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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새누리당 갈등보다 침묵을 더 경계하라

    지도체제 개편을 앞둔 새누리당이 맥빠진 기류다. 원내대표 임기가 끝나가고 5·15 전당대회는 다가오는데 선뜻 나서는 이가 없다. 간간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주에 대해 구시렁대는 소리는 들리지만 전반적 분위기는 침묵의 소용돌이 속으로 잦아들고 있다. 연말 대선에 활력을 불어넣는 흥행 효과는커녕 전대가 제대로 치러질지를 걱정하는 형국이다. 엊그제 4·11 총선 당선자 대회에서 그런 이상 기류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12월 대선 승리를 위해 견마지로를 하겠다.”는 등 충성 맹세는 넘쳐났다. 하지만 전당대회 후보등록 마감을 사흘 앞두고도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나서겠다는 출사표를 던지는 당선자는 아무도 없었다. 박 비대위원장 1인체제가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내 중진들조차 눈치만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당 지도부 경선에 나서는 일조차 1인자의 수신호에 따라야 할 정도라면 공당으로선 자격미달이다. 새누리당은 총선 이후 활력을 잃고 있는 느낌이다. 미국산 소고기 검역 중단 등 이슈마다 치열한 토론도 없이 오로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목소리만 부각되고 있지 않은가. 당선자 대회에서 박 비대위원장은 “우리끼리 갈등하고 정쟁해서 국민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우리는 이런 언급의 진의가 우선은 당직이나 국회직 등을 놓고 계파 간 이해다툼을 경계한 데 있다고 본다. 즉, 연말 대선을 겨냥한 건전한 당내 경쟁까지 차단하려는 게 본뜻이 아니라는 믿음이다. 정당정치가 오로지 권력 각축전만 판치는 세렝게티 평원처럼 되어서도 안 되지만, 쥐죽은 듯 조용한 공동묘지인 양 비쳐서도 안 될 말이다. 세계를 지배하던 로마제국도 생산적 토론조차 없는 ‘무덤 위의 평화’가 이어지면서 활력을 잃고 쇠락해 가지 않았던가. 새누리당과 박 비대위원장은 당내 주자 간 치열한 정책 경쟁을 통해 상승 효과를 추구하는 다이내미즘을 얻지 못하면 진짜 위기가 찾아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선의의 경쟁으로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해야 박 비대위원장의 본선 경쟁력도 높아지지 않겠는가. 다른 주자들도 경선 룰만 탓하며 콘텐츠를 키우는 데 소홀히 해선 안 될 것이다. 어차피 진선진미의 묘방도 아닌 완전 국민경선제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차별성 있는 정책으로 승부를 가릴 채비를 하란 뜻이다.
  • [선택! 역사를 갈랐다] (9) 조광조와 중종

    [선택! 역사를 갈랐다] (9) 조광조와 중종

    조광조(호 靜庵·정암, 시호 文正·문정)의 일생은 짧고 격절(激切)했다. 1519년(중종14) 겨울, 전라도 능주에서 사약을 마시게 되었을 때 그의 나이 38세였다. 이 젊은 선비가 남긴 일화들은 금세 신화가 되었고, 후세는 그를 성리학의 순교자로 기억하였다. ●절명시 전승되는 그의 최후 장면은 장엄한 서사다. 그때 조광조는 서울에서 내려온 금부도사(禁府都事)를 정중히 맞이하고, “임금께서 죽음을 명하셨다면 반드시 죄명이 있을 것이다.” 라며 죄명을 물었다. 그런데 가져온 명령서에는 죄명이 언급되지 않았다. “대신을 대접하는 도리가 이렇게도 초라하단 말인가.” 라면서 “당장에 상소를 올려 바로잡아야 될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이익에 관한 일이라 그만둔다”고 훈계했다. 사약을 마시기 전에 조광조는 시 한편을 읊었다. “나라님 사랑 아버지 사랑하듯 하였소(愛君如愛父). 나라일 걱정 내 집안일처럼 걱정하였소(憂國如憂家). 밝은 해가 세상을 내리쬐시니(白日臨下土), 밝고 밝게 비추어 내 마음 아시리라(昭昭照丹衷).” 이 서사에는 세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우선 그는 만고 충신이며, 지순(至純)한 도덕군자이고, 세사를 초탈한 영웅이란 것이다. 이것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조광조에 대한 집단기억으로 정착되어 성리학자들 사이에서 끝없는 추모의 정을 불러일으켰다. ●기묘사화와 후세의 평가 정치가 조광조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아쉬움으로 일관되었다. 학문이 완숙되기도 전에 정치에 뛰어들어 과격한 개혁을 추진하다 실패하였으니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이이(1536~1584, 호 栗谷·율곡)는 “사람들은 입 모아 말하기를, 시기가 성숙하지 못한 탓으로 돌렸다.”라고 말했다. 조광조를 쓰러뜨린 것은 기묘사화(己卯士禍)였다. 그 시작은 1519년 11월 16일(음력) 아침이었다. 중종은 남곤, 심정 및 홍경주와 함께 정치적 소동을 일으켰다. 그들은 “사사로이 붕당을 지은” 죄로 조광조와 김정, 김식 및 김구 등 4명을 주범으로 몰았다. 윤자임, 박세희, 박훈 및 기준 등도 부화뇌동한 혐의로 엮였다. 붕당의 몸통으로 거론된 이들 8명은 당년 20~30대로, 사건 발생 나흘 만에 각지로 유배되었다. 그들 대다수는 결국 죽음을 면치 못하였다. 문제가 된 자신의 정치행위에 대해 조광조는 “나라의 병통이 이원(利源)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국가의 명맥을 영구히 새롭게 할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을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알다시피 사적 ‘이익’의 추구는 성리학의 금기사항이었다. 그런 점에서 중종반정 때 117명이나 되는 신하들이 마구잡이로 정국공신(靖國功臣)에 책봉된 것이 조광조 등의 입장에서 보면 큰 문제였다. 그래서 그들은 문제가 있는 76명의 공신칭호를 박탈하였다. 공신세력은 이에 분노했고, 중종은 반색하였다. 조광조 등이 숙청의 역풍을 맞은 것은 물론이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네 가지 사실이 가려져 있었다. 첫째, 사건의 총지휘자가 중종이었다는 점이다. 둘째, 훈구파의 우두머리라는 남곤이 실상은 공신이 아니고 사림파의 영수 김종직의 제자였다는 사실이다. 셋째, 조광조 일파의 정치적 성격은 다양해, 기준과 권전 등의 급진파가 있었나 하면, 김안국·김정국 형제 등 소극적 지지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끝으로, 조광조의 노선이 실은 선배 박경(?~1507)의 노선을 충실히 계승하였다는 점이다. ●조광조는 박경의 후계자 1507년(중종2) 박경 등의 역모사건이 발생하였다. 놀랍게도 조광조를 비롯해 그 동지 김식, 공서린 및 조광좌 등이 연루되었다. 주모자 박경은 사림파의 종장(宗匠) 김일손(1464~1498) 계열의 학자였다. 서얼이었던 박경은 정국공신들의 전횡을 막기 위해 변란을 꾀했으나 실패하였다. 