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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시 학종 선발인원 감소할 것” 지방 교육계도 울상

    지역균형선발 10% 이상 권고엔 기대 서울 16개 주요 대학 정시 40% 이상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두고 지방 교육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정시 확대로 지방 학생들의 서울 소재 주요 대학 진학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지역 학부모들은 이번 대입 개편안으로 지방 학생들이 선호하는 수시 학종 선발 인원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충북 청주 지역 한 고교 교사는 1일 “교육부가 지방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논술과 특기자 전형을 줄이는 방법으로 정시를 늘린다고 하지만 이미 서울대와 고려대 등은 논술을 없앴고 특기자 전형 숫자도 적었던 터라 수시 학종 선발 인원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청주 지역만 하더라도 일반계고의 서울 주요 대학 진학자 90% 정도가 모두 수시로 대학을 가기 때문에 학종의 점진적 확대를 기대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 지역 학부모 A씨는 “수능 성적 위주로 학생을 뽑으면 강남 8학군 등에서 고액 과외를 받는 서울과 수도권 학생들을 지방 학생들이 어떻게 따라갈 수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공정화 방안 가운데 ‘지역균형선발 10% 이상 권고’ 부분은 그나마 의미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학부모 B씨는 “수도권 대학 가운데 상당수가 균형선발이 없는데 이번 발표를 통해 지방 학생들끼리 경쟁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면 진학률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화 방안 발표 직후 울산시교육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울산교육청은 “공교육 정상화와 교실수업개선 노력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고 학교교육이 입시학원식 문제풀이 수업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일부 지방 대학은 우수학생 유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동석 경북대 입학본부장은 “대구 수성 소재 고교들은 학력 수준이 높다 보니 내신에서 불리해 학생들이 서울 명문대 대신 지역 명문대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했는데, 정시 인원이 늘어나면 성적 좋은 아이들이 서울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한국교육개발원, ‘2019 건강장애학생 교육지원 성과발표회’ 개최

    한국교육개발원, ‘2019 건강장애학생 교육지원 성과발표회’ 개최

    한국교육개발원(KEDI, 원장 반상진) 디지털교육연구센터는 지난 28일과 29일 양일간 충주 켄싱턴리조트에서 ‘2019 건강장애학생 교육지원 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주최하는 이번 ‘2019 건강장애학생 교육지원 성과발표회’는 각 시‧도교육청 업무 담당자들과 전국 화상‧원격수업 기관, 병원학교 교사 및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발표회는 다양한 건강장애학생의 교육지원 사례를 공유하고 건강장애학생 교육지원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번 성과발표회는 김정원 한국교육개발원 부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김태선 충북특수교육원 과장의 환영사와 이한우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과장의 격려사로 이어졌다. 이어 국립암센터의 김영애 책임연구원의 ‘소아청소년암 및 건강장애학생 이해하기’의 기조 강연을 통해 참석자들이 건강장애학생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한국교육개발원의 윤현희 연구위원, 국립암센터의 김영애 책임연구원, 서울대어린이병원의 이정 교수, 대전광역시 교육청의 류재상 장학사, 세종특별자치시 교육청의 김정미 장학사 참여하여 패널 토론을 진행하여 전국 건강장애학생 교육지원 관련 기관 및 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의견 공유의 시간을 가졌다. 29일 2일차 행사에는 시‧도교육청, 화상‧원격수업 기관, 병원학교 기관별로 분임 활동 시간을 가졌다. 분임 활동 시간은 기관별 교육지원 우수 사례 발표와, 기관 운영 및 교육지원 발전 방안을 토의함으로써 건강장애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지원을 제공하고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시간으로 진행됐다. 건강장애학생 원격수업(현 스쿨포유) 정책은 2005년까지 8개 병원학교로만 운영이 되던 건강장애학생에 대한 교육을 특수교육진흥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학교에 장기 결석하는 건강장애학생 교육 지원 체계를 확립하면서 시행됐다.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만성질환으로 인하여 3개월 이상의 장기 입원 또는 통원치료 등 계속적인 의료적 지원이 필요해 학교생활 및 학업 수행에 어려움이 있는 건강장애학생을 심사하고, 한국교육개발원에서는 원격수업 시스템 개발 및 운영을 통하여 원격수업 학습을 2017년부터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시 확대하며 수업 혁신은 모순… 따뜻한 아이스 커피 마시는 격”

    “정시 확대하며 수업 혁신은 모순… 따뜻한 아이스 커피 마시는 격”

    교사들 “공교육, 문제풀이 학원 전락” 교총 “학종 의미 퇴색… 교육활동 위축” 입시업체 “강남권 정시 확대 환영할 것” 취약계층 학생들 수능 준비 어려워질 듯 학부모단체 “정시 50%까지 더 늘려야”“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정시 확대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는 변함없이 추진된다.” 28일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를 본 한 교육대학 교수는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같다”고 촌평했다. 학종과 수능 중 어느 게 더 ‘금수저’ 전형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학종 공정성의 문제를 들어 정시를 확대하고, 그러면서 ‘수업 혁신’을 논한다는 일련의 발표 내용에 모순이 아닌 지점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정시 비율을 50% 가까이로 끌어올리는 이번 방안은 학종 축소와 학생부 교과전형 확대와 맞물려 있어, 사실상 대입제도의 틀을 수능과 내신성적 중심으로 재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주요 대학에 한정’, ‘전형 간 균형’이라는 교육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교육계에 던지는 ‘정시 확대’의 신호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최근 입학설명회에서 정시가 확대돼도 30%에서 소폭 늘어나는 것이어서 우리 학교로 진학해 학종에 대비해도 기회는 충분하다고 홍보했다”면서 “정시가 40% 이상으로 확대된다니 학부모들을 설득할 방법이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현장 교사들로 구성된 교원단체들은 이날 정부 대책을 일제히 비판했다. 정시 확대와 학종 축소로 수업 혁신이 위축되고 학교가 문제풀이 수업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논평을 통해 “교육계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정시 확대를 결정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토론과 협력의 학교 문화를 만들어 온 소중한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퇴행적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시 확대에 손을 들었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조차 “학종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학생의 다양한 교육 활동을 위축할 대입 개편”이라며 “지난해 공론화 결정을 파기하고 정권의 입맛에 따라 대입제도를 흔들었다”고 비판했다.반면 정시 확대를 줄곧 주장해 온 학부모단체들은 “40%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정시확대추진학부모모임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늬와 말로만 정시 확대일 뿐”이라면서 “학종을 폐지하고 자유한국당이 발의한 ‘정시 50% 이상’ 법안을 통과시켜라”고 주장했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도 “당장 정시 비중은 50%까지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80% 이상으로 늘려야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수능과 학종 중 어느 방식이 지역과 소득, 고교 유형 등에 따라 불공정한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그러나 정시 확대가 수능 사교육에 불을 지피고 대치동 등 ‘교육 특구’로 학생들을 몰리게 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입시업계에서는 정시 확대로 수능 사교육이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시 확대가 자사고와 외고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학종 등 수시에 집중하는 일반고 선호도를 낮출 가능성도 높다. 교육부는 ‘금수저에게만 유리한 입시안을 뜯어고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저소득층·농어촌 및 지역의 학생들에게는 별 실익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 학생들은 수능 대비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대학별 기회균형전형 비율을 10% 이상으로 의무화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도 9~11% 선이다. 학생부 교과전형이 일반고에 비교적 유리하다는 점에서 지역균형선발을 교과전형으로 운영하도록 했지만, 내신 성적이 ‘전교권’인 학생들만 지원 자격을 얻을 수 있어 내신 사교육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의 학생들만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근본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 뒤 세 차례나 대입을 개편하면서도 별다른 교육 철학 없이 여론에만 휩쓸렸다는 게 가장 비판받는 지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과제로 수능의 힘을 빼는 ‘수능 절대평가화’를 내걸었다. 하지만 불과 2년여 만에 ‘조국 사태’로 악화된 여론을 달래기 위해 수능에 힘을 실어 줬다. ‘대학 서열화 해소’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문 대통령과 교육부가 직접 ‘서울 주요 대학’을 꼽으면서 사실상 대학 서열을 인정하는 모순에 빠지기도 했다. 논의 결정 과정이 철저히 베일이 가려졌던 점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논의는 당정청 협의회와 여당 내 교육 공정성 강화 특위가 주도했다. 협의체 내에 현직 교사 등 공교육계 인사는 없는 반면 사교육업계 스타 강사이자 대형 학원의 2대 주주였던 인물이 포함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교육은 ‘패싱’한 채 사교육업계의 논리에 휩쓸린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부모 찬스’ 우려 학교 밖 비교과·자기소개서 폐지, 내신 경쟁 심화 우려… 대학들 “변별력 없다” 반발

