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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지주서 회장보다 힘센 사람은

    KB금융지주서 회장보다 힘센 사람은

    ‘KB금융지주의 회장과 은행장의 운명은 사외이사의 손에 달렸다.’ 내달 초로 예정된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지주사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말이다. 그동안 ‘거수기’로 평가절하됐던 사외이사들이 KB금융지주에서는 경영진을 쥐락펴락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영진의 입김’을 막기 위해 마련된 장치라는 의견과 사외이사들이 회장과 은행장을 추천하고 추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권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다 보니 모럴 해저드에 빠질 우려가 크다고 말한다. ●임기3년… 月보수 500여만원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9월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월평균 급여는 300만원이다. 같은 기간 이들에게 지급된 장기 인센티브 보상금과 주식매수선택권, 회의참석수당 등을 포함한 월평균 보수 총액은 517만원이다. 이는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받은 591만원보다는 적고, 하나금융지주 426만원에 비해서는 많은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자공시에 나오는 급여와 실제로 사외이사 개인별로 받은 실지급액은 차이가 크다. 상당한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은행 사외이사진이 그대로 지주 사외이사진으로 포진해 있다. 따라서 KB금융지주 사외이사 9명이 힘을 모으면 회장이나 행장보다 더 막강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들 사외이사들의 영향력은 회장과 행장 등 최고경영자(CEO)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회장 또는 행장 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후보 1명을 이사회에 추천하는데, 추천위 구성원 9명 전원이 이들 사외이사다. 이사회 구성도 사외이사 9명, 상임이사 5명 등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결국 KB금융지주 회장과 행장은 사외이사들이 추천하고 이들이 다시 추인하는 구조인 셈이다. 또 KB금융 사외이사의 임기는 3년이다. 은행장 등 상임이사들과 같다. 반면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등 다른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는 임기가 1년이다. ●사외이사 충원도 자신들 손으로 게다가 사외이사의 임기가 끝났을 때 후임자를 뽑는 추천위 역시 사외이사들로만 꾸려진다. 회장이나 행장은 들어갈 수 없다. 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들을 뽑는 구조다. 반면 신한·하나지주의 사외이사 추천위에는 지주 회장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KB금융 사외이사들은 권한과 임기가 충분히 보장된 만큼 경영진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사외이사들이 서로 밀고 끌면서 권력화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을 좌지우지하는 사람이 지주 회장이나 행장이 아니라, 사외이사들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면서 “이러다 보니 일부 사외이사의 경우 영향력을 통해 사적인 용도로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는 ‘경영진의 입김’이 철저히 배제될 수 있는 KB금융의 사외이사제도를 바람직한 모델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외이사제도는 대주주의 독단적인 경영을 견제하고 기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도입됐다.”면서 “도입 취지 측면에서 보면 KB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당초 취지와 다르게 변질되고 있는 게 현 주소”라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프로농구] 김동우 3점포… 모비스 뒤집기쇼

    [프로농구] 김동우 3점포… 모비스 뒤집기쇼

    지난 시즌 유재학 감독의 조련을 받으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프로농구 모비스는 올 시즌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남부럽지 않은 수혈을 했기 때문. 주인공은 군에서 제대한 양동근과 김동우였다. 2003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김동우는 196㎝·94㎏의 탄탄한 체격에 덩크슛부터 3점슛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빅 포워드. 양동근 역시 이듬해 전체 1순위로 모비스에 입단,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2006~07시즌에는 모비스의 리그·챔프전 통합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 등 2관왕에 등극했다. 통합우승의 주역인 양동근과 김동우는 2년간의 공백을 뛰어넘으며 올 시즌에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1라운드 5승4패로 감을 조율한 뒤 2라운드 첫 경기(삼성전 84-90) 패배 후 6연승의 신바람. 22일엔 탄탄한 전력을 뽐내며 선두를 질주하던 동부도 꺾었다. 이날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10프로농구 동부전에서 김동우는 3점슛 6개를 포함, 21점(5리바운드)을 올려 70-66 승리의 선봉에 섰다. 모비스는 40분 경기 중 39분을 뒤졌지만 마지막 1분에 기적 같은 반전 드라마를 찍었다. 3쿼터 중반 15점(35-50)까지 뒤졌던 모비스는 외곽포를 앞세워 숨가쁜 추격을 시작했다. 경기종료 48초를 남기고 66-66. 경기종료 33초전, 양동근(8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이 수비를 몰고 돌파하다 빼준 외곽찬스에서 김동우의 3점포가 깔끔하게 림을 갈랐다. 동부는 마퀸 챈들러의 3점슛이 림을 외면하며 눈물을 삼켰다. 브라이언 던스톤(14점 11리바운드)의 자유투 한 개까지 추가한 모비스는 이로써 동부·KT와 함께 공동 선두(11승5패)에 올랐다. 함지훈(16점 8리바운드)도 역전승에 힘을 실었다. 창원에서는 백인선과 문태영이 나란히 20점을 올린 LG가 연장 접전 끝에 오리온스를 84-79로 제압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김주희 WIBF 올해의 우수선수상

    ‘얼짱 복서’ 김주희(23·거인체육관)가 여자국제복싱연맹(WIBF) 2009 올해의 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아시아 여자 복서 중 WIBF 우수선수상을 받은 선수는 김주희가 처음이다. 김주희는 지난 9월16일 여자국제복싱협회(WIB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데 이어 두 번째로 국제여자복싱기구로부터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조선업계 ‘수주가뭄’ 초비상

