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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웅산 구사일생’ 이기백 전 장관 별세

    ‘아웅산 구사일생’ 이기백 전 장관 별세

    북한의 미얀마 아웅산 테러 당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이기백 전 국방부 장관이 16일 별세했다. 88세. 충남 연기 출신인 고인은 1952년 육사 11기로 입교한 뒤 1955년 9월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1군단장, 2작전사령관, 육군참모차장, 합참의장과 24대 국방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육사 동기지만 11기가 주도한 군 사조직 ‘하나회’에 가입하지 않고도 대장까지 진급했다. 1983년 합참의장 재직 시절 전 전 대통령 수행원으로 아웅산 묘소에 갔다가 북한 공작원의 폭탄 테러로 부상당했다. 머리와 배에 파편이 박히고 다리가 서까래에 깔려 크게 다쳤다. 다행히 정복 좌측 가슴에 단 휘장이 파편을 막아내 목숨을 건졌다. 당시 부관이던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예비역 중장)이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피투성이가 된 고인을 구해냈다. 고인이 10시간 이상의 대수술 끝에 깨어나 부관에게 “대통령은 무사하시냐?”라고 질문한 것은 두고두고 회자했다. 그는 또한 1986년 ‘평화의 댐’ 착공 계획 발표 당시 관계 장관 합동성명에도 참여했다. ‘북한이 금강산댐으로 수공을 가하면 서울이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고 만다’며 대대적 성금 모금까지 진행됐던 이 사건은 1993년 감사원 특별감사에서 정치적 궁지에 몰린 전두환 정권이 위기돌파용으로 준비한 조작으로 드러났다. 고인은 전역 후 숱한 정치권 입문 제의가 있었으나 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보국훈장 삼일장, 보국훈장 국선장, 보국훈장 통일장, 수교훈장 광화장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전경연씨와 딸 재영씨가 있으며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18일 낮 12시, 서울현충원에서 합참장으로 진행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박지원 “불행한 예언…北, 연말 ICBM 넘어 SLBM 발사할 것”

    박지원 “불행한 예언…北, 연말 ICBM 넘어 SLBM 발사할 것”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16일 “북한이 연말에 ICBM(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넘어 SLBM(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까지 발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불행한 예측을 하게 되지만, 내년 1월쯤 북미 간 다시 대화 정국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판문점 등지에서 북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지만, 회담에서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서울신문 유튜브 채널 ‘박점치’(박지원의 점치는 정치)에 출연한 박 의원은 “북한이 12월에 ‘우리 핵기술이 이만큼 올라왔다’고 과시하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자신의 공적으로 내세우는 것을 무위로 돌리게 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도발한다고 전쟁이 나는 것은 아니고, 1월에라도 다시 대화 정국으로 돌아가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손흥민 돌파하듯 중국, 미국, 북한 간 외교전에서 적극 나설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범위 조율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제시안에 정의당이 반발하면서 원내 ‘4+1’ 공조가 균열상을 보이는데 대해 박 의원은 여당인 민주당의 ‘통 큰 양보’를 제안하는 동시에 이견이 불거진 선거법 개정을 추후로 미루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검찰·사법개혁 관련 법안을 먼저 처리한 뒤 선거법 개정은 (총선 두 달 전인) 내년 2월까지도 괜찮다”고 설명했다.주말 새 ‘중소기업 후려치듯 선거법 협상을 하고 있다’<정의당 심상정 대표>거나 ‘(정의당) 안은 몇몇 중진을 살리기 위한 개혁 알박기’<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 등의 험구가 오간데 대해 박 의원은 “한국당을 제외한 진보개혁 세력이 문재인 정권 성공을 위해 뭉쳐가야 한다”면서 “양보는 큰 집(민주당)에서 해야 한다”고 둘러 말했다. 사망 사고 운전자에게 벌금형 없는 징역형 처벌을 하게 한 ‘민식이법’에 대해 박 의원은 “민식이법을 처리 당일 백내장 수술을 해 국회 본회의 참석을 못해 유감”이라면서 “분노한 국민 정서가 반영돼 과한 처벌을 요구한 것이 법제화 됐지만, 언젠가 정비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법무부장관 출신인 천정배 대안신당 의원이 최근 “(교통사고) 과실범에게 무기징역 선고를 허용한 법은 문제가 많다. 이런 줄 알았으면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쿠싱증후군 이은하, 몰라볼 정도로 살찐 이유 [종합]

    쿠싱증후군 이은하, 몰라볼 정도로 살찐 이유 [종합]

    가수 이은하가 ‘쿠싱증후군’을 앓았던 경험을 털어놨다. 16일 SBS ‘좋은아침’은 다이어트를 주제로 하여 이은하가 게스트로 등장했다. 방송에서 이은하는 자신의 몸무게를 기록한 그래프를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MC 김지연은 “살이 찐 계기가 뭐냐”고 물었고 이은하는 “어릴 때부터 노래를 부르다 보니까 육식을 자주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은하는 그래프상에서 급격하게 증가한 몸무게의 원인으로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았다.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고 쿠싱증후군이 생겨 급격하게 살이 쪘다”고 밝혀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한편 쿠싱증후군은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인해 생기는 희귀 질환이다. 수술적 치료로 호르몬 수치가 정상화될 수 있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8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며, 보통 30~40대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사진 = 서울신문DB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고운 말, 고운 마음, 세상 향한 ‘선플’ 릴레이…날마다 새로운 세상 사랑, 자유, 평화를 보다

