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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커가 발견한 유해 주인공 1945년 스러진 ‘만자나르의 귀신’

    하이커가 발견한 유해 주인공 1945년 스러진 ‘만자나르의 귀신’

    지난해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견된 유해의 주인공이 2차 세계대전 때 일본계 미국인들을 강제로 가뒀던 만자나르 수용소에서 머무르다 죽은 마쓰무라 기이치로 확인됐다고 영국 BBC가 4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타일러 호퍼와 브랜던 폴린이 마운트 윌리엄슨을 하이킹하다 돌들로 가려진 유해를 발견했다. 허리에 벨트를 차고 있었으며 가죽 신발을 신고, 팔짱을 낀 채였다. 인요 카운티 보안관실은 수십년 동안 실종 신고됐던 이들의 정보와 대조했으나 유해 상태와 일치하는 이가 없었다. 그러다 2012년 일본계 미국인 영화감독 코리 시오자키가 만자나르 수용소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사실이 눈길을 끌었다. 편집 과정에 마쓰무라의 얘기는 빠졌지만 시오자키는 영화 시사회 도중 그의 사연을 전해줬다. 마쓰무라는 일본의 진주만 기습 이후 1942년 행정명령 9066에 의거해 산타 모니카 집에서 강제로 퇴거당해 만자나르로 옮겨와 3년을 철조망 안에 갇혀 지냈다. 보안관실은 마쓰무라의 손녀 로리로부터 DNA 샘플을 제공받아 유해와 비교했다. 로리는 할아버지의 유해가 산 어딘가에 있을 것이란 점을 알고 있었으며 할머니가 돌들로 덮인 할아버지 유해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모 가주에는 할아버지가 “만자나르의 귀신”으로 불렸다는 얘기도 들려줬다.만자나르는 진주만 기습에 대한 보복 조치로 세워진 일본계 미국인 수용소 10곳 가운데 가장 큰 수용소였다. 사실상 포로였던 이들은 몰래 수용소를 빠져나와 낚시나 다른 취미를 즐겼으나 마쓰무라가 하이킹을 떠났을 때는 미국 정부가 이미 수용자들이 자유롭게 떠나도 좋다고 허용한 시점이었다. 앞서 가둔 지 1년 뒤인 1943년에는 미군에 자원 입대하면 수용소를 떠날 수 있게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쓰무라 가족은 떠나지 않았다. 살던 산타 모니카로 돌아가봐야 일자리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고산 호수들을 화폭에 담으려 돌아다녔다. 그는 일행과 떨어져 그림을 그렸거나 스케치를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원래 만자나르 수용소는 바람이 아주 심한 오웬스 계곡에 세워졌는데 그날도 갑자기 돌개바람이 불었다. 나중에 잦아든 뒤 일행이 찾아보니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의 유해는 1945년 9월 3일 하이킹을 하던 미국인 커플에 의해 발견됐다. 수용소 관리들은 소규모 인력을 동원해 그의 유해를 묻으러 나섰으나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그냥 그 자리에 묻어버렸다. 그리고 수용소는 1945년 11월 21일 영원히 폐쇄됐다. 이들 10군데 수용소에 수용됐던 일본계 미국인은 모두 11만명이었다. 마쓰무라네는 결국 산타 모니카로 돌아갔다.만자나르 수용소는 현재 국가사적지로 등록돼 전쟁 중 애꿎게 집단 수용된 이들을 기억하는 장소로 쓰이고 있다. 버나데트 존스 감독관은 이제 신원이 확인된 만큼 가족들이 평안한 안식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년 전에는 행정명령 9066 75주년을 맞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이들의 사진전이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일제 침략과 수탈, 숱한 인권 유린을 경험한 우리로선 일본계 미국인들을 마냥 동정할 수만은 없는 복잡하고 착잡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탈북민 강제북송 60일, 그들은 16명을 죽였나(하)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탈북민 강제북송 60일, 그들은 16명을 죽였나(하)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탈북한 남성 2명을 강제 북송한 지 두 달이 됐다. 2019년 11월에는 한국행을 시도하다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10명이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유엔 총회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은 한반도 사정을 이유로 빠졌다. 탈북민 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숨죽인 탈북민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북민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존과 자유를 위해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 수는 약 3만 5000명(추정치). 남한에 정착한 20~30대 탈북민 5명을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한 탈북민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정부 “순수 귀순 의사 있다고 보기 어려워”탈북민 “5일 만에 북송…더 철저히 조사했어야” Q. ‘16명 살해’ 남성 2명 강제 북송한 것에 대한 탈북민 사회 반응은. 탈북민 사회에서는 16명 살해 남성 2명의 강제 북송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북송된 2명의 귀순 의사와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더 철저하게 조사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일 동료 선원을 살해한 혐의로 북한 남성 2명을 조사 5일 만인 같은 달 7일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했다. 이들이 북에서 타고 온 15m 길이(17t)의 오징어잡이배에서 가혹 행위를 하는 선장을 죽인 뒤 처벌이 두려워 잠을 자던 16명을 2명씩 차례로 불러내 40분 간격으로 살해하고 도주했다고 자백해 추방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승철(2012년 탈북)씨는 “(살해 여부를 떠나 북송된 2명이 이번 탈북을) 정말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탈북) 해본 사람들은 얘기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은(2002년 탈북)씨도 “탈북민들은 북송된 2명이 타고온 선박에서 쌀 95㎏, 옥수수가루 10㎏, 마른 오징어 40㎏(포대 40여개) 등의 음식물이 나왔다”면서 “배로 귀순 시도를 했던 탈북민들 말로는 대개 오징어잡이배를 가지고 나왔다가 한국 군에 의도적으로 잡히기 위해 공해상에서 표류하는데 버티기 위한 식량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씨는 “배를 탔던 탈북민들 얘기로는 배를 세워 놓고 잠을 자는데 상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엔진 시동을 끄면 매우 고요한 해상에서 2명이 16명을 아무도 모르게 죽이기는 정말 어렵다고 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김씨는 “(탈북 과정을 미뤄볼 때) 두 사람이 한국 정부의 조사 과정에서 살인했다고 하지 않았다면 배에 탔던 자들의 신원을 다 불어야 했을텐데 그러면 북에 남은 사람들이 다치게 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탈북민 사회에서는 정부가 조사과정에서 북송된 2명이 흉기를 이용해 살해했다면서도 혈흔 감식 등 정밀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배를 북한으로 돌려보낸 점도 살해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북한 주민 2명이 16명을 살해한 뒤 시신과 살인도구 등을 모두 바다에 버렸다고 발표했다. 살해 가담자 1명은 북한에 체포됐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검역당국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타고 온 배와 선원의 옷 등은 나포 당일인 지난해 11월 2일 국가정보원의 요청으로 그날 오후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해 즉각 소독됐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소독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야당에서는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다. 살인 증거와 관련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2019년 11월 7일)은 국회에서 “배에 여러 가지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이후 정부는 북의 증거 훼손 시비를 우려해 혈흔 감식 등 정밀조사를 하지 않은 채 8일 오후 배를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김은한 부대변인도 “실체적 진실 규명에 한계가 있어 추방을 고려했다”며 증거 확보의 어려움을 밝혔다. 이에 따라 남겨진 진술 외에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물증은 사라졌다.앞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북송 당일(2019년 11월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들은 우리 해군에 진압된 직후 귀순의사를 표명했으나 일관성이 없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추방했다”고 밝혔다. 귀순의사의 진정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국정원도 이들이 나포 과정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나들며 도주해 해군이 나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합동심문 조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과 이동 경로, 북한 내 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들이 순수한 귀순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보호 신청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30일 강제북송과 관련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형법상 살인방조죄, 불법체포·감금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은 이들 청년 2명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살인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목선을 통해 탈출을 주선하던 탈북브로커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탈북민 “남한에서 법대로 처벌했어야”헌법학자 “헌법 3·4조 충돌 문제…통치행위 영역”  Q. 