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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부는 주산 열풍

    다시 부는 주산 열풍

    주산 붐이 다시 일고 있다. 전자계산기가 나오면서 골동품이 됐던 주판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것이다. 주산은 계산력과 집중력, 창의력을 높여 학습에 보탬이 된다는 인식이 학부모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모습을 감추었던 주산 학원도 최근 많이 늘어났다. 주산 교육의 현장을 찾아 학생들로부터 주산을 배우는 소감을 들어봤다.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강남구가정복지센터.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20여명이 주판 알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김애숙(36·여) 강사가 숫자를 큰 소리로 부르면 아이들은 그 숫자를 소리내 따라 읽으며 주판을 놓았다.“주판을 털고 놓기를 325원이요.”,“더하기 111원이면.” “답은 436원이요.” “더하기 1111원이면.”, “답은 1547원이요.” “더하기 11111원이면.”,“답은 12658원이요.” “빼기를 11111원이면.”,”답은 1547원이요.” “빼기를 1234원이면.”,“답은 313원이요.” 아이들은 주판이 흔들리면 주판알이 흔들려 오답이 나올까봐 조심스럽고 신속하게 주판알을 놓았다. 아이들은 머릿속에 주판을 그리고 주판 없이 주산을 하는 심산(心算)도 했다. 김 강사는 계속 숫자를 불렀다. 하지만 심산은 주산보다 다소 어려워 단위가 적은 문제를 냈다. 큰 목소리로 답을 말하는 강동운(10·대진초 3학년)군은 “머릿속에 노란 알이 있는 주판을 그리고 계산했는데 재미있다.”고 했다. 7살짜리 아들을 둔 김은희(36·여)씨는 아들이 여섯달째 주산을 배우고 있는데 계산하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고 말했다. 주산을 배우기 전엔 1시간 이상 걸리던 수학 문제들을 15분 만에 푼다고 한다. 조현정(36·여)씨의 초등학교 2학년생 딸은 예전엔 두 자릿수 덧셈을 할 때 공책에 당연히 숫자를 쓰면서 했는데 이젠 문제를 보면 바로 답을 낸다. 김명덕(38·여)씨도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동호가 계산을 할 때 손가락으로 세면서 했었는데 최근엔 그런 모습이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계산이 더 빠르고 정확해졌다.”고 했다. 김씨는 “형인 동운이는 주산을 배운 뒤 수학은 늘 100점을 맞아온다.”고 자랑했다. 아이들도 급수가 하나씩 오르면서 경쟁도 하고 성취감도 느끼고 있다. 조민재(49)씨는 “유치원생인 아들 이래가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걱정이 됐는데 요즘은 게임보다는 주산을 하는 시간이 더 길다.”고 말했다. 조이래(7)군은 “학원에서 친구들끼리 더 높은 급수를 따기 위해 경쟁이 붙었다.”면서 “높은 급수를 따 곱하기 계산을 하는 친구를 보면 부러워 나도 빨리 따라잡기 위해 매일 연습한다.”고 말했다. 홍영재(7)군도 “시작했을 때보다 주산을 하루에 2배 이상 연습한다.”면서 “나도 빨리 높은 급수를 따고 싶어 쉬는 시간에도 주판을 잡는다.”고 말했다. 남소현(9·여·대현초 2학년)양도 “한 급수를 올릴 때마다 무엇인가 해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이달 말 급수시험에서 꼭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곳에 초등학생인 아들을 보내 주산을 배우게 하고 있는 이선주(36·여)씨도 주산 예찬론자다.“아들이 산만해 잠시도 한군데 앉아 있지를 못하고 주변 친구에게 장난을 걸어 학교 선생님한테 자주 지적을 받았다.”는 이씨는 아들을 고민 끝에 아파트 복지관에서 하는 주산학원에 보내기로 했다. 학생 때 주산을 배우면서 집중력이 많이 높아졌던 경험이 생각났다고 한다. 효과는 생각보다 빨랐다. 주산을 금세 익혔고 수학 문제를 풀 때 진지해져 성적도 향상됐다. 게다가 아들은 학교에서 칭찬을 들어 자신감이 생겼고 공부할 때는 성격도 많이 차분해졌다고 한다. 양화실(37·여)씨는 “아들 경민이가 집중력이 좋아진 것은 수업시간에 심산을 반복한 결과”라며 이씨 말에 동조했다.“집에서도 자주 나한테 문제를 내라고 한다.”는 그는 “심산을 해 답을 맞히면 ‘나 잘 하지 않느냐.’며 자랑도 한다.”고 전했다. 이영하 이화여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주산을 배우면 계산력이 확실히 능숙해져 수학에 자신감이 생기고 심산을 할 때 주판을 상상하면서 계산해 우뇌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관련된 좌뇌도 함께 좋아진다.”고 말했다.“주판알이 작고 손끝으로 다루기 때문에 순간순간 집중하지 않으면 틀리게 되므로 집중력도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주산도 어릴 때 배우는 것이 좋다고 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30~40년전엔 상업고 필수과목 디지털 시대에 고물로 취급받던 주산이 공부에 도움을 주는 수단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주산은 아날로그 시대에 훌륭한 계산기로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20∼30년 전엔 주판 한둘 없는 집이 없었다. 주산 관련 자격증은 취업에 꼭 필요했다. 은행이나 일반회사 경리 자리는 주산급수 자격증이 없으면 취업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주산은 모습을 감추었다. 값싼 전자계산기가 널리 보급됐기 때문이다.1990년대 중반 주산은 상고의 정규과목에서 빠졌고 노동부도 2001년 국가기술 자격시험에서 주산부기 시험을 없앴다. 상공회의소에서 주관하던 급수시험도 사라졌다. 주산 학원도 문을 닫았다. 모든 계산을 계산기로 하게 되자 주산자격증은 더 이상 요구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산이 부활하고 있다. 국제 주산수학연합회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2001년도 전국 주산 학원수는 100개 미만이었고 주산을 배우는 학생수는 200명도 안 됐다. 하지만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붐이 일어났다. 전국 학원수가 1500여개, 전국 학생수는 5000여명으로 각각 늘었다. 지난해엔 학원수와 학생수가 각각 3000여개 3만여명, 올해엔 5000여개 10만여명으로 급증했다.2003년 3월에 문을 연 주산암산학원 예스엠은 1년 만에 가맹점을 2000여곳으로 늘렸다. 어린 시절 주산을 배워 좋은 점을 알고 있는 30∼40대 학부모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암산능력을 향상시켜 계산을 잘 하는 것은 수학 실력과도 연결된다. 계산을 잘 하면 수학에 재미를 느끼고 자신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그치지 않는다. 집중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두뇌계발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게임에 빠져 집중력이 떨어진 아이들에게 주산은 특히 좋다. 머릿속에 주판을 그리고 계산하는 심산은 더 큰 효과가 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국제대회 2위 김민준·지윤 남매 “주산에 재미를 붙이면 수학이 쉬워집니다.” 지난달 2일 세계 15개국의 대표선수 2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태국황실 공주배 국제주산 암산 수학대회’ 초등·중등부문에서 각각 2위를 차지한 김지윤(12·여·울산 굴화초 5학년)·민준(14·울산 삼호중 1학년) 남매 얘기다. 컴퓨터에 밀려 주산을 배우는 학생들이 사라짐에 따라 지난 14년 동안 우리나라 학생들은 국제주산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이들의 수상 의미는 각별하다. 이들 남매가 주산을 접한 것은 1년 전쯤.“주산을 배우기 전 수학은 풀이과정을 이해해도 계산이 틀려 오답이 나오는 등 짜증나는 과목이었다.”는 남매는 “주산을 배우면서 수학에 흥미를 가졌다는 어머니 말을 듣고 주산을 배웠고 수학도 새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주산을 잡은 지 단 1년 만에 국제대회에서 2등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서경옥(40)씨의 도움이 컸다. 서씨는 자녀들의 주산교육을 위해 인터넷을 검색해가며 주산교육이 열리는 곳이면 서울과 부산, 대전 등 전국 어디든 찾아 다니며 강의를 듣고 이를 토대로 자녀를 가르쳤다. 서씨는 하루에 한 시간씩 직접 자녀들에게 주산을 가르쳤다. 그러자 이들 남매는 3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스스로 하루에 1∼2시간씩 주판을 상상하고 주산을 두는 심산을 할 정도로 주산에 매료됐다. 지윤양은 “암산속도가 아주 빨라지고 답도 척척 맞아, 주산이 너무 재미있어 혼자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들 남매는 다른 또래 학생들이 1문제를 푸는 사이,7∼8문제를 거뜬히 푼다. 주산 실력이 좋아지면서 남매의 수학성적도 쑥 올라갔다. 주산을 시작하기 전에도 반에서 상위권에 속하기는 했지만 주산을 배운 뒤 수학 성적은 전체 학급을 통틀어 최고로 올랐다. 기억력도 좋아졌다. 암산할 때 나오는 수를 기억해야만 더하기, 곱하기 등 연산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매는 두자릿수 곱셈을 공책에 적지 않고도 척척 해내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로 연산을 해 계산력이 많이 떨어진 만큼 더욱 주산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서씨는 “누구나 주산을 쉽게 배울 수 있고 즐길 수 있으며 반드시 효과가 생긴다.”고 ‘주산예찬론’을 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학생 개선 ABC프로그램

