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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 ⑥ 류철호 한국도로공사 사장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 ⑥ 류철호 한국도로공사 사장

    취임 6개월째를 맞고 있는 류철호 한국도로공사사장의 집무실은 밤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져 있다.유료도로 요금징수체계의 일대 혁신으로 불리며 지난 2000년 도입된 무정차시스템 ‘하이패스’의 보급확대에 사활을 건 그의 늦은 퇴근 때문이다.임기내 보급률을 지금의 두배 이상 올리는 것이 목표다.지난 10년여에 걸쳐 하이패스 보급은 크게 늘었지만 아직도 성에 차지 않는 기색이다.하이패스가 단순히 운전자들에게 편한 시스템이 아니라 국가차원의 기간산업에 준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기아차 2009년·현대차 2010년까지 장착 의무화 빨리 지나가서 하이패스가 아니다.류 사장은 “하이패스를 사용하는 과정이 모두 경제이고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한다.현재의 사용률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이를 가격으로 환산하면 차가 서지 않고 톨게이트를 그냥 지나치는 경제적 수익이 10년에 1조 50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류 사장은 “하이패스의 사용은 개인의 이익뿐 아니라 국가경제, 나아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도 한 몫을 한다.”며 “그러나 눈에 뻔히 보이는 이점들에도 불구하고 하이패스 사용률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저조한 편”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지난 2000년 6월 서울외곽순환도로 판교·성남·청계톨게이트에 첫선을 보인 이후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현재 국내 하이패스 보급율은 10월 말 현재 28.6%에 그치고 있다.그나마 지난 2003년말부터 적외선 하이패스 단말기가 등장하고 나서부터 상승곡선을 보였다.보급대수로는 93만 1000대가량이다. 이 같은 단말기 보급대수를 3년 임기내 40%대로 끌어올릴 예정이다.그는 “일본을 포함한 선진국의 하이패스이용률이 40~50%대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라며 “사용률을 높일 경우 경제적 수익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새차에 하이패스단말기를 부착하자는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어떤 이유로든 단말기 구입을 머뭇거리는 운전자들에게는 아예 속편한 옵션”이라며 새차 출고이후 이런 장치를 다는 것을 꺼리는 일부 운전자들의 세세한 심리상태까지 파악하고 있다. 사장의 이같은 의지에 따라 도로공사는 기아자동차의 경우 2009년,현대자동차는 2010년까지 모든 차량에 하이패스 장착을 의무화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단말기는 모두 실내 백미러에 내장된다. 그의 의욕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하이패스 단말기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과 맞물린다.운전자는 단말기를 통해 교통정보센터에서 공급하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전달받고 활용한다.첨단센서가 내장된 하이패스 단말기를 통해 차량의 자가진 단이 가능하고 노면상태의 정보도 수집한다.하이패스와 연계된 무인 주유소와 무인 주차장 이용도 가능해진다.주유소에 들러 운전자가 직접 기름을 넣고 가면 그만이다.요금정산은 하이패스가 다 알아서 해준다. 류 사장은 “꿈으로만 여겨졌던 신개념 하이패스 시대가 얼마남지 않았다.”며 “단지 요금정산개념에서 탈피해 운전자들이 각종 정보를 가장 빨리 그리고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첨단시스템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첨단시스템의 도입과 맞물려 지금과 같은 톨부스를 이용한 하이패스가 아닌,고속도로 본선 상에 하이패스 안테나를 설치하는 멀티레인도 구상하고 있다.고속도로 곳곳에 하이패스 송수신설비를 구축해 적절한 요금징수는 물론 각종 정보를 수시로 공급하겠다는 발상이다.도로공사 기술력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달했다며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패스카드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게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통행료 신용카드 사용도 구체화된다.“고속도로 통행료 후불제의 일환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해달라는 운전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하이패스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IC칩이 장착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 민원은 지난 2003년부터 제기돼 줄곧 하이패스이용자 확대에 걸림돌이 돼왔던 것으로 구체적인 추진일정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로공사는 하이패스를 포함해 고속도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국토해양부와 협의 중에 있으며 신용카드에 지하철,버스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후불 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하도록 신용카드사와 협의 중이다. 류 사장은 “도로공사가 도로에만 매달리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고객인 운전자들에게 한계가 없는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반드시 ‘만족’이라는 피드백을 얻어내는 기업적인 마인드를 직원들에게 심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류철호 사장은 ▲1948년 서울 출생 ▲71년 서울대 토목공학과 졸업 ▲75년 대우건설 입사 ▲93년 대우건설 SOC사업 임원 ▲01년 대한토목학회 부회장 ▲04년 경수고속도로 대표이사 ▲07년 (주)에이로직스 감사 ▲08년 한국도로공사 사장
  • [주말탐방] 경북 영천 보현산 천문대