그렇다면 북송 대신에 어떻게 처벌했어야 한다고 보나. 탈북민 사회에서는 살해 여부를 떠나 귀순의사를 밝힌 만큼 헌법이 탈북민들을 한국 국민으로 규정하는 대로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하선우(2017년 탈북)씨는 “정말 죄를 지었다면 한국 감옥에 보내 영원히 수감시켰어도 됐는데 귀순하겠다며 한국에 온 탈북민을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냈다”면서 “북에서 한국 드라마만 봐도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는데 북으로 보낸 것은 가혹했다는 게 탈북민들의 대체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하씨는 “탈북민들 중에 북한으로 조금이라도 다시 돌아갈 마음이 있다면 절대로 한국 귀순의사를 밝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탈북민의 북송은 곧 ‘죽음’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민준(2007년 탈북)씨는 “탈북민 가운데는 말을 못하거나 글을 못 쓰는 사람들도 있는데 통일부에서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다들 의문”이라고 답답해했다. 탈북민들은 탈북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북한군 등을 살해하고 온 경우들이 있었지만 과거에는 이런 것들에 대해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고 전했다.하씨는 “북에서는 살기가 어려워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도 많고, 탈북 과정에서 살기 위해 북한군을 죽인 사람들도 있다”면서 “제가 탈북했을 때는 범죄 유무를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도 “설령 사람을 죽인 흉악범이라도 한국에서 재판 받고 감옥에서 교화 과정을 거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2012년 10월에도 북한군 2명을 죽이고 온 탈북민을 한국군이 전투태세를 갖춰 대응하며 받아줬는데 이번과는 정말 상반된다”고 전했다. 이번 강제 북송과 관련해 헌법 학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강제 북송에 대해 “헌법 3조와 4조가 충돌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헌법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기 때문에 고전적으로는 헌법 3조에 우선해 탈북민들이 한국 헌법의 적용대상이며 북한 주민도 한국의 국적을 가진다고 본다”고 전제했다. 헌법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 4조는 ‘한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추진한다’고 돼 있다. 한 교수는 “정부가 변명할 법리가 공허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법적 고려보다 정치적 고려를 우선한 통치행위 영역에 가깝다”고 판단했다.다만 한 교수는 한국의 국적법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 교수는 “현재는 시대가 바뀜에 따라 3조의 영토조항과 4조의 평화통일 조항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논란이 있다”면서 “대법원은 지금까지 관행상 북한이 한국의 영토라고 해석해왔지만 헌법재판소는 북한에 대해 반국가단체인 반면 교류협력의 대상이라고 규정해 북한의 국가 지위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헌재에 의하면 체제유지를 위한 북한은 부정의 대상이지만 북한 내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영역은 존중해줘야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북한 주민의 생활은 우리가 보호해야할 대상이라고 보기 때문”이라면서 “탈북민이 북한 주민의 생활상 안전을 침해한 사범이냐 아니냐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부가 탈북민에 대해 충분한 조사를 했는지 안했는지 여부는 법적인 영역에서 유무죄를 가리기는 어렵다는게 학계의 판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헌법학자는 “헌법을 제정할 때 대한민국은 대한제국과 그 이전에 한국을 계승한 것으로 돼 있다”면서 “현 정부가 건국 100주년을 강조하는 상해 임시정부 때부터 현재의 헌법을 계승한다는 점에서 당연히 그때의 한반도 국민과 영토는 다 한국의 것이라고 헌법 3조는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이 중국에서 망명을 원한다고 말할 때 헌법에 의한다면 어디까지나 한국 국민인 만큼 우리나라에서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면서 “헌법에 따르면 한국의 주권은 부속도서뿐 아니라 한반도의 북한 주민들에게도 적용하기 때문에 만약 그들이 살인을 저질렀다면 한국에서 처벌할 수 있고 한국 법률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북한이탈주민법 9조에 집단살해 등 국제형사범죄자나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에 대해서는 보호대상자로 결정하지 않는다고 보는 규정을 북송 근거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헌법학자들은 하위 법령이 상위 법령인 헌법과 상충될 경우에는 통상 상위 법령을 더 존중하는 관례가 있다고 설명했다.탈북민 “강제 북송으로 탈북민 수 줄어 들 것”美 인권단체 “유엔 고문방지협약 묵살한 것” Q. 정부의 탈북민 정책이 변화했다고 보는가. 탈북민 사회는 대북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탈북민들을 한국 정부가 강제 북송하거나 외면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탈북민들은 북과의 대화와 인권 문제는 별개로 다뤄줄 것을 희망했다. 탈북민들은 한국 사회 정착을 위해 통일부 소속기관인 하나원에서 한국의 법과 제도 등 여러 가지 교육을 받는다. 하나원과 국정원에서는 그들에게 “헌법에 따라 한국땅을 밟으면 한국 사람이 된다”고 가르쳤다고 전했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북한이탈주민법) 3조에는 한국의 보호를 받으려는 의사를 표시한 북한이탈주민을 적용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탈북자들은 이 법에 의해 신속히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보호와 지원을 받는다. 해당 법 4조 기본원칙에는 보호대상자(탈북민)를 인도주의에 입각해 특별히 보호하고 한국의 자유민주적 법 질서에 적응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김씨는 “탈북민 사회에서는 이번 일로 한국으로 오는 탈북민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우리도 평범한 국민으로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췄다. 김씨는 “고문과 처벌의 위협이 있을 때 강제로 본국에 보내지 않는 강제송환금지 조항이 있다”면서 “강제 북송을 막을 수 있는 특별법이 만들어지기를 다들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4일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도착한 북한 주민은 한국 국민이 될 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있다”면서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들과 인도 요청 대상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 없이 추방이 이뤄졌다”고 한국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커비 전 위원장은 “한국과 북한 사이에는 신병 인도 문제를 관장하는 법률이나 조약 의무가 없다”면서도 “관련 조약이나 법조인의 도움 없이 추방 조치가 이뤄졌다”며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미국의 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트워치(HRW)도 같은 달 12일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 조치에 불법적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필 로버트슨 HRW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해당 성명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 선원 두 명을 고문 위험 국가인 북한으로 추방한 것은 국제법상 불법”이라면서 “(한국 정부의) 빠른 북송 조치는 유엔 국제고문방지 협약을 묵살(disregard)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HRW이 지적한 ‘유엔협약’은 고문 위험 국가로의 추방·송환·인도를 금지한 ‘유엔 고문방지협약 제3조’를 뜻한다. 미국 대북 제재 및 인권전문가로 알려진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 역시 “북한 주민들을 유엔 고문방지협약에 따라 처우하고 한국 법원에서 재판했어야 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확인되지 않은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따라 탈북민을 강제로 북송할 가능성을 열었다.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같은 달 북한 선원의 강제송환에 대해 “범죄 행위가 있다고 해서 개인의 난민 지위가 자동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북한 주민) 두 사람의 범죄 행위가 확인도 되기 전에 범죄자로 낙인찍어 북한으로 송환한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위반한 것이며 비인도적인 국제인권 규범 위반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뉴질랜드 럭비 영웅 윌리엄스 “돈 몇 푼에 인류애 저버려서야”

