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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미녀응원단, 남한서 돌아간뒤 사형 당했다”

    “北 미녀응원단, 남한서 돌아간뒤 사형 당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화제를 모았던 북한 미녀 응원단 중 일부가 비밀리에 처형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5일 탈북자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이같은 탈북자의 주장을 전하며 “미녀 응원단 중 일부가 수용소에 갇혔다는 말은 예전에도 있었으나 사형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뉴포커스에 따르면 탈북자 김모씨는 한국 사회 적응을 위한 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응원단 사형을 집행했던던 사람의 아내라는 여성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남편이 그 일(사형 집행)로 인해 죄책감에 시달려 무척 괴로워했다.”면서 ”남편이 ‘당에서 지시한 것이라 어쩔 수 없었지만 솔직히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고 털어놨다는 것.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미녀 응원단은 아시안게임을 끝내고 북한으로 돌아가 생활 총화를 받았다. 생활 총화는 북한 주민들이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게 만드는 비판 모임이다. 생활 총화를 받게 된 미녀 응원단은 한국에서 보고 들은 것은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는 서약에 따라 입 조심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안전보위부의 유도 신문에 걸려드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조건 일정 대상 이상을 처벌해 실적을 내야 하는 보위부로서는 실제 흠결이 없어도 온갖 핑계를 대며 미녀 응원단 가운데 일부를 수용소에 보냈다고 김씨는 전했다. 이 가운데 사회적으로 힘 없는 집안 출신 몇 명은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는 명목으로 윗선 지시에 의해 사형에 처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뉴포커스는 김씨가 “북한 미녀 응원단원이 되려면 출신 성분도 따지지만 일단 외모가 출중해야 하기에 몇 명은 힘 없는 집 안의 자녀가 있기 마련”이라며 “그런 사람이 숙청 1순위”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2003년 대국 유니버시아드 대회,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도 미녀 응원단을 파견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돌아간 미녀응원단, 사형당한 이유 알고보니

    北 돌아간 미녀응원단, 사형당한 이유 알고보니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화제를 모았던 북한 미녀 응원단 중 일부가 비밀리에 처형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5일 탈북자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이같은 탈북자의 주장을 전하며 “미녀 응원단 중 일부가 수용소에 갇혔다는 말은 예전에도 있었으나 사형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뉴포커스에 따르면 탈북자 김모씨는 한국 사회 적응을 위한 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응원단 사형을 집행했던던 사람의 아내라는 여성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남편이 그 일(사형 집행)로 인해 죄책감에 시달려 무척 괴로워했다.”면서 ”남편이 ‘당에서 지시한 것이라 어쩔 수 없었지만 솔직히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고 털어놨다는 것.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미녀 응원단은 아시안게임을 끝내고 북한으로 돌아가 생활 총화를 받았다. 생활 총화는 북한 주민들이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게 만드는 비판 모임이다. 생활 총화를 받게 된 미녀 응원단은 한국에서 보고 들은 것은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는 서약에 따라 입 조심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안전보위부의 유도 신문에 걸려드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조건 일정 대상 이상을 처벌해 실적을 내야 하는 보위부로서는 실제 흠결이 없어도 온갖 핑계를 대며 미녀 응원단 가운데 일부를 수용소에 보냈다고 김씨는 전했다. 이 가운데 사회적으로 힘 없는 집안 출신 몇 명은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는 명목으로 윗선 지시에 의해 사형에 처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뉴포커스는 김씨가 “북한 미녀 응원단원이 되려면 출신 성분도 따지지만 일단 외모가 출중해야 하기에 몇 명은 힘 없는 집 안의 자녀가 있기 마련”이라며 “그런 사람이 숙청 1순위”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2003년 대국 유니버시아드 대회,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도 미녀 응원단을 파견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알카에다 2인자, 美무인기 공격에 사망

    국제적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아부 야히야 알리비(49)가 4일 오전(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 자택에서 미국 무인 공격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과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하면서 알리비의 사망은 지난해 5월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이후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알카에다에 “큰 타격”이라면서 알카에다 최고 작전지휘관이자 ‘간판 스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그를 대체할 인물이 당분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알카에다는 아직까지 알리비가 미 중앙정보국(CIA)이 운용하는 무인 공격기 공격으로 숨졌는지에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미 정보 당국자도 알리비는 풍부한 작전 경험과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이라며, 그의 사망으로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무대로 한 알카에다의 일상적인 무장 활동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측했다. 알리비의 사망과 미군의 계속되는 공격으로 알카에다 본거지가 파키스탄에서 예멘과 소말리아로 옮겨 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테러 문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963년 리비아에서 태어난 알리비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알카에다 와해에 주력한 미국에는 빈 라덴과 함께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알리비가 조직 내 입지를 굳히고 국제적인 관심을 끈 것은 2005년 아프간 바그람 미군 기지 내 수용소에서 동료 수감자 세 명과 함께 돌로 경비병을 제압하고, 탈출에 성공한 직후부터다. 이후 미 정부는 그의 목에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알리비는 특히 동영상을 통해 알카에다의 존재 이유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 세계에 대한 항거의 필요성을 역설, 조직원을 충원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빈 라덴을 이어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가 된 아이만 알자와리에 의해 조직 내 2인자로 인정받은 알리비는 시인과 학자로서도 명성을 구가했다. 알리비는 2009년 아프간 접경 파키스탄 서북부 지역에서 진행된 무인 공격기 공습 과정에서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사망자가 다른 인물로 드러나 건재함을 과시했다. 파키스탄 현지 언론들은 지난 2일부터 3일간 계속된 공격에서 알리비 등 무장 조직원 15명과 함께 민간인 등 모두 3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리처드 호글랜드 이슬라마바드 주재 미국 대리대사를 불러 “무인공격기 공습은 국제법 위반이며 파키스탄의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항의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北억류 신숙자씨 송환’ 정부가 나선다

