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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가 공개한 북한 정치범수용소 실태

    인권위가 공개한 북한 정치범수용소 실태

    20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공개한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강제송환 실태조사는 북한의 인권 수준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 준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북한에는 정치범수용소 6곳이 있으며, 이 가운데 15호 요덕수용소 일부 구역을 제외한 모든 곳이 ‘완전통제구역’이다. 완전통제구역은 한 번 수감되면 출소할 수 없는 종신 수용소를 말한다. 수용소는 감옥 형태가 아니라 일반 농촌마을과 유사하다. 농업·공업 등 주어진 직장에서 노동을 한다. 수용소 관리자에게 뇌물을 주면 처벌을 약하게 받을 수 있으며 석방되는 경우도 많다는 수용소 경험자들의 증언도 나왔다.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탈북했다가 붙잡힌 강제송환자에 대해 고문과 자의적 구금은 물론 공개처형, 사형, 감옥 내 영아살해, 노동 캠프에 보내는 형벌 등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었다. 수용소 수감자들 대부분은 영장 제시나 체포 사유 설명 없이 현장에서 임의로 체포돼 재판 과정도 거치지 않고 수용되고 있다. 수감 사유로는 북한의 체제 비판 등 정치적 발언, 탈북 및 한국행, 반정부 행위, 연좌제 등이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에 응한 수감자 상당수는 본인이 어떤 사유와 죄명으로 수용됐는지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범 등 강제송환 과정에서도 인권이 크게 침해됐다. 구타가 상습적으로 이어지며, 짐과 몸을 검사하는데 알몸수색도 이뤄진다. 여성수감자에 대한 성폭행, 강제낙태도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1995년부터 3년간 15호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던 한 탈북자는 “1년 동안 5번 정도 총살을 직접 목격했다.”면서 “총살당한 이유로는 수용소 도주죄가 가장 많았다.”고 증언했다. 1975년부터 2000년까지 18호 개천수용소에 수감된 탈북자는 “여자 수감자들은 영양실조로 인해 생리(월경)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임신한 여성을 낙태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따라 앞으로 인권위가 북한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현병철 인권위원장은 최근 “(인권위가)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지 않는 것은 난센스”라며 향후 북한 인권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룰 방침임을 시사했다. 인권위는 북한인권을 다루는 것과 관련,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라 2005년부터 계속 다뤄 왔다고 밝혔다. 김형완 인권정책과장은 “2005년 탈북자인권, 2006년 북한인권, 2007년 새터민 정착, 2008년 북한주민 등 해마다 실태 조사를 했다.”면서 “정치범수용소 문제는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 의해 문제제기된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개천, 요덕 등 6곳 수용소 모두를 조사한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각기 다른 시각을 보였다. 아해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인권문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보고서라는 의미는 있지만 새 내용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늦게나마 북한인권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은 점은 환영할 일”이라면서 “북한의 인권 실태는 조사보다 훨씬 참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올해 북한인권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오바마 美대통령 취임 1주년] 열매없는 개혁 드라이브에 지지율 급락

    [오바마 美대통령 취임 1주년] 열매없는 개혁 드라이브에 지지율 급락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인 제44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20일(현지시간) 로 취임 1년을 맞는다. 변화와 실용주의를 기치로 내건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위기 해결과 금융규제 개혁, 건강보험 확대 등 굵직한 현안들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보수층의 저항 또한 만만치 않다. 취임 당시 70%를 웃돌던 지지율은 한때 50% 아래로 추락했고, 최근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2%가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도 커지고 있다. 실업률이 10%에 달하면서 일자리 창출이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과 오바마 대통령이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금융위기를 일단 진정시킨 것은 성과로 꼽힌다. 집권 초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을 통과시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 위기라는 경제가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대규모 은행들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과 회수,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업인 자동차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늘어나는 실업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 발걸음을 더디게 하고 있다. 국내적으로 건강보험 개혁이라는 민주당의 숙원이 우여곡절 끝에 막바지에 다다랐다. 건강보험 개혁은 오바마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정치적 결단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일방주의를 청산하고 세계와의 관계를 개선한 것이 성과로 꼽힌다. 핵 없는 세계를 달성하기 위한 비핵화 노력,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아랍권에 대한 화해 제스처, 미·러 전략무기 감축 추가협상 착수 등은 미국의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공약대로 이라크에서의 철군을 시작하고 대신 전선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으로 옮겨 테러집단인 알카에다 소탕을 천명했으며, 지난해 성탄절 여객기 테러기도 사건으로 잠시 미뤄졌지만 관타나모 수용소의 폐쇄 결정도 주요한 성과로 꼽힌다. 여성과 유색인종의 각료를 대거 입각시키고 최초의 히스패닉 여성 대법관을 배출하는 등 인종화합의 새지평을 열었지만 뿌리깊은 인종 편견을 해소하는 것은 여전히 큰 숙제다. ●과제 집권 2년차를 맞은 오바마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난제들도 만만치 않다. 막바지에 이른 건강보험 개혁법안의 완성과 테러와의 전쟁,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실업률 잡기, 11월 중간선거 승리, 국론 통합 등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대규모 경기부양 등으로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재정적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런 상황에서 지지율 하락은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드라이브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11월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인 상·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의석을 잃을 경우 개혁과제들을 밀어붙일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진정한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kmkim@seoul.co.kr
  • 경남 관광지 통합이용권 도입

    경남도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오는 4월 할인 카드와 이용권으로 지역 내 관광지를 싸게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 통합이용권’을 도입한다. 도는 관광 명소가 몰려 있는 거제와 통영지역의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조선해양문화관, 수산과학관, 한산도 제승당,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등 관광지 10곳과 남해안 유람코스 13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합이용권을 4월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할인 카드는 관광지와 유람 코스의 선택에 따라 10~30%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용권은 관광가이드 책자의 한 부분으로 제작돼 카드 신청 및 소지자에게 배부된다. 도는 이 카드를 인터넷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3월까지 전산 판매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달 말쯤 통영·거제시, 관광지 관계자, 유람선 사업자 등과 협의를 벌여 적용 관광지와 유람선 코스, 할인율 등을 최종 결정한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아이티 강진 참사]주민들 “구호품 언제 오나” 발동동

    아이티가 최악의 지진 참사로 행정 기능이 마비되면서 극심한 ‘카오스’(혼돈)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이미 집단 매장지에 7000명의 시신을 묻었다.”는 말만 했을 뿐 이렇다 할 계획도 내놓지 못했다. 아이티 정부는 구호작업은 고사하고 피해 상황 파악도 제대로 못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수도 포르토프랭스 시내 중앙광장인 ‘샹 드 마스’는 집을 잃고 몰려든 시민들로 거대한 난민 수용소가 돼 버렸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행정 마비… 구호 작업도 혼란 시민들은 마실 물이 없어 고통받고 있다. 언제 비상식량과 의약품이 도착할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포르토프랭스는 거대한 시체 안치소로 변해가고 있다. 장 리오넬 발렌틴(여)은 “사촌의 시신을 찾았지만 시신을 옮기는 걸 도와줄 사람도 없고 택시도 엄청난 웃돈을 요구해 그냥 시신 더미에 내버려 뒀다.”며 울먹였다. 구호품이 피해 주민들에게 언제 전달될지는 요원하기만 하다. 항구가 파괴돼 선박 물품 운송이 불가능하다. 교통과 통신망도 끊긴 데다 유엔평화유지군까지 심각한 타격을 입어 물자를 수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항은 구조요원들을 실은 비행기들이 밀려들고 있어 혼잡을 빚고 있다고 AP통신이 밝혔다. 엘리자베스 비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 대변인은 “수송여건은 악몽”이라고 전했다. 아이티에서 활동하는 국제 구호단체와 자선단체들도 큰 피해를 입어 임무 수행이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아이티 가톨릭교회 주교가 사망했으며, 유엔 직원 36명이 죽고 수백명이 실종되거나 무너진 유엔본부 건물에 매몰됐다. 선교사와 학생, 의사 중에도 실종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 자선단체 ‘푸드 포 더 푸어’의 듀큰 오거스틴 신부는 “우리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피해와 고통, 기아와 절망과 싸워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다리다 못해 주민들은 곡괭이나 삽을 들고 직접 부상자 구조에 나서고 있다. 무너진 아파트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장 말레스타(19·여)는 “누가 지금 우리를 도와주나. 아무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재소자 4000명 교도소 이탈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간신히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생지옥’을 방불케 하고 있다. 구호작업 지연에 불만을 품은 일부 시민이 항의의 뜻으로 시내 몇 곳에 사망자의 시신으로 벽을 쌓아 길을 막는 참혹한 풍경이 발견됐다. 미 CBS방송은 궁지에 내몰린 시민들이 흉기를 들고 시내를 돌아다니며 약탈까지 서슴지 않는 상황이지만 이들을 막아야 할 경찰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절망적인 상황이 폭동으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우려한다. 지진으로 교도소 건물이 무너져 재소자 4000여명이 교도소를 이탈했다는 소식이 이런 우려를 더한다. AP통신에 따르면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창고가 약탈당했다. 이 창고에 비축해 뒀던 식량 1만 5000t 가운데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미군이 아이티에서 당분간 치안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브라이언 휘트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상당수 병력이 아이티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유엔은 그동안 약 20개 국가와 국제기구, 기업 등이 약속한 각종 구호기금이 2억 6850만달러(약 2950억원)에 달한다고 15일 밝혔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임꺽정’ 미완성 미스터리, 사주로 보니