    뉴질랜드 럭비 영웅 윌리엄스 “돈 몇 푼에 인류애 저버려서야”

    뉴질랜드 럭비 레전드 소니 빌 윌리엄스가 위구르족을 유린하는 중국 정부를 규탄하고 침묵하는 여 러 나라들의 자세 전환을 요구했다. 그는 “인간애보다 경제적 이득을 앞세우는 슬픈 시대에” 살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무슬림으로 개종한 윌리엄스는 22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위구르인들이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분리해 세우려는 동투르키스탄 깃발이 그려진 어깨를 비트는 중국 오성홍기가 그려진 손을 보여주는 이미지를 올렸는데 동투르키스탄의 어깨에서는 피가 떨어진다고 영국 BBC가 23일 보도했다. 캐나다 토론토 올프팩으로 이적하는 그는 리그에서는 물론 사회 활동에서도 성공을 거둔 드문 사례다. 한때는 짧지만 성공적인 프로 복서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는 투르크어로 올린 트윗 글을 통해 “코란이 불태워지고 모스크들이 문을 닫고, 무슬림 학교가 금지되고, 형제들이 강제로 수용소 같은 데 끌려가는데 무슬림들은 조용하다. 그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널의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31)이 처음 위구르 문제를 쟁점으로 삼은 뒤 종합격투기 UFC 파이터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인스타그램에 위구르 역사에 관한 글을 잠깐 올렸다가 지워버렸다. 영국을 비롯해 20여개 국가가 지난 7월 중국의 위구르 무슬림 강압 정책을 규탄하는 결의안에 서명했고, 미국 하원은 위구르인들의 “죄를 날조해 구금하고 고문하며 희롱하는” 일을 그만둘 것을 촉구하는 법안을 가결했지만 아직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 절차가 남아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한족을 대량 이주시키는 한편, 100만명 정도의 위구르인들을 직업 교육을 시켜 테러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미명 아래 집단 수용소에 가두고 중국어를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서구나 이슬람권에서는 수용자들이 감금돼 세뇌 교육을 받고 있으며 가혹한 징벌을 강요받는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외질을 향해 가짜뉴스에 속은 것이라며 직접 위구르족이 지내는 상황을 눈으로 확인하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snim@seoul.co.kr
  • 탈북민 강제북송 50일,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상)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탈북민 강제북송 50일,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상)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은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탈북한 남성 2명을 강제 북송한 지 50일째 되는 날이다. 지난달 29일 한국행을 시도하다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10명은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유엔 총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은 한반도 사정을 이유로 빠졌다. 탈북민 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숨죽인 탈북민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북민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존과 자유를 위해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 수는 약 3만 5000명(추정치). 남한에 정착한 20~30대 탈북민 5명을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한 탈북민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Q. 탈북 시도하다 북송된 사람들 어떻게 되나 “100% 죽었을 것… 한국행 단어 나오면 끝”탈출 못하게 탈북민 손바닥 쇠줄로 뚫어 북송중국인들 잔인함에 질색…이후 철족쇄로 변경탈북민들은 북한에서 탈출하다가 붙잡혀 북송될 경우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거나 사형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행으로 추정되거나 한국에 귀순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들이 강제 북송될 경우에는 “100%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지성(2016년 탈북)씨는 “한국에 왔다가 돌아가는 건 북한 헌법상 조국반역죄로 사형된다. 본인뿐 아니라 연좌제가 적용돼 다른 가족들이 다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이승철(2012년 탈북)씨도 “북송됐다가 탈출한 사람들 말로는 구치소나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데 엄청 많이 맞았다고 한다”면서 “가부좌를 틀게 한 뒤 움직이지 못하게 해 복사뼈가 다 썩었더라”고 전했다. 김지은(2002년 탈북)씨는 “중국에 돈 벌러 나왔다가 탈북민들이 북송되는 것을 봤다”면서 “북송되는 중간에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5명의 손바닥 중간을 쇠줄로 뚫어서 꽂은 채 묶여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것을 본 중국인들이 너무 끔찍해서 ‘여기서 이러지 말고 자국에 데려가서 하라’고 할 정도였다”면서 “2010년 이후로는 발목에 무거운 철족쇄를 채우는 걸로 바뀌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국 귀순 확인되면 가족 트럭에 실려갈 것”베트남 등 동남아, 내몽골 한국 기도 분류“한국서 북송은 재판 없이 즉결 처형될 듯”이들은 모두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왔다. 2년 전 탈북한 하선우(2017년 탈북)씨는 “한국에서 귀순의사를 밝혔던 탈북민들은 다 죽게 될 것이라고 탈북민 사회는 보고 있다. 가족들도 트럭에 다 실려갈 것”이라고 추측했다. 탈북민들은 탈북 과정에서 ‘한국’, ‘남조선’이라는 단어는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하씨는 “북한에서는 한국행(남조선)이라고 하면 적과 내통했다는 ‘적선’이라고 해 무조건 정치범이라고 보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낸다. 가면 살아서 못 나온다고 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탈북 당시 절대 ‘한국행’이란 말을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국과 관련된 자료는 다 불태우고 혹시라도 잡히면 고문 받기 전에 죽을 생각으로 면도칼을 입에 물고 내려왔다”고 비장했던 탈북 당시를 회상했다. 탈북 경로에 따라 북한 당국은 한국이라고 자의적으로 판단될 경우 극단적 처벌까지 서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내몽골이나 동남아(베트남, 태국 등)에서 잡히면 한국 기도로 분류돼 엄하게 처벌받는다”면서 “북한은 즉결 처형제가 가능하다. 한국에서 북송됐기 때문에 재판조차 받기 어렵고 재판 없이 사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김정은 정권 들어 더욱 살벌해진 감시강 철조망에 감전용 전기선 설치 특히 김정은 정권이 북한에 들어서면서 탈북민 감시가 더욱 삼엄해졌다고 탈북민들은 전했다. 탈북민들에 따르면 탈북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중국 등 국경에 접한 강 주변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철조망에 전기 감전을 일으키는 장비가 설치됐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북한군에게 탈북민들이 돈을 주면 돈은 챙기고 신병을 넘기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함흥에서 아이를 유괴했다가 풀어줬다는 이유로 부부와 자녀 등 일가족 3명이 공개 처형(총살)되는 것을 목격한 강씨는 “이번에 강제북송된 두명은 스스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고 밝힌데다 한국으로 귀순의사까지 밝혔기 때문에 국가에 대한 반역죄에 해당돼 재판 자격도 없다”면서 “내가 북한에 있을 때도 그랬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은 “북한에도 변호사가 있지만 검사의 형량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할 뿐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전했다. 사형되기까지가 ‘지옥’ “인권유린 참혹”“北사형수, 죽기 직전까지 고문 자행…밥 안줘”“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 없다…변호사? 검사편”탈북민들은 사형 과정 자체가 ‘인권유린’이라는 전했다. 북한 수용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탈북민은 “한국은 사형수에게도 인권이 있지만 북한은 어차피 죽일 자라 밥은커녕 두들겨 패서 말도 못할 정도로 초죽음을 만들어 놓은 뒤 확인 사살시키는 정도의 사형을 진행한다”고 잔혹함을 설명했다. 통일연구원의 ‘2019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단순히 한국 녹화물을 시청·유포하거나 한국행을 알선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최고형인 총살에 처해지고 있다. 한 탈북민은 2014년 모녀가 한국행을 기도하다 붙잡히자 모녀를 포함한 일가족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고 증언했다. 북한은 국제연합총회가 1976년 발효한 개인의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국제적으로 보장하는 국제조약인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이하 자유권)에 가입돼 있다. 자유권규약(12조 2항)에는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에 어떠한 나라로부터 자유로이 퇴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게 탈북민들의 일관된 증언이다.북한 형법은 탈북 행위를 비법국경출입죄와 조국반역죄로 구분해 처벌하고 있다. 한국행으로 발각돼 북송된 탈북민들에게 적용되는 조국반역죄는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되는 비법국경출입죄와 달리 ‘조국을 배반하고 다른 나라로 도망쳤거나 투항, 변절, 비밀을 한 조국반역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최소 5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서 최대 사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주민들이 탈북을 위해 국경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민보안단속법, 행정처벌법을 통해서도 무보수노동 등으로 탈북민을 처벌하고 있다. 北도 가입한 ‘자유권 규약’에는고문 금지·이동의 자유 명시…현실은 반대김정은, 탈북민 자발적 귀환도 강하게 처벌 백서는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민에 대한 처벌이 크게 강화돼 2014년 이후부터는 탈북 횟수에 관계 없이 노동교화형이 부과되고 자발적 귀환도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며 두 차례 탈북했다 처벌을 받은 탈북민 증언을 인용해 설명했다.백서에 따르면 갈수록 탈북민 수가 늘면서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북한 내 수용소가 부족해지자 김정은 정권은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다각도로 강화했다. 2016년 탈북민은 하루에 두세 번씩 전화를 걸어 집에 있는지 확인하고 추궁한다고 증언했고 이러한 박해를 견디다 못해 탈북을 결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백서는 전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인권백서에서 “탈북민 강제송환은 송환 이후 집결소, 구류장, 노동단련대, 교화소에서 조사·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고문 및 비인도적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자유권 규약 7조)와 피구금자의 권리(자유권규약 10조)를 심각하게 침해받는다”면서 “특히 중국 등에서의 한국행 기도나 기독교 접촉은 공개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되는데 이는 생명권(자유권규약 6조)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자유권 규약 14조)를 침해한다”고 명시했다. 강제송환 여성에 알몸수색·자궁검사임신한 여성 배 구타 강제낙태·영아살해유엔인권위, 국제형사재판소 北회부 권고 특히 중국에서 임신한 탈북 여성에 대한 강제낙태와 북한 여성의 인신매매 행위 역시 비인도적 취급을 받지 않을 권리(자유권규약 7조)와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자유권규약 9조)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강제송환된 사람들은 다른 수감자들 앞에서 옷을 벗고 알몸 운동과 내부 수색을 받는다. 이는 송환된 사람들이 숨기고 있을지 모를 돈을 몰수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북한은 함경북도 온성군, 평안북도 신의주시, 양강도 혜강시의 국가보위성 구류장에서 알몸수색, 소지품 검사, 에이즈 검사(위생 검사)를 거친 후 수용된다. 북한의 여성권리보장법 제37조는 여성에 대한 신체 수색을 금지하고 있지만 강제송환된 탈북 여성의 경우 알몸수색과 동일 장갑을 이용한 비위생적인 자궁 검사, 발가벗긴 채 앉았다 일어섰다(‘뽐뿌질’)를 100회 이상 반복하는 등 고의적으로 모멸감을 주고 수치스러운 조사를 반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제송환된 임신한 여성은 배를 구타하거나 약물을 주입해 강제낙태시키고 출생 직후 영아를 산모가 보는 앞에서 죽이는 영아 살해 증언들도 수두룩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보고서에서는 이런 수많은 증언들이 기록돼 있다. COI는 “정치범수용소에서 탈북민 등에 대해 고문, 구금, 강제낙태, 성폭력 등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유엔이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권고한다”고 명시했다.유엔총회 올해 北인권결의안 채택한국, 60여 공동제안국서 빠져 유엔총회는 지난 18일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에서 “북한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현재까지도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북송된 탈북민 등에 대한 강제수용소 운영,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처형,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 각종 인권침해 행위가 나열됐다. 2005년 결의안 채택 이후 15년째로 표결 없이 전원 합의한 것은 2012~2013년, 2016~2018년에 이어 올해로 6번째다. 미국, 일본, 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참여했지만 한국은 빠졌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번에는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유엔의 결의안 채택에 반발하며 인권침해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반(反)북한 적대세력에 의한 정치적 조작물”이라면서 “결의안에 언급된 모든 인권침해 사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유엔총회, 15년째 北인권결의 채택…北 “당신들 범죄나 돌아봐”

