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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측정 후 다리에서 뛰어내린 60대 남성 실종

    음주측정 후 다리에서 뛰어내린 60대 남성 실종

    음주 측정 후 다리에서 뛰어내린 60대 남성이 실종돼 관계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24일 김포경찰서와 김포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44분쯤 경기 김포시 하성면 봉성리 다락교 위에서 A씨(60)가 물속으로 뛰어내린 후 실종됐다. A씨는 다리 인근에서 낚시를 하려고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주차하려다 물에 빠져 바퀴가 잠기는 사고를 냈다. 이를 본 행인 B씨는 오전 11시 40분쯤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A씨에 대해 음주여부를 조사했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조사를 마치고 하천에 빠진 차량을 수습하는 사이 A씨는 다락교로 올라간 뒤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경찰관이 구명환을 준비해 현장에 갔지만 A씨를 찾지 못했다. 당시 하천은 전날 있었던 집중호우로 수심이 2m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력 30여명을 투입해 A씨를 찾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동물단체, “고래류 벨루가 폐사…남은 두 마리 방류해야”

    동물단체, “고래류 벨루가 폐사…남은 두 마리 방류해야”

    “한화는 폐사한 벨루가에 윤리적 책임을 지고 남은 벨루가들을 방류하라.”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권단체들은 24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주장했다. 이들은 “여수 한화아쿠아플라넷에 살던 벨루가 3마리 중 12살 수컷 ‘루이’가 지난 20일 죽었다”며 “고래류가 아쿠아리움에서 정상적으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생 벨루가의 평균 수명은 30년 이상이다. 이들은 “바다에서 수천㎞ 거리를 이동하고 수심 700m까지 잠수하는 벨루가에게 고작 7m 깊이의 수조는 감옥과 같다”며 “이번 벨루가 폐사 사건은 아쿠아리움 사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고, 비윤리적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밝혔다. 또 “한화는 남은 벨루가 두 마리에 대한 방류를 즉시 결정하고 더 이상의 해양포유류 수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래목에 속하는 벨루가는 최대 몸길이 4.5m, 무게 1.5t, 평균 수명은 30~35년이다. 주로 북극해와 베링해, 캐나다 북부해 등에 서식한다. 지난해 10월에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수컷 벨루가 한 마리가 폐사했다. 이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측은 남은 암컷 벨루가의 건강을 고려해 자연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여수 한화아쿠아플라넷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현재 부검이 진행 중”이라며 “벨루가들은 여수엑스포 재단 측 자산이기 때문에 방류 여부 등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재단과 협의해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안녕? 자연] 심해에 사는 상어 위장에서도 미세플라스틱 발견

    [안녕? 자연] 심해에 사는 상어 위장에서도 미세플라스틱 발견

    주로 해저에서 서식하는 상어 4종의 몸 안에서 미세플라스틱의 흔적이 발견됐다. 플라스틱에 의한 해양오염의 현주소를 명확히 보여주는 결과다. 영국 엑서터대학과 세계적인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모인 공동 연구진은 콘월 지역 해안의 심해에 서식하는 상어 4종, 총 46마리를 대상으로 위장 내 물질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실험에 동원된 상어는 두툽상어, 스타리 스무스하운드, 돔발상어 등이며, 이 상어들은 대체로 수면과 가까운 곳에서 사냥을 한 뒤 수심 900m의 깊은 바다로 내려가 휴식을 취하기를 반복한다. 그 결과 실험 대상의 67%에 달하는 상어의 위장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부서진 인조섬유질 조각 379개가 발견됐다. 이중 95%를 차지하는 인조섬유질 조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인조섬유질 조각 중 33%는 합성 셀룰로오스였으며, 25%는 일반적인 플라스틱 제품이나 의류에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 10%는 물을 정화할 때나 종이, 화장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폴리아크릴아미드였다. 이 소재들은 바다나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진 뒤 오랫동안 썩지 않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연구진은 심해에 서식하는 상어가 미세플라스틱 및 일회용 마스크 등에서 떨어져나온 인조섬유질 조각 등을 삼킬 경우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아직 정확히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실험에 동원된 상어 4종은 모두 사람들이 어업 등을 통해 포획한 뒤 섭취할 수 있으며, 이는 생태계의 순환에 따라 결국 인간의 몸속에 미세플라스틱이 쌓이는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오염은 전 세계 바다에서 매우 흔하게 관찰되고 있다. 연구진은 상어 등 해양 동물이 미세플라스틱에 어떤 민감성을 보이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와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구를 이끈 액세터대학의 그리스틴 파튼은 “이번 연구결과는 미세플라스틱과 인위적인 섬유질 등이 영국에 주로 서식하는 다양한 상어 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면서 “미세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옷이나 마스크 등의 제조에 사용되는 합성 셀룰로오스가 다량 발견됐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합성 셀룰로오스의 입자가 매우 작아 옷을 세탁할 때 사용된 물과 함께 쉽게 바다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면서 “미세플라스틱은 바다 표면에 둥둥 떠다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어가 서식하는 깊은 바다까지도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코로나의 역설…멕시코 유명 해변에 나타난 가오리떼

    [여기는 남미] 코로나의 역설…멕시코 유명 해변에 나타난 가오리떼

    멕시코의 유명 휴양지 아카풀코에서 코로나시대가 동물에게 가져온 역설적인 상황이 또다시 확인됐다. 최근 멕시코 언론은 가오리떼가 아카풀코 해안가까지 밀려와 한가롭게 헤엄을 치는 모습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멕시코의 음악가 달레시오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보면 아카풀코 해안가를 방문한 가오리는 최소한 수십 마리로 추정된다. 가오리가 떼지어 헤엄치고 있는 해안가에는 수영복을 입은 어린이가 서 있는데 수심은 겨우 발목을 적실 정도다. 달레시오는 영상을 찍으며 "믿기지 않는다"면서 "(자연이) 너무 아름답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특히 달레시오는 "가오리들이 해안가까지 접근해 헤엄을 치고 있다"면서 "굉장하다"고 감탄을 연발했다. 멕시코는 중남미에서도 가오리가 많기로 유명하지만 가오리가 해안가까지 접근하는 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아카풀코에서 40년 넘게 살고 있다는 한 주민은 "평생 바다와 함께 살고 있지만 아카풀코 해안가에서 가오리를 본 건 처음"이라면서 "코로나19로 인적이 뜸해진 후 자연이 제 모습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앞서 지난 4월 아카풀코에서는 발광 플랑크톤이 출현해 화제가 됐다. 60년 만에 나타난 발광 플랑크톤이 아카풀코 얕은 해안까지 밀려오면서 아카풀코 푸른 LED 조명을 설치한 것처럼 빛났다. 현지 언론은 "지난 3월 발광 플랑크톤에 이어 이번에 가오리떼가 등장한 건 그간 인간이 얼마나 자연과 환경을 힘들게 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봉쇄가 완화되면서 해수욕 금지는 풀렸지만 아직은 아카풀코를 찾는 관광객이 많지 않은 편이다. 아카풀코의 한 호텔에 근무한다는 남자는 "하루속히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모든 게 정상되길 바라지만 (발광 플랑크톤이나 가오리떼 같은) 이런 일을 보면 인파가 붐비는 아카풀코가 그다지 그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멕시코는 자타가 공인하는 가오리 천국이다. 그간 멕시코에서 발견된 가오리는 모두 95종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엔 멸종이 걱정되는 가오리가 적지 않다. 가오리는 유난히 번식력이 약한 종인데 무차별적 포획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지난해 멸종위기에 몰린 가오리 6종을 보호종으로 지정하고 무분별한 포획을 금지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통영에서 백석의 침묵을 생각하다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통영에서 백석의 침묵을 생각하다

