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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安, 사냥꾼처럼 덫 놓고 위계 악용” 질타

    검찰 “安, 사냥꾼처럼 덫 놓고 위계 악용” 질타

    檢 “담배 심부름 시켜 끌어들여 KTX·車·집무실 등서도 추행” 安측 “김씨, 무급으로 일할 만큼 결단력 뛰어난 여성…자발적” 피해자는 방청석서 꼼꼼히 메모“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늦은 밤 술과 담배 심부름을 시켜 끌어들였다.” 2일 서울서부지법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형사합의 11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황윤재 검사가 낭독한 공소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검찰은 안 전 지사가 2017년 러시아 출장 중에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요트, 호텔 등에서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KTX, 집무실, 관용차 등에서 강제로 입맞춤을 하거나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고, 완강하게 거부하던 김씨를 네 차례 간음했다는 게 검찰 측의 주장이었다. 황 검사는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던 안 전 지사는 위력으로 간음하고 추행했다”면서 “이성적 관계가 형성될 수 없는 상명하복의 위계 구조에 의한 전형적인 성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감에 의한 관계”라는 안 전 지사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나르시시즘적(자기에 대한 애착이 심한) 태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황 검사는 특히 “대선 캠프에서 김씨의 업무는 노예로 불릴 정도였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 전 지사의 변호인은 “성관계는 수평적인 연인 관계로서 애정의 감정을 가지고 합의 아래 이뤄졌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는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던 것을 반성하며 즉각 사임했다”면서 “여론의 비판도 받아들이며 도덕적·정치적 책임도 감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김씨는 장애인도, 아동도 아니며, 결혼 경험도 있다”면서 “무보수로 캠프에 올 만큼 결단력이 뛰어난 여성이었다”며 김씨의 자발적인 선택을 강조했다. 오후 재판에서 검찰은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보낸 메시지, 김씨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진료를 받으려 한 사실, 안 전 지사 가족이 김씨의 사생활을 파악하려 한 정황, 안 전 지사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했다는 것을 입증할 산부인과 진단서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면서 “충남도청 조직의 성인지(性認知) 감수성이 극히 낮았고 수행비서가 도지사의 성범죄를 밝힐 환경이 아니었으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이 성립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안 전 지사 측은 “피해자로 보기 어려웠던 김씨의 태도에 대한 진술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안 전 지사와 김씨 모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 전 지사는 피고인석에 앉았고, 피해자인 김씨는 방청객 자격으로 방청석에 앉아 발언을 노트에 꼼꼼히 적어 가며 재판을 지켜봤다. 안 전 지사는 판사가 직업을 묻자 “현재 직업은 없습니다”라고 답했고, 판사는 “지위와 관련된 사건이므로 ‘전 충남지사’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원 앞에는 여성단체 회원들이 나와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한다”고 외쳤다. 재판 방청권 46석 추첨에는 75명이 응모했고, 응모자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김씨는 6일 오전 비공개로 열리는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암기 위주로 4차산업 인재 육성 못해”…대입 논·서술형 IB 도입 검토 한목소리

    “암기 위주로 4차산업 인재 육성 못해”…대입 논·서술형 IB 도입 검토 한목소리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진국에서 대입 시험으로 활용하는 국제교육과정인 인터내셔널바칼로레아(IB)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진보(조희연)와 보수(강은희) 성향의 상반된 두 교육감이 같은 정책을 공유하는 건 이례적이다. 조 교육감은 첫 재선 서울교육감으로, 강 교육감은 전국 17개 시·도 중 대전·경북과 함께 3곳에 불과한 보수 교육감으로 이날 첫 임기를 시작했다. 서울과 대구는 각각 대치동과 수성구로 대표되는 사교육 1번지가 있는 곳으로 누구보다 높은 교육열을 가진 도시다.조 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교육을 위해서는 일선 학교의 수업과 평가에서 혁신을 이뤄야 한다”면서 “과거 획일적인 단답형, 객관식 지필평가가 아닌 논·서술형으로 가는 방향의 개혁이 있어야 한다. IB 도입안을 포함해 평가 혁신을 위한 공론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최근 ‘한국형 IB’를 만드는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강 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시점에서 아이들의 능력을 그에 맞게 개발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건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다”면서 IB 도입의 필요성 측면에서 조 교육감과 같은 의견을 보였다. 그러면서 “교육청 차원에서 IB를 도입할 수도 있겠지만 관련 교육과정을 위해 인력을 양성해야 하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검토해 보자고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진보 진영에서는 교육의 형평성에, 보수 진영은 교육의 효율성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도 진보 후보들은 교육의 양극화를 조장한다며 자사고·외고의 폐지를 주장했고, 보수 후보들은 전체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이유로 자사고·외고의 활성화를 주장했다. 그럼에도 두 교육감은 현재 교육 시스템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미래 인재를 키우기 어렵다고 의견 일치를 보인 것이다. 이들은 현재 상대평가제인 고교 내신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절대평가로 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고교 내신은 각 학생들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1~9등급을 부여하는 상대평가제다. 교육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중장기 대입 정책 방향에서 고교 내신을 각 과목마다 학생 비율에 관계없이 일정 수준 이상 점수를 받으면 높은 등급을 주는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논의는 답보 상태다. 강 교육감은 “원칙적으로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이 맞다”면서 “다만 이를 위한 객관성과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조 교육감은 교육청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내신 절대평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내신 절대평가를 통해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그 이후 대학이 학생들을 어떻게 선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신 절대평가로 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둘은 비슷한 이유를 들었다. 조 교육감은 “미래 교육과정에서 과정 중심 평가를 확장하는 건 필수나, 그 전제는 대학 입시 경쟁의 완화”라고 말했다. 강 교육감도 “고교에서는 대학 입시 때문에 절대평가제의 안착이 힘든 측면이 있다”면서 “IB 도입이 아니더라도 한국 교육과정 혁신이 이뤄지려면 현 수능 체제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마녀’ 개봉 6일째 100만 관객 돌파 “극장가 뒤집은 흥행 돌풍”

    ‘마녀’ 개봉 6일째 100만 관객 돌파 “극장가 뒤집은 흥행 돌풍”