    유엔총회, 15년째 北인권결의 채택…北 “당신들 범죄나 돌아봐”

    총회, ‘표결 없이’ 6번째 전원 합의 채택ICC 회부, ‘가장 책임있는 자’ 조치 권고EU 회원국 주도에 北 “강력 대응할 것”작년까지 北결의안 초안 주도 日은 불참우리나라는 공동제안국에 참여 안해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이 1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15년째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북한 대사는 결의안을 주도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겨냥해 자신들의 인권 범죄나 되돌아보라고 맹비난한 뒤 탈북자 증언 등에서 드러난 각종 북한 내 인권 침해에 대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엔총회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어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합의)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어느 나라도 표결 요청이 없을 때 적용되는 결의 방식으로, 모두 찬성표를 던지는 만장일치와는 다소 다른 개념이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은 2005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5년째다. 북한인권결의안은 지난달 14일 유엔총회 인권담당인 제3위원회에서 컨센서스로 통과됐고, 이날 유엔총회 본회의에 그대로 상정돼 채택됐다.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컨센서스로 채택된 것은 2012~2013년과 2016~2018년에 이어 올해로 6번째다.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 전반의 부정적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북한인권결의안은 유엔주재 EU 회원국들이 마련했다. 지난해까지 EU와 함께 결의안을 주도한 일본은 초안 작성에 불참했다. EU 국가들과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등 60여개 회원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이번에는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앞서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북한 주민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에 따라 컨센서스 채택에 동참했다”면서 “다만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번에는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북한 인권 상황에 특별한 진전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의 결의안 문구가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결의안은 “오랜 기간 그리고 현재도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진행되고 있다”며 북한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인권침해 중단을 촉구했다. 결의안에는 북송된 탈북자들을 비롯한 정치사범들의 강제수용소 운영,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처형,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 각종 인권침해 행위도 나열했다. 실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수집한 자료에는 강제 북송된 탈북자들에 대한 고문과 알몸수색, 강제낙태, 출산직후 영아살해 등 비인간적 행위에 대한 증언들도 상당 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인도에 반하는 죄에 ‘가장 책임 있는 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 등을 취하도록 권고했다.‘가장 책임 있는 자’는 사실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인권 상황의 ICC 회부와 책임자 조치라는 강도 높은 표현은 2014년부터 6년 연속 들어갔다. 북한 인권·인도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북한은 제3위원회 통과 때와 마찬가지로 즉각 반발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결의안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증진하고 보호하는 것과는 전혀 무관하다”면서 “반(反)북한 적대세력의 전형적인 선언문에 불과한 이번 결의안 채택을 강력히 규탄하며 투표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존엄과 이미지를 깎아내리고 사회시스템을 무너뜨리려는 적대세력에 의해 정치적으로 조작된 결과물”이라면서 “결의안에 언급된 모든 인권침해 사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결의안을 주도한 EU 회원국에 대해서도 “이슬람 포비아(이슬람혐오증), 제노사이드(대량학살), 소수민족 학대, 인종차별 같은 자신들이 저지른 인권 범죄부터 되돌이켜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대사는 “북한은 인권을 증진하는 대화와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지만, 이런 도발적인 적대적 행위에는 강력 대응하겠다”면서 “러시아, 이란, 시리아 등 모든 특정국가에 대한 인권결의안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베네수엘라, 중국 등도 정치적인 인권결의안에 반대한다며 북한 입장을 거들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위구르 발언에 뿔난 중국, 내년 출시 축구 게임에서 외질의 캐릭터 뺀다

    위구르 발언에 뿔난 중국, 내년 출시 축구 게임에서 외질의 캐릭터 뺀다

    중국이 위구르 관련 발언으로 중국 팬들의 분노를 산 메수트 외질(31 아스널)을 내년 출시하는 축구 솔루션 게임의 캐릭터에서 빼기로 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맨체스터 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경기에 앞서 이슬람 기도를 올려 눈길을 끈 외질은 ‘프로 이볼루션 사커(PES) 2020’의 캐릭터에서 빠지게 됐다고 영국 BBC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외질은 위구르족을 “박해에 저항하는 전사들”이라고 표현하면서 중국의 부당한 처리와 더불어 이슬람 국가들의 침묵을 강하게 비파?ㅆ다. PES의 중국 버전을 출시하는 넷이즈(NetEase)는 성명을 내 “독일 선수 외질은 소셜미디어에다 중국에 대해 극단적인 선언을 게시했다. 이런 발언은 중국 팬들의 감정을 상처냈으며 사랑과 평화를 갈구하는 스포츠의 정신을 침해했다. 우리는 이를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며 기존 세 가지 타이틀에서 제거했다고 밝혔다. 아스널 구단은 “정치와 거리를 둔다”며 터키 혈통의 외질이 개인적 의견을 드러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으며, 중국 외교부는 그가 “가짜 뉴스에 속은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지금도 중국이 수백만명의 무슬림 위구르족이 재판 없이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는 수용소에 감금돼 종교 전향 교육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일관되게 과격한 극단주의 종파가 저지르는 폭력과 맞서기 위해 “직업 교육”을 시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영국 무슬림위원회의 하룬 칸 사무총장은 외질의 행동은 “엄청 칭찬할 만한” 하다며 그와 거리를 두려는 아스널 구단의 결정은 “개탄할 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마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공식 트위터에 “중국 공산당(CCP)의 선전 매체들은 외질과 아스널의 경기를 시즌 내내 검열할 수 있겠지만 진실은 승리할 것”이라며 “CCP는 위구르족과 그 밖의 종교적 믿음에 대해 자행한 총체적인 인권 침해를 감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그들의 시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게임으로 알린다

