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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문화원의 영어맞춤학습

    영국문화원의 영어맞춤학습

    1934년 발족한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은‘영국의 창(窓)’이다. 영국문화원은 이제 세계 110개 나라에서 영국문화를 알리고 있다. 한국의 영국문화원은 1973년 8월 이후 영어학습, 유학주선, 문화교류 등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구 육지면적의 4분의1, 세계 인구의 6분의 1을 지배하던 18세기 대영제국은 사라졌지만, 훨씬 더 많은 나라에서 영국 문화의 해를 밝히고 있는 영국문화원을 찾았다. 설치조각 ‘망치질하는 사람’이 눈길을 끄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 1가의 흥국생명 빌딩 4층에는 한국 속 작은 영국이 있다. 주한영국문화원은 영국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원스톱 서비스센터’를 보는 듯하다. ●어린이·대학생·직장인 위한 강좌 다양 영국문화원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어학센터. 세계 공통어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영어의 모국(母國)이라는 자부심으로 영어를 가르친다.‘어떻게 하면 빠른 시간 안에 영어를 습득하는가.’보다는 ‘어떻게 하면 언어의 이론과 실생활이 접목되도록 가르치는가.’에 중점을 둔다. 따라서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실있게 가르치려 노력한다. 어학센터의 영어강좌는 ‘정기코스’,‘특별코스’,‘시험준비반’,‘비즈니스코스’로 크게 4가지 형태다. 정기코스 성인반은 영어 구사 능력에 따라 15개반으로 나누어 ‘말하기’,‘듣기’,‘읽기’,‘쓰기’를 가르친다. 일주일에 4차례, 한 강의에 90분씩 7주 동안 진행한다. 한 반의 정원은 16명. 현재 성인반에 등록한 사람은 1200여명이다. 어린이 영어교실에서는 1000여명의 초등학생이 영어를 배우고 있다. 일반학원과는 달리 책임감을 갖고 지도하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 어린이 영어교실의 전 과정을 마치려면 4년이 걸린다.90%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시작해 4∼5학년 때까지 다닌다. 일주일에 2차례, 한 강의에 90분씩 7주 동안 수업한다. 전 세계 영국문화원에서 영어를 배우는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어린이 예술 경연대회’도 수업과정의 하나이다. 해마다 6∼7월에 수업시간에 그린 그림을 영국에 보내 각국 어린이들의 창의성과 예술성을 겨룬다. 입상한 그림은 영국문화원이 전 세계에서 발행하는 달력에 실린다. 한국 어린이들은 최근 3∼4년 동안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별코스에는 논문을 영어로 쓰려는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위한 ‘학위과정 준비 영작문반(Academic Writing)’과 영국 유학이 결정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국의 대학생활과 문화를 가르치는 ‘유학준비반’이 있다.BBC뉴스나 영국의 신문·잡지를 보고 영국 사회·문화 현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사토론반(Current Affairs)’은 수강생의 재등록률이 100%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나운서, 작가 등 방송계 종사자들이 즐겨 찾는 강좌이다. ‘시험준비반’은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영연방국가의 대학, 대학원에 진학할 때 필요한 IELTS(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시험 대비반도 운영한다. 영연방국가에서 TOEIC처럼 통용되는 영어능력평가인 FCE(First Certificate Exam)준비반도 있다. ‘비즈니스코스’는 직장인과 취업준비생들에게 인기다. 프리젠테이션, 보고서, 이메일, 이력서 등 공식문서를 영어로 작성하는 방법을 공부한다. 토요일 하루 6시간,2주 동안 강의하는 집중코스도 있어 공식적인 자리에서 당장 영어로 발표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영국문화원은 ‘초·중·고 영어교사 무료연수’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서울시 교육청과 함께 교사경력 15년 이상의 중·고 영어교사 6명을 선발해 영국 네스포트-텔보트(Neath Port-Talbot)지방교육청 산하 6개 학교를 방문하는 연수기회를 주었다. 참여 교사들은 3주 동안 영국의 교육을 직접 보고 한국문화에 대해 영어로 강의하는 기회도 가졌다. 올해는 인천시 교육청과 함께 교사를 선발해 연수를 진행한다.5월에는 과학고와 외국어고 유학담당 교사를 영국 주요대학에 초청하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실험성 강한 현대문화 흐름 전파 영국문화원은 현대 영국문화를 전파하는 창구 역할도 맡는다. 비틀스나 스팅처럼 대중적인 스타나 예술인보다는 특정단체나 개인이 소개하기에는 부담이 큰 실험적인 영국 문화를 알리는 데 비중을 둔다. 지난해 4월에는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조너선 반브룩의 작품을 소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브룩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신랄하게 비판하거나 미제국주의를 맹렬히 비난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현대무용과 인도 전통춤을 결합한 영국 아크람칸 무용단의 공연을 서울 세계무용축제 개막공연으로 올리기도 했다. 오는 3월31일부터 4월2일까지는 인체의 움직임으로 삶을 표현하는 영국 DV8의 피지컬 시어터 공연을 LG아트센터에서 소개한다. 179년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왕립연구소의 ‘크리스마스 과학강연’도 2001년부터 한국에 소개해 과학분야 교류협력에도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노벨상 수상자와 유명 과학자들이 공연적 요소를 가미한 실험으로 과학 원리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지난해 8월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출발! 우주로 떠나는 시공여행’에는 5000여명의 청중이 몰리는 성황을 이뤘다. 오는 8월에도 ‘남극의 생물체’라는 주제로 강연이 열릴 예정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포나파 원장 추천 영어학습법 “지금까지는 현대 영국 문화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앞으로는 과학 분야에서도 영국과 한국이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나가겠습니다.” 쇼바 포나파(56) 주한영국문화원장은 “한국은 생명공학(BT)과 정보기술(IT) 분야의 강국인 만큼 영국문화원은 두 나라 과학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나파 원장은 붐바이대학 사학과 출신인 인도계 영국인.1977년 영국문화원에 들어간 뒤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 전문가로 활동했다. 영어 교육과 관련, 포나파 원장은 “한국은 눈부시게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면서 “모든 일을 ‘빨리빨리’ 이루어낸 탓인지 영어도 단시간에 습득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인은 영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열심히 공부하지만 너무 빠른 시간 안에 완성하겠다는 생각은 문제”라면서 “언어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체험을 통해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포나파 원장은 특히 “영국의 부모는 아이들이 요리나 운동을 잘하면 칭찬하고 즐거워하지만 한국의 부모는 오로지 공부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한국의 부모는 자식에 대한 기대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런 점에서 경기도와 서울의 영어마을은 영어를 배우면서 균형감각을 살릴 수 있는 바람직한 교육기관이라는 것이다. 포나파 원장은 “한국인들의 영어에 대한 열망이 큰 만큼 영국문화원은 영어의 모국이라는 자부심으로 책임감 있게 영어교육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과 영국의 영어가 다르기 때문에 영국식 영어를 배우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일부 한국인의 생각에는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영어는 이미 전세계인의 언어인 만큼 호주, 캐나다, 필리핀 등에서 사용하는 영어의 발음, 억양, 문법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이라면서 “미국은 이민자를 자국에 동화시키기 위해 영어를 가르치지만 영국은 영어를 세계에 전파시키기 위해 가르친다.”고 강조했다. 포나파 원장은 한류(韓流)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영화, 가요, 드라마 등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는 아시아 어느 국가보다 우수하다.”면서 “한류를 지속시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류를 한국의 브랜드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방법을 체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 각국에 한국의 이미지를 심으려면 정부 또는 특정 기업만 나서서는 되지 않는다.”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분야에서 함께 움직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美대사관 지원 프로그램 영국문화원 말고도 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또 있다. 주한미국대사관에서 후원하는 yes(young English speakers)프로그램이 그것이다.yes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미국 문화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9월에 시작됐다. 한국인 변호사와 Tesol(Teachers of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자격증을 가진 한국인 영어강사 등 4명이 주축이 되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수업 참여자들이 미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놓고 자유토론하는 형식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같이 시의성있는 주제나 재즈의 역사와 같이 사회·문화를 아우르는 다양한 주제가 선정된다. 미국대사관에서는 각 주제를 강의할 수 있는 전문강사나 대사관 직원을 주선한다. 보통 50∼60명의 회원이 참여한 가운데 매달 셋째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정기모임을 갖는다. 참여자는 대학생, 대학원생, 젊은 직장인이 대부분이다. 태평양시대위원회 김동길 위원장의 도움으로 서대문구 대신동 태평양회관을 모임 장소로 사용한다. 회원 가운데 10여명은 ‘yes+’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한 달에 한 차례 모이는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회원들이 일주일에 한 차례 모여 심층적인 영어토론을 벌인다. 이들의 정기모임은 용산구 남영동 미국대사관 자료정보센터에서 열린다. 자료정보센터에서는 미국정부의 국제관계, 안보, 인권 등 각종 현안과 관련된 최신 보고서, 연설문, 기자회견문 등을 제공한다. yes프로그램 참여자들에게는 미국 연수기회도 주어진다. 참여한 대학생 8명을 선정, 이달말에 9박10일의 무료 미국 연수를 실시한다. 국무성과 같은 미국 정부 기관과 유명 대학 등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yes프로그램의 1기 활동은 지난달로 막을 내렸고 오는 3월부터는 인터넷 독립신문(www.independent.co.kr)을 통해 2기 회원을 모집한다.(02)397-4666.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이젠 미디어교육이다] “첫소식입니다, 쇠똥구리 일당이…”

    [이젠 미디어교육이다] “첫소식입니다, 쇠똥구리 일당이…”

    일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미디어 교육 바람이 불고 있다. 어린이들이 영상 매체를 스스로 가려서 보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이 교육의 목적이다. 자신감과 창의력도 키워준다. 언주초등학교의 영상제작 실습 현장을 찾았다. “스탠바이, 큐” “안녕하십니까,EJBS 뉴스입니다. 첫번째 소식입니다. 오늘…” 지난 1일 서울 언주초등학교 인터넷 방송 수업시간. 아나운서, 카메라맨, 각종 기계 담당은 모두 3∼5학년 학생들이다. ●1주일에 2시간씩 3개월 과정 “쇠똥구리 일당을 검거한 경찰은 사건 현장이 ‘×천지’였다고 전했습니다.” 3학년 조민선양이 아나운서 실습을 했다. 재미있는 소재로 구성한 뉴스를 읽어 내려간다. 발음이 자꾸 틀리자 속상한 표정을 짓는다. 뉴스가 끝나자 스튜디오를 비추던 1번 카메라와 조명이 꺼지고 교통 정보 리포터를 비추는 2번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언주초등학교는 2002년부터 인터넷 방송반을 운영하고 있다.VJ반, 아나운서반, 성우반 등으로 나누어 특기적성 수업을 따로 하고 있다.1주일에 2시간씩 3개월 과정이다. 수업료는 다른 특기적성 수업과 마찬가지로 3만원. 지도를 맡고 있는 교사 안태정씨는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부모들이 권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3개월 과정 후 또다시 배우는 학생들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장비는 한 인터넷방송교육 업체가 제공했고, 수업은 전문 강사가 학교에서 상주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영상 미디어 교육을 하고 있는 학교는 서울에 언주초등학교 외에도 영희초, 잠원초 등 4개 학교가 더 있다. ●‘톡톡’ 아이디어 봇물 미디어 영상 교육은 창의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안 교사는 “처음엔 기획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어 패러디 작품으로 시작하지만 이후에는 아이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온다.”면서 “영상 교육을 통해 기술적인 것도 배우지만 자기 생각을 구체화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2년째 VJ 특기적성 수업을 받고 있는 4학년 신현아양은 “의견을 모으고 같이 작업을 하다보면 협동심도 저절로 키워지는 것 같다.”면서 “우리끼리 시작부터 끝까지 뭔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들앞에서 당당할 수 있어” 방송 실습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여느 아이들과 다른 점은 태도가 당당하다는 점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촬영이나 연기를 하는 과정에서 길러진 자신감 덕분이었다. 동생 민선이와 배우고 있다는 4학년 조민경양은 “부끄러움이 많아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달라진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함께 배우는 친구들도 모두 민경양처럼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방송반에서 활동 중인 5학년 윤다은양은 “발음도 많이 교정되고 전에는 잘 보지 않던 뉴스도 꼬박꼬박 챙겨보게 됐다.”면서 “다른 친구들도 기회가 있으면 배우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司試수석 합격기](하) 상법 요약서만으론 턱없이 부족

