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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제북송 국군포로에 국가 배상 책임 첫 인정

    2004년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돌아오려다 강제 북송된 국군포로 한만택(당시 72세)씨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7부(부장 홍동기)는 15일 한씨의 유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국군포로의 북송과 관련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재판부는 국방부와 외교부 공무원들이 한씨를 보호해 국내로 무사히 송환될 수 있도록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아 한씨가 강제북송돼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6·25 전쟁이라는 국가적 위난에 국가 존립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참전했다 포로 신분이 된 사람들을 송환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라며 “공무원들의 과실로 50년 넘는 기간동안 염원했던 한씨의 귀환과 가족 상봉이 무산됐고, 한씨가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6·25전쟁에 참전해 포로가 된 한씨는 2004년 12월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탈북, 가족을 만나려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강제 북송됐다. 국방부는 한씨가 생존해 있고, 중국에서 가족과 상봉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진정서를 한씨 가족으로부터 접수받고도 한씨가 재외공관의 적절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외교부 등에 협조를 요청하지 않았고, 한씨가 체포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뒤에야 외교부와 국가정보원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외교부 역시 구체적인 구금 장소 등을 확인하고도 국내 송환이 이뤄지도록 한씨를 방문 면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북송 사실만 한씨 가족들에게 알렸다. 강제북송돼 평안남도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한씨는 2009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해외여행 | 황하가 편애한 땅 닝샤寧夏

