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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최근에 ‘아티스트’라는 영화를 보았다.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5개 부문에서 수상을 한 이 영화는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시기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무성영화 시대의 최고 흥행 배우였던 조지는 유성영화를 예술로 인정하지 못해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하게 된다. 반면에 우연히 조지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영화에 입문한 신인 여배우 페피는 유성영화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인기스타로 급부상한다. 최근에 미디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아티스트의 주인공 조지와 같이 시대에 뒤처져 밀려나는 미디어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페피와 같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신생 미디어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사이지만 신문 판매와 광고 수익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1년 3월에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한 페이월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가입자는 40만명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런데 2005년에 설립한 블로그 기반의 뉴스 웹사이트인 허핑턴포스트는 시민 저널리즘을 표방하면서 월 방문자 수 3550만명을 기록해 뉴욕타임스의 홈페이지 방문자 수를 추월했다. 허핑턴포스트는 2011년 2월에 아메리칸온라인(AOL)에 3억 5500만 달러에 인수됐고 6세 꼬마가 100세 노익장을 꺾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반스앤드노블은 1300개의 점포를 가진 미국 제1위의 서점 체인이었으나 전자책 시장의 점유율이 2위에 그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결국 리버티 미디어의 투자를 받아 회생하게 됐다. 반면에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에서 온라인 장터로 그리고 다시 온라인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1800만개에 달하는 영화, TV쇼, 음악, 잡지, 전자책 등의 콘텐츠를 보유한 미디어 생태계의 리더가 됐다. 블록버스터는 20여년간 미국에서 DVD 대여 시장의 1위였으나 2010년 9월에 파산 신청을 했고 최근에는 6500개의 점포 중 1500개를 폐쇄했지만 결국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에 인수됐다. 한편 네트플릭스는 온라인 주문과 우편배달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연체료를 없애며 DVD 대여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로 사업방식을 다시 바꾸고 있다. 10주차 계속되는 노조의 파업과 이에 대응한 사측의 해고와 징계조치로 진통을 겪고 있는 MBC의 상황을 보면 공영방송의 가치를 수호하고자 하는 노조의 입장이나 정당한 경영권 행사를 주장하는 사장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또 다른 이유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된다. MBC는 공영방송이지만 전체 수익의 7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는 상황 때문에 사실상 상업방송과 차별화하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채널 경쟁력의 하락을 경험해 왔다. 미디어 신뢰도 조사에서도 MBC는 30대 시청자에게서는 가장 높은 신뢰도를 확보했으나 40대 이상은 KBS에, 특히 20대 이하는 NHN에 1위를 내주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양한 방송 플랫폼이 공존하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에서 지상파 방송의 직접 수신율이 8.9%(수도권 지역의 직접 수신율은 5% 전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미 방송 플랫폼으로서의 지상파 방송의 역할이 상당히 축소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뉴욕타임스, 반스앤드노블, 블록버스터의 위기를 초래한 미디어 환경변화가 이미 MBC를 강타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회사의 생존을 고민하기보다는 구태의연한 분쟁을 계속하고 있는 MBC 노사는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한 아티스트 조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아티스트’는 성공한 페피가 조지에게 손을 내밀고 조지는 페피의 지원 속에 무성영화의 몸짓과 탭댄스 소리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로 유성영화에서 재기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MBC가 조지와 같이 극적으로 재기하려면 노사는 공히 아직은 남아 있는 시청자의 애정을 바탕으로 안팎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물론 정체성, 소유구조 등 MBC의 문제는 MBC 혼자만의 힘으로는 풀기 어렵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변신은 MBC의 몫이다.
  • 국민 “건전성 우선” 하나 “말보다 실천”

    은행장들이 2분기 시작을 맞아 의욕에 찬 조회사를 2일 내놓았다. 이 가운데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민병덕 국민은행장이 다소 대조되는 방향타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새로 취임한 김 하나은행장은 ‘현대 경영학의 석학’이라 불리는 톰 피터스의 말을 인용해 공격적인 행보를 주문했다. 그는 “지금은 조준-준비-발사가 아니라 준비-발사-조준이라는 실천 중심의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면서 “회의와 토론만으로는 성과가 얻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말과 대책보다는 발로 직접 뛰는 실행이 우선돼야 한다는 얘기다. 김 행장은 “치열한 금융환경 속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이익 구조 확보가 필수”라면서 수시입출금통장이나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 저비용 자금조달(LCF) 상품 판매 확대도 주문했다. 그는 “수신 부문의 근간이 되는 LCF 규모가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 이상 저금리 시대에서 수익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그렇다고 실적을 높이기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 민 국민은행장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농협의 지주(회사) 전환, 산업 및 기업은행의 리테일 부문(개인 영업) 강화 등 은행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환기시킨 뒤 “극심한 경쟁 속에 자칫 가격과 서비스 부문에 몰두한 나머지 출혈경쟁에만 집착하면 수익 창출력의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며 건전 경영을 주문했다. 민 행장은 “1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이 전년 말보다 감소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보이기도 했지만 연초 정한 대로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견실한) 질적 개선을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기(史記)에 나오는 ‘중석몰촉’(中石沒鏃) 고사도 인용했다. 돌에 박힌 화살촉처럼 정신을 집중해서 전력을 다하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시론] 존재감 없는 종편, 앞으로가 더 문제다/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존재감 없는 종편, 앞으로가 더 문제다/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종합편성채널 개국 후 4개월이 지났다. 정상적으로 태어난 ‘옥동자’라면 100일 잔치를 치르고 험난한 세상을 잘 살아가야 한다는 덕담이 이어졌을 것이다. 불법특혜 시비를 뒤로하고 떠들썩한 개국 ‘쇼’를 통해 방송계에 등장한 ‘조중동매’(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 종편은 아직까지 시청자들에게 전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개국 이후 시청률은 새로운 방송의 특수도 없이 0.3~0.4%대로 고착되었고, 야심차게 준비하고 떠들썩하게 홍보했던 ‘한반도’와 같은 종편의 간판 프로그램 중 20여개가 조기 종영했다. ‘좀비 TV’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채널의 경우 벌써부터 매각설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새로운 매체가 자리 잡는 데는 최소한 2~3년이 걸린다는 말로 위안을 삼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후에도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들고 광고를 정상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적자를 줄이기 위해 프로그램 제작은 최소화하면서 광고를 정상화해야 하는 자기모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종편은 국내외에 유례를 찾기 어려운 퇴행적인 방송 시스템이다. 방송 생태계는 보편적 서비스의 지상파 방송으로부터 전문 영역에서 승부하는 유료 다채널 방송, IPTV와 같은 융합형 서비스, 스마트미디어로 진화해 왔다. 이러한 변화는 특정한 국가나 정치권력이 주도할 수 없는 미디어업계의 세계적 흐름이다. 그럼에도 MB정권과 보수신문은 ‘황금알’을 낳아줄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종편채널 허가와 개국이라는 ‘역주행’을 선택했다. 우리가 종편의 등장을 우려한 것은 그들의 ‘경쟁력’ 때문이 아니라 보수신문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과 정치적 야합능력 때문이었다. 편법과 특혜로 국내 미디어 광고시장을 약탈하면서 방송의 공적 책무를 저버리고 전면적 생존경쟁에 나설 경우, 국내 공공미디어 생태계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종편이 개국한 것은 불과 4개월 전이다. 시청률은 잘 안 나오고 있지만 국내 방송미디어 시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가령 방송통신위원회의 끝없는 특혜와 더불어 종편 4개사의 저인망식 광고영업 및 시장 약탈, 특색 없는 재탕·삼탕의 빈약한 콘텐츠, 신문 논조의 재탕인 정파적 뉴스, 공공재로서 방송의 당연한 책무의 무시 및 방치, 저조한 시청률에 따른 재정 악화의 악순환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종편은 지금까지가 아니라 앞으로가 문제다. 한국 사회가 ‘조중동매’ 방송의 생존본능을 제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입법 등을 통해 향후 미디어판을 새로 짜야 할 국회와 종편사업을 허가한 방송통신위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우선 정책 주관부처로서 종합편성채널 허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내세웠던 일자리 창출, 미디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 여론 다양성 확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동시에 종편사업자의 ‘퇴출구조’도 만들 필요가 있다. 개국 후 3년간 주주 변경을 불가능하게 해놓은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진입을 규제했다고 퇴출까지 막을 이유는 없다. 종편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백서 발간 및 정보 공개 또한 필수적이다. 현행 방송법시행령상의 종편 의무 전송 규정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방송한 종편의 내용으로 볼 때, 종편 의무 전송 규정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미디어시장의 공정경쟁 질서를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 특히 콘텐츠 시장에서 묵묵히 프로그램을 제작, 공급하고 있는 다른 프로그램 공급자(PP)나 방송국 입장에서는 심각하게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종편채널 사업자 허가를 지지했던 관련 단체나 전문가 집단도 보수적 신문논조 재생산, 방송의 공공성·공정성 훼손, 약탈적 광고영업, 미디어 시장에서의 반경쟁적 행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 금양호 선원 9명 모두 의사자 인정

