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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8㎝ 앳된 살인미소 백서현

    178㎝ 앳된 살인미소 백서현

    ‘천국의 계단’의 송주,‘태양인 이제마’의 이제마,‘허준’의 허준,‘다모’의 황보윤 종사관,‘영웅시대’의 태산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드라마 주인공’은 너무 싱거운 대답.눈치 빠른 시청자들은 벌써 다른 답을 준비했을 듯.바로 아역 연기자들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그 주인공은 탤런트 백성현(16)이다.11월 방영 예정인 KBS 대하사극 ‘해신’에서 장보고의 아역까지 맡았으니 현재 아역 탤런트 가운데 가장 잘 나가는 연기자요,팬카페 회원만 10만명에 이르러 권상우 못잖은 인기를 누리는 아역 탤런트계의 톱스타다. ●연기 하나만큼은 자신있어요 178㎝의 훌쩍 큰 키에 마른 체형.완도에서의 야외 촬영으로 보기 좋게 그을린 피부.인터뷰를 위해 머리에 “힘 좀 줬다.”는 그는 TV보다 훨씬 어른스러운 모습이었다.광명 북고등학교 1학년. 아역 탤런트들은 무기로 삼던 깜찍함을 잃은 나이쯤 되면 어느새 화면 뒤로 사라지게 마련.아역을 맡기에도 성인 연기를 하기에도 어중간한 나이인데도 그는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제가 특별히 연기를 잘해서라기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서 그런 거 같아요.” 모범 답안 같은 그의 말에 어린 티(?)가 배어나온다. 그의 무기는 어린 연기자답지 않은 연기에 대한 몰입이다.MBC ‘영웅시대’에서 태산 역을 맡아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듬직한 장남 연기를 훌륭히 해내 시청자들의 칭찬이 자자했다.“어린 시절 연기가 뭐 어렵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어요.하지만 감독님들이 드라마 초반에 힘을 많이 주려고 하기 때문에 야외촬영도 많고 요구조건도 까다롭죠.” ●칠갑산 덕에 데뷔했죠 촬영장을 놀이터,학교 삼아 자라온 탓에 이제 카메라 체질이 됐다.낯가림이 심하다면서도 “이상하게 카메라 앞에만 서면 안도감이 생겨요.”하며 예의 그 귀여운 미소를 짓는다.어린 시절 백성현은 동네에서 알아주는 꼬마 스타였다.6살때 ‘칠갑산’‘소양강 처녀’ 등을 구성지게 불러제껴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옆집에 탤런트 이의정 누나가 살았는데 누나 어머니께서 제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시고 다리를 놔주셨어요.” 그래서 입문하게 된 연예계.벌써 경력 10년차다.아역 연기자들이 주는 소위 ‘발랑 까졌다.’거나 ‘싸가지 없다.’는 일반적 편견에서 한참 비켜서있다. ●공부도 연기도 다 욕심나요 “저는 연예인 티 내는 거 제일 싫어해요.오늘 여기에 온다고 파마했는데 이상해요.친구들은 다 스포츠형 머린데 저만 (머리가)기니까 친구들한테 미안하고요.” 밤샘 촬영하고 학교에 가도 선생님께 죄송해서 수업시간에 졸지 못한다는 그는 전형적인 ‘범생이’다.“학교 가는 건 좋아하지만 공부는 별로다.”라고 시치미를 뗐지만 옆에 앉아있던 코디가 “중학교 때 전교 10등 안에 들었다.”고 슬쩍 귀띔을 해준다. ●제 매력도 ‘살인미소’래요 농구,축구 좋아하는 건 기본.영화는 사흘 연달아 볼 정도로 좋아하고 책은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봐야 직성이 풀린단다.최근 읽은 책은 스펜서 존스의 ‘선물’.“삶의 교훈이 되는 책이에요.꼭 한번 보세요.(웃음)” 마지막으로 팬들이 왜 좋아하는 거 같냐고 물었다.“다들 ‘웃는 게 귀엽다,잘생겼다.’그러세요.전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그런데요 자꾸 들으니까 나르시시즘에 빠지려고 해요.(웃음)”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메트로 의회] 68세 최고참 의원 못말리는 향학열

    [메트로 의회] 68세 최고참 의원 못말리는 향학열

    고희를 바라보는 구의원이 뜨거운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어 동료 의원들과 주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광진구의회 김기섭(자양3동)의원. 3선의 김 의원은 올해 만 68세로 의회내 최고참이지만 의정에 대한 열정이나 도전은 젊은이 못지않다. 김 의원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도 매주 수·목요일 2차례씩 광진구정보도서관에서 열리는 한양대 최고위과정의 강의를 듣느라 바쁘다.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밤 9시30분이 넘어 끝나는 야간강의라 피곤을 느낄 만도 한데 단 한번도 강의를 빼먹지 않았다. 가끔 영어로 강의를 할 때면 불편하지만 결코 결석하진 않는다.오히려 “교수들이 수강생의 입장을 배려(?)해줘 알아듣기 쉽다.”며 만족해한다.김 의원이 최고위 과정을 수강하게 된 것은 “연구,노력하는 의원이 되겠다.”는 순수한 향학열 때문.그는 “우리나라의 지방자치 역사가 짧아 강의를 통해 선진국의 앞선 지방자치를 경험하고 싶었다.”고 수강동기를 밝혔다. 최고위 과정은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기회로도 안성맞춤이다.300여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듣는 강의이니 만큼 수업시간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무엇보다 항상 공부하고 연구·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주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좋다. 후반기 의회에서는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보다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김 의원은 “열심히 하는 사람만이 성공을 거둔다.”는 생활신조에 따라 주민의 대표역할에 더욱 더 충실할 것을 다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서울시 교육정책 대전환 예고

