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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든 정의 TECH+] 억만장자 머스크 vs 베조스…우주서는 누가 이길까?

    [고든 정의 TECH+] 억만장자 머스크 vs 베조스…우주서는 누가 이길까?

    '테슬라'와 '스페이스 X'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엘론 머스크 CEO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는 사실 직접적인 경쟁을 할 위치에 있지는 않습니다. 서로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기 때문이죠.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이 개발 중인 재사용 로켓인 뉴 세퍼드(New Shepard)가 테스트에 성공하면서 이들의 경쟁 관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베조스 역시 우주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 중이기 때문이죠.   이번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최근 착륙에 실패한 스페이스 X의 팔콘 9R과 비교되면서 일부에서는 베조스가 머스크의 스페이스 X와의 경쟁에서 앞섰다는 꽤 성급한 의견까지 나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적어도 이 분야에서 만큼은 베조스가 머스크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길을 가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고는 누구도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뉴 세퍼드 그리고 베조스의 야망 현지시각으로 지난 11월 23일 '뉴 세퍼드'는 수직으로 발사된 후 약 100km 상공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지상으로 하강해 안전하게 착륙했습니다. 비록 궤도에 위성을 발사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테스트는 언론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베조스 CEO는 현재의 우주 로켓을 보잉 747 여객기를 한 번 타고 버리는 것에 비유하면서 이렇게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이 우주여행을 매우 저렴하게 만들 게임 체인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머스크는 축하한다면서도 ‘궤도’로 발사하는 데 성공한 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단순한 한마디지만, 머스크는 자신이 이 분야에서 훨씬 앞섰다는 점을 한 단어로 설명한 것입니다. 우주로켓의 목적은 지구 궤도나 그 너머로 우주선과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지구 대기권 안에서 아무리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해도 이는 우주 발사체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이미 스페이스 X는 팔콘 9 같은 대형 로켓을 가지고 있고 이보다 더 대형인 팔콘 헤비 같은 차세대 로켓도 이제 발사를 눈앞에 둔 상태입니다. 그런 만큼 소형 로켓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베조스가 갑자기 머스크를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이미 상업 위성 발사 시장에서 저가 발사체로 엄청난 파란을 몰고 온 스페이스 X에 비해 블루 오리진은 우주 발사 부분에서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뉴 세퍼드는 그냥 준궤도(suborbital) 테스트 로켓일 뿐입니다. 다만 베조스의 도전은 이제 시작입니다. 블루 오리진의 다음 도전은 뉴 세퍼드에서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궤도 수송 시스템(Orbital Transportation System·사진 참조)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 로켓은 뉴 세퍼드 보다 더 대형으로 1단과 우주선 부분을 재활용하는 로켓입니다. 사람과 화물을 저 지구궤도(LEO)로 수송하는 것은 이 차세대 시스템의 몫입니다. 다만 이 새로운 로켓 시스템이 개발되어 실제로 사람과 화물을 우주로 보내는 것이 언제 가능할지는 아직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여기에 이미 스페이스 X가 입증했듯이 소규모 테스트에서는 성공해도 실제 크기의 대형 로켓에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로켓 개발 분야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실패한다고 가정할 수도 없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스페이스 X의 팔콘 9R 사실 스페이스 X도 그래스호퍼(Grasshopper)라는 수직 이착륙 로켓을 여러 차례 테스트해 그 결과를 유튜브 등을 통해서 대중에게 공개했습니다. 이 역시 궤도로 발사하는 로켓은 아니지만,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비싼 1단을 재활용할 수 있는 팔콘 9R을 개발했던 것이죠. 참고로 뉴 세퍼드의 경우 그래스호포 로켓보다는 높이 비행하지만 궤도로는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굳이 말하자면 그래스호퍼와 팔콘 9R 사이에 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스페이스 X는 저가 민간 로켓을 상업 위성 발사 시장에 공급해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의 경쟁자들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는 상황입니다. 스페이스 X가 팔콘 9 V1.1 로켓에서 발사비용을 파운드 당 2,500달러 이하로 끌어내렸기 때문입니다. 이는 거의 반값 로켓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여기에 상업용 로켓 가운데는 역대 최대급인 팔콘 헤비가 완성되면 비용은 1,000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게 스페이스 X의 주장입니다. 스페이스 X의 달라진 위상은 2014년에 있었던 미 항공우주국(NASA)의 상업 유인 승무원 수송 사업자(Commercial Crew Transportation Capability) 선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 사업에서 보잉은 42억 달러, 스페이스 X는 26억 달러의 사업을 따냈습니다. 액수로는 보잉이 많지만, 스페이스 X는 보잉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역사도 짧은 (2002년 설립) 신생 민간 기업입니다. 회사 규모로도 비교되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대기업과 신생 벤처 기업이 같이 사업을 따낸 것과 다름없습니다. (‘보잉이 우주사업?’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사실 미국에서 우주 로켓 사업은 보잉과 록히드 마틴의 합작인 ULA가 거의 독점해 왔습니다. 스페이스 X가 사업을 따낸 것은 사실 충격적인 일입니다) 스페이스 X는 이제 4,000명도 넘는 직원을 거느린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더 비용을 낮추고 민간 우주 개발 회사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한 가지 더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재사용 로켓을 만드는 것이죠. 착륙에는 계속 실패했지만 팔콘 9R(R은 Reusable, 재사용의 약자) 스페이스 X의 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싼 로켓을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것보다 당연히 재활용할 수 있으면 추가 비용을 고려해도 훨씬 저렴한 우주 발사가 가능해집니다. 이는 상업 발사 회사로서 회사의 이윤과 직결되는 문제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베조스를 비롯해서 이 사업에 이미 뛰어들었거나 뛰어들려는 경쟁자보다 앞서는 데 매우 중요한 이점입니다. 따라서 실패에도 불구하고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록히드 마틴과 보잉의 합작인 ULA도 최근 벌컨(Vulcan)이라는 독특한 개념의 재사용 로켓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재사용 로켓 개발의 미래는 민간으로 하지만 재사용 로켓의 개발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과거 NASA도 보잉, 록히드 마틴, 그리고 지금은 사라지거나 합병된 많은 회사와 함께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이 바로 재사용 로켓입니다. 가장 최근의 실패 사례는 아레스 I(Ares I)이라는 로켓인데, 무려 801t에 달하는 고체로켓을 발사한 후 바다에서 회수하는 테스트를 2009년에 성공했으나 예산 부족과 몇 가지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취소되고 맙니다. 물론 당시에 글로벌 금융 위기로 미국에 심각한 재정난이 생겼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아이러니하지만 만약 성공했다면 지금 베조스의 작은 성공(?)은 별로 눈에 띄지 않을 만큼 거대한 로켓 회수 테스트였습니다. 1단 로켓의 높이만 52.4m였으니까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제 재사용 로켓 개발은 민간으로 공이 넘어간 상태입니다. 만약 민간 사업자들이 재사용 로켓의 개발에 성공하고 우주 발사비용이 저렴해진다면 NASA로서도 매우 좋은 일입니다. 서로 경쟁입찰을 붙여서 더 저렴하게 발사할 수 있으니까요. 이미 NASA는 여러 사업에서 민간 업체들을 경쟁시키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스페이스 X가 이들 가운데 가장 앞서 나가고 있지만, 미래는 항상 열려있습니다. 베조스나 지면상 일일이 다 거론하기 어려운 여러 경쟁자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장을 뒤흔들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발전한다면 저렴한 우주여행도, 인류의 화성 진출도 결코 꿈이 아닌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제목과는 좀 다른 결론이지만, 결국 최종 승자는 머스크나 베조스가 아니라 언젠가 우주로 진출하게 될 인류의 미래 세대가 될 것입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역사 기억해요” 후손들이 만드는 동상] ‘흥남 철수 영웅’ 현봉학 박사 동상 모교 옛 터 선다

