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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원장 “혐오 아닌 인류애와 연대로 재난 대처해야”

    인권위원장 “혐오 아닌 인류애와 연대로 재난 대처해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관련해 5일 성명을 내고 “혐오가 아닌 인류애와 연대로 사회적 재난에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온라인에서 중국인 또는 중국 교포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부추기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중국인들이 무료 치료를 받으려 대거 입국한다는 근거 없는 허위 정보도 떠돌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식문화를 비난하고 질병의 온상이라고 손가락질하거나 중국인 식당 출입을 막는 현상도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감염증의 공포와 불안을 특정 집단 책임으로 돌리는 혐오 표현은 합리적인 대처를 늦출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대상 집단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증오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동양인 학생의 수업 참석을 금지하고, 아시아인을 모욕하는 일이 발생해 우리도 다른 공간에서 혐오 대상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인과 중국 동포에 대한 혐오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혐오 문제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아니라 인류애와 연대로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나가길 바란다”며 “인권위는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혐오와 차별에서 자유로운 사회, 각자의 존엄성을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이의진의 교실 풍경] 텍스트가 죽은 시대라구요

    [이의진의 교실 풍경] 텍스트가 죽은 시대라구요

    텍스트가 죽은 시대라고 합니다. 정확히 글이라는 ‘문자텍스트’가 죽었다는 거지요. 요즘 누가 ‘글’을 읽느냐고 되묻습니다. 포스트 문자텍스트 시대가 온 지는 한참, 영상으로 대체되다 이미지의 시대로 넘어간 지 오래라고 합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초등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유튜브로 감성과 지식을 얻는 게 대세입니다. 책은 안 팔리고, 긴 글은 읽지 않는 시대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 독서실태 조사(2018)에 따르면 성인의 25%는 책을 1년에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네요. 연간 독서율은 2015년에 비해 성인 5.4% 포인트, 학생 3.2% 포인트가 감소했구요. 독서시간은 점점 줄어드는데 유튜브 이용시간은 점점 늘어납니다. 이런 상황에 기름을 들이붓듯 지난해 11월 28일 교육부는 ‘대입공정성개선안’을 발표하면서 대입에서 독서활동을 반영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부모 배경 등 외부요인을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아, 물론 어떤 형태로든 독서교육은 이루어질 거고 문해력을 기르기 위한 학교 현장의 노력은 계속되겠지요. 하지만 대입에서 나름 가산점처럼 작동했던 독서활동을 반영하지 않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독서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고등학생들의 독서활동은 분명히 줄어들 겁니다. 이에 더해 꽤 긴 시간에 걸쳐 학교 현장에서 확산됐던 읽기, 쓰기 관련 수업들마저 상당 부분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문맹률이 현저히 낮은 편에 속하지 않느냐고요? 한글이 쉽다 보니 문맹률은 낮지요. 대신에 글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좀 심각합니다. 아예 일 년에 책 한 권조차 안 읽는 사람도 많지만, 글이 좀 길어지면 바로 읽는 걸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껏 글을 읽고 나서도 엉뚱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구요. 잘못 읽은 거지요. 온라인 이용이 활발한 한국의 문해력 수준이 심각하다는 건 이미 2013년 실시한 OECD 국제 성인역량 조사(PIAAC)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16~65세의 언어능력 수준은 평균(3수준 276~325점, 500점 만점) 이하가 91.5%로 나타났습니다. PIAAC(2013)에서 드러난 한국의 성인 문해력은 더 심각합니다. 25세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타서 35~44세 이후 평균 아래로 내려가고, 45세 이후부터는 하위권으로 떨어집니다. 결국 이런 문해력 부족은 학교뿐 아니라 직장에서의 의사소통 문제까지 발생시킵니다. 실제로 성인 중 상당수가 문서 파악뿐 아니라 기본 독해능력이 떨어져 문서를 오독하거나 분석을 잘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문해력 저하로 인한 실수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문자텍스트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맛집을 찾아 인터넷을 헤매던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음식 사진을 보고도 굳이 문자로 된 후기까지 찾아 읽고 나서야 예약을 합니다. 제품 사용설명서, 약관도 문자텍스트입니다. 이미지와 동영상이 대세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문자를 놓지 않습니다. 또한 문자텍스트를 제대로 읽어내는 훈련이 돼 있어야만 영상 텍스트를 비롯한 확장된 텍스트들을 읽어 내는 힘이 생깁니다. 문제는 문해력이라는 게 성인이 되고 나서는 독서 등을 통해 교육하고 훈련해도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많은 전문가가 학교 정상화의 조건으로 독서 중심 교육을 주장하는 이유는 수능 때문이 아니라 문해력이야말로 현대인에게 요구되는 필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일정 시기의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는 독서교육, 특히 공교육 내에서 이루어지는 독서교육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아무리 부모의 영향력을 배제하려는 의도라고 해도 독서활동을 대입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교육부의 조처에 우려를 거둘 수가 없는 건 이 때문입니다.
  • ‘카톡 해고’ 당해도 구제 방법 없어요

    ‘카톡 해고’ 당해도 구제 방법 없어요

    억울한 해고·수당 없는 연장 근로 5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배제“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카톡으로 받았습니다. 해고를 예상하지 못해 소지품조차 가지고 오지 못했어요.” “휴가를 요청했으나 ‘지금 니가 날 협박하느냐’는 말이 돌아왔어요. 쉬려면 그날 수업하는 아이들 수업료 다 물어내고 쉬라는 듯이 말했어요. 감기에 걸려 목소리가 아예 나오지 않아도 하루도 안 쉬고 수업을 했습니다.” 대다수 사업장에서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일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횡행하고 있다. 억울한 해고를 당해도, 수당 없이 연일 연장근로를 해도 5인 미만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11조가 이들을 법 적용 대상에서 제한적으로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16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이런 근로자가 2015년 기준으로 전국에 358만명이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19%에 달한다. 청년세대(15~39세)는 이 중 약 131만명(36.5%)이다. 시민단체 청년유니온은 ‘5명 미만 사업장 사례보고서’에서 “5명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차등 적용이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사각지대에 방치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 근로기준법 조항은 부당해고 제한과 구제 신청, 노동시간, 연차·휴가 등 주요 노동조건 보호 규정이다. 현행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관련 근로기준법 조항도 5인 미만 사업장은 배제돼 있다. 청년유니온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한 청년들의 제보와 노동상담 사례 등 127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33%가 초과근무를 하고도 수당을 받지 못했으며 24%가 부당해고를 당했다. 10명 중 6명은 임금이 체불됐다.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근무기간 1년을 한 달 남긴 시점에 해고 통지한 사례도 있었다. A씨는 “한 달만 더 일하면 1년을 채울 수 있었는데, 그걸 알고 교묘하게 한 달 남은 시점에 해고 통지를 했다”고 말했다. 휴일·휴가, 해고는 노동자의 건강권과 생존권에 직결된 문제인데도 보호대상에서 5인 미만 사업장만 예외로 둔 것은 영세사업장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순이익만 따졌을 때 월평균 매출액이 300만원 이하인 곳이 5인 미만 사업장의 80.4%이다. 헌법재판소도 1999년 영세사업장의 경제적·행정적 부담과 국가근로감독능력의 한계를 고려할 때 “4인 이하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적용을 배제시킨 것은 평등권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장지혜 청년유니온 기획팀장은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행한 ‘소상공인 경영애로 실태 결과보고서’를 봐도 경영수지 악화의 원인은 83.5%가 판매 부진”이라며 “영세사업장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할 출구를 근로기준법에서 찾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근로시간 등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에 따른 일자리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4인 이하 사업체의 영세성과 법 준수 능력을 감안하여 노동비용의 부담이 크지 않은 조항부터 근로기준법을 적용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며 “확대 적용의 대상을 선정할 때는 규모만 기준으로 할 게 아니라 업종·업무의 특수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부모 찬스’ 우려 학교 밖 비교과·자기소개서 폐지, 내신 경쟁 심화 우려… 대학들 “변별력 없다” 반발

    현재 중학교 2학년이 치를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 교내대회 수상경력, 독서활동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반영되지 않는다. 학종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이지만 내신 경쟁 심화 등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또 대학들은 출신 고교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배제한 채 지원자를 평가하게 된다. 대학들 사이에선 “학생을 평가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나온다. 교육부가 28일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 교내대회 수상경력, 독서활동이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기재되지만, 대입 평가요소에서는 제외된다. 학교 정규 교육과정 밖에서 이뤄지는 비교과 영역은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 차원이다. 정규 교육과정인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이뤄지는 ‘자동봉진’(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진로활동)은 현행처럼 대입에 반영된다. 학생부 교과활동에 기재되던 영재교육 및 발명교육 실적도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또 자기소개서도 폐지된다. 이는 이들 활동이 부모나 사교육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 때문이다. 그러나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부족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학생들이 스스로 보완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학교로서는 ‘자동봉진’ 영역에서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해졌다. 학교의 프로그램 여건에 따라 학생들 간 유불리가 생기는 문제점도 예상된다. 독서활동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학교에서의 독서 지도가 힘을 잃는 등 학교의 다양한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학생부의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은 기재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돼 교사들은 모든 학생들의 세특을 기재해야 한다. 허위로 기재하거나 기재 금지사항을 위반하는 교원 및 학교에 대해서는 엄중한 조치가 취해진다. 그러나 수업 혁신이 없이 세특 기재만 의무화할 경우 부풀리기 또는 허위 기록이 조장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교과가 축소되면서 학생부 기재 공정성 논란이 세특으로 옮겨 갈 가능성도 있다. 고교별로 학교 정보를 대학에 제공하는 고교 프로파일은 ‘고교 후광효과’를 일으킨다는 비판에 따라 완전 폐지가 추진된다. 대학들은 모집요강에 평가항목과 배점, 평가방식, 기준 등 세부 평가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평가 과정에는 외부 공공사정관이 참여하며, 대학들은 면접 등 평가 과정을 녹화 및 보존해 학생들의 이의제기에 대응해야 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학교 정보를 없애고 학생들이 스스로 채운 비교과 활동도 없애면 사실상 내신만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 입학사정관은 “고교 프로파일은 ‘스펙’이 부족한 학생을 평가할 때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못한 학교 여건을 고려하도록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면서 “학생들로서는 자신 스스로 노력한 과정을 대학에 내보일 기회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학종 비교과가 폐지 또는 축소되면 면접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다른 대학들도 면접 강화 또는 수능 최저등급기준 강화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 대학의 학종 평가기준에 따른 ‘맞춤형 컨설팅’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조국發 ‘정시 비율 40% 확대’… 백년대계, 1년 만에 흔들렸다