    고운 말, 고운 마음, 세상 향한 ‘선플’ 릴레이…날마다 새로운 세상 사랑, 자유, 평화를 보다

    이해인 산문집 ‘그 사랑 놓치지 마라’ 김용택 산문집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세밑을 따뜻하게 밝히는 두 시인의 산문집이 출간됐다. 이해인(74) 수녀의 ‘그 사랑 놓치지 마라’(마음산책)와 김용택(71) 시인의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난다)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복된 새해를 맞이하는 힘을 준다.시인으로 40년, 수도자로서 50년. 이 수녀는 지금도 부산 광안리 성 베네딕도 수녀원의 ‘해인글방’에 도착하는 편지들에 일일이 손으로 답장을 한다. 그의 신작은 세상을 향한 수녀의 ‘선플’ 릴레이다. 수녀는 순간의 소중함과 말빚의 무서움을 강조한다. 암 수술 이후 오랜 투병 생활을 견딘 수녀는 말한다. ‘상상 속에 있는 것은/언제나 멀어서/아름답지//그러나 내가/오늘도 가까이/안아야 할 행복은//(중략)//바로 앞의 내 마음/바로 앞의 그 사람’(시 ‘가까운 행복’ 일부, 7쪽) 고운 마음에서 고운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고운 말이 고운 마음을 키워 주기도 한다고 나직하게 말하는 수녀에게서 새해 다짐 한 가지를 또 얻는다.시력 37년의 ‘섬진강 시인’ 김용택 시인의 신간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시와 산문 사이의 다리 같은 책이다. 시보다는 친절하고, 산문보다는 압축적인 글의 향연이다.칠순을 넘긴 시인은 날마다 새롭게 세상을 본다. ‘나무는 정면이 없다./바라보는 쪽이 정면이다./(중략)/새가 날아와 앉으면 새가 앉은 나무가 되고,/달이 뜨면 달이 뜨는 나무가 된다.’(14쪽) 시인에게 나무는 ‘출생과 신분, 계급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과 자유, 고른 평화의 문제다’. 책은 제목처럼, 시인이 사람을 포함한 이 세상 살아 있는 것들에 부단히 가닿으려고 한 흔적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광주에 사는 최금옥(59)씨의 하루는 열아홉 살 손녀 수영이의 기저귀를 갈아 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뇌병변 중증 장애인인 수영이는 내년이면 성인이 되지만, 식사나 목욕 같은 일상생활조차 스스로 할 수 없다. 생후 일주일이 갓 지났을 무렵 수영이를 안고 있던 아빠가 차 뒷좌석에 수영이를 떨어뜨리면서 뇌에 영영 손상이 갔다. 수영이 엄마는 그 뒤로 집을 나가 연락이 끊겼고, 아빠는 돈을 벌겠다며 해외로 나가 새살림을 꾸렸다. 그렇게 돌도 되기 전 수영이는 할머니와 둘만 남았다. 수영이네처럼 조부모와 손자녀로 이뤄진 조손가정은 국내 15만 가구를 넘어섰다(2015년 기준). 외환위기를 거치며 ‘가족 해체’라는 모습으로 처음 등장한 조손가정은 2000년대만 해도 5만 가구도 안 됐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인구 고령화, 가정불화, 이혼 증가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정면으로 맞으며 그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에 의하면 이들은 2030년이면 30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조손가정은 노인 빈곤과 아동 빈곤, 세대 갈등 등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안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0년째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손가정 관련 정부 공식 조사는 2010년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국내 조손가정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이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살펴봤다. 주위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자들의 요청으로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썼다. ●손자 키우다 빈곤 절벽에 내몰린 노인들 최씨네 비극이 시작된 건 수영이가 태어난 직후다. 한순간의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지만, 수영이가 뇌병변 장애라는 진단을 받으며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홀로 남은 수영이를 돌볼 사람은 친조모 최씨뿐이었다. 최씨 역시 교통사고와 수술, 남편의 학대까지 겪으며 왼쪽 무릎뼈가 없어질 정도로 건강이 나쁘지만, 아픈 몸에 복대를 맨 채 168㎝, 73㎏의 수영이를 매일 먹이고 씻긴다. 월 소득은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을 포함한 120만원 남짓. 그나마도 물리치료비와 병원비, 교통비, 월세가 빠져나가면 관리비조차 낼 수 없어 숨이 턱턱 막힌다. 최씨는 “평생 얼마나 울었던지 이제는 눈물도 안 나온다”면서도 “나도 너무 가난하고 서럽게 살았는데, 한 번 부모한테 버려진 손녀를 다른 데 또 맡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손가정은 원래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이 아동까지 양육하게 되면서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가난의 굴레에 갇힌다는 특성을 띤다. 가정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수급비나 정부지원금에만 기대지만, 생활을 꾸리기엔 역부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조손가정 15만 3000가구의 연간 평균 소득은 2175만원에 불과하다(2016년 기준). 전체 가구(4883만원)의 절반이 안 되고, 다문화가족(4328만원)이나 장애인 가구(3513만원)보다도 낮다. 현재 조손가정은 한부모가족지원법이나 아동복지법에 따라 각각 한부모·조손가족 또는 가정위탁 세대로 분류되면 별도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양육자가 대부분 노인이라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신청해야 하는 등 한계가 크다. 안태정(76)씨는 남편과 아들이 하던 사업이 망하면서 친손자인 민지(16)·민국(14) 남매를 키우게 됐다. 채무자들에게 쫓기던 아들은 두 아이를 안씨에게 맡긴 뒤 연락이 끊겼고, 며느리는 우울증과 조현병 등으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됐다. 거주지에도 ‘빨간 딱지’가 덕지덕지 붙으면서 갈 곳 잃은 안씨가 찾은 곳은 어느 교회 건물 구석이었다. 이들 가족을 안쓰럽게 여긴 목사가 동사무소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 그는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실제 전국 조손 가구 중 수급 비율은 겨우 5%다.●핏줄이라 떠맡긴 했지만… 공황장애까지 조부모 대부분이 손자녀를 떠맡는 건 핏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2010년 여가부 조사에서 조부모는 손자녀를 양육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부모의 이혼·재혼(53.2%), 가출이나 실종(14.7%), 질병·사망(11.4%), 실직·파산(7.6%) 등을 꼽았다. 이렇듯 많은 나이에 억지로 손자녀를 양육하는 데서 오는 버거움은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몸과 마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2017년 제주국제대 연구진이 연구한 논문을 보면 조부모는 손자녀 양육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와 양육자의 역할에 대한 압박감이 컸는데, 이는 자살 충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가부 조사에서도 70% 이상의 조부모가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긴급 의료비나 생계비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씨 역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으며 4년째 약을 먹고 있다. 최근에는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그는 “주위에서 본인 하나 건사하지도 못하면서 왜 애들을 키우느냐는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다”면서 “젊을 때는 그래도 애들 덕분에 살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온몸이 쑤시고 아파 아이들에게 자꾸 화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자녀가 손자를 버리고 간 친부모라는 데서 오는 괴로움도 크다. 자녀의 실종이나 가출, 이혼 등은 이들에게도 큰 충격이지만, 부모에게 버림받은 손자녀가 입을 상처 때문에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얘기하지 못한다. 고등학생 태혁(18)이를 홀로 키우는 박순영(72)씨는 20년째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 있다. 태혁이가 태어난 지 100일 정도 됐을 무렵 “동창회에 간다”며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는 며느리와 덩달아 떠나버린 아들이 언젠가 연락을 해 올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박씨는 “며느리와 팔짱을 끼고 시장에 가면 사람들이 ‘딸이냐’고 물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간 뒤 십수년째 감감무소식이라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태혁이한테 미안해서 애 앞에서는 이런 얘기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숙자(72)씨 역시 외손자 동우(16)를 낳자마자 돈을 벌겠다고 떠나간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씨는 “자기도 힘드니까 나한테 애를 맡기고 간간이 연락만 했는데, 평생 고생하다 지난해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아직도 길을 가다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을 보면 딸 생각이 난다. 나는 딸이 너무 보고 싶은데, 동우는 엄마 얘기만 나오면 듣기 싫다고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보호자’ 있지만 ‘보호’ 못 받는 아이들 어릴 때부터 가족 해체를 경험하고 극심한 빈곤에 노출된 아동 역시 성장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가족과의 애착 관계가 또래와 학교 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할머니, 누나와 함께 사는 우석(12)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도벽 증세를 보였다. 주위 친구의 영향으로 문방구에서 물건을 하나둘 훔치기 시작하던 우석이는 돈에도 손을 댔고, 결국 지난해 7개월간 치료시설까지 갔다 왔다. 학교에서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산만하게 돌아다니는 등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증세를 보여 심리 치료도 받고 있다. 외조모 김길녀(62)씨는 “처음 우석이가 물건을 훔쳤다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면서 “학교와 아동센터 등에서 아이가 마음이 허전하고 그리울 때 그런 증상을 보인다더라”고 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더 어릴 때 엄마와 잠깐 살았는데, 밥도 안 주고 용돈 500원만 줘서 자판기 율무차 두 잔으로 하루를 버텼다는 얘기를 최근에야 했다”면서 “아이들이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인지 할머니가 아무리 잘해 줘도 친모가 아니라고 눈치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 제대로 돌봐 줄 양육자가 없는 조손가정 아동은 편부모 가정, 저소득층 가정과 함께 게임중독 위험 집단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아직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하기 전인 아동은 가정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인데도 오히려 자신이 조부모를 대신해 성인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등학생인 민지는 “중학생 때 할머니가 쓰러져 119에 신고했는데, 너무 당황해 주소를 잘못 불러서 구급대원들에게 혼났다. 이후로 신고하는 게 무섭다”면서 “할머니가 최근 영정사진이나 장례 절차도 알아 보시는데 앞으로 동생과 둘만 남으면 어떡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태혁이는 “할머니는 당신 이름조차 읽고 쓸 줄 몰라서 어릴 때부터 대신 편지를 읽어드리거나 동사무소에 같이 가서 업무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많게는 60살까지 벌어지는 나이 탓에 자연스레 생기는 세대 차이나 양육의 빈틈도 크다. 고령의 양육자가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서 아동의 사회성이 떨어지고, 또래 집단에서 계속 소외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등학생 대현(18)이는 최근까지 면도하는 법을 몰랐다. 집에는 치매에 걸려 거동을 하지 못하는 할머니와 누나뿐이었다. 지역아동센터 담당자가 면도기를 사 주며 손수 시범을 보일 때까지 대현이는 거뭇거뭇하게 난 수염을 깎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침에 학교에 가라고 깨우는 사람도 없어 지각하거나 결석하기 일쑤고, 학업 성적 역시 낮다. 그나마 대현이네는 양호한 사례다.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조부모가 아동에게 “누구를 닮아 이 모양이냐”고 폭언하거나 빨리 돈을 벌어 오라고 재촉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방치와 학대가 반복되면 아동 대부분이 학업을 중단하는 등 방황하고, 심한 경우 자해 시도를 하기도 한다. 관련 사례를 상담한 어린이재단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박하나 대리는 “아동을 책임지고 키우는 주 양육자가 없으면 의식주 해결이 안 되는 건 물론이고, 교통카드 환승제도 같은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조손가정에서도 고모, 삼촌, 이모 등 보조 양육자가 있으면 조부모가 모르는 부분까지 해결해 주는 등 양육 환경이 훨씬 낫다”면서 “어쩔 수 없이 조부모와 아동만 생활해야 하는 경우에는 세대 간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사회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단독] “부부 인정 기대 안했어요… 항공사 착오·실수인 줄”

