교가 교회의 주교 직능을 인정받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홀로코스트에 관한 기존의 주장과 선을 그어야 한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성명은 이어 윌리엄슨 주교의 홀로코스트에 관한 주장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엇으며 성부로부터도 확고히 부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청의 한 추기경은 교황청이 이 문제를 잘못 다뤄왔음을 시인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 방송의 로마특파원인 데이비드 윌리는 교황 베네딕토16세가 실수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며 바티칸이 이처럼 서둘러 성명을 내고 진화에 나선 것은 가톨릭 교회 내부에 이 파문이 미칠 파장이 심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슨 주교는 지난달 21일 스웨덴 TV 인터뷰를 통해 “나치의 집단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유대인은 600만명이 아니라 20만~30만명에 불과하며 가스실에서 죽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교황청은 윌리엄슨 주교의 인터뷰 사실을 모른 채 20년 전 교황의 승인 없이 주교에 올랐다는 이유로 파면됐던 그를 지난달 24일 다른 3명의 주교와 함께 복권시켜 이스라엘의 유대교 지도자 등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왔다.유대교 지도자들은 교황청과의 공식 관계를 무기한 단절하고 3월로 예정됐던 교황청과 유대교의 회합도 취소하는 등의 후폭풍에 휩싸였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3일 교황청이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교황이 홀로코스트에 대한 부인을 반대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극우화 인사 파문 휩싸인 교황

    극우화 인사 파문 휩싸인 교황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한 영국인 주교를 복권시킨 데 이어 2005년 미국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신의 처벌’이라고 주장한 오스트리아 성직자를 부주교로 승급시키자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논란은 지난달 24일 로마 교황청이 20년 전 교황의 승인 없이 주교에 올랐다는 이유로 파면됐던 4명을 복권시키면서 시작됐다. 복권된 주교 가운데 영국인 리처드 월리엄슨은 지난달 21일 스웨덴 TV와의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집단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유대인은 600만명이 아닌 20만~30만명에 불과하며 가스실에서 죽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주장했었다. 논란이 지속되자 교황의 고국인 독일에서도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3일 기자회견에서 “윌리엄슨 주교의 복권에 따른 후폭풍이 강하게 불고 있는데도 교황청이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황이 홀로코스트에 대한 부인을 반대한다는 점을 명쾌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교황청은 이날 성명을 내고 “리처드 윌리엄슨 주교는 완전히 복권되기 전에 자신의 발언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 교황청은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그의 복권을 승인하기 전 그가 그런 생각을 하는 인물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신의 처벌”이라고 주장한 오스트리아 성직자 게르하르트 마리아 바그너도 오스트리아 린츠의 부주교로 승급됐다. 바그너는 카트리나로 동성애자가 많은 미 뉴올리언스 주의 피해가 컸던 것을 염두에 두고 “동성애자에 대한 신의 처벌”이라고 발언해 구설수에 올랐고 “해리 포터가 악마주의를 전파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오스트리아의 한 성직자의 말을 인용, “교황으로 인해 가톨릭 교회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신자가 최근 몇 년 동안 급감했다.”고 비난했다. 교황은 지난 4년 재임기간 ‘극우 어록’으로 공식 사과를 반복해 왔다. 이슬람 교도와 인디언에 대한 비하와 동성애자 혐오 발언으로 진보·인권단체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군사법정 판사 테러범 심리중지 거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공약사항으로 취임 이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쿠바 관타나모 기지 폐쇄 작업이 뜻하지 않은 걸림돌을 만났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취임 첫날 테러용의자 구금시설인 관타나모 기지를 폐쇄하기로 선언했으나, 29일(현지시간)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재판을 진행해온 특별 군사법정의 한 판사가 120일 동안 재판을 중지해 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했다. 관타나모 군사법원의 제임스 폴 판사는 이날 미 해군 구축함 콜호 폭탄 테러 용의자 알 나시리에 대한 심리를 중지해 달라는 백악관의 요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알 나시리는 지난 2000년 예멘에서 폭탄을 가득 실은 소형 보트로 미 함정에 타고 있던 해군 17명을 폭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폴 판사는 콜호 폭탄 테러를 배후 조종한 혐의가 있는 용의자에 대한 재판을 중단하지 않은 채 “어려운 결정이었으나, 공익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한 재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원의 심리를 연기해 달라는 요청은 정당하지 않으며, 정부가 재판절차를 굳이 중지하길 원한다면 다음 조치는 기소 철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30일 폴 판사의 결정이 전범 재판 절차를 재검토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에 예기치 못한 난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과 국방부도 이번 재판부의 결정에 충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국방부와 법무부가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프리 고든 국방부 대변인도 “국방부는 현재 폴 판사의 판결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대통령의 지시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2년 1월 문을 연 관타나모 기지의 수용소에는 현재 245명의 외국인 포로가 수감돼 있다. 