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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사립유치원 환불 4월까지 지원…온라인 개학 점검

    교육부, 사립유치원 환불 4월까지 지원…온라인 개학 점검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이 3월에 이어 4월 원비도 환불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가 휴업 기간에 해당하는 수업료를 환불하는 유치원에 대해 4월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7일 전국 시·도 교육청과 ‘제6차 신학기 개학 준비 추진단 영상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유치원 운영 한시 지원 사업’의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17일 추가경정예산으로 유치원 운영 한시 지원 사업을 신설한 바 있다. 발표 당시에는 개학 예정일이 4월 6일이었지만,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초중고는 온라인으로 개학하고 유치원은 휴업을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유치원 지원 기간 역시 당초 5주에서 8주로 늘린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부와 교육청은 지역별로 시행하고 있는 스마트기기 대여 제도도 점검했다. 9일 온라인 개학하는 중3과 고3 학생에게는 8일까지 스마트기기 대여를 완료할 방침이다. 기기 지급 대상은 중위소득 50% 이하인 교육급여 수급 학생 중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이 1순위다. 다자녀·조손가정·한부모 등 학교장 추천 학생은 2순위다. 아울러 청각장애 학생에게는 EBS 수업에 자막·수어가 지원되며 발달장애 학생에게는 일대일 방문 순회 교육 등 맞춤형 지원이 이뤄진다. 또 온라인 개학 후 긴급돌봄 운영 계획도 논의됐는데 초등학교 긴급돌봄 교실에 있는 학생들이 방과 후 강사의 도움으로 원격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한다. 교원은 원격수업 준비에 집중하고, 돌봄은 돌봄전담사와 보조 인력이 담당하는 방식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원격수업 과정에서 교사의 개인정보 및 교권을 보호할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교육부는 “원격수업 영상 자료를 악용해 교육 활동을 침해할 경우 법령에 따라 가해 학생을 조치하고 피해 교사를 보호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경기도교육청, 온라인 개학 대비 장애학생 위한 원격수업 지원 방안 마련

    경기도교육청, 온라인 개학 대비 장애학생 위한 원격수업 지원 방안 마련

    경기도교육청은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장애학생 학습권 보장을 위한 원격수업 지원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도 교육청은 장애유형 정도와 학교 여건 등을 고려해 ▲쌍방향 화상 수업 ▲단방향 콘텐츠 활용 수업 ▲과제 제시형 원격수업 등의 원격수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또 원격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교사가 직접 전달하고 학생과 소통하는 ‘서비스 제공형 순회활동’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 경우 단위 학교의 ‘원격수업관리위원회’에서 학부모와 학생의 의견과 수요를 고려해 학생이 필요로 하는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30일부터 도내 초·중·고 특수교사 36명으로 구성한 원격 지원단과 장애학생 온라인 학습 콘텐츠 개발단을 구성, 운영하고 있으며 원격수업 플랫폼 테스트, 학생 수준에 적합한 학습 콘텐츠를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장애학생 원격수업지원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사랑학교 김은영 교감은 “경기도 내 특수교사들의 원격수업 준비를 도울 수 있도록 교사 간 학습공동체 활동을 활성화해 함께 자료를 만들고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용인, 성남, 구리·남양주 등 도내 4개 거점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는 청각·시각·지체 장애 등의 감각장애 학생 유형별로 원격수업에 필요한 자막과 점자 번역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도내 25개 교육지원청에서도 구비하고 있는 보조 공학기기와 교재 교구 등을 필요로 하는 학생에게 대여해 원격수업을 지원한다. 이밖에 도교육청은 특수학교 유·초·중·고·전공과 특수학생 가운데 긴급돌봄이 필요한 학생을 대상으로 감염예방 수칙을 준수하면서 긴급돌봄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 권오일 경기도 교육청 특수교육과장은 “원격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장애학생 유형과 특성에 따른 수어와 자막 삽입, 공학 기기 대여 등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도교육청은 교육부와 수시 소통하며 장애학생 유형별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 개발·보급, 인력 지원 등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도내 특수교육 대상자로 선정돼 특수교육 지원을 받고 있는 학생은 2만 1802명에 달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시각장애 대변인 김예지 “정부 온라인 개학, 특수교육 학생은 안 보이나”

    시각장애 대변인 김예지 “정부 온라인 개학, 특수교육 학생은 안 보이나”

    시각장애 김예지 대변인 첫 브리핑“온라인 개학 대책, 특수교육은?”미래한국당 김예지 대변인이 3일 정부의 온라인 개학 대책과 관련해 특수교육이 필요한 장애 학생들은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국내 첫 여성 시각장애인 정당 대변인으로 안내견 조이와 함께 당무를 보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한 대변인 인선 후 첫 브리핑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물론이고 교육 당국마저 사상 최초의 온라인 수업에 대한 대비책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부가 중위소득 50% 이하 가정에 스마트 기기를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단순히 정부가 컴퓨터나 태블릿을 제공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특수교육이 필요한 장애학생들의 경우 영상을 통한 단순한 지식전달뿐만 아니라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격수업 환경에서 장애학생들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 접근성을 장담할 수 없고, 강의 전반에 수어 또는 자막이 삽입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시청각 장애학생들의 경우 온라인 수업을 듣기 위해 화면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스크린리더 소프트웨어나 자막을 점자로 수신하는 보조공학기기가 필요한데, 모든 학생들의 집에 이런 기기들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며 “장애의 정도가 심한 중복장애학생의 경우에는 수업을 듣는 과정을 스스로 조작하기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문제는 너무나 다양하고 시간은 촉박하다. 소외계층 학생들의 교육권이 보장되지 않아 교육 격차가 더 벌어지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처사로 소외계층 학생들의 교육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컴퓨터 없으면? 취약층 스마트기기 지원… 중간고사? 5월말 등교땐 시험 못 치를 수도

    컴퓨터 없으면? 취약층 스마트기기 지원… 중간고사? 5월말 등교땐 시험 못 치를 수도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초·중·고등학생 540만명이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으로 새 학기를 시작하게 됐다. 전체 학사 일정도 전반적으로 뒤로 밀리게 됐다.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중간고사나 여름방학 등은 어떻게 되는지 등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해 31일 교육부 발표를 토대로 짚어 봤다. -집에 컴퓨터 등 스마트기기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 “교육부가 전체 학교 67%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마트기기가 없는 학생은 17만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교육급여 수급권자(중위소득 50% 이하)에게는 스마트기기와 인터넷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물량은 여유가 있다. 각 학교가 보유한 스마트기기는 총 23만대이고, 교육부도 5만대를 갖고 있다. 학교가 신청하면 교육청과 교육부가 가진 스마트기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농산어촌 등의 학생 집에 인터넷이나 프린터 등 필요한 기기가 없을 경우 철저한 방역 관리하에 학교 컴퓨터실을 쓰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인터넷이 불안정하면 어떻게 출석을 확인할 수 있나. “필요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교육부는 앞으로 1주일의 준비 기간과 온라인 교육의 오리엔테이션 기간들을 거치면 이런 문제들은 해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애 학생들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나. “시각·청각 장애 학생들에게는 원격수업에 자막·수어·점자 등을 제공한다. 발달장애 학생에게는 장애 유형이나 정도 등을 감안해 가정방문 순회 교육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다문화가정 학생에게도 다국어 지원을 강화하고 한국어를 익힐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직업계 고등학교에서는 기간집중이수제를 활용해 온라인 개학 시기에는 이론 수업 위주로 진행하고, 실습수업은 등교 개시 이후에 한다. -중간고사는 치를 수 있나. “중간고사를 어떻게 치를지는 학교장 재량 사항이다. 교육부는 아직까지는 중·고교가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각각 5월 말과 7월 말에 시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중간고사 등 지필평가는 학생들이 학교에 출석해야만 실시할 수 있다. 학년별로 나눠서 등교하거나 전교생이 3분의1씩 등교하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등교 수업을 할 수 있고, 중간고사 등을 치르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교육부는 전망하고 있다. 다만 등교수업이 5월 말 이후로 미뤄지면 지필 중간고사가 생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지필고사 대신 수행평가로 대체되거나 기말고사가 1학기 전 범위에서 출제될 여지도 있다.” -여름방학은 어떻게 되나. “여름방학 등 학사일정 조정 역시 학교장이나 교육청 재량으로 결정된다. 다만 일정 순연으로 7월 중순쯤 시작하던 여름방학은 7월 하순이나 8월 초로 밀리면서 최소한 2주 정도는 단축될 전망이다. 수업일수를 맞추기 위해 8월 중순에 하던 2학기 개학도 앞당겨질 수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코로나 온라인 강의, 농대학생들에게는 또다른 차별” 인권위에 진정 제출

    “코로나 온라인 강의, 농대학생들에게는 또다른 차별” 인권위에 진정 제출

    지원 한다지만···일부 통역 완성도 떨어져농아인 대학생들 “듣고 싶어도, 들을 과목 없어”관련단체 인권위에 차별 진정 넣어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대학들이 개강을 늦추고 사이버 강의로 수업을 대체하면서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농대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관련 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0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장애벽허물기), 한국농아인협회, 한국농아대학연합회는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에 “모든 강의에 자막과 수어 통역을 의무 제공하도록하는 지침을 만들어달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일부 학교의 경우 온라인 공개 사이트 ‘K-MOOC’와 ‘KOCW’에 올라온 강의와 학교 과목이 유사한 경우, 대체 수강하도록 하고 있지만 해당 강의들은 수어를 사용하는 농아인 학생들의 접근성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농아인 대학생들은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있는 과목이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한 학생은 “평소 오프라인 수업 때는 강의자의 입 모양만 보고 수업을 받기도 했지만, 노트북의 작은 화면만으로는 내용을 알아듣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자막이 제공되지 않거나 자료화면만 비춘 채 강의자의 목소리로만 나오는 경우에는 더욱 불편하다. 자막 서비스가 있어도 부족한 경우도 있다. 자막 지원이 늦어 비장애 학생들에 비해 진도가 뒤쳐지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농아인 학생 B씨는 “자막 지원 서비스가 느려 장애인 학생들은 비장애인 학생 수강 끝난 이후에 다시 수강하는 경우가 있어 진도가 느리다”라며 “코로나19 같은 상황에서 농아인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들을 학교에서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관련단체들은 교육부에서 교육물에 자막과 수어통역 제공을 충분히 제공하고 관련 지침을 만들 것을 요구하는 차별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대학생들, 수백만원 등록금 내고 인강으로 때울 판