    [단독] “부부 인정 기대 안했어요… 항공사 착오·실수인 줄”

    2013년 캐나다서 결혼…美영주권 취득, 곧 이주 가족들까지도 숨기려 해…전세자금대출 등 차별 한국에서 우리는 남남…설마 안되겠지 했는데 인정받고 싶어서 신청 천주교 성소수자 모임…쉬쉬하는 분위기 슬퍼…더는 숨지 않도록 해야“기대도 안 했죠. 혹시 우리 성별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한 건가 의아할 정도였어요.” 대한항공은 최근 40대 한국인 여성 동성 부부를 마일리지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가족으로 인정했다.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우리나라 국적기인 대한항공이 동성 커플을 가족으로 인정했다는 소식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가족 등록을 신청한 당사자인 아콘네(가명·여)씨조차 기대하지 않은 희소식이었다. 아콘네는 부부의 영어 이름 첫 글자를 따 만든 이들 부부의 가족 이름이다. 신상을 밝히고 싶지 않다며 아콘네로 자신을 소개한 그는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설마 될까’ 싶었는데 오히려 너무 쉽게 인정됐다”면서 “처음엔 혹시 실수가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취소당할까 봐 되묻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가족 마일리지 제도 시행 시점부터 개인의 성(性)을 구분하는 별도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면서 “동성애를 인정하는 국가의 공식 서류를 제출하면 가족 등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콘네씨 역시 캐나다에서 받은 혼인증명서를 제출했고, 대한항공은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설마 되겠어’ 하는 마음에도 신청서를 낸 이유를 묻자 “그냥 어디서든 인정받고 싶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성소수자로 살아가기 어려운 한국 사회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아콘네씨는 “2013년 캐나다에서 결혼한 부부지만 한국에서 우리는 여전히 남남”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에서는 전세자금 대출부터 병원 진료까지 번번이 가로막혔다. 그는 “주변에는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병원에서 수술동의서를 쓰지 못하게 해 캐나다로 이민 간 동성 부부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의 시선도 차가웠다. 아콘네씨 여동생은 결혼 소식을 듣자마자 “(우리 가족이 믿는) 가톨릭은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잖아”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받은 상처는 오롯이 부부의 몫이었다. 아콘네씨 부부는 결국 미국 이주를 결심했다. 지난해 부부로서 미국 영주권을 받았고, 16일 출국해 미국에서 새 터전을 꾸린다. 미국으로 이주하지만 그는 앞으로도 종종 한국을 찾을 계획이다. 아직 할 일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는 ‘알파오메가’라는 이름의 천주교 성소수자 모임을 이끈다. 그는 “일부 종교계가 ‘동성애는 죄’라고 가르치며 ‘혐오를 위한 혐오’를 하고 있지만 내가 자라면서 배운 종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활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여성이자 레즈비언인 가톨릭 신자들로 이뤄진 이 커뮤니티의 회원은 270여 명이다. 처음에는 ‘아웃팅’ 우려로 커뮤니티 이름도 밝히지 않았다. 그는 “다른 단체와 적극 연대하면서도 천주교라는 정체성을 좀 더 내세울 때라고 생각해 1년 전부터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갈 길은 멀다. 비공개로 이들을 돕는 성직자들은 차츰 늘었지만 함께 퀴어문화축제에 나서는 등 공개적인 지지 활동은 꺼리는 분위기 때문이다. 그는 “동성애에 대한 천주교의 입장을 묻고 싶어 용기를 내고 있는데 여전히 쉬쉬하는 분위기에 더 슬퍼졌다”고 했다. 그래도 그는 주변의 조용한 지지와 응원이 이어지는 것을 보며 작은 희망을 보고 있다. 그는 “퀴어문화축제에 일반 시민들도 나와 응원하고 함께 즐기는 것을 보면서 한국 사회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면서 “성소수자가 더이상 숨지 않도록, 이들이 고립돼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다 함께 연대한다면 우리 사회도 변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훈남과 뚱녀?…남친보다 무거운 여친 다룬 美 리얼리티쇼 논란