    그의 죽음 이후 내내 너무나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이었다.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마침 예정된 일정이 있어 통영행 버스를 탔다. 1박 2일간의 통영 여정을 위해 책 한 권을 배낭에 넣었다. 시인 백석을 다룬 김연수 신작 장편소설 ‘일곱 해의 마지막’이었다. 윤이상, 박경리, 유치환, 전혁림…. 통영은 갈 때마다 가슴 설레게 하는 존재를 펼쳐 보이곤 한다. 이번 통영 여정을 통해서는 무엇보다 시인 백석의 흔적과 그토록 안타까운 실연의 마음을 보듬어 보고 싶었다. 청정한 여름 날씨였던 지난 금요일 아침에 충렬사 건너편에 있는 백석 시비 앞에 섰다. 백석이 1936년 1월 23일 조선일보에 발표한 시편 ‘통영’이 새겨져 있다. 이 작품은 백석이 문우였던 소설가 허준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만나 첫눈에 반한 박경련을 생각하며 쓴 시다. 그 무렵 백석은 그녀가 살던 통영 명정골을 방문했으나 결국 만나지 못했다. 백석이 수심에 잠겨 박경련을 생각했던 충렬사 계단에 앉아 그 처연한 심경을 상상해 보았다. ‘흰 바람벽이 있어’를 비롯한 백석의 시편 곳곳에 그녀를 향한 진한 그리움과 회한의 정서가 배어 있다. 통영의 거리거리를 정처 없이 걷다가 카페에서 ‘일곱 해의 마지막’을 펼쳤다. 소설은 1957년부터 1963년에 이르는 백석의 북한 시절을 다룬다. 그토록 쓰고 싶던 시보다 외국문학 번역에 매진했던 백석의 모습을 김연수 특유의 단아하고 서정적 문체로 묘사한다. 그 이후 백석은 죽음에 이르는 시간(1996)까지 시를 발표하지 못했다. 1959년부터 백석은 북한의 아주 오지인 양강도 삼수군의 국영 축산장에서 양을 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소설은 자신에게 주어진 그 낯선 일을 묵묵히 수행하던 백석의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 준다. 작가의 해석에 따르면 백석은 자신의 자유로운 시가 통용되지 않는 사회에서 “죽는 순간까지도 그가 마음속에서 놓지 않았던 소망”을 간직하며 살아갔다. 그런 사회가 그에게 마음의 지옥이었을까? 그것은 알 수 없다. 다만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시인 백석이 북한에서 말년의 30여년 동안 시를 발표하지 못했다는 객관적인 사실만이 남아 있다. 작가는 백석의 실제 인생과 개연성 있는 허구를 절묘하게 결합해 창의적인 스토리를 펼쳐 놓는다. 마치 실제로 있음직한 백석의 고뇌와 고독을 묘사한 소설 내용은 마음을 후벼 판다. ‘작가의 말’에는 “그는 자신의 인생이 완전히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의 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통영을 둘러보고 ‘일곱 해의 마지막’을 읽으며 오랜 세월 동안 시를 쓸 수 없었던 북한에서의 백석에 대해 상상해 보았다. 한 사회의 지배 이념과 어긋나는 내용의 시를 발표할 수 없는 상태는 문화적 야만의 다른 이름이겠다. 마음과 생각이 갈라진 우리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실제 대화는 물론이려니와 소셜미디어에서도 극심한 의견 대립을 겪으며 때로는 침묵할 수밖에 없는 순간을 견디고 있다. 정치적 쟁점에 대한 자체 검열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필요한 사회적 진통이라 하기에는 소모적인 면도 크다. 김연수는 ‘일곱 해의 마지막’에서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있는 것, 어떤 시를 쓰지 않을 수 있는 것, 무엇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을 수 있는 것”에 대해 적었다. 그의 죽음 이후 며칠간은 그야말로 ‘말하지 않을 수 있는 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 날 선 증오와 경멸이 넘치는 이 시대에 누구나 애틋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백석이란 존재가 있다는 것, 백석의 고독과 침묵에 대해 쓰는 작가가 있다는 것은 상처받은 우리에게 커다란 위안이다. 동피랑 언덕에서 통영의 야경을 바라보며 시대의 우울을 잠시 잊은 하루였다.
  • “자해한 건데요” 끓는 물 부어 두피까지 벗겨놓곤 20대 커플 한 말

    “자해한 건데요” 끓는 물 부어 두피까지 벗겨놓곤 20대 커플 한 말

    같이 생활하는 학교 선배에게 끓는 물을 붓고 온몸을 불에 지져 화상을 입힌 ‘인면수심’ 20대 커플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뜨거운 물에 두피까지 벗겨진 끔찍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에 대해 “자해를 한 것”이라며 둘러대 수사하는 경찰마저 경악하게 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7일 학교 선배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가혹 행위와 폭행으로 신체를 다치게 한 혐의(특수상해)로 박모(21)씨와 그의 여자친구 유모(2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중학교 후배 박씨, 골프채 잔인 폭행끓는 물 끼얹고 가스 토치로 몸 지져 박씨 등은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경기도 평택시의 자택에서 중학교 선배인 A(24)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거나 신체적 위해를 가해 8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고향인 광주에 있던 A씨를 일하며 함께 살아보자고 경기도 평택시 거주지로 불러 함께 생활했다. 처음에는 각자 번 생활비를 모아 공동생활을 했으나, 직장을 그만두며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폭행이 시작됐다. 일용직으로 번 돈을 생활비로 내면서 공동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A씨는 헌신했지만, 비극은 시작됐다. 처음에는 주먹으로 때리는 등 비교적 가벼운 폭행으로 시작했으나, A씨가 별다른 반항을 하지 못하자 폭행의 강도가 점점 세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폭행에 “그러지 말라”고 호소했지만 박씨 등은 골프채 등 둔기를 동원해 때렸고, 끓는 물을 수십차례 몸에 끼얹거나 가스 토치 등 불로 몸을 지지는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박씨 커플의 가혹행위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별다른 이유 없이 끓는 물을 수십차례에 걸쳐 몸에 끼얹고, 몸을 불로 지졌다. 불을 가까이 대는 이들 커플의 잔혹 행각이 무서워 도망가면 우습다는 듯 ‘깔깔깔’ 웃어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가혹 행위로 피부 괴사…온몸 3도 화상상처로 못 씻자 “악취 나” 화장실 가둬 A씨는 박씨 커플의 고문 수준의 가혹 행위로 두피가 대부분 벗겨지는 등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었다. 가혹행위는 3개월 이상 지속됐다. A씨가 상처가 심해 쓰라린 고통 탓에 씻지도 못하고 피부 괴사 등으로 몸에서 악취가 나자 화장실에서 생활하게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생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화장실 세면대에 나오는 물을 마시며 하루하루를 버텼다고 했다. A씨는 극심한 고통에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박씨 등은 A씨 건강이 급속도로 안 좋아지자 고향인 광주로 데려와 입원시켰으나, 병원비가 없어 A씨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퇴원했다. 갈 곳이 없는 A씨를 다시 만난 이들 커플이 다시 가혹행위를 이어가자 A씨는 탈출해 고향으로 갔다. A씨의 부모는 돈을 벌겠다며 고향을 떠난 아들이 온몸에 상처투성이로 돌아오자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알려졌다.얼굴은 불 덴 상처 가득, 두피서 고름부친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5개월 만에 돌아온 A씨의 얼굴은 성한 곳 하나 없이 곳곳이 붓거나 불에 덴 상처가 가득했고, 벗겨진 두피에선 고름이 짓이겨져 있었다. 이런 모습을 부모님에게 보일 자신이 없었던 A씨는 차마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집 밖에서 서성거리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버지를 불렀다. A씨의 아버지는 “차마 눈 뜨고는 못 볼 정도였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A씨의 아버지는 언론에 “너무 화가 나서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자식이 이렇게까지 당하고 있는지 몰랐던 부모들도 참 잘못된 사람”이라고 자책했다. 경찰은 사건의 잔혹 등을 고려해 수사력을 집중해 신속하게 수사, 박씨 커플을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일부 혐의만 인정했고 여자친구인 유씨는 “A씨가 자해한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도망치면 부모님 집에 불지른다”수억대 차용증 쓰게 한 뒤 돈 갚으라 요구 A씨는 박씨 커플은 “도망가면 부모님 집에 불을 지르겠다”거나 “가족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해 쉽게 도망칠 수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가 일을 그만두면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수억원대 차용증을 쓰도록 하고 “집에 가고 싶으면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협박에 못 이겨 A씨는 가족들의 연락에 “잘 지내고 있다”고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이 사람을 이렇게 잔혹하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지 믿기지 않았다”면서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동원개발, ‘영종국제도시 동원로얄듀크’ 분양

    동원개발, ‘영종국제도시 동원로얄듀크’ 분양

    동원개발은 17일 인천 영종국제도시 A31블록에서 ‘영종국제도시 동원로얄듀크’의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분양에 나섰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0층, 6개 동, 전용면적 79~84㎡, 총 412가구로 조성된다. 면적별로는 ▲79㎡ 144가구 ▲84㎡ 268가구다. 인근에 교육시설을 비롯해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한상드림아일랜드, 제3연륙교 등 개발호재가 풍부하다. 여기에 실수요자를 위한 특화설계와 첨단시스템 및 용적률 148%의 공원형 아파트로 조성돼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종국제도시 동원로얄듀크’는 교육여건이 우수하다. 단지에서 이어진 공원길을 통해 영종초를 도보로 통학할 수 있으며, 생활권 내에는 하늘고, 인천과학고, 인천국제고, 영종물류고 등 명문 학교가 위치해 있다. 여기에 하늘도서관도 가깝다. 단지 바로 앞 영종대로를 비롯해 영종IC, 신불IC, 금산IC, 인천대교, 영종대교,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과 수도권 등 주변 지역으로의 이동이 수월하다. 단지 인근으로 송산과 대규모 해양공원인 씨사이드파크가 위치해 쾌적한 환경을 자랑하고, 중심상업지구와 인접해 생활 편의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영종국제도시 동원로얄듀크’는 개발호재가 매우 풍부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단지가 들어서는 영종국제도시는 총 면적 52.3㎢에 사업비 12조3,898억원을 들여 계획인구 약 18만여 명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동북아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 배후에 위치해 주거·산업·업무·관광기능의 자족기능을 갖춘 복합도시로 거듭날 예정이다. 또한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2022년 1단계 개장 예정)와 한상드림아일랜드 등이 추진 중이다. 한상드림아일랜드 개발사업은 인천항 수심 유지를 위해 바다에서 퍼낸 준설토를 매립해 조성된 대규모 부지를 활용, 인근 인천국제공항 등과 연계한 국제적인 해양관광 명소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의도 면적보다 큰 부지에 오는 2022년까지 워터파크, 아쿠아리움을 비롯한 특급호텔과 복합 쇼핑몰, 교육연구시설, 테마공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영종국제도시(중구 중산동)와 청라국제도시(서구 청라동)를 잇는 인천 제3연륙교 건설사업이 올해 착공을 추진 중이어서 향후 교통여건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영종국제도시 동원로얄듀크’는 뛰어난 특화설계와 조경시설 등 수요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설계들이 적용될 예정이다. 먼저 단지는 남향 위주로 배치되며, 4Bay 구조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다. 특히 전 가구가 숲과 바다를 볼 수 있는 영구 조망권을 확보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내부에는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납공간과 팬트리, 주방 벽면에는 감각을 살릴 수 있는 폴리싱타일이 적용되며, 스마트한 생활이 가능한 KT 기가 IoT홈 서비스, 친환경 LED전등도 설계된다. 또한 가스경보, 조명 및 에어컨, 커튼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월패드를 비롯해 유해공기를 내보내고 쾌적한 공기를 제공하는 ‘에너지 절약형 공기정화’,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에너지 절감효과를 극대화하는 ‘인공지능 난방제어 시스템’, 미세먼지를 위한 ‘전열교환 환기시스템’ 등이 적용된다. 여기에 무인택배 시스템, 전기차 충전소, 방문차량 예약시스템 등도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영종국제도시 동원로얄듀크’는 용적률 148%의 쾌적한 자연친화적 공원형 아파트로 조성된다. 녹색중앙광장과 웰빙산책로, 수경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선보여 단지 내에서도 여가 활동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로는 별동 어린이집, 어린이 놀이터, 경로당, 골프연습장, GX룸, 주민카페, 독서실 등이 계획돼 있다. ‘영종국제도시 동원로얄듀크’는 이달 2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8일 1순위, 29일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는 8월 5일이며, 계약은 8월 17일~19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영종국제도시 동원로얄듀크’의 견본주택은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에 위치하며,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웰리힐리파크, 25일 패밀리형 워터파크 ‘워터플래닛’ 실외 개장