    조국發 ‘정시 비율 40% 확대’… 백년대계, 1년 만에 흔들렸다

    서울 16개大 현재 중3부터 ‘정시 40%’ ‘학종’ 2024학년도 개인 봉사활동 배제 여론 달래기… 벌써 文정부 세 번째 개편 고교학점제 등 기존 핵심 정책과 모순서울대 등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수능위주전형(정시)의 비율이 2023학년도까지 40% 이상으로 확대된다. 서울대는 2021학년도 21.9%인 정시 비율을 2년간 두 배로 늘려야 한다. 수시 이월 인원까지 합치면 이들 대학은 정시 전형으로 사실상 신입생 중 45%를 뽑게 될 전망이다. 대입 공정성 강화 요구에 부응하는 차원이라는 교육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시 확대’는 고교학점제와 수능 절대평가, 수업 혁신 등 정부가 내세웠던 교육 핵심 정책들과 모순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현 고2와 고1, 중3, 중2 모두 다른 대입을 치러야 하는 데다 초등학교 4학년이 치를 2028학년도 대입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어 학생과 학부모, 교육 현장의 혼란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교육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대 등 서울 16개 대학은 2023학년도까지 정시를 4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대상 대학은 2021학년도 기준으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논술전형의 비율이 45% 이상인 대학(서울대·서강대·성균관대·경희대·동국대·건국대·연세대·광운대·숙명여대·한양대·중앙대·고려대·숭실대·서울여대·시립대·한국외대, 이상 학종·논술 비율이 높은 순)이다. 이들 대학이 정시를 40%로 늘리면 정시 선발인원은 2021학년도 기준으로 1만 4787명에서 2만 412명으로 5625명(38.0%) 증가한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이 논술과 특기자전형(어학·국제학)을 정시로 전환해 40% 비율을 달성하는 것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입전형을 ‘수능 위주’와 ‘학생부 위주’라는 두 축으로 단순화한다는 게 교육부의 방향이다.또 ‘깜깜이 전형’이라고 비판받았던 학종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 중2가 치르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 교내대회 수상경력, 독서활동이 학종에 반영되지 않는다. 대학의 학종 평가에서는 ‘고교 후광효과’를 차단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학들은 모집요강에 세부 평가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또 ‘사회통합전형’이 고등교육법을 통해 법제화된다. 문재인 정부의 대입제도 개편은 벌써 세 번째다. 2017년 8월 수능 절대평가 확대를 골자로 한 2021학년도 수능 개편방안을 내놓았다가 논란에 직면하자 1년을 유예하고 공론화에 부쳤다. 공론화를 통해 지난해 8월 이른바 ‘정시 30% 룰’이 도출됐지만, 교육부는 불과 1년 만에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40% 룰’을 내놓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대입 비리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된 뒤 문재인 대통령이 ‘정시 확대’를 언급하자 불과 한 달여 만에 대입 제도가 바뀌면서 ‘정치에 종속된 교육’이라는 폐해가 되풀이됐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불편함을 거부하는 교육, 미래는 없다

    [강남순의 낮꿈꾸기] 불편함을 거부하는 교육, 미래는 없다

    매 학기 강의가 시작되는 첫날, 나는 학생들에게 ‘배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다. 인문학적 배움은 여러 가지 정보를 습득하고 암기하거나 또는 선생이 지닌 지식을 그대로 학생들이 전수받는 것으로는 불가능하다. 진정한 배움을 가능하게 하는 데에 필요한 우선적인 과정은 ‘불편함의 경험’이다. ‘비판적 사유’를 배우는 것을 주요한 교육 목적으로 하는 인문학적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마음이 즐겁고 편하기만 했다면, 선생이나 학생이나 실패한 것이라고 나는 수업 시간마다 강조한다. 그래서 수업이 끝나고 강의실을 나가면서, “닥터 강, 오늘 수업 중에 내 마음이 심히 불편했습니다”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그 말은 나에게 ‘오늘 많이 배웠다’는 고마움의 표현을 의미하는 ‘선생과 학생 사이의 암호’가 되곤 한다. 배움이란 새로운 정보의 습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배움이란 자신의 고유한 관점이 형성되고 그러한 관점이 타자를 보는 방식, 인생관, 세계관 등 나의 삶의 방향성을 규정할 수 있는 가치관을 구성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문학적 분야의 수업을 통해서 무엇인가 배운다는 것은, 즐겁고 마음 편한 경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드러나는 현상들을 그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수업을 통해서는, 새로운 배움이란 없기 때문이다. 비판적 사유를 동반하는 새로운 배움에는 몇 가지 필요한 구성 요소가 있다. 첫째, ‘탈자연화’의 과정이다. 변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로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 과정이다. 둘째, 이러한 탈자연화가 가능하려면 ‘뿌리 질문’이 필요하다. ‘뿌리 질문’이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물음표를 붙이는 것이다. 이러한 뿌리 질문은 어떤 관습이나 현상에 대해, 애초에 왜 그렇게 되었는가라는 근원으로 돌아가서 생각하게 하는 질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곳곳에서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차별과 불공평이 숨쉬는 공기처럼 많은 이들의 삶을 파괴하고 깨어지게 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눈에 보이는 차별과 배제의 현실 세계가 어떻게 구성됐으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하면 변화할 수 있는가 하는 근원적인 ‘뿌리 질문’을 하는 것은 인문학적 배움이 지닌 책임적 과제이다. 이러한 뿌리 질문을 통한 탈자연화의 과정을 거쳐서, 비로소 우리는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이 사회에 어떠한 방식으로 모든 사람들의 평등, 다양한 형태의 정의를 확산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가라는 책임적 시민으로서의 과제를 인식하게 된다.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회, 문화, 관습과 전통 등은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과제’로서 다가온다. 인문학적 과제 중의 하나는 우리가 물려받은 다양한 전통들에 대한 해석만이 아니라 그 전통들이 지닌 다층적 문제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고 극복하기 위한 책임적 개입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의 책임적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교육과정에서 인문학 분야를 가르치는 교사들은, 보다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변화의 주체가 되도록 학생들을 교육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다. 지금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현상들에 대해 ‘왜’를 묻게 하고 대안적 세계를 상상하게 함으로써 현실의 다양한 ‘문제’를 ‘문제로 보기 시작하는 것’에서 새로운 배움, 새로운 변화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차별과 배제의 문제가 있는데 그것을 전혀 문제로 보지 못할 때, 우리 사회가 ‘모든’ 이에게 보다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로 변화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제를 문제로 보는 배움은 ‘불편함’의 시간을 거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학생들을 즐겁게 웃게만 하는 인문학적 수업시간에, 진정한 배움이 불가능한 이유이다. 광주의 H중학교에서 ‘성윤리 단원 수업’ 평등 교육을 담당해 학생들을 가르치던 한 도덕 교사가 직위해제를 당하고 검찰에 기소됐다. 그 교사의 이름은 배이상헌이다. 몇몇 학생들이 그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7월 4일 광주시교육청에 신고했다. 교육청은 이 신고를 ‘학교 내 성희롱 및 성폭력 고발’로 접수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스쿨미투 매뉴얼’에 따라 신고받은 지 20일 만인 7월 24일 ‘성비위 사건’으로 규정하고 그 교사를 직위해제했다. 뿐만 아니라 광주 남부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이유로 9월 23일 그 교사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교육청은 어떤 ‘피해’와 ‘가해’인가에 대한 포괄적이고 엄밀한 검증 과정을 축소한 채 한 교사에게 ‘가해자’ 표지를 붙이고 ‘직위해제’를 해 버렸다. 교사에게 ‘가해자’ 표지가 붙은 ‘직위해제’라는 것은 한 개인과 그 가족의 경제적 생존권만이 아니라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생존권을 박탈하는 총체적 박탈조치이다. 도대체 그 교사는 무슨 잘못을 한 것인가. 나는 이 사건에서 중요한 문제로 제기된 11분짜리 단편영화 ‘억압받는 다수’와 이 단편영화의 감독인 엘레오노르 푸리아가 만든 98분짜리 ‘나는 쉬운 남자가 아니다’를 모두 보았다. 이 영화들은 ‘미러링’ 장치를 차용하면서 여성에 대한 성차별의 심각성을 인지시키는 영화이다. 이론으로 아무리 가르치려 해도 선뜻 이해 못 하는 여성 차별의 현실을, 거꾸로 ‘남성 차별의 현실’로 만들면서 비로소 이해하게 돕는 영화이다. 내가 이 두 편의 영화를 보고 내린 결론은, 성차별적 현실세계의 불평등성과 그 폭력성을 구체적이면서도 실감 나게 인지하게 하는 ‘매우 효과적인 교재’라는 것이다. 여성들이 차별당할 때는 ‘자연스럽게’ 보이는 장면들에 여성 대신 남성이 들어서니 ‘부자연스럽게’ 보이고 지독한 불편함과 수치심까지 느끼게 될 수도 있다(예를 들어 웃옷을 벗고서 조깅하는 여자, 지나가는 남자에게 성희롱하는 여자 등).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현실세계가 뒤집어져서 거꾸로 재현될 때 사람들의 우선적 반응은 지독한 불편함이다.그런데 11분짜리 단편영화를 수업시간에 보고 ‘불편함’과 ‘수치심’까지 느꼈다는 몇몇 학생들의 경험에 기반해서, 학생들이 경험하는 모든 ‘불편함’ 자체를 가해·피해의 단순한 프레임에 넣는 것, 그것이 곧 선생의 학생에 대한 ‘가해’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그 ‘불편함’의 정체가 무엇인가를 복합적으로 조명하는 가장 중요한 교육적 검증 과정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몇몇 학생이 ‘불편함’을 느끼게 된 이유가 선생의 고의적이고 부당한 가해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현실에서 ‘자연스러운 것’처럼 간주되는 차별과 불평등의 문제를 문제로 보게 하려는 특정한 교육적 의도와 장치에 의한 것인지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면밀한 정황 조사나 교육적 함의를 총체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생략한 채 성평등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가르치려고 했던 한 도덕 교사에게 ‘가해자’라는 주홍글씨를 붙이고서 직위해제는 물론 검찰에 기소까지 함으로써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교육청의 행동은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오히려 약자를 생산하는 전체주의적 교육행정의 전형일 뿐이다. ‘미러링’ 장치를 통한 성차별적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의 고양이라는 수업의 목적은 간과한 채 단지 ‘남성 교사·권력자·가해자’ 대 ‘학생·약자·피해자’라는 단순 도식을 작동시키면서, 성차별적 현실에 대한 배움의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불편함’이 생략된 교육과정에서 현실세계가 담고 있는 무수한 차별과 배제의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변화의 주체’로서 이행하는 진정한 평등 교육은 불가능하다. 진정한 배움은 학생들에게 익숙한 인식 세계를 깨고 새로운 관점으로 주변 세계의 문제들을 보게 함으로써 상투적이고 무비판적인 인식을 깨는 ‘불편함’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인식의 지평을 확장하는 배움이 가능하다. 특정한 학습 장치를 통해서 단지 ‘불편함을 주었다’는 이유로 교사를 징계하고 ‘가해자’라는 표지를 붙이는 행위를 “매뉴얼대로 했다”는 교육을 용인하는 사회에, 현상유지만 가능할 뿐 ‘보다 나은 미래’란 없다.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사설] 특목고 폐지, 일반고 경쟁력 강화 대책 선행돼야