    훈남과 뚱녀?…남친보다 무거운 여친 다룬 美 리얼리티쇼 논란

    ‘나의 600파운드 인생’(My 600lb Life) 등 각종 리얼리티쇼로 유명한 미국 케이블 채널 TLC의 새 프로그램이 방영도 전에 비난에 직면했다. 12일(현지시간) CNN 등은 새해 1월 7일 첫 방송 되는 TLC의 새 프로그램 ‘핫 앤 헤비’(Hot & Heavy)가 온라인에서 역풍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프로그램명에서 알 수 있듯이 ‘핫 앤 헤비’는 이른바 ‘훈남’과 ‘뚱녀’로 이루어진 세 커플의 삶을 조명하고 이를 통해 체중과 사랑의 관계를 알아보는 것을 취지로 한다.공개된 예고편에서 3년 차 커플 조이(여)와 크리스(남)는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만 가족의 우려에 부딪혀 갈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누구보다 끈끈한 관계를 형성한 두 사람이지만, 가족과 친구들은 조이의 몸무게가 크리스의 모험적이고 활동적인 생활방식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 결혼 2년 차 부부 크리스틴과 러스티는 출산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아이를 원하고 있지만, 출산을 위해서는 부인인 크리스틴이 위 우회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다. 출산에 크리스틴의 체중이 걸림돌이 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몸무게 120㎏의 아드리안나는 남자친구인 리카르 덕분에 자신감을 회복한 케이스다. 리카르는 2년간 아드리안나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보여줬지만, 이들을 보는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 공공장소에 나갈 때면 남자친구보다 무게가 더 나가는 아드리안나를 사람들은 끝없이 공격한다. TLC는 그간 ‘나의 600파운드 인생’(My 600lb Life), ‘작은 사람 큰 세상’(Little People Big World), ‘90일 약혼자’(90 Day Fiance) 등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모습의 삶을 들여다보고, 때로는 소외된 이들의 사회 복귀를 도왔다. 자극적인 소재로 방송마다 숱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방영 전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CNN은 한 트위터 이용자의 말을 인용해 몸무게나 신체 사이즈만으로 누군가를 특징짓는 것과 ‘핫’과 ‘헤비’의 개념을 양극단에 놓고 묘사하는 것은 매우 무례하다고 꼬집었다. CNN은 TLC 측에 이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지만 아직 그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일산 여성병원 화재…전신마취 임신부 등 357명 대피

    일산 여성병원 화재…전신마취 임신부 등 357명 대피

    신생아만 66명…소방당국 한때 긴장연기흡입 외 큰 인명 피해 없이 대피불 25분여 만에 진화…병동 잠정 폐쇄 일산의 한 여성병원에서 큰 불이 나면서 산모와 신생아, 출산을 위해 전신마취를 한 임신부 등 350여명이 옥상으로 대피하는 사고가 났다. 다행히 불이 25분여 만에 진화되고, 침착하게 대피가 이뤄지면서 일부 연기 흡입 피해 외에 큰 인명 피해는 나지 않았다. 다만 내부 연기와 그을음 등으로 전체 병동이 잠정 폐쇄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4일 오전 10시 7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의 8층짜리 여성병원 건물 1층에서 불이 났다. 병원 인근에 일산소방서가 있어 진화는 신속히 이뤄졌고, 불이 2층 이상으로 번지기 전 25분여 만에 완전히 진압됐다. 화재 직후 병원 의료진 등 관계자들은 신생아와 산모, 외래환자의 대피를 신속히 도왔고, 의료진과 병원 직원 등도 옥상으로 함께 대피해 구조를 기다렸다. 이 건물은 지하 3층에 지상 8층 규모로, 불이 난 1층은 주차장이 있는 필로티 형식으로 지어졌다. 건물에는 산모와 신생아가 많이 있는 산부인과 병동과 산후조리원 등이 있어 소방당국이 한때 긴장했다. 건물 내 신생아 수만 6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화재 직전 출산한 산모와 수술을 앞두고 전신마취에 들어간 임신부가 있어 병원과 구조당국은 더욱 긴장했다. 다행히 이들은 무사히 구조돼 인근 대형병원으로 옮겨졌다. 전신마취를 했던 30대 여성 A씨는 인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으로 옮겨져 바로 제왕절개 수술을 해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50명, 장비 37대를 투입했다가 불이 확산하지 않고 바로 진화됨에 따라 대응 단계를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소방당국은 구조작업을 위해 헬기 4대를 투입했다. 다만 헬기의 거센 바람이 신생아에게 위험하다고 판단해 엘리베이터를 통해 사람들을 지상으로 대피시켰다. 불이 곧바로 진화돼 엘리베이터 작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는 이번 화재로 인한 대피 인원은 총 357명이며, 이 중 연기 흡입이나 병원 폐쇄로 인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인원은 총 165명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구급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다른 병원으로 간 인원은 5명으로 파악됐다.서울과 고양지역 등 병원 11곳 이상으로 각각 산모 69명과 신생아 52명 등 총 170명이 구급대에 의해 이송되거나 자체적으로 이동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인원을 대상으로 경찰이 최종 파악한 결과 연기 흡입 환자는 94명으로 조사됐다. 이번 화재로 건물 1층(152㎡)과 1층에 주차됐던 차량 15대가 불에 탔으며, 2·3·4층에 그을음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 관계자는 “1층 외부에 노출된 배관에 동파 방지를 위한 열선이 설치돼 있는데, 여기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정확한 원인과 피해 금액은 아직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오후 들어 내부 감식 작업을 벌였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다음주 중으로 관계기관 합동감식을 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해인과 김용택… 세밑 밝히는 시와 산문 사이