전임 부시 행정부는 이들 가운데 80명을 전쟁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울 계획이었으나, 지금까지 3건만 재판이 끝난 상태다. 한편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결정을 반기는 쿠바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반환을 미국측에 계속 요구하고 있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29일 정부 웹사이트에 올린 칼럼에서 “미국이 쿠바 국민 의사에 반해 군사기지를 유지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국제법 원칙을 어기는 것”이라며 반환을 요구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열린세상] 오바마에게서 배워야할 것/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오바마에게서 배워야할 것/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다우 지수가 8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제44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날이었다. 그래도 버락 오바마는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 주부터 80%를 웃도는 지지율을 즐기고 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이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8년 만의 정권교체인데 앞으로 4년에 그치지 않고 8년 동안 워싱턴도 바꾸고 미국도 바꾸고 전 세계도 바꿀지 기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변화에 성공했다. 대선에 패배한 매케인이 지난해 12월 이라크와 파키스탄을 공식방문한 뒤 전화를 받았다. 오바마의 전화였다. 선거 캠페인 동안 두 사람은 이라크 전쟁을 해결하는 방식을 두고 난타전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오바마는 당선자로서 매케인이 직접 이라크와 파키스탄을 방문하여 얻는 교훈이 무엇인지 자문을 구했다. 오바마는 이라크에서 철수한 뒤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증강시키려고 준비하는 중이다. 역사가들은 미국 역사상 이만큼 초당적인 협력과 화해의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오바마는 선거 뒤 2주 만에 매케인을 만나 국정을 이끄는 데 필요한 조언을 구했고 취임식 전날 축하만찬의 주빈으로 초대했다. 오바마는 자신의 내각을 구성할 때도 매케인에게 전화해서 의견을 들었다. 오바마와 그의 비서실장은 공화당 소속 양원의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의견을 구하며 협조를 요청한다. 오바마는 자신을 비판했던 대표적 극우 보수파 칼럼니스트 네 명을 초대해 식사까지 했다. 이런 오바마에게 지지를 표했던 일부 진보세력은 의심을 품는다. 오바마에게 기대했던 진보적 가치가 후퇴할까 우려하는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 소속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고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모두 오바마의 정책에 찬성해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효과는 분명하다. 협력과 상생이다.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전화를 받은 공화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비서실장의 솔직함과 열정에 감복했다. 그 짧은 기간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부시보다 오바마에게 더 자주 전화를 받았다니 필자도 감동할 뿐이다. 신발이 날아다닌다. 영하의 날씨 취임식에 참석한 일군의 미국인들은 백악관 안쪽으로 신발을 던졌다. 임기 말 마지막으로 이라크를 방문한 부시가 받은 신발세례를 연상시키려는 퍼포먼스였다. 다른 쪽에서는 부시를 구속시키라는 구호가 난무했다. 쿠바의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공공연히 자행된 인권유린의 책임을 물으라는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변화에는 품위가 있다. 관타나모 수용소를 빠른 시일 안에 폐쇄할 것을 추진하는 중이다. 하지만 오바마는 심문을 승인했다고 밝힌 딕 체니와 최고 책임자인 부시에 대한 소환이나 처벌에 회의적이다. 다만 법무부가 국내 도청이나 고문과 관련하여 위법 증거가 찾아질 경우 오바마의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 다우 지수는 취임 하루 만에 8000선을 회복했지만 경제위기의 암운은 훨씬 짙고 넓다. 취임식날 하루만 유지된다는 허니문 효과가 사라져 지지율이 곧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국내외에 산적한 갖가지 정치적·경제적 문제가 오바마의 순항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그래도 오바마가 임기 끝까지 품위를 지키고 자신의 지지자는 물론 반대자나 공화당 의원들에게 협력과 상생의 노력을 경주한다면 좋은 결실을 볼 것이 분명하다. 한국에서는 임기초 2000을 넘봤던 코스피 지수가 1000을 조금 넘고 있다. 임기초 80%에 이르던 지지율이 1년 만에 30%를 넘을까 말까하다. 80여개의 개혁입법을 연말까지 통과시키라고 독려했던 대통령은 연초 개각 때 여당 대표에게 일언반구도 안 했다. 각종 수사로 전임 대통령의 위신은 추락했고 같은 당 대선 경쟁자는 청와대 초청장을 팩스로 받는다. ‘인사(人事)가 만사(晩事)’고 ‘만사(萬事)가 형통(兄通)’일진대 국민적 통합은커녕 정부와 여당의 협력도 의심스럽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빈민촌 어린이에 희망 심는 마술사들

    빈민촌 어린이에 희망 심는 마술사들

