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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경찰청 수사본부 15일 한화 대전공장 압수수색

    한화 대전공장 폭발 사고를 수사 중인 대전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경찰관 30여명을 투입해 대전공장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수사본부는 공장 내 관련 서류와 컴퓨터 등 폭발 원인을 밝혀줄 수 있는 증거물을 다수 확보했다. 본부 관계자는 “1년도 안돼 폭발이 재발한 것은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 사이 회사 측은 뭘 했는지에 의문을 갖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증거물을 정밀 분석한 뒤 회사 관계자 등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폭발 작업장의 폐쇄회로(CC)TV와 파손된 추진체 등 현장 증거물을 사고 당일인 지난 14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본부는 로켓 추진체의 연료(추진제)에서 코어를 빼기 위해 장비를 수작업으로 연결하다 폭발이 일어난 점을 들어 이들 영상과 증거물을 분석해 연결 과정에서 전기적 충격 등이 있었는지, 장비 등 시스템의 오작동이나 고장으로 폭발했는지 등을 가릴 예정이다. 앞서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총포화약안전기술협회 등과 함께 폭발 사고가 난 대전공장 70동에서 2차 합동감식을 벌였다. 본부는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추진체의 장약, 충전제, 경화제 등에서 오류가 있었는지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한편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오는 18일부터 한화 대전공장에 대해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대전고용노동청은 지난해 5월 폭발사고 직후 대전공장을 상대로 특별감독을 벌여 모두 486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었다. 이 특별감사로 근로자 안전·보건 총괄관리 부재, 안전·보건교육 미실시, 유해·위험물질 취급 경고 미표시 등 공장 곳곳에서 문제가 드러났으나 지난 14일 직원 3명이 숨지는 폭발 사고가 또다시 터져 고용노동청의 개선 명령 실효성과 회사 측의 명령 이행 여부에 강한 의문이 일 수밖에 없게 됐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클럽 ‘버닝썬’과 유착 의혹 역삼지구대 압수수색

    클럽 ‘버닝썬’과 유착 의혹 역삼지구대 압수수색

    14일 마약 투여와 성범죄 등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과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의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이 압수물이 담긴 박스를 들고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동북 최전선 GP 2만 3843일 경계 임무 끝… 평화 공간 변신 중”

    “동북 최전선 GP 2만 3843일 경계 임무 끝… 평화 공간 변신 중”

    과거 ‘369GP’로 불린 22사단 강원도 고성 전방 감시초소(GP)는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과 동시에 전군 최초로 임무가 개시된 곳이다. 남북이 지난해 합의한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상호 11곳의 GP를 파괴하기로 했지만 이곳은 역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며 인원과 화기, 시설만 철수한 채 현재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지난 13일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된 강원도 고성 GP는 한반도 동북 최전선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맴돌던 곳이었다. 그렇지만 지난해 11월 7일부로 2만 3843일간의 오랜 경계 임무를 마무리하고 평화와 문화의 공간으로 변화 중인 모습이었다. ‘철통경계’라는 글자가 붙여진 GP 문을 열자 낡은 쇳소리와 함께 평화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GP는 얼룩무늬 형태로 전방 감시를 위한 상층부와 생활관 등이 있는 하층부로 나뉘었다. GP 상층부에 오르자 580m 전방에 지난해 폭파 방식으로 파괴된 북측 GP의 흔적과 수십 년 동안 간직해 온 자연 그대로의 비무장지대(DMZ) 풍경이 묘한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폭파된 북측 GP는 흔적이 없어진 대신 남측 GP 입구 앞부터 북측 GP까지 연결된 460m 길이의 오솔길만이 그곳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오솔길은 지난해 12월 12일 남북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상호검증을 할 때 드나들고자 개설한 길로 DMZ 내 남북을 잇는 길이다. 북측 파괴 GP 뒤로 보이는 ‘469고지’ 월비산은 6·25전쟁 당시 북한군이 금강산을 사수하고자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다. 그 앞으로는 북한의 역대 지도자가 찾아 방사포 사격을 지휘하던 모습이 관측됐던 ‘덕무현 전망대’가 있었다. GP 주변으로는 평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주변 경관이 펼쳐져 있었다. 북측 지역 왼쪽으로는 1588m의 높이를 자랑하는 금강산 채하봉과 그 뒤로 백마봉이 높이 솟아 있었다. 오른쪽에 있는 둘레 3㎞의 호수 ‘감호’는 동화 ‘선녀와 나무꾼’의 유래가 되는 곳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북한군이 어패류 채집 활동을 하는 모습이 관측되는 곳이다. 초소 하부에는 전기와 수도 등이 모두 철거돼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 개인·공용화기와 수류탄 등 탄약을 보관했던 2평 남짓 크기의 탄약고는 텅 비어 있었다. 소대 규모의 장병이 사용했던 생활관은 빈 침상만 덩그러니 있었고 식당과 상황실 등도 모두 사라졌다. 육군은 지난해 12월 1일 북한군 귀순 사건 발생 당시 이 근방에서 귀순자를 미리 식별해 성공적으로 인도작전을 수행했던 만큼 경계작전에 빈틈이 없다는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GP의 감시장비를 조정하고 DMZ 수색과 매복 등 작전활동으로 보완하고 있다”며 “남북 GP 철수 이후에도 군은 GP 후방 남방한계선상 일반전초(GOP)에 구축된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통해 인접 지역과 상호 중첩된 감시체계를 운용하며 상당수의 소대급 부대가 경계작전을 수행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금강산을 남쪽에서 가장 가까이 바라볼 수 있는 보존 GP는 50년이 넘는 역사와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문화재로서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은 14일 보존 GP의 문화재 등록을 위한 전문가 현지 조사를 진행했다. 문화재청은 전문가 현지 조사 이후 문화재위원회 검토·심의 절차를 거쳐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고 잔해물 기록화와 활용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고성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가습기 살균제’ 처벌 피한 애경산업·SK케미칼 압수수색