    이해인과 김용택… 세밑 밝히는 시와 산문 사이

    따뜻한 세밑을 밝히는 두 시인의 산문집이 출간됐다. 이해인(74) 수녀의 ‘그 사랑 놓치지 마라’(마음산책)와 김용택(71) 시인의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난다)다. 시와 산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두 책들에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복된 새해를 맞이하는 힘을 얻어보자. ●수녀님이 세상에 다는 선플… 이해인 ‘그 사랑 놓치지 마라’시인으로 40년, 수도자로서 50년의 길을 걸어온 수녀는 지금도 부산 광안리 성 베네딕도 수녀원의 ‘해인글방’에 도착하는 편지들에 일일이 손으로 답장을 한다. 그의 신작 시 산문집 ‘그 사랑 놓치지 마라’는 본인에게로 오는 편지들 뿐 아니라 세상에 다는 수녀님의 선플 릴레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숨을 쉬며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희망이고 옆에 있는 사람들도 다 희망’이라는 병상에서 쓴 글을 인용했다가, 몇 개의 ‘악플’이 달린 것을 보았다. 사는 일에 지치고 힘들어 죽겠는데 삶이 어찌 희망이 될 수 있느냐며 짜증 섞인 반응들. 수녀는 ‘숨을 못 쉴 정도로 아프다 보면 숨을 쉴 수 있는 것만도 희망으로 여겨진다’고 댓글을 달았다.(23쪽) 삶의 희망과 사랑의 기쁨, 작은 위로를 건네는 그의 편지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순간의 소중함이다. 암 수술 이후 오랜 투병 생활을 견딘 수녀는 말한다. ‘상상 속에 있는 것은/언제나 멀어서/아름답지//그러나 내가/오늘도 가까이/안아야 할 행복은//바로 앞의 산/바로 앞의 바다/바로 앞의 내 마음/바로 앞의 그 사람’(시 ‘가까운 행복’ 일부, 7쪽) 더불어 그가 강조하는 것은 말빚의 무서움이다. ‘어떤 고백’이라는 시에서 그는 말한다. ‘싫어/하고 네가/누군가에게 말하는 순간은/나도 네가 싫다’고. ‘미워/하고 네가/누군가에게 말하는 순간은/나도 네가 밉다’(103쪽)고. 절대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을 것 같은 수녀님도 싫다고, 밉다고 말하는 순간 만큼은 그 말을 하는 당신이 밉다. 고운 마음에서 고운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고운 말이 고운 마음을 키워주기도 한다고 나직하게 말하는 시인 혹은 수녀에게서 새해 다짐 한 가지를 또 얻는다. ●세상을 새로 보는 혜안… 김용택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시력 37년의 ‘섬진강 시인’ 김용택 시인의 신간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난다)의 서문엔 이렇게 적혀 있다. ‘시와 산문 사이에/다리를 놓았다./왕래하라.’(7쪽). 이해인 수녀의 책이 시에 산문을 붙였다면, 김 시인의 책은 시 같은 산문, 산문 같은 시의 향연이다. 시보다는 친절하고, 산문보다는 압축적인 글이다. 김 시인의 글에서는 세상을 새로 보는 혜안이 두드러진다. ‘나무는 정면이 없다./바라보는 쪽이 정면이다./(중략)/새가 날아와 앉으면 새가 앉은 나무가 되고,/달이 뜨면 달이 뜨는 나무가 된다.’(14쪽) 시인에게 나무는 ‘출생과 신분, 계급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과 자유, 고른 평화의 문제다’.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라는 제목처럼, 책은 시인이 사람을 포함한 이 세상 살아있는 것들에게 부단히 가 닿으려고 한 흔적이다. 시인은 젊은 여성들의 시에 대해서, 장정일의 칼럼에 대해서 기다리고 흠모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때로는 세상을 뜬 선배 비평가에 날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잘생긴 돌들은 서로 아귀가 맞지 않고, 사람들은 자기에게 소용 없었던 말을 남에게 해준다.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일들이, 시인의 안경 너머를 통과하자 다르게 읽힌다. 군데 군데 그린 여백이 많은 그림은 김 시인의 딸인 민해씨가 그렸다. 아버지에게 쓴 세 통의 편지도 책에 함께 실렸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수의대생 실종사건, 증발해버린 여대생 ‘왜?’

    ‘그것이 알고싶다’ 수의대생 실종사건, 증발해버린 여대생 ‘왜?’

    14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06년에 발생한 수의대생 실종사건에 대해 다룬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따르면 2006년 6월 6일 현충일 새벽, 종강 파티에 참석했던 이윤희(당시 전북대 수의대 4학년) 씨는 자신의 원룸에 도착했다. 그녀는 새벽 2시 58분부터 3시 1분까지 약 3분간 컴퓨터를 켜 인터넷 검색을 했고, 4시 21분에 컴퓨터를 껐다. 그 뒤로 그녀는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증발’해 버린 것이다. ● 그녀의 마지막 행적 전북 지역 최대 미스터리 사건이라 불리는 ‘이윤희 씨 실종사건’. 시신이 발견된 살인사건이 아닌 실종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세 차례나 수사했지만 여전히 실마리를 찾지 못한 이 사건은 현재 네 번째 재수사에 들어간 상태다. 실종 당일 학교에 입고 갔던 옷차림 그대로 사라진 윤희 씨. 종강파티에 참석한 친구들에 따르면 술을 먹다 인사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를 근처에 사는 친구 황 씨(가명)가 따라 나갔다고 한다. 취한 친구가 걱정되어 집까지 바래다줬다는 황 씨. 원룸 건물 앞까지 따라갔다는 그는 입구의 자동센서등이 켜진 걸 보고 그녀가 집에 들어갔다고 생각했으나 그 날 이후 윤희 씨를 볼 수 없었다고 한다. ● 가출인가? 실종인가? 단순 가출이 실종 사건으로 전환된 건 그녀의 컴퓨터에서 ‘112’와 ‘성추행’이라는 검색 기록이 발견되면서였다. 새벽 3시에 3분 동안 두 단어를 검색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윤희 씨. 실종된 그 날로부터 이틀 뒤 경찰에 실종신고 한 친구들이 열어본 그녀의 원룸은 평소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고 한다. 친구들에 따르면 윤희 씨 집은 평소와는 달리 매우 어지럽혀져 있었다고 한다. 이윤희 씨 아버지는 평소 외출할 때마다 반려견을 다용도실에 격리해 두던 딸이 유독 그 날만 거실에 풀어놨던 점이 이상하다고 했다. 게다가 집에서 식사할 때마다 꺼내 쓰던 찻상과 가방 속에 있던 수첩이 1주일 뒤 집 앞 쓰레기 더미와 학교 수술실에서 발견된 걸로 보아 누군가가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이상한 컴퓨터 기록, 타인의 흔적? 아버지의 추리대로 윤희 씨의 집에 방문자가 있었던 걸까? 제작진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당시 수사기록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윤희 씨 컴퓨터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터넷 접속기록의 흔적을 볼 수 있는 로그기록을 살펴보던 전문가는 윤희 씨가 사라지기 이틀 전인 2006년 6월 4일부터 실종신고가 됐던 6월 8일 오후까지의 로그기록이 삭제됐다고 했다. 게다가 새벽 3시경에 3분간 검색을 했던 흔적 후 1시간 20분 뒤에 컴퓨터가 꺼진 것도 의구심이 드는 상황. 그날 컴퓨터의 전원을 끄고 로그기록을 삭제한 사람은 누구이며 그녀의 실종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3년 전 사라진 전북대 수의대생 이윤희 양 실종 사건을 재조명하고, 사건이 남긴 다양한 의문점을 새로운 관점으로 사건을 분석한다. 방송은 14일 밤 11시 10분.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정일우 투병고백, “머리가 너무 아파 병원 갔는데..” 어떤 병?

    정일우 투병고백, “머리가 너무 아파 병원 갔는데..” 어떤 병?

