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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이 원조] (9) 초등학교

    [인천이 원조] (9) 초등학교

    인천항 개항 후 다양한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우리나라에도 서구식 신교육이 도입된다. 1892년 존스 목사는 인천시 중구 내동 내리교회를 보살피던 아펜젤러에 이어 2대 목사로 부임했다. 이어 감리교 여선교부도 이화학당의 마거릿 벤젤을 이 교회에 파견했다. 서울에서 교사 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 이들은 1892년 4월 내리교회 내에 성경 공부를 비롯해 신교육을 펴는 매일(daily)학교를 설립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초등교육 기관인 ‘영화학당’의 출발이다. 물론 배재학당과 이화학당이 영화학당보다 먼저 설립됐지만 이들은 중등 교육기관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영화학당의 초기 학생수는 남자 3명, 여자 2명에 불과했다. 실제 교육은 내리교회에 상주하던 전도사였던 강재형씨와 부인 강세실리아가 자신들의 숙소에서 실시했다. 최초의 ‘부부교사’인 셈이다. 남녀가 유별하던 시절이라 각기 다른 방에서 강씨는 남자 어린이를, 부인은 여자 어린이를 가르쳤다. 초미니 학교지만 설립 주체도 달랐다. 존스 목사는 남학교를, 벤젤은 여학교를 각각 설립했다. 이들도 1893년 5월 결혼식을 올려 ‘부부교장’이 되었다. 그러나 영화학당의 운명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 인천에서는 서양인들이 어린이 간을 약에 쓴다는 등의 요언이 나돌아 1895년에야 겨우 학생이 2명 늘 정도였다. 당시 학생들은 가난해서 학교측이 학용품은 물론 용돈까지 대줬다. 학과목은 한문·국문·성경·지리·영어에다 수업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였는데, 매 시간의 시작과 끝을 알리기 위해 손으로 흔드는 종을 사용했다고 했다. 1904년 존스 목사는 어려운 학교 운영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자선사업가인 콜린스로부터 1000달러를 기부받아 그해 11월 인천시 중구 경동 싸리재에 벽돌로 된 단층짜리 교사를 신축하고, 인천의 유지와 교원들로 구성된 의사회(議士會)를 통해 학교발전책을 논의한다. 의사회는 이듬해 교직원과 학생들이 단발을 하고 검정색으로 염색한 교복을 입도록 하는 등 개화에 앞장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더구나 1906년에는 학생들에게 민족정신을 북돋아주기 위해 내리교회 신자가 미국으로부터 구입해 기증한 나팔과 북, 고물 소총 등으로 군사훈련을 실시해 시민들에게 구경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영화학당은 1911년 지금의 영화초등학교 자리인 인천시 동구 창영동 36번지에 2층 벽돌집 교사를 마련해 이전하고 1913년에는 강당까지 건립, 명실상부한 인천의 명문교로 발돋움해 수 많은 인재를 길러냈다. 뿐만 아니라 이 학교에서는 일본말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 교육당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손기정 선수 가슴의 일장기를 지워버린 동아일보 이길용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박사이자 여성계 지도자였던 김활란, 유아교육의 개척자 서은숙 박사, 이화여대의 교육자 김애마 학장, 미국 줄리아드 출신 음악가 김영의 교수, 영화배우 황정순 등이 모두 영화학교 출신이다. 그러나 영화학당은 1930년대에 이르러 관립 학교에 밀려 서서히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학교 이름도 영화소학교-영화국민학교를 거쳐 영화초등학교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 학교는 아직까지 옛 그 자리에서 초등학생들을 양성하고 있다. 전체 학생은 학년당 1학급씩 90명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효시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시범 운영 중계평생학습관

    시범 운영 중계평생학습관

    빈부 격차가 벌어지면서 교육 양극화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쪽 아이들은 여러 개의 전문화된 학원 수업에다 수백만원대 과외까지 받고 있지만 다른쪽 아이들은 몇만원대의 학습지조차 받아보기 버겁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회 복지로 다가가는 제도적 장치. 교육 양극화 해결을 위해 힘찬 첫걸음을 내디딘 서울 중계평생학습관의 ‘학습도움방’을 참관해봤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노원구 중계3동 중계평생학습관 제4강의실. 학교 정규수업을 마친 중학교 1학년생 18명이 모여 중원중 오진주(27·여) 교사가 내준 수학 쪽지 시험지를 열심히 풀고 있다. 이날이 학습도움방이 열린 첫날이기 때문에 오 교사는 아이들의 실력을 시험해 보기위해 정수의 덧셈과 문자의 계산, 방정식 등 수학의 기초를 가늠하는 문제가 담긴 쪽지 시험을 냈다. 하나도 풀지 못하는 아이부터 그럭저럭 풀어내는 아이까지 다양한 수준이 모였다. 오 교사가 “여러분이 학교 수업시간에 설명이 너무 빨라서 따라가지 못했던 부분을 여기서 충분히 복습할 수 있을 겁니다. 학교보단 인원이 적으니까 나도 최대한 많이 봐줄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같은 시간 제2강의실.24명의 중1년생들이 모여 상계중 박민선(49·여) 교사의 수학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제2강의실 수업은 옆교실보다 학생들의 호응이 더 뜨겁다. 박 교사가 “방정식이 뭐예요.”라고 물으니 학생들이 입을 모아 “미지수가 무엇이냐에 따라 참이 되기도 하고 거짓이 되기도 하는 식”이라고 또박또박 답한다. 이 학생들은 제4강의실 학생들보다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더 우수한 아이들이다. 박 교사는 “학교 수업보다 약간 더 느리게 진행해서 이해하기 쉽게 만들 테니 잘 따라와라.”고 충고한다. 중계평생학습관 학습도움방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사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예·복습을 도와줌으로써 교육 격차를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인근 중원중, 중평중, 하계중, 한천중학교 1학년 학생들 가운데 기초생활보호대상자나 중식지원대상자, 결손가정 자녀 50명을 추렸다. 상계중 김부용(41·여) 교사와 상경중 양상순(43·여) 교사, 중원중 김희진(41·여) 교사와 중계중 박윤우(23·여) 교사 등 6명의 현직 교사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EBS교재를 토대로 학생들에게 국어와 영어, 수학 과목을 가르친다.50명의 학생들을 지난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절반씩 월수금-화목금 두 반으로 나눈 뒤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하루 3교시 수업을 연다. 수업만이 아니다. 소속 학교들과 연계해 사회복지사와 청소년상담센터 등의 협조를 받아 청소년 시기에 겪을 어려움에 대해 상담도 해주고 저녁 식사도 무료로 제공해준다. 강의실 문을 언제나 열어두기 때문에 수업이 없는 날에도 학습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계 학습도움방은 서울시교육청 예산 4000만원을 지원받아 서울 시내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12일에는 용산도서관도 인근 초등학교 5학년을 대상으로 학습도움방을 개설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들 2개 학습도움방의 운영 상태를 살핀 뒤 내년부터 시립과 구립도서관 등에 학습도움방 개설을 적극적으로 장려할 계획이다. 중계평생학습관 구희석 관장은 “한번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연달아 학습 의욕을 잃게 되기 때문에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움방을 꾸렸다.”면서 “특기 적성 교육이 중심이 된 방과후 학교와는 달리 일단 정규 수업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저소득층 학생들의 공부를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호응도 좋다. 하계중 1학년 조모(13)군은 “이제까지 제대로 학원에 다녀본 적도 없는데 현직에 계신 선생님들이 직접 가르쳐 주니까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한천중 1학년 임모(13)양은 “학교 수업이 따라가기 벅찰 때가 많았는데 선생님들이 핵심만 짚어줘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도서관·복지관 운영 배움터 곳곳에 학습도움방은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지만 서울시내 도서관과 수도권 각종 시설에는 갖가지 배움터들이 운영되고 있는 교육의 장이 많다. 서울 강동도서관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후 3시10분부터 50분 동안 중국어 교실 ‘니하오 차이나’를 연다.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중국어 회화와 중국노래 배우기, 중국문화 알기 등의 커리큘럼으로 중국을 가르친다. 이 도서관은 또 ‘타임머신 역사기행’이라는 이름으로 매월 첫째와 셋째 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3시30분까지 역사 기행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자칫 딱딱하게 접하기 쉬운 역사를 구연 이야기식으로 풀어서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8월까지 열린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은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동시를 통한 어린이 독서지도’ 프로그램도 개설하고 있다.(02)483-0178,0728. 정독도서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초등학교 4∼6학년생 20명을 대상으로 ‘논술 기초 및 글쓰기 지도’ 프로그램을 연다. 동국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서울예대와 중앙대, 명지대 등에 출강하고 있는 김두임씨가 아이들을 가르친다. 또 매주 토요일 초등학생 전학년을 대상으로 한 ‘초등학생 관련 우수영화감상’ 프로그램도 함께 개최한다.(02)2011-5771. 종로도서관에서는 매월 둘째와 넷째 주 토요일에 중학교 1∼2학년이 참가할 수 있는 ‘청소년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02)737-1704. 강남도서관에서는 매월 첫번째 토요일 고등학생 20명을 대상으로 ‘도서관과 함께하는 선정릉 기행’ 프로그램을 연다. 고등학생들에게 현장에서 정확한 역사 지식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02)3448-4744. 인천시 세화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매일 방과 후 인근 연수초등학교의 저소득층 가정 5∼6학년 아동 20명을 대상으로 ‘에듀피아 클래스’를 열고 있다. 전액 무료 교육으로 개인별 능력 차이를 고려한 국·영·수 학습지도 프로그램을 갖췄으며 미술과 영어, 일본어와 한자, 독서지도 등 특별 교육도 실시한다.(032)813-2791∼4. 인천시 북부교육청에서는 GM대우가 참여하는 무료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인근 청천중학교 희망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3시50분부터 1시간여 동안 GM대우측에서 초빙한 강사들이 영어회화와 독해, 포토샵 등을 가르친다.(032)503-3902.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학습도우미 중계중 박윤우교사 “넘치는 의욕에 비해 집안 사정 탓에 공부 방법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이 안타까워 이렇게 나왔습니다.” 중계평생학습관이 개설한 학습도움방의 학습도우미로 나선 중계중 박윤우(23·여) 교사는 지난 2월 대학을 갓 졸업하고 다음달 일선 학교에 부임한 ‘초보’ 선생이다. 학습도우미 교사 6명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박 교사는 ‘짧지만 길었던’ 지난 석달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다 학습도우미 자원봉사로 나서게 됐다. 영어 과목을 맡고 있는 박 교사는 대학 시절 야간 학교나 공부방에서도 자원봉사를 했다. 석달 동안 학교에서 만난 저소득층 아이들이 학습 의욕에 비해 수업 진도 따라가기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그 아이들을 위한 공부모임을 만들 계획도 짰다. 이때 마침 학습도움방이 생긴다는 서울시 북부교육청의 공고가 학교에 나붙은 걸 보고 선뜻 자원봉사를 지원했다. “‘강북 속의 강남’이라는 노원구에는 저소득층 자녀도 많기 때문에 교육 격차가 큽니다. 넉넉한 집안 아이들에 비해 수업시간에도 왠지 모르게 적극성과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아이들을 위해 보충 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죠.” 박 교사는 학습 분야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또래 상담에도 나설 예정이다. 학습도움방이 공부 분야에만 매진하면 아이들이 흥미를 잃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공부하려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꾸준히 가르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합니다. 또 학습도움방에 대한 홍보도 제대로 되어야 교사들의 참여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초중고 영어수업 ‘후퇴’

    초중고 영어수업 ‘후퇴’