    중미 엘살바도르의 좁은 시장 골목에서 할머니의 채소 장사를 도우며 살아가는 12살 소년 윌리엄 줌바. 4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아버지마저 집을 나갔고, 사촌들을 비롯해 아홉 식구와 방 한 칸에서 부대끼며 살고 있다. 이처럼 고단하게 살아가던 줌바에게 삶의 의미를 일깨워 준 단체는 바로 ‘국경 없는 마술사’다. MBC TV 국제 시사 프로그램 ‘W’는 30일 오후 10시50분 마술 공연을 통해 빈민촌에 희망을 주는 이 단체의 활동을 조명한다. ‘국경 없는 마술사’는 1991년 마술사 부부 톰 베르너와 야네트 프레데릭스가 설립했으며, 코소보와 마케도니아의 수용소에서 싹을 틔웠다. 엘살바도르에서는 5년 전부터 1년에 한 번씩 마술캠프도 열고 있다. 시장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며 살아가던 아이들은 이 단체를 통해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있다. 줌바도 마술캠프에 참가하고 있으며, 현재 12명의 어린이가 엘살바도르 곳곳을 누비며 마술사로 활동하고 있다. 줌바는 캠프를 마친 뒤 화산 폭발로 폐허가 된 마을을 찾아 주민 앞에서 마술을 선보였다. ‘꼬마 마술사’로 변신한 줌바가 마술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이겨내고 세상에 당당히 도전한 것이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는 주민의 힘으로 100% 에너지 자급자족을 이뤄낸 덴마크 삼소 섬의 이야기를 전한다. 평범한 농부였던 에릭손은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바이오연료 기계를 발명했고, 브라이언은 중고 풍차를 구입해 집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했다. 주민 대부분이 가축을 키우며 농사를 짓던 삼소섬은 덴마크에서 가장 낙후된 섬이었지만, 이제 매년 50만명이 이 섬을 배우기 위해 방문한다. 덴마크 삼소섬의 자립의 비밀을 알아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관타나모’ 폐쇄… 오바마식 외교 신호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신임 미국 대통령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외교 흔적 지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무 이틀째인 22일(현지시간) 그동안 인권침해 논란을 빚어온 쿠바 관타나모 기지내 테러용의자 수감시설을 1년 이내에 폐쇄토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또 국외 중앙정보국(CIA) 감옥을 폐쇄하고 고문도 금지토록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이같은 일련의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는 것은 인권과 민주주의, 도덕성을 주요 가치로 내세워 온 미국이 조지 부시 정권 하에서 비밀 수감시설을 운영하고, 고문을 허용해 왔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외 위상과 이미지를 실추시킨 대표적인 상징물인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키로 함으로써 새로운 외교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관타나모 수용소내 수감시설 폐쇄 이후 테러 용의자 처리에 대한 정책을 앞으로 30일 동안 검토해 건의할 전담반을 설치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관타나모 수감시설에 수감돼 있는 테러용의자들은 앞으로 1년 이내에 석방되거나 출신국 또는 제3국 및 미국 내 다른 수감 시설로 이송된다. 수감자들에게는 ‘인도적인 구금 기준’이 곧바로 적용되며, 명령이 발표된 뒤 30일 안에 국방장관은 관타나모 수감시설의 현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현재 관타나모 기지에는 245명이 수감돼 있고, 그들 중 21명에 대해 기소가 이뤄졌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첫 기자브리핑에서 “관타나모 기지 수감시설 폐쇄명령이 미국민의 안보를 증진시킬 것으로 대통령은 믿고 있다.”면서 “미국민의 안전이 오바마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수사관들에게 인권남용 소지가 있는 신문을 거부하고 제네바협약을 준수하도록 하는 행정명령과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군사재판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CIA가 테러 용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국외에 설치·운영해온 수용시설을 폐쇄하라는 행정명령도 발표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공화당의 회의론과 반발도 만만치 않다. 공화당 소속 오린 해치(유타) 상원의원은 “수감자들을 어디로 보낼지 결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타나모를 폐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결정을 지지했다. 매케인은 그러나 CNN의 래리킹 라이브에 출연, 폐쇄 결정 자체는 지지하지만 수감자들에 대한 처리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서둘러 발표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직후인 지난 2002년 1월 쿠바 관타나모 기지 내에 테러용의자들을 수감하기 위한 수용소를 설치한 뒤 지금까지 700여명이 이곳에 격리 수감돼왔다. kmkim@seoul.co.kr
  • 오바마, 재건 첫 단추는 공직개혁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무 첫날부터 관가에 개혁 바람을 예고했다오바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첫 집무를 시작하면서 백악관 보좌관들 가운데 10만달러(약 1억 35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보좌관들의 임금을 동결하고, 로비스트에 연루되는 것을 금하는 새로운 윤리규정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그가 취임사에서 국민들에게 책임감을 강조하고, 제대로 일하는 정부를 강조한 만큼 약속을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오바마 대통령은 고액 백악관 참모들에 대한 임금 동결과 로비 배격을 위한 윤리규정 시행을 통해 새 정부가 투명하고 개방된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급여가 동결되는 연소득 10만달러 이상의 보좌관들은 비서실장과 대변인, 국가안보보좌관 등 약 100명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특히 워싱턴 정치의 가장 큰 폐단 중 하나인 로비활동에도 제동을 걸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일하다 물러났을 때 로비회사 등에 옮겨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한편 새 정부에 몸담기 전 로비회사에 근무했을 경우 이전에 로비회사에서 맡았던 사안을 계속 담당하는 것을 금하도록 했다. 