    천안함 희생자 수색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은 금양호 선원 9명이 전원 의사자로 인정됐다. 보건복지부는 ‘2012년도 제2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고 금양호 사망 선원 9명을 포함한 11명(의사자 10명, 의상자 1명)을 의사상자로 인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금양호는 2010년 3월 해군의 요청으로 천안함 수색 작업에 나섰다가 조업 해역으로 이동하던 중 외국 선박과 충돌해 선원 9명이 모두 사망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급박한 위해’와 ‘적극적·직접적인 구조활동’이 있어야 의사자가 될 수 있어 이들은 의사자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의사상자법이 개정돼 금양호 선원들도 의사자도 인정된 것이다. 금양호 희생자 유족에게는 ‘의사자에 준하는 예우와 보상을 받았으면 그 금액에 상당하는 보상금은 지급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따로 보상금은 지급되지 않는다. 다만 의료급여, 교육보호, 취업보호 등의 지원은 이뤄진다. 앞서 금양호 사망 선원 7명에게는 국민성금 각 2억 5000만원과 보국포장, 위령비 건립, 수협장, 장례비 등 의사자에 준하는 예우가 제공됐다. 한편 이날 심사에서는 2001년 8월 울산 용연하수처리장에서 작업하던 인부 2명을 구출하려고 맨홀 안으로 들어갔다가 사망한 박영웅씨와 올 1월 경북 영천시 임고면 수도사업소 입구 근처에서 교통사고를 막으려고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하다가 택시에 받혀 부상한 김문용씨도 의사상자로 인정했다. 의사자 박영웅씨 유족에게는 1억 2840만원, 의상자 김문용씨에게는 2018만원이 지급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총선 후보 트위터 계정 폭파 잇따라

    4·11 총선이 다가오면서 국회의원 후보들의 트위터 계정이 잇따라 ‘폭파’되는 등 신종 사이버테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정 폭파란 특정 트위터 계정을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차단하거나 스팸계정으로 신고해 폐쇄시키는 사이버테러다. 특정 트위터 계정의 팔로어 중 10%가 한 시간 이내에 스팸으로 신고하거나 차단하면 계정이 차단되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선거운동 규제에 대해 위헌 판결이 나오며 트위터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퍼지고 있지만 이를 악용한 역선거운동도 만연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남을에 출마한 ‘FTA 전도사’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의 선거 캠프 트위터 계정은 벌써 세 차례나 계정이 폭파되는 수모를 겪었다. 서울 관악을의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도 지난 27일 자신의 선거 캠프 트위터 계정이 폭파당해 트위트와 팔로어 등이 전부 삭제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정당한 저항이라며 반격하고 있다. 김 후보의 트위터 계정을 차단한 한 누리꾼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김 후보의 트위트를 보고 싶지 않고 김 후보가 자신의 트위트를 팔로잉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면서 “이용자의 정당한 권리”라고 항변했다. 트위터 폭파에 찬성하는 이들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에도 수신거부나 스팸거부 기능이 있듯이 트위터도 마찬가지”라며 반박하는 분위기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언론사 파업을 바라보는 신문의 시선/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언론사 파업을 바라보는 신문의 시선/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근 MBC, KBS, YTN 등 다수의 언론사가 공정방송과 언론자유를 부르짖으며 파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MBC의 경우, 거의 두 달 넘게 파행적으로 방송을 운영하고 있고 간부급 종사자들이 가까스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파업으로 결방되는 프로그램을 대신하여 재방송과 스페셜 방송 모음 편집으로 시간을 채워 나가고 있다. 주요 언론사의 파행적 운행에 대해 신문의 반응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 아예 무관심에 가깝다. 방송사와 각을 세우는 보수신문의 파업에 대한 비판적 보도 이외에 서울신문을 비롯한 다른 신문은 언론사 파업을 지지하지도 비판하지도 않는다. 그저 침묵할 뿐이다. 우리나라의 공영방송과 기간통신사, 주요 일간지 및 지방신문이 우후죽순으로 파업을 진행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그동안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앞으로 어떤 해결책과 대안이 있는지 심층적인 보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모름지기 언론사가 자사의 파업을 스스로 보도하기 어렵고, 뉴스 제작의 게이트키핑 과정에서 해당 내용이 누락될 여지도 높다. 그럼에도 주요 언론사들이 오랫동안 진행하는 연대 파업은 사회적 비용이 많이 소요돼 누군가 조정과 여론 수렴 및 대안 제시를 해주어야 한다. 이미 정부는 이번 방송 파업을 방송사 노사 간의 갈등으로 규정하고 노사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로 공지한 바 있다. 당사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럴 때, 사회 공론장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신문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방송의 공정성은 저널리즘을 업으로 하는 모든 저널리스트들이 지켜야 할 절체절명의 지상과제이다. 방송의 공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방송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야 한다. 최근 파업을 하고 있는 언론사들은 정치권력으로부터 확실한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명제는 가능한 것인가? 우리나라 방송사 사장 선임에 대한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일명 낙하산 사장 논란과 이로 말미암은 공정방송 논쟁은 끊임없이 지속될 것이다. 방송사의 파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중요 선거가 다가오고,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점에서 왜 이런 파업을 강행하였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정권 말기에 흔들기 전략을 쓰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지난 4년 동안 방송언론이 언론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했고 나름대로 공정방송을 지키고자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반문이다.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는 ‘표현 또는 언론의 자유’(the freedom of speech, or of the press)에 대한 국가의 침해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은 곧 시민의 표현 자유가 보장된다는 더 중요한 목적이 존재함을 말한다. 따라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언론사들의 공정언론에 대한 부르짖음을 단순히 특정 언론사의 자사이기주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신문은 방송언론의 파업사태에 대해 심층적인 보도로 파업의 의미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 국내 주요 언론사들이 무슨 이유로 파업하고 있으며, 이들이 방송스튜디오가 아닌 거리에서 마이크가 아닌 깃발을 들고 무엇을 부르짖고 있는지 신문이 바라보는 시각을 표현해야 한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대표적인 개그프로그램은 12주째 시청률이 20%를 넘고 있다. 특히 정치 세태를 풍자하는 시사개그 프로그램이 시청률을 상승시키는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혹자는 실종된 사회적 소통이 정치풍자 코미디를 통해 해소되는 양상이라고 말한다. 어느새 우리 사회는 코미디가 언론 대신 사회부조리를 들추고 꼬집는 시대로 접어든 것 같다. 신문이 신문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이제 개그맨에게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
  • 찾아가는 자전거 안전교육

    포근한 햇살과 바람에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인 봄. 하지만 무턱대고 페달을 밟다가는 곧장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무엇보다 안전 수칙 준수가 우선돼야 한다. 이에 송파구는 주민 6만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자전거 안전교육’을 다음 달부터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찾아가는 자전거 안전교육은 전문 강사가 관내 유치원이나 경로당, 마천동에 위치한 자전거교육관 등을 직접 순회하며 자전거 안전 수칙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내용도 천편일률적인 게 아니라 일반 주민, 어린이, 운수업 종사자, 노인 등 대상에 따라 차별화했다. 먼저 미취학아동이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는 주로 안전한 자전거 이용법을 교육한다. 기본적인 자전거 이용법부터 사고예방법, 수신호, 자전거 타기 전 준비사항 등을 전한다. 30~40대가 주축인 민방위대원들에게도 찾아간다. 여기에서는 차량이용 때 자전거 운행자 보호를 위한 주의사항, 도로주행 안전 수칙 등을 주로 가르친다. 택시, 버스, 장의차 등 운수업 종사자들에게는 교육영상물을 통해 자전거 이용자에게 양보하는 방법 등을 일깨우고 일반 주민들에게는 정비 교육, 사고사례 등도 교육한다. 아울러 송파구민이면 누구나 자전거교육관 등에서 기초 점검법, 수리방법 등 수준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주민 교육은 다음 달부터 10월까지 총 11회 진행된다. 정규우 녹색교통과장은 “맞춤형 자전거 안전 교육을 통해 다양한 교육 수요에 부응하고 선진 자전거 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며 “교육만족도 평가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주민 의견이 반영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스마트폰 ‘예금’ 꾹꾹, 한푼 두푼 ‘금리’ 쑥쑥