    정부가 북한에 강제 구금된 신숙자씨와 두 딸의 송환을 위해 외교 채널을 통한 압박을 강화하기로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신씨 송환 문제는) 남북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국내외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NGO)가 전면에 나서서 하고 있고 정부는 뒤에서 조용히 도와주는 상황”이라면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는 데 대해서는 정부가 해 왔고 북한 수교국에는 북한을 만날 기회에 이런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는 부탁을 외교부가 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로선 북한과의 직접 대화는 어렵지만 유엔 총회와 인권이사회, 유럽연합(EU), 스웨덴 등 북한과 대화가 가능한 나라들, 북한 인권에 관심이 많은 국내외 NGO 등 여러 채널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북한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있는 국가들을 상대로 북한과의 양자 대화 등을 통해 신씨 가족의 석방 문제를 비롯해 정치범 수용소, 국군 포로·납북자 문제 해결 등에도 적극 나서도록 요청키로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오바마, 故 폴란드 전쟁영웅 자유훈장 수여식에서 말실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의 전쟁 영웅을 기리는 자리에서 폴란드에 있던 나치 수용소를 ‘폴란드 수용소’라고 잘못 발언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자유훈장’ 수여식에서 2000년 고인이 된 폴란드 태생의 미국인 얀 카르스키에게 훈장을 수여하던 중 이 같은 실언을 했다. 그는 카르스키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의 암흑기에 폴란드의 저항을 세계에 알린 전달자 역할을 했다.”면서 “적진으로 향하기 전 저항 투사들은 그에게 유대인 대학살 사실을 알리며 그를 바르샤바 게토와 ‘폴란드 수용소’로 보내 직접 확인하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에 대해 폴란드인들은 피해 지역과 가해자를 구별해 “나치 점령 당시 폴란드의 독일 수용소”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며 즉각 항의했다. 라도슬라브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무지와 무능력”의 문제라고 비난하며 백악관이 “이 충격적인 실수”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폴란드 수용소’라는 말이 별 말이 아닌 것 같지만, 폴란드 사람들은 아주 민감하게 생각하는 말이다. 당시 나치 수용소가 독일군에 점령당한 폴란드 안에 있었다는 이유로 폴란드가 마치 유대인 학살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비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토미 비에터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폴란드의 나치 수용소를 말하고자 했던 것이며 이 실언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한국, 표현의 자유 크게 후퇴…北, 김정은체제 후 인권 악화

    국제앰네스티가 24일 “지난해 한국의 인권상황이 한층 악화됐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 세계 155개국의 인권상황을 담은 ‘2012 국제앰네스티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연례보고서는 세계 각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조사를 기반으로 지난 1년간의 세계인권 관련 이슈와 상황을 정리한 인권현황 자료다. ●“언론사파업·SNS 감시가 방증” 앰네스티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입건된 사람이 135명에 달하는 등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크게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정부의 대북정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개인과 단체를 표적으로 삼는 사례가 점점 늘어났다.”면서 “특히 정부가 인터넷과 트위터,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밀접하게 감시하면서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앰네스티는 현재 진행 중인 언론사 파업도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는 사례로 꼽았다. 앰네스티 관계자는 “파업 중인 언론사의 기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이 공정보도와 중립성 확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한번에 4~5곳의 언론사가 같은 이유로 파업을 하는 것은 한국에서 언론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北, 수용소 6곳에 20만명 구금” 앰네스티는 북한의 인권상황과 관련,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면서 “사법적 판단 없이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앰네스티는 “지난 1월 권력이양 과정에서 국가안전보위부가 200명 이상의 관료를 구금했으며, 일부는 처형당했고 다른 일부는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을 우려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7월 남북대화에 참여했거나 주도한 관료 30명이 총살형에 처해지거나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당했다.”고 보고했다. 이어 “현재 요덕수용소 등 6곳의 정치수용소에 최대 20만명이 구금되고, 수천 명이 최소 180곳의 기타 수용시설에 구금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기고] 미얀마의 개혁과 북한의 선택/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기고] 미얀마의 개혁과 북한의 선택/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독재국가로 고립되었던 미얀마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중동의 민주화가 미얀마에도 영향을 주는 듯하다. 미얀마는 1962년 군사 쿠데타 이후 수십년 동안 독재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결국 개혁의 길을 선택했다. 지난해 3월 민간정부를 출범시킨 테인 세인 대통령은 영웅이 되었고,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이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했다. 미얀마에 그동안 갈망하던 ‘새로운 정치와 역사’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지난 4월 1일 보궐선거가 민주적으로 진행된 이후 압승을 거둔 야당 ‘국민민주주의연맹’(NLD)의 지도자이자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역할에 여러 나라의 관심이 뜨겁다. 이미 유럽연합(EU)은 올해 초 미얀마의 개혁 조치들을 높게 평가했으며 각료들에 대한 비자발급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등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미국도 미얀마에 대한 제재 완화에 동참했고, 일본이 수천억엔 규모 부채를 탕감해 주기로 했으며, 중국·인도 등도 적극적으로 경제지원에 나서고 있다. 북한의 혈맹국인 중국은 1970년대 말 ‘시장중심적’ 개혁·개방을 통해 30년이 넘은 현재 주요 2개국(G2)의 반열로 들어섰다. 또 1970년대 중반 사회주의 통일 이후 낙후된 사회주의 경제체제와 빈곤에서 신음하던 베트남 역시 1980년대 후반 ‘국가중심적’ 개혁·개방을 통해 성공적으로 경제발전을 달성하고 있다. 이렇게 주변 아시아 사회주의 국가들은 물론 미얀마도 국제사회의 요구를 수용해 고립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가발전의 장을 열었다. 하지만, 북한은 어떠한가.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3대 세습체제의 절대권력 공고화에 주력하면서 북한주민은 만성적인 식량난에 고통을 받고 있다. 또 소수 핵심 특권계층의 충성심 속에 대규모 정치범수용소가 현존하는 최악의 인권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몰락해 가는 사회주의 체제 고수를 위해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안보를 위협하는 핵보유국을 자처하고 김정은은 불안정한 정권 유지에 급급하고 있다. 김정은이 지난 4월 15일 김일성 탄생 100년을 맞는 태양절 행사를 통한 당·정·군 장악에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시장중심적이나 국가중심적 개혁·개방 정책 없이 북한의 ‘강성대국’ 건설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 이후 가해진 유엔 안보리 강경 제재의 국제사회 압박과 달리 유화적 대북 메시지를 보냈다. 주요 핵심은 북한의 변화와 그런 변화를 우리 정부는 수용할 수 있고 지지 및 지원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얀마처럼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 또는 개방을 선택한다면, 국제사회도 북한에 가해진 제재를 완화하고 각종 지원을 할 것이다. 북한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정은은 스스로 국제적 고립을 자처하지 말고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 군비 경쟁과 추가도발을 하루속히 포기해야 한다. 동시에 북한은 연일 계속되고 있는 적반하장의 대남 도발 협박을 중단해야 한다. 벼랑 끝에 선 북한 권력층이 정권을 유지하고 경제 파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중국, 베트남과 최근 미얀마처럼 개혁·개방을 단행하고 국제사회와 대화와 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 오길남씨, 유엔에 ‘신숙자 사망’ 증거자료 요청 추가 서한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해 온 것으로 알려진 ‘통영의 딸’ 신숙자씨에 대해 최근 유엔을 통해 사망을 통보한 가운데 신씨의 남편 오길남씨가 유엔 측에 신씨 사망에 대한 증거 자료 제공 등을 요청하는 추가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오씨가 신씨와 두 딸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9일 “오씨가 북측이 최근 보내 온 회신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유엔 산하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에 북측의 추가적인 회신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며 “신씨의 사망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 자료와 두 딸의 자유 의지 확인, 이를 위한 제3국 상봉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유엔 실무그룹에서 오씨의 요청을 받아 북측에 다시 전달할 것인지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실무그룹 측이 북측에 질의서를 다시 발송할 경우 규정상 북측이 2개월 내에 다시 답변을 보내 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국자는 또 “실무그룹이 북한의 반응 등에 따라 종합적 평가를 내리거나 언론 성명을 낼 수 있으며 유엔 총회·인권위원회 등의 특별보고관 세션에서 논의할 수 있다.”며 정부가 이 과정에서 적극 지원할 것임을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정은 ‘혁명혈통’ 아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외할아버지 고경택은 일제시대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뒤쫓는 일본군에 군복을 납품하던 제조공장에서 일한 인물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반역자 외할아버지’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제주도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건너간 고경택은 오사카에 있는 일본군 군복 제조공장에서 일했는데 그 군대는 당시 항일 게릴라 활동을 하던 김일성을 토벌하는 곳이었다.”면서 “일본의 인권운동가 가토 겐이 일본 내 군 문서 보관소와 의회 도서관 등에 있는 자료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일본 점령군에 협조한 전력은 북한에서 반역 행위로 간주돼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수용소에 투옥되는 것을 의미하지만, 고경택은 1960년대 북한에 돌아간 뒤 김정일이 아낀 그의 딸(고영희) 덕분에 그런 운명을 피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외할아버지의 전력은 김정은의 위상을 북한사회 밑바닥인 ‘적대계층’으로 떨어뜨릴 만하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이날 “김정은의 외할아버지가 1930년대에 일했던 오사카 공장이 일본군 군수업체임이 확인됐다.”면서 “이는 김정은이 ‘혁명의 혈통’이 아니라 ‘적대계층’ 출신이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토 겐은 RFA 인터뷰에서 “당시 비밀문서로 분류된 2차 세계대전 관련 기록의 일부인 육군관리공장의 목록을 확인한 결과 고경택이 일했던 히로타봉공장(廣田縫工場)이 1930년대 말 일본군에 천막과 군복을 납품하는 군수공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통영의 딸 신숙자씨 이미 사망” 주장