    정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 국제고를 폐지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어제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하고 2025년부터 이들 특목고를 모두 일반고로 전환한다고 했다.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의 고입부터 적용된다. 영재학교와 과학고, 예술고, 체육고는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그동안 자사고 등을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단계적, 선별적으로 폐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조국 사태’로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에 따라 자녀의 특목고·자사고 진학 비율이 큰 편차를 보이는 데다 일반고 학생에 비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위한 스펙 쌓기 등에 훨씬 유리하다는 불공정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괄 폐지로 급선회했다. 서울 13개 대학의 학종 실태조사에서 불거진 고교 등급제 논란도 배경이 됐다. 특히 2025년부터 고교생도 수업을 골라 듣는 학점제가 운영되면 내신 절대평가 방식이 불가피해 이들 특목고를 폐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육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특목고·자사고 관계자들의 의견이 배제돼 법적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등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정책을 대통령령인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개정해 전환할 방침이라 이 정책의 실행 여부는 차기 정권에 달려 있다는 문제도 있다. 특목고·자사고 폐지가 자녀를 하향 평준화할 것이라는 학부모들의 우려도 적지 않다. 5년간 약 2조 2000억원을 투입해 일반고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좀더 현실성이 있어야 학부모를 설득할 수 있다.
  • ‘인서울 대학’ 정시 40%로 늘리면 수능으로 4000명 더 뽑는다

    ‘인서울 대학’ 정시 40%로 늘리면 수능으로 4000명 더 뽑는다

    文대통령, 정시 확대·학종 축소 재강조특목·자사고 2025년 일반고 일괄 전환 “정시 최대 45% 가능성도”… 새달 발표수능 최저기준 강화 땐 파급력 더 클 듯 “강남·특목고 싹쓸이” “패자부활전 가능”지방 “학생 90% 수시로 가는데 어쩌나” 교육계 “정시 확대로 고교학점제 무력화 고교학점제 전제로 특목고 폐지는 모순”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교육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며 밝힌 ‘정시 확대’ 방침은 1997학년도 수시전형이 처음 도입된 후 점진적으로 확대되던 20여년간의 추세를 뒤바꿀 수 있는 ‘초강수’다. 이른바 ‘서울 주요 대학’에 한정될 것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시 확대 방침은 정부의 ‘결단’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 기조가 수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문 대통령과 교육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은 ▲서울 주요 대학 정시 확대 ▲학교생활기록부 공정성 강화·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교과 대폭 축소 ▲외국어고·국제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 2025년 일반고 전환 ▲지역균형·기회균등전형 확대 등이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대학원 교수는 “상위권 대학 입시를 위주로 학교교육이 짜여 있는 상황에서 ‘서울 주요 대학’만 정시를 확대한다 해도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확대가 언제, 어느 정도의 폭으로 이뤄질지는 11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입시업계에서는 당장 2022학년도 대입에서 ‘정시 30% 룰’을 뛰어넘는 40~45% 선에서 정시 비율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모집요강이 확정된 2021학년도를 기준으로 정시 비율을 40%로 확대한다고 가정하면 서울 지역 15개 대학에 정시로 가는 인원이 4000명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학종에서 비교과가 축소되면 학생 변별이 어려워지는 대학들이 학종을 줄이고 정시를 더 늘릴 수도 있다. 대학들이 수시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강화하면 ‘정시 확대’ 이상으로 대입에서 수능의 실제적인 영향력이 커질 공산이 크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중3 자녀를 둔 이모(45)씨는 “내신 한 번 망치면 학종은 포기해야 하는데, 정시가 확대되면 ‘패자부활전’이 가능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충남의 한 일반고 1학년 최모(16)군은 “늘어난 정시 인원으로 ‘N수생’(재수생 등)이 먼저 빠져나가고 나머지는 강남이나 특목고, 자사고 ‘현역’(고3 수험생)이 차지할 것 같다”면서 “그 외의 학생들에게 기회가 생긴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급변하는 입시정책에 고충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높다. 고교 1학년 김모(16)양은 “중학교 때부터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고1 내내 내신 챙기고 학생부를 잘 채우려 노력했다”며 “학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비리가 있는 것처럼 매도되면서 입시 때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중2 자녀를 둔 이정화(40)씨는 “외고나 자사고에 아이를 보내도 될지 불안하니 고등학교 입학 상담에 목돈을 쏟아부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과 목동, 경기 분당 등 이른바 ‘교육특구’와 지방 교육계는 희비가 엇갈린다. 분당의 일반고인 A고등학교는 최근 입시설명회에서 “수능 중심 교육과정을 강화해 과거 명문고의 지위를 되찾겠다”고 홍보했다. 부동산업계는 이번 방침이 대치동 등 교육특구 지역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반면 지방 일반고는 ‘울상’이다. 전남의 읍지역에 위치한 한 고교 진로진학상담교사는 “정시에서는 수도권 교육특구 지역과 경쟁하기 어려워 수시에 주력하는데, 대입에서 더욱 불리해질 것”이라면서 “지역 중학생들이 시골 고교 대신 도시나 특목고, 자사고로 향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성명을 내고 “학생 90% 이상이 수시전형으로 진학하는 전남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교육계에서는 정시 확대와 고교학점제, 고교 서열화 해소, 학종 비교과 축소 등 최근 발표한 일련의 구상이 곳곳에서 삐걱거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정시 확대를 주문하며 고교학점제를 무력화시키는 상황에서 고교학점제 도입을 전제로 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를 검토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학종에서 비교과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학생들에 대한 기록이 풍성하게 담기게 하려면 토론·협업·실험 등 학생 참여형 수업이 활성화돼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일반고는 그런 여건이 마련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학종 비교과 축소와 맞물려 학생부의 세특을 채우기 유리한 학교들로의 쏠림 현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교장은 “고교학점제로 일반고의 수업 혁신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해왔는데, 정시를 확대한다니 (고교학점제 도입은)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고교 교육 정상화와 선택형 교육과정, 과정 중심 평가 등 그간의 교육 혁신 기조와 일련의 변화들은 정시 확대 기조로 도전에 직면했다. 김 교수는 “정시 확대는 창의와 융합, 교육과정 다양화가 골자인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완전히 엇박자”라고 지적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정시 확대를 이유로 이미 한 번 연기된 고교학점제를 또 연기하고, 다음 정권으로 미뤄 둔 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도 유야무야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정동완 경남 김해 율하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대학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취감을 느끼고 살아가는 힘을 키우기 위해 동아리 회장이나 교내대회 등 다양한 도전을 적극 권해왔다”면서 “다양한 활동이 위축된 채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문제풀이 수업에 집중하면 이른바 ‘중·하위권’ 학생들은 버려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기술의 숙련은 성별과 상관없죠, 해봐야 잘할 수 있어요