    전에 없던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과 신선한 소재,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 시너지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마녀’가 2일 개봉 6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이다. 지금껏 본적 없는 강렬한 액션 볼거리, 신예 김다미와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의 폭발적 연기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만장일치 호평을 모으고 있는 ‘마녀’가 개봉 6일째인 7월 2일 오후 2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마녀’는 영화를 향한 관객들의 뜨거운 입소문과 폭발적인 지지에 힘입어 개봉 이튿날부터 꾸준히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하며 여름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쟁쟁한 경쟁작을 모두 제치고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마녀’는 개봉 2주차에도 거침없는 흥행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100만 관객 돌파를 기념해 ‘마녀’의 박훈정 감독과 배우 김다미,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 고민시, 정다은이 관객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100만 돌파 인증샷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폭발적인 액션 볼거리와 예측할 수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로 짜릿한 쾌감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마녀’는 개봉 후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입소문 열풍을 불러모으며 여름 극장가를 사로잡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세종대 관광대학원, 후기 석사학위 과정 신입생 모집

    세종대 관광대학원, 후기 석사학위 과정 신입생 모집

    세종대학교 관광대학원이 오는 9월 개강하는 ‘2018년 후기 관광대학원 석사학위 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신입생 모집 학과는 ‘관광경영’과 ‘호텔·외식경영’이며 전공은 환대·관광의 산업적 특수성에 맞게 컨벤션·이벤트경영, 여행·항공경영, 골프·리조트경영, 식생활문화산업, 호텔경영, 외식경영 등 6개로 편제돼 있다. 학업을 마치면 관련 전공 명의의 석사학위를 받는다. 주중 야간 수업(오후 4시 30분~10시 15분)을 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대학원 진학을 통해 석사학위를 취득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원서접수 3차 모집은 오는 7월 16일부터 25일까지며 자세한 내용은 세종대 관광대학원 교학과로 문의 또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지난 1997년 국내 최초로 호텔·관광분야의 대학원 과정을 개설한 세종대 관광대학원은 호텔 관광 외식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특수대학원을 선택할 때 가장 선호하는 대학이다. 이 분야에서 지속적인 연구 성과가 쌓여 있고, 동일계열에서 가장 많은 교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관광경영인을 많이 배출한 덕분에 관광업계 중견 임원들 중에는 세종대 출신이 많다. 동문들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수대학원 중에서도 인기 있는 세종대 관광대학원의 경우 재학생은 300여 명으로 학부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한 이들도 있지만, 직장에 다니다가 전문성을 살려 공부하면서 자신의 뜻을 이뤄나가는 사람들 또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종대 관광대학원 이희찬 원장은 “일반대학원과 달리 관광대학원과 같은 특수대학원은 현업 종사자들에게 매력적”이라며 “현장에서 응용 가능한 실무적인 아이디어를 고안하는 걸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대학원에서 익힌 전문 지식을 살려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는데 장점이 많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막 오른 주 52시간 시대, 노동자 삶 실질적 개선으로

    주 52시간 근로 시대가 마침내 열렸다. 어제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노동자는 법정 근로 40시간과 연장 근로 12시간을 합해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할 수 없다. 이를 어긴 사업주는 근로기준법 위반의 책임을 지되 다만 6개월의 처벌 유예 기간이 적용된다. 노동환경의 패러다임이 바뀐 것은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된 2004년 이후 14년 만이다. 한마디로 다른 세상의 문이 열렸다. 근로시간 단축의 취지는 첫째도 둘째도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자는 이른바 ‘워라밸’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동시간이 2007년까지 가장 길었지만, 2008년부터 멕시코에 오명의 1위 자리를 넘겨주고 10년째 2위인데 생산성은 여전히 바닥권이다. 기업과 노동자 모두 비효율적 근로 관성에 오랫동안 무감각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주 52시간제 도입의 시대적 요구와 당위성은 분명하지만 갈 길은 멀다. 산업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는 발등의 불이다. 근로시간 단축 시행은 지난 2월 말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급물살을 탄 결과다. 국민 일상의 풍경을 뒤바꿀 제도가 4개월 만에 혁신됐으니 혼돈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어떤 업무까지 근로시간의 범위에 넣어야 할지, 계절산업 등 특정 시기에 업무가 몰리는 직종의 특수성은 감안될 여지가 없는지 산업 현장이 해법을 몰라 답답한 사안은 여전히 많다. 고용노동부가 300인 이상 사업장을 전수조사했더니 59%가 이미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문제는 기동성과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아니라 중소·중견기업 쪽이다. 정부는 근로기준법 위반 업주를 처벌하지 않고 6개월 계도 기간을 주지만, 중소·중견업체들 처지에서는 6개월 뒤라고 인력 충원에 뾰족한 방도가 생길지 속이 탄다. 노동자들도 노동시간 단축이 형식에 그쳐 일은 일대로 하고 임금은 감소해 ‘저녁 있는 삶’이 아니라 ‘저녁 굶는 삶’이 되지나 않을까 우려한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은 여러 차례 비판을 받았다. 6개월 처벌 유예, 탄력근로제 활용 권장, 특별연장근로 업종별 확대 검토 등은 졸속으로 쏟아낸 대책들이다. 게다가 현행 최대 3개월인 탄력근로제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도 당·정은 엇박자를 내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6개월로 늘려 혼돈을 최소화하자는데,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노동시간 단축의 의미가 없다며 반대한다. 한심한 혼선이 아닐 수 없다. 처벌 6개월 유예 기간에 정부는 ‘워라밸’의 현장 안착을 위한 제도 보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특별연장근로 업종은 사업장 특성을 반영해 확대하되 제도의 근본 취지를 후퇴시켜서도 안 된다. 그야말로 정책 운용의 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는 현장이 부딪치는 예상치 못한 난관이 무엇인지 진단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 [백승종의 역사 산책] 오지 않은 ‘유교자본주의’를 기다리며