    ‘임꺽정’(사계절 펴냄)은 총 10권으로 된 장편소설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미완성이다. 작가가 요절한 것도 아니고, 수용소에 갇혔던 것도 아닌데, 왜 이 필생의 작품이 미완성이 되었을까. 좀 엉뚱해 보이지만,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사주명리학을 동원해 작가를 살펴보았다. 1888년 탄생. 1928년부터 ‘임꺽정’ 연재, 1948년 월북. 1968년 사망. 책날개에 소개된 홍명희의 연보다. 뭔가 공통점이 보일 것이다. 한 살 단위로 인생이 크게 변곡점을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의 대운은 한 살일 가능성이 크다. 대운이란 10년 단위로 운이 바뀌는 걸 뜻하는 명리학 용어다. 1대운이면 한 살, 열 한 살, 스물 한 살…. 3대운이라면 세 살, 열 세 살, 스물 세 살 등으로. 연보를 토대로 홍명희의 사주를 뽑아 보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사항은 큰 스케일의 역마살. 벽초는 어린 시절부터 중국, 싱가포르, 타이완 등지를 떠돌아다녔으니 과연 그렇다고 할 수 있겠다. ‘임꺽정’과 관련된 대목을 찾아보니, 41세에 조선일보에 연재하기 시작하여 딱 10년간 쓰고 손을 놓아버렸다. 대운의 흐름을 살펴보니 51세부터 대운이 크게 바뀌었다. 이른바 갑자(甲子) 대운! 갑자는 육십갑자의 첫 시발점이다. 그래서 이 대운이 들어오면 인생 전체가 크게 변한다고 해석된다. 때는 바야흐로 역사의 격동기. 여러 조직의 ‘짱’을 맡더니 급기야 61세에 우연히 북한에 들어갔다가 부수상 등 고위관직을 역임한다. 그러니 ‘임꺽정’을 다시 쓰지 않은 건 바빠서도 아니고 힘에 부쳐서도 아니다. 대운이 바뀌면서 벽초의 인생이 문필에서 조직으로 이동해버린 탓이다. 말하자면, 50대가 되면서 ‘임꺽정’과는 시절 인연이 끝나버린 것. 반론도 있겠지만 사주로 풀어보면 그렇다!
  • 관타나모 석방자 20% 테러단체 복귀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쿠바의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 풀려난 테러 용의자 5명 가운데 1명꼴로 알카에다와 같은 무장 테러단체에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 국방부 기밀보고서가 추산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들은 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기밀보고서와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초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석방된 수감자들의 테러단체 복귀 비율이 11%에서 지난해 4월에는 14%로 높아졌고 최근 평가 결과에서는 복귀 비율이 2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제프 모렐 국방부 대변인은 현재 관리들이 석방된 수감자들의 정확한 복귀 비율을 공개하기 위해 기밀해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관타나모 석방자의 테러단체 복귀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국방부의 비밀 보고서는 석방된 수감자들이 예멘 등으로 재집결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발생한 미 여객기 테러기도 사건의 배후로 예멘에 있는 알카에다가 드러나면서 미국 내에서 관타나모 수용소의 폐쇄를 둘러싼 논란을 재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 여객기 테러기도 사건 이후 안보상황 악화를 이유로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의 예멘 송환을 일시 중단시켰지만 수용소 폐쇄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 폐쇄 논란의 재연 조짐에 못을 박았다. 미국의 인권단체들도 미 국방부의 기밀 보고서에 나온 복귀 비율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만한 정보나 증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석방된 수감자들의 테러단체 복귀는 미 국방부의 수치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거론하며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결정 및 수감자들의 미국 교도소로의 이감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kmkim@seoul.co.kr
  • ‘버럭’ 오바마, 美 테러대책 손본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화가 단단히 났다.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지난 성탄절에 발생한 미 여객기 테러기도 사건과 관련한 정보기관장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TV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정보 취합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확보한 정보를 통합하고 이해하는 데 실패한 탓”이라면서 “이는 용납할 수 없으며,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테러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정보기관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더 잘해야 하며, 더 잘할 것이다. 그리고 서둘러야 한다.”면서 “미국인의 생명이 경각에 달렸다.”고 시급성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 이후 탑승 거부자 명단을 대폭 보완하고 테러지원 및 특별관심국 14개 국적자와 이들 나라를 경유한 모든 여행객에 대한 몸 수색과 휴대용 짐 추가 검색, 무작위 추가 검색 등 강화된 조치들을 설명하고 수일 내에 테러 관련 정보 통합 및 추가적인 항공 보안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보완대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인권침해 논란에도 불구, 알몸 투시기를 공항들에 즉시 설치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명이 참석한 이날 정보기관장회의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공화당에서 제기하는 정보기관장들에 대한 문책 주장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정보기관장들에 대한 신뢰가 여전하다며 교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회의에서 정보기관장들은 특정 기관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확보된 정보의 분석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번 사건 발생 후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내 예멘인들을 자국으로 송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멘의 알카에다가 이번 테러의 배후로 드러난 데다 송환될 경우 알카에다에 재합류, 미국에 대한 테러행위에 가담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에 대한 의지는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이번 송환 중단 조치로 그렇지 않아도 촉박한 이달 22일까지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더욱 지키기 어렵게 됐다.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198명의 테러 용의자가 수감돼 있으며, 이 가운데 92명이 예멘 출신이다. 92명 중 40명은 미 법무부에 의해 석방 결정이 내려져 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5일 미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 공항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돼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 중지되는가 하면 대학교수 2명에게 의문의 백색 가루가 배달되는 등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오전 8시20분쯤 베이커스필드 공항에서 성분이 밝혀지지 않은 병에 든 유해물질이 수화물로 부친 가방에 대한 검색과정에서 발견돼 폭발물 처리반이 공항에 긴급 배치됐다. 스티브 뒤프레 미 연방수사국(FBI) 대변인은 “병에 든 물질은 꿀로 판명됐다.”면서 “추가로 실시한 폭발물 및 마약 검사에서 이 꿀단지들은 음성반응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또 어바인캘리포니아대(UCI) 교수 2명에게 의문의 백색 가루와 함께 ‘검은 죽음’이라는 문구가 배달돼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 FBI 조사결과 백색 가루는 무해한 물질로 밝혀졌다. 한편 쿠바 외무부는 5일 항공기로 미국에 입국하는 쿠바인들에 대한 과도한 보안 검색과 관련, 쿠바에 파견된 미 정부의 최고위급 외교관을 불러 공식적으로 항의했다고 밝혔다. kmkim@seoul.co.kr
  • 유료 관광시설 통합 이용권 통영·거제 이르면 4월 도입