    학생 개선 ABC프로그램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하는 우등생도 있는 반면 적응을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 이들에게는 친구 사귀는 게 어렵고 수업도 흥미가 없다. 때론 왕따가 되기도 한다. 그동안 이른바 ‘학교 부적응아’대책마련을 외치는 목소리는 높았다. 그러나 정작 구체적인 교육방법은 딱히 없었다. 무관심했던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냥 두면 이는 사회문제가 된다. 서울시 교육연구원의 한 교사 연구팀이 부적응 학생들을 개선시키는 프로그램을 연구,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그들을 만나봤다. 지난 10일 경기도 평택시 무봉산 청소년 수련원에서 열린 청소년 수련 캠프에서 중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친구와 쉽게 친해지고 대화 잘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우선 ‘친구 보물 찾기’방법. 처음 만난 친구에게 말을 붙이고 빨리 가까워지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종이 한 장씩을 받았다. 여기엔 ‘짝사랑 경험이 있는 친구’,‘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와 같은 친구’,‘캠프에서 좋은 친구로 사귀고 싶은 친구’ 등 10여개 질문이 적혀 있었다. 박은혜(15·가명·명덕중 2학년)양은 좋은 친구로 사귀고 싶은 친구를 찾다가 김지연(14·가명·인성중 1학년)양을 만났다. 은혜는 “너 연예인 누구 좋아해.”라고 묻자 지연이는 “지오디”라고 답했다. 은혜는 “나랑 똑같네.”라면서 “난 호영이 오빠 좋은데 너는?”이라고 물었다. 지연이는 “난 귀여운 태우 오빠”라고 답했다. 두 친구는 공통 관심사가 있어 금세 친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창의적인 인사법’. 최성인(15·가명·혜화중 3학년)양은 이해진(14·가명·영덕중 2학년)양과 “안녕!”하고 인사한 뒤,“하이!파이브”를 외치며 손바닥을 마주쳤다. 다시 서로 등을 대고 뒤돌아서서 머리 위로, 다리 사이로 손바닥을 마주쳤다. 성인이는 “해진이 하고만 하는 인사법이 생겨 특별한 친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해본 적 있어요.’ 자기경험을 친구들도 겪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다.13개 방석이 큰 원모양으로 놓여 있었다. 각 방석에 한 명씩 앉았다. 술래는 원 가운데 방석에 서 있었다. 술래는 홍진(15·가명·백성중 2학년)군. 방법은 술래가 경험담을 말하고 친구들에게 ‘해 본 적 있느냐.’고 물으면 같은 경험이 있는 친구는 원 가운데 방석을 밟은 뒤 원래 앉았던 방석과 다른 방석에 앉는 것. 다음 술래는 자리를 못 잡은 친구가 된다. 진이는 “부모님한테 성적표 안 보여준 적 있어요?”라고 묻자 모두 원 가운데 방석을 향해 뛰었다.“작년에도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는 진이는 “친구들도 내가 한 잘못을 똑같이 한다는 것을 알게 돼 쉽게 마음을 터놓게 됐다.”고 했다. 이날 이 친구들이 체험한 것은 이른바 ‘ABC’(Adventure Based Counseling)프로그램.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의 성격을 바꾸는 교육과정이다. 방승호 서울시 교육청 장학사가 1997년 미국 연수 중 비영리 교육연구기관인 PA(Product Adventure)에 들렀을 때 이 프로그램을 처음 접하고 돌아온 뒤, 교육현장에 적용했다. 연예인이 되겠다며 학교수업에 자주 빠지던 여학생이 ABC를 통해 수업에 재미를 붙여 대학에 진학하는 등 효과가 좋았다고 한다. 그는 서울시 교육연구원에 이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했다. 교육이론을 응용, 교육현장에 적용하는 시 교육연구원은 ABC가 효과가 있다고 판단,2002년 8월 방 장학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ABC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ABC프로그램 개발팀’을 만들었다. 개발팀에는 교사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청소년 상담에 관심이 높은 교사들로 공모를 거쳐 선발됐다. 초·중·고 교사가 모두 포함됐다. 팀은 2주마다 만난다. 관련 책과 자료는 이병일 팀장이 인터넷 서점 아마존(www.amazon.com)과 PA기관 사이트(www.pa.org)에서 찾는다. 팀원들은 이 팀장이 모은 영문자료를 각자 번역, 정리한다. 이들은 각자 교육현장에서 이 연구내용을 학생들과 함께 실험한다. 이어 2주 뒤 다시 모여 현장에서 적용한 결과를 발표한다. 특이한 점은 프로그램의 최종 수정·보완에 앞서 개발팀 소속 교사들이 직접 실험에 참가한다는 것. 보다 나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다. 가령 PA기관의 ‘지뢰밭 통과’는 여러 친구들이 함께 자신들 앞에 놓인 지뢰를 통과, 목적지에 이르는 게임이다. 하지만 이를 실험해 본 교사들은 프로그램을 수정했다. 안대를 낀 친구와 안대를 하지 않은 다른 친구가 서로 손을 맞잡고 지뢰를 밟지 않으면서 목적지에 닿게 하는 식으로 바꿨다. 안대를 낌으로써 장애인의 어려움을 느끼고 맞잡은 친구 손을 통해 친구와의 신뢰감도 갖게 될 것이라는 취지다. ABC는 크게 상호인식과 분위기 조성, 신뢰, 문제해결, 도전활동 등 5개 활동으로 나뉜다.‘친구 보물찾기’는 상호인식,‘해본 적 있어요.’는 분위기 조성,‘지뢰밭 통과’는 신뢰활동에 속한다. 문제해결은 여러 친구가 신뢰를 바탕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활동이고, 도전활동은 야외에서 하는 문제해결활동이다. ABC프로그램 개발팀은 PA기관의 자료를 대부분 모았고 이 가운데 70%를 분석했다. 이 팀은 방학에는 이틀에 한 차례, 학기 중엔 4∼5일에 한 차례 연수를 나간다. 보통 신청학교를 방문, 교사와 학생에게 강의를 하지만 최근엔 시민단체와 기업체에서도 문의가 오고 있다. 이 팀장은 “방학 동안 쉬지 못 하지만 ABC를 통해 학교에 적응하는 학생들을 보면 열정이 더 생긴다.”고 말했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美서 체험 14명에 시범 실시 1년 지난뒤 눈에 띄는 성과 “ABC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늘리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국내에 첫 도입한 방승호 서울시 교육청 장학사는 평소 학교부적응 학생 문제로 고민이 많았었다.“한 반 35명 가운데 5∼6명이 수업시간에 잠을 자고 여 교사는 거친 학생 때문에 당황한다.”고 우울한 교육현실의 한 단면을 소개했다. 그가 이 프로그램을 처음 접한 것은 8년 전 교육방법 개선을 위한 해외테마연수에 참가하면서부터. 그 때 미국 교육연구기관 PA에서 직접 ABC프로그램을 체험한 뒤 푹 빠졌다. 매사추세츠주의 여러 학교에 적용한 결과, 학교부적응 학생의 출석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등 효과가 좋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국내에 꼭 도입하겠다고 결심했다. 첫 실험은 당시 재직 중이던 서울 양천구 신월중학교에서 했다. 한 반에 한 명씩 모은 학교부적응 학생 14명을 대상으로 ABC프로그램을 가르쳤다.“늘 지각과 결석을 했던 학생들이 1년 뒤 학교에 늦거나 빠지는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성격이 개선돼 친구들을 사귀면서 학교에 재미를 붙인 거죠.” 성공가능성을 감지한 방 장학사는 더 많은 학생들을 상대로 프로그램 전파에 나섰고 반응은 좋았다.“학교들 사이에서 이 프로그램을 연수하면 좋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더 많은 곳에서 연수를 부탁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혼자 힘으론 이를 널리 전파하고 연구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2001년 초 장학사에 지원했다. “연수를 많이 하려면 예산이 필요하고 전문적으로 개발하려면 좋은 동료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면서 “이 어려움을 푸는 데는 장학사가 되는 게 빠른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영재와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우리 교육이 학교부적응아 관련 프로그램은 등한시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특히 최근 가정파괴로 생긴 부적응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더욱 절실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일부 경기도 교사들이 프로그램을 체험한 뒤 경기도 프로그램 개발팀을 만들려고 한다.”고 소개한 뒤,“전국 각지에 나가 연수를 하면 각 시·도에 개발팀이 생겨 전국적으로 전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학교소식]

    [학교소식]

    ●2박3일간 경주·포항시 문화탐방 대일외고(교장 강찬구) 2학년 학생 420명은 27일부터 2박 3일간 경북 경주시와 포항시에서 문화탐방을 갖는다. 이 탐방은 한국문화를 잘 알아야 국제인으로 클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첫날엔 경주박물관에서 유병하 박물관 학예실장으로부터 경주 문화유산에 대한 특강을 듣는다. 그 뒤 불국사와 석굴암 등 유적지를 보고 포항제철로 향한다.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 숙박한다. ●새달 24일부터 4차례 입시설명회 한국외대 부속 외고(교장 남봉철)는 다음달 24일부터 입학설명회를 갖는다.24일 서울 잠실 역도경기장,27일 노원구민회관,2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코리아디자인센터,10월3일 양천문화회관에서 실시한다. 이날 남봉철 교장과 박하식 교감이 나와 국어와 국사를 제외하고 영어로 진행하는 모든 수업과 전원 기숙사생활을 통한 인성교육, 맞춤형 진학지도 등 본교 교육만의 특징을 설명한다. 또한 입학 지원 자격과 전형유형, 선발고사 내용에 대해서도 말한다. ●9월3일 영어말하기 대회 고양외고(교장 강성화)는 다음달 3일 영어말하기 대회를 갖는다. 이 대회는 지난해 시작했는데 올해 영어토론이 새롭게 포함됐다. 영어로 자기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학우들이 이에 자극을 받도록 하자는 게 대회 취지다. 참가자는 자원한 학생과 수업시간에 원어민교사에게 눈에 띄어 추천을 받은 학생들이다. 주제는 두발자유화. 먼저 7명의 학생이 나와 이 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뒤 다른 학생 7명이 나와 찬반을 나눠 토론한다. 최대한 많은 학생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연설자와 토론자는 서로 겹치지 않도록 했다. 대상 1명과 금상 1명, 은상 2명, 동상 3명, 나머지는 모두 장려상을 받는다. 내년부터는 환경과 전쟁 등 국제적인 이슈를 갖고 유엔에서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회를 마친 뒤 퀴즈대회가 이어진다. ●주몽재활원서 이틀간 봉사활동 서울 성동초등학교(교장 홍순현) 5학년 1,2반 학생 70명은 지난 18∼19일 강동구 상일동 주몽재활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이 행사는 자신보다 더 부족하지만 밝게 사는 친구들을 만나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지를 직접 느끼도록 하기 위해 15년째 계속되고 있다. 주몽재활원에는 복합지체아들이 거주하고 있다. 학생들은 재활원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고 청소를 했다. 오는 겨울방학엔 6학년 학생들이 재활원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35개 동아리 참가 ‘경희예술제´ 서울고등학교(교장 성기원)가 지난 19∼20일 경희예술제를 열었다. 이날 밴드부와 댄스부 등 35개 동아리가 참가, 지난 1년 동안 준비한 공연과 전시회를 했다. 졸업생인 마술사 최현호씨가 참가, 마술쇼를 선보였다. 또한 산악반 동아리 졸업생 6명은 등산장비를 전시하며 재학생들에게 동아리를 홍보하기도 했다. ●중국어학연수 미치고 귀국 인천외고(교장 김영복) 중국어학연수팀 학생 7명은 지난 13일 연수를 마치고 돌아왔다. 이들은 지난달 24일에 중국 베이징으로 떠난 뒤 65중학교에서 연수를 했다. 중국인 교사와 함께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등 회화위주로 진행됐다. 중국어학연수는 올해로 3년째다.
  • 복합체육시설 103곳 추가건설

    오는 2010년까지 서울시내 초·중·고교 116곳에 주민과 학생이 함께 사용하는 복합체육시설이 갖춰진다. 서울시는 부족한 체육시설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학교 부지에 체육관, 헬스관, 수영장 등 생활체육 시설을 완비한 ‘학교 복합화시설’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14일 밝혔다. 복합화시설은 2002년부터 성동구 금호초교, 중구 청구초교 등 13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재원은 서울시와 자치구, 시교육청이 각각 1대1대2 비율로 조달하며,2002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320억여원씩 투자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2010년까지 103개를 추가로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복합화 시설에는 체육관, 수영장, 헬스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단, 학교 수업시간에는 사용할 수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복합체육시설에서 에어로빅, 요가, 발레, 수영, 검도 등 다양한 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학생 체육활동의 질적 향상과 함께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아침공부 어떻게 할까] 우리아이 아침공부 체험기