    [백승종의 역사 산책] 오지 않은 ‘유교자본주의’를 기다리며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역사적 개념이 하나 있다. ‘유교자본주의’라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현대 한국사회는 철저히 자본주의적이다. 그런데 이 땅에는 어떤 식으론가 유교적 전통이 뿌리 깊이 살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교와 자본주의는 서로 얽힐 수밖에 없다.자본주의란 무엇인가. 사유재산을 근간으로 한 경제체제인데, 한 사회의 역사 문화적 성격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다. 가령 북유럽에서는 복지자본주의가 발달했다. 그렇다면 유교문화권인 동아시아에서는 유교가 자본주의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1960년대 이후 일본에 이어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이 고도성장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중국과 베트남도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 간다. 덕분에 국내외의 많은 학자는 동아시아의 경제 발전을 유교자본주의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물론 유교자본주의에도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1990년대 말 아시아 여러 나라가 외환위기를 맞았다. 그때 한국 경제도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동아시아가 경제위기로 존망의 기로에 서자 서구에서는 유교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었다. 그들은 온정주의와 혈연주의를 유교사회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손꼽았다. 이후 국내외에는 유교자본주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됐다. 엄밀히 말해 공자와 맹자는 사적 이익의 추구를 금지했다. 그러므로 사익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와 유교 사이에는 사상적 접점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은 여전히 유교자본주의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그들은 공동체의 기능이야말로 이 사회를 지배하는 숨은 힘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빈부의 격차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공생을 중시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한다. 일리가 있다. 그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의 유교자본주의는 장차 서구 자본주의의 약점을 보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멋진 주장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과는 동떨어졌다. 가령 재벌들의 행태를 살펴보라. 그들에게서 유교의 기본 가치인 ‘인의’(仁義)와 ‘대동’(大同)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가. 단언하기는 어려우나 공생의 가치를 실천하는 기업은 전무하다고 말해도 별로 틀린 말이 아니지 않을까. 유교 도덕이 한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1960년대부터 군사정권이 산업화를 적극 추진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그들은 너무 많은 부정부패 사건을 저질렀다. 또 군사정권은 물론이고 한국의 역대 정권은 재벌과 유착 관계를 형성했다. 유교 사회의 미덕이었던 청렴과 공의(公義) 등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 사회적 불평등은 또 얼마나 심각했던가. 한국 사회에서 유교적 도덕성에 기초한 자본주의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럼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여러 나라가 고속 성장한 비결은 무엇인가. 결국 유교문화의 덕분이었을 것이다. 유교 도덕의 힘이 아니라 유교 사회의 관행 덕분이었다. 자녀 교육을 극도로 강조했기에 산업화에 필요한 인적 자원을 양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엄격한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유교 사회의 유풍 또한 근대적 조직 문화에 효율성을 더해 주었다고 본다. 진정한 의미의 유교자본주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선비의 높은 사회적 감수성을 되살린 유교자본주의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첫 단추도 꿰지 못한 미래의 과제로 남아 있다.
  • [In&Out] 블랙리스트 이후의 문화정책/정원옥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강사

    [In&Out] 블랙리스트 이후의 문화정책/정원옥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강사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단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배제 명단을 만들고 이를 실행시키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것만이 아니라, 문화정책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근본적으로 묻고 성찰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블랙리스트가 10년 가까이 큰 동요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권력자의 ‘정책’을 충실히 따르는 동시에 조직의 이해를 충족시켜 온 문화 관료들과 산하 공공기관들의 자발적 복종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블랙리스트 위원회)에 이어 ‘새문화정책준비단’을 운영한 것은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가 문화정책의 개혁과 따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지난해 7월 31일 출범한 블랙리스트 위원회는 지난 5월 8일 진상조사 결과 및 제도 개선 권고안을 발표했고, 6월 27일에는 블랙리스트 실행에 관여한 130명을 수사 의뢰 또는 징계하라는 ‘블랙리스트 방지를 위한 책임규명 권고안’을 의결했다. 위원회의 활동은 이제 종료되지만, ‘블랙리스트 이행위원회’가 발족돼 권고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압박하고 감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지난 1월 15일 활동을 시작한 ‘새문화정책준비단’은 5월 16일 ‘문화비전 2030’을 발표했다. ‘문화비전 2030’은 ‘사람이 있는 문화’를 비전으로 △개인별 자율성 보장 △공동체의 다양성 실현 △사회적 창의성 확산이라는 3대 방향을 제시했으며 문화정책에서 추진돼야 할 9대 의제를 제안했다. 이런 결과들이 한 번에 도출된 것은 당연히 아니다.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밝혀지기 훨씬 이전부터 검열을 반대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가 있었고, 촛불시민혁명의 열기가 뜨거웠던 2016년 겨울부터 지난해 봄까지 블랙리스트를 규탄하고 문화정책의 혁신을 요구한 문화예술계의 무수한 토론회와 공청회가 진행됐다. 블랙리스트 위원회와 새문화정책준비단이 주최한 토론회와 공청회, 간담회 또한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머지않아 블랙리스트 백서와 ‘문화비전 2030 보고서’가 발간되고 나면 문화행정의 부끄러운 이면을 낱낱이 드러냈던 블랙리스트 이슈도 마무리될 것이다. 문제는 블랙리스트 사건의 대응을 위해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정도로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는데도 문화정책이 얼마나 달라졌는가에 대한 민관의 체감이 다르다는 데 있다. 문화 관료들의 권위적 태도가 달라졌다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블랙리스트라는 범죄의 심각성을 받아들이는 감수성의 차이, 문화정책의 혁신 정도에서 문화 관료들과 문화예술인들이 체감하는 온도 차이는 커 보인다. 문화 관료들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사과했고, 민관 협치 창구를 마련하는 등 많은 개선을 이루어 냈다고 평가할지 모르지만 문화예술인들은 문화정책 혁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달 20일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의 기자회견은 장관의 철학 부재, 관 주도의 문화행정이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음을 날카롭게 비판한 것이었다. 블랙리스트 이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정책의 개혁이 멀게만 보이는 것은 독일의 역사철학자인 에른스트 블로흐가 명명한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정의를 요구하는 세력과 기존 질서를 지키려 하는 세력들 사이의 갈등과 충돌 현상은 이행기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문화정책의 혁신은 이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 ‘자료 제출’ 버티는 대법… 칼 뽑겠다는 檢