    현재 중학교 2학년이 치를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 교내대회 수상경력, 독서활동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반영되지 않는다. 학종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이지만 내신 경쟁 심화 등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또 대학들은 출신 고교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배제한 채 지원자를 평가하게 된다. 대학들 사이에선 “학생을 평가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나온다. 교육부가 28일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 교내대회 수상경력, 독서활동이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기재되지만, 대입 평가요소에서는 제외된다. 학교 정규 교육과정 밖에서 이뤄지는 비교과 영역은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 차원이다. 정규 교육과정인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이뤄지는 ‘자동봉진’(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진로활동)은 현행처럼 대입에 반영된다. 학생부 교과활동에 기재되던 영재교육 및 발명교육 실적도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또 자기소개서도 폐지된다. 이는 이들 활동이 부모나 사교육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 때문이다. 그러나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부족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학생들이 스스로 보완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학교로서는 ‘자동봉진’ 영역에서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해졌다. 학교의 프로그램 여건에 따라 학생들 간 유불리가 생기는 문제점도 예상된다. 독서활동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학교에서의 독서 지도가 힘을 잃는 등 학교의 다양한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학생부의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은 기재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돼 교사들은 모든 학생들의 세특을 기재해야 한다. 허위로 기재하거나 기재 금지사항을 위반하는 교원 및 학교에 대해서는 엄중한 조치가 취해진다. 그러나 수업 혁신이 없이 세특 기재만 의무화할 경우 부풀리기 또는 허위 기록이 조장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교과가 축소되면서 학생부 기재 공정성 논란이 세특으로 옮겨 갈 가능성도 있다. 고교별로 학교 정보를 대학에 제공하는 고교 프로파일은 ‘고교 후광효과’를 일으킨다는 비판에 따라 완전 폐지가 추진된다. 대학들은 모집요강에 평가항목과 배점, 평가방식, 기준 등 세부 평가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평가 과정에는 외부 공공사정관이 참여하며, 대학들은 면접 등 평가 과정을 녹화 및 보존해 학생들의 이의제기에 대응해야 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학교 정보를 없애고 학생들이 스스로 채운 비교과 활동도 없애면 사실상 내신만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 입학사정관은 “고교 프로파일은 ‘스펙’이 부족한 학생을 평가할 때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못한 학교 여건을 고려하도록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면서 “학생들로서는 자신 스스로 노력한 과정을 대학에 내보일 기회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학종 비교과가 폐지 또는 축소되면 면접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다른 대학들도 면접 강화 또는 수능 최저등급기준 강화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 대학의 학종 평가기준에 따른 ‘맞춤형 컨설팅’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단독] 賞 없는 노벨상의 나라… 학교·국회에서 상은 1등 아닌 봉사 의미

    [단독] 賞 없는 노벨상의 나라… 학교·국회에서 상은 1등 아닌 봉사 의미

    [상을 팔고 스펙을 삽니다] <3·끝> 돈으로 사면 안 되는 것들 서울신문은 ‘상을 팔고 스펙을 삽니다’ 1·2회를 통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돈 주고 상 타기’의 병폐를 파헤쳤다. 각종 시상 단체들이 매해 쏟아내는 수많은 상들은 대학생, 기업가, 정치인 등에게 팔려 입시와 취업, 홍보, 선거를 위한 수단이 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상을 사서라도 수상 실적을 쌓지만 그럴수록 상의 가치는 추락하고 있다. 상으로 대변되는 스펙 경쟁은 교육 현장에서부터 시작된다. 올해 서울대 수시 입학생이 써낸 상장의 수는 평균 30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학생은 고등학교 재학 중 총 108개의 상장에 이름을 올렸다. 한 고등학교에서는 한 해 동안 학생에게 준 상장의 개수가 전체 학생 수의 5배를 웃돌기도 했다. 교과목 경시대회부터 토론대회, 봉사상, 개근상, 친절상까지 이름만 바꿔서 찍어대는 상장은 더이상 성과와 노고에 대한 격려의 의미가 아니라 만들어진 ‘스펙’에 불과하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의 해법을 찾아 지난달 ‘노벨상의 나라’ 스웨덴으로 향했다. 경쟁보다는 개인의 적성과 능력을 존중하는 스웨덴의 학교에는 ‘전교 1등’ 상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남단에 위치한 시트브링크스고등학교. 전교생 수 220명인 이 학교는 일반고와 직업고가 함께 있다. 직업고에서는 집 짓기, 자동차 수리 등 직업에 관련된 실무를 가르친다.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목공 수업으로 흙투성이가 된 검정색 작업복을 입은 남학생들이 우르르 카페테리아로 몰려들었다. 대학 진학과 취업을 앞둔 학생들이었지만, 같은 시각 문제집과 씨름하고 있을 한국의 학생들과는 분위기나 표정이 사뭇 달랐다. 학생들에게 대뜸 “상 받아본 사람 있느냐”고 묻자 몇몇이 “스테판!”을 불렀다. 이 학교에서는 매년 연말 전교생 중 딱 한 명에게 수여하는 ‘베스트(Best) 학생상’이 유일한 상이다. 2학년인 스테판 테오도로픽(16)은 올해의 강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베스트 학생이라고 해서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은 그해 학교 생활을 성실하게 하고 다른 친구들을 잘 챙긴 학생들을 눈여겨보았다가 연말에 추천한다. 그리고 교사들의 토론과 투표 과정을 거쳐 공정하게 선정한다.베스트 학생상의 특전은 선생님들과의 저녁식사다. 이는 선생님들 못지않게 학생들을 잘 이끌고 수업 분위기를 좋게 한 학생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다. 이 상을 받는다고 해서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은 이 상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테오도로픽은 “베스트 학생상을 받으면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내가 좋은 사람이 되었다는 인증서를 받는 느낌이 들 것”이라며 “내 자신과 가족들에게 매우 자랑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가 가능한 건 경쟁보다는 평등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스웨덴의 교육 정책에 있다. 1960년대부터 스웨덴은 과목당 일정 점수 이상만 받으면 모두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학점제 시스템을 만들었다. 학교 성적으로 입학이 어려운 경우 호그스콜레프로비엣이라는 대학 시험을 통해 다시 점수를 받아 입학할 수 있다. 얼핏 보면 우리의 수시·정시 입학 개념과 비슷해 보이지만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더 높은 점수를 받고자 입시 코디네이터를 동원하는 일도, 학원과 과외에 수백만원을 쏟아붓는 일도, 스펙을 쌓기 위해 부모의 인맥을 총동원하는 일도 없다. 모든 것이 공교육 내에서 해결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각 학교에 진학설계사를 파견해 학생들이 진로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취업을 위한 인턴 프로그램도 각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연결해 준다. 이런 기조에 맞게 스웨덴의 학교들은 ‘베스트 학생상’처럼 봉사상 개념의 상만 일부 남기고 경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는 교육 현장에서 모두 걷어냈다. 주임교사인 사라 달크비스트(42)는 “적당한 종류의 상이 있다면 학생 능력을 계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상은 학생들에게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고 과도한 경쟁을 부추겨 불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스웨덴에서의 상은 대개 각 분야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감사패’의 개념에 가깝다. 수상자들은 사회에서 존경의 대상이 된다. 남발하지 않은 덕에 얻은 권위다. 누군가가 성공하고 인정받기위해 ‘수단’이 되어버린 우리나라 상들과는 격이 다르다. 스웨덴에서는 대학 입학 원서에도, 취업 원서에도 수상 경력을 기재하는 란이 없다. 스웨덴의 입시 원서는 단출하다. 대학 지원 통합 사이트에 가입한 뒤,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고 고등학교 성적과 졸업 증명서만 올리면 된다. 이후 합격자 발표가 나면 원하는 대학 전공 코스를 신청한다. 내신과 수능 성적, 자기소개서·교사 추천서·동아리와 봉사 활동·수상 경력 등 각종 스펙 증명서를 챙기고 면접까지 준비해야 하는 우리나라와 대조적이다.스웨덴 정치인은 상복이 없다. ‘좋은 게 좋지 않느냐’는 식으로 정치인들에 뿌려지는 ‘의정상’ 따윈 존재하지 않는 탓이다. 평생을 바친 몇몇 의원에게 주는 감사패가 전부다. 지난달 9일 스웨덴 국회의사당에서 만난 국회의원 마르쿠스 비셸(31·스웨덴민주당)은 “스웨덴에서 정치인은 국민을 대표할 뿐, 미국이나 한국처럼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특권층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국회에는 고졸부터 박사까지, 그리고 20대부터 60대까지 농부든 의사든 다양한 직업과 배경을 가진 정치인들이 모여 있다”고 말했다. 우리만큼 화려한 스펙 없이도 스웨덴의 인적 자본의 질과 활용도는 훨씬 뛰어나다.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인적자본지수를 보면 130개국 중 스웨덴은 8위(100점 만점에 73.95점)를 기록했다. 한국은 27위(69.88점)에 그쳤다. 학습능력 면에선 양국이 비슷했지만, 사회 진출 이후 노동자들의 숙련도(스웨덴 3위, 한국 25위)나 기술력(16위, 26위) 면에서 스웨덴이 훨씬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상이 귀한 스웨덴에서 시트브링크스고는 올해 상복이 터졌다. 직업반 교사이자 교감인 존 페터손(42)이 구청으로부터 올해 ‘최고의 선생님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상 역시 A4용지 크기의 상장 외에는 상금도, 승진 가산점도 주어지지 않지만, 이 지역 사람들은 매년 한 명의 선생님을 선정하기 위해 노벨상 시상식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을 보낸다. 학생과 동료 교사는 물론 학부모와 학교 이사들의 투표를 거치고, 동료 교사가 장문의 추천서를 써 줘야 하는 등 선정 과정이 까다롭다. 페터손은 “교사 생활 22년 만에 처음 상을 받았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처럼 뿌듯하다”면서 “더 많은 학생들에게 헌신할 수 있는 큰 힘이 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소수의 엘리트를 키워내는 게 아니라, 모두가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우수한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 학교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사회 속에서 상을 받는 일은 경쟁이 아니라 즐겁고 좋은 일이지요.” 글 사진 스톡홀름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과 빅카인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엘리트 체육·다이어트뿐인 여성 스포츠…“한판 어때?” 외치는 여학생들 많아져야