또 정부에서 퇴직한 경우 최소 2년간 과거의 동료나 친구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규모나 액수에 상관없이 로비단체로부터 선물을 받는 것도 금지시켰다.22일에는 회의에 회의가 이어졌다. 오전 경제 관련 회의를 가진 뒤 오바마 대통령은 줄곧 외교 문제에 매달렸다고 AP가 보도했다. 뒤이어 군사 관련 회의를 갖고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했다. 여기에는 퇴역 군인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며,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에서의 철수에 필요한 것이라면 어떤 추가적인 조치라도 주저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오후에는 국무부를 방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및 외교 관계자 등과 외교 현안을 점검했다. 회의에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중동 문제에서부터 부시 정권 때 미국과 소원해진 국가들과의 관계 회복 문제까지 논의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kmkim@seoul.co.kr
  • 오바마, 이라크 철군·경기부양 첫 논의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제44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틀째인 21일(현지시간) 최대 현안인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경제위기 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본격적인 집무에 돌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무 첫날인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국가안보 관련 고위 당국자들과 군 사령관들을 만나 이라크 철군 일정과 아프가니스탄 병력증강 문제를 논의했다. 첫 안보회의에는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 중부군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대선 당시 밝힌 이라크에서의 16개월 내 완전 철군 일정의 타당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후에는 경제 참모진들을 소집, 경기부양책에 대해 논의했고 쿠바의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토록 하는 행정명령 서명을 준비했다. 또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전화 통화를 갖고 중동의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20일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는 오늘부터 추스르고 일어나 미국을 새롭게 만드는 과업을 시작하자.”면서 “새로운 책임의 시대를 열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도전들은 실제상황이며, 단기간 내에 극복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우리는 할 수 있고,우리는 이 모든 것을 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상원은 취임식 당일인 20일 국토안보부장관과 에너지장관, 교육장관 등 오바마 신 행정부 내 주요 각료 지명자 7명에 대한 인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kmkim@seoul.co.kr
  • [美 첫 흑인대통령 취임] “오바마 눈에 들어라” 각국 구애

    새로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향해 세계 각국이 열띤 구애작전을 펴고 있다. 아프리카 계통의 미국 첫 흑인대통령에 어느 곳보다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쪽은 뭐니뭐니 해도 아프리카 대륙이다. 오바마의 생부가 태어난 곳으로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일을 국경일로 선포한 케냐는 말할 것도 없다. 아프리카 제3세계 국가들이 미국의 신 외교정책에 품는 기대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제사회의 미온적 대처로 ‘학살의 땅’으로 방치됐던 수단 다르푸르는 ‘오바마 해결사’를 누구보다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부시행정부와는 달리 필요한 경우 군사력을 동원하는 등의 강력한 의지를 지닌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를 앞세워 오바마 행정부가 적극 중재에 나서 주리란 기대를 잔뜩 품고 있다. 또 수단, 콩고, 소말리아,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문제지역들의 평화정착을 모색할 이른바 ‘아프리카 연합’ 같은 기구 설립에도 오바마 행정부가 적극 나서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이즈, 말라리아 등 아프리카의 고질적 질병에 대한 미국의 후원도 증대되길 고대하고 있다. 부시행정부가 지원했던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에이즈 환자 및 HIV보균자는 2003년 5만명이었던 것이 임기말에는 200만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미국 시사주간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인터넷판은 20일 “미국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져도 아프리카 대륙은 이 지원정책은 계속 유지되거나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이 매체는 “빈곤, 질병, 부패정부 등 악재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오바마에게 실현불가능할 정도의 엄청난 기대를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의 환심을 사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동선을 보이는 쪽은 유럽이다. 오바마의 대표 공약으로 꼽히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제스처로 앞다퉈 ‘구애공세’를 펴고 있는 것. 