    경남도는 4일 통영시와 거제시 두 지역의 모든 유료 관광시설을 티켓 하나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이용권’을 도입해 시범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통영·거제시를 찾는 관광객들이 한려수도 케이블카와 포로수용소, 남해안 유람선 등 두 지역에 있는 15곳의 모든 유료시설을 이용권 하나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도는 관광객들이 통합이용권을 많이 이용하도록 통합이용권 가격을 개별 시설의 이용료를 합친 것보다 싸게 할 방침이다. 이달 중에 통영·거제시, 관광시설 운영업체 등과 논의해 할인비율 등 통합이용권의 구체적 내용을 정하고 빠르면 4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지금까지 서울 종로구의 ‘삼청동 박물관 자유이용권’ 등 지자체 안의 관광시설을 묶은 통합이용권이 나온 적은 있지만 지자체끼리 연계해 통합이용권을 운영하는 것은 거제·통영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도는 시범운영 결과를 보고 경남 남해안 지역 전체에 대한 통합이용권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美 테러 초긴장… 14개국 여행객 전수검사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은 4일(현지시간)부터 테러 관련 우려가 높은 14개국의 여권을 소지한 여행객과 이 국가들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는 모든 항공 여행객 전원에 대해 신체 촉수검사 및 휴대용 짐 검색을 실시한다. 또 이들 국가 이외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들에 대한 무작위 검색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 등 미 언론들이 3일 버락 오바마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수대상 14개국은 쿠바, 이란, 수단, 시리아 등 미 국무부가 지정한 테러지원국과 특별관심국 10개국이다. 특별관심국에는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예멘, 아프가니스탄, 알제리, 이라크, 레바논,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소말리아 등이 포함된다. 대부분은 이슬람 국가들이다. 미 정부는 대폭 강화된 공항 보안검색 조치들을 관련국가들과 세계 각국 항공사들에 이미 통보했다고 밝혔다. 교통안전국의 크리스틴 리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국무부가 지정한 테러지원국이나 특별관심국가의 여권을 소지한 여행객 또는 이 국가들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들에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리 대변인은 이들 여행객들은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전원 신체 촉수검사와 휴대용 화물 검사를 받게 되며, 일부의 경우 폭발물 탐기지나 알몸투시기와 같은 첨단 기기를 이용한 추가 검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의 보안태세를 상당히 강화시켜 주는 이런 변화들은 지속적인 조치”라면서 “교통안전국(TS A)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조치들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유럽과 아시아에서 항공기를 이용해 미국으로 온 여행객은 2500만명에 이른다. 한편 특별관심국인 예멘은 지난해 성탄절 미국행 여객기 테러를 기도한 알 카에다의 주요 근거지로 부상했지만,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의 예멘 송환은 계속 될 전망이다. 존 브레넌 백악관 국토안보 보좌관은 3일 예멘 국적 수감자 90여명을 거론하며 본국 송환 계획을 밝혔다. 또 예멘의 알 카에다를 겨냥한 보복 공격에 대해서는 “예멘에서 알 카에다가 세력을 강화하도록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면서도 “새로운 전선을 전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mkim@seoul.co.kr
  • [2009 뜬별 진별] 시대의 거목 빈 자리에 희망의 얼굴들 떠오르고…