    엘리트 체육·다이어트뿐인 여성 스포츠…“한판 어때?” 외치는 여학생들 많아져야

    쉽게 떠올리기 힘든 풍경이 있다. 공원에 놓인 농구 골대 앞에서 공을 주고받는 여자들. 혹은 주말마다 조기 축구회에서 소리치며 뛰어다니는 여자들의 모습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공을 차며 학교 운동장을 누비는 건 대부분 남자들이었다. 여학생은 운동장 한쪽에서 그런 남학생들을 지켜보거나 피구를 할 뿐이었다. ‘몸싸움이 오가는 격한 운동은 남자의 것’이라는 편견 탓에 여자들은 운동장을 써 본 경험이 거의 없다. 경험이 부족하니 자연스럽게 ‘나는 팀 스포츠는 잘 못할 거야’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되지만 사실 여자들은 자신의 신체 능력을 시험해 볼 기회를 가져본 적이 없을 뿐이다. 페미니즘 교육을 연구하는 선생님들의 모임인 초등성평등연구회 소속 서한솔·박덕현·김은혜 교사가 여성 청소년과 성인 여성에게 농구와 유사한 ‘네트볼’ 강습 프로그램을 기획한 계기도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단 한 번이라도 여성들이 골을 넣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 생활 속에서 꾸준히 운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물꼬가 될 수 있다는 거다.여성에게 특화된 팀 스포츠인 네트볼은 1890년대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국내에는 1998년에 소개됐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종목이다. 한 팀당 7명이 참여하는 네트볼은 패스로만 공을 옮겨 상대편 골대에 공을 넣는다. 선수들은 센터(C), 윙 어택(WA), 윙 디펜스(WD), 골 슈터(GS), 골 어택(GA), 골 디펜스(GD), 골키퍼(GK) 등 각 포지션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는데 포지션별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한정돼 있다. 신체 접촉이 허용되지 않아 부상 위험이 적은 데다 경기 룰과 기술을 큰 어려움 없이 습득할 수 있어 비교적 쉽게 경기를 할 수 있다. 직접 네트볼을 경험해 본 뒤 그 매력에 매료된 세 교사는 다른 여성들과 운동의 희열을 나누기 위해 ‘피구를 넘어’라는 프로젝트 팀을 꾸렸다. 이들은 최근 여성가족부의 청년참여플랫폼 문화혁신사업(버터나이프크루 문화살롱) 중 하나로 선정된 ‘모두의 넷볼’ 프로그램을 통해 성인 여성들에게 네트볼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와 노원구, 경기 고양에 위치한 초등학교 세 곳에서 지난 10월부터 한 달간 4회에 걸쳐 초등학교 교사와 예비 교사, 지역 청년 50여명을 대상으로 네트볼 강습을 진행했다. 지도자로는 조다혜 대한네트볼협회 사무국장 등 여성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최근 만난 박덕현 교사(서울 천동초등학교)와 서한솔 교사(서울 상천초등학교)는 각각 지난해와 올해 자신의 학교에서 ‘네트볼 스포츠 클럽’을 만들어 아이들을 지도했을 만큼 네트볼에 대한 애정이 깊다. ●여학생 진입장벽 낮춘 생활체육 -‘모두의 넷볼’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서한솔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을 접하고 난 뒤 팀 스포츠를 경험하기 위해 성인 여성들이 모인 스포츠 팀을 찾아간 적이 있어요. 경쟁에 몰입하는 엘리트 체육의 분위기가 강하더라고요. 여성주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여성만을 위한 팀을 꾸린 게 아니라 ‘남자보다 못하기 때문에 여성만 모아서 한다’는 느낌이었어요. 지도자들이 운동을 가르칠 때도 ‘이게 남편 분 머리라고 해도 그렇게 차시겠습니까’라거나 혹은 ‘이거 힙업 되는 동작이에요’, ‘이 동작 하면 살 빠져요’라는 식으로 지도를 하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죠. 저같은 성인 여성이나 여성 청소년들에게 여성주의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 교수법이 필요하다고요.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체육에 대한 자신감이 낮은 편이라 진입 장벽이 낮은 생활 스포츠를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팀명을 ‘피구를 넘어’라고 지은 이유가 있나요. 서한솔 여자들이 어렸을 때 학교에서 손쉽게 경험하는 팀 스포츠가 피구인데 피구에서 상대방을 아웃시킨 경험이 모두가 협력해서 이룬, 기쁘고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되지는 않거든요. 내가 던진 공에 친한 친구가 맞아서 울었다던가, 맞은 아이가 반에서 영향력 있는 아이라서 그 아이를 맞힌 이후 은은한 따돌림을 당한다던가 대부분 안 좋은 기억이죠. 또 피구는 한 명만 잘하면 나머지는 들러리를 서게 되잖아요. 피구가 팀 스포츠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에요. -팀 스포츠로서 네트볼이 좋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한솔 피구가 유행한 이유 중 하나가 규칙이 워낙 간단하고 익혀야 하는 기초 기술이 거의 없어서라고 생각해요. 공을 던지고 받는 정도이니까요. 축구나 농구, 배구는 그렇지 않죠. 네트볼은 초반에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라서 기술 연습을 따로 하지 않아도 경기를 쉽게 할 수 있어요. 실제로 이번에 ‘모두의 넷볼’ 강습에 참여하신 분들도 3회째부터 경기에 바로 참여하셨어요. 박덕현 농구의 경우 스타 플레이어 한 명이 돌파해서 골을 넣으면 득점이 가능하잖아요. 네트볼은 그런 구조가 아니에요. 규칙 자체가 코트 가운데에 위치한 센터에서 시작해서 패스를 통해서 서드라는 공간을 꼭 통과한 다음 공을 넣을 수 있는 포지션만 슛을 던질 수 있어요. 공을 잡았을 때 주변에 누군가가 와주지 않으면 연결이 안 돼요. 한 명이 잘한다고 절대 될 수 없는 운동이죠. ●서로 격려하며 즐기는 팀 스포츠 실제로 지난 9일 오전 11시 서울 강동구 천동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4주차 강습을 받는 참가자 14명의 열의는 남달랐다. 조다혜 대한네트볼협회 사무국장의 지도에 따라 팀을 나눠 경기를 하는 동안 ‘나이스 수비’, ‘괜찮아요’, ‘굿’ 등 내 팀, 상대 팀 가릴 것 없이 서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도 슛 연습을 하기 위해 골대 주변에 모여 있거나 조 사무국장에게 경기의 세부 규칙과 전략에 대해 꼼꼼히 묻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강습에 참여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박덕현 참가자들에게 참여 동기를 여쭤보니 대부분 ‘팀 스포츠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경험하고 싶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저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더라고요. 어떤 분이 슛을 너무 잘 넣어서 다른 참가자들이 그 분에게 ‘천재 슈터’라는 별칭을 붙여줬거든요. 당사자는 지금까지 자기가 몰랐던 능력을 알게 되는 거잖아요.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서한솔 그리고 여학생들이 속한 스포츠 클럽을 운영하다보면 느끼게 되는 점이 여학생들은 큰 목소리로 서로를 독려하는 이야기를 잘 못해요. 그런 식으로 소리를 질러본 경험이 없는 거죠. 저 역시도 익숙하지 않아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나이스’, ‘굿’, ‘멋져’, ‘바로 그거야’라는 식으로 단어를 정해놓고 내내 말했었거든요. 이번에 네트볼 강습 때도 참가자들께 이런 말을 많이 하자고 말씀드렸어요. 저도 운동을 이것저것 해봤지만 수영이나 필라테스 할 때 나를 격려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거든요. 요가 할 때 인사하는 ‘나마스떼’ 정도랄까요(웃음). 박덕현 여자들은 운동이라고 하면 대부분 다이어트를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몸을 움직이는 것도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다들 재밌어 하더라고요. ●남학생 중심의 학교 구기수업 초등학교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건 여학생들이 경험하는 운동의 지평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성별이나 신체 능력의 차이 없이 누구나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네트볼이나 티볼 같은 ‘뉴 스포츠’를 도입하고 있지만 운동장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건 여전하다. 두 사람은 대부분의 학교에 남학생을 위주로 한 스포츠 클럽이 많고, 공놀이를 할 때에도 공의 주도권은 대부분 남학생들에게 있다고 했다. 검도나 태권도처럼 개인 운동을 하는 여학생도 있지만 고학년이 되면 방송 댄스와 같은 표현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체육 수업의 한계가 있다면 어떤 점일까요. 서한솔 여학생들은 축구를 할 때도 ‘공주 축구’를 배워요. 남녀가 손을 잡고 축구를 하는 건데 규칙상 남학생은 골을 넣지 못하고 여학생만 골을 넣을 수 있어요. 공이 있는 곳까지 남학생이 여학생을 에스코트하는 식이죠. 요즘 학교에서 티볼을 많이 하는데 티볼에 사용하는 방망이를 남녀 구분해서 사용하게 하는 선생님들도 있어요. 휘두를 때 부담 없도록 플라스틱으로 된 방망이를 사용하거든요. 여학생들에게는 두툼한 플라스틱 방망이를 쓰게 하고 남학생들에게는 ‘그래도 남자들은 알루미늄 배트 한 번 써봐야지’라고 하는 거죠. 교사가 그렇게 선언을 해버리면 다들 다른 방망이는 못 만지겠죠. 여학생들이 스스로를 ‘2등 시민’으로 여기도록 하는 활동이 두드러지는 게 체육 수업인 것 같아요. 이런 식의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는 게 문제죠. 박덕현 피구도 ‘여왕님 피구’, ‘기사 피구’라고 해서 남학생들이 공을 막아주기도 하고요. 서한솔 사실 선생님들 나름대로는 고육지책이었을 거에요. 기본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신체 능력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 점을 존중하고 보완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죠. 또 아이들에게 배려를 가르친다는 이유로 체육 활동을 할 때 ‘서로 부딪치지 않게 조심히 하라’고 하는데 사실 그건 불가능하거든요. 아이들이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는 활동을 하다보면 당연히 통증이 있을 수 있죠. ‘친구랑 부딪칠 수 있다. 근데 좀 덜 다치려면 이렇게 하라’고 가르쳐야 해요. 특히 여학생들이 다치면 그게 엄청난 일인 것처럼 주변에서 반응을 하거든요. 남자 아이들이 넘어지면 그냥 ‘털고 일어나’라고 하고요. 여성주의 교수법이 바탕이 된 체육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이런 점 때문이에요. ●단순한 경험을 넘어 연대로… ‘피구를 넘어’ 팀은 오는 30일 세 지역에서 강습을 받은 참가자들이 각각 팀을 이뤄 겨루는 네트볼 대회를 마지막으로 ‘모두의 넷볼’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 두 사람은 이번 프로젝트가 그저 ‘팀 스포츠에 참여했다’는 단순한 경험으로 끝나지 않도록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뤘으면 하는 바가 있으신가요. 서한솔 완전 ‘빅픽처’를 꿈꾸고 있어요(웃음).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한 네트볼 붐을 일으키는 게 저희의 목표예요. 이번 강습에 모두 출석한 분들은 대한네트볼협회 네트볼 지도자 자격증(3급)을 받을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네트볼 지도자들이 벌써 수십명 생긴 거잖아요. 저희 강습에 참여한 분 중에 교사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각자 소속된 지역에서 네트볼 클럽 만드는 걸 권장하고 있어요. 그분들이 학교를 거점으로 네트볼을 퍼트리다보면 나중에는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지역 리그를 만들 수도 있겠죠. 활성화되면 동호회 성격을 띤 지역 성인팀도 만들어질 거고요. -지역을 기반으로 한 네트볼 클럽이 많아져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서한솔 페미니즘 붐이 일면서 최근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원데이 운동 클래스’가 많이 열리고 있어요. 저도 가본 적이 있어요. 늘 아쉬웠던 건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 단 하루만 운동을 배우고 흩어지니까 팀이 지속되지 않더라고요. 지역을 기반으로 한 팀이 생긴다면 그 지역에서 자라는 여학생들도 보겠죠. 그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거든요. 어렸을 때 네트볼을 배운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도 계속 참여할 수 있는 팀을 단 몇 개라도 각 지역에 만들어보자는 게 저희의 바람입니다. 이젠 여자들도 공 하나 들고 나가서 ‘한판 어때’ 라고 외치는 일이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요. 글 사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영화, 김지영, 그 이상의 역할/최여경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영화, 김지영, 그 이상의 역할/최여경 문화부장