    조선업계 ‘수주가뭄’ 초비상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데….’ 조선업계가 글로벌 금융 위기 1년 만에 반쪽이 됐다. 동반 부진했던 철강이 하반기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여 속이 더 쓰리다. 올해 수주 물량(164만CGT)이 전년(1744만CGT) 대비 10분의1로 줄었고, 곳간도 비어가고 있다. 수주 잔량에서 세계 1위 중국은 이제 ‘기술 조선’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글로벌 수주전에서 국내 업체 간 제살깎기식 경쟁도 우려된다. 18일 한국조선협회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한국의 신규 수주물량은 164만CGT(31.8%·56척)로 중국(270만CGT·52.3%)에 크게 뒤졌다. 한국 조선을 대표하는 ‘빅3’의 올 성적표는 더 초라하다. 현대중공업은 특수선을 포함해 10척, 삼성중공업은 고작 1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여객선 2척 등 모두 7척을 따냈다. 반면 중국은 전 세계 발주량 264척 가운데 절반 이상(142척)을 싹쓸이했다. 조선업계의 미래 역량을 평가하는 수주 잔량도 역전됐다. 11월 현재 중국의 수주 잔량은 5496만CGT(34.7%)로 한국(5362만CGT)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중국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LNG선 등 고부가치 선박의 기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신규 수주가 줄면서 살림살이도 빠듯해졌다.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빅3의 차입금도 크게 늘었다. 한때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던 빅3로서는 굴욕적인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7000억원, 5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들 회사의 회사채 발행은 7~8년 만이다. 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현금성 자산보다 차입금이 많은 재무구조로 바뀌었다. 순차입 규모가 각각 82억원, 2130억원, 1703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빅3는 자금 마련을 위해 또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지만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면서 “회사채를 또 발행하면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시장에 신호를 줄 수 있어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조선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주 가뭄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되면 국내 업체 간 과열 경쟁이 심각할 것으로 내다봤다. 벌크선과 유조선의 경우 수주가격이 고점 대비 40%가량 빠져 사실상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업체마다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가격 후려치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이미 브라질 페트로브라스가 발주 예정인 ‘액화천연가스-부유식원유저장설비(LNG-FPSO)’와 세계 최초의 ‘해상가스저장설비(LNG-FSRU)’를 놓고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지고 있다. 증권사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국내 업체 간 공정 경쟁이 이뤄졌는데 앞으로는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경쟁 과열을 우려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대교 이장미 종횡무진 WK-리그 초대 챔피언

    이장미(24·대교)가 팀을 WK-리그(여자 K-리그) 초대 챔피언에 올렸다.대교는 16일 경주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후반 36분에 터진 이장미의 골을 끝까지 지켜 현대제철을 1-0으로 눌렀다.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대교는 2연승으로 우승컵을 안았다. 리그 득점왕(10골)을 꿰찼던 이장미는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K-리그 11시즌을 뛰며 40골(25도움)을 터뜨렸던 스타플레이어 출신 박남열(39) 대교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해에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박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후반전이었다. 우세 속에서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던 대교는 후반 33분 강수지(21)를 들여보냈다. 3분 뒤 강수지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패스를 찔렀고, 이장미가 오른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귀포 해상서 어선·화물선 충돌…선원 4명 사망·3명 실종

    서귀포 해상서 어선·화물선 충돌…선원 4명 사망·3명 실종

    제주도 서귀포 해상에서 갈치잡이를 하던 어선이 화물선과 충돌,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 4명이 숨지고 3명은 실종됐다. 14일 오후 10시3분쯤 서귀포시 남동쪽 약 130㎞ 해상에서 29t짜리 여수선적 연승어선 3대경호가 홍콩선적 화물선 조슈 마루호(3836t)와 충돌, 침몰했다. 이 사고로 3대경호에 타고 있던 선원 9명 가운데 선장 조모(44·서귀포시 성산읍), 선원 박모(43·서귀포시 표선면)씨 등 2명은 사고 후 조슈 마루호에 의해 구조됐으나 7명은 구조되지 못했다. 이 가운데 기관장 이수근(42·전남 여수시 안산)씨 등 4명은 사고 직후 수색에 나선 서귀포해양경찰서에 의해 15일 오전 3대경호 선내에서 숨진 채 인양됐다. 이 배는 선체 머리 오른쪽 부분이 부서지면서 구멍이 뚫렸고, 꼬리 부분 말고는 선체 대부분이 물에 가라앉은 상태다. 3대경호는 지난 6일 오전 10시쯤 성산포항에서 출항해 갈치잡이를 하고 있었고, 조슈 마루호는 일본 후쿠야마에서 선박보일러 17.3t을 싣고 중국으로 가던 길이었다. 당시 사고 해상에는 높이 4m의 파도가 일어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었다. 서귀포해경은 경비함 2척, 일본해상보안청 제7관구 순시선 1척, 헬기 2대, 어업지도선 등을 동원해 김재권(41·서귀포시 성산읍)씨 등 3명의 실종 선원을 수색하고 있다. ●사망자 ▲이수근 ▲김금도(47·제주시 삼도동) ▲최정종(54·서귀포시 성산읍) ▲김학철(46·제주시 건입동) ●실종자 ▲김재권 ▲인도네시아인 선원 2명(조니, 함자)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프로배구 V-리그] 대학 3년생 드래프트 무산

    “예전부터 3학년 마치면 프로에서 뛸 거라고 기대했는데….” ‘대학 최대어’ 박준범(21·한양대 3년)을 포함한 3학년생 5명은 13일 서울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쓸쓸히 발길을 돌렸다. “3학년생들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뽑지 않을 것이니 돌아가라.”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 대학 1학년 때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박준범은 198㎝의 큰 키에서 나오는 타점 높은 공격이 일품인 대학 최고 왼쪽 공격수다. 박준범을 포함한 3학년생 5명은 프로구단들의 엇갈린 이해관계에 따른 최대 희생양이 됐다. 박준범은 한양대 입학 당시 3학년을 마치면 프로에 보내준다는 약속을 받고 진학했던 터. 규정에 따르면 졸업예정자뿐 아니라 3학년도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드래프트 참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1~4순위 우선지명권을 가진 신생팀 우리캐피탈이 박준범마저 데려가면 우승권 전력을 갖출 것을 우려한 타 구단들이 원칙을 무시하고 반발했다. 박준범의 우리캐피탈행을 막기 위해 나머지 3학년들의 취업길까지 차단한 것. 지난 6일 한국배구연맹(KOVO)은 구단 단장 회의에서 2명 이상(총 15명)을 지명할 것을 대학연맹에 보장해 주는 대신 3학년생을 뽑지 말자는 이면합의를 했다. 하지만 3학년생들과 대학 감독들은 이에 반발했고 12일 KOVO에 원칙대로 신청서를 제출했다. 결국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드래프트는 ‘3학년 제외’를 요구하며 반발한 구단 단장들과 대학연맹 관계자들 간 회의가 길어져 오후 1시로 연기됐고 3학년 5명의 프로행은 좌절됐다. 이에 각 구단 단장들은 규정을 무시하고 담합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구단의 강경태도에 끌려다니며 드래프트를 파행까지 몰고간 KOVO의 허술한 행정력도 도마에 올랐다. KEPCO45 임대환 단장은 “3학년까지 우리캐피탈에서 데려가면 작년에 이어 3년치에 해당하는 우수선수를 모두 뽑아가는 것인데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둘러댔다. 이날 드래프트 신청자 20명 중 18명이 6개 프로구단의 부름을 받았다. 신생팀 우리캐피탈은 전체 1순위로 경기대 ‘주포’ 강영준(22·라이트)을 선발했고 2순위로 라이트 김현수(23·명지대), 3순위로 세터 김광국(성균관대), 4순위로 센터 김태진(인하대 이상 22)을 뽑았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KB지주회장 선임 본격화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황영기 전 회장의 낙마로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털어내고 내년 시작될 본격적인 금융권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둔 조직 정비의 복안으로 분석된다.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13일 서울 명동 KB지주 본점에서 9명의 사외이사가 참여한 가운데 첫 본회의를 열어 조담 이사회 의장을 위원장으로 공식 선임하고, 향후 회장 후보 선출 절차와 방식도 결정했다. 회장 후보는 현재 지주사 안의 상시평가보상위원회가 확보하고 있는 20명의 인재풀을 토대로 구제적인 검증 작업에 들어가며, 후보군으로는 강정원 현 KB은행장 및 회장 직무대행을 비롯, 전·현직 금융전문가 및 경제 관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담 위원장은 “회추위에서 처음으로 회장 후보에 올라온 인사들을 봤다.”면서 “우선 20명의 후보 가운데 10명 안쪽의 ‘숏 리스트’를 만든 다음 내부 논의와 후보 인터뷰 등을 거쳐 최종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회의는 20일 열릴 예정이다. 조 위원장은 차기 회장 후보로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사회는 KB지주가 올해 금융위기를 무사히 마감하고 내년 금융시장에서 중대한 변화에 대비해 조직 방향 설정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면서 “리더십과 국제적 감각 등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를 진행, 사후에 모든 절차를 공개하더라도 한 점의 의혹이 없을 만큼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유력한 회장 후보로 강 행장을 꼽고 있지만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등 기획재정부 출신 관리들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한·일클럽챔피언십] KIA “거인 사냥”