    北 “통영의 딸 신숙자씨 이미 사망” 주장

    북한 당국이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통영의 딸’ 신숙자(70)씨가 이미 사망했다고 유엔에 통고한 사실이 8일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신씨의 신상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당국으로부터 유엔의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을 통해 신씨가 공식 사망한 것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ICNK는 지난해 11월 18일 유엔 산하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에 남편 오길남(70)씨를 대신해 신씨 모녀의 구출을 위한 청원서를 제출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27일 제네바의 실무그룹을 통해 유엔 측에 공식 입장을 밝혀 왔다. 북한 당국은 서신을 통해 “신씨는 1980년대부터 앓아 오던 간염으로 사망했으며 임의적 구금을 당한 것이 아니다.”라며 “남편인 오씨가 가족을 버렸고 두 딸의 어머니인 신씨를 죽음으로 내몰았기 때문에 신씨의 두 딸은 오씨를 더 이상 아버지로 여기지 않고 상대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은 신씨의 사망 일시와 거처, 두 딸의 근황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남편 오씨는 “전형적인 거짓 답변”이라면서 “북한의 근거 없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경남 통영 출신인 신씨는 파독 간호사 시절 독일 유학생이던 오씨와 결혼했으며 두 딸인 혜원(36)·규원(34)씨 등 온 가족이 1985년 월북했다. 남편 오씨는 1년 뒤 가까스로 북한을 탈출했으며 이후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로부터 “신씨 모녀가 요덕수용소에 감금돼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중국 문화대혁명의 광기 적나라하게 그리다

    중국 문화대혁명의 광기 적나라하게 그리다

    “일이 이렇게 이루어졌다.” 장편소설 ‘사서’(四書)(자음과모음 펴냄)에는 이런 표현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그 앞의 사정은 ‘부조리하게’ ‘부정하게, 거짓이 난무하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이해는 전혀 안 되지만’이라는 말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중국의 노벨문학상 후보 1호로 꼽히는 옌롄커(54)의 ‘사서’(四書)는 논어·맹자·대학·중용 등의 중국 고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소설 속 ‘나’로 지칭되는 작가가 쓴 4권의 책을 말한다. ‘죄인록’과 ‘옛길’ ‘하늘의 아이’ ‘시시포스의 신화’ 등이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강제노동수용소에 끌려온 작가는 그 수용소 사람들을 감시하는 ‘죄인록’을 쓰도록 요구받는다. 그는 ‘죄인록’을 쓰면서 한편으로 ‘죄인록’을 작성하라고 받은 종이와 잉크를 빼돌려 남몰래 자신의 최대 걸작인 ‘옛길’을 쓰기 시작한다. 소설은 이 4권의 책에서 발췌한 내용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개하는 것으로 전개된다. 소설 속에 소설을 배치한 액자소설로, 다양한 시점이 공존한다. 장르도 다양하다. ‘죄인록’은 정부 보고서와 비슷하고 ‘하늘의 아이’는 철학 연구서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하다. 99구 강제노동수용소에 개인의 이름이란 없다. 개조돼야 할 대상으로서 존재할 뿐이다. 개조를 맡은 사람들도 이름이 없다. 99구의 책임자는 볼의 홍조가 아직 사라지지 않은 앳된 10대 공산당원으로 그저 ‘아이’로 지칭되고 아이의 위에는 ‘상부’와 ‘현장’ 등 역시 이름 없는 책임자들이 존재한다. 아무리 세상 물정을 모르는 ‘아이’도 1무(660㎡)에서 600근의 농업 생산량을 내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문화혁명기의 중국에는 현장이 아무리 “1무에 1만근은 거짓이다. 불가능하다.”고 강하게 이야기해도 그만큼 소출을 낼 수 있다고 거짓 보고서를 내는 지도자들(또 다른 아이)이 허다했다. 다른 강제노동수용소보다 9배 많은 지식인을 관리해야 하는 아이는 “125개의 붉은 종이꽃을 모으면 5개의 별로 바꿔주고 이를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난 증거’로 삼아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려보내겠다.”고 약속한다. ‘홍화오성제’다. 사람들을 어떻게 조종해야 하는지 아이는 금방 알아낸다.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경쟁을 시킨다. 거짓말도 한다. 그러나 이 희망은 집으로 돌아가기에 충분한 꽃을 모으지 못한 사람들이 각자의 꽃 개수를 알 수 있는 아이의 천막을 태워버리면서 사라진다. 붉은 종이꽃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던 아이의 손에는 이제 권총이 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점잖고 고상하다고 알려진 지식인들이 붉은 종이꽃을 얻기 위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비밀을 밀고하거나 눈앞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게 다반사이고 아이의 집권 기반을 마련해주는 철학과 방법론도 제공한다.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역사의 비극은 이런 지식인들의 자발적인 ‘지적 매춘’ 탓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소설을 쓴 옌롄커는 “중국에는 인민을 해방시킨 진짜 혁명도 있었지만 문화대혁명처럼 미친 혁명도 있었다. 문학은 이런 잘못된 혁명에 대해선 질문하고 해체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주 중국에서 출판을 거부당한 작가는 이 소설을 2011년에 완성했지만 “이전 저작과 완전히 다른 찬사를 받는 동시에 더 강하고 빈번한 거부를 당했다.”고 서문에서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수족관 속 활어 월급쟁이 내 신세 닮아 리얼리티 살리려 횟집 아르바이트도”