    해외여행 | 황하가 편애한 땅 닝샤寧夏

    중국에 이런 말이 있다. ‘천하황하부녕하天下黃河富寧夏’. ‘천하의 황하黃河가 닝샤寧夏에 복을 준다’는 뜻이다. 백 가지 해를 끼친다는 황하가 닝샤에서 그 도도함을 내려놓고 온순해졌으니, 그 물줄기가 빚어낸 운치는 필경 황하가 감춰둔 속살이 분명하다. 닝샤를 여행하기 전 중국을 여행하려면 관광비자를 준비해야 한다. 단체비자의 경우 5명 이상이 모여야 신청 가능하다. 닝샤의 연평균 기온은 11℃로 우리나라보다 낮고 건조한 편이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옷을 잘 준비해야 한다. 단벌보다는 입고 벗기 쉽게 겹쳐 입도록 챙기는 게 요령이다. 5~10월 초가 푸른 초원을 볼 수 있어 여행 적기다. 닝샤에서 흔히 접할 수 있고 유명한 음식은 양고기 요리다. 찜이나 탕보다는 바비큐가 우리 입맛에 맞다. 황하를 비롯해 호수가 많아 잉어 등 민물고기 요리도 다양하다. 한국식당과 커피전문점은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에 입맛이 걱정된다면 밑반찬과 개인 기호식품을 챙기면 좋겠다. 인촨공항은 규모가 작아 면세점이 한 곳뿐이고 술과 담배만 판매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인촨銀川 은빛 물의 도시 북으로는 네이멍구자치구, 남으로는 간쑤성에 접해 있으며 5,463km의 황하가 관통하는 서북부 내륙. 그곳에 닝샤寧夏, 정확히는 닝샤후이족자치구가 있다. 닝샤는 사막으로 둘러싸인 일종의 분지다.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다. 연간 일조량은 3,000시간이지만 그에 비해 강우량은 200mm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중국에서 가장 많은 밀이 이곳에서 생산되고 옥수수와 쌀, 수박 등 농산물이 풍부하다. 이 땅이 이토록 비옥한 이유는 황하가 마르지 않는 물을 공급해 주고 몽골로부터 불어오는 모래바람과 추위를 허란산맥이 막아 주기 때문이다. 황토고원과 산이 대부분인 남부에 비해 황하가 접한 닝샤 중·북부는 비옥한 닝샤평원을 끼고서 도시들이 몰려 있다. 닝샤의 성도인 인촨銀川도 이곳에 자리한다. 영상 4도. 10월의 마지막을 며칠 앞둔 인촨의 아침은 쌀쌀했다. 황사의 발원지라는 서북부 내륙답지 않게 공기가 맑다. “인촨에서는 ‘아침에는 솜옷을 입고, 점심때는 견사를 입고, 저녁에는 화로에 앉아 수박을 먹는다’는 재미있는 말이 있어요.” 가이드 안룡씨는 15도 이상 벌어지는 인촨의 일교차를 이리 설명한다. 따갑게 햇볕이 내리쬘 때면 그 말이 내내 떠올랐다. 인촨에는 크고 작은 호수가 72개다. 덕분에 안개도 잦다. 인촨이라는 이름도 ‘햇살에 하천이 은빛으로 빛난다’ 해서 붙여졌다. 인촨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40km 거리 사호沙湖로 향했다. 전통 배 형상의 유람선을 타고 안개 낀 습지를 가로질러 닿은 곳은 모래섬. ‘푹푹’ 모래를 밟고 올라 한숨 고르고 뒤를 돌아보면 언덕 아래로 갈대 호수가 장쾌하다. 전체 80km2의 방대한 사호의 중심에 선 이 모래섬은 텅그리 사막으로부터 날아온 모래가 호수 주변에 쌓이면서 시작됐다. 호수는 원래 양어장이었는데 황하가 범람하면서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1989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봄이면 흑고니 등 200여 종의 철새들이 이곳을 찾는다니, ‘변방의 강남’이라는 별칭으로 낭만을 부추길 만하다. 56개의 소수민족이 인구의 60~70%를 차지하는 중국에는 소수민족자치구가 5개다. 몽골족의 네이멍구자치구, 장족의 광시장족자치구, 티베트족의 시짱자치구, 중앙아시아 투르크계 민족인 신장웨이우얼자치구, 그리고 중국계 무슬림 민족인 닝샤후이족자치구다. 사실 닝샤후이족의 분포는 34%, 약 200만명이다. 8세기 용병으로 중국에 왔던 페르시아와 아랍의 병사와 상인들이 조상이다. 한족과의 혼혈정책으로 지금은 중국화된 상태지만 후이족들은 지금도 그들만의 전통문화를 지켜 간다. 박물관, 사원, 민속촌, 공연장, 식당 등 중화회향문화원 내에서는 그 문화의 일단을 이해할 수 있다. 타지마할을 본뜬 입구를 들어서 광장을 지나면 황금빛 모스크와 마주친다. 중국에서 가장 큰 이슬람 사원이다. 아라베스크 문양이 화려한 내부는 사뭇 경건하다. 후이족을 상징하는 ‘회回’자 형태로 지어진 박물관 안에는 관련 문화유물이 전시돼 있는데, 그중 금박을 입힌 코란은 국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지난 9월27일,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장셴량張賢亮이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보도를 접했다. 지병이 악화돼 인촨에서 숨졌다고 했다. 19세 때 쓴 서정시 ‘대풍가’ 때문에 반혁명죄로 지목돼 22년을 노동수용소에서 보냈고 1979년, 명예회복 이후 써 낸 작품들로 중국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우리나라에도 번역됐던 그의 자전적 장편소설 <남자의 반은 여자 1985>는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당시 중국에서 금기시된 주제를 다뤄 화제가 됐었다. 근교에 자리한 전베이푸鎭北堡영화촬영장. 닝샤서부영화세트장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을 만든 이가 바로 장셴량이다. 전베이푸는 변방을 지키는 보루였다. 사병들이 주둔하고 그 가족들과 농민이 거주했다. 장센량은 자신의 소설이 영화로 각색되면서 영화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폐허가 된 옛 성터를 1992년 촬영장으로 개발했다. <붉은 수수밭>, <목마인>, <신용문객잔> 등 총 70여 편의 중국과 홍콩 영화 및 드라마가 이곳에서 제작됐다. ‘중국전영종저리주향세계中國電影從這里走向世界.’ 중국 영화가 이곳에서부터 세계로 진출한다는 입구 현판이 이곳의 영향력을 입증해 준다. 방대한 규모의 촬영장을 다 둘러보고 나니 2시간이 훌쩍 지났다. 고대문명의 흔적들 실크로드를 장악했던 고대 왕조는 한나라와 당나라뿐만이 아니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천년 전에 세워졌던 서하왕조(1038~1227년)는 쓰촨에서 살던 유목민 탕구트족이 토번족에 밀려 간쑤성 일대에 정착하면서 시작됐다. 당나라 말기 독립된 지방 세력으로 성장한 탕구트족은 1028년에 족장이었던 이원호李元昊가 간쑤성을 평정하고 중국 최초의 왕조인 하나라를 계승한다는 뜻에서 대하大夏라 이름 지어 스스로를 제왕으로 명했다. 하지만 송나라는 대하를 고대 하夏나라와 구분 짓고 송나라의 영토 서쪽에 있다 해서 ‘서하西夏’라고 불렀다. 서하는 그 영토가 한반도의 다섯 배에 달했다. 동쪽으로는 송나라를 압박하고 서쪽으로는 서역으로 가는 통로인 하서주랑河西走廊을 지배해 실크로드의 무역권을 장악했다. 역사는 길지 못했다. 1227년 칭기즈칸은 중국 정벌의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서하를 침략했다. 잔혹한 이민족 말살정책에 의해 사료도 없이 그야말로 ‘미지의 제국’으로 남은 서하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80년대 구 소련의 역사학자들에 의해서다. 서하의 흔적이 남은 서하릉西夏陵으로 향했다. 능으로 가는 길은 하란산의 능선이 끝없이 동행한다. 입구부터 서하문자가 눈에 띈다. 한자보다 더 복잡하다. 6,000자로 창제된 서하문자는 티베트-미얀마 계통 언어로 알려져 있는데 획수가 40획을 넘기도 한다. 서하문자는 왕조가 멸망한 이후에도 16세기 초까지 사용됐다. 하란산 동쪽 기슭, 지는 해를 등지고 선 능은 신비로웠다. 총 53km2의 서하릉에는 9개의 제왕릉과 귀족들의 무덤인 253기의 순장묘가 있다. 제왕릉은 북두칠성 모양으로 구성됐고, 순장묘도 별자리 형태로 만들어졌다. 궐대, 월성, 내성, 남문 등 다양한 구조물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흔히 ‘태릉’이라 불리는 3호 왕릉, 바로 이원호의 묘다. 정확히는 지름 36m, 높이 24m의 모래 벽돌로 쌓아올린 능탑陵塔이다. 서하릉에서는 지금껏 200점의 건축 장식물과 문화재 등이 출토되고, 왕릉은 최근 6기까지 발굴됐지만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는 것은 이 태릉뿐이다. 서하는 티베트 불교인 라마교를 국교로 숭상했다. 승려를 교육하고 배출시키는 관청을 설치하고 사찰을 건립했다고 전해지는데, 청동협시市에서 그 종교문화의 흔적을 만날 수 있었다. 108청동탑一百零八塔은 청동협시 입구의 서쪽 산기슭에 선 거대한 탑군이다. 서하 중·말기 때 라마교 양식으로 축조된 탑은 백팔번뇌를 상징하는 108개의 탑이 거대한 삼각형 모양을 이룬다. 맨 꼭대기 3.5m 높이의 탑을 시작으로 아래로 2.5m의 탑들이 3, 3, 5, 5, 7, 9, 11, 13, 15, 17, 19의 개수로 12단으로 이루어졌다.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탑의 꼭대기에서는 우수牛首산과 물줄기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역사를 더 거슬러 오르면 닝샤의 기원은 구석기 시대까지 닿는다. 인촨 남쪽 20km, 황하문명의 발원지인 수이둥거우水洞溝유적지에는 약 3만년 전의 유물과 유적이 광활한 자연경관 속에 잠들어 있다. 수이둥거우는 1923년 프랑스의 예수회 신부이자 고생물학자인 에밀 리상Emile Licent과 테야르 드 샤르댕P.Teilhard de Chardin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곳을 보려면 노새가 끄는 마차와 유람선, 전동차와 도보의 여정을 번갈아 거쳐야 한다. 2,700km 만리장성의 끝자락이기도 한 수이둥거우에는 흙으로 쌓은 장성의 원형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명나라 때 북방 유목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든 지하 요새 창빙둥藏兵洞이 볼거리다. 좁은 미로로 이루어진 내부는 자칫하면 길을 잃기 일쑤다. 놀랍게도 함정, 식수로 썼던 우물터, 침실까지 있다. ●중웨이中衛 사막을 즐기는 방법, 텅그리 사막 ‘사포터우沙坡頭’ 닝샤, 내몽골, 간쑤 세 개의 지역이 교차하는 곳에 자리한 중웨이의 사포터우沙坡頭로 향한다. 중웨이라는 이름은 세 지역을 가운데서 호위한다는 의미다. 중웨이는 특히 구기자로 유명하다. 회족들이 안경을 낀 사람이 없는 이유가 눈을 밝히는 구기자를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사포터우는 청나라 건륭황제 3년인 1738년에 지진이 발생해 황하 북쪽에 길이 약 2,000m, 높이 100m, 경사 200m의 모래언덕이 생겨나 얻은 이름이다. 옛 이름은 사타沙陀였다. 잘 조성된 정원을 가로질러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00m 모래 언덕에 올랐다. 사막의 남쪽 아래로 샹산香山의 줄기가 황하의 지류를 두르고 함께 굽이친다. 장관이다. ‘대막고연직, 장하낙일원大漠孤煙直, 長河落日圓’. ‘큰 사막에 외로이 연기만 곧게 솟고, 긴 강에 지는 해가 둥글구나.’ 오죽하면 당나라 때 시인이자 화가였던 왕유王維의 시 ‘사시새상使至塞上’의 한 대목을 이곳에 적어 놓았을까. 사실 사포터우는 강에 지는 해를 바라보며 사막의 서정을 느끼기에는 너무 활기차다. 개발된 사막인 사포터우의 매력은 차라리 액티비티에 있다. 낙타 라이딩, 모래썰매, 케이블카, 전동카 등 모래와 함께하는 레포츠의 재미에 빠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200m의 모래언덕을 쏜살같이 내려오는 모래 썰매도 인기가 높지만 백미는 역시 낙타 타기다. 낙타의 굽은 등에 올라 출렁이며 모래를 밟으면 마치 수백년 전 실크로드를 지나던 상인이라도 된 듯하다. 상상하던 ‘진정한’ 사막을 보기 위해 사포터우에서 약 8km 떨어진 북면의 텅그리騰格里 사막으로 발길을 옮겼다. 텅그리는 몽골어로 ‘하늘처럼 넓다’는 뜻이다. 사포터우에 비해 텅그리 사막은 손대지 않은 사막의 풍광과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텅그리 사막은 신장의 ‘타클라마칸’, 내몽골의 ‘마오우쑤’, ‘바단지린’과 함께 중국 4대 사막으로 꼽힌다. 사포터우는 텅그리 사막의 한 지류다. 텅그리 사막 입구에 들어서자 겨울을 준비하는 퉁후초원이 길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텅그리에는 422개의 오아시스가 있다. 소금호수와 초원, 습지가 어우러져 사막 속의 에덴동산이라 불린다. 그 아름다움을 담지 못하는 아쉬움은 사막 지프로 달랬다. 굴곡진 텅그리의 사구를 굉음을 내며 롤러코스터마냥 내달렸다. 모래 파도 너머 해가 지고, 바람 한줄기가 심장을 다독이며 지나간다. ●징타이景泰 황하의 기적, 황하석림黃河石林 길은 좀더 멀어진다. 인촨에서 390km, 차로 약 3시간 거리의 징타이景泰로 향한다. 징타이는 간쑤甘肅성에 속해 있고 닝샤와는 접경이다. 인촨에서 벗어나 고속도로를 1시간여 달리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주위는 온통 돌과 흙뿐. 허허롭지만 메마르지는 않다. 대륙을 적시고 생명을 길러낸 황하의 물줄기는 징타이에 또 하나의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국가지질공원이자 지질유적자연보호구인 ‘황하석림黃河石林’이다. 총 34km2의 황하석림은 우취엔산五泉山의 퇴적암들이 어우러져 빽빽한 숲을 이룬 것이다. 약 210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비바람과 중력에 가라앉은 풍화작용에 의해 그 모습을 변화시켜 왔다. 바위 형상이 세워진 입구부터 이색적이다. 풍경구 내를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굽이치는 골짜기를 오르고 내렸다. 절벽 아래 누런 황하가 동에서 서로 휘돌아 흐르고 라우룽완老龍灣 마을이 포근히 둥지를 틀고 있다. 버스가 여행객을 내려놓은 곳은 라우룽완 마을의 선착장. 석림으로 가려면 먼저 특별한 이동수단을 타고 황하를 건너야 한다. ‘양피파즈羊皮筏子’라는 양가죽 뗏목이다. 나무를 구할 수 없었던 이곳에서는 예부터 강을 건너기 위해 양가죽을 이용했다. 한나라 광무제 때의 기록에는 소나 양의 가죽뗏목이 운송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전해지니 양피파즈의 역사는 적어도 2,000년인 셈이다. 양가죽 뗏목은 통 양가죽에 유채기름칠을 해 가죽을 부드럽게 한 다음 말린다. 작은 입구에 풍선처럼 바람을 불어넣어 봉한 뒤 나무판에 14개를 엮어 물에 띄우는 방식이다. 얼기설기 엮은 뗏목은 사공을 합쳐 4~5명이 정원.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노가 일렁이는 물살을 가르자 천천히 뗏목이 움직인다. 눈앞으로 기암절벽이 강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황하 덕에 문명이 탄생하고 티베트 고원에서 화북 평원으로 이어지는 강 유역은 비옥한 곡창 지대를 이루었으며 수많은 왕조들이 이 강과 함께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물 한 말에 흙이 여섯 되’라는 누런 강 위에 생각이 머무는 사이 뗏목이 도착했다. 음마飮馬대협곡. 중국 역사극에 자주 등장하기도 하는 황하석림의 시작점. 오랜 시간의 흔적들을 암석들은 거대한 제 몸 깊숙이 새기고 있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골짜기 양쪽으로 거대한 바위들이 뿜어내는 비장함이 황홀하다. 당나귀가 끄는 마차를 타고 4.5km의 협곡을 지난다. 마른 먼지가 훅 인다. 늙은 마차꾼은 능숙한 걸음으로 나귀를 재촉하고 이따금 고개를 쳐들어 기암괴석들이 품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목란이라는 소녀가 병약한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는 12년을 종군하고 금의환향 했다지요.” ‘화목란花木蘭의 귀향’ 등 바위들은 저마다 형상에 걸맞은 이름과 사연을 담고 있다. 감동은 끝나지 않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로 오른다. 끝도 없는 바위산이 발아래로 굽이친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바람도 세차다. 10여 분. 1,600m 우취엔산 정상에 다다랐다. 날리는 옷깃을 여미는 사이 형용하기 힘든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천산만학千山萬壑’. 천개의 산과 만개의 골짜기다. 이토록 방대하고도 우아함을 잃지 않은 돌무더기라니. 위풍당당한 이 기적 앞에서 그저 설레설레 고개만 저을 뿐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하나투어www.hanatour.com, 티웨이항공www.twayair.com ▶travel info Ningxia Airline 티웨이항공이 11월26일까지 2주에 3회 인천 출발 (월·금·수요일), 인촨 출발(화·목·토요일) 전세기를 운항 중이다. 2015년 3월부터는 주 3회 인천-인촨 정기편이 운항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11월1일 무안-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무안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노선을 확대해 왔다. 앞으로 인천-하이커우, 인천-지난, 제주-난닝 등 서울거점 외 지방 공항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인천에서 인촨까지 비행시간은 약 3시간이다. www.twayair.com HOTEL 롱청 호텔Long Cheng Hotel 중웨이에 자리한 호텔로 깔끔하고 넓은 객실이 나무랄 데 없다. 총 148개의 객실과 레스토랑,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고 닝샤 지역에서는 드물게 무선인터넷 사용이 편리하다. 공항과도 가까워 현지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중위시 고루동가 오환광장 서측宁夏 中卫市 鼓樓东街 五环廣場 西側 +86-0955-7667777 ACTIVITY 사파두 사막 액티비티 사막에서 모래를 이용해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사파두의 매력. 200m의 경사를 순식간에 미끄러져 내려오는 모래썰매, 허공을 가로지르는 아찔한 로프웨이와 지프와이어, 번지점프는 스릴 만점. 마치 사막에 펼쳐진 놀이동산을 보는 듯하다. 지프나 사막 충랑차를 타고 굴곡진 사막의 능선을 신나게 내달리는 체험도 놓치기 아깝다. 기계적인 기구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에서 맛보는 스릴감은 색다르다.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낙타 라이딩. 일정 대열을 맞춰 낙타 등에 올라 몰이꾼을 따라 천천히 사막을 약 30분 지난다. 운 좋게 일몰을 만난다면 그 낭만이야 말할 것 없다. 가격은 낙타 라이딩이 80위안, 지프는 200위안이다. 영하 중위시 사파두 관광구宁夏 中卫市 城西 16公里 +86-0955-7681481 www.spttour.com RESTAURANT 만수르 궁Mansour Palace 중화회향문화원 안에 있는 이슬람 식당이다. 후이족 향토음식과 이슬람 연회식 등 후이족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슬람 풍의 인테리어를 갖춘 홀은 2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11개의 개별 룸도 있다. 양고기 바비큐와 양 내장요리, 냉채, 교자만두 등이 인기메뉴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할랄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이 다를 뿐, 맛은 일반 중국식과 큰 차이 없다. 은천 중화회향문화원宁夏 银川市 永宁县西京藏高速路 口出口处 +86-0951-8027318 www.zhhxwhy.com SHOPPING 중국 구기관Chinese Wolfberry Museum 닝샤는 구기자의 고향이다. 역사가 4,000년이다. 특히 주산지인 중웨이시 중닝현의 구기자를 최고로 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약재나 차로 즐겨 먹지만 닝샤 구기자는 맛이 달아 건포도처럼 간식으로 먹을 수도 있다. 2011년 인촨에 문을 연 중국구기관은 중국 구기자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중국 최초의 박물관이자 쇼핑점이다. 2층 건물 내에는 박물관, 문화센터, 건강서비스센터 등 홀이 나뉘어 고대로부터 이어온 중국 구기자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쇼핑점에서는 차, 스낵류, 음료, 건강식품 등 다양한 구기자 제품들을 시식하고 구매하며 국제배송도 가능하다. 중국 구기자는 5등급으로 분류하는데 최고로 치는 1등급 야생 흑구기자 가격은 약 3,000위안(한화 약 52만원), 15g 간식용은 약 7위안(한화 1,200원) 정도. 박물관 입장료는 20위안이다. www.berylgoji.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안젤리나 졸리, 로마 방문서 오랜만에 환한 미소