    “요미우리와 대결하고 싶었다. 이기고 돌아오겠다.” 올 프로야구 챔피언인 KIA 조범현(49) 감독이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와의 ‘한·일클럽챔피언십’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12일 일본으로 출국하기 앞서 인천공항에서 “KIA 우승이 결정됐을 때 요미우리와 붙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KIA와 요미우리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명문구단이다. 한국 야구를 대표해 꼭 이기고 돌아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KIA는 윤석민 등 주력 선수 일부가 군 입대 등으로 빠져 정상 전력이 아닌 상황. 반면 21번째 일본시리즈 정상을 밟은 요미우리는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알렉스 라미레스-가메이 요시유키-아베 신노스케로 이어지는 막강 타선을 그대로 출격시킨다. 또 올해 15승을 따낸 디키 곤살레스 등 주력 투수들도 모두 내세울 예정. 조 감독은 “현재 우리 전력이 베스트는 아니지만 야구는 모른다. 게다가 단기전 아닌가. 선발이 오래 버텨주고 최희섭과 김상현이 정상 컨디션이면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요미우리의 하라 다쓰노리 감독에 대해서는 “한 번도 대결한 적은 없지만 TV로 경기를 지켜보면서 어떤 스타일인지는 파악했다.”며 “오늘 저녁부터 그 동안 모아 놓은 전력분석을 보고 대회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규시즌 홈런·타점 2관왕으로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거머쥔 김상현도 한국 최고 타자의 진가를 보여줄 각오다. 그는 “솔직히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때 입은 부상이 회복돼 컨디션은 좋다. 상대 투수들을 잘 모르지만 준비는 잘 됐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또 이승엽과의 맞대결에 쏠리는 관심에 대해 “솔직히 경기 보다 승엽이형과 비교되는 것이 더 부담된다.”면서 “형도 잘하고 나도 잘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밝혔다. 요미우리도 ‘신데렐라맨’ 김상현을 경계 대상 0순위로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김상현은 “어차피 상대는 정면승부를 펼칠 것”이라며 “선구안에 좀 더 신경쓰면 원하는 공을 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엽과 오가사와라 등 좌타자 군단과 맞설 선발투수로 낙점된 ‘영건’ 양현종도 “나도 일본을 모르고, 일본도 나를 모른다. 초반에 과감하게 승부하고 후반 볼배합을 바꾸겠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일 ‘야구 명가’의 단판 승부는 14일 오후 1시 일본 나가사키의 빅N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포이즌 필’ 도입해 적대적 M&A 막는다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경영권 보호장치로 ‘포이즌필’(poison pill) 제도가 도입된다. 법무부는 9일 ‘적대적 M&A 방어수단 도입을 위한 상법 개정 공청회’를 열어 구체적인 상법 개정 내용을 논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포이즌빌 제도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회사의 정관을 변경해야 도입된다. 정관을 변경한 회사가 적대적 M&A 상황이 되면 이사회 결의로 기존 주주에게만 신주인수선택권을 무상으로 부여할 수 있다. 적대적 M&A 시도자와 기존 주주를 차별적으로 취급해 경영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이사회 보통결의로 포이즌필을 도입하는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주주총회 특별결의(출석 주식 3분의2, 발행 주식 3분의1)로 회사 정관을 바꾸도록 했다. 또 주식과 별도로 신주인수선택권을 주거나 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부여하는 것을 원천 봉쇄했다. 적대적 공격자나 기존 주주가 이사회의 포이즌빌 발동이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법원에 신주발행의 중지를 청구할 수 있다. 가처분신청도 가능하다. 개정안은 또 적대적 M&A 방어의 필요성이 없어지면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신주인수선택권을 모두 소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찬반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김우찬 경제개혁연구소 소장은 “포이즌필 도입은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구소가 2000년 이후 지난 9월30일까지 금융감독원에 신고된 공개매수신고서를 조사·분석한 결과 적대적 공개매수 시도는 16건에 불과하고, 경영권 인수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인학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외국인 주식 보유비중이 여전히 높은 편이라 적대적 M&A에 노출돼 있다.”면서 “1% 가능성이라도 기업 입장에서는 치명적”이라고 반박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에서 포이즌필이 부정적인 영향을 야기하지 않는 것은 포이즌필에 대한 사외주주, 주주·주식시장, 법원의 감시가 제대로 기능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나라는 2~3년마다 주주총회에서 포이즌필을 재승인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경두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용어 클릭] ●포이즌필(poison pill) 기업의 대표적인 경영권 방어수단. 회사 이사회의 의사에 어긋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경영권 침해가 우려될 때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신주인수선택권을 주는 제도. 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점에서 ‘독약’이라고 불린다.
  • [한·일클럽챔피언십] 승엽-희섭 최고 왼손거포 맞대결