    서울시 교육정책 대전환 예고

    ■ 공정택 교육감 당선자 정책·인물 해부 역대 16대·민선 4대 서울시교육감으로 선출된 공정택 당선자의 정책 방향의 핵심은 ‘학력 향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학생들의 실력을 높이는데,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한마디로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고,교사들은 열심히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실력있는 학생들을 기르기 위해 교육 환경도 실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정책 공약도 전체적으로 이같은 학력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선진국 수준으로 학생복지를 이루고,교원들에게 행복한 직장환경을 조성한다.’는 그의 ‘웰빙 교육환경 공약’도 학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주위 환경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 교육정책에는 앞으로 4년 동안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초등학교 학력평가와 자립형 사립고 도입,외국어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의 확대,0교시 등 그동안 유인종 현 서울시교육감이 재선을 거치는 8년의 임기동안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이었던 각종 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공 단선자가 밝힌 초등학교 학력평가 방식의 변화는 사실상 ‘수우미양가’ 식의 평가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지난 1996년부터 초등학생 성적표에는 ‘수우미양가’ 대신 ‘그림을 그리는 데 표현력이 뛰어나지만 과학실험에는 소극적이다.’는 서술식 평가가 등장했다.공 당선자는 “‘수우미양가’가 아니라 ‘탁월·우수·보통’ 하는 식으로 표시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학력평가 과거회귀 가능성 교육부도 이같은 서술형 표기는 문제가 없지만,학업 성취도에 따른 순위나 석차 등을 표기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하지만 학업 성취도를 표시하는 특정 ‘단어’가 사용될 경우 ‘수우미양가’ 5단계든 ‘탁월·우수·보통’ 3단계든 말만 달라졌을뿐 똑같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자칫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정책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0교시’를 학교 자율에 맡기겠다는 공약도 사실상 0교시가 전면 확대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공 당선자는 “0교시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학생들의 건강을 고려해 되도록 자제하도록 장학지도를 할 계획”이라면서 “전면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장학지도 자체가 학교자율에 맡긴다는 정책과 배치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말 그대로 학교자율에 맡길 경우 0교시를 실시하는 학교 주변의 다른 학교 학부모들의 거센 요구에 따라 줄줄이 0교시를 실시하는 ‘0교시 도미노 현상’까지 예상된다. 한편 자립형사립고의 설립 가능성은 높아졌다.공 당선자는 “교육부가 현재 실시 중인 전국 6개 자립형 사립고의 운영결과를 참고한 뒤 서울에서도 곧바로 시범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내년에 운영결과가 나온 뒤 자립형 사립고 심의·평가위원회를 구성,이르면 오는 2006년부터 서울에서도 몇 개의 자립형 사립고가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실업계 고교에 대한 지원책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공 당선자 스스로 실업계 교사로 교직생활을 시작,오랜 기간 실업계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는 점도 이같은 예상을 가능케 한다.공 당선자는 실업계 학생들에 대한 전면 무상교육을 추진하고,‘학교기업’의 설립을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았다. ●교직단체와 마찰 줄이기가 가장 큰 숙제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다른 예산을 그만큼 줄여야 하는 만큼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다.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전교조와 한국교총 등 교직단체와 교육 관련 단체와 마찰을 줄이는 문제는 가장 큰 숙제다.전교조를 비롯한 대부분의 교육 관련 단체들은 공 당선자가 밝힌 ‘초등학교 학력평가 시스템 도입’방침에 벌써부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초등학교 학력평가가 부활할 경우 입시 풍토가 초등학교까지 확대돼 사교육비 부담이 느는 등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와의 ‘정책적 공유’도 결코 쉽지 않은 부분이다. 공 당선자의 정책공약 가운데 상담교사제,표준수업시수제,교원 법정정원 확보 등은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결정해야할 사안들이다.문제는 이같은 사안 대부분이 막대한 예산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정책이라는 점이다. 상담교사제 도입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학교 양호교사와 영양사의 정식 교원 임용 문제와 맞물려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과목별로 일정한 표준 수업시간을 정해 이에 따라 수업이 이뤄지는 표준수업시수제나 교원법정정원 확보 공약은 교육부는 물론 당장 막대한 예산을 배정해야 하는 기획예산처와도 조율해야 할 난제다.서울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현 유 교육감도 표준수업시수제와 교원법정정원 도입을 추진하려 했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보류했다.”고 말했다. ■ “초등생 학력평가 소신 불변 인성·특기교육과 균형 유지” “초등학생 때부터 학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는 2일 최근 며칠 사이 논란이 일고 있는 초등학생 학력평가 실시 여부에 대해 이렇게 못박았다.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현재 실시하고 있지 않은 초등학교 학력평가를 학교 자율에 따라 실시토록 하고 학생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학부모에게 알리겠다는 설명이었다. 공 당선자는 이와 관련, “교육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의 평가제도가 어느 정도 이뤄져야 하고 성취수준의 평가 결과가 학부모에게 제대로 전달돼야 자극을 받아 공부하게 된다.”면서 “예전의 ‘수우미양가’를 부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탁월·우수·보통’ 등의 설명을 현재의 서술식 평가방식에 접목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이뤄지고 있는 인성교육과 다양한 소질을 계발하는 특기적성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유인종 교육감이 그동안 닦아놓은 인성·특기적성교육을 한 축으로 하고 이와 균형을 맞추도록 기초학력 신장이라는 다른 한 축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 당선자는 초등학교 학력평가 체제 도입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 우려에 대해 “혼란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 교육위원들과 협의를 거치고 각계 각층의 여론을 수렴,신중하게 검토한 뒤 추진할 계획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면서도 “어떤 식으로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학력평가를 통해 공부하는 풍토를 만들어 중·고교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 학연·지연보다 함께 일한 인연 중시 공정택 당선자의 인맥은 학연이나 지연보다는 평교사 시절부터 맺어온 인간관계에 따른 인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그와 가까운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그와 함께 근무했던 인사다. 공 당선자가 공개적으로 꼽는 가까운 인사는 서울고 윤웅섭(59) 교장과 덕수정보산업고 이종성(60) 교장이다.윤 교장은 서울 사범대 출신으로 공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비교적 나이가 많은 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한 주인공이다.평교사들을 비롯한 교육 각계 인사들 사이에 ‘젊은 리더’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윤 교장과 의기투합해 뭔가 해보겠다는 전략이 주효했다.고령의 교육감을 보필할 젊은 참모 역할이었다. 이 교장은 공 당선자가 덕수상고 교장 시절 교무주임으로 동고동락을 했다.당시 공 당선자의 진심을 몰라주는 사람이 많던 시절,당선자의 뜻을 따라 덕수상고를 이른바 ‘명문고’로 자리잡게 한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공 당선자의 당선 배경에는 다양한 인맥과 학맥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공 당선자는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사범대 출신은 아니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서울대 사대 출신 교원들의 지지를 골고루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실업계 고교의 지지도 적지 않았다.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실업계고 근무경험은 실업계고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일각에서는 호남 출신 교원들이 보이지 않게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공 당선자는 이에 대해 “오히려 다른 후보측에서 ‘유인종 교육감에 이어 또 호남에서 서울교육을 책임지려는 것이냐.’는 역공세를 펼쳐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서울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인맥과 학맥도 중요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평교사부터 행정경력까지 풍부한 교육 행정경험이 다수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 같다.”면서 “하지만 다른 후보들을 지지한 표도 적지 않은 만큼 공 당선자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서울 교육을 훌륭히 이끌어나갔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 동료들이 말하는 공정택 당선자 ‘추진력·친화력·카리스마’. 공정택 당선자를 한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같은 단어를 빼놓지 않는다.강한 카리스마에 타고난 친화력을 바탕으로 사소한 일 하나까지 꼼꼼히 챙기는 황소같은 추진력은 ‘똑’ 부러진다는 평가다.학생들의 공부에 관한 한 물불 가리지 않고 도와준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그를 ‘진정한 스승’으로까지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반면 한번 마음먹은 것에 대해 고집을 꺾지 않는 그의 스타일이나 공부에만 역점을 두는 교육철학이 다양성이 요구되는 21세기 교육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공부에만 역점… 다양성 부족 지적 그의 일하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일화 하나.1986년 중랑중 교장 시절이었다.교장으로 첫 발령을 받아 부임한 뒤 처음 시작한 것이 학력을 높이는 시스템 구축이었다.당시는 고입 연합고사 성적에 따라 알게 모르게 중학교가 평가되던 시절이었다.그는 학생들의 실력을 높일 방법을 연구하던 끝에 각 교과 담당 교사에게 일일이 방학과제를 만들도록 한 뒤 이를 모아 하나의 문제집으로 묶었다.각 문제에는 관련 교과 단원을 표시해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도록 했다.방학숙제는 담임교사가 모두 걷어 쪽마다 확인도장을 찍어 교장인 그에게 확인을 받게 했다. 그는 당시 자신이 사용하던 확인도장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이는 전교생이 모두 제출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공 당선자는 “이렇게 2년을 했더니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오르면서 학부모·교사·학생 모두 좋아했다.”고 했다.그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교육계 인사는 “교사들과 학생들을 ‘혹사’시켰으면서도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이유는 당선자의 지도를 받은 학생들의 진학률이나 취업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82년 성동여실 교감 시절이었다.자율학습 시간에 직접 지휘봉을 들고 교실마다 자는 아이들을 깨워가며 공부를 독려했다.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호랑이’로 유명했다고 한다.하지만 밤 늦은 시간 불쑥 학교로 되돌아와 공부하는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간식을 사다 먹이는 일도 그의 일과 중 하나였다.학생들을 취업시키기 위해 매년 취업철만 되면 발품을 팔아 서울 퇴계로 일대 은행과 기업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실력있는 좋은 아이들이니 뽑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그와 함께 성동여실에서 근무했던 한 교사는 “학교 사정이 나빴던 어느 겨울 연탄 가스로 고생하는 아이들 얘기를 했더니 어떻게 구했는지 석유난로를 몇 대 구해왔다.”고 말했다. ●인기직종 은행에 한해 243명 합격시켜 앞서 72년 덕수상고에서 학년주임을 맡을 때에는 당시 최고의 인기직종이었던 은행에 243명을 합격시켜 교육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당시 취업을 잘 시킨다는 실업계고가 50∼60명을 취업시킨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과였다. 학생들에게는 무서운 ‘호랑이’였지만 교사들에게는 정 많은 ‘동료’였다.그는 평교사 시절부터 동료 교사들과 식사와 술로 회포를 풀었다.틈틈이 술자리를 마련해 동료 교사들의 어려움을 들었다.그와 함께 근무했던 한 현직 교장은 “평교사 시절부터 부인 월급으로 생활하고 자신의 월급은 거의 대부분 동료들의 밥값과 술값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술보다는 술자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주종을 가리지는 않는다고 한다.그와 함께 일했던 한 교육계 관계자는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다음날 학교에 맨 먼저 도착하는 사람은 공 당선자였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그의 추진력을 ‘옥에 티’로 지적하기도 한다.그를 겪어본 한 교육계 인사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어붙이는 고집스러운 스타일 때문에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데는 인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교육계 한 인사는 “학생들을 위한 그의 진심은 훌륭하지만 서울 교육의 수장으로서 공부만을 강조하다 보면 학교 현장에서는 자칫 성적 만능주의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부인 육완숙씨가 본 공 당선자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당선자는 출마자 중 최고령이었다.고희의 나이에도 40∼50대 후보자들과 경쟁할 수 있었던 그의 건강비결은 테니스와 산보였다. 오는 26일 취임하는 공정택 당선자 부인 육완숙(68)씨를 지난달 29일 저녁 송파구 방이동 자택에서 만났다.152∼153㎝의 키,40㎏이 겨우 넘을 듯한 호리호리한 몸매에 카키색 원피스를 걸친 육씨는 전형적인 선생님의 모습이었다.평생을 평범하게 살아온 육씨에게는 선거 후 연일 쏟아지는 세간의 관심이 낯설고 부담스럽기만 한 것 같았다. 육씨는 지금까지 남편이 정열적으로 학교 일에만 매달려왔기 때문에 노년에는 손주들 재롱보며 조용히 살기를 바랐다고 한다.하지만 남편의 넘쳐나는 교육에 대한 열정은 육씨도 말릴 수 없었다.고령에도 선거 일정을 강행군 할 수 있었던 건강비결을 묻자,편식하지 않는 식습관과 매일 오전 7시부터 1시간 가량 부부가 함께 산책한다고 했다.골프를 안하는 공 당선자는 주말마다 3∼4명의 교사들과 인근 학교에서 테니스를 즐기는 것으로 취미생활과 체력관리를 병행하기도 한다. 공 당선자는 젊어서부터 워낙 건강했고 술 자리를 좋아했다고 한다.소주 2∼3병을 마시고도 취한 모습을 보이질 않아 육씨는 반평생 같이 살면서도 공 당선자의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지 못했다. 40여년간 교육자로 일했던 공 당선자의 생활은 오로지 학교 일이 전부였기 때문에 가사와 육아,자녀교육은 부인 육씨가 도맡다시피 했다.간혹 공 당선자는 불시에 두 아들의 책과 공책을 꼼꼼히 살피며 학업상태를 점검하기도 했는데 이 시간이 아들 훈식과 문식에겐 가장 무섭고 힘든 시간이었다고 한다.공 당선자는 아이들이 학업에 나태하거나 거짓말을 하면 크게 호통을 쳐 스스로 반성할 때까지 벌을 세우는 엄한 아버지였다.육씨는 두 아들에게 스스로 공부하는 자세를 강조했기 때문에 별다른 과외는 시키지 않았고 중 3때와 고 2·3학년 때 단과학원에서 영어·수학 강의를 듣게 했다. 육씨는 공 당선자가 학교 일에만 매달렸던 30∼40대에도 육씨의 학생 성적 처리만큼은 한번도 빼놓지 않고 챙겨주었던 남편의 배려를 기억한다.육씨가 전주여고 가정교사로 재직했던 7년동안 전주상고에서 상업을 가르쳤던 공 당선자는 육씨의 중간·기말고사 성적처리를 모두 맡아서 해주었다.지금처럼 계산기도 없던 시절이었기에 육씨는 공 당선자의 세심한 배려가 고마웠다고 한다. “부부가 모두 평생을 교육자로 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크게 부부싸움 한번하지 않고 별 탈없이 지금까지 생활한 것이 정말 행복하다.”는 육씨는 공 당선자를 처음 만났던 그날을 떠올리며 수줍게 웃었다.1960년 봄,육씨는 전주여고 재직시절 큰언니 옥희(78)씨의 중매로 당시 전주상고 교사였던 공 당선자를 처음 만났다.상대를 리드하는 카리스마가 마음에 들었다는 육씨는 자신들을 알아보는 학생들이 많아서 1m씩 떨어져 함께 걷는 것으로 데이트를 대신했다.공 당선자와 육씨는 1년 6개월 연애끝에 1961년 11월 결혼식을 올렸고 강산이 4차례나 변했을 40년 넘게 잉꼬부부로 살아왔다. 육씨는 “큰 일하는 남편에게 도움이 될 수 없어 미안하지만 지금까지 늘 곧은 모습만을 보여주었기에 앞으로 잘 할 것”라며 공 당선자에게 굳은 믿음을 보여주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친·처가 교직근무자 20명 넘어 공정택 당선자의 가족은 처가와 사촌, 손자·손녀까지 합쳐 교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20∼30명에 이를 정도로 대표적인 교육가(敎育家)다. 공 당선자는 11남매 중 일곱째로 큰형인 고 공원택씨가 문교부(현 교육인적자원부) 장학관을 지냈다.넷째 공이택(74)씨는 군산부시장을 지냈으며 여동생인 열째 공정자(62)씨는 현재 남서울대 총장이다. 5남매 중 막내인 공 당선자의 부인 육완숙(68)씨도 40여년간 고등학교 가정교사로 재직했다.육씨의 큰오빠 고 육완기씨가 임실·고창·금산군수를 지낸 바 있다.둘째 언니 육옥희(78)씨는 4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셋째 언니 육완순(71)씨는 한국 현대무용의 대가로 현재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육완순씨의 남편 이상만(78)씨는 서울대 지질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외동딸 이지현(37)씨의 남편이 가수 이문세(46)씨다. 공정택·육완숙씨 부부는 2남을 두었으며,큰 아들 훈식(42)씨는 산부인과 의사, 둘째 아들 문식(40)씨는 남서울대학교 사무처 계장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공정택 당선자는… ▲1934년 1월26일 전북 남원 출생 ▲53년 이리 남성고 졸업 ▲57년 서울대 상과대 경제과 졸업 ▲76년 고려대 교육대학원 중등교육행정 수료 ▲72년 4월∼78년 9월 덕수상고(현 덕수정보산업고) 주임교사,교육청 장학사 ▲82년 3월∼86년 8월 성동여자실업고 교감 ▲85년 5월∼86년 5월 교육개혁심의회 상임전문위원 ▲86년 9월∼91년 2월 중랑중 교장 ▲91년 3월∼94년 9월 덕수상고 교장,서울시 강동교육장 ▲96년 9월∼98년 2월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국장 ▲98년 3월∼2002년 8월 남서울대 총장 ▲98년 9월∼현재 제3·4대 서울시 교육위원 ▲2004년 7월 서울시교육감 당선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기고] 수능출제 방송강의서 많이 해야/이상갑 경복고 교장·교육학 박사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2월17일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하면서 EBS 수능방송강의를 대폭 확대하고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사교육을 받지 않고 학교수업과 EBS 방송 청취만으로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e-Learning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했다.급증하는 사교육비 부담이 공교육 부실화를 초래한 것은 물론,대부분의 학부모들에게 큰 고통을 주고 교육적·사회적 폐해를 유발해 온 점에 비춰볼 때,이 대책에 대해 많은 국민이 깊은 관심과 기대 속에서 일단 지지를 보내고 있다.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발표된 지 4개월이 경과하는 동안 일선학교에서 EBS 수능방송강의의 진행 과정을 지켜본 학교장으로서 느낀 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 몇마디 하고자 한다. 우선 학부모·학생은 수능강의의 취지에 찬성하지만,지난달 2일 한차례 모의고사가 있었을 뿐 실제 수능시험을 치르지 않아 수능시험 반영 정도가 검증된 적이 없기에 수능시험과 연계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반신반의하면서 일단 지켜보겠다는 분위기이다.수능방송강의가 시작되면서 실무진에서는 “하루에 3시간 정도 시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으나,실제로 EBS가 제공하는 초·중·고급의 강의를 전부 시청하려면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하루에 8시간 이상의 정규 및 보충수업에다 서너시간 야간자율학습을 하고,예·복습,과제물까지 처리해야 하는 학생들로서는 방송강의를 듣고자 별도의 시간을 내기가 상당히 어렵다.밤늦게 귀가해 새벽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EBS 수능강의를 시청하다 보면 정작 등교 후 수업시간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기존 학습참고서도 끝까지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데,EBS 교재는 계속 쏟아져 나와 학생들이 이를 소화하기에 벅차다는 것도 문제점이다.그뿐만 아니라,수험생들이 방송강의를 제대로 소화해 내려면 예·복습이 필요할 텐데 가뜩이나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간관리를 어떻게 해야 강의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그렇다면 EBS 수능강의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할까? 여러분이 각기 다양한 방안을 주장하겠지만,우선 강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먼저 일부 학교의 경우,강의 중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원하는 학생에게 시청하도록 하고,나머지는 교사가 내용을 소화해 학생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해 주는 사례가 있다. 교사들이 과목별 교과협의회를 거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강좌만 골라 원하는 학생에게 보여주거나 필요한 부문만 정리해서 학생에게 전달하고,나머지는 학생 개개인의 선택에 맡기는 등 강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만하다. 두번째,교재 구성을 바꿀 필요가 있다.수능강의 교재를 기존 교재처럼 획일적으로 구성할 것이 아니라,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문제집을 뛰어넘는 독특한 문제 유형을 제시하는 등 기존 학습지와의 차별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EBS 교재가 다른 교재와 별 차이 없다는 생각이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원래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 세번째,강의 운영 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선생님과 얼굴을 마주 대하는 학교 수업과는 달리 장시간 단조롭게 진행되는 방송강의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현재 50분 위주의 강의 시간을 강좌에 따라 30분,40분 등으로 다양하게 편성하고,주요 강의 내용은 반복해서 정리해 주는 등의 강의기법 개선이 필요하다.강의를 듣는 수험생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법으로 강의평가제를 도입하거나,강사나 강의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운영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결국 이런 문제점들을 해소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EBS 수능강의만 들으면 굳이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확신을 교육부가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심어주는 일이다.그러기 위해서는 오는 11월에 실시하는 수능시험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정도까지 EBS 수능강의 내용에서 출제해야 한다. 이상갑 경복고 교장·교육학 박사˝
  • 초·중등교원 형평성 논란 ‘불보듯’