    안젤리나 졸리, 로마 방문서 오랜만에 환한 미소

    일본의 일부 극우주의자들로부터 입국금지 ‘명령’을 받고 함께 일하던 소니픽처스 고위 관계자로부터 “실력없다”는 비난을 받는 등 악재가 겹쳤던 안젤리나 졸리가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 US위클리 등 해외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안젤리나 졸리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남편 브래드 피트와 딸 샤일로(8), 자하라(9) 등과 함께 로마를 방문했다. 이번 로마 방문은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을 위한 것으로, 수 일간 가족과 로마에 머물며 편안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로마참피노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안젤리나 졸리는 오랜만에 환하게 웃는 얼굴이었다. 자신을 비난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던 에이미 파스칼 소니픽처스 공동회장과의 만남에서는 차가운 눈초리와 표정을 지어보이고, 수두에 걸려 자신의 연출한 영화 ‘언브로큰’ 프로모션에도 참가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던 지난 몇 주의 모습들과는 상반되는 표정이었다. 가벼운 검은색 코트와 선글라스, 검은색 워커 등 카리스마 있는 패션으로 공항에 등장한 그녀는 교황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뻐했으며, 평소 존경의 뜻을 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언론들은 “브란젤리나 부부는 종교인이 아니지만, 교황을 매우 존경하고 그의 메시지를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안젤리나 졸리가 감독을 맡은 영화 ‘언브로큰’은 최연소 올림픽 육상선수였던 루이스 잠페리니라는 남성이 제2차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일본군에게 잡혀 2년간 포로수용소에서 지내며 겪는 역경을 그린 작품으로, 미국 내에서 제한상영이 시작된 뒤 호평을 받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제의 거장… 태동의 감격

    어제의 거장… 태동의 감격

    올 한 해 국내 주요미술관과 주요 갤러리에서는 근대부터 동시대 전위예술까지, 회화부터 미디어 아트까지 각 장르와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전시회가 마련된다. 특히 광복·분단 70년을 맞아 그 역사적 의미를 예술적 시각으로 풀어 보는 특별기획전도 다양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올해의 첫 번째 화두는 미디어·비디오 아트다. 우선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을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 ‘W3-백남준’전이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에서 21일부터 시작된다. 백남준의 ‘금붕어를 위한 소나티네’를 비롯해 10점 내외의 작품이 전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오는 27일부터 5월 25일까지 2000년 위암으로 타계한 비디오 아티스트 박현기를 재조명하는 회고전이 열린다.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한 1세대 비디오아티스트스로 최근 재평가받고 있는 그가 비디오라는 기술로 표현한 동양적 정신문화를 감상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3300㎡에 달하는 원형전시실을 ‘만다라 시리즈’ 등 그의 대표 작품으로 채울 계획이다. 2012년 기증된 그의 아카이브 2만 점을 정리해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다. 백남준의 제자로 지난해 파리 그랑팔레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 비디오 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1951~)의 개인전도 3월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다. 광복·분단 70년 기획전시도 풍성하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선 한때 월북화가라는 낙인이 찍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근대 회화의 거장 이쾌대(1913~1965)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휘문고보 시절인 1932년 조선미술전람회전에 입선했고 이중섭 등과 조선신미술가협회를 결성해 활동했던 이쾌대는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 종군화가로 참여했다가 포로가 됐고 포로교환 때 월북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해금될 때까지 그의 가족들이 간직해 온 초기 습작과 드로잉, 스케치부터 한국전쟁 포로수용소 시절까지 대표작과 유품, 사신, 제국미술학교 시절의 자료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유화 60여점, 스케치 및 드로잉 350점 등 이쾌대의 작품을 망라한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7월 21일부터 9월 27일까지 열리는 ‘분단 70년 주제전:북한 프로젝트’는 국내외 작가들의 북한에 대한 예술적 상상력을 집대성한 대규모 전시로 기대를 모은다.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아트선재센터의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도 8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야심 차게 준비한 ‘한국 포스트모던 미술전’을 7~9월 서울관에서 갖는다. 1990년 이후 휘트니비엔날레 서울전, 젊은 모색전 등을 통해 유입된 포스트 모던 경향이 한국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과 실험성, 탈장르와 융합 등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는 자리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전시를 마련한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설치작가 양혜규의 대규모 개인전(3월)에 이어 7∼9월 한국 미술의 정수 가운데 세밀한 특징이 있는 작품으로 ‘세밀가귀(細密可貴) 한국미술의 품격’전을 준비해 아미타삼존도, 청동은입사 보상당초봉황문합 등을 전시한다. 11월에는 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전통건축을 사진, 영상, 모형 등으로 재해석하는 ‘한국전통건축예찬’전을 연다. 젊은이들의 감각과 취향에 맞는 전시를 이어 온 대림미술관은 7월 패션과 예술의 영역을 넘나드는 덴마크 출신의 괴짜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의 한국 첫 전시회를 연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비서구권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도 여럿 마련된다. 멕시코 출신의 개념미술가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의 개인전이 4월 18일부터 8월 2일까지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펼쳐진다. 인도 출신 탈루, 필리핀 민중화가 레슬리 드 차베스의 전시도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상반기에 마련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철학·문학·영화·연극·오페라 분야에서 조형적 실험을 펼쳐온 윌리엄 켄트리지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는 4~6월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인도네시아 여성작가 크리스틴아이추의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한편 5월 9일 개막하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영국 테이트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는 이숙경씨가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아 대표작가로 선정된 전준호·문경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안젤리나 졸리 감독작 ‘언브로큰’ 美 개봉 성적 보니