    영어로 수업하는 초·중·고 교사들이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6일 전북대 전병만 교수팀이 작성한 ‘초·중등 영어교육 현황 분석’ 보고서에서 파악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최근 전 교수팀에 초등 영어교육 10년을 맞아 그동안의 영어교육 현황 파악과 개선책 모색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영어교사 양성 연수체계 개선을 포함한 다양한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임용시험 유능한 영어교사 선발 못해”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12월 기준으로 주당 1시간 이상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초중고 영어교사 비율은 17.6%로 파악됐다.2002년 6월의 19.9%,2003년 6월의 22.3%,2004년 6월 19.9%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주로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비율’은 2002년 6월 조사에서 9.5%였으나 2003년 9%,2004년 10.7%,2005년 12.9%로 늘었다. 특히 중학교 교사들의 경우,‘주로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비율이 아주 낮은 데 반해 고교 교사들의 경우, 그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중학교 교사들의 경우 2002년 1%,2003년 1.5%,2004년 2%,2005년 3.7%였다. 반면 고교 교사의 경우 한국어로 영어수업을 진행하는 비율이 2002년 6월 7.8%에서 2003년 6월에 5.8%를 거쳐 2004년 6월 10.8%, 지난해 6월에 17.7%로 크게 높아지는 추세였다. 전체적으로 영어교사의 70%가량은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수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교사 5명중 1명꼴로 지난해 영어 관련 연수에 참가해 영어교사들의 직무교육도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전국 7만 4463명의 영어교사 가운데 영어관련 연수에 참여한 교사는 1만 6330명으로 평균 22.2%였다.6개월 과정의 영어교사 심화연수 참여는 최근 3년간 평균 1%에 불과했다. 현행 영어교사 임용시험에 대해서 사범대 교수의 52.7%, 현직교사의 33.3%가 유능한 영어교사를 선발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초등학교, 영어수업시간 중국의 3분의1 23개 국가들의 영어수업시간을 조사한 결과 중·고교는 다른 국가들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초등학교는 절반 수준에 그쳤다. 우리나라 초등 3∼4학년의 영어교육 시간은 연간 34시간,5∼6학년은 68시간이었다. 반면 중국의 경우 초등 1∼2학년은 연간 75∼105시간,3∼6학년은 105시간에 달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이것이 궁금해요] 엄마 대역 ‘에듀케어’ 프로그램 풍성

    ●이번에 중학교에 입학한 딸 아이가 공부방에 들어가기만 하면 문을 잠가 버립니다. 엄마랑 말다툼이라도 하는 날이면 문 닫는 소리가 평소보다 더 큽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중1년이면 사춘기가 올 수 있는 시기입니다. 사춘기는 자기만의 심리적·물리적 공간이 필요한 시기죠. 때로는 모든 것과 차단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지는 경우입니다. 문을 잠가버린다면 엄마가 “방에서 혼자 있는 것같은데 엄마는 걱정된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느냐.”며 조용히 묻는 게 좋습니다. 이 무렵은 자녀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숙한 단계니 사회적 관계의 대상으로 대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하죠. 좋은 부모들이란 아이들에게 “옆집 아이는 어느 대학갔다.”고 자녀 자존심 상하는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자녀에게 사회에 어떤 식으로 이바지하는 게 좋은지 꿈과 이상을 주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부모들입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아픈 사람을 치료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최근 돌아가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얘기를 들려주고 이렇게 되려면 중학생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죠. ●두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입니다. 큰애가 초등학교 4학년이고 둘째는 1년생입니다. 마치는 수업시간이 비슷해 늘 함께 귀가하고 있습니다. 집으로 오기전에 피아노 학원을 함께 다니고 있습니다. 큰 애가 사실상 엄마 대신 보모역할을 하는 셈이죠. 그런데 이번에 큰 아이가 원어민 선생님이 영어를 가르치는 방과후 학교에 참가하겠다고 합니다. 저희들도 보내고 싶은데 이렇게 되면 혼자서 제각각 집으로 와야 하는데 세상이 흉흉하다보니 마음이 놓이질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요즈음은 각 학교마다 ‘에듀 케어’라고 해서 보육과 교육을 같이하는 프로그램을 두는 추세입니다. 아이들의 숙제를 봐주거나 낮잠자기 등 엄마를 대신해 돌봐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이 없는 학교라도 도서실은 개방되어 있습니다. 학교별로 사서교사나 학부모 명예교사가 배치되어 있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실을 개방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특별히 돈을 주지 않고 이용할 수 있죠. 우려하시는 것처럼 여자 아이들같은 경우, 운동장에 혼자 노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가급적 교사나 프로그램속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등학교 입학한 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전에 하지 않던 손가락을 빠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하지 말라고 하면 재미있다는 듯 더 빠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프로이트 이론에 따르면 구성기에 충족되지 않는 욕구가 있는 경우, 손가락을 빤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부모가 세울 첫번째 전략은 아예 무시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하면 자연적으로 소멸되는 수가 있습니다. 두번째는 손가락을 빨 때마다 애가 싫어하는 명칭-예를 들어 ‘지저분하다’는 뜻의 ‘지저분’이라고 말해주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긍정적·부정적 강화를 해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자녀와 계약해 “너가 하루에 세번이상 빨지 않으면 친구랑 1시간 이상 밖에서 놀 수 있다. 게임할 수 있다.”고 말하는 식이죠. 부정적 강화는 “이런 약속을 못지키면 친구랑 놀지 못하거나 게임을 못한다.”고 반대로 약속하는 것입니다. 또 달래고 타이를 때, 손바닥을 때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위생과 관련해 깔끔하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하는 게 좋습니다. ■ 도움말 한국청소년 상담원 상담팀장 이동훈 박사, 서울시교육청 임세훈 초등 장학사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한류통신] 얼굴모양까지 ‘한국인 처럼’ 중국인 생활방식 급속 변화

    [한류통신] 얼굴모양까지 ‘한국인 처럼’ 중국인 생활방식 급속 변화

    “한류가 오랜 세월 지속된다면…?”대학교 1학년 교양과정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물었더니 기발한 대답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 한 학생은 손을 들고 벌떡 일어나더니 “우리 중국사람들 모두 한국사람처럼 변할 겁니다.”라고 말해 교실을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장난기 섞인 이 학생의 엉뚱한 대답도 한편에선 전혀 허무맹랑한 것만도 아니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렇게 될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상하이에서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고 있는 나의 주위를 돌아보니 그 학생이 왜 그렇게 대답했는지 공감하는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소위 한류라는 유행은 결국 한국의 것을 좋게 여기고 한국사람이 하듯이 그렇게 따라 하게 만든다. 우선 몇 년전부터 한류가 대박을 터뜨리자 그에 따라 중국 젊은이들은 한국산 옷을 사 입고 한국 연예인들처럼 꾸미기 시작했다. 화이하이루 등 상하이 중심가에도 한국옷 전문점들이 경쟁하듯 생겨나고 고급 백화점에서 한국의복 코너를 빼놓을 수 없게 됐다. 음반이나 액세서리류조차 구태여 몇배를 더 주고라도 한국산 오리지널을 사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쳤다. 한국 화장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한국식으로 화장하며 맵시를 뽐내는 젊은 여인네들이 늘어만 갔다. 한국 유학생들조차 “몇년 전에만 해도 한국 여대생과 중국 여대생은 확연하게 구분이 됐는데 요새는 분간하기 어려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여러차례 들었다. 중국 여학생들의 옷차림은 물론 얼굴 치장, 머리 모양, 화장 방법까지 한국지향형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어 한국식 성형수술이 중국 젊은이 사이에 바람을 일으켰다. 처음 한류 바람이 불때 중국 현지 신문들은 한국 연예인들을 성형미인이네 혹은 인공미인이네 하며 비아냥댔다. 그런데 중국 젊은이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보기는커녕 여유가 생기면 한국식 성형수술을 받으러 달려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성형수술을 받으러 한국에 ‘원정’가는 일도 드물지 않게 됐다. 요사이는 베이징, 상하이는 물론 내륙 도시에까지 한국인 의사나 한국의 기술제휴를 얻은 성형외과들이 성업중이다. 한국 연속극에 나온 대로 집안을 장식하고 정원을 꾸미고 표정과 걸음걸이 자세까지 한국인들을 따라한다. 한류의 영향은 중국의 생활방식과 삶의 환경, 그리고 부모로부터 받은 중국인 젊은이들의 얼굴 모양까지 바꾸어 놓고 있는 셈이다. 정말 한류가 10년만 더 지속된다면 외형으로는 중국 젊은이들을 한국 젊은이들과 전혀 구분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쑨커즈<중국 푸단대학 교수>
  • [발언대] 무릎 꿇은 교사 사태,학부모 탓인가/황선주 대구교육硏연구위원 교육비평가

    최근 ‘무릎 꿇은 여교사 사태’ 이후 교육부, 교원단체들과 학부모 단체간의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있지만 근본 문제에 대한 논의 없이 교권 차원의 문제로만 치부되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번 사태가 불거지자 교육부와 교장제도의 제도 개선을 반대하는 교원총연합회(교총)가 재빨리 ‘교권 탄압’의 논점으로 몰아갔다. 이번 사태는 교사와 학부모간의 공방차원으로만 매듭지을 사안이 아니다. 이는 학교 내의 소통 시스템부재의 문제이며 교권을 추락시키는데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끼친 교육부와 이에 견인된 언론 탓이 크다. 소통 없음에 ‘막힘으로 인한 경화의 터짐 현상’이었다. 꼼꼼히 살펴보자. 주변 상황들이 어떠했기에 교사가 무릎 꿇게 되었는가를….1시간 안에 3교대 급식을 한다니까 책임 당사자인 교사는 수업시간을 맞추기 위해 학생들을 닦달할 수밖에 없었다. 시설부재의 문제이며, 시간 배분을 잘못한 탓이고 소통 구조의 부재 때문이다. 시간 내에 식사지도를 하자니 급하게 식사지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학부모로서는 교사의 지도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지만 교사나 교장의 책무성을 나무랄 소통구조가 아예 없었다. 소통 시스템이 없으니 교사와 학부모간의 갈등으로 이어졌고 학부모나 교사만의 치열한 공방만 오고간 후 사고가 터졌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니까 학교에서 일이 터지면 교사나 학부형들만 나무라게 된다. 교육 주체인 교사나 학부모는 우리의 잘못된 교육 시스템으로 인한 피해자일 뿐인데도 비난의 표적이 되어왔다. 반면 거대한 관료시스템의 정점에 교육부의 지시가 있었고 학교의 책임자로 교장이 있는데도 비난의 도마에서 멀리 피해 있다. 교육주체여야 할 학부모, 학생, 교사들만의 ‘남 탓 공방’만 남은 것이다. 이를 보면서 또다시 우리들은 교육 전반의 미개하고 부정직하며 책무성이 담보되지 않는 교육 시스템 전반을 검토해야 할 시점임을 절실히 느낀다. 황선주 대구교육硏연구위원 교육비평가
  • [바로잡습니다]

    ●바로잡습니다 5월22일자 27면 씨줄날줄 ‘학교급식’에서 경기도 일산의 한 고교 교사들이 삭발한 것은 교장선생님이 직권으로 수업시간을 당기려 한 것 때문이 아니라 수업시간 조정 교사회의 진행에 대한 반발 때문이었기에 바로잡습니다. 수업시간 조정은 교사 투표결과에 따라 이뤄졌습니다.
  • [씨줄날줄] 학교급식/임태순 논설위원