    웰리힐리파크, 25일 패밀리형 워터파크 ‘워터플래닛’ 실외 개장

    웰리힐리파크의 패밀리형 워터파크 ‘워터플래닛’이 11일 실내 개장을 시작으로 오는 25일 실외까지 그랜드 오픈 예정이다. 최근 여름휴가로 해외여행이 아닌 국내여행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웰리힐리파크의 ‘워터플래닛’의 더욱 많은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웰리힐리파크의 ‘워터플래닛’은 아이들의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무한히 발휘할 수 있도록 미지의 우주 콘셉트를 반영하여 설계된 워터파크다. 이 곳에는 총면적 39.669㎡에 총 14개의 어트랙션이 배치됐으며, 1일 최대 1만 2000여명까지 수용이 가능할 정도로 대규모를 자랑한다. 실제 1인당 시설면적도 6.6㎡로 국내 워터파크 평균 1인당 시설면적인 5㎡ 보다 20%가량 큰 규모로 설계돼 있다. 웰리힐리파크의 ‘워터플래닛’은 패밀리형 워터파크라는 이름에 걸맞게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어트랙션과 성인용 어트랙션들이 골고루 분포돼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워터파크다. 먼저 실내 워터파크에는 바데풀, 버플 플레이 키즈풀, 보디슬라이드 등 전 연령 이용 가능한 어트랙션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특히 어린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으며, 어트랙션들의 수심을 0.3m ~ 1m로 설정하여 어린이들의 물놀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했다. 실외 워터파크에도 패밀리풀, 유아풀, 아쿠아플레이 등 어린이 전용 어트랙션을 설치하여 안과 밖에서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아쿠아플레이는 0.3m의 낮은 수심에 총 44개의 물놀이 체험 시설을 설치하여 모든 연령층의 어린이들이 다양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게 마련했다. 패밀리형 워터파크에 걸맞게 짜릿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새롭고 다양한 어트랙션도 마련돼 있다. 워터플래닛의 ‘초대형 파도풀’은 파고가 2.4m에 이르는 다이내믹한 재미와 최대 수용인원이 1만 2000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파도풀로 개장 전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만타 슬라이드’는 높이 14.9m, 길이 120.4m에 이르는 대형 가오리 모양의 워터슬라이드로 가파른 튜브를 지나 가오리 날개를 모티브로 입구에 진입할 때 무중력과 급가속으로 이용객에게 보다 짜릿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웰리힐리파크 민영민 대표는 “워터플래닛은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데다 제2영동 고속도로를 비롯해 KTX 강경선의 이용도 가능하여 가족 단위로 부담 없이 방문하기 제격인 패밀리형 워터파크다”라며 “개장 전까지 시설 정비 및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하여 고객 여러분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패밀리형 워터파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예전 성우리조트를 리모델링하여 새롭게 탄생한 웰리힐리파크는 사계절이 특색 있는 수려한 자연에 486만㎡의 웅장한 규모를 갖추고 있는 사계절 종합 휴양지다. 기존의 스노우파크와 컨트리클럽에 이어 워터파크까지 더해 명실상부하게 국내를 대표하는 4계절 종합 테마 리조트로 거듭나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기는 중국] 전기자전거 타던 어린이 삼형제, 양식장서 익사체로 발견

    [여기는 중국] 전기자전거 타던 어린이 삼형제, 양식장서 익사체로 발견

    전기자전거를 타던 세 형제가 인공 양식장에 빠져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허난성(河南) 푸양시(濮阳市) 판현(范县) 마을에 소재한 양식장 인근에서 전기자전거를 타던 형제 3명이 지난 6일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6일 오후 7시 경 세 형제가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선 뒤 불과 50여분 만에 난 사고다. 이날 사고로 숨진 희생자 중 맏형은 13세, 나머지 2명은 올해 3세의 쌍둥이 형제였다.인근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과 구조대는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세 형제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현장에 있었던 관할 파출소 직원들은 물에 빠진 형제들을 구조했을 당시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다고 현지 언론을 통해 진술했다. 이날 세 형제가 목숨을 잃은 인공 양식장의 깊이는 최대 수심 2m였다. 인근 도로에 설치된 CCTV에는 사건 당일 맏형 진 모 군이 운전하는 전기자전거에 탑승한 채 이동하는 세 형제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영상 속 형제들은 운전 중인 진 군을 중심으로 쌍둥이 형제가 좌석 앞뒤에 앉은 채 이동 중이었다. 이들은 사건 당일 오후 7시 마을 광장을 지나 인공 양식장 인근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다만 이후 행적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다고 현지 관할 공안국은 밝혔다. 집을 나선 직후 불과 50여 분 만에 익사채로 발견된 이들이 타고 이동했던 전기자전거는 인공양식장 입구에 주차돼 있었다. 또, 이날 아이들이 입고 있었던 옷과 신발 등은 양식장 입구 근처에서 발견됐다. 관할 공안국은 이들 삼형제가 탑승한 전기자전거가 양식장 인근을 지나던 중 양식장 아래로 추락했을 것으로 봤다. 이 사고로 수심 2m의 양식장에 빠진 형제들이 미처 양식장 밖으로 탈출하지 못해 익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달 완공된 인공양식장으로, 입구에는 수심이 깊다는 주의문이 부착돼 있었으나 특별한 안전장치는 부재했다. 관할 공안국 관계자는 “좁은 비포장 길을 지나던 형제들이 양식장에 빠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날 사고사와 관련해 판현 마을 인민위원회는 유가족과 협의, 양식장 소유자 및 관리 운영 책임자를 수소문해서 사건 책임을 명확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판현 마을위원회와 관할 공안국 등은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어린이 책] 엄마도 딸도 허우적댈 때가 있으니

    [어린이 책] 엄마도 딸도 허우적댈 때가 있으니

    세상살이가 수심을 모르는 깊은 물에서 헤엄치는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세상의 정신없는 속도에 발맞추다 보면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힘이 들어간 몸으로 버둥대니 일은 더욱 그르치기 마련이다. 그런 몸을 안고 퇴근하면 긴장이 급격히 풀리면서 불가항력적으로 졸린 상태가 된다. 그림책 ‘마음 수영’에는 수영장의 양 끝에서 각자의 수영을 하는 모녀가 등장한다. 딸은 조바심이 난다. 한시라도 빨리 물속으로 뛰어들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급하고, 한편으로는 세상의 화려함과 소란스러움이 궁금해 얼른 나가보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서두를수록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그런 딸에게 엄마는 말한다. “가만히 둥둥 살아. 힘주면 가라앉아 버려.” 실은 엄마도 예전 같지 않은 팔다리에 몸이 떠오르지 않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허우적거리던 두 사람이 찾은 결론은 손 내밀면 닿을 거리에 나란히 있는 것. 다시 시작하는 엄마의 처음에 불안할 때, 이제 처음인 너의 시작에 겁이 날 때 ‘손잡을 수 있도록’. ‘마음 수영’의 킬링포인트는 인생의 순환이다. 작가는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엄마로 살아온 자신, 이제는 나이 든 엄마를 떠올리며 책을 만들었다고 했다. 버둥거리는 딸의 처음이 엄마에겐 다시 시작할 용기가 되고, 엄마의 용기는 딸에게 온기로 다가가듯. 이들 마음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푸른 수영장의 파동도 책의 볼거리 중 하나다. 엄마와 딸이 두려움으로 침잠할 때는 물빛도 짙어지고,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할 때는 책 하나 가득 보랏빛이 펼쳐진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샴페인 마실 시간이 어딨어? 요트 뒤집힐까 전전긍긍