    기술의 숙련은 성별과 상관없죠, 해봐야 잘할 수 있어요

    “기술과 그를 활용한 작업은 여전히 남성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일 속에서 주체성과 철학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 나가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기술’이 ‘모두의 기술’이 되길 바랍니다. 비단 여성뿐만이 아니라 기술이라는 영역에서 보이지 않는 ‘사람’과 ‘일’에 주목하며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자 합니다.” 여성 기술자를 양성하는 교육과 여성들의 네트워킹을 주도하는 ‘여기공 협동조합’(이하 여기공)의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이 팀의 모토다. 지난해 8월 ‘여성기술자 네트워킹 플랫폼 여-기’라는 프로젝트 팀으로 활동을 시작한 여기공은 현재 협동조합 법인화 과정에 있다. 여기공의 ‘여기’는 ‘여성 기술자’의 줄임말이다. ‘공’은 물건을 만드는 공작의 공(工), ‘함께’를 뜻하는 공(共), 공공성의 공(公), 공간의 공(空)을 아우른다. ‘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주체는 남자’라는 고정관념을 바꾸고 여성들이 기술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 기술을 생활 속에서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판’을 마련한다는 함축적인 의미가 담겼다.지난해부터 여기공이 기획한 워크숍의 면면을 보면 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의 윤곽이 뚜렷해진다. 여기공이 그간 해 온 프로젝트는 헌옷을 이용해 타피스트리라는 직조 방식으로 직물을 만드는 ‘일상 속의 직조: 직조 속의 일상’ 워크숍을 비롯해 나무 장작을 연료로 사용하는 오븐을 직접 만드는 ‘화목 오븐 워크숍’, 용접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을 배우고 실습하는 ‘용접의 기술-시작하는 용기’, 드라이버, 전동드릴, 망치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도구의 사용법을 배우는 ‘공구 사용법 워크숍’ 등이다. 20대 후반 여성 5명으로 구성된 여기공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인다(이현숙·26)와 세모(민재희·29) 이사를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수평적인 관계 형성을 위해 외부에서 활동을 하거나 워크숍에서 만난 수강생, 외부 강사들과 대화할 때도 닉네임을 사용한다. 2017년 두 사람은 하자센터가 설립한 하자작업장학교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작업장’ 과정 중 만났다. 도시에서의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 고민하는 이 학교에서 두 사람은 내 삶에서 필요한 것을 나 스스로 만드는 ‘적정기술’을 배웠다. 적정기술 장인들로부터 직조, 목공, 용접, 흙미장 등을 배운 두 사람은 손에 잡히지 않는 최첨단 기술이 아닌 일상의 구체적인 기술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여기공이 생각하는 ‘기술’은 무엇인가요. 인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그 과정은 점점 눈에 보이지 않고 우리의 일상과 많이 멀어지게 되죠. 자본주의 시대에서 회사가 기술을 독점하려 들거나 ‘발전주의’ 시각으로 기술을 대할 때 기술의 과정을 들여다보지 않고 결과만 중시하는 풍토에서 나오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기술의 과정을 이해하고 일상의 문제를 ‘기술’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적정기술을 배우면서 그 철학에 많이 공감했습니다. 다만 저희가 생각하는 기술을 적정기술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저희의 기술에는 ‘젠더’에 대한 고민도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보다 기술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공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나요. 세모 “기술을 접하면서 늘 궁금했어요. ‘어딘가에 여성 기술자들이 많을텐데 그 기술자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여성 기술자들이 모여서 한목소리를 낸다면 안전한 기술 터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재미있는 상상이 이뤄지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기술을 다루는 현장에 가면 50~60대 남성이 대부분이거든요. 그 분들을 만나면서 저희가 고민했던 건 ‘기술판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젠더 문제나 인권 감수성 이슈를 어떻게 풀어 갈 수 있을까’ 였어요.” 인다 “실제로 기술을 배우러 갔을 때 현장에서 ‘여자가 이런 걸 할 수 있나’, ‘여자 얼굴에 흠집 나면 어떡하려고’ 이런 말들을 종종 들어요. 이런 불편함이 없는 기술 워크숍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고 관련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기술 영역 내 젠더 갈등’이라는 소재는 여기공 내 연구 커뮤니티인 ‘여기LAB’에서 계속 연구할 예정입니다.” 두 사람이 여성 기술자를 양성하는 교육 활동에 나서게 된 건 본인들이 직접 기술을 배우면서 경험한 삶의 변화가 바탕이 됐다. 두 사람은 기술이 “생각보다 든든한 자립의 동반자이자 고민을 실체감 있게 풀 수 있는 도구”라고 입을 모았다. 삶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면 많은 것을 ‘소비하는 인간’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거다. 두 사람은 주변에 있는 공구를 직접 손에 쥐어 보면 그 순간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거라고 자신했다. -기술을 직접 배우고 난 뒤 개인적으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세모 “하자센터 청년작업장 과정을 마친 직후였던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간 경남 진주로 귀농을 했었어요. 생태적이고 자립적인 삶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때 저와 비슷한 고민과 목표를 지닌 청년 동료들과 농사도 하고 집을 짓기도 하고 작업복을 만들기도 했어요. 재미있게도 모두 의식주와 관련된 일이고, 무언가를 짓는 행위더라고요. 삶을 이루는 기본적인 것들이고 소비적 관점에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제가 직접 만들어 보니 먹는 것, 입는 것, 사는 공간이 입체적으로 보였어요. 도시에서는 모든 것을 소비할 때 항상 피로하고 불안했었거든요. 이제는 조금 달라졌어요. 짓는 행위가 실체감 없이 붕 떠 있었던 제 삶에 단단한 기반을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어디서든 굶어 죽진 않겠다는 근본적인 자신감, 예전보다 더 주체적이고 독립적이지만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인지하게 됐어요. 이런 무모한 일들을 가능하게 했던 건 드릴을 사용해 보는 아주 사소한 계기들이에요. 그동안 도시에서, 직장인으로, 여성으로 살아가는 동안 거의 한번도 주어지지 않은 경험이었죠. 처음 드릴을 잡았을 때, 용접을 해 봤을 때 정말 짜릿했어요. 사소한 기술 하나로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엄청 많아졌으니까요.”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인다 “용접 수업에 참여했던 한 친구가 인상적이었어요. 선천적으로 불을 두려워해서 불꽃놀이도 못 봤대요. 근데 막상 해 보니 저희보다 용접을 잘할 정도로 실력이 좋더라고요. 그 친구가 용접이라는 기술을 접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 자신의 능력을 알 기회도 없었겠죠. 이런 분들을 만날 때 참 반가워요. 워크숍에 40~50대 여성도 한두 분씩 꼭 계시거든요. 한 50대 여성이 본인이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데 늘 마지막에 용접 부분만 남자에게 부탁하셔야 했대요. 어느날 자존심이 상해서 ‘그냥 내가 해야지’라고 마음을 먹었는데 정작 배울 기회가 없어서 저희 워크숍에 오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세모 “해 볼 기회가 있어야 앞으로도 직접 할 수 있잖아요. 누가 ‘이거 고칠 수 있는 사람 있냐’고 질문했을 때 제일 많이 나서는 건 경험 있는 사람이잖아요. 그 사람은 조금 더 경험이 많은 남성일 확률이 높고요. 그런 의미에서 용접 워크숍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남성들도 배우지 않으면 쉽사리 하기 어려운, 문턱이 가장 높은 영역이니까요. 용접이라는 기술을 익히면 그 아래 단계에 있는 기술은 어렵지 않게 마음 내서 도전할 수 있거든요.”-워크숍을 할 때 여기공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요. 인다 “최근 공구 워크숍 때도 수강생들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워크숍 한 번으로 전문가가 되길 바라는 것보다 ‘나도 이걸 할 수 있다’는 한 번의 경험이 중요해요. 기술은 숙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번에 어떤 근육이 완성되기는 어렵지만 삶의 물꼬를 트는 용기를 내보는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워크숍 때 비중 있게 합니다.” 여기공은 기술 워크숍뿐 아니라 기술자들을 위한 젠더 감수성 교육을 중요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당장 건설 산업 현장만 보더라도 여성 노동자는 남성의 보조 역할에만 머무르거나 남성에 비해 기능이 떨어진다는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 여성의 신체 조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근무 환경 역시 ‘기술 노동자’라는 범주 안에서 여성을 배제한 결과다. 두 사람은 “기능을 익히기 위한 숙련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기술을 다루는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 기술자들이 일하는 환경은 얼마나 열악한가요. 인다 “저희가 최근에 기획한 ‘여기의 기술자들을 위한 젠더스쿨’이라는 강좌에서 강연자로 모셨던 김경신 타워크레인 기사가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건설 현장에 보조인력으로 투입된 사람들은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2년 정도 보조 기간을 거친대요. 이후 남자는 현장에서 기술을 전수받고 기능공으로 올라가지만 여성에게는 배움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고 안전관리 같은 보조적 업무만 하게 된다고요. ‘여성은 기능공을 잘할 수 없다’는 오래된 업계 내 성차별적 인식 때문이죠.” 세모 “최근까지만 해도 건설 현장에 여성을 위한 탈의실이나 샤워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었대요. 휴게실도 따로 없어서 남자들 틈바구니에서 여자 혼자 쉬어야 한다든지 현장에서 여자들이 옷을 갈아입을 여건이 되지 않으니까 아예 집에서 작업복을 입고 왔다가 그대로 퇴근을 하기도 하고요.” -사람들이 기술을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다면 기술자의 성평등에도 도움이 될까요. 인다 “건설 현장에서 여성 노동자가 남성과 임금을 동등하게 받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여자가 남자보다 기술에 대한 숙련도가 떨어진다는 성인식 때문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차별 없이 기술을 향유한다면 이런 인식은 바뀔 거라고 봅니다. 실제로 민주노총 건설노조에서 매년 기술자 대회를 여는데 작년에 최초로 출전한 여성 목수가 2등을 하셨어요. 처음 출전한 것도 의미가 있는데 2등까지 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어요. 기술의 숙련은 성별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 기술을 어떻게 숙련하고 이어 가는지가 더 중요하죠. 사람들이 일상에서 이런 장면을 더 많이 마주한다면, 그리고 스스로도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봐요.” 세모 “그런 점에서 저희는 우선 작업 현장의 기존 기술자들이 새로 진입하는 여성 기술자들과 어떻게 하면 소통할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젠더 감수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 을 함께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인다 “올해 저희가 여성기술자 인터뷰 잡지 ‘그리고’를 제작하면서 여성 기술자 7명을 인터뷰했어요. 다양한 영역의 기술자들을 발굴하면서 이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어요. 여성 기술자들이 모일 수 있는 네트워킹 파티와 이들이 자신의 기술을 통해 다른 여성과 연대할 수 있는 협업 프로젝트를 만들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경북 의성으로 활동 공간을 확장할 예정이에요. 저희 팀이 서울시에서 하는 지역연계형 청년 창직·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넥스트 로컬’에 선정됐거든요. 내년 4월까지 의성에서 여성 기술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4월 이후에는 여성 친화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여성 기술자들의 거점 공간이자 도시 여성과 지역 여성이 만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자동봉진’ 축소? 자사고 폐지?… 갈팡질팡 中 어찌할 高