    [주말탐방] 경북 영천 보현산 천문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출판된 과학책 중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무엇일까? 정답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시카고대 교수 칼 세이건이 지은 ‘코스모스’다.세이건은 평생에 걸쳐 별을 관측하고 지구와 같은 별을 찾기 위해 애썼다.그는 “왜 우주를 연구하느냐?”라고 묻는 사람들의 질문에 “우리 인간만 살고 있다면 그것은 우주 공간의 지독한 낭비”라고 답했다. 세이건의 우주에 대한 희망은 그가 쓰고 훗날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 ‘콘택트’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영화 속 주인공 앨리는 “100만개 별 중 하나에 행성이 있고,100만개 중 하나에 생명이 있고,100만개 중 하나에 지능을 갖춘 생명이 있다면,우주에는 수많은 문명이 존재한다.”고 말한다.이를 확률로 계산하면 0.0000004.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이 확률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물론 우리나라에도 역시 이 불가능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역에서 새마을호를 타고 4시간가량을 달려 도착한 경북 영천역.마중을 나온 보현산천문대 이병철(37) 연구원은 세상 소식을 꼬치꼬치 캐물었다.그는 “산 속에서 지내다 보니 많아야 한 달에 한 번 내려온다.”며 멋쩍게 웃었다.기자가 올라탄 천문대 차량은 4륜 구동의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스노타이어가 장착돼 있고,트렁크에는 체인도 있다.이 연구원은 “초겨울만 돼도 산에 눈이 내려 얼어붙기 일쑤지만,식당에서 밥을 해주시는 아주머니들 때문에 차량은 산 아래를 매일 오르내린다.”고 설명했다. ●선보러 천문대로 찾아와 “산으로 올라가기 전에 들를 곳이 좀 있다.”고 양해를 구한 이 연구원은 전자제품 대리점에 들러 휴대전화를 찾았다.최근 천문대 사람들은 일제히 휴대전화와 통신사를 바꿨다.한동안 잘 터지던 휴대전화 수신율이 어느 날부터 50% 미만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었다.서비스센터에 연락해 여러차례 기지국 수리를 받았지만 워낙 산골이다 보니 엔지니어들도 고개를 내저었다.결국 그나마 수신율이 조금 높은 통신사로 하나,둘씩 번호이동을 하다보니 이제는 대부분 바뀐 상태다. 이 연구원은 “워낙 휴대전화 통화가 안 되다 보니 10년 동안 친구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면서 “친구들이 이제는 아예 전화를 안 한다.”고 말했다.이 연구원이 10년째 매달리고 있는 과제는 ‘외계행성 탐사’다.쉽게 말해 우주에서 지구와 비슷한 별을 찾는 일이다.1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그는 “얼마전 목성,토성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행성계를 찾았는데 조금만 더 노력하면 분명히 지구와 같은 별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인테리어 가게에 들러 천문대 숙소 보수 재료를 살펴보고,우체국에 들러 우편물을 찾은 후 슈퍼마켓에서 천문대에서 키우는 개 사료를 사고 나서야 이 연구원의 산밑 마을 나들이는 마무리됐다.이렇게 세상과 격리돼 살면서 연애와 결혼은 어떻게 할까 궁금했다.이 질문에 돌아온 이 연구원의 답변은 뜻밖이었다.그는 “이번주 토요일(11월29일)에 결혼한다.”면서 “6개월 전쯤 친구가 부산에서 여자친구를 데리고 천문대까지 직접 올라와서 소개시켜주고 갔다.”며 쑥스러워했다.이어 “천문대 노총각들 중에서는 그나마 재수가 좋아서 먼저 가게 된 셈”이라고 덧붙였다.결혼하게 되면 그는 영천 시내에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출퇴근을 할 예정이다. 해발 1124.4m.산봉우리 사이의 능선에 자리잡은 보현산 천문대는 너무나 조용했다.천문학자를 보며 ‘땅 아래의 일도 모르는 사람이 하늘을 바라본다.’며 누군가 비웃었다지만 별을 쳐다보고 연구하는 이들에게 세상과 철저히 단절된 천문대는 꿈의 장소 그 자체였다. 보현산은 안정적으로 별을 관찰하기 위해 도시와 멀고,높은 곳에 위치해야 하는 천문대의 지정 요건에 정확히 들어맞는 곳이다.산을 오르는 입구에 쓰여 있는 ‘전조등을 켜지 말라’는 푯말 역시 별 관측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드넓은 우주에서 한순간 스쳐 지나가는 자동차 전조등 불빛은 몇 년에 걸친 관측 결과를 순식간에 엉망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근처를 지나가는 비행기나 소음조차도 천문학자들에게는 적이다. ●천문대 인근 차량 전조등·소음은 최대 적 천문대장을 맡고 있는 경재만(43) 박사는 지난해 10년 동안 근무하던 소백산 천문대에서 보현산으로 옮겨왔다.대구에서 출퇴근하는 경 대장 역시 이틀에 한번 꼴로 집에 들어가기 일쑤다.경 대장은 “상주하고 있는 천문대 연구원들의 주된 역할은 별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망원경을 관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틈틈이 자신의 연구를 하기는 하지만,국내 최대인 직경 1.8m 망원경을 신청해 사용하는 국내 연구진들이 불편없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시설을 잘 관리하는 것이 천문대원들의 1차적인 임무다.경 박사는 “망원경 신청은 6개월 단위로 받는데 보통 한 연구팀에 3일에서 6일 정도 배정된다.”면서 “날씨가 좋지 않으면 1년을 기다려 다시 신청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관측을 신청했던 한 학생은 매번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이 끼어 3년을 기다리기도 했다.경 대장은 “7~8월 장마철 동안을 제외하면 보현산 천문대에서 원활하게 관측이 가능한 청정일수는 채 150일이 되지 않는다.”면서 “사실 한국이 위치한 위도는 대형 천문대를 세우기에는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보현산 천문대를 상징하는 1.8m 망원경동에 들어서자 컴퓨터 서버의 굉음만이 가득했다.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1.8m 망원경은 눈으로 들여다볼 수 없다.건물 3층에 위치한 망원경에 연결된 CCD(고체촬상소자)가 컴퓨터와 연결돼 있어 연구자들은 모니터를 통해 별을 관측할 뿐이다.커다란 망원경으로 아름다운 별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은 여지없이 부서졌다.경 대장은 “망원경동이 일단 열리면 외부와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공기의 흐름을 줄이기 위해 히터조차 조심해야 한다.”면서 “망원경동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순수하게 연구자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초대 천문대장을 맡았던 전영범(49) 책임연구원은 별 사진작가로 유명세를 떨쳤다.망원경 주위는 물론 전시관 내부에도 전 연구원의 사진이 빼곡하다.그러나 별 사진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컬러사진이 아니다.빨간색과 파란색,녹색 필터로 찍은 사진 세 장을 합성해서 만드는 조작에 가까운 작업이다. 전 연구원은 “전공 자체가 색이 변하는 변광성을 찍어 찾는 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진과 친해졌을 뿐”이라고 말했다.전 연구원은 20년 넘게 산에서 지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는 질문에 “85년 2월에 눈 덮인 소백산을 냉각용 드라이아이스를 짊어지고 올랐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며 “별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관찰하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프로인 천문학자들은 별을 기록할 뿐”이라고 밝혔다. ●밤낮 없이 움직이는 천문대 천문대는 밤뿐 아니라 낮에도 활발하게 움직인다.해바라기처럼 낮시간에 태양을 좇아 움직이는 ‘태양망원경’이 있기 때문이다.하얀색의 원통형인 태양망원경은 5개의 작은 망원경을 담고 있다.각기 태양의 백색광,수소원자핵인 H-알파선,자기장 변화를 검출하는 VMG와 LMG을 관측하는 4개의 망원경과 태양 전체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망원경으로 구성돼 있다.올해 태양 흑점이 비정상적으로 사라졌다는 사실도 전 세계 각국에 있는 이 태양망원경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태양망원경을 담당하고 있는 이승민 연구원은 “항상 같아 보이지만 태양은 인간이 관측할 수 있는 천체 중에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다.”고 설명했다.대구가 고향인 이 연구원은 일주일 내내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는 주말을 기다린다. 한밤중의 숙소에 고요를 깨는 타악기 소리가 조그맣게 울리고 있다.성현철 기술원의 취미다.헤드폰을 꽂고 전자드럼을 치는 그처럼 산 위에서 세상과 단절된 연구자들은 각자 자기만의 취미를 하나둘씩 키우고 있다.경 대장은 “화려한 도시에서 살던 사람도 이곳에서 한동안 머무르다 보면 고요에 익숙해지게 마련”이라며 “드럼을 치거나 책을 읽는 등 ‘혼자 놀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글 사진 영천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주말탐방] 건설 현장 3인의 여전사 [주말탐방] 김정은기자 은평 녹번 119안전센터 소방관 체험 12시간 [주말탐방] 마산 기상대 긴장의 24시
  • 김형성 ‘올 최고의 골퍼’

    김형성(28·삼화저축은행)이 한국프로골프협회가 올 최고 선수에게 주는 발렌타인대상을 받았다. 김형성은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 격인 발렌타인대상과 함께 세계에 8병밖에 없는 스카치 위스키 발렌타인 40년산 1병을 부상으로 받았다. 김형성은 올해 18개 대회에 출전,토마토저축은행오픈과 에이스저축은행 몽베르오픈 등 두 차례 우승과 준우승 4차례를 비롯,12차례 ‘톱 10’에 들었다. 상금랭킹 1위에게 주는 스릭슨상금왕 타이틀은 배상문(22·캘러웨이)에게 돌아갔다. 한·중 KEB인비테이셔널과 코오롱-하나은행 한국오픈을 제패한 배상문은 4억 7000여만원을 받아 김형성을 제쳤다. 시즌 평균타수 1위(70.95타)에 오른 배상문은 ‘덕춘상’도 받아 2관왕이 됐다.‘덕춘상’은 한국프로골프협회 1호 회원인 연덕춘 전 회장을 기려 제정된 상이다.한국프로골프협회 3호 회원인 박명출 전 회장의 이름을 따 최우수신인에게 수여하는 ‘명출상’은 강성훈(21·신한은행)이 받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여성&남성] 송년회 ‘진상 남녀’… 이런 사람들 꼭 있다