    샴페인 마실 시간이 어딨어? 요트 뒤집힐까 전전긍긍

    베를린에 살기 시작한 지 7개월이 됐다. 아직 1년도 안 된 새내기 베를리너이지만 베를린의 여름만큼은 어느 정도 익숙하다. 12년 전 베를린에 처음 왔다가 매료돼 열심히 드나든 덕분이다. (지금은 절판된) 내 인생 첫 책의 제목도 ‘다시 베를린’이었다. 책 이름처럼 1~2년에 한 번씩, 어느 해엔 연달아 베를린에 왔다. 잡지 취재로도 오고, 출장으로도 오고, 휴가로도 왔다. 그리고 그 계절은 항상 여름이었다. 내게는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자 언제나 돌아오고 싶은 때였다. 올 때마다 베를린의 여름을 탐험하는 강도도 높아졌다. 처음엔 힙한 동네 ‘미테’와 ‘크로이츠베르크’를 어슬렁리며 갤러리와 바, 맛집 등을 탐험했다. 부지런히 동네를 익히고 힙한 곳을 찾아다니는 데만도 시간이 모자랐다. 도시에 익숙해지자 하나라도 더 봐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줄었다. 크로이츠베르크의 ‘크’자도 모르던 20년지기 친구가 베를린에 정착해 살기 시작한 후로는 더 느긋한 마음이 생겼다. 그녀는 내 집처럼 자기 집 한켠을 내주며, 여름이 다가오면 물었다. “언제 올 거야?” 그래서 나는 많은 여름을 베를린에서 있었다. 거창한 계획도 없이, 친구 집 거실을 별장 삼아. 더울 땐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들어가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거나 슈프레 강가에 누워 맥주를 마셨다. 베를린에 사는 친구들과 공원에 앉아 슈퍼마켓에서 산 5유로짜리 와인을 하루 종일 마시기도 했다. 게으른 베를리너들의 흔한 여름 피서법이었다. 하지만 공원의 그늘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날이 있다.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때다. 오래된 집들은 대부분 에어컨이 없어서 서울 집처럼 시원한 냉기가 없다. 에어컨 없는 카페, 에어컨 없는 지하철. 도시에는 에어컨 없는 것들투성이다. 그래서 여름이 짙어지면 베를리너들은 호수로 간다. ●내륙 도시 베를린… “바다 대신에 호수로” 베를린에는 시내를 관통하는 슈프레강과 서쪽의 하펠강, 그리고 80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다.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슈프레 강가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호수로 가서 물놀이를 즐긴다. 바다가 없는 베를린에서는 해수욕이 아닌 ‘호수욕’을 즐기는 것이다. 그동안 물놀이라 해 봐야 티어가르텐 안에 있는 카페 암 노이엔 제에서 배를 타거나 슈프레 강변에서 맥주를 마시는 게 전부였는데, 여름마다 오다 보니 점점 새로운 물가를 탐험하게 됐다. 베를린의 여러 호수를 가 봤고, 이제는 시간 날 때마다 세일링도 한다. 가까운 호수 중엔 쿠담비치를 제일 먼저 가봤다. 서쪽의 부자 동네, 쿠담에서 조금 더 가면 나오는 작은 호수, 하렌제(Halensee) -제(see)는 독일어로 호수를 뜻한다- 앞에 갔다. 호숫가에는 긴 풀장과 선탠할 수 있는 나무 데크, 고운 모래사장과 흰색의 비치의자들이 단정하게 비치돼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운치가 있는데, 쿠담비치는 아마도 베를린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해변 중 하나일 것이다. 맥주보다는 샴페인을 마셔 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넘친다. 호수 위에는 카푸치노 그랜드 카페가 자리해 있다. 이곳 역시 지중해풍의 하얀색 의자와 테이블, 흰 소파들이 휴양지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많지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풍경을 즐기기엔 아깝지 않다. 비싼 데 돈을 잘 안 쓰는 베를리너들에겐 조금 사치스러운 분위기이긴 해도, 리조트 같은 여유와 분위기를 바란다면 한번쯤 즐길 만하다.●베를린에서 가장 큰 뮈겔제 호수 쿠담비치 이후엔 베를린 인근의 호수로 반경을 넓혔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 30분 정도 가야 하지만 거리가 좀 멀어서 그렇지, 가는 길이 어렵진 않다. 그중 가장 멋졌던 호수는 뮈겔제다. 베를린에서 가장 큰 호수로 동쪽 끝에 있다. 호수의 길이는 4.5㎞, 너비는 2.5㎞에 달한다. 수심이 깊은 곳은 8m에 이른다. 지하철 타고 트램 타고 걸어 걸어 찾아간 뮈겔제에서 우리가 간 곳은 ‘작은 뮈겔제’(Kleiner Mggelsee)였다. 근처에 누드비치(독일 말로는 에프카카(FKK)라고 한다)도 있다는데, 그곳에서 놀 배짱까진 없었다. ‘작은 뮈겔제’는 숲처럼 나무가 가득한 언덕 위에서 호수까지 고운 모래사장이 이어져 있다. 사방은 나무로 막혀 있고 자연적으로 생긴 해변처럼 은밀하고 아름다웠다. 아는 사람이 아니고선 쉽게 못 찾아올 것 같은데, 호수 초보자에게나 그렇지 그곳엔 이미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친구들, 연인, 어린아이를 데려온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돗자리를 깔고 오후 반나절을 작은 뮈겔제에서 보냈다. 호숫가에 맥주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도 있어 부지런히 맥주도 사다 마셨다. 하지만 사람들의 줄이 길어 많이 사 마시진 못했다. 오후 6시가 돼도 해가 쨍쨍했다. 짙은 에메랄드빛의 호수는 차가울 것 같았는데, 아직도 한낮의 온기가 남아 따뜻했다. 해가 나무 너머로 넘어갈 때까지, 그래서 사방이 그늘에 잠길 때까지 우리는 이 작은 뮈겔제에 오래오래 누워 있었다.●유난히 물 맑은 크루메랑케 작년 여름에는 나름 고르고 골라 현지인들이 많이 간다는 크루메랑케(Krumme Lanke)로 갔다. 지난여름에 유난히 많이 들은 호수 이름이었다. 물이 제일 깨끗하다, 젊은 현지 애들이 많이 간다는 평이었다. 베를린 동쪽에서는 뮈겔제, 베를린 서남쪽에서는 반제 호수와 크루메랑케가 유명하다. 그래서 30도가 넘어간 어느 금요일 낮, 크루메랑케 피크닉 팀을 급 결성했다. 멤버는 셋. 중간 역에서 만나 장도 봤다. 화이트 와인을 세 병 사고(각 일 병씩 마실 것이므로) 과일, 샐러드, 살라미, 치즈 등을 주렁주렁 사 들고 갔다. 가는 길에 제대로 된 FKK(누드비치)도 봤다. 잘 정돈된 호숫가 비치베드에 사람들이 몽땅 옷을 벗고 누워 있었다. 그들을 가로질러 갈 뻔한 걸 일부러 돌아돌아 먼 길로 갔다. 호숫가엔 한여름 해수욕장처럼 사람이 많았다. 그나마 오후 1시 전에 도착해서 다행이지 3시가 넘어가니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돗자리 두 개를 붙이고 얼음까지 챙겨 칠링된 화이트 와인과 음식을 오후 내내 먹었다. 하지만 크루메랑케에서 먹은 최고의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크나가 준비해 온 비빔밥이었다. 