    학교급식은 한국전쟁이 끝나던 1953년 구호차원에서 처음 실시됐다.50세 가까운 장년층에게는 옥수수죽의 아련한 추억이 있다.1960년대 초등학교를 다닌 학생들은 미국의 원조로 나온 옥수수가루로 쑨 죽을 급식으로 먹었다. 빈곤했던 시절 노란 옥수수죽은 제법 맛있는 먹거리였다. 지금이야 영양과잉, 비만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학교급식은 이처럼 못먹던 시절 보릿고개의 아픔이 있다. 학교급식은 81년 학교급식법이 제정되면서 농어촌과 도서벽지 초등학교부터 실시됐다. 초·중·고 전면 보급에 나선 것은 2003년부터다. 현재 99.4%인 전국 1만 780여개교에서 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니 전면 보급이나 다름없다. 학교급식은 주부들의 가사부담을 덜어주었다. 도시락을 싸가던 시절에는 주부들이 학교 다니는 자녀들 때문에 아침밥을 해야 했지만 학교급식이 실시되면서 이런 고민은 없어졌다. 최근 충북 청주 모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식당에서 학생들에게 밥을 빨리 먹으라고 채근하다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 봉변을 당했다. 학부모들은 교사가 밥을 빨리 먹으라고 하는 바람에 어린 자녀가 체하고, 심한 경우에는 반성문을 쓰거나 벌을 받았다면서 교사를 몰아붙였다. 비좁은 식당에서 전교생이 제한된 시간에 식사를 해결하려다 빚어진 일이다. 경기도 일산의 한 고교에서도 급식식당 문제로 교사들이 삭발을 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점심시간이 촉박해 1교시 수업시간을 20분 당기려 했으나 교사회의에서 부결됐다. 고민하던 교장선생님이 직권으로 수업시간을 당기려 하자 일부 교사들이 삭발을 하며 반발했다는 것이다. 급식식당 운영은 교육부 권장사항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음식부패 등 위생상의 문제가 있어 식당배식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배식시간을 학년별로 시차를 두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배도 고프지 않은데 점심을 일찍 먹게 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등 오히려 일선 학교에서는 식당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급식의 중심은 학생이어야 한다. 청주의 초등학교건 일산의 고등학교건 학생보다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너무 나섰다. 어려웠던 시절에는 콩 한쪽도 나눠먹는 정이 있었지만 오히려 풍요로워진 요즘에는 자신의 권리와 주장만 내세우는 탐욕과 욕심만 있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교사 교무행정 부담 줄인다

    “선생님 힘내세요.” 15일은 25회 스승의 날. 하지만 대부분의 전국 초·중·고교는 이날 학교 문을 닫는다. 촌지를 받는다는 엉뚱한 오해를 받기 싫어서다. 이런 가운데 교육인적자원부는 14일 교권 확보 및 교원들의 사기진작 종합대책을 마련했다.●수업시간 단축 교원들의 주당 수업시간이 학교급별로 2014년까지 약 2∼6시간씩 줄게 된다. 현재 주당 수업시간은 초등 25.9시간, 중학교 20.9시간, 고교 17.7시간이다. 이를 2014년까지 초등 20시간, 중학교 18시간, 고교 16시간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교원 배치기준을 학급수 기준에서 주당 평균수업시간 기준으로 바꾼다. 교원들의 행정업무를 도와줄 정규직 직원도 교무실에 추가 배치된다.2014년까지 연차적으로 학교 규모에 따라 1∼2명씩 교무행정 지원인력이 증원된다. 이들은 교무실에서 교사들의 교무행정을 실질적으로 돕게 된다. 이밖에 외부에서 학교로 요청하는 공문을 해당 교육청이 일괄 접수ㆍ선별ㆍ배포하도록 해 불필요한 업무가 학교에 몰리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최우수 교사상 제정 교육부는 수업을 잘하는 교사 등을 뽑는 ‘Best Teacher Prize’를 제정, 내년부터 운영한다. 대상은 현직교원 20명, 퇴직교원 5명이다. 현직 교원은 수업영역부터 선정하되 학생지도영역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특히 현직교원에게는 ‘Best Teacher 인증서’를 수여, 현장 장학요원, 교원양성·연수기관 강사로 활용하는 한편 장기 해외연수를 희망하면 우선 선발, 선진 외국교육에 대한 경험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도 명예·정년퇴직자 훈·포장, 스승의 날 모범교원 표창, 올해의 스승상 등 다양한 포상제도가 있다. 하지만 포상 대상자를 공적보다는 경력·직급 위주로 선정하는 등 포상의 의미와 목적을 제대로 살리리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원들의 자기계발을 위해 현재 65∼75% 정도 지급하는 직무연수 경비를 2007년까지 1강좌를 기준으로 100% 지원키로 했다.●교원용 법률지원단도 운영 학교 안전사고나 학부모의 불법 부당행위 등으로부터 교권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망도 대폭 강화된다. 교육부는 학부모나 학생의 교사에 대한 폭언이나 폭행 등 교권침해를 막기 위해 시·도 교육청별로 법률지원단을 구성, 전담 변호사가 법률자문이나 소송 대행 등을 하도록 했다. 교권침해 사안이 발생하면 관할 경찰서 관계관이 즉각 출동하고 교원에 대한 수사는 별도 장소에서 하는 등 유관기관과 협조체제도 구축키로 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5) 미국 하버드대

    [명문대 교육혁명] (5) 미국 하버드대

    |케임브리지(미국 매사추세츠주) 이도운특파원|세계 최고의 대학이라는 하버드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우수한 학생과 탁월한 교수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한층 가속화되고, 뿌리가 다른 학문간의 공동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대학 행정부의 세대교체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말 로런스 서머스 총장은 하버드의 교수와 학생, 교직원, 동창들에게 ‘2006년과 그 이후’의 대학 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머스 총장은 하버드 대학이 당면하고 있는 도전과 과제로 ▲모든 분야에서 가장 똑똑한 학생을 선발해야 하고 ▲교수진을 강화하고 다양화해야 하며 ▲최선의 교육 방법을 제시해야 하고 ▲과학 분야에 더욱 정성을 기울여야 하며 ▲인문학과 예술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늘려나가며 ▲대학내 리더십을 개선해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머스 총장은 “대학을 정부나 기업처럼 운영하려 한다.”는 교수와 학생들의 비판에 부딪치자 지난 2월 조기 사퇴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그가 제시한 방향은 개인이 아니라 대학 전체의 어젠다이기 때문에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대학 관계자는 밝혔다. 지난해 하버드의 미식축구팀에 쿼터백(볼을 배급해주는 선수) 자리가 비었다. 하버드는 체육 특기생을 별도로 모집하지 않는다. 따라서 고교 시절 쿼터백으로 활약했던 학생들 가운데 두명을 예비후보로 추려냈다. 두 학생 모두 운동도 잘했을 뿐만 아니라 성적도 최상위권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 학생은 명문 사립학교 출신이었고, 다른 학생은 가정 환경이 그리 좋지 못한 공립학교 출신이었다. 30명이 넘는 학생선발위원들이 두 학생을 놓고 며칠간 난상토론을 벌인 뒤 공립학교를 졸업한 학생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하버드는 부자들의 학교로 소문나 있다. 학생들 가운데 6분의 5가 평균소득 이상인 가정의 자녀다. 서머스 총장은 “최근 미국 사회의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사회적 변동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저소득층의 자녀 가운데 재능이 뛰어난 학생들을 하버드가 적극 수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버드는 이에 따라 올해부터 연소득 6만달러(약 6000만원) 이하인 가정의 자녀가 입학하면 학비를 전액 면제해줄 방침이다. 하버드의 1년 학비는 3만∼4만달러 정도이기 때문에 미국의 중산층 가정에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버드의 교직원과 학생들은 스탠퍼드 대학 얘기가 나오면 다소 민감하게 반응한다. 야후, 구글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실리콘 밸리와 가까운 스탠퍼드 공대에서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공계는 하버드가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이다. 서머스 총장은 서한을 통해 줄기세포 연구 등 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버드는 현재의 캠퍼스 외곽인 알스턴 지역에 새로운 캠퍼스를 건립중이다. 이곳에는 대규모 과학 연구 단지가 계획돼 있다. 앞으로 10∼15년 뒤 알스턴 캠퍼스가 완성되면 “하버드에 칼텍(캘리포니아공대)이 하나 더 생긴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버드는 또 지난 2004년부터 학부의 커리큘럼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점검의 방향은 ▲신입생을 상대로 한 소규모 토론 교육 기회를 늘리고 ▲학생들이 전공과 관계없이 다양한 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며 ▲국제화 시대에 맞춰 해외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주는 것이다. dawn@seoul.co.kr ■ ‘케이스 스터디’ 유수기업들 매료 |케임브리지(미국 매사추세츠주) 이도운특파원|“오늘의 수업 주제는 예고한대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분야입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경영대학원)의 조던 시겔 교수는 수업에 들어가기 앞서 특별강사로 참석한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을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이어 시겔 교수는 칠판에 수업의 논점을 적었다.1. 삼성은 ‘낮은 원가’와 ‘차별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는가? 2. 삼성이 유지해온 경쟁력에 대한 도전들은? 3. 삼성은 중국에 아웃소싱을 해야 할까? 시겔 교수는 “삼성 반도체가 낮은 원가로 품질 차별화에 성공했을까. 그렇다면 그 요인은 무엇일까.”라는 화두를 던진 뒤 “메간 허들스턴(가명) 양이 먼저 대답해달라.”고 토론을 유도했다. 허들스턴이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마치자 곧바로 수십명의 학생이 손을 들었다. 시겔 교수가 먼저 손을 든 학생을 지명하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답변이 나왔다. 이렇게 불이 붙은 토론은 70분간 쉬지 않고 이어졌다. 수업 종료를 10분 남기고 황 사장이 직접 나서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벌였다. 학생들은 황 사장에게 “중국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냐.” “중국의 저가 반도체 부상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이냐.”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황 사장의 답변이 끝나고 수업이 끝났다.90명의 학생이 황 사장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기립박수를 보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케이스 스터디(사례연구)’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교수가 다음 수업의 케이스 스터디 대상 기업을 지정해주면 학생들이 사전에 그 기업을 연구하고 수업시간에는 강의없이 토론만 이뤄진다. 수업 내용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라는 이름의 잡지로 제작돼 미 전국의 서점에서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제임스 아이즈너 홍보담당관은 “케이스 스터디 방식으로 다양한 기업의 다양한 문제들을 접하기 때문에 졸업생들은 미래에 어떤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면서 “그 때문에 세계적인 기업들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졸업생들을 앞다퉈 채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학생보다 교수들이 힘들다는 말도 나온다. 똑똑한 학생들이 어떤 질문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철저하게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 한 교수는 사석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로부터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비즈니스 스쿨의 한 학년은 900명. 이들이 10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수업을 한다. 같은 과목도 섹션마다 가르치는 교수가 다르다. 교수들은 사전에 모여 수업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것인가 하는 ‘티칭(teaching) 포인트’를 결정한다. 이에 따라 어느 섹션에서 수업을 들어도 결과는 비슷하다. 교수들은 수업이 끝나면 토론 내용을 토대로 학생들의 점수를 매긴다. 따라서 90명의 학생 가운데 누가 무슨 말을 했는가를 정확히 기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수들은 학기 전에 좌석 배정표를 보고 학생들의 이름은 물론 경력까지 모두 파악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시설은 특급 호텔 못지않다.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비즈니스 스쿨의 독자적인 기부금 모금액은 5억 9000만달러(약 59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로 스쿨(법대)이 모금한 액수의 두배가 넘는다. 글 사진 dawn@seoul.co.kr ■ 브랜드 관리 엄격한 ‘대학의 구치’ “하버드는 대학의 구치(Gucci)다.”(스탠리 카츠 프린스턴 대학 예술문화정책연구소장) 하버드는 ‘브랜드’ 관리가 매우 엄격하다. 하버드의 소속원들도 하버드란 이름을 함부로 사용할 수가 없다. 하버드의 브랜드 관리를 담당하는 조지프 린 대외협력처 처장은 “교수들은 ‘하버드 로고가 새겨진 용지에 편지를 써도 되는가.’,‘하버드 인장을 대외문서에 사용해도 되는가.’를 일일이 나에게 물어볼 정도”라고 밝혔다. 린 처장은 “하버드에는 하루에도 몇 건씩 영화와 사진 촬영, 인터뷰 요청이 몰려온다.”면서 “이를 모두 허용하면 캠퍼스가 1년 내내 촬영장이 되므로 거절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안에 따라 꼭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관계자들이 위원회를 열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사진 전문 잡지인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촬영 허가 요청이 자주 오지만 위원회에서는 ‘왜 필요한가.’를 따져본 뒤 대부분 허가하지 않는다고 린 처장은 말했다. 린 처장은 “지난해 한국에서도 2차례 촬영 요청이 있었지만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에서의 광고 촬영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많이 입고 다니는 하버드 로고가 새겨진 셔츠 등은 학교에서 허가해줬다. 린 처장은 수익의 일정 부분이 장학금으로 기탁된다고 설명했다. 린 처장은 하버드라는 이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위반자를 색출한다고 밝혔다. 특히 마치 학문적으로 하버드와 연관된 것처럼 암시하는 브랜드의 도용은 강력하게 대응한다고 한다. 대외협력처에는 브랜드 도용을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직원도 있다고 한다. 400년의 역사를 지닌 하버드는 교내의 건물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낡은 건물이라고 해서 부수고 다시 짓는 경우가 없다. 아무리 돈이 많이 들어도 건물의 골격은 유지한 채 내부만 수리한다. ■ 한국 학생들이 느끼는 비즈니스 스쿨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2008학번(미국 대학은 졸업연도를 학번으로 쓴다)에는 모두 9명의 한국학생이 있다. 이 중 박설미·성정민·김수영·유달내씨와 좌담을 가졌다. 네명 모두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전공은 소비자·신문방송·경영·심리 등으로 다양했다. 이들은 20세기 폭스, 매킨지, 베인 앤드 컴퍼니 등의 한국지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한국에서의 대학 생활과 무엇이 다른가. -(김) 한국처럼 평소에는 그럭저럭 하다가 시험기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업마다 준비하지 않으면 아예 수업에 들어가지도 못한다. 매일 시험보는 기분으로 산다. 새벽 3,4시까지 공부하고 학교 가는 날이 대부분이다. 미국 학생들은 주말이면 확실히 놀더라. -(성) 수업시간에 얼마나 참여하느냐가 중요하다. 성적의 50%는 수업에 참여해서 무슨 말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한 반에 90명이 함께 수업을 한다. 따라서 나머지 89명이 할 수 없는 얘기를 찾아내야만 한마디라도 할 수 있다. 수업 시간에 뭔가 기여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도 있다. -(유) 학교가 학생들의 경력이나 진로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을 느낀다. ▶교수들과 학생간의 관계는. -(성) 학생들에 대한 교수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교수에게 질문을 하려고 이메일을 보내면 “직접 만나 얘기해보자.”는 답변이 돌아온다. 수업준비도 정말 열심히 해온다. ▶이곳 학생들의 강점은. -(박) 이곳 학생들은 일단 생각을 시작하면 곧 입에서 나오는 순발력을 갖추고 있다. 수업 시간에 발표할 때에는 생각이 빨리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주입식 교육을 하다보니까 의제가 던져졌을 때 머릿속에서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성) 우리는 생각을 한 다음에 말을 하지만 미국 친구들은 일단 말을 시작하면서 생각하는 것 같다. ▶이른바 아시안 파워를 느끼나. -(김) 도요타의 개혁이 중요한 수업 주제였다. 개선을 뜻하는 ‘카이젠’을 무슨 바이블처럼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기도 했다. -(성) 같은 학년 900명 중 중국계와 인도계는 각각 100명 정도가 된다. 수업중에도 아웃소싱 등과 관련된 인도 케이스가 많이 나온다. 중국도 잠재적 경쟁자로서 계속 거론된다. ▶한국의 존재는. -(김) 한국학생은 9명으로 많은 편이다. 왜냐하면 생각보다 유럽에서 온 학생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 [열린세상] ‘경악할 만한’ 전교조위원장 교육관/남승희 명지전문대학 교수·바른교육실천운동 공동대표