몇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박경은 정치적 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중용’(中庸)‘대학’(大學)을 숙독하는 것이 제일”이라며 성리학의 근본가치를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과거제를 폐지하고 대신에 ‘향리 선거법’ 즉, 추천제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또한 관행에 구애되지 않고 인재를 발탁할 것, 특히 서얼과 종친에 대한 차별을 문제 삼았다. 청년 조광조 등은 박경의 견해에 공감하였다. 서얼과 종친에 관한 부분을 뺀 나머지 사항들은 고스란히 조광조의 개혁정치에 중심축이 되었다. 한마디로 조광조 등은 박경의 뜻을 계승하여 성리학의 이상을 추구하였던 것이다. ●조광조의 도학적 리더십 조광조가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된 데는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우선 그는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법 집행이 공정하였기 때문에 서민들의 지지가 컸다. 오죽했으면 조광조가 유배를 당하자 한성부 향도들이 들고 일어날 정도였겠는가. 그때 1000명이 넘는 유생들도 대궐에 난입해 조광조의 구명을 요구했다. 조광조는 소통에 능하였고, 그래서 동지들의 신뢰가 대단했다. 특히 김정 및 한충 등과는 큰 이불과 긴 베개를 펴놓고 함께 잠을 잘 정도로 가까웠다. 그들의 우정은 죽기까지 조금도 변치 않았다. 또한 조광조는 정치적 명분이 뚜렷했고, 모든 일을 끝까지 정열적으로 밀고나가는 사람이었다. 반대파에 대한 공격 역시 격렬했다. “벼슬을 얻으려고 애쓰거나 벼슬을 잃을까 걱정하는 무리들이 중요한 자리에 설 수 없게 되어, 겉으로는 칭찬하나 속으로는 욕하였다.”고 할 정도였다. 조광조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찬반 양편으로 갈라섰다. ●왕이 최고의 성리학자라야! 조광조는 요순시대의 재현을 확신했다. 1515년(중종15)의 증광문과시험 시권(답안지)에서 그는, 명도(明道)와 근독(謹獨)을 통해 황금시대를 복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가 펼친 이상(理想) 정치운동의 핵심은 왕도정치(王道政治)에 있었다. “임금은 하늘과 같고 신하들은 사계절과 같습니다.” 조광조는 이런 주장을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왕을 만인의 스승, 즉 군사(君師) 또는 철인군주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래서 조광조는 중종에게 ‘근독’과 ‘명도’를 주문하였다. 그러나 그것으로 이상정치가 구현된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훗날의 예를 보아도 ‘군사’를 자처한 당대 최고의 석학 정조 때에도 요순시대는 재현되지 않았다. 그야 어떻든 조광조는 이상정치의 구현을 위해 중종에게 대학과 중용 공부를 강조하였다. 특히 대학을 중시하였다. “비록 대학 한 권밖에 없다 해도 (왕은) 정치를 해나갈 수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조광조는 ‘소학’도 높이 평가했다. “세종 때는 오직 ‘소학’의 도(道)에 마음을 썼으므로, 그 책을 널리 반포하였습니다.”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주희를 비롯한 송나라의 성리학자들도 이미 ‘소학’과 ‘대학’이 표리관계임을 말하였다. ‘소학’은 성리학적 행동규범을 가르치는 교과서요, ‘대학’은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길을 단계적으로 제시하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조광조는 성리학으로 새 세상을 열고자 하였다. ●인간적 삶이 평탄하지 못했던 중종 물론 조광조 등이 이념에만 매달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들은 실제로 공신세력을 약화시켰고, 현량과를 실시하고 향약을 보급하는 등 몇 가지 개혁안을 강력하게 추진하였다. 그럼에도 기묘사화라는 역풍에 휩쓸려 좌초하였다. 조광조 등은 위기가 닥쳐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대세를 뒤엎지 못하였다. 왕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종이었다. 인간적 삶이 평탄하지 못했던 왕은 누구든 불신하였다. 우선 자신을 추대한 반정공신들도 믿지 못했다. 사림파를 요직에 임명하기 시작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림파라고 해서 중종이 끝까지 총애할 리가 없었다. 중종은 4년간의 정치적 밀월 끝에 결국 조광조를 배신하였다. 처음부터 중종에게는 이상정치의 구현이라는 바람이 없었다. “왕은 (경연에서) 몸이 피로하고 괴로워서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다가 고쳐 앉기도 하고 때로는 용상(龍床)에서 퉁 하는 소리를 내기도” 하였다. 조광조와 김식 등은 중종의 속셈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중종이 ‘소인’(小人)들에게 쏠리는 날이 올 것을 예측하였다. 특히 조광조는 자신들이 붕당(朋黨)을 만든 죄로 일망타진될 것을 내다보았다. 이러한 위험을 짐작하고서도 왕도정치의 길을 계속 걸어갔으니, 그들은 이상을 위하여 순교한 것이다. ●조광조의 유산 중종이 공신들의 품에서 벗어날 생각을 구체화한 것은 1512년(중종7년)쯤이었다. 부왕 성종이 사림파를 등용했던 것처럼 중종도 새 인물들을 찾았다. 그에 부응해 이조판서 안당이 조광조를 추천했다. 조광조는 동지들을 조정으로 불러들여 이상사회를 꿈꾸었다. 이성동 등 급진파는 삼정승까지 노골적으로 공격하며 개혁을 외쳤다. 왕과 공신들은 그들을 혐오하였다. 1519년 겨울, 그들은 사화를 일으켜 이상주의자들을 내쫓았다. 그러자 낡은 정치가 재연되었다. 중종은 외척과 권신들을 들였다 내쳤다하며 세월을 허비했다. 이에 불만을 가진 선비들은 ‘불나비’ 조광조를 잊지 못했다. 그들은 조광조의 뒤를 이어 성리학 지상주의의 깃발을 더욱 높이 세웠다. 마침내 백인걸 등의 노력으로 조광조는 문묘에 배향되어 조선 선비들의 영원한 아이콘이 되었다. 신자유주의가 여기저기서 굉장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그 본영인 미국 경제가 벌써 몇 년째 신음소리를 낸다. 스페인과 그리스 등은 아예 국가부도의 위기를 맞았다. 한국사회의 현안인 양극화와 청년실업의 문제 또한 신자유주의의 여파다. 그래서 지금은 근본적인 대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의 고식적인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 의미의 새로움이 요청된다. 우리가 조광조의 부활을 소망하는 이유다. 21세기의 그 개혁사상가는 구체제의 귀결인 지배와 종속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 공존공생의 평화공동체를 일으킬 것이다. 착취와 오염으로 병든 생태계에 새 숨을 불어넣을 그의 출현을 기다린다. 백승종(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
  • 저축은행의 항변…시중은행의 꼼수…금통위원의 퇴장