    “하창우 압박계획 문건 일부 실행” 사찰 의혹제기 판사도 참고인 조사 하드디스크 통째 제출 두고 이견 법관 인사파일 독립성 침해 우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법원의 추가 자료 제출이 늦어지자 강제 수사를 경고하고 나섰다.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1일 대법원 1차 제출 자료와 지난주 진행한 고발인, 피해자 조사 결과 분석에 주력했다. 특히 지난달 26일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가 부실하다며 추가 자료를 요청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제출 시한을 언제라고 정해 놓지는 않았지만, 이번 주 초에는 받아 와야 하지 않겠냐”면서 “대법원의 특수성을 감안해 재촉하고 있지는 않지만,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다른 수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대법원에 요청한 주요 혐의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실물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관용차 운행일지, 메신저·이메일 사용 내역, 법관 인사파일 등을 확보하기 위해 조만간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을 피해자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확인된 점도 검찰의 강제 수사 명분을 더해 준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는 하 전 회장이 상고법원 추진에 반대하자 하 전 회장의 취임 이전 수임 내역을 국세청에 통보하는 내용 등을 담은 ‘대한변협 압박 방안 검토’ 문건을 작성하는 등 변협을 설득하기 위한 계획들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전 협회장은 문건 내용 중 일부는 실행됐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실제로 하 전 협회장은 임기 말인 2016년 말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검찰과 대법원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자료 제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은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팀이 대법원을 방문해 하드디스크 실물을 전달받는 것이 어렵다면 통째로 복제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원 안에선 법관 인사 파일 등 기밀 자료가 많아 사법부가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반발이 있다. 강제 수사 경고음이 높아지자 법원 내부에서도 “대법원이 줄 수 있는 자료를 거의 다 제공했다. 요건도 안 되는데 강제 수사 가능성을 반복해 제기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한편 검찰은 지난주 법관 사찰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이탄희 판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법원행정처 문건의 작성 경위 및 실행 과정 등을 조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법원에 자료 제출을 압박하는 한편 확보한 문건 속 피해자로 거론되거나 문건 작성에 관여한 판사들을 잇달아 소환해 수사의 강도를 높여 갈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남자처럼 수염과 가슴털이…희소병 가진 여성의 사연

    남자처럼 수염과 가슴털이…희소병 가진 여성의 사연

    수염과 가슴 털을 기른 한 여성이 영국의 유명 아침 방송에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州) 리치먼드에 사는 26세 여성 노바 갤럭시아는 26일(현지시간) 영국 ITV 아침 프로그램 ‘디스 모닝’에 출연해 자신이 걸린 희소병 다낭성난소증후군에 관해 설명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소에 이상이 생겨 남성 호르몬이 과잉 분비돼 다모증과 여드름, 생리불순 그리고 무월경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노바에게 이런 증상이 처음 나타난 시기는 만 12세 때였다. 하지만 당시 그녀는 자기 몸에 생긴 이상 증상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학교에서 여학생들은 그녀에게 털이 많다고 놀렸고 심지어 한 남학생은 그녀를 보고 “내 수염보다 훌륭한 것 같다”는 말로 그녀에게 상처를 줬다.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에 그녀는 따돌림을 당하며 자기 자신을 싫어하게 됐다. 지난 13년간 얼굴과 몸에 난 털을 밀어온 그녀가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노 셰이브 노벰버’라는 암 인식 캠페인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또한 지난 2012년 만난 파트너 애시 버드의 영향도 컸다. 성별을 갖지 않은 채 살고 있는 애시는 노바를 완벽하게 이해했다. 이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그녀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주위 사람이 늘어난 것 역시 그녀에게 격려가 됐다. 이리하여 그녀는 지난해부터 12세 때부터 이어왔던 면도를 중단했다. 그녀는 수염을 깎지 않고 처음 외출했을 때 얼굴을 숨기기도 했지만 파트너 애쉬의 응원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외출할 때 신경 쓰지 않게 될 때까지 몇 주가 걸렸지만 나갈 때마다 익숙해져 점차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주위 반응은 생각했던 것보다 긍정적이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또한 그녀는 현재 SNS를 통해 자신이 지닌 다낭성난소증후군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같은 증상을 지니고 있어 털을 밀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메이크업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나도 이 병을 앓고 있는데 용기를 얻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 고맙다”, “당신의 용기는 같은 병을 지닌 사람들에게 큰 격려가 된다” 등 호평을 보이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18년 2·4분기 1채널 1우수프로그램 발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김대희)은 2018년 2분기 ‘1채널 1우수 프로그램’을 29일 발표했다. 시청자가 직접 방송 프로그램의 질적 우수성과 만족도를 평가하는 ‘방송프로그램 시청자 평가지수(KI)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뽑았다. KISDI는 방송사별 시청률 경쟁을 지양하고 방송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2017년 1분기부터 1채널 1우수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프로그램은 ▲KBS-1TV <역사저널 그날> ▲KBS-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MBC <스트레이트> ▲SBS <그것이 알고 싶다> ▲TV조선 <특집다큐-4차 산업 혁명이 온다(2부)> ▲JTBC JTBC뉴스룸 ▲채널A <TV 주치의 닥터 지바고> ▲MBN <책잇아웃 책장을 보고싶어>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별자리로 보는 별점, 정말 맞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별자리로 보는 별점, 정말 맞을까?​