    후4법의 경우, 이미 공부해왔던 기본 3법과는 달리 1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정리를 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 하지만 기본 3법에 비하면 그 범위가 적은 편이고, 대다수의 수험생이 엇비슷한 출발선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고득점 전략과목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민사소송법과 상법에서 60점대 후반의 고득점을 올려 수석의 밑거름이 되었다. ●행정법 이론·통설 달라 어려움 겪어 행정법은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들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후4법 중 가장 자신있는 과목이었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배웠던 이론체계와 학계의 통설이 달라 시험에 적합하게 정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기본서도 자주 바꾸게 되는 시행착오를 범하기도 했다. 또한 행정소송법의 개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공부에 반영해야 할 것인지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고민을 거듭하다 장태주 교수의 저서를 기본으로 기존의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일단 충실하게 공부하기로 했다. 더불어 최근 대두되는 입장을 약간씩 첨언하는 식으로 답안을 구성하고자 했고, 크게 논란이 되지 않는 부분들을 오히려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실제로 시험을 치러 보니 출제된 문제들은 그간에 쏟은 근심과 걱정에 비하면 평이한 편이어서 안심할 수 있었다. ●수표법은 전체적인 조감만 상법은 상법총칙·상행위, 회사법, 어음·수표법, 보험·해상법 이렇게 네 분야를 모두 공부해야 해서 분량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아무래도 학생의 입장에서 현실의 상거래 실정을 잘 알 수 없다 보니 생소하기 그지 없었다. 특히 어음·수표법이 처음에는 무척이나 난해하게 느껴졌다. 강약을 조절해서 이론과 판례가 집약된 부분은 심도 있게, 그렇지 않은 부분은 조문과 취지만을 확인하는 정도로 공부하는 요령이 필요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수험생이 보고 있는 요약서는 중요부분은 비교적 잘 소개되어 있는 반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아예 빠졌거나 지나치게 부실해서 전체적인 이해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흠이 있었다. 그래서 내용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는 교과서를 기본으로 삼되, 이러한 요약서를 적절하게 첨가해 보완을 했다. 수험가에서는 인기가 낮은 편이지만 현실 거래에 대해 이해가 쉽게 가도록 설명하고 있는 이철송 교수 상법 시리즈도 자주 참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볼 시간이 나지 않아 건너뛰어야만 했던 부분이 있는데, 회사법의 주식회사 이외의 회사제도들(주식회사와 비교하는 데 필요한 한도 내에서만 조문을 참조했다.)이다. 그리고 수표법의 경우 고시잡지에 정리된 ‘수표의 신용증권화 방지를 위한 제도’라는 주제를 통해 전체적인 조감 정도만 했고, 해상법은 내용이 너무 전문적이라 시험에 출제되긴 어렵다고 느껴져서 수험가에서 아주 중요하게 꼽히는 쟁점 몇 개 정도만 정리를 했다. ●민·형사 소송법 ‘바이블’ 기본으로 민사소송법은 소위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이시윤 교수 교재가 있기 때문에 교재를 택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이 책은 한 문장에 매우 난해한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것이 단점이었다. 때문에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고 시험에 쓸 수 있는 논거들을 마련하기 위해 참고서, 판례 평석집, 그리고 호문혁 교수 교과서 등으로 상당히 많이 보충을 해야 했다. 교과서에 실린 모든 내용이 중요하지만 특히 2002년 개정법에 관련된 내용을 집중적으로 공부했고, 교과서에서 비중 있게 다루지 않은 조문이라도 법무부에서 나온 개정 민사소송법 해설집을 보면서 취지만이라도 이해하려 했다. 실제로 출제된 문제를 보니, 개정법의 내용을 요구하는 질문이 압도적으로 많아 이러한 전략이 주효했음을 느꼈고 실제로도 고득점을 했다는 것을 나중에 확인할 수 있었다. 형사소송법 역시 ‘바이블’로 통하는 이재상 교수 교과서를 기본으로 삼되, 전략과목으로 정해서 다른 많은 교재들을 참고했다. 교과서나 참고서만으로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나 좀 더 공부하고 싶은 부분은 ‘형사판례연구’에 실린 논문들을 찾아 읽었다. 논문을 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이 논문집의 목차를 일별하는 것은 형사법과 관련된 최근의 학계의 관심사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또한 형사소송법은 헌법재판소가 사법적극주의적인 경향을 띠며 법의 변화를 선도해온 대표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교재에 간략하게 소개돼 있는 것이라도, 헌법 판례집을 찾아보고 정리함으로써 단문 대비를 했다. 각각의 제도들을 파악함에 있어서 직권주의와 당사자주의가 어떻게 녹아 있는지도 항상 생각하고자 했다.
  • 공부 잘하고 싶으면 학원부터 그만둬라/이병훈 지음

    치맛바람이 유별난 학부모가 아니라도 학원 2∼3개쯤은 기본으로 여기는 요즘 같은 ‘과외 만능’시대에 이 무슨 당돌한 주장인가. 게다가 학교 공교육마저 무너질 대로 무너진 이 마당에 뭘 믿고 학원을 그만두라는 얘기인지 물정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한가한 얘기로 들린다. 하지만 저자가 ‘공부를 가르치지 않는 교육기관’이라는 독특한 발상으로 사교육1번지인 대치동을 비롯해 분당, 목동, 대구 등 전국에 학습매니지먼트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절로 귀가 쫑긋해진다. 저자가 주장하는 공부의 왕도는 간단하다.‘누가 시켜서 하는 피동적인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하는 능동적 학습’이다. 사실 이 점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자녀가 제 의지로 알아서 공부해준다면 그것만큼 부모에게 흐뭇한 일이 있을까. 문제는 자기주도 학습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데 있다. 때문에 대다수 학부모와 학생들은 막연한 불안감이나 동조심리로 학원을 전전할 수밖에 없다. ●학원수업 너무 빡빡… 자기것으로 소화 못해 저자는 두 학생의 사례를 들어 자가학습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학기 초반 성적이 비슷했던 두 학생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차가 벌어졌다. 성적이 오른 학생은 과외는 물론이고 학원도 전혀 다니지 않았다. 학교를 마치면 곧장 귀가해 복습위주의 공부를 하고 11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반면 또 다른 학생은 학교수업이 끝나면 학원으로 직행해 밤 12시가 넘어야 집에 돌아왔다. 학교 수업시간에는 졸기 일쑤였다. 학생의 어머니는 “학원을 5군데나 보내는데 왜 성적이 오르지 않느냐.”며 하소연했다. 저자는 바로 이 질문속에 해답이 있음을 강조한다.‘1시간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려면 혼자서 3시간을 공부해야 한다.’는 3배수 법칙에 근거할 때 후자의 학생은 배운 것을 내면화할 최소한의 시간도 갖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수험생 스케줄·인성관리 지속적으로 해줘야 그렇다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방법은 무엇일까. 연예인의 스케줄을 매니저가 효율적으로 관리하듯 학생에게도 학습 매니저가 필요하다. 현재 성적과 성향에 따라 체질에 맞는 학습방법을 찾고, 자기 공부시간을 적절히 배분하는 한편 TV나 컴퓨터 등 공부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차단하는 역할을 누군가 맡아서 해줘야 한다는 것. 학습 매니저는 엄마나 아빠가 될 수 있고, 형 또는 언니가 될 수 있다. 과외교사처럼 공부를 가르치라는 얘기가 아니라 공부나 학교생활, 인생의 목표에 관해 솔직한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조언한다.9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나의 공부습관을 체크해 보자 □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나만의 명확한 이유가 있다. □ 인생목표를 달성하는 데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학원이나 과외보다 자기공부 시간이 많다. □ 등하교 시간 같은 자투리 시간에 무언가 하려고 애쓴다. □ 공부 잘하는 친구들의 공부법을 나에게 맞게 실천한다. □ 한 번에 암기하려 하지 않고 여러 번에 걸쳐 암기한다. □ 수업 중에 필기를 열심히 한다. □ 시험에 대비해서 예상문제를 만들어본다. □ 공부가 잘되는 나만의 공부장소가 있다. □ 공부방에 컴퓨터와 TV가 없다.
  • 교과서포럼 창립총회