    대학생들, 수백만원 등록금 내고 인강으로 때울 판

    작년 온라인 강의 1%… 운영 능력 의문 학생 84% “온라인 대체땐 등록금 반환” 시각·청각장애인 학습권 침해 우려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학들이 개강을 연기하고 개강 후에도 당분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대도 개강 후 2주 동안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교수, 학생들의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취지이지만 5000개에 달하는 강의를 모두 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대면 강의가 장애인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대는 4일 학사운영위원회를 열고 개강 후 2주간 모든 단과대 강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예체능계나 이공계에서 필수적인 실험이나 실습수업도 대부분 이론 강의로 대체될 전망이다. 앞서 경희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은 2주간, 국민대는 4주간 비대면 강의를 하기로 정한 바 있다. 학생들은 비대면 강의는 수업의 질이 낮다고 지적한다. 강의 전달력이 떨어지고 교수와 학생의 원활한 소통이 어렵다는 것이다. 영상 강의를 제작할 역량과 시간이 부족하고 서버 등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온라인 강의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교수단체인 한국대학교수협의회는 “213개 대학의 지난해 온라인 강의 비중은 평균 0.92%에 그쳤다”며 “온라인 강의를 전혀 해 본 적이 없는 대학이 있을 정도로 대학의 온라인 강의 운영 능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학생은 등록금 반환까지 요구하고 있다. 27개 대학 총학생회 연대기구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학생 1만 26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3.8%가 ‘개강 연기나 원격수업 대체 시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온라인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시각·청각장애인 등의 학습권 침해도 우려된다. 교육부는 전날 각 대학에 공문을 보내 “온라인 등으로 재택 수업을 운영할 때 장애 대학생에게 수어 통역, 속기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아이 잘 키우고 싶은 부모들 똘똘 뭉친 강북… 창의력의 꽃 피다

    아이 잘 키우고 싶은 부모들 똘똘 뭉친 강북… 창의력의 꽃 피다

    “김치를 잘 먹지 않았지만 직접 만들어 보니 맛있어 보여요.”(서울 강북구 번동중학교 학생들) 지난 17일 강북구 번동에 있는 번동중학교에서 위생모와 위생 장갑을 낀 학생들의 손이 분주히 움직였다. ‘학부모 창의한마당’ 행사로 열린 ‘김장 담그기 전통체험’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학생들은 작업에 흠뻑 빠져 친구들과 얘기하는 일도 잊은 듯했다. 새벽부터 김장 담그기 체험 행사를 준비했다는 김은주 창의한마당 사업팀장은 “요즘 김치를 아이들이 잘 안 먹는데 학생들이 이렇게 김장을 직접 만들고 체험하면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박겸수 강북구청장도 김장 양념을 직접 김치에 바르며 “학생들이 직접 담근 김치를 집에서 먹으면서 자랑을 한다고 하기도 하는데 굉장히 유익한 체험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강북구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인 학부모 창의한마당은 박 구청장의 공약인 활기찬 교육도시 조성의 하나로 추진돼 왔다. 지역 내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등 15곳이 참여한다. 학생들의 창의력 증진을 목표로 하는 이 사업은 강북구, 성북강북교육지원청, 학부모회의 협업으로 운영된다. 연초 수요조사를 거쳐 학사일정 반영 여부나 프로그램을 구성해 기본 틀을 갖춘다.창의한마당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은 학부모가 손수 기획한 것들이다. 이날 열린 ‘김장 담그기 전통체험’이 대표적이다. 2015년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학부모회는 아이들을 키우는 데 관심이 남다른 학부모들이 앞장서 실행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절차를 진행한다. 구 관계자는 “학부모회 구성원 모두 스스럼없는 사이여서 자연스럽게 교육에 대한 공감대도 단단해졌다고 한다”고 귀띔했다.장애인식 체험을 비롯해 지구 살리기 프로젝트, 밖에서 몸으로 놀기, 전통체험과 같은 프로그램에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부모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이들은 점자를 읽어 보고 암흑 속 에어바운스를 통과하는 미션을 수행하며 시각장애의 어려움을 경험한다. 수어 인사말이나 동요를 배우는 프로그램을 통해선 청각장애인의 생활상도 느껴 본다. 또 텀블러, 장바구니, 손수건을 제작하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한다. 강북구에서 교육방식을 바꿔 보자는 움직임이 시작된 건 2014년부터다. 마을학교 선생님, 시민단체, 학부모커뮤니티가 구와 손을 잡고 아이들의 바람직한 성장환경 조성을 위해 힘써 왔다. 마침내 2015년 ‘서울형혁신교육지구’로 선정되면서 구는 ‘아이들은 누구나 꽃이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세부 사업들을 마련해 왔다. ‘마을에서 배우고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교육’이 핵심 목표다.강북구 혁신교육지구 자문기구인 운영협의회는 박 구청장, 교육장, 구의회 의장, 민간대표가 공동협의회장직을 맡고 있다. 학생, 교사, 지역주민, 교육청·구청 관계자 등 21명이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외 실무를 위한 실행추진단과 사무국이 있으며 학생분과, 교원분과, 학부모분과, 지역교육분과를 포함한 4개 과 10개 팀이 실제사업을 설계·시행한다. 박 구청장은 “구의 혁신교육은 지역공동체를 주축으로 한다.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 민관협의체가 의견을 교환하며 지역이 협력하는 교육 패러다임을 구축해 왔다”면서 “비전과 방향성 등 사업의 큰 그림이 지역사회의 합의를 기반으로 그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분야별 사업은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과정, 배움과 쉼을 위한 마을활동, 어린이·청소년 자치활동을 포함한 주도적 역량 강화 방안이 주를 이룬다. 특히 장애 학생 사회통합 사업을 통해선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교외학습을 할 때 인력과 차량을 지원한다. 마을 교사가 거동이 어려운 학생의 문화체험을 돕고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함께할 수 있는 체육수업을 진행한다. 구의 혁신교육에는 학교 안팎 위기청소년 지도나 틈새 돌봄과 같은 안전한 성장환경 조성 분야도 있다. 위기 청소년의 우울·불안 등 정서행동에 따라 상담사가 배정돼 소통한다. 아이들의 고민거리를 보다 가까이 들여다봄으로써 사례별로 보다 적합한 뒷받침을 해 주자는 취지다. 구 관계자는 “학교 안 위기 청소년을 우선 지원해 잠재적인 학교밖 위기 청소년을 줄이자는 뜻도 있다”고 전했다. 진로직업 선택을 위한 청소년의 견문을 넓혀 주고자 디딤돌 학교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희망 학생 모집, 직업체험 작업장 발굴 등의 과정이 사업의 단초다. 디딤돌 학교에는 마을코디네이터가 투입돼 학생들과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한다. 1년 단위로 운영되는 강북구 혁신교육지구는 해마다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연합페스티벌을 정점으로 마무리된다. 난타, 뮤지컬, 합창, 댄스, 치어리딩 등 참여 학생들이 1년 동안 마을 교사로부터 배운 솜씨를 뽐내는 자리다. 축제에서는 혁신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부스가 마련된다. 박 구청장은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통해 아이들 성장환경에 신선한 변화를 꾀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그간 열악한 재정 등 다소 격차가 있었던 강북구의 교육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편견 깨는 장애인 유튜버들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편견 깨는 장애인 유튜버들