    “수족관 속 활어 월급쟁이 내 신세 닮아 리얼리티 살리려 횟집 아르바이트도”

    화가를 꿈꾸던 이대희 감독은 뒤늦게 색약(2도 색약)이란 사실을 알고 조소 전공으로 대학을 갔다. 하지만 그림에 대한 열망을 꺾을 수는 없었다. 때마침 이현세 만화가가 색약이란 기사가 눈에 들어왔고 세종대 애니메이션학과로 진로를 틀었다. 2003년 어느 날 그는 회사 근처 횟집에 들렀다. 수족관에 빼곡히 들어찬 물고기와 ‘교감’을 한 건 그 순간이었다. 애니메이션 기획·제작사에서 월급쟁이로 일하는 자신의 현실과 횟집 수족관에 갇힌 활어의 처지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상영된 이대희(35) 감독의 애니메이션 ‘파닥파닥’은 그렇게 시작됐다. 순제작비 10억원이 투입된 ‘파닥파닥’은 망망대해에서 잡힌 고등어 ‘파닥’이 어촌의 한 횟집 수족관에 들어오면서 시작한다. ‘파닥’은 틈만 보이면 수족관 밖으로 몸을 내던진다. 오로지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뿐이다. 그런데 수족관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올드 넙치’를 비롯한 다른 활어들의 시선은 싸늘할 따름이다. 하지만 자유를 찾으려는 ‘파닥’의 몸부림이 계속되면서 양식장 출신들도 서서히 동요하기 시작한다. ‘파닥파닥’이 전주영화제에서 마지막 상영을 한 지난 1일 이 감독을 만났다. ‘파닥파닥’의 기획은 2007년부터 구체화됐다. 애니메이션 회사에 사표를 던진 이 감독이 가장 먼저 한 일은 횟집 취업이었다. 영화 엔딩크레딧의 ‘스페셜 생스 투’(제작에 도움을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부분)에 횟집 이름이 네 개나 나온 연유다. 이 감독은 “2007년 말쯤이었다. 사표를 내고 나온 터라 돈도 필요했다. 낮에는 백화점 물류센터에서 상자를 나르고 틈틈이 각본을 쓰고 저녁에는 대형 횟집에서 아르바이트했다. 6개월쯤 주로 서빙을 했고 전어를 딱 한 번 떠봤다.”며 웃었다. 덕분에 ‘파닥파닥’ 각본은 펄떡거리는 활어처럼 리얼리티를 얻었다. 횟감으로 테이블에 올라 힘겹게 마지막 숨을 들이쉬는 고등어에 담배를 물리는 몰상식한 손님이나 뜰채로 활어를 건져 관상용 금붕어가 있는 작은 어항에 빠뜨리는 짓궂은 꼬마 등 작품에 녹아든 일화들은 그가 횟집에서 목격한 장면에서 비롯했다. 편집에서 빠졌지만 ‘파닥’이 바다에서 그물에 걸리는 과정을 묘사하려고 강원도 속초 동명항에서 고깃배를 타기도 했다. 미술감독, 촬영감독과 함께 올랐다. “(바다에서 잘못돼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간신히 허락을 얻었다. 손바닥만 한 고깃배였는데 처음에는 (놀이기구) 바이킹을 탄 것처럼 재밌었다. 먼바다에 나가자 파도가 요동쳐 밧줄로 몸을 배에 묶어놓은 채 간신히 버텼다. 온갖 구멍으로 분비물을 토해냈다.” ‘파닥파닥’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고등어, 넙치, 놀래미(원래는 ‘노래미’가 맞다.), 붕장어, 줄돔, 농어, 도미 등 어류들의 성향에 착안해 캐릭터를 설계했다는 점. 낚시를 할 때 잡았다가 다시 놓아줘도 3초 만에 바늘에 걸린다는 놀래미는 아둔한 캐릭터로 등장하고, 밤에 먹이를 포획하는 성향을 지녀 ‘바다의 갱’으로 불리는 붕장어는 1인자에게 복종하지만 동지도 먹이로 삼는 냉혈한으로 그려진다. 주인공 ‘파닥’과 관련해 이 감독은 “고등어는 직진하는 성격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곧잘 욱한다. 저돌적인 행동파로 봐야 한다. 횟집 어항에 들어오면 계속 벽에 몸을 부딪쳐 코가 깨지고 멍들어 일찍 죽는다는 점에 착안해 바다로 탈출하려 하는 집념의 캐릭터로 삼았다.”고 말했다. ‘웬만한 횟집에서는 고등어를 구경도 하기 어렵지 않으냐.’고 농담처럼 물었더니 “가을에 딱 2주 나온다. 우리가 아는 고등어처럼 등이 푸른색이 아니라 형광등 불빛처럼 희멀건 색이라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설명했다. 출신 성분(바다 혹은 양어장)에 따라 수족관 내 계급과 서열이 결정된다든지, 절대 권력의 전횡에도 모두가 침묵하는 설정은 대한민국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 그는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정면에 내세울 생각은 없었다. 궁극적으로는 자유 의지를 말하고 싶었다. 바다로 돌아가려는 고등어의 의지가 꿈이 없는 현실에 만족한 채 근근이 살아가던 놀래미와 넙치의 생각마저 바꿔 놓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애니메이션 관객 기록을 갈아치운 ‘마당을 나온 암탉’, 평단과 마니아의 지지를 동시에 끌어낸 ‘돼지의 왕’에 이어 토종 애니메이션의 부활을 이끌 기대작으로 꼽혀온 만큼 영화제 관객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는 “처음부터 수족관을 포로수용소 같은 느낌으로 표현하길 원했는데 생각보단 어두운 톤으로 나왔다.”면서 “(인간 세계에 잡혀 온 열대어의 탈출기를 그린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를 기대한 분들이야 실망하겠지만 상업적으로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7~8월에 50개 안팎 스크린에서 상영하는 게 목표라고 귀띔했다. ‘파닥파닥’의 제작비 10억원 중 절반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지원받았지만 나머지는 이 감독이 대출을 받는 등 스스로 마련했다. “기획 때만 해도 투자를 받는 데는 관심도 없었다. 하물며 캐릭터 상품은 상상조차 못 했다. 그땐 어렸던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마음고생이 심했기 때문일까. 차기작으로는 다섯 살짜리 딸도 볼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권선징악으로 귀결되는 디즈니풍은 아닐 거다. “악당과 마녀, 사악한 계모는 잔인한 최후를 맞고 착하면 행복하게 산다는 식의 이분법적 세계관을 담고 싶지도 않고 그게 교육적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전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알카에다 ‘여객선 납치계획’ 포르노에 암호화