    [아침공부 어떻게 할까] 우리아이 아침공부 체험기

    ‘우리 아이 아침 공부 이렇게 했다.’ 아침 공부가 좋다는 것은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그 효과를 경험해보면 “부모가 꾸준히 도와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해명(61) 단국대 특수교육과 교수와 안준철(52) 전주 효산고 교사에게 그들의 자녀 아침공부법을 들어봤다. ●매일 아침 영어·한문 가르쳐 이 교수는 아들 범주(24)씨에게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매일 아침 영어를 직접 가르쳤다. 딱히 아침 공부가 중요하다는 생각보다는 초등학교 2∼5학년이 인생에서 가장 암기력이 뛰어난 때이므로 이 시기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아침 공부의 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우선 매일 등교 전 30분∼1시간 정도 시간을 내 중학교 영어교과서로 문장과 단어 외우기를 시켰다.1년만에 중학교 3년 교과서를 다 뗐고, 이후에는 영어동화 전집을 사다 읽어주며 단어를 익히도록 했다. 이렇게 2년이 지나고 이 교수가 마침 미국에 교환교수로 가게 됐을 때 범주씨는 미국 생활에 아무 불편이 없을 정도로 영어실력을 갖추게 됐다. 미국 초등학생 모의고사에서 상위 1%의 성적이 나왔을 정도다. 영어가 궤도에 오른 중학교 때는 한문 공부를 시작했다. 매일 아침 30분 공부로 1년만에 ‘명심보감’ ‘맹자’ ‘논어’를 마쳤고, 이 교수보다 뛰어난 한자 실력을 갖췄다. 수학은 도저히 자신이 없어 포기했다는 이 교수는 이 때부터는 사회학, 법학, 심리학, 문학 등 다양한 책을 읽고 토론하는 시간으로 아침을 활용했다. 물론 아들과 갈등을 빚은 때도 있었다. 사춘기인 고등학교 때는 사사건건 반기를 들어 대화가 힘든 지경이 된 적도 있었다. 이 교수는 편지를 쓰거나 등산·여행을 함께 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같이 들으며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갔다. 이 교수는 “대학생이 된 뒤 보니 범주는 오히려 밤에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즐길 만큼 차라리 야행성에 가까운 체질이었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엄격하게 규칙을 정해 습관을 잡아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약속을 정하고 지키지 않거나 할 경우 상벌을 엄격히 했다.”면서 “다소 억지로 시작한 면이 있지만 매일 아침 규칙적으로 한 공부의 성과는 기대이상이었고, 본인이 그 효과를 느낀 뒤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침 공부의 효과로 범주씨는 과외 한번 받지 않고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했고, 미국 예일대학에서 1년간 수학한 뒤 현재 졸업반이다. ●매일 아침 2시간씩 예습 안 교사는 아들 사을(20)씨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함께 아침 공부를 했다. 중학교 3학년까지 5년간 매일 아침 4시에 함께 일어나 가벼운 운동을 하고 1시간30분∼2시간 정도 각자 공부를 했다. 그가 아침 공부를 선호한 것은 아침에 지적 활동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오랫동안 스스로 경험했기 때문. 영어교사이면서 틈틈이 시와 수필 등을 쓰는 그는 저녁에는 글이 잘 써지지 않다가도 머리가 맑은 새벽에는 훨씬 수월하게, 창의적인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때문에 아들이 철이 들기 시작할 무렵 합의하에 아침 공부를 시작했다. 다행히 부자가 모두 저녁 잠이 더 많은 편이기는 했지만, 그렇다 해도 매일 아침 4시에 일어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때 그가 쓴 방법이 ‘5분 뜸들이기’이다.“어서 일어나라.”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깨워서 일어날 시간임을 알려준 뒤 아빠 품에서 5분정도 안겨 있으며 스스로 정신을 가다듬고 일어날 시간을 준 것. 시간 여유가 있는 방학이면 학교 운동장을 함께 뛰거나 등산을 하는 등 운동으로 몸에 활력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매일 아침 사을씨는 그날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먼저 읽어보는 예습을 주로 했다. 예습을 통해 70%정도 알고 있는 내용의 나머지를 수업시간에 쏙쏙 보충해주는 식이다 보니 성과가 눈에 보였다. 중학교까지 학원 한번 안 가고도 전교 10등 내외의 성적을 유지했다. 고교 진학 후에는 야간자율학습 때문에 아침 공부는 그만두었지만 성적은 상위권을 유지했다. 사을씨는 현재 한국교원대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하고 있다. 안 교사는 “사람마다 체질은 다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합의하고 필요성을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교사 멘토링’ 효과 크다

    ‘교사 멘토링’ 효과 크다

    ‘교사 멘토링(mentoring)을 아십니까.´ 후배 교사가 겪는 학생 지도의 어려움이나 고민을 선배 교사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교사 멘토링이 요즘 화제다. 멘토링은 선·후배 사이에 결연을 맺어 선배의 경험과 지혜는 물론 지식까지 서로 나누는 인간관계 프로그램이다. 몇 년 전부터 일반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교사 멘토링은 이를 그대로 교직 사회에 옮겨놓은 것이다. 서울 성동교육청이 도입, 추진하고 있는 ‘교사 멘토링’ 현장을 찾았다. “아이들이 음정을 너무 못 잡아요. 화음도 잘 맞지 않아 걱정이에요.” “리코더를 먼저 한 차례 불어보면 음정을 잘 잡을 거야.” 지난 20일 오후 서울 광장동 광장중학교 교사 회의실. 올해 이 학교에서 처음 교단에 서게 된 음악교사 이수연(27)씨가 걱정을 털어놓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한참 선배인 장호인(49) 교사는 “나도 처음엔 고생했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라며 웃어 보였다. 두 교사는 선배-초임교사 멘토링의 한 조에 소속돼 있다. 올해 초부터 이 교사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사소한 고민을 장 교사와 의논한다. 선배인 장 교사도 후배에게 도움을 받는다. 이 교사는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장 교사에게 수업에 활용할 만한 사이트를 알려주기도 한다. 장 교사는 “후배가 다양한 악기소리를 학생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알려줘 수업에 활용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고 했다. 같은 시간 마장동 마장초등학교에서도 멘토링이 이뤄지고 있었다. 초임교사 기훈(31)씨는 한 학생이 발표할 때 다른 학생들이 집중하지 않는 것이 걱정이다. 선배인 김남수(44)교사는 “발표할 때는 ‘∼다.’로, 질문할 때는 ‘∼까.’로 마치게 하고 발표자의 목소리를 서너배 크게 내게 하면 발표자의 자신감도 북돋워 주고 수업 분위기도 좋아진다.”고 조언했다. 현재 이같은 교사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서울 성동교육청 관내 초·중·고다. 초등학교 98명, 중·고등학교 92명 등 모두 190명의 교사가 참여하고 있다. 교사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도움을 받는 부분은 아이들의 생활지도. 기 교사는 “학생이 교사의 말을 잘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학부모에게 기분 상하지 않게 전달하는 법과 이런 학생을 변화시키는 법을 배운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했다. 수업시간에 싸움을 하는 학생들도 기 교사에게는 골칫거리였다.“수업시간마다 자주 싸우는 학생들을 불러 반성문도 쓰게 하고 따로 앉히기도 했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습니다.” 이 교사는 이에 대해 “우선 해당 학생의 학부모에게 사실을 알리되 그 학생의 장점에 대한 칭찬도 곁들여 학부모가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문제학생의 경우 개선된 부분을 칭찬해서 교사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그 학생은 친구들과 다투는 일이 줄었고 준비물도 잘 챙기는 등 태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광장중학교 초임 교사인 장수미(24·여)씨는 첫 학기부터 한 남학생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장 교사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알았지?”, 혹은 “이해했지?”라며 확인할 때마다 “왜요?”,“아니요.”라며 장난을 쳐 여러차례 꾸짖었지만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선배 교사인 이미영(41·여)씨는 “여자 선생님한테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남학생들이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불러 따뜻하게 대하면 좋아진다.”며 경험담을 얘기했다. 장 교사는 이후 그 학생을 따로 불러 “네가 왜 그런지 알 수는 없지만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한다.”며 관심을 보였고, 그 학생은 수업 전엔 칠판을 지우고 수업에 열중하는 등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교사 멘토링이 젊은 교사와 연륜이 있는 교사간의 친밀감을 높여 교직사회의 세대 간의 벽을 낮추는 효과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서울 동의초등학교 김순오(40) 교사는 “예전에는 방과 후 교사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후배들과 친해졌는데 요즘에는 기회가 별로 없고 나이에 따라 끼리끼리 어울린다.”면서 멘토링을 통해 후배교사와 대화의 기회가 많아지길 기대했다. 서울 광진중학교 김재은(44) 교사는 “경험이 많은 나이 드신 선생님들은 생활지도를 중시하는 반면, 젊은 선생님들은 수업을 충실히 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멘토링을 통해 상호 장점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대학교 교육학과 이윤식 교수는 교사 멘토링에 대해 “후배 교사가 선배 교사의 경험을 수평적인 위치에서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상담을 해주는 교사가 예전에 장학을 담당했던 교장과 교감, 장학사에 비해 경륜과 리더십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후배 교사의 부족한 부분을 잘 끌어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더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초임교사 실수 줄이고 자질 양성에도 큰 도움 “초임교사 때 어떤 선배를 만나느냐가 교사자질에 큰 영향을 줍니다.” 유영환(51) 성동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사는 지난 22일 평소 교직생활을 막 시작한 교사들이 겪는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교사 멘토링을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3년 전 한 초등학교 교감 시절 한 초임교사가 교실을 비운 사이 학생들이 싸워 한 학생이 다쳤고 그 교사는 당황한 나머지 다친 학생을 치료하지 않고 집에 보내자 학부모가 시 교육청에 그 교사를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요구를 했다.”면서 “당시 초임교사는 누군가 방법을 알려주었다면 실수를 안 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주 발생하는 저경력교사의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던 가운데 한 기업체의 ‘신입사원-경력사원 멘토링’이 신입사원의 적응력과 애사심을 높인다는 기사를 봤다.”고 말했다. 저경력 교사는 일반적으로 현재 근무하는 학교가 첫 부임지인 경력이 5년이 안 된 교사를 뜻한다. 그는 멘토링도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일주일에 몇 차례 만나야 한다는 등의 규정은 없고 대신 멘토와 멘티교사를 바로 옆 반에 배정, 두 교사가 수시로 만나 수업연구를 하게 하는 등 멘토와 멘티의 접촉 빈도를 높이는 여건을 마련한다.”고 말했다.“멘티교사는 저경력 교사 가운데 희망하는 교사가 하고 멘토교사는 멘티와 마음이 잘 맞도록 멘티교사가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으로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단 처음 부임한 교사는 학교에서 추천하게 된다. 그리고 멘티교사가 멘토교사를 택하는 기준은 학급경영능력과 수업방법기술, 친밀감 등이라고 전했다. 성동교육청은 올해부터 관내 모든 학교가 한 팀 이상 멘토링팀을 운영하게 했다.“여러 개의 멘토링 팀을 조직하게 하면 원하지 않는 교사들도 참여해야 경우가 생기고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만일 한 멘토링팀의 반응이 좋아 입소문이 돌면 저절로 원하는 교사가 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 장학사는 멘토링 교사들이 매달 한 차례 이상 멘토링 관련 특강을 전문가한테 듣도록 하고 방학이 되면 두 교사가 함께 현장체험을 하면서 친해지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멘토링에 기대하는 효과에 대해 저경력 교사의 적응과 선후배 교사간의 조화도 있지만 질 좋은 교사양성을 가장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유 장학사는 “초임교사 시절 후배교사가 잘못하면 반드시 질책하고 수업시간에 다양한 질문을 던져 학생의 이해를 높이는 등 열의에 찬 선배교사를 보고 그를 닮기로 결심했다.”면서 “지금 생각하면 초임교사 시절 어떤 선배를 만나느냐가 교사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멘토링을 통해 좋은 선배를 만난 멘티교사는 좋은 교사로 성장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서울 초중고 300여개팀 교육혁신방법 연구 활발 서울시 교육청은 일선학교 교사들이 팀을 조직,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하도록 권장한다. 이 팀 가운데 잠재성이 있는 팀을 선정,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의 취지는 일선교사들이 현장에서 직접 문제점을 느끼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을 다른 학교에서도 응용하도록 하는 데 있다. 현재 서울시내 559개 초등학교 가운데 240개교는 교육방법혁신 연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368개 중학교 가운데 학교단위 연구프로젝트와 교실수업개선팀을 각각 55개교,295개 고등학교 가운데 30개교가 학교단위 연구프로젝트,38개교가 교실수업개선팀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방법혁신 연구팀과 학교단위 연구프로젝트는 질 높은 수업방법을 연구하는 팀이다. 가령 ‘발표력 신장방안’이나 ‘수준별 보충학습자료’ 등이 연구과제다. 교실수업개선팀은 학생들이 배정을 받기 싫어하는 등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교의 교사들이 학교 교육력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는 팀이다. 보통 5∼10명 정도의 교사들을 이루어져 1년 동안 수시로 접촉, 일정주제를 공동연구한다. 그리고 교장이나 교감, 장학사 등이 가끔 중간결과를 확인한다. 시 교육청은 매년 2월 공모를 통해 계획서를 신청 학교로부터 접수하고 3월에 대상학교를 선정한다. 그리고 12월엔 심사를 통해 우수연구사례를 뽑아 다른 학교에서도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이 팀들 가운데 교육방법혁신 연구팀과 학교단위 연구프로젝트는 연간 500만원, 교실수업연구팀은 10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심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교사는 학교 장학위원과 연수위원, 평가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아빠 학창시절 그방엔…] 청춘의 타임캡슐 선데이 서울