아침 내내 나물을 볶았다는 그녀는 북한산 비박하는 것 같은 큰 배낭을 메고 나타났다. 그 안에는 각종 나물과 밥, 달걀프라이는 물론 한꺼번에 넣고 비빌 수 있는 큰 ‘스뎅’ 그릇도 두 개나 들어 있었다. 다들 물놀이하러 왔는데 우린 먹으러 온 사람들처럼 둘러앉아 밥을 비볐다. 경치 좋은 크루메랑케 호숫가에서 참기름 두르고 고추장 두르고 쓱쓱 비벼 먹은 크루메랑케의 비빔밥은 정말이지 내 인생 최고의 비빔밥이었다. 부른 배로 내내 누워 있다가 해가 쨍쨍한 모래사장으로 가서 선탠도 하다가, 타 죽을 것 같으면 호수로 뛰어들었다. 물도 엄청 시원했다. 짙은 물빛은 그 속을 알 수 없게 깊었다. 베를린 호숫가에서 유일한 단점이라면 근처에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다. 입장료를 받는 슈트란트바드(Strandbad)가 아닌 이상 화장실이 거의 없다. 그래서 호수 주변 숲속은 온통 휴지 천지다. 오줌 누고 싶은 곳이 다 비슷한 건지, 숲속에 유난히 휴지가 모여 있는 곳이 있다. 처음엔 누가 볼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급하게 볼일을 보지만 이것도 하다 보면 요령이라고 이제는 숲에서도 싸고, 물에 들어가서도 싼다. 사이 좋게 숲으로 들어가 갈라지며 후배가 말했다. “선배, 베를린에서 살다 보면 방광이 튼튼해져요. 아무 데나 화장실이 있는 게 아니고 공중 화장실이 있어도 50센트(750원)씩 돈을 내야 하니까 확실히 화장실을 덜 가게 돼. 나도 모르게 튼튼한 방광을 갖게 된다니까요.”●와인 마시며 요트 탈 줄 알았는데… 작년 여름 베를린에 왔을 땐 뭔가 삶의 또 한 챕터를 끝낸 기분이었다. 다니던 F&B회사의 홍보 일을 그만뒀고, 글은 거의 쓰지 않는 날들이었다. 나는 조금씩 시들어서 벽에 고정된 ‘드라이 플라워’ 같은 마음이 있었다. 베를린으로 여행을 오면서 생각했었다. 서울로 돌아갈 땐 내가 사랑하는 여름의 태양처럼 다시 뜨거워진 마음으로 가고 싶다고. 그리고 베를린에서의 두 달. 특별한 누군가를 원했지만 기대하지 않았고(늘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누군가를 진짜로 만나게 될지도 몰랐던 여름을 보내게 됐다. 큰 기대 없이 시작했던 일이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일이 됐고, 나는 막연히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베를린에서 곧 사랑하는 사람과 살게 됐다. 올해의 여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와 함께 자주, 테겔 호수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테겔 호수는 뮈겔제에 이어 베를린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한 시간 정도 지하철을 타고 U6 알트 테겔 역에서 내리면 된다. 여기만 와도 분위기는 완전 다르게 느껴진다. 한적한 독일의 교외 동네로 놀러 온 느낌이랄까. 나이 든 노인들이 광장의 노천카페에 앉아 하염없이 해를 쬐고 있다. 6페니라는 이름의 젝사브루케 다리를 건너고 작은 오솔길을 15분 정도 걸어가면 남자친구의 요트가 있는 선착장이 나온다. 요트는 자그마하다. 네 명이 타면 적당한 크기다. 세일링을 좋아하는 그를 따라 작년에도 올해도 여러 번 이곳에 왔다. 처음에 세일링은 폼 나는 건 줄 알았다. 배에서 샴페인도 마시고 점심도 먹고 노닥노닥하다 오는 건 줄 알았다. 해외 출장 때, 큰 요트에서 몇 번 그렇게 한 적도 있어서 다 비슷한 줄 알았다. 하지만 모터를 끄고 바람으로만 가는 세일링은 전혀 다르다. 항상 바람의 속도와 방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바람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 돛의 위치도 바로바로 바꿔야 하는데, 이를 놓치면 배가 갑자기 한쪽으로 크게 기울 수도 있고 뒤집어질 수도 있다. ●바람의 변덕을 다스리는 세일링 “테겔 호수는 바람이 꽤 변덕스러운 편이야. 그래서 뮈리츠 호수보다 세일링하기가 더 까다로워.” 나는 바람이 소리도 없이 방향을 바꿀 때마다 남자친구의 지시에 따라 갑자기 키도 잡고, 운전도 하고, 줄도 당기고 해야 했다. 그리고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갑자기 좌우로 돌아가는 돛의 아랫대에 머리를 맞는 것. 갑자기 획 돌아가는 대에 머리를 맞으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물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게 제일 위험하다. 싸 가지고 간 샌드위치는 입에도 못 댔다. 물만 벌컥벌컥 마실 뿐. 상황이 이런데 샴페인은 무슨! 한번은 배가 거의 물에 닿을 정도로 한쪽으로 기울어서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이러다 물에 빠지는 거 아냐? 나 빠지면 구하러 올 거지?” 양손으로 배 난간을 잡고 다리를 십일 자로 쫙 뻗어서 배가 기우는 쪽으로 안 가게 중심을 잡으며 내가 물었다. “음, 아니. 난 배에서 내릴 수가 없어. 나까지 배에서 내리면 배가 뒤집어져.” “뭐라고??? 그럼 난 어떻게 살아나와?” “네가 빠진 데로 내가 바로 배를 댈 거니까 넌 배를 잡고 올라오면 돼. 그때까진 물에 떠 있어야지. 수영할 수 있다며. 수영 못 하면 항상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야 하고.” 그때 깨달았다. 요트는 절대 둘만 타면 안 되겠다는 걸, 꼭 수영 잘하는 한 명을 더 데리고 타야겠다고 말이다. 나는 수영을 할 줄 알지만, 예전에 발이 안 닿는 3m 깊이의 방콕 수영장에서 한번 빠져 죽을 뻔한 이후로 발이 안 닿는 데에선 수영을 오래 못 한다. 그의 말을 듣자마자 나는 바로 구명조끼를 꺼내 입었다. 열 살 때부터 세일링을 배운 남자친구는 꼼꼼하고 섬세한 스타일이라 요트를 잘 몰았다. 오늘따라 변덕스러운 바람이 분다고 했지만, 나도 이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는 테겔 호수가 하펠강과 만나는 지점까지 주욱 내려갔다가 다시 선착장이 있는 북쪽으로 유유히 올라왔다. 갈 때는 엄청 멀게 느껴졌지만, 바람을 잘 타고 달리면 돌아오는 건 순식간이었다. 바람이 뒤에서 부드럽게 불어와 양 돛을 버터플라이 형태로 펼치고 나아갈 때는 세일링의 맛을 좀 알 것 같았다. 사방엔 세일링 요트가 점점이 떠 있고 호수 주변을 둘러싼 작은 집과 섬, 나무들이 정겹게 지나갔다. 호수 위는 30도 더위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시원하고 조용하다. 원한다면 닻을 내려서 배를 고정시키고 수영을 하고 놀 수도 있다. 파란 하늘 밑에 더 새파란 호수가 있고, 배 위에서는 가만히 바람의 소리를 들었다. 도시 안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자연의 풍광이 테겔 호수 안에 가득 차 있었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해수욕 뺨치는 ‘호수욕’… 인근 누드비치는 언감생심