    학생들의 편향된 역사인식을 부추기는 현대사 교과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의 모임인 ‘교과서포럼’(상임대표 박효종 서울대 교수 등)이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박 대표는 창립선언에서 “축구경기를 볼 때는 ‘대한민국’을 외치다가도 학교 수업시간에는 대한민국을 채찍질하는 내용을 배우는 인지부조화 상황이 생기고 있는 등 현행 교과서에는 독재와 억압, 자본주의의 참담한 모습만 있을 뿐”이라면서 “실사구시의 자세로 ‘역사 새로 쓰기’가 이뤄져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올곧게 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교육 in]연세大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교육 in]연세大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이론과 실제가 상호작용하는 이상적인 교육 공간’ 연세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www.yonsei.ac.kr/child)은 교육 이론을 현실에 합리적으로 적용하려 노력하는 대표적인 교육기관이다.30년 역사를 가진 이 연구원에서는 ‘가르치는 이’가 아닌 ‘배우는 이’의 개성과 관심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정착시켜 왔다.‘열린교육’의 취지를 이해하는 학부모들에게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는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의 교육 현장을 찾았다. 성탄 전야의 설렘이 온누리에 가득하던 지난 24일 오전.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치과대학 뒤편에 자리잡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연구동에 들어서자 차가운 바람에 언 볼이 사르르 녹는다. 마치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에 온 것처럼 포근한 ‘엄마 품의 온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연구동 2층의 30평 남짓한 방에는 어린이 9명이 놀이삼매경에 빠져 있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만 5세 종일반이다. 아이들은 각자의 관심에 따라 선생님과 팽이나 과자를 만들고 있었다. 선생님과 수업을 한다기보다는 마치 엄마와 아이들이 일상적인 놀이를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한반에 전문분야 다른 교사 2명 배치 최강미 교사와 팽이를 만드는 아이들은 4명. 태연이는 길이 5∼6cm정도 되는 장난감 블록을 조립해 풍차 모양 팽이를 완성했다. 해린이도 지지않으려는 듯 열심히 팽이를 조립한다. 아이들이 모두 팽이를 완성하자 최 교사는 팽이돌리기 시합을 유도한다. 열심히 팽이를 만들던 경도는 이 놀이에 싫증이 났는지 딴청을 부린다. 최 교사는 방 귀퉁이에서 딴짓하는 경도에게 팽이돌리기 게임의 공정한 심판을 맡아달라고 요청한다. 경도는 새 임무를 흔쾌히 수락했다. 아이들은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자신의 팽이가 오래 돌길 기원하면서 팽이돌리기 시합을 펼쳤다. 바로 옆에서는 크리스마스 과자 빚기가 한창이다.5명의 아이들이 김선주 교사와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나누며 과자를 빚는다. 양은이는 만들고 싶은 과자가 너무도 많다. 고사리만한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떼어다가 조몰락 거리며 별과 천사, 하트 모양을 만든다. 양은이는 직접 빚은 과자를 구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신이 난다. ●원하는 놀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김 교사는 이 같은 요리활동으로 아이들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재료의 부피나 크기를 직접 가늠해볼 수 있고 요리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손의 근육을 사용해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만 5세 종일반 어린이들의 수업에서 보듯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에서는 한글, 영어, 수학과 같이 정해진 과목이름이 없다. 모든 수업은 놀이로 이루어진다. 교사가 이끌어가는 정해진 놀이가 아닌 어린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전적으로 존중한다. 수업 시간 마다 두 사람의 교사가 참여하고 교사는 각각 다른 두 가지 놀이로 아이들을 이끈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놀이를 선택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2∼3개 그룹으로 나누어져 수업이 진행된다. 지난해는 공룡 테마를 가지고 다양한 놀이를 했다. 처음에는 공룡에 관심이 많은 몇몇 어린이들이 공룡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놀이가 시작됐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공룡이 살았던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공룡의 영어 이름을 익히기 위해 영어 알파벳도 자연스럽게 공부했다. 공룡의 모양을 직접 비교해 보고 찰흙으로 그 모양을 빚어 봤다. 크레파스로 그림도 그리고 각자 좋아하는 공룡으로 분해서 연극도 펼쳤다. 아이들의 궁금증은 더욱 발전해 몇몇은 직접 고고학자가 되어 연구원 야산에서 공룡 화석 발굴 작업을 해보기도 했다. ●한글 배우기, 음악^미술수업 동시에 이처럼 교육 수혜자의 관심과 흥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놀이로 아이들 스스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돕는 교육 방식을 ‘연세 개방주의 교육과정’이라고 부른다.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은 1970년대말부터 개방주의 교육을 표방해 1988년부터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에 이같은 이름을 붙였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수업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원하는 놀이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한글을 배우고 음악, 미술 수업도 받는다. 김선주 교사는 “교육은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닌 교사와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이 되어야 한다.”면서 “연구원에서는 아이들의 호기심에 따라 무궁무진한 놀이가 만들어지고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어떻게 운영하나 연세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은 유아반·유치반·종일반·영아반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만 3·4세를 대상으로 한 유아반은 오전·오후반으로 나누어서 운영되며 모두 6개반이다. 한 반은 22∼24명으로 교사 2명이 담당한다. 오전반은 9시30분부터 12시30분까지, 오후반은 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수업이 이뤄진다. 유치반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만 5세 어린이들이 대상이다. 오전·오후반으로 모두 4개반이다. 수업시간은 유아반과 같다. 한 반은 20명으로 교사 1명이 배치된다. 종일반은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이 참여할 수 있다. 만 2·3세반과 만 4·5세반이 1개씩 있다. 만 2·3세반은 한 반에 10∼12명으로 교사 2명이 배치된다. 만 4·5세반은 18∼20명이며 교사 2명이 맡는다. 만 2·3세 종일반에 참여하려면 소변과 대변을 가릴 수 있어야 한다. 오전 8시∼오후 7시까지 연구원에서 생활한다. 집에서 지내는 것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과거 외국인 교수들이 사용했던 사택을 1998년부터 종일반 전용 건물로 활용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주방과 거실이 있는 70평짜리 단층 건물에서 밥을 지어먹고, 낮잠도 자며 집에서 생활하듯 하루를 보낸다. 영아반은 만 2세 영아와 부모가 함께 참여한다. 엄마·아빠가 놀이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녀 양육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엄마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주 2회 월·목반과 화·금반이 있다. 아빠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매주 토요일에 열린다. 한 반에 10∼12쌍이 참여한다. 한 학기는 16주로 90분 동안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을 담당하는 23명의 교사는 모두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출신이다. 연세 개방주의 교육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실제로 유아교육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동가족학과 재학생 1∼2명이 보조 교사로 참여하기도 한다. 이 곳에서 일하기 희망하는 졸업생들은 1년 동안의 인턴 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해 연구원 교사 수급 상황에 따라 채용 여부가 결정된다. 연구원에는 현재 330명의 어린이가 등록돼 있다. 유아반·유치반·종일반은 11월에, 영아반은 2월에 원아를 모집한다. 한 해 선발 인원은 70∼80명 정도다. 영·유아반에 등록하면 보통 2∼3년 동안 다니기 때문이다. 모집 기간은 정해져 있지만 대기자 명단에는 언제든지 등록할 수 있다. 원아는 통학거리와 대기기간을 합산해 선발한다. 별도의 통학버스가 없고 너무 멀리서 통학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로 마포·서대문구 거주자를 우선 선발한다. 대기기간이 오래될수록 유리하다.(02)2123-3481∼2.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이재선 원감이 말하는 조기교육 방향 “바람직한 조기 교육이란 어린아이가 걸음을 떼자마자 한글을 깨우치고, 영어를 유창하게 하고, 암산을 빨리할 수 있도록 다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연세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이재선(42) 원감은 우리나라 조기 교육의 문제는 바로 ‘부모의 욕심’에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고픈 부모 마음은 한결같지만 진정 아이를 위한다면 부모의 욕심을 버리고 아이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감은 “성인 개개인의 관심사가 모두 다르듯 만 2∼5세 유아들에게도 각자의 관심사가 다르다.”면서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호기심을 스스로 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생겨난 호기심을 해결하는 교육방법으로 ‘놀이’를 택했다. 이 원감은 “놀이는 지식을 배우는 한 방법이며 이러한 놀이가 어린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교육 형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이 희망하는 놀이를 직접 선택하게 하고 놀이를 통해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보다 교사와 어린이들 사이의 상호작용 과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가르치는 행위보다는 학생들의 개성과 특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세 개방주의 교육과정에는 미리 준비된 수업을 최소화하고 수업시간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관심이 있는 문제를 탐구할 수 있도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원감은 “이 과정에서 더 재미있고 새로운 놀이를 고안하기 위한 교사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팀티칭(team teaching)이 이루어진다.”면서 “활발한 팀티칭은 교사들의 전문적인 경험과 개인적인 재능을 서로 보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감은 그럼에도 “왜 한글과 영어를 가르치지 않느냐고 묻는 학부모들도 많다.”면서 “바람직한 어린이 교육을 위해서는 부모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구원에서는 해 마다 3∼4차례 학부모 교육을 실시한다. 연구원의 교육철학과 운영전반을 상세히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어린이들의 놀이 수업에 참관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 원감은 “학부모들이 수업에 직접 참여해보고 놀이의 교육적 효과를 이해하면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부모 교육의 기회를 더욱 자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열린세상] 페어 플레이의 나라/이정옥 대구 카톨릭대 교수

    “저는 1982년생인데요. 어릴 때는 바이올린을 했고 태권도도 했어요. 좋아하는 일에는 잠을 안 자고 미칩니다.” 자기소개를 해보라는 수업시간의 과제 발표장에서 학생들도 놀라고, 교수인 나도 놀랐다. 이른바 청년실업의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회색빛 전망을 앞에 둔 1980년대생들의 귀중함을 재발견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 주위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음악이며 운동이며 특기 교육을 받았고, 여행이며 취미활동을 ‘기억이 날 정도’로 해보았고 사이버 공간이라는 신천지를 개척한 그들이었다. 그들은 주차요원에서 이벤트 도우미, 호프집 웨이터 등의 다양한 ‘알바’ 경험을 자랑스레 털어놓았다. 그들은 고도성장시대에 성장기를 보낸 우리 사회의 풍요의 열매들이다. 경제적 곤궁함의 우울과 그늘이 자리잡기엔 과거의 빛이 너무 밝은 세대들이다. 열등감 없는 대담함은 실업과 불안정 취업에 대한 우려를 뛰어넘을 수 있는 다양성과 재기 발랄함을 지녔다. 그 저력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월드컵 거리 응원전에서 입증된 바 있다. 사회학자들은 그들을 ‘월드컵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분석한 바 있다. 찬란한 과거를 뒤로하고 졸업을 앞두고 이들이 물밀듯이 찾는 곳은 노량진의 공무원시험 학원가이다. 불안정 취업의 시대에 ‘철밥통’의 유혹은 다른 모든 재미있는 실험을 중단시킬 정도로 큰 것이다. 대학에서 학과선택의 기준은 취업을 보장해주는 자격증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자격증과 공무원시험은 ‘무한경쟁’이라는 세계화의 파고 속의 한척의 나룻배와 같다. 모든 사람이 아귀다툼으로 올라타면 나룻배는 당연히 뒤집힐 수밖에 없다. 아귀다툼으로 올라타고 싶어 하는 국가의 공공부문, 예를 들면 공기업이 민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공기업의 민영화라는 세계화의 추세는 이미 대세가 되고 WTO를 통한 글로벌 스탠더드가 제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시험으로 모든 경쟁의 금을 넘어서는 ‘철밥통’은 없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대세이다. 이런 대세의 흐름을 보지 못하고 부모 세대에 성공했던 방식을 새로운 세대에게 모델로 제시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시간의 흐름이 멈춘 20세기에 가두는 셈이 된다. ‘영리한 군중’이었던 월드컵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공무원시험 합격증’이 아니라 게임의 규칙과 페어플레이의 정신이다. 승패를 가르는 경기의 규칙은 냉정하고 승리를 위해서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지만 패배를 인정하고 패자를 보듬어줄 수 있는 마음, 이것이 이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정신이다. 이 시대정신을 공유하는 세대를 필자는 ‘02세대’라고 이름붙인 적도 있다. 게다가 월드컵을 통해 확인된 승리의 비결은 끊임없는 기초훈련과 선수 개개인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키워주는 ‘리더십’외에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진부한 진리를 인정하기 싫은 사람들은 ‘연줄망과 연고만들기’를 기초실력 다지기보다 앞세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곳곳에서 새로운 경기의 규칙을 만들고 있다. 공직자에 대한 다면평가제가 도입되고 장관에 대해서도 업무평가제도가 확립되었다. 고위공직자를 공채하는 틀이 만들어지고 있다. 절차와 형식이 아무리 민주적으로 바뀐다고 해도 형식 합리성의 뒤에 실질 합리성은 자취를 감출 수 있는 구멍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공직사회의 효율성’,‘기강’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모두가 절감할 때만 형식 합리성이 아닌 실질 합리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이심전심’, 사회학자 뒤르카임의 용어로 표현하자면 ‘집합의식’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페어플레이의 나라를 만들면 ‘금쪽같은 내 새끼’를 위해 말도 설고 낯도 선 이국땅을 향한 이민은 꿈도 꾸지 않을 것이다. 이민이 좋다 그르다를 떠나 ‘떠나고 싶다’는 열망의 현실적 표현인 이민대열은 우리 사회가 페어플레이의 나라가 아니라는 인식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페어플레이만이 승자를 교만하지 않게 만들고 패자가 승자를 인정하는 틀이 될 수 있다. 이정옥 대구 카톨릭대 교수
  • ‘지역균형 선발’ 서울대 관문돌파 6인