지난달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최근 독일 외무장관도 수감자 수용 의사를 밝히는 등 유럽국가들이 오바마와의 외교적 밀월에 발벗고 나선 분위기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이 대외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은 전세계적으로 퍼져 있다. 19일 영국 BBC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7개국 응답자의 국가별 평균치 기준으로 무려 67%가 미국의 새 대통령이 대외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BBC가 6개월전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의 47%보다 20%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응답자의 87%가 관계개선을 기대한 아프리카 가나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탈리아(79%), 독일과 스페인(각 78%), 프랑스(76%), 멕시코와 나이지리아(7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유년시절을 보낸 인도네시아에서는 64%가 대외관계 개선을 낙관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美 새 희망의 시대로] 오바마 첫 공식업무는 경제가 아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뒤 대통령으로서 개시하는 첫 업무는 군 통수권자로서의 일이 될 것이라고 19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취임 다음날 백악관으로 군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를 불러 이라크에서의 철군 문제를 논의하는 것으로 사실상 첫 공식업무를 개시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세기간 중 취임 후 16개월 이내에 이라크 파병 미군을 철수하고, 대신 아프가니스탄에 3만명의 병력을 증강키로 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NYT는 관타나모 포로수용소 폐쇄에 따른 조치, 중동평화를 위한 조치 등도 취임 첫 1주일내 처리해야 할 주요 사안으로 꼽았다. 그러나 경제 회생 관련 행정 업무는 최우선 순위에서 빠진 것처럼 보인다. 당초 오바마의 첫 업무는 경제와 관련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었다. 당선자 스스로도 집무 첫날 미국의 경제를 회생시킬 대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당선 뒤 3번째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는 “나는 취임 첫날 미국의 금융위기에 대처할 행동방안이 준비돼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제관련 정책 핵심 멤버와 경제 의제에 대해 잠시 논의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알려진 관련 일정은 아직 없다. 이와 관련,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 지명자는 “경제는 호전에 앞서 한동안 더 악화될 것 같다.”고 했고,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 지명자는 “돈은 단순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쓰이지 않을 것이다. 경제 강화에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호하고 복잡한경제 문제에 빠른 행동보다는 관찰이 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미국 신임 대통령은 보통 취임식과 거리행진 행사를 마치고 백악관에 도착해 집무실 책상에서 일을 시작하긴 하지만, 전임 대통령이 남긴 자필 편지를 읽거나 임명안 등 공식 문서에 서명하는 정도로 그친다. 일반적으로는 취임식 다음날 국가 조찬기도회와 그 이후의 일들을 공식 업무로 간주한다. 임기 첫 시작을 기도로 하는 것은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이래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부시 8년이 남긴 것] (상) 대외정책

    [부시 8년이 남긴 것] (상) 대외정책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에서 대국민 고별연설을 갖고 지난 8년동안 대통령으로서 일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를 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8년 재임기간 동안 자신의 주요 업적을 소개하는 한편 아쉬움을 회고하면서 국민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그는 자신의 재임기간 중 가장 큰 사건으로 9·11테러를 꼽았고, 9·11 이후 7년 넘게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희망’이나 자기 평가와는 달리 그는 미국 역사상 국내외적으로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수개월째 지지율이 20%대에 머물고 있고, 국제사회에서는 일방적 패권주의로 갈등과 고립을 초래하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온정적 보수주의’와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을 모토로 내세워 극단주의와 독재에 맞서 세계 질서를 바로잡고 국제사회에 지도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 하지만 취임후 8개월만에 발생한 9·11테러는 부시 대통령에게는 최대의 시련이자 그의 재임기간을 규정짓는 중요한 사건이 됐다. 겸손하고 절제된 외교정책을 펴겠다던 부시 대통령은 9·11테러를 겪으면서 힘을 바탕으로 한 외교정책으로 방향을 바꿨다.국제기구에 대한 불신은 모든 국제적인 현안을 미국의 기준과 힘으로 밀어붙이려고 하면서 다른 국가들과 충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테러와의 전쟁을 주도하면서 동참 여부에 따라 주변 국가들을 적 아니면 동맹으로 나눴다. 선과 악의 대결구도,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대변되는 하드파워를 바탕으로 한 일방적 패권주의는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초래하고 미국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테러범들을 잡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고, 대량살상무기(WM D)와 국민들을 억압한다는 이유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제거를 빌미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침공했다. 