    교실을 떠나는 키팅 선생을 향해 학생들이 하나둘 책상 위에 올라서 경의를 표하던 그 장면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소심했던 학생 토드가 결기 있게 용기를 내 키팅 선생에게 “오,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치던 그 순간 극장 안에선 관객들이 훌쩍이는 소리가 점점 커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건조한 학교와 지루한 수업, 학업의 부담감이 커질 때 만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1989)는 큰 위로를 안겼다. 우주 스케일의 마블 영웅물이 나오고, 미래에서 다시 터미네이터가 왔지만, ‘죽은 시인의 사회’가 남긴 감동은 어느 영화도 대체하지 못했다. 2016년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은 50대 노동자와 미혼모 등 평범한 사람들을 조명하면서 부조리하고 관료주의적 행정을 꼬집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였다. 이 영화로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영국 영화 거장 켄 로치 감독은 “우리는 희망의 말을 전해야 한다. 또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말해야 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영화는 현실을 담아내는 창구로서 역할을 한다. 날카로운 시선이든, 잔잔한 전달이든, 리얼리즘은 관객의 마음을 파고든다. 이런 점에서 반가운 영화가 바로 ‘82년생 김지영’이다. 털어놓자면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화제성이 의아했다. 모든 사회적 문제가 김지영으로 수렴되는 작품에 공감을 주기 힘들었다. 잘 쓴 소설이 가진 수사적 예술성이나 과도한 감동을 기대했던 것인가,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지만 그런 탓은 아니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실제로 겪는 일이라는 데는 동감한다. 다만 소설에서 불편한 점은 이 사회의 남성을 전적인 가해자로 만들거나, 어머니를 그들에 동조하는 인물 정도로 그렸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도 인간 김지영을 철저히 수동적으로 행동하게 하면서 여성을 무력화했다는 데 씁쓸한 뒷맛이 남았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반신반의했던 이유다. 영화의 개봉 전과 후의 주변 평가는 마치 이 영화 평점의 흐름과 같았다. 소설이 받았던 ‘지나친 여성중심적 시각’과 ‘남성 혐오 강화’라는 비난이 고스란히 향하면서 개봉 전에 평점 테러(10점 만점에 2점대) 대상이 됐다가 개봉 후 평점은 9.3대에 이른다. 소설에 고개를 가로젓던 남성들도 영화를 보면서 “엄마 생각에, 동생 생각에 눈물이 찔끔 났다”고 했다. 실제로 극장에서 한자리 건너 앉은 남성은 눈물을 주체하질 못했다. 영화의 미덕은 소설의 문제의식을 공유하지만 다른 태도로 방향을 제시한다는 데 있다. 바로 ‘여성의 연대’다. 영화에서도 남성들의 말과 행동은 불편함을 안긴다. “맘충 팔자가 상팔자”라거나 육아 후유증으로 빙의하는 여성을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한다”고 거침없이 내뱉는다. 여성 임원에게 “엄마가 일을 하면 애가 어디라도 잘못된다”고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상황에서 여성을 피해자로 두지 않는다. 그리고 매 상황마다 여성들의 연대가 빛을 발한다. 소설에선 김지영이 홀로 느낀 피폐한 감정들은 영화에선 엄마와 언니를 통해, 여성 상사와 동료를 통해 나누고 극복한다. 마치 당신은 누군가의 딸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이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얘기하듯이. “지영이가 아프다”는 것이 “대현(지영의 남편)이는 아프지 않다”와 등가가 되거나, “대현 때문이다”라는 인과로 만들어선 안 된다. 그 결과는 혐오와 대결뿐이다. 모두 저마다 아프고 위로받고, 변화하면서 이겨 낸다. 영화는 그렇게 지영의 엄마와 외할머니, 직장 동료,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루 전하면서 ‘82년생 김지영’을 더 보편적인 이야기로 만들고 주변을 생각하게 했다. ‘김지영’의 또 다른 해석으로서 이 영화는 꼭 나왔어야 했다. cyk@seoul.co.kr
  • “자사고 폐지는 획일적 평등 회귀” “고교 서열화 심각성 인정한 조치”

    “자사고 폐지는 획일적 평등 회귀” “고교 서열화 심각성 인정한 조치”

    7일 발표된 정부의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에 대한 반응은 반발과 환영으로 극명하게 나뉘었다. 2025년 전면 시행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이해 당사자인 자율형사립고 교장·학부모들의 반발이 가장 거셌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와 자사고학부모연합회는 이날 서울 중구 소재 자사고인 이화여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계획을 규탄했다. 대광고 교장인 김철경 교장연합회 회장은 “자사고 폐지는 공정성을 가장해 획일적 평등으로 회귀하는 퇴행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사고는 교육의 수월성과 다양성을 확보해 왔다”면서 “적폐로 단정해 자사고를 폐지하더라도 또 다른 서열화가 생겨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수아 학부모연합회 회장은 “일반고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방법은 고민하지 않고 자사고를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 없앰으로써 국민 불평을 무마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시민단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고교 체제가 정권과 교육감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것은 교육법정주의와 다양성을 명시한 헌법 정신의 훼손”이라고 밝혔다. 박소영 정시확대추진학부모모임 대표는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들을 특목고 탓으로 돌리는 모양새”라면서 “일괄 폐지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진보 성향 단체들은 환영의 입장을 드러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고교 서열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시행령 개정에 나선 것을 환영한다”며 일반고 역량 강화를 위해 교원 확충, 교육환경 정비, 수업시수 조정, 소외지역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과 교사노동조합연맹 역시 “입시전문학교, 귀족 학교로 불렸던 특권 학교들의 폐지에 찬성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다만 “수능 과목에 치우친 교육, 입시 전문 특별 지역의 부상이 우려된다”면서 “발표와 충돌하는 정시 확대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명주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교육 평등에 위배되고 사교육 시장을 팽배하게 만드는 자사고, 외고 폐지 계획에 학부모들이 찬성하고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학종 제도가 문제? 편법 기재가 문제? ‘맞춤 대책’ 찾아라

    고교 프로파일, 학교 후광효과 우려 꼼수 자소서 못 거른 경우 0.1% 추정 “사립학교 폐쇄성·인사권 대책 필요 대학도 심도있는 면접 통해 검증을” 교육계 “급격한 전형 조정 지양해야” 교육부가 지난 5일 결과를 발표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가 고교등급제나 ‘부모 찬스를 통한 합격’과 같은 실제 불법 사례를 밝혀내지는 못했다. 교육계에서는 “학종의 폐지나 축소의 근거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대대적인 개선을 통해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교육부는 일부 고교가 대학에 제공하는 ‘고교 프로파일’ 정보와 일부 대학이 학종 평가자에게 제공하는 ‘평가 시스템’의 정보가 지원자 평가에 ‘학교 후광효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학교 학생들의 모의고사 성적이나 대학 진학 실적, 고교 유형에 따른 서열이 정보로 대학에 제공돼 학생 평가에 개입할 소지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이 같은 정보가 실제로 학생 선발에 영향을 미친 불공정 사례가 있었는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임병욱 서울 인창고 교장은 “평가자들이 지원자의 역량이 아닌 출신 고교를 바탕으로 선입견을 갖고 평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고교 프로파일의 7번 항목(‘기타사항’)이 고교들이 대학에 부적절한 정보를 편법 제공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임 교장은 “고교 프로파일의 항목을 정비하고 각 고교에 가이드라인을 줘야 하며, 정부 차원에서 표준화된 평가 시스템을 개발해 각 대학에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생활기록부의 편법·변칙적 기재와 ‘부풀리기’는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 요구된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데 학생부에는 학생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라고 하니 학생부 기록에 온정주의와 형식주의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수업을 혁신해 학생들의 주도적인 참여를 이끌어야 학생부에 질 높고 실체 있는 기록이 가능하다”면서 “대학들도 심도 있는 면접을 통해 학생부 기록의 신뢰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립학교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동하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위원은 “숙명여고 사건과 최근 전주 고교에서 발생한 답안지 조작 등의 사건은 모두 사립학교에서 발생했다”면서 “학생부의 불법적 기재를 묵인·은폐하거나 종용하는 사립학교의 폐쇄적 구조와 인사권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모 직업’을 은연 중에 드러내는 ‘꼼수’ 자기소개서·추천서는 조사 대상 13개 대학의 2019년도 대입에서 총 366건이 적발됐다. 이 중 감점이나 부적격 처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례는 232건으로, 지원자 전체의 0.1%가량으로 추정된다. 임 교장은 “고교 교육과정을 통해 배운 것을 묻는 1~3번 문항과 달리 대학 자율 문항인 4번 문항이 이 같은 편법 기재를 유발한다”면서 “자소서 항목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자소서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대학들도 자소서를 점차 폐지해 나가는 추세다. 교육계에서는 대입 전형의 비율을 급격하게 조정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고 학생들을 위해 학생부교과전형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지만, 한편에서는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추구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의 방향에 역행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정근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은 “내신 상대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을 확대하면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 확대와 교육과정 다양화는 불가능하다”면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와 학교 교육 정상화라는 방향에 기반해 대입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3년 뒤 교대·사범대 정원 감축… 교육계 “교사 아닌 학급당 학생수 줄여야”