    삶은 몇편의 추억과 몇장의 앨범을 재구성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우린 70,80년대를 떠올리면 하나의 영상을 빼놓고 지나칠 수 없다. 여행 갈 때나, 학교 갈 때나, 젊은이들 손엔 언제나 선데이서울을 들고 있었다. 몰래 수업시간에 수영복 차림의 여배우에 침 흘리며 가슴 두근거렸고, 골방 벽지에 쇼생크 탈출에 나오던 리타 헤이워드 브로마이드처럼 당대 잘나가던 여배우들을 붙이곤 환상의 나래를 펴곤 했다. 누드사진이 판치는 요즘 e세상, M세대들에겐 다소 낯선 풍경처럼 촌스러운 기억이라 말할지 모르나, 그땐, 정말 그땐 선데이서울 하나만으로도 젊음은 보상됐었다. we는 피서철을 맞아 먼지가 쌓이고 세월에 퇴색된 선데이서울 잡지를 꺼내 몇 편의 추억과 몇 장의 앨범을 재구성하여 70,80년대의 향수에 빠져보려 한다.
  • 논술교사 체계적 연수 ‘작문’ ‘독서’ 시간 활용

    김진표 부총리가 연구 중이라고 밝힌 학교 논술교육은 고등학교 2·3학년의 심화선택과목으로 개설돼 있는 ‘독서’와 ‘작문’ 과목을 활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2008학년도 입시부터 전형 비중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논술 사교육시장이 과열조짐을 보이자, 공교육의 현장에서 논술을 가르치겠다는 취지다. 현재 ‘독서’는 전국 868개교에서 26만 4018명,‘작문’은 753개교에서 19만 9855명이 매주 2시간(2단위)씩 배우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이 시간을 수능 위주의 문제풀이 등으로 편법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의 복안은 ‘논술’과목을 따로 개설하지 않고, 유명무실한 기존 시간을 제대로 활용해보자는 것이다. 문제는 교사들이 대학별 논술고사의 수준에 맞춰 가르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교육부 유영국 학교정책심의관은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이번 방학을 이용해 논술 지도 교사 210명을 연수시키는 등 시·도교육청별로 논술지도를 원하는 교사를 상대로 연수가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주로 국어나 사회 교과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사들이 논술을 가르칠 수 없을 정도로 실력이 없지는 않기 때문에 기본을 가르치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면서 “기술만 가르치는 학원 강의와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연구 중인 교사용 ‘논술지도자료’를 오는 11월말쯤 일선 학교에 나눠줄 계획이다. 다음달 논술고사 지침이 나오고,2학기부터 교육방송 논술강의가 강화되고, 교사 연수와 지도서까지 갖추면 내년부터는 일선 고등학교 정규 수업시간에 체계적인 논술지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이 교육부의 생각대로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방학 동안에 교사 연수를 시킨다고 하지만 짧은 시간에 논술지도 능력을 갖추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특히 지난 2003년 ‘독서’와 ‘작문’이 도입된 첫 해조차 학교 현장에서 이들 과목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자칫 수박 겉핥기식의 논술 강의를 학생들이 외면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통합교과형 논술을 한두 명의 교사들이 과연 소화할 수 있을 것인가도 의문이다. 현재 각 대학들이 출제하는 논술고사는 국어와 사회는 물론 수학과 과학, 시사상식 등 폭넓은 통합교과형으로 출제되는 추세다.논술교육에 의욕적인 일부 학교에서는 여러 교과 교사들이 팀을 이뤄 논술을 가르치고 있다.학교별로 고작 한두 명이 연수를 받아 가르치는 방안이 믿음직스럽지 못한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쪽지 통신]

    ●대교 미국 대학입학시험 ACT 경시대회 미국의 대학입학시험의 하나인 ‘미국대학시험(ACT·American College Test)’ 경시대회를 다음 달 20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에서 개최한다. 대교는 미국의 대학에 입학하려면 SAT와 ACT라는 두개 시험 가운데 하나를 치러야 하는데 ACT는 미국의 명문대를 포함한 미국 3300개 대학이 인정하는 대학입학시험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시대회에서는 미국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읽기, 과학 등 4개 과목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한다. 신청은 이달 18∼29일로 홈페이지(act.edupia.com)에서 가능하다.080-222-0909 ●뇌호흡교육 두뇌개발 전문교육기업 ‘뇌호흡교육’은 여름방학을 맞아 대표적인 학습 프로그램인 ‘뇌호흡 7SP’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뇌호흡 7SP는 ‘스터디버디’와 ‘알파파브레인’을 통해 꾸준히 스스로 계획, 실천하고 점검하는 과정을 거쳐 뇌호흡 7가지 학습시스템을 습관화한다.1577-8800 ●필리스쿨, 청소년 경제교육 여름특강 경제교육 전문기관인 ‘필리스쿨’(www.filischool.co.kr)은 26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4주 동안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생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특강을 실시한다. 한주에 2차례 수업을 하며 각 수업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수업은 문답식과 토론식으로 진행된다. 회사창업과 투자 설명회 개최 등의 실습을 통해 경제원리를 배우고 ‘신문기사 따라잡기’로 논술실력을 키운다. 등록금 29만원.(02)565-2071. ●리드뱅크㈜(read-bank.com) 전국 가맹점 300곳 돌파를 기념해 도서 세트 할인 판매를 한다. 인터넷 서점 북뱅크( www.bookbank.co.kr )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초등학생들이 방학 동안 읽을 교과 연계 도서를 묶음으로 시중보다 싸게 판다. 또한 학년별·과목별 교과 내용과 연계된 도서를 선정해, 독서를 통해 교과서 관련 배경 지식을 넓히고 관련 지식을 익힐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방학 동안 다양한 책을 읽고 앞으로 학교에서 배울 교과 기초 지식을 ‘선행학습’할 수 있다.(02)501-9383. ●논술 전문 학원 ‘논술의 땅 독토’(doktor.co.kr) 2008학년도 대학 입시의 직접 대상인 중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논술시험의 주요 논제·형식·경향 등을 반영한 교재를 선보인다. 읽기와 말하기, 듣기, 쓰기를 아우른 통합형 접근 방식으로, 다달이 최신의 사회적 쟁점을 심층 탐구하며 토론하고 논술하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추천도서 2권을 함께 나눠줘 독서 교육도 뒷받침한다.(02)333-9999.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여름방학을 맞아 도심 속에서 자연을 체험하고 농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어린이 자연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전문 지도사가 35명 단위의 소그룹으로 하루 동안 진행하며, 식물 견학학습 외에 허브 키우기, 봉숭아 물들이기, 곤충 관찰 및 채집 등 다양한 체험학습으로 짜여졌다. 참가비는 1인당 3000원, 참가인원은 945명이며 11∼19일 인터넷(agro.seoul.go.kr)을 통해 선착순 모집한다.(02)3462-5706.
  • [마광수의 섹스토리](6)젊은 여인의 고백