    알카에다 ‘여객선 납치계획’ 포르노에 암호화

    지난해 5월 16일 독일 베를린의 모처. 독일 경찰들이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오스트리아 청년 마크 수드로딘(22)을 붙잡았다. 한 조사관이 심문 도중 수드로딘의 팬티 속에서 소형 메모리카드를 발견한다. ‘섹시 타냐’, ‘킥애스’ 따위의 제목을 가진 포르노 영상물이 가득했다. 조사관은 뭔가 꺼림칙한 생각에 저장 장치를 암호 전문가에게 넘겼다. 해독 결과는 놀라왔다. 영화 속에는 알카에다의 향후 테러 계획 및 작전 지침 등이 담긴 100여개의 문서가 암호화돼 숨어 있었다. 미국 정보 당국 관계자는 “발견 문건은 그야말로 순금 같은 것”이라며 가치를 평가했다고 CNN이 1일 보도했다.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 1주년(2일)을 맞아 ‘보복테러’의 공포가 고조되는 가운데 알카에다의 향후 테러 계획이 추가로 공개됐다. 대규모 인질을 잡아 협상을 벌이고, 유럽에서 무차별 총격을 계획하는 등 여전히 대담한 테러를 모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수사당국이 입수한 파일 중 ‘향후 작업’이라는 문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계획은 ‘여객선 납치 계획’이었다. 알카에다는 문건에서 “(여객선) 승객을 인질로 붙잡으면 여론의 압력이 고조될 것”이라면서 ”인질들을 한명씩 살해하며 특정 수감자의 석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질들에게 미군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테러 용의자들이 입는 오렌지색 옷을 입히고 이들을 살해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한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 파일에는 또 알카에다가 유럽에 ‘뭄바이식 테러공격’을 가하려고 논의한 정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최대 도시 뭄바이에서는 2008년 11월 자동무기와 수류탄으로 무장한 세력이 테러 공격을 벌여 180여명이 사망했다. 실제로 로딘이 체포되고 2주 뒤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수프 오카크라는 인물이 검거됐으며 서방 정보기관들은 로딘과 오카크가 유럽 내 자살폭탄 테러범을 모집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2009년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문건은 알카에다 고위 간부인 유스니 알마우레타니가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알마우레타니는 지난해 파키스탄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미국 정부는 빈라덴 사살 1주년을 맞아 당시 작전 과정에서 획득한 자료들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복수의 정부 당국자는 30일(현지시간) “빈라덴이 마지막으로 남긴 기록들을 이번 주 중에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테러방지센터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군 특수부대는 지난해 5월 초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 위치한 은신처를 급습, 빈라덴을 사살하고 그가 자필로 쓴 일기와 테러 조직책들과의 연락기록 등의 자료를 획득했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 담당 보좌관은 “자료에 따르면 빈라덴은 (생전에) 조직책임자들에게 ‘재앙 뒤 재앙이 온다.’면서 알 카에다 조직의 괴멸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북 인권실상 공개·고발 활동 지속돼야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달 초 ‘북한인권침해사례집’을 펴내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인권위 출범 11년 만의 일이다. 북한의 처절한 인권상황을 온몸으로 겪은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정부 차원의 첫 북한인권침해 보고서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크다. 이번 사례집은 북한의 반인권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근거자료로서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서독이 중앙기록보관소를 설치해 동독의 인권침해 상황을 기록으로 보존하고, 이를 토대로 인권유린 행위자들을 끝내 처벌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로서는 북한의 인권 참상을 대내외에 알리는 자료로 활용하는 게 급하다. 그만큼 북한의 인권상황은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인권위는 지난해 북한인권침해센터를 개소한 이래 탈북자 800여명을 대상으로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교화소(교도소) 내 인권침해 실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왔다. 그들의 증언은 하나같이 도저히 사실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다. 평남 증산교화소 한 곳에서만 2005년 1월부터 6월까지 반년 새 무려 3721명이 죽어나갔다고 한다. 알몸 여성수용자들을 대상으로 ‘인간낚시’가 횡행하는가 하면, 시신이 드러난 매장지를 ‘꽃동산’이라고 부르는 비인간적 행태도 예사라고 한다. 상황이 이럴진대 북한의 인권 참상은 아무리 알리고 또 알려도 오히려 부족한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 내부에서부터 북한 인권 현실에 눈을 크게 떠야 한다. 미국이 이미 8년 전에 제정한 북한인권법을 북한문제의 제1당사자인 우리는 정작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물론이고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 또한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북한인권 문제에 침묵한다. 여당 또한 실상을 직시하기보다는 여기저기 눈치보기에 바쁘다. 이번 사례집은 고질화된 북한 인권 불감증을 일깨우는 경종이 돼야 할 것이다.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아버지를 위한 노래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아버지를 위한 노래