    “청와대 청원에 대한 정부의 답변 동영상에 자막과 수화를 넣어주세요.”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 청원글이다. 청와대 유튜브 영상 하단에 답변 원고가 올라오지만 자막과 수화가 제공돼야 여러 유형의 청각장애인들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취지다. 유튜브는 남녀노소 누구나 활용하는 미디어가 됐다. 모든 사람이 제작자이자 시청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콘텐츠가 차고 넘쳐도 장애인들은 즐기기 어렵다. 비장애인의 편리성을 기준으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를 넘기 위해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장애인이 늘고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영상을 못 찍는 것도, 소리가 없다고 내용이 없는 것도 아니다. 몸이 조금 불편해도 편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세상과 소통하려는 장애인 유튜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달콤살벌 농인부부’ 채널 이샛별·김형건 부부 ●소리가 없어도… 손말로 소통하는 부부랍니다 자동차 소리만 들리는 영상 속에서 4개월 된 아기가 방긋 웃는다. 부부는 수화로 뭘 먹고 무엇을 할지 상의한다. 가족 여행 길 맛집에서 ‘먹방’(먹는 방송)은 필수다. 하지만 영상에서는 주변 소음 외에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예 소리가 없는 영상도 있다. ‘달콤살벌 농인부부’ 채널을 운영하는 청각장애인 이샛별(30), 김형건(32)씨 부부는 2016년 여름 처음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결혼 전 프러포즈 영상이 한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개됐는데 “장애인끼리 결혼하면 불행할 것 같다”, “힘들 것 같다”는 댓글이 달린 것이 자극제가 됐다. 이씨는 “우리도 다른 부부들처럼 잘 지내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소통하며 평범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채널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카메라를 들고 출산, 육아 등 일상을 담기 시작했다.평범한 일상 속에 장애인으로서 겪는 불편도 자연히 담긴다. 이씨는 출산 후기를 담은 영상에서 수어통역사가 없어 급박한 상황에서 문자로 의료진과 소통한 경험담을 털어놨다. 소리가 거의 안 들리는 탓에 아들이 감기에 걸린 것을 알아채지 못한 적도 있다. 이씨는 “다른 농인 엄마들이 육아 영상에 크게 공감해 준다”며 “이렇게 소통하면 육아 스트레스도 조금 풀린다”고 했다. 비장애인들도 이런 내용에 구독자들은 “수어 통역 지원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등 댓글을 달기도 한다. 소리가 거의 없는 영상을 음향으로 채워야 한다는 강박은 없을까. 이씨는 “오히려 소리가 없는 영상을 본 비장애인들이 평소 청각장애인들이 느끼는 답답함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수화로 하는 방송이니 꼭 소리를 넣어야 한다는 게 고정관념일 수 있다는 얘기다. 대신 하나하나 자막을 달고 예능 프로그램처럼 다양한 그래픽으로 재미를 주려고 한다. 수어를 자막으로 일일이 바꾸면 5분짜리 영상 제작에 3시간 이상 걸린다. 하지만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 수어와 자막 덕분에 청각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채널을 볼 수 있다. 이씨는 “아직 케이블 방송이나 비장애인 유튜버 방송에는 말을 그대로 옮겨 자막을 넣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누구나 1인 미디어로 소통하는 시대이니 창작자들이 더 신경 써주면 정보 격차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를 돌보며 틈틈이 영상을 만드는 부부는 비장애인과 같은 장비를 사용한다. 혼자 촬영할 때는 손이 자유로워야 하는 수화의 특성상 액션카메라 등 초소형 카메라를 활용하거나 분유통에 카메라를 고정하고 찍는다. 편집도 이씨가 직접 한다. 유명 청각장애인 유튜버인 ‘하개월’, ‘데프문’ 등의 창작물도 참고한다. 이씨는 “한 유튜버가 편집을 알려주면서 일일이 자막을 달아준 덕분에 혼자 배울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아들이 커가면서 청각장애인 부모와 소통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을 예정”이라고 했다.■‘마누사마TV’ 운영 시각장애인 김민우씨 ●보이지 않아도…영상으로 담는 도전들 인형뽑기, 컴퓨터 게임, 레고 블록 조립. 만약 보이지 않는다면 이 평범한 놀이들을 할 수 있을까. 시각장애인인 ‘마누사마TV’ 운영자 김민우(32)씨는 일부러 이런 일들만 골라서 도전한다. 김씨는 국가대표 출신 15년 차 골볼(소리가 나는 공을 골대에 넣는 운동 경기) 선수다. 유전되는 망막 질환인 스타르가르트병을 앓아 중학생 때 이후로 서서히 시력이 나빠졌고 지금은 형체 정도만 분간이 가능하다. 시력을 잃는 상황에서 김씨는 좌절 대신 도전을 떠올렸다. 젊을 때 계속 무언가 시도하는 모습을 기록해두기로 한 것이다. 김씨는 “시력이 남아 있을 때 최대한 많은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모으면 나중에 자녀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인생 필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년 6개월 전부터 노래 영상과 스트리밍 생방송을 시작했다. 김씨에게 방송은 중요한 일상이 됐다.김씨는 시각장애인의 삶 자체가 도전이라고 말한다. 혼자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도 목숨을 거는 일이다. 그래서 채널의 주요 주제도 ‘도전와 극복’으로 정했다. 도전 과제를 반복하다 보니 인형뽑기는 비장애인보다 더 잘하고, 레고 조각을 하나하나 촉각으로 느껴 완성하기도 한다. 손으로 하나씩 그립을 더듬어 실내 암벽등반도 해봤다. 자신이 화면에 어떻게 담기는 지 확인이 어려워 혼자 촬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김씨는 다행히 주변의 도움을 받는다. 혼자 촬영할 때는 휴대전화 셀카(셀프 카메라) 모드로 촬영을 하고, 아니면 아내가 카메라를 잡는다. 그는 “혼자 찍으면 앵글 맞추는 게 가장 어려워 삼각대를 세워두고 왼쪽 오른쪽으로 옮겨가며 촬영을 한다”고 말했다.<공들여 만든 영상의 구독자 대부분은 비장애인. 김씨의 인형뽑기 영상에는 오랜 팬들이 많다. 평소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팬 15명과 소통하고 있다. 김씨는 “비장애인은 대부분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콘텐츠를 보는데, 지금은 콘텐츠 자체를 즐겨 준다”며 “지금은 그냥 동네 형처럼 대하고 내가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잊은 것 같다”고 했다. 시간이 쌓이며 변화를 느낀 그는 “나도 다른 장애에 대해 선입견이 있는 것처럼, 시각장애인에 대해서는 폐쇄적이고 시니컬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시각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고 힐링도 된다는 반응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방송을 소재로 한 지상파TV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장애인이 1명 참여하면 어떨까. 김씨는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장애인의 이야기를 장애인의 시선으로 직접 다루기 때문에 새로운 관점의 콘텐츠가 나오고, 장애에 대한 편견도 해소할 수 있어서다. 그는 “기존 미디어에서 다루는 장애인은 아직 불쌍하고 어두운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기업이나 정부가 장애인 1인 미디어를 적극 지원하고 전문 기획사도 생겼으면 한다”고 강조했다.■‘동훈타파’ 주인장 뇌병변장애인 신동훈씨 ●이동 불편해도…영상 제작·소통 문제 없어요 “저의 슈퍼카를 소개합니다” “RE:이 세상 어떤 슈퍼카보다 멋지네요” 영상 속 한 청년이 자신의 휠체어에 앉아 앞으로 뒤로 자유롭게 휠체어를 움직인다. 슈퍼카를 소개한다며 보여준 것은 전동 휠체어. 구독자 7000여명을 보유한 ‘동훈타파’ 채널의 주인장 신동훈(19)씨다. 신씨가 처음 자신의 모습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한 건 약 1년 전이다. 다른 장애인들의 영상을 보고 “장애인들도 유튜브를 할 수 있구나” 가능성을 발견했다. 학교와 집을 오가는 생활 속에 다른 사람과의 소통 창구가 되어 줄 것 같은 기대도 컸다. 이제는 학교에서 돌아와 셀카 모드를 켜고 카메라 앞에 앉는 것이 중요한 일과다.뇌병변장애인인 그는 거동이 불편하고 오른손을 잘 쓰지 못한다. 그러나 삼각대 위 카메라와 헤드폰을 이용해 혼자 촬영부터 업로드까지 한다. 편집은 어려워서 찍은 영상을 큰 편집 없이 그대로 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신씨의 솔직한 평소 생각과 일상이 고스란히 담긴다. 먹방, ASMR(심신 안정을 유도하는 음원), 브이로그(소소한 생활상을 찍어 올리는 것), 게임 방송 등 다양한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하는 신씨는 “이동권이 좀 더 보장되면 밖에서 역동적인 내용도 담고 싶은데 아직은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랜선 친구들’(온라인에서 만난 지인들)과 소통하며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외로움이 줄어든 것이다. 다양한 사람과 실시간으로 만나며 힘을 얻는다. 구독자 대부분은 비장애인이다. 그의 영상에는 대부분 “멋지다”, “힘내라”는 댓글이 붙어있다. 신씨는 “뇌병변 장애인에 대해 몰랐던 비장애인에게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일상을 알려주는 것이 뿌듯하다”며 “덤으로 유튜브로 수익이 생기면 할머니께 맛있는 것을 사드릴 계획”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1인 채널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장애인들이 늘어나며 교육 프로그램도 생겼다. 서울 구립용산장애인복지관은 지난달 처음으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유튜브 교육을 개설했다. 8개월간 촬영 및 인권교육을 진행하고 여름에는 2박 3일간 직접 촬영도 할 예정이다. 강원도와 전북 전주에서도 수업을 들으러 올 만큼 관심이 높다. 김성동 가족문화지원팀장은 “발달장애인 유튜버는 거의 없어 수업을 기획했는데 반응이 좋다”며 “이들이 최대한 내용을 숙지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육 성과로 유튜브 창작물이 탄생하면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강주리 기자의 기습질문] KTX 정기승차권자들은 왜 천덕꾸러기가 됐나