    저축은행의 항변…시중은행의 꼼수…금통위원의 퇴장

    ■저축은행의 항변 “부실 과장… 영업정지 7곳 빼면 적자폭 4兆↓” 19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지난해 저축은행 전체의 당기순이익이 6조 6000억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는 내용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가 과장된 결과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BIS 자기자본비율 9.78%… 2010년과 비슷 20일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자료가 틀린 건 아니지만 영업정지된 은행들의 실적까지 담아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면서 “지난 9월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을 빼면 지난해 당기순이익 적자는 2조 700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은행의 발표 수치와 비교해 적자폭이 4조원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 당기순이익을 토대로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4.92%로 2010년의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BIS 자기자본비율 역시 9.78%로 2010년 9.04%와 크게 다르지 않게 된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저축은행 업계에 추가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한 저축은행 직원은 “안 그래도 지난해 저축은행 비리사태로 여론이 좋지 않은데 현재 문제가 없는 저축은행까지 안 좋게 표현하면 어떻게 하냐.”면서 “불안에 떠는 고객들이 무더기로 예금을 빼내가면 어떠할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생존 저축은행까지 매도 안돼” 하소연 하지만 한국은행 관계자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실적을 전체 자료에서 빼버리면 저축은행이 많이 개선됐다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줌으로써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시중은행의 꼼수 까다로운 이벤트 내걸고 年4% 예금가입 유혹 회사원 김모(33)씨는 최근 금리를 연 4.5%까지 준다는 광고를 보고 은행 예금에 가입하려다 말았다. 기본금리는 3.8%인데 우대금리 0.7% 포인트를 더 받으려면 친구에게 추천해서 예금에 들게 하고,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설정해야 하는 등 요구조건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영화 관객수·프로야구단 성적 등 내걸어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적은 비용으로 예금을 유치하려고 ‘금리 꼼수’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금리를 낮게 잡고, 조건부 우대금리를 내걸어 최고금리를 연 4.0% 이상으로 광고하는 것이다. 실제 우대금리를 모두 받기는 어려워 가입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은행은 국내 영화 관객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시네마정기예금 코리아’를 출시했다. 다음 달 10일까지 2000억원 한도로 판매되는 이 상품은 기본금리 연 3.7%에 개봉을 앞둔 영화 ‘코리아’의 관람객이 100만명을 돌파하면 연 0.1% 포인트, 200만명 돌파 시 연 0.2% 포인트, 300만명을 돌파하면 연 0.3% 포인트를 준다. 최고금리가 연 4.0%다. 시네마정기예금은 2010년 11월 ‘김종욱 찾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8개가 출시됐지만, 최고 금리가 적용된 상품은 4호 ‘써니’와 6호 ‘오싹한 연애’ 등 2개에 불과하다. 흥행에 실패한 영화 예금은 우대금리 없이 기본금리만 지급되거나 최소 우대금리인 연 0.1% 포인트를 주는 선에 그쳤다. 신한은행의 ‘미션플러스적금’은 기본금리가 연 3.3%에서 시작된다. 금연·다이어트 등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거나, 친구에게 가입 추천을 하면 최대 우대금리를 0.7% 포인트 가산, 최고금리가 4.0%가 된다. ●“예금 매력 떨어지자 무리한 마케팅” 국민은행의 ‘2012 KB국민프로야구예금’은 올해 프로야구 동원 관중수와 응원 구단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준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가 연 3.8%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수신금리가 연 3% 중후반으로 하락하면서 예금 매력도가 떨어지다 보니 무리하게 우대금리 마케팅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금통위원의 퇴장 대표 ‘매파’… “한은은 물가 잡아야” 말 남기고 지난 연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 등과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 있었던 한 참석자의 전언이다. “김 총재가 ‘한국은 2012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중립으로 가도 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진단을 소개했다. 그러자 한 금통위원이 버럭 화를 냈다. ‘지금 어느 나라(의 경제를) 얘기하고 있는데 IMF 타령이냐. 그렇다면 대선 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말이냐’. 머쓱해진 김 총재가 그런 뜻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언쟁은 더 커지지 않았지만 회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김대식, 임기중 금리인상 소수의견 5회 주장 20일 임기를 마친 김대식(왼쪽)·최도성(오른쪽) 금통위원의 표정이 썩 밝지만은 않다. 두 사람은 금통위 안에서 대표적인 ‘매파’(성장보다 물가 중시)로 분류된다. 임기 4년 동안 전체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때 두 사람은 소수의견을 통해 금리 인상을 각각 5회, 6회 주장했다. 이날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김 위원은 “중앙은행의 핵심적 가치는 물가를 잡는 데 있다.”면서 “이 가치를 지키기 위해 나를 비롯해 여러분(한은)이 얼마나 노력하고 저항했는지 반성해볼 일”이라고 말했다. ‘영원한 한은맨’임을 자처하는 김 위원은 “60년의 한은 역사가 최근 들어 단기적으로 흔들리는 양상이지만 역사는 흐르게 마련”이라며 김 총재의 ‘개혁’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힘 있는 자는 반드시 쇠한다.”며 ‘성자필쇠’ ‘새옹지마’ 고사성어를 인용하기도 했다. ●최도성 “저금리 지속 폐해 못막아” 자아비판 최 위원도 “저금리가 너무 오래 계속되는 폐해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고 ‘자아비판’한 뒤 “정부나 언론은 창밖의 풍경밖에 보지 못하지만 금통위원은 3000피트 상공에서 내려다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은 “당장은 물가가 안정돼 보여도 몇 달 뒤에 오를 수 있고, 당장은 경기가 침체 상태이지만 몇 달 뒤에 좋아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당부로 이임사를 마무리해 ‘매파 본색’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골수 비둘기(성장 중시)’ 강명헌 위원도 이날 임기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새 금통위가 비둘기 일색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열린세상] 꽃잎 날리는 봄날의 부끄러움/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열린세상] 꽃잎 날리는 봄날의 부끄러움/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심한 독감으로 며칠을 끙끙 앓다가 이따위 감기에 굴복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공원에 줄넘기를 하러 갔다. 조금 움직이자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는데 어린 소녀가 다가와 앙증맞은 손으로 뭔가를 내게 내밀었다. 빨대를 꽂은 요구르트였다. 고개를 돌려보니 공원 저편 벚꽃 나무 아래 소녀의 어머니와 어린 동생이 자리를 깔고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소녀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요구르트를 마셨다. 땀 흘리는 나에게 마실 것을 주려고 한 소녀의 어머니, 예의 바르게 음료수를 건네는 소녀. 그들의 머리 위로 하얀 벚꽃이 훈훈한 봄바람에 눈처럼 날리고 있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흩날리는 꽃잎 아래서 춤을 추듯 뛰어노는 아이들. 꽃이 사람이고 사람이 꽃인 황홀한 세상에 사는 천사 같은 이들. 그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고귀한 예술’이라고 목청껏 떠들었는데도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수업을 듣는 초롱초롱한 학생들 머리 위로 꽃잎이 춤을 추듯 내리고 있었다. 남에게 베푼다는 것이 이렇게 큰 감동을 주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박완서의 소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를 펼쳤다. 정신적 가치를 상실한 채 물질만능주의에 오염되어 부끄러움을 잊고 살아가는 이기적인 이들에게 부끄러움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작품을 읽는 순간, 나는 지독한 부끄러움에 몸 둘 바를 몰랐다. 나는 그동안 다른 사람에게 아무 사심 없이 정말 선의로 요구르트 한 병이라도 선물한 적이 있는지. 돌이켜 보니 예전에는 남에게 베푼 적이 그래도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나만 편하면 된다는 자기중심적인 삶만을 살아온 듯하다.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기는커녕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이기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으면서 이제는 제 자신에게조차 정직하지 못한 그런 속물이 되어 있었다. 딸도 독감이 들어 힘들어했다. 너무 아파하기에 아르바이트를 쉬라고 했다. 그런데 딸은 약속한 것이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된다면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딸에게 정직해라, 나쁜 짓 하지 마라, 남을 괴롭히지 마라고 가르쳤던 내가 이제는 딸에게 정직함과 신의를 배워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그러니까 그동안 나는 시간 없다고 신호를 무시하고 차를 몰았고, 내 잘못을 남 탓으로 돌렸고, 내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를 따지면서 살아왔다. 그뿐만 아니라 선생으로서 학생들에게도 참 부끄러운 짓을 많이 해왔다. 잘못된 것을 보고 잘못되었다고 과감히 비판할 수 있는 지식인이 되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정작 나는 불의를 외면해 왔다. 언제부턴가 나는 내 자신까지 속이면서 삶의 진정한 감동을 잊고 살아온 것이다. ‘나는 바담 풍(風) 해도 너는 바람 풍(風) 해라’ 하면서 살아온 격이라 할까. 제자들에게는 젊었을 때 많이 여행 다니고 견문을 넓혀라 말하면서, 정작 대학생 딸에게는 밤에 늦지 말고 일찍 들어와라, 위험하니 여행 다니지 마라 따위의 잔소리를 하는 나는 영락없는 거짓말쟁이에다 이중인격자임에 틀림없다. 수신제가(修身齊家)라 했건만, 내 한 몸조차 제대로 닦지 못하면서 무엇을 다스린다는 말인가. 하물며 남에게 베푼다는 것은 애초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신문 지상에 오르내리는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이들을 보면서,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금수보다 못한 인간들이라 욕했건만, 나 또한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그들과 같은 부류가 될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이 난다. 벚꽃 날리는 봄날, 나에게 이런 부끄러움을 깨우쳐 준 소녀와 그 가족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리고 싶다. 그들이야말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나도 오늘의 이 부끄러운 감정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딸에게, 제자들에게 제대로 된 아빠와 스승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은 될 수 없겠지만, 순결한 꽃 앞에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 “휴대전화 소액결제·요금폭탄 피해 대책 없나요”

    “휴대전화 소액결제·요금폭탄 피해 대책 없나요”

    국민들이 불편하고 가렵다고 여기는 민원은 거창하지 않았다. 정부가 조금만 신경쓰면 해결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은 모두 10만 3300여건. 하루 평균 3332건을 기록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법·제도를 바꿔야 해결이 가능한 민원도 있지만 대부분은 행정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고칠 수 있는 일상 생활 민원이었다. ●정부서 해결 가능한 생활민원이 주류 행정기관의 지도 단속 소홀로 인한 피해가 민원으로 이어진 경우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민원은 피해가 부쩍 늘어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휴대전화 소액결제 피해. 지난해 1월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휴대전화 소액결제 관련 피해민원은 319건이었으나 지난달에는 668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접수된 민원만 7200여건에 이를 정도다. 휴대전화 결제 피해사례는 다양했다. 무료가입, 무료쿠폰 등으로 회원가입을 유도한 뒤 결제화면을 마치 회원가입 절차 화면으로 착각하도록 만들어 자동결제되게 하는 속임수가 대표적이다. 무심코 확인 버튼을 눌렀다가 ‘요금폭탄’을 맞은 억울한 민원도 잇따랐다. 친구 포토 메시지가 있어 확인했다가 사진과 채팅창이 열리면서 데이터 정보 이용료가 한번에 10만원이 부과됐거나, ‘미수신 메시지’를 확인했더니 여성사진이 뜬 뒤 ‘정보료 결제’ 문자가 날아오면서 순식간에 10만원을 날린 사례 등이었다. 1~2월생으로 조기입학한 대학생들의 하소연도 눈에 띄었다. 대입시험 직후나 대학 입학 시기인 1~3월에 특히 많았다. 예컨대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자격조건이 1994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로 제한돼 95년 1월생인 민원인은 졸업예정자임에도 시험응시 자격을 얻지 못했다. 대학 합격 뒤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려 해도 청소년으로 분류돼 고용자격을 얻지 못해 안타깝다는 민원도 적지 않았다. ●민원 건수 경찰청 1만1817건 ‘최다’ 기관별 민원제기 건수는 경찰청(1만 1817건), 국토해양부(7797건), 고용노동부(7254건), 병무청(4303), 보건복지부(3776건) 순이다. 권익위 민원정보분석센터 나성운 과장은 “앞으로도 다달이 주요 민원을 파악해 각 기관에 제공함으로써 소관 부처들이 불합리한 제도나 정책에 대한 개선책을 미리미리 강구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열린세상] 벼랑 끝에 선 아리랑국제방송/유재웅 을지대 의료홍보디자인학과 교수