    정일우 투병고백이 화제다. 12일 방송된 KBS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4’에는 배우 정일우가 게스트로 출연해 칩거 생활을 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날 정일우는 “스물일곱에 머리가 너무 아파 병원에 갔는데 뇌동맥류라고 하더라”며 “그때 의사 선생님이 최악의 상황을 말씀해 주셨다. 언제 죽을지 모르고, 시한폭탄 같은 병이라고 하더라.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집에만 있고, 우울증이 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일우는 “나를 비우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싶어 산티아고 순례길을 3번 갔다. 혼자 해내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감도 생겼고,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일우는 “3개월에 한 번씩 추적 검사를 하고 있다. 수술이 어려운 부분인데. 크기가 커지면 바로 수술할 예정”이라고 덧붙여 패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용식 딸, 80kg에서 39kg 감량한 이유 “우리 DNA도 뺄 수 있어”

    이용식 딸, 80kg에서 39kg 감량한 이유 “우리 DNA도 뺄 수 있어”

    코미디언 이용식이 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13일 방송된 채널A 교양프로그램 ‘행복한 아침’에는 이용식이 게스트로 출연해 ‘행복한 가정을 위한 소통 비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이용식은 “8년 반 동안 아이가 없었다. 5년까지는 참았다. 6년째가 되니까 불안하고 7년이 되니까 ‘왜 이러지?’ 싶었다. 검진을 해도 임신이 안 되는 이유를 모르겠더라”고 털어놨다. 이용식은 “전국에 있는 내로라하는 한약방에서 한약을 보내줬다. 어머니와 장모님은 모든 종교를 총동원해서 기도를 하셨다. 두 달 반 만에 제 아내가 아이를 가졌다. 그래서 태어난 아이가 딸 이수민이다. 나에겐 기적의 딸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용식은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시고 보름 뒤에 제가 쓰러졌다. 병원 관계자들이 딸에게 ‘여기 들어오면 안 돼’라고 했다. 그러자 딸이 ‘수술 끝날 때까지 여기서 기도하면 안 될까요?’라고 하더라. 딸의 눈을 보니 ‘난 살았구나’라고 느꼈다. 이게 가족의 힘이다”고 감동적인 일화를 전했다. 이날 이용식은 다이어트에 성공한 딸의 사진도 공개했다. 이용식은 “딸이 39kg을 감량했다. 예전엔 80kg까지 갔다. 딸이 ‘내가 왜 살 뺀 줄 알아?’라고 묻더라. 그래서 ‘예뻐지려고’라고 대답했더니 ‘그런 거 아니야. 우리 DNA도 살 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 그러니까 아빠도 빼’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난 새해부터 꼭 살을 빼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문재인 케어’, 과잉진료 차단책 필요하다

    국가의 건강보험과 민간의 실손의료보험이 동반 적자의 길을 걷고 있다.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 상반기 기준 129.1%로, 2016년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더 많다는 얘기다. 올해 적자만 2조여원으로 예상돼 보험사들은 내년에 보험료를 2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손보험을 통해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진료는 물론 급여진료 중 본인부담금까지 보전해 줌으로써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 준다는 취지가 무색해질 판이다. 더욱이 정부가 보장성을 강화한 ‘문재인 케어’를 추진하는 만큼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떨어져야 마땅하지만, 정반대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올해 건강보험 재정은 보장성 강화와 맞물려 3조 2000억원의 당기수지 적자가 예상된다. 가입자 수가 3400만명에 달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도 불리는 실손보험의 적자가 늘어난 데는 일부 병원의 비급여 항목에 대한 ‘과잉진료’, 일부 소비자의 ‘의료 쇼핑’(불필요한 의료 이용)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백내장 검사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2016년 779억원에서 지난해 2527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일부 병원이 환자에게 필요하지 않은 백내장 수술을 종용한 뒤 정해진 수가가 없는 비급여 검사비를 뻥튀기해 돈벌이를 한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심심찮게 묻는다는데 불순한 의도가 담겼다는 게 합리적 의심이다. 문재인 케어든 실손보험이든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게 목표다. 선한 의지로 펴는 정부정책이 조직적인 도덕적 해이로 연결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 정보가 비대칭적인 상황에서 병원이 수익을 위해 환자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진료를 권해서는 안 된다. 환자도 실손보험을 이유로 과잉진료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 병원과 환자는 때에 따라서는 ‘의료 사기’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일시적으로 이득이지만 건강보험료와 실손보험료가 상승하기 때문에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구조다. 이런 과잉진료 등을 막으려면, 여야는 국회에 계류 중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을 처리하는 문제를 적극 고민해야 한다. 법안은 병원이 실손보험사에 직접 치료 영수증 등을 전산으로 보내 가입자(환자)가 보험금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하는 법이지만, 그 과정에서 병원의 과잉진료를 억제하는 효과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계는 개인정보 노출을 이유로 법안에 반대하고 있으나, 가입자 동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의 방식으로 보완하면 된다.
  • 힘든 아이들 소망을 현실로…일일 산타가 된 관악구청장

    힘든 아이들 소망을 현실로…일일 산타가 된 관악구청장

    가족여행·의료용 침대 소원 적은 저소득 가정·아동센터 어린이들 區, 1200만원 들여 28명 모두 선정 “가족 생각하는 소망 이뤄져 기뻐”“소망이 이뤄진 경험을 바탕으로 꿈 많은 친구들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 9일 서울 관악구청에는 지난여름 편지로 적었던 소망을 현실로 이룬 어린이들이 방문했다.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아이 하나하나 손을 잡고 말을 건네며 소망 증서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왕정순 관악구의회 의장과 관악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관악구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2015년부터 함께하는 ‘더불어 행복한 소망 배달부’ 사업은 저소득 가정 아동,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 가족여행, 문화 활동 지원, 가족 선물 등의 소망을 이뤄 주는 사업이다. 아이들이 소망 신청서에 바람을 쓰면 심사위원들이 심사해 대상자를 선정한다. 올해는 1200만원을 투입해 28명을 소망 대상자로 선정했다. 협의체 관계자는 “아이들이 적어 낸 소망이 한결같이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과 아름다운 꿈이 들어 있어서 대상자를 선정하기가 어려웠다”며 “소망 신청서를 쓴 전원을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재원은 ‘2019년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으로 마련했다. 2017년에는 21명에게 1100만원, 지난해에는 25명에게 1200만원을 지원했다. 협의체는 지난 8월 소망을 공모하고 9~11월에 걸쳐 아이들의 소망을 실현했다. 아이들이 적어 낸 소원은 소소했다. 어려운 형편으로 한 번도 가족 여행을 가본 적 없는 민정(9·가명)이는 가족여행을 소원으로 적었고, 악성 골종양으로 좋아하는 운동을 맘껏 할 수 없게 된 수아(9·가명)는 집 안에서 연주할 수 있는 건반을 갖고 싶어 했다. 서준(11·가명)이는 가족들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외식하고 싶어 했고, 희연(12·가명)이는 백화점에 가서 옷을 사고 싶어 했다. 할아버지의 의료용 침대나 암 수술을 한 엄마를 위한 공기청정기 등 가족 선물을 희망하는 아이도 있었다. 이날 수아는 선물받은 건반을 가지고 와 ‘피노키오’와 ‘아빠와 크레파스’라는 곡을 연주했다. 수아는 커서 피아노 연주회를 열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민정이는 가족과 함께한 여행 소감을 발표했다. 민정이는 “지역아동센터 캠프 말고는 여행을 가지 못했는데 다섯 식구 모두 펜션으로 여행을 가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긴 소망이 이뤄져 기쁘다”며 “항상 응원하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태권도장 차량서 7세 손가락 절단…‘병원보다 학원 먼저’ 논란