    안젤리나 졸리 감독작 ‘언브로큰’ 美 개봉 성적 보니

    일본입국금지 논란까지 낳았던 안젤리나 졸리의 영화 ‘언브로큰’이 미국 내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기록하고 있다고 할리우드리포터가 25일 보도했다. 안젤리나 졸리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언브로큰’은 최연소 올림픽 육상선수였던 루이스 잠페리니라는 남성이 제2차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일본군에게 잡혀 2년간 포로수용소에서 지내며 겪는 역경을 그린 작품이다. 그의 이야기는 2010년 미국의 유명 작가인 로라 힐렌브랜드가 책으로 써내면서 화제를 모았는데, 당시 이 책에는 일본군이 미국 포로에게 자행한 온갖 악행들이 세세하게 묘사돼 있어 충격을 안겼다. 지난 24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미국 전역의 1979개 관에서 제한 상영이 시작된 ‘언브로큰’은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에만 110만 달러(약 12억원)를 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업계 및 전문가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성적이 나왔다”면서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900~1100만 달러 수익선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이번 주말(12월 27~28일)까지 포함한 4일의 연휴 동안 ‘언브로큰’은 3000만 달러(약 33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메릴 스트립, 조니 뎁 등이 출연한 영화 ‘숲속으로’(Into the Woods)가 이들의 경쟁작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미국 영화 업계 전문가들은 ‘숲속에서’ 뿐만 아니라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한 ‘빅 아이즈’와 이미 스크린 상당수를 차지한 영화 ‘호빗 : 다섯 군대 전투’ 등이 포진된 연말 영화 시장에 ‘언브로큰’이 예상 외의 복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안젤리나 졸리는 이번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일본의 극우단체들에게 일본입국 및 여행금지 ‘협박’에 시달린 바 있다. ‘언브로큰’이 제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악행을 그린 것에 ‘완벽한 날조’, ‘신뢰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 등이라고 비난하고 나선 것. 일부는 그녀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몰아세웠으며, 일본 방문을 허가해서는 안된다는 움직임까지 보였지만, 안젤리나 졸리는 이에 대해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오는 1월 8일 개봉할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수능 마친 청소년이 꿈 싣고 떠나는 역사 기차 여행

    교육전용열차(E-Train)를 이용해 2박 3일 동안 대한민국 전국을 여행하는 ‘2014년 청소년 나라사랑 체험프로그램’이 19일 여성가족부 주최로 시작됐다. 고3 청소년들은 대학생 멘토들과 교육 전용 열차를 타고 2박 3일 동안 전국 일대 역사유적지를 탐방하며 나라 사랑 의식을 높일 뿐 아니라 열차 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를 설계하게 된다. 탐방 지역은 전라권(국립생태원, 전주한옥마을), 경상권(삼도수군통제영, 통영거북선, 거제포로수용소등), 강원권(해돋이, 세평하늘길 간이역, 베론성지)등 전국 전적지 및 유적지이다. 이동 중에는 1:1진로 상담, 셀럽과 만나는 명사 강연, 대학생과의 멘토링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학생들에게 알찬 프로그램을 2박 3일 동안 제공한다. 여가부가 지난달부터 시행중인 수능 후 특별 프로그램의 하나로, 올해 수능을 마친 학생을 대상으로 안전하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계기로 청소년활동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특별 기획됐다. 여가부는 11월중 전국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참여자 공개 모집과 서류 심사를 거처 최종 200명의 청소년들을 선정했다. ‘청소년 나라사랑 체험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국가에 대한 나라사랑의식을 높이기 위해 여성가족부에서 2012년부터 국외?국내 프로그램으로 나눠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특히 올해는 각 지역 나라사랑 유적지와 체험관을 열차로 이동하며 청소년들에게 재미와 흥미를 제공하여 보고,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활동 프로그램으로 추진된다. 손애리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이번 나라사랑 체험프로그램이 인생의 한 고비를 넘기는 고3 청소년들에게 정체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개개인이 스스로 꿈을 설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소중한 경험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끝없는 과거청산…前나치 친위대 93세 노인 내년 봄 재판

    끝없는 과거청산…前나치 친위대 93세 노인 내년 봄 재판

    독일의 '과거청산'은 정말 끝이 없는 것 같다. 최근 독일언론은 "지난 9월 기소된 전직 나치 친위대(SS) 소속 경비원 오스카 그로닝(93)이 내년 봄 재판을 받게 될 예정" 이라고 보도했다. 무려 93세 나이에 단죄(斷罪)될 위기에 놓인 그로닝은 과거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경비원 혹은 회계사로도 통했던 인물이다. 독일 하노버 검찰이 공개한 그의 혐의는 지난 1944년 5월 16일부터 7월까지 단 2개월이 대상이다. 그는 당시 아우슈비츠의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이곳으로 끌려온 유태인의 학살을 방조한 것과 이들이 소유한 돈과 물품 등을 가로챈 후 장부를 작성해 나치 정권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준 혐의를 받고있다. 이에대해 그로닝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SS상관이 아우슈비츠로 가라고 명령해서 간 것 뿐" 이라면서 "유태인을 죽이는 잔학한 행위를 목격한 바 있지만 내가 직접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 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수용된 유태인의 돈과 보석등을 정리해 베를린으로 보내는 일을 했다" 면서 "지금도 꿈 속에서 죽은 자들의 비명과 울음소리가 들려 잠에서 깨기도 한다" 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독일당국의 처벌 의지는 단호하다. 현지 검찰은 지난해부터 그로닝을 포함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근무한 경비원 30명을 추적해 왔으며 확인된 몇몇은 노환, 수사 중 사망, 증거 부족 등으로 기소를 포기했다. 이중 그로닝의 경우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당시 아우슈비츠 생존자 8명의 증언이 목격자 증거로 채택해 법정에 서게됐다.     한편 2차 세계대전 중 폴란드 남부 오슈비엥침(독일어명 아우슈비츠)에 설치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헝가리 출신 유태인 42만 5000명이 수용됐으며 이중 30만명 이상이 가스실에서 운명을 달리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前나치 친위대(SS) 93세 노인 내년 봄 ‘단죄’ 받는다

    前나치 친위대(SS) 93세 노인 내년 봄 ‘단죄’ 받는다

    독일의 '과거청산'은 정말 끝이 없는 것 같다. 최근 독일언론은 "지난 9월 기소된 전직 나치 친위대(SS) 소속 경비원 오스카 그로닝(93)이 내년 봄 재판을 받게 될 예정" 이라고 보도했다. 무려 93세 나이에 단죄(斷罪)될 위기에 놓인 그로닝은 과거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경비원 혹은 회계사로도 통했던 인물이다. 독일 하노버 검찰이 공개한 그의 혐의는 지난 1944년 5월 16일부터 7월까지 단 2개월이 대상이다. 그는 당시 아우슈비츠의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이곳으로 끌려온 유태인의 학살을 방조한 것과 이들이 소유한 돈과 물품 등을 가로챈 후 장부를 작성해 나치 정권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준 혐의를 받고있다. 이에대해 그로닝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SS상관이 아우슈비츠로 가라고 명령해서 간 것 뿐" 이라면서 "유태인을 죽이는 잔학한 행위를 목격한 바 있지만 내가 직접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 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수용된 유태인의 돈과 보석등을 정리해 베를린으로 보내는 일을 했다" 면서 "지금도 꿈 속에서 죽은 자들의 비명과 울음소리가 들려 잠에서 깨기도 한다" 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독일당국의 처벌 의지는 단호하다. 현지 검찰은 지난해부터 그로닝을 포함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근무한 경비원 30명을 추적해 왔으며 확인된 몇몇은 노환, 수사 중 사망, 증거 부족 등으로 기소를 포기했다. 이중 그로닝의 경우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당시 아우슈비츠 생존자 8명의 증언이 목격자 증거로 채택해 법정에 서게됐다.     한편 2차 세계대전 중 폴란드 남부 오슈비엥침(독일어명 아우슈비츠)에 설치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헝가리 출신 유태인 42만 5000명이 수용됐으며 이중 30만명 이상이 가스실에서 운명을 달리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탈북 지원 강화하는 美