    태양은 강렬하게 빛을 발하지만 결국은 지고 만다. 올해도 태양처럼 떠올라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스타가 적지 않았다. 반면 그림자만 남긴 채 사라져간 별도 어느 해보다 많았다. 2009년 한 해, 뉴스의 초점으로 새롭게 떠오른 인물과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춘 인물을 국내와 국제 부문으로 나누어 돌아본다. ■국내·외 떠오르는 얼굴들 올해는 유난히 문화·체육 분야에서 뜬 별이 많았다. 혼돈스러운 정치와 스산한 경제, 아픔이 많았던 사회상의 또 다른 단면으로 풀이된다. 대중성만 놓고 보면 최고로 뜬 별은 ‘미실’ 고현정이다. TV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 역을 맡아 ‘미실어록’, ‘고현정의 재발견’, ‘도자기녀’(도자기처럼 피부가 매끈하다고 해서) 등의 말을 만들어내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국민요정’ 김연아와 ‘바람의 아들’ 양용은, ‘추추 트레인’의 추신수는 개인적으로도 최고의 한 해를 보냈을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준 ‘트리오 별’로 꼽힌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는 역대 세계 기록을 두 차례나 경신하며 새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을 한껏 키웠다. 프로골퍼 양용은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올해 세계 스포츠사의 최대 이변을 만들어냈고, 미국 프로야구 선수 추신수는 아시아선수로는 처음 ‘20(홈런)-20(도루)’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여자프로골프대회에서 다승왕, 신인왕, 상금왕에 오른 신지애도 빼놓을 수 없다. 홈런왕, 타점왕, 최우수선수(MVP)상을 휩쓸며 국내 프로야구 열기를 더욱 끌어올린 ‘해결사’ 김상현(기아타이거즈)과 한국인 선수로는 가장 어린 나이(21세)에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블루 드래곤’ 이청용(볼턴 원더러스)도 있다. 경제 쪽에서는 ‘황태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8월 그룹 주력사인 현대차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한 것을 시작으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용진 부회장이 15년 간의 경영수업 끝에 11월 말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해(年)가 바뀌기 직전에 부사장 승진과 함께 모든 직장인들의 꿈인 C급(COO·최고운영책임자) 경영진 반열에 올랐다. 정·관계에서는 서울대 총장에 이어 국무총리로 전격 발탁된 정운찬 총리와 한나라당에 입당한 지 21개월 만에 집권여당 대표직을 맡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국세청 개혁을 소리없이 주도해 일각의 비(非)전문가 우려를 깨끗이 불식시킨 백용호 국세청장 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엄마를 부탁해’로 침체된 출판계에 밀리언셀러 희망을 다시 불어넣은 소설가 신경숙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경원 강병철기자 leekw@seoul.co.kr 올 한해 국제무대에서 가장 뜬 별은 단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지난 1월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흑인으로서는 처음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오바마는 임기 초반에 자신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 방침을 확정 발표하고, 건강보험법 개혁안을 강력히 추진하는 한편 중동평화를 위한 국제 외교를 강화해 나갔다. 지난 10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현직 대통령에게 노벨 평화상 수여를 결정한 것도 오바마 대통령의 국제적 입지와 영향력을 반영한 사례다. 국제 정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급부상했다면 경제에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활약이 돋보였다. 버냉키 의장은 2008년 미국 부동산 시장 붕괴로 시작된 국제 경기 침체가 경제 대공황 사태와 유사한 상황까지 악화됐지만 시장에 돈을 풀고 은행 파산을 막는 등 경제 회복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시사주간 타임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일본에서 8월 실시된 총선에서는 하토야마 유키오 현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이 54년간 장기 집권했던 자민당을 대파하며 첫 정권 교체를 이뤘다. 70%가 넘는 압도적인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9월 공식 취임한 하토야마 총리는 정치개혁은 물론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 외교를 중시하며 자민당 시절 일본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위장 헌금 문제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국제 정치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헤르만 판 롬파위 전 벨기에 총리는 지난달 19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유럽연합(EU) 초대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 선출됐다. ‘EU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판롬파위 의장은 2년 6개월 동안 회원국 정상들의 회의를 주재하고 국제무대에서 EU를 대표해 외교활동을 하게 된다.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는 ‘잡스를 보면 IT 산업의 미래가 보인다’는 업계의 평가를 증명하는 한 해를 보냈다. 췌장암 치료를 위해 지난 1월 회사를 떠났다 수술을 마치고 6월 업무에 복귀한 잡스는 아이폰 한국 출시와 함께 세계 IT 산업계에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잡스는 지난 18일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발행하는 경영전문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선정한 세계 최고 경영자 100명 중 1위에 올랐고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선정한 2010년 가장 중요한 인물 10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국내·외 저물어간 얼굴들 한 인간은 하나의 세계다. 그의 세계가 클수록 죽음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도 크다. 그러나 죽음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기에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올해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김수환 추기경이 세상을 떠났다. 생전의 영향력만큼 그들의 죽음은 많은 의미와 과제를 사회에 남겼다. 투병기로 오히려 세상을 위로했던 장영희 서강대 교수는 “엄마 미안해…그래도 난 엄마 딸이라서 참 좋았어…엄마는 이 아름다운 세상 더 보고 오래오래 더 기다리면서 나중에 다시 만나.”라는 100자짜리 짧은 편지로 긴 여운을 남겼다. 한국 수영의 선진화를 이끈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는 2010년 다시 대한해협을 건너겠다는 약속을 뒤로한 채 떠났다. 1969년 전국 체전부터 두각을 나타낸 조씨는 종목을 가리지 않고 50차례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고 현역에서 물러난 뒤인 1980년에는 최초로 대한해협을 13시간16분 만에 횡단했다. 인간의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던 산악인 고미영씨는 지난 7월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실족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씨는 여성 산악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봉 등정에 도전했고 낭가파르바트는 11번째 고지였다. 2005년 동생과의 경영권 다툼으로 상처를 입은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11월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자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형제의 난’ 당시 그는 동생인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현 ㈜두산 회장이 불법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진정서를 제출했고 1년 7개월 이어진 법정 다툼 끝에 그룹에서 퇴출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은 노환으로 별세했다. 그는 중앙정보부장으로 재임 중이던 1972년 5월 대북밀사로 평양을 방문, 김일성 전 북한 주석과 사상 첫 남북비밀회담을 갖고 ‘7·4 남북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묵직한 저음으로 가곡 ‘명태’를 부르고 한국 가곡만으로 독창회를 열기도 했던 성악가 오현명씨, ‘오발탄’ ‘아낌없이 주련다’ 등 40여편의 영화로 한국 영화계를 풍미했던 전후 1세대 감독 유현목씨 등은 올여름 유명을 달리했다. 위암 투병 중 지난 9월 사망한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장진영씨는 사망 나흘 전 혼인신고를 하는 등 남편과의 러브 스토리로 더욱 애잔함을 남겼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팝의 황제’였던 마이클 잭슨이 6월25일 갑자기 숨져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사인은 마취제와 진정제 과다투약에 따른 것으로 잠정 결론지어졌다. 1969년 형제들과 결성한 ‘잭슨 파이브’의 리드싱어로 데뷔, 이후 ‘빌리 진’, ‘비트 잇’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그는 팝계의 전설로 남았다. 특히 전 세계에서 1억 400만장 이상 팔린 ‘스릴러’ 앨범은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국제 정치·경제계 거물들의 죽음도 이어졌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막내동생이었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8월25일 뇌종양으로 숨졌다. 그는 미국의 정치 명문 케네디가(家)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1세대 정치인이었다. 그는 1962년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인을 대표한, 미 의회사의 산 증인이었다. ‘필리핀 민주화의 꽃’으로 불렸던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도 16개월의 투병 끝에 8월1일 결장암으로 타계했다. 남편 베니그노 니노이 아키노가 마닐라공항에서 독재정권의 비밀요원에게 암살된 뒤 가정주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 ‘피플 파워’ 민주화 운동에 의해 대통령이 됐다 미국인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새뮤얼슨 MIT대 교수가 12월13일 사망했다. 그는 오랫동안 학계에서 복잡하게 다뤄져 왔던 경제이론을 수식이나 통계를 활용해 간결한 모델로 만든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경제학 교과서 ‘이코노믹스(경제원론)’는 1948년 첫 출간 이후 지금까지 19개정판이 나올 정도로 장수 교과서가 됐다. 전 세계 27개 국어로 출간돼 약 400만부가 팔렸다. 유럽연합(EU)의 초대 대통령으로 유력시됐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국제정치계에서 낙마했다. EU 소국들이 집권 당시 이라크 전쟁을 강력 지지했던 블레어에게 반감을 가진 데다 ‘빅3’ 가운데 독일·프랑스가 영국의 위상 강화를 우려하며 반대했다. 1996년 프로 골프에 입문한 이후 세계 골프계를 10여년이나 쥐락펴락했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4)는 ‘여화(女禍)’ 때문에 인생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플로리다주 자택 앞에서 11월27일 발생한 교통사고를 계기로 10여명의 여성이 불륜 상대로 떠올라 ‘바람난 타이거’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처음에 “악의적인 소문”이라고 부인했던 우즈는 결국 14일 만에 “골프를 무기한 중단한다.”는 선언과 함께 지금까지 칩거 중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재미교포 인권운동가 불법 입북

    재미교포 출신의 북한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28·박동훈)씨가 성탄절인 25일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중국에서 두만강을 건너 함경북도 회령지역으로 불법 입북했다. 박씨는 얼어붙은 폭 30m 정도의 두만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가자마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불법 입북이 ‘제2의 여기자 억류사태’로 번질 지 주목된다. 박씨는 북한 인권 단체 ‘자유와 생명 2009’의 대표다. 이 단체의 한 관계자는 27일 “박씨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앞으로 보내는 편지를 갖고 북한에 갔다.”고 말했다. 편지에는 죽어가는 북한 인민들을 살릴 식량, 의약품 등이 들어갈 수 있도록 국경을 개방할 것과 모든 정치범 수용소를 폐쇄하고 정치범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박씨는 편지에서 북한의 극악무도한 수용소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만큼 국제사회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김정일과 추종자들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했다. 박씨는 왼손에는 성경책을, 오른손에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찬송가의 가사를 출력한 종이를 들고 찬송가를 부르며 강을 건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박씨는 입북을 감행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나기 직전인 지난 23일 서울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기독교인으로서 북에 들어가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북한에 억류되더라도 (과거 여기자 사건처럼) 미국 정부가 자신을 구해주기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 당국이 박씨에 대해 불법입경죄, 적대행위죄를 물어 법적처리 하되 북·미 대화 국면을 고려해 추방 형식으로 그를 석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미 양국은 일단 박씨의 불법 입북 사실에 대해 큰 반응은 보이지않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앤드루 래인 부대변인은 사건 발생 후 “미국 정부는 미국민의 보호와 안녕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박씨의 입북사실을 보도하지 않고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2009년 국내외 10대뉴스