    [“역사 기억해요” 후손들이 만드는 동상] ‘흥남 철수 영웅’ 현봉학 박사 동상 모교 옛 터 선다

    6·25전쟁 당시 사지에 내몰릴 뻔했던 수만명의 피난민을 구한 고 현봉학 박사의 동상이 그의 모교 옛 부지인 서울 남대문로 세브란스빌딩 앞에 세워진다. 29일 ‘현봉학 선생님을 추모하는 사람들의 모임’(현추모)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에 따르면 현 박사가 졸업한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현 연세대 의과대학)의 옛 부지인 세브란스빌딩 앞에 그의 동상이 내년 12월 성탄절까지 건립된다. 1922년 함경북도 성진 출생의 현 박사는 ‘흥남 철수작전’의 영웅으로 알려져 있다. 흥남 철수작전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참전으로 전세가 격변하자 같은 해 12월 15~24일 연합군이 함경남도 흥남항을 통해 철수한 작전이다. 영화 ‘국제시장’ 초반부에 등장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당시 미군 통역관이었던 현 박사는 9만 8000여명의 피난민을 두고 철수하려 한 당시 에드워드 알몬드 미 10군단장(소장)을 끝까지 설득해 수송선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통해 피난민들을 구출하게 했다. 당시에는 미군 병력 10만여명과 군수물자 50만t을 수송선에 싣기도 빠듯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철수하면 피난민들은 다 죽는다’는 현 박사의 눈물겨운 호소에 알몬드 단장은 물자를 다 버리고 피난민을 배에 태웠다. 피난민들은 결국 그해 12월 25일에 경남 거제도에 무사히 도착하면서 흥남 철수작전은 ‘1950년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리었다. 현 박사의 동상 제작은 지난해 국가보훈처가 ‘12월의 6·25전쟁 영웅’으로 현 박사를 선정하면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후 영화 ‘국제시장’이 큰 인기를 끌면서 보훈처가 현 박사의 동상 제작을 현추모에 제안했고, 양측은 정부가 건립비의 30%를 지원하고 나머지를 민간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동상 건립에 합의했다. 동상 아래 화강암 판석에는 흥남 철수작전 당시 현 박사의 공적과 그의 이력 등을 소개한 글이 새겨진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현 박사는 서재필기념재단 초대 이사장, 보건부장관 고문 등을 역임했다. 미국 의대에서 병리학 및 혈액학 교수 등을 지내다 2007년 11월 자신이 근무했던 미 뉴저지주 뮐렌버그 병원에서 영면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수직으로 수평으로 움직이는 ‘멀티 엘리베이터’ 개발