    미국 의회가 대북 경제 지원을 계속 금지하는 한편 북한 인권 개선과 탈북자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 상원이 전날 통과시킨 ‘크롬니버스’ 예산안은 국방부가 운영하는 어떤 자금이나 경제적 지원도 북한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국무부에도 직접적인 대북 금융 지원이나 배상금 지급을 하지 못하게 했다. 금지된 금융 지원에는 대부, 신용, 보험, 수출입은행 보증 등이 포함돼 있다. 미 의회는 이와 함께 1억 3000만 달러(약 1434억원)에 달하는 민주주의 기금의 일부를 활용해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DRL)국이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관리하도록 했다. 또 9억 3000만 달러가 책정된 ‘이주자와 난민 지원’ 예산의 일부도 북한 탈북자 지원과 중국 내에서의 보호 활동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소식통은 “지난해에도 대북 원조 금지 및 인권 개선 지원 강화 내용이 포함됐지만 이번에는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더 높아진 상황이어서 의회의 압박과 행정부의 정책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 한·미·일 MD 협력강화 방안 입법

    미국 의회가 한국과 미국, 일본의 미사일방어(MD) 협력 강화 방안을 미 국방부가 검토해 보고하라는 내용을 담은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정부에 북한 정치범수용소 조사와 보고를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정보수권법안도 통과됐다. 미 상원은 12일(현지시간) 5771억 달러(약 635조 9000억원)에 달하는 국방예산 지출 계획이 담긴 2015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찬성 89표, 반대 11표로 가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내년 1월부터 공식 발효된다.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지난 5월 하원에서 채택된 법안이 그대로 이어져 미 국방장관이 한·미·일 3각 MD 협력 강화 방안을 검토해 이를 법안 발효 후 6개월 이내에 상·하원 군사위에 보고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안은 “한·미·일 3국 간 미사일 협력은 동북아 역내에서 미국의 동맹 안보를 강화하고 역내 전진배치된 미군과 미국 본토의 방위능력을 증강할 것”이라며 “3국 미사일 협력 강화의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평가작업을 시행하고 단거리 미사일과 로켓, 포격 방어 능력과 관련한 대안들을 검토하라”고 명시했다. 일각에서는 미 의회의 이 같은 움직임이 미국이 추진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켈리 에이욧(공화당) 상원의원은 “한·미·일 MD 협력과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서울신문 11월 26일자 6면> 미 상·하원은 또 지난 7월 상원 정보위원회가 국가정보국(DNI)에 북한 정치범수용소 실태를 파악해 보고하라는 내용을 담아 발의한 정보수권법안을 각각 9일과 10일 통과시켰다. 법안은 DNI 국장이 국무장관과의 협의를 거쳐 유엔 북한인권위원회(COI) 보고서 권고사항 이행을 위한 조치와 수용소 수감자 등 구체적 운영 실태, 수용소 캠프 위성사진 등을 상·하원 정보위원회와 외교위원회에 공식 보고서로 제출하도록 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국제사회 “고문은 정치적 편의 따라 면죄 안 돼”… CIA 관련자 기소 압박

    9·11 테러 이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들을 상대로 자행한 고문 실태가 드러나면서 세계 각국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특히 증거 부족을 이유로 고문에 관여한 CIA 관계자를 기소하지 않겠다고 밝힌 미국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고문은 정치적 편의에 따라 면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고문에 관여한 정부 관료와 CIA 요원을 기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 문제로 미국과 갈등을 빚던 이란과 중국은 미국의 이중성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트위터에서 “오늘 미국 정부는 인권을 짓밟는 압제의 상징이 됐다”고 비꼬았다. 중국 인민일보는 논평을 통해 “인권 수호자를 자처하던 미국의 위선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친미 성향의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신임 대통령은 “미국은 당장 잔인하게 고문당한 아프간 국민의 신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아프간에서 탈레반과 알카에다를 소탕하고 가니 대통령을 권좌에 올려 준 미국으로선 적잖이 당황스러운 비판이다. 미 국방부는 이날 아프간 바그람 수용소에 있던 마지막 제3국 수감자 3명을 아프간에 넘기고 수용소 운영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수감자 가운데에는 보고서에 등장한 튀니지인 레드하 알나지르도 포함됐다. 영국 보수당의 데이비드 데이비스 하원의원은 토니 블레어 전 노동당 정부가 CIA 고문에 협력했는지를 가릴 중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이끌 특별 재판관을 임명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한편 폴란드의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전 대통령은 “9·11 테러 이후 CIA가 테러 용의자를 전쟁 포로로 대우하는 경우에 한해 폴란드 내 시설에 억류하는 것을 허용했다”며 CIA 비밀감옥의 존재를 인정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CIA 고문보고서 공개 “하얀방, 사상 최악의 고통” 도대체 무엇?

    CIA 고문보고서 공개 CIA 고문보고서 공개 “하얀방, 사상 최악의 고통” 도대체 무엇?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테러 용의자에 대한 고문 실태를 담은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로 인해 국제 테러 집단의 보복 공격 등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외 공관과 시설 등에 대한 보안과 경비를 강화했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고문 행위가 대부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자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보고서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비밀로 분류된 총 6800쪽 분량의 내용을 약 500쪽으로 요약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알카에다 대원 등을 상대로 한 CIA의 고문은 법적 테두리를 넘어선 것일 뿐 아니라 별로 효과적이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비밀시설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을 상대로 자행된 CIA의 고문 실태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가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면서 적용한 이른바 ‘선진 심문(enhanced interrogation) 프로그램’은 CIA가 백악관과 의회에 설명해온 것보다 훨씬 더 야만적이고 잔혹했지만, 테러 위협을 막을 정보를 제대로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표적 가혹행위 사례로 수주 간 잠을 재우지 않거나 벽에 세워놓고 구타하거나 조그만 상자에 가두거나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오랫동안 독방에 수용하거나, 심지어 성고문 위협 및 물고문을 가하는 수법 등이 거론됐다. 용의자를 공포에 몰아넣기 위해 ‘러시안룰렛’(총알을 한 발만 넣고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는 것)과 전동 드릴 등도 동원했다. 한 구금자는 수용소 바닥에 발이 체인으로 묶인 상태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흔히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물고문에 대한 설명도 있다. 얼굴에 떨어지는 물을 피하지 못하도록 하는 CIA의 대표적인 고문 방식이다. 고문 대상자의 얼굴이나 턱을 압박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고, 심지어 손으로 턱 주변에 물이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대상자의 입과 코가 물에 잠기는 상태로 만들어 효과를 높였다고 나와있다. 고문 대상자의 항문을 통해 직장에 물을 주입는 방식은 상당한 고통을 주는 효과적인 심문 방법이라고 CIA는 평가를 내렸다. 그밖에도 머리카락과 턱수염을 포함해 고문 대상자의 모든 체모를 깎은 다음 옷을 모두 벗기고 추운 방에 집어넣은 다음 매우 밝은 조명을 방 안에 켜고 귀가 아플 정도로 소음에 가까운 음악을 계속 듣도록 강요하는 ‘감각 이탈’ 이라는 고문도 시행됐다. 고문 대상자를 일주일 이상 잠들지 못하도록 하는가 하면 한명에게 17일 연속 고문하거나 심지어 성고문 위협을 하는 수법까지 거론됐다. 그런데도, CIA와 많은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기밀 정보를 특정 언론에 흘리는 수법 등을 통해 이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적이고 다수의 테러 음모를 분쇄했다면서 일반 국민과 정치권을 호도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번 드러난 관행은 미국 역사의 ‘오점’이라고 규정하고, “어떤 용어로 포장하든 CIA 수감자들은 고문을 당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보고서 공개를 환영하고 고문 금지를 약속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CIA의 가혹한 심문 기법은 미국과 미국민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게 내가 취임하자마자 고문을 금지한 이유이고, 이런 방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지속적으로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과거 관행’이 대부분 전임인 부시 대통령 시절 행해졌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CIA의 고문과 관련한 보고를 임기 중 4년간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CIA 문서와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강화된 심문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2001∼2003년 사이 대통령에게 공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문은 잘못된 것일 뿐 아니라 제대로 먹히지도 않았으며 미국에 악명만 가져다줬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러나 이번 보고서 공개가 테러 집단이나 극단주의자 등에 의한 보복 공격 등으로 이어질 공산도 있다고 보고 해외 주요 공관 시설에 대한 경비 강화 조처를 내렸다. 미국 국방부도 지난 주말 세계 주요 지역의 미군 지휘관들에게 경계 태세를 높이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보고서 공개에 대해 CIA 등 정보 당국과 공화당은 반발했다. 존 브레넌 CIA 국장은 과거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CIA의 조사 기법이 테러 위협을 막고 실제 공격 음모를 와해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체 검토한 바로는 혹독한 조사를 통해 실제 테러 계획을 좌절시키고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고 미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했다”고 강조했다. 9·11 테러 당시 CIA 수장이었던 조지 테닛 전 국장도 “이 심문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포로로 붙잡았으며 이들을 전장에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색스비 챔블리스(조지아) 상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CIA의 이런 조사 방식이 주요 테러 용의자를 잡고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보고서 공개가 미국 국가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안이 국제문제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벤 에머슨 유엔 대테러·인권 특별보고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제 인권법에 어긋나는 조직적 범죄와 엄청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며 “미국 정부는 고문에 책임이 있는 CIA 및 정부 관리들을 기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법무부는 9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안에 대해 기소를 거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 혐의를 입증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낼 법정에서 채택 가능한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CIA 고문보고서 공개 “항문으로 물 주입…공포의 하얀방 등장” 충격