    [강주리 기자의 기습질문] KTX 정기승차권자들은 왜 천덕꾸러기가 됐나

     “여기 제자리인데요.”, “아, 네네. 죄송합니다.”  오후 4시가 좀 넘은 KTX 열차안. 30대 회사원 김지선(가명) 씨는 사람들의 눈치 속에 자리를 뜬다. 일하고 지친 몸을 쉬기 위해 또 다른 빈 좌석에 앉았다. 다음역 정차까지 15분이 지났을까. “이 자리 맞으세요?”, “아, 네. 죄송합니다.” 두 번째 자리를 이동하자 KTX에 탄 승객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지선씨를 쳐다본다. 이동하는 뒤통수가 따갑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저기 죄송한데, 옆에 자리 비었나요?”  ‘저 사람은 뭔데 아무데나 막 앉지? 표를 제대로 끊어 타든가. 양심도 없나 봐. 입석이면 입석칸에 가던가, 민폐 끼치네…’ 지선씨는 굴욕감을 느낀다. 난 정상적인 열차 티켓을 구매한 승객인데, 매달 고정적으로 30만원이 넘는 정기열차권을 끊고 다니는 이른바 ‘KTX 단골고객’인데 왜 이렇게 불편하게 열차를 이용하고 부당한 시선을 감내해야 하지? 지선씨는 지난 3년간 KTX 정기승차권으로만 12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썼다.  “코레일은 고객님의 행복한 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열차내 방송에 지선씨는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 KTX 정기승차권자, 출퇴근길 자리 전쟁…‘단골고객’ 대우는커녕 눈칫밥 ‘메뚜기’ 신세  세종시 관문인 충북 오송역에서 서울역으로 역출퇴근하는 지선씨는 KTX 정기승차권자의 한 단면일 뿐이다. 세종에서 근무하게 된 배우자를 따라 거처를 옮겼지만 육아휴직을 마친 뒤 곧바로 회사가 있는 서울로 역출퇴근을 하고 있다. 김씨는 KTX를 탈 때마다 너무 짜증스럽다고 했다. 얼마 전에도 37만원이 넘는 한 달짜리 정기승차권을 샀지만 지정석이 아닌터라 출근 시간대에 앉아 가기 위한 사투를 벌였다. 강추위가 몰아쳤던 지난달 12일 새벽에는 폭설 속에 열차가 20분가량 연착돼 정기승차권자들이 몰리는 KTX 18호차 플랫폼에서 자리 사수를 위해 그대로 덜덜 떨었다. 오후 6시 이전에 퇴근할 때는 그마저도 자유석칸이 한 량도 없어서 입석에서 서서 오기 일쑤다. 빈 좌석을 찾아 앉았다가도 금세 자리 주인이 오면 민망함을 무릅쓰고 수어번을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구걸하는 듯한 기분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적응이 잘 안 된다고 했다. 김씨는 교대 근무를 한다. 회사가 최근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서 출퇴근 시간대가 다양해졌지만 정기승차권자인 김씨는 마음이 편치가 않다.  충남 천안에서, 경기 수원에서 서울로 대학을 다니는 대학생들과 세종정부청사, 혁신도시 등 정부 정책 속에 다른 지방으로 이주해 뜻하지 않게 역출퇴근을 하게 된 직장인들과 주말 부부들, 시간제 계약직 근로자들의 증가와 저출산 해결을 위한 유연근무제의 확대 등 KTX 정기승차권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에 끼워 맞추기 어려운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새학기가 다가오면서 서울-천안을 통학해야 하는 대학생 이모(21) 씨는 “수업시간 대부분이 오전 9시 이후부터 낮시간대인데 자유석칸이 아예 없다보니 눈치보며 앉아 있어야 한다”며 “대학 졸업할 때까지 이런 부담스러운 열차 탑승을 계속 해야하는 건지 코레일이 정기승차권자들에 대한 배려가 정말 없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유연근무제, 지방분권 강화되는데…KTX 오전 9시~오후 6시 자유석칸 전무, 코레일 “자유석 운영시간 확대 안해”  정기승차권은 고속열차인 KTX가 2004년 생기고 일일생활권 반경이 확대되면서 코레일이 출퇴근 또는 통학을 위해 열차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일반실 요금의 45~50% 정도를 할인(청소년 60%)해 이용할 수 있게 한 제도다. 그러나 이런 도입 취지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레일은 출퇴근과 통학 등을 위해 선불로 끊은 KTX 정기승차권자들에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유석을 단 한 칸도 배정하지 않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자유석 운영시간대 확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코레일 측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는 일반실 고객들이 많고 자유석칸 이용자는 많지 않다”면서 “그러다 보니 일반실에 입석이 발생하는 현상이 발생해 출퇴근 이외 시간대 자유석을 일반석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이 자유석칸을 없애버린 것은 개통 4년 만인 2008년이다. 코레일 측은 개통 당시 모든 열차에 고정적으로 2량의 자유석을 운영해왔다. 열차 총 18량 중에 자유석칸은 맨 끝인 18호차(산천KTX는 8호차 또는 18호차)다. 최대 3량까지 운영될 때는 16~18호차가 배정된다. 하지만 하루에 열차 90% 이상이 1량만 운영되므로 주로 18호차가 유일한 자유석칸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코레일은 이 자유석을 낮시간대 전면 폐지하고 출퇴근 시간대 운영칸을 대폭 줄인 이유에 대해 “과거에 보니 주로 단거리 구간을 이용하는 정기승차권 이용객은 좌석을 지정받아 이용하고 장거리 구간(부산-서울 등)을 이용하는 일반 승객들은 이런 단거리 정기승차권 이용자들 때문에 자리가 없어 입석으로 이용하는 불편이 발생해 의견을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운임료가 상대적으로 비싸고 제값을 철저히 받을 수 있는 장거리 일반 고객들의 민원을 더 우선시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KTX 정기승차권 연간 이용자 수 2009년 148만명→2016년 347만명 7년 만 2.3배 껑충  하지만 코레일의 이런 주장은 정부세종청사(오송역)가 생겨나 대규모 공무원 이전이 이뤄지고 정부가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국에 지방분권과 혁신도시를 대폭 강화하면서 역출퇴근 등을 하게 된 정기승차권 이용자들이 폭증한 현 시점과는 고객의 수요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오송역이 생겨난 2010년 11월 이후 ‘세종시 블랙홀’ 논란이 일만큼 도시가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 속에 기하급수적으로 인구가 늘면서 정기승차권 이용자수도 크게 늘었다.  국회와 코레일에 따르면 KTX 정기승차권 연간 이용자 수는 2009년 148만명에서 4년 만인 2013년 두배에 가까운 286만으로 급증했다. 이듬해 코레일은 사상 첫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에는 처음으로 정기승차권 이용자수가 300만명(330만명)을 돌파했다. 호남 고속철 개통이 영향을 미쳤다. 2016년 인사혁신처 등 중앙행정기관의 후속 이전이 이어지면서 그해 정기승차권 이용자수는 347만명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초까지 이어진 탄핵으로 인한 국정마비와 정권교체 흐름 속에 정기승차권 이용자수는 329만명으로 주춤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지방 분권을 강화하고 내년 행정자치부 등 정부부처의 추가 이전, 청와대와 국회 분원 이전 등이 계속 거론하고 있어 정기승차권 이용자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코레일에 따르면 서울-오송 구간은 수도권과 일일생활권이 된 서울-천안아산, 서울-수원 구간에 이어 7년 만에 정기권 연간 이용자수 상위 세 번째에 올랐다.● 코레일, 최대 3량 자유석칸 운행? 열차 90.5%가 1량만 운행…수익 창출 급급 논란  이렇다보니 자유석칸이 부족해 경쟁하듯 자리 쟁탈전을 벌여야 하는 정기승차권자들이 불만도 늘고 있다. 자유석칸은 정기승차권자뿐만 아니라 일반실 좌석운임을 5% 할인받아 이용하는 자유석 승차권자들도 함께 이용하고 있어 더욱 붐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구간과 시간대에 따라 최대 3량의 자유석칸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유석칸을 운행하는 열차 169개 가운데 자유석 3량을 운행하는 열차는 3개 열차, 1.8%에 불과하다. 자유석칸 2량을 운영하는 열차도 13개 열차(7.7%)에 그친다. 열차 10대 중 9대 이상(90.5%)이 정기승차권자들에게 단 한 량의 자유석을 배치해 가뜩이나 피곤한 출퇴근길에 불필요한 심신의 전쟁을 치르게 하고 있다.  KTX 정기승차권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울-천안아산, 서울-수원, 서울-오송, 영등포-수원 등 상위 이용구간은 자유석칸이 한 량 밖에 배정되지 않아 어려움이 더욱 많다.  ● KTX 30일짜리 정기권, 공휴일·주말 사용 못해 실사용 평균 21일…출퇴근 자체가 약점?  정기승차권은 승차구간을 10일, 20일, 30일로 기간별로 나눠 쓸 수 있는데 64.1%에 달하는 고객들이 가장 긴 한달짜리를 끊는다. 출퇴근용이니 당연한 귀결이다. 그마저도 공휴일과 주말에는 쓸 수 없어 사실상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평균 21일 남짓에 불과하다. 직업 분화로 주말과 공휴일에도 근무를 해야 하는 일부 정기승차권자들은 한 달짜리를 사놓고도 이용할 수가 없어 불만이 많다. 오송에서 서울로 오가는 50대 박모 씨는 “다른 방도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KTX를 타지만 관둘 수 없는 출퇴근 자체가 약점으로 잡혀 마치 봉이 된 것 같아 속상하다”고 분개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금 정기승차권이 저렴한 건 주말을 제외했기 때문인데 주말을 포함시키면 운임료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언뜻 듣기에는 코레일이 정기승차권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말을 빼고 저렴한 운임료를 책정했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열차라는 독점적 사업권을 쥐고 있는 공공기관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수익 증대를 위해 정기승차권자들의 편의를 제한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레일의 경우 일반 민간기업이 아니라 공공기관인데 너무 이윤만 따지는 식의 영업 형태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민간 기업들도 단골 고객 프로그램을 마련해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감사 혜택 등을 운영하는데 공공기관인 코레일이 지속적인 매출을 가능하게 해주는 정기승차권 고객들이 제기하는 불편을 해소해주기 위한 방책을 강구하기는커녕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정기승차권의 경우 혁신도시와 지방분권으로 인해 근무 환경이 다양해지고 이동거리가 많아졌는데 자유석 이용시간대를 제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평일에 한해 자유석을 늘리고 주말과 공휴일도 옵션(선택권)을 붙이는 등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말·공휴일 열차이용에 대해 추가 비용을 정기권에 계산해 명시하면 소비자들이 지불하면 되는 만큼 선택권을 보장하라는 얘기다.  천안에서 서울을 오가는 직장인 이선주 씨는 “주말을 포함한 정기승차권이나 이용할 때마다 횟수를 차감하는 형태의 회수형 정기승차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코레일 “연내 횟수 차감형 정기권 도입 검토…부정승차자 많은데 보완 체계 먼저 마련돼야”  코레일 측은 회수승차권이 KTX 개통 이전에 운영했으나 이용객이 없어 폐지했다고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고객들이 선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KTX 개통으로 전국이 일일 생활권으로 묶이면서 정기승차권 수요가 급증한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코레일은 기자가 횟수 차감형 정기권을 언제 도입할 수 있느냐고 묻자 “연내 횟수 차감형 상품을 개발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주말부부, 잦은 출장객 등 부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의 패턴을 분석해 일정 기간 동안 특정 횟수를 이용할 수 있는 회수형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코레일 관계자는 “지금도 승무원을 피해 다니며 부정승차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횟수 차감을 위해 확인하는 완벽한 보완 체계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석을 이용하는 정기권 이용자들이 회수권을 차감하지 않고 무임승차로 타고 다니는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듯한 뉘앙스가 풍긴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부정승차 적발건수는 21만매로 피해액은 32억원이다. 2015년 30만매(피해액 42억원), 2016년 27만매(40억원)으로 해마다 줄고 있지만 적지 않은 금액인 것은 분명하다. 부정승차는 분명히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다만 코레일이 부정승차자 때문에 예전에 운용했던 회수승차권 제도를 부활하지 못한다는 것은 대응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정승차 문제는 자신들이 단속을 강화해서 해결할 문제이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문제와는 다른 것”이라며 “KTX를 타보면 승차권 검사가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느슨한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은희 교수도 “일부 승객들의 부정승차를 이유 삼아 소비자 선택의 권리를 원천 봉쇄하는 것은 자유 민주 경제 체제에서 말이 안 되는 부분”이라며 “코레일은 단속을 위한 조치를 마련해야하고, 독점사업권자인 코레일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이나 소비자 선택의 권리가 침해되는 건 아닌지 살펴보고,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줄 것을 얘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엄청난 인력과 예산을 쓰는 코레일이 열차 티켓은 다 팔아놓고 이용에 부담을 줘선 안 된다”면서 “어느 정도가 쾌적한지, 정기승차권이 붐비는 시기는 언제인지 등 소비자 편의를 위한 데이터 분석과 예측을 통해 개선할 생각은 안 하고 부정승차 등의 얘기를 하는 건 핑계”라고 질타했다. 이 교수는 코레일이 소비자들을 위한 합리적인 선택권 보장을 하지 않는다면 철도 민영화를 통한 경쟁 체제 도입해 다양한 소비자 권리를 회복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부정승차 때문에 소비자 선택권 제약 안돼”…기간, 횟수 등 다양한 소비자 선택권 보장해야  지난해부터 정기승차권을 운영하고 있는 코레일의 자회사이자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은 어떨까. SR은 SRT에 대해 주중뿐 아니라 주말과 공휴일(명절 제외)에도 정기승차권을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SRT는 자유석칸이 아예 없고, 보조좌석과 승차율 등을 고려해서 지정된 열차 앞뒤 한 시간까지만 탈 수 있는 지정열차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정된 시간대 이외에는 아예 이용할 수 없다는 게 SRT 측 설명이다. 이 역시 낮시간대는 이용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SRT 관계자는 “고속열차이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입석이 없다”면서도 “다만 정기승차권자들은 지정시간 외 이용을 해야할 경우 자리가 없으면 비켜주거나 서서 가야 한다”고 답했다. 원칙과 실제 운용에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안전을 위해 입석을 없앴다면서도 서서 가야하는 정기승차권자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건지 앞뒤가 맞지 않는 발상이다. 일반 좌석을 이용하는 승객의 안전과 정기승차권을 소지한 승객의 안전은 별개라는 얘기인가.  SRT는 그나마 주말과 공휴일에는 정기승차권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 코레일 측은 이에 대해 “회사마다 마케팅과 운영전략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서 수익 창출을 위한 경쟁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각사의 전략을 선택했다는 주장이다. 또 SRT는 자유석칸이 없고 하루에 두번 밖에 정기승차권을 이용하지 못하지만 KTX는 지정석 자체는 없지만 하루에 기차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출퇴근자들에게 무제한 당일 정기권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정기승차권 이용자들의 중론이다. 더욱이 코레일은 이제 갓 걸음마를 뗀 SR 지분의 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R은 얼마 전 필기시험 꼴찌인 코레일 간부 아들을 채용하는 등 ‘채용비리’가 불거져 국토교통부로부터 공공기관 지정도 추진되고 있다. SR이 모회사이자 경쟁력 우위인 코레일의 눈치를 본다는 얘기다.  이은희 교수는 “코레일이 사실상 거의 공급을 독점하는 상황에서는 소비자 선택의 권리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SRT가 주말과 공휴일에도 운영하는 선례가 있는 만큼 코레일은 지금 운영방식을 고수할 게 아니라 정기승차권자들의 이용패턴을 분석하고 민원을 종합해 자주 이용하는 승객에 대한 불만을 최소화하고 폐해를 줄이는 방식으로 연구용역을 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독점사업자 코레일, 소비자 권리 훼손 우려…“가격차별화,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윈윈”  정지연 사무총장은 “정기승차권을 다양한 방식으로 개선해 얻을 가장 큰 수혜자는 코레일”이라며 “독점적 사업자 지위에서 자신들의 수익 창출과 편의대로만 운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비용을 분석해 개선된 제도를 설계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교수는 “코레일은 좀더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정기권을 만들어 주말을 포함한 정기권, 출퇴근 고정 지정석제 등 시간대와 가격대를 적정하게 정해 소비자에게 선택할 수 있게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가격차별화는 경제학에서도 소비자는 물론 공급자 입장에서도 차별화된 가격에 따른 적절한 이윤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에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면서 “미국 등 선진국은 기간, 횟수 등 다양한 형태의 정기권이 있는데 코레일이 하기 싫어서 안하는 거지 소비자와 공급자 둘다 만족할만한 연구를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교수는 정기승차권 연간 이용자수 공개를 꺼리는 코레일에 대해서도 “매년 수천억원씩 국민 세금을 받아 적자를 메꿔 왔던 공공기관 코레일이 프라이버시 대상이 되는 명단 공개도 아닌 연간 정기승차권 이용자수라는 기본 통계조차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은 이해되지 않은 행동이며 마땅히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수어는 완벽한 ‘언어’… 외국어 익히듯 공부”