    서울신문 선정 2009년 국내외 10대뉴스

    2009년은 벽두에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데 이어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는 등 유난히 충격파를 던진 죽음이 많은 한 해였다. 강호순 사건 같은 강력사건과 연예계 성상납 같은 추문도 있었지만 남북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 공동 진출하고, 한국이 2010년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등 한반도에 희망의 기운이 감돈 한 해이기도 했다. 국제적으로는 중국과 일본, 미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나라들이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고, 비록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지구가 겪고 있는 온난화라는 공통의 위기를 앞에 놓고 세계 각국이 머리를 맞대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올해 10대뉴스를 국내와 국제 부문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국 내 김대중·노무현 前대통령 역사 뒤안길로 검찰수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5월 고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한국 사회는 전에 없던 감정의 극한을 경험했다. 충격, 당혹, 참담, 분노, 연민…. 저마다 다르되, 복합적이었다. 8월에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영결식이 국장으로 치러졌다. 한국 현대사와 민주주의에서 그의 존재감이 어떠했는지…. 상실의 한 해였다. 미사일 발사·핵실험… 잇단 북한발 충격파 북한은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5월 2차 핵실험, 11월 대청해전을 유발하며 1년 내내 남한을 자극했다. 8월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12월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이 이어졌다. 표면에 드러난 남북관계는 냉랭했지만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비밀접촉설도 심심찮게 나돌았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17년만의 화폐개혁이 단행됐다. 용산재개발 철거민 참사… 보상문제 난항 1월20일 서울 용산 재개발지역 4층짜리 남일당 건물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졌다. 경찰이 철거민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옥상 망루에 불이 붙었고, 화재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경찰특공대를 투입한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용산 참사가 발생한 지 11개월이 지났지만 화재 원인, 강제 철거, 과잉 진압, 유족 보상 등을 둘러싼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세종시 원안수정 논란… 국론분열 양상 정운찬 국무총리가 9월 초 내정과 동시에 꺼낸 세종시 원안 수정 입장은 올 하반기 최대 뉴스로 떠올라 지금도 활화산이다. 충청권과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까지 수정 반대에 가세하면서 국론분열 양상으로 치달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대통령과의 대화’를 갖기에 이르렀다. 수정안 최종본이 발표되는 내년 1월11일 이후에도 메가톤급 뉴스로 위력이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 G20정상회의 서울유치 ‘국격 우뚝’ 내년 11월 세계인의 눈과 귀가 서울에 집중된다. 지구촌 최고의 20개 부자나라(G20) 정상들이 대한민국에 모두 모인다. ‘아시아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경제올림픽’이 열리는 셈이다. 한국 외교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일대 사건이다. 지구촌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국격(國格)을 한 단계 끌어올릴 호기이기도 하다. 미디어법 등 입법전쟁… 난장판 국회 오욕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미디어법은 7월 여름 국회를 끝없는 파행으로 밀어 넣었다. 직권상정, 회의장 점거, 국회 경호권 발동, 의원직 사퇴, 재투표·대리투표 논란 등 입법부 파행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여야의 불신은 연말 예산안 심의로 이어졌다. 새해 예산안이 연내에 처리되지 못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준(準) 예산을 편성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나로호 궤도진입 실패… 절반의 성공 2009년 8월25일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전 국민적 관심속에 우주를 향해 발사됐다. 자국 땅에서 자국의 로켓을 쏘아 올렸다는 데 의의를 가지며 우리나라 우주개발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한쪽 페어링(위성덮개) 미분리로 과학기술위성2호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데 실패함으로써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인면수심 강호순·조두순 반인륜범죄 경악 올해도 반인륜적 강력 범죄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지난 1월 군포 여대생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강호순은 미궁 속에 빠졌던 경기서남부지역 부녀자 연쇄살해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졌다. 2008년 12월 8세 여자 아이를 성폭행한 조두순은 징역 12년의 대법원 판결을 받았다. 국민들은 지나치게 낮은 형량에 분노했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남아공월드컵축구 사상 첫 남북 동반진출 태극전사들은 1986년부터 월드컵 축구 본선 7회 연속 진출이라는 꿈을 일구며 국민들을 들뜨게 했다. 아시아예선을 무패(7승7무)로 마쳤다. 북한도 44년만에 본선에 올라 사상 처음으로 남북이 동반 진출하는 역사를 쓰게 됐다. 한국의 7연속 본선행은 브라질 등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번째 기록. 본선에서 한국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B조에 편성됐다. 연예계 성상납 파문·잇단 자살 충격 지난 3월, 탤런트 장자연의 자살은 연예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던졌다. 신인 배우 장자연의 자살이 화제를 몰고 온 것은 자살에 이르게 한 원인이 연예계의 고질적인 성(性)상납과 매니저의 폭력 때문이었다는 유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4월과 11월에는 신인 배우 우승연과 모델 김다울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연예계가 깊은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국 제 미국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 시대’ 개막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이 취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월20일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이라크 주둔군 철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지시하는 등 의욕적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러시아, 유럽과 관계를 재정립하고 중동과 평화의 외교시대를 열었으며 이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경제 회복… 두바이 사태 새 변수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앞다퉈 내놓은 경기부양책의 효과로 세계 경제는 지난 2년의 경기침체를 탈출해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세계 증시는 지난 3월 바닥을 찍은 뒤 상승랠리를 시작했다. 그러나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 정부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을 6개월 유예해 달라며 채무상환 유예를 선언하면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신종플루 대재앙… 208개국서 1만명 사망 지난 4월 멕시코의 작은 마을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플루는 빠른 속도로 확산,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현재까지 208개국이 넘는 국가에서 사망자수가 1만명을 넘었다. 빠른 확산속도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6월 신종플루에 대한 경보 단계를 최고수준인 ‘대유행’으로 격상했다. 각국은 치료제와 백신 비축에 나서는 등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GM·크라이슬러 등 美 자동차제국 몰락 세계 금융위기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에도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미국 업계 1위인 제너럴모터스(GM)와 3위 크라이슬러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잇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 세계는 자동차 제국의 몰락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GM은 파산법원의 주도로 감원과 채무 조정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착수해 ‘뉴 GM’을 출범시켰다. 리스본조약 발효… EU 27개국 정치 통합 27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EU)의 미니 헌법인 리스본조약이 12월1일 발효했다. 이로써 경제통합에 이어 정치적 통합을 본격화한 ‘유럽 합중국’이 탄생했다. 회원국 만장일치제였던 의사결정 구도를 다수결로 변경, 정책결정의 효율성을 높였다. ‘EU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는 헤르만 판 롬파위 벨기에 총리가 당선됐다. 日 하토야마 집권… 54년만에 정권교체 ‘8·30 중의원 선거’로 1955년 이후 계속돼온 자민당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 고이즈미 정권 시절 심화된 민심 이반은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자민당은 지난 2007년 7월 참의원에 이어 중의원까지 민주당에 내줬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새로운 일본’을 기치로 각종 개혁 정책을 추진, 의원 친족의 국회의원 입후보 제한 등 7가지 공약을 지켰다. 코펜하겐 기후회의 선진·개도국간 온도차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지난 7일부터 19일까지 열렸다. ‘선진국 책임론’을 내세우는 개발도상국과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선진국의 이견은 결국 제대로 된 정치적 합의조차 이루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194개 회원국 중 28개국만이 동의한 ‘코펜하겐 협정’은 내용면에서뿐만 아니라 절차상 문제를 갖고 있다. 中 신장위구르 유혈 충돌… 197명 사망 지난 7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혈시위로 197명이 죽고 1700여명이 다쳤다. 수백년간 곪아온 중국 내 소수 민족의 분리 운동과 자본주의 도입 이후 이 지역 GDP가 2배 이상 늘었음에도 대부분의 부를 한족이 차지하는 현실이 맞물린 결과였다. 중국 정부는 지역 투자를 늘리는 등 ‘위구르 달래기’에 나섰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하늘나라로 마이클 잭슨이 지난 6월25일 자택에서 심장 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각종 추문과 건강에 대한 억측을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됐던 영국 런던에서의 컴백 공연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었다. 연예계 최대 뉴스메이커였던 만큼 사망소식은 각종 인터넷 검색 순위 1위를 장식했고, 사후에만 저작권료 등으로 100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란대선 부정 의혹… 혁명이후 최대 시위 6월13일 실시된 제10대 이란 대선은 당선자가 발표되자 예상치 못한 후폭풍에 휩싸였다. 강경 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개혁파 미르 호세인 무사비 후보 간의 박빙이 예상됐지만 아마디네자드가 압승하자 무사비 지지자들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개혁 진영의 결집으로 이어졌고 각지에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일어났다.
  • 송구영신-해넘이·해돋이 숨은 명소 8選