    스마트폰 ‘예금’ 꾹꾹, 한푼 두푼 ‘금리’ 쑥쑥

    회사원 정문영(31)씨는 저축은행에 넣어뒀다가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 2000만원을 찾아 시중은행의 스마트폰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금리가 저축은행 1년짜리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20일 기준 연 4.39%) 수준이면서 더 안전하고, 은행 창구에서 가입하는 일반 예금보다는 금리가 0.5% 포인트가량 높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9개월째 연 3.25%로 동결되는 등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한 푼이라도 이자를 더 주는 인터넷 및 스마트폰 예·적금 상품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은행 5곳 e예금잔액 10조 1008억원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농협·기업 등 국내 주요 은행 5곳의 온라인(인터넷과 스마트폰) 수신 잔액은 2010년 말 4조 9887억원에서 올해 2월 말 10조 1008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당 은행 전체 수신액에서 온라인 수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0.7%에서 1.4%로 2배 커졌다. 온라인 저축상품은 지난해 처음으로 창구에서 가입하는 일반 상품의 인기를 추월했다. 국민은행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적인 창구 상품인 ‘국민수퍼정기예금’의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93조 1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 3056억원(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KB스마트폰예·적금’ 등 온라인 상품의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2조 678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 7960억원(203.6%) 급증하면서 간판 상품의 자리를 꿰찼다. 고객들이 온라인 상품에 관심을 두는 가장 큰 이유는 금리 때문이다. 창구에서 팔리는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3.7~3.9%에 머무는 반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만 가입할 수 있는 정기예금은 연 4.4~4.8%의 금리를 보장한다. KB스마트폰예금의 금리는 최고 연 4.5%로,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금리(연 3.3%)보다 1.2% 포인트나 높다. 농협의 ‘채움사이버정기예금’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게임을 즐기면 최고 0.5% 포인트의 금리우대쿠폰을 주고 지인에게 상품을 추천하면 최고 0.25% 포인트의 금리를 얹어 주는 등 최고 연 4.73%의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의 ‘두근두근커플정기예금’은 500만원 이상 넣고 연인끼리 커플임을 인증하면 0.2%의 우대금리를 적용, 최고 연 4.41%의 금리를 준다. 하나은행의 ‘e-플러스정기예금’은 연 4.4%의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의 스마트폰뱅킹 앱에서만 가입할 수 있고 판매한도 1000억원이 소진되면 자동 종료되는 한시 상품이다. ●스마트폰 이용 늘자 은행 선점전 치열 기업은행 ‘IBK앱통장’은 스마트폰 전용 수시입출식예금이다. 종이통장 없이 앱으로 거래내역을 관리한다. 거래 승인번호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자동화기기(CD·ATM)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1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서는 최고 연 4.8%의 금리를 준다. 기본금리는 3.2%이지만 거래실적과 지인에게 상품을 추천한 횟수 등에 따라 최대 1.6% 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붙는다. 우대금리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은행들은 스마트폰 금융시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고 관련 상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온라인 저축상품이 높은 금리를 주는 것은 판매 인건비 등 원가가 낮은 때문도 있지만 스마트폰 이용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적인 판단으로 봐야 한다.”면서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인구의 절반인 2300만명에 이르는 만큼 앞으로 스마트폰 뱅킹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종편청문회·방송법 개정 방송통신심의위도 폐지”

    민주통합당이 11일 종합편성채널(종편) 선정과 관련, ‘특혜 의혹’ 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개최하고 공영 언론의 사장 선임 독립화 등의 내용을 담은 미디어 분야 7대 공약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보수 언론 특혜 논란을 빚고 있는 종편 승인과 관련해 이후 언론법 강행 처리 및 승인 심사, 채널 분배 등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관련자에 대한 청문회나 국정조사를 19대 국회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신문의 종편 진출 요건도 강화해 시장점유율 15% 미만의 신문만 종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방송법을 개정하고 보유 지분도 20% 이하로 제한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또 방송과 통신, 인터넷 등 미디어 생태계에서 표현의 자유를 강화하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폐지하는 한편 인터넷 실명제도 폐지하기로 했다. 또 포털사이트 내 정보 게재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가칭 ‘사이버분쟁조정기구’에서 심의·결정할 때까지 게시물을 허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정당 입후보자와 대통령 후보 특보 등 정치적 중립성이 결여된 인사들이 언론사 사장이나 임원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각계 중립적 인사들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를 도입, 대통령의 자의적 임면권 행사를 규제하기로 했다. 사추위 도입 대상 언론은 정부가 지분을 쥐고 있는 KBS, MBC 등 공영방송과 공기업인 한전이 최대 주주인 YTN,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다.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이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언론인들의 총파업을 적극 지지하며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들은 즉각 퇴진할 것을 촉구한다.”며 “언론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는 법 개정을 통해 다시는 권력에 의해 언론의 공정성과 자유가 훼손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방송통신위원회 주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제도도 전면 개정해 이사 추천 기관과 이사 수, 의결정족수 등 이사회 구성 요건에 대한 독립성 및 공공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KBS 수신료 문제는 수신료 산정과 재원 운용 관리 감독 등을 위한 ‘(가칭) 수신료위원회’를 독립 기구로 설치하고, 수신료 수입을 광고 수입과 분리해 집행하는 ‘회계분리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밖에 시청자 주권 강화를 위한 ‘시청자평가원’ 설치,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의 일반법 전환, EBS 지배구조 및 수신료 산정 조항 개선 등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신용대출 금리 7% 돌파… 2008년 금융위기 수준

    신용대출 금리 7% 돌파… 2008년 금융위기 수준

    담보 없이 은행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신용대출 금리가 연 7%를 넘었다. 은행의 자금 사정이 악화됐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만큼 치솟은 것이다. 기준금리가 연속 9개월 동결(3.25%)된 상황에서 서민들의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은행들이 신규 취급한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연 7.23%였다. 연 6.07%였던 지난해 12월보다 1.16% 포인트 급등했다. 특히 아파트 계약자를 위한 집단대출을 제외한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연 8.16%까지 올랐다. 즉 일반 고객이 은행 창구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거나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연 8%가 넘는 고금리를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5년간 신용대출 금리가 가장 높았던 때는 2008년 10월(연 8.06%)이었다. 이후 신용대출 금리는 2009년 1월 연 5.93%로 빠르게 떨어졌고 줄곧 연 5~6%대를 유지해 왔다. 9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해 지난해 대출금리가 내리막 흐름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신용대출 금리의 급등세는 이례적 현상이다. 예금 및 대출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연 3.25%로 유지되고 있다. 또 은행권의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평균 연 6.58%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나섰던 지난해 9월 이후 하향 추세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지난해 평균 연 4.92%로 안정세를 보였다. 은행들은 연초 이후 신용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이유로 ‘리스크 관리’를 들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의 여진이 남아 있고,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경제주체인 가계와 기업의 대출 상환능력을 깐깐하게 평가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새해 들어 리스크 관리가 화두가 되면서 지점장 권한으로 금리를 깎아주는 ‘지점장 전결금리’와 같은 금리 인하 요소를 없앴다.”면서 “연말에 실적을 높이려고 지난해 말 대출금리를 낮게 책정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대출금리는 올랐지만 예금금리는 내리면서 은행들의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 폭은 늘어났다. 지난 1월 은행이 신규 취급한 저축성 수신의 평균금리는 연 3.75%로 전달보다 0.02% 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은행 수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기 1~2년의 정기예금 금리는 전달보다 0.05% 포인트 감소했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에 따르면 가계가 이자비용으로 지출하는 돈은 지난해 4분기 9만 36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8만 1000원)보다 15.5% 증가했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올해 1분기 이자비용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출 고객의 권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대출금리 공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은행별 평균 가계대출 금리를 공시해 어느 은행의 금리가 높고 낮은지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안이다. 지금은 은행연합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대출상품별 최고·최저 금리만 알 수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Weekend inside] 총선 선거운동 ‘문자폭탄’ 단속무방비 왜