    [그들의 시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게임으로 알린다

    “일본군이 우리를 데려간 곳은 싱가포르에 있는 제10육군병원이었다. 그곳에는 이미 우리 같은 여자들이 300명 정도 와 있었다. 일본 군인이 호박을 갖다 놓고 사람 몸이라고 생각하고 주사를 놓아보라고 가르쳤고, 병원 청소도 시켰다. 병원에서는 걸핏하면 피가 모자라는 환자를 위해 내 피를 뽑았다. 피를 뽑히면 귀에서 윙하는 소리가 나고 어지러웠다.” 일본군 성노예(‘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증언이다. 김 할머니는 1940년 만 14세 때 일본군의 성노예로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다가 22살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1992년 일본군 성노예 피해를 공개한 김 할머니는 근 30년간 일본과 싸웠지만, 끝내 일본의 사과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2019년 12월 현재,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중 생존자는 20명에 불과하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91세다. 현 상황은 도민석 겜브릿지 대표(33)가 PC게임 ‘웬즈데이(The Wednesday)’ 개발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그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다뤄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작년에 김복동 할머니의 작고 소식을 듣고, 더 주저하다가는 생존자 분들이 살아계시는 동안 작은 도움도 못 드리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개발 결심 이유를 밝혔다.‘웬즈데이’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문제를 다룬 최초의 게임이다. 제목은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서 착안했다. 도 대표는 “누군가에게는 일주일 중 하루였을 수요일이지만, 성노예 피해자인 할머니들에게는 매주 역사를 만들고, 쌓아온 날이다. 그 뜻을 전하기 위해 ‘웬즈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게임 속 주인공은 가상인물 ‘순이’ 할머니다. 플레이어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순이 할머니가 되어 1992년 현재의 장소들과 1945년 과거의 인도네시아 일본군 수용소를 오가며 일본군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해 파헤치고, 알아낸 정보를 이용해 수용소에 있는 동료를 탈출시키는 3D 스토리 어드벤처 게임이다.도 대표는 “김복동 할머니께서 생전 ‘내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친구들을 구하고 싶다’라고 말씀하신 것을 기반으로 게임 진행방식을 결정했다”며 “타임리프(time leap: 과거 또는 미래로의 시간 여행)라는 판타지 요소 덕분에 초국적인 공간 설정이 가능했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 다양한 국적의 캐릭터들을 통해 전 세계에서 자행되었던 일본군의 전쟁범죄를 담아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게임성과 역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게임 준비를 위해 도 대표는 관련 단체와 다양한 참고문헌을 통해 철저한 고증을 진행했다. 그는 “성노예 피해사례뿐만 아니라 731부대, 난징대학살, 강제징용, 연합군 포로 학대 등 일본군의 다양한 전쟁범죄에 대해 고증했다”며 “판타지 요소가 있다 보니 고증이 철저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스토리가 붕 뜰 수 있기에 주의하면서 작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일본군 범죄의 참상을 전하려는 도 대표의 의도는 게임 곳곳에 명징하게 드러난다. 게임 전후에 할머니들의 증언을 담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보다 현실적으로 알리고자 했다. 또한 게임 속 사용되는 폰트는 길원옥 할머니와 이옥선 할머니의 글씨체를 사용했다. 생존자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느낌이 들도록 설정, 게임이 끝난 뒤 플레이어에게 울림으로 남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이렇듯 ‘웬즈데이’ 게임에 들어가는 콘텐츠와 자료는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거나 다양한 역사 속 사례들을 변형해 차곡차곡 쌓아올렸다.“성노예 피해자들은 밤에는 고초를 겪으셨고, 낮에는 강제 노역을 당하셨습니다. 또한 일본군은 성노예 피해자들을 정당하게 고용했다는 증거를 만들기 위해 간호복을 입히고 훈련을 시켰다고 해요. 이러한 크고 작은 역사적 사건부터 성노예 피해자의 개인적인 경험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집약적으로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도 대표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위안부’ 용어 사용에 대한 고민도 내비쳤다. ‘위안’이라는 단어는 위로와 휴식을 의미하기에, 피해자 할머니들이 “우리는 일본군을 위한 위안부가 아니”라고 명확하게 주장하며 거부감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도 대표는 “‘위안부’가 컴포트 우먼(Comfort Women)이 되면 안 되고, 영어로 번역할 때 (공식명칭인) 성노예(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라는 표현을 쓰고는 있다”면서도 “현재 많이 사용되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기억연대 측에 동의를 구했다. 이 부분도 할머니들을 뵙고 이해를 부탁드리고 싶다”고 밝혔다.도 대표는 역사적 사실을 게임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1020세대에 제대로 알린다는 분명한 취지를 안고 출발했다. 하지만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문제라는 무거운 주제를 알리는 콘텐츠인 만큼 고민도 많다. 아픈 역사가 자칫 게임 속 놀이로 소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도 대표는 스토리 어드벤처 장르가 주는 장점을 강화하고자 노력했다. “수용소 안의 피해 사실을 그래픽으로 잔인하게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방법보다 대화, 지문 등을 통해 텍스트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플레이어는 순이가 되어 동료를 구출해내기 위해 필요한 단서들을 찾아야 하는데, 그 단서들은 대부분 실제 사건과 연관되어 플레이어에게 자연스러운 학습을 유도합니다.”오랜 시간 마음에 품고 있던 소재를 진정성 있게 게임으로 풀어낸 웬즈데이는 총 제작비 4억여 원이 들었다. 내년 6월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도 대표는 웬즈데이 출시 후 순제작비를 제외한 수익금의 50%를 정의기억연대의 ‘전시 성폭력 재발 방지 사업’에 기부할 예정이다. 도 대표는 “최대한 많은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이 게임을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며 해당 콘텐츠와 관련된 “후속 작품들을 계획 중”이라는 향후 계획도 귀띔했다. 끝으로 도 대표는 “할머니들이 저희가 만든 게임을 보시고, ‘젊은 친구들이 우리를 위해 고생 했구나’ 하는 칭찬 정도만 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면서 “할머니들이 게임 속 과거 장면을 보시고 그때를 떠올리시면 마음이 아플 것 같지만, 그런 부분에 관해서는 직접 찾아뵙고 잘 설명을 드리고 싶다”며 마지막까지 피해 할머니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 고민하고 있음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게임 ‘웬즈데이(The Wednesday)’는 내년 6월 국내 출시 예정이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gophk@seoul.co.kr
  • 獨 축구스타 외질은 왜 ‘中저격수’ 자처했나

    獨 축구스타 외질은 왜 ‘中저격수’ 자처했나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 메수트 외질(31)이 중국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비판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그의 소속팀 아스널의 중국 내 중계가 금지되면서 ‘제2의 휴스턴 로키츠 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 구단주도 홍콩 시위 사태를 옹호하는 내용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을 올렸다가 중국에서 보이콧을 당했다. 독일 국적의 외질은 왜 축구계 퇴출을 각오하고 ‘중국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을까. ●홍콩 지지 역풍 ‘제2 휴스턴 로키츠’ 될판 16일 중국 최대 스포츠지 티탄저우바오는 “중국 공산당은 지난 10월 데릴 모레이 휴스턴 로키츠 단장의 SNS 게시물보다 외질에게 더 큰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반영하듯 CCTV는 아스날 경기 생중계를 다른 경기로 대체했다. 앞서 외질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중국은 코란을 불태우고 이슬람사원을 폐쇄한다. 이슬람 신학교를 금지하고 이슬람 신학자를 죽인다. 이슬람 형제를 강제 수용소에 가두고 이슬람 여자들을 중국 남성들과 강제로 결혼시킨다”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들을 ‘동투르키스탄’으로 지칭하며 이들을 중국의 탄압에 저항하는 이슬람 전사로 묘사했다. 사실상 중국인들을 의도적으로 자극하려는 표현이다. 터키인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과거 ‘돌궐’(투르크)에서 찾는다. 돌궐은 중국 역사에서 ‘흉노’로 불리던 민족들 가운데 하나로 중앙아시아와 만주 지역에 걸쳐 생활했다. 전성기에는 고구려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중국 대륙을 위협했다. 터키가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여기는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돌궐은 내부 분열과 중국의 압박 등으로 서쪽으로 이동해 지중해 지역까지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가 중앙아시아 지역에 정착해 위구르족으로 성장했다고 믿는다. 중국이 위구르족을 탄압할 때마다 터키가 성명을 내 강하게 규탄하는 데는 이같은 민족적 동질감이 자리잡고 있다. ●터키 출신 獨서 차별… 인권문제 거론한 듯 외질은 1988년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터키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2009년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에 크게 기여해 ‘독일 사회통합의 성공 사례’로 여겨졌다. 왕성한 기부 활동 덕분에 미담도 많았다. 하지만 러시아월드컵을 눈앞에 둔 지난해 5월 영국 런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가 ‘독재자를 옹호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는 “내 가족의 고향 지도자에 대한 예우였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외질을 희생양으로 삼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결국 그는 인종차별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독일에서 나고 자란 외질은 터키인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독일 국적을 택했다. 이슬람교 신자임에도 스스로를 독일인으로 여기며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 하지만 터키 대통령 기념사진 촬영을 계기로 독일 사회의 뿌리깊은 민족 차별을 경험한 뒤로 마음의 상처가 깊어진 것 같다. 이제 그는 터키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고자 위구르족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며 ‘길고 긴 싸움’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그가 속한 축구팀은 중국 업체의 후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 명문 클럽들에게 이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외질은 아스날을 끝으로 유럽 빅리그 생활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가 이런 불이익을 예상하고도 중국을 비난한 것은 최근 독일에서 느낀 민족적 설움이 그만큼 컸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베를린 묘 파헤쳐졌는데 히틀러 참모 하이드리히 묘로 추정