    이승엽(33·요미우리)과 최희섭(30·KIA), 한국이 낳은 현역 최고의 왼손 거포들이 힘을 겨룬다. 무대는 오는 14일 일본 나가사키현 빅 N 스타디움에서 열릴 제1회 한·일 클럽챔피언십. 통산 10회 우승을 일군 KIA나 21번 챔피언에 오른 요미우리 모두 두 나라에서 첫손에 꼽히는 ‘야구 명가’. 이들의 자존심 싸움과 함께 이승엽과 최희섭이 벌일 홈런 대결 역시 흥행포인트로 손색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최희섭은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상대해 본 경험 덕에 낯선 일본 투수들과의 승부에도 강점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2007년 국내로 유턴한 뒤 2년 동안 마음고생을 했지만, 올시즌 타율 .308에 33홈런 100타점으로 부활했다. 처음 뛴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320(23타수8안타)에 5타점을 수확, 최우수선수(MVP) 나지완 못지않은 활약을 했다. 윤석민과 아킬리노 로페즈, 릭 구톰슨 등 마운드의 주축들이 모두 빠진 상황. 어느 때보다 중심타선의 역할이 중요하다. 허리통증 탓에 일본 진출 이후 최악의 한 해(타율 .229 16홈런)를 보낸 이승엽은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한국투수들과의 승부는 익숙하다. 언제든지 한 방을 노려볼 만하다.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큼지막한 대포를 뿜어내 ‘감’도 조금 되찾았다. 지바 롯데에서 뛰던 200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우승 반지를 낀 이승엽은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와의 인터뷰에서 “KIA에 아는 분들이 많아 즐겁고 홈런을 때리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타자 친화적인 빅 N 스타디움의 환경도 두 거포의 홈런 대결에 안성맞춤이다. 홈에서 좌우 양쪽 펜스까지 거리가 99m, 가운데 담장까지도 122m에 불과한 아담한 사이즈다. 한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과 센트럴리그 1위, 일본시리즈 우승에 이어 4관왕에 도전하는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은 주력 선수를 모두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알렉스 라미레스는 물론 15승을 올린 디키 곤살레스,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오비스포, 왼손투수 우쓰미 데쓰야 등 가용자원을 모두 쏟아부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수원, 성남 꺾고 FA컵 축배

    올 시즌 무관으로 끝날 듯했던 수원이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최고의 팀을 가리는 FA컵에서 7년만에 우승, 체면치레를 했다. 수훈갑은 승부차기에서 2골을 막아낸 국가대표 수문장 이운재(36·수원)였다. 수원은 8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FA컵 결승에서 전·후반과 연장 120분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4-2 승리를 거뒀다. 이운재는 승부차기에서 2-2로 시소게임을 벌이던 가운데 성남 세번째와 네번째 키커 김성환과 전광진의 킥을 잇따라 막아내며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상무에서 갓 제대해 처음으로 투입된 성남의 전 국가대표팀 골키퍼 김용대(30)도 수원 세번째 키커 티아고의 슛을 쳐냈지만, 이어 김두현과 김대의에게 차례로 뚫리면서 아쉬운 팀 패배와 함께 맞대결에서도 무릎을 꿇었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자 프로 베테랑 사령탑과 최연소 사령탑의 대결로도 눈길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수원 차범근(56) 감독이 성남 신태용(39) 감독을 눌렀다. 수원은 우승상금 2억원과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움켜쥐었다. 수원의 FA컵 우승은 2002년 이후 7년 만이다. 천안 시절이던 1999년 이후 두번째 대회 우승에 도전했던 성남의 꿈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해 챔피언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성남으로부터 팀 쇄신 책임을 맡아 지휘봉을 잡은 첫해 우승컵을 노렸지만 아깝게 문턱에서 좌절, K-리그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올 마지막 기회를 노리게 됐다. 첫 골은 성남 몫이었다. 라돈치치가 전반 26분 아크 오른쪽에서 길게 올라온 몰리나의 왼발 프리킥을 받아 머리를 갖다대며 살짝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연결했다. 라돈치치를 거친 공은 힘없이 골네트 왼쪽으로 굴렀고, 수원 골키퍼 이운재가 몸을 날렸지만 막지 못했다. 줄곧 밀어붙였지만 ‘틀어막기’에 나선 성남의 탄탄한 수비벽에 고전하던 수원은 후반 43분 에두의 골로 겨우 따라붙었다. 에두는 티아고를 막으려 손으로 붙들었다가 경고를 받아 만든 페널티킥을 왼발로 강하게 차 넣었다. 성남 골키퍼 김용대가 오른쪽으로 넘어졌지만 공은 반대쪽 골네트를 갈랐다. 두 팀은 연장전에서도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승부차기에 나섰고 결국 수원이 ‘거미손’ 이운재의 선방에 힘입어 영광을 안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프로농구] ‘태풍’ SK 덮쳤다

    [프로농구] ‘태풍’ SK 덮쳤다

    ‘완벽한 찬스가 아니면 슛 던지지 않기.’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9~10 프로농구 SK와의 원정경기에 나선 KCC 전태풍의 과제였다. 미국에서 농구를 배운 전태풍에게 아직 한국 농구는 낯설기만 하다. 허재 감독은 그의 화끈한 공격력과 번뜩이는 패스를 100% 끄집어내 KCC에 접목시키기 위해 ‘과외 선생님’으로 변신해 2시간씩 끼고 앉아 경기 비디오를 본다고 했다. 허 감독 본인도 힘들지만 팀을 진두지휘하는 포인트가드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탓에 허투루할 수 없었던 것. 자신이 한국에서 농구를 가장 잘한다고 확신하는 전태풍은 한국 스타일을 강요하자 오히려 혼란스러워했다. 때문에 한 경기에 딱 하나씩만 고치기로 했다. SK전에서는 팀 동료들에게 많은 찬스를 주는 게 목표. 허 감독은 경기 전 전태풍을 붙잡고 “포인트가드는 고기를 맛있게 싸서 다른 네 명에게 먹여주는 거니까 너만 혼자 먹지 말고 오늘은 좀 나눠서 먹여줘라.”고 말했다. 즉흥적인 공격으로 자신이 해결하기보다는 약속된 패턴으로 경기를 풀어가자는 뜻. 묘한 웃음을 지은 전태풍은 이날도 18점(3점슛 3개)을 넣으며 공격적인 모습을 이어갔지만 6개의 어시스트를 곁들인 데다 희생하는 플레이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전태풍을 앞세운 KCC가 SK에 96-76으로 승리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경기는 2쿼터 후반에 갈렸다. 쿼터종료 2분30여초를 남기고 마이카 브랜드(22점 6리바운드)가 혼자 연속 8점을 몰아넣으며 51-36, 15점차까지 크게 달아났다. 3쿼터 초반 6점차(55-49)까지 좁혀진 적이 있을 뿐 KCC는 시종일관 여유있는 리드를 이어갔다. 특히 4쿼터에는 막판 7분 동안 SK를 8점으로 꽁꽁 묶고 무려 18점을 퍼부으며 승리를 매조졌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주희정과 전태풍의 가드대결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전태풍은 변현수가 밀착마크했고, 주희정의 매치업 상대는 임재현이라 직접적인 대결이 별로 없었다. 허리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한 주희정(8점 6어시스트)은 다음 라운드를 기약해야 했다. KT&G는 안양에서 오리온스를 85-81로 누르고 5연패의 사슬에서 벗어났다. 골밑에서 절대적인 중압감을 자랑하던 나이젤 딕슨이 감기몸살로 경기장에 나오지 못했지만 라샤드 벨(36점·3점슛 3개 10리바운드)이 더블더블로 원맨쇼를 벌였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월드시리즈도 ‘亞 야구의 힘’