    송구영신-해넘이·해돋이 숨은 명소 8選

    시나브로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야 할 때지요. 기축년(己丑年)의 붉은 해가 펼치는 마지막 빛의 축제에 아쉬움만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빈자리에 새로운 것을 채울 때, 가슴 벅찬 환희와 감동도 함께하지 않겠습니까.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옛것을 털고 새것을 맞는 송구영신 의식을 치르기 적합한 장소를 모았습니다. 해마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일출·일몰 명소들은 배제하고, 접근하기 쉽고 덜 알려진 곳들로 골랐습니다. 다만, 최근 화재로 사라진 전남 여수의 향일암은 예외입니다. 오르기는 다소 힘들어도 해넘이와 해돋이를 함께 볼 수 있는 ‘랜드마크’와도 같은 곳이었지요. 향일암을 잃은 비통함에 해질녘 여수 앞바다는 얼마나 붉디붉은 빛깔을 토해 낼까요. ●넉넉한 가슴으로 지는 해를 보내다 망해사 하늘과 땅이 맞닿은 풍경을 볼 수 있는 내나라 안 유일한 곳이 김제·만경평야다. 그 지평선의 끝자락, 그리고 막 수평선이 시작되는 곳에 망해사(望海寺)가 있다. 극락전과 낙서전, 범종각 등이 전부일 정도로 작은 절집. 하지만 뜨락만큼은 세상 어느 거찰보다 넓다. 서해-새만금간척사업이 바다를 갈라 놓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히는 육지 속 바다-를 앞마당 삼고 있기 때문이다. 절집 앞 범종각에 걸린 해넘이 풍경이 일품이다. 삼국시대부터 이어온 절집의 연륜만큼이나 깊고 웅장하다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너른 바다와 단절된 탓일까, 광대하기는 하나 한켠에선 쓸쓸함도 묻어 난다. 대해의 위세를 잃어버린 바다 아래로 몰락하는 해가 여느 곳보다 붉다. 백합조개 산지로 유명한 인근 심포항도 둘러볼 만하다. 전북 김제에 있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서김제 나들목→우회전→29번 국도 만경 방향→만경고 삼거리→좌회전→702번 지방도 심포항 방향→망해사(063-543-3187). 궁평항 경기도 화성8경의 하나로 꼽히는 것이 ‘궁평 낙조’다. 길이 2㎞, 폭 50m에 달하는 백사장과 수령 100년이 넘는 해송 500여그루가 어우러져 빼어난 경치를 펼쳐낸다. 궁평항의 자랑은 길이 193m짜리 ‘피싱피어’(Fishing Pier)다. 뭍에서 바다까지 긴 나무다리를 설치하고 끝부분에 넓은 휴식공간인 ‘파고라’를 만들어 휴식과 산책, 낚시 등을 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이 나무다리에서 바라보는 해넘이 풍경이 그만이다. 인근 화옹방조제는 반드시 들를 것. 서신반도와 우정반도를 잇는 4차선 도로로, 일직선으로 달리는 드라이브의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송산면 고정리에는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공룡알 화석지도 있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비봉 나들목→306번 도로→20㎞ 직진→309번 도로→궁평항. 화성시청 (031)369-2114. 천수만 해거름. 노을이 만든 붉은 하늘과 한낮의 기운이 여전한 파란 하늘이 팽팽히 대립하는 시간. 그 경이로운 하늘 위로 먹물 번지듯 검은 물체들이 퍼져 간다. 가창오리 수십만마리가 펼치는 군무(群舞)다. 충남 서산의 천수만에서는 이처럼 ‘겨울 진객’ 철새와 해넘이가 어우러지는 풍경과 만날 수 있다. 특히 일몰 전후로 벌어지는 가창오리의 ‘에어 쇼’는 감동적이다. 가을걷이 끝난 너른 간척지 들녘을 자분자분 걷는 맛도 각별하다. 인근 안면도 일대에는 꽃지해수욕장 등 일몰 명소가 가득하다. 서해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부석사와 옛 정취 물씬 풍기는 해미읍성도 둘러볼 만하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홍성나들목→28번 국도→서산·해미 방향 좌회전→40번 국도→안면도 방향 좌회전→천수만. 서산시청 (041)660-2498. ●가슴 열어 오는 해를 맞다 함백산 일출산행을 말할 때 가장 앞줄에 세울 만한 산이 강원도 태백과 정선 등에 걸쳐 있는 함백산(1573m)이다.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 높은 산. 정상까지 포장도로가 생기면서 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산이 됐다. 겨울이면 설경과 일출이 어우러져 선계가 따로 없을 비경을 펼쳐 낸다. 눈이 많이 오면 길이 통제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국도→석항→31번국도→화방재(어평재)→414번 지방도→함백산. 고한읍사무소 (033)560-2615. 오도산 경남 합천의 오도산(1134m)은 작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너른 풍광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멀리 지리산 등 명산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해돋이는 오래전부터 근동의 사진작가들 입에 오르내릴 만큼 유명하다. 수십개의 봉우리가 넘실대는 ‘산들의 바다’를 눈으로 따라잡기 벅찰 지경. 정상까지 도로가 나 있다. 다소 폭이 좁은 것이 흠. →가는 길 88고속도로→해인사 나들목→1084번 지방도(야로·합천 방향)→26번 국도→묘산면 소재지→묘산초등학교→오도산 중계소→오도산. 묘산면사무소 (055)930-4031. 백운산 강원도 정선의 백운산(1376m)은 특유의 고원지형과 백두대간 전경을 굽어볼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최장(2832m)의 곤돌라를 타고 은색의 태백준령을 발 아래 두는 맛이 각별하다. 백운산에서는 아기자기한 눈꽃보다 산들의 파노라마에 주목해야 한다. 내로라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들이 주름 접힌 채 다가서는 장면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광이 아니다. 설경이 아름다운 산 중턱의 도롱이연못을 반드시 찾을 것.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나들목→영월→사북→하이원리조트. 관광곤돌라 어른 1만 2000원, 어린이 1만원.1588-7789. ●뜨고 지는 해를 한자리에서 만난다 향일암 지난 20일 화재로 소실된 비운의 절집. 아침 해를 향한 암자라는 이름만큼 다도해 너머 펼쳐지는 해돋이 풍경이 장관이다. 향일암으로 향하는 산길은 제법 가파른 편. 중간쯤에 암벽을 타고 오르기도 하고, 암자 근처에선 집채만 한 바위 사이로 난 석문을 통과해야 한다. 암자 오른쪽 기암괴석 너머로 사라지는 해넘이 풍경도 처연한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일출제 행사는 규모를 축소해 예정대로 새해 1일 오전 6시 열린다. 여수시청 관광진흥과 (061)690-2037. →가는 길 남해안고속도로→광양 또는 순천 나들목→여수→돌산대교→17번 도→16㎞→죽포→7번 국도→9㎞→임포→향일암(061-644-4742). 홍포 경남 거제 앞바다는 넓고 웅장하다. 특히 남쪽 홍포의 빨려들 듯 망망한 바다는 거제 바다의 본성이라 할 만하다. 여차~홍포간 해안도로는 거의 전 구간이 일출·일몰 전망대나 다름없다. 대·소병대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주르륵 펼쳐져 있고, 멀리로는 일본땅 대마도가 아련하다. 해가 대·소병대도 사이에서 떠 통영 쪽으로 질 때면 홍포(紅浦)란 이름에 걸맞은 풍경이 펼쳐진다. 거제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며 한려수도에 대비해 혁파(赫波)수도, 혹은 적파(赤波)수도라고 부르기도 했다. 상동동 계룡산(566m) 자락의 포로수용소 유적지도 유명한 해넘이 전망 포인트다. →가는 길 대전~통영고속도로→통영→거제도. 거제관광안내소(055)639-3399.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관타나모 수감자 美톰슨 교도소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이었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에 따라 이곳에 수용된 주요 테러 용의자들이 미국의 교도소로 이송될 예정이다.미 행정부는 15일(현지시간) 팻 퀸 일리노이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내 관타나모 수용소를 대체하기 위해 일리노이주 시카고 외곽에 위치한 톰슨 교도소를 매입할 계획임을 통보했다.오바마 대통령은 서한을 통해 퀸 주지사가 관타나모 수용소의 일부 수감자와 연방 교도소 재소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라고 전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선언 이후 수감자 인권 침해 문제로 전 세계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아 왔으며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에서 관타나모 폐쇄 공약에 이어 취임 직후 2010년 1월까지 폐쇄하는 행정 명령에 서약을 한 상황이다. 이번 서한에는 현재 수감 중인 210명 중 몇 명이 미국으로 이송될지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최소 35명에서 최대 90명까지 이송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이와 관련해 로버트 게이츠 국방 장관은 이달 초 “수감자 중 116명은 석방되거나 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면서 “석방하기 위험한 일부 수감자들이 이송돼 수감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01년에 지어진 톰슨 교도소는 시카고에서 240㎞가량 떨어진 미시시피 강 주변의 소도시 톰슨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 200여명의 재소자가 수감돼 있고 1600여개의 수용실이 비어 있다.이러한 정부의 방침에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실업난 해소 등을 들어 환영하고 있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테러단체의 미국 본토 안보 위협을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오바마 외교안보팀 1년 … 어제의 政敵들, 대외정책 전도사로