    파올로 소렌티노는 이탈리아 영화의 부흥을 대표하는 이름이다. 근작 세 편-‘가족의 친구’ ‘사랑의 결과’ ‘일 디보’가 내리 칸영화제에 진출했고, ‘일 디보’(2008)는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를 위한 노래’는 일종의 도전이었다. 영화 배경을 미국과 아일랜드로 넓혔고,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과 작업할 기회도 얻었다. 그러나 지난해 칸영화제에 출품한 ‘아버지를 위한 노래’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대부분 평자들은 어수선한 드라마로 여겼다. 얼마 전 미국과 영국에서 이 영화가 개봉되면서 몇몇 영화지가 재평가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그들의 지지가 과연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주인공 셰이엔은 더블린에서 20년 동안 은둔 중인 세계적인 록스타다. 몇몇 이웃과 친분을 유지하는 것 외에 그는 커다란 집에 칩거하며 지낸다. 그는 아버지와 30년간 연락을 끊고 살았다.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셰이엔은 미국행을 결심한다. 그는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인 아버지가 수용소에서 고통을 준 나치를 평생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국 어딘가에 살고 있을 악당을 찾아 셰이엔은 예정에 없던 여행에 나선다. ‘아버지를 위한 노래’에는 갖가지 사연으로 힘들어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우울한 음악을 듣다 자살한 두 아이의 부모, 이유를 말하지 않고 집을 나간 아들을 그리워하는 엄마, 좋아하는 여자의 사랑을 구하지 못하는 남자, 전쟁의 고통을 잊지 못하는 형사, 뚱보 아들과 사막에서 외롭게 사는 웨이트리스, 세상 끝으로 피신한 나치 전범. 지금껏 그들과 같은 처지였던 셰이엔은 길을 떠난 뒤 변화를 맞이한다. 미숙한 남자가 길 위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점차 성숙해진다는 이야기 자체는 준수하다. 문제는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가 동감을 얻어낼 수 있느냐다. 소렌티노는 예전부터 영미권의 대중음악을 즐겨 삽입해 왔다. 그런데 ‘아버지를 위한 노래’에서는 도가 지나치다. 셰이엔이란 인물의 외모가, 실제로 유사한 이력을 쌓아온 그룹 ‘더 큐어’의 리더 로버트 스미스를 모방한 것 정도는 별일도 아니다. 그룹 ‘토킹 헤즈’의 리더로서 펑크와 뉴웨이브를 연결한 전설적인 뮤지션 데이비드 번이 음악을 맡아 출연까지 한 것도 좋다(영화 제목은 ‘토킹 헤즈’의 노래에서 따 왔다). 2010년에 이멜다 마르코스를 주제로 괴짜 뮤지컬 앨범을 발표해 쓴맛을 본 번은 엉뚱한 곳에서 복수극을 펼쳤다. 번은 ‘아버지를 위한 노래’를 정신없는 뮤지컬로 변신시키고 말았다. ‘아버지를 위한 노래’는 (에스토니아 종교음악 작곡가인) 아보 패르트의 ‘거울 속의 거울’이 가장 나쁘게 사용된 예다. ‘거울 속의 거울’과 수없이 흘러나오는 노래들은 서로 충돌하면서 여러 갈래의 이야기들을 너저분한 에피소드 모음집으로 만들어버린다. 새로운 시도에 앞서 소렌티노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여행자’ ‘자브리스키 포인트’나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를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에서 실패한 또 한 명의 유럽 감독으로 남을 것 같다. 소렌티노는 실패한 선배들처럼 미국에서 길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적 통제력마저 상실했다. 길이야 다시 찾으면 되지만 정신을 되찾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5월 3일 개봉. 영화평론가
  • 탈북민 교회 연합기구 ‘북기총’ 초대 대표회장 임창호 목사

    탈북민 교회 연합기구 ‘북기총’ 초대 대표회장 임창호 목사

    지난 21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선 특별한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다름 아닌 북한기독교총연합회(북기총) 창립식. 탈북민 목회자·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구의 탄생을 공식적으로 알린 이날 모임은 탈북민 100여명의 가족잔치 같은 출범행사로 치러졌다. 탈북민 정착이며 선교, 북한교회 재건을 목표로 삼은 북기총. 한국 개신교회의 분열과 위기가 입초시에 오르는 지금, 북기총은 둥지를 틀고 나래를 펼 수 있을까. 북기총 초대 대표회장에 선출된 부산장대현교회 담임 임창호(56·고신대 교수) 목사를 24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만났다. “탈북민을 위한 ‘착한 사마리아인의 사역’에 뜻을 같이하는 어느 단체와도 연대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정치성을 띠거나 목적성을 갖고 접근한다면 철저히 거부할 것입니다.” 오로지 탈북민 선교와 장차의 통일에 대비한 북한 교회 재건과 일꾼 양성에만 힘을 쏟겠다는 임 목사. ‘북기총’ 타이틀과는 달리 그는 탈북민 출신이 아니다. “그동안 미국의 이민교회나 남한 교회들을 북한 주민과 연결해 온 때문인 것 같아요.” 고신대를 졸업한 임 목사는 일본 히로시마국립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아 모교인 고신대 교수로 4년간을 일하다가 미국 휴스턴 한인 장로교회에 담임 목사로 초빙된 인물. 10년간 몸담았던 이 한인교회에서 2003년 만난 탈북 여성이 지금의 그를 만든 계기였다. “수용소에 감금됐다 풀려난 그 여성으로부터 들었던 북한 주민의 실상은 충격적인 것이었지요. 당시 미국 내 이민 교회들이 북한 주민의 실상을 보지 못한 채 오히려 북한 통치자와 군부를 돕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너무 실망했습니다.” 그때부터 각국을 순회하며 목회자 계몽에 나섰고 2004년 미국, 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지의 교회 지도자 1700명이 모인 ‘북한 자유를 위한 한인교회연합’(KCC) 창립을 이끌어 냈다. 국내에서도 북한실상 제대로 보기와 탈북민 대상의 선교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며 지난 2010년 탈북민교회연합회를 결성, 회장을 맡고 있다. ‘북기총’은 탈북민교회연합회를 주축으로 2006년 창립된 탈북민목회자연합회, 탈북민선교연합회가 모여 세운 첫 탈북민 교회 연합기구이다. “북한의 칠골교회나 봉수교회, 그리고 이 교회를 토대로 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은 조선노동당 소속인 만큼 정상적인 종교활동과 교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한국 6만 교회와 그 목회자들이 희망이 보이지 않는 그들과의 교류에 쏟는 정성과 물질적인 지원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북기총은 북한의 교회며 조그련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임 목사는 단호하게 말한다. “북한에서 벗어나 한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숱한데 왜 그 거짓의 교회와 손을 잡고 복음에 나서야 합니까.”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는 어림잡아 2만 4000명. 이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7200명이 등록교인이란다. 전체 인구 중 신자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한국 개신교회 신자 수를 훨씬 능가한다. 탈북민 교회도 18개나 되고 목회자도 안수받은 목사를 포함해 100여명이 활동 중이다. “교단에 소속된 한국의 일반 교회들은 한기총이나 NCCK와 관련될 수밖에 없지만 북기총은 철저히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한 이름 아래 뭉칠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탈북민 교회며 목회자들이 보고 배운 기성 교회들이 빨리 분열상을 극복해 한국사회의 큰 일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탈북민은 결코 소외당하고 차별받아야 할 부끄러운 존재가 아닙니다. 통일이 된다면 할 일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한국이 일부러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이 사람들을 챙겨야 하는 이유입니다.” ‘소금이 제 역할을 못한다면 길에 버려져 짓밟힌다.’는 성경 구절을 입에 올린 임 목사. 한 군데로 뭉친 탈북민 교회와 목회자들이 이제 거꾸로 귀감이 되어 한국교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다짐한다. 글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벤게로프 연주’ 들을까… ‘창작오페라 갈라’ 볼까