    요즘도 잡지나 일간지에 '오늘의 운세'라든가 '별점 코너' 같은 게 실려 있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과연 별자리 점이 맞을까? 일단 이 꼭지를 다 읽고 스스로 판단해볼 문제다. 달에 갈 수 있는 지금 세상에 아직도 그런 점 같은 거 믿는 사람이 있나, 생각하기 쉽지만, 독일의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여론조사를 해본 결과, 여전히 3분의 1의 사람이 믿는 경향을 보였고, 반 가까운 사람들이 다소 믿는 쪽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예상 외로 많은 사람들이 미신과 점을 믿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별점은 물론 서양의 점성술(astrology)에서 나온 것이다. 인간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천문학상의 현상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믿는 신앙체계에서 나온 것이 바로 점성술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시리우스가 지평선 위로 떠오르면 곧 우기가 시작되고 나일강이 범람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는 농사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별의 운행을 보고 미래에 일어날 자연현상을 예측하는 패턴 읽기는 어느덧 역전되어, 시리우스가 뜸으로써 나일강이 범람하는 것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천체의 운행을 사람의 운명과 결부시키게 된 동기다. 점성술의 탄생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점성술의 시조는 최초로 황도 12궁 별자리를 만든 바빌로니아의 칼데아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원전 1700년부터 1500년 사이에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비석을 살펴보면, 7개 행성의 위치와 전쟁, 기근, 왕위 교체 등과 관련된 예언이 발견되고 있다. 이것이 점성술에 관해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문헌이다. 이후 이들은 기원전 625년 신바빌로니아 제국을 건설했고, 점성술은 서서히 체계를 갖추어갔다. 황도 12궁과 일곱 행성(태양,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과의 관계에서 성립된 고대 바빌로니아의 점성술에서 태양과 달을 포함하는 7개의 행성은 신이며, 의지를 갖고 움직이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이 모두 같은 궤도 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각 궁에 나름대로의 의미가 생성되어, 행성과 행성의 관계뿐만 아니라, 각각의 행성과 그 행성이 머물고 있는 궁과의 관계도 예언 속에서 연관 맺게 되었다. 그 결과, 구체적이고 다방면에 걸친 예언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이 바빌로니아 점성술은 유럽뿐만 아니라 널리 이집트, 인도까지 퍼져나갔다. 기원 2세기 천동설의 결정판인 '알마게스트'(Almagest)를 쓴 프톨레마이오스도 생업은 점성술사였다. 이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책인 '테트라비블로스'(Tetrabiblos)를 쓴 사람이 바로 그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저서에는 "천문학은 제1의 과학이며 독립적인 것이다. 점성술은 제2의 과학이며, 제1의 과학의 응용에 지나지 않는다. 그 자체는 2류의 과학이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긴 천문학을 하면서 점성술로 밥을 먹은 사람은 그뿐이 아니다. 17세기에 행성운동의 3대 법칙을 발견한 불세출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도 궁해지면 점성술로 돌아오곤 했다. 슬픈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점성술은 어머니인 천문학을 먹여살리는 창녀일 뿐이다.” 그 시절에는 천문학과 점성술의 경계가 모호하기는 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갈릴레오와 케플러에 의해 굳건히 자리잡음에 따라 천문학과 점성술은 비로소 확연히 나뉘게 되었고, 점성술은 크게 힘을 잃기에 이르렀다. 1755년 11월 1일 토요일 기독교 성인들을 기리는 만성절 날 아침,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진도 9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포르투갈 왕국을 덮친 역대급 재앙인 리스본 대지진은 화재와 해일까지 불러와 리스본의 건물 중 85%가 파괴되고 10만 가까운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역사상 최악의 지진이었다. 당시 충격받은 유럽 지식층 일각에서는 이런 말이 나왔다고 한다. “만약 점성술이 맞다면 각기 다른 별자리에 태어난 10만 명의 사람이 어찌 한날한시에 다 같이 죽을 수 있단 말인가?” 현대 서양점성술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주로 황도 12궁이다. 12궁의 각각은 탄생 시기를 나타내며, 사람의 성격을 분석하고 점성학적 자료를 통해 미래를 예측한다. 동양에서 12간지로 하는 띠별 운세와 비슷하다. 점성술사는 새로 바뀐 별자리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며, 천체의 실제 위치보다는 2000년 넘게 내려온 오래된 별자리를 이용하여 관습적으로 점을 본다. 별점을 믿고 안 믿고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사설] 양심적 병역거부 사실상 허용, 대체입법 서둘러야

    헌법재판소는 어제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사람을 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지만,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는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어 2019년 말까지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일종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병역법을 개정하라고 판시했다. 헌재는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한다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재의 이번 판단은 분단 특수성에 따른 병역 의무의 정당성을 재확인하면서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구제할 통로를 열어 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헌재는 2004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 조항이 합헌이라 결정했지만 이번에는 전향적인 판단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최근 한반도 긴장 완화 추세로 병역의 의무를 좁게 해석할 필요가 줄어든 덕분이다. ‘촛불’ 이후 높아진 인권 의식도 배경이 됐다. 사법부 역시 1, 2심 때 무죄를 선고하는 건수가 지난해 44건, 올 상반기엔 28건을 기록했다. 1950년 병역법 시행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로 전과자라는 ‘빨간줄’이 그어진 청년만 1만 9000명이 넘는다. 매년 500명 안팎이 입영 및 집총 거부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살고 있다. ‘국방의 의무를 다른 식으로 이행하겠다’는 이들의 절규는 구치소의 쇠창살을 넘지 못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사실상 대체복무를 하고 있다는 현실과도 맞지 않는다. 유죄 확정을 받아도 미결수 수용소인 구치소에서 교도관의 업무를 보좌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오는 8월 30일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여부를 두고 공개변론을 열고, 올해 안에 무죄 판례를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남은 과제는 정부와 국회가 대체복무제를 하루빨리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다. 헌법의 국민개병제 정신이 훼손되지 않으면서도 악용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대체복무를 일반 군역보다 길고 어려운 일을 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대체복무제를 앞서 도입한 대만의 경우 대체역 복무 기간이 군역의 2배 이상인 데다 대체복무자들이 경찰, 사회복지 등 군 복무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을 ‘신념·종교에 따른 병역거부’ 등으로 바꾸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양심의 반대는 비양심이 되는 탓에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반감이 컸다. 헌재는 2004년 헌법소원 판결문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서의 ‘양심’은 ‘선한 행위에 대한 의지’라는 일반적 개념이 아닌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존재 가치가 허물어지는 마음의 소리’라는 법률적 개념이라고 구분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는 건 ‘양심적 병역이행’에 해당하는 셈이다. 국방의 의무라는 가치가 훼손되지 않으면서도 대체복무자들이 떳떳하게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대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소수서원 모노레일 설치 제동 걸렸다

    道 투자심사위서 재검토 의견 “공청회 개최 등 의견 수렴 필요” 경북 영주시가 소수서원(사적 제55호) 일대에 추진 중인 관광용 모노레일 설치 사업에 발목을 잡혔다. 경북도 관계자는 28일 “전날 열린 지방재정 도 투자심사위원회 심의에서 사업 재검토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모노레일 설치 관련 공청회 개최를 전제로 꼽았다는 얘기다. 심사위원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오른 소수서원 일대에 대한 특수성 등을 감안한 시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 의견을 많이 냈다. 시는 100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사업을 벌이면서 주민공청회를 갖지 않고, 시의회 동의를 받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영주시는 심사위에서 제시된 요건을 충족해 수시 심사위나 내년 3월 예정된 정기 심사위에서 심의를 다시 받아야 한다. 영주시는 2019년부터 2022년 3월까지 순흥면 청구리 소수서원~단산면 병산리 선비세상 관광단지 2.8㎞ 구간에 국비 50억원 등 100억원을 들여 모노레일을 설치할 계획이다. 영주 소수서원과 선비촌을 찾는 교통약자 등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사업이 태동했다. 시는 모노레일 설치에 필요한 국비 예산을 내년 정부 예산안에 전혀 반영시키지 못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G7 ‘방탄 광고’ 대박