    ‘가습기 살균제’ 처벌 피한 애경산업·SK케미칼 압수수색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재조사하고 있는 검찰이 애경산업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오늘(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애경산업 본사 내에 위치한 전산관리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애경산업의 전산 업무를 맡은 이 업체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해 자료 확보에 나섰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하기도 했다. SK케미칼이 생산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는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바이오텍이 개발한 제품이다. 지난달에는 애경산업과 SK케미칼, 이마트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제품 제조 관련 문서와 판매 자료 등을 확보한 바 있다.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이 인정돼 처벌받은 옥시와 달리 애경과 SK는 원료로 사용한 CMIT(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의 유해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처벌을 면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환경부에서 CMIT·MIT의 유해성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제출한 데다 피해자들의 추가 고발이 이어지자,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전담팀을 꾸려 재수사에 나선 것이다.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은 2002년 10월부터 2013년 4월까지 CMIT·MIT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했다. 또 이마트와 애경은 2006년 5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이 성분이 든 ‘이마트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검찰, ‘환경부 블랙리스트’ 표적 감사 정황 포착

    검찰, ‘환경부 블랙리스트’ 표적 감사 정황 포착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환경부가 사표 제출을 거부한 산하기관 임원을 표적 감사한 정황을 포착했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지난달 환경부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국환경공단 임원의 사퇴 여부를 다룬 문건을 확보했다. 관련 문건에는 환경공단 임원 중 일부가 사표 제출을 거부하고 있고 사표를 거부한 임원들을 대상으로 표적 감사하겠다는 계획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달 말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달 초에는 김 전 장관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해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하거나 사표 제출을 거절한 임원들을 감사하도록 지시했는지 추궁했다. 그렇지만 김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민간인 사찰과 여권 고위 인사 비위 첩보 무마 의혹 등을 폭로한 이후 불거졌다. 지난해 12월 김 전 수사관은 환경부가 작성한 문건을 공개했다. 김씨의 폭로 이후 자유한국당은 환경부가 지난해 1월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을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했고 이는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하며 김 전 장관과 박천규 차관, 이인걸 전 청와대 특감반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납품업체 대표 기소...다음 타깃은 제조업체?

    가습기살균제 납품업체 대표 기소...다음 타깃은 제조업체?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유발한 원료 제조·납품 업체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SK케미칼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주 원료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을 가지고 살균제를 제조·납품한 필러물산 전 대표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공장장 B씨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MIT 살균제 제조·납품업체가 재판에 넘겨진 것은 처음이다. CMIT는 SK케미칼이 제조하고 애경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 등에 사용된 물질이다. 이에 따라 이 업체와 공모 혐의를 받는 SK케미칼 등 제조업체도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범이 기소되면 다른 공범의 공소시효도 정지된다. 그동안 업체와 피해자 사이에서는 공소시효 문제를 놓고 다툼이 있었다. 해당 사건이 처음 발생한 시점(2011년)과 사망자가 처음 나온 시점(2015년) 중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공소시효 만료 시한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사망자가 나온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검찰은 지난 8일과 14일 각각 SK케미칼과 애경산업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도주 중 또 사기 행각 벌인 ‘보물선’ 사기 주범