    태권도장 차량서 7세 손가락 절단…‘병원보다 학원 먼저’ 논란

    아이 부모 측 “동승 보호자도 없었다” 고소장 제출 충북 청주의 한 태권도 체육관 차량 안에서 7세 아이가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나 경찰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를 당한 아이의 부모는 체육관 측이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2일 청주 상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청주의 한 태권도 체육관 차량에서 A(7)양이 접이식 의자에 손가락이 끼었다. 아이의 부모는 차량이 커브를 돌다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아이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앞으로 튀어 나가면서 의자에 손가락이 끼어 뜯겼다고 주장했다. 이 접이식 의자는 고장이 나 있었고, 운전자 외에 동승 보호자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를 태우는 통학버스에는 운전자 외에 성인 보호자가 꼭 동승해야 한다. 이 사고로 A양은 병원에서 3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잘려나간 손가락 부위의 접합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부모는 “사고 발생 직후 체육관 차량이 병원보다 먼저 학원으로 간 뒤 다른 아이들을 내려준 뒤에야 병원을 가는 바람에 치료가 늦어졌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경찰은 체육관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재명표 ‘수술실 CCTV’ 신생아실에도 확대 설치

    이재명표 ‘수술실 CCTV’ 신생아실에도 확대 설치

    경기도가 산하 공공의료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한 데 이어 신생아실에도 CCTV를 설치한다. 경기도는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과 여주 공공산후조리원 등 2곳의 신생아실 내부에 CCTV 설치 작업을 이달 안에 완료하고 내년 1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2곳에서는 신생아실 운영 상황이 24시간 모니터링으로 녹화된다. 보호자가 신생아 학대 의심 정황 등의 사유로 영상물 사본을 요청할 경우 정해진 절차를 거쳐 암호화된 영상물을 제공받을 수 있다. 도는 신생아실을 보다 안전하게 운영해 낙상사고나 감염 등으로부터 절대약자인 신생아를 보호하고자 CCTV를 확대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생아는 작은 충격에도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골격이 약하고 작은 감염이 심각한 질환으로 확산할 수 있을 정도로 면역력이 약해 세심한 돌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도는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CCTV 촬영 영상 보관 및 폐기, 열람 요청 등의 절차가 담긴 운영 및 관리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들 2곳의 운영 결과를 평가한 뒤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점진적으로 다른 시설에도 확대 설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포천병원은 올해 1~10월 257건의 신생아 분만이 이뤄졌으며, 여주공공산후조리원은 올해 5~10월 90건이 이용됐다. 도 관계자는 “신생아실 CCTV가 출산 가정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신생아 가족과 의료진 간 신뢰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관 내 CCTV 설치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핵심 보건의료 정책이다. 도는 대리수술, 성폭력, 의료과실 은폐 등 의료행위 중 불법 행위를 막고 환자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수술실에 CCTV를 처음 설치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나머지 5개 병원에도 확대해 현재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올해 8월 말 기준 이들 병원에서 진행된 수술 2747건 중 65%인 1789건의 경우 환자가 CCTV 촬영에 동의했다. 도는 나아가 내년에는 의사단체의 반대에도 민간의료기관 수술실 CCTV 설치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낭만닥터 김사부2’ 안효섭, 첫 의사 役 ‘연기 대변신’ [SSEN컷]

    ‘낭만닥터 김사부2’ 안효섭, 첫 의사 役 ‘연기 대변신’ [SSEN컷]

    ‘낭만닥터 김사부2’ 안효섭이 데뷔 5년만에 처음으로 의사 역할에 도전한다. 안효섭은 오는 1월 6일 첫 방송되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2’를 통해 돌담병원 다크호스로 맹활약할 전망이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진짜 닥터’ 이야기로,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를 만나 인생의 ‘진짜 낭만’을 찾아가며, 치열하게 달려가는 내용을 담는다. 제작진은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보다 박진감 넘치는 흥미진진한 서사와 인생의 성찰이 고스란히 담긴 대사, 유쾌한 웃음과 울림의 감동 등 더욱 다양해지고 풍부한 스토리 전개를 예고한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효섭은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먹고 살기 위해서 써전이 된, 타고난 수술 천재 외과 펠로우 2년 차 서우진 역을 맡았다. 극중 서우진은 매사에 시니컬하고 재미를 못 느끼지만 오직 수술실에서 집도할 때만은 엄청난 집중력과 기민한 손놀림으로 빛을 발하는 인물이다. 돈이 없어 모든 게 빠듯했던 서우진이 우연한 계기로 돌담병원에 가게 된 후 김사부를 만나 인생의 변화를 맞는다. 이와 관련 제작진은 안효섭이 수술실에서, 그리고 지하철역에서 심각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는 장면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안효섭은 웃음기 하나 없는 진중함으로, 시크하고 무표정한 서우진을 일관되게 표현, 몰입도를 높였다. 안효섭은 서우진 역을 통해 데뷔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의사 역할을 맡아 새로운 연기 대변신에 나서게 된다. 첫 의사 연기를 위해 안효섭은 의학 자문 전문가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시술하는 과정을 지켜본 후 계속 연습하는 등 최선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밝고 명랑한, 로맨틱한 이미지로 다가섰던 안효섭이 ‘낭만닥터 김사부2’ 서우진으로 어떤 성장을 이뤄내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안효섭은 “‘낭만닥터 김사부2’는 혐오와 편견으로 가득한 지금 이 세상에서, 모든 색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다양성들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며 “돌담병원이라는 도화지 안에서 틀린 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어우러져 펼쳐지는 가슴 뭉클한 내용들이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낭만닥터 김사부2’ 메시지가 많은 분들의 상처에 위로가 되어주는 따뜻한 포옹 같은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멋진 제작진, 그리고 배우들과 함께 서우진이라는 인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찬 각오를 덧붙였다. 제작사 삼화네트웍스 측은 “안효섭은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김사부 한석규로 인해 단단하게 성장하게 되는 또 한명의 낭만 의사가 될 것이다. 귀엽고 개구쟁이 같은 이미지를 벗고, 서우진 캐릭터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안효섭의 대변신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미스 유니버스의 위엄…방부제 미모 72세 할머니 화제