    LG전자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전략 스마트폰 ‘G7 씽큐’ 동영상 광고들이 공개 50일 만에 1억 5000만 뷰를 돌파했다고 25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1초에 약 35명이 광고 동영상을 클릭한 셈”이라며 “특히 30일 만에 1억 뷰를 돌파한 이후 다시 20일 만에 1억 5000만 뷰를 넘어서 꾸준한 인기를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달 3일 자사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계정을 통해 멤버별 기능 소개 영상, 인사 영상, 요약 영상 등 총 11개의 방탄소년단 광고 영상을 게재했다. 그룹 멤버들은 각각 붐박스 스피커, 슈퍼 브라이트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및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 초광각 기능, 원거리 음성 인식, 구글 렌즈 등 G7 씽큐의 차별화된 기능을 소개했다. 회사는 G7 씽큐의 해외 출시와 함께 광고 모델인 방탄소년단의 활약이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부터 지난해와 올해 출시한 모든 스마트폰에서 방탄소년단 테마를 내려받아 휴대폰을 꾸밀 수 있도록 했다. 김수영 MC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는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로 올라선 방탄소년단과 함께 고객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한 제품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 채시라, 무채색 벗고 파격 변신 ‘카리스마’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 채시라, 무채색 벗고 파격 변신 ‘카리스마’

    MBC 주말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 채시라가 강렬한 ‘레드 립(Lip) 카리스마’를 폭발시킨다. 23일(오늘) 토요일 밤 8시 35분 방송되는 MBC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극본 소재원/연출 김민식/제작 슈퍼문픽처스, PF엔터테인먼트)는 ‘엄마의 탄생’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 엄마가 되기 위해 겪어야만 하는 과정을 2018년 현실의 이야기로 담아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첫 방송 직후 실시간 검색어 1위, 3주 내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수성할 만큼 화제의 드라마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채시라는 결혼에 대한 강한 회의를 품고 스스로를 가뒀던 서영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당돌하게 자신을 찾아온 아들 민수(이준영)의 여자 정효(조보아)를 만나게 된 후 초반 격한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차츰 세상 밖으로 발을 내미는 모습으로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 채시라의 화려한 ‘레드 변신’이 포착돼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극중 서영희(채시라)가 붉은색 원피스를 차려입고 빨간색 립스틱을 바른, 아름답고 파격적인 모습을 한 채 누군가를 노려보고 있는 장면. 영희는 별 말 없이 상대를 향해 단호한 눈빛을 보내며 카리스마를 내뿜는데 이어 당당하게 주변을 살핀다. 무엇보다 영희는 그동안 집에 햇볕 한줌 들어오는 것도 차단한 채 무채색의 옷만 고수하는 등 지극히 무미건조하고 폐쇄적인 삶을 살아왔던 터. 과연 영희가 파격행보를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채시라의 ‘레드립 대변신’ 장면은 지난 11일 경기도 파주에서 촬영됐다. 거울도 마주보지 못할 정도로 자신을 외면하던 여자가 밝은 햇볕 속에 당당하게 나서기 시작하는 대반전의 장면. 채시라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는 캐릭터의 감정에 집중하기 위해, 일찍부터 촬영장에 도착해 감독과 함께 끊임없는 논의를 이어갔다. 더욱이 채시라는 화려한 옷과 메이크업도 완벽하게 소화하며, 잔잔하지만 묵직한 포스를 뿜어내는 모습으로 현장 스태프들의 감탄사를 불러일으켰다. 채시라의 능수능란한 열연으로 인해 한 인물의 대반전이 더욱 찬란히 완성된 셈이다. 제작진 측은 “앞으로 끊임없이 요동치는 인물들의 감정이 서로 맞부딪치면서 각 캐릭터들은 변화되고 치유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또 다른 반전 스토리가 있을 ‘이별이 떠났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MBC 주말특별기획 ‘이별이 떠났다’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중계 일정으로 평소보다 10분 빠른 8시 35분부터 4회 연속으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류 콘텐츠 접근성 좋아져… 국가적 지원 늘려 ‘제2의 방탄’ 키우자”

    “한류 콘텐츠 접근성 좋아져… 국가적 지원 늘려 ‘제2의 방탄’ 키우자”

    최근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케이팝의 글로벌 인기가 날로 뜨거워지는 가운데 한국 아이돌 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한류의 미래를 전망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아이돌산업과 한류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의 장이 열렸다.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전문가 5명이 참석해 케이팝의 글로벌 인기 현상을 진단하고 나아갈 길을 논의했다. 아울러 ‘제8회 서울신문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본선에 진출한 10개국 젊은이 75명 등 100여명의 참가자가 행사장을 찾아 토론을 경청했다.첫 주제 발표를 맡은 위명희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이사는 음반 제작자로서의 경험을 생생하게 전했다. 위 이사는 “2년 전 경주한류드림콘서트 커버댄스 대회에서 제가 발굴했던 김동한이 아이돌 그룹 JBJ를 거쳐 최근 솔로로 데뷔했다”며 “여러분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아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그는 “태국인 멤버를 포함한 타이니지라는 걸그룹을 데뷔시켰지만 아무리 방송에 내보내도 반응이 오지 않아 실패했었다”며 “팬이 없는 상황에서 앨범을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유튜브·넷플릭스 플랫폼 딛고 세계로” 위 이사는 김동한을 서울로 데려온 뒤 회사 근처의 홍대 거리에서 주 2회씩 버스킹 공연을 열도록 했다. 그 결과 일반인임에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만명까지 늘었다. 그 뒤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고 솔로 데뷔를 하면서는 일본, 태국 등 해외시장에서 팬미팅 제의가 먼저 들어왔다. 위 이사는 “예전과 달리 한류 콘텐츠의 접근성이 좋아졌고 기반시설과 제도도 좋아졌다고 느낀다”며 “덕분에 지금은 데뷔하는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조현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한류 콘텐츠의 발전사를 짚고 정부의 각종 지원 제도를 자세히 알렸다. 조 국장은 “1997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류라는 말이 생겨났고 정부 후원도 시작됐다”며 “한류 2.0 드라마와 H.O.T., 클론 등 케이팝이 연이어 흥행했고 2010년대 들어 웹툰, 게임, 미용, 패션 등 전방위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과 5세대 통신 등장 등의 변화가 나타났고 이를 계기로 한류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며 “문체부도 이에 맞춰 창작 인프라 조성과 다양한 콘텐츠 유통 인력 양성, 제작 지원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콘텐츠 산업은 지난 5년간 연평균 5%씩 성장했고 지난해 수출액은 69억 달러(약 7조 6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주제 발표에 이어 깊이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사회를 진행한 박상숙 서울신문 심의위원은 “BTS가 빌보드 1위에 오르는 등 케이팝의 글로벌 감수성이 해외에서도 통하는 시대가 됐다”며 토론자들에게 한류 산업의 현주소와 방향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종임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외래교수는 “2012년 미국에서 공부할 때 가수 싸이가 한국 음악으로 큰 성공을 거둔 것을 보고 충격이었고 연구자로서 흥미로웠다”며 “싸이의 영상이 확산되면서 인기를 끈 것처럼 최근에는 공연장을 찾지 않아도 모바일로 편하게 즐거움을 공유하게 됐다. 한국적인 집단군무 콘텐츠, 음악적 완성도 등과 맞물리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승환 한국음악산업협회 실장은 케이팝의 성공 요인을 플랫폼, 디바이스, 소통, 장벽이 되지 않는 언어, 최고의 기획자 등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유 실장은 “한국은 과거 P2P, 웹하드 등에 트라우마가 있어 유튜브가 들어올 당시에는 케이팝 확산에 활용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며 “문체부, 한국저작권위원회, 음악 관련 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등 노력 끝에 이런 플랫폼을 잘 이용하는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사람들은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하루에 수십 기가바이트를 소모하면서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며 “BTS가 활동하는 과정을 담은 모든 콘텐츠도 이용자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과거에는 국내에서 대중음악 평론을 하는 사람 중에 케이팝을 심도 있게 다루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해외에서 사랑받는다는 얘기가 전해지며 높은 가치 평가가 이뤄지기 시작했다”면서 “(청중을 향해) 케이팝을 좋아하는 여러분들이 큰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섭말고 지원만… 놀 수 있는 환경을” 케이팝과 한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국가적인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위 이사는 “가수가 쇼케이스를 한 번 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그날 입은 옷이 다 올라오고 액세서리까지 유명해지는 등 파급력이 크다”며 “음반제작사에 대한 지원책이 있긴 하지만 필요한 서류가 방대하고 비전문가가 심사하는 등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 실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문화는 지원을 하되 간섭은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었다”며 “지원을 하되 돈을 어디에 쓰는지 관심을 갖지 말고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어린이집 보조교사 6000명 추가 채용