    ‘자동봉진’ 축소? 자사고 폐지?… 갈팡질팡 中 어찌할 高

    “앞으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자동봉진’(자율활동·동아리·봉사활동·진로활동)이 폐지되거나 축소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사립고가 지정 취소될지 모르는데 보내도 되는지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교육부가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도 보셨을 겁니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서울교육청 주최로 열린 2020학년도 고입 전형 종합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은 바뀐 대입 전형에 대한 설명이 파워포인트(PPT) 화면에 나올 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분주했다. 현재 고3과 고2, 고1의 대입제도가 다 다른 데다 정부가 ‘학종 공정성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중2에게 적용될 대입제도까지 바뀔 가능성마저 높아졌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전모(47)씨는 “아들이 집 근처 일반고에 가고 싶어 하는데, 혹시 외고로 보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설명회에 왔다”면서 “외고가 정말 폐지되는지, 일반고에 보내도 대입에 불리하지 않을지 확실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교 체제 개편과 학종 개선 등 급변하는 교육 정책은 중학생들까지 고교 진학을 앞두고 고심하게 만들고 있다.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 진학을 고려하는 중학생들에게는 이들 학교의 일반고 전환 여부가 불안 요소지만, 학교가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택하지 않는 이상 고교에 진학해 다니는 동안 일반고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다. 정부는 특목고·자사고의 존재 근거가 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을 삭제해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점은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년으로, 초등학교 4학년이 고교에 입학하는 시기다. 재지정 평가를 통한 단계적 전환 방식을 계속 추진하더라도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학교들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지위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고교 체제 개편 정책이 이들 학교에 미칠 혼란과 진통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방안대로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된다면 수년 뒤 지위가 달라질 고교의 인기가 하락할 수 있다. 일괄 전환이든 단계적 전환이든 이를 추진하는 교육 당국과 학교 간 갈등과 법적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교육부가 다음달 내놓을 학종 공정성 강화 방안도 고교 선택을 놓고 고민에 빠지게 하는 요소다. 이른바 ‘자동봉진’으로 대표되는 비교과 영역에 대해 교육부가 개선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비교과 영역의 전면 폐지 가능성까지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큰 틀에서의 대입 제도 개편 방안은 올해 발표되더라도 ‘4년 예고제’에 따라 현재 중2부터 적용된다. 그러나 한발 앞서 중3에게 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비교과 축소에 따라 대학들이 수능 최저등급이나 면접을 강화하는 등으로 대응할 수 있는데, 이 같은 대입 전형 요소는 수험생들이 고2가 되는 해 4월에 발표하는 것들”이라면서 “학종 개선안이 중3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전제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종 개선은 고교 유형별 유불리를 따지기가 쉽지 않다. 비교과가 축소될수록 내신과 교과별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 등 학교 정규 수업 자체의 중요도가 높아진다. 언뜻 보면 ‘내신 따기 쉬운’ 일반고가 유리해 보이지만, 대학들이 일반고와 특목고 및 자사고 사이의 내신 변별력을 높일 다른 장치를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일반고에서는 “비교과에서 강점을 드러내 특목고·자사고와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학종 개편이 가져올 유불리에 일희일비하기보다 학습 태도를 둘러싼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선택을 하라고 강조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도전과 경쟁을 즐기는 성향의 학생이라면 특목고 또는 자사고를, 인정받아야 잘할 수 있는 성향의 학생이라면 일반고로 진학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학생의 성향에 맞는 고교에 진학하고 선택의 목적을 명확하게 인식한다면 대입 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입 제도가 어떻게 변하든 외고나 자사고, ‘강남 8학군’이 유리하다는 고정관념과 달리 오히려 일반고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장은 “지망하는 대학 전공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대입 준비의 핵심”이라면서 “일반고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므로 특목고·자사고가 아니면 ‘필패’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로 대표되는 정부의 일반고 강화 정책을 통해 일반고의 교육과정이 다양화되고 있어 자신의 진로에 맞게 교과 과정을 설계하고 충실히 임해 강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고교학점제는 2025년에 전면 실시되지만, 고교학점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선택형 교육과정은 지금도 일반고에 확대되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전국 일반계고의 22.8%인 354개교가 고교학점제 선도학교(178개교)와 연구학교(64개교)로 지정돼 교육과정 다양화를 통한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105개교)보다 3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또 과학과 소프트웨어(SW), 외국어, 국제화, 사회 등 특정 과목을 다양하게 개설하는 교과중점학교도 올해 226개교(14.5%)가 운영되며 인접한 학교들이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심화과목을 개설하는 등 일반고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 수강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선택형 교육과정의 확대는 진로진학 지도의 강화와 맞물린다. 서울교육청은 일반고 학생들의 진로 선택과 선택과목 설계, 진학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교육과정·진로·진학전문가’(CDA·Curriculum Design Advisor)를 양성할 계획이다. 일선 교사들은 특목고·자사고와 일반고라는 이분법을 넘어 개별 일반고의 중점 과목과 공동교육과정 등 역점을 두고 있는 교육과정을 탐색하라고 조언한다. 로봇 분야를 지망하는 학생은 과학 또는 소프트웨어 중점학교를,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은 학생은 사회와 외국어, 국제 분야의 교육과정이 강화된 학교를 선택하면 학생부를 알차게 채울 수 있다. 당장 대학에 진학하기보다 사회에 진출해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하고 싶다면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일반고 직업교육과정)를 적극 고려하는 것도 좋다. 직업계고는 최근 ‘상업’ ‘공업’ 같은 낡은 간판을 내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교육부는 변화하는 산업계의 수요를 반영해 내년 상반기까지 총 91개교, 125개 학과의 개편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계과는 스마트공장을 운용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스마트기계과’로, 지적건설과는 드론을 활용하는 ‘드론공간정보과’로, 금융마케팅과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하는 ‘스마트금융경영과’로 간판을 새롭게 달았다. ‘영상 크리에이터’, ‘3D건축’, ‘스마트팜’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학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선취업 후진학’을 돕는 제도도 강화되고 있다. 졸업 후 중소기업에 취업해 6개월 이상 직장을 다닌 졸업자에게 주어지는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은 올해부터 중견기업과 비영리법인 등으로 대상자가 확대됐다. 내년부터는 1인당 300만원이던 지원액이 400만원으로 늘어난다. 졸업 후 3년 이상 재직할 경우 대학에 정원 외 입학할 수 있는 재직자 특별전형이 확대되고 있으며, ‘희망사다리(II유형) 장학금’을 통해 취업 후 대학에 진학해 장학금도 받을 수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대학 입학사정관 조카·사촌 응시 땐 입시 관여 못 한다

    8촌 혈족·4촌 인척·제자 관련 땐학생 선발서 제외 시행령 개정 부정 입학 적발되면 입학 취소 대학 입학사정관은 자신 또는 배우자의 조카와 사촌 등 친척 및 제자 등이 응시한 경우 면접 등에서 배제된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심의, 의결됐다.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4월 대학 입학사정관의 친족 등 특수관계에 있는 학생에 대한 선발 업무를 할 수 없도록 한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돼 오는 24일 시행되는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시행령 개정안은 입학사정관 본인 또는 배우자가 해당 대학 입학전형에 응시한 학생과 민법상 친족(8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배우자) 관계인 경우, 본인 또는 배우자가 최근 3년 이내에 학교에서 가르쳤거나 학원·과외 수업을 했던 학생이 응시한 경우 면접 등 학생 선발 업무에서 배제된다. 대학은 입학사정관 또는 배우자와 4촌 이내인 친족이 응시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할 수 있다. 부정하게 입학한 사실이 적발된 학생은 대학별 심의절차를 거쳐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 입학사정관은 최근 3년 내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이 해당 대학에 응시했다면 스스로 이 사실을 대학에 신고해야 한다. 이 의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법적 처벌 조항은 없지만 학교 자체 규정에 따라 징계를 받게 된다. 개정안은 또 개교 예정 대학이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일반 대학(입학연도 1년 10개월 전)보다 앞당긴 개교 6개월 전에 발표하도록 했다. 기존 규정대로라면 아직 설립승인이 나지 않은 대학이 학생 선발 사항을 발표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인천대 교수도 성차별 발언”··· 학교는 은폐의혹

    “인천대 교수도 성차별 발언”··· 학교는 은폐의혹

    인천대에서도 교수가 수업 중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학생을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인천대 총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인천대 사회과학대학 A교수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수업시간 중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성차별 또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 A교수가 “여자들은 취집(취업+시집)만 잘하면 되지, 학업은 중요하지 않다”거나 “여자는 마흔 넘으면 여자가 아니다. 갱년기 넘은 게 여자냐”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것. 또 “내가 너네 취업시켜주려고 룸살롱 다닌다”거나 “여기(강의실)에 호모XX들 있으면 손 들어 봐라” 등의 발언도 했다는 게 대책위 설명이다. 대책위는 A교수가 시험 중 부정행위로 적발된 학생에게 손찌검도 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학교 측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학생들을 상대로 비밀유지 서약을 받았다며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인천대 측은 “A교수를 모든 수업과 보직에서 배제하고 진상 조사 후 그 결과에 따라 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교수는 학내에서 논란이 일자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면서 “학생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은폐의혹과 관련해 인천대 측은 “여성가족부 지침에 따라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메뉴얼대로 한 것이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대책위는 오는 17일 인천대 송도캠퍼스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의 파면과 학생 인권침해를 예방할 실효성 있는 대책을 학교 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가나다’에서 시작된 차별… ‘다문화’ 소외·학폭·혐오 키운다