    최근 3년 동안 서울대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했던 전국 18개 군(郡) 소재 19개 고교생 21명 등 모두 48명의 지역 인재들이 올 수시모집에서 서울대에 합격했다. 서울대가 첫 실시한 ‘지역균형선발전형제도’에 따라 군 단위 합격자 비율이 지난해 3.7%에서 7.4%로 높아진 덕분이다. 합격자 대부분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하지 않고도 어려운 관문을 통과했다.6명의 대표적 사례를 소개한다. ●경남 의령군 의령여고 최란경 최양은 1966년 의령여고 개교 이래 첫 서울대 합격자로 인문Ⅱ계열 수석의 영예를 안았다. 고교입학 후 한번도 수석을 놓치지 않았다. 교지 편집부장과 방송반 작가로 활동하는 등 명랑·쾌활하며, 적극적인 성격이다. 당초 법대 진학을 꿈꿨지만 사학도로 선회한 최양은 “동양사를 전공, 중국이 시도하는 고구려사 왜곡을 바로잡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4남1녀중 막내로 아버지는 건설 노무자, 어머니는 이웃집 애봐주기 등 돈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하는 억척주부. 담임 정사진(44) 교사는 “스스로 공부하며 모르는 문제는 메모했다가 담당교사에게 물어서 꼭 알고 넘어갈 정도로 철저한 성격”이라고 전했다. ●경북 영양군 영양여고 황진하 개교 30년 만에 3번째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해 교사와 학생들은 하루 종일 들떠 있었다. 수학교육과에 합격한 황양의 담임 서글로리아(32·여) 교사는 “지역 균형선발은 농어촌 학교에 엄청난 기회를 줬다.”며 “이제 이곳 중학생들이 도시지역 고교로 진학하는 숫자가 크게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며 “하루 2시간씩 EBS 강의를 들으며 수능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에 진학할 때 도시학교로 가고 싶은 유혹이 있었으나 농어촌 특별전형을 염두에 두고 영양여고를 선택했다.”며 “앞으로 농어촌 출신이 도시학생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고 박명주 사회교육계열에 합격한 박양은 전곡읍에 있는 입시 학원에 월 10만원을 내고 다닌 것이 학원 과외의 전부다. 장래 교사가 꿈인 박양의 아버지 박정렬씨는 경찰관(44·경사·연천서 지령실장)이며 어머니 이기순(43)씨는 할아버지·할머니와 연천읍 동막리에서 오이·토마토 등 농사를 짓고 있다. 박 경사는 “박봉에 노부모와 아이들 돌보느라 신경도 제대로 못썼는데 고맙다.”고 대견해했다. ●충북 음성군 매괴고 김현경 사회과학대 사회과학계열에 합격한 김양이 서울대에 합격한 것은 인문계 2개교, 실업고 1개고가 있는 음성군내 고교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무역업을 하는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초등학교 때 서울에서 음성으로 이사해 학교를 다녔다. 김양은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는 등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 게 가장 힘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교 1학년 때까지 어머니와 함께 문제집을 풀며 영어와 수학 등을 공부했다.2학년부터는 기숙사에서 하루 5시간 자고 공부에 매달렸다. 수업후 오후 5시30분쯤 보충수업이 끝나면 기숙사에서 혼자 공부했다. 김양은 “처음에는 도시 학생들에게 뒤떨어질까 조바심이 났는데 열심히 하다 보니 나중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기숙사 친구들과 틈틈이 운동장을 달리거나 줄넘기를 하면서 체력도 관리했다. 담임 이미영 교사는 “양로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봉사정신이 강하고 성격이 소탈해 친구들과도 잘 어울린다.”고 귀띔했다. 장래 희망은 PD. ●강원도 고성군 고성고 정국현 체육교육학과에 합격한 정군은 국내 알파인스키선수 중 랭킹 5위 안에 드는 국가대표 상비군. 국제대회에서도 수차례 우승했다. 스키는 수업시간외 시간과 방학을 이용한 연습벌레. 집은 스키장 인근 간성읍 흘리에 있으며 부모는 농사를 짓고 있다. 체육담당 최근호(47) 교사는 “늘 성실하고 착한 모범생이며 학교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아 상위권을 유지했다.”고 칭찬했다. ●전남 영광군 해룡고 박재인 개교 이래 처음으로 법대에 합격하자 학교는 온통 축제 분위기. 박양은 진도군 의신면 출신으로 의신중을 졸업하고 서울지역 특목고에 응시했다가 낙방하는 쓰라림을 딛고 영광을 안았다. 담임 은희균(41) 교사는 “재인이는 자투리 시간을 쪼개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데 능통하다.”며 “신문 사설을 보거나 컴퓨터를 이용해 시사상식을 검색하고 교육방송에도 열정을 쏟았다.”고 공부법을 소개했다. 또 “독서량이 엄청나 수준 높은 사회과학 서적을 즐겨 읽었으며, 그래서인지 논술을 아주 잘했다.”고 덧붙였다. 박양은 3년 동안 학교 기숙사 생활을 했으며, 아침 6시 기상과 밤 12시 취침시간을 지켰다. 전국종합
  • 日, 표준수업시간 연장 검토

    |도쿄 이춘규특파원|학교 수업시간을 줄여 학생들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육성하겠다며 도입된 일본의 ‘여유있는(일본식 유도리) 교육’이 도마에 올랐다. 고교 1년생의 독해력 저하가 드러난 데 이어 초·중학생들의 학력 저하 사실도 15일 드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1977년 이후 학생 들을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해방시키겠다면서 줄곧 줄여온 ‘표준수업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일본 문부과학성이 이날 밝혔다. ‘교육은 기초·기본을 가르치고, 학생들에게 여유를 주어 자주적 사고가 가능하게 한다.’던 여유교육이 27년만에 수술대에 오를지 주목된다. 여유교육론자들의 여유가 사라진 것이다. 아직 “학력 저하라고 단정할 확실한 근거는 없다.”면서 교원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여유있는 교육이 학력 저하를 불렀다.’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감을 해소해야 하는 것이 일본 정부의 처지다. 이에 따라 수업시간 늘리기 외에도 전국학력조사 부활 방안도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taein@seoul.co.kr
  • [교육in] 서울영어체험마을을 가다

    [교육in] 서울영어체험마을을 가다

    ‘영어의, 영어에 의한, 영어를 위한 서울영어체험마을.’영어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서울영어체험마을(Seoul English Village)이 지난 7일 개관 행사를 갖고 공식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연 서울영어체험마을에 쏠린 기대와 관심은 대단하다. 바람직한 영어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앞서 운영을 시작한 경기도의 ‘영어마을 안산 캠프’에서 이미 확인됐기 때문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앞다투어 영어마을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영어체험마을의 첫번째 ‘손님’인 원묵초등학교 어린이들의 5박6일에 걸친 체험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지난 6일 오전 9시 원묵초등학교 6학년 학생 300명이 서울영어체험마을에 들어섰다. 오로지 영어만을 써야 하는 낯선 곳에서의 ‘서바이벌 체험 교육’이 시작된 것이다. 영어마을에 들어오려면 반드시 출입국사무소(Immigration Office)를 거쳐야 한다. 아이들은 국적과 이름, 방문 목적을 묻는 원어민 강사의 질문에 영어로 답해야 한다. 그렇지만 막상 입국 심사대 앞에 선 임수민 양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첫과제 영어로 입소심사 통과의례 수민이는 기억나는 영어단어를 모조리 동원해 원어민 강사의 질문에 간신히 대답하고 나서야 신분증을 받을 수 있었다. 마치 여권처럼 생긴 영어마을 신분증은 일종의 출석증명서와 같은 용도로 쓰인다. 첫 관문을 통과한 수민이는 “영어로만 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골치가 아프지만, 외국에 나온 기분이 들어 앞으로 일정이 기대된다.”며 다시 들뜬 표정으로 돌아갔다. 둘째날인 7일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갔다. 이주희 양과 김준호 군은 뉴질랜드 출신 베스 토머스(27)선생님이 진행하는 방송(Broadcasting)수업에 들어갔다. 호주방송 ABC(Australian Broadcasting Corporation)의 가상 스튜디오에서 퀴즈 프로그램을 녹화하는 형식이다. ‘오늘의 게스트’ 주희와 준호는 방청객으로 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들이 영어로 내는 문제를 맞혀야 한다. 이 모습은 그대로 카메라에 담겨져 모니터에 생생하게 비춰진다. 방청객들은 더듬거리는 영어로 “한국에서 가장 큰 도시는?”,“한국 전통 음식으로 가장 매운 요리는?”,“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주희는 “내 생각을 완전히 영어로 표현할 수 없어 답답하긴 했지만 그래도 알고 있는 단어를 써서 대화를 시도하면 뜻이 통한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며 영어마을의 교육방식에 흥미를 보였다. ●셋째날부터 강사에 먼저 인사 셋째날인 8일, 학생들은 영어로 말하는 것이 처음보다 자연스러워 보였다.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거리에서 만나는 원어민 강사들에게 “하이(Hi).”라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허민영 양은 뉴질랜드 출신인 캐럴 카메론(45)선생님이 진행하는 요리(Cooking)수업에 들어갔다. 직접 과자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부터 설렌다. 만들어볼 음식은 ‘영어마을표 초콜릿칩 쿠키’. 민영이는 반죽으로 쿠키의 모양을 만들고 초콜릿을 얹었다. 쿠키를 오븐에 굽는 동안 아이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이야기했다. ●“아는 단어만 써도 뜻통해 신기” 쿠키를 만드는 45분 동안 음식재료, 주방기구, 요리과정에 관한 말하기·듣기 연습이 저절로 된 셈이다. 민영이는 “영어 공부를 한다는 부담없이 듣고 말하는 연습을 할 수 있어 정말 좋다.”면서 “강의 중간에 모르는 단어가 종종 나와도 전체 의미를 파악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퇴소를 하루 앞둔 10일, 아이들은 오랫동안 영어마을에 살아온 주민처럼 모든 행동이 익숙했다. 김혜미 양은 다음날이면 영어마을을 떠날 것이 벌써 아쉽다고 했다. 혜미가 가장 기대하는 오늘의 수업은 과학 실험. 한국말로 들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 수업을 영어로 한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도나 던컨(27)선생님이 진행하는 과학 실험은 치약만들기. 혜미는 막자사발에 글리세린(glycerine), 탄산칼슘(calcium carbonate), 박하오일(peppermint oil)등 재료를 넣고 섞었다. 치약에 들어가는 재료의 영어 이름을 확인하고 치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 보았다. ●“외국인 말 걸어와도 자신있어” 혜미는 완성된 치약 맛을 보곤 신기하다는 듯 활짝 웃어 보인다. 혜미는 “학교로 돌아가면 영어가 전처럼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제 길거리에서 외국인이 갑자기 말을 걸어도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엉어마을 방식의 영어교육 시스템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일로 비쳐졌다. 가족체험 수업을 맡고 있는 캐나다 출신 션 해밀튼(25)선생님은 “영어마을의 수업은 다양하고 독특한 방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강사에게도 지루하지 않고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부산에 있는 영어학원에서 3년 동안 영어를 가르쳤다는 카메론 선생님은 영어마을의 교육 시스템을 극찬했다. 그는 “학원에서는 학생들이 단어를 암기하는데 최선을 다하는데 사실 말을 배우는 것은 암기하는 것과는 다르다.”면서 “현실과 똑같은 상황에서 말하는 법을 익힐 수 있는 것이 영어마을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커리큘럼·학습공간 구성은 시리즈로 이루어진 두꺼운 영문법 책, 발음기호와 우리말 뜻을 가득 적어둔 단어장, 수도 없이 영어단어의 철자를 반복해서 쓰던 연습장…. ‘영어공부’하면 흔히 떠올렸던 이런 ‘필수품’이 서울영어체험마을에는 없다. 영어를 공부나 학습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익힐 수 있도록 커리큘럼과 공간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서울영어체험마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체험’이다. 말은 피부로 느끼고 깨닫는 것이지 무작정 외우거나 논리적인 규칙을 익혀서 문제의 정답을 맞히려는 태도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체험은 상황·학습·놀이 세가지로 구성된다. 상황 체험은 외국에 나온 듯한 상황을 연출해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것이다. 출입국관리소, 호텔, 은행, 병원 등 외국에 나가면 거쳐야 하는 곳을 그대로 재현해 실제 생활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또 매점, 우체국, 영화매표소, 가족식당체험실, 공용세탁실, 방송국 등을 가상으로 만들어 살아있는 표현을 익힐 수 있게 했다. 학습 체험은 말 그대로 공부하며 영어를 배우는 것이다. 미술, 과학, 컴퓨터 등을 영어로 공부하면서 학생들은 영어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것을 느낀다. 영어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다른 과목을 배우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놀이 체험은 주로 쉬는 시간이나 정규 수업 시간 이후 영화관, 노래방, 오락실 등에서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영어로 된 만화영화를 보고, 영어노래를 부르며,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영어에 흥미를 붙인다. 영어의 재미를 더해주기 위해 힙합과 마술도 정규 수업시간에 들어있다. 서울영어체험마을은 모든 것이 학생들의 자율에 따라 움직인다. 한 반 인원은 12명으로 수업 시간이 되면 학생들이 강의실을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보통 원어민 강사 한 사람과 한국 문화를 잘 아는 내국인 강사 한 사람이 함께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영어마을에 들어오기 전에 간단한 설문으로 영어 실력을 측정받고 단계별로 5개 등급,25개 반으로 나눠진다. 이들은 5박6일 동안 34개 체험실에서 42개 과목을 배운다.45분 수업에 15분 휴식으로, 쉬는 시간은 산책을 하거나 매점에 가는 등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마을안에서는 영어만 쓸 수 있는 것은 물론 영어권 소도시를 그대로 연출했기 때문에 마을의 표지판과 안내방송도 모두 영어로 되어 있다. 또 마을 안에서는 영어마을 화폐 SEV(Seoul English Village)달러를 사용한다. 영어마을 은행에서 한국돈 1000원을 내면 SEV 1달러로 환전해 준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누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서울 송파구에 있는 풍납토성이 영어교육의 대변화를 예고하는 역사의 현장으로 다시한번 주목받게 됐다. 서울영어체험마을은 최근의 발굴조사 결과 초기백제 시대 왕성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적 제11호 풍납토성의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영어마을은 서울시가 80억원을 들여 옛 외환은행 연수원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외환은행이 연수원을 헐고 직원들을 위한 조합주택을 지으려 했지만, 백제시대 유물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건물신축은 허용되지 않았다. 대신 기존 건물을 손보아 연면적 3868평, 건물 4개동으로 이루어진 영어마을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서울영어체험마을은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5∼6학년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5박6일 동안 영어마을에서 숙식하며 ‘영어 세계’를 체험한다. 현재 2005년 1월3일부터 2월26일까지 프로그램에 참여할 어린이들을 모집하고 있다.15일 오후 8시까지 서울영어체험마을 홈페이지(www.sev.go.kr)에 들어가 회원에 가입한 뒤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한 차례 교육에 300명이 참여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240명은 컴퓨터로 추첨을 하여 뽑는다. 나머지 60명은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를 선발한다. 각 지역교육청에서 추천한 소년소녀가장·생활보호대상자의 자녀들이 대상이다. 1인당 참가비는 12만원이며, 저소득층 자녀의 참가비는 전액 서울시가 낸다. 내년 2월 26일 이후 참여학생 선발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영어마을에 들어가는 어린이들은 거의 일주일 동안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숙박에 필요한 기본 세면 도구를 챙겨야 한다. 세탁실이 있어 간단한 세탁물은 직접 빨 수도 있지만 여벌의 옷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숙소는 4평 남짓한 크기로 침대, 책상, 스탠드, 옷장 등이 있고 냉·난방 시설도 완벽하다. 방은 2인용이며 세면대와 화장실은 4명이 함께 쓴다. 상당수 교사들도 이곳에서 함께 숙식한다.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등에서 온 원어민 강사 35명 가운데 33명과 내국인 강사 25명 가운데 14명이 이곳에서 살고 있다. 식사는 급식전문업체가 맡고 있다. 아침과 점심은 주로 양식이고 저녁은 한식이다. 핫도그나 쿠키, 음료수 등을 사먹을 수 있고, 문구점에서는 기념품도 팔고 있어 1만원 정도의 용돈을 챙겨가도 좋다. 휴대전화, 전자게임기,PDA 등은 가져갈 수 없다. 외부 차량은 마을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주변은 길이 좁은 주택가로 교통 혼잡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마을에 들어오고 나갈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480-4800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
  • “수능·고시에 國史 필수로”