    4·11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넘쳐나는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정보 문자메시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문자 횟수 제한, 수신거부 방법 표시 등 정해진 규정이 있지만, 단속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김모(35)씨는 같은 지역구의 한 예비후보자 A씨로부터 7건의 선거운동정보 문자를 받았다. 다짐, 약력, 공약 등이 담겨 있었다. 김씨는 “내 연락처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모르겠다.”며 불쾌해했다. 문자에 적힌 수신거부 번호로 전화해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황당하게도 문자는 계속 왔다. 회사원 조모(28)씨는 예비후보자 B씨로부터 공천확정 소식 등 네 차례나 문자를 받았다. 다른 예비후보자 4명에게서도 문자 세례가 이어졌다. 수신거부를 하고 싶지만 방법이 없었다. 수신거부를 요청할 번호가 없거나, 있다 해도 신호조차 가지 않는 가짜 번호였다. ●엉터리 수신거부 번호 기재 편법 모두 위법 사례들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총선 후보자들은 예비후보 기간까지 포함해 선거관련 단체 문자(20인 이상)를 최대 5회까지만 보낼 수 있다. 이때 발신번호는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전화번호여야 한다. 문자에는 수신자가 무료로 수신을 거부할 수 있는 번호를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수신거부 번호 명시 의무는 대리운전, 제품안내 등 상업적 광고 목적의 스팸문자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위반하면 과태료 3000만원이 부과된다. 그러나 업체들은 ‘0⑧0817****’ 같은 엉터리 수신거부 번호를 기재해 유권자를 우롱하고 있다. ●시민 신고에만 단속 의존… 신고량 미미 더 큰 문제는 단속이 없다는 점이다. 전적으로 신고에만 의존하는 탓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단속은 보통 신고를 근거로 하는데 번호를 조작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등 변종이 많아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짜증스러워하면서도 귀찮다는 이유로 신고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기는 하다. ●방통위 “개인정보 유출 심각… 각성 필요” 수신거부 번호 대행업체 관계자는 “문자 수신거부율은 1만건당 10건, 즉 0.1%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적극적으로 수신거부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당연히 처벌도 미미하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09~2011년에 수신거부 방법을 명시하지 않아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수신거부를 무료로 처리하지 않아 행정처분을 취한 건수도 2009년 3건, 2010년 1건, 2011년 2건에 불과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원치 않는 문자를 수시로 받는다는 것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방증”이라면서 “자신을 위해서라도 시민들이 신고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배경헌기자 apple@seoul.co.kr
  • [경제 브리핑] 지난달 은행 정기예금 12조원 늘어

    은행의 정기예금이 한달 새 12조원 가까이 늘었다. 기업 자금이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의 진폭이 커지고 있어 개인 자금의 ‘은행 유턴’ 여부가 주목된다. 한국은행은 자금 흐름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한은이 7일 내놓은 ‘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수신(수시입출식 예금+정기예금+은행채 등)은 2월 중에 8조 9000억원 증가했다. 1월에 10조원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세 전환이다. 정기예금이 대거 시중자금(11조 9000억원)을 빨아들였다. 은행권 가계 대출은 1월 2조 8000억원 감소에서 2월 5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 [씨줄날줄] 초상화/최광숙 논설위원

    ‘나폴레옹 포즈’라고 불리는 특이한 자세가 있다. 한 손을 자신의 품속에 집어넣는 자세를 일컫는다. 나폴레옹의 초상화를 보면 바로 그 모습이다. 나폴레옹 외에도 모차르트, 스탈린, 마르크스, 워싱턴 등 유명인사들도 자신의 초상화에서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를 놓고 “일부 명사들의 단순한 버릇”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일각에서는 “비밀 결사조직인 ‘프리메이슨’의 수신호”라는 주장도 있다. 품속에 손을 넣는 비밀 의식은 하느님이 모세에게 “손을 품속으로 넣으라.”라고 명령하는 내용의 성경 출애굽기에서 나온 것으로, 프리메이슨 회원 간의 신호라는 것이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에 나올 법한 얘기이지만 꽤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한다. 화가 스틸러가 그린 베토벤의 초상화는 춤추는 듯 머리카락이 날리는 것이 눈에 띈다. 법의학자 문국진은 저서 ‘명화와 의학의 만남’에서 “지병인 간경변의 증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렇듯 초상화는 인물을 단순히 그리는 것에 머물지 않고 사회상이나 인물의 건강, 정신상태 등까지 보여 준다. 사실 초상화를 보면 ‘터럭 하나라도 다르지 않게’ 그린, 마치 사진을 찍어 놓은 듯한 초상화보다는 ‘내면의 진실’을 포착한 초상화가 더 눈길을 끌기 마련이다. 영조의 초상화는 조선시대에 제작된, 실물 모습 그대로를 그린, 몇 안 되는 왕 중 한 명이다. 초상화 속 영조는 상당히 말라 있는 모습이다. 채식 위주의 식단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숙종과 미천한 신분인 숙빈 최씨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궁궐이 아닌 사가에서 일반인들의 음식을 접한 경험 때문일 것이라는 것이 은연중 초상화에서 드러난다. 그런 초상화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정치 지도자에 대한 ‘충성 맹세’와 ‘체제 유지용’으로 변질됐다. 베이징의 톈안문 광장에 걸린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나 구 소련 곳곳에 걸렸던 스탈린과 레닌의 초상화가 이를 말해 준다. 최근 북한전문 매체들은 북한 김정은의 초상화가 현지 암시장에 나왔지만 팔리지 않아 철시됐다고 보도했다. 평양과 청진 등지에 김정은의 초상화가 등장했지만 곧 팔리지 않자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지도자로서 인기가 없어서라고 한다. 게다가 각 가정에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김정일의 생모) 등의 초상화가 너무 많아 처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 과연 누가 그런 애송이의 초상화를 사겠는가. 초상화 인기로 보면 3대 세습은 실패한 것 같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친노 “개혁 실종” 舊민주계 “친노 독식”… 희생없이 사생결단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지난 1월 15일 당선 기자회견에서 “친노무현, 반노, 비노 이런 구도는 언론이 만든 분열적 레토릭이다. 이미 화학적 결합을 이뤘다.”고 단언했다.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고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로부터 한달 보름이 흐른 민주당은 극심한 내홍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당 주류로 부상한 친노 및 시민사회계열은 ‘개혁 실종’이라고, 호남 기반의 옛 민주계 세력은 ‘친노 독식’이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1일까지 전국 246개 선거구 중 151개 지역에서 단수(99곳) 및 전략(4곳) 공천, 경선(48곳) 채비를 끝냈다. 하지만 공천 중반기를 맞은 민주당 내에서는 ‘총체적 난맥상’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대표가 야심차게 도입한 국민참여 경선제는 불법 동원 논란으로 색이 바랬고, 특정 학맥(이화여대) 중용 의혹과 현역 위주의 기득권 공천, 지지부진한 야권연대는 그의 리더십에 생채기를 더하고 있다. 한 대표는 그동안 인위적 물갈이가 아닌 시스템에 의한 인적쇄신을 공언했다. 그러나 비리 전력자들이 줄줄이 구제되면서 인적쇄신은커녕 공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이나 하느냐는 지적이 팽배하다. 자기 희생을 보이는 당 지도부의 모습도 찾기 어렵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지난달 24일 발표된 2차 공천에서 서울 성동을 후보로 확정됐다. 그는 삼화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보좌관과 공동 정범으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친노 직계인 이화영 전 의원도 저축은행 불법자금 수수로 기소됐지만 공천을 거머쥐었다. 29일 3차 발표에서는 제이유그룹의 금품 청탁 사건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이부영(서울 강동갑) 전 의원이 경선 후보자가 됐고, 역시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유죄가 확정된 신계륜 전 의원도 공천이 유력시되고 있다.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이 이날 “공천 시스템은 복잡한 교통 시스템 같은 것으로 힘 있는 사람의 수신호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없다. 3차 공천 발표까지 현역 탈락자가 전무해 공천 실패 평가가 현실화되고 있다. 민주계(동교동계) 측은 친노의 ‘동교동 죽이기’라며 격앙된 분위기이다. 한 민주계 측 인사는 “저쪽(친노) 비리는 비리가 아니냐. 이쪽 허물만 보고 반개혁 세력으로 모는 사람들과 도저히 당을 같이할 수 없다.”며 독자 출마를 시사했다.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와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 등은 ‘민주동우회’라는 무소속 벨트를 만들어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친노 측은 남은 공천에서라도 혁신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친노그룹 좌장인 문재인 상임고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여당보다 공천 혁신을 못했다는 말을 들어서야 되겠느냐.”며 “남은 공천이 전체 공천 혁신을 좌우한다.”고 밝혔다. 공천을 둘러싼 불협화음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해석된다. 이어 “공심위원들이 초심을 지키는 분발을 촉구한다.”며 “당내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외부의 소리를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위 당직자는 “한 대표가 진화에 나섰지만 모두 이기적 입장에서 내 지분만은 지키겠다는 싸움으로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어느 국민이 개혁공천의 산고로 보겠느냐.”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농협금융, 출발부터 광폭 행보