    ‘가나다’에서 시작된 차별… ‘다문화’ 소외·학폭·혐오 키운다

    [2019 이주민 리포트-코리안드림의 배신] <5>느린 아이를 기다려주지 않는 교실학교 교실 문을 열어보면 한국이 얼마나 급격히 이주 사회로 접어드는지 체감할 수 있다. 국내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자녀(국제결혼 및 외국인 자녀)는 올해 13만 7225명으로 2012년(4만 6954명) 이후 7년 새 3배 증가했다. 전체 학생 중 다문화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2.5%로 7년 새 1.8% 포인트나 뛰었다. 저출산 탓에 늘어난 빈 책상을 이 아이들이 채우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느린 아이들을 기다려주지 않는 한국의 교실이다. 입시 속도전 앞에서 말조차 서툰 다문화 학생들은 혼란과 소외감을 느낀다. 더딘 학습 속도와 다른 생김새 때문에 또래들의 따돌림에 시달리는 일도 적지 않다. 우리 사회 미래 주역 중 한 축이 될 다문화 아이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정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고르는 무슨 음식을 제일 좋아해요?”(교사), “갈비…탕이요. 우즈베크에서 먹어봤어요.”(학생) 지난 4일 충남 아산 신창중학교의 한 교실에서는 이고르 이브라모비치(가명·15)와 4명의 친구들을 위한 ‘느린 수업’이 열렸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자란 이고르는 한국의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게 된 아버지와 함께 1년 전 한국에 처음 왔다. 애초 한국어를 전혀 못했지만 이젠 발음만 다소 서툴 뿐 의사소통엔 큰 문제가 없다. 학교가 그를 지원하며 기다려준 덕이다. 이 학교에서 외국 출생 학생들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전체 재학생(229명) 중 이주 배경 학생이 37명(16.1%)이나 된다. 아산 시내 공장 등 일자리를 찾아 한국에 온 부모를 따라 입국한 아이들이 많다. 학교 측은 이주 학생 수가 늘자 한국어학급을 따로 만들어 우리말과 문화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영어나 수학 등 다른 주요 과목 시간을 조금 줄이더라도 한국어부터 따라잡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 학교에서 다문화 교육을 담당하는 이제희 교사는 “한국이 낯선 외국 학생과 외국 친구들을 처음 접하는 한국 학생들이 서로 잘 어울리도록 다문화 교육을 시작한 것”이라면서 “낯선 경험이지만 교사와 학생이 함께 노력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난감한 학교 사실 이고르는 운이 좋은 편이다. 국내 모든 다문화 학생들이 ‘기다려주는 교육’을 받지는 못한다. 이주 배경 학생 수가 적은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일일이 챙길 여력이 없다. 올해 기준 전국 1만 1943개 초중고 가운데 한국어학급이 설치된 다문화 중점학교는 211개뿐이다. 방치된 다문화 아이들은 언어장벽에 막혀 혼란을 겪는다. 6년 전 우간다의 군부독재 정권을 피해 부모와 함께 한국으로 온 난민 고교생 아드로아 오챙(가명·18)에게 칠판 위 한글은 외계어와 다를 게 없었다. 영어 수업만 겨우 알아들을 뿐 국어와 수학, 과학 등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다. 초등학교에서 다문화 교육을 담당하는 이규배 교사는 “학생 1~2명을 두고 따로 다문화 학급을 운영하긴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다문화 학급이 있는 학교로 외국 학생이 몰려 그곳의 교육 여건도 악화된다”고 전했다. 가나다를 배우는 속도에서 생긴 차이는 다른 과목의 성취도 격차로 이어진다. 또, 말이 안 통하면 또래와 어울리기도 쉽지 않다. 결국 소외의 늪으로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여성가족부의 ‘2018년 전국다문화가족 실태조사 연구’ 결과를 보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그 이유로 ‘학교 공부가 어렵다’(63.3%)거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서’(53.5%) 등을 가장 많이 들었다. 강은이 다누리지역센터장은 “학교는 지식을 얻는 곳일 뿐 아니라 또래나 교사와의 관계를 형성해 가는 곳”이라며 “한국어가 안 되면 힘들 때 상담을 요청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어에 서툰 다문화 학생들에겐 한국인의 표정, 몸짓 등 비언어적 표현이 크게 와닿을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실 안에서 배제된 다문화 학생들은 차별은 물론 따돌림이나 학교폭력까지 경험한다. 여가부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족 자녀의 8.2%가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3년 전 조사(5.0%)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최근 한국 사회 전반에 퍼진 외국인 혐오 정서가 교실에까지 스며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인천에서 러시아 다문화 학생 A군이 자신을 괴롭히는 또래를 피하려다가 추락사한 사건은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일부 다문화 아동·청소년들은 끝내 학교를 그만두기도 한다. 여가부 조사에 따르면 학교를 그만둔 다문화 아이들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그냥 다니기 싫어서’(46.2%)가 가장 많았고 친구와 선생님과의 관계 때문에(23.4%), 편입학 및 유학 준비(14.1%), 학비 문제 등 학교 다닐 형편이 안돼서(12.9%) 순이었다. #예산 늘지만… 여전한 사각지대 중앙 정부나 각 시도교육청들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서울신문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다문화 교육 예산을 전수분석해보니 다문화 교육 예산(교육청 본예산+교육부 특별교부금)은 2016년 224억 1120만원에서 꾸준히 늘어 올해는 371억 4320만원이 됐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조금 더 세세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한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실이 각 시도교육청에 다문화 학생 관련 사업 추진 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물었더니 교육청들은 인력 부족 문제를 가장 먼저 꼽았다. 다문화 교육을 전담하는 전문 교사가 부족해 다른 업무를 하는 교사들이 떠맡다 보니 업무 부담이 커져 다문화 학생은 물론 다른 학생 교육도 충실히 준비하기 어려워진다. 다문화 학생이 앞으로 얼마나 늘어날지 수요 예측조차 안 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한 다문화교육 담당 교사는 “초·중학교 과정이 의무교육인 한국인 학생과 달리 다문화 학생은 따로 관리가 되지 않기에 당장 내일 몇 명이 입학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다문화 학생이 입학하면 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이 원활히 이뤄지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다문화 학생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예산, 전담인력 등 지원이 시급하다”며 “특히 학생의 지역, 소득, 사회적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도록 교육부, 여가부, 법무부, 지자체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산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서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위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서울신문과 베트남 국영통신 VNA가 공동 취재해 작성한 기사입니다.
  • 연세대, 류석춘 강의 중단…시민단체 “위안부 할머니 명예 훼손” 檢에 고발

    연세대, 류석춘 강의 중단…시민단체 “위안부 할머니 명예 훼손” 檢에 고발

    학교 “사회적 물의 유감…철저히 조사” 총학 “규탄”·동문 의원 14명 항의 서한 류 교수 “혐오·차별 발언 아냐” 공식 반박연세대가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한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의 해당 강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고 강의를 중단하는 등 류 교수 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검찰 고발까지 제기됐다. 연세대는 23일 “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한 윤리인권위원회의 공식 조사를 개시했고 교무처는 류 교수의 해당 교과목 강의를 중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입장문에서 “소속 교수의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 사안에 대해 엄중히 대처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류 교수는 지난 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인 ‘발전사회학’ 수업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며 “살기 어려운데 ‘조금 일하면 돈 받는다’는 매춘의 유혹이 있고 예전에도 그런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질문을 한 학생에게 “궁금하면 한번 해 볼래요?”라고 답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에 접수된 제보에 따르면 류 교수는 다른 교양수업이나 전공수업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교수 발언이 알려지자 정의기억연대와 연세대 총학생회, 동문단체 등은 류 교수를 규탄하며 학교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총학생회는 또 정기중앙운영위원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했고, 사회학과 학생회는 24일 간담회를 열어 학생 의견을 들은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바른미래당 신용현·정의당 김종대·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 등 연세대 출신 국회의원 14명도 “류 교수를 즉각 모든 수업에서 배제하고 교수직을 박탈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김용학 연세대 총장에게 보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서한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동의하지 않아 제외됐다. 류 교수는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성희롱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류 교수가 역사를 왜곡해 허위사실을 퍼뜨렸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서울서부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류 교수는 이날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강의할 때 직선적으로 전달하는 스타일”이라면서 “‘반일 종족주의’ 저서를 심도 있게 공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해 보라고 한 발언은 “수강생들이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번 해 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이지 혐오나 차별하려는 발언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류 교수는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논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개적 토론을 거쳐 사실관계를 엄밀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이견, 갈등을 외부에 의도적으로 노출시켜 교수에게 외부의 압력과 통제가 가해지도록 유도하는 일은 대학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전북대 대형 입시비리 터지나

    조국 법무부장관의 딸 단국대 의대 논문 제1저자 등재 사건으로 ‘미성년자 논문 끼워넣기’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전북대 교수들이 자녀들을 논문 공저자로 올린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돼 대형 입시비리 사건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전북대에 따르면 학내 연구윤리위원회가 자녀와 지인 등 미성년자를 논문 공저자로 올린 교수들을 조사한 결과 14명, 30건이 확인됐다. 이는 농대 A 교수가 자녀 2명을 논문 공저자로 허위 등재하고 이를 입시 스펙으로 활용해 최근 입학이 취소된 사건이 발생하자 대학이 자체적으로 유사 행위를 조사한 결과다. 특히, 전북대 의대 교수들이 논문에 동료 교수 자녀를 공저자로 서로 올려주는 ‘논문 끼워넣기 품앗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전북대는 오는 30일까지 미성년자 논문 공저자 등재 조사 결과를 교육부에 보고하고 입시 관련 여부도 파악할 방침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대형 입시비리 사건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앞서 농대 A 교수는 자녀 2명을 자신의 논문 5편에 공저자로 올려주고 이를 전북대 2015년, 2016년 입시에 각각 활용한 사실이 들통나 지난 8월 모두 입학이 취소돼 학위를 잃었다. A 교수도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어 처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전북대는 교수들의 성희롱, 갑질, 채점표 조작, 막말 등 온갖 비리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교수비리 백화� �(서울신문 6월 19일자 14면)이라는 지탄을 받았다. 김동원 총장이 보직 교수들과 함께 지난 7월 9일 “우리의 의식과 태도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성과 공공성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며 공개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으나 학내 비리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수업 시간에 여학생과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폄훼하는 막말을 한 B교수에 대해 학생들이 반발하자 해당 교수의 수업을 폐강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학종은 금수저 전형?… 교육계 “정시 확대” vs “학종 보완”