    클래식 팬에게 5월은 또 다른 의미에서 ‘계절의 여왕’이다. 사람들이 북적대는 야외로 나다닐 필요는 없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와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 취향대로 가격대별로 골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SSF:벤게로프 8년 만에 리사이틀 강동석 예술감독과 막심 벤게로프를 비롯한 국내외 180여명의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제7회 SSF는 30일부터 새달 13일까지 세종체임버홀과 예술의전당 IBK홀, 용산아트홀 등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현악기 중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흡사하다는 바이올린이다. 1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서는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벤게로프에 우선 눈길이 간다. 벤게로프는 바딤 레핀(바이올린), 예브게니 키신(피아노)과 함께 ‘러시아 신동 삼총사’로 불렸다. 2004년 자택 계단에서 넘어져 어깨와 팔을 다친 탓에 한동안 활을 놓고 지휘봉을 들었다. 2010년과 2011년에 내한했지만, 지휘만 하거나 한두 곡의 협연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8년 만에 리사이틀로 꾸민다. 벤게로프 팬이라면 ‘필청(必聽)’의 무대일 터. 바흐의 바이올린 독주를 위한 파르티타, 베토벤의 바이올린소나타 등을 들려준다. SSF에서 처음 시도되는 마티니(아침·낮이란 의미의 불어)콘서트 ‘블록15’는 새달 3일 용산아트홀에서 열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수용소에서 음악 덕분에 극적으로 생존한 아니타 라스커와 시몽 라크스의 실화를 옮긴 무대음악극이다. 12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B&V’는 1회부터 줄곧 예술감독을 맡은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의 재치가 번뜩이는 작명이다. B는 베토벤, 부르흐, 브람스의 첫 글자를, V는 비올라에서 취했다. 오케스트라에서 다른 현악기를 지원사격하던 비올라가 실내악에서 얼마나 진가를 드러낼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02)720-3933.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4개 민간단체 공연 3회째를 맞는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새달 6일부터 6월 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국립오페라단과 더불어 전국 120여개 민간오페라단 가운데 뽑힌 4개 단체가 내공을 겨룬다. 가장 기대되는 무대는 6월 7~8일 페스티벌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갈라’. 한국 최초의 창작오페라인 현제명의 ‘춘향전’(1950), 장일남의 ‘왕자호동’(1960)을 필두로 최근작인 임준희의 ‘천생연분’(2006), 황호준의 ‘아랑’(2009)까지 국내 오페라의 역사를 총정리한다. 김영미(소프라노), 김요한(베이스), 오미선(소프라노), 이정원(테너) 등 국내 간판 성악가들이 모두 나선다. 하지만 ‘논개’, ‘메밀꽃 필 무렵’ 등 창작오페라가 절반에 이르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모차르트와 베르디, 푸치니 등 거장의 스테디셀러 위주로 프로그램을 꾸민 점이 못내 아쉽다. 국내 오페라의 창작 역량을 가늠해 본다는 페스티벌의 취지는 빛이 바랜 셈. 6월 1~3일 공연하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는 2년 전 페스티벌에서도 같은 연출자(장수동)의 해석으로 무대에 올려졌던 작품이다. 다양한 오페라단에 중앙무대에 설 기회를 준다는 페스티벌의 의도와는 배치되는 선택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체적으로 주최 측의 고민의 흔적이 짙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1만~15만원. (02)586-5363.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북정책 패러다임이 바뀐다

    대북정책 패러다임이 바뀐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이른바 ‘게임 체인지’(Game Change·이슈 전환) 이론을 북한 문제의 새로운 해법으로 채택,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관계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나온 관측이어서 주목된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16일(현지시간) “지금까지 한·미는 핵, 미사일 등 북한이 설정한 게임에 반응해 끌려가는 식이었는데 이를 바꿔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최근 북한 인권문제가 부각되고 한국이 북한 민생문제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일종의 게임 체인지”라고 규정했다. 게임 체인지는 2008년 미 대선 과정을 그린 정치칼럼니스트 존 하일먼의 저서 제목이다. 이 책은 민주당 경선 초반 수세에 몰렸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흑인은 대통령으로 역부족’이라는 암시를 이슈화하면서 중서부 경선에서 우위를 점했고, 이후 버락 오바마 후보가 남부 경선에서 ‘힐러리가 인종차별로 민주당을 분열시키려 한다’는 암시로 재역전을 하는 등 게임 체인지를 통해 극적인 국면전환을 이룬 상황을 소개하고 있다. 소식통은 “지금껏 한·미가 각종 방식을 동원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했지만 도저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딜레마에서 게임 체인지의 필요성이 비롯된다.”면서 “북한 정권이 정말로 아파할 만한 인권과 민생 문제로 이슈를 전환함으로써 북한의 변화를 꾀하는 쪽으로 대북정책이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예컨대 이명박 대통령이 탈북자 문제를 직접 언급하거나 “미사일 한 번 쏘는 돈이면 북한의 6년치 식량 부족분을 살 수 있다.”고 지적한 것, 미국에서 탈북자 강제송환, 정치범 수용소 관련 이슈가 부상하고 있는 것 등이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또 “북한의 로켓 발사에 따른 2·29합의 파기로 북핵 6자회담 무용론까지 한·미 정부 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면서 “16일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2009년과 달리 ‘6자회담 조속 재개’ 등의 표현이 들어가지 않은 것 역시 일종의 게임 체인지”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과거엔 북한의 핵 보유 욕구가 협상용이라고 봤는데 지금은 생존용이라는 인식이 많아졌다.”며 “따라서 앞으로 북한과의 협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거나 추가적인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할 경우 어쩔 수 없이 북한의 게임에 끌려가는 상황이 재연출될 수밖에 없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여성 4代의 신산한 삶과 벅찬 사랑