결국 거의 6년이 다 되도록 이라크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고, 미군과 이라크 민간인들의 희생만 늘어가고 있다. 천문학적인 이라크전비가 결국은 1930년대 이래 최악의 경기침체를 촉발시킨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로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상당수 문제들의 원인을 제공했다. 부시 대통령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을 통해 국제사회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미국식 민주주의의 일방적인 확산은 결국 중동과 아시아 등 전세계적으로 반미감정에 불을 지폈다. 관타나모 수용소와 이라크 아브그라이브 수용소에서의 미군의 반인권적 행태는 법 위에 군림하는 독불장군 미국, 말과 행동이 따로따로인 미국의 지도력과 대외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 2005년 두번째 임기 들어 대결적 대외정책에서 포용과 대화, 외교력을 앞세운 대외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일부 성과를 거뒀다. 부시 대통령이 그나마 외교적으로 거둔 성과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북한 핵 문제다. 2002년 1월 국정연설에서 북한과 이라크,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뒤 압박정책으로 일관했던 부시 대통령은 2기 들면서 포용정책으로 방향을 틀었다. 6자회담을 통해 북한핵의 불능화에 큰 진전을 거뒀지만 지난해 12월 핵검증의정서 합의 실패로 6자회담마저 북한의 플루토늄 추가 생산을 막는 데 그친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이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북한과 이란 핵문제 등 어느 것 하나 간단치 않은 골치아픈 숙제들만 버락 오바마 차기 대통령에게 넘겨주고 고향인 텍사스로 돌아간다. kmkim@seoul.co.kr
  • 가해자 중심으로 본 유대인 학살의 진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차별 공습을 자행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다. 나치 독일이 저지른 1930~1940년대 대학살의 피해자였던 유대인이 수많은 민간인을 살상하는 가해자로 지탄받는 현실은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홀로코스트 연구의 대가인 라울 힐베르크의 역작 ‘홀로코스트, 유럽 유대인의 파괴’(전 2권,김학이 옮김,개마고원 펴냄)가 초판 발간 50년이 다 된 시점에 국내에 번역출간된 건 그래서 한층 의미심장하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유대인인 힐베르크는 500만명에 이르는 유대인을 학살하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는지를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중심으로 분석했다. 이를 실증하기 위해 나치 대학살의 시작과 끝을 120여개의 도표와 각종 자료를 포함,17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으로 집대성했다. 힐베르크는 나치 대학살의 구조에 ‘파괴기계’와 ‘파괴과정’의 개념이 내재돼 있다고 주장한다. 독일에는 유대인 문제를 전담하는 단일한 나치기관이 없었기 때문에, 유대인의 삶과 직간접으로 관계하고 있던 모든 독일인이 ‘파괴기계’의 부품이 돼 파괴 과정에 연루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즉, 학살이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계기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집단이 축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유대인도 포함된다. 유대인의 자치기구인 유대인평의회와 학살수용소의 유대인 노동대, 그리고 가스실로 걸어 들어간 유대인조차 파괴기계로 파악했다. 이로 인해 힐베르크는 미국과 이스라엘 시온주의 역사가들로부터 배척당하기도 했다. 번역자인 김동이 동아대 교수는 힐베르크가 이 책에서 제시한 명제를 ‘악의 일상성’으로 정리한다. “공적·사적 영역에서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실천들이 단 하나의 계기, 즉 우리와 상극인 타자가 제시되자 자동으로 발동되어 가속화되고 과격화하는 자가동력 학살기계로 돌변하더라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악을 저지른 당사자뿐만 아니라 방관자 노릇을 한 지식인 그룹도 학살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힐베르크는 비판적 지식인으로 명성을 떨쳤던 피카소와 사르트르에 대해서 “피카소는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고, 사르트르는 극본을 썼다.”고 지적했다. 1961년 초판이 나온 뒤 1985년, 2003년 개정판이 나왔는데, 한국어판은 힐베르크가 2007년 8월 타계하기 전 번역자에게 보낸 수정본이 추가됐다. 1권 4만 2000원, 2권 3만 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오바마 취임 첫 업무는 관타나모 폐쇄”

    20일 취임하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첫 업무는 무엇이 될까. AP 등 주요 외신들은 오바마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명령을 가장 먼저 할 것이라고 12일(현지시간) 인수위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앞서 오바마 스스로 취임후 100일내 폐쇄하겠다는 공약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겠다고 인정했듯 꼬여 있는 첫번째 실타래를 푸는 문제는 간단치 않아 보인다.인수위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바마는 빠르면 취임식 당일 혹은 다음날 대통령령을 통해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 기지 수용소를 폐쇄토록 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수용자 일부를 다른 나라에 보내고, 용의자를 처리하는 등 수용소 폐쇄에 따른 법적 문제를 처리하는 데 몇달은 걸릴 것”이라며 완전폐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도 짧게는 몇달, 길게는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수용소를 폐쇄하기 위해서는 석방 주체와 대상자를 구분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석방 대상자들의 재정착 문제는 이보다 더 복잡하다. 