    수직으로 수평으로 움직이는 ‘멀티 엘리베이터’ 개발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는 케이블 없이 수직과 수평으로 자유롭게 오고가는 엘리베이터가 등장한다. 최근 스페인에도 이와 상당히 유사한 엘리베이터 축소판이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달 초 독일의 승강기업체인 티센크루프사(社)가 스페인 히혼(Gijón)에서 공개한 엘리베이터 ‘멀티’(MULTI)는 실제 크기의 3분의 1인 축소 모형으로, 길이 10m의 승강로와 승강기 4대로 구성돼 있다. 비록 축소 모형이긴 하지만 실제 엘리베이터와 동일한 원리로 구성된 ‘멀티’는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수직뿐만 아니라 수평으로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영화가 현실이 될 수 있었던 비법은 다름 아닌 리니어 모터 기술이다. 리니어 모터 기술은 자기부상열차에 활용되는 기술로, 케이블이 없는 승강로에서도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가 운행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엘리베이터는 하나의 승강로에 단 한 대의 엘리베이터만 운행할 수 있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하나의 마치 지하철처럼 하나의 승강로에서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를 운행할 수 있다. 티센크루프 측은 이러한 기술을 통해 수송 능력을 50%나 향상하고 건물 내에서 엘리베이터와 승강로가 차지하는 공간은 절반으로 줄이고, 동시에 승객들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 역시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초당 약 5m를 이동할 수 있으며 이전보다 동시에 더 많은 승객들을 운송할 수 있는 동시에 건축물의 가용면적을 25% 이상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한국군, 어떻게 싸울 것인가(김정익 지음, 황금알 펴냄) 저자는 육군사관학교 정치학 교수로서 미국의 군사 전략을 그대로 준용하고 있는 한국군이 처지와 실정에 맞는 군사 전력을 채택할 것을 촉구한다. 군사 이론과 전사, 기획 체계의 통합 연구 필요성을 제기한다. 304쪽. 2만원. H502이야기(박수진 지음, 스틱 펴냄) 장수풍뎅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처절한 투쟁과 사랑, 삶의 비의를 담은 우화다.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희망 자체가 거세된 것은 아니기에 장수풍뎅이 H502는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84쪽. 1만 5000원. 변화의 시작 하루 1%(이민규 지음, 끌리는책 펴냄) 금연, 다이어트, 마라톤 풀코스 완주 등 심대한 목표는 늘 실패하곤 한다. 저자는 매일 하루의 1%인 15분만 투자할 것을 권한다. 1%의 변화에 99%가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신념을 심리학적 연구와 실험으로 뒷받침한다. 256쪽. 1만 3800원. 한 가지 생각(김혜순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평생에 걸쳐 한복 짓는 일에만 매달려 온 장인 김혜순의 삶과 한복 얘기다. 책을 쓰고 해외에 나가 한국의 미를 알리고 한복디자인 스쿨을 만드는 일까지 한 꿰미로 엮었다. 한복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마지막 꿈이다. 288쪽. 2만원. 오후 네시의 생활력(김성희 만화, 창비 펴냄) 기간제 교사, 이주노동자, 비혼 여성, 노부모와 자식 등 여러 경계 속에서 흔들리며 버텨내는 삶들을 자궁근종 제거 수술을 한 40대 비혼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때로는 주체로서, 때로는 한 걸음 떨어진 관찰자로서의 통찰력 깊은 사유가 돋보인다. 200쪽. 1만 3000원. 정석 조중훈 이야기, 사업은 예술이다(이임광 지음, 청사록 펴냄) ‘수송 외길’을 걸으며 70년 전 한진그룹의 기틀을 이뤄낸 고 조중훈 회장의 일대기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을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진 등 육·해·공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시켰다. 392쪽. 2만원. 첫눈이 내려(진희 지음, 사계절 펴냄) 여고생들의 우정과 질투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렸다. 자살, 임신 등 자칫 자극적이고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따뜻한 이야기로 녹여냈다. 한 번쯤은 자기만의 큰 상처를 극복해야 할 십대를 위한 작품이다. 224쪽. 1만원. 조선 과학수사관 장 선비(손주현 지음, 이영림 그림, 파란자건거 펴냄) 의문의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장 선비 일행의 활약상을 담은 탐정 동화다. 조선시대 수사 기법과 무엇을 바탕으로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했는지 등을 속도감 있는 문체로 그렸다. 192쪽. 9800원. 차 한잔 하실래요?(박현숙 지음, 최해영 그림, 예림당 펴냄) 사람 사이에 좋은 관계를 만들어 주는 차와 다도에 주목한 창작동화다. 평소 산만하고 성격 급한 아이들과 자식들 공부밖에 모르던 엄마들이 차 마시는 예절을 배우며 변화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152쪽. 9000원.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대한민국 국회의원 최초 美 카네기홀 공연 김장실 의원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대한민국 국회의원 최초 美 카네기홀 공연 김장실 의원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 아가씨~.” 지난 3일(현지시간) 전 세계 예술가들이 ‘꿈의 무대’로 꼽는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에 구슬픈 한국의 대중가요가 울려 퍼졌다. 객석을 가득 메운 60~70대 한국 동포들은 가슴에 맺힌 한을 쏟아내듯 펑펑 울었다. 카네기홀을 ‘눈물바다’로 만든 사람은 바로 김장실 새누리당 의원이다. 전문 아티스트가 아닌 공연자가 120년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카네기홀에서 ‘솔드 아웃’(SOLD OUT·매진) 스티커를 받으며 ‘대박’을 터트린 것 자체가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지난 20일 김 의원과 만나 공연 기획 단계부터 성황리에 마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 중간중간 부르는 김 의원의 노래와 이야기가 함께 버무려져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김 의원은 “노래는 귀를 열게 하고 노래에 담긴 의미는 가슴을 적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래전부터 공직사회와 정계에서 대중가요로 시대를 말하는 노래꾼이자 이야기꾼으로 유명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최초로 미국 카네기홀 무대에 섰는데. -국내 대중 가수 중 패티김, 조용필 등 최정상 가수들만 무대에 섰다. 전문적인 성악 훈련을 받지 않은 아마추어가 선 것은 처음이다. 전 세계 국회의원 중에 누가 카네기홀에서 리사이틀을 할 수 있겠나. 기록을 찾아봐야겠지만 없을 것 같다. →발상 자체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성사됐나. -우연히 부산의 한 방송국에 출연해 ‘부산과 대중가요’를 주제로 얘기하다가 노래를 했다. 성악을 전공한 방송 진행자가 ‘대중가요의 정치적, 사회적 의미에 대해 해박하고 노래가 직업 가수 뺨친다’며 그 자리에서 뉴욕에 있는 공연 기획자인 박준식 제이삭(JSAC) 대표이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게 지난 7월이었다. 이어 8월 초 한국을 방문한 박 대표와 식사를 같이 하다가 그 자리에서 노래를 3곡 불렀고 박 대표가 이에 만족해 공연이 성사됐다. 한국인의 가슴을 촉촉히 적셨던 히트 가요를 선곡해서 그 노래가 가지는 시대정신이 무엇이고, 당시에 일어났던 정치적 사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얘기했다. 거기에 노래를 만든 가수와 작사가, 작곡가, 음반 제작자와 팬들 사이에 있었던 뒷얘기를 통해 연예사적 재미를 더했다. 재미없는 노래에 재미있는 ‘당의정’을 입혀 관객들 입에 솔솔 녹도록 했다. →(인터뷰 도중 때마침 박 대표가 ‘매진’ 딱지가 붙은 공연 포스터를 들고 오자) 박 대표가 직접 공연 기획 과정을 말씀해 달라. -(박 대표) 제이삭은 뉴욕에 있는 공연 기획사다. 처음에는 카네기홀 공연이 연 2회도 힘들었는데 7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연 26회로 늘었다. 현재 국립무용단, 국립오페라단, KBS 교향악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단의 해외 공연은 대부분 저희가 맡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김 의원과의 미팅에 나가지 않으려 했다. 제가 가장 반대했다. 카네기홀은 1년 전에 미리 대관 신청을 받는데 특히 올해는 개관 125주년이어서 대관 검열이 아주 까다로웠다. 그래서 김 의원을 만나기 전에 어떻게 거절할지부터 고민했다. 식사 자리에서 김 의원이 대뜸 노래의 스토리를 얘기하며 직접 3곡을 불렀다. 주변에 사람들도 많았는데 대놓고 열창을 했다. 특히 ‘동백아가씨’에 대한 사연을 들었는데 음악과 내용의 연결고리가 너무 좋았다. 광복 70주년이기도 해서 ‘이거다’ 싶었다. 미국 이민자 중에는 이산가족이 많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왔는데 영주권도 없고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된 한국인이 몇십만명 된다. 이들은 한국에서 부모님이 위독하거나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아도 못간다. 그렇게 이산가족이 된 사람들이 많다. 또 2~3세대 자녀들은 1세대들과 소통이 안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사를 알 길이 없다. →카네기홀 측의 승인을 어떻게 받았나. -(박 대표)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도 한국 최고의 공연장이라고 까다로운데 드보르자크, 차이콥스키 같은 음악가들이 초연을 한 125년 역사의 카네기홀이니 얼마나 뻣뻣하겠나. 게다가 아티스트도 아니고 강연을 하겠다고 하는데…. 카네기홀 측에서 ‘이 사람 아티스트냐’고 물어봐서 ‘아티스트는 아닌데 노래를 잘한다’고 했더니 ‘안 된다’고 했다. 카네기홀 측도 공연이 망해 명예가 실추될까 봐 주시한다. 전문 아티스트 기록이 없으면 무대에 서기 어렵다. 그래서 그냥 대중가요가 아니라 ‘강연과 콘서트’로 콘셉트를 잡았다. 일제시대부터 해방이 되고 전쟁을 거쳐 다시 휴전이 된 모든 과정을 영문으로 번역해 기안을 올렸고 결국 승인받았다. →어떻게 매진이 됐나. -(박 대표) 공연 열흘 전 첫 언론 보도가 나갔는데 사무실 업무가 마비됐다. 이민 1세대, 1.5세대 등의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우리가 외국계 회사인 줄 알고 ‘아이 니드 코리안 토크쇼 티켓’(I need Korean Talk Show ticket·한국인 토크쇼 티켓이 필요합니다)이라며 간절한 목소리로 안 되는 영어를 더듬더듬 써 가며 전화를 걸어왔다. 돈을 받아선 안 되겠다 싶어서 40달러의 티켓 비용을 무료로 전환했다. 카네기홀 측에서는 공연 일주일 전에 홍보 포스터가 다 나갔는데 어떻게 무료로 하느냐며 반대했다. 우리가 완강하게 밀어붙이자 카네기홀 측에서 ‘공연에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냐’고 묻더라. 그래서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너무 자신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제가 카네기홀에서만 170회 공연을 기획했는데, 매진된 건 처음이다. 아티스트들은 각성해야 한다. 하하. →관객들 반응은 어땠나. -공연 초반부에 관객들이 점잖게 앉아 있길래 다 같이 노래를 부르자고 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나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카네기홀이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한국인이 막걸리 마시며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젓가락을) 두들기는 60~70년대 정감이 그대로 되살아났다. 안경을 벗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많았다. →공연 내용은 어땠나. -해방 이후 70년을 10년 단위로 끊어서 보면 그 시대에 발생한 정치·사회적 사건에 시대정신이 드러난다. 1940년대는 아무래도 해방의 기쁨보다 더 큰 게 없다. 식민 지배가 30년이 넘었고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한다고 하니 독립은 틀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해방이 됐다. 얼마나 기뻤겠나. 해방을 기뻐하는 노래가 막 쏟아져 나왔다. ‘사대문을 열어라’ ‘울어라 은방울’ 같은 노래들이다. 가장 상징적인 노래는 ‘귀국선’이다. 일본에 동포 230만명이 살고 있었고 중국에 200만, 기타 수십만명이 외국에 살고 있었는데 귀국선은 귀환 동포들이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는 주요한 통로였다. 그 배를 타고 돌아오는 이들에게 좋은 나라를 만들어서 다시는 빼앗기지 말고 잘 살아 보자는 욕구가 있었다. 그런 욕구가 가사에 잘 표현돼 있다. →1950년대에는 어떤 노래가 상징적인가. -한국전쟁보다 더 1950년대를 특정 짓는 사건은 없다. 중공군이 내려왔을 때 유엔군과 국군은 6중, 7중으로 포위당해 독 안에 든 쥐처럼 죽을 지경으로 집중 타격을 받았다. 한국 지형은 동고서저형이어서 육로 철수가 어려웠다. 그래서 흥남부두에서 해상 철수를 했다. 자유를 잠시 맛본 이북 사람 수십만명이 ‘우리도 데려가 달라’고 했다. 대규모 수송선을 수백척 동원해서 무기를 버리고 군인 10만명, 민간인 9만 8000명을 태우고 내려왔다. 그때 많이들 헤어졌다. 부산에 홀몸으로 내려온 여성분에게서 피란 중 가족과 헤어진 구구절절한 사연를 들었다. 손잡고 같이 타자 했는데 서로 타려고 밀치고 당기다가 밀려서 아이 손, 마누라 손 놓고 ‘어디 갔노, 어디 갔노’ 찾다가 어디 가 버렸는지 몰라 펑펑 울고…. 그 감정을 잘 표현한 노래가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다. 또 부산에서 울다가 죽을 순 없으니까 국제시장에서 장사하고 구두도 닦으며 살았다. 오며 가며 눈이 맞았던 경상도 처녀하고 정을 주고 살다가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이후 헤어졌던 부모, 형제, 처자식을 만날 수 있을까 싶어 서울로 떠났다. 그러면 경상도 처녀가 가지 말라며 붙들고 늘어진다. 서울 가면 헤어진 가족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은데, 차창 밖으로 보니까 정들었던 경상도 아가씨가 울고 있고…. 그런 사나이의 복잡한 심경을 잘 표현한 노래가 남인수가 부른 ‘이별의 부산 정거장’이다. 이승만 정부가 사사오입, 발췌개헌을 하면서 계속 권위주의 정부로 치달았다. 이승만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신익희 선생이 나섰는데 1956년 5월 5일 오후 5시 5분 서울역에서 출발한 호남선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정권 교체의 꿈이 사라지고 허망한 상태가 됐다. 그때 손인호 선생의 ‘비 내리는 호남선’ 노래에 대한 유언비어가 돌았다. 신 선생 부인이 너무 억울해 그 노래를 작사를 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었다. 그런 풍문이 노래 판매를 촉진시켰다. →1960년대의 대표곡은 무엇인가. -경제 개발로 산업화가 본격화돼 촌에서 빈둥빈둥 놀던 사람들이 도시로 와서 출세를 많이 했다. 출세를 사회학에서는 ‘사회적 계층 상승’이라고 한다. 돈을 많이 벌거나 고시에 합격하거나 좋은 집안과 혼인을 맺는 것, 3가지가 전통적인 출세 방식이다. 조선시대 500년간 쌓여 왔던 계층 구조가 일제시대 때 반쯤 파괴됐고 한국전쟁으로 계층구조가 거의 다 파괴됐다. 특히 1960년대에는 남자가 출세를 하면서 그렇지 못한 여인과 간격이 많이 벌어졌다. 출세한 남자는 도시의 좋은 집안에서 얼른 낚아채 가 버린다. 그러면 시골 보리밭에서 사랑을 나누고 백년가약을 맺었던 여인과는 멀어진다. 이런 식의 이별이 워낙 많았다. 1960년대 초·중반의 영화와 소설, 대중가요, 라디오 드라마의 60~70%가 서울로 간 남자는 출세해서 예쁜 집 규수를 얻고 시골에서 사랑했던 여인은 버림받고 그 여인은 사회적 장벽으로 인한 거리감 때문에 남자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상황을 다뤘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남진의 ‘가슴 아프게’,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의 전형적인 도식이다. 1964년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영화 동백아가씨와 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 ‘동백아가씨’가 엄청나게 히트를 했다. 왜색조라며 노래가 나온 지 1년도 안 돼 방송금지가요가 됐는데도 20만장이 팔렸다. 3년 뒤인 1968년 공연윤리위원회로부터 음반 제작 금지를 당했는데도 200만장이 팔렸다. 음반을 낸 지구레코드사 고 임정수 사장의 얘기다. 한국 가요 사상 가장 히트한 노래가 동백아가씨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김장실 의원은 김 의원은 국내 문화·체육계의 대부 격이다.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과 정치특보 등을 지냈다. 문화관광부 예술국장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까지 역임했다. 이후 예술의 전당 사장에 임명돼 문화 공연계의 발전에 기여했다. 현재 대한장애인농구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2014년 인천세계휠체어농구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2012년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준비 중이다.
  •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수직·수평 엘리베이터, 현실에 등장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수직·수평 엘리베이터, 현실에 등장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는 케이블 없이 수직과 수평으로 자유롭게 오고가는 엘리베이터가 등장한다. 최근 스페인에도 이와 상당히 유사한 엘리베이터 축소판이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달 초 독일의 승강기업체인 티센크루프사(社)가 스페인 히혼(Gijón)에서 공개한 엘리베이터 ‘멀티’(MULTI)는 실제 크기의 3분의 1인 축소 모형으로, 길이 10m의 승강로와 승강기 4대로 구성돼 있다. 비록 축소 모형이긴 하지만 실제 엘리베이터와 동일한 원리로 구성된 ‘멀티’는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수직뿐만 아니라 수평으로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영화가 현실이 될 수 있었던 비법은 다름 아닌 리니어 모터 기술이다. 리니어 모터 기술은 자기부상열차에 활용되는 기술로, 케이블이 없는 승강로에서도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가 운행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엘리베이터는 하나의 승강로에 단 한 대의 엘리베이터만 운행할 수 있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하나의 마치 지하철처럼 하나의 승강로에서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를 운행할 수 있다. 티센크루프 측은 이러한 기술을 통해 수송 능력을 50%나 향상하고 건물 내에서 엘리베이터와 승강로가 차지하는 공간은 절반으로 줄이고, 동시에 승객들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 역시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초당 약 5m를 이동할 수 있으며 이전보다 동시에 더 많은 승객들을 운송할 수 있는 동시에 건축물의 가용면적을 25% 이상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법원 “각목으로 경찰차 가격해도 공무집행방해”