    내년부터 역량평가… 교원 자격 광역화도 교원연합회 “교육의 질 고민 없는 결정 학생수 25명 이하일 때 수업 혁신 가능” 기획재정부가 6일 새로운 교원 수급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교사 채용 규모를 축소하는 정책이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지난해 교육부는 ‘2019~2030년 중장기 교원 수급계획’에서 2030년 신규 초등교원은 최대 3500명, 중등교원은 3000명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초중등 교원 선발 인원은 2030년 3000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선발 예정 인원인 4040명(초등), 4460명(중등)보다도 1000명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정부가 교사 수 축소에 나선 것은 그만큼 학령인구 감소 폭이 당초 예측보다 컸기 때문이다. 올해 학령인구(6~17세) 추계를 보면 2025년 509만명으로 3년 전 추계보다 17만명이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추산된 2030년 학령인구 역시 426만명으로 3년 전 예측보다 71만명이나 적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역별 학령인구 증감과 교육의 질 제고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교원 수급 기준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교사 수 감축을 위한 로드맵도 이날 함께 발표됐다. 우선 내년에 ‘중장기 교원 수급계획’을 다시 내놓기로 했다. 현재 교원 수급 기준은 교사 1인당 학생 수에 맞춰 짜여 있는데, 인구가 급감하는 만큼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교육부는 16.8명인 초등교사 한 명당 학생 수를 2022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15.2명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로 마련한 교원 수급 기준을 토대로 교원대, 사범대 졸업생 숫자를 줄이기 위한 교원양성기관 역량 평가가 내년엔 일반대, 2021년 전문대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평가 결과에 따라 2022학년도부터 교대·교원대·일반대, 2023학년도부터 전문대 정원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결국 교육 능력이 미흡하다고 평가된 학교들이 먼저 정원 감축이라는 칼바람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정부는 2022년 말부터 한 교사가 여러 과목을 가르칠 수 있도록 ‘교원 표시과목 광역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현재 통합과학,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등으로 세분화된 교사자격 과목을 ‘과학’으로 통일하고, 심화 전공을 별도로 표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부는 교과 간 칸막이 완화를 이유로 앞세웠지만 결국 줄어드는 교원 선발 숫자에 맞춰 효율적으로 교사들을 배치하려는 의도라는 게 교원단체의 지적이다. 교육계는 교육의 질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결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개별화 수업과 생활지도, 토론 등 수업 혁신이 가능하려면 ‘교사 1인당 학생 수’에 집착할 게 아니라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이하로 낮춰야 한다”면서 “선진 교육환경에 도달하지도 못했는데 학생이 줄어든다고 교사를 줄이는 건 교육 여건을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초·중·일반고등학교에서 학생 수 31명 이상인 학급은 총 2만 9827개로 특수학급을 제외한 전체 학급의 14.6%에 달한다. 학생 수가 36명 이상인 ‘콩나물 교실’도 4543개(2.2%)나 됐다. 교사자격의 광역화 역시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와 맞물려 심도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사는 “한 교사가 사회·역사·지리를 다 가르치면서 사회의 세부 심화 과목도 잘 가르칠 것을 요구하는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서울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정시 확대·학종 축소… 농어촌·저소득층 ‘주요대 좁은문’ 막히나

    정시 확대·학종 축소… 농어촌·저소득층 ‘주요대 좁은문’ 막히나

    경제력 있는 중학생은 대도시 고교 진학 “수능 사교육 소외 학생들 기회 줄어들 것” 서울대 2022년도 학종 일반·균형 선발↓ 교육부 고른기회·지역균형 확대 방침에 서울 주요 대학 선발 비율 증가 난관 예상 전남의 한 읍지역에 있는 일반고인 A고등학교 학생들은 학원에 가려면 학교에서 버스로 30분 걸리는 읍내까지 나가야 한다. 그나마 강사 두세 명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 내신을 봐주는 학원이다. 고교 완전 무상교육 시행 전이지만 이 학교 전교생 200여명 중 4분의1가량은 이미 교육급여 등 교육비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학생들에게는 인터넷 강의도 ‘언감생심’이다. 이 학교는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시모집 전형을 통해 한 해 10여명을 ‘서울 주요 대학’에 진학시켜 왔다. 학교가 다양한 교육과정과 비교과 활동에 공을 들인 덕에 농어촌 전형이 아닌 학종 일반전형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정시 확대’ 소식이 들려오면서 학부모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최근 열린 학교 입학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은 “아이를 보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그나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성적이 좋은 중학생들은 다른 지역 고교에 진학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한 학생이 빠져나가면 수준별 수업도 의미가 사라지고, 토론이나 프로젝트 수업을 이끌 학생이 없어 학생 참여형 수업도 위축된다. 이 교사는 “농어촌 학교에서는 교육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교육 여건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주요 대학의 수능 위주 정시모집 선발 인원 확대로 수능 사교육에서 소외된 학생들의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 주요 대학들이 저소득층과 농어촌 학생들을 위한 전형 운영에 소극적이라는 점도 한몫한다. 교육부가 저소득층과 지방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 축소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걸림돌도 적지 않다. 실제 서울대는 2022년도 입시에서 정시모집 선발 인원을 224명 늘리면서 학종 일반전형(127명 감소)과 함께 학종 지역균형전형(104명 감소) 선발 인원도 줄였다. 전대원 실천교육교사모임 대변인은 “대학들은 수시모집의 전형별 비율을 최대한 유지하려고 한다”면서 “서울대가 학종 일반전형을 축소하면 학종 지역균형전형도 축소 또는 유지돼, 일반고 및 지방 학생들의 기회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른기회전형(기초생활수급자·농어촌학생·특성화고 졸업자 등 대상)과 일반고 및 지방 학생들에게 그나마 유리한 학생부교과전형도 서울 주요 대학에서는 ‘좁은 문’이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2021년도 입학전형에서 고른기회전형의 비율은 9.61%로, 전국 4년제 대학 평균(13.70%)보다 낮다.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2020년도 평균 7.1%로, 전국 4년제 대학 평균(42.4%)에 한참 못 미쳤다. 교육부는 고른기회전형과 지역균형전형 등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고교 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과의 연계를 강화해 고른기회전형 선발비율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주요 대학들이 전국 대학의 평균 수준까지 선발 비율을 끌어올리거나, 대학별로 전년 대비 비율을 늘리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15개 대학이 최근 5년 사이 고른기회전형을 평균 0.95% 포인트 늘린 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교육부는 기회균등전형의 선발비율을 고등교육법에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이는 대학의 자율성 침해 논란을 낳는다. ‘균형’을 강조하는 입학전형이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지도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대(학종 지역균형전형), 고려대(학종 기회균등전형) 등 일부 상위권 대학은 ‘균형’ 전형에도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적용한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학교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지방 및 저소득층 학생들을 선발하는 전형에 사교육이 필요한 수능 성적을 요구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청암학원 이사장이 돈 갚아라고 아버지에게 소송 건 이유는

    청암학원 이사장이 돈 갚아라고 아버지에게 소송 건 이유는

    강병헌(39) 청암학원 이사장이 교도소 복역 후 학교에 피해를 끼치고 있는 아버지 강명운(72) 전 청암대 총장에게 돈을 갚아라고 소송을 걸었다. 사학재단 운영과 관련한 부자간 민사소송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속내는 강 전 총장의 배임액을 줄이기 위한 꼼수 소송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 전 총장은 총장 재직시 6억 5000만원 배임죄로 1년 6월을 살고 지난 3월 만기 출소했다. 그는 자격정지 5년에 배임으로 대학에 손실을 끼친 6억 5000여만원을 변제해야한다. 교육부는 지난 3월 강 전 총장 출소후 공청회를 열어 그가 직접 참석한 자리에서 피해액을 조속히 갚을 것을 주문하는 등 수차례 재촉하고 있다. 일본에서 빠칭코 사업을 하다 선친의 학교를 물려받은 강씨는 일본에 충분히 돈을 갖고 있으나 지금 당장은 가져오기 어렵다는 등의 구실을 대며 아직 한푼도 내지 않고 있다. 결국 교육부는 올해 청암대에 주기로 한 재정지원금 27억원중 강 전 총장의 책임을 물어 지난 8월 배정액 중 30%을 삭감하는 결정을 내렸다. 8억원이 깎였다. 학생들의 수업 질도 그만큼 낮아졌다. 학생들의 실험기자재 구입과 학습 프로그램개발, 강사 섭외 등으로 사용돼야 할 금액을 못받게 된 셈이다. 이 같은 손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강 전 총장은 배임액을 상환할 노력을 하기보다는 학교법인이 자신에게 소송을 걸 때까지 기다렸다. 소송을 통해 변제액을 대폭 감액하는 술수를 노린 것이라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아들 강병헌 이사가 지난 5월 이사장이 되자 학교법인은 같은달 말 강 전 총장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걸었다. 채권자는 아들, 채무자는 아버지인 부자지간 소송으로 양측 변호인들 간 배임액을 감액하는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변호사간 중재안으로 변제액을 대폭 깎을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변호사는 “학교 나름대로 손실을 회수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교육부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한 시간 끌기용 같다”며 “형사재판의 기판력이 있다해도 민사부분에서는 소송을 통해 금액 조절이 가능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법인 사무국 직원은 “강 전 총장이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던 만큼 소송을 통해 회수하려는 것으로 지난 18일 첫 심리가 열렸다”며 “사적인 부자 관계를 떠나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정식 재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청암학원은 현재 교육부의 ‘이사회 운영 관련’ 지침을 따르지 않고 이사회를 개최하려다 4차례나 파행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재단소속의 청암대와 청암고가 학사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인서울 대학’ 정시 40%로 늘리면 수능으로 4000명 더 뽑는다