    [마광수의 섹스토리](6)젊은 여인의 고백

    친구 Q에게, …다음 얘기를 들어보면 내가 과연 남자와 결혼할 수 있을지가 의심스러워질 거야. 나는 내가 탐미주의자라는 말을 여태까지 심심치 않게 들어왔어. 특히 동성(同性)인 여자를 대할 때 그런 점이 심해지는 것 같아. 내가 얼굴이 썩 예쁜 편이 아니라서, 항상 외모만 가지고 평가하는 인간들을 제일 혐오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글쎄 알고 보니까 내가 바로 그런 인간인 거 있지? 끔찍하게도 이기적이고 머리가 좀 나쁘더라도, 얼굴이 예쁘면 그만 용서가 되는 거야. 만약 그 사람과 긴 인간관계를 지속시킬 게 아니라면 말이지…. 아무래도 일상생활에서는 그런 사람과 마주치게 된다면 좀 짜증날 것 같지 않니? 대학의 수업시간이나 길을 걷다가 내 이상형의 여자를 만나면 그 순간 내 주위에는 몽롱한 정적만이 감돌아. 그리고 내 시야에는 오로지 그 여자밖에 들어오질 않는 거야. 그러면 내 눈은 캠코더가 되어서 슬로 모션으로 그녀를 훑어내리기 시작하지. 나는 주로 ‘선(線)’을 눈여겨 보는 편이야. 먼저 귀 밑에서 턱으로 빠지는 선이 너무 급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완곡하지도 않게 부드럽게 흘러내려야 하지. 왜 네가 미술을 좀 해봤다면 쉽게 알 수 있을 거야. 나는 고등학교 때, 석고 데생을 할 때마다 줄리앙의 턱선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거든. 그래서 그 창백하리만치 싸늘한 하얀 눈과 사랑에 빠질 뻔도 했다니까. 오로지 그 턱선 때문에 말이야. 그 다음에 중요한 선은 목선에서 어깨를 지나 팔뚝으로 내려오는 선이야. 하얀 목이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듯하다가도 어깨를 만나는 지점에서 부드럽게 흘러내리고, 어깨뼈를 만나는 지점까지 약간의 경사를 주어 호흡을 조절하지. 여기서 어깨뼈가 여성의 몸의 곡선미에서 절정에 해당된다고 생각해. 어깨뼈는 여러 가지 뼈가 맞닿는 곳 아냐? 자그마하고 동그마한 어깨뼈가 중심을 이루고, 살그머니 솟은 견갑골이 맞닿는 부분의 뼈와 살이 어우러져 조화를 보여주는 선은 우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 어느 것보다도 아름다워…. 여기서 그 여자가 고개를 90도 정도 옆으로 돌리고 있다면 더 금상첨화야. 나는 또 목과 견갑골 앞 부분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선의 조화를 볼 수 있을 테니까 말야. 또 그 여자의 살결이 투명하리만치 하얗다면-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리는 일이야. 나는 그녀의 투명한 살갗 아래로 살짝 내비치는 파리한 핏줄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의 절정 또한 넋놓고 바라볼 수 있을 테지…. 뼈와 살과 핏줄이 만들어내는 선의 미(美)는 이 세상 어느 예술작품도 따라올 수 없을 거야. 나는 흔히 여자의 나신 하면 생각나는 가슴이나 엉덩이에서는 별로 매력을 못 느끼는 편이지. 또 내가 관심 있는 부위는 목에서 등을 거쳐 엉덩이 바로 직전까지 내려오는 선의 아름다움이지. 왜 목뼈와 척추가 맞닿는 곳에 볼록하고 단단한 둥근 뼈가 솟아있지 않니? 거기서부터 시작이야. 자그마한 어깨는 살까지 안쪽으로 굽어져 있어야 해. 수줍은 듯 불룩 솟은 날개뼈를 양 옆으로 하고 척추뼈가 등 한가운데를 타고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거야. 여자의 허리선은 앞에서 봤을 때보다 뒤에서 봤을 때가 제격이야. 이 척추뼈의 묘미는 일직선으로 흐르지 않고 교태부리듯 허리에서 한껏 안으로 옴팍 패였다가 엉덩이 쪽에서 한껏 들린다는 점이야. 남자들이 흔히 탄력있게 솟아오른 여자의 엉덩이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내 장담하건대 그렇게 빵빵한 엉덩이도 직전에 옴팍 패인 허리가 없다면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할 걸.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여체의 백미는 고관절 윗부분에 있는, 척추를 중심으로 하고 양 옆으로 반뼘씩 떨어져 있는 곳에 앙증맞게 옴폭 파인 두 홈이 아닌가 해. 자­눈을 감고 내가 지금까지 얘기한 선을 따라 여자의 벌거벗은 몸매를 그려봐. 천상의 어떤 여신보다도 아름다운 그녀가 네 눈 앞에 그려질 테니 말야. 이만하면 대충 내가 어떤 취향을 가진 아인지 너도 알 만하지? ㅎㅎㅎ…. N이 떠나간 후로 나는 나보다 두 살이나 나이가 많은 K라는 룸메이트를 맞이하게 됐어.K는 옆방에서 혼자 살고 있던 N의 동아리 선배였지. 근데 N이 떠나자마자 외롭다며 내 방으로 부리나케 이사를 온 거야. 하숙생활이란 참으로 오묘해서, 아무리 같은 집에 살고 있다 해도 정작 같은 방에 살고 있지 않으면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가 없어.K는 그런 의미에서 ‘내게 새로운 룸메이트’라는 신선감을 주는 동시에, 그래도 1년이나 오가며 마주친 같은 하숙집 사람이라는 친근감도 주었던 거야. 참 이상도 하지? N이 내 곁을 떠나가서 엄청나게 섭섭해했는데, 바로 K가 내 방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또 K에 대한 애정이 샘솟더라고…. 솔직히 말해서 K는 내 이상형과는 꽤 먼 쪽에 속했던 여자였어. 머릿결도 뻣뻣한 곱슬머리였고, 드라이가 안 된 곱슬머리는 이리저리 제멋대로 날뛰고 있었지. 하루는 왼쪽 머리 한 뭉터기가 일제히 바깥으로 쏴악 뻗쳐 있는 것을 보고는 도로 끌어앉혀서 직접 드라이를 해줄 생각까지 했다니깐. 그녀는 외모를 가꾸는 데는 절대로 돈을 쓰지 않는 정말로 ‘모범적인’ 학생이었어. 그래도 룸메이트가 선배니까 좋은 점이 많더라고. 저번엔 동급생인 N과 누가 걸레질을 더 많이 했니 안 했니, 누가 비누를 더 썼니 안 썼니 하는 치사한 일로 티격태격하는 일이 허다했는데,K는 선배니까 서로 배려가 되더라고. 나도 의지할 누군가가 생기니까 마음이 편해지더군. 자상하게 엄마처럼 보살펴주는 K가 너무너무 좋아지는 거야. 나는 K가 공부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오는 11시쯤부터 자기 전까지 TV나 라디오를 켜놓고 나른하게 K의 무릎 위에 웅크리고 누워서는 K의 무릎뼈를 어루만지는 습관이 들었지 뭐니. 마치 고양이처럼 잉잉거리면서 K의 무릎 속으로 파고들고 있노라면,K는 “에이구…”하면서 마치 엄마 같은 손길로 내 머리를 쓸어주곤 했지. 아, 얼마나 행복하고 나른한 시간이었는지 몰라.K는 상체에 비해서 하체가 굵은 불균형적인 몸매를 지니고 있었어.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정말로 예쁜 상체를 가지고 있었지.K의 어깨는 정말 자그마하고 가냘펐지만 비쩍 말라서 곡선미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어. 오히려 적당히, 정말로 적당히 살이 붙어 있어서 그 자그마한 어깨가 더 돋보였다니까. 내가 아늑한 눈길로 그녀의 어깨를 눈여겨 볼 때면,K는 무척이나 쑥스러워하면서 어깨를 움츠리는 거야. 나는 그녀의 그런 어깨 움직임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몰라. 그렇지만 우리의 이런 나른하고도 편안한 시간은 얼마 가지 못했어. 둘이 싸웠냐고? 아니면 또 K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느냐고? 아니 천만의 말씀이야. K에게 그만 남자친구가 생겨버린 거야. 야아…웃지마. 남은 심각하게 얘기하고 있는데…. K의 남자친구는 동아리 선배였어.K는 몇달 전에 그 동아리 모임에 나갔는데 그날따라 뒤풀이 시간에 고(高)학번 선배들이 많이 왔었대. 그 오빠는 K와의 나이 차이가 일곱 살이나 났었지. 정말 도둑놈 아냐? 양심이 있으면 어떻게 K같이 어린 여자를 넘보나?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닌데…. 쳇! 어쨌든 그녀를 좋아하게 된 그 남자는 몇 달간 구애작전을 펼쳤었나봐. 그녀는 남자가 처음인데….K는 처음엔 그 남자가 자기의 이상형이 아니라고 하면서 철석같이 잡아뗐지만…. 뭐, 여자들은 다 그렇지. 열번 찍어봐라, 안 넘어가는 여자 있나. 그때쯤 K가 매일같이 얼굴이 상기되어 들어오더니…. 결!국! 남자친구가 생겨버린 거야. 나 참…. 세상에 믿을 년 한 명도 없다니까. 그렇게나 남자한테 관심이 없어하더니…. 내가 왜 이렇게 K와 그녀의 남자친구에 대해 삐딱하게 나오냐고? 그 후에 내가 겪은 시간들이 악몽 같았거든. K와 그녀의 남자친구는 매일같이 밤마다 1시간도 넘는 통화를 해댔어. 이제 더 이상 K의 무릎은 날 기다려주지 않았고, 수직으로 접어서 가슴팍에 댄 채 전화를 받치기에 바빴지. 예전엔 꿈결만 같았던 밤 11시부터 1시 사이의 시간에 나는 꿔다 논 보릿자루마냥 이불을 덮어쓰고는 하염없이 K와 남자친구의 전화를 추적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어…. ■ 마광수는 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사랑의 슬픔´
  • 중·고교 논술형문제 올 가이드