    NH농협금융이 새 출발에 맞춰 파격적인 혜택의 신상품과 대규모 경품을 내놓았다. 경품 금액만 총 10억원에 이르는 데다 은행과 보험 고객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어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NH농협은행(www.nonghyup.com)은 ‘행복채움 하트 예·적금’, ‘행복채움 내집사랑 모기지론’, ‘행복채움 농식품기업 성공대출’ 등 신규 여·수신 상품을 2일 출시한다고 1일 밝혔다. 하트 예·적금은 헌혈·봉사 등 사회공헌 활동 경력이 있거나 다자녀 가구, 부모 공양 세대 등에게 항목별로 0.5% 포인트 우대 금리를 적용한다. 1년짜리 정기예금의 경우 최고 연 4.58% 이자를 준다. 다른 은행들의 특판예금 이자가 최고 4.2~4.3%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내집사랑 모기지론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비율을 섞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집값 상승기에는 고정금리가, 하락기에는 변동금리가 유리한 점을 감안해 대출 고객의 ‘이자 위험’을 줄여주도록 설계한 상품이다. 최저 대출 금리도 은행권 최저 수준인 4.48%다. 대출과 예금을 연계시킨 전략도 눈에 띈다. 내집사랑 모기지론을 받은 고객이 이 대출의 상환을 목적으로 내집사랑 예금에 가입하면 2%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대출 기업에는 연계 예금 가입 시 이자를 3% 포인트 더 준다. 은행 창구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업무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3월 한 달 동안 월 10만원 이상 적립식 방카슈랑스 상품에 가입한 고객 2012명을 추첨해 스마트TV, 노트북컴퓨터 등을 준다. 대출 1억원, 외환 10만 달러 이상 신규 거래한 기업 350곳에 기프트카드(30만원)를 주고, ‘채움 공직자 우대통장’에 가입한 고객 654명에게 한우 교환권을 주는 등 기업 및 공무원 고객 유치에도 열성이다. 대규모 경품과 이벤트를 곁들인 ‘새 출발 행복 페스티발’ 행사도 연다. 농협금융의 새 출발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면 추첨을 통해 스마트TV와 농협쌀 10㎏ 등을 준다. 인터넷뱅킹에 접속해 퀴즈를 풀면 원하는 직장으로 간식을 배달해 주는 간식 배달 이벤트도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열린세상] KBS 수신료 인상에는 감동이 없다/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KBS 수신료 인상에는 감동이 없다/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호주 시드니 근교에 있는 넬슨베이에 가면 요트를 타고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바닷가에 모여 있는 수많은 펠리컨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바닷물 속에 직접 들어가 물고기를 잡는 펠리컨은 몇 마리 되지 않고 대부분의 펠리컨들이 낚시꾼들이 던져 주는 물고기 창자나 머리 토막을 받아먹기 위해 서로 밀치며 싸운다는 것이다. 공영방송으로서의 임무는 게을리한 채 국회에 상정된 TV 수신료 인상안 통과에 매달리는 KBS의 모습을 보면 바다에서 직접 물고기를 잡는 야생의 경쟁력을 잃고 낚시꾼들이 던져 주는 물고기 토막을 차지하려고 몰려 싸우는 펠리컨의 행태와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KBS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영방송이다. 그렇기 때문에 TV 수신료가 KBS의 정치적 독립과 안정된 재원 확보, 공정하고 품위 있는 프로그램의 제공, 시청자 권리와 소수계층 배려 등을 위한 대표적인 재원이 돼야 함은 당연하다. 또한 기존의 수신료 책정 제도, 수신료 산정 기준, 수신료 징수 제도, 수신료 배분에 문제가 있고 지난 30년간 2500원으로 동결된 수신료에 인상 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KBS가 주장하는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은 인정하더라도 수신료 인상에는 몇 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 우선 수신료는 공영방송 서비스에 대해 국민들이 부담하는 일종의 가격이므로 이 가격은 당연히 국민들이 누리는 가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 따라서 KBS는 과연 국민이 만족할 만한, 그리고 민영방송과 차별되는 창의적이고 공익적인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공영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나 효용 조사를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또한 수신료를 포함한 KBS의 수입이 실제 KBS의 원가를 상회하는 선에서 결정되려면 먼저 KBS의 비용 구조가 최적화돼야 한다. 즉 KBS가 방만한 경영, 인력 과잉, 제작비 과다 투여 등으로 인한 과도한 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수신료를 책정한다면 이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수신료 인상에 앞서 KBS, EBS 등 공영방송의 비용 정보가 상세하게 공개돼야 한다. 만약 비용 분석에서 경영의 투명성이나 효율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명된다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경영 합리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요약하면 KBS가 제공하는 방송 서비스의 가치 > 적정 수신료(가격) > 최적 원가라는 공식이 성립해야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 둘째, 수신료를 현실화하는 것에 국민들이 동의하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KBS가 최적의 원가 구조를 달성한 뒤 이를 기반으로 수신료가 결정되고, 수신료를 상회하는 가치를 전달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다고 해도 국민들의 지불의사가 없거나 약하다면 수신료 인상은 불가하다. 따라서 KBS 위주의 여론 수렴을 하기보다는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과 태도를 파악해야 한다. 수신료를 부담하는 것은 국민인데 수신료 인상의 논의 과정에 국민은 빠져 있고 수신료 인상의 수혜자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수신료 인상의 또 다른 수혜자가 될 수 있는 EBS의 입장도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본다. 셋째, KBS의 방송광고를 축소해 그 재원을 종편 채널의 광고 수입으로 지원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 국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KBS가 재정적자에 처해 있는 상태는 아니므로 수신료 인상은 분초를 다투는 시급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수신료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KBS가 무슨 말을 한다해도 KBS 수신료 인상에는 감동이 없다. 감동이 없는 수신료 인상 노력은 KBS를 야생의 경쟁력을 상실한 천덕꾸러기 펠리컨으로 만들 것이기에 KBS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의 관점에서 수신료 인상 문제를 다시 고민해야 할 것이다.
  • 가계대출 금리 껑충

    가계대출 금리 껑충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대책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지난달 대출 금리가 크게 올랐다. 당국의 규제 대상에서 빠져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저축은행의 대출 금리가 특히 많이 뛰었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5.80%다. 전달보다 0.43% 포인트 올랐다. 2010년 3월(연 5.8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 폭은 1998년 2월(0.56% 포인트) 이후 약 14년 만에 최대다. 기업 대출을 포함한 전체 대출 금리는 전달보다 0.10% 포인트 오른 연 5.79%다.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非)은행 금융기관의 대출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상호저축은행의 일반대출(가계+기업) 금리는 전달보다 2.44% 포인트 오른 연 17.15%를 기록했다. 통계를 낸 이래 역대 최고 상승 폭이다. 가계대출 금리는 20% 초반대이다. 저축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저금리인 기업 대출을 줄이고 고금리 가계대출을 늘리는 추세다. 금융위원회의 2금융권 가계대출 억제 조치로 보험사나 신용금고에서 퇴짜 맞은 서민들이 저축은행으로 옮겨올 것으로 보여 대출 금리 상승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예금 금리는 떨어졌다. 예금은행들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3.75%로 전달보다 0.02% 포인트 하락했다. 대출 금리는 오르고 예금 금리는 떨어지면서 예금은행들의 예대 마진(대출 금리-예금 금리)은 2.04% 포인트로 전달보다 0.12% 포인트 커졌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아인슈타인의 승리? “빛보다 빠른 물질 아직…”

    아인슈타인의 승리? “빛보다 빠른 물질 아직…”

    역시 아인슈타인의 승리? 지난 해 9월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이하 CERN)가 “빛보다 빠른 물질이 있다.”며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 틀렸다는 주장을 제기해 물리학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연구를 진행한 CERN의 연구팀이 최근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CERN의 실험 결과가 위성항법장치(GPS)와 메인 컴퓨터 간의 연결에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도출된 것이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리면서 또 한 차례 파장이 일고 있다. 결과적으로 빛보다 빠른 물질은 ‘아직’ 없다고 인정했으며, 이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여전히 틀리지 않았다는 근거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CERN은 지난 해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지대에 있는 실험실에서 732㎞ 떨어진 이탈리아의 실험실로 중성미립자를 발사했으며, 이 중성미립자가 빛보다 60나노초(0.00000006초) 빨리 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명 ‘오페라 프로젝트’라는 이 실험으로 100년이 넘게 지속돼 온 물리학의 근간을 뒤흔드는 결과가 나타나자 물리학계는 동요를 감추지 못했다. 일반인들은 빛의 속도를 넘어서 시간여행이 가능한 타임머신이 실제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품기도 했다. 이 실험에는 중성미립자의 이동시간을 측정하는 GPS수신기가 사용됐는데, 연구팀은 이 수신기의 광섬유 케이블과 컴퓨터의 연결선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CERN측은 MSNBC와 한 인터뷰에서 “실험과 관련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확인단계일 뿐”이라면서 말을 아끼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12 여수세계박람회] 106개국·10개 국제기구 참가 명실상부 세계의 축제로 뜬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106개국·10개 국제기구 참가 명실상부 세계의 축제로 뜬다