     경찰관을 직접 때리지는 않았지만 넉가래나 각목을 경찰관을 향해 던지거나 경찰 수송버스의 출입문과 유리창을 때리는 행위도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부장 심준보)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벌금 400만원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에게는 이와 함께 보호관찰과 2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렸다.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인 A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7시 10분쯤 강원 춘천시 인근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 반대’ 노숙 농성 중 경찰 등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농성장 인근 인도에 쓰레기와 연탄재를 집어던졌다. 이어 A씨는 흩어진 연탄재를 치우는 경찰관을 향해 넉가래 자루를 집어던져 강원지방경찰청 기동 1중대 소속 의경 1명이 넉가래 자루에 이마를 맞아 다쳤다.  또 경찰 수송버스로 다가가 “책임자 나와라”라며 각목으로 버스 출입문과 유리창을 수차례 가격했다. 이 일로 A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A씨 측은 “넉가래 자루는 위험한 물건이 아닐뿐더러 이를 집어던지거나 각목으로 버스 출입문을 두드린 행위를 폭력 행사로 볼 수 없다”며 항소했다. 검찰도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은 지나치게 가볍다”며 쌍방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공무집행 중이던 경찰관에 대한 직·간접의 폭력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특별 가중 요소 등 양형 조건으로 볼 때 오히려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이 너무 가벼워 이를 지적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농성 경비 중인 경찰관을 직접 때리지 않았더라도 넉가래나 각목이 신체를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이라고 판단, 폭넓은 의미에서 공무집행방해죄를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각목으로 경찰차 타격해도 공무집행방해

     경찰관을 직접 때리지는 않았지만 넉가래나 각목을 경찰관을 향해 던지거나 경찰 수송버스의 출입문과 유리창을 때리는 행위도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부장 심준보)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벌금 400만원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에게는 이와 함께 보호관찰과 2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렸다.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인 A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7시 10분쯤 강원 춘천시 인근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 반대’ 노숙 농성 중 경찰 등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농성장 인근 인도에 쓰레기와 연탄재를 집어던졌다. 이어 A씨는 흩어진 연탄재를 치우는 경찰관을 향해 넉가래 자루를 집어던져 강원지방경찰청 기동 1중대 소속 의경 1명이 넉가래 자루에 이마를 맞아 다쳤다.  또 경찰 수송버스로 다가가 “책임자 나와라”라며 각목으로 버스 출입문과 유리창을 수차례 가격했다. 이 일로 A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A씨 측은 “넉가래 자루는 위험한 물건이 아닐뿐더러 이를 집어던지거나 각목으로 버스 출입문을 두드린 행위를 폭력 행사로 볼 수 없다”며 항소했다. 검찰도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은 지나치게 가볍다”며 쌍방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공무집행 중이던 경찰관에 대한 직·간접의 폭력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특별 가중 요소 등 양형 조건으로 볼 때 오히려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이 너무 가벼워 이를 지적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농성 경비 중인 경찰관을 직접 때리지 않았더라도 넉가래나 각목이 신체를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이라고 판단, 폭넓은 의미에서 공무집행방해죄를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튀니지 대통령 경호원 버스에 폭탄테러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서 25일(현지시간) 대통령 경호원들이 탄 버스가 폭탄 테러 공격으로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튀니지는 2011년 시작된 ‘아랍의 봄’ 혁명을 통해 민주적으로 정권 이양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이지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와 AFP, AP 등은 튀니지 내무부의 발표를 인용해 “(이날) 오후 퇴근 시간대 튀니스 중심가에 있는 무함마드 5가에서 대통령 경호원 수송 버스가 갑자기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이 폭발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버스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폭파되고 나서 불에 탔다고 목격자는 말했다. 내무부는 이번 폭발을 “테러 공격”이라 설명했고, 한 보안 관계자는 경호원 버스가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보안 관계자는 “자살 폭탄 테러범이 버스에 올라타고 나서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증언했다. 폭탄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즉각 나오지 않았다. 이 사건은 튀니지 당국이 튀니스의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유례없이 많은 경비 병력을 투입한 지 열흘 만에 발생했다.튀니지 정부는 이달 초 동남부 도시 수세에서 경찰서와 호텔을 공격하려던 테러 단체의 음모를 적발하고 이를 분쇄했다고 발표했다. 튀니지에서는 올해도 두 차례 대형 테러가 발생해 관광 산업에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3월 튀니스의 바르도 국립박물관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 등 22명이 목숨을 잃었고, 지난 6월에도 지중해 휴양지 수세의 한 리조트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으로 외국인을 포함해 38명이 숨졌다. 극단적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두 사건 모두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핵공격에도 끄떡없는 초호화 ‘지하 아파트’ 팝니다