    지난달 여당 원내대표가 ‘경악할 만한 비리’를 폭로하던 날 정작 국민들을 경악케 한 것은 전교조 위원장의 한 일간지 인터뷰 기사내용이었다.‘전교조의 초심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전제한 후 교원평가와 수준별 학습 반대, 의식화 교육과 계기수업 강화, 대학 평준화와 국립대 통합 등을 지지하고 이를 추진하겠다고 못박았다. 교육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사회를 향해 일갈하고 있지만 오히려 학부모들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는 무책임한 주장을 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게 한다. 교원노조의 권리와 역할을 정부와 학부모보다 우위에 놓고 있는 듯한 시각도 놀랍지만 시대착오적 발상이 더욱 놀랍다. 전교조가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기고 있는 ‘평등’의 개념조차 구시대적이기 때문이다.‘평등’이란 ‘equality’ 즉 ‘누구나 똑같게 하는 것’보다는 ‘equity’ 즉,‘능력 있는 사람은 능력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을 성취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서로 다른 삶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등한 대우가 동등한 결과를 산출해낼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세계적 추세는 ‘Equity leads to equality‘, 즉 ‘공평이 평등을 이끌어간다.’는 인식으로 가고 있다. 사회주의가 시도했던 ‘모두가 같은 것을 갖는’ 평등이 아니라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는’ 평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차이’를 ‘차별’로 얘기하고 싶어하는 전략도 보인다. 차이를 차별 또는 서열화라고 규정지어 차이 자체를 서열화로 인식되게 하는 독소적 가치관을 재생산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의식화교육과 계기수업을 강화하겠다는 주장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전교조의 이념 교육이 보편타당한 가치관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대다수 학부모들의 시각이니 말이다. 학생들은 교사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주장은 자가당착적이다. 학생들은 교사의 의견에 절대적 신뢰감을 표현한다. 이는 나이가 어릴수록 강하게 나타난다. 교사의 가치교육이 신중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책임전가도 문제다. 많은 학생들이 차별을 느끼는 직접적인 주체가 ‘무시하고 무관심한 교사들로부터’라는 사실을 모른단 말인가? 학생들이 진로나 이성문제로 고민할 때 교사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모든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수준에 맞게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납세자인 학부모들의 절대적 권리이자 당연한 요구다. 수업 잘하는 교사에 대한 평가와 보상은 정당한 것이다. 학부모들이 한때 전교조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졌던 것은 촌지거부 운동 때문이었다. 학부모들이 전교조에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초심 운운하며 이념교육을 하겠다는 전교조의 지나치고 넘치는(?) 친절은 정중히 사양한다. 교사의 직무는 학생들이 세계를 의미 있게 이해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을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전교조에 제안한다. 학생들에게 이념교육 대신 풍요롭고 아름다운 예술적 경험을 하게 하자. 예술적 경험은 학생들이 어른들의 훈계 없이도 도덕적 행동과 인생의 가치를 깊게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학생들의 미래를 훨씬 풍요롭게 할 것이다.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정답이 없는 것이 이 시대의 특징이다. 이 시대는 오히려 다양성과 선택을 요구한다. 직업 세계가 급변하는 시대에는 유연성과 독립성을 길러주어야 하고, 정보가 넘치는 사회에는 판단력과 분석력을 증진시켜주는 것이 21세기형 교사임을 인식하자. 남승희 명지전문대학 교수·바른교육실천운동 공동대표
  • 美 대학원 강의실 ‘노트북 사용’ 금지해?

    美 대학원 강의실 ‘노트북 사용’ 금지해?

    미국의 대학원들이 강의실에서 학생들의 노트북 사용을 허용하는 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노트북 사용이 강의에 대한 집중을 막고 수업분위기를 해친다는 교수들의 불만이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시간대 로스쿨의 던 헤어조크 교수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공들여 준비한 강의를 마친 뒤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한참동안 어색한 침묵만 이어진 것이다. 같은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헤어조크 교수는 시간을 내 동료 교수 강의실에 들어가 보았다. 강의실 광경은 경악 그 자체였다. 무선 인터넷에 접속한 노트북으로 신문을 읽거나 이메일을 검색하는 것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옷을 고르거나 주식거래 사이트를 기웃거리는 등 서핑에 정신이 팔린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던 까닭이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4일 한때 첨단 교육환경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무선 인터넷망이 교수들로부터 집중적인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UCLA와 버지니아대에 이어 미시간대 로스쿨이 최근 강의실에서 학생들의 인터넷 노트북 사용을 금지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에 재직중인 두 명의 교수도 강의실에서 노트북 컴퓨터의 인터넷 접속을 막아달라고 학교측에 요청했다. 교수들이 노트북 사용에 반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얼굴을 마주보며 토론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반발은 만만찮다. 미시간대 로스쿨에 재학중인 마이클 제이콥슨은 “노트북 컴퓨터는 수업시간에 흘려보낼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할 수 있게 함으로써 학습에 획기적 진보를 가져왔다.”고 옹호했다. 인터넷 사용을 막는 것에 대한 불만도 적지않다. 인터넷도 엄연한 학습도구인만큼 강의실에서도 인터넷 접속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인터넷 사용 옹호자들은 강의실에서 교수와 학생이 온라인으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을 수 있고 토론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신문은 강의실에서 온라인 컴퓨터의 사용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 대학의 약 25%가 캠퍼스 전역에 무선 네트워크망을 설치해놓고 있다.2004년의 16%,2000년의 3.8%와 비교해 획기적인 진전을 이룬 셈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佛 학교폭력 충격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에서 교사들에 대한 학생들의 폭력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수업시간 중 한 학생이 여교사를 폭행하는 장면이 휴대전화로 촬영된 뒤 언론에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일간 르파리지앵의 일드프랑스 지역판은 26일(현지시간) 파리 남서쪽 교외에 있는 포르슈빌 직업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여교사에게 의자를 던지고, 벽으로 몰아세워 협박하며 발길질을 하는 사진들을 게재했다.이 사진들은 젊은이들 사이에 유포된 비디오에서 따온 것으로 폭행 학생과 같은 반의 학생이 휴대전화로 촬영해 인근 마을 망트라졸리에 있는 친구에게 보냈던 것들이다. 학생들에 따르면 사회과 담당인 여교사(34)로부터 평소 지각, 수업태도 불량에 대해 지적을 당했던 이 학생(18)은 사건 당일인 25일에도 수업이 시작된 뒤 뒤늦게 교실에 들어왔다. 학생은 교사에게 다가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폭행을 했다. 여교사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다른 교사들이 뜯어 말려 다행히 여교사는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많은 충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이 학교 티에리 칼베 교장은 말했다. 베르사유 검찰은 사건 당일 문제의 학생을 훈방 조치했으나 폭행장면이 신문에 공개된 뒤 “사건에 대해 판단을 잘못했다.”면서 이 학생을 폭행혐의로 구속했다.폭행장면을 찍어 비디오를 유포한 학생도 교사의 사생활을 침해한 혐의로 수배 중이다.lotus@seoul.co.kr
  • 영재선발은 까다롭게 학습은 자유롭게