    도주 중 또 사기 행각 벌인 ‘보물선’ 사기 주범

    ‘돈스코이 보물선 사기’ 류승진씨“금광 연계 가상화폐 투자” 명목 10억 편취 혐의해외 도피 중인 ‘돈스코이 보물선 투자사기’ 주범 류승진씨가 국내 공범들과 또다시 가상화폐 투자 사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4일 SL블록체인그룹 대표 이모(49)씨와 이 회사 임직원 등 4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돈스코이호 투자사기’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수배를 받고 도피 중인 류씨는 추가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 류씨의 지시로 SL블록체인그룹을 세우고 “경북 영천에 1천만톤의 금이 매장된 금광이 있는데 이와 연계된 가상화폐 ‘트레저SL코인’에 투자하면 수십 배 수익이 발생한다”고 광고해 피해자 380여명으로부터 약 1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중국집 주방장인 이씨는 함께 입건된 이 회사 관계자로부터 “‘바지사장’으로 이름을 올리면 3년간 15억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류씨가 피의자들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터넷 전화 등으로 연락을 취하며 범행을 총괄 지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류씨는 지난해 12월 SL블록체인그룹이 경찰 압수수색을 받자 ‘유니버셜그룹’이라는 새로운 법인을 만든 뒤 현재까지도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또한 같은 수법의 사기 범행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류씨는 앞서 침몰한 보물선으로 알려진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며 신일그룹을 세우고 지난해 가짜 가상화폐인 ‘신일골드코인’을 발행해 투자금을 모은 혐의를 받는 인물이다. 당시 류씨 일당은 피해자 2300여명으로부터 약 90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8월 류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이래 신일그룹 전 대표인 류씨의 누나(49), 전 사내이사 김모(52)씨, 국제거래소 사내이사 허모(58)씨,인양 프로젝트 책임자 진모(68)씨 등 공범 10명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기 행각을 기획한 류씨는 2014년께 해외로 출국해 현재 베트남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류씨에겐 인터폴 적색수배 조처가 내려졌지만 현재 소재가 파악되지는 않았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독성 가습기 살균제‘ 사건 재수사 박차···檢, 애경산업·SK케미칼 추가 압수수색

    ‘독성 가습기 살균제‘ 사건 재수사 박차···檢, 애경산업·SK케미칼 추가 압수수색

    독성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재조사하고 있는 검찰이 애경산업 등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애경산업 본사 내에 위치한 전산관리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애경산업의 전산 업무를 맡은 이 업체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해 자료 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 8일에는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애경산업, SK케미칼, 이마트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하며 재수사 개시를 알렸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함께 살균제 피해자들과 업체 관계자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이들은 유해성이 입증된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를 사용해 처벌받은 옥시 제품과는 다른 원료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SK케미칼이 원료를 개발한 후 ‘가습기 메이트´를 만들었고, 애경산업이 이를 판매했다. 이마트는 이 제품을 납품받아 ‘이마트 가습기 살균제’라는 이름으로 판매했다. 2016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대리해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SK케미칼·애경산업·이마트의 대표이사 등 임원들을 업무상과실·중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중지됐다. 가습기넷은 지난해 말 CMIT·MIT의 유해성을 입증하는 환경부 연구 결과가 나오자 최창원·김철 SK디스커버리 대표와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 등 14명을 재고발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르포] 평화 마중물 된 최전방 GP, 낡은 쇳소리와 함께 벗겨진 ‘철통경계’

    [르포] 평화 마중물 된 최전방 GP, 낡은 쇳소리와 함께 벗겨진 ‘철통경계’