    표준수업시수의 법제화와 관련,풀어야 할 크고 작은 과제들이 적지 않다.교원의 수급이나 예산 문제를 빼더라도 당장 초등교원과 중등교원 사이의 수업시간 형평성도 제기될 수밖에 없다. 현재 교사들의 평균수업시수는 ▲초등 26.1시간 ▲중 20.5시간 ▲고 17.4시간이다.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초등 교사는 최저 25시간∼최고 32시간,중학교는 12∼27시간,고교는 10.7∼24시간으로 지역·과목 등에 따라 편차가 컸다.고교 최저와 초등학교의 최고간 격차는 무려 3배나 됐다. 따라서 법제화됐을 때 담임제인 데다 전 교과를 가르치는 초등교사들은 정해진 18시간 이외에 나머지 시간은 별도의 업무가 된다.따져보면 지금보다는 8시간이나 수업시간이 단축돼 부담이 줄어든다.따라서 그만큼 교원이 충원돼야 한다는 계산이다. 반면 교과별로 구분된 중·고교 교사들은 수업에 큰 변화가 올 수 밖에 없다.국·영·수 등 주요 과목의 교사들은 충분히 수업시수를 채울 수 있지만 수업시수가 적은 과목의 교사들은 표준수업시수를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법으로 정한 수업을 하지 않을 경우,그만큼의 임금을 삭감할 수 있느냐도 논란거리다.게다가 수업시수가 적은 보직교사들의 수업도 문제이다. 더욱이 소규모 학교의 교사들은 수업시수를 확보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다른 교과를 가르칠 수밖에 없다.예를 들어 소규모 중학교의 경우,18시간을 기준으로 교사를 배정하면 거의 대부분의 교사가 겸임 형태로 지도해야 한다.따라서 학교 운영과 교육과정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외국의 교사들과 수업시간을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의 교사는 대부분 계약제인 까닭에 수업에만 전념하는 반면 국내 교사들은 수업 이외에 행정업무까지 맡고 있다.때문에 교사들의 수업 이외의 ‘잡무’를 덜어주기 위한 대책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이 밖에 수업시수를 다 채우지 못하는 교사의 처리,초과 수업수당 지급·교원 복무 등도 만만찮은 문제들이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교사 週표준수업시간’ 공방 뜨겁다

    초·중·고교 교사들이 1주일 동안 맡아야 하는 가장 적정한 수업시간 즉,‘표준수업시수(時數)제’의 시행을 놓고 정부와 교원단체 사이에 힘겨루기가 한창이다.전교조는 표준수업시수제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장외’로 나서 방학을 앞둔 교육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한국교총·전교조·한교조 등 교원 3단체는 이미 합의를 거쳐 표준수업시수안을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시했다.반면 교육부는 교원단체의 안과 관련,표준수업시수의 개념에 대한 이견과 함께 교원 증원·예산 문제 등을 내세우며 ‘현실론’을 펴고 있다.충분한 시간을 갖고 협의해 나가자는 입장이다.특히 교원단체는 표준수업시수를 교사가 책임져야 할 최대 수업시간으로 주장하는 반면 교육부는 최소 수업시간으로 개념규정을 하고 있어,‘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표준수업시수제란 교사가 자신의 역량을 1주일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또는 반대로 최소한으로 책임져야 하는 수업시간이다.수업시간의 업무 부담을 나타내는 핵심지표인 셈이다.한국교총이 1995년 처음 내놓았다.전교조도 2000년부터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교육부는 99년 중장기 비전에서 법제화를 처음 거론,교원노조와의 단체협약 사항으로 포함시켰다. ●교원단체의 최대수업시수,‘18-18-16시간’ 표준수업시수의 법제화와 교원의 법정정원 확보는 수업의 질을 높이고,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며,사교육비의 절감을 가져오는 만큼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3개 교원단체의 주장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주당 표준수업시수는 초·중학교 18시간,고교 16시간이다.제시된 수업시간은 교사 1명이 1주일 동안 담당해야 할 최대 수업시수이라고 밝히고 있다.설정된 수업시수 이외의 초과 수업에 대해서는 말그대로 ‘초과 수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얘기다. 계산법은 이렇다.전체 근무시간인 44시간에서 표준수업 이외의 모든 주당 업무시간을 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예컨대 초·중학교는 수업준비 5시간·생활지도 10시간·행정업무 5시간·학교행사 3시간·자기연수 3시간 등 26시간을 빼보니 18시간이 됐다.고교는 초·중학교와 다른 업무는 같지만 학교행사가 5시간이어서 16시간으로 산출됐다. 전교조는 지난 3,4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후문과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표준수업시간의 법제화 등을 요구하며 ‘전국 교사대회’를 가졌다. 교원단체측은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면서 “과중한 수업과 업무때문에 아이들을 잘 가르치기 위한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구조적인 현실이 공교육의 질을 저하시키는 직접적 원인”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의 책임수업시수,‘24-20-18시간’ 표준수업시수제는 교육부의 ‘뜨거운 감자’이다.단체협약 사항인 데다 대통령 공약인 탓에 발을 뺄 수도,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달려들 수도 없다. 정부 재정이나 공무원 증원 등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교원단체의 안이 1주일에 최소 몇시간은 가르쳐야 하는 ‘책임 수업시수’ 기준이 없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교원 수급·배치의 어려움 뿐만 아니라 형평성에서도 교사간의 갈등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교원단체의 안은 최대 수업시수인 탓에 최소의 기준이 없어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와 수업이 없는 교사를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 교육부의 논리이다. 이에 따라 소요 인력·인건비 등을 고려,초등 24시간,중학 20시간,고교 18시간의 안을 내놓은 뒤 안병영 교육부총리 명의의 서한을 e메일로 각계에 보내 의견수렴에 나섰다.또 교원단체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7만 6000명 이상의 교원과 연간 1조 7000억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든다고 추산했다.초과수업 수당의 지급을 위해서는 해마다 2700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더욱이 현재 연평균 초등학교 예비교원의 양성인원이 5800명인 점을 감안,표준수업시수제에 따른 초등의 소요 인력 6만여명을 확보하려면 10년 이상 걸린다고 강조하고 있다. 교육부가 내놓안 수업시수안에 맞추려 해도 교원 1만 3000여명과 인건비 2900억원이 더 들어 이마저도 부처간 협의가 어렵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측은 “내년 2만 7000명의 교원 증원을 행정차치부 등 관계부처에 요구했지만 국가재정을 미뤄볼 때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솔바람 교실은? 이색 수업으로 인기‘짱’

    ‘솔바람 교실’은 최원호(54) 교장이 인성·진로교육을 위해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대원여고만의 강의 프로그램이다.1·2학년을 4개 학급 단위로 나눠 매주 1∼2시간씩 강의를 한다.한 학생이 1년에 서너 차례 강의를 듣는다. 강사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각계 전문직 종사자다. 주제도 학교 소개에서부터 통일,경제,성(性),금연,삶과 문학,이슬람권과 국제관계,동·서양 건축의 이해,올바른 소비생활,신문제작 과정 등 다양하다. 지난해에는 소설가 조정래씨와 하나은행 백궁 지점장 김성엽씨,연대 국문과 설성경 교수 등 학교 안팎에서 16명이 참여했다.강사 섭외는 모두 교사들 주변 아는 사람의 소개로 해결했다. 최 교장은 2002년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세 가지 원칙을 세워 지켜가고 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수강생 수를 최대한 줄이고,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오전 수업시간을 활용하며,학생들의 관심이 많은 주제에 대해 강의를 한다는 것이다.‘ 금쪽같은’ 오전 수업시간을 할애한 것도,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제를 선정한 것도 이같은 원칙에서 나왔다. 예산은 거의 들지 않는다.장소는 기존 학교시설을 활용하고,강의는 자원봉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 교장은 “자원봉사의 차원에서 강의를 부탁한 것이 이제는 오히려 다시 강의 기회를 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학생과 강사 모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솔바람 교실은? 이색 수업으로 인기‘짱’