    [여성&남성] 송년회 ‘진상 남녀’… 이런 사람들 꼭 있다

    바야흐로 송년회 시즌이 도래했다.지난 한 해 동안 힘들었던 서로의 삶의 이야기들을 나누고,‘그래도 새해에는 더 잘살자.’고 다짐하는 자리.흥청망청 마시고 즐길 에너지로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주위의 어려운 사람을 찾는 것은 어떨까.또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지인들에게 연하장이라도 한 장 보내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오랜만에 친구·동료들과 송년회를 빙자해 모인 술자리에서 얼굴도 마음도 따뜻해 질 때쯤이면 늘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다름아닌 ‘진상남녀’.여&남들의 ‘진상의 기억’을 참고해 이제부터 우리에게 닥쳐 올 송년회 릴레이에 어김없이 얼굴을 내밀 ‘진상’들을 제압 할 방도를 고민해보자.  지난 2004년 졸업 후 한번도 대학모임에 나타난 적 없었던 학원강사 김모(27·여)씨가 갑자기 송년회에 나타나자 동기들의 반응은 엇갈렸다.“졸업하고 한 번도 못 봤는데 어떻게 지내니.”라고 반가운 척은 했지만 불안이 친구들을 엄습했다.친구들의 예감은 ‘혹시나’에서 ‘역시나’로 바뀌었다.김씨는 인사를 끝내자마자 가방에서 하얀 봉투를 한 움큼 꺼내 친구들에게 내밀었다.봉투의 정체는 다름 아닌 청첩장.  졸업 후 4년이 흘러 여자 동기들 중에는 결혼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긴 했다.하지만 어디서 뭐하는지 연락 한 번 없다가 갑자기 출현해 청첩장을 들이미는 김씨의 뻔뻔함에 동기들은 혀를 내둘렀다.대학 다닐 때도 농활이나 교수님이 시킨 일이라도 있으면 집안에 일이 생겼다며 번번이 빠지고,선배가 내는 술자리나 밥 먹는 자리에는 절대 빠지지 않았던 김씨의 행동을 이미 잘 알고 있던 터라 동기들은 더 어이가 없었다.김씨의 ‘만행‘을 지켜보던 한 친구는 “자기만 알고 얄밉게 행동하던 애가 나중엔 취직도 잘하고 결혼도 잘 한다더니 정말 어이가 없다.”며 혀를 찼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오모(30·여)씨는 최근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2년 전 호주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알았던 친구 이모(28·여)씨가 갑자기 연락을 해온 것.오씨와 이씨는 지난해 귀국한 뒤 연락이 끊겼었다.이씨는 호주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 송년회를 하기로 했다며 오씨에게도 꼭 참석해달라고 부탁했다. 오씨는 오랜만에 옛 동료들을 만난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송년회에 나갔다.하지만 옛 동료들과 제대로 인사도 하기 전에 모임을 주선한 이씨는 속내를 드러냈다.연말에 결혼하는 이씨가 송년회를 핑계삼아 옛 동료들을 불러 모은 것이었다.이씨는 동료들에게 청첩장을 돌리면서 “진실한 사랑을 만나게 됐다.꼭 결혼식에 와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벤처회사에 다니는 김모(30)씨는 대학 동기와의 송년회에 유모(30)씨가 올까 두렵다.학창시절 김씨에게 시험때마다 노트를 빌리고,과제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던 유씨가 대기업에 들어가더니 송년회 때마다 자기자랑을 늘어놓느라 정신없기 때문이다.김씨는 계속해서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학교생활을 열심히 했지만 졸업 후 미국유학을 준비하다가 2년을 낭비했다.졸업한 상태로 특별히 쌓아둔 경력도 없으니 취업이 어려웠고 결국 벤처회사에 들어가게 됐다.반면 항상 김씨에게 신세를 졌던 유씨는 마지막 학기 갖가지 자격증을 준비하더니 한 번에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 후부터 송년회는 유씨의 자랑무대가 됐다.회사에서 많은 급여를 받는 한편 집안 배경도 좋아 부유하게 살고 있는 유씨.2년 전에는 외제차를 샀다고 자랑을 하더니 작년에는 자기 명의로 된 아파트까지 갖게 되었다며 크게 웃었다.그럴 때마다 김씨는 부러움도 잠시,자신의 신세가 처량해 보여 씁쓸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야 했다.“올해는 어떤 자랑을 할 지….차라리 그 친구가 송년회 소식을 몰랐으면 좋겠어요.” ●잘나가는 그, 입 아픈줄 모르고 ‘자랑 삼매경´  고교-대학 동문 송년회에 간 임모(23·여)씨는 ‘저럴거면 모임에 왜 나왔나.’ 싶은 선배를 만났다.1년에 한 번 하는 큰 OB모임 겸 송별회 자리라 30명이 넘는 선후배들이 호프집에 모였다.술집 가득 모인 사람들은 돌아가며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안녕하세요.상큼한 08학번입니다.”부터 “OO병원 인턴입니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인사를 하고 술을 마시자 어김없이 큰 박수가 쏟아졌다.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구석에 조용히 앉아있던 뿔테안경을 쓴 남자선배 한 명이 일어났다.“나는 지난 6월 ROTC 장교로 전역했다.군 복무 내내 강원도 최전방에서 소대장으로 복무했고 군생활에 관해 할 말이 많으니까 군대 안 간 녀석들은 다 내 옆으로 와서 한 잔씩 주길 바란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그는 “난 여기 있는 선배들처럼 잘나지도 못했고,너네들처럼 좋은 대학 왔다고 마냥 장밋빛 미래만 생각하지도 않아.너네 졸업하면 다 잘될 것 같냐.그러다 큰 코 다친다.”고 말을 이어가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그 선배는 전역 후 여러 회사에 입사 원서를 넣었지만 모두 탈락하고,하반기에도 하루 몇 개씩 입사 원서를 쓰고 있다고 했다.어려워진 경기에 대규모 채용도 줄고,웬만한 기업입사는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던 선배는 동문회의 ‘불청객’이 돼 밤새 후배들을 괴롭혔다.진상의 끝은 이랬다.그 선배는 ‘진짜 딱 한 잔만 더 마시자.내가 낼게.’라며 임씨를 비롯한 4명의 후배를 해장국 집으로 끌고 갔다.감자탕을 먹는 동안 선배의 무용담은 계속됐다.취한 선배의 군대 얘기는 끝이 없었고,모두가 꾸벅꾸벅 졸 때쯤 그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중학교 영어 교사인 구모(29·여)씨는 송년회에 나갔다가 오히려 기분만 버리고 왔다.요즘 여교사가 1등 신붓감이라는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자신은 특별히 직업적 혜택을 본 일도 없었고 지금의 인기를 이용해 거만하게 군다는 주위의 시선도 불편해왔던 터였다.하지만 지난 주 나간 송년회 모임은 그야말로 ‘자랑잔치’의 결정판이었다.  모임에 나온 동료 여교사들은 학교 이야긴 쏙 빼놓고 최근에 만난 남자이야기들로 수다를 이어갔다.“변호사 OO는 돈은 많은데,키가 작더라.”,“XX는 의사인데 출신학교가 좀 떨어지더라.”로 시작해 자기들이 받은 반지와 선물들을 자랑하느라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그 가운데 구씨를 가장 황당하게 만든 사람은 대학 때 절친하게 지내던 친구 김모(29·여)씨였다.김씨는 학교 다닐 때부터 캠퍼스 커플로 지내던 남자친구와 8년을 사귀었다.그런데 남자친구가 취직에 실패하고 2년째 백수신세이다 보니 이미 사회생활로 돈도 벌고 나름의 신분상승을 한 김씨가 다른 남자를 만난 것이었다.  대학동기들이라 예전 사귀던 남자친구에 대해서도 잘 알던 터에 모임에 나온 김씨가 새남자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명품가방을 자랑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가 막혔다. ●송년회가 ‘망(亡)년회´로 변해  학습지 교사 이모(26·여)씨는 이번 대학 송년회 모임에 나가지 않을 계획이다.지난해의 끔찍한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대학 때 캠퍼스커플이었던 이씨는 졸업 직후 학창시절 남자친구와 헤어졌다.헤어진 후에도 가끔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친구로 지냈던 그들은 지난해 송년회부터 절교 상태다.전남자친구가 ‘진상’을 부렸기 때문이다.  커플모임이었던 지난 송년회에 이씨는 당시 사귀던 새남자친구를 데리고 갔다.혼자 온 전남자친구는 처음부터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이씨의 험담을 늘어놓더니 급기야 ‘과거에 우리가 사귀었다.’고 말해버린 것이었다. 이씨는 “헤어진 지 1년이 넘었고 서로 잘 지내왔던터라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면서 “당시 남자친구와도 사이가 서먹해져 곧 헤어졌다.”고 말했다.“올해는 커플모임은 아니라지만 전남자친구가 나오는 한 대학 송년회는 절대 나가지 않을 거예요.”  올해 외국계 제약회사에 입사한 이모(25·여)씨는 회사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막내다.지난 9월 입사해 어깨 너머로 선배들이 하는 일을 배우고 열심히 따라하느라 하루가 짧기만 하다.그런 이씨에게 가장 힘든 것은 ‘술자리’를 지키는 일.이씨는 맥주 한 잔만 먹어도 심하게 빨개지는 얼굴 때문에 대학시절에도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았다.직장생활인지라 술자리에 빠질 수 없는 이씨였지만 강권하지는 않는 회사 분위기가 그나마 다행이었다. 회사는 지난 주 금요일 조금 이른 송년회 자리를 가졌다.1차 삼겹살 파티에선 소주가 빠지지 않았다.20명 남짓되는 사원들 모두 모여 ‘건배’,‘원샷’를 외쳤고 이씨도 소주를 살짝 입에 댔다.어김없이 발그레진 얼굴로 분위기를 맞췄다.이어지는 2차 호프집.이씨를 제외하고 모두 ‘나사가 풀린’ 상태였다.발그레한 얼굴이 화근이었을까.2차를 마치고 택시를 타고 집에 가겠다고 했더니 술자리 내내 ‘흑기사’를 자청했던 최모(32·남)대리가 ‘보디가드’로 나섰다.집이 같은 방향이라 거절하기도 민망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택시를 같이 탔다.“제가 최 대리님을 데려다 주는건지,최 대리님이 절 데려다주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전 그때쯤 되니까 술이 깨서 정신이 말똥말똥한데,최 대리님은 택시에 타자마자 코를 골면서 잠에 빠져들었죠.몸도 못 가누고. 정말 환장할 뻔 했어요.택시기사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으니.”  이씨의 집 근처에 도착해서 최대리를 깨웠지만 인사불성이었다.‘그냥 내릴까.’ 고민했던 이씨는 결국 택시를 돌려 최대리를 데려다주고 자기 집으로 돌아왔다.  대학원생 신모(27·여)씨는 송년회 철이면 떠 오르는 뼈아픈 추억이 있다.술만 마시면 이성을 잃은 채 펑펑 울고,온갖 욕설을 퍼붓는 고약한 술버릇 때문.동기들도 그녀에게만은 술을 권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21일,신씨는 학회 세미나를 마치고 과 동기들과 송년회 겸 뒤풀이를 했다.아무도 신씨의 술버릇을 모를 때였다.신씨가 치사량인 소주 5잔을 넘기자 주사가 시작됐다.“오빠 어쩌면 나한테 그럴 수 있어?날 무시하는거지?”로 시작해 “동기끼리 이럴 수 있니?나 섭섭한거 정말 많았어.”라며 울기 시작한 그녀는 목청이 터져라 떠들어 댔다.한 순간 송년회는 망(亡)년회로 변했다.그녀는 몸을 가눌 수가 없을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눈 앞에 보이는 모든 사람을 때렸다.  동기 한 명이 신씨를 부축하다 그녀의 호주머니에서 떨어진 휴대폰을 열어 신씨의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30분만에 달려온 그녀의 남자친구는 신씨를 보자 한 순간에 표정이 일그러졌다.그래도 애인이라고 그녀를 부축해 데려가려 했다.하지만 신씨는 남자친구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인사불성. 남자친구는 그 날 이후로 연락을 끊었다. 김민희 이재연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너흰 회식하니? 우린 기부한다! ☞[여성&남성] 골드미스·싱글남의 ‘행복과 슬픔’ ☞[여성 & 남성]불황 속 알뜰커플의 데이트 지혜 ☞[여성&남성] 노처녀·노총각은 왜 결혼을 못할까
  • 기준금리 인하 민망하네