    여수시민은 물론 전 국민이 성공 개회를 염원하는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 개막이 80일도 남지 않았다. 10개 국제기구와 106개국이 참가하는 엑스포는 오는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93일간 전남 여수시 여수신항 일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조직위원회는 차질 없이 엑스포를 치르기 위해 혼연일체가 돼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막바지 준비 상황을 점검해보고 다양한 주최국 전시관과 참여 전시관을 미리 살펴봤다. 볼거리 외에 주변 관광지와 먹을거리도 알아봤다. 엑스포 성공을 위해 함께 뛰는 우리 기업들이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도 들어봤다.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 이준희(64) 정부대표는 차질 없이 개막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에 여념이 없다. 이 대표는 러시아, 체코, 스웨덴 대사를 지낸 해외 전문가답게 참가국을 지원하고 나라 간 회담 개최 등의 국외업무를 전담하며 엑스포 성공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강동석 여수엑스포조직위원장과 동급인 이 대표에게 추진 결과를 들어봤다. →참가국 유치가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다. 그동안의 성과는. -106개국, 10개 국제기구가 참가한다. 목표했던 100개국 유치는 지난해 9월 조기 달성했는데 이후에도 참가가 이어져 고무적이다. 지난주에는 엑스포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참가를 결정했다. 세계 경제 위기로 각 나라가 긴축 재정을 펴고, 가까운 중국에서 2010년 상하이박람회를 개최한 점을 감안하면 참가국 유치 성과는 만족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유치국 숫자보다는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일본, 호주 등 수준 있는 해양 관련 전시 연출이 가능한 국가를 다수 유치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 여수엑스포는 5대양 6대주 국가들이 고루 참가하는 명실상부한 세계인의 박람회가 될 것이다. →유치하기 어려웠던 나라와 참가하지 못해 아쉬운 나라는. -우여곡절 끝에 성공한 나라는 호주다. 주호주 대사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주한 호주 대사 면담, 고위급 양자회담 요청, 고위 인사 명의의 참가 권유 서한 등 다양한 경로로 참가 유치 활동을 전개했지만 쉽지 않았다. 호주 측에서 재원 마련 곤란 등의 사유로 참가 결정을 미뤄 왔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해 4월 서울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줄리아 길라드 총리에게 권유해 호주 정부가 전격적으로 참가를 결정하게 됐다. 지금은 매우 열심히 준비하는 나라 중 하나다. 아쉬운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은 런던올림픽에 전념하기 위해 엑스포 참가가 곤란하다고 알려왔다. 전통 해양 강국 가운데 하나인 영국의 불참은 다소 아쉽다. →참가 유치 과정에서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 달라. -독일은 참가 요청을 즉석에서 받아들였다. 2009년 7월 엑스포 참가 유치 교섭차 독일 베를린을 방문했는데, 파펜바흐 경제기술부 차관이 즉석에서 결정해줬다. 참가할 거라 믿었지만 개최 3년이나 앞서, 그것도 유치 교섭 현장에서 참가를 결정한 것은 의외였다. 참가 요청한 뒤 통보받기까지 수개월, 수년이 걸리는데 독일은 여수엑스포의 주제가 매우 시의적절하고 흥미롭다면서 흔쾌히 참가를 결정했다. 독일의 이례적이고 우호적인 사례가 다른 국가의 유치 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선진국 참여는 어느 정도인지. -미국, 일본, 프랑스, 호주,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주요 해양 선진국은 대부분 유치했다. 역대 엑스포와 비슷하다. 하지만 선진국만 좋은 전시를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 스리랑카 등은 개발도상국이지만 이번 엑스포를 통해 해양 국가의 면모를 알리겠다는 의지가 높고 개별관을 배정받는 등 적극적이다. 또 투발루, 키리바시 등 남태평양 도서국들은 해양과 관련해 인류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국가다. 이들 국가가 의미 있고 수준 높은 전시를 할 수 있도록 세계박람회기구(BIE) 관례에 따라 공동관에 참가할 수 있게 조직위에서 일정 규모의 지원을 하고 있다. →참가국들은 어떤 전시를 선보이나. -지난해 11월 국제관 전시관을 인계받고 전시 물품 반입과 공사를 시작했다. 참가국들은 최대 전시장인 국제관을 쓰는데 106개 국가가 3개 대양별로 배치된다. 국가마다 색다른 해양 문화·풍물·기술을 소개하고 기념품을 전시한다. 일본은 대지진 이후의 극복 과정, 네덜란드는 물 관리 노하우, 이탈리아는 크루즈 선박 등을 보여줄 예정이다. 전시뿐 아니라 각국의 문화 공연(국가의 날)과 터키 케밥, 벨기에 와플 등 음식 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정부대표로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 -말 그대로 ‘한국 정부의 대표’다. BIE 일반 규정에 따라 주최국은 조직위원장과 별도로 엑스포에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외적으로 정부를 대표하는 정부대표를 임명해야 한다. 그동안 주로 국제관 전시에 참가할 해외 국가 유치 활동에 힘을 기울여 유치 교섭을 위한 해외 출장, 주한 대사들과의 면담 등을 해왔다. 참가국들이 박람회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독려하는 일도 시작했다. 엑스포 기간에 참가국들의 전시구역 정부대표 회의 개최를 주관하며 참가국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여수-어느 하나, 맑지 않은 것이 없다 여수라는 그 바다