    [열린세상] 벼랑 끝에 선 아리랑국제방송/유재웅 을지대 의료홍보디자인학과 교수

    국제사회에서 미국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가 프랑스다. 프랑스는 자국어에 대한 자부심도 남달라 국제화 시대에도 불구하고 공항이나 시내에서 영어로 된 안내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런 프랑스가 2006년부터 ‘영어’를 비롯해 아랍어와 프랑스어로 24시간 뉴스만 전문으로 내보내는 국제방송 ‘프랑스 24‘를 운영하고 있다. 이 방송이 출범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이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다. 그는 국제무대에 프랑스의 목소리를 전달할 TV채널이 없다며, 프랑스의 국위 선양과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는 영국의 BBC나 미국의 CNN과 같은 국제뉴스방송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라크의 요구를 받아 프랑스 의회와 정부, 방송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심한 끝에 출범시킨 것이 ’프랑스 24‘이다. 러시아도 비슷한 문제인식 아래 2005년부터 ‘러시아 투데이’라는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을 영어 등으로 방송하고 있다. 영국은 훨씬 오래 전부터 ’BBC 월드‘, 독일은 ’도이치 벨레‘라는 명성 있는 국제방송 채널을 운영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6년부터 17년째 아리랑 국제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아리랑 국제방송은 외견상으로만 보면 크게 성장했다. TV의 경우 ’아리랑 월드‘ 등 3개 채널을 통해 영어, 아랍어 등 7개 언어로 24시간 국제방송을 하고 있다. 아리랑 국제방송의 해외 수신대상 가구는 9700만 가구에 달한다. 그렇다면 아리랑 국제방송은 별 탈 없이 지금 순항하고 있는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하루하루 벼랑 끝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리랑 국제방송이 안고 있는 문제는 하나 둘이 아니지만 핵심은 재정, 운영주체, 관리감독기관, 유사 국제방송과의 관계 설정으로 집약할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심각한 재정난이다. 운영 재원이 절대 부족하다 보니 재단법인의 설립 모태가 되는 보유기금에서까지 매년 50억원 이상을 빼내 운영재원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다. 최초 기금 704억원에서 지금은 238억원이 남아 있고 2015년이면 기금이 완전 고갈될 위기에 처해 있다. 재정이 취약하니 우수 인력의 이탈이 잦고, 제작비가 부족해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논란이 그치지 않는 악순환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방송 운영주체가 민법상 재단법인이라는 것도 공적 지원과 안정적 방송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법인의 지도감독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부족한 운영재원의 상당부분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지원받는 관계로 아리랑 국제방송은 양쪽의 눈치를 보면서 생존하는 형국이다. 2003년부터 ‘KBS 월드’라는 해외방송을 실시하는 KBS와의 중복 논란도 해묵은 현안이다. 중병을 앓고 있는 아리랑 국제방송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그간 국회차원에서 다양한 입법 추진 시도가 있었으나 대부분은 법안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무산되었다. 아리랑 국제방송이 국내보다 해외를 겨냥한 방송이어서인지 정치권이나 정부 내에서조차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는 것이 그 원인이다. 그러나 아리랑 국제방송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는 어떤 형식으로든 결론을 내야 할 시점이다. 아리랑 국제방송의 그간의 공과와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냉정히 평가해 만일 국익차원에서 의미 없는 방송이라고 판단되면 깨끗이 문을 닫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목소리와 문화, 가치를 세계에 전파하는 유용한 방송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아리랑 국제방송의 문제가 장기간 표류한 데는 이해관계 기관 나름의 이유와 고충이 있고, 방송구조 개편과 맞물릴 수 있는 등 어려움이 있지만 조직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대승적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마침 국회도 곧 새로 출범한다. 또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브랜드위원회’까지 출범시킬 정도로 국격과 국가 이미지를 강조해 왔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이 번듯한 국제방송 하나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면 국가의 수치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가능하면 연내에, 늦어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아리랑 국제방송이 거듭날 수 있도록 정치권과 정부, 아리랑 국제방송의 결단과 노력을 기대한다.
  • [경제프리즘] 매섭다는 한은 공동검사… 긴장풀린 은행 왜?

    “예전 종합검사 때 제공한 자료를 요청하는 수준이어서 버겁진 않네요.” 지난 16일부터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공동검사를 받고 있는 은행들의 얘기다. 대상은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스탠다드차타드(SC)등 7개 은행이다. 한은과 금감원에서 각각 3명을 이들 은행에 파견해 대출 자료 등을 들여다 보고 있다. 예전 같으면 금융당국의 검사가 시작될 때 은행 임직원들의 표정에서 긴장감이 느껴지는데 이번은 다르다. 검사 기간도 짧고, 강도도 전에 비해 약하다는 게 은행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번 검사는 한은의 주도로 이뤄졌다. 지난달 22일 한은은 가계부채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금감원에 공동검사를 요청했다. 전에도 공동검사는 있어 왔지만 지난해 한은법이 개정된 이후 이뤄지는 첫 공동검사여서 은행들은 적잖이 긴장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한은이 강한 의욕을 보일 것 같아 자료 준비를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막상 검사가 시작되니 종전과 별반 다르지 않아 안도했다는 후문이다. 한은은 은행들이 1~2년마다 정기적으로 받는 종합검사에 금감원과 함께 참여하는데, 그 당시 요청했던 자료와 유사한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 취급현황, 대출 정책, 대출 금리 산정 기준 등을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종합검사 때는 수신과 외국환 통계 등도 요구했는데 이번에는 검사 주제가 가계부채인 때문인지 대출 부문만 자세히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은행들은 내심 금감원의 검사를 두려워하는 눈치다. 한은과 달리 금감원은 대출 심사 과정의 법규 위반 등을 적발, 징계 조치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목적도 다르다는 전언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이번 공동검사에서) 금감원은 한은이 요청해 받은 자료를 공유해서 보긴 하지만 참고만 하는 수준이고, 별도로 지배구조와 함께 리스크관리위원회의 대출 심사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어서 은행 입장으로서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D-100] 로밍할인·응원 캠페인… 이벤트 빵빵

    [2012 런던올림픽 D-100] 로밍할인·응원 캠페인… 이벤트 빵빵

    국내 이동통신업체들도 ‘2012 런던올림픽’의 마케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TV 광고는 물론 응원 캠페인, 경품 행사, 로밍 할인 등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특히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통해 고화질의 경기 생중계를 서비스하기로 했다. 여자 하키와 사격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는 KT는 소속 선수들을 지원한다. KT는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선수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담당 직원을 현지에 파견하는 한편 현지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설립한 유스트림 코리아 사이트를 활용, 올림픽 카테고리를 만들어 경기장 밖의 길거리 응원전과 선수들의 모습을 전 세계에 라이브로 송출한다. 또 KT 고객들의 원활한 스포츠 중계 시청을 위해 중계권자인 SBS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는 올레TV를 통해 피겨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경기장면 등을 모은 특집 코너를 운영했다.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를 후원하고 있는 SK텔레콤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진행했던 프로모션과 비슷한 수준의 스포츠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광고 캠페인을 방영했다. 박태환 편을 시작으로 연예인 야구단 응원전 편, 장동건 편 등 다양한 시리즈를 기획한 바 있다. 런던올림픽 기간에도 웹사이트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단에 직접 응원문자를 전달하는 등 이벤트를 펼친다. LG유플러스는 올림픽 관련 이벤트는 물론이고 런던올림픽 방송을 국내 지상파 방송3사에 단독으로 공급한다. 런던 국제방송센터에서 방송 신호를 압축해서 보내면 국제 해저 케이블과 육로 회선을 통해 이를 LG유플러스 안양방송센터에서 수신한다. LG유플러스는 이를 받아서 압축을 풀고 방송 3사에 송출한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올림픽 중계 기간에 전문인력을 24시간 배치하고 국내외에 비상운영 조직을 별도로 편성, 24시간 모니터링 및 현장 요구사항을 즉시 조치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런던올림픽 방송중계권이 있는 SBS와 협의를 거쳐 방송 송·수신 공급업체로 선정됐다.”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도 중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보수교단 여성안수 반대는 잘못된 성경해석 탓”