    핵공격에도 끄떡없는 초호화 ‘지하 아파트’ 팝니다

    핵공격에도 끄떡없는 억만장자들을 위한 초호화 지하 아파트가 공개됐다. 최근 미국의 부동산업체 베스천 홀딩스는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건설된 초호화 지하 벙커를 언론에 공개하고 판매에 나섰다. 우리 돈으로 무려 200억원의 가격표가 붙은 이 벙커는 핵공격과 테러, 각종 자연재해에 견딜 수 있게 14m 지하에 설계됐다. 물론 이 벙커는 잠시동안만 사람이 몸을 피해 머무르는 공간은 아니다. 생존에 필요한 기본 시설 외에도 영화관, 오락실, 의료센터, 교실까지 완비돼 있어 장기체류가 가능하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또한 벙커는 총 4개의 아파트로 구성돼 있어 돈 많은 4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생활이 가능하다. 당초 이 벙커는 냉전시기 미군이 훈련 목적으로 사용해왔으나 3년 전 회사 측이 인수해 민간인을 위한 초호화 벙커로 탈바꿈시켰다. 베스천 홀딩스 대표 크리스 살라모네는 "핵무기와 테러리스트, 자연재해 등 점점 증가하고 있는 위험으로부터 우리 가족, 조직 등을 지키기 위해 건설했다" 면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궁극의 안전을 제공할 수 있다" 고 밝혔다. 이어 "지하에 있을 뿐 5성급 호텔 시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면서 "정확한 위치는 안전상의 이유로 주인 외에는 공개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위 '지구종말' 을 대비한 벙커는 미국 외에도 있다. 지난 6월 캐나다 기업 비보스는 독일 로덴스타인 지역에 위치한 전체 면적 9만 3000천 평의 거대 복합시설이자 핵폭발, 생화학무기, 지진, 쓰나미 등 모든 자연재해와 공격에 버틸 수 있는 강력한 벙커를 공개한 바 있다. 이 초호화 벙커 역시 생존에 필요한 모든 설비는 물론 레스토랑, 수영장, 극장 등 각종 고급 편의시설도 완벽히 구비되어 있으며 아파트 가구당 면적은 약 70평이다.       실제 재난상황이 닥쳐오면 비보스사는 세계 각지로 헬리콥터를 파견해 입주민들을 수송해 오게 된다. 시설은 즉각 운영에 돌입할 수 있는 ‘턴키’ 상태이기 때문에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로 이용 가능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대테러 군사로봇 기술, 어디까지 왔니?

    [송혜민의 월드why] 대테러 군사로봇 기술, 어디까지 왔니?

    전 세계가 그야말로 테러와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의 심장 파리에서 벌어진 폭탄테러 이후 프랑스와 미국은 “중단이나 휴전은 결코 없다”면서 IS의 주요 거점을 공습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 어느 편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수많은 민간인과 군인이 죽어간다.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피해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필요악’이라고 여긴 인류가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로봇이다. 전쟁터에 나간 군사로봇은 군인 대신 총을 쏘고, 정찰에 나선다. 갈수록 정교해지는 군사로봇, 어디까지 진화했을까. ◆그리스 신화에도 등장한 ‘로봇’…현대에는 전세(戰勢)역전에도 공 세워 군사로봇을 다루기 이전에, 로봇의 정의와 역사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익숙한 탓이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에게 익숙한 로봇(Robot)이라는 용어가 처음 인류와 만난 것은 1920년의 일이다. 당시 체코의 작가 카렐 차페크(1890~1938)는 당시 발표한 희곡에서 ‘강제된 노동’이란 의미를 가진 체코어 ‘로보타’(Robota)를 본 따 ‘로봇’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용어의 역사는 불과 10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보다 훨씬 앞선 시기에 이미 ‘로봇’이 존재했다. 바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청동거인 ‘탈로스’가 그것이다. 탈로스는 대장장이의 신(神)인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것으로, 크레타 섬을 순찰하며 무단으로 섬에 상륙하려는 사람과 배를 엄청난 힘으로 막아냈다. 어쩌면 인류 기록의 역사상 최초의 로봇일지도 모르는 탈로스는 현재 미군이 개발 중인 차세대 군사로봇인 ‘탈로스’(TALOS) 명칭의 시초가 됐다. 전투용 군사로봇이 실제 전장에 투입된 대표 사례는 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자폭전차인 ‘골리앗’ 등이 원격조종 형태로 운용됐으며 1997~1999년 보스니아 내전과 코소보 전쟁에서도 지뢰를 탐지하고 제거하는 무인로봇이 투입된 바 있다. 2001년 9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을 당시 군사로봇은 전세를 뒤바꾸는데 공을 세웠다. 이때 사용된 것이 미국 방산업체 아이로봇이 개발한 군사용 정찰로봇 ‘팩봇’(Packnot)이다. 배낭에 짋어지는 형태의 팩봇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사람이나 폭발물을 찾을 수 있으며 교전 발생 시 원거리 및 연속사격이 가능한 산탄총이 장착돼 있어 군사의 희생을 줄이는데 활약했고, 덕분에 미국은 전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미국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만든 4족 견마로봇 ‘빅독’(Big dog)이 ‘핫’(hot)한 군사로봇으로 떠올랐다. 커다란 휠로 움직이는 팩봇과 달리 다리를 이용해 보행하며, 150㎏의 짐을 짊어지고도 산을 오르내리는 등 군용 물자 수송에 탁월한 능력을 자랑한다. ◆한국의 군사로봇 기술 수준 2000년대에 들어 군사로봇이 승리 전적을 쌓는 공신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 역시 전투용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2005년에는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이지스 로봇을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에 실전 배치했다. 경계용 로봇인 이지스 로봇은 주야간 목표 식별과 추적 및 K2 소총을 이용한 사격도 가능하다. 2007년에는 지능형 감시경계로봇이 비무장지대에 배치됐고, 2010년에는 한국의 퍼스펙이 개발한 휴대용 다목적 군사로봇 ‘스카봇’(scobot)이 선보여졌다. 최근에는 드론이나 무인수색차량 등의 장비 개발에도 예산이 쏟아지면서 기술수준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2013년 국방기술품질원이 발표한 국방과학기술조사서에 따르면 한국의 군사용 지상로봇 기술 수준은 선진권에 속한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미국이 1위(100점)에 올랐고, 뒤를 이어 이스라엘과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이 최선진권(100~91점) 및 선진권(90~81점)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으며 한국은 81점으로 일본 다음을 차지했다. 군사로봇 기술 발전을 위해 로봇이 전투를 벌이는 ‘초대형 전쟁터’인 국방로봇센터도 국내에 처음 마련될 예정이다. 2년 내에 모습을 드러낼 이곳은 군인들이 부대에서 훈련을 받듯 로봇 역시 실전을 방불케 하는 강도 높은 테스트를 받는 장으로서, 370만㎡(약 112만 평) 규모의 부지에 국방로봇 연구센터 및 26종의 실험‧시험장비가 들어선다. ◆사람 죽이는 군사로봇은 살인자?…‘아이언맨’의 윤리적 문제 이처럼 군사로봇이 정교해질수록 인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윤리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처럼 결국 군사로봇은 전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살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군사로봇이 원격 무인조종으로 움직이는데, 그렇다면 사람의 조종을 받아 사람을 죽이는 군사로봇의 행위 역시 살인으로 간주할 수 있을까? 전쟁터에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과 로봇이 사람을 죽이는 것 사이에는 어떤 윤리적 차이점이 존재할까? 설사 아군과 적군 모두 로봇 군사를 내보내 병사의 피해를 줄인다 한들, 조종당하는 로봇끼리의 전쟁을 지금과 같은 전쟁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윤리적 논란을 피하기란 어렵다. 더 나아가 원격 무인조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탑재한 군사로봇이 현실화 되는 가운데, 곧 군사로봇에는 스스로 적을 판단하고 공격할 줄 아는 능력이 탑재될 것이다. 전쟁이라는 참혹한 싸움터에서 ‘자유롭게’ 행동하는 로봇에게 판단 실수나 전시 규칙 위반 등의 책임을 묻기란 쉽지 않다. 영화 ‘아이언맨’에는 이처럼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등장한다. 이 로봇은 그 어떤 인간보다도 똑똑하고 전투능력도 높지만, 때로는 통제 불능에 다다르기도 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아이언맨의 로봇들을 킬러로봇 또는 살상용 로봇이라 부른다. 인류는 이제 고민해야 한다. 킬러로봇이 될지도 모르는 군사로봇을 어디까지 ‘키울’ 것인지,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그리고 과연 전쟁과 살상을 위한 군사로봇이 진정 필요한 것인지를 말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백두대간 관통한 ‘대관령터널’

    백두대간 관통한 ‘대관령터널’