    ‘인서울 대학’ 정시 40%로 늘리면 수능으로 4000명 더 뽑는다

    文대통령, 정시 확대·학종 축소 재강조특목·자사고 2025년 일반고 일괄 전환 “정시 최대 45% 가능성도”… 새달 발표수능 최저기준 강화 땐 파급력 더 클 듯 “강남·특목고 싹쓸이” “패자부활전 가능”지방 “학생 90% 수시로 가는데 어쩌나” 교육계 “정시 확대로 고교학점제 무력화 고교학점제 전제로 특목고 폐지는 모순”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교육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며 밝힌 ‘정시 확대’ 방침은 1997학년도 수시전형이 처음 도입된 후 점진적으로 확대되던 20여년간의 추세를 뒤바꿀 수 있는 ‘초강수’다. 이른바 ‘서울 주요 대학’에 한정될 것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시 확대 방침은 정부의 ‘결단’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 기조가 수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문 대통령과 교육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은 ▲서울 주요 대학 정시 확대 ▲학교생활기록부 공정성 강화·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교과 대폭 축소 ▲외국어고·국제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 2025년 일반고 전환 ▲지역균형·기회균등전형 확대 등이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대학원 교수는 “상위권 대학 입시를 위주로 학교교육이 짜여 있는 상황에서 ‘서울 주요 대학’만 정시를 확대한다 해도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확대가 언제, 어느 정도의 폭으로 이뤄질지는 11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입시업계에서는 당장 2022학년도 대입에서 ‘정시 30% 룰’을 뛰어넘는 40~45% 선에서 정시 비율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모집요강이 확정된 2021학년도를 기준으로 정시 비율을 40%로 확대한다고 가정하면 서울 지역 15개 대학에 정시로 가는 인원이 4000명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학종에서 비교과가 축소되면 학생 변별이 어려워지는 대학들이 학종을 줄이고 정시를 더 늘릴 수도 있다. 대학들이 수시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강화하면 ‘정시 확대’ 이상으로 대입에서 수능의 실제적인 영향력이 커질 공산이 크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중3 자녀를 둔 이모(45)씨는 “내신 한 번 망치면 학종은 포기해야 하는데, 정시가 확대되면 ‘패자부활전’이 가능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충남의 한 일반고 1학년 최모(16)군은 “늘어난 정시 인원으로 ‘N수생’(재수생 등)이 먼저 빠져나가고 나머지는 강남이나 특목고, 자사고 ‘현역’(고3 수험생)이 차지할 것 같다”면서 “그 외의 학생들에게 기회가 생긴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급변하는 입시정책에 고충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높다. 고교 1학년 김모(16)양은 “중학교 때부터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고1 내내 내신 챙기고 학생부를 잘 채우려 노력했다”며 “학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비리가 있는 것처럼 매도되면서 입시 때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중2 자녀를 둔 이정화(40)씨는 “외고나 자사고에 아이를 보내도 될지 불안하니 고등학교 입학 상담에 목돈을 쏟아부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과 목동, 경기 분당 등 이른바 ‘교육특구’와 지방 교육계는 희비가 엇갈린다. 분당의 일반고인 A고등학교는 최근 입시설명회에서 “수능 중심 교육과정을 강화해 과거 명문고의 지위를 되찾겠다”고 홍보했다. 부동산업계는 이번 방침이 대치동 등 교육특구 지역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반면 지방 일반고는 ‘울상’이다. 전남의 읍지역에 위치한 한 고교 진로진학상담교사는 “정시에서는 수도권 교육특구 지역과 경쟁하기 어려워 수시에 주력하는데, 대입에서 더욱 불리해질 것”이라면서 “지역 중학생들이 시골 고교 대신 도시나 특목고, 자사고로 향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성명을 내고 “학생 90% 이상이 수시전형으로 진학하는 전남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교육계에서는 정시 확대와 고교학점제, 고교 서열화 해소, 학종 비교과 축소 등 최근 발표한 일련의 구상이 곳곳에서 삐걱거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정시 확대를 주문하며 고교학점제를 무력화시키는 상황에서 고교학점제 도입을 전제로 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를 검토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학종에서 비교과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학생들에 대한 기록이 풍성하게 담기게 하려면 토론·협업·실험 등 학생 참여형 수업이 활성화돼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일반고는 그런 여건이 마련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학종 비교과 축소와 맞물려 학생부의 세특을 채우기 유리한 학교들로의 쏠림 현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교장은 “고교학점제로 일반고의 수업 혁신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해왔는데, 정시를 확대한다니 (고교학점제 도입은)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고교 교육 정상화와 선택형 교육과정, 과정 중심 평가 등 그간의 교육 혁신 기조와 일련의 변화들은 정시 확대 기조로 도전에 직면했다. 김 교수는 “정시 확대는 창의와 융합, 교육과정 다양화가 골자인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완전히 엇박자”라고 지적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정시 확대를 이유로 이미 한 번 연기된 고교학점제를 또 연기하고, 다음 정권으로 미뤄 둔 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도 유야무야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정동완 경남 김해 율하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대학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취감을 느끼고 살아가는 힘을 키우기 위해 동아리 회장이나 교내대회 등 다양한 도전을 적극 권해왔다”면서 “다양한 활동이 위축된 채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문제풀이 수업에 집중하면 이른바 ‘중·하위권’ 학생들은 버려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안양시, 제일산업 관련 소송 패소…항소의사 밝혀.

    경기도 안양시는 만안구 석수2동 연현마을 제일산업개발과의 민사소송에서 일부 패소했다고 24일 밝혔다. 하지만 시는 연현마을 주민들의 생활권을 보장하기 위해 항소할 예정이다. 제일산업개발은 아스콘을 제조하는 업체로서 인근의 연현마을 주민들은 이 업체에서 발생하는 악취 등의 환경오염으로부터 수년 동안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아스콘 공장을 운영하는 업체가 안양시를 상대로 “시의 단속활동은 위법하다”며 낸 2억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안양시는 아스콘 업체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시 관계자는 “재판부 결과에 대해서는 존중을 하지만 아스콘 공장의 불법행위가 명확하다”며 “주민과 업체 간의 갈등상황 해결을 위한 노력을 정당한 행정행위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소송결과는 자칫 연현마을 주민들의 건강에 이상이 없고 환경적인 피해도 없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바로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시는 지난해 환경관련법 위반, 불법증축, 개발제한구역법 위반 등 제일산업개발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며 특별팀을 구성해 단속을 실시했다, 아스콘 공장과 맞닿은 유치원과 초·중학교의 피해 그리고 2005년부터 건강상의 피해를 호소하는 연현마을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다. 특히 초·중학생들은 제일산업개발에서 내뿜는 악취로 인한 구토 등으로 수업이 힘들어 등교거부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제일산업개발은 안양시의 이와 같은 단속이 불합리하다며 지난해 6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고교등급제 살피는 교육부, 일반고 차별 의혹 밝힐까

    ‘대학에 주는 고교 정보’ 고교 프로파일 13개 대학 적용했는지 여부 자료 요청 못 밝히면 비교과 폐지·축소에 그칠 것 “대입 실적 좋은 특목고 위상 높아질 듯”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교육부가 조사 대상 대학들이 ‘고교 등급제’를 적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학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정성평가인 학종의 특성상 고교 등급제가 실재하는지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일 정의당 여영국 의원실에 따르면 교육부는 학종 실태조사 대상인 13개 대학에 고교 등급제 적용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자료들을 요청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고등학교 프로파일 활용 지침’이다. 고교 프로파일은 각 고교가 스스로 제공하는 학교 정보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공통 고교정보 시스템’을 통해 수집, 관리해 각 대학에 제공하고 있다. ▲학교 기본 정보 ▲교육환경 및 구성원 특성 ▲교육과정 운영 현황 ▲동아리 활동 개설 및 운영 방식 ▲교내 시상 내역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 ▲기타 사항 등 7개 항목이다. 대학들은 고교 프로파일을 통해 지원자가 특목고나 자사고, 비평준화 지역의 일반고 학생인지 여부부터 학교에서 학생 참여형 수업이 활성화돼 있는지, 학생들이 동아리를 자주 변경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고교 등급제는 대학들이 특목고와 자사고, 교육특구 고교 등 학생의 내신 등급을 그 외 지역 일반고 학생보다 높게 보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차등 평가하는 것으로, 기여입학제 및 본고사와 함께 ‘3불(不) 정책’에 따라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그러나 대학들이 수시 전형을 통해 특목·자사고 및 강남 8학군 고교 출신을 우대한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교육부는 고교 프로파일 관련 자료와 함께 ‘전형 단계별 평가계획’, ‘평가항목별·단계별 평가 결과’, ‘단계별 합격자 사정자료’ 등도 제출받았다. 이들 자료를 분석하면 전형 단계를 거치며 특목·자사고 및 교육특구 학생이 특혜를 받았는지 여부를 밝혀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고교 등급제의 실재 여부가 명확히 밝혀질지는 미지수다. 대학들은 고교 프로파일에 대해 “학생들이 주어진 학교 환경에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파악하는 자료”라고 설명한다. 고려대 등이 고교 등급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재판을 거쳤지만 의혹이 규명된 적은 없다. 특목·자사고 및 교육특구 출신이 많이 합격한다는 경향만 확인될 경우, 교육부는 이 같은 격차를 줄일 방안을 마련하기보다 자기소개서와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의 폐지 및 축소라는 기존의 방안에 머물 수밖에 없다. 비교과 영역이 ‘금수저’ 요소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비교과 개편이 고교 유형 간 격차를 줄이는 방안인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한 입시 전문가는 “비교과의 폐지·축소는 일반고가 학생들에게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지원할 여지마저 차단해 버리는 것”이라면서 “대입 실적과 정보력이 좋아 제도가 바뀌어도 대응할 수 있는 특목·자사고와 강남 고교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달 말 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다음달 말 학종 개선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실기·면접 문제까지 빼돌린 ‘조국 동생’··· 브로커 공소장에 실질적 지휘자로 적시