    베를린 묘 파헤쳐졌는데 히틀러 참모 하이드리히 묘로 추정

    나치 SS 친위대 간부였으며 유대인 학살의 실질적인 설계자로 아돌프 히틀러가 아끼는 참모 가운데 한 명이었던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의 묘가 파헤쳐졌다. 독일 베를린 경찰은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베를린 정중앙에 있는 무연고자 공동묘지의 인부들이 주인 이름이 명기되지 않은 묘 하나가 파헤쳐진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유해는 그대로 있었고 묘 뚜껑만 열렸다. 경찰은 이런 무람한 짓을 벌인 이들을 찾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영국 BBC가 16일 전했다. 1942년 체코 레지스탕스에 의해 살해된 하이드리히는 유럽 유대인들의 대량 학살을 기획한 인물이었다. 그는 같은 해 1월 히틀러의 대량 학살에 대한 최종 솔루션이 입안된 반제(Wannsee) 회의 의장을 맡았다. 이때 기획된 대로 유럽을 중심으로 유대인 600만명에 대한 학살이 진행됐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베를린에 진주한 연합군은 이름 있는 나치 지도자들이 무덤 주인임을 표기하지 못하게 했다. 나치 동조자들이 성지로 만들려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였다. 따라서 그의 묘를 특정해 파헤친 것은 내부적으로 묘소의 위치를 잘 파악하고 있었던 이들의 소행일 것으로 짐작된다. 비슷한 사건은 2000년 베를린의 니콜라이 묘지에서도 있었다. 극좌파 단체가 1930년 암살된 나치 공수부대원 홀스트 베젤의 묘라고 주장하며 파헤친 뒤 순교자로 떠받들며 나치 찬양가를 불러댔다. 이 단체는 베젤의 두개골을 스프레 강에 던져 버렸다고 주장했는데 경찰은 묘의 주인이 베젤의 아버지라면서 두개골은 물론 어떤 유해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살자란 별명으로 통하던 하이드리히는 아버지는 작곡가이자 오페라 가수인 리하르트 브루노 하이드리히, 어머니는 작센 왕국의 드레스덴 궁정의 궁정 고문관을 맡은 음악 연구자 게오르크 오이겐 크란츠 교수의 딸 엘리자베트 아나 마리아 아말리아 크란츠다. 이런 영향으로 하이드리히는 나치 주요 임무를 행하면서도 일과를 마치면 음악으로 피로를 풀곤 했다. 하인리히 히믈러 SS 친위대장 밑에서 제3제국 방첩부대를 책임 졌으며 히틀러는 그를 “철의 심장을 지닌 남자”로 불렀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1942년 5월까지 보헤미아와 모라비아를 통치했으며 리무진을 타고 가다 영국 첩보기관이 훈련시킨 체코 레지스탕스들의 손에 당했다. 부상 며칠 뒤에 숨을 거뒀다. 그의 암살을 다룬 영화가 저유명한 ‘새벽의 7인’이었다. 나치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레지스탕스를 지원한 루디체 마을을 파괴하고 마을의 모든 남성 170여명과 청년들을 살해하고 여성과 어린이들을 집단 수용소로 보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중국 CCTV 아스널 중계 취소하고 토트넘 녹화 틀어, 외질의 발언 때문

    중국 CCTV 아스널 중계 취소하고 토트넘 녹화 틀어, 외질의 발언 때문

    중국 국영 CCTV의 스포츠 채널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중계를 취소했다. 아스널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의 위구르족 발언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났기 때문이다. 원래 이 방송은 16일 오전 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킥오프하는 아스널과 맨체스터시티의 경기 중계를 취소했다. 대신 15일 밤 11시에 시작하는 토트넘과 울버햄프턴의 경기를 중국 현지 시간으로 16일 0시 10분부터 녹화로 중계한다. 독일 국적이지만 터키인의 피가 흐르는 외질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위구르족 문제에 침묵하는 무슬림과 중국에 대한 비판의 글을 게재했다. 외질은 위구르족을 “박해에 저항하는 전사들”이라고 표현하며 지지를 나타냈다. 외질 역시 이슬람 신도이다. 위구르족과 종교적·혈연적·문화적 친밀감을 가지고 있는 터키는 지금까지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에 앞장 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이들을 보호하려 노력했다. 위구르인들은 중국 서북부 신장위구르 자치주에 주로 거주하는데 무슬림이 대다수이며 중국과 민족적, 언어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탄압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지만, 당국은 이를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고도로 삼엄한 경계를 하는 정치범 수용소에 수백만명의 위구르인들을 수용해 한족과 중국 문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중국은 직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을 따름이라고 해명했다. 외질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중국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외질에 항의한다, 외질이 중국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해시태그를 붙이고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외질의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 팬들의 “마음을 해쳤다”고 밝혔다. 한편 아스널 구단은 중국 웨이보에 “외질의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 축구 클럽으로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며 거리를 두려 했다. 지난 10월에도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케츠의 대릴 모리 감독이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지지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중국 팬들의 분노에 영향을 받은 중국 기업들이 스폰서 수원과 중계권 협상을 포기하면서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받았다. 영국 BBC는 별도의 해설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역시 ‘NBA 순간’을 경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모리의 홍콩 발언에 비해 외질의 발언에 대해선 훨씬 더 절제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중국 국영 매체는 모리와 휴스턴이 아니라 NBA 자체를 타격한 반면, 이번에는 외질과 제한된 정도로만 아스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번에는 중국 국영 매체들이 앞장서 떠들지 않아 외질이 손실을 개인적으로 떠안을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핀란드 여장관 인스타에 “IS 엄마와 자녀 함께 받아들일까요? 자녀만?”

    핀란드 여장관 인스타에 “IS 엄마와 자녀 함께 받아들일까요? 자녀만?”

    “이슬람국가(IS)에 연계된 여성과 자녀 둘 다 받아들여야 할까요? 아니면 자녀만?” 얼마 전 핀란드에 세계 최연소 여자 총리가 취임하면서 연립정부 각료 19명 가운데 여성을 12명이나 임명했던 일이 화제가 됐는데 재무장관에 갓 취임한 카트리 쿨무니(32)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런 허접한 설문을 해 지탄의 대상이 됐다. 그녀도 곧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뒤 문제의 글을 삭제했다. 시리아 북부 알홀에서 쿠르드족이 운영하는 IS 가족 수용소에서 지내는 여성 10명과 그들의 자녀 30명이 본국에 송환될 것 같은데 이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놓고 정치인끼리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와중이었다. 대다수는 어린이들이 전쟁의 무고한 희생자란 점을 수긍하고 있다. 하지만 한때 IS 이념을 좇아 조국을 등지고 IS 전사와 결혼해 그들의 이데올르그를 내재화한 여성들을 받아들이는 문제는 완전 차원이 다르다. 제2당이며 민족주의 성향의 핀란드인당은 송환 허용에 앞장서 반대하고 있다. 연정에 참여한 중도당의 당수인 쿨무니 장관은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소셜미디어에서 토론하고 싶어했다. 결국 실패했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페카 하아비스토 외무장관은 수용소를 운영하는 시리아 쿠르드군이 가족을 헤어지게 하는 데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어머니 없이 자녀들만 데려올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와 시리아 등으로 떠난 핀란드인은 20여명으로 추정되는데 세월이 지나 10명의 어머니와 30명의 자녀가 돌아오게 생긴 것이다. 핀란드 정부는 현재 약품과 식품을 공급하려고는 하지만 이들이 조국에 돌아올 수 있도록 실질적 도움을 주지는 않고 있다. 산나 마린(34)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연정에 합류한 다섯 정당 의원들은 오는 17일 정부에 이 문제를 공식 질의할 예정이라고 영국 BBC는 13일 전했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의 유럽 홍보 책임자인 앤드루 스트로엘레인은 트위터에 “진짜로, #핀란드에서?”라고 되묻고 “사실이라면 끔찍하다. 국가라면 모든 사례들에서 시민들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이런 식이라면 운동장에서 함성의 크기로 공개 교수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다음 단계가 되는 거냐?”고 되물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10살 보트피플 ‘루’, 사라진 생명 대신한 현실의 삶은…

    10살 보트피플 ‘루’, 사라진 생명 대신한 현실의 삶은…

    ‘나는 불꽃이 터지고 빛줄기가 화환처럼 펼쳐지고 로켓과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환한 하늘의 그림자에서 태어났다. 나의 탄생은 사라진 다른 생명들을 대신하는 임무를 지녔고, 나의 삶은 어머니의 삶을 이어 갈 의무를 지녔다.’(11쪽) 소녀는 1968년 베트남 전쟁 중 북베트남 인민군과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이 펼친 대공세 속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의 이름에 철자 부호만 하나 다른 이름을 하고. 그러나 조국의 역사는 어머니를 이어 가야 한다는 임무에서 소녀를 떼어냈다. 불과 열 살 때였다. 소설 ‘루’는 열 살 때 베트남을 떠나 캐나다 퀘벡에 정착한 보트피플인 작가 킴 투이의 자전적 소설이다. 그의 데뷔작인 ‘루’는 출간 10년 만에 지난해 성추문으로 취소된 노벨문학상을 대신하는 뉴아카데미 문학상 최종심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다른 이주문학에서 흔히 보이는 분위기와 달리 ‘루’는 시종일관 평온하다. 이국의 땅에서 겪는 소외감과 조국에 대한 향수보다는 지금 현실의 삶에 집중한다. 말레이시아 수용소의 2000명 난민 중 한 명으로, 분뇨 구덩이 위에서 파리들의 노래를 듣는 삶을 거쳐 소녀는 퀘벡의 작은 도시 그랜비로 간다. 그랜비는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 같은 정성’으로 이방인들을 품어 주었다. 베트남어로 ‘루’라는 말이 ‘자장가’라는 걸 상기해 보면 소녀에게 베트남은 이국으로 온 이들에게 삶의 고단함을 달래 주는 자장가이며 그랜비는 지나간 고통을 달래 주는 자장가다. “인생이라는 싸움에서는 슬퍼하면 진다”는 베트남 속담 그대로 소녀는 운명을 조용히 감내하지만, 그 수동성 속에는 강함이 있다. 킴 투이는 모국어인 베트남어 대신 퀘벡의 언어인 프랑스어로 소설을 쓴다. “베트남어는 유년기의 언어이며, 프랑스어는 글을 쓰고 사랑을 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루’와 함께 출간된 ‘만’ 역시 보트피플로 캐나다에 정착한 베트남 남자에게 시집간 베트남 여인 ‘만’이 식당을 운영하며 겪는 이야기다. ‘만’이 여러 사연을 담은 베트남 음식을 만들며 사랑을 베풀 듯 킴 투이도 언어로 그 과정을 지나오고 있는 듯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경남 거제 관광지에 무료 와이파이 ‘팡팡’