    ‘솔바람 교실’은 최원호(54) 교장이 인성·진로교육을 위해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대원여고만의 강의 프로그램이다.1·2학년을 4개 학급 단위로 나눠 매주 1∼2시간씩 강의를 한다.한 학생이 1년에 서너 차례 강의를 듣는다. 강사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각계 전문직 종사자다. 주제도 학교 소개에서부터 통일,경제,성(性),금연,삶과 문학,이슬람권과 국제관계,동·서양 건축의 이해,올바른 소비생활,신문제작 과정 등 다양하다. 지난해에는 소설가 조정래씨와 하나은행 백궁 지점장 김성엽씨,연대 국문과 설성경 교수 등 학교 안팎에서 16명이 참여했다.강사 섭외는 모두 교사들 주변 아는 사람의 소개로 해결했다. 최 교장은 2002년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세 가지 원칙을 세워 지켜가고 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수강생 수를 최대한 줄이고,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오전 수업시간을 활용하며,학생들의 관심이 많은 주제에 대해 강의를 한다는 것이다.‘ 금쪽같은’ 오전 수업시간을 할애한 것도,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제를 선정한 것도 이같은 원칙에서 나왔다. 예산은 거의 들지 않는다.장소는 기존 학교시설을 활용하고,강의는 자원봉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 교장은 “자원봉사의 차원에서 강의를 부탁한 것이 이제는 오히려 다시 강의 기회를 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학생과 강사 모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17) 패션·아트 접목 원조 천호균 쌈지사장

    헝클어진 노랑 머리에 청홍의 꽃무늬가 새겨진 알록달록 캐주얼 남방.얼굴에는 웃음을 가득 머금었다.“신문에 나올 사진 때문에 오늘은 얌전하게 입은 겁니다.”기자의 호기심을 읽었는지 쌈지 천호균(千浩均·55) 사장은 묻지도 않은 대답을 첫머리에 던졌다.2시간 남짓의 인터뷰 동안 그의 웃음소리는 미래공간처럼 꾸며진 사장실을 쉬지 않고 울려댔다.‘패션’과 ‘아트’를 접목시킨 원조로 통하는 그의 철학을 들어봤다.(‘아트’는 우리말로 예술이나 미술쯤으로 번역될 수 있겠지만 그가 생각하는 건 더 큰 개념인 것 같아 그대로 살렸다.) -1978년 시작한 대기업에서의 첫 직장생활.남들은 보수 괜찮고 안정적이라며 부러워했지만 입사 때부터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대외차관과 기술제휴 담당이란 업무는 도통 처음부터 나와 어울릴 수 없는 일들이었다.나는 뜨거운 태양과 비바람을 맞으며 발로 일하고 싶었지만 쏟아지는 일들은 나를 계속 책상머리에 붙들어 앉혔다.게다가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했지만 내가 제출한 기획안이 회사에서 통과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입사 4년만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회사를 나왔다. -경기중학교 시절 나는 전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던 악동이었다.수업시간에 낄낄대기,똥침 놓기,뒤에서 갑자기 의자빼기에 마치 의무감 같은 것마저 느끼던 때.당연히 공부는 뒷전이었다.결국 집안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고 경기고등학교에 떨어졌다.하지만 자존심은 누구 못지 않았다.다른 고등학교에 들어갔지만 그 학교 교복 입기가 너무나 창피해 하굣길에 사복으로 갈아입고 다니다가 결국 재수를 선택했다.이듬해 경기고 배지를 달았지만 습관을 못버리고 다시 다른 일에 빠졌다.이번에는 주먹질이었다.교내에서 내 주먹은 최고였다.그때 말로 교내를 ‘평정’했다.오죽하면 고2 때 권투코치가 “공부도 별로니까 권투선수나 하라.”고 했을까. -성균관대 영문과에 입학한 뒤에도 공부보다는 사업에 관심을 더 쏟았다.기원(棋院)을 차렸는데 복덕방처럼 바둑만 두는 곳이 아니라 바둑을 주제로 한 카페처럼 꾸몄다.그러나 장사가 잘되자 앞의 가게에서 무허가 기원이라고 고발을 해버려 문을 닫고 말았다.대학 앞에서 카페를 할 때도 그랬다.지금의 홍대 앞 카페처럼 클럽식으로 꾸몄다.누추하고 허름한 분위기로 70년대의 획일적인 화려함과 차별화를 꾀했다. -81년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가죽수입업을 하던 친구가 사업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실패원인는 너무나 단순했다.가죽을 수입하기 전에 국내 수요자들의 의견을 물었어야 했는데 친구는 막무가내로 수입부터 해놓고서 국내 수요자들을 쫓아다니고 있었다.친구회사를 인수해 3년 만에 돈을 엄청 벌었다.그러나 수익성을 발견한 큰 회사들이 앞다퉈 이쪽에 뛰어들면서 사업은 위기를 맞았다. -“대기업의 자금력은 도저히 당해낼 수는 없다.이 사업은 이걸로 접고 가죽 가공제품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당시 핸드백은 패션제품이 아니라 가방과 같은 실용품이었다.모양도 똑같이 직사각형으로 표준화돼 있었다.“여성들의 몸과 옷에 맞는 핸드백을 만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내가 직접 디자인하고 ‘데코’라는 상표를 붙여 시장에 선보였다.‘핸드백을 입자.’는 게 컨셉트였다.남들은 영문과 나와서 어떻게 디자인을 하느냐고 했지만 아이디어는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샘솟았다.특히 우리 핸드백은 백화점 등 대중매장에서는 외면받고 루비나 등 당시 유명 패션디자이너들이 더 좋아했다.어느 날 백화점 행사에 20개 패션업체가 참여하기로 했는데 한 곳이 펑크를 내 우리 회사가 대신 들어가는 행운을 잡았다.그날 우리회사가 판 것이 다른 19개 업체가 판 것보다 더 많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남과 다른 생각,다른 행동을 많이 했다.남들의 생각을 대신 해보는 게 취미였다.그래서 얻은 별명이 ‘탐정’이었다.9형제 중 8번째로 태어나 눈치코치 보는 게 생존도구가 된 때문이었을까.강원도에서 상경한 아버지는 동대문에서 신발 도매상을 했다.자녀 9명의 양육은 아버지에게 큰 짐이었다.아침 5시에 광화문 집에서 동대문 가게까지 걸어서 출근했다.차비를 아끼기 위해서였다.술·담배를 전혀 안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나는 가게에서 장사하는 걸 좋아했다.특히 문 열고 들어오는 손님을 보면서 그 사람이 무엇을 살 것인가 알아 맞히는 게 취미였고,상당한 적중률을 보였다.지금으로 말하면 소비자 심리예측인데,일찌감치 훈련을 했던 셈이다. -데코 핸드백은 기대 이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그것도 5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다.핸드백만이 아닌 구두,모자,선글라스 등 다양한 패션상품으로의 다각화가 필요했다.그래서 92년 탄생한 게 토털 액세서리 브랜드 ‘쌈지’였다.쌈지(작은 주머니)를 통해 ‘작다’와 ‘싸다’에서 나오는 다양한 문화적인 느낌들을 담고 싶었다.처음에는 일본 브랜드라는 오해도 많았다.쌈지는 놈,아이삭,진리,딸기 등 우리회사의 순한글 브랜드의 출발점이 됐다. -쌈지의 브랜드 전략은 ‘아트’로 설정했다.아트와의 동맹이 절실했다.그때까지 아트하는 사람들과 전혀 일면식이 없던 나는 그들과 본격적으로 친구되기에 들어갔다.매장에서 판화작품과 음악CD를 함께 팔았다.큰 돈을 들여 서울 강남의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국내 첫 ‘아트쇼’를 열기도 했다.무용,그림,보디페인팅,설치미술 등이 종합연극처럼 펼쳐지는 공연으로 일반 패션쇼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또 ‘쌈지 스페이스’라는 작업실을 만들어 아트하는 사람들에게 1년에 10명씩 공간을 빌려 줬다.불과 5년 만에 50명이 우리의 인맥에 들어왔다.그들에게 한달에 한번씩 우리 회사에서 디자이너와 직원들을 상대로 그들의 ‘크리에이티비티’(창의성)를 강의하도록 했다. 여기에서 나온 에너지는 곧바로 쌈지 등 제품디자인에 반영됐고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내년 봄 서울 인사동에서 오픈하는 건평 1000평 정도의 상가 ‘쌈지길’(가칭)은 아트와 패션의 복합공간으로 자리할 것이다.이미 ‘숨’‘팔자’‘손’ 등 그 안에 입점할 한글 가게이름을 25개 등록했다. -쌈지는 최근 경기도 파주에 ‘딸기가 좋아’라는 문화 테마파크를 열었다.그 안에 세운 건물이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초청작으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나는 건축가들에게 어떻게 지어달라고 구체적인 주문을 한 적이 없다.건축가들이 쌈지가 그동안 같이 해온 작가들의 작품과 건축주의 철학을 자유롭게 해석해 걸작을 만든 것이었다.이른바 ‘쌈지컬처’란 게 이런 것이 아닌가 한다.가장 기분 좋을 때는 “저거 쌈지스타일이야.”라는 말을 듣을 때다.어딘지 괴팍하거나 뭔가 잘못된 것 같을 때 쓰는 말이다.내가 가장 주목해온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대표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언더그라운드 문화에 뿌리박고 있는 것이 우리의 최대 수출 브랜드 ‘딸기’다.딸기는 열살 난 초등학생 여자아이다.심술 궂고 욕심 많고 안 예쁘고 엉뚱하고 어른들한테 매일 혼나지만 의리 있고 심지가 분명한 아이다.예쁜 여자,잘 생긴 남자,공부 잘 하는 사람에만 우리교육의 초점이 맞춰지고 인성에 대한 강조점이 사라지고 있는데 대한 우리의 메시지이기도 하다.딸기는 현재 타이완 등지로 문구,팬시,잡화 등으로 수출이 많이 되고 있다. -내 차림새에 대해 한마디씩 던지는 사람이 많다.과거 회사가 작을 때에는 무시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매출이 좀 느니까 개성으로 인정해 주는 씁쓸한 경험도 했다.나의 차림새는 일종의 시위(示威)다.편안함과 자연스러움,자유로움을 내부직원과 외부사람들에게 몸으로 보여 주려는 것이다.나는 현역으로 만기제대했지만 우리나라 군대문화를 혐오한다.군대문화의 부작용이 획일성이다.3년간 모두 똑같이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다 보니 사람들이 똑같아진다. -기업경영은 이윤추구가 목적인데 너무 문화쪽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너무 미래형이라는 것이다.솔직히 단기적으로 손해라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하지만 단순한 패션회사가 아니라 실험적이고 자유로운 예술가들과 함께 하나의 문화를 창조해 가는 것,이것이야말로 쌈지의 자산이다.물론 이것은 아트를 영원한 테마로 하자는 고객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천호균 사장은 쌈지 천호균 사장은 1980년대 서울 명동거리를 휩쓴 ‘거지백’의 창시자다.‘핸드백을 입자.’라는 개념으로 시작한 거지백은 당시 젊은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고 어깨에 메어 봤을 공전의 히트작이었다. 천 사장은 젊고 가난한 예술인들에게는 든든한 후원자로 남아있다.예술이 패션의 출발점이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2002년 말 시작된 경기침체로 지금은 다소 고전하고 있는 편.그러나 패션몰 등 사업다각화로 극복한다는 게 천 사장의 복안이다.지난해 매출 1364억원에 5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당기순익은 적자가 났다.▲97년 한국섬유대상(패션경영부문) ▲99년 월간미술대상 대상(쌈지아트프로젝트),한경마케팅대회 디자인상,문화예술지원기업대상 수상. ˝
  • [길섶에서] 체벌/오승호 논설위원