    백두대간을 동서로 관통하는 국내 최장 산악터널 ‘대관령터널’이 마침내 뚫렸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24일 원주~강릉 간 복선 전철 구간 가운데 전체 길이 21.755㎞로 국내 산악터널 가운데 가장 길고 최대 난공사였던 대관령터널이 뚫렸다고 밝혔다. 대관령터널 공사가 애초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선수·관람객의 주요 수송 수단으로 지난 1997년 시작된 철도 연결의 목적으로 시작됐다. 이 공사가 완료됨에 따라 2017년 말까지 원주~강릉 간 복선전철이 신속하게 개통되면 서울 청량리에서 강릉까지 1시간 12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강원 영동권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수도권~동해안을 잇는 가로축 철도망은 강릉을 중심으로 강원도가 수도권과 반나절 생활권에 들어가고, 관광 활성화와 물류 수송시간 단축이 예상되는 덕분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원주~강릉 간 복선전철 공사 가운데 가장 어렵다는 대관령터널이 뚫려 9부 능선을 넘었다”면서 “복선 철도가 완공되면 반나절 수도권 생활이 가능해져 동계올림픽 이후 강릉을 중심으로 한 강원 영동권의 문화와 관광, 물류가 크게 성장하며 환태평양시대의 중요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관령터널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인천국제공항에서 강릉까지 시속 180~250㎞급 고속열차가 운행돼 1시간 52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서울 청량리에서 강릉까지도 1시간 12분이 걸려, 현재 가장 빠른 무궁화 열차가 현재 5시간 47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무려 4시간 35분이 단축될 예정이다. 버스로는 현재 서울~강릉 간 운행시간이 2시간 40분인데 이보다 1시간 28분 빠르다. 대관령터널의 남은 공정은 터널 안에 콘크리트를 붙여 내부를 안전하고 매끈하게 하는 작업과 철도 궤도를 설치하는 작업이 남았다. 대관령터널 착굴에만 2500억원이 들었다. 대관령터널은 원주~강릉 복선 철도 구간의 34개 터널 가운데 가장 길고 깊다. 특히 대관령터널은 최고점인 평창군 진부면에서 최저점인 해안선인 강릉시 성산면까지 표고 차가 444m로 백두대간을 통째로 관통해야 했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공사구간으로 꼽혀왔다. 평균 경사도를 2.4%에 맞춰야 하는 고난도 공사였다. 수도권 고속철도를 포함해 국내에서 가장 긴 터널은 지난 6월 개통한 서울 수서역~경기 평택시 지제역을 잇는 율현터널(50.3㎞)인데, 평지를 뚫은 것이라 난도는 대관령터널과 비교할 수가 없다. 대관령터널은 산악지형의 길고 깊은 곳을 지나는 탓에 중간 지점에 열차가 마주 달리고 승객들이 대피할 수 있는 ‘신호장’도 만들어 놓았다. 2012년 6월에 공사를 시작해 양쪽에서 하루 평균 7m씩 굴착했다. 공사기간이 촉박해 24시간 주야로 작업하며 예정보다 3개월 빨리 관통했다. 공사기간 41개월 동안 연인원 25만 9600여명이 동원됐고 장비 11만 9000여대가 투입됐다. 산악지형을 뚫고 터널을 공사하며 어려움도 컸다. 철도 주요 진출입로인 서원주 쪽과 강릉 쪽에서 터널을 뚫고 들어오는 것 외에 백두대간 산 중턱에 경사갱 4곳을 만들어 함께 굴착했다. 경사갱은 길이 1.6~3.8㎞에 이르는 별도의 경사진 갱도를 만들어 여러 곳에서 굴을 뚫어 바위를 발파하는 공법으로 진행했다. 서원주~남강릉 신호장은 복선으로 이어지고 이후 남강릉~강릉역 9㎞는 단선으로 철길이 놓인다. 강릉 도심 구간인 강릉 청량동~교동 강릉역 약 3㎞ 구간은 지하로 건설된다. 김효중 한국철도시설공단 강원본부 건설기술처 차장은 “국내 어느 곳보다 어려운 공사구간으로 촉박한 공사 기간과 지하 평균 700m에서 밤낮으로 공사를 진척시키느라 작업자들의 어려움이 무엇보다 컸다”고 말했다. 원주~강릉 간 복선 전철은 올 연말까지 63.6%의 공정이 예상된다. 최정환 한국철도시설공단 강원본부장은 “원주~강릉 철도 건설사업의 최대 핵심구간인 국내 최장 길이의 대관령터널이 관통됐다”면서 “나머지 구간의 철도 건설사업에 총력을 기울여 안전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릉·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기고] ‘제3세대 고속도로’의 서막을 열다/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기고] ‘제3세대 고속도로’의 서막을 열다/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1970년 7월 7일은 우리나라의 중흥을 알리는 서막이 열린 날이다. 자본도 기술도 인력도 없이 우여곡절 끝에 총길이 428㎞의 경부고속도로가 위용을 드러냈다. 경부고속도로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불씨를 댕긴 대역사이며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앞장서 이끈 견인차였다. 그러나 경부고속도로의 더 큰 의미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불굴의 도전 정신을 국민에게 불어넣어 준 스승이었다는 것이다. 이어진 호남·남해 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는 전국을 하루 생활권으로 이어 줬다. ‘제1세대 고속도로’의 사명이었다. 이후 고속도로는 지속적으로 신설되고 확장됐다. 중부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당진영덕고속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 등이 속속 개통돼 산물을 나르고 문화를 잇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냈다. 고속도로는 산업물동량 수송의 중추가 돼 경제를 이끌고, 관광 한국의 문호가 돼 세계인을 맞으며 경제성장과 국민 행복을 앞장서 이끌었다. ‘제2세대 고속도로’의 사명이었다. 그리고 이제 ‘제3세대 고속도로’가 그 사명을 잇는다. 며칠 전 발표된 서울세종고속도로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에는 토목기술, 정보기술(IT), 지능형자동차 등 최첨단 기술이 모두 집약된다. 지금과 같이 통행권을 뽑을 필요가 없게 된다. 고속주행 중에 차량 번호가 인식돼 자동으로 통행료가 결제되기 때문이다. 차량과 도로, 차량과 차량 간에 사고 정보 등 돌발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지능형교통 체계도 갖춰진다. 그리고 통신기지국, 레이더 등으로 감지된 도로 상황이 자동차에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도로 인프라도 구축되기 때문에 차량의 자율 주행이 가능하게 된다. 스마트하이웨이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서울세종고속도로 사업은 건설 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 IT 등 수많은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IT에 대해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고 도로 건설, 교통 관리 또한 세계 최고의 기술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라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창조경제의 총아’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길을 만들고 길은 역사를 만든다. 그 역사에 한 페이지를 더할 새 역사의 서막이 이제 열렸다. 고속도로가 경제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우리나라의 성장 과정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의 개통이 국내총생산을 100배 이상 늘리고 수출을 433배 이상 증가시키는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 있다. 그랬던 것처럼 서울세종고속도로는 경제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출발을 지금 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의 매우 뜻깊은 해이기 때문이다. 반세기 전에 위기를 돌파해 내고 기적의 역사를 이룬 선배들처럼 오늘을 사는 우리가 서울세종고속도로를 필두로 해서 ‘제3세대 고속도로’ 시대를 활짝 열어 역사에 길이 남을 발자취를 남긴다면 그 보람과 울림은 더더욱 커지지 않을까.
  • 연평도 포격 5주년 날… 판문점은 해빙무드, 서해는 살얼음판

    연평도 포격 5주년 날… 판문점은 해빙무드, 서해는 살얼음판

    북한이 2010년 11월 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5주년을 앞두고 우리 군이 북한 수역을 목표로 해상사격을 강행하면 응징 보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남북한이 8·25 합의를 바탕으로 오는 26일 당국회담 실무접촉을 준비하는 등 관계 개선 분위기로 접어들었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서북도서 지역은 여전히 ‘한반도의 화약고’로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북한 인민군 서남전선사령부 대변인은 22일 담화를 통해 “남조선 호전광들이 5년 전 연평도 불바다의 교훈을 망각하고 또다시 우리 측 수역을 향해 도발적 해상사격을 감행하려 획책하고 있다”면서 “8·25 합의가 진실로 소중하다면 그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병대가 매년 연평도 포격 도발일에 맞춰 NLL 이남에서 실시해 온 정례적 사격훈련에 대해 트집을 잡는 것”이라며 “23일 훈련은 중단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북한군은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에도 NLL 이남 해역으로 경비정을 침투시키는 등 끊임없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왔다. 군 당국은 지난 5년간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고자 지속적으로 서북도서의 전력을 증강해 왔다. 2011년 6월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해 연평도, 백령도 등에 해병대 병력 1200여명을 추가 배치했다. 이로써 서북도서 지역 주둔 병력도 5000여명으로 늘었다. 군은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유일한 대응 수단으로 6문밖에 없던 K9 자주포를 3배 이상 늘렸다. 이 밖에 130㎜ 다연장 로켓포인 ‘구룡’도 고정 배치했다. 2013년에는 백령도와 연평도 등에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을 실전배치했다. 사거리 20㎞의 스파이크 미사일은 북한군이 해안포를 숨겨둔 갱도 속으로 파고들어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무기다. 북한군도 2013년 서해 최전방 부대를 중심으로 포신이 길고 사거리가 65㎞가 넘는 240㎜ 방사포(다연장로켓)를 추가 배치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백령도 맞은편 고암포에는 해군기지를 건설해 특수부대 병력을 수송할 공기부양정 60~70척을 수용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올해 들어 서북도서 인근 NLL 북방의 갈도와 아리도에 포병 진지와 관측시설을 신축해 왔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최근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목함 지뢰 사건이나 포격 도발을 일으켰듯 도서 지역뿐 아니라 육지에서도 과감한 도발을 일으켰다”면서 “군의 타격 능력은 강화됐지만 북한도 반격 능력을 강화해 승리를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마트, 창고, 도로에 나타난 로봇 – 인간 일자리 뺏을까?