    팀의 운명은 엇갈렸지만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아시아의 두 ‘영웅’은 월드시리즈 무대를 한껏 빛냈다. 뉴욕 양키스는 5일 홈인 뉴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에서 필라델피아를 7-3으로 꺾고 시리즈 4승2패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새 홈구장에 둥지를 튼 첫 해 정상에 오른 양키스는 9년 만에 역대 최다인 통산 27번째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반면 ‘디펜딩 챔프’ 필라델피아는 59년 만의 양키스와 재대결에서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양키스를 정상으로 이끈 일본인 타자 마쓰이 히데키(35)는 미국 진출 7시즌 만에 아시아인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반면 미국 진출 15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박찬호(37·필라델피아)는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눈부신 활약을 했지만 끝내 우승 반지를 끼는 데는 실패했다. 마쓰이는 이날 선제 2점포 등 무려 6타점을 혼자 쓸어 담았다. 이는 49년 만에 나온 월드시리즈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기록. 마쓰이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홈런 3방 포함, 13타수 8안타(.615)에 8타점을 수확하는 괴력을 뽐냈다. 2차전 역전포 등 ‘영양가 만점’의 타격을 뽐낸 마쓰이는 이날 6차전에서도 0-0으로 맞선 2회말 2점포로 승리의 물꼬를 텄고 3회 2사 만루에서는 2타점 중전 적시타, 5회 1사 1·2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때리며 선봉에 섰다. 2005년 말 박찬호에 이어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인 4년간 5200만달러(614억원)의 ‘연봉 대박’을 터뜨린 그의 내년 시즌 거취가 주목되는 대목. 메이저리그 진출 뒤 다섯 번째 팀에서 우승 반지를 노렸던 박찬호 또한 한국야구의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3승3패(평균자책점 4.43)로 정규 시즌을 마친 박찬호는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경기에 등판, ‘친정팀’ 다저스를 4승1패로 격파하는 데 힘을 보탰다. 박찬호는 이어 월드시리즈에서도 6차전까지 4경기에 등판해 3과 3분의1이닝 동안 단 2안타(1볼넷)만 내준 채 무실점으로 역투, ‘불펜의 핵’으로 한몫 단단히 했다. 박찬호는 이날 3-7로 끌려가던 6회말 1사1루에서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봉쇄, 4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최연소 300승 유재학의 새옹지마

    최연소 300승 유재학의 새옹지마

    1990년 실업농구 기아자동차의 명가드 유재학(46·모비스 감독)은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88년 창단 첫 우승(농구대잔치)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감흥이 채 가시기도 전. 세 차례나 수술을 받는 등 고질적인 무릎부상 탓이었다. 그의 나이 겨우 스물일곱. 용산중 시절 일치감치 재능을 드러낸 뒤 경복고-연세대를 거치면서 ‘천재가드’, ‘코트의 여우’로 불렸던 그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인생지사 새옹지마. 선수로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한 대신 일찌감치 지도자로 출발했다. 1993년 모교 연세대 코치를 맡았고, 97년 프로 출범과 함께 대우증권(전자랜드의 전신) 코치로 프로에 뛰어들었다. 98년에는 역대 최연소(35세)로 프로 사령탑에 올랐다. 6시즌을 치르는 동안 4차례나 6강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4강(2003~04시즌)은 한 번뿐. ‘플레이오프용 감독’이란 달갑잖은 별명도 따랐다. 2004년 유 감독이 인생 최대의 모험을 하게 된 것도 같은 까닭. 대우-신세기-SK-전자랜드로 팀 이름이 바뀌는 6시즌 동안 굳건하게 감독직을 지켰던 그는 모비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5시즌 동안 정규리그 우승 3차례와 챔프전 우승 한 번. 스타에 의존하기보다는 조직력을 강조하고, 선수들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들었다. 전술과 흐름을 읽는 눈이 워낙 빼어나 ‘만수(萬數)’란 별명도 붙었다. 올해까지 12시즌. 쉬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온 그에게 특별한 선물이 주어졌다. 4일 ‘친정’이나 다름없는 전자랜드전 승리로 역대 최연소(46세7개월15일) 및 두번째 개인통산 300승 고지를 밟은 것. 역대 최다승은 신선우 KBL 기술위원장의 몫이지만, 300승을 돌파했을 때 그의 나이는 51세(21일)였다. 유 감독이 신 감독의 최다승(334승)을 뛰어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일지 모른다. 유 감독은 “무척 기분좋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300승까지 오는 동안 잘할 때도 있었지만 못할 때도 많았다. 한결같이 믿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미소지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시론] 정부가 없으면 공무원노조도 없다/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조직학박사

    [시론] 정부가 없으면 공무원노조도 없다/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조직학박사