    초등학교 1학년 때인 1960년대의 일.같은 반 친구와 함께 아침 등교를 하다가 길거리에 앉아 놀고 있을 무렵,담임 선생님이 들이닥쳤다.수업시간인데도 학교 밖에 있던 코흘리개를 길가던 마을 어른이 보고 선생님에게 일렀을 것으로 짐작했던 기억이 아련하다.그 이후의 일은 어떠했을까.매로 이어졌다.선생님은 우리를 교실 바닥에 앉히고 두 다리를 쭉 뻗게 하고는 대나무 막대기로 발바닥을 때리기 시작했다.아픔의 고통이나 제 시간에 학교에 나온 같은 반 또래들의 표정은 기억에서 사라진 지 오래지만 난생 처음의 체벌 경험은 ‘사랑의 매’ 개념으로 간혹 뇌리를 스친다. 담임 선생님의 모습과 함께. 이런 적도 있다.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떠드는 등 하도 말을 듣지 않자 여자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막대기를 주고는 교단 위의 책상을 짚고 칠판을 향해 섰다.그러더니 한 사람씩 나와 선생님의 종아리를 때리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철없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의 극치였을 것이다.체벌에 관한 규정이나 대법원의 판례가 필요없는 정겨운 세상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까.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사회플러스] 고교 교실서 동급생 폭행 사망

    전남의 한 고등학교 교실 안에서 동급생이 휘두른 주먹에 맞아 한 학생이 숨졌다.전남 장흥경찰서는 24일 동급생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고교 1년생인 양모(16·장흥군 장평면)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양군은 이날 오전 10시40분께 전남 장흥군 장흥읍 모고교 1학년2반 교실에서 같은 반 친구 백모(16·장흥군 부산면)군을 폭행,숨지게 한 혐의다.경찰 조사결과 백군은 2교시 수업이 끝난 직후 양군에게 ‘왜 수업시간에 떠드냐.’고 따지자 양군이 이에 격분,백군의 얼굴과 목덜미를 주먹으로 때리는 순간 백군이 쓰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 [폴리시 메이커] 경기 영어문화원 이무광 사무처장