    보육교사 휴게 시간은 보장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교사의 휴게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보조교사 6000명을 추가 채용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다음달부터 시행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보육교사 휴게 시간 중 발생할 수 있는 보육 공백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보육교사 복무규정에 휴게 시간 명시 어린이집은 운영 특수성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휴게 시간 특례업종으로 지정돼 있었다. 특례업종은 노사 협의를 통해 휴게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보육교사도 일반 노동자처럼 점심 시간 등으로 별도의 휴게 시간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아동의 식사를 돕거나 배변, 낮잠 준비 등으로 쉴 틈이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어린이집은 교사에게 휴게 시간을 주지 않는 대신 수당을 주거나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어린이집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다음달부터 반드시 8시간을 근무하면 1시간의 휴게 시간을 보장해 줘야 한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조교사 충원을 추진한 것이다. 현재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고용해 전국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조교사는 3만 2300명으로, 이번에 투입하는 6000명을 더하면 3만 8300명이 된다. 복지부는 보조교사 충원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100억원을 확보했다. 또 보육교사 복무규정에 휴게 시간 부여를 명시하고, 보육교사 휴게 시간에 한해 보조교사가 업무를 전담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다만 종일 보육이 이뤄지는 어린이집의 특성을 고려해 특별 활동이나 낮잠 시간, 아이들 하원 이후를 휴게 시간으로 쓰도록 권고했다. 보조교사는 국가자격증 소지자로 근무 시간이 4시간인 점을 제외하면 경력, 자격 등 보육서비스에 대한 전문성은 보육교사와 차이가 없다. ●보조교사 인건비 지원 연령 65세로 보조교사 지원 대상은 기존 민간·가정 어린이집에서 국공립·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 등 모든 유형의 어린이집으로 확대했다. 보조교사 인건비 지원 연령은 60세에서 65세로 변경됐다. 보육교사로 60세에 퇴직한 이후에도 4시간 시간제 근로가 가능한 인력에게 채용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지구는 왜 기울어졌을까? - 자전축 기울기에서 계절이 생긴다

    [이광식의 천문학+] 지구는 왜 기울어졌을까? - 자전축 기울기에서 계절이 생긴다

    6월 21일 오늘은 하지다. 행성 지구의 북반구에 태양의 고도가 가장 가장 높아지는 날이다. 일년 동안 남위 23.5도에서 북위 23.5도가지 오르락내리락하는 태양이 오늘 북회귀선인 북위 23.5도까지 올라와 북반구를 달구는 것이다. 이 23.5도는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 각도이기도 하다. 지구가 이렇게 기울어져 자전함으로써 일년 내 지구 각 표면의 일조량이 달라지고 우리나라에는 사계절이 생기게 된다. 일조량은 태양의 고도에 따라 달라는 것으로, 지구-태양 간의 거리와는 거의 상관없다. 자전축 기울기는 천체의 자전축과 공전축 사이의 각도를 말한다. 이는 또 천체의 적도면과 궤도면 사이의 각도와 같으며, 적도 기울기라고도 한다. 자전축과 공전축의 방향은 오른손 법칙을 이용하여 정할 수 있다. 천체의 북극 방향에서 바라보았을 때, 반시계 방향으로 자전하며, 마찬가지로 궤도면의 수직 방향에서 바라보면 천체는 반시계 방향으로 공전한다. 그러면 하짓날 우리나라의 경우 태양이 얼마나 높이 올라가는 걸까? 대략 서울이 있는 위도 38도 근처를 기준으로 본다면, 태양의 고도는 38-23.5=14.5가 나오고, 90에서 이 숫자를 빼면 태양 고도가 된다. 바로 76.5도가 된다. 그러니까 수직에서 14.5도 빗겨난 머리 위에서 햇빛이 내리쬐니 뜨겁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시기 적도에서는 수직에서 23.5도 빗겨나 햇빛이 내리쬐므로, 일조량이 서울보다 더 낮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하짓날 북반구의 땅표면은 태양으로부터 가장 많은 열을 받음에 따라 하지가 지나면서 몹시 더워지고, 장마가 시작되는 지방도 생긴다. 이 모든 기후의 변화는 지구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인데, 그렇다면 지구는 왜 이렇게 기우뚱한 자세로 태양 둘레를 도는 것일까? 태양계는 46억 년 전 몇 광년에 이르는 거대한 성운이 회전함으로써 형성되기 시작했다. 성운의 원자 구름이 중력으로 뭉쳐져 중심부에서 태양이라는 별이 태어났고, 주변부의 찌꺼기들은 각기 뭉쳐져 행성과 위성, 소행성들을 만들었다. 그러니 당연히 행성들의 자전축이 회전면에 대해 반듯하게 서 있어야 하는 게 정상인데 왜 이처럼 기울게 되었을까? 참고로 태양계 8개 행성들의 자전축 기울기를 보면, 수성 0.04도, 금성 177도, 지구 23.5도, 화성 25도, 목성 3도, 토성 26.7도, 천왕성 98도, 해왕성 28도다. 8개 행성 중 수성만이 자전축이 직립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하나같이 기우뚱하다. 금성은 무려 177도로 뒤집혀졌으며, 천왕성은 98도로 북극이 공전면에 가까이 누워 있다. 행성들의 자전축이 이처럼 제각각으로 기우뚱해진 이유에 대해 과학자들은 바로 태양계 초기 소행성 대폭격기를 거치면서 무수한 소행성들에게 얻어맞은 결과로 보고 있다. 기울기가 심한 정도는 그만큼 더 큰 충격을 받았다는 증거다. 우리가 사는 지구 역시 23.5도가 틀어질 만큼 소행성 충돌을 겪은 것이다. 자전축 기울기는 불변이 아니라 가변적이다. 화성의 자전축은 다른 천체의 중력 섭동의 영향으로 11~49도 사이로 변화하지만, 이에 반해 지구의 자전축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은 달이 지구 자전축을 안정되게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기후의 변화가 나름 규칙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달의 덕분이다. 이런 점만 보더라도 우리는 이처럼 먼 시공간의 저쪽과 긴밀하게 엮여져 있는 존재임을 느낄 수가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광양시, 4년 연속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 수상