    영재선발은 까다롭게 학습은 자유롭게

    “우리 아이도 영재가 아닐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번쯤은 영재교육에 관심을 가진다. 자녀가 평범한 아이라도 관계없다. 조금이라도 잘 키우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도 영재교육 필요성을 인식하고 교육대상자를 늘려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운영 중인 영재교육현장을 찾았다. 영재들이 받는 교육이 일반 학교 교육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영재판별법 및 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르는 노하우도 안내하고 있다. 영재 세상으로 들어가 보자. “킥보드와 자전거의 차이점을 설명해 보세요.”“신체의 결함을 보조해 주는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왜 만들어졌는지 말해 보세요.” 서울시 산하 11개 교육청별로 운영하는 초등학교 과학영재교육원에 치열한 경쟁 끝에 합격한 4∼6년생들에게 주어진 문제다. 학생들은 3차 창의력 문제 해결능력 검사와 4차 심층면접 등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합격생 모두 이 질문에 대해 정확히 답하고 조리있게 말했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모인 이 아이들은 과연 어떤 공부를 하고 있을까. 지난 20일 서울 강서교육청 산하 강서구 가양2동 탑산초등학교내 과학영재교육원을 찾았다. ●일반학급보다 더 시끄러운 영재학급 학교 운동장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장난치는 아이들로 넘쳐났다. 건물 안으로 들어와도 상황은 마찬가지. 마침 쉬는 시간이었는지 아이들의 시끄러운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도 영재반은 조용하겠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조용히 선생님 말씀 잘 들으며 공부하겠지.’라는 상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영재반은 다른 교실보다 2∼3배는 더 시끄러운 듯했다. 강서교육청 산하 62개 초등학교에서 모인 과학영재들은 탑산초등학교 3층에서 공부한다.4학년(최무선반) 16명,5학년(에디슨반) 16명,6학년(장영실반) 15명등 모두 47명이다. 5학년 에디슨반에서는 ‘전류와 자기장’을 배우고 있었다. 아이들은 실험을 위해 하얀색 가운 차림이었다. 수업시간은 오후 2시부터 3시50분까지. 김대준, 김진숙 두 교사가 지도한다. 교사 1인당 학생 비율이 8명인 셈이다. 아이들의 책상 위에는 전압센서·자기센서·건전지·에나멜선·나침반·꼬마전구 등 온갖 실험도구들이 나란히 놓여 있다. 학생 실험에 교사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손을 들고 질문할 때 도우미 역할만 한다. 학생들은 교사가 직접 만들어 오는 학습과제 인쇄물을 통해 스스로 실험하고 결과를 도출해 낸다. 이날 하람(11·염창초)양과 상기(11·서정초)군은 전류가 흐르는 전선 위에 놓인 나침반의 움직임을 통해 전선 주변에 자기장이 만들어지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들은 더 나아가 자기장의 세기를 측정하려는 실험까지 시도했다. 물리학자가 꿈인 하람이는 “학교에서는 이런 실험을 자주 할 수 없다.”면서 “하얀 가운을 입고 실험하는 것도 멋지고,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이 도와주니까 더 좋다.”고 말했다. 김진숙 교사는 “영재반 아이들의 이해력과 창의력이 뛰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아이들을 제어하고 통제하기보다는 능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재반 아이들의 교재는 정해져 있지 않다. 영재반이 처음 구성되던 2003년에는 서울시교육청이 개발한 ‘과학영재 교사학습자료’를 많이 이용했다. 하지만 교사들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직접 개발한 내용을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4학년 최무선반을 맡고 있는 조경옥 교사는 “지난해에는 선생님들이 개발한 교수법을 책으로 만들기도 했다.”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선생님들도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초등학생 가운데 0.14%만 영재교육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초등학생 수는 71만 8083명이다. 이 가운데 수학·과학 영재반에 들어간 학생은 4∼6학년 각각 11개 학급씩 모두 66개 학급,990명이다. 초등학생 1만명 중 14명 꼴인 0.14%만이 영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선발 과정이 까다롭다. 2005학년도까지는 4학년 첫 영재선발 시험에 합격하면 6학년 때까지 3년 동안 자동으로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학년별로 매년 시험을 치러 학생을 뽑는 것이다. 올해 영재교육 대상자들은 초등학교 3년생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이뤄졌다.▲접수일 1개월 전 모집요강, 지원서류 공고 ▲1차 전형(서류전형, 학교장 추천) ▲2차 전형(논리적·사고력 검사)-학년별 재적수의 3%이내 ▲3차 전형(창의적 문제 해결력 검사)-모집 정원의 1.5배 선발 ▲4차 전형(심층 면접) 등 다단계 심사를 거쳐야 한다. 전형절차가 까다롭다 보니 실제로 3차 전형까지 최고점을 받은 학생이 4차 전형에서 창의적인 사고력 부족으로 한마디도 못하고 최하의 점수로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어떤 분야에 대해 폭넓은 지식 없이 단순한 선수(先修)·반복 학습만 해 왔기 때문이다. 자기 주도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있어야 합격할 수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영재판별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아이도 혹시 영재가 아닐까.”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영재 판별은 어떻게 해야 하나. 보통 지능지수(IQ) 얼마 이상인 아이를 영재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지능만 높다고 영재라고 할 수는 없다. 아무리 지능이 높아도 과제에 대한 집착력이나 창의성 없이는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없다. 영재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다르다. 지능과 창의력, 과제 집착도의 교집합으로 본 학자도 있고 환경이나 운(運)까지 영재의 요건에 포함시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영재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있다. 한 분야를 많이 좋아하고 특별히 가르치지 않아도 또래의 아이들보다 언어나 수리감각 등에서 1∼2년 정도 앞섰다면 시·도 교육청이나 전문가들에게 문의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영재는 복잡한 과제를 던질 때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평재는 처음하던 방법이나 익숙한 방법을 반복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서혜애 영재교육센터 소장은 “영재는 판별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 소장이 말하는 영재는 영재교육기관 등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높은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할 만한 능력을 갖춘 아이들을 말한다. 따라서 그들은 ‘선발’되는 것이다. 서 소장은 “우리나라 최고인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도 3∼4개월에 걸쳐 영재를 뽑아 놓고도 제대로 뽑았는지 의아해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단시간에 영재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영재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간단한 점검을 통해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재 판별은 보통 아이들과의 비교에서 나타나는 상대적인 것이다. 세계적으로 1930년대에는 그 사회의 1%,70년대는 3∼5%,90년대 이후는 15% 정도를 영재로 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나라들이 영재의 범위를 넓혀 조금이라도 영재성이 보이면 교육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이보다 어린 아이의 경우 영재 판별은 지능검사 등을 사용해 타고난 능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각 분야별 특수 재능의 우수한 정도에 초점을 맞춰 판별해야 한다. 왜냐하면 타고난 능력이 우수한 영재는 개인적인 환경과 경험에 따라 중·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특별히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분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서울교대 과학영재교육원 강완 교수는 “정확히 영재라고 부를 수 있는 아이들은 흔치 않다.”면서 “하지만 최근 개발된 측정시험으로 가능성은 점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센터 홈페이지(gifted.kedi.re.kr)에는 간단한 문답을 통해 영재 가능성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창의력 향상교육은 어떻게? 창의력·사고력·상상력…. 영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중요한 능력들이다. 과연 이런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욕조에 몸을 담갔을 때 물이 넘치는 것을 보았다. 이를 통해 그는 금의 순도가 다르면 부피가 달라 넘치는 물의 양도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욕조에 몸을 담그면 물이 넘치는 일반적인 사실에서 밀도가 다르면 부피가 다르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는 능력, 이것이 바로 상상력의 범주에 들어가는 유추력이다. 유추력은 아이의 머리를 끊임없이 자극할 때 키워진다. 특히 줄거리가 있는 그림책을 아이에게 보여주다가 책을 덮고 다음 장면을 물어보는 과정을 통해 크게 성장할 수 있다. 간단한 수학문제를 풀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도 있다. 공식을 미리 알려줘 풀게 하기보다 스스로 공식을 만들어 보게 하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하나하나 전개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스스로 만들어낸 공식은 죽는 순간까지도 잊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어른이 봤을 때 공통점이 별로 없어 보이는 두 사물을 제시하고, 아이에게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도록 하는 것도 상상력과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컵과 접시를 아이에게 주고 비슷한 점이나 다른 점을 찾게 하면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온갖 상상이 전개된다. 시중에서 파는 퍼즐도 아이의 기억력과 유추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전문가들이 말하는 분야별 영재의 특징 ●개인적 통찰 -자립심이 강하다. -혼자서 하는 놀이나 취미가 많다. -혼자 있기를 원할 때 찾는 장소가 따로 있다. -커서 무엇이 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자아의식이 강하다. -종교나 심미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대인관계 -낯선 사람들과 빨리 친해진다. -친구를 잘 사귄다. -친구들 간에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또래들 사이에서 지도자 역할을 한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파악한다. -다른 사람의 느낌에 쉽게 공감한다. -혼자서 놀기보다는 다른 친구들과 놀기를 좋아한다. -세계의 여러 나라와 지역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음악 -옹알이 할 때 노래 부르듯 한다. -장난감이나 가구, 부엌용품으로 리듬 있게 소리내기를 즐긴다. -좋아하는 노래를 녹음해 놓고 듣기를 즐긴다. -혼자서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를 즐긴다. -악기 연주하는 것을 즐긴다. -음악이 나오면 즐거워하고 멜로디, 리듬 등을 쉽게 기억하여 노래나 악기로 재현해 낸다. -여러가지 소리를 잘 구별한다. -노래의 음조를 바꾼 뒤에도 일관성 있게 잘 부른다. ●신체·운동 -걷기를 일찍 시작한다. -찰흙 놀이, 가위질 하기 등을 즐긴다. -매우 활동적이다. -여러가지 운동을 잘한다. -무용, 발레, 체조와 같은 신체적인 활동을 즐긴다. -야외에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연극이나 인형극 놀이를 즐긴다. ●공간 -그림 그리기나 물감놀이를 즐긴다. -퍼즐이나 장난감들을 분해하고 다시 끼워 맞추기를 좋아한다. -레고나 블록 쌓기, 또는 모래성 쌓기를 즐긴다. -길을 잘 찾고 방향감각이 뛰어나다. -동화책을 볼 때 그림에 더 관심이 많다. -그림을 그릴 때 아주 세밀하게 그린다. ●논리·수학 -한번 풀기 시작한 문제는 끝까지 풀어내려고 노력한다. -수와 관련지어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과학 실험을 즐긴다. -수리적 개념을 쉽게 이해한다. -숫자 세기를 즐긴다. -물건의 작동원리나 자연의 이치에 대하여 질문을 많이 한다. -블록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에 원인과 결과를 찾는 것을 즐긴다. -패턴이나 규칙을 찾아내려고 애쓴다. ●언어 -이야기나 동요, 동시, 역사적인 사실, 다른 일상적인 일 등을 쉽게 기억한다. -일찍부터 책읽기를 즐긴다. -시, 동화나 낙서 등을 좋아한다. -상황에 적절한 어휘를 사용하여 조리 있게 말하는 편이다. -사전이나 백과사전을 즐겨 찾는다. -또래보다는 나이 많은 아이들과 이야기하기를 더 좋아한다. -어느 장소에 가더라도 책을 찾아서 읽는다. -어른과의 대화에서도 상당히 의미 있게 주제를 전개한다.
  •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3) 미국 예일대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3) 미국 예일대