    여수-어느 하나, 맑지 않은 것이 없다 여수라는 그 바다

    남도에 가기로 했다. 해안을 따라가도 좋고, 내륙을 훑으며 가도 좋다. 일찌감치 그려 오던 길이지만 맘 잡고 부지런히 떠나게 된 건 곧 여수세계박람회가 개최된다는 소식 때문이다. 1 고소동 벽화골목에서 만난 계단. 여수의 하늘과 바다, 땅과 벽은 모두 하나였다 2 오동나무가 빽빽이 있어 그리 이름 붙여진 ‘오동도’에선 바다를 바라볼 때도 나무가 내려앉아 있다 어느 하나, 맑지 않은 것이 없다 여수라는 그 바다 남도에 가기로 했다. 해안을 따라가도 좋고, 내륙을 훑으며 가도 좋다. 일찌감치 그려 오던 길이지만 맘 잡고 부지런히 떠나게 된 건 곧 여수세계박람회가 개최된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심상치 않다. 여수를 비롯한 남해안 곳곳이 전무후무한 활기를 띠고 있다. 남해의 온기를 머금은 쾌청한 바람을 싣고서. 글·사진 전은경 기자 뻔히 아는, 혹은 미처 몰랐던 여수 여수는 시골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때’ 시골이었다. 지금도 대도시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최근 여수가 이뤄낸 변화는 과거에 머물러 있던 사람들에게 반전을 선사한다. 2012년 여수는 옛부터 그려 오던 미래도시를 연상케 한다. 여수 신항에 우뚝 솟은 엠블호텔은 두바이의 칠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을 똑 닮았고, 곳곳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 버금가는 현대적인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가히 구약의 천지창조에 비유해도 좋을 정도다. 그러나 눈을 사로잡는 것이 비단 건축물뿐이라면 여수를 향한 그 많은 찬가를 뒷받침할 길이 없다. 여수가 여전히 아름다운 이유는, 꼿꼿한 건물 뒤로 유유히 흐르는 ‘쪽빛’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피사체와 배경이 착 달라붙어 끈적한 교감을 이뤄낼 때, 피사체는 비로소 진가를 발휘한다. 지금 여수는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오동도, 진남관, 향일암. 그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한 여수에서 새로운 여수, 미처 몰랐던 여수를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또다시 여수에 매료된다. 다행히도, 여수라는 바다가 낳은 보물은 어느 하나 맑지 않은 것이 없다. 벼랑 끝에서 시작되는 아름다움 금오도 비렁길 당신이 몰랐던 첫 번째 여수, 비렁길. 혹 길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다면 한번쯤은 워킹walking리스트에 올렸을 법하지만, 2010년 12월에 조성된 이 길은 아직까진 범국민적인 ‘길 열풍’에 합류하진 못했다. 그러나 이 길에 매혹된 이들이 풀어놓는 백문은 가히 일견을 위협할 만큼 호기심을 자극했다. ‘비렁’은 ‘벼랑’이라는 말의 사투리다. 함구미포구에서 시작되는 8.5km의 비렁길은 남해안의 빼어난 섬들을 눈에 담으며 오르게 된다. 길 구석구석 피어난 감국을, 이름 모를 풀꽃들을 따라 걷다 보면 20~30분 걸리는 산행도 금방이다. 숨이 가빠올 때쯤 이내 해안에서 90m 높이의 낭떠러지에 다다른다. 그리고 그 낭떠러지 전망대에 서면 비로소 비렁길의 실체를 만나게 된다. “한국에도 이런 바다가 있다니, 내 눈을 의심하게 된다니까!” 여수에 가기 전 ‘호들갑’이라 치부했던 지인의 찬사를 나도 모르게 되뇌었다. 눈을 비비고 고개를 다시 들어도 여수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여전히 놀라웠다. 정말이지, 물감으로 뒤덮은 듯 티끌 하나 없는 바다는 묘한 이질감마저 드는 것이었다. 여수의 보고 시장 탐방 시골 장터의 풍경. 어느 지역이나 으레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풍물시장, 수산시장 등 이름만 다를 뿐 속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도 접어두자. 시골의 시장만을 찾아 엮은 책이 있을 정도로 우리네 시장은 지역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여수에서 시장을 방문하게 된 건 우연이었다. 식당에서 알싸한 돌산 갓김치를 맛보니 가족들 생각이 난 것이었다. 추천받은 여수 수산시장에서 갓김치만 재빨리 사고 말 생각이었는데 맞은편 교동시장, 건너편 수산시장까지 들르는 통에 시장에서만 반나절을 써버렸다. 여수의 갓김치는 물론이고 각종 건어물, 여수의 명물 서대회까지 특산품이 즐비한 데다가 ‘거저 주는’ 가격에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은 것. 8개가 한 묶음인 서대회가 만원 안팎이며 무게로 달아 파는 간장게장은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치 싸다. 작은 방석만한 봉지에 가득 든 말린 문어도 만원밖에 하지 않아 선물하기에 좋다. 시간대별로 시장을 즐기는 법을 하나 추천하자면, 오전장이 열리는 교동시장에서 건어물을 잔뜩 사들이고, 점심으로 수산시장에서 신선한 전복과 굴을 맛본 후, 해가 지면 포장마차 촌으로 변신한 교동시장에서 여수 시장 구경을 마무리하면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 clip. 교동시장과 여수 수산시장은 바로 맞닿아 있다. 여수 수산시장에서는 수산물을 골라 2층에서 바로 맛볼 수 있고 수요일에는 전품목을 1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1 금오도에서의 특별한 하루를 원한다면 민박도 나쁘지 않다. 저렴할 뿐더러 낚시 배를 소유한 곳도 있다 2 여수의 간장게장은 주로 돌게를 사용한다. 2.5kg에 3만원 정도 3 돌산 갓김치는 매운맛이 적고 만드는 방법에 따라 톡 쏘는 향을 내기도 한다 4 신기항에서 출발해 여천항에 도착하기까지 소요시간 총 20분. 치명적인 배멀미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5 비렁길은 아직 관광객에게 잠식되어 않아 소위 ‘뜬’ 길에 비해 한갓지게 걸을 수 있다 6 바다를 주제로 한 1~2구간 벽화는 중앙동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기획으로 이루어졌다 바다를 품은 벽 고소동 벽화골목 여수에는 길이 1,004m짜리 골목이 있다. 일명 ‘천사골목’이라 불리는데, 이 길을 아우르는 하나의 주제는 바로 ‘벽화’다. 단순히 그림만이 아니라 여수의 역사, 문화, 전설 등 이야기가 있는 벽이어서 꽤 긴 거리임에도 심심하지 않다. 게다가 고소동 벽화골목은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골칫덩이가 아닌,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라는 벽화의 순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착한 벽화’다. 이곳의 벽화는 다른 지역 벽화와는 사뭇 다르다. 온통 파란 벽은 바다를 나타내고, 그 속엔 유영하는 물고기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 ‘고소동표 해양 조감도’ 한 켠에는 ‘EXPO’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여수세계박람회가 온 여수시민을 하나로 모은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그 벽을 보고 있노라면 ‘곱고 아름다운 물’이라는 뜻의 여수 작명이 얼마나 탁월했는지 또 한 번 감탄하게 된다. 그러고 보니 전방으로는 곱고 아름다운 바다 그림, 어깨 너머로는 여행 내내 곁에 있어 알아채지 못한 실제 바다가 있다. 벽화를 통해 자연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고소동 벽화가 말하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T clip. 벽화골목은 여수구항에서 시작해 진남관까지 이어진다. 여수구항 해양공원 인근의 패밀리마트 골목에서 시작되며, 아직 미완성인 5~7구간은 엑스포 직전까지 완성될 예정이다. 우연한 미식여행 여수 당신이 굳이 식도락가가 아니라 할지라도 남도에서는 자연스레 ‘맛집 탐방’을 하게 된다. 아니, 지역마다에서 특산품 한두 가지 먹었을 뿐인데 어느새 미식여행으로 변질되어 있달까. 게다가 남도 밥상은 어찌나 반찬이 많은지 도청에서 ‘적당히 줄이자’는 캠페인을 벌일 정도다. 그중에서도 여수로 말할 것 같으면, 이곳 식탁은 간장게장에서 시작해 양념게장으로 끝난다. 서대회나 삼치회가 들으면 적이 서운할 이야기지만, 그만큼 게장의 입지는 굳건하며 8,000원이라는 가격대비 만족도도 독보적 수준. 그러나 여수를 떠나는 날까지 입 안에 계속 맴돈 것은 다름 아닌 삼치회였다. 삼치회는 대표적인 ‘선어’로 잡자마자 바로 회를 뜨지 않고 하루 정도 숙성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은 물론이고, 혹시나 입 안에 넣자마자 녹아버릴까 두툼하게 썬 그 배려마저 잊지 못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여수 봉산동 게장골목에 가면 7,000~8,000원에 푸짐한 게장백반을 먹을 수 있다 2 삼치는 살이 약해 살짝 얼려 회를 뜬 뒤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다. 수온이 찬 겨울이 제철 3 여수 수산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말린 생선을 살 수 있다 허영만 맛객의 순례지 여수돌게식당 2대째 이어진 게장전문점으로 여수세계박람회 지정업소이다. 간장돌게장과 양념꽃게장을 향해 ‘손이 가요 손이 가’도 무한리필이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거기다가 밑반찬이라기엔 황송한 갈치조림, 새우조림, 멍게젓갈까지 더해지니 밥도둑이 한둘이 아니다. 이 모두가 단돈 7,000원이며 1인 상도 가능하다. 주소 전남 여수시 봉산동 265-24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9시 문의 061-644-0818 삼치회만 취급한 지 20년째 사시사철 거창한 겉치레나 상다리 휘청거리게 하는 밑반찬이 없어도 오로지 삼치회 하나만으로 승부하는 곳. 관자, 새우, 꼴뚜기 등 신선한 수산물 몇 가지로 입맛을 돋우고 나면 접시에 가득 올려진 두툼한 삼치회가 만족감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삼치회는 여수 돌김에 싸서 간장에 찍어 먹는 게 제맛이다. 아참, 주인아주머니의 구수한 전라도 말씨는 친절과 불친절 사이를 미묘하게 오간다(그리하여 정겹다). 주소 전남 여수시 교동 450 운영시간 오전 8시~밤 10시 문의 061-666-1445 2012 여수세계박람회 여수, 세계의 바다가 되다 차창 밖을 스치는 풍경이 유난히 빠르게 느껴진 건 내 착각이 아니었다. 서울 용산역에서 종점 여수엑스포역까지 도착하는 데 4시간이 채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 KTX열차가 첫 운행을 시작한 건 불과 지난 10월.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는 5월쯤엔 3시간 초반대로 운행시간을 단축한다고 한다. 한국 최남단에 있는 여수역은 더는 먼 곳이 아니다. 그와 동시에 여수세계박람회의 개막도 한 발 한 발 다가오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자. ‘인류 최초의 발명’이라든지 ‘세기의 발명품’ 같은 것들을 실제로 볼 수 있었던 게 언제였던가. 일찍이 서구에서는 1851년부터 ‘만국박람회’를 통해 최신과학기술과 문명의 발전을 뽐냈다. 그러나 우리에게 박람회라는 것은 현실보다는 꿈에 가까웠다. 텔레비전에 사람이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50년대 후반의 일이니까. 그러나 그로부터 약 40년 후, 한국은 급속한 산업성장을 바탕으로 한국 최초의 세계박람회를 개최하게 된다.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는 IT강국으로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였다. 