    [고든 정의 TECH+] 마트, 창고, 도로에 나타난 로봇 – 인간 일자리 뺏을까?

    최근 자율 주행 차량이나 스스로 학습하는 로봇에 대한 이야기가 부쩍 늘어났습니다. 물론 아직 로봇은 인간처럼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고 따라서 다양한 환경에서 인간을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나 사람 대신 물건을 분류하는 로봇은 이제 더 이상 미래 공상 과학의 소재가 아닌 세상이죠. 물류 및 유통 혁신에서 이제 로봇과 자동화는 빠질 수 없는 소재입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창고에서 사람을 대신하는 로봇 물류 자동화는 이미 널리 적용된 개념입니다. 복잡하게 붐비는 국제공항에서도 자동화된 물류 운송 시스템 덕분에 빠르게 짐을 비행기까지 싣고 내릴 수 있습니다. 물건을 보관하는 물류센터와 창고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자동화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로봇 시스템이 창고로 들어와 사람을 대신하기 시작했죠. 블랙프라이데이같이 배송이 폭주하는 시기에도 아마존의 물류센터는 이 모든 물건을 신속하게 분류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8만 명의 인력을 고용하는 것은 물론 1만 5,000대의 키바(Kiva) 로봇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키바는 작고 납작하게 생긴 로봇이지만, 힘은 좋아서 무려 340kg의 화물도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전기의 힘으로 작동하는 키바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화물을 약간 올린 다음 네 개의 바퀴를 이용해서 지정된 장소까지 안전하게 옮길 수 있습니다. 아마존의 트레이시 물류 센터(Tracy center)는 축구장 28배 넓이의 장소에 2,000만 개의 상품을 보관하고 있는데 하루 이동량이 최대 70만개에 달하지만 1,500명의 직원과 300대의 키바 로봇 덕분에 이를 모두 처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마존은 키바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기보다는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로봇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로봇 시스템의 도입은 결국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사실 아마존만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는 건 아닙니다. 클리어패스 로보틱스(Clearpath Robotics)라는 회사에서 내놓은 오토(OTTO)는 키바보다 더 대형 로봇으로 1,500kg의 짐을 실어 나를 수 있습니다. 레이저를 이용해서 지형을 파악하고 이동하기 때문에 특수한 유도 장치 없는 일반적인 창고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트에서 일하는 로봇 대형 마트에서 상품 진열대를 관리하는 일은 상당히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합니다. 물건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상품 가격이 엉뚱하게 표시되지는 않았는지 항상 관리가 필요하겠죠. 하지만 로봇이 이 과정을 자동화할 수도 있습니다. 심비 로보틱스(Simbe Robotics)에서 출시한 톨리(Tally)는 대형 마트 안을 돌아다니면서 상품이 정상적으로 진열되어 있는지를 끊임없이 체크합니다. 떨어진 물품이 있거나 혹시 잘못된 물품이 확인되면 바로 직원에서 알려주기 때문에 대형 마트에서는 이전보다 적은 인원으로 매장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톨리는 청소로봇처럼 배터리가 방전되면 자동으로 충전 장소로 돌아갈 수 있으며 스스로 사람이나 다른 장애물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좁은 공간에서도 쉽게 움직이고 방해가 되지 않도록 길쭉하게 생긴 외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물 수송, 택배까지 자동화 최근 다임러 벤츠의 무인 주행 트럭이 슈투트가르트(Stuttgart) 근처의 8번 고속도로에서 시험주행을 했습니다. 이 트럭의 운전석에는 개발 책임자인 볼프강 베른하르트 박사가 앉아서 모든 기기가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는지 살펴봤습니다. 자율 주행의 미래는 단순히 운전할 필요가 없는 자동차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무인 화물 트럭이 상용화된다면 물류 배송에서 또 다른 혁신이 올 것이기 때문이죠. 무인 트럭이 자동화된 물류 창고로 물건을 실어 나르고 여기서 다시 소형 무인차량이나 드론이 필요로 하는 장소까지 화물을 배송하는 미래가 현실이 될지도 모릅니다.이제까지는 사람이 차를 몰고 가 직접 배송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배송하고자 하는 것은 작은 소포인데, 차와 사람까지 이동시키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소모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무인 배송 시스템은 작은 드론과 자율 주행 차량을 이용해서 이 문제를 극적으로 해결할지도 모릅니다. 물류 혁신과 사라지는 일자리 물류 자동화와 무인차량, 드론은 단순히 빠른 물류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혁신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접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줄어들고 온라인 구매를 하는 소비자가 지금보다 더 증가할지 모릅니다. 온라인으로 주문해도 아주 빠르고 저렴하게 받아볼 수 있을 테니까요.택배를 받는 일도 훨씬 편리해질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서 내가 있는 위치로 바로 가져오게 하거나 혹은 한밤중이라도 집으로 오게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택배 기사님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로봇이나 드론에게는 미안하지 않을 테니까요.하지만 밝은 면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이렇게 자동화가 진행되면 사라지는 일자리도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로봇과 자동화의 힘으로 지옥의 알바라고 불리는 ‘택배 상하차 알바’가 사라지면 그만큼 인간이 더 편리해지는 대신 일자리도 한 가지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역사의 흐름을 돌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보통 기술의 진보는 뒤로 가지 않는 법이니까요. 아직은 미래의 일이지만, 결국 우리는 기술의 진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사라지는 일자리에 대한 고민도 같이 해야 할 것입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특파원 칼럼] 다시 출발점에 선 한류/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다시 출발점에 선 한류/이석우 도쿄 특파원

    일본과 한국의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맛있는 음식에 대한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그림을 그리라고 했다. 그랬더니 대부분의 일본 어린이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형제자매,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모습들을 그려 냈다. 음식을 함께 먹었던 공간 등 배경도 정성 들여 묘사했다. 누구와 함께 어떤 상황에서 음식을 먹었는지가 강조돼 있었다. 이에 비해 한국 초등학생들은 어떤 음식이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내가 먹은 음식’이 강조됐고, 음식 그 자체를 부각시켰다. 누구와 어떤 상황이었는지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두 나라 어린이의 이런 그림들은 일본 오사카에 있는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이 한국 국립민속박물관과 공동 주최한 ‘한국과 일본의 음식박람회’에 전시된 것들 중 일부다. 전시회는 지난 10일까지 두 달 보름 동안 계속됐다. 전시회에는 400평 남짓한 공간에 한국인의 음식습관과 세시풍속, 한국 음식문화 연구 성과와 자료, 주방용품 500여점과 부엌 등이 재현됐다. 일본 것도 비교 전시됐지만, 한국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시품 상당수가 한국에서 수송됐고, 박물관의 별도 공간에 음식 체험 코너가 마련돼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오사카공대, 교토조형예술대 등 지역 대학교수와 학생들이 영상매체와 디자인 작업을 통한 한국 음식의 표현과 재현이라는 실험적인 코너도 있었다. “한국 음식이 맛있고 재미있다”는 반응과 함께 현지 일본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행사는 개막 초기에는 바닥이던 한·일 관계가 투영된 듯 “왜 전시 제목에 한국이 우리나라(일본)보다 먼저 나오나”, “지금 이런 상황에서 왜 한국 관련 행사를 하느냐”는 등의 항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전시를 기획한 일본 민족학박물관의 인류학자 아사쿠라 도시오 교수는 “음식을 통해 한국 알기가 목적”이라면서 “오감을 통해 한·일 음식과 문화를 비교하고, 한·일 소통의 계기를 마련했다”며 뿌듯해했다. 고려자기의 세계적인 컬렉션을 자랑하는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서 두 달 넘게 열리고 있는 ‘새로운 발견, 고려청자’ 전시회도 현지인들 사이에 한국의 미와 수준을 다시 보여 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 부부 등 역대 일왕들이 오사카 방문길에 빼놓지 않고 들르는 이 박물관에서는 한국이 소장한 주요 고려청자와 박물관이 소장한 고려청자 등 200여점을 비교, 전시하고 있다. 관람객들 사이에서 “한국을 다시 보게 됐다. 한국이 좋아졌다”는 반응과 반향이 뜨겁다. 오사카한국문화원 주최로 지난 13일부터 사흘 동안 열린 제1회 한국영화제에서도 행사마다 마련된 좌석의 2배 이상의 관람객이 몰렸다. 다시 꿈틀대는 한류의 가능성과 힘을 엿보게 했다. 일본에서 가장 한국 친화적이라는 오사카에서 최근 열리고 있는 문화 행사들은 악화된 한·일 관계 속에서 기존 한류에 식상한 일본인들에게 한류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다시 보여 줬다. 뻔한 스토리의 TV 드라마와 몇몇 아이돌 연예인에게 의존하는 차원을 넘어 깊이와 영역을 넓힌 한국의 문화적 성취와 전통은 일본인의 마음을 흔들고, 감동시킬 수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달 초 3년 반 만의 단독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계 정상화가 모색되는 가운데 우선 우리의 문화적 성취와 가능성을 우리 스스로 새롭게 돌아보고 확인하는 것이 절실하다. 한국인의 무궁한 멋과 미의 발산을 기대한다. jun88@seoul.co.kr
  • 물에도 착륙하는 축구장만한 비행선 곧 ‘배달’ 나선다