    CIA 고문보고서 공개 CIA 고문보고서 공개 “항문으로 물 주입…공포의 하얀방 등장” 충격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테러 용의자에 대한 고문 실태를 담은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로 인해 국제 테러 집단의 보복 공격 등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외 공관과 시설 등에 대한 보안과 경비를 강화했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고문 행위가 대부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자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보고서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비밀로 분류된 총 6800쪽 분량의 내용을 약 500쪽으로 요약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알카에다 대원 등을 상대로 한 CIA의 고문은 법적 테두리를 넘어선 것일 뿐 아니라 별로 효과적이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비밀시설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을 상대로 자행된 CIA의 고문 실태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가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면서 적용한 이른바 ‘선진 심문(enhanced interrogation) 프로그램’은 CIA가 백악관과 의회에 설명해온 것보다 훨씬 더 야만적이고 잔혹했지만, 테러 위협을 막을 정보를 제대로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표적 가혹행위 사례로 수주 간 잠을 재우지 않거나 벽에 세워놓고 구타하거나 조그만 상자에 가두거나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오랫동안 독방에 수용하거나, 심지어 성고문 위협 및 물고문을 가하는 수법 등이 거론됐다. 용의자를 공포에 몰아넣기 위해 ‘러시안룰렛’(총알을 한 발만 넣고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는 것)과 전동 드릴 등도 동원했다. 한 구금자는 수용소 바닥에 발이 체인으로 묶인 상태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흔히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물고문에 대한 설명도 있다. 얼굴에 떨어지는 물을 피하지 못하도록 하는 CIA의 대표적인 고문 방식이다. 고문 대상자의 얼굴이나 턱을 압박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고, 심지어 손으로 턱 주변에 물이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대상자의 입과 코가 물에 잠기는 상태로 만들어 효과를 높였다고 나와있다. 고문 대상자의 항문을 통해 직장에 물을 주입는 방식은 상당한 고통을 주는 효과적인 심문 방법이라고 CIA는 평가를 내렸다. 그밖에도 머리카락과 턱수염을 포함해 고문 대상자의 모든 체모를 깎은 다음 옷을 모두 벗기고 추운 방에 집어넣은 다음 매우 밝은 조명을 방 안에 켜고 귀가 아플 정도로 소음에 가까운 음악을 계속 듣도록 강요하는 ‘감각 이탈’ 이라는 고문도 시행됐다. 고문 대상자를 일주일 이상 잠들지 못하도록 하는가 하면 한명에게 17일 연속 고문하거나 심지어 성고문 위협을 하는 수법까지 거론됐다. 그런데도, CIA와 많은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기밀 정보를 특정 언론에 흘리는 수법 등을 통해 이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적이고 다수의 테러 음모를 분쇄했다면서 일반 국민과 정치권을 호도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번 드러난 관행은 미국 역사의 ‘오점’이라고 규정하고, “어떤 용어로 포장하든 CIA 수감자들은 고문을 당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보고서 공개를 환영하고 고문 금지를 약속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CIA의 가혹한 심문 기법은 미국과 미국민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게 내가 취임하자마자 고문을 금지한 이유이고, 이런 방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지속적으로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과거 관행’이 대부분 전임인 부시 대통령 시절 행해졌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CIA의 고문과 관련한 보고를 임기 중 4년간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CIA 문서와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강화된 심문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2001∼2003년 사이 대통령에게 공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문은 잘못된 것일 뿐 아니라 제대로 먹히지도 않았으며 미국에 악명만 가져다줬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러나 이번 보고서 공개가 테러 집단이나 극단주의자 등에 의한 보복 공격 등으로 이어질 공산도 있다고 보고 해외 주요 공관 시설에 대한 경비 강화 조처를 내렸다. 미국 국방부도 지난 주말 세계 주요 지역의 미군 지휘관들에게 경계 태세를 높이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보고서 공개에 대해 CIA 등 정보 당국과 공화당은 반발했다. 존 브레넌 CIA 국장은 과거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CIA의 조사 기법이 테러 위협을 막고 실제 공격 음모를 와해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체 검토한 바로는 혹독한 조사를 통해 실제 테러 계획을 좌절시키고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고 미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했다”고 강조했다. 9·11 테러 당시 CIA 수장이었던 조지 테닛 전 국장도 “이 심문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포로로 붙잡았으며 이들을 전장에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색스비 챔블리스(조지아) 상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CIA의 이런 조사 방식이 주요 테러 용의자를 잡고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보고서 공개가 미국 국가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안이 국제문제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벤 에머슨 유엔 대테러·인권 특별보고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제 인권법에 어긋나는 조직적 범죄와 엄청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며 “미국 정부는 고문에 책임이 있는 CIA 및 정부 관리들을 기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법무부는 9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안에 대해 기소를 거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 혐의를 입증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낼 법정에서 채택 가능한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CIA, 드릴 들고 빗자루로 성고문 위협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잔혹한 성고문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CIA의 ‘고문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1월 취임 사흘 만에 구금자에 대한 고문과 잔혹한 처우를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EO)에 서명한 날로부터 5년여 만에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이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공개하는 보고서에는 2000년 예멘에 정박한 미군 구축함 ‘콜’호에 폭탄 공격을 가했던 알카에다 간부 압델 라힘 알 나슈리가 전동 드릴로 위협당하고, 구금자 1명 이상이 빗자루로 성고문 위협을 당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CIA는 또 구금자 1명 이상을 모의 처형으로 협박했으며 알카에다 핵심 조직원 아부 주바이다를 5일간 잠도 재우지 않고 연속 심문하는 등 허용된 심문기법을 극단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CIA의 테러 용의자 심문 내용이 담긴 6000쪽 분량의 기밀문서를 500여쪽으로 요약해 작성됐으며 가혹한 심문을 통해 비강압적인 방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주요 정보를 한 건도 획득하지 못했다는 게 요지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무려 83차례나 물고문을 당한 주바이다는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를 알아내는데 결정적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CIA의 고문 직전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미 빈라덴의 행방을 알아냈다. 현재 미 법무부는 이런 가혹한 심문 방식을 두고 ‘고문’이라고 결론 내리지 않았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CIA 비밀수용소에서 벌어진 일을 설명하면서 고문이란 용어를 이미 사용했다. 미 국무부는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세계 곳곳에서 반미 감정에 불이 붙고 미국의 시설이 공격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주말 전 세계의 주요 미군 지휘관들에게 경계 태세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고문이 자행됐던 시기에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CNN에 출연해 CIA를 지원했다. 그는 “우리(조국)를 위해 CIA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이들은 애국자들”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헤이든과 조지 테닛 등 전 CIA 국장들은 최근 팀을 이뤄 부시 행정부 인사들을 접촉해 자신들의 결백을 호소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헤이든은 “보고서 내용이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적에게 악용될 수 있다”면서 “우리는 고문을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역사를 방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안젤리나 졸리, 일본 입국 금지”…日 반대운동 이어져

    “안젤리나 졸리, 일본 입국 금지”…日 반대운동 이어져

    일본의 국수주의자들이 월드스타 안젤리나 졸리와 그녀의 새 영화에 극도의 반발심을 드러내 논란이 예상된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일부 국수주의자들은 안젤리나 졸리가 직접 메가폰을 잡은 영화 ‘언브로큰’(Unbroken)이 일본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근거 없는 역사를 전한다는 이유로 그녀를 ‘비도덕적’, ‘악마’ 등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언브로큰’은 루이스 잠페리니라는 남성이 제2차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일본군에게 잡혀 2년간 포로수용소에서 지낸 뒤 역경을 딛고 올림픽 육상선수가 되기까지의 역전 드라마를 담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2010년 미국의 유명 작가인 로라 힐렌브랜드가 책으로 써내면서 화제를 모았는데, 당시 이 책에는 일본군이 미국 포로에게 자행한 온갖 악행들이 세세하게 묘사돼 있어 충격을 안겼다. 이후 안젤리나 졸리가 로라 힐렌브랜드의 책을 원작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일본 국수주의자들의 화살이 쏠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졸리의 영화를 두고 ‘완벽한 날조’, ‘신뢰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 등으로 비난했고, 일부는 그녀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언브로큰’ 홍보가 시작된 현재, 일본 내에서는 ‘언브로큰’ 영화 상영에 대한 반대와 동시에 이를 만든 안젤리나 졸리의 일본 여행 및 방문을 허가해서는 안된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일본 역사적 진실의 보급을 위한 단체(Society the Dissemination of Historical Fact)의 사무총장인 히로미치 모테키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한 인터뷰에서 “(안젤리나 졸리의 영화는) 완벽한 날조에 불과하다”면서 “영화 속 주장에 명백한 근거가 없다면 누구나 이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매우 비도덕적이고 신뢰성 역시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데일리메일은 “현재 일본 SNS에서는 안젤리나 졸리가 한 국가(일본)의 명예를 훼손시켰고 더 나아가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상황이다. 앞으로는 공식적, 개인적인 일본 방문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한 웹사이트에서는 안젤리나 졸리는 ‘악마’로 규정하고 그녀와 ‘언브로큰’의 퇴출을 바라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미 8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에 동의했다고 데일리메일은 덧붙였다. 한편 안젤리나 졸리는 이러한 움직임에 어떤 공식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CIA 고문보고서 공개 “드릴·권총 사용한 고문” 충격적 방법은?