본국으로 보낼 경우 정치적 탄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물색해야 한다. 이 문제를 논의해온 사람들은 오바마가 이들을 미국 내에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유럽 등 다른 국가와 함께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몇달간 미국의 노력에도 관타나모에서 풀려난 사람들을 받아주겠다는 유럽 국가는 포르투갈, 독일, 영국 등 극히 일부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12일 고별 기자회견에서 “유럽은 선뜻 도우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국가들이 자금을 대고 관타나모 수용자 3분의1가량의 고향인 예멘에 시설을 만드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지만 오바마가 이같은 방법에 만족할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처럼 끝을 보기 쉽지 않은 문제를 오바마가 첫 업무로 꼽은 데는 이유가 있다. 취임과 동시에 부시 행정부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문제 중 하나와 단절을 선언하는 상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오바마가 지난 11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초의 공약과 달리 관타나모 폐쇄의 어려움을 털어놓은 뒤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이를 급히 수습하기 위한 방책으로도 풀이된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열린세상] 미네르바를 부탁해/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열린세상] 미네르바를 부탁해/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깃들면 날기 시작한다. 변증법으로 유명한 헤겔이 남긴 한마디다. 빛나는 태양 속에서는 사물을 보지 못하는 부엉이가 어두워지는 저녁 무렵에야 둥지 밖으로 날아오른다는 의미로 세상사의 복잡한 현상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야, 보다 냉정하게 볼 수 있다는 의미의 철학적인 메타포다. 진리에 대한 평가는 그 시대보다는 일이 끝난 다음에야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네르바 해프닝’을 보면 MIT 언어학 교수인 노엄 촘스키가 떠오른다. 촘스키는 유대인이면서도 이스라엘 정부와 이를 감싸고 도는 부시 행정부를 가장 매섭게 비판한다. 그래서 동족 유대인들에게 가장 배척받는 인물이다. 표현의 자유에 관한 촘스키의 주장은 ‘절대주의 이론’으로 유명하다. 한마디로 표현의 자유는, 설사 다소 불편하더라도 반드시 보장받고 또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촘스키가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는 물론 가스실의 존재마저 부정해 전 세계 유대인들을 경악케 한 로베르 포리송 프랑스 리옹대학 교수를 옹호한 사건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그의 신념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포리송은 자신의 발언으로 대학에서 쫓겨났다. 급기야 유대인의 암살위협으로 인해 경찰이 그의 신변보호에 나서기도 했다. 모든 유대인이 손보겠다고 벼르고 있는 포리송을 지지하고 나선 또 다른 유대인이 바로 촘스키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촘스키는 한번도 포리송의 주장 자체를 지지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는 단지 포리송이 그렇게 주장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한 것뿐이다. 설사 포리송의 주장이 터무니없다 하더라도 발언 자체를 침묵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소 부작용이 있더라도 저마다 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구속을 두고 전국민이 양분되어 논쟁을 벌이고 있고 상호간의 파열음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을 이용해 온 국민을 흥분케 하며 ‘경제대통령’이란 화려한 관(冠)에 도취되어 즐기다시피 하며, 이를 애써 내치지 않았던 미네르바의 무책임은, 그의 상당한 내공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날 선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인터넷 공간에서 개진한 개인의 강제력 없는 주장을 가지고 보란 듯이 붙잡아 가는 사법당국의 조치는 더더욱 동의하기 어렵다. 미네르바의 날개를 부러뜨린 사태는 인간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고 있다. 문제는 표현의 자유란 모든 자유를 자유롭게 하는 자유로 불릴 만큼,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는 데 있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언론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언론, 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맞는 지적이다. 타인의 명예를 침해하는 허위사실 유포나 악플을 방치해서는 곤란하다. 하지만 손쉽게 법적 규제를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 개개인의 삶에 과도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 설사 문제가 있더라도 일찍이 밀턴이 주장한 ‘사상의 자유로운 공개시장(free marketplace of ideas)’을 통해 자율적으로 걸러져야지, 권력기관이 직접 나서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비록 한 인터넷 논객의 걸러지지 않은 주장이 횡행하는 시대가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계기로 표현의 자유에 족쇄를 채우려는 사법당국의 시도는 지나치게 근시안적이다. 조금 편하자고 만든 규제라는 괴물이 언젠가는 우리 모두를 숨막히게 옭아맬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우리는 차분하게 깨달아야 한다. 한 명의 자유를 억압하려 하면 결국은 모든 자유가 억압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거 경험을 통해 알고 있지 않은가. 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 오바마 “선거공약 수정”