    경남 거제 관광지에 무료 와이파이 ‘팡팡’

    경남 거제시는 관광지 인터넷 이용 편의와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최근 주요 관광지 17곳에 무료 와이파이 설치를 완료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무료 와이파이가 설치된 관광지는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비롯해 바람의 언덕, 구조라해수욕장, 자연휴양림, 거제식물원 등 모두 17곳이다. 통신사와 관계없이 스마트폰 와이파이 기능을 켜면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모바일 스마트관광안내(키오스크) 시스템과 연결해 다양한 관광정보도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설치된 무인 관광정보 안내 전자 단말기에서만 제공하는 다양한 관광정보를 와이파이 설치에 따라 모바일을 통해서도 제공해 관광객들이 관광안내 정보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거제시 관계자는 “주요 관광지에 무료와이파이 설치가 거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터넷 이용 편의 제공과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거제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메르켈 총리 취임 후 첫 아우슈비츠 방문 한달 남짓 앞당긴 이유

    메르켈 총리 취임 후 첫 아우슈비츠 방문 한달 남짓 앞당긴 이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6일(이하 현지시간) 홀로코스트 참극의 대표 격인 폴란드 아우슈비츠를 취임 이후 처음 찾았다. 옛 동독 출신인 메르켈 총리는 당초 이 수용소 해방 75주년에 발 맞춰 내년 1월 27일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독일의 반유대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데 경종을 울리기 위해 앞당겼다고 영국 BBC가 5일 전했다. 나치 독일은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가 정식 명칭인 이 수용소에서 무려 110만명을 살해했는데 대다수가 유대인이었다. 나치는 유럽에서 유대인을 박멸하겠다며 600만명을 학살했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지난 10월 40세 여성과 20세 남성이 동부의 한 시나고그(유대교 회당) 바깥에서 총에 맞아 살해됐는데 극우 성향의 27세 남성이 반유대 감정에 휩싸여 총기를 발사했다고 자백했다. 메르켈 총리는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에 초대돼 많은 죄수들이 처형당한 이른바 검정 담 앞에서 1분 묵념을 올린 뒤 비르케나우 수용소에 헌화했다. 이 재단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인간성을 말살하는 시도에 경종을 울리게 도와달라. 역사가 침묵을 강요하도록 용납해선 안된다. 기억을 되살리자”고 촉구했다. 그녀는 독일에 있는 나치의 다른 수용소들인 다차우와 부켄발트 등은 다녀왔지만 폴란드 크라코프 시 서쪽의 아우슈비츠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전임 총리 헬무트 슈미트가 1977년, 헬무트 콜이 1989년과 1995년 두 차례 이곳을 찾았다. 그 뒤 24년 동안 어느 총리도 찾지 않아 메르켈의 방문은 상징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방송은 전했다.한편으로는 역대 어느 총리도 지금처럼 반유대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 내몰리지도 않았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유대인을 겨냥한 증오범죄는 지난해에만 1646건으로 집계돼 2017년보다 10%가 늘었다. 지난해 유대인 신체에 직접 위해를 가한 사건도 62건으로 한해 전 37건의 곱절에 가까웠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인이 저지른 야만적인 범죄,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계를 넘은 범죄 앞에서 마음 깊이 부끄러움을 느낀다”면서 “어떤 말로도 이곳에서 비인격적인 처우를 받고 고문당하고 살해당한 많은 사람의 슬픔을 달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범죄에 대한 기억은 끝나지 않은 우리의 책임이다. 이것은 우리 국가와 분리할 수 없다”면서 “책임을 인식하는 것은 우리 국가 정체성의 일부”라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는 인간의 자유, 인격, 민주주의, 법치주의가 매우 소중하면서도 정치적 과정과 국가 활동, 일상에서 침해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이것은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다. 오늘날 명확히 이야기해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인종주의에 대한 우려스러운 현실, 편협과 증오 범죄의 증가를 목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적인 가치에 대한 공격과 위험한 역사 수정주의를 목도하고 있다. 역사 수정주의는 외국인 혐오와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최근 내후년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혀 연정이 다시 와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달 올라프 숄츠 부총리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 대표 투표에서 연정에 비판적인 후보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 정당은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립정부 참여를 포기하느냐를 놓고 표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슈비츠는 오래 전부터 군 막사로 사용해오다 1939년 나치가 폴란드 정치범을 수감하기 위해 개조했으며 대략 40개의 막사를 거느린 대규모 수용소로 커졌다. 비르케나우는 1941년 조금 떨어진 곳에 건설됐는데 1942년 초부터 1944년 말까지 가스실로 보내지거나 굶주려 100만명 이상이 죽었다. 유대 혈통이 아닌 폴란드인, 로마인, 동성애자와 정치범, 소련군 포로들도 학살을 피하지 못했다. 옛 소련군은 1945년 1월 27일 이 수용소를 해방시켰는데 이날은 세계 전역에서 홀로코스트 추념의 날이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하원, 홍콩 이어 ‘위구르 인권법’도 통과… 中 “심각한 내정간섭”

    미국 하원이 3일(현지시간) ‘위구르 관련법안 2019’(위구르법)를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에 서명한 지 엿새 만에 미 하원이 또다시 중국 인권 관련 법안을 가결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인권 문제를 명분 삼아 내정에 간섭한다”며 반발했다. 이날 미 하원은 중국 내 이슬람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탄압하는 데 관련된 인사를 제재하는 내용을 담은 위구르법을 찬성 407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올해 9월 상원을 통과한 ‘위구르 인권정책 법안’을 보완한 것이다. 위구르족 탄압에 관여한 중국 인사에게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자산도 동결한다. 미 대통령이 중국 정부를 압박해 위구르족 구금 수용소를 폐쇄하도록 촉구한다. 미 상원에서 이 법을 다시 한 번 심의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즉각 발효된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성명에서 “중국 내정을 심각하게 간섭한 것”이라면서 “이 법안은 중국의 대테러 노력을 모독했고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국제법의 기본준칙도 엄중히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미국과 중국이 인권 문제로 다시 한 번 충돌하면서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정보사 군인 2명 ‘탈북 여성 상습 성폭행‘ 혐의…직무배제

    정보사 군인 2명 ‘탈북 여성 상습 성폭행‘ 혐의…직무배제

    국군 정보사령부(정보사) 소속 군인 2명이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온 한 탈북 여성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군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4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탈북 여성 A씨는 준강간·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로 정보사 소속 B상사와 C중령을 군 검찰에 고소했다. A씨 변호인에 따르면 3년 전 탈북해 한국에 입국한 A씨는 신변 보호 담당 경찰관으로부터 B상사와 C중령을 소개받았다. 이들은 “북한 정보 관련 일을 한다”며 A씨에게 북한 정보를 캐물었다. 북한에 있는 A씨의 동생과 직접 통화 연결을 해주며 현지 정보를 요구하기도 했다. A씨의 동생은 이 일로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들이 동생을 구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이들과의 관계를 지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변호인은 B상사는 지난해 5월 A씨에게 술을 먹여 성폭행했고, 이후로도 비슷한 일이 수차례 발생했다고 전했다. 또한 A씨는 성폭행으로 두 차례 임신했고 낙태도 강요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상사의 상관인 C중령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C중령도 A씨를 성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변호인은 “준강간으로 먼저 고소를 했다”며 “위계에 의한 강간으로 볼 수 있어 오늘 추가 고소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B상사와 C중령을 지난달 직무 배제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美, 홍콩인권법안 발효 엿새 만 위구르법 하원 통과