    “수능·고시에 國史 필수로”

    “한·중·일 3국의 본격적인 ‘역사전쟁이 시작됐습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소외되고 있는 국사교육의 위상을 높여야 합니다.” “역사 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입으로만 국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단 하나의 정책도 마련하지 않는 정부당국과 정치권도 문제입니다.” 일본과 중국의 ‘한국사 흔들기’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9일 ‘국사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흥사단과 도산아카데미연구원 주최로 서울 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국사교육 강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에도 실질적인 개선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발제자로 나선 이만열 국사편찬위원장은 “역사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마련된 한·일 역사공동위원회에서조차 일본 학자들은 망언을 일삼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개선은커녕 국사 과목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국사교육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사회과에서 국사과 독립, 국사 수업시간 확대, 국사 과목 필수화, 국사 교과서 발행제도 개편, 국가 고시의 국사 교과 필수화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무엇보다고 현재 국·영·수 위주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를 개편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토론자로 나선 전국역사교사모임 김육훈 회장은 “선택과목인 국사 시험을 위해 400여쪽의 방대한 양을 공부할 수험생이 과연 몇이나 되겠느냐.”면서 “수능시험에서 국·영·수 외에 국사를 포함한 ‘인문학 영역’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사학계 내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 회장은 “현실적으로 국사 수업 시간을 확대하는 양적 개선이 어렵다면 질적인 변화라도 꾀해야 한다.”면서 “아이들이 국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현장의 교사들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 내실있는 수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도 강조했다. 동국대 한철호 교수는 “7차 교육과정에서 ‘도덕’이 하나의 교과과목으로 인정받는 동안 밥그릇 싸움이란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 소극적으로 대응한 국사학계에도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깔깔깔]

    ●고등학교때 생긴 일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햇빛이 없는 날이면 낮에도 형광등을 켜야 했다. 햇빛이 없는 날 정전이 되면 교실은 암흑 그 자체였다. 때는 바야흐로 안개가 자욱하고 심한 바람이 불던 날이었다. 갑자기 정전이 되자 수업 분위기가 한순간 조용해졌다. 이때 잠을 자고 있던 한 녀석이 주변 분위기가 이상해진 걸 느꼈다. 원래 수업시간에 조는 녀석들은 감각이 놀랄 만큼 예민하지 않은가. 녀석은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선생님에게 자다가 들킨 줄 알고 안 잤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그때 그 녀석이 갑자기 자기 두 눈을 감싸면서 울부짖었다. “으∼악 내 눈앞이 안 보여!” ●아름다운 그녀 A : 그 여자의 미모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일까요? B : 그렇다고 할 수 있죠. 그녀의 아버지가 성형외과 원장이거든요.
  • [기고] 공교육 보완하는 수능 방송을/최원호 한국교육상담연구원장 ·명예논설위원

    17일 치러진 대학 수학능력시험은 예년에 비해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요행인지 예전 같은 ‘수능 한파’도 없었고, 교육부에서 약속해 온 대로 EBS 강의 내용이 수능 출제문제에 대폭 반영되었으며, 난이도 역시 예년과 다를 바 없이 평이한 수준이었다. 말하자면 수험당일 날씨와 교육방송의 수능 반영 비율, 난이도 조절의 3박자가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려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다. 교육방송의 수능 반영 비율을 놓고 교육방송과 기타 경쟁사들 간에 우위를 다투는 가운데, 공교육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저만치 멀리서 쭈뼛거리며 서 있는 모습에서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교육방송의 내용에서 무려 80% 이상 출제가 되어 앞으로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 현격한 공적을 세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는 공교육의 그늘진 모습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지금 같은 추세라면 학교 교사들의 가르침은 학생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기 쉬울 것이다. 이제 학생들은 수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명문 입시학원으로 달려가지는 않겠지만 그 대신 방송강의에 귀 기울이게 될 것이다. 학교 교사의 수업이나 학원 강사의 강의 내용이 수능시험에 출제된다는 보장은 없어도 교육방송 수능 강사의 강의내용은 80% 이상이 출제될 것이니 당연히 수능 방송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출제범위도 거의 정해진 것이나 다를 바가 없으니 수능방송만 시청하면 충분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학교는 사교육을 위한 정거장에 불과하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입시학원으로 달려간다. 심지어 학원 수업을 위해 학교 수업시간에 반 이상의 학생이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는 웃지 못할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교육 현실이다. 이제 앞으로는 교사가 인도하는 정규수업 시간보다 교사가 틀어주는 수능 교육방송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이며, 교육방송에 대한 신뢰도는 점점 높아지고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도는 점점 떨어질 것이다. 이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학원가의 변화 역시 예사롭지 않다. 교육방송 수능 강의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 분명히 지금처럼 학교 수업을 마치고 입시학원으로 달려가는 일은 없을 것도 같다. 그러나 입시학원들이 당장이라도 문 닫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은 위기 상황임에도, 논술·면접 대비 학원 등의 틈새시장은 호기를 잡은 듯 유례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마저 논술학원에 등록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좌불안석이다. 특히 난이도가 평이하여 변별력이 없다는 이유로 논술이나 심층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려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어 이러한 경향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능시험 후 매스컴에서는 진학 지도와 관련하여 온통 입시학원 관계자들의 말잔치로 도배를 하고 있고, 입시학원에서 개최하는 입시설명회는 발 디딜 틈조차 없으며, 학부모들은 입시학원들의 상황분석에만 목을 매고 있다. 반면 학교에서는 2005학년도 대학입시부터 ‘표준점수제’로 바뀐 수학능력 성적표기 방법으로 인해 진학상담마저 손놓고 앉아 있을 수밖에 없어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꼴을 연출하고 있다. 지금 공(公)교육은 그야말로 빈 껍질뿐인 공(空)교육으로 전락하고 만 것처럼 보인다. 결국 이번 수능 시험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인다. 교육방송제도를 정착시켜 나가는 한편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이를 계기로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공교육을 살리겠다고 하는 애초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육방송은 공교육을 보완하는 역할에 만족해야지 공교육 자체를 대체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국민가계경제에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현격한 공적을 세웠다지만, 두 마리의 토기 모두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최원호 한국교육상담연구원장 ·명예논설위원
  • 서울 사립초등학교 집중탐구