    CIA 고문보고서 공개 CIA 고문보고서 공개 “드릴·권총 사용한 고문” 충격적 방법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테러 용의자에 대한 고문 실태를 담은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로 인해 국제 테러 집단의 보복 공격 등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외 공관과 시설 등에 대한 보안과 경비를 강화했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고문 행위가 대부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자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보고서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비밀로 분류된 총 6800쪽 분량의 내용을 약 500쪽으로 요약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알카에다 대원 등을 상대로 한 CIA의 고문은 법적 테두리를 넘어선 것일 뿐 아니라 별로 효과적이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비밀시설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을 상대로 자행된 CIA의 고문 실태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가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면서 적용한 이른바 ‘선진 심문(enhanced interrogation) 프로그램’은 CIA가 백악관과 의회에 설명해온 것보다 훨씬 더 야만적이고 잔혹했지만, 테러 위협을 막을 정보를 제대로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표적 가혹행위 사례로 수주 간 잠을 재우지 않거나 벽에 세워놓고 구타하거나 조그만 상자에 가두거나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오랫동안 독방에 수용하거나, 심지어 성고문 위협 및 물고문을 가하는 수법 등이 거론됐다. 용의자를 공포에 몰아넣기 위해 ‘러시안룰렛’(총알을 한 발만 넣고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는 것)과 전동 드릴 등도 동원했다. 한 구금자는 수용소 바닥에 발이 체인으로 묶인 상태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CIA와 많은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기밀 정보를 특정 언론에 흘리는 수법 등을 통해 이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적이고 다수의 테러 음모를 분쇄했다면서 일반 국민과 정치권을 호도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번 드러난 관행은 미국 역사의 ‘오점’이라고 규정하고, “어떤 용어로 포장하든 CIA 수감자들은 고문을 당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보고서 공개를 환영하고 고문 금지를 약속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CIA의 가혹한 심문 기법은 미국과 미국민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게 내가 취임하자마자 고문을 금지한 이유이고, 이런 방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지속적으로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과거 관행’이 대부분 전임인 부시 대통령 시절 행해졌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CIA의 고문과 관련한 보고를 임기 중 4년간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CIA 문서와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강화된 심문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2001∼2003년 사이 대통령에게 공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문은 잘못된 것일 뿐 아니라 제대로 먹히지도 않았으며 미국에 악명만 가져다줬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러나 이번 보고서 공개가 테러 집단이나 극단주의자 등에 의한 보복 공격 등으로 이어질 공산도 있다고 보고 해외 주요 공관 시설에 대한 경비 강화 조처를 내렸다. 미국 국방부도 지난 주말 세계 주요 지역의 미군 지휘관들에게 경계 태세를 높이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보고서 공개에 대해 CIA 등 정보 당국과 공화당은 반발했다. 존 브레넌 CIA 국장은 과거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CIA의 조사 기법이 테러 위협을 막고 실제 공격 음모를 와해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체 검토한 바로는 혹독한 조사를 통해 실제 테러 계획을 좌절시키고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고 미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했다”고 강조했다. 9·11 테러 당시 CIA 수장이었던 조지 테닛 전 국장도 “이 심문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포로로 붙잡았으며 이들을 전장에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색스비 챔블리스(조지아) 상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CIA의 이런 조사 방식이 주요 테러 용의자를 잡고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보고서 공개가 미국 국가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안이 국제문제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벤 에머슨 유엔 대테러·인권 특별보고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제 인권법에 어긋나는 조직적 범죄와 엄청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며 “미국 정부는 고문에 책임이 있는 CIA 및 정부 관리들을 기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법무부는 9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안에 대해 기소를 거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 혐의를 입증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낼 법정에서 채택 가능한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CIA 고문보고서 공개 “다시는 하얀방 넣지 말라” 도대체 뭐길래? ‘충격’

    CIA 고문보고서 공개 CIA 고문보고서 공개 “다시는 하얀방 넣지 말라” 도대체 뭐길래? ‘충격’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테러 용의자에 대한 고문 실태를 담은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로 인해 국제 테러 집단의 보복 공격 등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외 공관과 시설 등에 대한 보안과 경비를 강화했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고문 행위가 대부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자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보고서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비밀로 분류된 총 6800쪽 분량의 내용을 약 500쪽으로 요약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알카에다 대원 등을 상대로 한 CIA의 고문은 법적 테두리를 넘어선 것일 뿐 아니라 별로 효과적이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비밀시설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을 상대로 자행된 CIA의 고문 실태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가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면서 적용한 이른바 ‘선진 심문(enhanced interrogation) 프로그램’은 CIA가 백악관과 의회에 설명해온 것보다 훨씬 더 야만적이고 잔혹했지만, 테러 위협을 막을 정보를 제대로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표적 가혹행위 사례로 수주 간 잠을 재우지 않거나 벽에 세워놓고 구타하거나 조그만 상자에 가두거나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오랫동안 독방에 수용하거나, 심지어 성고문 위협 및 물고문을 가하는 수법 등이 거론됐다. 용의자를 공포에 몰아넣기 위해 ‘러시안룰렛’(총알을 한 발만 넣고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는 것)과 전동 드릴 등도 동원했다. 한 구금자는 수용소 바닥에 발이 체인으로 묶인 상태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흔히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물고문에 대한 설명도 있다. 얼굴에 떨어지는 물을 피하지 못하도록 하는 CIA의 대표적인 고문 방식이다. 고문 대상자의 얼굴이나 턱을 압박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고, 심지어 손으로 턱 주변에 물이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대상자의 입과 코가 물에 잠기는 상태로 만들어 효과를 높였다고 나와있다. 고문 대상자의 항문을 통해 직장에 물을 주입는 방식은 상당한 고통을 주는 효과적인 심문 방법이라고 CIA는 평가를 내렸다. 그밖에도 머리카락과 턱수염을 포함해 고문 대상자의 모든 체모를 깎은 다음 옷을 모두 벗기고 추운 방에 집어넣은 다음 매우 밝은 조명을 방 안에 켜고 귀가 아플 정도로 소음에 가까운 음악을 계속 듣도록 강요하는 ‘감각 이탈’ 이라는 고문도 시행됐다. 고문 대상자를 일주일 이상 잠들지 못하도록 하는가 하면 한명에게 17일 연속 고문하거나 심지어 성고문 위협을 하는 수법까지 거론됐다. 그런데도, CIA와 많은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기밀 정보를 특정 언론에 흘리는 수법 등을 통해 이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적이고 다수의 테러 음모를 분쇄했다면서 일반 국민과 정치권을 호도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번 드러난 관행은 미국 역사의 ‘오점’이라고 규정하고, “어떤 용어로 포장하든 CIA 수감자들은 고문을 당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보고서 공개를 환영하고 고문 금지를 약속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CIA의 가혹한 심문 기법은 미국과 미국민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게 내가 취임하자마자 고문을 금지한 이유이고, 이런 방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지속적으로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과거 관행’이 대부분 전임인 부시 대통령 시절 행해졌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CIA의 고문과 관련한 보고를 임기 중 4년간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CIA 문서와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강화된 심문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2001∼2003년 사이 대통령에게 공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문은 잘못된 것일 뿐 아니라 제대로 먹히지도 않았으며 미국에 악명만 가져다줬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러나 이번 보고서 공개가 테러 집단이나 극단주의자 등에 의한 보복 공격 등으로 이어질 공산도 있다고 보고 해외 주요 공관 시설에 대한 경비 강화 조처를 내렸다. 미국 국방부도 지난 주말 세계 주요 지역의 미군 지휘관들에게 경계 태세를 높이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보고서 공개에 대해 CIA 등 정보 당국과 공화당은 반발했다. 존 브레넌 CIA 국장은 과거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CIA의 조사 기법이 테러 위협을 막고 실제 공격 음모를 와해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체 검토한 바로는 혹독한 조사를 통해 실제 테러 계획을 좌절시키고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고 미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했다”고 강조했다. 9·11 테러 당시 CIA 수장이었던 조지 테닛 전 국장도 “이 심문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포로로 붙잡았으며 이들을 전장에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색스비 챔블리스(조지아) 상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CIA의 이런 조사 방식이 주요 테러 용의자를 잡고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보고서 공개가 미국 국가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안이 국제문제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벤 에머슨 유엔 대테러·인권 특별보고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제 인권법에 어긋나는 조직적 범죄와 엄청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며 “미국 정부는 고문에 책임이 있는 CIA 및 정부 관리들을 기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법무부는 9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안에 대해 기소를 거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 혐의를 입증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낼 법정에서 채택 가능한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CIA 고문보고서 공개 “항문에 물 주입하면 심각한 고통” 왜?