    경기도 영어문화원 이무광(61) 사무처장은 도내 ‘영어마을’을 설계하고 진두지휘하는 프로그래머다. 손학규 경기지사의 캠프 사람이 아니면서도 손 지사의 핵심 공약을 수행하는 조타수역을 맡고 있다.손지사가 이 처장을 발탁한 것은 ‘이 사람이라면 뭐든 맡겨도 되겠구나.’라는 믿음에서 였다는 것이다.도 도시국장과 보사환경국장·내무국장·의회사무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도 흠잡을 데 없고 탁월한 행정력을 보여줬다. 그는 요즘 안산 영어마을 개원 준비에 눈코뜰새 없다.8월 말 국내 최초로 문을 여는 영어마을 건물(옛 도 공무원수련원)의 리모델링 작업과 공간개조,교육 프로그램 마련,입교대상자 선정 등을 하느라 일분일초를 아낄 정도다. 21세기를 움직이는 힘은 영어와 정보통신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는 이 처장은 “영어마을이 개원되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권 문화와 함께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연건평 3900평 규모의 영어마을에서는 수업시간은 물론 식당과 야외 카페·은행·병원·약국·우체국·은행 등의 시설을 이용할 때도 모두 영어를 써야 한다.마치 해외에 나가 어학연수를 받는 것 처럼 자연스럽게 영어권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국내 영어마을 1호가 될 안산 영어마을에는 매주 중학교 2학년생 200명이 입교하게 되며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원어민 교사 38명,보조교사 등 80여명과 함께 생활한다. 이 처장은 주말을 이용한 가족단위 교육프로그램(매주 입교정원 100명)과 방학기간 중 학생 및 영어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4주 집중교육 프로그램’도 운영,영어습득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이렇게 되면 안산 영어마을은 올 연말까지 4200명,내년에는 1만여명을 소화하게 된다.교육비는 주 중 프로그램의 경우 40만원이지만 대부분 도에서 지원,식비에 해당하는 8만원,가족단위 프로그램은 1인당 3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이 처장은 “영어마을 입소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안산 영어마을에 이어 오는 2006년 3월 파주 영어마을,2008년 양평 영어마을을 차례로 개원하는 등 시설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파주 영어마을은 영국 등지의 소도시 마을을 모델로 조성되며 남한강변에 위치한 양평 영어마을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체험시설 등을 갖추게 된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선생님 힘내세요.’ 지난 16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자리잡은 인천외국어고.교문에 들어서자 썰렁한 분위기에 학교 전체가 어수선했다.한참 수업시간인데도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교사들은 뒷짐만 진 채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교사와 학생,학교라는 이름만 내걸고 있었지 학교가 아니었다.학교 건물과 벽을 덕지덕지 도배하고 있는 온갖 플래카드와 대자보들만 초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어하고 있었다. 교실 대신 학생들은 운동장을 찾았다.2층 교무실 앞 복도는 농성장으로 변했다.집안 일을 팽개치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20여명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은 어떡하느냐.”며 울먹였다.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등교,1층 회의실에 모이지만 한숨만 나올 뿐이다.한창 수능시험 준비로 구슬땀을 흘려야 할 고3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비난하는 피켓을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았다.운동장으로,농성장으로 절반 이상 떠나버린 학생들의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는 교사들이 애처로웠다.교정 곳곳에서 오가는 고성에 그나마 수업도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신임 교장 부임 이후 전교조 소속 교사 파면 등으로 불거진 인천외고의 학교·교사간 갈등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7일 임시휴교령이 내려진 이후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학사일정은 여전히 멈춘 상태다. 지난 17일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 감사반 5명이 파견됐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그동안 8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과 자퇴를 선택했다.학교측과 교사간 갈등에 아이들만 울고 있었다. ■ 인천외고 사태 일지 ▲2003년 3월 이남정 교장 부임 ▲5월 이 교장의 기간제 교사 수행평가의 문제점 지적.기간제 교사 사표.전교조 교사 8명 교장실 방문 시도 무산. ▲6월9일 직원회의 불참한 교사 18명에게 경고장 전달. ▲6월20일 전교조 교사 11명,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 착용 참석. ▲6월23일 박춘배·이주용 교사,직원조회에서 학교장 공개사과 요구. ▲7월5일 박 교사 국제부장 보직해임. ▲7월11일 경고장과 보직해임 철회 요구를 위한 28명의 교사 서명 교장에 전달. ▲2004년 2월6일 사립학교징계위원회,박·이 교사에 징계사유 설명서 전달. ▲2월13일 교원징계위 1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2월18일 교원징계위 2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3월11일 교원징계위 3차 소환.박·이 교사가 낸 기피신청 부결. ▲4월24일 박·이 교사에 ‘파면’ 징계처분 결정. ▲4월26일 부당징계 철회 요구하며 박·이 교사 연좌시위. ▲5월14일 학교측,법원에 파면 교사 ‘학교 경계선 내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6월7일 학생 500여명 전면 수업 거부.학교측 6월 8∼12일 임시휴교. ▲6월8일 학부모 250명 학원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결의문 채택. ▲6월17일 인천외고 학교정상화를 위한 2·3학년 학부모대책위 모임. ▲6월18일 국회교육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5명 학교 방문. ■ 교장-교사 氣싸움…내몰리는 학생들 ●파행운영 2개월-사태의 전말 사립학교인 인천외고가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닫게 된데는 불과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발단은 교장과 교사간의 의견충돌이었다.지난해 3월 새로 부임한 이남정(65) 교장은 이른바 ‘명문고’ 도약을 다짐하고 학교를 최고의 특수목적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부터는 학교 이름도 영일외고에서 인천외고로 바꾸면서 자립형 특목고로 전환했다.1학년 신입생들부터 교육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같은 학교 변화와 지난 1년 동안 학교-교사간 사소한 마찰이 불거지기 시작했다.특히 전체 교사 45명 가운데 전교조 교사 26명이 적극 반발했다.지난 5월 이 교장이 수행평가 문제지를 결재받으러 온 모 기간제 교사에게 “문제같지 않은 문제를 출제하지 말고 다시 만들라.”고 지시하자 이 교사가 심한 모멸감에 중도 사직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영어 교사들에게 “영어교재 선택과 학생들의 수업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지시,교사 7명이 수업권 침해라며 반발했다.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6월 매주 한 차례 열리는 직원회의에 불참하는 교사가 늘자 이 교장은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이 교장은 회의에 불참한 18명의 교사들에게 90장의 경고장을 보내고 7월5일 당시 국제부장을 맡고 있던 박춘배(38) 영어교사를 보직해임했다. 이후 사태는 잦아들었지만 지난 2월6일 이 교장이 박 교사와 이주용(37) 일어 교사에게 징계사유설명서를 통보하면서 다시 악화됐다.같은 달 24일에는 인천외고 교원징계위원회가 두 교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파면’ 징계처분을 내렸다.불법쟁의행위,직무유기,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이 사유였다. 이틀 뒤인 26일 두 파면교사를 포함한 교사 23명은 학교 2층 교무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2·3학년 학생들은 농성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율학습을 했다. 학교측은 27일 부평경찰서에 두 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학교측은 지난 7일 2·3학년 학생 500여명이 전면 수업거부를 선언하자 12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파면교사 2명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지난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 21명과 2·3학년생 100여명은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이 잘못인가” vs “독단적인 학사운영이 문제” 사태의 책임에 대해 학교측은 “명문고로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이 교장은 올해 1학년부터 등록금을 분기당 37만원에서 94만원으로 대폭 올리고,학생들에 대한 벌점 규정을 강화했다.매 학기 평균 60점 미만이면 유급되고,3차례 유급되면 퇴학처리한다는 규정도 신설했다.벌점이 100점을 넘어도 퇴학처리키로 했다.우열반 편성에 수준별 반편성까지,이 교장은 급속한 변화를 꾀했다.이른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측의 변화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학부모 L씨는 “명문고로 만들려는 교장 선생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교장선생님을 믿는다.”면서 “그러나 전교조 선생님들이 사사건건 교장의 학사운영에 개입해 문제가 생겼다.”며 전교조 교사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포함한 일부 교사들은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독단적인 학사 운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장이 교사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수업의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라고 주장한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사의 파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지난 2001년 강종락 이사장의 친딸인 강영순 전 교장이 교내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퇴임했을 당시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었다.때문에 교사들은 “학교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이 교사를 본보기로 징계했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현 사태에 대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다보니 부작용만 초래한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학교편? 파면교사들은 “교원징계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결국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징계위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5인 이상 9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징계위는 교직원과 재단이사 또는 학교법인 경영자가 임명할 수 있다.인천외고의 경우 이 교장이 두 교사의 징계를 신청했으며,강찬기 재단 이사가 징계위원장을 맡았고 재단법인 신성학원의 계열 고교인 명신고 전 교장을 지낸 천인수 이사,이남정 현 교장,김순천 전 교감,최명동 현 교감 등으로 징계위가 구성됐다. 이주영 교사는 “교사의 징계를 신청한 교장이 교사 대표로 징계위원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게다가 과반이 교장과 이사진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어 만장일치로 파면결정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학교측은 이에 대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신분이 이사인 위원의 수가 2분의1을 넘지 않았고 징계위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교사 3인의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두 파면교사는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고도 곧바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교육부의 재심은 통상적으로 한 단계 아래의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연좌시위를 택했다.”고 밝혔다.이들은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임시 휴교령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은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에야 인천교육청 감사실에서 5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에 머무르는 정도다. 인천교육청 윤재로 장학사는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의 많은 부분이 교장의 재량권에 맡겨져 있는데다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도 결국 교장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지난 18일 오전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이 학교 현장을 찾아 학생,학부모,교사,교장,이사장 등을 만났지만 의견을 듣는 수준에 그쳤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원어민교사 러스 카이저 ‘한마디’ “왜 학생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어민 영어교사 러스 카이저(33) 교사는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단 한 명의 학생을 생각해서라도 파행적인 학교 운영은 끝나야 한다.”는 한탄이었다. 그가 이곳에 부임한 것은 지난 2월.미국 오클라호마의 한 고교에서 1년 동안 역사를 가르치다 한국으로 건너왔다.“학생들과 호흡하며 교단에 서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며 학생·동료교사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지난 4월 동료교사 2명이 파면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는 “나는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 아니었다.”고 했다.아무도 학내 분규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그는 “파면을 강행한 학교측이나 파면당한 교사측 모두 사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했으며 이성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왜 이렇게 오래 계속되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만약 미국이었다면 학교 행정담당자가 나서서 양측 의견을 조율한 뒤 어떠한 형식으로든 결정을 내렸을 것입니다.그 결정에 불복한다면 법정으로 가서 법앞에 심판받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덜 주는 최선의 길입니다.” 이같은 사태가 낯설기만 한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변화(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이른바 ‘일류대’에 많이 입학시키는 ‘명문고’로 도약하기 위해 빠른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학교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신만 쌓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그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기 마련이지만 변화를 이루려는 측과 이를 받아들이는 측 사이에 충분한 이해와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매듭지어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승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게 된 학생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교사가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학교측과 교사 모두 학생을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선생님 힘내세요.’ 지난 16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자리잡은 인천외국어고.교문에 들어서자 썰렁한 분위기에 학교 전체가 어수선했다.한참 수업시간인데도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교사들은 뒷짐만 진 채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교사와 학생,학교라는 이름만 내걸고 있었지 학교가 아니었다.학교 건물과 벽을 덕지덕지 도배하고 있는 온갖 플래카드와 대자보들만 초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어하고 있었다. 교실 대신 학생들은 운동장을 찾았다.2층 교무실 앞 복도는 농성장으로 변했다.집안 일을 팽개치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20여명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은 어떡하느냐.”며 울먹였다.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등교,1층 회의실에 모이지만 한숨만 나올 뿐이다.한창 수능시험 준비로 구슬땀을 흘려야 할 고3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비난하는 피켓을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았다.운동장으로,농성장으로 절반 이상 떠나버린 학생들의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는 교사들이 애처로웠다.교정 곳곳에서 오가는 고성에 그나마 수업도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신임 교장 부임 이후 전교조 소속 교사 파면 등으로 불거진 인천외고의 학교·교사간 갈등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7일 임시휴교령이 내려진 이후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학사일정은 여전히 멈춘 상태다. 지난 17일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 감사반 5명이 파견됐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그동안 8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과 자퇴를 선택했다.학교측과 교사간 갈등에 아이들만 울고 있었다. ■ 인천외고 사태 일지 ▲2003년 3월 이남정 교장 부임 ▲5월 이 교장의 기간제 교사 수행평가의 문제점 지적.기간제 교사 사표.전교조 교사 8명 교장실 방문 시도 무산. ▲6월9일 직원회의 불참한 교사 18명에게 경고장 전달. ▲6월20일 전교조 교사 11명,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 착용 참석. ▲6월23일 박춘배·이주용 교사,직원조회에서 학교장 공개사과 요구. ▲7월5일 박 교사 국제부장 보직해임. ▲7월11일 경고장과 보직해임 철회 요구를 위한 28명의 교사 서명 교장에 전달. ▲2004년 2월6일 사립학교징계위원회,박·이 교사에 징계사유 설명서 전달. ▲2월13일 교원징계위 1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2월18일 교원징계위 2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3월11일 교원징계위 3차 소환.박·이 교사가 낸 기피신청 부결. ▲4월24일 박·이 교사에 ‘파면’ 징계처분 결정. ▲4월26일 부당징계 철회 요구하며 박·이 교사 연좌시위. ▲5월14일 학교측,법원에 파면 교사 ‘학교 경계선 내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6월7일 학생 500여명 전면 수업 거부.학교측 6월 8∼12일 임시휴교. ▲6월8일 학부모 250명 학원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결의문 채택. ▲6월17일 인천외고 학교정상화를 위한 2·3학년 학부모대책위 모임. ▲6월18일 국회교육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5명 학교 방문. ■ 교장-교사 氣싸움…내몰리는 학생들 ●파행운영 2개월-사태의 전말 사립학교인 인천외고가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닫게 된데는 불과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발단은 교장과 교사간의 의견충돌이었다.지난해 3월 새로 부임한 이남정(65) 교장은 이른바 ‘명문고’ 도약을 다짐하고 학교를 최고의 특수목적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부터는 학교 이름도 영일외고에서 인천외고로 바꾸면서 자립형 특목고로 전환했다.1학년 신입생들부터 교육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같은 학교 변화와 지난 1년 동안 학교-교사간 사소한 마찰이 불거지기 시작했다.특히 전체 교사 45명 가운데 전교조 교사 26명이 적극 반발했다.지난 5월 이 교장이 수행평가 문제지를 결재받으러 온 모 기간제 교사에게 “문제같지 않은 문제를 출제하지 말고 다시 만들라.”고 지시하자 이 교사가 심한 모멸감에 중도 사직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영어 교사들에게 “영어교재 선택과 학생들의 수업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지시,교사 7명이 수업권 침해라며 반발했다.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6월 매주 한 차례 열리는 직원회의에 불참하는 교사가 늘자 이 교장은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이 교장은 회의에 불참한 18명의 교사들에게 90장의 경고장을 보내고 7월5일 당시 국제부장을 맡고 있던 박춘배(38) 영어교사를 보직해임했다. 이후 사태는 잦아들었지만 지난 2월6일 이 교장이 박 교사와 이주용(37) 일어 교사에게 징계사유설명서를 통보하면서 다시 악화됐다.같은 달 24일에는 인천외고 교원징계위원회가 두 교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파면’ 징계처분을 내렸다.불법쟁의행위,직무유기,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이 사유였다. 이틀 뒤인 26일 두 파면교사를 포함한 교사 23명은 학교 2층 교무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2·3학년 학생들은 농성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율학습을 했다. 학교측은 27일 부평경찰서에 두 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학교측은 지난 7일 2·3학년 학생 500여명이 전면 수업거부를 선언하자 12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파면교사 2명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지난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 21명과 2·3학년생 100여명은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이 잘못인가” vs “독단적인 학사운영이 문제” 사태의 책임에 대해 학교측은 “명문고로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이 교장은 올해 1학년부터 등록금을 분기당 37만원에서 94만원으로 대폭 올리고,학생들에 대한 벌점 규정을 강화했다.매 학기 평균 60점 미만이면 유급되고,3차례 유급되면 퇴학처리한다는 규정도 신설했다.벌점이 100점을 넘어도 퇴학처리키로 했다.우열반 편성에 수준별 반편성까지,이 교장은 급속한 변화를 꾀했다.이른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측의 변화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학부모 L씨는 “명문고로 만들려는 교장 선생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교장선생님을 믿는다.”면서 “그러나 전교조 선생님들이 사사건건 교장의 학사운영에 개입해 문제가 생겼다.”며 전교조 교사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포함한 일부 교사들은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독단적인 학사 운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장이 교사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수업의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라고 주장한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사의 파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지난 2001년 강종락 이사장의 친딸인 강영순 전 교장이 교내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퇴임했을 당시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었다.때문에 교사들은 “학교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이 교사를 본보기로 징계했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현 사태에 대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다보니 부작용만 초래한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학교편? 파면교사들은 “교원징계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결국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징계위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5인 이상 9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징계위는 교직원과 재단이사 또는 학교법인 경영자가 임명할 수 있다.인천외고의 경우 이 교장이 두 교사의 징계를 신청했으며,강찬기 재단 이사가 징계위원장을 맡았고 재단법인 신성학원의 계열 고교인 명신고 전 교장을 지낸 천인수 이사,이남정 현 교장,김순천 전 교감,최명동 현 교감 등으로 징계위가 구성됐다. 이주영 교사는 “교사의 징계를 신청한 교장이 교사 대표로 징계위원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게다가 과반이 교장과 이사진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어 만장일치로 파면결정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학교측은 이에 대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신분이 이사인 위원의 수가 2분의1을 넘지 않았고 징계위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교사 3인의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두 파면교사는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고도 곧바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교육부의 재심은 통상적으로 한 단계 아래의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연좌시위를 택했다.”고 밝혔다.이들은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임시 휴교령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은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에야 인천교육청 감사실에서 5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에 머무르는 정도다. 인천교육청 윤재로 장학사는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의 많은 부분이 교장의 재량권에 맡겨져 있는데다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도 결국 교장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지난 18일 오전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이 학교 현장을 찾아 학생,학부모,교사,교장,이사장 등을 만났지만 의견을 듣는 수준에 그쳤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원어민교사 러스 카이저 ‘한마디’ “왜 학생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어민 영어교사 러스 카이저(33) 교사는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단 한 명의 학생을 생각해서라도 파행적인 학교 운영은 끝나야 한다.”는 한탄이었다. 그가 이곳에 부임한 것은 지난 2월.미국 오클라호마의 한 고교에서 1년 동안 역사를 가르치다 한국으로 건너왔다.“학생들과 호흡하며 교단에 서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며 학생·동료교사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지난 4월 동료교사 2명이 파면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는 “나는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 아니었다.”고 했다.아무도 학내 분규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그는 “파면을 강행한 학교측이나 파면당한 교사측 모두 사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했으며 이성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왜 이렇게 오래 계속되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만약 미국이었다면 학교 행정담당자가 나서서 양측 의견을 조율한 뒤 어떠한 형식으로든 결정을 내렸을 것입니다.그 결정에 불복한다면 법정으로 가서 법앞에 심판받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덜 주는 최선의 길입니다.” 이같은 사태가 낯설기만 한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변화(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이른바 ‘일류대’에 많이 입학시키는 ‘명문고’로 도약하기 위해 빠른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학교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신만 쌓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그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기 마련이지만 변화를 이루려는 측과 이를 받아들이는 측 사이에 충분한 이해와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매듭지어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승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게 된 학생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교사가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학교측과 교사 모두 학생을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에듀 in] 유니드림 ‘주인장’ 임근수교사의 진학 지도론