    “보수교단 여성안수 반대는 잘못된 성경해석 탓”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총회가 처음으로 여성 목사를 배출했다. 예장 백석 측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전국에서 100여 명의 여성이 목사안수를 받아 당당히 목회를 이끌어가게 된다. 예장 백석총회는 보수신학의 맥을 잇는 교단. 현재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대한 예수교 장로회 통합 총회 등 일부 교회가 여성목사 안수를 허용하고 있지만 보수교단 백석총회의 안수 허용은 적지않은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지난 10일 백석총회 서울남노회 정기노회에서 안수를 받은 이명옥(56·전국여교역자연합회장) 목사를 17일 오전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만났다. “총회에 여성목사 안수와 관련한 헌의안을 처음 올린 게 1998년이니 무려 14년이 걸렸네요. 이번에 안수받은 여성목사 중 (안수를)10년 이상 기다려온 이가 많습니다.” 이 목사는 여성목사 안수를 허용하는 기존 교단과는 달리 백석총회의 결정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제 문을 막 열었을 뿐입니다. 우리 여성 목사의 목회 성과에 따라 다른 교단의 입장과 조치가 엇갈리겠죠.” 백석총회 여교역자연합회장 말고도 지난해부터 기감, 기장, 통합, 백석 등 4개 교단 여교역자회의 모임인 한국여교역자회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이 목사. 한국의 보수 교단들이 여성 안수를 꺼리고 반대하는 이유는 잘못된 성경 해석 탓이 크다고 말한다. “고린도전서나 디모데전서 속 ‘여성은 교회 안에서 잠잠해야 한다’, ‘여성은 남을 가르치지도 주관하지도 못한다’는 구절에 대한 오해인 것 같아요. 전체를 보지 못한 채 일부분만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 셈이지요.” 이 목사는 초기교회부터 주체적 입장에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던 여성의 역할이 더 커진 지금, 교회가 거꾸로 여성을 폄훼하고 차별대우하고 있음은 모순이라고 못 박았다. “제사장이 하나님과 성도의 관계를 잇던 구약시대와 달리 지금은 ‘만인 제사장’시대입니다. 모든 이가 목회자를 통하지 않고 기도하는 세상에서 굳이 남녀의 차별을 따지는 억지와 무지가 우습지 않습니까.” 이 목사는 그러면서 여성들이 교회 안에서의 역할과 위상을 제대로 찾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을 놓치지 않았다. “목회자는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섬기는 자리입니다. 성도와 목회자는 계급의 차이가 아니라 직분과 기능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단지 남성과 동등하거나 우위의 위상을 고집할 게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창조의 질서를 깨뜨리지 않고 보완해야 하는 것이지요.” 여성 목회자 역시 스스로 사도의 전통을 이어가는 목양자로 바라볼 때 교회 안팎에서 할 일이 더 명확해진단다. “여성이 개인적인 것과 땅의 것에 더 관심을 둔 채 하나님의 나라에 초점을 맞추지 못한다면 시대의 막중한 책임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유의 목회’가 필요한 지금 ‘부드럽고 감싸안는’ 여성의 특장을 잘 살려 가정과 교회를 살려내야 한다는 이 목사. 여성 목사 안수를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매일매일의 일상에선 여성을 뒷전으로 몰기 일쑤인 한국교회를 바꾸기 위해서도 조화의 관계에 뛰어난 여성의 역할이 다시 평가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한편 이 목사는 대학을 졸업하고 40세의 나이에 신학대학 과정을 마친 뒤 2006년부터 여교역자의 길을 걸어왔으며 내년 초 서울 근교에서 개척교회를 이끌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北로켓 공중폭발] “로켓 추진력 높이면서 과부하… 1단 엔진 결함 가능성”

    북한의 ‘은하 3호’ 로켓 발사 실패와 관련, 전문가들은 “폭발 시점 등으로 미뤄 1단 엔진의 기술적 결함이 원인인 것 같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은하 3호는 발사 뒤 2분여 만에 폭발, 두 개로 분리된 다음 다시 각기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간상으로 1단 로켓이 분리되기 전이다. 파편은 평택과 군산 사이 100~150㎞ 바깥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넓게 흩어졌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로켓은 폭발했지만 추진 관성 때문에 파편은 훨씬 남쪽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로켓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는 통째로 추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여러 조각으로 분리돼 추락한 점으로 미뤄 1단 로켓 내부 연료와 산화제가 폭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항우연의 한 전문가는 “다른 실패 사례와 비교해도 발사체의 엔진이나 연료탱크 이상이 유력한 원인”이라며 “원인이 무엇이든 과거에 비해 뚜렷한 기술적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100㎏ 정도로 알려진 광명성 3호 위성을 저궤도에 올리려고 1단 로켓의 추진력을 과도하게 높이면서 엔진에 과부하가 걸린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비행 중단 시스템’ 등을 작동해 비행을 중단시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은하 3호가 폭발로 궤도를 이탈하면서 주변국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아지자 비상 상황으로 간주해 자체 폭발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물론 로켓의 궤도 진입 실패를 전제로 한 조치다. 전문가들은 은하 3호의 실패에도 불구, 북한의 발사체 수준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랐으나 로켓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한계를 드러내 무기로서의 가치는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언제, 어디에서든 잘 발사할 수 있어야 기술력이 확보됐다고 말할 수 있는데, 북한은 2009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정제된 로켓 제어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발사체를 새로 만들 경우 지상 실험에만 4~5년이 걸려 향후 3년 안에 새 발사체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발사 실패만으로 로켓 기술이 미흡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면서 “러시아나 프랑스 등도 수없이 많은 발사체를 성공시켰지만 현재도 실패 가능성이 10%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여러 개의 작은 엔진을 묶어 대형 엔진을 대체하는 북한의 기술은 한국이 한국형 발사체에 쓰기 위해 계획하고 있는 방식인 만큼 이런 점에서 북한이 확실히 앞섰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종합적으로 보면 인공위성과 전자 기술은 한국이 앞서 있고, 발사체 기술은 북한이 월등하다.”면서 “데이터 송수신 관제, 컨트롤, 발사장 운용 등은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전쟁의 불길이 막은 전하지 못한 편지들

    1950년 10월 8일.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38선을 넘어 평양을 향해 북진을 거듭하던 때다. 당시 평남 평원군 숙천면 백노리의 사법간부 양성소에 입소한 아내 모씨는 평남 양덕군에 있는 남편에게 편지를 쓴다. 11일과 12일 포함, 모두 세 통의 편지를 썼는데, 하루하루 급변하는 전황이 오롯이 전해진다. ●6·25전쟁 미수신편지… 美 소유 첫 편지는 양성소에 도착하던 날 썼다. 몇 번의 폭격을 무사히 지나온 그는 “목적지까지 목숨은 살아서 도착”했다며 담담하게 소식을 전한다. 편지 끝자락에 “어떡하든지 숨만이라도 붙어서 다시 한 번 그립게 만날 날을 기립시다.”라며 절박한 심정의 일단을 드러내긴 했으나, 전체적으로 의연한 자세를 잃지 않고 있다. 11일 두 번째 편지부터는 엄습하는 전쟁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절대로 당신에게 긴급한 소식을 전합니다.”로 시작된 편지는 주변 사람에게 들었다는 ‘인민군 신의주 후퇴설’을 조심스럽게 남편에게 전하며 자기 혼자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임을 내비친다. 이전의 의연한 자세는 사라지고 “살아 있는 동안만 소식을 전하겠다.”며 자신감을 잃어 가고 있다. 마지막 편지를 쓴 12일엔 양성소가 폐쇄됐다. 연수생들도 모두 징집됐다. 아내 또한 “정세를 보면 다 같이 있다가 죽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자포자기하고 만다. 편지를 보낸 이후 부부는 어찌 됐을까. ‘목숨만은 붙어’ 재회를 했을까, 아니면 끝내 이 편지가 마지막이 됐을까. ●민중의 생생한 목소리 오롯이 담아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이흥환 엮음, 삼인 펴냄)는 6·25전쟁 당시 미군이 노획한 북한 문서 중 미수신된 편지와 엽서를 골라 실물 사진과 함께 소개한 책이다. 미군의 평양 점령 당시 밀봉된 채 노획돼 60여년간 잠들어 있던 것을 미국 워싱턴 인터내셔널센터의 키손(Korea Information Service on Net) 프로젝트에 선임편집위원으로 참여한 저자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NARA) 서고에서 발견해 세상에 알렸다. 책은 편지 1068통 가운데 113통을 추려 전하고 있다. 주로 1950년에 쓴 것들로, 그해 9월, 10월 평양중앙우체국 소인이 많이 찍혔다. 북한 내에서 오간 것이 다수이지만 남과 북, 혹은 중국이나 소련과 오간 것도 있다. 저자는 이 편지들을 “한국 현대사의 한 시기를 보여주는 1차 사료이자 전쟁문학”이라고 평가한다. 역사서가 흉내 낼 수 없는 민중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한 시대의 증언이라는 것. ●수·발신자 나타나면 반환 요청 편지의 소유자는 미국 정부다. 저자는 “수·발신자를 찾으면 소유가 반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봉투에 나온 몇몇 주소지를 찾아봤지만 허사였다.”며 “책을 보고 편지의 주인이 나타난다면, 그래서 미 국립문서보관소에 이 편지 묶음의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분이 드러날 우려가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실명으로 소개한 것도 그런 까닭이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소장