     한국은행은 지난달 9일(0.25%포인트)과 27일(0.75%포인트) 두 차례에 걸쳐 모든 금융기관 자금거래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했다.그러나 월말 금융기관들의 자금 거래를 평균내 보니 예금 이자와 대출 금리는 되레 동반 상승했다.예금·대출 이자 모두 2001년 이후 7년여만에 최고치다.  월말 인하야 그렇다 쳐도 월초에 내린 기준금리조차 시장에 먹혀들지 않았다는 방증이다.머쓱해진 중앙은행은 ‘시차(時差)’와 국내외 금융 위기에 따른 ‘비정상 시장 상태’에서 원인을 찾았다.  한은은 28일 ‘10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을 발표했다.예금은행의 대출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7.79%다.9월에 비해 0.35%포인트나 올랐다. 지난달 은행권의 평균 대출 금리는 2001년 6월(연 7.89%) 이후 7년여만에 최고치다.그만큼 대출 이자 부담이 늘었다는 얘기다.  정기예금 등 저축성수신 평균 금리도 따라 올랐다.연 6.31%로 전달보다 0.26%포인트 올라갔다.역시 2001년 1월(6.66%) 이후 7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경학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은행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우대 금리를 인상하고 특판 예금을 많이 판매한 까닭에 예금 이자가 올라갔다.”면서 “반면 대출 관리는 수요가 많은 데도 깐깐하게 해 대출 이자가 많이 올랐다.”고 분석했다.고금리 예금 유치에 따른 은행들의 조달 비용 상승도 대출 금리 인상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청각장애인 TV시청 더 즐겁게…