    |뉴헤이번(미국 코네티컷주) 이도운특파원| 예일은 ‘퍼블릭 서비스(public service·공공부문)’를 강조하는 대학이다. 이것이 다른 대학들과 비교되는 예일대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미국의 최근 6명의 대통령 가운데 4명(제럴드 포드, 조지 H 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이 예일 출신이라는 사실이 이를 상징적으로 뒷받침한다. 미국 대학 졸업생은 평균 5% 정도가 퍼블릭 서비스 분야로 나간다고 한다. 예일의 경우는 그 비율이 40%가 넘는다. 연방 및 주 정부·의회뿐만 아니라 비정부기구(NGO)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다. 예일 로스쿨의 홍보담당자인 클라스 버그먼은 “NGO나 국제봉사단 등 경제적 보상이 낮은 공공분야를 선택하는 졸업생들에게는 다른 동료들과의 수입 격차를 보전해 주는 프로그램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예일대 캠퍼스를 둘러보면 사회 봉사의 징표들을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다. 각 단과대학과 기숙사의 게시판에 붙은 벽보에는 ‘뉴헤이번 흑인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 교육’이나 ‘뉴올리언스 복구 지원’ 등 각종 봉사 활동에 참여할 학생을 모집하는 광고가 가득하다.‘북한 주민에게 인권을’이라는 주제의 모임도 눈에 띄었다. 예일대 사회봉사의 본산은 캠퍼스 서쪽에 자리잡은 ‘드와이트 홀’이다. 이곳에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공공서비스 및 사회 정의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이 센터는 2000명이 넘는 예일 학생들이 가입해 뉴헤이번에서만 60가지가 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달에는 현안이 되고 있는 이민자 문제와 노인 복지 문제에 대한 토론회도 개최했다. 예일대는 21세기로 접어들면서 학부 학생들의 교양 교육을 강화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퍼블릭 서비스라는 강점을 계속 살려나간다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예일대는 지난 10여년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올해부터 학부의 커리큘럼을 개편했다. 본격적인 커리큘럼 개편은 수십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커리큘럼 조정위원회에 참여했던 최승자 한국어과 교수는 “개편의 핵심은 국제화와 수량적 논리(Quantatitive Reasoning), 작문능력 강화”라고 설명했다. 국제화를 위해 예일대는 학생들에게 외국어 하나는 상급 수준으로 익힐 것을 필수화했다. 이전에는 외국어를 중급 정도까지만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상급까지 마치거나 또다른 제3의 언어를 중급까지 이수하도록 규정했다. 또 예일대는 외국 학생들에게도 미국 학생과 같은 기준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세계의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예일대의 기부금 총액은 152억달러로 하버드대에 이어 2위다. 수량적 논리는 쉽게 말하면 수학 처리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통계와 각종 수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그 요체다. 졸업 때까지 최소 3개의 관련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예일대에는 미국과 세계 전역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한다. 하지만 교수들은 학문적인 논문을 쓰기에는 학생들의 작문 실력이 모자라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작문 능력 강화가 개편의 핵심으로 나오게 됐다. 졸업 후 대학에 남든 다른 진로를 택하든 어떤 자리에서나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작문 실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게 예일대의 판단이다. dawn@seoul.co.kr ■ 로스쿨 수업 참관기 |뉴헤이번(미국 코네티컷주) 이도운특파원|월요일 아침 8시10분. 예일대 로스쿨의 1호 강의실로 학생들이 하나 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대부분 커피와 물통을 하나씩 손에 들고 있었다. 학생들은 이른 봄 아침의 추위를 막기 위해 목을 감았던 머플러를 푼 뒤 가방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먼저 꺼냈다. 학생들은 전원을 꽂은 다음 재빠르게 지난밤의 뉴스와 필요한 정보를 검색했다. 친구와 메신저로 아침 인사를 하는 학생도 보였다. 고색창연한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강의실의 벽면에는 예일 로스쿨을 거쳐간 저명한 선배들의 초상화들이 큼직하게 걸려 있었다. 8시20분 해럴드 고 학장이 강의실로 들어섰다. 한 손에는 책이 든 가방을,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있었다. 이날 수업은 고 학장이 직접 강의하는 국제법.100여개의 강좌가 마련된 예일 로스쿨의 경우 5∼10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수업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수업은 60명가량의 학생이 참석하는 드물게 규모가 큰 강의였다. 학생들의 자리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고 누구나 원하는 자리에 앉으면 됐다. 로스쿨 가운데 세계 최고라지만 이곳에도 5분이나 지각하는 학생들은 있었다.‘인포멀(informal)’하다는 평가를 받는 고 학장은 강의가 시작된 뒤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특별히 신경쓰지는 않는 것 같았다. 고 학장은 “국제법의 효력은 미국의 연방법과 주(State)법 가운데 어느쪽에 해당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이어 좀더 구체적인 질문들을 던졌다.“후세인이 미국내에서 고문 혐의로 기소될 수 있을까.”,“미국과 유럽연합(EU)이 동성결혼을 허락하는 조약을 맺으면 각 주에서 따를 의무가 있을까.” 고 학장은 해당 주제와 관련한 판례들도 설명하고, 꼭 읽어야 할 논문들도 소개했다. 그는 국제법이 미국내에 미치는 문제로부터 시작해서 유엔 등 국제사회의 문제로 점차 영역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 갔다. 또 고 학장의 수업에서 두드러진 점은 최신 시사문제들이 강의의 주된 소재로 등장한다는 점이었다. 국제법의 기구를 설명할 때는 현재 진행중인 유엔 사무총장 인선을 언급했다. 국제법과 외교정책간의 관계를 분석할 때는 이란 핵 문제가 등장했다. 90분간의 강의가 끝나자 마치 국제법으로의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느낌이었다. 제기된 문제들도 많았다. 그에 따라 학생들이 다음 수업시간 전에 준비해야 할 과제도 많았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고 학장과 학생들은 오랫동안 강의실을 떠나지 않았다. 학생들은 고 학장을 둘러싸고 수업시간에 다 마치지 못한 토론을 계속하고 있었다. dawn@seoul.co.kr ■ “법과 다양한 직업간 연결고리 마련에 중점” |뉴헤이번(미국 코네티컷주) 이도운특파원|예일대 로스쿨의 수업참관을 허락한 해럴드 고 학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예일 로스쿨은 미국에서 랭킹 1위다. 순위에 신경을 쓰나. -1978년 이후 1위를 달리고 있다. 아마도 순위를 매기는 것은 잡지를 팔기 위한 전략일 것이다(웃음).1위를 차지하는 것은 기쁜 일이다. ▶예일 로스쿨의 경쟁력은. -최고의 학생, 최고의 교수진, 이들을 둘러싼 최고의 지적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이중 하나만 있어도 훌륭한 학교가 되겠지만, 예일 로스쿨은 세 가지 모두가 잘 조합돼 있다. ▶커리큘럼을 바꾸나. -예일 로스쿨은 커리큘럼이 매우 개방적이다. 일단 교수를 채용하면, 그 교수가 가르치고 싶은 것을 가르친다. 교수들은 법의 변화를 늘 주목한다. ▶로스쿨에 비즈니스 스쿨이나 메디컬 스쿨과 공동으로 학위를 받는 ‘조인트 프로그램’이 많은데. -‘인터(inter) 프로페셔널리즘’을 강조한다. 법을 공부하고 의사가 될 수도 있고, 기업인이나 언론인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법과 이같은 직업간의 연결고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로스쿨 설립을 추진중인 한국에 어떤 조언을 해주겠나. -법은 학부보다는 대학원에서 다루기에 적절한 주제라고 본다. 보다 넓고 다른 분야와 조화된 안목에서 봐야 할 것이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경쟁하려면 그에 맞는 제도를 시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예일 로스쿨에 오기 원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웃으며 한국말로)열심히 공부하십시오. 정말로 열심히 공부하면 됩니다. 한국계인 고 학장은 인터뷰 내내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집무실에는 한국산 소품과 가족들의 사진, 그림 등이 진열돼 있었다. 고 학장은 장면 정권 당시 주미대사관 외교관으로 근무하던 중 5·16이 발생하자 미국으로 망명한 고(故) 고광림 박사의 3남. 하버드대학을 졸업했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뒤 대법관 서기, 변호사, 법무부 법률고문을 지냈다.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dawn@seoul.co.kr ■ 한국인 재학생들이 보는 예일대 |뉴헤이번(미국 코네티컷주) 이도운특파원|‘뚜렷한 목표와 이를 이뤄내는 열정과 개성.’ 미국의 명문 예일대에 다니는 제니퍼 서(미국학과 3학년)·그레이스 김(종교학과 3학년)·김정현(언어학과 2학년)씨는 좌담을 통해 동료 학생들의 공통점을 이같이 묘사했다. 그들은 “예일대는 이런 학생들이 가진 창조적 야망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제니퍼 서·그레이스 김씨는 미국에서 태어났다. 김정현씨는 두 살 때 호주로 이민을 갔기 때문에 셋 모두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다. ▶예일이 다른 대학과 비교해 특출난 점은. 제니퍼 서 컬럼비아대는 핵심 커리큘럼이 있어 반드시 들어야 하는 수업이 정해져 있다. 반면 예일은 학생들이 보다 폭넓고 다양한 수업을 듣도록 유도한다. 학기마다 인문분야와 과학과목 몇개를 수강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과목을 들어야 한다는 제한은 없다. 그레이스 김 다른 대학들은 학부에서도 비즈니스나 커뮤니케이션 등과 같은 실용 학문을 전공으로 삼는다. 그러나 예일은 순수하게 학술적인 전공만 있다. 학교는 사회에서 배울 수 없는 창조적 사고와 분석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예일의 교육 철학이다. ▶예일은 사회 봉사 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니퍼 서 좁게는 예일이 있는 지역에서부터 넓게는 국제적인 활동까지 매우 활발한 사회봉사가 일어나고 있다. 학생 누구든 사회 봉사를 위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 학교는 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싶으면 학교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음악 교실을 운영할 수 있다. 김정현 학칙상 사회봉사를 의무화하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학교는 학생의 자발적인 활동을 최대한 지원한다. 이것이 활발한 봉사 활동의 밑거름이라 생각한다. ▶예일대와 같은 미국의 명문 대학에 입학하고 싶어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제니퍼 서 예일에 다니는 외국 학생들은 똑똑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지만 뚜렷한 목표 의식이나 과외 활동에 대한 열정이 부족한 것 같다. 학문에만 열중하지 말고, 본인이 무엇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지 알고 이를 추구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정현 한국에서는 미국 명문대에 입학하려고 말하자면 이력서를 쓰기 위해서 운동도 하나, 악기도 하나, 이런 식으로 공식화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미국 대학 입시 관계자들은 이력서를 보면 그런 활동이 좋아서 하는 것인지 입학을 위한 것인지 다 안다. 따라서 입학 자격 요건에 본인을 맞추기보다 실제 자신이 관심이 있거나 재능이 있는 부분을 더욱 집중 계발하는 것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dawn@seoul.co.kr
  • 학교속의 ‘외국’ 영어체험센터