    오바마 외교안보팀 1년 … 어제의 政敵들, 대외정책 전도사로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주목하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거의 1년이 다 돼 간다. ‘라이벌’들로 구성돼 제대로 굴러갈지 처음부터 관심을 모았던 외교안보팀은 순항을 해왔다는 평가다. 오바마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거의 없었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제임스 존스 백악관 NSC 보좌관은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지난해 대선에서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국무부를 완전 장악한 뒤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1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지난 1년간 위상이 높아진 참모들과 떠난 참모들, 고전하고 있는 사람 등으로 오바마 외교안보팀의 1년을 평가했다. ●초당적 인사 효과… 하모니로 위상 높여 초당적 내각 구성이라는 명분에 따라 임명된 게이츠 국방장관은 예상과는 달리 장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임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게이츠는 1~2년 머물다 떠날 과도기 장관으로 예상됐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장고 끝에 발표한 새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과연 이라크에서의 철군과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아프간 전쟁, 이란과의 외교적 긴장 고조 등 현안들이 산적한 상태에서 2012년 첫 임기 만료 전 게이츠 장관을 그만두게 할지는 불투명하다고 폴리티코는 전망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취임 초부터 과연 자신의 목소리를 죽이고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팀원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이 같은 일부의 우려를 보기 좋게 일축시키고 오바마 대통령의 대외정책 전도사로 최일선에서 뛰고 있다. 존스 NSC 보좌관도 처음에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NSC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되는 듯했지만, NSC내 위계질서와 권위를 다시 세우고, 외교안보팀원간 힘의 균형을 유지하며 대통령의 군사 조언가로 제자리를 찾았다는 평가다. 가장 눈에 띄는 사람들은 역시 오바마 대통령과의 오랜 친분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NSC에서 부보좌관 등으로 일하고 있는 참모들이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의 선거 참모였던 톰 도닐론 NSC 부보좌관은 외교안보부처 부장관들 회의를 주재하며 미국의 주요 대외정책을 미리 점검하고 대통령과 장관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인물은 데니스 맥도너 NSC 부보좌관 겸 NSC 비서실장이다. 유세 때부터 오바마 대통령 곁을 떠나지 않았던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며 NSC 안팎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을 대신하는 이른바 오바마의 ‘복심’으로 통한다. 국무부에서 백악관으로 옮겨 중동정책을 맡고 있는 데니스 로스와 나이 30살에 오바마 대통령의 대외정책 관련 연설문을 작성하는 벤 로즈도 역할이 커지고 있다. ●최측근도 중도하차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부터 5년간 외교안보 정책의 최측근으로 기용해온 마크 리퍼트는 지난 10월 전격적으로 NSC 비서실장을 그만두고 해군으로 복귀했다. 백악관의 법률자문이었던 그레그 크레이그도 그만두고 법률회사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관타나모 포로수용소 폐쇄문제와 전임 부시 행정부 시절 물고문 관련 내부 문서를 너무 일찍 공개해 취임 초부터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줬다는 내부 비판이 있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과 관계가 순탄치 않았던 데이비드 오그덴 법무부 부장관, 포로 문제를 책임지는 필 카터 국방부 차관보도 중도하차했다. 이밖에 조지 미첼 중동특사와 리처드 홀브룩 아프간·파키스탄 특사, 스캇 그레이션 아프리카 특사 등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mkim@seoul.co.kr
  • [열린세상]오바마의 개혁, 그 총성 없는 전쟁/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열린세상]오바마의 개혁, 그 총성 없는 전쟁/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미국에서 총성 없는 전쟁터를 다녀왔다. 11월12일 저녁 7시 캘리포니아주 수도인 새크라멘토 인근 칼마이클 타운홀 미팅이다. 한국으로 치자면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쯤 되는 것이다. 10여분 전쯤 마을 커뮤니티 센터인 집회 장소에 들어섰다. 정렬된 의자에 앉아 있는 400~500명가량 가운데 유색인은 거의 없고 머리까지 하얗게 센 백인노인들이 태반이다. 플래카드도 없고 화환도 없는 타운홀 미팅은, 벽면의 시계가 정각을 가리키고 주인공인 댄 렁그렌 연방 하원의원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지역 주 하원의원의 짧은 소개로 렁그렌 의원은 마이크를 잡았다. 많은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치자 그는 회의가 끝날 때에도 기립박수를 받게 되면 좋겠다는 의미 있는 조크로 발언을 시작했다. 장황한 축사, 지루한 격려사, 상투적인 외빈소개도 없다. 단하에서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비서진부터 하나씩 소개시킨다. 누가 뭘 담당하니 눈여겨보았다가 연락하라는 것이다. 32살 처음 연방하원에 진출한 뒤 현재 60대 중반을 바라보는 렁그렌 의원은 50분이 넘게 원고 없이도 청산유수다. 한국의 의정보고회와 여러 가지가 참으로 많이 다르다. 1991년부터 8년 동안 주검찰총장을 지낸 뒤 주지사에도 도전한 바 있는 그는 두 가지 이슈에 집중했다. 하나는 바로 며칠 전에 일어났던 텍사스주 포트 후드 군 기지 총격사건이다. 범인을 미리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원 상임위원회 가운데 하나인 국가안보위원회 소속인 그는 관타나모 수용소의 물고문을 옹호했고 청중들이 그에 찬동했다. 하산과 같이 국민의 안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테러리스트에 대해 제한적으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그가 많은 시간을 할애한 또 다른 이슈는 바로 며칠 전 하원에서 통과된 미국의 의료개혁법이다. 그는 A4용지 1900페이지가 넘는 법률인쇄물을 직접 들어 보이면서 새 법이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고용주에게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보험자 4600만명 가운데 3600만명에게 새로 의료보험을 제공하는데 천문학적인 국가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년 수십만명씩의 (불법)이민자에게 국가가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 의료혜택을 제공하는 상황도 잊지 않고 거론했다. 이러한 의료개혁법은 상대적으로 기후가 좋아 주로 은퇴한 백인으로 구성된 지역구 주민들에게, 자신이 내온 세금이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고 하는 말과 같다. 한 청중은 차를 사면 자동차보험에 들듯이 정부가 나서서 사람이 태어나면 모두 의료보험을 들게 하는 새로운 의료개혁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해 적지 않은 호응을 얻는다. 며칠 전 TV에 나온 오바마 대통령의 자동차보험 비유를 겨냥해 차도 보험을 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렇듯 미국의 한쪽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100년만에 이룬 의료개혁 업적에 대해 상당한 적의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1912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전 국민의 의료보험혜택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에서 의료보험개혁을 시도했다가 비로소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성사시킨 역사적 입법의 이면이다. 정부의 공공의료보험과 기존 보험회사 사이의 긴장된 경쟁으로 인해 양질의 서비스가 모든 소비자에게 돌아올 것인데 말이다. 이렇게 미국에서는 지역과 정당에 따라 총소리 없는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도 갈 길이 훨씬 더 멀다는 사실이다. 의료개혁법이 어렵사리 하원을 통과했지만 아직 상원이라는 관문이 남아 있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초부터 포괄적인 이민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려 1000만명이 넘는 불법체류자를 불법에 따른 벌금이나 세금을 다 내게 하고 순서에 따라 합법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른 고용과 예산 문제가 간단치 않아 정당과 유권자 사이에는 더 큰 전쟁이 이어질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 아르헨 학자 “나치, 회춘약 개발 성공했었다”