    청각장애인 TV시청 더 즐겁게…

    청각장애인들에게 TV에 나오는 음성을 자막으로 볼 수 있는 TV 자막수신기를 지원한다.  강동구는 24일 ㈜디지털스트림테크놀로지가 기증한 청각장애인용 TV 자막수신기 500대(4000만원어치)를 청각장애인들에게 공급한다고 밝혔다.  지상파 방송국이 1999년부터 자막방송 서비스를 송출하고 있지만,수신기가 없으면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청각장애인은 자막없이 TV를 시청하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또 수화방송 프로그램이 있어도 섬세한 표현이나 신조어 표현이 어려워 신속한 정보 전달이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자막방송 수신기는 뉴스나 드라마 등 모든 방송 내용을 문자로 바꿔 TV 화면으로 보여 준다.미취학 장애인이나 청소년 장애인에게 언어 표현력은 물론 문장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아날로그 TV로도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제작돼 새로 TV를 구입하거나 별도의 수신기가 필요없다. 구는 청각장애 정도가 심한 912가구에는 TV 자막수신기가 모두 지원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해식 구청장은 “어린 청각장애인도 이제 친구들이 웃을 때 함께 웃을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구가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돈이 돌아야 시중금리 떨어진다

    한국은행이 시중 유동성 공급과 기업 및 가계의 이자부담 경감을 위해 10월과 11월 세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1.25%포인트 내렸음에도 시중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3년 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9월 중순 이후 계속 8% 후반에서 고공행진 중이고,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은 5% 후반에서 6% 초반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급기야 남미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인터넷 화상회의를 통해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금융위원장은 시중금리 인하를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이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생각으로 책임감 있게 임해 달라.”며 금융위원장에게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독려한 뒤 두번째 ‘질책성’ 지시다. 이 대통령의 지시는 시장 논리를 거스르는 ‘관치’라 할 수 있다. 은행이 중기 대출을 기피하고 정책금리 인하에도 시중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돈이 제대로 돌지 않기 때문이다. 자산 건전성 유지에 비상등이 켜진 은행들이 혈세를 지원받아 기업에 풀기는커녕 내 빚 갚기에 급급한 탓이다. 채권 수익률 역시 수요는 위축된 반면 공급은 넘치다 보니 떨어질 줄 모른다.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가 조성돼 채권 매입에 나서게 되면 시장의 불안심리가 수그러들 것으로 자신한다. 하지만 그 전에 은행들이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자금 중개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은행의 신용 경색을 덜기 위해 관련 규정을 고쳐가며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았던가. 은행들이 금융불안과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대해 종래의 기준과 규정을 고집하는 것은 나만 살겠다는 발상이다. 고금리 수신경쟁도 자제해야 한다. 정부는 채권 유통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옥석을 가리는 기업 구조조정을 독려해야 한다.
  • 인터넷은 공짜 IPTV는 돈내고 봐라?

     KT가 17일부터 KBS,MBS,SBS 등 지상파 실시간 방송이 포함된 인터넷TV(IPTV)를 시작했다.하지만 KBS의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무료로 볼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도 IPTV에서는 돈을 내고 봐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IPTV에서는 실시간 방송은 무료다.하지만 이미 지난 지상파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서는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주문형비디오(VOD) 형태로 제공되는 드라마,오락프로그램들은 편당 500~1000원을 내야 한다.무료로 보기 위해서는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실시간 지상파 방송이 나오기 전에는 가입자가 500원을 내고 방송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IPTV 업체들이 포인트 등으로 돌려줘 사실상 무료로 볼 수 있었다.하지만 실시간 지상파 재전송이 되면서 이같은 지원도 중단됐다.  문제는 공영방송인 KBS의 경우 TV수신기 한 대당 2500원의 수신료를 내고 있다는 점.수신료도 내고 있는 데다 IPTV 이용료,여기에 저장된 드라마 등을 바로 다시 보기 위해서는 이중,삼중으로 돈을 내는 셈이다.IPTV 업체 관계자는 “방송사들이 방송 프로그램별로 돈을 받는 것을 요구했고 IPTV 상용화를 앞두고 촉박한 시간 안에 지상파 재전송 협상을 하는 입장에서는 방송사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IT면 플러스]

     LG전자는 18일 중국 디자인센터가 중국 과학기술부,국가지적재산권관리국,상하이(上海) 동방위성TV가 공동 주관하는 ‘2008 혁신상’ 시상식에서 ‘디자인 단체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중국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베스트 디자인 단체상은 올해 처음 신설돼 LG전자 중국 디자인센터가 첫 수상자가 됐다. 삼성전자 휴대전화가 올해 3·4분기 북미,유럽,중동·아프리카 등 3개 시장에서 동시에 점유율 20%를 돌파하는 ‘트리플 20’ 기록을 사상 처음으로 달성했다.18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3분기 휴대전화 업계 실적 비교에 따르면 삼성 휴대전화는 선진시장인 북미와 서유럽은 물론 대표적인 신흥시장인 동유럽과 중동·아프리카 등에서 모두 2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LG데이콤은 인터넷TV(IPTV) 월수신료를 1만 3000원으로 정했다.18일 LG데이콤의 계열사인 LG파워콤은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유가증권신고서’를 통해 IPTV 서비스 표준요금을 가입설치비 2만원,월수신료 1만 3000원,셋톱박스 월임대료 7000원으로 제시했다.이는 KT IPTV의 가입설치비 2만 4000원,기본형 월수신료 1만 6000원,셋톱박스 월임대료 7000원에 비해 낮은 금액이다.SK브로드밴드도 KT와 비슷한 수준의 수신료를 검토하고 있다.
  • ‘틈새 소외계층’ 관리 빈틈 없앤다