    요즘 많은 분들이 공무원들의 사용자인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아야 할 공직사회가 뭔가 어수선하고 안정감을 잃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아마 전공노·민공노·법원노조 등 3개 노조가 통합해 거대 공무원노조가 나타났고, 이 노조가 바로 민노총 가입을 결정하면서 나온 우려 때문일 게다. 우려의 핵심은 통합노조의 민노총 가입이 공무원과 공무원노조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헌법과 관련 법률의 위반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데 있다. 헌법에 규정돼 있는 바와 같이,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특정 정당에 관계없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공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만일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한다고 상상해 보라. 우리 사회에서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는 관료들이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해 뛴다면 그 폐해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결국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것은 부여된 직무를 공평무사하게 수행하고,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한 정치활동을 금지하며, 오로지 헌법의 근본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수호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필자는 공무원 노조의 민노총 가입 자체가 불법은 아니라고 본다. 민노총이 곧 정당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민노총이 민노당 창당의 중요한 모태가 되었고, 민노당 당원 중 가장 큰 비율이 민노총의 조합원들이라는 사실, 이미 여러 번 과시된 민노총과 민노당의 특별한 관계에 있다. 물론 일부의 주장이지만, 만일 민노총과 민노당이 실제로는 하나의 단체나 다름없고, 그런 측면에서 민노총은 정당적 노동단체라고 볼 수 있다면, 민노총 가입은 민노당에 가입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 경우 결국 공무원 노조의 민노총 가입은 공무원노조법 제4조의 정치활동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해석까지 가능할 것이다. 조합원의 의사보다는 정치투쟁 위주의 민노총, 여기에 대안세력이 못 되는 한노총, 또 위법논쟁을 일으키면서까지 민노총에 가입하는 공무원노조, 몇 달 전부터 가시화됐던 공무원노조의 민노총 가입 움직임에 사실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정부 등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거의 모든 참여자들은 국민의 사랑에서 멀어지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민노총에 가입하는 것은 노조의 투쟁력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게다. 하지만 국민은 사실상 실직 위험도 없는 공공기관 노조원들의 임금 및 복지수준을 수많은 비정규직 근로자 및 사회 취약계층과 비교할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에서도 ‘이중의 보호막’을 치고야 마는 공무원노조의 행태에 실망하게 된다. 지난 9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09년 국가경쟁력 평가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노사협력 부문이 131위, 고용·해고 관행에 대한 평가가 108위를 기록하는 등 투쟁적 노사관계가 그대로 반영됐다. 공무원노조가 국가경쟁력 하락과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가지 않기 위해선 노조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라는 미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무원 노조는 자신들의 민노총 가입으로 민노총을 기사회생시키는 것에 감동할 국민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이 먼저냐, 노조원이 먼저냐?” 하는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한다. 당연히 공무원이 먼저일 수밖에 없다. 정부라는 조직 없이는 그들이 우선 공무원 노조원이 될 수 없다. 정부가 없으면 공무원도 없고, 공무원노조도 없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조직학박사
  • [국무회의 의결 안건] 입국 외국인 지문 등록·얼굴 촬영해야

    앞으로 외국인이 국내에 입국할 때에는 지문을 등록하고 얼굴을 촬영해야 한다. 정부는 3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불법 입국을 방지하고 외국인의 신원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입국 및 등록시 본인확인 절차를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했다. 반면 전문직에 종사하는 외국 인력의 국내 체류 편의를 위해 근무처 변경, 추가시 사전에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를 사유 발생 15일 이내에 신고하는 사후 신고제로 완화했다. 국무회의는 또 우리사주 조합원에 대한 우리사주 매수선택권(근로자 스톡옵션)의 부여 한도를 폐지하는 근로자복지기본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이 개정안은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수혜 대상에 수급업체 근로자 및 파견근로자를 포함했다. 또 근로자가 선호에 따라 복지항목을 선택할 수 있는 내용도 담고 있다. 국무회의는 이와 함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우선 지원할 수 있는 지역 신문 선정시 필요한 평가기준을 완화하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했다. 또 암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입원 및 외래 진료의 본인 부담률을 요양급여비용총액의 10%에서 5%로 인하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도 처리했다. 이 밖에 국무회의는 비디오의 선정성과 폭력성 등을 비디오 용기의 앞면이나 뒷면 하단에 표시토록 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해양심층수제조업자에 대한 해양심층수이용부담금의 징수를 2011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11건, 일반안건 4건을 처리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물고기 꽃다발/이림