    서울 사립초등학교 집중탐구

    서울의 40개 사립초등학교가 12월1일(수)∼10일(금)까지 열흘 동안 일제히 신입생을 모집한다. 학생은 공개추첨으로 선발하며 추첨일은 12월13일(월)이다. 복수지원은 할 수 없다. 사립초등학교는 한달에 3만원 안팎의 급식비만 내면되는 공립초와 달리 한달 등록금이 20만∼50만원까지 들어 경제적 부담이 크다. 그러나 학교를 선택할 수 있고 별도의 사교육비를 들이지 않고 학교 안에서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할 수 있어 관심을 갖는 학부모들이 많다. 학교마다 추구하는 교육 목표가 다르고 시설과 운영에서도 차이가 많은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지원해야 한다. 사립학교 9곳의 특징을 소개한다. ●한양대 부설 한양초등학교(kid.hanyang.ac.kr) 한양은 영어과목의 철저한 수준별 수업을 실시, 전교생 영어학력 수준이 서울시 초등학교 중 최고임을 자부한다. 한반 정원은 34명이지만 영어 시간엔 실력에 따라 3팀으로 나누어 11명이 한반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영어전문 교사 10명은 한국과 영어권 국가의 문화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재미교포 2세와 미국에서 중·고교를 마친 한인들로 구성됐다. 해마다 6월과 12월 영어시험 전문기관에 의뢰한 ‘한양 어린이 영어 특별 토익’을 실시해 점수에 따라 반을 편성한다. 온라인 영어교육 역시 활성화 돼 학생들이 집에서 공부하는 내용도 교사와 학부모가 늘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교사들은 일주일에 3∼4차례 온라인 과제를 내주고 학생들은 집에서 말하기(Speaking), 읽기(Reading)등 숙제한 내용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둔다.6학년을 마칠 때 쯤에는 중학교 3학년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추게 된다고 한다. 지난해 경쟁률 2.4대1. 분기당 수업료 84만원. ●동산초등학교(seoul-dongsan.es.kr) 주택과 빌딩 가득한 도심에 자리잡은 동산초등학교 안에 들어서면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마치 금호산길 언덕에 아담한 어린이 동산을 얹어놓은 듯하다. 동산초는 ‘촌지없는 학교’,‘수학·영어 특성화 학교’,‘전교생이 생일 축하받는 학교’로 유명하다. 동산의 모든 교직원은 기부금과 촌지, 학부모들의 식사대접 등을 받지 않는다는 철칙을 8년째 지키고 있다. 교직원 중 재단 이사장의 친인척이 전혀 없는 것도 여느 사립학교와 다른 특징이다. 동산은 학년별로 10명씩 수학·영어 영재반을 운영한다. 수학 영재반은 난이도를 높인 문제와 응용 문제를 집중적으로 푼다. 영어 영재반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영어 토론을 진행한다. 또 전교생의 영어 실력증진을 위해 동산 토익 경시대회도 1년에 4차례 실시하며 3학년부터는 이 성적을 바탕으로 수준별 영어수업을 한다. 동광은 전교생이 생일을 축하받는 학교로도 알려져 있다. 이하민 교장은 생일을 맞은 학생들에게 우편으로 생일카드를 보내주고 교장실로 불러 직접 파티를 열어준다. 지난해 경쟁률 2.4대1. 분기당 수업료 77만 4000원. ●중앙대 사범대학 부속 초등학교(www.caude.es.kr) 지력과 체력을 두루 갖춘 성실한 사람으로 키우는 게 이 학교의 목표다. 중앙은 1964년 개교 이래 40여년간 전형적인 한국식 교육틀을 그대로 유지해오고 있는 명문이다. 전교생은 등교와 동시에 운동장을 2∼3바퀴 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모든 학생에겐 줄넘기 실력에 따른 급수가 있어 점심시간을 활용해 줄넘기를 하도록 유도한다. 전교생의 학력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중앙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각 과목 단원별 학습지를 매주 4∼5차례 배부하며 매일 아침 담임교사는 학습지를 채점하고 개별지도를 실시한다. 매월 국·영·수를 중심으로 단원별 학력 평가도 치러 학생의 학력을 꾸준히 관리해준다. 전교생에게 형제·자매를 만들어주는 ‘우애활동’도 중앙만의 특징.1∼6학년 한명씩 6명이 한팀을 이뤄 형제·자매를 맺어 화단의 꽃을 가꾸도록 한다. 외딸·외아들이 대부분인 요즘, 의남매·형제를 맺는 ‘우애활동’은 학생·학부모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경쟁률 3.6대1. 분기당 수업료 58만원. ●은석초등학교(www.eunseok.seoul.kr) 학교법인 동국학원이 운영하는 불교학교로 철저한 전과목 성적 관리와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특징이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1년에 4차례 과목별 학력 평가를 실시,T점수와 표준편차를 제공한다.T점수는 과목당 전체 학생 평균을 50점으로 환산하고 표준편차를 10인 체제로 전환한 점수로 과목별 난이도에 따라 학업 성취도를 평가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정규수업시간에 중국어도 가르치고 있다.3학년은 주당 1시간,4∼6학년은 주당 2시간 중국어를 배운다. 영어교육에도 변화를 시도해 내년부터는 원어민 강사가 수학도 영어로 가르칠 예정이다.4∼6학년들에게는 외국문화 체험 기회도 주어진다. 뉴질랜드·일본·중국 등 은석과 자매결연을 맺은 초등학교 학생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서로의 전통놀이를 함께 배우고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방학 때마다 실시한다. 지난해 경쟁률 1.1대1. 분기당 수업료 79만 8000원.●영훈초등학교(www.younghoon.es.kr) 초등학교 6년 동안 영어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마스터하는 것이 목표라면 영훈을 고려해보자.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영어권 국가의 교육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는 것이 영훈의 강점이다.1965년 설립된 영훈은 1986년 우리나라 처음으로 열린교육을 실시했으며 96년부터는 수업의 50%를 영어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수학·과학·사회 과목은 영국·미국·뉴질랜드·캐나다·호주 출신 원어민 강사 30명이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 교재의 50%는 영훈이 엄선한 외국교재를 사용한다. 한 학급 학생 수는 36명이지만 모든 수업은 18명씩 두 그룹으로 나눠 80분 수업으로 진행한다. 원어민 교사가 한국인 교사(25명)보다 많은 유일한 학교이기도 하다. 원어민 강사는 본국에서 인정한 초등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모든 수업교재와 준비물도 학교에서 지원한다. 지난해 경쟁률 3.0대1. 분기당 수업료 148만원.●동광초등학교(www.dongke.es.kr) 남부지역의 유일한 사립초등학교다. 영등포, 관악, 구로, 금천에 살고 있는 학부모 중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고 싶지만 먼 통학거리가 걱정된다면 동광을 고려해보자. 한반 정원은 32명이지만 영어·수학 수업은 학생수를 16명으로 제한해 개별 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독서지도를 통한 인성·지성 교육을 병행하는 것도 동광의 특징이다. 교사 19명이 모두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에서 실시하는 독서지도 프로그램을 이수했으며, 독서지도사 자격증이 있는 학부모가 독서수업에 명예교사로 참여한다. 학생 6∼7명을 한팀으로 구성해 한달에 1∼2차례 독서수업을 진행한다.6학년 학생들에게는 3박4일간 일본 체험학습 기회도 있어 일찌감치 해외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타악기 오케스트라 ‘두드림(Two-Dream)’또한 동광의 자랑거리. 실로폰, 드럼, 징 등 10여가지 타악기를 연주하는 ‘두드림’은 지역사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을 정도로 유명하다. 지난해 경쟁률 1.5대1. 분기당 수업료 69만 6000원. ●서울여대 부설 화랑초등학교(www.hwarang-s.es.kr) 나무와 풀을 사랑하는 심성고운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화랑을 추천한다. 불암산 자락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학교 화랑은 5000여평 녹지 속에 조성된 ‘바람직한 도심 학교 모델’의 전형을 보여준다. 수십년생 소나무 숲 속에 둥지를 튼 까치와 나무 사이를 오가는 다람쥐를 교실 안에서 볼 수 있다. 교실 바닥난방이 잘 돼 있어 학생들이 집에서 지내듯 양말발로 생활한다는 것도 이색적이다. 여름·겨울 방학이면 화랑과 자매결연을 맺은 뉴질랜드 스탠모어 베이 스쿨(Stanmore Bay School) 원어민 강사들을 초청해 영어캠프도 개최한다. 어려서부터 민주주의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도 화랑의 강점이다. 일반 학교의 전교어린이회의를 ‘화랑 어린이나라 회의’라고 부르고 3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입법·행정·사법부를 꾸려 각 학급의 3부 요원들이 한달에 한 차례 모여 화랑 어린이 나라의 생활 규칙을 만들고 실천하며 평가한다. 지난해 경쟁률 4.3대1. 분기당 수업료 70만 7400원.●명지초등학교(www.myongji.net) 기독교 정신으로 1967년 개교한 명지는 꾸준하고도 차분하게 내실있는 교육을 실시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학교 건물은 전형적인 학교 양식을 탈피, 외형과 내적 구조를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해 집처럼 편안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교내 대회와 시험에서 학생간 순위를 매기거나 학교장 명의로 상장을 수여하지 않는 것도 명지만의 특징이다. 수업과 특별활동 등에서 성적이 뒤떨어지는 학생은 실력이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모두를 아끼고 칭찬해야 한다는 것이 명지의 교육철학이기 때문이다.4학년을 대상으로 8년째 실시하고 있는 ‘아버지와 함께’라는 부자(父子)·부녀(父女) 캠프는 명지 최고의 자랑거리다. 학교 안에서 1박2일 동안 진행되는 캠프를 통해 아이들은 평소에 몰랐던 아버지의 정을 느끼고 가족간의 깊은 사랑을 확인한다. 때문에 캠프에 맞춰 해외출장에서 귀국하는 학부모가 있을 정도로 인기있다. 지난해 경쟁률 3.0대1. 분기당 수업료 94만 2000원.●리라초등학교(www.lila.es.kr) 남산에 오르는 중턱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밝고 명랑하고 활기찬 학교의 대명사다. 교복, 비옷, 스쿨버스 등 재학생의 모든 소지품에 명도가 가장 높은 노란색을 사용해온 리라는 65년 개교 이후 지금까지 어린이들의 안전사고 발생률 0%를 기록하고 있다. 재학생들의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뽀뽀인사’도 한다. 이 학교 어린이들은 매일 아침 등굣길에 엄마·아빠와 뽀뽀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또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면 허리를 구부려 인사하지 않고 오른손을 흔들며 쾌활하게 “안녕∼”이라고 말하는 것도 리라의 전통. 모든 수업과 특기 적성교육은 재능있는 일부 학생이 아닌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모든 재학생은 인라인 스케이트, 스키, 빙상, 수영, 태권도, 플루트 등을 배운다. 학교 옥상에 있는 100평 규모의 야외 도서관도 리라의 자랑거리다. 리라는 학생들이 책을 읽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줘 스스로 다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있다. 지난해 경쟁률 1.1대1. 분기당 수업료 97만 5000원.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내인생의 등대] 김우중 동작구청장

    [내인생의 등대] 김우중 동작구청장

    어린시절의 스승은 나이가 들어도 평생의 스승으로 가슴속에 남는다. 김우중(62) 서울 동작구청장은 평생의 스승을 두분 모시고 있다. 김 청장은 먼저 고향인 충남 홍성군 갈산면 신안리 신촌부락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던 개구쟁이 시절의 선친과 얽힌 얘기를 들려줬다. “‘국민학교’ 5학년 때 늘 잊지말라며 좌우명을 일러 주셨어요. 선공후사(先公後私). 다른 이들의 일을 앞세우고, 내 일은 나중에 생각하라….” 김 구청장은 이야기 소재가 입맛이 당기는지 충청도 사투리를 섞어가며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실천하고 있다는 자신감은 없네유. 의미도 아직 잘 모르겄고∼. 그냥 탐욕하지 말고 깨끗하게 살라는 거쥬. 남들 생각을 해가며….” 선친은 우체국 직원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우편물 배달도 했단다.‘선공후사’라면 공무원을 떠올리지만 그런 것만은 아니다. 바로 몸에 밴 절약정신이다. 초·중·고교를 고향에서 다니는 동안 단 한번도 학부모 모임에서 교사들과 식사하는 일이 없었다.“굳이 돈 주고 사먹을 이유가 없다.”는 게 선친이 밝힌 이유다. 꼭 집으로 돌아와 끼니를 때웠다고 한다. 또 다른 ‘등대’는 모교 갈산중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이시혁 교사였다고 되뇌었다. 그는 중2 때인 56년 어느 날 호랑이 선생님으로 소문난 이 선생님을 상대로 지나친 장난을 치다 혼이 난다. 수업시간에 맞춰 출입문 위에다 물통을 얹어놓았고,40∼50㎝짜리 쇠막대를 지니고 다니던 ‘호랑이 선생님’은 손바닥을 때리는 벌을 내렸다. 진짜 사건은 다음날 벌어졌다. 선생님이 예고도 없이 가정방문을 한 것이다. 그런데 “꼼짝없이 죽었다. 유급일까, 정학일까.” 생각하며 문틈으로 엿들은 대화는 뜻밖이었다.‘물통 장난’ 얘기는 쏙 빠졌으니 말이다. “리더십이 뛰어나 졸병 노릇할 아이는 아닙니다. 잘 가르치겠습니다.” 순간 선생님이 하늘처럼 보였다. 영어 공부를 죽도록(?) 하게 됐다. 김 구청장이 노인, 청소년 정책에 특히 매달리는 데는 반세기 전 기억이 뒷받침됐다. 어르신을 받들고, 어린이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스승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눈물의 골든벨 울린 지관순양