    ‘틈새 소외계층’ 관리 빈틈 없앤다

    구로구가 틈새 소외계층 관리에 발벗고 나섰다. 구로구는 국민기초수급대상자나 차상위계층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실제 심각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틈새 소외계층의 관리를 위해 데이터베이스 구축작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양대웅 구청장은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앞으로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희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틈새 소외계층에 희망을 지역의 국민기초수급대상자는 2004년 3250명,2005년 3263명,2006년 3893명,2007년 3998명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혜택범위를 벗어나 복지 자격을 잃거나 부적합 판정을 받는 이들도 더불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244명,333명,341명,759명 등으로 따라서 늘고 있다. 구는 어려운 생활을 하지만 각종 이유로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주민들을 골라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혼자 생활하는 노인가구주 김진만(68·구로1동)씨는 취업한 손자의 소득 때문에 각종 복지혜택이 중지됐다. 그러나 개정된 법령에서 ‘부양의무자 1촌의 직계혈족 및 배우자’를 인정받아 다시 혜택을 받는다. 또 권상철(53·지체4급)씨는 부양의무자인 아들의 소득 때문에 차상위 장애수당 지원을 받지 못했으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다시 지원을 받게 됐다. 이처럼 자주 바뀌는 사회보장법에 따라 자격이 새로 생기는 틈새 소외계층에 대한 관리가 절실한 실정이다. ●각종 이용요금 감면 신청도 대행 이에 따라 내년 7월까지 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선정을 지원했지만 일부 자격 미달로 선정되지 않은 부적합자와 보장중지자, 복지제도 지원을 신청했지만 해당되지 않은 저소득층의 자료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이 데이터베이스로 시시각각 변하는 국민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조건에 적합한 이들을 찾아내 즉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은 개정된 근거에 맞는 수급자를 제때 찾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아울러 구는 수급자 선정 때 받는 각종 복지감면제도를 구청에서 직접 신청해주기로 했다. 수급자로 선정되면 전기요금의 20%,TV수신료 2500원 전액 감면, 유선전화 가입비 면제, 이동전화 35% 감면, 인터넷서비스 30% 감면, 상하수도 요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그동안은 수급자가 각 해당기관을 직접 찾아다니며 신청해야 했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한국전력공사 영등포지점, 강서수도사업소, 개봉·구로전화국, 이동통신업체와 업무협조를 맺고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용화 주민생활지원과장은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면 이 자료를 저소득층과 관련된 모든 부서들이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복지지원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여수신항 수질 정화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주 무대인 전남 여수신항 앞바다에서 수질 정화작업이 펼쳐졌다. 이곳 수질은 3급수까지 떨어졌다. 14일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여수신항 앞바다 1,2부두 사이에서 잠수부 70여명, 청소선박 3척 등 600여명이 수중정화 활동을 폈다. 건져낸 폐기물은 타이어·선풍기 등 생활쓰레기가 대부분이었고 일부는 떨어져 나간 선박 부속품 등이었다. 연말까지 60일 작전으로 신항 앞바다 11㏊에서 수중 폐기물 150여t을 수거한다. 이건섭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지역사업팀담당은 “박람회 주제인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에 맞게 연말까지 수중 폐기물을 모두 인양하고 2010년에 오염된 퇴적토 준설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남해수산연구소에 의뢰해 여수 신항과 주변지역 수질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신항 앞바다 수질 오염도는 3등급까지 내려갔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새영화] 액션 스릴러물 ‘커넥트’

    누구나 그런 기억이 있다. 중요한 통화인데 휴대전화 배터리가 바닥난 기억. 만약에 그 상황이 누군가의 생사가 걸려 있고, 촌각을 다투는 지경이라면 어떨까.20일 개봉하는 영화 ‘커넥트’는 이처럼 상상조차 싫은 상황을 소재로 한 액션 스릴러다. 원작은 ‘폰 부스’의 래리 코헨이 각본을 쓴 2004년 영화 ‘셀룰러’. 하지만 ‘잘해야 본전’ 등 리메이크 영화에 가졌던 선입견은 잠시 내려놓아도 좋겠다.‘천장지구’,‘BB프로젝트’의 천무성 감독은 2년여에 걸친 시나리오 각색으로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빚어냈다. 할리우드 원작과 아시아적 감수성, 오리지널 스토리와 현실의 트렌드가 어우러지며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아들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으로 차를 몰던 밥(구톈러)의 휴대전화에 갑자기 전화 한통이 걸려온다. 모르는 여자다. 끊으려 하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다급하다.“납치됐어요. 살려주세요.” 그녀는 공학 디자이너 그레이스(쉬시위안)다. 딸을 학교에 바래다 주고 오는 길에 납치당했다. 정체불명의 납치범들은 남동생이 있는 곳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딸을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혼자 남겨졌을 때 부서진 전화기의 전화선을 연결해 가까스로 전화를 걸게 된다. 수신자는 밥이라는 사람이다. 무조건 구해달라고 소리친다. 이야기를 극단적으로 몰아가긴 하지만, 뭇 일반인들도 휴대전화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는 점에서 공감의 진폭이 클 듯하다. 그레이스를 돕기로 마음먹은 밥은 전화통화에만 의지해 그녀의 가족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 와중에 휴대전화를 분실하고 배터리가 닳기도 하는 등 계속해서 위기를 맞닥뜨리게 된다. 홍콩 도심에서의 차량 추격신은,65억원가량이 투입되고 파손된 차량 수만 80여대가 넘는다는 사실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홍콩의 장동건으로 불리는 구톈러,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남성들의 로망으로 등극한 쉬시위안 등 출연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물론 상투적이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대목들이 억지스럽긴 하다. 생면부지의 여성을 돕기 위해 온갖 위험을 무릅쓴다든지, 주변 인물은 죽어나가는 상황에서도 주인공과 그 가족은 끝까지 살아남는다든지 하는 설정들이 그에 해당된다. 하지만 부패세력과 지배권력의 유착에 대한 풍자 등 사회 비판적인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번쯤은 일견할 만한 작품임은 틀림없다.15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대우조선 매각대금 금융구조조정 투입”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14일 대우조선해양 매각 대금을 금융권 구조 조정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유동성 제때 공급 방침을 재확인했다. 고객들이 찾아가지 않은 휴면예금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보험을 만드는 방안도 추진된다.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대우조선 매각 대금이 들어오면 산업은행이 보유한 30%대 지분 몫은 필요한 경우 금융권 구조조정에 유익하게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캠코 몫의 매각 대금은 캠코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관련해서는 “어디까지나 후순위채 발행, 배당 조정 등 자구노력이 먼저이며 정부가 은행에 자본을 직접 투입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 적절치 않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이성태 총재는 같은 날 9개 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에서 “시장성 수신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후순위채 발행 자제를 거듭 요청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국의 토종] (16) 반달 가슴곰