    물에도 착륙하는 축구장만한 비행선 곧 ‘배달’ 나선다

    몇 년 안에 축구장만한 거대한 비행선이 화물을 싣고 '배달' 하는 광경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항공관련 해외매체는 미국의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이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화물용 하이브리드 비행선 개발 계획을 승인받아 상업화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도했다. 마치 거대한 풍선처럼 그 안을 헬륨으로 가득채우고 하늘을 나는 이 비행선의 이름은 LMH1. 과거 헬륨 비행선의 외관을 연상시키는 LMH1는 그러나 속도와 기능, 안전성등 모든 것이 몇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록히드마틴에 따르면 먼저 LMH1의 속도는 자체 엔진 장착으로 '풍선' 치고는 매우 빠른 60노트(시속 111km)로 날아갈 수 있다. 또한 비행선은 약 20톤의 화물을 싣고 무려 2,200km의 범위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대당 가격은 4000만 달러(463억원)으로 싼 편은 아니지만 회사 측이 20년 간 공들여 이 비행선을 개발하는 이유는 있다. 바로 무궁무진한 사업성 때문. LMH1의 가장 큰 장점은 연료비가 매우 저렴하다는 점으로 헬리콥터와 비교하면 7배 이상은 싼 수준. 특히나 수직 이착륙하는 LMH1는 자기 덩치만한 착륙공간만 있으며 강, 사막 등 어디든 착륙해 배달이 가능하다. 곧 화물수송이 여의치않은 지구촌 절반 이상의 지역에 값싸게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이 열리는 것. 록히드마틴 측은 "북극 등 도로나 기반시설이 없어 장비와 물자를 운송하기 힘든 곳에 LMH1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이라면서 "원유나 자원 채굴 지역, 군사용으로도 가능하며 2018년 경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프랑스 내무장관 “생드니서 체포된 테러범 새 범행 준비”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생드니에서 제압된 테러범들이 다른 범행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오늘 오전 추가 공격을 준비하는 이들에 대한 작전을 펼쳤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프랑스 경찰 대테러부대는 이날 오전 7시간에 걸쳐 파리 북부 생드니 중심가 아파트에서 파리 연쇄 테러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에 대한 검거작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아바우드의 사촌으로 알려진 여성 테러범이 자폭했고 다른 용의자는 경찰에 사살됐다.  이와 관련해 현지 라디오 RTL도 이날 제압된 조직이 19일 이후 파리 외곽의 라데팡스에서 새로운 테러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경찰 소식통을 전했다. 라데팡스에는 대기업과 쇼핑센터 등이 모여 있어 테러 시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수사 당국은 생드니 용의자의 전화를 감청해서 추가 테러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RTL은 자폭한 여성 테러범이 폭탄 조끼를 터뜨리기 직전 누군가와 전화를 했다며 공범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생드니 검거 작전으로 2명의 용의자가 숨지고 7명의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프랑스와 함께 시리아 공습에 나선 러시아군은 테러의 배후인 이슬람국가(IS)의 돈줄인 원유시설을 공습하기 시작했다고 이날 러시아 고위 장성이 발표했다. 러시아군 작전참모부 안드레이 카르타포로프 연대장은 이날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수호이 34 전투기들이 IS의 원유 추출, 정제, 수송시설들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 전투기 편대가 IS의 원유와 석유제품들을 운송하는 유조 탱크를 탐색하도록 하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IS, 텔레그램으로 美 정보당국 따돌렸다

    파리 테러는 ‘세계의 보안관’을 자인하는 미국 정보기관의 완벽한 실패로 규정되는 분위기다. 테러의 배후인 이슬람국가(IS)가 범행에 앞서 모의 훈련을 한 것은 물론 무기 수송, 폭발물 지원 등과 IS 동조자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무차별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이래 IS를 비롯한 테러 단체가 암호화한 애플리케이션(앱)이나 메신저를 이용해 테러를 모의하는 사이 이들의 저력을 과소평가한 미국 정보당국은 암호 해독·추적에서 무능을 드러냈다. 17일(현지시간) CNN머니 등에 따르면 IS의 새로운 선전장으로 ‘텔레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IS는 사용자들이 사진, 영상 등을 무수히 많은 구독자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텔레그램이 만든 ‘채널’이라는 서비스를 소통의 주요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곳에서 테러를 모의하는 것은 물론 하루에 10∼20개에 달하는 공식 성명과 동영상을 공개한다. 최근 러시아 여객기 폭파 테러와 파리 테러가 자신들이 소행임을 주장하는 동영상을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했다. 텔레그램이 IS의 ‘사이버 은거지’가 된 것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경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보다 보안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러시아 출신의 파벨·니콜라이 두로프 형제가 2013년에 만든 텔레그램은 최대 200명과 그룹 채팅을 할 수 있고 메시지, 사진, 동영상 등 주고받은 콘텐츠가 일정 시일이 지나면 자동 삭제되는 비밀 대화방도 운영할 수 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형제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감시를 피하고자 복잡하게 설계된 의사소통 수단을 만들었다. 수익이 아니라 정권의 탄압에서 벗어날 목적으로 만든 텔레그램은 이중 암호화로 철통 보안이 보장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정부 기관의 카카오톡 사찰 논란이 불거지면서 많은 사용자가 텔레그램으로 옮기기도 했다. IS의 사이버 속도전은 놀라울 정도다. 앞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적극 활용해 서구 유럽의 10대 및 젊은 여성을 유인해 온 데 이어 신참 대원을 모집하기 위한 ‘24시간 온라인 상담데스크’(help desk)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BC 방송은 미 육군 대테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상담데스크에는 6명의 고위 조직원이 상시 대기하며 통신 내용 암호화 기술을 비롯해 사이버 공간에서 정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는 요령 등 요원들의 궁금증을 즉시 풀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런 브랜틀리 테러 분석가는 “IS는 ‘대면 통신시대’를 넘어 ‘사이버 시대의 속도’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수무책에 빠진 각국 정보당국을 대신해 일단 국제 해킹그룹 ‘어나니머스’가 나섰다. 이 그룹은 전날 예고한 대로 17일 IS를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개시, IS 조직원 트위터 계정 5500개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 지역 IS대원 모집인의 이름과 그가 사용하는 컴퓨터 하드웨어의 실제 주소 등도 공개했다. 아울러 IS의 해킹을 방지하기 위한 지침도 텔레그램을 통해 배포했다.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어나니머스는 IS와 연관된 웹사이트 149곳, 트위터 계정 10만 1000개, 선전용 비디오 5900건을 해체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한 한국형 대형수송함 독도함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한 한국형 대형수송함 독도함

    한국형 대형수송함인 1만 4000t급 독도함이 지난 16일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처음으로 입항해 접안하고 있다. 독도함은 완공을 앞둔 제주민군복합항에 계류 시험차 이날 처음 입항했다. 당일 해군 헬기를 타고 촬영한 사진. 제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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