    학교속의 ‘외국’ 영어체험센터

    영어. 한국인에게 있어 영어는 무엇일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살아가는 동안 영어 때문에 한번쯤 고민해 보지 않은 한국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극단적 사교육의 한 행태인 조기유학도 알고보면 이 영어 때문이다. 최근 일부 광역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영어마을에 대한 관심도 같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영어마을 이용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기초 지자체에서 지원할 수 있는 학교단위의 영어체험 센터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내 일부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영어체험 센터 탐방기를 통해 영어 공부가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이 됐으면 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학교 속 영어마을’로 불리는 영어체험센터가 순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서울 대왕·대곡·역삼 등 3개 초등학교에서 운영을 시작했고 서초구내 3개 초등학교도 최근 개설을 완료했거나 조만간 공사를 마치고 문을 열 계획이다. 공교육에서 살아 있는 영어를 가르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만들어진 영어체험센터 수업 현장을 찾았다. ●“영어로 우리 문화를 말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 “Would you like something to drink?(뭐 좀 마시겠습니까?)”“Orange juice,please(오렌지 주스 주세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대왕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 비행기 안을 재현해 놓은 ‘에어플레인 존’(Airplane Zone)에서 4학년2반 남학생들이 각각 승무원과 승객 역을 맡아 영어로 대화한다. 어렵지 않은 표현임에도 처음에는 입이 잘 떨어지지 않지만 몇번 반복하다 보니 자신감이 붙는다. 옆 교실에서는 같은 반 여학생들이 출입국 절차를 배우기에 앞서 원어민 교사와 함께 외국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알아듣는 말도 있고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도 아이들의 시선은 선생님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수업시간 내내 즐거워 한 임우진(10)군은 “수업시간에 배우는 것보다 직접 말을 주고 받으면서 익히니 재미있고 쉽다.”면서 “시설도 근사하고 센스 있어 더욱 좋다.”고 말했다. 같은 반 김선호(10)군도 “말하고 놀다 보니 영어가 어렵지 않게 느껴져 좋다.”면서 “매일 이런 수업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학교에서는 1∼6학년 모두 영어체험선터에서 수업을 받는다.3∼6학년의 경우 1주일에 한번씩 받는 정규 수업과 별도다.2주에 한번꼴로 캐나다에서 온 원어민 교사 1명과 원어민 수준의 한국인 교사 1명이 한 학급을 절반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한다. 이곳에서는 수업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영어만 사용한다. 아이들은 처음 듣는 표현이라도 상황을 통해 말을 이해하고 교사 지시를 따른다. 지난달 15일 문을 연 센터는 이 학교만 쓰는 것이 아니다. 인근 10개교에서 신청받아 월·화·목요일은 본교 학생이, 수·금요일은 다른 학교 학생이 이용한다. 모두 8개 구역으로 구성돼 있는 이곳 체험센터는 공항 환경을 제대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교육 프로그램은 강남교육청이 만든 교재를 기본으로 전담 교사가 만들었다. 학교 고유 프로그램 안에는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서 흔히 나누는 대화 외에 우리 문화를 외국인에게 알리는 표현도 포함돼 있다. 이상천 교장은 “세계화라는 것은 단순히 외국의 문물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외국인을 만났을 때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김치’처럼 우리 고유의 것에 대해 설명도 할 수 있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딱딱한 책 대신 자유롭게 배운다 대곡초등학교에서도 지난달 개학 이후 전 학년이 영어체험센터를 이용하고 있다.2개 교실에 걸쳐 7개 구역이 들어서 있다.‘마켓 존’(Market Zone)과 ‘레스토랑 존’(Restaurant Zone)에 역점을 뒀다. 전 학년이 한달에 한번꼴로 수업을 받는다. 1·2학년의 경우 정규수업에 영어과목이 없기 때문에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전담교사가 함께 수업을 진행한다. 원어민 교사 주도로 수업하는 가운데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나오면 한국인 교사가 나서서 쉽게 설명해준다. 다른 학생보다 실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도 한국말 지도를 함으로써 수업에 뒤떨어지지 않게 한다. “Who wants to try first?”(누가 먼저 해볼래요?)“Me,me!”(저요, 저요!)출입국 과정에 필요한 표현을 배운 뒤 실제로 출입국 직원과 승객이 돼보는 역할극을 하려 하자 서로 먼저 하겠다고 아우성이다. 3∼6학년은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교사가 절반씩 나눠 수업을 한다. 고학년 수업은 좀더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만 학생들의 표정은 저학년 못지 않게 상기돼 있다.“Teacher,do you have some tissues?”(선생님, 화장지 있으세요?)“Sure.Caught cold?”(물론이지. 감기 걸렸니?) 정규 수업시간이지만 체험센터에서 아이들은 보다 자유롭게 말한다. 영어로 얘기한다는 규칙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편하게 대화한다.6학년 신다은(12)양은 “수업시간에 배운 영어를 쓸 데가 없는데 이곳에 오면 내가 아는 표현들을 말로 해 볼 수 있어 너무 좋다.”면서 “딱딱하지 않은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고 즐거워했다. ●생생한 영어 교육을 공교육에서 역삼초등학교의 경우 3∼6학년 학생들만 영어체험센터에서 영어를 배운다. 일주일에 한번꼴로 수업이 진행된다.3개 교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공간이 가장 넓다. 무대가 따로 만들어져 있어 영어연극 등을 할 수 있는 ‘드라마 존’(Drama Zone)이 눈에 띈다. 현재 7개 구역이 설치돼 있고 조만간 몇개를 더 추가하고 추후에는 새로운 것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실물 혹은 실물과 비슷하게 재현해 놓은 교실에 들어선 아이들은 처음에는 신기해서 두리번거리다가도 수업이 시작되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다. 일반 영어수업에서는 “이걸 왜 배워요.”라고 말하던 아이들이 이곳에서는 영어를 재미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전담교사 곽소연씨는 “공교육에서 생생한 영어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학습동기가 유발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잠원·언남·양재초 개설 중 서초구청의 지원을 받는 잠원·언남·양재 등 3개 초등학교는 최근 문을 열었거나 곧 수업을 시작한다. 잠원초등학교의 경우 지난 19일에 시설을 완비하고 수업을 시작했다. 모두 11개 존으로 다른 곳에 비해 구성이 훨씬 다양하다. 이 학교 영어담당 이지은 교사는 “학년별로 수준을 2단계로 나눠 수업을 진행한다.”면서 “교육청에서 만든 기본 프로그램과 별도로 저학년을 위한 콘텐츠를 따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두 학교도 모두 4월 내에 시설을 완비하게 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영어마을과 어떻게 다른가 영어체험센터는 서울 강남교육청이 강남구청과 서초구청의 지원을 받아 우선 6개 초등학교에 설치·운영한다. 강남구청과 서초구청은 관내 학교에 시설비로 학교당 각각 5000만원과 3000만원씩을 지원했다. 원어민 강사와 전담교사 월급 역시 각 구청이 지급한다. 각 체험센터는 2∼3개 교실에 7∼11개의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개 레스토랑 존(Restaurant Zone), 마켓 존(Market Zone), 폰 존(Phone Zone), 스트리트 존(Street Zone), 출입국 존(Immigration Zone), 은행 존(Bank Zone), 드라마 존(Drama Zone), 하우스 존(House Zone)등이 마련돼 있다. 각 구역은 실물사진으로 배경처리가 돼 있어 좁은 공간임에도 실제 상황을 잘 재현하고 있다. 또 각 공간에는 실물이나 모형(돈, 여권, 전화) 등이 마련돼 있다. 한마디로 ‘영어마을’이 넓은 공간에 외국을 재현해 놓은 것이라면 ‘영어체험센터’는 몇개 교실 안에 이를 축소해 옮겨놓은 것이다. 영어마을에 비해 더 좋은 점은 수업비가 무료라는 것. 방과후 수업과 같은 수익자 부담 수업을 제외하고는 정규 교과시간이나 재량수업시간에 따로 돈을 내지 않고 영어체험센터를 이용한다. 이런 무상교육이 가능한 것은 수십억∼수백억원대의 비용이 드는 영어마을과 달리 기존 학교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낮은 비용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가깝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미 여러 시·군 관계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각 학교를 다녀갔다. 기존에 일부 학교에 설치됐던 ‘잉글리시 존’(English Zone)과도 차별성을 보인다. 잉글리시 존은 학교 내 특정 장소에 원어민 선생님이 자리를 잡고 그곳에서는 아이들도 영어만 쓰도록 한 공간이다. 대곡초등학교 김인숙 교장은 “잉글리시 존에서는 간단한 인사말 정도만 나누는 수준이어서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영어체험센터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 사이에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강사들의 수준도 매우 높다. 내·외국인 교사 모두 수십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영어뿐만 아니라 교육분야 학위나 자격증을 지닌 강사들이다. 대왕초등학교 서효순 교감은 “원어민 강사의 경우 일반 영어학원에서 만날 수 있는 강사와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이곳에서는 살아 있으면서도 체계적인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재 역시 강남교육청 차원에서 1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했다. 이 교재를 각 센터들이 자기들 여건에 맞게 가공해 학생들을 지도한다. 강남교육청은 앞으로 센터 개설을 원하는 학교와 프로그램을 공유할 예정이다. 각 체험센터는 설치된 학교의 학생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강남구의 경우 각 학교별로 10개 학교에 개방하고 있거나 앞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요일별로 나눠서 수업하거나 해당 학교 학생들은 본 수업 시간에, 나머지 학생들은 방과 후나 주말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日역사교육 비판 면직 ‘양심교사’ 새달 내한

    日역사교육 비판 면직 ‘양심교사’ 새달 내한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역사인식을 비판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해 3·1절 기념사를 수업시간에 활용하고 일제의 침략전쟁을 옹호하는 역사교육을 비판했다는 등의 이유로 도쿄도 당국에 의해 면직된 일본의 중학교 교사가 한국 시민단체의 초청으로 방한, 강연에 나선다. 도쿄 지요다구 구단중학교의 마스다 미야코(56) 교사는 다음달 11∼12일 부산시민단체협의회의 초청으로 부산을 방문, 일본의 역사교육 문제점과 면직 경험 등을 소재로 강연한다.11일에는 중·고교 교사,12일에는 일반시민에게 각각 강연한다. 마스다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표시했다. 지난해 3월 한국독립기념관 등을 방문했었다는 마스다는 지난해 3학년들을 상대로 한 공민(公民) 수업에서 일본의 침략전쟁을 옹호한 정치인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3월 말 도쿄도 교육위원회에 의해 면직 처분됐다. 그녀는 지난해 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감명받아 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와 3·1절 기념사를 학생들에게 배포, 보조자료로 활용했다. 편지에서는 일제의 침략전쟁을 부정한 자민당 도쿄도 의회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역사인식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도쿄도 교육위는 “부적절한 문구를 기재한 자료를 수업에 사용했다.”며 경고처분한 데 이어 지난해 9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연수를 받도록 했다. 지난달 말에는 태도불량을 이유로 교단에서 내쫓았다. 마스다 교사는 면직처분에 불복, 도 인사위에 심사를 요청했다. 그녀는 “반드시 소송을 해 면직조치의 부당함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식민지 과거사가 한·일 기본조약으로 법적으로는 결론이 났을지 몰라도 진정으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노 대통령의 기념사에 감동받았다.”면서 “일본인의 진정한 반성이 있어야 마음에서도 결론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수의 동료교사들이 침묵하는 것과 관련,“문제를 느껴도 행동할 수 있는 선생들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가 극우이고, 도쿄도 교육위가 이시하라 지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taein@seoul.co.kr
  • [완전정복 잉글리시] (6) 중학생 쓰기