    [여기는 동남아] 미스 유니버스의 위엄…방부제 미모 72세 할머니 화제

    20~30대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젊어 보이는 70대 태국 여성의 방부제 미모가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 1965년 아시아 최초 세계 미스 유니버스 1위 수상자인 아파사라 홍사쿠라. 최근 손주와 함께 찍은 그녀의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랐는데, 누리꾼들의 감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72세로 손주까지 둔 할머니지만 세월의 흔적이 비켜간 눈부신 미모를 발산하고 있기 때문. 1947년 태국 방콕에서 태어난 그녀는 1965년 7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우승했다. 신장이 164cm에 불과해 역대 최단신 미스 유니버스 수상자지만, 미모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1년 뒤 태국 황실 귀족과 결혼해 사회 고위층에 오르지만, 이후 태국의 센트럴 플라자 회장과 재혼했다. 그러나 또 한 번의 이혼 뒤 ‘뷰티 슬리밍 스파’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사실상 그녀의 방부제 미모가 화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몇 년 전 그녀 소유의 미용센터 홍보 사진에서도 세월을 비껴간 미모가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일부 누리꾼은 “수백만 달러의 성형 수술을 받았다”, “사진 조작이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매니저는 “머리 모양을 바꾸었을 뿐 성형 수술을 하거나 사진 조작을 하지 않았다”면서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jongsil74@naver.com
  • 화산 희생자 8명으로, 화상 환자들 수술에 쓰일 대체 피부 미국에 주문

    화산 희생자 8명으로, 화상 환자들 수술에 쓰일 대체 피부 미국에 주문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뉴질랜드 북섬 화이트섬의 화산 분출 희생자가 8명으로 늘었다. 뉴질랜드의 미들모어 병원과 와이카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부상자 둘이 숨을 거둬 희생자 수가 늘었다고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두 사람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9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11일 이 섬에서 다시 활발한 지진활동이 감지돼 시신을 데려 나오려다 더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까봐 들어가지 못했다. 12일도 그냥 넘어가고 13일의 금요일 오전에 재빠르게 섬에 들어가 시신을 수습해 나오기로 했다. 이날도 24시간 안에 지진이 덮칠 가능성이 50~60%로 예상돼 경찰은 최대한 재빠르게 시신 수습을 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는 12일 전했다. 항공 정찰을 통해 6명의 시신이 있는 위치를 확인했다. 실종자들이 생존해 있다는 징후는 찾을 수 없었다. 사실상 희생자 수는 17명이 된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작전에 관계된 많은 이들과 얘기를 해봤는데 모두 사랑하는 이들을 가족들에게 데려다주려고 그 섬에 다시 돌아가고 싶어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종자 중에는 마라톤 대회에 함께 출전했던 경력이 있는 줄리(47), 제시카 리처즈(20) 모녀도 포함돼 있다. 영국 BBC는 실종자 명단을 처음 소개했다. 헤이든 인만, 티페네 마안지(이상 뉴질랜드), 줄리 리처즈, 제시카 리처즈, 개빈 달로, 조 호스킹, 리처드 엘저, 칼라 매튜스, 크리스탈 브로윗(이상 호주) 20명이 심한 화상을 입어 병원 응급실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한 명은 호주 병원으로 후송됐다. 스튜어트 내시 치안장관은 부상자들의 화상 정도가 심각해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인 사람이 있다고 했다. 살갗만이 아니라 내부 장기마저 손상된 이도 있고 전혀 의사 소통이 안되는 이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화상치료센터의 피터 왓슨 박사는 대략 120만㎠의 대체 피부가 필요해 미국에 주문을 넣었다고 전했다. 장기처럼 피부도 뇌사자나 무연고 사망자의 시신에서 기증 받아 다른 환자의 목숨을 구하는 데 쓴다. 또 여러 환자들이 호주 방위군의 의료 비행기를 이용해 호주로 이송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사람 잡는 초미세먼지… 심장이식 환자 사망률 26%나 높여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사람 잡는 초미세먼지… 심장이식 환자 사망률 26%나 높여

    12월의 시작과 함께 전국을 꽁꽁 얼리는 ‘냉장고 추위’가 일주일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올겨울 최강 추위가 물러가자 이번에는 미세먼지가 공습해왔습니다. 추위가 풀리면서 대기정체로 인해 국내 발생 미세먼지에 중국을 비롯한 국외 발생 미세먼지까지 더해진 것입니다. 태풍도 잦고 강수량도 많았던 올가을에는 예년보다 미세먼지 발생이 적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겨울은 추위와 대기정체로 인한 미세먼지 공습이 번갈아 찾아오는 ‘삼한사미’(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 현상이 잦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온난화로 바람 줄어… 올겨울도 ‘삼한사미’ 바람은 고위도와 저위도의 기압차로 생겨납니다. 최근 지구 온난화에 따라 고위도와 저위도 간 기압차가 줄면서 바람도 감소합니다. 결국 대기정체 현상이 잦아져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날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장시간 노출땐 우울증·조현병 등 정신질환 사실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에 주목하는 이유는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초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물질은 사망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장시간 노출될 경우 우울증, 조현병, 성격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습니다.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전미 심장학회지’는 지난 10일자에 초미세먼지가 미국 환경청(EPA)이 정한 국가대기질기준치(NAAQS)를 초과하는 지역에 사는 심장이식 환자의 경우 기준치를 충족시키는 곳에 사는 환자보다 사망률이 평균 26% 높다는 연구결과를 실었습니다. 미국 클리블랜드대병원 해링턴 심장·동맥연구소, 켄트주립대 보건대, 미시건대 의대,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심혈관연구소, 캐나다 토론토대 보건대, 중국 북경대 보건대 공동연구팀이 주도했습니다. NAAQS에 따르면 PM2.5는 연간 평균 12.0㎍/㎥, 하루 평균 35㎍/㎥ 이하를 기준치로 삼고 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펴낸 ‘2018 대기환경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PM2.5 연간 평균 농도는 NAAQS 기준보다 2배가량 높은 23㎍/㎥로 나타났습니다. ●대기오염에 체내 염증… 심장이식 생존율 낮춰 미국에서는 매년 2000건 이상의 심장이식 수술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11년 뒤 생존율은 5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심장병이나 심부전 환자들의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인 대기오염이 심장이식 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습니다. 타인의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들은 면역억제제를 투여받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한 상태인데 대기오염이 체내 염증반응을 일으켜 생존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연구팀은 2004~2015년에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18세 이상 성인 2만 1800명을 대상으로 거주지 우편번호를 분석해 평소 대기오염 노출 수준과 수술 이후 생존기간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연간 PM2.5 농도가 NAAQS 기준을 초과하는 지역에 사는 심장이식 환자들의 23.9%가 4.8년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PM2.5가 기준치보다 10㎍/㎥ 늘어나면 감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26% 증가하는 것으로도 확인됐습니다. 환경문제는 일방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고들 합니다.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노력해 사계절 내내 미세먼지 걱정 없이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때가 빨리 왔으면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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