    “수어는 완벽한 ‘언어’… 외국어 익히듯 공부”

    “‘수어’(手語)를 배우면서 수어가 그 자체로 완벽한 하나의 언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야구 경기 때 감독과 선수가 주고받는 수준의 몸짓이 아니라 창조성이 있고 소멸하기도 하는 언어라는 것입니다.”지난 2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도서관에서 열린 ‘한국수어 문화학교’ 수료식에서 만난 이지은(34·어학강사)씨는 수어 예찬론을 폈다. 이씨는 “직업이 어학강사이다 보니 외국어처럼 하나의 언어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수어 수업을 들었다”며 “제가 일본어를 전공으로 하고 있어서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일어 수어도 배워 일어를 공부하고 싶은 농인들에게 가르쳐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수어 문화학교는 서울특별시농아인협회 주관으로 국립국어원과 서울도서관이 지난 6월 21일부터 이날까지 총 10회로 진행한 시민대상 수어 교실이다. 손동작과 몸짓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수어는 ‘수화’(手話)로 통칭해 쓰였다. 그러다 2014년 전후로 하나의 언어로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국어’, ‘영어’처럼 ‘어’(語)를 붙여 쓰자는 목소리가 나왔고, 지난해 2월 한국수화언어법 제정을 통해 수어가 대한민국 농인 공용어로서 법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수어는 거의 모든 의사소통이 가능한 하나의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반인들이 생소하게 느끼거나 일부는 거부감을 보이기도 한다”면서 “수어가 하나의 언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더 많은 대중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한국수어 문화학교도 그 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2017년 현재 국내에 등록된 청각장애인은 27만명이지만 수어 사용자는 3만~4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수어를 공식적으로 가르치는 기관이 부족하고 대부분의 교육기관이 음성언어를 통해 교육하는 것 외에 다른 교육 방식을 도입하는 데 소극적이기 때문이라는 게 국립국어원 측의 설명이다. 이날 한국수어 문화학교를 수료한 김강석(52·금융업)씨는 “이번에 처음 수어를 배우고 나서 은행 같은 금융기관에 수어가 가능한 창구가 왜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수어는 다양하게 일상생활에 접목해 사용할 수 있는 언어”라고 말했다. 국립국어원은 향후 한국수어 보급을 위해 맞춤형 한국수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한국수어 대중화를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단독]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손사탐 시절 연수입 50억…10대 때 청강한 청년들에 20년 만에 ‘빚’ 갚게 됐죠

    [단독]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손사탐 시절 연수입 50억…10대 때 청강한 청년들에 20년 만에 ‘빚’ 갚게 됐죠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전성기를 보내던 1997~1998년. ‘손사탐’(손 선생 사회탐구)의 제자들은 맨날 학원 책상에 ‘박찬호 연봉 vs 손사탐 연봉’을 적어 놓고 비교를 하곤 했다. “아! 손사탐이 더 버네. 돼지 아냐. 그렇게 돈 많이 벌어서 뭐할 거야.” 이런 비아냥거리는 낙서도 종종 발견됐다.‘손사탐’ 손주은(56) 메가스터디 그룹 회장은 당시 오프라인 학원 강사료로만 한 달에 4억원을 벌었다. 여기에 교재비까지 더하면 연간 수입이 50억원에 달했다. 보통 월급쟁이들은 평생 만져볼 수조차 없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손 회장은 이렇게 번 돈을 토대로 2000년 교육기업 메가스터디를 설립했다. 메가스터디 그룹은 시가총액이 한때 2조 5000억원을 넘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손 회장은 항상 빚진 기분이었다고 했다. “워낙 돈을 쉽게 벌었으니 학생들한테 일부는 환원해야 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항상 했어요. 인생이 생각대로 잘 안 돼서 이걸 그냥 가지고 죽으면 안 되겠다고….” 2015년 말에 구체적인 결심을 한 그는 지난해 10월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윤민창의투자재단을 설립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학생들에게 강의하면서 했던 약속을 20년 만에 실행한 거죠. 이제 빚을 갚았다는 느낌에 홀가분해요.” 그래서인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메가스터티교육 본사에서 만난 손 회장은 표정이 유달리 밝아 보였다.→청년 창업을 위한 재단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요. -애초에는 청년 창업보다는 인재 양성을 위한 재단을 만들려고 했어요. 그런데 인재 양성도 중요하지만 요즘 30대가 너무 힘들어합니다. 과거 10대 때 제 수업을 듣던 애들이죠. 당시 제가 “공부가 너희를 구원할 거다”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구원이 안 됐어요. 한국이 지금 고성장에서 저성장으로 들어온 상태에서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건 결국 청년들이 힘을 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생각에서 청년 창업 지원 쪽으로 생각을 바꿨죠. →재단 이름 윤민은 무슨 뜻인가요. -아까 회의실에서 보셨겠지만, 관동별곡에 나오는 한 구절이 벽 액자에 걸려 있어요. ‘음애(陰崖)에 이온 풀을 다 살와내여사라’. ‘그늘진 벼랑에 시든 풀을 다 살려내라’, 즉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기업을 만들면 이런 정신을 가져야겠다고 항상 생각했어요. 이걸 두 자로 줄이면 윤택할 윤(潤), 백성 민(民), 윤민입니다. 1992년 교통사고로 먼저 간 딸 이름이에요. 집사람은 1991년 같은 교통사고로 먼저 숨진 아들 이름(광욱)에서도 한 글자를 따서 ‘광윤’으로 하자고 했는데, 사람들이 잘 못 알아들을 것 같아 그냥 윤민으로 했어요. 회사가 더 커지면 이름을 ‘윤민그룹’으로 바꾸려고 했는데 지금은 그 단계로 가기는 어려워졌고…. →25일까지 첫 지원을 받는데 어떤 기대를 하고 있나요. -시도를 하나도 안 하면 0이지만, 한번 시도를 해 보면 언젠가 자기뿐 아니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큰 걸 만들 수 있어요. 여기에서는 꼭 해서 성공하라는 건 아닙니다. 그건 벤처캐피탈이 하는 거고. 우리도 벤처캐피탈을 갖고 있는데 대상을 찾을 때 성공할 애들을 찾아요. 그러면 어느 정도 단계에 와 있는 사람만이 벤처캐피탈 지원을 받죠. 그보다 낮은 단계는 과감하게 시도조차 해보기 어려워요. “일단 원서를 내 봐라. 도전을 해 봐라. 실패도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한 300팀 정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10팀을 뽑습니다. →재원은 얼마인가요. -300억원을 출연합니다. 지난해 100억원, 올해와 내년 100억원씩이죠. 첫해엔 부동산 63억원, 현금 37억원을 출연하고 올해와 내년은 현금으로 지원합니다. 처음에는 400억원을 생각했는데 막상 딱 내는 순간에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100억원을 또 깎게 되더라고요. 실제 사람 심리가…. 이사장은 숙대 법대의 성민섭 교수님이 맡아 주셨어요. →이미 장학 사업을 하고 있지 않나요. -기존에 메가스터디가 학생들한테 올해까지 350억원 가까이를 지원했죠. 그거 말고도 여러 대학을 중심으로 기부활동을 해 왔어요. 특히 모교인 서울대 인문대에는 ‘손주은 인문학 장학금’이라 해서 인문학 후세대 양성을 위해 연간 1억원 가까이 계속 내왔는데 앞으로 그 부분을 이 재단에서 일부 담당하려고 해요. →기업인들이 재단을 재산 증여 등 관리 목적으로 설립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런 거 전혀 아닙니다. 저를 아는 사람들은 그런 게 절대 아닐 거라는 걸 압니다. 늘 얘기했듯이 다른 직업에 비해 한국 사교육 종사자들, 그중 스타 강사는 너무 쉽게 돈을 많이 벌었어요. 사교육이 하나의 열풍이었잖아요.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손사탐 시절에는 특히 그랬죠. 제가 1997~1998년 대중강의를 처음 시작하고 나서 한 5개월 만에 학생 2000명이 20개반에 몰렸어요. 한 반에 100명씩 쭉 줄을 서서 등록했죠. 1998년부터는 한 교실에 250명으로 늘려도 줄이 끝도 잘 안 보여요 .그걸 20개반을 하니 월 5000명, 게다가 저는 최고의 스타 강사니까 5대5 배분 비율이 깨지죠. 강사가 절대 강자니까 7대3(수입을 강사가 70%, 학원이 30%로 가져가는 것)까지 갔어요. 그래도 학원은 많이 남으니까. 엄청난 돈을 벌었죠.→외환위기 직후니 더 많아 보였겠네요. -그냥 돈 많이 번다가 아니고 노력에 비해 훨씬 큰 소득이죠. 예를 들어 그 당시 했던 16주 강의는 48만원을 받았는데. 그러면 저는 250명을 넣고 어떤 선생님은 10명도 못 넣었어요. 당장 25배 차이가 나잖아요. 그런데 25배가 아니죠. 그분은 배분을 5대5. 저는 7대3. 30배 이상, 한 40배 차이가 나잖아요. 어떤 선생님은 한 시간 강의하면 시간당 2만~3만원 정도가 평균가라면, 저는 한 시간에 100만~150만원. 하루 평균 9시간 강의를 했는데 하루 소득이 1000만원을 넘었어요. 분명 같은 노력에 비해 과도한 수입이죠. 그래서 그때부터 저는 두 가지 원칙을 정했어요. 하나는 정직하게 소득 신고를 해서 세금을 정확하게 내자. 그게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으니. 그래서 지금까지 소득세, 양도소득세, 토지보유세 등 이래저래 낸 세금이 500억원 가까이 돼요. 또 하나는 어려서부터 갖고 있던 청교도 윤리에 따라 양심적으로 할 수 있는 기부활동을 했어요. 그걸 드러낸다는 건 나를 파는 것밖에 안 되니 모르게 했죠. →그래서 ‘깨끗한 장사꾼’을 모토로 삼은 건가요. -제가 서른여섯 살 때 10년간 사교육으로 번 돈을 접고 사립학교 하나 사서 이사장이 되려고 했어요. ‘사농공상’이라는 신분의식이 숨어 있었던 거죠. 제가 대학생들한테 강연 중에도 말하는데 생산력이 엄청 올라간 사회에서는 이 질서는 거꾸로 돼야 한다. ‘상공농사, 상자지천하대본’이다. 기업 하는 사람들, 장사하는 사람이 사회 주도층이 돼야 한다. 법률가 등이 사회 지도층이 되는 게 옳지 않다. 지금 이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에너지와 원리는 기업이다라고요. 근데 내가 고작 강의 팔아서 하니까 나 보고 장사꾼이라고 욕을 할 거니까 장사꾼이라고 하자. 대신 깨끗하게 하자. 이런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이제 저 스스로 ‘깨끗한 장사꾼’이라고 안 합니다. ‘깨끗한 기업인’이라고 합니다. →안철수 캠프를 도와주면서 정치를 할 거라는 말도 나옵니다. -아닙니다. 교육 관련 해서 조언만 해 준 것 뿐이에요. 안 의원과의 인연은 10년 전 손학규씨를 대신해 메신저 역할을 하기 위해 만나서 시작됐어요. 지난해 두 번째 만남을 가졌죠. 당시 입장(기업인으로 특정 정파를 지원하지 않는다는)을 분명히 밝혔어요. 이후 지난해 안 의원 쪽에서 교육 관련 대담을 하자고 했고 그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온 게 전부입니다. 무슨 캠프에 들어가거나 정치를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정치는 인생 자체가 완전히 망가질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아버지가 통일주체국민회의 때와 경남 도의원 등 네 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제가 직접 선거캠프에서 도와준 적이 있어 정치 세계를 잘 압니다. 더구나 저는 정치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에요. 사교육에서 돈을 번 사람이 정치하겠다고 하면 후안무치죠. 그 정도는 저도 압니다. →교육정책에 대해서 제언을 한다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입시를 바꾸는 게 현실적인 하나의 대안으로서는 맞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에요. 교실이 다 바뀌어야 해요. 한 교실에 애들을 다 집어넣고 수업을 한다는 건 근대 시민사회 초기에 있던 모형 아닙니까. 어느 정도 수준의 보편적 지식과 기능을 만들기 위해선 효율적이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지식은 세상에 널려 있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또 그걸 가지고 실제 도전해 보고 체험해 보고 이런 작업들이 중요한 시대에 왔어요. 시간표 짜서 선생이 들어오는 이런 교실을 가지고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봐요. 입시 제도를 백날 바꿔서 되는 게 아니고 근본적인 교실 혁명이 있어야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교육 대전환이 가능합니다.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교육의 패러다임은 어떤 건가요. -완전히 깨부수어야 하는데 국민들은 일종의 의식의 지체에 빠져 있어요. 아직도 대학 잘 가서 우리 애가 성공하는 것, 아주 우수하면 의사 되는 것, 그다음으로 우수하면 로스쿨 가서 변호사 되는 것 아니면 교사가 되거나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 들어가거나…. 그런 질서의 세상이 얼마 안 남았는데 부모들은 아직도 이렇게 생각해요. 한국 사회의 특수성이죠. 30년간 고도 압축 성장을 하면서 계속 해마다 나아지는 삶을 살았던 유례없는 경험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미 그런 세상이 아니잖아요. 명문대 나와도 취직이 안 되고, 취직이 돼도 임금에 한계가 있고 위로 올라가면 층층이 쌓여 있고. 로스쿨 나와서 변호사 돼도 몇 개 대형 로펌 외에는 답이 전혀 없어요. 더구나 지금까지 교육은 행복을 추구하기보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 주로 했어요. 옛날에는 이기고 나면 뭔가 소득이 있었죠. 지금은 경쟁에서 이겼는데도 ‘헬조선’이라고 얘기합니다. 이런 교육을 하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교육의 본질에 기초한 비즈니스가 뭔지 요즘 고민하고 있어요. →좀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노량진이 공무원시장이잖아요. 공무원 학원도 있고 입시 학원도 있고. 거기에서 저희도 오피스텔 이런 걸 지어 분양해서 성공도 했지만, 학생들한테 입시를 계속 팔고 있거든요. 노량진을 보면 세계에서 20대 인구 비율이 1등인 곳입니다. 군대 같은 특수한 곳 빼고는 일반인이 사는 곳 중에서는 유일할 겁니다. 그런데 많은 공무원 학원들은 “너희가 공무원 되면 안정된 미래가 열릴 거다” 이러잖아요. 실상은 2~3년 어두운 인생의 터널을 지나서 패배의 상처를 안고 가는, 젊음이 썩어 들어가는 공간이잖아요. 비극이죠. 그래서 우리는 이 젊은이들에게 삶이 그렇게 비극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얘기하면서 ‘힐링’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을 만들어 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요. 연내 노량진에서, 시험에 찌들어 사는 젊은이들에게 작은 빛을 줄 수 있는 시도를 하나 할 겁니다. →오래전부터 “사교육은 끝났다”는 말을 해 왔는데. -사교육업체들도 2000년대 후반 2010년쯤 와서 “어 세상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사교육 시장이 끝났다”는 얘기를 하고 다닌 지 7~8년쯤 됐죠. 실제로 끝났고 일종의 잔불이 남아 있는 걸로 보는데.그런 비판을 해 오다가 최근에 얻은 영감은, 일본 도쿄에 가면 ‘쓰타야’라는 서점이 있거든요. 마스다 무네아키라는 분이 쓴 ‘지적자본론’에 나오는 얘긴데요. 서점은 다 망한다고 했어요. 당연히 인터넷 서점으로 가고 있으니. 그런데 이분이 거꾸로 서점수를 일본 전역에 1440개로, 회원수는 5000만명으로 늘렸어요. 연 매출 2조원에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 내는 신화적인 일본의 오프라인 서점으로 성장시켰죠. 이분이 하는 말이 서점은 서적을 팔면 망한다고 합니다. 그럼 뭘 팔아야 되냐. 책 안에 들어 있는 새로운 삶의 양식, 철학, 행복 등 여러 가지를 팔아야 한다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직원들에게 “사교육업체가 사교육을 팔면 틀림없이 망한다”고 해요. →그러면 사교육업체는 뭘 팔아야 하나요.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인 더 나은 삶에 대한 새로운 제안이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이걸 팔아야만 진정한 교육 기업이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사교육에 대해선 지금도 다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소비를 하고 있거든요. 사람들이 이건 아닌 거 같은데 당장 우리 애 성적이 안 나오니 한다, 이런 생각으로…. 이런 소비는 오래가지 않아요. 그런데 교육 기업이 우리한테 행복을 줬다고 생각하면, 행복을 팔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미래 지향적인 가치,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수요자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상품이 뭐냐. 그게 답이라고 생각해요. 김성수 산업부장 sskim@seoul.co.kr ■프로필 ▲1961년 경남 창원 출생 ▲부산 동성고 졸업(1979년) ▲서울대 서양사학과 졸업(1987년) ▲2000~2010년 메가스터디 대표이사 사장 겸 이사회 의장 ▲2007년 코스닥 상장법인협의회 이사 ▲2010~2014년 메가스터디 대표이사 회장 겸 이사회 의장 ▲2014년~현재 메가스터디그룹 회장 겸 메가스터디 이사회 의장 ▲2015년~현재 메가스터디교육 이사회 의장 ▲2016년~현재 윤민창의투자재단(이사장 성민섭) 이사
  • 부산영어마을 더 알차집니다