    학종은 금수저 전형?… 교육계 “정시 확대” vs “학종 보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현재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격인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교육계에서는 고질적인 ‘학종 vs 정시’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가세해 대학 입시 제도의 재검토를 언급하면서 지난해 한 차례 학교와 학생들을 혼란에 빠지게 했던 ‘대입제도 개편’ 논쟁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동안 ‘강남의 있는 집 아이들’에게 유리하다며 학종을 비난했던 이들은 조씨의 사례로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이를 바탕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중심의 정시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고 잘라 말한다. 교육계는 정시 확대가 교육 혁신이라는 당면한 과제에 역행한다면서 ‘학종 보완’에 힘을 싣는다. 조씨는 2010학년도 고려대 수시 모집의 ‘세계선도인재전형’에 지원해 합격했다. 당시에는 학종이 아닌 ‘입학사정관제’였다. 입학사정관제는 2007년 도입됐으며 고려대는 이에 발맞춰 2008년 ‘글로벌인재전형’을 신설, 2009년에는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이를 대체했다. 토플(270점 이상) 등 공인 외국어 성적과 미국 대입에 활용되는 AP시험 성적 등을 평가해 선발한 탓에 당시 교육계에서는 이 전형이 내신이 불리한 외국어고 학생들을 선점하기 위한 편법 제도라는 비판이 있었다. 일반고 학생들은 쉽게 취득하기 어려운 시험 점수를 조건으로 요구했기 때문이다. 2010년 당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씨가 합격한 해에 해당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의 62%가 외고 등 특수목적고 출신이었다. 100%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금수저 전형’이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2015학년도부터 입학사정관제가 학종으로 바뀌면서 ‘학교 밖 실적’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조씨가 제1 저자로 이름으로 올리고 자기소개서(자소서)에까지 언급해 논란이 됐던 대학 연구소 논문을 비롯해 도서 출간, 공인 외국어 성적, 해외 봉사활동, 교외 수상실적 등은 이즈음까지 모두 학생부 기재가 금지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지침에 따르면 올해 학종 지원자부터는 학생부는 물론 자소서에도 이들 학교 밖 실적을 기재할 수 없다. 현 고1 학생들부터는 학생부에 소논문(R&E)도 쓸 수 없으며 자율동아리 활동과 수상 경력도 제한적으로만 쓸 수 있도록 했다. 일부 학생들이 부모의 경제력이나 인맥, 사회적 지위를 활용해 평범한 학생들이 쉽게 얻을 수 없는 ‘스펙’을 대입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학종의 취지는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학교 내에서 이뤄지는 교육 과정을 충실히 이행한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학종의 취지는 일정 부분 실현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교협이 서울 10개 사립대(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의 2017학년도 입시 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교육 등 교육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 학생들의 전체 진학 비율은 33.5%로 수도권(66.5%)보다 낮았지만 학종으로 진학한 비율은 비수도권이 43.9%(수도권 56.1%)로 인프라 격차를 학종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수능 중심의 정시 모집을 통한 진학 비율은 수도권 학생이 70.6%로 비수도권 29.4%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학종이 사교육 격차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당시 대교협이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 서울진학지도협의회 소속의 진로지도교사 및 진학담당 부장교사 등 4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입 전형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수능은 74.5%가 사교육의 영향을 받는다(‘영향 받는다’, ‘매우 영향 받는다’)고 답한 반면, 학종은 38.2%만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형 공립고이자 고교학점제 선도 학교인 서울 당곡고등학교 심중섭 교장은 “수능 위주 입시 체제에서는 학생들이 학원에서 수능 준비를 해 학교 교육은 황폐화됐다”면서 “학종이 확대되면서 학교는 다양한 참여형 수업을 늘렸고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아졌다. 학종은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제도”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학종의 한계를 지적하며 개선과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가장 문제가 되는 지점은 ‘몰아주기’다. 학종으로 대학을 진학할 수 있는 학생들은 각 고등학교 내에서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각 학교는 학생들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학종 합격 가능성이 있는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에게만 교내 수상 실적 등 ‘스펙’을 몰아준다는 것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학종을 활용하는 대학교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심 교장은 “학종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곳이 수도권의 소위 상위권 대학에 그친다는 점이 한계”라면서 “학종을 학생 선발에 활용하는 대학들이 확대될수록 더 많은 학생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봉사 활동과 자율동아리 역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혹은 지역에 따른 격차가 작용한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학종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대학들이 구체적인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학종이 ‘깜깜이 전형’으로 불리며 비판받는 원인이기도 하다.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학종은 다른 전형에 비해 요구하는 평가 기준이 복잡하고 뽑힌 학생이나 떨어진 학생 모두 본인이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알 길이 없다”면서 “현재 각 대학이 학종으로 선발하는 학생들의 합격 과정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스스로 평가의 신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아울러 학종 선발 학생들의 출신 고교, 지역, 소득수준 등 가정환경 등을 공개해 학종이 결과적으로 어떤 학생들을 뽑고 있는 전형인지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5학년도 학종이 공식 도입된 이후 4년이 지나면서 학종으로도 고교 서열화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는 지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수시 모집 전형 전체를 학종으로 운영하는 서울대에 수시로 진학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서울의 고등학교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하나고(예체능계열 고교 제외)다. 하나고는 지난해 52명의 서울대 수시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어 서울과학고와 대원외고, 한영외고 등의 순으로 서울대 수시 합격자가 많았다. 모두 고교서열의 상층부에 있는 전국 단위 자사고와 특수목적고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자사고나 특목고 등은 다년간 쌓아온 ‘학종 노하우’를 바탕으로 진학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학종의 공정성 논란을 잠재우려고 수능 위주의 정시를 확대하는 것은 ‘주입식’ ‘문제 풀이’ 등 후진적인 교육으로의 회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교육계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학종과 정시 간 비율을 따지는 근시안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대입 제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5지선다형 문제풀이를 가르치는 교육이 미래사회에 걸맞은 교육인가”라고 반문하며 “고교학점제와 내신 절대평가를 통해 학교의 수업을 혁신하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다양한 역량을 기르며 대학이 이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검증하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학생들 성추행하고도 재임용된 성신여대 교수, 교육부 “해임 요구”

    학생들에게 상습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고도 재임용돼 논란을 빚은 성신여대 교수에 대해 교육부가 해임을 요구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사안조사를 벌인 결과 해당 교수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 폭언 및 폭행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성신여대에 해당 교수에 대한 해임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과 A교수는 지난해 3~6월 소속 학과의 학부생 2명을 대상으로 1대1 개인교습 형식의 전공수업을 하던 중 부적절한 성적 언행과 신체 접촉을 했으며, 그중 한 학생을 대상으로는 폭언과 폭행까지 했다. 대학본부 성윤리위원회와 교원인사위원회는 A교수의 성비위를 조사해 각각 ‘징계 의견’과 ‘재임용 탈락’ 의견을 내놨으나, 교원징계위원회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구두 경고’ 처분을 내렸고, A교수는 올해 재임용됐다. 성신여대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성신여대 학생들은 A교수의 연구실 앞에 A교수가 했던 성희롱 발언들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고 집회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교육부는 A교수의 성비위가 사립학교법 제55조에 따라 준용되는 국가공무원법 제63조 상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또 A교수에 대한 이번 처분이 지난해 개정된 사립학교법 제54조 제3항을 실제로 적용하는 첫 번째 사례라고 설명했다. 개정된 조항은 사립학교 교원이 사립학교법에 규정된 면직사유 및 징계사유에 해당할 경우 관할청이 해당 교원의 임용권자에게 해임 등 징계를 요구할 수 있으며, 임용권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엄중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육부는 학생들의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A교수를 수업에서 즉각 배제하고 피해자 보호조치를 시행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30대 기간제 여교사, 남학생과 부적절 관계” 파문…당국 조사

    “30대 기간제 여교사, 남학생과 부적절 관계” 파문…당국 조사

    인천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여교사가 남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관계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0일 인천 논현경찰서에 따르면 인천 모 고등학교 측은 올해 5월 이 학교에서 근무했던 기간제 교사 A(30대·여)씨가 남학생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의심된다며 117(경찰청 학교폭력신고센터)에 신고했다. 인천시교육청은 같은 달 학부모로부터 이 같은 의혹을 처음 접한 뒤 학교 측에 해당 사안을 알린 상태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그러나 학부모가 별도로 고소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조사는 따로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당사자인 학부모가 변호사와 합의 끝에 여교사와 아들 간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내용은 빼고 고소했다”면서 “현재로서는 그 부분에 대한 조사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 나이와 (A씨의) 행위의 여러 형태 등을 고려해보고 조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학생의 부모는 올해 초부터 아들의 과외를 맡았던 A씨가 아들 B군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시교육청에 알렸다. A씨는 지난해부터 B군이 재학 중인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다가 올해 초부터 B군의 집에서 영어 과외 수업을 했다. B군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자 A씨와 상담한 뒤 부모와 상의해 A씨에게서 과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학교에서 정규 영어 수업을 하면서 불법으로 과외 수업을 한 것이다. 학교 측과 교육청 조사 결과 A씨와 B군은 과외 수업을 하던 집에서 여러 차례 성관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혼인 A씨는 이 문제로 지난 5월 31일자로 사직했다. 과외비 250만원도 B군 부모에게 돌려줬다. 학교 측은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어 A씨의 불법 과외 행위에 대해서는 서면 경고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이 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근무했던 A씨는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5월 말 사직서를 제출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는 상태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A씨가 정규 교사가 아닌 기간제 교사였고 면직 처분된 만큼 경찰 수사가 끝나도 그를 징계할 권한은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A씨가 면직되지 않았다면 형사처벌 이후 배제 징계를 할 수가 있는데 지금으로선 A씨에게 마땅히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고 민감한 사생활이 포함된 만큼 자세한 수사 내용은 말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방황은 이제 그만” 구로형 대안교육 ‘다다름학교’ 개교

    서울 구로구의 새로운 대안교육 모델 ‘다다름학교’가 문을 열었다. 지방자치단체와 시 교육청이 협력해 대안교육시스템을 선보이는 것은 전국 처음이다. 구로구는 19일 이성 구로구청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박지성 시립구로청소년센터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립구로청소년센터 3층에서 다다름학교 개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다다름학교는 구로구, 서울시 교육청, 시립구로청소년센터가 손잡고 선보인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이다. 학업 중단 위기에 놓인 청소년들을 공교육의 제도권 안에서 포용할 수 있는 대안교육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학교 2,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단기과정 1학급과 정기과정 1학급을 개설한다. 단기과정은 4주 단위로 진행된다.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보통 교과 수업이 아니라 인문학, 원예, 미술, 심리치료 등 프로그램으로 이뤄졌다. 상담과 심리적 안정에 집중해 빠르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1년 단위로 운영되는 정기과정 역시 기존 대안교육과정의 보통 교과가 5과목인 것에 비해 3과목만 교육해 학생들의 부담을 줄였다. 대신 예체능, 진로탐색, 공동체활동 등 다양한 영역의 수업으로 빈자리를 메꾼다. 다다름학교의 출결사항은 재적 학교에서 인정된다. 앞서 구로구는 교육청에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대안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요청해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3월 교육청이 일반 교과목 수업을 배제하고 위탁기간을 축소하는 등의 새로운 대안교육 커리큘럼을 마련하고 위탁교육기관 지정, 인가 등의 절차를 거쳐 이번에 개교하게 됐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전통적 성역할 깨지자 불안감… ‘대림동 경찰 폭행’ 여혐 비하