    중·고교 논술형문제 올 가이드

    논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2학기부터 매년 단계적으로 중·고교 시험에 논술·서술형 문제를 본격 도입하기로 한데 이어 서울대도 2008학년도 전형부터 논술고사의 비중을 50% 이상 늘리기로 했다. 내신은 물론 대학별 고사에서도 논술 비중이 크게 확대된 셈이다. 문제풀이식 공부방법으로는 더 이상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렵게 됐다. 시교육청이 제시한 논술·서술형 문제를 분석하고, 효과적인 대비법을 살펴본다. ■ 제시문 파악후 창의적 응용 ‘중요’ 서울시교육청이 밝힌 중·고교 시험 예시문항의 전체적인 특징은 무작정 외우기식 공부 방법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지 측정한다. 기본개념을 이해했는지는 물론 실생활과 연계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된다. 고등학교의 경우 대학별 고사의 논술이나 심층·구술면접에서 출제되는 문제와 비슷한 유형이 눈에 띈다. 제시문을 주고 일정한 조건에 따라 분석하거나 이유, 풀이과정 등을 요구한다. 다만 답안의 분량이 10∼600자 안팎으로 대학별 고사에 비해 적다. 국어에서는 제시문을 주고 학생들이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쓰도록 하는 추론형 문제가 많은 편이다. 봉산탈춤의 ‘양반 과장’의 한 대목을 제시하고 ‘봉산탈춤이 서양의 전통연극과 다른 점 3가지를 지적하라.’는 문제가 대표적이다.100자 안팎의 제시문을 주고 홑문장과 안은 문장, 이어진 문장을 분류해 쓰라는 문제도 눈에 띈다. 채점 기준은 5점 만점에 한 개 틀릴 때마다 1점씩 감점하고 문장 부호를 빠뜨리면 개당 0.5점씩 감점한다. 영어에서는 간단한 연설문을 제시하고 연설자의 권고사항과 그 근거를 50자 내외의 우리 말로 쓰라는 문제, 두 사람의 대화를 주고 남자가 화가 난 이유와 여자의 변명을 과거시제의 영어로 쓰라는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채점 기준은 문제가 요구한 것을 정확히 문법에 맞게 썼느냐 하는 것. 문법에 맞으면 비슷한 뜻의 문장은 모두 정답 처리한다. 제시문의 특정 문장을 상황에 맞게 경고조의 문장으로 바꿔 표현하거나, 주어진 단어를 이용해 응급구조대에 영어로 신고하라는 문제도 난이도 ‘상(上)’에 속했다. 수학에서는 ‘이해’ ‘계산’ ‘추론’ ‘증명’ ‘문제해결’형 문제가 예시됐다.‘이해’와 ‘계산’ ‘증명’문제는 주어진 조건에 맞게 문제풀이를 하느냐를 측정한다.‘문제해결’형으로는 ‘둘레의 길이가 10㎝인 부채꼴 중에서 그 넓이가 최대인 것의 반지름 길이와 그 때의 중심각의 크기를 구하라.’는 문제를 들 수 있다.10점 만점에 부채꼴의 넓이 공식을 알고 있으면 2점, 넓이를 반지름에 대한 이차함수로 나타낼 수 있으면 3점, 넓이가 최대일 때 반지름의 길이나 중심각의 크기를 구할 수 있으면 각 2,3점을 차등 배점한다. 사회는 개념이나 원리를 이해하고, 자료를 분석해 결론이나 평가를 내릴 수 있는지 묻는 문제가 대부분이다.‘제시문에 나타난 경제현상과 원인, 이후 등장하는 경제체제의 특징을 100자 안팎으로 쓰라.’는 문제나, 사후 피임약의 찬반 논란을 다룬 제시문을 주고 ‘찬반 주장을 요약하고 자신의 입장을 600자 안팎으로 쓰라.’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과학에서는 실험 과정을 보여주고 정확하게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어떻게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경우가 많다.‘젖은 손으로 전기기구를 만지면 위험한 이유를 전류와 저항이라는 단어를 반드시 사용해 설명하라.’는 문제나 실험장치를 그림으로 보여주고 ‘실험방법과 생길 수 있는 오차의 원인을 쓰라.’는 문제를 예로 들 수 있다. 중학교도 고등학교에 비해 문제 유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단, 답안 작성 조건이 비교적 간단하고 100자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어에서는 제시문이 주는 교훈을 20자 이내로 쓰거나 제시문의 제목을 문장 형태로 쓰기, 제시문의 빈 칸에 들어갈 문장을 완성하기, 제시문의 반대 주장과 그 이유 쓰기, 여행을 떠나기 전에 제시문을 읽고 여행에 필요한 메모하기, 성형수술에 관한 신문기사를 읽고 찬반 입장 쓰기 등이 눈에 띈다. 영어에서는 지도를 보고 대화의 빈 칸을 문장으로 채우기, 여권을 보고 여권 주인의 신상정보를 문장으로 쓰기, 인물 사진을 보고 인물의 특징을 문장으로 쓰기, 방을 보여주고 물건의 위치를 영문으로 설명하기 등 실생활에 연계한 영어활용 능력을 측정한다. 수학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빌려서 사용하려고 할 때 2만원으로 며칠 동안 빌릴 수 있는지 방정식을 세워서 구하라.’는 문제나 ‘원 모양의 피자를 세 명이 가위·바위·보로 이긴 회수의 비율만큼 나눠먹을 때 각자가 먹을 피자 조각의 중심각의 크기를 구하라.’는 문제 등 수학의 원리를 실생활에 적용한 것들이 많았다. 사회에서는 두 개의 지도를 비교하기, 기온 분포도 해석하기, 농사달력을 보고 고랭지 채소의 수확시기를 비교하고 고랭지가 평지보다 채소 재배가 유리한 이유 쓰기, 지도를 보고 지리적 이점 설명하기 등 자료 해석형 문제가 많았다. 과학에서는 실험과정을 그림이나 설명으로 보여주고, 이를 바탕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이나 이유 등을 묻는 문제가 주류였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논술형문제 공부법 오는 2학기부터 논술·서술형 문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문제가 갑자기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것. 시교육청의 예시문제를 집필한 현직 교사들은 문제풀이에만 매달리지 말고 기본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고등학교 1학년 국어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보는 습관이 바람직하다. 수업을 듣기 전에 교과서 단원 맨 앞에 있는 학습목표와 학습활동 문제에 대해 문장으로 답을 써 보고 수업시간에도 이를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학은 개념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어려운 문제라도 끈기를 갖고 푸는 습관을 통해 혼자 생각하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 문제풀이 과정을 또박또박 써보는 것도 필요하다. 영어는 표현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문법과 어휘실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영어로 짧게 요약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과서에 제시된 특정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행동할지를 적어보는 것도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 쓴 것은 교사에게 검사를 받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사회는 기본 용어의 뜻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시사용어사전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사고력을 높이기 위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친구들과 찬반토론을 하되, 다양한 시각에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학은 그림이 제시되는 경우가 많아 간단한 화살표나 기호, 공식 등으로 그림의 의미를 적어놓으면 큰 도움이 된다. 교사나 친구들과 서로 의견을 나눠보는 것도 사고력에 도움이 된다. ●중학교 1학년 국어는 교과서 각 단원마다 나와 있는 ‘내용파악 문제’와 ‘학습활동 문제’의 답을 교과서에서 찾아 완결된 문장으로 표현하는 연습이 중요하다. 특히 ‘∼하니까.’,‘∼해서.’,‘∼가 아니라.’등 완전한 문장이 아닌 답은 감점을 당하기 때문에 완전한 문장으로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수학은 교과서에 나와 있는 풀이과정을 단계별로 적어보는 연습을 한 뒤 이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같은 방식으로 풀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틀린 부분은 정확히 다시 풀어 완전히 익혀야 한다. 문제풀이가 부담스럽다면 먼저 풀이과정을 자세히 이해하고 비슷한 문제를 이에 맞춰 공책에 풀어보면 도움이 된다. 영어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신문이나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아는 어휘 수준에서 요약해보면 도움이 된다. 교사나 친구들과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간단한 영어로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좋다. 중학교 수준에서 꼭 배워야 할 문법과 어휘 공부는 기본이다. 사회는 학습목표와 직결된 교과서의 내용을 써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많이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료 분석 문제의 경우 핵심어부터 파악하면 답안을 작성하기 쉽다. 과학은 수업시간에 배우는 다양한 실험의 결과와 과정, 조건 통제방법 등에 대해 30자 안팎으로 논리적인 글을 써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특정한 현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적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도움말 주신 선생님 ▲고1 서울고 구자송(국어), 면목고 이용수(수학), 자운고 이회주(영어), 구일고 오기세(사회), 관악고 안종세(과학) ▲중1 청운중 오묘순(국어), 증산중 이혜련(수학), 서일중 이종님(영어), 서울사대부중 강성주(사회), 강현중 윤성일(과학)
  • [낮은 소리] 차별·협박·폭력속의 레즈비언들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은 우리 사회에서 이중으로 고통을 겪는다.‘동성애자’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아니, 여자가?”라는 편견과 맞물리면서 더욱 냉혹하게 증폭된다. 최근 레즈비언들이 따로 내던 목소리를 하나로 합쳤다. 지난달 국내 최초의 레즈비언 인권운동단체 연합체인 ‘한국레즈비언권리운동연대’가 발족됐다. 앞서 4월에는 ‘한국레즈비언상담소’가 문을 열였다. 레즈비언들은 “레즈비언 인권운동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말한다. 인권 비하로 고통받는 레즈비언들의 현실을 살펴본다. 레즈비언은 사회적 차별과 편견 외에도 높은 범죄위험에 노출돼 있다. 동성애자 폭로를 빌미로 갖은 협박에 시달리고 성폭행을 당하기까지 한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레즈비언들의 인권은 사회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동성애 폭로 협박에 성폭행까지 4년 전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알게 된 대학생 김민정(가명)씨. 그는 지난해 다른 대학에 다니는 동갑내기와 사귀었고, 같은 과 남자 선배가 이를 알게 됐다. 김씨는 “그 선배가 학생수첩을 내밀며 ‘여기 나와 있는 너희 집에 전화해 네가 동성애자임을 알리겠다.’고 협박했다.”면서 “그 후 1년간 선배에게 강간을 당하고 있다.”고 상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한국 레즈비언상담소’의 전신인 ‘여성 성적소수자 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에 지난해 4월까지 접수된 상담사례를 보면 레즈비언의 4%가량이 폭력 등 범죄에 시달리고 있다. 동성애자임을 폭로하는 ‘아웃팅’ 협박이나 물리적 폭력은 레즈비언만 겪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협박의 수단이다. 지난해 인천에서는 기간제 교사 출신 김모(33)씨가 프리랜서 기자를 사칭해 10대 레즈비언들을 찾아낸 뒤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김씨로부터 피해를 당한 여고생은 모두 4명이었다. 이 사건은 피해 여고생이 상담소에 적극적인 도움을 청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상담소에 하소연을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상담소 관계자는 “동성애자가 아니어도 성폭행당한 사실을 신고하기는 쉽지 않은 것 아니냐.”면서 “여기에다 수사 과정에서 원하지 않게 동성애자임이 밝혀지는 게 두려워 그냥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종된 10대 레즈비언의 인권 레즈비언 가운데 10대의 인권 문제는 특히 심각하다. 남학생과 달리 여학생들은 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그룹을 지어 다니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쉽게 동성애자임이 드러난다. 이를 두고 학교측은 ‘풍기문란’ 등 이유를 들어 태도 점수를 깎거나 심지어 전학을 보내버리기도 한다. 상담소측은 “2002년 서울 D여고는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한 학생을 강제 전학시켰다.”면서 “하지만 표면상으로는 학생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고 전했다. 또 친구들 사이에서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도 학교에서 보호해주지 않는다. 지난해 서울 S여고에서 한 학생이 레즈비언인 친구의 사진을 찍어 전교 학급 게시판에 붙여 아웃팅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그 학생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지난달 20∼26일 열린 제9회 인권영화제에 국내 최초 레즈비언 인권영화인 ‘이반 검열’을 출품한 이영 감독은 “학교 내에서 레즈비언을 색출하고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것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면서 “학교에서 10대 레즈비언의 인권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현재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하는 한 대학생의 경우 고3 발표 수업시간에 레즈비언임을 커밍아웃한 뒤 교무실 앞에서 친구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했다.”면서 “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못 본 척하는게 현실이다.”고 전했다. 영화 ‘이반 검열’은 실제로 현재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 레즈비언의 생활을 담은 ‘셀프카메라’ 형식의 다큐멘터리다. ●가족의 폭력에서도 자유롭지 못해 레즈비언들은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했을 때에도 무력하다. 게이에 비해 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해 가족들의 강압적인 행동을 그대로 참을 수밖에 없다. 동성 애인과 교제하는 사실을 부모에게 발각당한 한 상담자는 “부모님이 애인의 집에 찾아가 협박하고 심지어 때리기까지 했다.”면서 “헤어지지 않으면 유학을 보내겠다는 것이 부모님 생각”이라고 하소연했다. 레즈비언 상담소 김김찬영 소장은 “2002년에는 딸이 동성 애인을 데려오자 애인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을 만큼 레즈비언 중 가족한테 감금·폭력을 당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대표 김김찬영 “같은 동성애자인데도 게이보다 레즈비언에 더 큰 거부감을 갖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 김김찬영(25)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레즈비언의 위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차별에 더해진 또다른 차별, 그것이 우리나라 레즈비언의 현주소라는 얘기다. “여성과 남성의 동성애자 인권모임끼리 힘을 합치면 분명 각자 활동하는 것보다는 낫겠죠. 하지만 가부장적 문화 때문인지 통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따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상담소가 문을 연 첫 해인 올해의 중점 사업은 청소년을 상대로 동성애를 제대로 알리는 것. 오는 7월부터 9월까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개 도시를 찾아가 ‘찾아가는 청소년 동성애 바로알기 강의(가칭)’를 가질 계획이다. 김 대표는 “청소년의 현실에 적합한 동성애 바로알기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강의 자체만으로도 10대 레즈비언으로부터 대화를 이끌어 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10대 레즈비언 인권 실태도 조사할 예정이다. 현재 상담소에 가입된 회원은 90여명. 이 가운데 활동가는 20명 정도다. 김 대표는 1994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레즈비언 단체인 ‘여성 성적소수자 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에서 활동하다 상담소가 문을 열면서 대표를 맡게 됐다. “아직은 회원수도 적고 회비로 겨우 꾸려나가지만 그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아직 가족들에게 커밍아웃을 못한 상태인데 남들처럼 취직 준비를 하지 않고 여기서 일한다는 말을 못하는 게 힘들죠.” 본격적인 상담 활동을 시작하고 단체간 연대까지 시작했지만 얼굴을 드러내놓고 활동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도 저희가 마음껏 얼굴을 드러내놓고 활동할 날이 오겠죠. 하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모든 동성애자들과 마찬가지로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여자친구를 좋아하면서 혼란을 겪기 시작했고 2년간 고민 끝에 레즈비언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이렇게 혼자 고민하는 사람들이 상담소를 적극 이용해 주기를 당부했다.“분명 혼자서 고민하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섣불리 이성애자다, 동성애자다 판단하지 말고 상담소 문을 두드리세요. 특히 아웃팅을 이용한 범죄의 피해자가 된 경우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바랍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동성애’와 ‘이반’ 포털 금칙어서 제외 최근 들어 레즈비언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일부에서 감지된다. 아무래도 변화의 수용 폭이 넓은 사이버 공간이 그 출발점이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은 그동안 금칙어나 성인 키워드로 취급했던 ‘동성애’와 ‘이반’을 일반용어로 분류했다.‘이반(異般·二般)’이란 ‘일반(一般)’의 상대어로 국내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인터넷을 통해 많은 동성애자들이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지난달 다음, 야후코리아 등 8개 주요 포털에 대해 동성애 관련 단어 분류의 시정을 요구한 결과 이달 14일까지 모두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벅스, 인터넷한겨레, 인터넷세계일보에서는 ‘동성애’가 성인 키워드로 분류돼 주민등록번호 입력 후 성인인증을 해야 관련 자료를 검색할 수 있었다. 네이버, 야후 코리아, 엠파스는 ‘이반’이 성인 키워드에 속해 있었다. 또 다음카페와 엔티카 엔피(파일 공유 사이트) 서비스에서는 ‘이반’이 금칙어로 분류돼 검색 자체가 불가능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동성애나 이반에 대한 사전적 정의 등 일반적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성인 키워드에서 제외했다.”면서 “대신 이 키워드로 검색이 되는 성인 관련 콘텐츠는 따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소 관계자는 “처음에는 대부분 업체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분류가 동성애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라는 점을 설득하고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사항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의 개별 심의기준에 ‘동성애’가 명시된 것을 삭제하라고 청소년보호위원회에 권고한 바 있다. 청소년보호위는 이를 수용,2004년 4월 시행령을 개정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씨줄날줄] 일본판 이튼 스쿨/우득정 논설위원