    부산영어마을 더 알차집니다

    지난달 문을 연 부산글로벌빌리지(영어마을)가 다음 달부터 방과 후 집중영어교육과정, 영·유아과정을 신설하는 등 명품영어마을로 도약한다. 부산글로벌빌리지는 검증 받은 원어민 및 내국인 강사와 최상의 시설, 엄선된 교재, 최고의 교과과정(커리큘럼) 등 4박자가 조화를 이룬 체계적이고 재미있는 체험교육 위주로 구성된 새롭고 알찬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다음 달부터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집중영어교육과정은 체험학습동에 마련된 50여개의 체험시설을 활용해 원어민 강사와 엄선된 교재로 수업이 이뤄진다. 학기별로 원어민 강사와 한국인 복수담임제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친화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체계적인 영어학습 관리시스템으로 운영한다. 또 학생들의 영어 능력에 맞춰 ‘3가지 수준별 선택수업’으로 집중도를 높인다. 첫번째 ‘Word Class’는 교육부 지정 초등부 필수어휘와 교과내용 중 필수어휘를 정리해 개인별 수준에 맞춰 단어수업 위주로 진행하고 ‘Story Class’는 이야기책들을 단계별로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초등부 선택수업이다. ‘Newspaper Class ’는 초등부 고학년을 위한 과정으로 정해진 기사 내용을 이해하고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수업으로 진행된다. 수업시간은 정규 교육과정이 끝난 오후 2시20분부터 9시까지로 주당 40분씩 모두 6차례 진행되며 전체 5년 과정으로 지속적이고 점증적인 영어 습득환경을 제공한다. 영·유아 과정은 생후 16개월부터 4세까지를 대상으로 음악과 미술, 신체, 요리, 과학, 언어를 통합한 체험형 놀이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놀면서 배우는 즐거운 영어수업’을 주제로 한 이 프로그램은 엄마와 함께 수업을 진행해 아동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로 소통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부산글로벌빌리지는 부산시가 총 320억원을 들여 부산진구 부전동 옛 개성중 부지 1만 8718㎡에 5층 규모의 행정동(7494㎡)과 4층 규모의 체험학습동(8218㎡)을 갖춘 도심 통학형 영어마을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 교실’ 지상중계] (7) 주제별강의 및 첨삭 Ⅲ