    아르헨 학자 “나치, 회춘약 개발 성공했었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나치정권이 회춘약 개발에 성공했었다는 주장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나치가 아돌프 히틀러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은밀하게 연구를 진행, 임상실험까지 마치고 회춘약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펴고 나선 건 아르헨티나의 역사학자 카를로스 데 나폴리. 나치에 대한 저서를 이미 여러 권 펴내기도 한 그는 최근 “독일이 2차 대전에서 패한 후 아르헨티나로 넘어온 한 독일인 의사가 살던 집에서 회춘약 개발성공에 대한 기록이 발견됐다.”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데 나폴리에 따르면 기록을 남긴 문제의 독일인 의사는 2차 대전 때 ‘죽음의 천사’라고 불리던 나치의 고위인사다. 그는 독일의 패전 후 아르헨티나로 은밀히 넘어와 신분을 감춘 채 여자 대리인을 앞세워 제약회사, 연구소 등의 지분을 인수해 사업에 손을 댔다. 역사학자가 발견했다는 기록은 바로 그 당시 문제의 독일인 의사가 대리인에게 보낸 문서 중 하나다. 데 나폴리는 “문서를 보면 청춘을 되찾을 수 있다는 회춘약 비법이 적혀 있다.” 며 “회춘약을 투약하면 20-30대 청춘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서기록에 따르면 아우슈비츠 인근에서 나치가 임상실험을 했는데 회춘에 성공한 사례가 있었다.”며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하던 중 실제로 임상실험을 받고 가임기간이 연장됐다는 덴마크 여성의 증언을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다. 강제수용소에서 학살된 사람들로부터 호르몬을 채취해 만든 회춘약을 투약하고 운동, 채식, 로얄제리 복용 등을 병행하는 실험이 있었고, 실제로 청춘을 회복한 성공사례가 있었다는 증언을 했다는 것이다. 데 나폴리는 이 여성의 실명(프리에다 로센슨)을 인터뷰에서 공개했다. 한편 데 나폴리는 인터뷰에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AIDS)가 회춘약 임상실험에서 만들어진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원숭이 성기에 회춘약을 투약하면 특히 효과가 빠르다는 나치의 실험기록이 남아 있는데 회춘약을 투약받은 원숭이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을 보이며 죽어갔다는 것이다. 데 나폴리는 “회춘약의 임상실험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기면서 에이즈 바이러스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前나치 친위대 60년만에 역사의 심판

    90세의 전직 나치 친위대원 소속 전쟁범죄자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독일 검찰에 기소돼 60년 만에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됐다. 한 오스트리아 대학생의 끈길긴 과거사 추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AP와 AFP 등에 따르면 아돌프 슈토름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계 헝가리인 강제노역자 58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그동안 전범 추적 단체 등에서도 실상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슈토름스가 이름 철자 일부를 바꿔 과거를 숨긴 채 살아왔기 때문이다. 슈토름스는 지난 1945년 3월 다른 친위대와 히틀러 유겐트(소년단) 대원들과 함께 최소 57명의 강제수용소 수감자들을 오스트리아 도이치 슈첸 마을 인근 숲으로 데려가 무릎을 꿇게 한 뒤 등 뒤에서 머리에 총을 쏴 살해했다. 다음 날에는 수감자들을 강제이동시키다가 탈진한 수감자를 같은 방법으로 죽였다. 슈토름스는 전후 미군 전범교도소에 수감됐다가 1946년 풀려났다. 이런 사실을 밝혀낸 건 오스트리아 빈 대학 학생인 안드레아스 포스터(28). 그는 오스트리아 유대인협회가 1995년에 피해자 유골을 발굴했던 ‘도이치 슈첸 학살 사건’ 관련 자료를 조사하다가 슈토름스의 이름을 발견했다. 베를린 연방문서보관소에서 관련 파일을 더 입수한 포스터는 독일 뒤스부르크에 살던 슈토름스를 방문했다. 며칠 동안 12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하는 동안 슈토름스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죄 사실을 부인했다. 포스터는 지난 7월 독일 검찰에 관련 정보를 통보했고 검찰 기소가 이어졌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영화 ‘해운대’, 한류열풍 북한에도?

    영화 ‘해운대’, 한류열풍 북한에도?

    북한 대학생들 사이에 한류열풍이 부는 가운데 영화 ‘해운대’를 비롯한 한국드라마와 영화DVD가 중국국경의 전문 밀수꾼들에 의해 유통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을 비롯한 외신은 5일 “아시아에서 부는 한류열풍이 북한에서도 일고 있고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쏟아져 들어가고 있다.”고 보도 했다. 이에 한국드라마와 영화DVD 암거래 시장이 활발하다는 방증으로 “북한 당국은 최근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이 밀수되어 들어오자 중국국경의 밀수꾼들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제시했다.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 학교 컴퓨터실에서 한국 영화 ‘해운대’를 감상하던 북한 대학생들이 북한 당국에 의해 적발되면서 시작됐다.특히 북한에서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DVD가 고가에 거래되고 있으며 가격은 한국 DVD가 3.75달러(약 4400원), 미국 DVD는 약 35센트(약 400원)이다.북한은 10년 전만 해도 한국 드라마 등을 보다 적발되면 수용소에서 5년을 수감시키는 등 중형에 처했지만, 최근에는 처벌이 완화돼 3개월형이나 노동형에 처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한국에서도 영화 ‘해운대’를 불법 복제한 뒤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3명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사진 = 서울신문NTN DB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최연소 관타나모 수감자 ‘멈춰버린 7년’

    “얘야, 너는 이제 다 컸으니 이쪽에 앉아야지.” 가족모임에서 본능적으로 아이들 자리에 앉으려던 덥수룩한 턱수염의 청년은 어른들의 지적에 어리둥절해한다. 어릴 적 함께 연을 날리던 친구들은 지금 결혼해 아이를 두고 있지만 이 청년은 아직도 자신이 12살인 줄 안다. 7년 간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의 지옥 같은 생활로 ‘정신의 성장판’이 닫혀 버렸기 때문이다. 26일 LA타임스에 따르면 2002년 12월 무하마드 자와드는 시장에 가다가 미군에 체포됐다. 그는 수류탄으로 2명의 미군을 죽이려 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는 서류에 강압에 못이겨 지문을 찍었고, 관타나모로 압송됐다. 어린이를 수감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는 인권단체의 항의에 미군은 골격 검사 결과 17세로 추정된다며 유죄가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자와드는 다른 많은 아프간인처럼 출생증명서가 없었다. 그는 손이 뒤로 묵인 채 개처럼 음식을 먹었고 발로 차이고 코에 후춧가루가 뿌려졌으며 독방에 수감됐다. 그는 여러번 머리를 천장에 부닥쳐 자살을 기도했다. 천만다행으로 그는 고문에 의한 진술을 인정하지 않기로 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지난 8월 풀려났다.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너무도 변한 그를 어머니는 한 번에 알아보지 못했다. 요즘 그는 인사를 건네는 주민들 때문에 길을 걸어가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수용소에서의 정신적 충격으로 쉽게 화를 내다 갑자기 웃는 이상증세를 보이곤 한다. 다행히 유니세프 등 인권단체의 도움으로 그는 새 삶을 꿈꾸고 있다. 그는 13살 아이들과 작은 책상에 앉아서라도 학업을 재개하겠다는 생각이다. 그의 가족은 곧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낼 계획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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