    [저자와 차 한 잔] ‘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소장

    논어(論語)를 이리 보고 저리 본 책이 쏟아진다. 왜 논어인가. 사상의 꼭대기에 놓인 공자가 ‘가라사대’ 수많은 명언을 쏟아내시니 이 험한 세상 나침반으로 삼기에 딱이다. ‘논어’의 첫 문장도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이다. 평생 공부를 강요하는 이 사회를 이미 2500년 전에 간파했으니, 어찌 매력적이지 않으리오.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이덕일(51) 소장은 다른 생각이다. 특히 ‘논어’를 처세서로 보는 것이 마뜩하지 않다.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연구소에서 만난 이 소장은 “공자의 제자들이 기록한 ‘논어’는 성공한 책이지만, 공자 자신은 처세에 실패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이야기가 처세서로 나온다는 것은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라고 했다. 그가 강조하는 ‘공자의 의미’는 끊임없이 잘못된 현실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던 지식인이라는 데 있다. “공자의 일생을 파악하지 않으면 ‘논어’의 많은 말들은 맥락 없이 엉뚱하게 여겨질 뿐”이라는 그는 “그 말들이 어떤 상황에서 나왔는지 알아야 비로소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한다. 그가 공자의 일생을 조명하고, 그의 말을 분석한 ‘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옥당 펴냄)를 내놓은 이유이다. ‘학이시습’을 놓고 보자. 이 구절만 놓고서는 거부감을 느꼈다고 했다.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외우기만 하는 주입식 교육에, 무지막지한 폭력이 수반되기도 했던 배움이 즐겁다니, 현실과 맞아떨어지지 않는 거죠. 특히 조선시대에는 성리학에 반기를 들면 사형을 당하고, 일제강점기에는 왜곡된 역사를 강요당했죠. 그런 역사를 걸어온 우리에게 학(學)이 어찌 즐거울까요.” 그래도 스무 편에 달하는 ‘논어’의 첫 편 첫머리가 ‘학’이라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이 생겼다. 책을 뒤적거리고 공자의 일생을 파악한 뒤에야 비로소 참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공자는 늘 수기(修己)와 제세(濟世), 이인(利人)을 추구했습니다. 안으로는 자신의 몸을 닦고, 밖으로는 세상을 구제하면서 사람을 이롭게 하는 지식을 배우는 것이죠. 유학자가 평생을 따라야 하는 ‘학’이 이 한마디에 담겨 있는 겁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도리를 한 글자로 응축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서민의 삶이 어렵고, 권력자의 주변이 시끄러운 이유는 이 한 글자의 의미가 축소되거나 왜곡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럼 이토록 도의 경지에 오른 공자는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가. 이 소장은 “전쟁과 권력이 난무한 춘추전국시대에 이상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공자를 현실 군주들이 기용하고 싶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하지만 공자의 삶과 말은 21세기에 부활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어지러운 세상을 벗어난 은자(隱子)들이 많았는데, 공자는 세상에 나가려고 한 사람이었어요. 책에 은자들과의 대화도 많이 썼지만, 그들은 공자에게 ‘안 될 것을 하는 자’라고 조롱했죠. 그 은자들은 다 사라지고 공자는 남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잘못된 천하를 바로잡고, 세상을 좋은 쪽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던, 참지식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속수지례(束脩之禮)가 있다. ‘육포 열 조각’이라는 뜻으로, 이것 이상만 가지고 오면 누구든지 배울 수 있다고 했다. 과연 공자가 재물을 받아야 가르치겠다는 것이었을까. 하찮은 육포만으로도 가르침과 바꿀 수 있다는, 최초의 ‘반값등록금’ 개념이다. 유교무류(有敎無類)라고, 가르치는 데는 계급이 없다고도 했다. 인불양사(仁不讓師·인에 대해서는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않는다.)로서, 스승의 잘못도 거리낌없이 비판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논했다. 이 소장을 만난 날이 4·11 국회의원 선거 당일이라 이런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나라의 4년을 책임질 국회의원들의 덕목은 무엇인가. 그는 일화를 하나 소개했다. 노나라 실권자인 계강자가 “무도한 자를 죽여서 도를 증진하는 것은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그대가 착하고자 하면 백성도 착해지리다.”라고 답했다. 한마디로 ‘너나 잘하라.’이다. “백성에게는 더없이 따뜻했고 지배층에는 한없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인물이 공자였다.”는 그는 “공자 같은 인물이 나타나는 세상이 되면 사람들은 살기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공자의 삶과 말을 살피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자가 광야에서 방랑한 시기를 설명하면서 신라 말 최고의 지식인 최치원이 관직을 떠나 노년에 은거한 배경을 설명하고, 도를 실천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하고자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공자를 소개하면서 고려 말 자신의 개혁프로그램을 실현하기 위해 이성계과 손잡은 정도전을 비교한다. 또 잘못된 현실을 바꾸려고 노력한 공자를 두고, 조선시대 부당한 토지 문제를 고민하면서 ‘한전론’을 주창한 이익을 떠올리기도 한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日 보수신당 출범 갈팡질팡

    일본의 대표적 극우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가 이끄는 일본의 보수우익 신당이 출범을 앞두고 좌초 위기에 놓였다. 산케이신문은 12일 이시하라 신당이 다음 달말쯤 창당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시하라 지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 출장길에 하네다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일단 백지로 돌린다. 신당의 대표가 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나는 어떤 발언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 참여 국회의원이 20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어쨌든 나는 당사자가 아니다. 의원이 20명도 되지 않는 정당을 만들어서야 되겠는가.”라고 밝혔다. 신당에는 이시하라 지사를 비롯해 ‘일어나라 일본당’의 히라누마 다케오 대표, 최근 당내 반란으로 국민신당 대표에서 해임된 가메이 시즈카 전 금융상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시하라 지사는 당초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지사 등을 끌어들여 기존의 민주당과 자민당에 버금가는 전국 정당을 만들려고 했다. 이런 차원에서 이시하라 지사가 지난 4일 오사카에 가서 하시모토 시장과 비밀회동을 가졌다. 하지만 하시모토 시장이 신당 참여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일단 도쿄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정당을 출범할 예정이다. 때문에 신당에 참여하는 의원은 당초 예상했던 30명에 훨씬 못 미쳐 20명에도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하라 지사가 창당 시기에 대해 “백지 상태에서 생각하겠다.”고 밝힌 것도 예상외로 부진한 창당 작업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수원 20대여성 피살 파장] “112센터에 속았고 경찰에 속았다… 국민 믿음 다 죽였다”