    [완전정복 잉글리시] (6) 중학생 쓰기

    영작은 우리나라 영어교육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교과서는 말하기와 듣기만을 강조해 쓰기 교육은 소외되기 일쑤이다. 실제 학생들도 영문을 쓸 기회가 드물다. 하지만 영어 에세이를 써야 하는 토플시험이 등장하고 중간·기말고사에서 서술형 영어 문제가 출제되는 등 쓰기 교육에 대한 비중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사실 진짜 영어 실력은 쓰기에서 가려진다. 중학생을 위한 영작 훈련법을 소개한다. ●영문 받아 쓰기부터 영어에 미숙한 1학년 학생은 부분 영작이라는 중간 단계를 거치면서 실력을 쌓는다. 이미 배운 문장을 듣고 받아 쓰거나 미완성 문장을 읽고 빠진 부분을 채우는 방법이다. 받아쓰기와 문장 완성하기는 한 문장을 다루기 어려운 1학년에게 부분 완성을 통해 전체를 바라보는 법을 일러준다. 시중에는 빠진 문장을 완성하는 교재가 여럿 나와 있다. 자신감이 갖춰지면 실물이나 그림을 본 뒤 영어로 쉽게 묘사한다. 가족이나 친구를 소개하는 짧은 글도 써 본다. 2학년에서는 수업시간에 익힌 단어 조각을 맞춰 한 문장을 구성하는 방법을 연습한다. 생소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보다 교과서에서 배운 단어와 표현 방법을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쉬운 문장도 단어만 바꿔 쓰면 얼마든지 다양한 문장을 만들 수 있다. 실제 문장을 만드는 훈련 방법은 일기와 이메일 쓰기 등이 있다. 일기와 편지 내용은 부담없이 학교생활이나 일상, 취미 등 신변잡기적인 것을 다루면 가능하다. 주변에 외국인이나 영어권에 거주하는 친구·친지가 있다면 이메일을 통해 자신이 쓴 표현이 실제 통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본다. 상대방 글을 접하면서 구어체 등 살아있는 영어도 알 수 있다. 인터넷에는 펜팔 사이트가 많은데, 유료와 무료가 나뉘어 있어 등록에 유의한다.3학년에서는 글에 자신의 생각을 담기 시작한다. 평소에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주제로 삼아 일기로 쓴다. 문장 표현에만 치중했다면 주제와 주제를 뒷받침하는 글을 쓰도록 한다. 먼저 단어로 마인드 맵을 작성한 뒤 마인드 맵을 토대로 내용을 추가한다. 그래프와 도표 등을 보고 글로 옮겨 쓰는 연습도 해본다. 교과서와 영자 신문을 읽은 뒤 내용만 기억해 쓰는 훈련 방식도 있다. ●좋은 문장은 따로 복습 영작에 앞서 학생들은 기본 문법을 익혀야 한다. 대신 쓰기를 위해서는 문법 전체를 훑는 것보다 부분을 통해 폭을 넓히는 것이 효과적이다. 작문에 자신이 없는 학생은 교과서를 외워서 공책에 3번 이상 쓰는 것도 좋다. 교과서에 실린 문장은 우수해 교과서 한 권을 외워 쓰면 유사한 표현을 재생산하는 실력을 갖춘다. 교과서를 익혔다면 영문 책과 영자신문에서 좋은 표현들을 찾아 쓰고 외우도록 한다. 자신에게 맞는 좋은 표현을 따로 정리해 놓은 수첩을 만드는 것도 좋다. 친구들과 발표할 주제를 정한 뒤 주제에 대한 글을 쓰는 것도 쓰는 힘을 강화시킬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한 뒤 말로 표현하면 말하기와 쓰기를 동시에 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도움말 서울신목중학교 교사 채희옥
  • [문화마당] 남녀칠세 지남철(指南鐵)/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4월7일(음력 2월22일)은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이 세상을 떠난 지 170주년이 되는 날이다. 팔당 호숫가 그의 무덤에서 지내는 묘제(墓祭)를 비롯해, 업적을 다시 조명하는 여러 행사도 치러질 모양이다. 그의 삶을 기리는 이유는 시대를 앞서 산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남긴 서책의 제목이나마 제대로 읽을 줄 아는 이가 몇이나 될까? 대학생들도 한자 앞에서는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문맹이긴 매한가지다. “정약용의 대표적인 저작이 무엇이지요?” ‘목민심서(牧民心書)’‘경세유표(經世遺表)’‘흠흠신서(欽欽新書)’…. 책 이름은 모두가 안다.“자! 한 구절을 한글로 옮겨야 집에 보내준다면, 모두 이 강의실을 맴도는 귀신이 되고 말겠지요.” 교양한국사 시간에 수강생들에게 던지는 농담이다. 인류학자 레드필드(R Redfield)에 따르면, 문화전통은 관습이나 입으로 전해지는 작은 전통과 글과 책으로 이어지는 사상과 문학 같은 큰 전통으로 나뉜다. 대학 캠퍼스에서 간간이 들리는 농악 소리도 작은 전통일 뿐이다. 우리들의 마음이 떠난 사이 전통문화와 고유사상이 오롯이 담긴 고전들은 지금도 켜켜이 쌓인 먼지 속에서 좀먹고 있다. 우리 대학생들에게 통 무슨 소리인지 모를 것은 한적(漢籍)만이 아니다. 본토 발음을 제대로 내도록 어린 아이의 혀 밑을 끊어주는 수술도 꺼리지 않을 만큼 영어능력이 몸값을 좌우하는 세상을 살아가기에 한자는 굳이 알 필요가 없는지도 모른다. “오등(吾等)은 자(玆)에 아(我) 조선(朝鮮)의 독립국(獨立國)임과 조선인(朝鮮人)의 자주민(自主民)임을 선언(宣言)하노라.(기미독립선언,1919년)” 100년이 채 안 된 우리 독립선언보다 200백년도 더 된 남의 나라 미국의 독립선언(1776년)이 귀에 더 쏙쏙 들어오는 것이 우리 젊은이들의 현주소다. 그들은 조선시대의 선조들만이 아니라 할아버지나 아버지 세대와도 지적인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다. “요즘은 ‘남녀칠세부동석’이 아니라 ‘남녀칠세지남철(指南鐵)’이지요.” 수업시간에 긴장을 늦추기 위해 던진 조크에 영 반향이 없다. 그들은 지남철이 아니라 자석만 안다. 동시대를 사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소통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대국에서 어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19세기 후반 이래 우리는 서구 따라잡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한문으로 지식을 교환하고 의사를 소통하기엔 장벽이 너무 많았다.2000년 전 춘추전국 시대 중국인들이 쓰던 죽은 문자이자 문장어인 한문은 용도 폐기되었다. 서구의 앞선 문물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언문일치(言文一致)가 필요했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한글을 사랑하자는 한글전용론에 묻혀 한자 교육은 등한시되었다. 그 결과 서구의 젊은이들이 400여년 전 셰익스피어의 문학작품을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는데 반해 우리의 청년들은 자국의 큰 전통이 담긴 고전은 물론 부모세대가 남긴 한문이 섞인 서책들과도 아쉬운 이별을 하고 말았다. 서구 사람들이 그들의 정신적 보고에 무시로 드나들며 영혼의 양식을 섭취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나 남의 뒤꽁무니만 쫓을 수밖에 없다. 세계화의 광풍이 몰아치는 오늘날 영어능력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생존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고전은 보석이되 절차탁마해서 빛을 내지 않으면 하찮은 돌덩이와 다를 바 없다. 요컨대 한자는 알리바바의 보물창고에 들어서기 위한 “열려라 참깨”와도 같은 패스워드이자, 고전의 광맥을 캐는 칠흑의 갱도를 비출 호롱불을 켜기 위해 호호 불어 되살려야 할 소중한 불씨이다. 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 [20&30] “마니아 중의 마니아 우리는 통이다”

    [20&30] “마니아 중의 마니아 우리는 통이다”

    어떤 분야에 남보다 높은 관심과 식견을 갖고 있는 사람을 흔히 ‘광’(狂) 또는 ‘마니아’(mania)라고 했다. 하지만 ‘광’이 많아지면 언젠가는 그 세계를 압도하는 ‘광 중의 광’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우리는 그들을 ‘통’(通)이라고 부른다. 이 시대 ‘통’의 경지에 도달한 2030 4명을 만나봤다. ■ 타이틀 700여개 보유… 게임리뷰도 이치수(26)씨는 게임 ‘통’이다. 국내에서 나오는 게임 타이틀뿐만 아니라 일본 타이틀도 모조리 섭렵해 전문가적 지식을 갖췄다. 현재 월간 게이머즈와 웹진 엔게이머즈 등 게임잡지 두군데에 정기적으로 글을 싣고 있고 지난해부터 게임제작사 ㈜엠게임에서 게임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이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게임을 접했다. 친구 집에서 8비트 게임기 패미콤으로 ‘슈퍼마리오’라는 게임을 하면서부터다. 가만히 앉아서 감상하는 만화나 TV가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대로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단박에 이씨를 사로 잡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일반적인 ‘마니아’ 수준에 불과하던 이씨가 ‘통’의 경지로 올라선 건 1999년 대학에 들어가고나서부터. 수업도 빼먹으며 게임에서 익힌 전술·전략을 PC통신 게시판에 마구 올려댔다. 이씨는 플레이스테이션2와 엑스박스, 닌텐도DS 등 시판되고 있는 게임기 18종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1개에 6만원 정도하는 게임 타이틀은 한달 평균 7∼8개 구입, 모두 700여개에 달한다.1년에 2차례 정도 꼭 ‘게임천국’ 일본을 방문해 희귀 타이틀을 구한다. 업무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게임을 만드는 데 몰두한다면 여가시간은 게임을 즐기고 게임 마니아 수천명이 찾는 개인 블로그에 게임 리뷰를 쓰는 데 보낸다. 이씨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산업적으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돼주는 적극적인 소비자’를 ‘통’으로 정의한다.“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여전히 복제품 문화가 판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정말로 게임을 사랑한다면 게임에 아낌없이 주머니를 바치는 확실한 소비주체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12만권 독파 1만권 소장 게임프로듀서 김상하(30)씨의 3평짜리 방은 사방이 책꽂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5000권 정도의 만화책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창고에 따로 보관하는 책까지 합치면 1만권에 이른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여느 만화 마니아와 다를 바 없이 수업시간에 만화를 보다 들켜 혼나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20대에 접어들면서 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통’의 반열에 올라섰다. 한달에 보통 100권, 많을 때는 300권씩 만화책을 무더기로 샀다. 일본만화 원서나 번역본, 우리나라에 단 한권만 유통되고 있는 희귀 이란 만화 ‘페르세포스’ 등 미국·프랑스·타이완·홍콩 등 각국의 만화 수집에 나섰다. 만화선진국 일본에 연간 2∼3차례는 꼭 날아가 희귀본을 구한다. 헌책 거래총판들과 안면을 터 희귀본이 나오면 먼저 연락을 해 준다. 3년 전 1억권 가량의 유통만화를 집대성해 놓은 일본 만화연감을 놓고 하나하나 따져봤더니 읽은 책이 무려 12만권에 달했다. 일본 만화에 대한 남다른 지식에 자존심이 상한 일본의 ‘만화 오타쿠’들은 김씨를 ‘재수없는 촌(조선인의 줄임말)’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2004년 3월부터 작품과 작가 소개, 만화책 사는 요령 등을 실으며 운영하고 있는 개인 블로그에는 하루 평균 3000여명이 방문한다.‘씨네21’‘DVD 2.0’ 등 영화잡지에 가끔 작품 소개 등을 기고하며 지식을 나누고 있다. 김씨 역시 ‘통’으로서 만화에 대한 걱정을 산업과 연결시켰다.“인터넷에서 스캔한 만화 단행본들이 떠돌아다니며 게임 복제품과 다름없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10권을 스캔 떠서 봤다면 1권 정도는 돈 주고 사서 보는 최소한의 양식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회원 11000명 카페 운영까지 권오현(21·KAIST 산업공학과 3학년)씨는 지난달 대구로 가서 NBC라는 기종의 기차를 타보고 왔다.1985년부터 대구∼마산을 운행해온 3칸짜리 이 기차가 올해안에 모두 폐차된다고 해서다. 그가 기차를 탈 때에는 이유가 있다. 차량 내부구조는 물론 전기, 통신, 신호체계 등을 꼼꼼히 기록하고 체크하기 위해서다. 권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이렇게 모은 자료가 가득하다. 버리지 않고 모아온 기차표가 구두상자 여러개에 담겨 있다. 권씨 카페의 회원들은 수집한 자료를 공유하고 현 철도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수원∼천안을 1시간에 1대만 운행하고 있지만 시간표를 잘 짜면 더 자주 운행시킬 수 있지요. 분당선·3호선에도 급행열차를 다니게 하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운송이 가능합니다.” 권씨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는 스스로 철도 운행시간표를 짜보는 것. 다이어그램이라고 하는 시간표는 전차의 속도·성능, 역구간 거리, 승객 수, 기관사 휴식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짤 수 있다. 거기에 감칠맛 나는 두뇌게임의 묘미가 있다. 권씨는 “일본에서 들어온 ‘오타쿠’가 소비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라면 우리는 수집한 자료를 공유하고 분석·연구하면서 실생활에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등 좀더 생산적인 주체”라고 말했다. 그도 여느 ‘철도 통’처럼 지나가는 기차를 보면 한눈에 행선지와 출발지를 파악할 수 있다. 열차번호를 보면 제조시기와 운행시기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철도에 푹 빠진 이유는 뭘까.“전국을 거미줄처럼 얽고 있는 철도망이 한치의 오차없이 정확하고 빠르게 운행되고 있는데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나요?”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항공 시뮬레이션 대가… 비행사가 꿈 “피에프(PF·Pilot Flying), 기어업(Gear Up).” GM대우에서 차체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이윤진(28)씨의 어릴 적 꿈은 파일럿. 그는 이 꿈을 이루지 못했으나 매일 밤 전 세계 하늘을 날아다닌다. 비행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대학 2학년때 이 프로그램을 접하고서 한동안 잊고 살던 어린 시절 꿈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실제 비행사들이 비행 훈련을 할 때 사용하기도 하는 이 프로그램은 비행기의 기종과 성능은 물론, 전세계 공항의 지형과 활주로도 실제와 똑같아 비행사들과 거의 같은 수준의 지식을 요구한다. “한 단계를 넘을 때마나 실제 비행과 가까워지니까 진짜 조종사가 된 느낌이었죠.” 이씨는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에서 주최한 항공 시뮬레이션 대회에서 외국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예선, 본선을 거쳐 결선에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제주공항까지 운항하는 과제를 훌륭히 해냈다. 이씨는 비행에 만족하지 않고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위성사진을 받아 한국의 지형을 프로그램에 적용시켰다. 육군 항공대 헬기 조종사가 “실제와 정말 똑같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씨는 기체 일부만 봐도 어느 회사에서 만든 어떤 비행기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전세계에 300명 이상 타는 비행기는 어림잡아 30종입니다. 다 비슷하게 보여도 기장석 작은 창문 하나까지 모양이 조금씩 다르죠.” 에어버스 A-330기종을 가장 좋아한다. 착륙할 때 기어가 축 처지는 모양이 마치 새가 내려앉는 것과 비슷해 매력적이다. 지난해 여름 휴가 때 싱가포르∼뉴욕을 19시간30분 동안 쉬지 않고 날았다.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다. 올 여름휴가는 어디로 떠날까.‘비행 통’은 벌써부터 고민에 빠져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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