그러나 21세기인 지금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박람회는 별세계의 일이 아니다. 과학은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하고 정보는 넘쳐흘러 주워담기 급급하다. 그럼에도 세계박람회는 여전히 인류의 발전에 유효한 화두를 던진다. 달라진 것은 방향일 뿐. 이제 세계는 과학발전의 산물 대신 그 폐해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곧 여수세계박람회가 이야기할 인류의 미래이기도 하다. 잠시 2007년 11월 프랑스 파리로 돌아가 보자. 그때 바로 거기서, 2012년 세계박람회의 개최지로 대한민국 여수가 최종 결정됐다. 이유는 명확했다. 여수는 그간의 세계박람회와는 다른 길을 지향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는 현재 지구가 직면한 쟁점을 고스란히 다루고 있었다. 시나브로 녹아내리는 남극을, 그 해수면의 상승으로 가라앉을 작은 섬의 존재들을 일깨워 주고 있었다. 그리하여, 여수세계박람회는 여수 바다를 무대로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하는 장이 될 것을 공표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기간 5월12일~8월12일 장소 전라남도 여수시 수정동 여수신항 및 덕충동 일대 문의 1577-2012 입장료 성인 3만3,000원, 청소년 2만5,000원, 경로우대 및 어린이 각 1만9,000원 / 4월30일까지 예매시 5% 할인, 여수세계박람회 홈페이지(www.expo2012.or.kr)와 인터파크(www.interpark.com)에서 예매 가능 주제관 주제관의 주제는 ‘바다와 인류의 공존’이다. 전시 구성이나 주제는 둘째 치더라도, 바로 이곳에서 가장 주요한 전시가 이루어진다는 사실 하나만은 기억하자. 바다 한가운데 세워진 주제관은 건물의 웅장함이나 규모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다. 주제관으로 연결된 바닷길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물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에 왔다면 이 산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부제관 여수세계박람회의 부제관은 기후환경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문명·도시관, 해양생물관 등 4개 동으로 구성돼 박람회장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주제관의 전시를 좀더 세밀하게 다루는 이곳은 3D영상과 가상 체험 등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잠수정을 타고 여수에서부터 남극, 갈라파고스와 페루를 누비는 경험이 또 어디에서 가능하겠는가. 부제관은 박람회가 제공하는 각종 즐거움이 집약된 공간이다. Big-O ‘본식 후의 디저트’, ‘주연을 빛나게 하는 조연’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이를테면 여수세계박람회의 야외무대 빅오Big-O가 주연보다 더 사랑받는 조연이 될 공산이 큰 것처럼. 각종 이벤트와 문화행사, 쇼 등이 펼쳐지는 빅오는 사실상 여수세계박람회의 대표적 상징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태양을 닮은 거대한 이 건축물은 박람회 건축물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물론이고 실내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대규모 신개념 전시가 펼쳐질 예정이다. 전시관 관람이 끝난 늦은 밤에도, 전시관 입장을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 동안에도 감초 같은 빅오의 이벤트 덕에 박람회의 감칠맛이 한층 더해질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여수+남도 습지라는 자연, 그 위대함에 관해 순천 순천만은 유럽 북해연안, 캐나다와 미국 해안, 아마존 하구 연안 등과 함께 세계 5대 습지에 속한다. 무려 아마존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곳은 약 230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갈대밭과 그 10배가 넘는 2,600만 평방미터의 갯벌로 이루어져 있다. 갈대밭에서 2km 가량 떨어진 용산전망대에서는 순천만 전경을 내다볼 수 있는데, 황금빛 갈대밭만을 상상하던 여행자는 이 광활한 광경 앞에서 어김없이 아연하고 만다. 그러나 순천만을 규모만 놓고 말한다면 단지 겉핥기에 불과하다. 순천만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자연습지로 흑두루미, 검은 머리 갈매기 등의 조류를 볼 수 있는 자연생태공원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200여 종 철새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드넓은 생태공원을 좀더 자세히 둘러보고 싶다면, 대대포구에서 출발하는 생태탐사선을 타면 된다. 35분간 수로를 따라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는데 운항시간은 물때에 따라 달라진다. 요금 어른 4,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 문의 061-749-4059 1 순천만 갈대밭은 시각에 따라 모습을 달리한다. 대개는 황금빛이지만 노을과 별빛에 물든 갈대밭도 장관이다 2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는 가을이면 초가지붕의 짚단 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3, 4, 5 대한다원이 국내 최대의 차 생산지가 된 이유는 습도 때문이다. 밤새 율포만에서 생겨난 바다 안개에 촉촉이 젖어 있어 항상 향기를 머금는 것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한 걸음 더 순천 역사 여행┃순천왜성-낙안읍성 민속마을-순천고인돌공원-송광사 순천은 여러모로 교육적이다. 희귀 조류와 갯벌 생물을 조우하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에서 생물 공부를 했다면, 오후엔 순천왜성과 낙안읍성에서는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다. ‘정유왜란 최대의 격전지’, ‘왜군의 일시적 승리를 안겨준 왜군 주둔지’ 등 순천왜성에 관련된 몇 가지 역사적 사실은 이곳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터를 미로로 만든 듯한 순천왜성에서는 400년 전 한국을 떠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오랜만에 발동된 상상력은 이윽고 낙안읍성에서 결실을 맺는다. 흙담을 쌓아올린 이 성은 조선시대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지었으며, 다른 읍성에 비해 조선시대 생활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도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은 계절마다 다양한 민속 행사를 열어 볼거리를 한층 풍성하게 한다. 봄에는 민속문화축제, 가을에는 남도음식문화축제 등이 열린다. T clip. 순천 시티 투어를 활용하면 하루 동안 순천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요일에 따라 다르게 편성해 운영하는데, 순천역 관광안내소 앞 승강장에서 매일 오전 9시50분에 출발해 오후 5시30분에 순천역으로 돌아온다. 요금 어른 8,000~9,000원, 청소년 6,500~7,500원 문의 061-749-3107 tour.suncheon.go.kr 남도의 차 이야기 하동·보성 드넓게 펼쳐진 푸른 차밭. 십중팔구는 보성을 떠올린다. 보성에는 국내 최대의 차 산지인 대한다원이 있다. 그러나 이 계단식 차밭에서 누릴 수 있는 유흥은 고작 차밭 가운데를 산책하거나, 그럴싸한 기념사진을 남기는 것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만족스럽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눈앞 가득 넘실대는 초록의 싱그러움 때문이다. 사실 대한다원은 차밭만큼이나 입구의 삼나무 길도 장관이다. 그러나 차에 관해서 결코 보성에 밀리지 않는 곳이 바로 하동이다. 대한민국 차 시배지이자 소설 <토지>의 주 무대라는 특징은 하동 녹차의 맛을 더욱 깊게 우려내기 충분했다. 현재 하동에서는 이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하동 차문화센터와 매암차문화박물관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그 각별한 하동차를 맛볼 수 있는데, 전시관부터 체험관까지 다양한 시설이 있어 차의 역사와 문화 및 예절까지도 알 수 있다. 대한다원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500원 문의 02-511-3455 한 걸음 더 하동 문학 기행┃토지문학관-악양 들판-고소성-이병주문학관 1990년대 우리네 책장에는 으레 장편소설 <토지>가 있었다. 21권에 이르는 방대한 양인지라 완독은 쉽게 못하더라도 25년간 집필에 몰두한 박경리의 삶을 훑어볼 수는 있다. 하동 여행을 통해서 말이다. 하동에 도착해 한적한 포장길을 따라가면 토지의 주 무대인 최 참판 댁이 나온다. 주인공 서희가 어릴 때 살던 집이자 안채와 사랑채, 초당, 행랑채 등 전형적인 조선시대 양반집 모습을 갖춘 곳이다. 최 참판 댁 대문 앞에 서면 드넓은 악양 들판이 내려다보이는데, 이곳 역시 토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작가가 우연히 친척집을 방문하러 왔다 이 들판을 보고서 토지의 무대를 떠올렸다 하니 누구라도 들판 풍경이 새롭게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근의 고소성에 오르면 탁 트인 악양 들판 전경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남쪽으로 섬진강, 동북쪽으로 지리산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T clip. 좀더 활기찬 풍경을 보고 싶다면 전라도와 경상도가 한곳에 모이는 화개장터로 갈 것.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 알려지기 이전에 이곳은 김동리 소설 <역마>의 배경이 된 곳이다. 1997년부터 4년간 복원을 거쳐 기존 5일장이 상설 시장이 되었다.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연중무휴 남해안 100배 즐기기 남해안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서적부터 찾았다. 인터넷 검색으로도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과장된 정보와 지루한 사진 나열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면 역시나 꼼꼼하게 정리된 여행서를 참고하는 게 좋다. 약 16개 남해안 주요 도시의 핵심 정보가 빼곡히 적힌 <남해안 100배 즐기기>는 여행정보를 뒤적이는 시간을 줄여 준 대신, 무리해서라도 여행일정을 늘이게 만드는 책이다. 2011년 개정판으로 출시돼 최신 정보가 가득한 이 책 한 권이면 ‘남도에 볼거리, 먹을거리가 이렇게 많았나’라며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 지은이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및 여행작가 13명 펴낸곳 랜덤하우스코리아 정가 1만4,000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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