    ‘평준화의 틀을 깨라.’지난해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40개국의 만 15세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2003)결과를 발표한 뒤 미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쏟아진 목소리다. 미국은 청소년들의 수학 능력에서 1위인 핀란드나 2위인 한국에 비해 한참 뒤진 24위를 기록하자 부시 대통령의 교육 정책을 포괄하는 ‘낙제학생방지법(No Child Left Behind)’이 도마에 올랐다. 초·중등 교육이 낙제생 구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학력이 전반적으로 하향평준화됐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학생들을 입시지옥에서 해방시키자는 취지로 표준수업시간을 줄여오다 2002년부터 종합학습이라는 명분으로 전면 실시된 ‘여유교육’이 학력 하락의 주범으로 몰렸다. 프랑스에서는 학생과 교사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고교 졸업시험 성적에 상시시험 성적을 추가하는 내용의 ‘피용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시험 방식이 개편되면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저소득층이나 지방 학생이 불리하다는 전교조식의 반대 주장이 제기됐으나 하향평준화된 학력으로는 무한경쟁시대에 생존할 수 없다는 현실론을 꺾지 못한 것이다. 독일에서는 아시아 국가들의 ‘혹독한 교육’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세계적 기업 도요타자동차가 주도하고 재계가 후원하는 일본판 이튼 스쿨 ‘가이요(海陽)중등교육학교’가 내년 4월 문을 연다고 한다. 영국의 명문사학 이튼 스쿨을 모델로 한 중·고교과정 6년제 남자 기숙학교로 국제성과 창조성을 겸비한 차세대 지도자 양성이 목표다. 평준화 교육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재계의 인식이 실천에 옮겨진 것이다. 지역별 학교 설명회에 입학정원의 10배가 넘는 학부모들이 몰려들었다는 것을 보면 평준화 교육에 대한 불만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요 선진국들은 미래주역을 키우기 위해 이처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나 우리는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본고사 등 ‘3불(不)정책’의 틀에 갇혀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 특목고 설립이 집값 대책으로 전락할 정도로 평준화 시책도 누더기가 된 지 오래다. 어떤 식의 평가도 거부하는 교육단체, 내 아이만 빼고 모두 평준화의 굴레를 씌워야 한다는 학부모의 욕심이 합쳐진 결과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깔깔깔]

    ●너 몇 번이야? 저는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우리 학교는 지난해까지 정말로 여선생님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번에 새 학년 들어서 여선생님 두 분이 부임했습니다. 물론 갓 대학을 졸업한 듯한 초보 선생님이죠. 그 중 수학선생님이 있는데 이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수시로 애들 점수를 깎습니다. 수행평가랍시고. 떠들어도 깎이고 문제 못 풀어도 깎이고 어쨌든 좀 짜증났기 때문에 젊은 여선생님임에도 불구하고 급우들사이의 인기는 한없이 추락했습니다. 오늘 수업시간이었습니다. 수업 끝나는 종이 쳤는데도 선생님이 안 끝내시자 반 가운데 앉아 있던 K군이 휴대전화를 책상 위로 꺼내 만지작거렸습니다. 이걸 보신 수학선생님. “학생! 안 집어넣어? 휴대전화! 너 몇 번이야?” K군이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공일육 이사팔에….”
  • [교원평가 어떻게-릴레이 인터뷰] (1) 이원희 교총 수석부회장

    [교원평가 어떻게-릴레이 인터뷰] (1) 이원희 교총 수석부회장

    최근 교원평가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늦어도 이달 말부터 시범실시에 들어가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교원단체들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도입해야 할 제도라며 교육발전을 위한 범국민협의회부터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단체는 학부모의 실질적인 참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원평가에 대해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교육부의 생각을 차례로 들어본다. “교육부는 당장 범국민협의회를 구성해 신중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이원희 수석부회장은 “교원평가제 도입을 둘러싸고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시행을 서두르다 보면 부작용은 물론 교육계 전체가 파탄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가 교원평가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평가받을 것은 받아야 하지만 교육부의 시안대로라면 부작용이 너무 많다고 했다. 특히 학부모와 학생의 참여에 대해서는 지역이나 학교·교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자율에 따라 1년에 한두 차례의 설문조사 형태로 학부모나 학생이 참여하는 방식이라면 굳이 이를 획일적으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안대로면 부작용 너무 커 “교육은 공부만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때에 따라서는 나무라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가르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부의 시안대로라면 인기 위주의 수업으로 흐르거나 동료 교사들끼리도 보여주기식 수업 때문에 위화감만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는 수업의 질을 높이고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이같은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일단 교사 자율로 평가하도록 하되, 교원을 늘리고 수업시간을 줄이는 등 제도적인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근평 보완 부적격교사 퇴출을 그는 이른바 ‘부적격 교사’의 퇴출 방안에 대해서도 교육부를 비판했다.“성적조작이나 문제지 유출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당연히 처벌받아야 합니다. 문제는 학부모들이 보기에 ‘문제 있는 교사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역시 현재 근무평정제도를 보완하는 규정을 만들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는 “현재 근평을 그대로 두고 부적격교사에 대한 퇴출방안을 별도로 마련하게 되면 혼란만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대안을 제시했다. 지금부터라도 교육부와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시민단체, 학생 대표 등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의견 차이를 좁혀보자는 것이다. 그는 “교육발전을 위한 범국민협의회를 구성해 합의되는 부분부터 시범 실시해보고, 주장이 다른 부분은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합의해 시행해도 늦지 않다.”면서 “시간에 쫓기듯 도입해서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닮아서 퍽도 좋겠다 퍽! 퍽! 퍽!

    ‘서로 닮았다.’는 교사의 말에 발끈한 친구에게 폭력을 휘두른 중학생들이 입건됐다. 광주 모 중학교 3학년 A(15)양 등 4명은 지난 13일 오후 5시쯤 광주 북구 모 오락실에서 같은 반 B(15)양을 때린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 법률 위반)로 입건됐다. 싸움의 발단은 A양과 B양이 닮았다는 교사의 말이었다. 수업시간에 서로 닮았다는 말을 들은 B양은 “(A양과 자신이)뭐가 닮았어요 기분 나쁘게, 저런 애랑 친하지도 않아요.”라며 반발했고 이에 마음이 상한 A양은 B양을 오락실로 데리고 가 폭행했다. A양을 두둔하기 위해 함께 B양을 때린 3명도 경찰서 신세를 지게 됐다. 담당 경찰관은 “어린 학생들끼리 감정이 상해서 다투는 일이야 있을 수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한 친구를 때리는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잘못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놀토’ 갈곳이 없어요

    ‘놀토’ 갈곳이 없어요

    초·중·고등학생 10명 가운데 6명은 쉬는 토요일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5일제 수업에 대한 만족도는 가정형편이 어려울수록 낮았다. ●주5일 수업 시행 3개월… 2000명 조사 이같은 사실은 청소년위원회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21일까지 한 달 동안 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등학생 등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5일 수업도입에 따른 청소년 생활실태 조사’에서 드러났다. 쉬는 토요일에 학생들이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5일제 수업은 지난 3월부터 매달 한 차례씩 실시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쉬는 토요일의 오전 활동을 묻는 질문에 ‘늦잠자기’가 17.7%로 가장 많았고,‘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채팅’이 14.0%로 뒤를 이었다. 또 ‘특별한 일 없이 지냈다.’(5.1%)거나 게임장이나 PC방 등 민간시설에서 시간을 보내고, 친구 집에서 컴퓨터를 하는 등 전체의 61.0%가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의 21.5%가 집이나 PC방에서 컴퓨터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 게임중독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독서등 학습 보완활동 21% 그쳐 반면 ‘밀린 숙제나 공부하기’와 ‘교과목 보충학습’이 각각 7.4%,‘독서나 만화 책 보기’ 3.9% 등 학습 및 학습보완 활동은 21.1%였다. 특히 학교에서 실시하는 특기적성 교육활동은 1.1%로 가장 낮아 주5일제 수업에 맞춘 교육인적자원부의 대책을 무색케 했다. 취미활동이나 영화·공연 관람, 가족과의 외출·여행 등 체험학습을 하는 청소년은 17.9%를 차지했다. 주5일제 수업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81.8%가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불만족’은 4%에 그쳤다.‘무응답’은 14.2%였다. 그러나 가정의 경제형편이 ‘최상’인 학생들의 88.3%가 만족한 반면,‘중상’ 85.3%,‘중’ 81.2%,‘하’ 79.9%,‘최하’ 73.5% 등으로 집안 형편이 어려울수록 만족도는 낮게 나타났다. ●공공적 성격의 체험학습 지원 시급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다른 요일에 수업시간이 늘어나 더 피곤하다.’는 응답이 32.1%로 가장 많았으며,9.5%는 ‘학교 안가는 것이 더 힘들다.’고 답했다. 쉬는 토요일을 함께 보낸 가족으로는 형제자매(33.8%), 어머니(30.8%), 아버지(21.8%) 등의 순이었다. 쉬는 토요일 오전을 보내는 장소로는 절반에 가까운 46%가 집이나 친구 집을 꼽았다. 극장이나 PC방, 게임장 등 민간시설은 18.7%, 사설학원에서 보낸다는 응답은 9.1%로 조사됐다. 최영희 위원장은 “주5일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사회적 시설과 제도는 갖춰져 있지 않아 학생들의 여가 시간이 학습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저소득 계층의 경우 다양한 체험학습을 누리지 못하고 있어 공공적 성격의 체험학습을 지원하는 서비스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집안일’ 취업여성 ‘놀토’=집안일