    취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기존의 선거공약을 수정하는 등 현실성 있는 정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지나치게 수세적 정책을 구사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ABC방송 ‘디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움에 빠진 미국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내세웠던 선거공약을 축소할 수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국민들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나는 이제 현실적이기를 원한다.”고 전제한 뒤 “선거과정에 내가 말했던 모든 것을 우리가 기대했던 속도대로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공약 재검토 의사를 비쳤다. 구체적으로 어떤 공약을 재조정 대상에 넣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로, 집권 후 100일 내 처리하겠다고 공약했던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시기는 늦춰질 가능성을 분명히 밝혔다. 수용소가 폐쇄될 것이라는 사실은 재확인하면서도 “시간이 걸릴 것이며, 취임 후 100일 이내에 폐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하며, 정권인수팀의 법률담당자들이 이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안보기구와 협의 중”이라고 털어 놨다. CBS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 등 세계 35개국에서는 기존 공약대로 수용소를 폐쇄하라고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에 오바마 당선인이 정책구상에 있어 지나치게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취임 열흘이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도 국제적 이슈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에 대한 직접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중동 외교정책과 관련, 여전히 “취임하면 곧바로 대책팀을 꾸려 중동평화협상에 즉각 관여할 것”이라는 우회적 답변만 내놓았다. 취임 이후의 우선정책에 대해서는 “이란 핵문제가 차기 행정부의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북핵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해외걸작다큐멘터리 100세 청춘의 비밀 2(MBC 오후 9시45분) 일본에서는 최근 100세 이상의 노인이 2만 명을 넘어서면서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 화두가 되고 있다. 노화를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길을 밝히는 최근 연구에 따라 인생을 건강하게 즐기고 한계 수명까지 행복하게 사는 비결을 공개한다. ●역사추적(KBS1 오후 8시10분) 1946년 호우총에서는 광개토대왕의 이름이 새겨진 청동호우가 발견된다. 이 호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보다 면밀한 분석을 위해 X선으로 호우를 촬영, 판독해 본 결과 호우에 새겨진 글씨는 광개토대왕의 비문의 글씨체와 흡사했다. 신라왕족의 무덤인 호우총. 신라왕족은 무엇 때문에 고구려에서 만들어진 호우를 자신의 무덤에 가져갔을까? ●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9시40분) 막다른 골목에 이른 환자들에게 한줄기 빛과도 같은 장기 이식. 이는 그들에게 주어진 최고의 그리고 최후의 치료법이다. 생사가 오가는 장기이식관리센터에서는 환자와 그 가족들, 의료진까지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이들에게는 어떤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까. ●내사랑 금지옥엽(KBS2 오후 7시55분) 인순은 일남에게 더 이상 아이들을 만나지 않겠다고 말하고 눈물로 자리를 뜬다. 진호는 기다리고 있던 택시로 인순의 차를 쫓고, 결국 재라와 함께 인순의 식당을 찾아간다. 준식은 세라에게 신호와의 결혼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쓰라며 강요한다. 세라는 끝까지 준식에게 반항하다 집을 뛰쳐나온다. ●천추태후(KBS2 오후 10시15분) 황보수에게 칼을 겨누던 경종은 그녀에게서 어머니의 모습을 보게 되고, 그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만다. 경종이 쓰러지자, 황보수, 강감찬, 강조 등 폭동의 주동자는 옥사에 갇히고, 나머지 발해 유민들은 수용소로 옮겨진다. 한편 고려조정에서는 주동자들을 당장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10분) 지난 16년 동안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루어진 돈 관련 소재에서 드러난 우리 사회의 돈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정리하고, 2009년을 맞아 실시한 돈에 대한 설문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이는 ‘돈 철학’을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또 현재 한국사회에서 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천태만상의 해프닝과 돈의 위력을 확인해 본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4시10분) 소형 트럭을 몰고 사탕을 팔러 다니는 사탕장수 조재경 할아버지. 배우자와 결혼, 슬하에 4남매를 두고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온 지난 세월. 그런데 9년 전 갑작스러운 배우자의 교통사고로 가족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할아버지는 혼자 힘으로 어떻게든 살아보려 하지만, 삶의 무게를 견딜 수 없어 눈물을 쏟아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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