    눈물의 골든벨 울린 지관순양

    지난 7일 오후 텔레비전을 지켜본 사람들은 좀처럼 경험하지 못한 감동을 느꼈다. 전국 고교를 순회하며 퀴즈 실력을 겨루는 ‘도전!골든벨’ 프로그램에서 50문제를 모두 맞혀 골든벨을 울린 한 여고생 때문이었다. 주인공은 경기도 파주 문산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지관순(20)양. 사람들은 골든벨을 울린 지양의 실력에 놀라워하면서도 뒤늦게 알려진 그의 노력에 또 한번 놀랐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친 뒤 사교육 한번 받지 않고 꾸준히 실력을 쌓아왔다. 지양은 어떻게 공부했느냐는 질문에 “책을 많이 읽었다.”고만 했다. 지양을 만나 그의 공부 비결을 들어봤다. 지난 10일 만난 지양은 수줍음 많은 여고생이었다. 체구는 작았지만 눈은 항상 뭔가를 생각하는 듯 초롱초롱 반짝였다.“축하한다.”는 말에도 얼굴만 붉히던 지양은 책 이야기가 나오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얘기 보따리를 쏟아냈다. 대뜸 “골든벨을 울린 것도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은 것이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을 건넨다. 그의 공부법은 누구나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꾸준하면서도 엄청난 양의 독서’였다. 지양이 스스로 터득한 독서법은 ‘연계시켜 읽기’였다. 책을 읽다가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관련 도서를 찾아서 읽고, 그 책을 읽다가 궁금한 것은 또 다른 책을 찾아 읽어나가는 식이다. 양서목록에 따라 책을 골라 읽는 여느 학생들과는 달랐다. 그는 “책을 연계해서 읽다 보면 책끼리 서로 연관되고 결국에는 하나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독서법은 ‘추측하며 읽기’다.“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 다음 내용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잖아요. 책도 마찬가지예요. 다음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생각하면서 읽으면 깊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책을 읽다 보니 책 읽는 속도도 점차 빨라졌다. 그는 “속독법을 배우진 않았지만 친구들보다 책 읽는 속도가 1.5배는 빠른 것 같다.”면서 “소설의 경우 주인공 이름을 혼동하는 경우는 있지만 내용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했다. 지양이 책을 가까이 하게 된 것은 남들이 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인 8살 때였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했지만 아버지가 갖다준 헌 책을 읽으며 학교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처음에는 전래동화부터 시작했다. 위인전에서 세계 민담, 국내외 장편소설까지,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읽었다. 친구들이 학교에 다닐 동안 지양은 책에 빠져들었다. 처음에 버린 헌 책을 모아주던 아버지는 아예 자전거로 파주 시립 도서관에 출퇴근하다시피 하며 책을 실어날랐다. 마을 경로당에 기부된 책들은 모두 지양 차지였다.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무리인 전집류, 역사책도 지양의 손을 거쳐갔다. 지양은 “학교에 다니지 못해 친구들이 없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 독서의 세계에 빠진 계기가 됐다.”고 했다. 지양이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는 역사다. 역사적 사실이란 게 다 거미줄처럼 연관되고 역사적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다. 특히 중국사에 관심이 많다. 지양은 “중국 역사와 관련된 웬만한 책은 다 읽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4대 기서인 삼국지·수호지·서유기·금병매도 중학교 1학년 때 다 읽었다. 역사에 대한 관심은 사극으로 옮아갔다. 아버지와 함께 사극을 보면서 얘기를 나눈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아버지는 사극 한 회가 끝날 때마다 그 다음 얘기를 알려달라고 숙제 아닌 ‘숙제’를 내고, 지양은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 답을 했다. 또래 아이들이 보통의 드라마에 빠져 있을 때 지양은 점차 사극에 매료됐다. 검정고시로 입학한 중학교에서 그는 ‘교실 한 편에서 조용히 책 읽는 아이’로 통했다. 대신 질문은 많았다. 궁금한 것을 그 자리에서 물어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지양은 “평소 조용하다가도 유독 역사 시간만 되면 질문을 하느라 시끄러워졌다.”고 돌이켰다. 현재 고3인 그는 “수능이 다가왔지만 책은 계속 읽는다.”고 했다. 언제 공부하느냐고 물었더니 “공부와 독서가 어떻게 다를 수 있느냐.”는 야무진 반박만 들어야 했다. 지양의 설명인즉 “학교 공부는 학교에서 끝낸다.”고 했다.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 점심, 자율학습 시간에 학교공부를 다 끝내고 새벽 1시쯤 잠 들기 전까지 한두 시간씩 책을 읽는다. 현재 그의 성적은 학교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 그는 “언어와 사회탐구는 독서 덕분에 자신 있지만 수학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지양은 “친구들이 책을 빌려달라고 할 때 가장 곤혹스럽다.”고 했다.“친구들이 내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을 알고 집에도 책이 많은 줄 알아요. 하지만 집에는 책을 놓아둘 곳도 없고 책도 별로 없어요. 대부분 더이상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낡은 책이라 이사할 때마다 버렸거든요.” 책을 많이 읽는 지양이지만 독후감은 쓰지 않는다. 대신 심심할 때마다 공책 한 장을 반으로 접어 최근 읽은 책과 읽고 싶은 책 목록을 적는 것이 전부다.“오래된 습관”이라는 지양은 “책 제목을 쓰는 그 자체의 즐거움에 빠져든다.”고 했다. 책을 좋아하지만 정작 서점에는 잘 들르지 않는다.“서점에 가면 사고싶은 책이 너무 많아 갈등만 하다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컴퓨터와도 별로 친하지 않다. 종이만의 독특한 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책이 주는 느낌과 부피감, 무게, 종이 냄새, 이런 것들이 그냥 좋아요.” 지양의 꿈은 앞으로 동양사를 연구하는 학자가 되는 것. 이를 위해 앞으로 대학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할 계획이다.“남들은 배고픈 직업이라고 하는데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양의 목소리는 다부졌다. 파주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관순양 아버지 지의준씨-헌책 모아주고 늘 함께 이야기 지양이 어려서부터 책과 가깝게 지내게 된 데는 아버지 지의준(60)씨의 영향이 컸다. 지씨는 “내가 한 일은 책을 읽도록 헌 책을 모아다 준 것과, 얘기를 나눈 것밖에 없다.”고 했다. “5살 때였습니다. 주 기도문을 한 번 외워줬더니 곧바로 혼자 외웠습니다.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초등학교에 입학시킬 형편은 되지 못했다. 지씨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어렵게 구한 막노동 일자리를 그만두기 일쑤였고, 어머니 곽계숙(45)씨도 한 쪽 팔이 불편해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학교에 가고 싶다는 딸을 달래기 위해 남이 버린 헌 책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함께 있는 동안에는 대화도 많이 나눴습니다.” 지씨는 “책을 읽다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게 하고 서로 답을 찾다 보니 나중에는 스스로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서 보더라.”면서 “해준 것은 없는데 혼자서 열심히 공부한 관순이가 대견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지양이 골든벨을 울린 데 기뻐하면서도 “사람되는 일보다는 공부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 같다.”며 걱정부터 했다. 공부를 잘 한다고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평소 소신 때문이다. 최근 부쩍 늘어난 주변의 관심도 부담스러운 듯했다. 지씨는 “관순이에게 한번도 공부하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학교 자율학습도 고3이 되어서야 담임 교사의 끈질긴 설득 끝에 저녁 7시까지만 시키고 있다. 지양은 대신 집에 돌아가 집안 일은 물론 마을 이웃 일을 돕는다. 지병에 시달리는 이웃 어르신들을 위한 빨래도 관순이의 몫이다. 오리를 기르는 지씨는 자신도 생활보호대상자인데도 사육장에서 나오는 오리알은 몇년 전부터 인근 의료원과 요양소 등지에 수용된 오갈곳 없는 환자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지씨는 “관순이가 학자보다는 의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동안 살면서 공부 좀 했다 하는 사람 치고 곡학아세(曲學阿世)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세상에 대학생은 많지만 의인은 없습니다. 본인이 공부를 계속하겠다면 막지 않겠지만 어떤 일을 하더라도 묵묵히 봉사하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딸에 대한 지씨의 부탁은 여느 부모와는 다른 것이었다. 파주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교사들이 기억하는 관순양-호기심·질문 많은 학생 ‘성실, 책임감, 집중력, 고집’. 교사들이 전하는 지관순양의 모습이다. 지양을 가르쳤던 문산여중·여고 교사들은 한결같이 ‘책임감이 강한 학생’으로 기억했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지만 자신이 맡은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끝마치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현재 담임을 맡고 있는 김진희(33·여) 교사는 “칼 같은 성격 때문인지 자기 관리에도 철저한 것 같다.”면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교사인 나도 고집을 꺾을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원리·원칙을 중시해 교칙은 물론 스스로 정한 원칙에 어긋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설명이었다. 학교 공부에 집안 일까지 도와야 하는 힘겨운 생활일 법도 하지만 전혀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지양의 출석부에는 지난 3년간 개근에 독감으로 딱 한 번 지각한 것이 전부다. 학교 성적은 현재 최상위권이다. 김 교사는 “학교 수업시간이나 자율학습 때에는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는 눈빛이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중학교 2·3학년 담임이었던 이인자(47·여) 교사는 “중학교에 입학할 때만 해도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해가 바뀔수록 성적이 올라 3학년 때에는 상위권으로 올라섰다.”면서 “뭘 하든지 성실하게 하는 것이 성적 향상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교 당시 국사를 가르쳤던 이범기(40) 교사는 지양을 ‘질문이 많은 아이’로 떠올렸다. 그는 “보통 학생들은 시험에 나오는지에만 관심을 가지지만 관순이는 정말 알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묻는 질문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얘기를 참고로 얘기해주면 수업이 끝난 뒤 찾아와 ‘더 알고 싶은데 어떤 책을 보는 것이 좋겠느냐.’고 물었다는 것. 이 교사는 “질문이 거의 없는 요즘 아이들 같지 않았고, 무엇보다 역사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무척 많았던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파주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아장아장 아기 그림책1,2(이모토 요코 글·그림, 양윤정 옮김) 0∼3세 유아들을 위한 생활 그림책 시리즈.‘맛있게 냠냠’‘끙끙 응가하자’‘쏘옥 옷 입기’등 사회성 발달과 올바른 생활 습관을 일깨우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아이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은 단순명쾌한 스토리와 귀여우면서 따뜻한 그림이 돋보인다. 베텔스만.1만 6500원(3권 세트). ●착한 괴물은 외롭지 않아(안나 오니히몹스카 글·마리아 에키에르 그림, 이지원 옮김) 아이들이 상상으로 만들어낸 존재들이 펼치는 신기한 사건들을 담은 열두편의 동화.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와 시적인 여운을 남기는 아름다운 문장이 독특한 매력을 풍긴다. 창비.7000원. ●슬픈 종소리(송언 글, 한지예 그림) 초등학교 현직교사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린 창작동화. 학교 안의 아이들, 수업시간의 아이들, 쉬는 시간 아이들의 모습을 사실감 넘치게 묘사한 ‘슬픈 종소리’와 ‘덩실덩실 간다’등 2편을 엮었다. 사계절.7000원. ●일곱번째 새끼 고양이(마인데르트 드용 글·짐 맥뭘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일곱번째 새끼 고양이가 난생 처음 헛간 밖으로 나가 세상을 경험한 뒤 따듯한 가정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작은 일들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일러준다. 비룡소.6500원.
  • [깔깔깔]

    ●화상 어떤 사내가 양쪽 귀에 심한 화상을 입고 응급실로 달려왔다. 이 끔찍한 광경을 본 의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니, 어떻게 했기에 귀에 이런 심한 화상이 생기신 겁니까?” “으, 제가 다림질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잖아요.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전화를 받는다는 게 그만 다리미를….” “이런, 그럼 다른 쪽 귀는 어떻게 된 건가요?” 환자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그 녀석이 또 전화를 걸잖아요!” ●그 엄마에 그 딸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한 눈을 잘 파는 여학생의 어머니를 모셔놓고 상담을 했다. ”딸을 대하시면서 그런 문제가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셨나요?” 그러자 어머니는 벽 쪽을 가리키며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그런데 저기 있는 창틀이 알루미늄 창틀인가요?”
  • 원어민 교사 3인의 솔직토크