    올림포스의 주신(主神) 제우스가 태어난 섬이자 그리스 문명의 발상지, 크로노스 미궁(迷宮)과 괴물 미노타우로스 설화가 내려오는, 그리스 크레타 섬은 신비감이 가득하다. 지중해에서 손꼽히는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라 아름다운 로맨스에 대한 설렘에 휩싸이기도 한다. 영국 여성작가 빅토리아 히슬롭 역시 이 섬에서 소설의 영감을 얻었다. 하지만 시선을 살짝 틀어 크레타 섬의 북쪽, 여행책자에 점으로 찍혀 있을 정도로 작은 섬 스피나롱가에서 상상력을 증폭시켰다. 이 섬에 4대에 걸친 여인들의 신산한 삶과 벅찬 사랑 이야기를 담아, 소설 ‘섬’(노만수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을 탄생시켰다. 이야기의 시작은 간단하다. 사랑 탓에 혼란스러운 25살 알렉시스는, 먼저 이 나이를 경험했을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답을 얻기 위해 ‘엄마가 항상 입을 다물었던 과거’를 찾아 떠난 크레타 섬에서 외할머니의 친구 포티니를 만난다. 소설은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증조할머니 엘레나가 나병환자 수용소가 있는 스피나롱가 섬으로 떠나는 모습이다. 이 시점부터 이야기는 쉴새없이 전개된다. 나병환자인 외증조할머니와 묵묵히 사랑을 이어가는 외증조할아버지, 엄마처럼 나병에 걸린 마리아의 잔혹한 운명과 그를 위로해 주는 의사 마놀리의 헌신, 부끄러운 가족을 외면한 언니 안나의 방탕한 삶, 그의 딸 소피아를 거둔 마리아의 희생까지, 외증조할머니에서 외할머니로, 이모할머니에서 엄마로 이어지는 여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너의 엄마 이야기는 바로 외할머니의 이야기이고, 또 외증조할머니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역시나 이모할머니의 이야기이기도 하지. …뜻밖의 일이란 청천벽력처럼 느닷없이 터져 우리들 삶의 궤적을 뒤바꾸지만, 우리들의 일생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행동일 거야.”(59~60쪽) 알렉시스에게 이야기를 꺼내기 전, 포티니가 한 말 속에서 작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다소 어둡고 처연한 분위기에 음울하고 먹먹한 감정으로 떨어질 때쯤 작가는 섬의 아름다운 풍광을 안기며 기분을 상승시킨다. 밝은 색의 카페와 상점, 집 창문마다 늘어진 제라늄과 장미 등 작가의 섬세한 묘사는 독자가 눈앞에 섬을 그려 내기에 충분하다. 작가는 소설을 쓰기 위해 수십 차례 섬을 방문하고, 당시 역사와 나병을 연구했다고 전한다. 이야기 속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크레타 섬 점령과 레지스탕스 운동 등 역사적 사실과 서정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녹여 낼 수 있었던 이유이다. 2005년 영국에서 출간된 책은 당시 ‘더 선데이 타임스’ 페이퍼백 차트에서 8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이듬해 ‘해리 포터’, ‘다빈치 코드’ 등을 누르고 영국 아마존, 일간지 ‘가디언’ 등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 책으로 히슬롭은 브리티시 북 어워드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인생역전 비결은 동·서양 문화의 융합”

    “인생역전 비결은 동·서양 문화의 융합”

    공장에서 밥벌이를 하고 돼지를 기르며 흙바닥에서 자던 소녀들이 ‘뉴차이나’를 대변하는 파워우먼 4인방이 됐다. 여공에서 부동산 갑부로 인생역전을 이룬 장신(張欣·47) 소호차이나 최고경영자(CEO), 오드리 헵번과 오프라 윈프리를 합쳐 놓은 것 같다는 평가를 받는 토크쇼계의 거물 양란(楊瀾·44)양광미디어그룹 창립자, 요식업계 여왕인 장란(張蘭·55) 차오장난 회장, 중국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당당닷컴의 창업자이자 CEO인 페기 유(47)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가부장적인 중국의 전통에 맞서 유산 한 푼 없이 스스로 성공을 일궜다. ‘타이거맘’의 저자 에이미 추아 예일대 교수는 7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 자매지인 데일리비스트 기고를 통해 이들의 성공 비결을 소개했다. 추아 교수가 꼽은 비결은 바로 서양과 동양 문화의 융합이다. 추아 교수는 “동서양의 문화를 조합해 역동적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이들처럼 중국도 막대한 경제적 잠재력과 전통적 가치, 서양의 혁신을 융합하는 데 성공한다면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공에서 부동산 갑부로 변신한 장신 46억 달러(약 5조 1500억원) 상당의 부동산개발업체 소호차이나를 이끄는 장신은 “나는 비참한 아이였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1954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나 14세 때부터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며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스무살 무렵 영어사전 하나와 웍(중국 냄비)만 달랑 들고 영국으로 떠난 여공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월가의 골드만삭스에 입성한다. 1994년 중국으로 돌아와 부동산업자이던 남편의 현장 감각과 자신이 익혀온 서구 건축의 혁신을 융합해 1990년대 중국 부동산 붐을 타고 대성공을 거뒀다. ●‘오드리 헵번+오프라 윈프리’ 양란 최근 지식 페스티벌인 테드(TED) 강연자로 전 세계 청중을 사로잡고 있는 양란은 21살 때 1000대1의 오디션 경쟁을 뚫고 중국 유명 토크쇼 진행자로 뽑혔다. 4년 만에 미련 없이 토크쇼를 그만두고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로 유학을 갔다. 1998년 중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2년 뒤 남편과 함께 루퍼트 머독의 스타TV와 겨룰 선TV를 출범시켰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중국에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TV프로그램이 없다는 데 착안해 만든 두 번째 시도, ‘그녀의 마을’은 달랐다. 이 프로그램으로 그녀는 11억 달러(약 1조 23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중국 최대의 미디어 황제가 됐다. ●돼지 키우며 흙바닥서 잠자던 장란 중국 전역에 40여개의 최고급 레스토랑을 거느린 자산 5억 달러(5600억원)를 보유한 장란 차오장난 회장의 어린 시절도 비루했다.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으로 어머니와 함께 후베이성의 한 수용소로 보내진 그녀는 돼지를 치고 흙바닥에서 잠을 자곤 했다. 젖먹이 아들까지 고국에 남겨두고 캐나다 토론토로 돈을 벌러 떠났다. 1990년 베이징으로 돌아온 그녀는 중국의 화이트칼라와 서양 손님들이 최고급 중국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식당을 탄생시켰다. ●中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세운 페기 유 페기 유 당당닷컴 CEO는 1987년 미국으로 떠나 뉴욕대 스턴비즈니스스쿨에서 MBA를 마쳤다. 1995년 월가에서 일하며 온라인 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성장을 목격하고 매료된다. 그녀는 1999년 ‘제2의 아마존’을 꿈꾸며 남편과 함께 세운 당당닷컴으로 개인 자산만 3300만 달러(약 3700억원)에 이르는 부자가 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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