    [한국의 토종] (16) 반달 가슴곰

    단군신화에도 등장하는 ‘곰’은 우리 민족과 반만년 가까이 함께 해온 이 땅의 모신(母神)과 같은 존재다. 특히 ‘반달가슴곰’은 70만년 전의 지층에서 그 화석이 발견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고조선 건국 이전부터 한반도에 살던 ‘토종동물’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오래 전부터 백두대간 전역에서 서식해온 반달가슴곰이 지금은 생존 흔적이 발견되는 것만으로도 뉴스가 될 만큼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 ●2000년말 지리산서 발견 된 뒤 복원나서 반달가슴곰은 곰인형을 일컫는 일명 ‘테디 베어’의 모델인 불곰과 달리 전체적으로 온몸이 윤기 나는 검은 색인데, 유독 앞가슴에 반달 모양의 V자형 흰 무늬가 있는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반달가슴곰의 소멸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그 아픔을 같이 한다. 일제 강점기 때 조선총독부는 이른바 ‘해로운 동물을 없앤다.’ 는 명목 하에 해수구제(害獸驅除) 정책을 펼치면서 우리의 토종동물들을 남획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의 지형우(39) 대외협력팀장은 “당시 공식적으로 기록된 반달가슴곰 포획량만도 1000마리에 이르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두 배가 넘는 2000마리 이상이 잡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제의 싹쓸이 포획에도 불구하고 산간지역 등지에서 곧잘 눈에 띄었던 토종 반달가슴곰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준 것은 불과 수십년 사이의 일이다. 전 국토를 초토화한 6·25전쟁으로 서식지가 줄어든데다 ‘몸보신용’ 사냥감으로 내몰리면서 멸종위기에 처한 것.1972년 수렵금지 조치 이후에도 밀렵이 성행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많은데, 지금도 지리산 곳곳에서 ‘올무’와 ‘창애’ 등 사냥도구를 쉽사리 발견할 수 있다. 다행히 8년 전인 2000년 말 멸종된 줄로만 알았던 반달가슴곰이 지리산 자락에서 발견되면서 야생 반달가슴곰에 대한 전방위적인 보호는, 물론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한 인위적 복원의 필요성이 본격 제기됐다.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2004년 백두대간의 끝자락인 연해주에서 데려온 반달가슴곰 6마리를 지리산에 방사하면서 본격적인 신호탄을 쏴 올렸다. “삐~!삐~!” “이쪽 방향에 있는 것 같은데요. 들리시죠? 이 소리.” 지리산에 방생한 반달가슴곰의 발신기에서 나오는 신호가 위치추적기에 잡히자 복원센터 현지연(29·여)연구원이 환하게 웃으며 수신기를 들어 보인다.2인1조로 이뤄진 탐사조는 매일 9시간여 동안 수신 안테나를 들고 반달가슴곰의 위치 및 이동경로, 서식지 등을 점검한다. ●27마리 방사·6마리 야생 적응훈련 중 현재 지리산에 방사된 27마리 외에 6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자연학습장에서 야생 적응훈련을 받고 있다. 복원센터 이배근(39) 복원팀장은 “최소 50마리는 되어야 자생이 가능하지만, 복원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숫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반달가슴곰이 스스로 자연교배를 하고 대(代)를 이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과천서울대공원 역시 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함께 반달가슴곰의 서식지와 보존기관으로 지정됐다. 서울대공원 동물연구실은 토종동물들을 번식시키기 위해 종(種) 다양성 유지 및 과학적인 개체관리, 유전자 분석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대공원은 또 반달가슴곰의 직접 방사를 위한 훈련 환경이 미비하다는 판단에 따라 사육기술 및 질병발생 관계, 번식, 생태 등 다양한 특성을 연구해 자료화하고 있다. 방사할 반달가슴곰을 멸종위기종복원센터까지 ‘공수’하는 일도 서울대공원 몫이다. 모의원(54) 서울대공원 동물원장은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서울대공원은 미시적인 측면에서 복원사업을 진행하며 상호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된 지리산 반달가슴곰들이 간간이 ‘돌발행동’을 해 물의를 빚기도 한다. 꿀과 애벌레를 좋아하는 곰이 토종꿀을 채취하는 한봉(韓蜂)단지를 훼손하기도 하고, 등산객들 앞에 갑자기 나타나 겁을 주기도 한다. 이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는 피해보상을 위해 보험에 가입하고 전기펜스도 설치하는 등 적극 대처하고 있다. 이배근 팀장은 “곰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로 내려가는 일이 없기 때문에 등산로를 벗어나지 않으면 곰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다.”면서 “곰 서식지를 의미하는 삼색 경고 플래카드를 보면 신속히 대피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등산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후각이 예민한 곰들의 자연적응을 어렵게 하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글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서민들 사채시장 내몰린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모(35)씨는 요즘 인터넷 사채 사이트를 뒤진다. 이사 갈 집에 8000만원을 줘야 하는데 마련할 길이 막막해서다. 계약 때 기쁨은 사라진 지 오래다. 추가대출을 알아봤지만 큰 은행에서는 퇴짜 맞았고 소매금융에 주력한다는 중소형 은행에서 1000만원 정도밖에 못 주겠다고 한다. 대기업이 아니어서 회사 신용도가 낮은 데다 학자금이나 아파트 대출금 등이 많기 때문이다. 기존에 살던 집도 팔리지 않는 데다 계약금 날리는 셈치고 새로 산 집이라도 포기하려 했더니 요즘엔 거래가 없어서 그것마저 힘들다는 얘기에 힘이 쭉 빠진다. 샌드위치 신세다. 서민들이 사채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압박 받고 있는 금융권이 본격적으로 대출을 옥죄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금융피해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건수가 매월 늘고 있다.8월 253건,9월 321건에 이어 10월에는 384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고금리에 따른 피해상담은 8월 35건(13.8%),9월 46건(14.3%),10월 59건(15.4%)으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나 한국은행은 충분한 유동성 공급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 현실과 거리가 멀다. 이는 모든 금융권이 자기부터 살기 위해 돈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닥쳐올 실물경기 위기가 얼마나 클지 모르는 터라 기존 대출은 빨리 회수하고, 신규대출은 꺼린다. 무엇보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크다. 가계 자산이나 부채의 대부분이 부동산으로 이뤄진 우리나라의 특성상 부동산이 폭락하면 대출 부실화가 급격하게 진행된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형식적으로 가계대출은 주택담보 형식이기 때문에 신용대출이 많은 기업대출에 비해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자산가치 하락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부동산을 처분하려 든다면 자산가치 하락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고, 금융권으로서는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연말을 앞두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확충에 목매달고 있는 상황도 악재다. 여신기능이 없는 제2,3 금융권 사정은 더 나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6172억원,8월 5910억원,9월 7398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할부금융사들이 지난달에는 발행규모를 1450억원으로 줄였다. 채권시장 경색 때문에 영업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 것이다. 신용카드사와 저축은행 역시 대출을 줄이고 있다. 삼성카드의 작년 4분기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일반대출 등 금융사업 규모는 4조 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3% 늘었지만 올해 3분기에는 증가율이 2.7%로 뚝 떨어졌다.8% 고금리를 내세운 저축은행 역시 돈을 쓸어담기만 할 뿐 내놓지 않는다.10월 말 기준으로 총수신은 58조 5000억원으로 9월 말에 비해 1조 3383억원 늘었지만 총여신은 54조 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42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부업체도 마찬가지다.45개 중대형 대부업체의 월간 신규대출은 7월 1886억원에서 8월 1627억원,9월 1105억원으로 급감했다. 조태성 이두걸기자 cho1904@seoul.co.kr
  • “TV수신료 인상 공감대 형성”

    신문법이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돼 처리될 전망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고흥길 위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신문법을 처리하겠다.”며 “신문법에 대해서는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과 헌법 불일치 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이를 고치지 않으면 국회의 직무유기가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판단 기준과 정정보도 청구 절차, 신문발전기금의 지원 대상 등과 관련해 위헌 및 헌법불일치 결정을 받은 신문법 조항 등을 중심으로 이번 국회에서 개정이 논의될 전망이다. 고 위원장은 신문법 개정 방향과 관련,“독과점 정의 규정, 언론중재법에서 중재신청인 조정 등의 부분을 우선 손질하겠다.”며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문의 방송 진입을 제도화하는 문제도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KBS 수신료와 관련,“27년 전에 책정된 2500원의 수신료는 당시 일간 신문들의 한 달 정기 구독료인데 지금은 그 구독료가 6배가량 올랐다.”며 “그동안 물가나 제작비 상승 등을 감안, 문방위 차원에서 인상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 위원장은 “현재는 언제, 어느 정도의 폭으로 올린다는 결정이 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여윳돈 ‘펀드서 은행으로’

    지난 10월 한 달간 은행 예금에 22조원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가 900선까지 떨어졌던 지난달 자산운용사의 펀드 상품에서는 10조원 가까운 자금 유출 현상을 보였다. 전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증시가 폭락하고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돈을 빼서 은행들의 고금리 정기예금에 가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은 21조 8000억원이 늘어났다.9월 7조 4000억원의 3배가량이다. 특히 9월 2조원에 불과했던 정기예금 증가액은 10월에 19조원으로 불어나 지난 1월 20조 4000억원 증가 이후 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은행의 기업 대출 증가액은 9월 5조원에서 10월 7조 5000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대출에 치중됐다. 대기업 대출은 5조원이 증가해 2001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월중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국내 은행·카드사 ABS에 18조원 투자…해외IB들 “나 떨고있니”