    1953년 7월 임무 시작 후 2만 3843일만에 종료軍 “GP 철수에도 군사대비태세 이상없어”문화재청, 문화재 지정 검토 위한 현장조사 실시과거 ‘369GP’로 불린 22사단 강원도 고성 전방 감시초소(GP)는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과 동시에 전군 최초로 임무가 개시된 곳이다. 남북이 지난해 합의한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상호 11곳의 GP를 파괴하기로 했지만 이곳은 역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며 인원과 화기, 시설만 철수한 채 현재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지난 13일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된 강원도 고성 GP는 한반도 동북 최전선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맴돌던 곳이었다. 그렇지만 지난해 11월 7일부로 2만 3843일간의 오랜 경계 임무를 마무리하고 평화와 문화의 공간으로 변화 중인 모습이었다. ‘철통경계’라는 글자가 붙여진 GP 문을 열자 낡은 쇳소리와 함께 평화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GP는 얼룩무늬 형태로 전방 감시를 위한 상층부와 생활관 등이 있는 하층부로 나뉘었다. GP 상층부에 오르자 580m 전방에 지난해 폭파 방식으로 파괴된 북측 GP의 흔적과 수십 년 동안 간직해 온 자연 그대로의 비무장지대(DMZ) 풍경이 묘한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폭파된 북측 GP는 흔적이 없어진 대신 남측 GP 입구 앞부터 북측 GP까지 연결된 460m 길이의 오솔길만이 그곳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오솔길은 지난해 12월 12일 남북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상호검증을 할 때 드나들고자 개설한 길로 DMZ 내 남북을 잇는 길이다. 북측 파괴 GP 뒤로 보이는 ‘469고지’ 월비산은 6·25전쟁 당시 북한군이 금강산을 사수하고자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다. 그 앞으로는 북한의 역대 지도자가 찾아 방사포 사격을 지휘하던 모습이 관측됐던 ‘덕무현 전망대’가 있었다. GP 주변으로는 평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주변 경관이 펼쳐져 있었다. 북측 지역 왼쪽으로는 1588m의 높이를 자랑하는 금강산 채하봉과 그 뒤로 엄지 손가락 모양의 백마봉이 높이 솟아 있었다. 오른쪽에 있는 둘레 3㎞의 호수 ‘감호’는 동화 ‘선녀와 나무꾼’의 유래가 되는 곳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북한군이 어패류 채집 활동을 하는 모습이 관측되는 곳이다.초소 상부에 위치한 감시초소는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화기진지 내 비치된 의자 등 시설물에는 먼지가 쌓여 오랫동안 인원이 출입하지 않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초소 하부에는 전기와 수도 등이 모두 철거돼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 개인·공용화기 탄약과 수류탄 등 탄약을 보관했던 2~3평 남짓 크기의 탄약고는 텅 비어 있었다. 소대 규모의 장병이 사용했던 생활관은 빈 침상만 덩그러니 있었고 식당과 상황실 등도 모두 사라졌다.육군은 지난해 12월 1일 북한군 귀순 사건 발생 당시 이 근방에서 귀순자를 미리 식별해 성공적으로 인도작전을 수행했던 만큼 경계작전에 빈틈이 없다는 설명이다. 국방부는 “GP의 감시장비를 조정하고 DMZ 수색과 매복 등 작전활동으로 보완하고 있다”며 “남북 GP 철수 이후에도 군은 GP 후방 남방한계선상 일반전초(GOP)에 구축된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통해 인접지역과 상호 중첩된 감시체계를 운용하며 상당수의 소대급 부대가 경계작전을 수행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금강산을 남쪽에서 가장 가까이 바라볼 수 있는 보존 GP는 50년이 넘는 역사와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문화재로서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은 14일 보존 GP의 문화재 등록을 위한 전문가 현지 조사를 진행했다. 문화재청은 전문가 현지 조사 이후 문화재위원회 검토·심의 절차를 거쳐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고 잔해물 기록화와 활용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고성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경찰, 버닝썬 클럽·역삼지구대 동시 압수수색…‘마약 성폭행’ 실체 드러날까

    경찰, 버닝썬 클럽·역삼지구대 동시 압수수색…‘마약 성폭행’ 실체 드러날까

    경찰이 최근 마약·성폭행 등 의혹을 받고 있는 클럽 버닝썬과 유착 의혹이 제기된 역삼지구대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이버수사대와 합동으로 14일 오후 3시 30분부터 버닝썬과 역삼지구대에 수사관 35명을 보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경찰은 마약·성폭행 및 유착 의혹 등 관련 자료 일체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강제 수사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10분쯤까지 경찰이 CCTV와 블랙박스 등의 증거를 인멸했다며 고소한 김모(29)씨를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광역수사대를 전담수사팀으로 지정해 클럽 내 ▲성폭행 ▲속칭 ‘물뽕’(GHB) 및 마약 유통 ▲경찰관 유착 ▲증거 인멸 등 지금까지 버닝썬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에 대해 내사를 벌여왔다.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의혹과 관련해서는 클럽 회계장부 등을 제출받았다. 또 클럽 개업일인 지난해 2월 23일 이후 클럽 관련 112 신고 전량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그리고 개업일 이후 역삼지구대에서 근무한 경찰관과 클럽 임직원들의 통화 내역 및 금융 거래 내역을 함께 들여다 볼 계획이다. 한편 전날 MBC 뉴스데스크는 클럽 직원들의 조직적인 성범죄 정황이 포착됐다면서, 제보를 통해 확보한 사진과 영상 증거를 사법당국에 보내 정식 수사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평소 알고 지내던 버닝썬 직원으로부터 ‘물뽕’에 취해 의식을 잃은 여성의 나체 사진을 10장 이상 전달받았다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불광천·수색역세권 개발해 통일·한류문화 거점 만들 것”