    전통적 성역할 깨지자 불안감… ‘대림동 경찰 폭행’ 여혐 비하

    젠더 교육·채용 확대… 인식 바꿔 여성의 사회 참여 늘려야 2018년 12월 31일 기준 한국 여성 경찰은 1만 3582명이다. 전체 경찰 12만 448명 가운데 11%에 불과하다. 성별 분리 모집 과정에서 여성의 채용 인원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경찰대학 신입생과 경찰간부후보생을 통합 선발하기로 했지만 순경은 여전히 남녀를 분리해 뽑는다. 어렵게 경찰이 되더라도 여성 경찰은 조직 내에서 ‘섬’처럼 여겨진다. 여성 경찰은 핵심 업무에서 배제되거나 인사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기 쉽다. 지난 5월 주취자를 진압하는 과정이 담긴 일명 ‘대림동 경찰관 폭행’ 영상이 공개된 이후 피의자들의 공권력 경시가 아닌 ‘여경 무용론’에 불이 붙은 건 여성 경찰에 대한 외부 인식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 줬다. 경찰 조직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 모든 조직의 문제다. 서울신문 서울젠더연구소는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으로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제1회 서울젠더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직 내 성차별적 인식을 되짚고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금 의원을 비롯해 손원진 경찰인재개발원 생활치안교육센터 교수요원(경감),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이은애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총경), 추지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진행은 신 교수가 맡았다. 신경아 교수 지난 5월 주취자에 대한 여성 경찰의 대응 장면 영상이 대중에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여성 경찰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 발언에서 시작해 여성 경찰 무용론으로까지 확대됐다. 한국 사회에서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위치에 여성이 진입하려 할 때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사건의 쟁점과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이은애 팀장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 일부 뉴스에서 “여성 경찰이 잘 대처했다”, “여성 경찰에 대한 혐오를 멈춰 달라”는 남성 경찰들의 인터뷰가 나왔다. 그걸 보면서 ‘이런 문제조차 남성 경찰로부터 보호받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나’라는 고민이 들더라. 1997년 경찰이 된 이후 지금까지 경찰로서의 존재 이유를 지속적으로 증명해야 했다. ‘여성 경찰이 필요한가’와 같은 질문도 계속 받는다. 전통적인 성역할에 따르면 경찰은 남성 고유의 영역이었기 때문에 그 금기가 풀어지면서 벌어진 현상이라고 본다. 금태섭 의원 한쪽에서는 여성 피해자의 진술을 듣는 등 여성 경찰의 고유 역할이 있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 주장 자체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한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온라인상에서 젠더 갈등 양상으로 확산된 건 어려움을 겪는 젊은 세대의 문제가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 정치권에서는 (젠더 이슈를) 피해 다니는 형국이고, 그래서 더 갈등이 증폭되는 게 아닌가 싶다. 추지현 교수 사회학자로서 이번 사안은 여성 경찰과 경찰 직무의 문제라기보다 한국 사회에서 현재 청년 세대가 갖고 있는 불안이 여성 문제로 전이된 형태라고 본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보통의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을 증명하고 타인과 경쟁해야 하는 피폐한 삶을 살면서 그 불안감이 여성 혐오로 표출된 것이다. 또 여성 경찰이 조직 안에서 한몫을 하는 경찰로 고려되지 못하고 여성이라는 기표로만 떠돌면서 여전히 동등한 동료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불거졌다고 본다. 이웅혁 교수 이번 논란은 남성 지향적인 경찰 조직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불거졌다. 대다수 국민들이 경찰의 역할을 힘을 사용하는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경찰의 사명은 ‘물리력을 사용해서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라는 패러다임이 고착화된 것이다. 112 신고를 분석해 보면 범죄 사건은 10~2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비범죄성 생활 민원이다. 경찰은 ‘범죄 전투사’의 역할뿐 아니라 가출 청소년을 도와주고 아동 학대 가정을 상담하는 등 ‘갈등 조정 해결자’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경찰 스스로도 자신의 역할은 범죄를 막는 것이라고 본다. 경찰 조직의 구조적 한계와 편협함이 이번 사건을 야기한 측면이 있다. 손원진 교수요원 현장의 남자 경찰들은 이번 사건이 남녀 갈등 문제로 비화되는 게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았다. 강의실에서 이론 중심으로 수업을 듣고 물리력을 사용하는 것을 제대로 체득하지 못한 상황에서 현장에 투입되는 현실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여성 경찰은 사회적 약자 보호나 여성 범죄를 담당하는 것만이 아니라 경찰 조직 안에서 동등한 역할을 하는 경찰로 대우 받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여성 경찰 비율을 늘리는 것이야말로 경찰의 구조적 한계를 깨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신 교수 현재 여성 경찰 비율이 11% 정도인데 경찰청이 2022년까지 15%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여성 경찰이 실제로 현장에서 체감하는 조직 내 변화는 일어나고 있나. 이 팀장 사실 ‘여성 경찰 확대’라는 표현 자체가 시혜적인 발언이다. 여성 경찰이 전체 경찰의 1% 수준일 때 근무를 시작했는데 20년 만에 11%로 올랐다. 현재 여성 경찰을 남성 경찰과 분리해서 채용하고 있는데 그 근거는 경찰청 훈령이다. 헌법에 ‘차별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고, 국가공무원법 어디에도 여자를 남자에 비해 적게 뽑을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여성 경찰은 경찰의 정책적 도구로서 뽑혔다. 1988년 올림픽 당시 교통안전요원이 필요해서, 노태우 대통령이 1990년 일명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지난 정부에서 ‘4대악 근절’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여성 경찰을 많이 뽑았다. 한 해에 여성 경찰을 전국에서 30명 뽑을 때도 있고, 300명 뽑을 때도 있고, 1000명 뽑을 때도 있다. 국가와 경찰청이 얼마나 여성 경찰을 도구화해서 이용해 왔는지 보여 준다. 여성 경찰은 대부분 팀당 1명이다. 팀에서 둘 이상 받지 않으려 한다. 성희롱·성차별 문제나 여성 혐오 발언 등을 논의하고 연대할 동료가 없다. 추 교수 경찰 성별에 따라 직무를 분리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여성 경찰이 일이 편한 내근직을 선호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여성 경찰들이 근무하는 내근직은 편한 곳이 아니다. 승진을 하거나 수당을 많이 받거나 경찰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곳이 전혀 아니다. 남성 경찰들이 중요한 위치를 놓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그나마 남아 있는 역할에 여성 경찰들을 밀어내 왔다. 그 자리마저 한정돼 있어 여성 경찰 한 명이 빠지면 나머지 여성 경찰들끼리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러다 보니 여성 경찰들은 30년씩 경력을 쌓아도 내근 외에는 해본 일이 없다. 주요 보직 경험이 없어 관리직으로 갈 수도 없고, 승진도 안 된다. 여성 경찰 입장에서도 안타깝지만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신 교수 경찰을 선발할 때 체력뿐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의 소통 능력과 같은 지적이고 정서적 역량도 측정해야 할 것 같은데 실상은 어떤가. 손 교수요원 경찰의 역할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선발한다면 굳이 체력 기준을 도입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선발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건 공정성 시비다. 점수화되지 않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본다. 지원자가 얼마나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지 점수로 구분할 수 있으면 시험에 포함됐겠지만 점수화할 수 없어 배제되는 거다. 영어, 국어, 형사소송법을 여전히 시험으로 치는 이유다. 이렇게 뽑은 경찰들을 중앙경찰학교에서 옛날 방식으로 가르친다. 1980년대 중고등학교만도 못한 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여성과 남성을 나눠 수업하고 집합도 남녀 따로 시킨다. 여자 생활 지도관은 여학생들에게 ‘이거 하지 마라’, ‘튀지 마라’라는 잔소리를 한다. 자부심을 부여하는 척하면서 경찰 조직이 원하는 여성 경찰 모습으로 재사회화한다. 금 의원 경찰은 사회 치안을 유지하는 12만명의 대규모 조직이다. 기본적으로 인구의 50%가 여성인데 경찰 내 여성 비율도 그에 따라 맞추는 게 필요하다. 검찰에서 한 부에 여성 검사가 1명이었을 때 그 부서에 검사가 몇 명이냐고 물으면 부장검사가 대놓고 0.5명이라고 이야기했었다. 물론 지금은 여성 검사가 많아져 그런 분위기는 없어졌다. 경찰 역할을 바꾸거나 채용기준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성을 많이 뽑으면 조직의 성격 자체가 바뀐다. 물리력이 필요한 일부 경찰 직무에서는 체력검사를 하고 나머지는 성비를 반반으로 맞추는 식으로 조정하면 조직 성격 자체와 역할도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 교수 이 사안은 경찰 조직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간 여성들은 공공 영역과 민간 영역에서 의사결정권을 가진 중요한 위치에 오르기 위해 수많은 난관을 헤쳐 왔다. 여성의 참여 비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금 의원 우선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시험 과목 등 채용 절차와 더불어 교육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젠더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바꿔 나가야 한다. 이 팀장 가장 중요한 건 각계의 여성들이 소리 내 이야기하는 플랫폼이 마련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회의원 남녀 비율부터 50%로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의 네트워크가 강해지고 발화 기회가 점점 많아져 연대해 발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 초중고 교육부터 직장 교육까지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교육이 문화 재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해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는 것과 더불어 남녀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공정한 채용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젠더 이슈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추 교수 사실 페미니즘이 다시 부상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모든 해법으로 교육이 거론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젠더 교육을 하는 것이 여성 경찰 비율을 20%로 올리는 것보다 더 큰 반향이 있을지 모른다. 청년경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들은 일과 생활을 양립하고자 하고, 권위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회피하려고 한다. 그들 내부에서 연대의 지점도 보인다. 페미니즘 물결은 돌이킬 수 없다. 선배나 관리자 이상의 직급 외에도 자유롭게 발화할 수 있고,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손 교수요원 모든 경찰의 성별 분리 채용을 폐지하는 전향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당장 교육을 통한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니 일단 경찰 교육기관에 대한 진단과 기관을 재구조화하는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 정리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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