    실기·면접 문제까지 빼돌린 ‘조국 동생’··· 브로커 공소장에 실질적 지휘자로 적시

    채용 청탁 망설이는 지원자 부모에게 금액 낮춰주기도채용비리 감추기 위해 브로커들에게 도피 지시 정황도웅동중학교 교사 채용 비리에 연루된 조국 전 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1차 필기시험뿐 아니라 2차 실기시험과 면접시험 문제까지 돈을 받고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커’로 알려진 박모씨와 또 다른 조모씨의 공소장에서 동생 조씨는 실질적인 채용비리 지휘자처럼 적시돼 있다. 이들은 “(1억원이라는) 금액이 너무 크다”고 채용 청탁을 망설이는 지원자 부모에게는 금액을 낮춰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설득하기도 했다.16일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웅동학원 채용비리에 관여한 브로커 박모씨와 조모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동생 조씨는 브로커인 박씨와 또 다른 조씨에게 지시해 실질적으로 채용 비리를 주도한 인물로 적시돼 있다. 지난 2015년 조씨는 “웅동중학교 정규직 사회 교사를 채용해야 하는데, 1억 원에서 1억 5000만원 정도의 돈을 주고서라도 정교사로 채용되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봐 달라”며 “그 돈을 받아다 주면 소개료를 주겠다”고 박씨에게 먼저 제안했다. 이에 박씨는 브로커 조씨를 통해 채용대상자를 물색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1차 필기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뿐 아니라 2차 수업실기시험 과제와 면접시험 질문 내용도 함께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지원자 부모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제안을 받아들인 부모에게 이들은 채용 단계에 따라 착수금과 성공보수금을 받았다. 이들은 1차와 2차 문제들을 순차적으로 부모에게 알려줬고, 해당 채용자는 최종 합격해 채용됐다. 이중 1차 필기시험의 문제 출제 의뢰나 보관 등은 조 전 장관의 어머니인 박모 웅동학원 이사장의 권한인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되어 있다. 웅동학원은 채용절차의 공정성과 사전 시험문제 유출 방지를 위해 이사장에게 이 권한을 부여했다고 한다. 최근 검찰은 모집계획 등 내부문건에서 시험문제 출제기관으로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근무하는 동양대가 포함된 사실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1차 필기시험 문제 출제를 의뢰한 것은 박 이사장이었다. 박 이사장은 출제자 측으로부터 문제지와 답안지도 직접 건네 받아 보관했다. 동생 조씨는 박 이사장의 집에서 1차 필기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를 입수해 채용지원자에게 건넸다. “금액이 크다”고 망설이는 지원자 부모를 적극적으로 설득한 정황도 공소장에 담겨 있다. 2016년 말 또 다른 지원자를 물색하던 브로커 박씨는 “(채용 금액으로) 1억원이 너무 크다”는 한 지원자 부모를 설득하기 위해 동생 조씨와 협의를 한다. 이후 금액을 착수금 1000만원, 성공보수금 7000만원으로 낮춰 해당 부모를 설득했다. 동생 조씨는 채용비리 사실을 숨기기 위해 브로커들을 도피시킨 혐의도 받는다. 조씨는 지난 8월 웅동중학교 교사 채용비리에 대한 보도가 나오자 브로커들에게 “잠잠해 질 때까지 필리핀으로 나가 있으라”고 지시했다. 또 “해당 언론보도가 사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허위 사실확인서를 작성하게 하기도 했다. 조씨는 350만원의 도피자금을 건네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지난 15일 브로커 박씨는 배임수재, 업무방해, 범인도피 혐의로, 브로커 조씨는 배임수재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브로커 박씨는 지원자 부모 2명으로부터 총 2억 1000만원을 받아 일부를 수수료로 챙겨 조 전 장관 동생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브로커 조씨는 채용비리 1건에 관여해 8000만원을 받아 수수료를 떼고 동생 조씨에게 건넨 혐의다. 검찰은 채용비리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만큼 동생 조씨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동생 조씨에 대해 배임수재·업무방해·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9일 조씨의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동생 조씨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유세미의 인생수업] 인생은 모를 일이다

    [유세미의 인생수업] 인생은 모를 일이다

    무난하고 심심하게 살자가 인생 목표였다. 워낙 ‘인생 한 방’을 가훈으로 삼고 사업을 벌였다 망하기를 무한 반복한 부모 덕에 질풍노도의 어린 시절을 보낸 미자씨. 결혼 상대를 고를 때도 어디서 본 듯한, 아주 밋밋한 타입을 덥석 고른 이유 역시 이런 그녀의 마음 때문이었다. 고맙게도 남편은 미자씨 집 근처 동사무소 직원이라 무난하게 살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싶었다. 그러나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법. 그녀가 바라던 대로 심심하지만 원만한 세월은 아들의 고등학교 시절 종지부를 찍었다. 사춘기가 뒤늦게 온 탓인가. 공부를 전폐하고 부모에게 반항하기 위해 태어난 애처럼 굴었다. 늘 반쯤 졸고 있는 듯한 집안 공기를 참을 수 없다나, 왜 자길 낳았냐고 하질 않나, 부모가 부자도 아닌데 자기의 미래도 이미 정해져 있는 거 아니냐고, 열심히 뭘 어떻게 하느냐며 급기야 학교도 자퇴하겠다고 속을 박박 긁어 댔다. 피시방, 찜질방을 밤새도록 질질 짜며 비련의 여주인공, 아줌마가 되어 가출한 아들 찾아 거리 헤매기를 꼬박 2년 넘게 겪었다. 하늘이 도왔는지 어찌어찌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을 때 미자씨는 더이상 소원이 없을 듯했다. 그러나 그뿐. 졸업 후에도 국가와 사회를 탓하며 반항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아까운 젊은 날을 흘려보내더니 어느덧 3년이 흘러 아들은 사회복무요원으로 소방서 근무를 시작했다.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은 과연 진리였다. 아들은 처음부터 소방관의 DNA라도 타고난 양 탁월하게 적응하는 듯했다. 119구급차 출동의 보조, 그러니까 짐 들고 구급대원을 따라 뛰는 것이 그의 업무였는데 결과적으로 소방서는 아들의 인생학교가 됐다. “배가 아프다고 데굴데굴 구르며 119를 찾은 내 또래 남자 때문에 출동했거든. 처음에 뭘 먹었냐고 물어보잖아. 그저께 먹다 남긴 라면 국물에 밥 말아 먹었대.” 퇴근해서 그 얘기를 한 이후부터였다. 아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며칠 전 먹다 남은 라면 국물도 아까워 못 버리고 다시 먹는 사람들의 가난이 아직도 이 나라에 엄연히 존재한다. 돈 문제로 가족끼리 피 나도록 주먹다짐을 한 사람들이나 말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로 락스를 퍼마신 모녀를 응급실로 옮겼다고도 했다. 아들은 싫었던 자기 집이 ‘비둘기처럼 다정하고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이라는 사실을 그때마다 온 마음으로 느꼈는지 모르겠다. 장기 두던 할아버지들 몸싸움에 출동하기도 한다. 다툼을 말리며 귀가 잘 안 들리는 노인들에게 경찰과 구급대원이 양쪽에 매달린다. “집이 어디세요”를 수도 없이 외쳐야 하는 상황에서도 어린 인내심은 폭풍 성장하리라. “왜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도로 한가운데에 누울까? 대체?” 라는 아들의 질문에 ‘젊은 네가 죽겠다고 술 마시고 8차선 도로를 뛰어다녔던 적이 엊그제다’는 말을 꿀꺽 삼킨 채 ‘그들을 도와주는 게 네 일’이라고 의젓하게 대답해 주며 미자씨는 성장하는 아들이 감사할 뿐이다. 불행을 그러려니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 전혀 예상치 않았던 순간의 사고로 생사를 오가는 이들을 아들은 매일 만난다. 생명의 귀함과 덧없음을 동시에 배운다. 그러면서 가난하고 불행한 이들을 돕는 일은 특별 이벤트 아닌 누구에게나 일상이 돼야 한다고 중얼댄다. 살다 보면 삶이 상냥하지 않거나 유독 나에게만 불친절하다고 느껴지는 적이 때때로 있다. 미자씨는 하나뿐인 아들의 오랜 방황 시절을 그런 마음으로 살았다. 그러나 인생, 더 가봐야 안다. 미리 실망하면 자기만 손해다. 오늘 속수무책으로 겪는 풍파지만 훗날 반전은 일어난다. 인생의 묘미다. 신께서 연약한 인간들에게 주신 선물일지도 모른다.
  • 백석예술대학교 “해외 무대서 활약하는 뮤지션들의 노하우 배워요”