    취업자들은 주5일 근무로 생기는 여유시간을 주로 수면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5일제로 생기는 여유시간은 3시간 48분이며 수면에 53분, 가사노동에 51분을 쓰고 나머지는 여가 활동에 할애한다. 다음은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한국인의 생활시간의 주요 내용이다. 10세 이상의 평균 취침시간은 평일과 토요일은 11시 38분, 일요일은 11시 25분이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요일에 관계없이 밤 10시 25분에 잔다. 농가의 취침시간은 밤 10시 35분으로 비농가의 밤 11시 44분보다 1시간 9분이 빠르다. 일어나는 시간은 월요일 아침 6시 47분으로 가장 빠르고 다른 평일은 아침 6시 53분, 일요일 아침 7시 40분이다. 고등학생은 밤 12시 13분에 잠자리에 들어 아침 6시 35분에 일어난다. 이들은 수면 부족을 낮잠 등으로 21분간 보충한다. ●식사:미혼여성 3명 중 1명은 아침식사 안해 평균 아침식사 시간은 평일 오전 7시 44분, 일요일 오전 8시 29분이다. 저녁은 7시 20분 전후다. 아침을 거르는 비율은 15% 안팎으로 여성(15.4%)이 남성(15.2%)보다 높았다. 남성은 4%포인트, 여성은 2.2%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미혼여성 3명 가운데 1명은 아침을 걸렀다. 학생중에는 대학생(25.4%) 고등학생(14.4%) 중학생(9.6%) 초등학생(6.4%) 등의 순이다. ●취업 및 가사노동:남성의 가사노동 하루 31분 20세 이상 취업자가 하루에 일한 시간은 6시간 49분으로 5년전보다 28분 줄었다. 남성은 7시간 17분으로 5년전 7시간 43분보다 26분, 여성은 6시간 38분에서 6시간 9분으로 29분 각각 줄었다. 20세 이상 남자 가운데 하루 10분 이상 가사를 돕는 비율은 45.8%로 5년전보다 1.8%포인트 늘었으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31분으로 20세 이상 여성의 3시간 39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특히 토요일 여성의 가사노동은 4시간 3분으로 평일이나 일요일보다 많았다. 토요 휴무를 밀렸던 가사 처리에 활용한다는 얘기다.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은 5시간 29분, 취업주부는 3시간이다. ●학습:자기계발하는 대학생 11.3%에 불과 실제 학습하는 시간과 이를 위해 이동하는 시간을 합친 총 학습시간은 초등학생이 7시간 33분, 중학생이 8시간 45분, 고등학생이 10시간 14분이다. 학교 외에서의 총 학습시간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각각 2시간 37분,2시간 40분이고 고등학생은 3시간 6분이다. 과외 수업시간은 초등학생이 오후 6시 30분까지인 반면 중학생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고등학생은 오후 8시부터 밤 늦게까지다. 대학생이 자기계발을 위해 하루 10분 이상 학습하는 비율은 11.3%로 5년전보다 0.5%포인트 감소했다. 일반인들은 5%로 같은 기간 0.2%포인트 줄었다. 남성은 취업과 자격증과 관련된 게 42.6%로 가장 많았고 여성은 취미관련 강습이 많았다. ●TV와 컴퓨터:하루 2시간 이상 TV 본다 10세 이상 국민은 TV 시청에 평일 2시간 6분, 토요일 2시간 38분, 일요일 3시간 14분 사용한다. 시청시간은 남성의 경우 뉴스시간대인 밤 9시부터 9시 30분까지가 31.6%로, 여성은 드라마 시간대인 밤 8시 30분부터 9시까지가 30.4%로 가장 많다. 전업주부의 하루 평균 시청시간은 3시간 15분인 반면 취업주부는 1시간 52분이다. 학생들은 초등학생이 1시간 28분으로 가장 길고 고등학생이 43분으로 가장 적다. 신문 읽기에는 남성이 8분, 여성이 3분 활용한다. 컴퓨터를 이용하는 시간은 28분으로 이 가운데 15분이 컴퓨터 게임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운동장조회…조개탄난로…교육 100년 사진전

    운동장조회…조개탄난로…교육 100년 사진전

    ‘하얀 저고리, 검정 치마의 순박한 여학생, 개구쟁이 학생들의 운동회, 길게만 느껴졌던 운동장 조회….’ 어렴풋이 추억 속에 담아놓았던 지난 학창시절이 그리운가요. 그럼 경기도 고양시에 들러 보세요. 한국 교육의 지난 100년을 돌아볼 수 있는 ‘한국교육 100년 사진전’이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다. 서울신문사와 교육인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교육개발원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2005 교육·인적자원혁신박람회’의 하나로, 우리나라 교육 100년의 역사 자료 수집을 위해 마련됐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700여점 가운데 1900년대 이후 교육 현장의 생생한 순간을 담은 귀한 사진 100여점을 선보인다. 대상에는 이주춘씨의 ‘시험치는 날’(1975년)이 선정됐다. 짝꿍 사이에 커닝을 못하도록 책가방을 세로로 놓고 문제를 푸느라 끙끙거리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누구나 한번쯤 겪어보았을 듯한 기억으로 시험 부정에 대한 고민이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서울여상의 ‘즐거운 점심시간’(1930년)과 서울 삼육초등학교의 ‘운동회 조회’(1923년)는 우수상으로 뽑혔다.‘즐거운 점심시간’은 길게 머리를 땋아내린 여학생들이 밥 소쿠리를 가운데 놓고 얌전히 식사하는 장면을 담았다. 당시 사진들이 대부분 기념사진 형태인 점을 감안하면 당시 여학생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희귀한 사진이라는 점을 인정받았다.‘운동장 조회’는 바지저고리에 두루마기, 치마저고리, 교복과 비슷한 옷 등 당시 초등학생들의 다양한 옷차림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눈길을 모은다. 장려상에는 김정희씨의 ‘미술시간’(1956년)을 비롯해 정지연씨의 ‘난로가 있는 정겨운 교실풍경’(1960년), 서울여상의 ‘주산 수업시간’(1981년), 김태우씨의 ‘벌’(2004년), 서울 계성초등학교의 ‘계성만세’(1925년) 등 5점이 선정됐다. 입선작으로는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은 경남 진주 중안초등학교의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학교 졸업생’을 비롯한 31점이 뽑혔다. 사진전을 포함한 2005 교육·인적자원혁신박람회에 대해 궁금한 사항은 박람회 홈페이지(www.eduexpo2005.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인간시대] 평생교육시설 양원주부학교 학생 염성려 할머니

    [인간시대] 평생교육시설 양원주부학교 학생 염성려 할머니

    “그래도 4학년까지 다녔으니, 다른 사람들보다는 나은 편이지요.”(염성려·79·서울시 서대문구 창전동) 햇님 사이로 빗방울이 오락가락하는 18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대흥동 18의4 지하철 2호선 대흥역 쪽 한갓진 골목에 들어서 있는 양원주부학교. 학교 입구에는 ‘경축, 대검(대학입학 검정고시) 전국 최고령 합격 신평림(75세)’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3층 높이로 건물과 건물을 이어 나부끼고 있었다. ●가정형편 어려워 초등학교 4학년 중퇴 늦은 점심 도시락을 챙겨 먹느라 약간은 시끄러운 가운데 얼핏 보기에도 늦깎이 학생인,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차분한 발걸음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1시35분쯤 3층 304호 교실에서 수학 수업시간으로 접어들자 ‘어르신 초등학생’ 50여명은 진지하게 ‘손아래뻘 선생님’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자, 계산을 시작해요.…. 분모는 분모끼리, 분자는 분자끼리 곱하는 것 아시죠. 그럼 얘는 누구랑 곱해요?” 수학을 맡은 손미진(35·여) 선생님이 유치원 아이들 앞에 서듯 똑 부러지는 말로 묻자, 대부분 언니뻘일 듯한 학생들 사이에서는 “7요,7요.”라고 대답하는 소리가 교실 구석구석에서 메아리처럼 잇달아 터져나왔다. 평생교육시설인 양원주부학교는 대검 최고령 합격자를 낸 데다, 올해 초 성인을 대상으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력인정 초등과정이 생긴 덕분에 더욱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학생은 졸업만으로 학력을 인정받는 초등부, 염 할머니의 경우처럼 그렇지 못한 기초부와 중등부, 고등부, 전문부, 교양부, 평생부 등 7개 부문에 2425명이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50분 수업이 끝나고 복도에서 양원주부학교 ‘초등생’인 염 할머니를 만났다.21일 용산고등학교에서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를 치르는 염 할머니는 “글쎄, 주위에서는 다들 (합격이) 될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큰 일”이라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출생한 염 할머니는 고향에서 4학년까지 다니다 학업의 뜻을 접어야만 했다. 어려운 집안살림에 당시만 해도 딸들에게 공부를 시켜 무엇 하랴는 편견 탓이었다. 염 할머니는 “그래도 오래 전이나마 그 때 배워둔 게 적잖게 보탬이 되는 것 같다.”고 수줍게 웃었다. ●배움 앞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 6·25전쟁 전 미리 서울로 시집와 2남2녀를 뒀지만 36살 때 병약한 남편이 별세해 홀몸이 됐다. 이후 삯바느질과 시장통 배달 등으로 자녀들을 키우느라 때를 한참 넘기고 나서야 배움에 대한 ‘허기’가 느껴져 지난해 이 학교에 입학했다. 슬하에 4남매 가운데 막내만은 아직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살고 있다는 염 할머니는 “신문에 나가면 애들이 ‘왜 뒤늦게 이름을 알리느냐.’고 핀잔을 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염 할머니는 지난해 2년제인 중학교 검정고시를 거쳐 고검 준비를 하고 있는 양정자(80) 학생을 빼고는 2400여명 중 최고령에 속한다.“충남 서산 등 멀리서 몇 시간 들여가며 공부하러 오는 분들에 비하면 난 행운아”라고 한다. 창전동 집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이니, 운동삼아 걸어오기도 한단다. ●빠짐없이 하루 4시간 예·복습 “나만 해도 학생 신분으로 배우는 입장이니, 나이는 당연히 잊어야지요. 진학이 중요해서가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공부해야 하는데…. 세월은 기다려 주지 않는데, 학교 다니면서도 게으름 피우는 것은 철없는 탓이어서 나중에 분명 후회하게 됩니다.” 특히 음악과 자연이 어려우면서도 좋다는 염 할머니는 4시간짜리 수업을 마치고 귀가한 뒤엔 저녁 8시부터, 하루 4시간 동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예·복습을 한다며 각오를 되새겼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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