    해수욕 뺨치는 ‘호수욕’… 인근 누드비치는 언감생심

    베를린에 살기 시작한 지 7개월이 됐다. 아직 1년도 안 된 새내기 베를리너이지만 베를린의 여름만큼은 어느 정도 익숙하다. 12년 전 베를린에 처음 왔다가 매료돼 열심히 드나든 덕분이다. (지금은 절판된) 내 인생 첫 책의 제목도 ‘다시 베를린’이었다. 책 이름처럼 1~2년에 한 번씩, 어느 해엔 연달아 베를린에 왔다. 잡지 취재로도 오고, 출장으로도 오고, 휴가로도 왔다. 그리고 그 계절은 항상 여름이었다. 내게는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자 언제나 돌아오고 싶은 때였다. 올 때마다 베를린의 여름을 탐험하는 강도도 높아졌다. 처음엔 힙한 동네 ‘미테’와 ‘크로이츠베르크’를 어슬렁리며 갤러리와 바, 맛집 등을 탐험했다. 부지런히 동네를 익히고 힙한 곳을 찾아다니는 데만도 시간이 모자랐다. 도시에 익숙해지자 하나라도 더 봐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줄었다. 크로이츠베르크의 ‘크’자도 모르던 20년지기 친구가 베를린에 정착해 살기 시작한 후로는 더 느긋한 마음이 생겼다. 그녀는 내 집처럼 자기 집 한켠을 내주며, 여름이 다가오면 물었다. “언제 올 거야?” 그래서 나는 많은 여름을 베를린에서 있었다. 거창한 계획도 없이, 친구 집 거실을 별장 삼아. 더울 땐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들어가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거나 슈프레 강가에 누워 맥주를 마셨다. 베를린에 사는 친구들과 공원에 앉아 슈퍼마켓에서 산 5유로짜리 와인을 하루 종일 마시기도 했다. 게으른 베를리너들의 흔한 여름 피서법이었다. 하지만 공원의 그늘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날이 있다.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때다. 오래된 집들은 대부분 에어컨이 없어서 서울 집처럼 시원한 냉기가 없다. 에어컨 없는 카페, 에어컨 없는 지하철. 도시에는 에어컨 없는 것들투성이다. 그래서 여름이 짙어지면 베를리너들은 호수로 간다. ●내륙 도시 베를린… “바다 대신에 호수로” 베를린에는 시내를 관통하는 슈프레강과 서쪽의 하펠강, 그리고 80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다.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슈프레 강가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호수로 가서 물놀이를 즐긴다. 바다가 없는 베를린에서는 해수욕이 아닌 ‘호수욕’을 즐기는 것이다. 그동안 물놀이라 해 봐야 티어가르텐 안에 있는 카페 암 노이엔 제에서 배를 타거나 슈프레 강변에서 맥주를 마시는 게 전부였는데, 여름마다 오다 보니 점점 새로운 물가를 탐험하게 됐다. 베를린의 여러 호수를 가 봤고, 이제는 시간 날 때마다 세일링도 한다. 가까운 호수 중엔 쿠담비치를 제일 먼저 가봤다. 서쪽의 부자 동네, 쿠담에서 조금 더 가면 나오는 작은 호수, 하렌제(Halensee) -제(see)는 독일어로 호수를 뜻한다- 앞에 갔다. 호숫가에는 긴 풀장과 선탠할 수 있는 나무 데크, 고운 모래사장과 흰색의 비치의자들이 단정하게 비치돼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운치가 있는데, 쿠담비치는 아마도 베를린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해변 중 하나일 것이다. 맥주보다는 샴페인을 마셔 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넘친다. 호수 위에는 카푸치노 그랜드 카페가 자리해 있다. 이곳 역시 지중해풍의 하얀색 의자와 테이블, 흰 소파들이 휴양지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많지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풍경을 즐기기엔 아깝지 않다. 비싼 데 돈을 잘 안 쓰는 베를리너들에겐 조금 사치스러운 분위기이긴 해도, 리조트 같은 여유와 분위기를 바란다면 한번쯤 즐길 만하다.●베를린에서 가장 큰 뮈겔제 호수 쿠담비치 이후엔 베를린 인근의 호수로 반경을 넓혔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 30분 정도 가야 하지만 거리가 좀 멀어서 그렇지, 가는 길이 어렵진 않다. 그중 가장 멋졌던 호수는 뮈겔제다. 베를린에서 가장 큰 호수로 동쪽 끝에 있다. 호수의 길이는 4.5㎞, 너비는 2.5㎞에 달한다. 수심이 깊은 곳은 8m에 이른다. 지하철 타고 트램 타고 걸어 걸어 찾아간 뮈겔제에서 우리가 간 곳은 ‘작은 뮈겔제’(Kleiner Mggelsee)였다. 근처에 누드비치(독일 말로는 에프카카(FKK)라고 한다)도 있다는데, 그곳에서 놀 배짱까진 없었다. ‘작은 뮈겔제’는 숲처럼 나무가 가득한 언덕 위에서 호수까지 고운 모래사장이 이어져 있다. 사방은 나무로 막혀 있고 자연적으로 생긴 해변처럼 은밀하고 아름다웠다. 아는 사람이 아니고선 쉽게 못 찾아올 것 같은데, 호수 초보자에게나 그렇지 그곳엔 이미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친구들, 연인, 어린아이를 데려온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돗자리를 깔고 오후 반나절을 작은 뮈겔제에서 보냈다. 호숫가에 맥주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도 있어 부지런히 맥주도 사다 마셨다. 하지만 사람들의 줄이 길어 많이 사 마시진 못했다. 오후 6시가 돼도 해가 쨍쨍했다. 짙은 에메랄드빛의 호수는 차가울 것 같았는데, 아직도 한낮의 온기가 남아 따뜻했다. 해가 나무 너머로 넘어갈 때까지, 그래서 사방이 그늘에 잠길 때까지 우리는 이 작은 뮈겔제에 오래오래 누워 있었다.●유난히 물 맑은 크루메랑케 작년 여름에는 나름 고르고 골라 현지인들이 많이 간다는 크루메랑케(Krumme Lanke)로 갔다. 지난여름에 유난히 많이 들은 호수 이름이었다. 물이 제일 깨끗하다, 젊은 현지 애들이 많이 간다는 평이었다. 베를린 동쪽에서는 뮈겔제, 베를린 서남쪽에서는 반제 호수와 크루메랑케가 유명하다. 그래서 30도가 넘어간 어느 금요일 낮, 크루메랑케 피크닉 팀을 급 결성했다. 멤버는 셋. 중간 역에서 만나 장도 봤다. 화이트 와인을 세 병 사고(각 일 병씩 마실 것이므로) 과일, 샐러드, 살라미, 치즈 등을 주렁주렁 사 들고 갔다. 가는 길에 제대로 된 FKK(누드비치)도 봤다. 잘 정돈된 호숫가 비치베드에 사람들이 몽땅 옷을 벗고 누워 있었다. 그들을 가로질러 갈 뻔한 걸 일부러 돌아돌아 먼 길로 갔다. 호숫가엔 한여름 해수욕장처럼 사람이 많았다. 그나마 오후 1시 전에 도착해서 다행이지 3시가 넘어가니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돗자리 두 개를 붙이고 얼음까지 챙겨 칠링된 화이트 와인과 음식을 오후 내내 먹었다. 하지만 크루메랑케에서 먹은 최고의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크나가 준비해 온 비빔밥이었다. 아침 내내 나물을 볶았다는 그녀는 북한산 비박하는 것 같은 큰 배낭을 메고 나타났다. 그 안에는 각종 나물과 밥, 달걀프라이는 물론 한꺼번에 넣고 비빌 수 있는 큰 ‘스뎅’ 그릇도 두 개나 들어 있었다. 다들 물놀이하러 왔는데 우린 먹으러 온 사람들처럼 둘러앉아 밥을 비볐다. 경치 좋은 크루메랑케 호숫가에서 참기름 두르고 고추장 두르고 쓱쓱 비벼 먹은 크루메랑케의 비빔밥은 정말이지 내 인생 최고의 비빔밥이었다. 부른 배로 내내 누워 있다가 해가 쨍쨍한 모래사장으로 가서 선탠도 하다가, 타 죽을 것 같으면 호수로 뛰어들었다. 물도 엄청 시원했다. 짙은 물빛은 그 속을 알 수 없게 깊었다. 베를린 호숫가에서 유일한 단점이라면 근처에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다. 입장료를 받는 슈트란트바드(Strandbad)가 아닌 이상 화장실이 거의 없다. 그래서 호수 주변 숲속은 온통 휴지 천지다. 오줌 누고 싶은 곳이 다 비슷한 건지, 숲속에 유난히 휴지가 모여 있는 곳이 있다. 처음엔 누가 볼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급하게 볼일을 보지만 이것도 하다 보면 요령이라고 이제는 숲에서도 싸고, 물에 들어가서도 싼다. 사이 좋게 숲으로 들어가 갈라지며 후배가 말했다. “선배, 베를린에서 살다 보면 방광이 튼튼해져요. 아무 데나 화장실이 있는 게 아니고 공중 화장실이 있어도 50센트(750원)씩 돈을 내야 하니까 확실히 화장실을 덜 가게 돼. 나도 모르게 튼튼한 방광을 갖게 된다니까요.”●와인 마시며 요트 탈 줄 알았는데… 작년 여름 베를린에 왔을 땐 뭔가 삶의 또 한 챕터를 끝낸 기분이었다. 다니던 F&B회사의 홍보 일을 그만뒀고, 글은 거의 쓰지 않는 날들이었다. 나는 조금씩 시들어서 벽에 고정된 ‘드라이 플라워’ 같은 마음이 있었다. 베를린으로 여행을 오면서 생각했었다. 서울로 돌아갈 땐 내가 사랑하는 여름의 태양처럼 다시 뜨거워진 마음으로 가고 싶다고. 그리고 베를린에서의 두 달. 특별한 누군가를 원했지만 기대하지 않았고(늘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누군가를 진짜로 만나게 될지도 몰랐던 여름을 보내게 됐다. 큰 기대 없이 시작했던 일이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일이 됐고, 나는 막연히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베를린에서 곧 사랑하는 사람과 살게 됐다. 올해의 여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와 함께 자주, 테겔 호수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테겔 호수는 뮈겔제에 이어 베를린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한 시간 정도 지하철을 타고 U6 알트 테겔 역에서 내리면 된다. 여기만 와도 분위기는 완전 다르게 느껴진다. 한적한 독일의 교외 동네로 놀러 온 느낌이랄까. 나이 든 노인들이 광장의 노천카페에 앉아 하염없이 해를 쬐고 있다. 6페니라는 이름의 젝사브루케 다리를 건너고 작은 오솔길을 15분 정도 걸어가면 남자친구의 요트가 있는 선착장이 나온다. 요트는 자그마하다. 네 명이 타면 적당한 크기다. 세일링을 좋아하는 그를 따라 작년에도 올해도 여러 번 이곳에 왔다. 처음에 세일링은 폼 나는 건 줄 알았다. 배에서 샴페인도 마시고 점심도 먹고 노닥노닥하다 오는 건 줄 알았다. 해외 출장 때, 큰 요트에서 몇 번 그렇게 한 적도 있어서 다 비슷한 줄 알았다. 하지만 모터를 끄고 바람으로만 가는 세일링은 전혀 다르다. 항상 바람의 속도와 방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바람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 돛의 위치도 바로바로 바꿔야 하는데, 이를 놓치면 배가 갑자기 한쪽으로 크게 기울 수도 있고 뒤집어질 수도 있다. ●바람의 변덕을 다스리는 세일링 “테겔 호수는 바람이 꽤 변덕스러운 편이야. 그래서 뮈리츠 호수보다 세일링하기가 더 까다로워.” 나는 바람이 소리도 없이 방향을 바꿀 때마다 남자친구의 지시에 따라 갑자기 키도 잡고, 운전도 하고, 줄도 당기고 해야 했다. 그리고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갑자기 좌우로 돌아가는 돛의 아랫대에 머리를 맞는 것. 갑자기 획 돌아가는 대에 머리를 맞으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물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게 제일 위험하다. 싸 가지고 간 샌드위치는 입에도 못 댔다. 물만 벌컥벌컥 마실 뿐. 상황이 이런데 샴페인은 무슨! 한번은 배가 거의 물에 닿을 정도로 한쪽으로 기울어서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이러다 물에 빠지는 거 아냐? 나 빠지면 구하러 올 거지?” 양손으로 배 난간을 잡고 다리를 십일 자로 쫙 뻗어서 배가 기우는 쪽으로 안 가게 중심을 잡으며 내가 물었다. “음, 아니. 난 배에서 내릴 수가 없어. 나까지 배에서 내리면 배가 뒤집어져.” “뭐라고??? 그럼 난 어떻게 살아나와?” “네가 빠진 데로 내가 바로 배를 댈 거니까 넌 배를 잡고 올라오면 돼. 그때까진 물에 떠 있어야지. 수영할 수 있다며. 수영 못 하면 항상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야 하고.” 그때 깨달았다. 요트는 절대 둘만 타면 안 되겠다는 걸, 꼭 수영 잘하는 한 명을 더 데리고 타야겠다고 말이다. 나는 수영을 할 줄 알지만, 예전에 발이 안 닿는 3m 깊이의 방콕 수영장에서 한번 빠져 죽을 뻔한 이후로 발이 안 닿는 데에선 수영을 오래 못 한다. 그의 말을 듣자마자 나는 바로 구명조끼를 꺼내 입었다. 열 살 때부터 세일링을 배운 남자친구는 꼼꼼하고 섬세한 스타일이라 요트를 잘 몰았다. 오늘따라 변덕스러운 바람이 분다고 했지만, 나도 이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는 테겔 호수가 하펠강과 만나는 지점까지 주욱 내려갔다가 다시 선착장이 있는 북쪽으로 유유히 올라왔다. 갈 때는 엄청 멀게 느껴졌지만, 바람을 잘 타고 달리면 돌아오는 건 순식간이었다. 바람이 뒤에서 부드럽게 불어와 양 돛을 버터플라이 형태로 펼치고 나아갈 때는 세일링의 맛을 좀 알 것 같았다. 사방엔 세일링 요트가 점점이 떠 있고 호수 주변을 둘러싼 작은 집과 섬, 나무들이 정겹게 지나갔다. 호수 위는 30도 더위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시원하고 조용하다. 원한다면 닻을 내려서 배를 고정시키고 수영을 하고 놀 수도 있다. 파란 하늘 밑에 더 새파란 호수가 있고, 배 위에서는 가만히 바람의 소리를 들었다. 도시 안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자연의 풍광이 테겔 호수 안에 가득 차 있었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사설] 맞은 선수는 있는데 때린 사람은 없다는 어이없는 현실