    1번은 제시문에 나온 내용으로 풀 수 있다. 쉬운 문제다. 답에는 ‘혁신’이라는 어휘만 들어가면 된다.(가)에 있는 예들이 혁신의 어느 분야에 해당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만 알면 쉽게 풀 수 있다.(가)에 나오는 혁신은 무엇인가. 공급의 측면에서 볼 때 생산자 중심, 생산성 증대, 기업의 이익, 즉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게 더 많으면 그 관계가 성립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소비자의 가치와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들 수 있다. 공통점은 이런 식으로 보여주면 된다. 그럼 이 제시문에서 수요 측면인지 공급 측면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거기에 답이 있다. 스타벅스에서 혁신이라고 한 부분은 고급문화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만족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기업의 이익이 된다는 등의 얘기는 공급 측면으로 보면 된다. 혁신은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다. 공급 측면에서 혁신의 정의를 내린 곳은 어디인가. 똑같은 자원을 투자하고도 다른 결과를 얻는 것이 혁신이다. 그럼 생각해 보자. 스타벅스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커피라는 생산물에 새로운 문화를 더한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얻은 것이다. 스타벅스가 성공했던 이유는 이들의 기법이 수요 측면에만 해당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논술교재(7회) 바로가기 델을 보자. 어디가 핵심인가. 다이렉트 판매방식이다. 또한 소비자 중심이다. 맞춤형 PC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창조한 곳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주기 위해서다. 이 또한 수요의 측면이다. 이것은 스타벅스의 예와 다르게 제품에 서비스를 얹은 것이다. 결론은 쉽게 내려질 수 있다. 결국 이 두 가지가 수요 측면임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공급 측면으로는 이익 창출이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에 수요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더 빛을 보는 것이다.(가)에서 여기에 속하는 것만 말하면 된다. 글의 순서는 상관없다. 중점을 두고 쓸 부분은 소비자들의 가치와 만족도를 높여주는 예이다. 요즘 기업들은 여기에 중점을 두고 나아가고 있다. 두번째 단락에서는 혁신에 대한 얘기 가운데 공급 측면에 한계에 부딪쳐 수요 측면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쓰면 된다. 혁신에 대한 설명이 여러 개 나오는데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알아보자. 혁신은 무엇인가. 학교 수업시간에 나오는 것이 논술의 배경 지식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된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내신 공부를 하고 시험 끝나면 다 잊어버린다. 그러고 나서 수능 공부를 한다. 학원 열심히 다닌다. 수능이라고 내신과 동떨어져 있느냐. 기본적으로 수능의 배경지식도 내신 공부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여러분은 한 번에 할 수 있는 공부를 따로 따로 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버리고 있다. 학원은 기본적으로 이익 추구를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내신, 수능, 논술등을) 쓸데없이 다 나눠서 가르친다. 수능은 암기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를 요구한다. 하지만 여러분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한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글쓰기가 들어갈 뿐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것이 논술이다.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 학교에서 배경 지식을 잘 안 가르쳐 주는 이유는 교과 시간에 배우는 배경지식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 집중해라. 집에 가서 혼자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돌을 밀어보지도 않고 (해결책을)찾는 식의 공부는 안된다. 스스로 길을 찾는 식의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 2번 문제를 보자. 박지원은 잘 알 것이고, 장자와 박지원은 연습문제에 자주 나온다. 이유는 지금 시대에 적용되는 사상을 당시에 미리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잘 맞는 한자가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같은 말이 하나 더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옛것을 알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라는 뜻이다. 논술에서 배경지식을 왜 강조할까. 배경지식은 단순히 글의 자료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글을 쓰기 위한 귀한 재물이 된다. 이 문제에서도 여러분은 두 글에 나타난 삶의 태도나 사유 방식을 찾아야 한다. 둘의 평균을 찾아야 한다. 한 쪽에 치우치면 안된다. 두 가지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두번째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기여한 사례를 논하는 것이다. 주장이 있고, 추출해 낸 사유방식으로 이어지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사례다. 논술하고 싶은 내용은 많이 알지만 쉬운 것을 위주로 왜 그런지 설명해야 한다. 구체적인 설명은 예만 들어주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설명이 필요하다. 왜 설명하지 않을까. 이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것은 다른 사람이 모두 안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실수다. 설명이 충분히 되어야 한다. 추측성 주장이거나 혹은 어느 한 쪽의 주장을 몰아갈 때 더욱 더 설명을 보장해 줘야 한다. 그러나 찬반 논의형 진행일 때 반박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 즉 한정을 지어준다. 예를 들어 사람은 누구나 군대를 가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면 몸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혹은 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하는 식으로 한정을 지어야 한다. 진도를 나가 보자. 두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나)를 보면 선귤자가 엄행수를 바라보는 태도, 예적 선생이라고 부르는 이유에서 삶의 방식이나 그의 사유 방식을 추론할 수 있다.(나)에서는 선귤자나 제자가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다.(가)에서도 혜자와 장자가 바라보는 방식이 상반된다. 그러나 공통점도 있다. 장자와 선귤자이다. 이제 결정지어 주면 된다. 삶의 태도라고 할지 사유방식이라고 할지. 즉 남들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 두번째 질문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구체적인 예를 통해 말하라고 하고 있다. 설명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해줘야 한다. 불친절하면 점수를 잘 받지 못한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2007 서강대 수시 1차 논술문제 ●경제 문항 1: 30%,500~600자 다음 제시문 (나)는 오늘날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어떤 공통된 경영 활동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제시문 (나)를 근거로 하여 제시문 (가)가 담고 있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가) 스타벅스는 커피와 문화를 결합하여 커피에 관한 경험을 재창조한 회사이다. 스타벅스의 최고 경영자가 된 하워드 슐츠는 1982년 스타벅스에 합류했다가 1987년에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그는 단순히 최고급 커피원두를 소매로 파는 가게였던 스타벅스를 ‘고객이 바리스타(barista)라 불리는 매장 점원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오늘의 스타벅스를 일구어냈다. 또한 존경과 품위, 다양성의 존중, 사회와 환경에 대한 공헌 등의 원칙을 공유하는 문화를 키워나감과 동시에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프라프치노 등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상품을 적시에 선보였다. 그 결과 1987년 당시 6개 스토어에 100여명의 사원이 있던 수준의 회사를 10년만에 2,000여 개의 스토어에 25,000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켰다.1992년에는 커피 판매 기업으로는 최초로 상장기업이 되었으며 2004년에는 5조 3천억 원의 매출과 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델은 1984년 창업과 함께 컴퓨터업계 최초로 제조업체가 제작한 컴퓨터를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다이렉트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의 PC 판매는 생산자 중심의 관점에서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 없이 생산하고 중간유통을 거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델은 이러한 방식을 뛰어넘어 고객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PC를 파악하고 맞춤형 PC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창조한 것이다. 그 결과 1994년부터 7년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37%를 기록하며 2001년에 세계 시장 1위의 사업자로 등극했다.2004년에 델은 42조 6천억 원의 매출과 3조 5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AT 커니, 매일경제 Creative Korea 팀, ‘창조혁명 보고서´ (나) 인간이 자연 그대로의 자원에서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고 그것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기 전까지는 ‘자원’이라고 불릴 만한 것은 없다. 경제적 가치가 생기기 전까지는 모든 식물은 식물 그 자체이고, 모든 광석은 돌덩어리 일 뿐이다.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땅에서 스며 나오는 원유도, 알루미늄 원광인 보크사이트도 자원이 아니었다. 귀찮은 존재로서 토양을 망치기만 했다. 페니실린 곰팡이도 한때는 자원이 아니라 병균일 뿐이었다. 그러나 1920년대 영국의 미생물학자인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 곰팡이 ‘병균’이야말로 세균학자들이 찾던, 바로 그 박테리아를 죽이는 물질임을 확인함으로써 페니실린 곰팡이는 가치 있는 자원이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에 부를 창출하는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혁신인 것처럼 기존 자원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높여 더 많은 부를 창출하도록 하는 활동도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경제학자 J.B. 세이는 “기업가는 경제적 자원을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곳으로부터 좀 더 높은 곳으로 이동시킨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혁신은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혁신은 기업가정신의 구체적인 기능인 것이다. 똑같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양을 산출할 수 있는 활동이 곧 혁신이라는 뜻으로 공급측면에서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의에 적합한 구체적 사례를 들어보면, 제철산업의 경우 종합제철공장에서 미니밀(mini-mill: 전기로)로 이동한 것은 공급측면에서의 혁신이다. 미니밀은 철광석을 녹이는 용광로 설비가 필요 없다. 고철을 녹여 철강 빔이나 철근 같은 소비제품을 만들어낸다. 최종 제품도, 용도도, 고객도 똑같다. 그러나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었기 때문에, 즉 같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양을 산출할 수 있도록 한 혁신인 것이다. 한편 혁신을 수요측면을 강조해 정의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혁신은 소비자들이 이제까지 느껴온 가치와 만족에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아이포드(i-Pod) 또는 디지털 카메라는 기술혁신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와 만족도를 높인 혁신사례라고 할 수 있다. 헨리 루스가 1920년대에 ‘타임´,‘라이프´,‘포천´ 등을 창간하여 보여준 사회적 혁신이나,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에 개발된 머니마켓펀드(money market fund), 유니버설보험상품(universal life insurance product) 같은 금융상품의 성공적 혁신도 공급측면보다는 가치와 만족도라는 측면에서 훨씬 설명하기 쉽다. ― 피터 드러커,‘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 ●인문 문항 2: 30%,500~600자 다음 두 제시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삶의 태도 또는 사유방식을 추출하고, 그것이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논술하라. (가) 혜자(惠子)가 장자(莊子)에게 말했다.“위(魏)나라 왕이 나에게 큰 박씨를 하나 보내주므로 이것을 심었더니 닷 섬짜리 박이 열렸네. 그 속에다 장을 채워 두었더니 들 수가 없었네. 다시 두 쪽으로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었으나 너무 넓어서 쓸 수가 있어야지. 텅 비어 크기는 했지만 나는 아무 소용없어 그것을 부수어버렸네.”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자네는 참으로 큰 것을 쓸 줄 모르는군.…중략… 지금 자네는 닷 섬짜리 바가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어째서 그것으로 큰 통을 만들어 강호(江湖)에 띄울 것을 생각지 못하고, 그것이 넓어서 쓸데가 없다고만 근심하는가? 자네야말로 아직도 몹시 옹졸한 생각밖에 가지고 있지 못하군.” 혜자는 장자에게 말했다.“우리 집에 큰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이 가죽나무라 부르네. 그 밑동은 혹투성이라 먹줄을 댈 수가 없고, 그 작은 가지들도 꼬불꼬불해서 자에 맞지를 않네. 그것이 길가에 서 있으나 목수가 돌아보지도 않네. 지금 자네의 말은 이 나무와 같아 커도 소용이 없네. 따라서 여러 사람들이 돌보지도 않을 것일세.”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중략… 자네는 큰 나무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이 쓸데가 없는 것을 걱정하지만, 왜 그것을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인 광막한 들에다 심어 놓고 그 곁을 방황하면서 무위(無爲)로 날을 보내고 소요하다가 그 밑에 드러눕지를 않는가? 그러면 그 나무는 도끼에 베어지지도 않을 것이고 아무에게도 해를 입을 염려가 없네. 쓰일 데가 없으니 또 무슨 괴로움이 있겠는가?” ― ‘장자´ (나) 선귤자(蟬橘子)에게 예덕선생(穢德先生)이라 부르는 벗이 한 사람 있었다. 그는 마을 안의 똥을 치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지냈다. 선귤자의 제자가 자기 스승이 그 비천한 막일꾼의 덕을 칭송하여 선생이라 부르는 동시에 장차 그와 교분을 맺고 벗하기를 청하려고 하자, 제자로서 부끄러워 그의 문하를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선귤자가 말했다.“앉아라. 내가 너에게 벗을 사귀는 것에 대해 말해주마.…중략… 모든 사람들이 엄씨의 똥을 가져다 써야 땅이 비옥해지고 많은 수확을 올릴 수 있다네. 하지만 그는 아침에 밥 한 사발이면 의기가 흡족해지고 저녁이 되어서야 다시 한 사발 먹을 뿐이지. 남들이 고기를 먹으라고 권하였더니 목구멍에 넘어가면 푸성귀나 고기나 배를 채우기는 마찬가지인데 맛을 따져 무엇하겠느냐고 대꾸하고, 반반한 옷이나 좀 입으라고 권하였더니 넓은 소매를 입으면 몸에 익숙하지 않고 새 옷을 입으면 더러운 흙을 짊어질 수 없다고 하더군.…중략… 엄행수는 지저분한 똥을 날라다 주고 먹고살고 있으니 지극히 불결하다 할 수 있겠지만 그가 먹고사는 방법은 지극히 향기로우며, 그가 처한 곳은 지극히 지저분하지만 의리를 지키는 점에 있어서는 지극히 높다 할 것이니, 그 뜻을 미루어보면 비록 만종의 녹을 준다 해도 그가 어떻게 처신할는지는 알 만하다네.…중략… 선비로서 곤궁하게 산다고 하여 얼굴에까지 그 티를 나타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요, 출세했다 하여 몸짓에까지 나타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니, 엄행수와 비교하여 부끄러워하지 않을 자는 거의 드물 걸세. 그래서 나는 엄행수에 대하여 스승으로 모신다고 한 것이네. 어찌 감히 벗하겠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엄행수의 이름을 감히 부르지 못하고 예덕선생이라 부르는 것일세.” ― 박지원,‘예덕선생전´ ●다음주에는 ‘주제별 강의 및 첨삭4’ 강의가 이어집니다.
  • 꼬마요리사 요리조리 케이크 만들기