    CIA 고문보고서 공개 CIA 고문보고서 공개 “항문에 물 주입하면 심각한 고통” 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테러 용의자에 대한 고문 실태를 담은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로 인해 국제 테러 집단의 보복 공격 등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외 공관과 시설 등에 대한 보안과 경비를 강화했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고문 행위가 대부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자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보고서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비밀로 분류된 총 6800쪽 분량의 내용을 약 500쪽으로 요약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알카에다 대원 등을 상대로 한 CIA의 고문은 법적 테두리를 넘어선 것일 뿐 아니라 별로 효과적이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비밀시설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을 상대로 자행된 CIA의 고문 실태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가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면서 적용한 이른바 ‘선진 심문(enhanced interrogation) 프로그램’은 CIA가 백악관과 의회에 설명해온 것보다 훨씬 더 야만적이고 잔혹했지만, 테러 위협을 막을 정보를 제대로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표적 가혹행위 사례로 수주 간 잠을 재우지 않거나 벽에 세워놓고 구타하거나 조그만 상자에 가두거나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오랫동안 독방에 수용하거나, 심지어 성고문 위협 및 물고문을 가하는 수법 등이 거론됐다. 용의자를 공포에 몰아넣기 위해 ‘러시안룰렛’(총알을 한 발만 넣고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는 것)과 전동 드릴 등도 동원했다. 한 구금자는 수용소 바닥에 발이 체인으로 묶인 상태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흔히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물고문에 대한 설명도 있다. 얼굴에 떨어지는 물을 피하지 못하도록 하는 CIA의 대표적인 고문 방식이다. 고문 대상자의 얼굴이나 턱을 압박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고, 심지어 손으로 턱 주변에 물이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대상자의 입과 코가 물에 잠기는 상태로 만들어 효과를 높였다고 나와있다. 고문 대상자의 항문을 통해 직장에 물을 주입는 방식은 상당한 고통을 주는 효과적인 심문 방법이라고 CIA는 평가를 내렸다. 그밖에도 머리카락과 턱수염을 포함해 고문 대상자의 모든 체모를 깎은 다음 옷을 모두 벗기고 추운 방에 집어넣은 다음 매우 밝은 조명을 방 안에 켜고 귀가 아플 정도로 소음에 가까운 음악을 계속 듣도록 강요하는 ‘감각 이탈’ 이라는 고문도 시행됐다. 고문 대상자를 일주일 이상 잠들지 못하도록 하는가 하면 한명에게 17일 연속 고문하거나 심지어 성고문 위협을 하는 수법까지 거론됐다. 그런데도, CIA와 많은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기밀 정보를 특정 언론에 흘리는 수법 등을 통해 이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적이고 다수의 테러 음모를 분쇄했다면서 일반 국민과 정치권을 호도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번 드러난 관행은 미국 역사의 ‘오점’이라고 규정하고, “어떤 용어로 포장하든 CIA 수감자들은 고문을 당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보고서 공개를 환영하고 고문 금지를 약속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CIA의 가혹한 심문 기법은 미국과 미국민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게 내가 취임하자마자 고문을 금지한 이유이고, 이런 방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지속적으로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과거 관행’이 대부분 전임인 부시 대통령 시절 행해졌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CIA의 고문과 관련한 보고를 임기 중 4년간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CIA 문서와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강화된 심문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2001∼2003년 사이 대통령에게 공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문은 잘못된 것일 뿐 아니라 제대로 먹히지도 않았으며 미국에 악명만 가져다줬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러나 이번 보고서 공개가 테러 집단이나 극단주의자 등에 의한 보복 공격 등으로 이어질 공산도 있다고 보고 해외 주요 공관 시설에 대한 경비 강화 조처를 내렸다. 미국 국방부도 지난 주말 세계 주요 지역의 미군 지휘관들에게 경계 태세를 높이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보고서 공개에 대해 CIA 등 정보 당국과 공화당은 반발했다. 존 브레넌 CIA 국장은 과거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CIA의 조사 기법이 테러 위협을 막고 실제 공격 음모를 와해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체 검토한 바로는 혹독한 조사를 통해 실제 테러 계획을 좌절시키고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고 미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했다”고 강조했다. 9·11 테러 당시 CIA 수장이었던 조지 테닛 전 국장도 “이 심문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포로로 붙잡았으며 이들을 전장에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색스비 챔블리스(조지아) 상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CIA의 이런 조사 방식이 주요 테러 용의자를 잡고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보고서 공개가 미국 국가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안이 국제문제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벤 에머슨 유엔 대테러·인권 특별보고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제 인권법에 어긋나는 조직적 범죄와 엄청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며 “미국 정부는 고문에 책임이 있는 CIA 및 정부 관리들을 기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법무부는 9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안에 대해 기소를 거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 혐의를 입증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낼 법정에서 채택 가능한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젤리나 졸리 감독作 ‘언브로큰’ 메인 포스터 공개

    안젤리나 졸리 감독作 ‘언브로큰’ 메인 포스터 공개

    ‘19세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 ‘47일간의 태평양 표류’, ‘850일간의 전쟁 포로’. 이는 한 남자의 인생에 일어난 일들이자 영화 ‘언브로큰’ 속 주인공의 경험이다. 안젤리나 졸리가 감독을 맡아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영화 ‘언브로큰’은 12월 31일 국내 개봉을 확정 지으며 메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언브로큰’은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삶을 살았던 실존 인물 ‘루이 잠페리니’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반항과 일탈을 일삼던 루이 잠페리니는 어느 순간부터 육상에 흠뻑 빠지게 되고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 작전을 수행하던 중 전투기 고장으로 추락하며 태평양 망망대해 위에서 47일을 표류하게 된다. 그러나 살아남겠다는 강한 의지로 버틴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적군 일본의 함선. 일본 포로수용소로 끌려간 그는 또 다시 850일 동안 전쟁포로가 된다. 도저히 믿기 힘든 이 모든 일들은 한 사람의 인생 안에서 실제 벌어진 사건들이다. 그리고 그 모든 역경을 견뎌내며 살아 낸 루이 잠페리니의 기적 같은 삶은 스크린 위에 펼쳐지게 됐다. 이번에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중앙에 우뚝 선 루이 잠페리니의 굳건한 모습을 배경으로, 그의 험난한 인생 여정을 한 데 담아내 이목을 끈다. 또한 ‘모든 기적은 삶에 있다’라는 카피는 험난한 여정 속에 기적처럼 일어선 그의 삶을 적확하게 명시하고 있다. ‘인셉션’과 ‘인터스텔라’ 제작진이 참여하고 안젤리나 졸리가 메가폰을 잡은 ‘언브로큰’은 영화 ‘디스 이즈 잉글랜드’와 ‘300: 제국의 부활’ 등으로 얼굴을 알린 잭 오코넬이 주인공 ‘루이’ 역을 맡았다. 그의 동료 역에는 ‘어바웃 타임’의 돔놀 글리슨과 ‘인사이드 르윈’의 가렛 헤드룬드 등 할리우드 차세대 스타들이 총출연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영상=UPI 코리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알라신’ 못 외웠다고… 버스 속 기독교인만 골라 28명 총살

    “알라 외에 신은 없으며 무함마드는 알라의 예언자다.” 버스에 탄 60명의 운명은 이 한 줄의 ‘샤하다’(신앙고백)로 결정됐다. 22일(현지시간) 새벽 소말리아에 맞닿아 있는 케냐 북부 만데라에서 수도 나이로비로 향하던 버스가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납치범들은 승객에게 샤하다를 암송하라고 했다. 무슬림인 소말리아인들의 입에선 자연스럽게 교리가 튀어나왔으나, 기독교를 믿는 케냐 승객들은 쩔쩔맸다. 교리를 암송하지 못한 29명은 버스 밖으로 끌려 나와 땅바닥에 코를 묻고 엎드렸다. 사립학교 교사인 더글러스 오츠워드호도 그중 한 명이었다. 괴한 두 명이 사격을 시작했다. 한 명은 왼쪽에서, 다른 한 명은 오른쪽에서 번갈아 가며 방아쇠를 당겼다. 한가운데에 엎드려 있던 오츠워드호 차례가 되자 총성이 멎었다. 두 괴한 모두 상대방이 오츠워드호를 쏜 줄 착각한 것이다. 구사일생한 오츠워드호는 당시 상황을 AP통신에 전했다. 28명의 무고한 케냐인을 살해한 무장단체는 소말리아에 기반을 둔 알카에다 연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였다. 알샤바브는 “지난주 케냐군이 무슬림사원 4곳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알샤바브는 지난해 9월 나이로비 쇼핑몰을 공격해 67명을 살해하는 등 2011년 케냐가 반군 소탕을 명목으로 소말리아에 군대를 보낸 이후 모두 135차례나 테러를 저질렀다. 케냐 대통령인 우후루 케냐타의 핵심 측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알샤바브가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에게 종교전쟁을 명령한 것”이라고 이번 테러의 성격을 규정했다. 피해자는 케냐의 무고한 시민만이 아니다. 무슬림 무장단체의 테러가 발생하면 케냐 정부는 자국 내 소말리아 난민들을 대대적으로 탄압한다. 케냐 북동부 ‘다다브’ 난민수용소에는 400만명의 소말리아인이 머물고 있다. 케냐 정부는 테러 방지를 이유로 소말리아인들을 검거해 모조리 이 수용소로 보낸다. 노골적인 멸시와 핍박으로 소말리아인들의 분노는 커져 가고, 이는 곧 무슬림 무장단체의 자양분이 된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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