    유니드림(www.unidream.co.kr).대입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하나다.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유명하다.대입 관련 정보는 물론 진학상담까지,어느 사이트보다 꽉 찬 콘텐츠로 인기다.이 사이트의 ‘주인장’은 유명 강사도 전문 상담가도 아니다.진학지도를 통해서도 학교교육을 되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소리없이 노력하는 평범한 교사다.유니드림의 운영자,한국교원대부고 임근수(39) 교사가 학교교육과 사교육의 답답한 현실에 참고 있던 말문을 열었다. 유니드림을 만들게 된 계기는. -수시모집 제도는 고교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그러나 첫 수시 때부터 학생들이 정보가 없어 수백만원씩 들여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를 대필시키고 심층면접 과외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모은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상담을 시작했다. 입시전문가로 알려졌는데,진학상담에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 -나는 입시전문가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내가 입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입시가 학생들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였기 때문이었다.노하우가 있다면 고3 담임을 오래 맡으면서 누구나 체득할 수 있는 것들이다.문제는 내 자식처럼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실전 경험을 갖고 있느냐의 차이 정도일 것이다. 진학지도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하는 것이다.그 과정에서 자신감을 심어준다.대학입시는 단 한번뿐이지만 이를 배우는 태도와 자세는 평생 활용할 수 있다.어떤 한 주제에 대해 계속 질문을 하면서 연상작용을 일으키도록 해 스스로 생각하도록 지도한다. 교사들은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는데. -그렇지 않다.수시에 지원하는 학생은 한 반에 많아야 3분의1 정도로 10명 안팎이다.문제는 관심이다.교사들끼리 하는 농담이 있다.(웃음)문제있는 교사의 3가지 유형이 있다.‘부업형 교사’는 증권과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교사다.‘취미형 교사’는 테니스와 바둑 등 취미생활에 더 관심이 많은 교사다.‘승진형 교사’는 교감이나 교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다.극히 일부이겠지만 이들은 아무리 수업시간을 줄여줘도 아이들을 지도할 시간이 없다. 교사들이 왜 이렇게 무기력해졌나. -보수나 근무여건 탓이 아니다.이는 사교육 문제와 직결된다.학생들은 활발히 정보를 나누는 반면,교사들은 정보교류가 부족하다.학원수업 받느라 수업시간에 자는 아이들 때문에 교사들은 무기력해진다.교사들은 노력하다가도 점차 ‘내가 미쳤나.내가 왜 이 짓을 하나.’하는 생각이 들어 자포자기한다.교사들은 다시 학생들에게 외면당한다.악순환이다. 어떤 정보를 교류해야 하나. -진학지도 자료가 대표적이다.현재 학생·학부모의 욕망과 학교교육이 일치하지 않는다.학생들은 입시에 관심이 많은데 학교는 입시가 전부가 아니다.그러다 보니 입시에 대해 왜곡된 대책이 나온다.학원에서는 기능적으로 배치표를 보고 점수로만 어느 대학 갈지를 결정한다.그러나 학교는 여기에 아이들의 적성을 고려하고 스스로 생각해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학원에 빼앗긴 진로·진학지도부터 학교로 되돌리는 일이 시급하다.교사들이 정보교류를 위해 뭉쳐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이렇게 되면 교사도 의미를 되찾고 학교도 살아날 수 있다.교사들이 보람을 찾는 유일한 길이다. 정부의 사교육 대책의 실효성을 둘러싸고 얘기들이 많다. -요즘 논란이 일고 있는 ‘교사평가제’는 자발적이 아니라 외부에서 끌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교사들이 문제가 많다 해도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제도적 장치 없이 이런 식으로 한다면 교사들은 더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교사도 자발성이 필요하다.현재 평범한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할 통로가 없다.나는 특정 교원단체 소속 교사가 아니다.교육부가 입시정책에 대한 일선 교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뿐이다.이를 위해 전국진학지도교사협의회를 준비하고 있다. 어떤 모임인가. -진학지도 정보를 나누기 위한 모임이다.전국 대부분의 지역에는 지역 단위의 진학지도 교사협의회가 있다.이런 모임들이 모여 전국적인 조직으로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교에서 정상적인 교과과정보다 입시문제에만 매달리니까 당연히 학원을 쫓아가지 못하고 어설픈 입시지도만 하게 되는 것이다.단 면접이나 논술이 교과과정을 지나치게 벗어나지 않도록 평교사들의 의견을 표출할 통로만 있으면 된다.협의회는 이처럼 정보교류의 장이나 의사표출의 통로 역할을 하려고 한다. 사교육 비중이 높아지면서 서울과 지방의 격차도 더 커지는 것 같다. -강남에 정보가 많다고 하는데 인터넷 덕분에 요즘에는 그렇지도 않다.문제는 언론이다.강남 정서만을 너무 많이 반영한다.강남의 조류를 일반화하는 것이 문제다.기자들은 모두 강남 학부모들인가.나는 강남의 정보가 오히려 아이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정보가 홍수를 이루다 보니 왜곡된 정보 때문에 피해가 더 많다. 강남에 유명강사나 정보가 몰리는 것은 사실 아닌가. -강남 대치동이 교육열이 가장 높을 것 같지만 사실은 지방에서도 교육열이 강남보다 높은 곳이 많다.그 곳 학부모들은 ‘강남,강남’ 하면서도 실상을 잘 모른다.강남 학생들은 한 반의 3분의1도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지만 일부 지방에서는 같은 평준화 지역이면서도 진학률이 강남보다 높은 곳이 많다.학부모를 상담하다 보면 ‘강사 누가 누가 유명하다.’며 얘기하는데 알고 보면 아닌 경우가 많다.강남을 동경할 필요 없다. 고교의 학력 수준에 따라 서류전형에서 차등을 두는 대학들의 ‘고교등급제’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도 많다. -대국민 사기극이다.교육부가 방관하고 있다.재작년 전국 고교 교사 300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73%가 ‘고교등급제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교사들은 다 알고 있는데 교육부가 모른다니 말이 되나.요즘 고3 학생·학부모·교사들 가운데 고교등급제가 실시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고교에 학력 차이가 있다면 이를 인정하더라도 공정하게 신입생을 뽑아야 한다.차라리 논술이나 면접을 강화해 실력으로 뽑아야 한다.대학별로 ‘왜 이 학생은 합격하고,다른 학생은 떨어졌는지.’ 서류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왜 어떤 학교 출신은 붙이고 어떤 학교 출신은 떨어뜨리나. 학부모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고액이면 최고’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강남을 동경할 필요도 없다.유명 강사의 기준은 이른바 ‘일류대’를 얼마나 보냈느냐는 것이다.하지만 가장 좋은 강사란 내 아이에게 맞는 강사다.성격과 스타일이 맞아야 효과도 있다.무조건 유명하다니까 시키려고 해서는 안된다.사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한다.그러나 기왕 시키려면 아이에게 맞는 강사를 골라야 하지 않겠나. 아이 스스로 공부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자발적인 인간이 성패의 관건이다.‘왜 공부해야 하는가.’하는 동기를 부여해 줘야 한다.상담할 때 아이를 끌고 오는 경우를 보면 100% 실패하더라.반대로 학생이 자발적으로 오면 반드시 성공했다. 동료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로 정보를 나누자.그리고 초심(初心)을 잃지 말자.아이를 사랑하고 열심히 가르치겠다는 초심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었다.교사가 움직여야 한다.그것이 학교교육이 정상화되기 위한 정답이다.교사가 움직이는데 수많은 제약이 있지만 결국 그 고리를 끊어야 하는 것은 교사다. 자녀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3학년 딸이 있다.변명 같지만 학원을 안 보냈더니 ‘친구가 없다.’며 자신들이 다닌다고 해서 보내고 있다.사교육비는 한 달에 둘 합쳐 40만원으로 평균치는 된다.사교육보다는 독서교육에 신경을 더 많이 쓰는 편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초중고 ‘차렷’ ‘경례’ 사라진다

    교사가 교단에 서거나 수업후 나갈 때 ‘차렷’,‘경례’라는 구령에 맞춰 목례를 하는 인사방식이 사라진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14일부터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구령 없이 인사하기운동’을 시범실시한 뒤 채택을 바라는 학교는 7월5일부터 교장 재량에 따라 실시키로 했다. 수업시간마다 구령에 따라 교사와 학생들이 인사하는 것은 일제시대 때 시작돼 지금껏 이어진 의식의 하나로,일본과 중국 등 몇몇 국가에서만 볼 수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구령에 따라 앉은 상태에서,중국에서는 모든 학생이 일어난 후 구령에 따라 인사를 나눈다. 미국이나 영국,홍콩에서는 교사가 먼저 인사하면 학생이 답례하거나 출석확인을 하면서 개인별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시교육청은 “교내 인사문화는 권위주의적인 측면이 있어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배우는 데 적합하지 못하다.”면서 “새로운 인사문화 창조의 일환으로 이 운동을 전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구령 없는 인사하기 운동’을 시작으로 학교문화 전반에서 구령 없이도 정감있는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구령 없는 학교 만들기’를 추진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지역교육청·고교지구별 생활지도부장교사 회의,우수학교 사례 발굴·홍보,학생들의 의식을 높이기 위한 글짓기·포스터 공모전 등을 개최하기로 했다. 또 ‘여러분,상쾌한 아침입니다.’,‘선생님 반갑습니다.’ 등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격식 없이 인사를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인사예절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현장 이야기] 교복소동

    요즘 수도권의 일부 중학교들이 교복소동으로 어지럼증을 앓고 있다.춘추복을 하복으로 갈아 입으면서 여학생들 사이에서 교복 줄여입기가 유행하며 비롯됐다.웃옷은 품을 줄이고,치마는 길이를 짧게 한다.친구들이 모두 하니까 따라 한다는 주장이다. 말이 교복 줄여입기이지 체형은 그대로인데 옷만 줄여 놓으니 생활 불편은 제쳐 두더라도 위태위태한 장면에 옆에서 보는 사람이 민망스러울 지경이라고 한다. 학교는 언제나 그랬듯 즉각 교복 단속에 나섰다.그리고 학생들과 숨바꼭질이 시작됐다.학생들은 일단 품을 조금 줄이고,치마 길이도 조금 짧게 해서 학교에 간다.선생님의 눈치를 살핀다.지적이 없으면 그 다음날 조금 더 줄인다.선생님이 질책할 때까지 하루하루 줄여 나가다 불호령이 떨어져야 비로소 교복 줄이기 행진을 멈춘다는 것이다.6월 들어 하복으로 교복이 바뀌면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요즘 일부 학교들의 현주소다. 어디 그뿐인가.전국 학교들은 어디나 할 것 없이 휴대전화 몸살을 앓고 있다.학생들의 휴대전화 편집증 때문에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위협받고 있다.지난 1학기 중간고사에서 휴대전화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게 적발되어 재시험 소동을 빚은 학교가 어디 한둘이던가.선생님들은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면 1주일씩 압수하고 어쩌고 해보지만 학생들의 휴대전화 편집증은 그만큼 심해진다.한편에선 휴대전화 숨바꼭질이 하루 종일 이어진다. 그러나 걱정하며 한숨을 쉴 일은 아닌 성싶다.멀리 갈 것 없이 어른들의 학창시절을 뒤돌아 보면 된다.예나 지금이나 10대들에겐 이유없는 고집 같은 게 있는 것 같다.못하게 하면 악착같이 더 하려는 청개구리 심리도 여전하다.그리고 선생님 꾸중 듣고,혼나면서 학창시절을 보냈다.교복에 남달리 애착을 보였던 그 10대들이 건강한 사회의 주역이 되었다.모르면 모르지만 올 스승의 날에 선생님을 찾아 나선 상당수는 교복소동의 주연이었을 것이다. 교육은 다음 세대의 사회화 과정이라고 한다.또래들끼리 키를 재어 보듯 생각과 의식을 저울질해 가며 자기 성장의 역량을 쌓아 간다.교복소동을 벌이고 휴대전화 숨바꼭질을 하는 시행착오 가운데 건전한 상식을 체득해 간다.청소년들은 선생님의 잔소리 속에서 단련되고,선생님의 칭찬으로 벗어났던 좌표로 되돌아 오곤 한다고 한다.교육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깨우치는 과정일 것이다.청소년들을 이해하는 자세를 추슬러 볼 일이다. 정인학 교육대기자 chung@seoul.co.kr
  • 영훈고 최관하교사의 ‘아버지를 사랑하는 스무가지 이유’