    어머니는 말을 잇지 못했다. 언니는 고개를 떨군 채 눈물만 훔쳤다. 슬픔으로 말문이 막힌 모녀를 대신해 이모가 입을 열었다. “두 번 죽였다. 112 신고센터가 그랬고, 경찰이 그랬다. 국민의 믿음을 다 죽였다.” 유가족의 절절한 항변이 경찰청 9층 접견실을 메웠다. 지난 1일 경기 수원에서 발생한 조선족의 20대 여성 납치살해사건 피해자 유가족들이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경찰청을 방문, 조현오 청장을 만났다. 조 청장은 바로 직전에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피해자 A(28·여)씨의 외삼촌 정모씨는 “(경찰이) 장례식장 와서 조문도 안 했다.”면서 “이런 사람들 대기발령 낸 뒤 조용해지면 다시 복직시킬 것 아니냐.”고 흥분한 어조로 따졌다. 조 청장은 “내 책임이다. 조사결과에 따라 파면도 시키고, 구속도 시키는 경우도 있다. 상응한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다. 10명이 넘을 가능성도 있다.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 파면, 해임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유족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피해자의 이모는 “어떻게 (살려달라는) 신고전화를 받으면서 부부싸움이라고 생각할 수 있느냐.”며 울먹였다. -유가족:발표자체를 믿을 수 없다. 양파 껍질 벗기듯 계속 다른 얘기를 하지 않나. 경찰이 경찰을 감찰하는 그 자체를 믿을 수 없다. 발표 때마다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지 않나. -유가족:사건이 났는데 남의 집에 못 들어가나. 사람이 죽어간다고 소리치는데 책임자들은 졸고, 세상에 그런 일이 어디 있나. 경찰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 게 썩어서 검찰에 무시당하는 것이다. 사람이 죽어 간다는데 어디냐고 묻고… . -유가족:112에서 접수신고하게 되면 위치추적하나. -조 청장:한다. 112신고센터 직원, 팀장이 너무 잘못했다. 신고를 받으면 우선 신고한 사람 위치를 확인한다. 그러지 못한 경우에는 기지국을 통해서 위치를 확인한다. 반경 20m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같은 경우에는 2~3m까지 구체적으로 추적가능하다. 팀장이 좀 제대로 안 챙긴 그런 부분이 너무 안타깝다. -유가족:애초 제대로 할 수 있는 시스템, 모두 있는데도 못했다는 거 아니냐. 제대로 했다면 우리 조카 살릴 수 있었다는 거 아니냐. -조 청장:우리 책임이 정말 크다. -유가족:답답하고 울분이 터진다. 처음에는 별로 관심도 없다가 형식적인 수사만 하다가 아침 8시 전후로 해서 죽은 조카 아이 휴대전화로 전화했더니 “여보세요. 여보세요.”라고 한 뒤 끊었다고 하더라. 언니가 경찰서로 전화해서 위치추적해야 한다고 하니까 경찰은 “동생 죽이고 싶냐. 빨리 119가서 위치추적해 달라고 했다.”더라. 119센터에서 위치추적해 나온 위치가 제일교회 옆 여울아파트 기지국이다. 현장에 가 봤다. 사건현장에서 얼마 안 떨어졌더라. 기지국 얘기하니까 그 이후부터 수사를 시작했다. 그 전에는 우왕좌왕하다가. -조 청장:시스템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 대처한 그런 부분, 책임 통감한다. -유가족:두번 죽인 것이다. 경찰 측에서 112신고센터에서 우리 믿음을 죽였다. -조 청장:할 말 없다. -유가족:그 전화 받으면서 부부싸움한다고 생각하나. 어떻게 남편한테 아저씨라고 하면서 부부싸움하나. -조 청장:정말 잘못됐다. 어떤 이유라도 변명이 안 되는 저희 경찰이 무성의하고 무능하다. -유가족:현장 검증도 최소한 통보없이 했다. 시신을 병원에 안치하고 책임자가 누구냐 물었더니 ‘과장님 오면 보고할 테니 병원가서 기다리라.’고 하더라. -조 청장: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계속 속이고 은폐하고 거짓말한 것, 송구스럽다. 40여분이 지나 조 청장이 떠난 후에도 유가족들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 유가족은 “서장 물러가니 다음 서장 온다고 꽃다발 늘어놓고 이·취임식 하더라. 이 나쁜 놈들 같으니라고.”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강원랜드 ‘몰카 조직’ 또 적발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사기 도박사건이 지난달 26일 적발된 것 외에 또 다른 조직에 의한 사기 도박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 정선경찰서는 6일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몰래카메라가 내장된 카드함(딜링슈)이 발견되면서 드러난 사건 외에 일명 ‘마카오’로 불리는 배모(46)씨 등이 2009년부터 3년 동안 사기 도박을 벌인 사실을 추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배씨를 포함해 12명으로 이뤄진 사기 도박단은 강원랜드 정비담당 황모(41·구속)씨 등 카지노 직원 2명과 공모해 초소형 무선카메라가 설치된 딜링슈를 게임테이블에 반입시켜 200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2차례에 걸쳐 사기 도박을 벌여 1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바카라 게임이 몇 장의 카드 배열만 미리 알면 승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 객장 50m 이내에 주차해 놓은 차량 안에서 수신기와 모니터를 통해 카드를 분석한 뒤 유리한 패가 나오면 게임에 참여한 공범에게 무선 진동기로 신호를 보내 돈을 걸게 하는 수법으로 사기 도박을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범행은 카지노 직원 황씨의 통화내역 조회와 진술 등을 통해 확인됐다. 경찰은 배씨가 지난해 말 베트남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하고 인터폴에 공조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몰래카메라 발견으로 밝혀진 도박 사건은 몰래카메라의 기술적 문제로 사기 도박에 실패한 이모(58)씨 등이 강원랜드를 협박해 돈은 뜯어내려 했으나 경찰의 수사로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이들 두 사건에 모두 연루된 강원랜드 직원 황씨가 2003년 입사 이후 계속 정비담당자로 근무하면서 사기 도박단으로부터 24차례에 걸쳐 1억원을 받은 점으로 미뤄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최근에 ‘아티스트’라는 영화를 보았다.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5개 부문에서 수상을 한 이 영화는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시기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무성영화 시대의 최고 흥행 배우였던 조지는 유성영화를 예술로 인정하지 못해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하게 된다. 반면에 우연히 조지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영화에 입문한 신인 여배우 페피는 유성영화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인기스타로 급부상한다. 최근에 미디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아티스트의 주인공 조지와 같이 시대에 뒤처져 밀려나는 미디어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페피와 같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신생 미디어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사이지만 신문 판매와 광고 수익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1년 3월에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한 페이월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가입자는 40만명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런데 2005년에 설립한 블로그 기반의 뉴스 웹사이트인 허핑턴포스트는 시민 저널리즘을 표방하면서 월 방문자 수 3550만명을 기록해 뉴욕타임스의 홈페이지 방문자 수를 추월했다. 허핑턴포스트는 2011년 2월에 아메리칸온라인(AOL)에 3억 5500만 달러에 인수됐고 6세 꼬마가 100세 노익장을 꺾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반스앤드노블은 1300개의 점포를 가진 미국 제1위의 서점 체인이었으나 전자책 시장의 점유율이 2위에 그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결국 리버티 미디어의 투자를 받아 회생하게 됐다. 반면에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에서 온라인 장터로 그리고 다시 온라인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1800만개에 달하는 영화, TV쇼, 음악, 잡지, 전자책 등의 콘텐츠를 보유한 미디어 생태계의 리더가 됐다. 블록버스터는 20여년간 미국에서 DVD 대여 시장의 1위였으나 2010년 9월에 파산 신청을 했고 최근에는 6500개의 점포 중 1500개를 폐쇄했지만 결국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에 인수됐다. 한편 네트플릭스는 온라인 주문과 우편배달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연체료를 없애며 DVD 대여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로 사업방식을 다시 바꾸고 있다. 10주차 계속되는 노조의 파업과 이에 대응한 사측의 해고와 징계조치로 진통을 겪고 있는 MBC의 상황을 보면 공영방송의 가치를 수호하고자 하는 노조의 입장이나 정당한 경영권 행사를 주장하는 사장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또 다른 이유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된다. MBC는 공영방송이지만 전체 수익의 7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는 상황 때문에 사실상 상업방송과 차별화하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채널 경쟁력의 하락을 경험해 왔다. 미디어 신뢰도 조사에서도 MBC는 30대 시청자에게서는 가장 높은 신뢰도를 확보했으나 40대 이상은 KBS에, 특히 20대 이하는 NHN에 1위를 내주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양한 방송 플랫폼이 공존하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에서 지상파 방송의 직접 수신율이 8.9%(수도권 지역의 직접 수신율은 5% 전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미 방송 플랫폼으로서의 지상파 방송의 역할이 상당히 축소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뉴욕타임스, 반스앤드노블, 블록버스터의 위기를 초래한 미디어 환경변화가 이미 MBC를 강타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회사의 생존을 고민하기보다는 구태의연한 분쟁을 계속하고 있는 MBC 노사는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한 아티스트 조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아티스트’는 성공한 페피가 조지에게 손을 내밀고 조지는 페피의 지원 속에 무성영화의 몸짓과 탭댄스 소리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로 유성영화에서 재기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MBC가 조지와 같이 극적으로 재기하려면 노사는 공히 아직은 남아 있는 시청자의 애정을 바탕으로 안팎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물론 정체성, 소유구조 등 MBC의 문제는 MBC 혼자만의 힘으로는 풀기 어렵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변신은 MBC의 몫이다.
  • 국민 “건전성 우선” 하나 “말보다 실천”