    원어민 교사 3인의 솔직토크

    영어라면 이제 신물이 난다는 회사원 A씨. 올해 스물 여섯인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알파벳을 배운 후 정규교육과정을 따라 14년 동안 영어를 공부했다. 영어를 정복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중학교 때는 매일 한 시간 이상 영어 단어를 외웠다. 영어 수업 시간에는 20∼30개씩 단어 받아쓰기 시험을 봐, 철자가 틀린 개수만큼 선생님에게 회초리로 손바닥을 맞기도 했다. 고교 입학 후에는 영문법 교과서의 대명사격인 ‘성문기본·종합 영어 시리즈’를 2∼3차례 정독했다. 수능 외국어 영역 문제집은 셀수도 없이 많이 풀었다. 사전을 찢어 단어를 외우고는 이를 질겅질겅 씹으며 대입의 독한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취업을 앞두고는 토익 시험에 매달렸다. 영어실력이 원어민 수준임을 인정하는 토익 800점 획득을 책임진다는 학원만 찾아다녔다. 토익시험에 10여차례 응시 끝에 고득점을 획득했지만 외국인을 만나면 5분 이상 대화를 이끌어가기가 힘들다. 엄청난 시간과 돈, 노력을 투자해도 외국인만 만나면 벙어리가 되어버리는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문제는 무엇인가.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원어민 강사 3인이 느끼는 우리 영어교육의 문제를 들어본다. ‘부모(parents)’,‘테스트(test)’,‘암기(memorizing)’.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원어민 강사 3명이 공통적으로 짚어낸 키워드는 의외로 간단했다. 한국의 독특한 사회·문화적 특징이 우리 영어 교육의 방법과 초·중·고교생의 영어 실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에도 이견이 없었다. 이들은 모두 한국인이 노력과 지력, 열정이 부족해서 영어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구조가 영어를 어렵게 배우도록 한다고 한결같이 말했다. 또 우리 영어 교육의 목표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여가며 영어를 배워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가문의 영광’위해 자녀교육에 헌신하는 한국 학부모 강남구 일원본동 대모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특기적성 교육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앰버는 요즘 고민이다. 그는 학생들이 영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쉽고 그림이 풍부한 교재로 영어를 가르친다. 단어나 문장을 외우기보다는 교재를 이해하고 학생들이 스스로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숙제를 내주기 보다는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비중을 둔다. 그러나 생각하지도 못했던 학부모들의 건의가 이어졌다. 요구사항은 간단했다. 더 어려운 교재로 가르치고 더 많은 과제를 주고 더 공부를 시켜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원어민 강사에게 영어를 배우면 하루 아침에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학부모들의 이런 불가능한 요구 때문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UC리버사이드 강사 제레미는 한국 학생들의 대부분이 부모의 강요에 못이겨 영어학원에 등록하고 억지로 공부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더 낯선 것은 부모로부터 독립해야할 나이인 대학생들이 부모에게 학비와 용돈을 받는 것은 물론 학원비까지 받으면서 영어학원에 다닌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에 과도하게 관심을 가지고 많은 돈을 자녀의 학원비로 지출하고 있지만 사실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면서 “차라리 몇년치 학원비를 모아 영어권 국가에 여행을 다녀오거나 학원 갈 시간에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는 것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영어마을 안산캠프 원어민 강사 셔먼은 한국의 학벌주의와 가족주의의 결합이 이런 사교육의 과열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학부모들은 모든 것을 헌신해서 자녀들의 교육에 투자한다. 개인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과는 달리 조상을 공경하고 집안의 어른을 존중하며 부모가 자녀를, 형제와 자매가 서로를 보살피는 문화는 한국 학생들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국 학생들은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공부하기 때문에 만 18세가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미국, 캐나다 학생들 보다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명문대에 진학해야만 이 사회에 주류를 이루는 파벌에 합류할 수 있고 집안에서 명문대생이 한 명이라도 나오면 ‘가문의 영광’이 되기 때문에 온 가족이 자녀의 명문대 진학에 매달린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내 아이는 더 나은 교육을 시켜 명문대에 진학시키겠다는 생각으로 경쟁적으로 이 학원 저 학원에 보내는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이런 사회적 특징은 공부하는 학생들 간의 순수한 학문적 경쟁을 유도하지 못하고 결국 가족 대 가족의 재력 대결 구도를 만든다.”고 말했다. ●한 번의 테스트로 인생을 결정짓는 수능식 영어 교육 제레미는 “한국 정부는 학생들에게 수능 시험을 위한 영어 교육을 시킬 것인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영어 교육을 시킬 것인지 선택해야한다.”고 말했다. 수능 시험을 위한 영어 교육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영어 교육은 분명 다르다는 것이다. 셔먼은 “한국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만 15세부터 모든 교육 패턴이 변한다.”고 말했다. 단 한번의 수능 시험이 학생의 평생을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오로지 수능 시험에만 매달린다. 앰버는 “이 테스트는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을 보살펴주는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수능 시험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능 시험이 모든 교육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순수하게 학문적 호기심에 따라 공부하고 자신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참된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원어민 강사들의 생각이다. 또 언어는 사용하는 도구가 돼야지 테스트의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셔먼은 “한국의 영어 과목도 수능 시험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고교에 입학한 뒤에는 ‘죽은 영어’만 배우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 학생들은 영어권 국가들의 사회·문화적 특징을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하며 영어를 배우려하지 않고 또 그렇게 영어를 공부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도 없다. 때문에 학생들은 오로지 수능 시험에서 측정하는 영어 능력인 ‘읽기(Reading)’기술을 향상시키는데 매달리는 것이다. ●테스트를 위한 영어교육은 암기법만 가르친다 단기간에 수능 최고점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공부법은 ‘암기(memorizing)’다. 단 1점의 점수 차이로 진학 대학과 학과가 바뀌고 이는 학생의 미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학생들에게 암기하는 법만을 가르쳤다는 것이 원어민 교사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앰버는 “한국 학생들은 매우 성실하고 열심히 공부하지만 교재를 주면 이를 무조건 외우려드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과서를 외우면 내용이 무슨 뜻인지 이해는 하겠지만 책의 내용을 조금만 변형시켜 질문하면 학생들은 대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암기 역기 중요한 공부 포인트이긴 하지만 암기만 해서는 언어를 배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제레미는 이런 암기 중심의 교육이 한국 학생들을 수동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한국 학생들은 교사가 시키는 것은 잘하지만 혼자서 공부하는 능력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대학생들에게 자유 주제를 주고 영어 발표를 시켜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대학생들은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컴퓨터 게임이 재미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는데 영어 발표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사고 능력이 미국의 중·고교생 수준보다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완벽한 발음과 문장 구조를 갖추어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것은 국제 무대에서 세계인과 대화를 나누기 위한 것”이라며 “결국 대화의 깊이와 내용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은 창의력과 능동적인 공부 태도를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교육 논리는 정치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돼 셔먼은 “한국 사회의 이 같은 교육 풍토는 영어권 국가의 원어민 교사들에게 돈 벌 수 있는 기회만 제공할 뿐”이라고 말했다. 돈을 벌기 위해 원어민 강사를 지원하는 미국인들에게 이제 한국은 ‘꿈의 나라’가 됐다. 원어민 강사들의 인성과 자질에 대한 검증 절차가 없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한 원어민이면 3∼4주 만에 한국에 와 바로 학원 강사로 설 수 있다. 또 그는 한국의 학부모들이 공교육 보다 더 신뢰하고 있는 사설 학원의 영어교육이 사실 엉망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영어를 전공하지 않은 자격 미달의 강사가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이 태반인데도 학부모들은 사교육만이 공교육의 대안이라고 믿고 매달린다는 것이다. 제레미는 “한국 교육은 오로지 상자 속의 엘리트만을 키워왔지 상자 밖의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초·중·고교에 자질이 검증된 원어민 강사를 배치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앰버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생활할 수 없는 영어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최근 늘고 있는 영어마을과 같은 교육 기관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셔먼은 “교육의 논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인기를 의식한 교육 정책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교육in]‘왁자지껄’ 살아있는 공부방

    [교육in]‘왁자지껄’ 살아있는 공부방

    ‘도서관을 살아있는 공부방으로.’ 대부분의 학교 도서관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현실에서 학교 도서관을 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학교가 있다. 서울 마포구 도화2동 마포 초등학교. 재작년까지만 해도 ‘구닥다리에 이용자가 적은 평범한’ 도서관이었지만 지난해 초 교장과 교사, 학부모가 뜻을 모아 새롭게 단장하면서 학생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공부방으로 다시 태어났다.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궁금한 것을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 ‘진짜 공부’를 하고 있는 ‘책 읽는 작은 마을’, 마포 초등학교를 찾았다. 14일 오전 마포 초등학교 도서관. 수업이 한창이라 조용해야 할 이 곳이 학생들로 북적댔다. 서가가 자리잡은 도서 대출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있는 열람실에서는 1학년과 4학년 수업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수수깡! 수수깡! 빨간 수수깡! 호랑이 피묻은 빨간 수수깡!” 1학년 3반 아이들은 담임인 나채옥(52·여) 교사의 손동작에 맞춰 동화책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나오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책상을 쾅쾅 두드리는 손이 아프지도 않은지 연신 즐거운 표정이다. 이날 수업은 원래 국어시간. 매주 한 차례 있는 도서관 활용수업이다. 아이들은 6개의 책상에 6명씩 한 조를 이루고 앉아 선생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수업은 나 교사가 다양한 동화책의 내용을 국어과 1학년 교과 과정과 연계시켜 재구성한 학습안으로 진행됐다. 수업은 퀴즈 형태로 이뤄졌다. 첫번째 퀴즈는 ‘책 제목 알아맞히기.’ “이 책은 무슨 책일까?” 나 교사는 ‘ㅋㅈㅍㅈ’이라고 적힌 종이를 내보였다. 몇몇 아이들이 “콩쥐팥쥐요!”라고 대답했다. ‘백설공주’,‘똥떡’ 등 아이들이 즐겨 읽는 동화 제목이 잇따라 나왔다. 두번째 퀴즈는 ‘친구가 읽은 책 알아맞히기’.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힌트를 주기 위해 각자 집에서 만들어온 등장인물 캐릭터 머리띠를 맸다.“1592년 전쟁과 관련된 동화입니다.” 장군 모습의 머리띠를 두른 준수(7)가 종이칼을 들어보이며 설명했다.“이순신입니까?” “맞습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아이들은 서로 돌아가며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고 정답을 맞혔다. 나 교사는 “1학년의 경우 부모 도움 없이도 숙제를 혼자서 곧잘 해오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책과 친근해지면서 읽기와 쓰기, 말하기 실력이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서 3만1300여권·사서교사 배치 반대쪽 열람실에서는 4학년 7반의 국어 수업이 한창이었다.‘시를 읽고 생각이나 느낌을 그물로 표시하기’ 수업이다. 연상작용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표현해보는 마인드맵(mind-map)을 국어과 교육과정과 연계시켰다. 학생들은 각자 자신이 고른 시를 읽은 뒤 생각에 빠져들었다. 이 반 담임 차혜영(53·여) 교사는 “학생들이 선생님의 말만 듣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책에서) 찾아보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배운 것을 도서관에서 바로 찾아보게 하면서 독서량도 늘고, 깊이있는 독서를 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서관이 수업시간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은 방과후나 쉬는 시간을 이용해 도서관을 ‘자기 반 드나들듯’ 한다. 학교 도서관이 학생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여느 초등학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시설 덕분이다. 모두 3만 1300여권에 이르는 장서는 교과 관련 도서와 참고 도서, 동화책 등을 망라한다. 도서관은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사서교사의 책임 아래 관리된다. 모든 책은 십진도서분류법에 의해 전산처리돼 있어 학생들의 대출과 반납 실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학교 도서관의 또하나의 자랑거리는 ‘디지털 도서관’이다.2개의 열람실에는 전동스크린과 LCD프로젝터와 DVD·VTR콤보플레이어가 설치돼 있어 다양한 학습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조별 활동을 위한 6개의 책상에는 PC를 설치, 학생들이 수업 중이나 책을 읽다가 즉석에서 관련 자료를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한 비도서 자료만도 DVD 356개,VTR 420개,CD 1350개 등 2000여개를 넘는다. 도서관 옆에 자리잡은 문화감상실은 교실 한 칸을 개조해 만든 영화감상실이다. 어린이용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갖춰 영상매체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사서교사인 정나영(31·여)씨는 “방학 때면 하루 3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 줄을 서서 도서관을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면서 “공부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책과 인터넷, 영상물 등을 통해 즉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금이야 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지만 학교 도서관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학생들의 발길이 뜸했다. 도서관이 거듭난 것은 지난해 초 최용식 전 교장이 도서관을 대대적으로 탈바꿈시키면서부터다. 서울시교육청 지정 도서관 활용 시범학교로 지정받아 2년 동안 해마다 800만원씩을 도서관 운영비로 지원받았다. 관할구청인 마포구 의회와 구청장을 찾아다니며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1억 6000만원도 지원받았다. 여느 초등학교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사서교사도 학교 운영비를 쪼개 따로 채용했다. 지금도 학교 운영비의 5% 이상을 도서구입비로 충당하고 있다. ●학생들 읽기·쓰기·말하기 실력 쑥~ 교사들도 도서관 개선사업에 뜻을 모았다. 교사들은 학년별로 교과과정과 연계한 독서교육 학습계획안을 만들어 수업에 활용했다. 최근에는 학년별로 독후활동을 모은 ‘학년별 독서문집’을 책으로 발간했다. 교사와 학교의 변화는 학부모들의 변화도 이끌어냈다.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함께 도서관에 나와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학교측은 학부모들을 위해 도서관 안에 별도의 서가를 꾸며 방과후 학부모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도서관 활용이 늘면서 학부모들의 자원봉사 활동도 이뤄졌다. 학부모 명예교사로 활동하며 매일 2명씩 사서교사의 대출·반납 업무를 돕는다. 현재 명예교사로 위촉된 학부모는 모두 60여명에 이른다. 학부모 한상현(41·여)씨는 “책은 물론 책 읽을 장소도 많은데다 수업시간에 도서관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좋아한다.”면서 “무엇보다 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고 꾸준히 읽도록 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학부모 박민숙(39·여)씨는 “책을 읽고 독후감만 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 창의적인 사고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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