    국내 은행·카드사 ABS에 18조원 투자…해외IB들 “나 떨고있니”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UBS가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1.1%로 전망한 가운데, 카드·자동차·부동산 대출 등을 기초자산으로 해외에서 발행한 파생상품(ABS·유동화채권)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 해외 IB들이 우려하고 있다.ABS란 카드사나 캐피털 등이 대출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가장 기초적 단계의 파상상품. 그런데 경기 침체로 이들 대출에 대한 연체율이 높아지거나,ABS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면, 발행을 보증했거나 투자한 해외 IB들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해외IB들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말 930원대에서 11월 1330원대까지 상승해 국내 ABS투자로 43%의 환차손에 노출돼 있다. 금융감독원은 6일 “10월말 현재 국내 금융권이 발행한 ABS물량은 65조원이고, 이 중 해외발행 ABS는 은행쪽 10조원, 카드ABS 5조 3000억원, 오토론 2조 5000억원 등 모두 18조원 규모”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특수목적회사(SPC)가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모회사인 국내 은행, 카드사, 캐피털사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적인 보험회사인 AIG에 구제금융이 투입된 것은 특수목적회사인 AIGPT가 팔아 놓은 400억달러 규모의 파생상품(CDS)이 부메랑이 됐기 때문이다. ●해외발행 ABS 뭐가 문제지 ABS는 주로 수신 기반이 없는 제2금융권이 많이 활용한다. 카드사들은 ABS발행을 위해 자회사인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이들에게 대출자산을 매각한다.SPC는 이 대출채권을 분해해 금융상품으로 만들어 판 뒤 투자자에게 만기까지 이자를 지불하고, 만기 때는 원금을 돌려 준다.SPC의 수익은 대출자들이 꼬박꼬박 내는 원리금(대출이자+분할된 원금)이다. 때문에 SPC입장에서 대출자들의 낮은 연체율이 유지돼야 한다. 신용평가회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나 캐피털 등에서 ABS를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발행한 것은 2005년부터”라면서 “국내 금융기관의 신용 등급이 낮기 때문에 특수목적회사를 세워 ABS를 발행·판매할 때 해외IB들이 신용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만기상환에 대해 보장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피치 등 신용평가회사, 해외 IB들과 미팅이 있었는데 국내 내수침체 등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면서 “해외 발행된 ABS의 경우 관련 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면 해외 IB들이 신용보증한 것에 대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SCP의 현금흐름이 좋지 않을 때는 보증한 것을 물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은 없나 최근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2005년말 10.06%에서 2006년말 5.53%,2007년말 3.79%, 2008년 3월말 3.52%,6월말 3.43% 등 국내 경기가 개선됨에 따라 낮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올해부터 향후 2~3년간 경기가 침체된다고 할 때 카드, 자동차, 부동산담보 등 각종 대출채권의 연체율도 그 기간에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선 ABS 물량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면서 “원칙적으로 원래 대출채권 모회사와 자회사인 SPC간의 관계가 법적으로 완전히 단절돼 있어야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모회사가 지급보증을 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같은 거래는 장부외 거래로 대차대조표 상에서 잘 나타나지도 않기 때문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ABS 상환에 SPC에 문제가 발생하면 모회사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고, 결국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발행 ABS가 국내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문소영 이창구기자 symun@seoul.co.kr
  •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부담 줄인다

    은행권이 서민들의 주택담보대출 부담 줄이기에 대거 나서고 있다. 주택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최근 정부의 입장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보유 고객의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안을 실시한다.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의 경우 만기에 한꺼번에 갚아야 하는 금액 한도를 현행 최대 50%에서 60%로 확대, 분할상환 금액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또한 수입인지세 부담 없이 최장 30년까지 만기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분할상환대출의 만기일 연장이 불가능했다. 투기지역 내 아파트를 추가로 구입할 경우 기존 주택을 1년 이내에 처분해야 하는 처분조건부 대출의 상환기간을 고객의 별도 신청절차 없이 2년으로 일괄 연장하고, 금리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이용 고객에게는 거치기간 중에 고정금리형 대출로 금리전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국민은행은 대출기간 변경 제도를 신설하고,10년 이상 분할상환 대출에 대해 매월 납부이자의 최소 10%만 내고 나머지는 대출 잔액에 가산하는 ‘이자 다이어트 상환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거치기간 연장 제도도 이미 운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거치 기간을 최장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 주 안에 원리금 상환 만기일을 30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3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을 대출자의 의사에 따라 5년 거치 30년 분할상환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하나은행도 원리금 상환기간을 늘리고 거치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이미 시행하고 있으며 이달 중 추가 부담 경감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10월 말 현재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은 전달에 비해 13조 4114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9월 정기예금 증가액 1조 2621억원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신한이 5조 4364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어 ▲하나 3조 1473억원 ▲우리 2조 4036억원 등의 순이다. 은행들이 고금리 예금 상품을 선보인 것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신용경색이 심화하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막혔기 때문이다. 정기예금 증가에 따라 시중은행의 총수신 역시 9월에 비해 두배 이상 불어난 17조 199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305조 8062억원으로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증가액만 따지면 9월의 3조 1000억원보다 적었다. 정부의 중기지원 확대 정책이 실제로는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신 대기업 대출은 기업을 제외한 5개 은행 기준으로 71조 8784억원으로 전달보다 4조 4682억원이나 급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인수·합병(M&A)과 세계적인 신용 경색에 대비해 연초 은행과 약정한 한도에서 자금을 차입,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실물경기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2008 美國이 바뀐다] “한 나라가 독주하던 시대는 지났다”

    |파리 이종수특파원|미국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미국과 유럽의 새로운 관계를 강조하는 내용의 서한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내기로 결정했다. EU 27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이틀 동안 열린 회담에서 차기 미국 행정부와 EU 사이에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을 골자로 하는 6페이지 분량의 공동 서한을 채택했다. ‘친애하는 대통령 각하’로 시작되는 이 서한의 내용은 4일 버락 오바마 민주당,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가운데 최종 수신자가 확정되면 공개될 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소식통들은 서한의 주요 내용에 미국·유럽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원칙과 그에 따라 공동으로 추진할 정책 등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제 세월은 변했다.”며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인들의 파트너이며 두 대선 후보 역시 유럽에 관심을 보이고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미국의 새 대통령이 이런 사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서한 채택 배경을 설명했다. 서한 내용에 EU와 미국의 협력증진 방안이 담겨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쿠슈네르 장관은 또 “미국·러시아·유엔 등과 함께 중동평화 중재 4자인 EU도 중동지역에서 역할을 확대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EU는 이제 (국제무대에서) 부수적 역할에 그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EU와 미국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국제문제로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을 비롯해 중국·인도·브라질 등 신흥경제국 문제가 꼽혔다.또 내전 확대로 주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 아프리카 중부의 콩고민주공화국 사태와 9·11사태 이후 보안검색 강화로 미국에 입국하는 유럽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 등도 서한에 담겼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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