    백석예술대학교 “해외 무대서 활약하는 뮤지션들의 노하우 배워요”

    미국 LA에 소재한 유명 음악전문학교 ‘Musicians Institute’(MI) 교수진이 백석예술대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실용음악 관련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MI는 그동안 폴 길버트, 프랭크 갬벌 등 다수의 유명 악기연주자를 배출한 세계적인 실용음악 대학이다. MI 래이첼 윤(Rachel Yoon) 총장을 비롯한 4명의 교수진(VJ Rosales, Ian Robbins, Gorden Campbell, Connor Coram)은 지난 7일 서울 방배동 백석예술대에서 ‘워크숍 및 클리닉’을 갖고 실용음악 및 교회실용음악과 재학생들 100여 명과 만남의 기회를 가졌다. 앞서 5월 양 기관은 MOU를 체결하고 ▲상대 학교를 방문해 시설 및 수업 견학, 교육 커리큘럼 등의 정보교환 실시 ▲매년 요람 및 교육과정을 교환하며, 특히 학점교류 중인 교과목의 경우 교수요목과 강의계획서를 추가로 교환할 것 등에서 협력해 궁극적으로 ‘교육의 질 향상’을 꾀하기로 약속했다. 그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워크숍에는 특히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드러머 고든 캠벨(Gorden Campbell) 교수를 중심으로, 밴드 활동을 하고 있는 MI 교수진들이 악기연주법은 물론, 음악인으로서의 자세 등 실용음악 관련 지식과 실무경험들을 학생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했다. 백석예술대 윤미란 총장은 “우리 학생들에게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었다”며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뮤지션들을 직접 만남으로써 학생들의 음악적 소양이 한층 깊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MI 래이첼 윤 총장도 “우리끼리만 연주하고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제자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며 “앞으로 양교의 더욱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학생들이 더 큰 무대에서 꿈을 펼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사람도 ‘도마뱀’처럼 재생능력이 있다고?

    [달콤한 사이언스]사람도 ‘도마뱀’처럼 재생능력이 있다고?

    도마뱀이나 도롱뇽은 꼬리를 잡히면 끊어버리고 어느새 달아난다. 초등학교 과학수업시간에 편형동물인 플라나리아의 꼬리를 잘라 재생능력을 실험해본 적도 있을 것이다. 이들 몇몇 동물들 이외에는 재생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의과학자들이 사람에게도 도롱뇽 같은 재생능력이 있음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듀크대 의대 분자생리학 연구소, 정형외과, 약학과, 스웨덴 룬드대 임상과학과 공동연구팀은 사람의 관절에 있는 흔히 물렁뼈라고 하는 연골에 도룡뇽이나 제브라피쉬 같은 동물들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유사한 과정을 통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재생능력이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 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1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인체 조직에서 새로 생성된 단백질과 오래된 단백질에 대해 질량 분광법으로 단백질의 나이는 물론 재생능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신체 위치에 따라 연골의 나이나 재생능력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발목 부위의 연골 나이가 가장 어리고 그 다음은 무릎, 엉덩이 부위 연골은 사람으로 치면 노년에 해당될 정도로 오래되고 재생능력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발목 부위가 다쳤을 때보다 엉덩이 부분이 다쳤을 때 치료시간이 더 오래걸린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체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부분인 손목, 발목 같은 부위의 연골 재생능력이 더 우수하다. 연구팀은 연골 재생과정에서 마이크로RNA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실제로 마이크로RNA는 도룡룡이나 제브라피쉬, 도마뱀 같은 재생능력이 우수한 동물에게서 활발하게 작동한다. 이 때문에 연골에 위치한 마이크로RNA를 활용하면 관절 질환을 예방하거나 진행속도를 늦추고 치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버지니아 클라우스 듀크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의 인체에도 도마뱀과 같은 재생능력이 있으며 그에 대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혀냄으로써 기계적으로 말하자면 인체를 수리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발견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관절 장애로 꼽히는 관절염은 물론 골다공증도 완치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하향식 복지’ 핀란드… 고교 졸업 비율 낮은 지자체에 돈 더 푼다

    ‘하향식 복지’ 핀란드… 고교 졸업 비율 낮은 지자체에 돈 더 푼다

    지자체 업무, 법에 명시… 교육·복지 올인 사실상 모든 학교 공립으로 운영 무상교육 지자체·학교에 수업방식 등 과감히 맡겨 교육불평등 없게 재원 자율성은 부여 안해 국세 대비 지방세 32%… 행정효율성 중시“그럼 한국 지방자치단체는 돈을 어디에 쓰죠?” 우문현답이라고 할까. 제대로 한 방 먹은 기분이다. 한국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사회복지지출이 올해 기준으로 28.6%라고 하자 대뜸 라리 소살루 박사가 되묻는다.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공통으로 직면하는 문제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핀란드 지자체연합 지방재정 담당 국장을 맡고 있는 그가 보기에 지자체의 존재 목적은 곧 사회서비스다. 지자체가 복지가 아닌 다른 사업을 대규모로 한다는 게 그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난 6월 중순 방문한 핀란드 헬싱키는 자정 무렵에도 밝아서 가로등을 왜 세운 것인지 궁금해질 정도다. 지자체연합 본부에서 만난 소살루 박사는 마치 자학개그를 하는 듯한 표정으로 “하루 종일 햇빛이 비치는 게 이상하지 않아요?”라고 묻는다. “낯설긴 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정말 마음에 든다”고 대답하자 “겨울에 오지 않아서 그래요”라고 답했다. 사우나와 노키아, 앵그리버드와 슈퍼셀, 무민, 카모메 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핀란드는 에드 밀리밴드 전 영국 노동당 대표가 “아메리칸 드림을 원한다면 핀란드로 가십시오”라고 말했을 정도로 잘살면서 행복한 나라의 대명사다. 하지만 항상 그랬던 건 아니다. 한때 핀란드는 춥고 어두운 겨울 탓에 알코올중독과 높은 자살률로 고통받는 유럽의 변방이었다. 스웨덴과 러시아의 일부였다가 20세기 들어 독립정부를 갖게 된 핀란드는 이념 대립으로 인한 내전을 겪고 소련에 침공당해 영토를 빼앗기는 등 험난한 근현대사를 거쳤다. 1990년대에는 금융위기도 겪었다. 핀란드는 교육강국으로 유명하지만 이 역시 1960~70년대 이후 시행한 교육개혁의 결과다. 20세기 중반까지 핀란드에선 극심한 사회불평등 때문에 대학은 도시민이나 부유층만 갈 수 있었다. 지금 핀란드는 사실상 모든 학교를 공립으로 운영하며 헌법에 무상교육을 명시한다. 대학은 수업료 없이 매달 약 60만원을 학생수당으로 주는 등 교육을 기본권의 일환으로 본다. 물론 학생수당에도 소득세가 붙는다. 핀란드는 지자체가 지방교육청 구실도 겸한다. 핀란드 교육정책을 보면 핀란드에서 중앙·지방 재정관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핀란드 교육부는 목표를 세우고 기본적인 규칙만 정한 뒤 목표 달성 방법은 지자체와 지역공동체, 특히 교사에게 과감하게 맡긴다. 수업 방식도 지자체와 학교가 정한다. 경쟁이 아니라 평등을 추구하고, 그러면서도 행정효율성을 강조한다. 핀란드에서도 n분의1로 똑같이 지방에 재정지원을 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 방식은 한국과 반대다. 핀란드에선 가령 학생들의 고교 졸업 비율이 낮은 지자체에 더 많은 재정을 지원한다. 핀란드는 일선 교사에게 강한 자율성을 부여하지만 재원에서도 자율성을 주진 않는다. 이는 정확히 미국 방식과 정반대다. 미국은 교육예산이 전부 지방세인 재산세에서 나온다. 이는 자산불평등에 따른 교육불평등을 극대화시킨다. 미국 교육부가 2013년 발간한 보고서는 “도시 A는 학생당 과세 가능한 재산이 10만 달러고, 도시 B는 30만 달러다. 도시 A가 재산에 대해 4%의 세금을 물린다면 학생당 4000달러를 거둔다. 하지만 도시 B가 2%로 세금을 물려 학생당 6000달러를 거둘 수 있다”면서 학교 재정지원의 격차가 미국 교육 불평등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비판했다. 핀란드에는 19개 광역 지자체와 311개 기초지자체가 있다. 소살루 박사는 “핀란드 지자체 업무는 법에 명시돼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교육과 복지, 보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핀란드 역시 지역 간 격차 문제가 존재한다”면서 “일부 열악한 지자체는 중앙정부가 교부세를 준다. 교부세 사용처는 지자체 재량”이라고 설명했다. 핀란드 역시 인구 고령화와 대도시 집중화가 현안이다. 핀란드 지자체연합 연구위원으로 일하는 벤자민 스트란드베르그 박사는 “사회서비스 광역화와 행정구역통합 논의가 한창”이라고 밝혔다. 핀란드는 국세 대비 지방세가 32%가량으로 스웨덴보다는 10% 포인트 가까이 낮다. 스트란드베르그 박사는 “형평성과 자율성 못지않게 행정효율성도 중시한다. 스웨덴과 비교하면 우리는 더 적은 지방재정 규모로 비슷한 수준의 복지 업무를 처리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에게 “핀란드는 재정분권을 한 덕분에 복지가 발달한 것일까 아니면 복지국가가 발달한 덕분에 지자체 역시 복지가 발달했을까”라고 물었다. 소살루 박사와 스트란드베르그 박사는 “핀란드 국가가 복지국가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그 속에서 지자체 복지 시스템이 작동한다”면서 둘의 관계를 “하향식”이라고 표현했다. 헬싱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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