    [엄마와 읽는 동화] 물고기 꽃다발/이림

    “아유, 냄새!” 분홍장미가 찡그리며 말했다. “우후! 냄새!” 줄돔이 벙글거리며 말했다. 서울 명동 노다지 횟집. “사장님, 이 것 잠시 좀 맡아주시겠어요? 지하철 타고 갔다 올 일이 있어서요.” 점심 식사를 마친 초등학교 졸업생 어머니가 계산대에 꽃다발을 내밀며 말했다. 분홍 장미 한 아름에 버들개지 두어 가지, 또 다른 꽃들도 섞여 있었다. 꽃다발 속에는 벌써 봄이 와 있었다. “어이, 주방장!” 꽃다발은 주방 안으로 건네어졌다. 횟감용 물고기가 헤엄쳐 다니는 수족관 위 선반 위에 올려졌다. “아유, 기분 나빠!” 분홍장미는 오후 내내 수족관 위 선반 위에서 코를 쥐었다. 난생 처음 맡아보는 물고기 냄새가 역겨웠다. “우후! 기분 좋아!” 줄돔은 오후 내내 수족관 안에서 코와 입을 활짝 열고 헤엄쳐 다녔다. 난생 처음 맡아보는 장미 향기가 황홀했다. “그 아주머니, 곧 우리를 데리러 올 거야… 늦둥이 아들 초등학교 졸업이라고 얼마나 정성들여 꽃다발을 만들었는데…” 버들개지가 분홍장미를 달랬다. 버들개지는 꽃다발 꽃 중에서 하나뿐인 야생 꽃이다. “코 좀 다물어. 흔적만 남은 코를 벌름벌름, 발름발름… 너, 힘 빠지면 바로 회로 썰어진다는 것 알지?” 볼락이 줄돔을 나무랬다. 볼락은 수족관 물고기 중에서 하나뿐인 자연산 횟감이다. 값비싼 눈요기용 횟감인 줄돔 뒤에 숨어 다니며 뜰채를 피해 다니는 꾀돌이다. 밤이 왔다. 주방 안은 어슴푸레 밝다. 뽀르르 뽈뽈~ 웅~ 수족관 산소 방울 소리에 냉장고 소리가 가끔씩 더해지고 있다. “아유, 냄새!” 분홍 장미는 밤늦도록 코를 쥐고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우후! 냄새!” 줄돔은 코를 벌름거리며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뭐? 수족관에서 물고기 냄새가 올라온다고?… 그만 자. 그 아주머니, 내일은 틀림없이 올 거야.” 버들개지가 분홍 장미 잠을 재촉했다. “그만 자. 잠을 잘 자야 하루라도 더 생생하게 버티지.” 볼락도 줄돔 잠을 재촉했다. 다음 날이 왔다. 사장과 주방장은 하루 내 선반 위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바빠서 꽃다발이 거기 있다는 것조차 잊은 듯했다. 밤이 되도록 졸업생 어머니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유, 냄새. 훅…” 분홍 장미는 몹시 목이 말랐다. 벌써 겉잎이 다 말라 자줏빛 테를 두르고 있었다. “우후, 냄새. 헉…” 줄돔은 온몸이 나른했다. 까만 줄무늬에 하얀 거품 같은 것이 끼고 있었다. 자정 무렵이었다. “훅! 훅!…” 분홍 장미는 목이 탈 대로 탔다. 속잎까지 꾸덕꾸덕 마르고 있었다. “헉! 헉!…” 줄돔은 온몸에 힘이 다 빠져나간 것 같았다. 뼈없는 물고기처럼 온몸이 흐물거렸다. “좋은 수가 있어!” 버들개지가 말했다. “분홍 장미야, 우리 저 수족관 물에 뛰어들자.” “뭐라고?” “아무리 꽃다발 꽃이라지만 이렇게 날로 말라 죽긴 싫어.” “?” “너처럼 비닐하우스 속에서만 큰 꽃은 모르겠지만, 내 고향 시냇물 속에도 물고기가 많았어! 물고기가 발을 간질러 주면 힘이 막 솟곤 했지.” “저 비린내 나는 물에?… 싫어, 싫어.” 분홍장미는 고개를 저었다. “좋은 수가 있어!” 볼락이 말했다. “줄돔아, 우리 저 꽃다발 속으로 뛰어들자.” “뭐라고?” “어차피 너나 나나 내일을 못 넘겨. 손님들 눈요깃감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너부터 바로 회로 썰어질 거야! 난 이런 감옥 같은 데서 죽음을 맞긴 싫어.” “?” “너처럼 양식장 속에서만 자라온 물고기는 모르겠지만, 내 고향 바다 속에는 물풀도 많았어. 검푸른 물풀 속을 헤엄치고 있으면 힘이 막 솟아나곤 했지.” “저 고운 냄새 나는 꽃다발 속에?… 좋아, 좋아. 그런데 어떻게 저 높은 곳에 뛰어들어?” 줄돔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쨌든 뛰어들어야지 뭐. 아님 내려오게 해서 들든지...” 볼락이 지느러미를 흔들며 말했다. 뽀르르 뽈뽈~ 웅~ 사작사작 삭삭 끙~ (“분홍장미야, 몸을 밀어 봐.” “싫어, 버들개지야. 무서워!” “내려가야 한다니까!”) 뽀르르 뽈뽈~ 웅~ 철버덕 철버덕 슉! 풍덩~ (“돌돔아, 뛰어 올라.” “그렇게 높이? 난 볼락 너처럼 몸이 가볍지 않아!” “그래도 더 높이 뛰어야 해!” “이렇게?” “그래. 그래야 꽃들이 우리 지느러미를 잡고 내려오게 하지.) 밤새 노다지 횟집 주방 안은 수선스러웠다. 늘 나던 수족관 산소막대 소리에 안간힘을 쓰는 소리들이 더해졌다. 날이 밝았다. 삐삐~ 띠띠~ 문이 열리고 사장이 들어왔다. 주방장도 들어왔다. 수족관 앞으로 간 사장이 소리쳤다. “아니, 주방장, 꽃다발이 왜 수족관 안에 떨어져 있어? 선반이 기울어진 것 아니야?” “아닌데요. 똑 바른데요!” “그럼 왜 널따란 선반에서 꽃다발이 떨어져?” “그, 글쎄요… 꽃다발이 발을 달았나? 아님 혹, 혹시 우리 주방 안에 쥐가?…” 사장과 주방장은 주방 안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곧이어 비닐 옷 입은 아저씨가 들어왔다. ‘우주수산’이란 글씨가 새겨진 파란 통을 들고 있었다. “사장님, 오늘 횟감 진짜 좋습니더. 바로 넣겠습니더.” 우주수산 아저씨가 수족관 앞으로 왔다. 물 속에 떨어져 있는 꽃다발을 보고 소리쳤다. “아이, 이게 뭐꼬? 이 꽃들 바보 아이가? 짠물에 뛰어들어서 김치가 될라 카나… 에잇!” 우주수산 아저씨는 꽃다발을 문밖으로 휙 날려버렸다. “사장님, 어제 회 특대 시킨 사람이 있었어예?” “왜요?” “줄돔 큰 것 없앴네예.” “아니, 아직 잡지 않았는데요?” “잔고기들도 거의 다 팔았고요.” “아닌데?… 어젯밤 퇴근할 때만 해도 있었는데?… 가만! 꽃다발 속에?” 사장이 얼른 문을 열고 뛰어나갔다. 주방장도 따라 나갔다. “사장님, 그 고기들, 다 꽃다발 속에 숨어 든 게 틀림없어요.” “빨리 꽃다발을 찾기나 해. 큰 돔 값이 얼만데!” “예, 예!” 사장과 주방장은 꽃다발을 찾느라 횟집 앞 주차장을 헤매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꽃다발은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꽃, 꽃다발이 어디 갔어?” “정말, 그새 어디로 간 거야? 흔적도 없어.” “…저, 저기!” 뒤따라 나온 우주수산 아저씨가 소리쳤다. “어디?” ”어디요?“ “저기, 저기예!” 대성당 위로 로켓 모양 물체 하나가 올라가고 있었다. 분홍 몸체에 줄무늬 문 같은 게 달려 있었다. 줄무늬 문 안으로 오글오글 바글바글 손님들이 타고 있었다. “비행접시다! 제보해야지.” 징-칙! 지나가던 청년이 디카를 눌렀다. “미사일이다!” 찰칵! 지나가던 초등생도 손전화를 눌렀다. “물고기 꽃다발, 삼각산 너머로 가버렸지요?” “낮달 속으로 들어갔어!” “우주로 날아갔습니더!” 사장과 주방장, 우주수산 아저씨는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토바이를 탄 청년 하나가 가던 길을 되돌아와 소리를 질렀다. “누구예요? 남이 싣고 가는 시험용 폭죽에다 꽃다발을 던진 사람이… 폭죽 값이 얼만지 알아요? 오늘 연구소에서 발사 시험을 해야 하는 거란 말이에요… 근데 저 폭죽이 왜 터지지 않고 날아가기만 하지?” ●작가의 말 지난 겨울, 아들 졸업식이 있었다. 2월 하순은 꽃들에겐 추운 날씨다. 오들오들 떨고 있는 꽃다발 속 꽃들에게 참 미안했다. 축하 오찬을 하러간 횟집 수족관 물고기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에게 찰나적인 즐거움을 위해 바쳐진 그 순간이, 저들에겐 한평생 온힘을 다해 일군 가장 빛나는 순간인 것을. 그들에게 영원한 아름다움을 주기 위해 이 동화를 썼다. ●약력 199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가작. 제13회 계몽사 아동문학상 장편동화 부문 당선. 경남아동문학상 수상. 영남 아동문학상 수상. 제7차 교육과정 5학년 국어교과서에 ‘울타리속 비밀’ 수록. 펴낸 책으로는 ‘아빠는 짜리몽땅’, ‘안녕하세요?’ 등 다수가 있다.
  • [뮤지컬 리뷰] 영웅