    美, 홍콩인권법안 발효 엿새 만 위구르법 하원 통과

    美하원, 압도적 표차로 위구르법 가결..“중국에 메시지 전달” 中외교부 “美 관련법 제정 막아야 추가적인 조치 취할 것” 외신들 “미중 갈등 격화로 1단계 무역합의 기대 낮아져” 시진핑 “개혁개방 노선 견지..국가발전 고정불변 길 없어” 미국 하원이 3일(현지시간) ‘위구르 관련법안 2019’(위구르법)를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에 서명한 지 엿새 만에 미 하원이 또다시 중국 인권 관련 법안을 가결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인권 문제를 명분 삼아 내정에 간섭한다”며 반발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중국 내 이슬람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탄압하는 데 관련된 인사를 제재하는 내용을 담은 위구르법을 찬성 407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올해 9월 상원을 통과한 ‘위구르 인권정책 법안’을 보완한 것이다. 위구르족 탄압에 관여한 중국 인사에게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자산도 동결한다. 미 대통령이 중국 정부를 압박해 위구르족 구금 수용소를 폐쇄하도록 촉구한다. 미 상원에서 이 법을 다시 한 번 심의해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즉각 발효된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이 계속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절대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중국에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성명에서 “중국 내정을 심각하게 간섭한 것”이라면서 “중국은 강렬한 분개와 반대를 표시한다”고 반발했다. 화 대변인은 “이 법안은 중국의 대테러 노력을 모독했고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국제법의 기본준칙도 엄중히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인민일보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3일 위구르법이 통과되면 중국이 내놓을 수 있는 보복 조치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관련 미국 기업이 포함된 블랙리스트를 발표하고 법 제정에 관련된 미국인과 기업들의 중국 진입을 막을 수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이 인권 문제로 다시 한 번 충돌하면서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19 종도국제포럼’에서 “중국은 개혁 개방을 견지하며 ‘두 개의 100년’(공산당 창당 100주년·신중국 성립 100주년) 목표를 예정대로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인민일보가 4일 전했다. 종도국제포럼은 중국이 개혁개방 성과를 소개하고자 해마다 12월에 여는 행사다. 시 주석은 “중국의 미래에 자신감이 가득하다”면서 “중국은 각국 인민이 자국 국정에 맞는 발전 노선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남의 노선만 따라서 자국 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국가는 없으며 국가와 민족을 발전시키는 고정 불변의 길도 없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문짝 타고 덩케르크 철수, 공군 재입대해 포로 생활 루더퍼드 101세 일기로

    문짝 타고 덩케르크 철수, 공군 재입대해 포로 생활 루더퍼드 101세 일기로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에 쫓겨 프랑스 덩케르크 해변을 통해 문짝에 몸을 실어 탈출했던 영국군 참전용사 레스 루더퍼드가 10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고 BBC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다만 방송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고인이 죽음을 맞았는지는 전하지 않았다. 1940년 덩케르크 해변을 통해 영국군 22만 6000명과 프랑스와 벨기에 소속 연합군 11만 2000명이 소형 어선이나 영국 해군 구축함을 이용해 영국으로 철수한 일은 많은 희생을 막고 연합군 전력을 추스를 수 있게 해 연합군의 승리에 기여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루더퍼드는 철수하는 연합군 병력의 후방을 보호하기 위해 교전을 벌이다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간신히 해변에 도착한 그는 동료 병사와 함께 어느 창고가 폭발하는 바람에 해변까지 날아온 문짝 하나에 몸을 실어 파도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나중에 그는 프랑스 트롤 어선에 구조됐다. 생전에 그는 덩케르크 철수 상황에 대해 “정말로 폭탄이 많이 떨어졌다. 희망이라곤 절대적으로 없었다”고 돌아봤다. 트롤선에 구조된 뒤 그는 럼주 한 잔을 따라줘서 마시고 담요와 양말 한짝만 건네받아 걸치고 영국으로 귀국했다. 그는 다시 영국왕실공군에 입대해 이번에 폭탄병으로 전폭기에 올랐다. 그는 전폭기 조종석 아래 비좁은 공간에 엎드려 폭탄이 제대로 공습 목표를 향해 떨어지는지 지켜보는 임무를 임무를 맡았다. 그러다 1943년 1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습에 나섰다가 격추되는 바람에 생포됐다.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힘들었지만 여튼 그는 또다시 운좋게 살아남았다. 1944년 3월 스티브 맥퀸 등이 주연한 영화 ‘대탈주’의 모티프가 됐던 스탈락 러프트 수용소에 들어갔는데 마침 대탈주가 있기 전날이었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계획했던 포로들이 탈출해야 한다며 탈주 행렬에 가담하지 않았다.대신 그는 초콜릿을 아껴 공책과 바꾼 뒤 수감 생활에 대해 기록하고 탈주 과정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 1945년 1월 베를린에서 남쪽으로 50㎞ 떨어진 수용소로 옮겨 그곳에서 옛 소련 군에 의해 자유의 몸이 됐고, 영국으로 돌아왔다. 공군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한 전우들의 모임 대변인은 “한 남자가 나라를 위해 가장 높은 기준으로 공헌한다면 레스가 그 기준이 될 만하다”며 “푸르른 하늘이다. 레스, 우리 마음 속에 영원하라”고 애도했다. 그가 포로 생활을 꼼꼼히 기록한 공책은 지난달 링컨 대학에서 공개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러 피겨선수 ‘아우슈비츠 죄수복’ 의상 논란…ISU, 베스트 후보도 올려

    러 피겨선수 ‘아우슈비츠 죄수복’ 의상 논란…ISU, 베스트 후보도 올려

    러시아의 유명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그랑프리 대회에 입고 출전한 나치의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죄수복을 연상시키는 의상이 뒤늦게 논란의 중심에 섰다. 4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해외 주요언론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측이 러시아 안톤 슐레포프(23)의 대회 의상을 '베스트 의상'(best costume) 후보로 올린 것에 대해 실수라며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프랑스와 일본에서 각각 열린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대회에서 슐레포프는 문제의 이 의상을 입고 프리 스케이팅 종목에 출전해 연기했다. 이 의상은 나치의 강제 수용소 줄무늬 죄수복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가슴에는 유대교를 상징하는 ‘다윗의 별’이 붙어있다. 당시 슐레포프는 홀로코스트 동안 많은 유대인을 학살로부터 구한 오스카 쉰들러의 일화를 다룬 '쉰들러리스트'를 테마로 한 연기를 문제의 이 의상을 입고 펼쳤다. 이 당시에도 슐레포프의 의상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됐으나 크게 논란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ISU 측이 슐레포프의 의상을 베스트 의상 후보에 올리자 소셜네트워크(SNS) 이용자를 중심으로 분노가 폭발했다. 네티즌들은 "슐레포프의 의상을 베스트 의상 후보에 올린 것은 매우 무책임하고 모욕적"이라면서 "집단학살의 참상은 오락거리가 아니다"라고 분노했다. 미국 최대의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측도 "고통스러운 홀로코스트의 대표 이미지를 환기시킨 것은 매우 몰이해하고 불쾌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되자 ISU 측은 "슐레포프의 의상이 베스트 의상 후보에 지명된 것은 실수"라면서 "이미 후보에서 제외했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6·25전쟁 참전 미군용사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영면

    6·25전쟁 참전 미군용사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영면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군 용사 고 커드 드레슬러(91·Kurt Dressler)씨가 전우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묻혀 영면에 들었다. 1일 유엔기념공원에 따르면 부산 남구 유엔 기념공원에서 지난 30일 오후 미국 참전용사 드레슬러씨 유해 안장식이 열렸다.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드레슬러씨는 1928년 4월 26일생으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났다. 출생 지역이 1938년 독일로 넘어가 16세부터 독일군에서 복무한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 해군 포로가 돼 수용소에 수감됐다가 미 육군으로 전향해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 그는 2차 세계대전에 이어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에도 참전했으며 1973년 한국 근무를 끝으로 21년간 복무를 마치고 중사로 전역했다. 드레슬러씨는 전역한 뒤 한국에 거주하면서 한국계 미국인 월녀씨를 배우자로 맞아 여생을 보내다 지난달 26일 숨졌다. 유해 안장식에는 배우자인 월녀 드레슬러씨와 유가족, 친구, 미군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해 드레슬러씨를 배웅했다.안장식은 추모 조총 발사와 조곡 연주, 유가족에게 성조기 전달, 유해 안장 뒤 유가족과 참석자들 헌화 등으로 진행됐다. 월녀 드레슬러(75)씨는 “21년 전 인연을 맺은 남편은 고아들을 위해 기부도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참 좋은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고인의 친구 데니스 푸(Dennis Pugh)씨는 “그는 나에게 20년 이상 멘토였고, 친한 형이었다. 이제 전우들 옆에서 편온하게 안식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참전용사가 사후에 유엔기념공원에 개별 안장된 사례는 드레슬러씨가 10번째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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