    서울 영훈고 1학년생들은 매주 한 차례 사랑고백을 한다.아버지에게 전하는 ‘연애 편지’다. ‘가족을 위해 한숨 쉬는 아빠를 사랑합니다.’ ‘우리 가족의 버팀목,방패가 되어주신 아빠를 사랑합니다.’지난달 28일 오후 2시 서울 미아5동 영훈고 1학년 2반 재량 국어시간.학생들이 하나둘 차례로 나와 아버지에 대한 20가지씩의 사랑고백을 하고 있었다.첫 발표자인 진욱(16)이는 ‘나를 사랑하시는 아빠를 사랑합니다.’라고 첫 고백문을 읽은 뒤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거렸다.민혁(16)이는 아버지를 사랑하는 세 번째 이유까지 읽다가 그만 목이 메었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고백’ 수업을 진행하는 주인공은 최관하(41) 교사.벌써 3년째다.지난 2002년부터 자신의 국어 수업 시간 15분을 이용해 ‘사랑고백’ 수업을 하고 있다.아버지를 사랑하는 스무가지 이유를 적고 아버지 앞에서 직접 읽어드린 뒤 아버지의 반응을 적어 발표하는 형태다. 그가 이 수업에 의미를 두는 것은 학교교육보다 가정을 회복시키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지난 2001년 6월 당시 2학년 김모군이 학교 과학실에서 실험 약품을 훔쳐 사제 폭탄을 만들었다.1학기 결석일이 70일이 넘는 김군을 상담하면서 이같은 사실을 안 그는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달았다.김군의 아버지는 일주일에 한 차례 집에 들어왔고,김군과 어머니에게 폭력을 일삼고 있었다. 그는 “사춘기 까까머리 고교 1학년생들에게 이 수업은 그 어떤 수업보다 중요하다.”고 했다.첫 수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학생들은 ‘아버지’라는 단어만 나와도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아이들의 고백에 감동받은 아버지들의 편지가 잇따랐다.“가슴이 뭉클했다.”“부족한 아빠를 사랑한다니 고맙다.”“대견한 우리 아들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야겠다.” 아버지들이 아들에 대한 서투른 사랑고백과 새로운 결심을 아이들 편지 뒷장에 적어보내기 시작한 것. 지난해 5월 어느 날.상담실로 한 중년 남자가 들어섰다.자궁근종을 앓고 있던 김모양의 아버지였다. 놀음에 빠져 가족에 소홀했던 아버지는 딸이 심각한 병에 걸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딸의 편지에 감동받아 담임교사를 찾은 김씨는 뒤늦은 후회를 하고 눈물을 쏟았다.작은 편지 한 장이 빗나간 아버지를 가정으로 되돌리는 순간이었다.가정형편상 아프다는 말조차 하지 못했던 딸의 뒷얘기에 아버지는 마음을 다잡았고,다행히 김양의 병세도 회복됐다. 수업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지난해에는 동료 국어교사 두 명이 ‘사랑고백’ 수업에 동참했다.현재는 정규수업이 아닌 재량국어 시간을 활용해 1학년 4개반 학생들에게 이 수업을 하고 있다. 최 교사가 수업시간마다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마지막 말.“남자로 한 세상 살면서 중요한 것은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이 아닙니다.좋은 아버지 훌륭한 남편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나중에 아버지가 되었을 때 반드시 아들과 딸 그리고 아내에게 그들을 사랑하는 스무가지 이유를 적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02)944-7952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기고] 공교육 살릴 수능방송 후속책을/최원호 한영신학대 겸임교수·명예논설위원

    교육방송 수능강의는 학부모들에게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또 사교육비가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현상까지 보이면서 지금까지 추진해 온 어떤 사교육비 경감 대책보다 실효성이 있어 보인다.그러나 일시적으로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고 자만해서는 결코 안 된다.교육문제는 지속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하여야만 당면한 과제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 교육방송의 성공을 기원하는 입장에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고픈 것은 아이들의 학습방법이나 학습형태의 문제점이다.현재 대다수의 학생들은 유치원 때부터 학원에 다니기 시작해 대학생이 되어도 학원에 다니지 않고서는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없는 학원 중독현상에 빠져 있다.공교육은 무용지물에 불과하고 오히려 학원수업에 충실하고자 학교 수업시간에 잠을 잘 수밖에 없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사교육의 그림자에 불과한 공교육에 길든 예비 수험생들에게 특별한 학습형태가 아니고서는 공교육의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사교육 의존도가 지극히 높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일시적으로 수능방송에 귀 기울일 수 있겠지만,앞으로도 계속 사교육의 유혹을 견뎌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사실 수험생들이 수능방송에 열심히 귀 기울이는 까닭은 방송 교재에서 수능문제 일부를 출제한다는 이유 때문이다.수능방송 성공은 이에 따른 파생효과일 뿐이지 근본적인 사교육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한 것이라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현재 사설학원들은 위기를 극복하는 전략을 모색해 학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급기야는 교육방송 핵심내용을 정리해 주는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또다시 학생들을 유혹한다.따라서 수능방송이 성공하려면 이에 대한 후속책까지 마련해 두어야 할 것이다. 최근 교육부는 방송교재뿐만 아니라 방송강의에서도 출제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이제 꼼짝없이 수능방송을 시청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이다.학생들이 입시학원의 교육방송 핵심과정으로 내몰릴 요인을 근절하기 위한 강경책일 테지만,이는 당초 수능방송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으로 자칫하면 ‘빈대 잡으려다 초간삼간 태우는’일이 될 수 있다.수능방송의 그 많은 프로그램을 모두 시청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따라서 교육부의 이번 발표는 학생 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세평을 빌리자면 ‘수능 강의 내용 출제는 수험생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 필자는 수능방송을 통해 사교육비를 경감하려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이 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교육방송은 어디까지나 학교 교육을 보완하고 개별학습을 지원하는 쪽으로 자리매김돼야지 그러지 않으면 자칫 스타강사만 양성하고 학교교사는 무능한 교사로 전락한 채,수업시간에마저 수능방송을 시청해야 하는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각별한 정책적 배려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어떤 정책을 막론하고 주객이 뒤바뀌어서는 결코 성공을 거둘 수 없다.마찬가지로 모든 교육이 수능교육 방송을 주축으로 이루어진다면 공교육이 배척당하게 될 것이다.이는 위험천만한 일이다.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교육방송의 교재뿐 아니라 강의내용에서도 수능 문제를 내겠다는 것이 교육당국의 방침이라면,차라리 이번 기회에 학생에게 학교와 교육방송 중에서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도 검토해 볼 일이 아닌가 싶다.EBS 수능 교육방송을 사이버학교로 개편하여 방송대학이나 사이버대학처럼 학점 인정제를 도입한다면 사교육비를 줄일 뿐만 아니라 이중적인 학습고통과 부담을 덜어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원호 한영신학대 겸임교수·명예논설위원˝
  • 오답도 우열도 없는 서울 용암초 이순희선생님의 도예교실

    “선생님∼.이거 이렇게 하면 돼요?” “선생님∼.망친 거 같아요.”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2가동 용암초등학교 4층 실과실.1학년 학생들이 흙으로 범벅이 된 손을 들어 선생님을 찾았다.먹이를 재촉하는 새끼 제비가 이럴까.담임 이순희(51·여) 교사는 아이들의 물음에 일일이 답을 해주면서도 마냥 즐거운 듯했다. 이날 수업은 1학년 2반의 도예수업.‘청토로 액자만들기’시간이다.아빠,엄마가 미리 적어보내준 글을 고사리같은 손으로 오몰락 조몰락 흰 흙을 실지렁이처럼 떼어다 흙판에 붙이는 아이들의 눈은 여느 수업보다 진지하기만 했다.‘밥 잘 먹자.’‘엄마 말 좀 들어라.’‘일찍 일어나자.’ 등 내용도 갖가지다. 저학년은 참기 힘든 1시간20분의 긴 시간이지만 지루해하는 아이는 없었다.“컴퓨터 오락보다 더 재미있다.”는 재필(8)이는 맨 먼저 ‘작품’을 완성한 뒤 친구들의 손놀림을 간섭했다.희주(8·여)는 지난 시간에 만든 화분에 심은 봉선화에 새 싹이 돋은 것을 뽐내느라 진도가 늦어지는 줄도 몰랐다. 도예시간은 이 학교 학생이라면 가장 인기있는 수업으로 손꼽는다.도예수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1년.이 교사의 노력으로 평생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되면서 학부모 20여명을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학부모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용기를 얻은 이 교사는 이듬해 학부모 대신 생활도예반을 특별활동반으로 운영,4∼6학년들을 가르쳤다. 지난해부터는 전교생으로 대상을 넓혔다.학생들은 1년 동안 80분씩,10차례 수업을 받고 있다.수업시간은 이 교사의 정규 수업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활용했다.수업 주제는 전 학년을 똑같게 하되 난이도를 조정해 수준별 수업이 이뤄지도록 했다.머그잔과 화분 등 학생 스스로 만든 것을 실생활에 직접 활용하도록 하니 교육 효과로도 ‘딱’이었다. 한 학기 수업에 필요한 흙은 모두 600㎏.매 학기 대치동에 있는 전문점에서 한꺼번에 구입,서늘한 학교 지하창고에 저장해 두고 사용한다.한 차례 수업에 드는 흙은 약 10㎏으로 5000원이 채 안 든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업개선교사로 뽑힌 이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올 한 해 연구비 100만원의 거의 대부분을 흙을 사는데 사용했다. 그의 노력이 알려지면서 지난해에는 관할구청인 용산구청에서 400만원짜리 전기가마를 지원했다.실과실에 설치된 지름 1m,높이 1.5m 크기의 가마는 온도와 시간만 입력해주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하지만 1200도의 고온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방과 후 이 교사 혼자 초벌·재벌구이를 한다. 올해 그는 목표 하나를 세웠다.도예수업을 다른 학교로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도예교육의 효과를 체험한 덕분이다.산만한 아이들은 차분해졌다.공격적인 성향의 아이들도 몰라보게 얌전해졌다.주민 이모(31·여)씨는 소문을 듣고 찾아와 수업 도우미를 자청했다. 5년 전 뇌수술에 이은 투병생활로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조차 기억하지 못하던 이씨의 기억력은 거의 매일 수업에 참여하면서 사고 전의 기억력을 거의 회복했다. 이 교사는 “교단에 선지 25년이 흘러서야 미술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 안타깝지만 앞으로 도예수업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02)796-2167.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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