    은행장들이 2분기 시작을 맞아 의욕에 찬 조회사를 2일 내놓았다. 이 가운데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민병덕 국민은행장이 다소 대조되는 방향타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새로 취임한 김 하나은행장은 ‘현대 경영학의 석학’이라 불리는 톰 피터스의 말을 인용해 공격적인 행보를 주문했다. 그는 “지금은 조준-준비-발사가 아니라 준비-발사-조준이라는 실천 중심의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면서 “회의와 토론만으로는 성과가 얻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말과 대책보다는 발로 직접 뛰는 실행이 우선돼야 한다는 얘기다. 김 행장은 “치열한 금융환경 속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이익 구조 확보가 필수”라면서 수시입출금통장이나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 저비용 자금조달(LCF) 상품 판매 확대도 주문했다. 그는 “수신 부문의 근간이 되는 LCF 규모가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 이상 저금리 시대에서 수익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그렇다고 실적을 높이기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 민 국민은행장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농협의 지주(회사) 전환, 산업 및 기업은행의 리테일 부문(개인 영업) 강화 등 은행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환기시킨 뒤 “극심한 경쟁 속에 자칫 가격과 서비스 부문에 몰두한 나머지 출혈경쟁에만 집착하면 수익 창출력의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며 건전 경영을 주문했다. 민 행장은 “1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이 전년 말보다 감소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보이기도 했지만 연초 정한 대로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견실한) 질적 개선을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기(史記)에 나오는 ‘중석몰촉’(中石沒鏃) 고사도 인용했다. 돌에 박힌 화살촉처럼 정신을 집중해서 전력을 다하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금양호 선원 9명 모두 의사자 인정

    천안함 희생자 수색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은 금양호 선원 9명이 전원 의사자로 인정됐다. 보건복지부는 ‘2012년도 제2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고 금양호 사망 선원 9명을 포함한 11명(의사자 10명, 의상자 1명)을 의사상자로 인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금양호는 2010년 3월 해군의 요청으로 천안함 수색 작업에 나섰다가 조업 해역으로 이동하던 중 외국 선박과 충돌해 선원 9명이 모두 사망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급박한 위해’와 ‘적극적·직접적인 구조활동’이 있어야 의사자가 될 수 있어 이들은 의사자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의사상자법이 개정돼 금양호 선원들도 의사자도 인정된 것이다. 금양호 희생자 유족에게는 ‘의사자에 준하는 예우와 보상을 받았으면 그 금액에 상당하는 보상금은 지급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따로 보상금은 지급되지 않는다. 다만 의료급여, 교육보호, 취업보호 등의 지원은 이뤄진다. 앞서 금양호 사망 선원 7명에게는 국민성금 각 2억 5000만원과 보국포장, 위령비 건립, 수협장, 장례비 등 의사자에 준하는 예우가 제공됐다. 한편 이날 심사에서는 2001년 8월 울산 용연하수처리장에서 작업하던 인부 2명을 구출하려고 맨홀 안으로 들어갔다가 사망한 박영웅씨와 올 1월 경북 영천시 임고면 수도사업소 입구 근처에서 교통사고를 막으려고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하다가 택시에 받혀 부상한 김문용씨도 의사상자로 인정했다. 의사자 박영웅씨 유족에게는 1억 2840만원, 의상자 김문용씨에게는 2018만원이 지급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시론] 존재감 없는 종편, 앞으로가 더 문제다/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존재감 없는 종편, 앞으로가 더 문제다/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종합편성채널 개국 후 4개월이 지났다. 정상적으로 태어난 ‘옥동자’라면 100일 잔치를 치르고 험난한 세상을 잘 살아가야 한다는 덕담이 이어졌을 것이다. 불법특혜 시비를 뒤로하고 떠들썩한 개국 ‘쇼’를 통해 방송계에 등장한 ‘조중동매’(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 종편은 아직까지 시청자들에게 전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개국 이후 시청률은 새로운 방송의 특수도 없이 0.3~0.4%대로 고착되었고, 야심차게 준비하고 떠들썩하게 홍보했던 ‘한반도’와 같은 종편의 간판 프로그램 중 20여개가 조기 종영했다. ‘좀비 TV’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채널의 경우 벌써부터 매각설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새로운 매체가 자리 잡는 데는 최소한 2~3년이 걸린다는 말로 위안을 삼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후에도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들고 광고를 정상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적자를 줄이기 위해 프로그램 제작은 최소화하면서 광고를 정상화해야 하는 자기모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종편은 국내외에 유례를 찾기 어려운 퇴행적인 방송 시스템이다. 방송 생태계는 보편적 서비스의 지상파 방송으로부터 전문 영역에서 승부하는 유료 다채널 방송, IPTV와 같은 융합형 서비스, 스마트미디어로 진화해 왔다. 이러한 변화는 특정한 국가나 정치권력이 주도할 수 없는 미디어업계의 세계적 흐름이다. 그럼에도 MB정권과 보수신문은 ‘황금알’을 낳아줄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종편채널 허가와 개국이라는 ‘역주행’을 선택했다. 우리가 종편의 등장을 우려한 것은 그들의 ‘경쟁력’ 때문이 아니라 보수신문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과 정치적 야합능력 때문이었다. 편법과 특혜로 국내 미디어 광고시장을 약탈하면서 방송의 공적 책무를 저버리고 전면적 생존경쟁에 나설 경우, 국내 공공미디어 생태계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종편이 개국한 것은 불과 4개월 전이다. 시청률은 잘 안 나오고 있지만 국내 방송미디어 시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가령 방송통신위원회의 끝없는 특혜와 더불어 종편 4개사의 저인망식 광고영업 및 시장 약탈, 특색 없는 재탕·삼탕의 빈약한 콘텐츠, 신문 논조의 재탕인 정파적 뉴스, 공공재로서 방송의 당연한 책무의 무시 및 방치, 저조한 시청률에 따른 재정 악화의 악순환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종편은 지금까지가 아니라 앞으로가 문제다. 한국 사회가 ‘조중동매’ 방송의 생존본능을 제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입법 등을 통해 향후 미디어판을 새로 짜야 할 국회와 종편사업을 허가한 방송통신위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우선 정책 주관부처로서 종합편성채널 허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내세웠던 일자리 창출, 미디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 여론 다양성 확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동시에 종편사업자의 ‘퇴출구조’도 만들 필요가 있다. 개국 후 3년간 주주 변경을 불가능하게 해놓은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진입을 규제했다고 퇴출까지 막을 이유는 없다. 종편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백서 발간 및 정보 공개 또한 필수적이다. 현행 방송법시행령상의 종편 의무 전송 규정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방송한 종편의 내용으로 볼 때, 종편 의무 전송 규정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미디어시장의 공정경쟁 질서를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 특히 콘텐츠 시장에서 묵묵히 프로그램을 제작, 공급하고 있는 다른 프로그램 공급자(PP)나 방송국 입장에서는 심각하게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종편채널 사업자 허가를 지지했던 관련 단체나 전문가 집단도 보수적 신문논조 재생산, 방송의 공공성·공정성 훼손, 약탈적 광고영업, 미디어 시장에서의 반경쟁적 행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 총선 후보 트위터 계정 폭파 잇따라

    4·11 총선이 다가오면서 국회의원 후보들의 트위터 계정이 잇따라 ‘폭파’되는 등 신종 사이버테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정 폭파란 특정 트위터 계정을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차단하거나 스팸계정으로 신고해 폐쇄시키는 사이버테러다. 특정 트위터 계정의 팔로어 중 10%가 한 시간 이내에 스팸으로 신고하거나 차단하면 계정이 차단되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선거운동 규제에 대해 위헌 판결이 나오며 트위터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퍼지고 있지만 이를 악용한 역선거운동도 만연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남을에 출마한 ‘FTA 전도사’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의 선거 캠프 트위터 계정은 벌써 세 차례나 계정이 폭파되는 수모를 겪었다. 서울 관악을의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도 지난 27일 자신의 선거 캠프 트위터 계정이 폭파당해 트위트와 팔로어 등이 전부 삭제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정당한 저항이라며 반격하고 있다. 김 후보의 트위터 계정을 차단한 한 누리꾼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김 후보의 트위트를 보고 싶지 않고 김 후보가 자신의 트위트를 팔로잉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면서 “이용자의 정당한 권리”라고 항변했다. 트위터 폭파에 찬성하는 이들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에도 수신거부나 스팸거부 기능이 있듯이 트위터도 마찬가지”라며 반박하는 분위기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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