    고(故) 최숙현 철인3종경기 선수의 동료들이 전한 경주시청팀 내 폭력과 가혹행위 실상은 충격적이다. 최 선수와 함께 활동했던 동료 선수 2명이 그제 국회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경주시청팀은 김모 감독과 ‘팀닥터’로 알려진 안모씨, 주장 장모 선수 등의 ‘왕국’이나 마찬가지였다. 최 선수 녹취록에 나오는 것처럼 뺨을 맞거나 주먹으로 가슴과 명치를 가격당하는 것은 일상이고, 고교생 선수들을 상대로 한 ‘술고문’은 물론 성추행도 있었다니 21세기 문명사회 엘리트 스포츠계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두 선수에 따르면 김 감독은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했다. 행거봉, 야구방망이, 쇠파이프 등으로 때리는 것은 물론 청소기 등 눈에 보이는 것은 다 던져 다치게 했다. 담배를 입에 물리고 때려 고막이 터졌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2015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때는 미성년자인 고교 선수들에게 “토하고 와서 마셔. 운동하려면 이런 것도 버텨야 한다”며 억지로 술을 먹였다고 한다. 물리치료사라던 안씨의 행태에 이르러서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겠다.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져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가 하면 때렸다가 뽀뽀했다가 또 때리는 이해 못할 행태에 충격을 받은 선수들이 많다고 한다. 선수들은 또 장 선수로부터 24시간 폭력과 폭언에 시달렸다고 생생히 증언했다. 훈련 때 실수하면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가 ‘뛰어내리라’고 협박까지 했다. 어린 선수들이 하소연도 못 하고 고스란히 폭력과 가혹행위를 감당한 것이다. 그런데도 김 감독과 장 선수, 그리고 또 다른 폭행 가담자로 지목된 남자 김모 선수는 뻔뻔스럽게도 모든 것을 부인하고 사죄조차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나는 말렸다”며 안씨에게 책임을 돌리기까지 했다. 인면수심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아무리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해도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최 선수 동료들이 증인이다. 김 감독과 장 선수에게 영구제명, 김 선수에게 10년 자격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하지만 그걸로 끝낼 일이 아니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엄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 따뜻한 겨울 탓에 새만금호 수질 악화…담수화 포기해야

    지난 겨울 수온 상승으로 새만금호 수질이 더 악화했다는 전북 지역 환경단체 주장이 제기됐다. 6일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발표한 최근 5년간(2016∼2020) 새만금호 수질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겨울 새만금호에서 ‘염분 성층화’ 현상이 관측됐다. 염분 성층화는 호수 깊이에 따른 밀도차로 수온 변화가 생겨 물에 각기 다른 환경 층이 형성되는 현상이다. 조사단은 새만금호 표층수는 리터(ℓ)당 5㎎ 이상 산소가 녹아있어 생물이 살 수 있으나, 수심이 깊어질수록 용존산소량이 3㎎ 이하로 줄어 생물이 폐사하는 빈산소층 또는 용존산소량 0.5㎎ 이하의 무산소층으로 바뀌어 썩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만금호 성층화는 대개 봄∼가을(4∼11월)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조사단은 2019년 12월에도 이런 현상이 지속한 것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따뜻한 기온으로 성층화가 겨우내 이어지면서 호수 밑바닥이 썩는 기간이 길어져 오염이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조사단은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이 점점 짧아지고 기온이 상승하기 때문에 성층화 가 지속적으로 유발되는 새만금호 담수화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조사단 관계자는 “일반적인 바다와 민물은 표층과 저층의 밀도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온도에 의한 성층화가 일시적으로 나타나지만, 새만금호는 민물에 가까운 표층수와 염분이 많은 저층의 물이 섞이지 않아 성층화가 심화하는 구조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수 유통이라는 자연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그물에 칭칭 감겨 옴짝달싹 못하는 향유고래…불법·유령어구 어쩌나

    그물에 칭칭 감겨 옴짝달싹 못하는 향유고래…불법·유령어구 어쩌나

    이탈리아 해안에서 그물에 뒤엉킨 고래가 해안경비대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IL Messaggero) 등은 에올리에 제도 리파리 섬 해안에서 불법어구에 걸린 향유고래 한 마리가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세르지오 코스타 이탈리아 환경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래 구조 사실을 알리고 불법어구 설치에 경종을 울렸다. 코스타 장관은 “그물에 걸린 향유고래가 발견됐다”라면서 “불법 어업이 또 다른 해양동물을 괴롭힌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26일 아침 에올리에 제도 살리나 섬 해안에 그물에 걸린 고래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고래는 연구를 위해 바다로 나온 바다거북보존센터 생물학자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비대 측은 지느러미에 그물이 엉킨 고래가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민간 자원봉사대와 함께 고래 구조에 나선 해안경비대는 수심 2m 바다로 내려가 고래 구조작전을 펼쳤다. 꼬리지느러미를 칭칭 감은 그물은 여러 명의 다이버가 달라붙어 1시간 넘게 작업한 뒤에야 완전히 제거됐다. 경비대는 제거한 그물이 황새치와 참치잡이 용이며, 길이 10m짜리 수컷 향유고래는 그물 제거 후 무사히 먼 바다로 헤엄쳐갔다고 전했다. 코스타 장관은 해안경비대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한편 “우리의 생물 다양성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독특하다. 아무도 해양 생태계를 위험에 빠트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해안경비대는 불법어구를 설치한 선박을 확인해 벌금 등 법적 제재를 가했다. 불법어구나 폐어구로 인한 해양동물의 고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3일에는 태국 앞바다에서 꼬리지느러미에 밧줄이 칭칭 감긴 고래상어가 발견됐다.밧줄이 얼마나 오래 감겨있었는지 지느러미에는 깊은 상처가 선명했다. 이를 본 다이버가 밧줄을 끊으려 무던히 애를 썼지만 밧줄은 너무 두꺼웠고 결국 상어는 밧줄을 감은 채로 자리를 떴다. 당시 상황을 영상으로 담은 다이버는 “고래상어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폐어구 문제도 심각하다. 어민들이 잃어버리거나 어업 후 아무렇게나 버린 폐어구는 바다를 유령처럼 떠돌며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유령그물에 걸려 죽은 물고기가 먹이가 되어 포식자를 유인해 다른 바다동물까지 연쇄적으로 그물에 얽히는 ‘고스트 피싱’(Ghost Fishing) 악순환도 큰 부작용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양 생물의 10%가 유령그물에 고통받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연간 바다로 유입되는 유령그물은 4만4000t이다. 이중 수거되는 물량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해수부는 유령그물로 인한 피해액이 매년 37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11년간 의붓딸 유린한 계부 징역 25년…친엄마도 가담

    11년간 의붓딸 유린한 계부 징역 25년…친엄마도 가담

    함께 범행한 친모도 징역 12년“양육 의무·책임 저버린 반인륜 범행”11년 동안 수차례에 걸쳐 의붓딸에게 성폭력을 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인면수심의 50대 계부·친모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이헌 부장판사)는 특수준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해자의 계부 A(52)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수준강간을 비롯해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특수준강제추행 등 11개에 이른다. 재판부는 또 특수준강제추행 등 5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해자의 친모 B(53)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06년 경남 김해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아빠는 원래 딸 몸을 만질 수 있다”며 당시 10살에 불과한 의붓딸 C양을 성추행했다. 2007년에는 자신의 집에서 C양의 친모 B(53)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C양을 성폭행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A씨는 C양이 성인이 된 2016년까지 13차례에 걸쳐 끔찍한 성폭력을 했다.친모인 B씨도 A씨의 범행에 가담해 수차례에 걸쳐 C양을 성적으로 유린했다. 심리적 굴복 상태에 빠진 C양은 계부와 친모의 행위가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됐다. 이후 이를 눈치챈 주변 지인들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하며 계부와 친모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오랜 보육원 생활을 하며 말을 듣지 않으면 계부와 친모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심리적으로 굴복해 장기간 범행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실제 피해는 판시 범죄사실 기재보다 더 컸을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가 받았을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감히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며 “피해자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양육할 의무와 책임을 저버리고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신비한 ‘8번째 대륙’ 질랜디아 새 지도 공개