    [뮤지컬 리뷰] 영웅

    어둠속에서 점점 커지는 기차 소리, 그리고 이어지는 일곱 발의 총성. 스크린에 하나씩 새겨지던 총탄 자국은 북두칠성이 되어 빛을 발한다. 역사적인 하얼빈 의거로 우리 민족의 별이 된 안중근의 운명을 상징하는 뮤지컬 ‘영웅’(연출 윤호진)의 첫 장면은 공교롭게도 2시간40분간 관객이 공연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1막에서 살짝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차곡차곡 인물과 사건을 전개해 나가던 공연은 2막에서 안 의사의 저격과 법정 장면으로 숨 돌릴 틈 없이 시선을 사로잡더니 죽음을 앞둔 안중근(류정한·정성화)이 ‘장부가’를 부를 땐 끝내 총격을 맞은 듯 강한 전율을 느끼게 했다. 객석에선 대형 창작뮤지컬의 신성(新星)탄생을 축하하는 아낌없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일에 맞춰 지난 26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영웅’은 지금까지 한국 창작뮤지컬이 거둔 성과를 최대한으로 집대성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였다. 실물과 영상을 결합해 만주 벌판을 달리는 기차를 무대위에 재현하고, 독립군과 일본 경찰이 건물 사이를 누비며 긴박한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 등이 돋보였다. 안중근과 동료들이 간절한 소망을 담아 부르는 ‘그날을 기약하며’와 ‘장부가’를 비롯한 뮤지컬 넘버들은 전염성이 강했다. 중국, 일본, 러시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층적인 사건들은 조명과 미닫이문을 활용한 무대 분할로 효과적으로 형상화됐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성취는 무엇보다 과도한 애국주의나 평면적인 선악 구도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안중근을 무결점의 완벽한 영웅으로 묘사하거나 이토 히로부미를 천인공노할 악의 화신으로 그리지 않았다. 감옥에 수감된 안중근과 죽은 이토 히로부미의 환영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긴 여운을 남긴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허구의 인물인 설희와 링링은 드라마를 풍성하게 하는 데 필요한 요소이긴 하나 아직 캐릭터가 충분히 무르익지 않은 느낌이다. 이 부분이 좀더 매끄럽게 보강된다면 1막의 지루함과 어수선함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12월31일까지. 4만~12만원. 1588-789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프로야구 PS사나이 SK 박정권

    [스포츠 라운지] 프로야구 PS사나이 SK 박정권

    올 시즌 프로야구는 사실 전북 출신 사내 두 명이 이끈 ‘드라마’였다. 군산에서 나고 자라 KIA의 ‘V10’을 이끈 김상현과 부안이 낳고 전주가 기른 SK 박정권이 주인공. 둘 모두 좌절의 고비를 넘어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는 점이 닮았다. 차이라면 김상현이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차지한 반면, 박정권은 무관에 머물렀다는 것. 대신 박정권은 무명의 설움을 벗고 포스트시즌의 ‘신데렐라맨’으로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박정권의 내년이 기대된다. ●상무에서 ‘야구 DNA’를 재발견하다 인천 문학구장의 텅 빈 관중석에서 박정권과 만났다. 크고 우악스러운 손. 어지간한 어른 손의 2배 가까이 돼 보였다. 그래서 학창 시절엔 손과 관련된 별명이 많았단다. 대표적인 게 ‘네 발바닥’. 손이 워낙 크다는 뜻에서다. 크기 만큼 쥐는 힘도 대단했을 터. ‘어린 녀석 손힘이 대단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그게 자신의 인생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당시엔 짐작도 못했다. 1989년 박정권은 부안에서 전학 간 전주 효자초교 2학년 때 야구부 창단 멤버로 배트와 인연을 맺었다. “야구에 입문한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요. 단지 또래보다 머리 하나 정도 큰 체격 때문에 권유를 받았죠.” 군산상고의 그늘에 가려 숨을 못 쉬던 전주고 시절을 지나 한대화 한화 감독이 이끌던 동국대에서 잠깐 ‘반짝’할 때까지 그는 늘 ‘유망주’에 머물렀다. 2004년 SK에 입단하고서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데뷔 첫 해 24경기에서 타율 .179. 그나마 홈런·타점은 전혀 없었다. “마음이 불편했어요. 열심히했는데도 성적이 안 오르니까요. 우선 병역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생각에 서둘러 군 입대를 결정했죠.” 피난처 정도로 여겼던 상무는 그러나 그가 새롭게 야구에 눈뜨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야구 인생의 밑바탕이 됐어요. 실력이 쭉쭉 느는 게 보일 정도였죠. 어렸을 때 주변에서 들었던 재능이 나에게 정말 있다는 걸 그때 느꼈어요.” ●“롱런 기반 잡는 내년이 더 중요해요” 그가 상무에서 2군 북부리그 타격왕을 차지하는 등 담금질을 끝내고 SK에 복귀한 2007년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김 감독의 조련 아래 일취월장을 거듭하던 그에게 또다시 시련이 닥쳤다. 이듬해 6월27일 문학 한화전에서 더그 클락과 부딪혀 정강이뼈가 세 군데나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것. 시즌도 일찌감치 접었다. 당시 결혼을 약속했던 아역 탤런트 출신의 아내 김은미씨에게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끼워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무대에 오르지도 못했다. 그리고 2009년. 당당히 주전 1루수로 시즌을 맞은 그는 4월7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쏘아올리며 평소 눈물과는 거리가 멀었던 아내를 울려 버렸다. “얼마 전에 그날 펑펑 울었다고 털어 놓더군요. 힘든 시기를 이겨낸 신랑이 자랑스러웠다고요.” 하지만 그가 올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또 좌절했을 때 아내는 울지 않았단다. 그의 내년이 올해와는 다를 거란 믿음 때문이다. “이제 첫걸음을 뗐다고 생각해요. 정작 중요한 건 내년이예요. 롱런의 기틀을 잡아야죠.” 인터뷰 말미에 닮고 싶은 선수가 있냐고 묻자 “내 자신이 야구를 시작하는 아이들의 역할 모델이 되는 것”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너무 당돌한 느낌도 없지 않았지만 야심찬 젊은이에게 그만한 자신감은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시즌이 끝나 ‘야구 폐인’이 된 많은 팬들에게 내년 박정권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글ㆍ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박정권은 누구 ▲출생 1981년 7월21일 전북 부안 ▲가족 동갑내기 아내 김은미씨와 2세 ‘홈런이’(임신 4개월) ▲취미 당구(200점) ▲주량 소주 3병이 적당량+α ▲별명 네 발바닥, 젠틀 정권 등 ▲좋아하는 가수 박강성(마음 가라앉힐 때), 원더걸스(처진 심신 일으킬 때) ▲학력 전주 효자초-동중-전주고-동국대 ▲수상 2004년(SK), 2005년(상무) 2군 타격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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