    전남 광양시가 고용노동부 주관 ‘2018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5년 특별상을 시작으로 2016년과 2017년 최우수상을 받는 등 일자리 정책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민선 6기 4년 연속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시는 지난 20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 시상식에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1억원의 재정인센티브와 상장을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전국 243개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단체장이 임기 중에 실천한 일자리 목표 추진실적을 일자리 공시제 평가를 통해 시상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7월 전국 최초로 민·관 협력 어린이 보육재단 설립과 전남 최초로 여성친화도시 지정을 받았다. 워킹맘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경력단절 여성의 안정적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왔다. 제조업 특성에 맞는 현장 맞춤형 기능인력 양성사업을 추진하고, 취업박람회 등을 통해 목표대비 106.7%인 공시제 일자리 1만 8000여개를 창출했다. 지난해 개소한 ‘고용복지+센터’에서는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모아 취업더하기와 구인구직 만남의 날 공동개최 등 연계사업의 효과성을 인정받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복 시장은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맞춰 일자리 유관기관과 협력해 계층별 맞춤형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며 “4차 산업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일자리를 마련해 시민의 내일(JOB)이 있는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월드 Zoom in] 日의 ‘대물림되는 금배지’…자민당, 개혁 추진했지만…

    [월드 Zoom in] 日의 ‘대물림되는 금배지’…자민당, 개혁 추진했지만…

    아들 위해 선거 코앞서 은퇴해 기득권 반발에 개선안 유야무야지난해 10월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465명 중 26%(120명·마이니치신문 집계 기준)는 이른바 ‘세습의원’이었다. 세습의원은 부모나 조부모 등 3촌(친가·처가·시댁·외가) 이내 친족이 의원을 지낸 선거구에서 당선된 의원을 뜻한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의 손자 나카소네 야스다카, 고무라 마사히코 전 자민당 부총재의 장남 고무라 마사히로 등이 지난 선거에서 새로 국회에 입성했다. 여당인 자민당의 세습의원 비중은 전체의 34%에 이른다. 3명 중 1명꼴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물론이고 당권 경쟁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수석부간사장도 아버지의 뒤를 이은 세습의원이다. 이들은 ‘지반’(아버지 등이 닦아 놓은 지역기반), ‘간반’(간판·지명도), ‘가반’(돈가방·자금력) 등 이른바 ‘3반’의 프리미엄을 갖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체 용납되기 힘든 ‘기울어진 운동장’의 정치 입문 환경이다. 자민당 정치제도개혁실행본부는 지난 15일 당 소속 의원의 지역구 세습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확정하고 이달 중 아베 총리에게 제출하기로 했다. 개혁실행본부는 “의원 세습은 정당성의 증명과 유권자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우리 당 전체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밝혔다. 개선안의 핵심은 ‘세습 후보가 중의원 소선구에 입후보할 때에는 비례대표에 중복 입후보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과 ‘현직 의원이 친족을 후계자로 내세울 경우에는 임기 만료까지 일정 기간 여유을 두고 사퇴 표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내걸었던 개혁의 기치에 비해서는 턱없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의견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의원직 사퇴 표명 시한의 경우 당초 원안에는 ‘의원직을 가족 등에게 세습할 경우에는 본인의 임기가 끝나기 최소 2년 전에 반드시 은퇴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아들 등에게 의원직을 물려주기 위해 선거가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사퇴를 밝히는 관행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촉박한 사퇴를 통해 공천 후보자들을 다양하게 검토할 시간을 당에 주지 않음으로써 가족·친족 공천을 유리하게 이끄는 수법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세습의원들이 “의원이 너무 일찍 은퇴 의사를 밝히면 재임 중 힘이 약해진다”는 등의 이유로 반발했고, 결국 개혁실행본부는 ‘은퇴 전 2년’이라는 시한을 삭제하고 ‘공모에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는 시기’로 애매하게 후퇴했다. 세습의원의 부작용을 완화하려고 추진한 개선안이 결국 세습의원들의 힘에 밀려버린 셈이다. 이런 가운데 세습되지 않은 ‘자수성가’형 의원들일수록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도 세습의원들의 기득권 방어에 유용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직전인 2012년 중의원 선거에서 대거 당선된 초선 의원들이 각종 비리나 실언 등을 많이 저질렀다. 당시 초선 의원들은 대부분 (세습이 아닌) 공모로 선택된 사람들이었다”고 전했다. 비세습의 한 중진의원은 “세습의원들은 별로 고생을 모른다”며 “정치 입문의 문턱을 낮추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자신의 친족에게 의원 자리를 물려줄 계획을 갖고 있는 한 중견의원은 “선거구마다 사정이 다 다른데 부정확한 잣대로 의원 세습을 재단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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