    [핵잼 사이언스] 신비한 ‘8번째 대륙’ 질랜디아 새 지도 공개

    뉴질랜드 연구진이 ‘제8번째 대륙’으로 불리는 질랜디아의 수심도를 나타낸 지도를 공개했다고 CNN 등 해외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오세아니아 대륙 주변 바다에 담겨있는 땅덩어리인 질랜디아는 1995년 지구물리학자인 브루스 루엔딕이 처음 발견했다. 학계의 일부 전문가들은 유럽·아시아·아프리카·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오세아니아·남극에 이어 제8번째 대륙으로 보기도 한다. 약 8500만 년 전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되는 질랜디아의 크기는 한반도 면적의 약 22배로 알려져 있지만, 이 안에 속하는 뉴칼레도니아와 뉴질랜드를 빼면 전체 면적의 94%가 바다에 잠겨 있다. 뉴질랜드 지질 연구소(GNS Science)가 현지시간으로 22일 공개한 지도는 지금까지 공개된 것 중 가장 자세한 질랜디아의 정보와 더불어, 질랜디아 대륙의 기원에 대해 추측해볼 수 있는 다양한 사실들을 종합적으로 담고 있다. 특히 질랜디아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화산이나 플레이트경계, 퇴적분지 등의 정보가 추가됐으며, 일반인도 이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통해 3D 정보도 함께 제공됐다. 연구진은 “우리는 뉴질랜드와 남서 태평양 지역의 지질학적 최신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기 위해 이 지도를 만들었다”면서 “이제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자신의 집에서 질랜디아를 탐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질랜디아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직 많다. 기후환경 역시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다를 수 있다”면서 “우리는 추가적인 연구로 밝혀지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지도에 업데이트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뉴질랜드 등 12개국 과학자 32명으로 이뤄진 국제 연구진은 질랜디아가 현재 수심 1㎞가 넘는 바다에 가라앉아 있지만, 과거에는 지금처럼 수심이 깊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질랜디아가 과거 호주의 일부였다가 분리됐으며,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가 형성됐을 무렵 움직임이 멈춘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대륙의 ‘뿌리’ 부분이 부서지면서 깊은 바다로 가라앉았을 것으로 추측한다. 전설의 도시인 ‘아틀란티스’처럼 바다 아래 잠겨 있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유발하는 질랜디아의 새로운 지도는 뉴질랜드 지질 연구소가 관리하는 웹사이트(data.gns.cri.nz/tez/)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멕시코 강진 ‘예언’한 거대 물고기의 정체…일본 지진도 예고

    멕시코 강진 ‘예언’한 거대 물고기의 정체…일본 지진도 예고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멕시코를 강타한 규모 7.4의 지진은 이미 보름 전 예고됐었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사람에게 재앙의 신호를 보낸 메신저는 지진을 미리 알려준다는 물고기였다. 멕시코 킨타나로주의 코수멜에선 지난 10일 조업을 나간 일단의 어부들이 자이언트 갈치를 잡았다. 지진과 쓰나미를 예고한다는 바로 그 물고기, 대왕산갈치였다. 어부들은 "힘 없이 파도에 밀려 떠다니고 있는 자이언트 갈치를 발견하고 건져 올렸다"며 사진과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대왕산갈치가 포획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남미 언론들은 "멕시코에서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기사를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이 같은 예측은 과거 일본에서 지진이나 쓰나미가 발생하기 전 대왕산갈치가 출몰한다는 속설에서부터 시작됐다. 현지 언론들은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이어진 2011년 3월 후쿠시마 지진 때도 앞서 대왕산갈치가 잡혀 재앙을 예고한 바 있다"며 멕시코에 지진이 임박했다는 징조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실제로 13일 만에 멕시코 오악사카주 태평양 연안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최소한 6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부상했다. 대왕산갈치가 잡힌 코수멜의 주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주민은 "자이언트 갈치가 잡힌 후 곧 지진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믿지는 않았다"며 "실제로 지진이 발생하는 걸 보면서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말이 있지만 이젠 자이언트 갈치가 재앙을 예고한다는 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현지 언론은 "공교롭게도 지진에 앞서 또 대왕산갈치가 잡히면서 대왕산갈치와 지진의 관계를 보다 세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왕산갈치의 학명은 'Regalecus glesne'로 수심 200~1000m 사이에 서식하는 심해어다. 길이는 최고 17m에 이른다. 깊은 해저를 누비는 대왕산갈치는 보통 해수면 위로 부상하진 않지만 죽음을 앞두고 기력이 소진해 물살을 가를 힘이 없을 때는 수면 위로 떠오른다. 코수멜 어부들이 비교적 손쉽게 대왕산갈치를 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진=페이스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서핑객 주변에서 백상아리 어슬렁…아찔한 순간 포착 (영상)

    서핑객 주변에서 백상아리 어슬렁…아찔한 순간 포착 (영상)

    여유롭게 파도를 즐기는 사람들 밑으로 백상아리가 어슬렁거리는 아찔한 장면이 포착됐다. 2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해안에 백상아리가 출몰해 놀란 수영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었다고 전했다. 이날 남아공 케이프주 플레튼버그베이 해안에 길이 3m짜리 백상아리가 나타났다. 수심 2m도 채 안 되는 얕은 해변까지 진입한 백상아리는 바다에 둥둥 떠 있는 사람들 밑을 유유히 헤엄쳤다. 영화 ‘조스’ 속 식인상어로 유명한 백상아리는 상어 중에서도 가장 포악한 종으로 분류된다.그러나 카약과 서프보드를 타고 바다로 나온 7명의 관광객은 백상아리가 발밑까지 근접한 줄은 꿈에도 모르고 각자 파도를 즐기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때 녹색 카누에 올라탄 관광객이 상어 꼬리에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아슬아슬하게 상어와의 충돌을 피한 관광객은 “상어가 나타났다”고 외치며 황급히 노를 저었고, 약 25초 만에야 백상아리의 존재를 인지한 관광객들도 다급히 물 밖으로 피신했다. 국립해양구조대 크레이그 램비논 대변인은 “이 시기 바닷가에 백상아리 출몰이 잦다”면서 만반의 경계 태세를 갖추라고 경고했다. 대변인은 “최근 몇 주 새 백상아리가 출몰했다는 보고가 증가했다. 21일에도 백상아리 여러 마리가 플레튼버그베이 해안에 나타나 소동이 일었다”고 밝혔다. 케이프타운 상어정찰프로그램 운영자도 “공개된 영상에서도 알 수 있듯 백상아리는 서퍼가 모여 있는 곳을 알고 있다”면서 “천성적으로 호기심이 강한 포식자라는 것을 기억하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백상아리는 알려진 바와 달리 식인상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첨단 해양과학’에 “호주 남동부 해안에 서식하는 백상아리의 먹잇감을 조사한 결과, 예상보다 바다 밑바닥에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백상아리 위 속 내용물 중 대부분이 심해어였으며, 수면 근처에서는 거의 사냥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를 근거로 전문가들은 백상아리가 사람을 먹이로 삼는 것은 아니며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사고가 잦은 거라고 본다.그러나 한번 백상아리에 물리면 생명을 위협할 수준의 치명적 부상이 뒤따르는 만큼 주의는 필요하다. 이달 7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솔트 비치에서도 서핑을 즐기던 60세 남성이 백상아리 공격으로 사망했다. 미국 플로리다박물관 국제상어공격파일에 따르면 1580년 이후 지금까지 326건의 백상아리 공격 사례가 있었으며 그중 52건은 치명적 결과로 이어졌다. 남아공에서도 매년 평균 6건의 백상아리 공격 사고가 발생하는데 이 중 15%는 사망으로 이어진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생태계 파괴하는 중금속 수은, 1만m 깊은 바다에서도 발견 (연구)

    생태계 파괴하는 중금속 수은, 1만m 깊은 바다에서도 발견 (연구)

    인체에 해로운 수은이 인간의 건강뿐만 아니라 바다 가장 깊숙한 곳에 사는 해양 생명체에게까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 톈진대학의 쑨뤄위 박사 연구진은 일본 근처 마리아나 제도 동쪽으로 뻗은 마리아나해구의 깊이 7000~1만m에 사는 동물군 및 5500~9200m의 해저 침전물 등을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샘플에서 수은 동위원소의 흔적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동위원소의 특징으로 보아 대양의 표면으로부터 흘러 들어간 메틸수은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쑨 박사는 “이전 연구에서는 메틸수은이 대양의 표면이나 수심 몇백 m 정도에서만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 때문에 해수면에 인접해 서식하는 생물에게만 수은의 생물축적이 일어나며, 깊은 바다에 사는 생물은 수은을 삼킬 기회가 비교적 덜하다고 믿었었는데, 이 같은 믿음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와 유사한 연구결과를 내놓은 것은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연구진이다. 미국 연구진은 뉴질랜드와 인접한 케르마데크 해구와 마리아나해구 등 두 곳의 수심 약 1만m 지점에서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고, 역시 두 곳의 샘플 모두에서 수은이 발견됐다. 연구를 이끈 미시간주립대학의 조엘 블럼 박사는 “깊은 바다의 샘플에서 발견된 수은은 공기 중에 있다 해수면으로 흡수된 뒤, 수은을 품고 죽은 물고기나 해양 생명체의 사체와 함께 바다 깊은 곳까지 내려갔을 것”이라면서 “해당 샘플에서 발견된 수은의 동위원소는 중앙태평양 수신 400~600m에 서식하는 물고기의 몸에서 검출된 수은의 동위원소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하와이대학 지구과학과의 켄 루빈 교수는 “우리는 화산 폭발이나 산림화재 등 다양한 환경에서 수은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석탄이나 석유의 사용, 채굴, 공장 등 인간의 인위적인 활동 역시 해양 생태계에 수은을 축적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고기 등 해양 생명체가 바다로 흘러 들어간 수은을 삼키고, 이 물고기를 인간이 잡아먹으면서 결국 먹이사슬의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 두 건의 연구결과는 수은이 해수면에 인접해 서식하는 물고기뿐만 아니라 바다의 가장 깊은 부분에 사는 물고기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됐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21일부터 26일까지 화상 연결을 통해 열리는 지구화학 국제 학술대회인 ‘골드슈미트 콘퍼런스‘에서 발표됐다. 한편 수은은 상온에서 유일하게 액체로 존재하는 금속으로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산업용 공장에서 수은을 이용한 제품의 생산 과정 중 과량으로 직접 노출될 수 있으며, 전문가들은 고등어, 상어, 참치, 황새치, 옥돔 같은 상위 먹이사슬 생선에 유기수은이 많이 농축 되는 것으로 보고 있어 과량 섭취를 하지 않도록 권장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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