    꼬마요리사 요리조리 케이크 만들기

    “제가 만든 케이크를 엄마·아빠께 선물로 드릴 거예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숙명여대의 한국음식연구원에서 열린 어린이 요리교실. 꼬마 요리사 8명이 고구마 케이크를 만들고 있었다. 어린이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테이블 가운데에 먹음직한 삶은 고구마가 놓여 있었다. 요리 지도강사 김희정씨가 “고구마를 들고 냄새를 맡아 보세요.”라며 수업을 시작했다. 개구쟁이 꼬마 요리사들이 장난만 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오히려 요리에 집중했다. “맛있는 냄새가 나요. 조금 물컹해요.”아이들의 대답이 제각각이다. 고구마를 한입 베어 먹은 박지호(5)군은 “달고 맛있어요.”라고 말했다(모두 웃음). “고구마의 옷(껍질)을 살살 벗겨주세요.” 강사 김씨의 말에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삶은 고구마 껍질을 벗겼다. 산만해지지 않고 집중했다. 껍질을 벗겨내자 노란 속살이 맛있게 드러났다.“주걱으로 고구마를 골고루 잘 눌러주세요.”강사가 “고구마가 어떻게 변해요?”라고 물었다.“손에 묻어요. 옆으로 막 뭉개져요.”박유상(5)군의 답변이다. 찰흙놀이하듯 삶은 고구마를 잘 으깼다. “고구마 안 먹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한 아이가 손을 들 듯하다 내렸다. 강사는 “고구마는 맛있고 영양도 많아서 옛날에 밥 대신으로 먹었어요.”라고 설명했다.“난 군고구마가 제일 맛있어요.”라는 윤일정(9)양의 말에 모두 웃었다. 일정양이 요리하는 모양새가 제법이다.“집에서 엄마 요리를 많이 도와요. 조수지요. 콩나물도 다듬고 야채도 씻어요.”그러면서도 6살짜리 동생 상원이의 고구마 껍질을 벗겨주는 등 잘 챙겼다. 다진 고구마에 마요네즈를 넣을 차례다.“마요네즈를 넣으니 고구마 색이 어떻게 변해요?”강사의 질문에 “흐린 노란색요!”유상이의 재치있는 대답이다.“그렇죠. 노란색에 흰색을 섞으니 노란색이 약해지죠.”강사의 보충 설명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이들에게 요리하는 느낌이 어떻냐고 물어봤다.“찰흙놀이하는 것 같아요. 손에 묻어요. 하지만 재미있어요.”아이들 답변이 제각각이다. 이들은 강사의 지시에 따라 다이제스티브과자를 꼬마 망치로 신나게 부쉈다. 가루가 사방으로 튀었다. 카스텔라를 꼬마 체에 넣고 가루를 만들 차례. 박가연(6)양이 아이가 카스텔라를 입으로 가져가자 쌍둥이 자매 나연양도 카스텔라를 마구 먹었다. 이들은 카스텔라를 체에서 비볐다. 고운 가루만 내려오도록 밭쳤다. 그리고 모양틀에 버터를 발랐다.“버터를 만지니 어때요?” 강사의 말에 “아주 미끈미끈해요. 미끌거려요.”라고 답했다. 이들은 모양틀에 먼저 과자와 버터 섞인 것 2큰술을 깔았다. 수저로 골고루 꼭꼭 눌렀다. 그 위에 다시 으깬 고구마를 5큰술 넣고 평평하게 만들었다.“누가 제일 잘했나 한번 볼까요?” 강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저요, 저요.” 아이들이 키재기하듯 손을 들었다. “콘옥수수를 조금 올려 볼까요?” 김씨의 말에 아이들이 옥수수를 올렸다.“난, 옥수수를 좋아해요. 맛있어요.”라며 이지호(6)군은 옥수수를 듬뿍 올렸다. 그 위에 다시 고구마를 잘 채우고 살금살금 다졌다. 이젠 모양틀에서 빼낼 차례. 박군이 모양틀에서 케이크를 빼내다가 깨진다며 울상이다. 강사 김씨가 달려가 모양틀을 요리조리 흔들며 빼줬다. 그 위에 카스텔라 가루를 뿌렸다. 금방 울상이던 유상이가 “(카스텔라 가루가) 눈 같다.”며 기뻐했다. 그리곤 건포도와 방울토마토로 장식했다.“우와∼, 멋져요.” 아이들이 자신이 만들고도 믿기지 않는 듯 감탄했다.“너무 맛있어요. 아빠께 갖다 드릴래요.”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나도 요리사 되고 싶어요 요리를 통한 어린이의 교육적 효과가 알려지면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복지관 등에서의 교육과정에 요리과정을 포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개 어린이요리교실은 주말에 열리는 단발성이다. 이 때문에 어린이 전문 요리학원이나 강좌를 찾기가 쉽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어린이 요리교실은 숙명여대 산하 한국전통음식연구원(710-9471)을 들 수 있다. 동화로 배우는 어린이 요리교실, 미술과 음악을 요리에 접목한 푸드아트클래스 등으로 다양하다. 아동요리교육 지도자 과정도 개설했다. 라퀴진(3444-5816)도 어린이요리교실인 쁘띠 라퀴진을 상설 개설하고 있다. 요리와 놀이가 결합된 형태다. 미술과 요리를 접목한 아트풀(546-6239)이나 영어로 요리강좌를 진행하는 와우쥬니어(798-6294)도 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어린이와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요리교실들을 호텔들이 잇따라 개강하고 있다. 롯데호텔잠실은 1·5일 오전 11시30분부터 2시간동안 피자 만들기 교실을 연다. 이탈리아식당 베네치아의 조리사들이 직접 피자 만들기를 지도한다. 점심식사와 피자 재료를 포함한 4인 가족 참가비는 18만원.(411-7410). 밀레니엄 서울힐튼 이탈리아식당 일폰테는 매주 토·일요일 오전 11시30분부터 3시간동안 12세 이하 어린이를 위한 무료 피자파티를 연다. 어린이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사 모자를 쓰고 직접 요리한다.(317-3270). ■요리조리 고구마케이크 재료 삶은 고구마 중간크기 3∼4개, 다이제스티브 과자 4조각, 버터 2큰술, 마요네즈 5큰술, 설탕 2작은술, 카스텔라 적당량, 캔옥수수 3큰술, 방울토마토 5개, 건포도 조금씩 만드는 법 (1)삶은 고구마의 껍질을 벗긴 후 수저로 잘 으깨세요. (2)다이제스티브를 잘게 부수어 가루로 만든 후 버터를 넣고 섞으세요. (3)(1)의 고구마에 마요네즈와 설탕을 넣고 잘 섞으세요. (4)카스텔라를 잘 부숴 가루로 만드세요. (5)모양틀에 (2)의 다이제스티브 가루를 잘 깐 다음 마요네즈와 설탕을 섞은 (3)의 으깬 고구마를 넣으세요.(6)틀에서 빼낸 후 윗면과 옆면에 카스텔라 가루를 살살 붙이세요. (7)옥수수, 체리토마토, 건포도, 땅콩 등으로 예쁘게 장식하세요.
  • 「분필수업」서 「온라인 수업」으로

    ◎2000년이후 일선 교육현장 모습을 보면/매일 최고 1시간이상 PC활용 학습/인터넷·에듀넷 활용 다양한 정보 교육 교육개혁으로 다가올 2000년 이후의 일선 교육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흑판과 백묵이 사라진다.「분필수업」은 컴퓨터 등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온라인 수업」으로 바뀐다.학생들은 교과수업에서 최소한 매일 1시간 이상 컴퓨터 등을 활용한 학습을 하게 된다. 수업공간도 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장소적 개념이 없어진다.인터넷을 통한 가상공간이나 도서관,자연속,사회 각 기관과 산업체 현장에서 다양한 학습과 체험을 한다. 교원마다 PC 1대씩이 보급되는 2002년에는 해당과목 연구를 비롯,성적표·학생관리 등이 모두 전산처리로 이뤄진다.이에 따라 교사의 잡무가 대폭 줄어들고 수어에 컴퓨터 등 정보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학습 패턴을 접하게 된다. 이와 함께 교육정보화기기와 시설·설비가 근거리통신망(LAN)으로 묶이고 모든 학교가 초고속정보통신망으로 연결돼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모든 학교와 교육기관에는 인터넷과 에듀넷이 활용된다.다양한 정보기술을 교육에 이용하도록 멀티미디어 PC실습실이 2곳 이상 갖춰져 학교 안팎이 연계된 교육정보화 체제가 갖춰진다. 학교 도서관도 컴퓨터 인터넷 위성방송 케이블TV CD­ROM 타이틀 등이 구비된다.학생들의 지적 탐험의 장소로 바뀐다. 대학에 인터넷이나 화상회의를 이용,국내외 강좌를 들을 수 있는 「21세기형 첨단 지능형 학교」가 선보인다. 2015년쯤이면 교육정보화 기기와 시설·설비가 근거리통신망(LAN)으로 연결돼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정보에 접근한다.가정과 산업현장에서도 개인별로 최적화된 교육과정에 따라 학습한다.학부모들은 가정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으며 담당 교사들과도 편리하게 자녀교육 등을 상담한다. 근로자 및 일반 성인들도 산업현장이나 가정 등 편리한 곳에서 직무와 관련된 학습을 할 수 있다.도서벽지와 농어촌에서도 도시지역과 차이가 없이 교육자료와 정보를 활용한다. 교육정보와의 하나로 추진되는 「정보소양 인증제」도 국민 누구나 필요한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한마디로 교육정보의 수요와 공급이 개인과 개인,개인과 기관,기관과 기관간에 시간·공간적 제약없이 연결돼 누구나 골고루 혜택을 누리게 되는 이상적인 교육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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