    “불광천·수색역세권 개발해 통일·한류문화 거점 만들 것”

    경의선 출발지 은평, 北으로 가는 길목 문학·의료 등 남북교류 발 빠르게 대응 구민들이 도와줘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불광천 주변에 ‘방송문화 거리’ 만들어 한류 체험 외국인 관광객 발길 잡을 것 자원광역순환센터 건립 위해 주민 설득“민선 7기 은평의 비전은 ‘북한산 큰 숲, 내일을 여는 은평’입니다. ‘내일’에는 밖으로는 통일로 향하는 철길인 ‘레일’(rail)을, 안으로는 ‘내 일자리’를 일으켜 풍요로운 ‘내일’을 구민과 함께 열자는 의미를 두루 담았죠. 이런 가치를 구정에 녹여 구민의 삶에 힘이 되는 정책을 펼치겠습니다.” 민선 7기 마스터플랜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에 앞서 13일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이 서울신문과 만나 밝힌 각오다. 김 구청장은 “올해는 현장을 더 많이 나가 주민 목소리를 듣고 외부의 우수 사례와 자산을 은평으로 끌어오겠다”며 은평을 통일의 거점, 자원순환도시, 문화도시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수색역 개발 등을 통해 은평구를 ‘통일 상상기지’로 키우려 한다. 구상하는 남북 교류 방안이 있다면. “우리 구가 경의선 출발지로 북한으로 가는 길목이자 시작점인 만큼 남북 교류에 대해 가장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한 예로 은평구는 분단 문학의 거장인 고 이호철 작가를 기리는 이호철문학상을 제정해 전 세계 작가를 대상으로 시상하고 있다. 이호철 작가의 고향이 북한이라는 점, 분단을 넘어 평화를 희구했던 선생의 문학세계를 감안해 북한 작가들도 후보군에 포함해 시상할 수 있도록 방법을 고민해 보려 한다. 또 진관동 옛 기자촌 부지에 2022년 문을 열 국립한국문학관이 우리 문학을 아우르는 장인 만큼 이를 통한 교류도 가능할 것이다. 오는 4월에는 800여개 병상을 갖춘 대형병원 은평성모병원이 문을 연다. 은평성모병원은 북한과 의료 교류를 할 수 있는 의료전진기지로 활약할 수 있다.”-지난해 구정 활동 가운데 성과를 꼽는다면. “지난해 11월 국립한국문학관을 우리 구에 품게 된 게 가장 큰 성과라 하겠다. 최종 심사 날까지 워낙 설왕설래도 많고 어디로 결정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이었는데 직접 심사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며 국립한국문학관을 우리 구로 끌어오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구민 28만명이 서명하고 많은 문학인들의 오랜 염원이 담긴 장소인 만큼 (전문가들의) 합리적인 재평가 작업을 통해 우리 문학의 역사와 혼이 잘 담긴 곳으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 지난해에는 1000억원에 가까운 시책사업비를 확보하고 각종 외부기관 공모를 통해 275억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얻는 성과도 거뒀다.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우리 지역에 필요한 사업이 뭔지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려 한 직원들의 노력, 시의원들과의 유기적인 협력 덕분이다.” -아쉬운 점은. “주요 역세권이자 통일로의 중심에 자리한 서울혁신파크가 지역 주민들의 삶과 일에 긴밀하게 연결되지 못한 채 괴리돼 있어 아쉬움이 크다. 서울시에 구체적인 활용안과 주민과의 네트워크 방법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를 꿈꾸고 계획할 수 있게끔 4차 산업혁명 체험, 교육 공간을 마련하고 복합공연장, 광장 등을 조성해 지역 주민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의 거점으로 만들고 싶다.”-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펼 정책은 뭔가. “은평구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작업이다. 마포·서대문 등 인근 지역의 문화경제적 발전이 은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불광천과 수색역세권 개발을 통해 경제 선순환을 이루고자 한다. 수색역 맞은편인 상암동에 방송국이 자리해 연예인들이 많이 오는 만큼 한류 문화를 체험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다. 이들을 자연스럽게 우리 구로 유입할 수 있도록 불광천에 ‘방송문화의 거리’를 만들려 한다. 도시에 문화를 입히는 셈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불광천을 거쳐 혁신파크, 진관동 한문화체험특구 등에서 문화체험 관광을 하고 다시 수색역으로 와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문화벨트를 구축하려 한다.” -민선 7기 마스터플랜의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인 은평자원광역순환센터 설립안을 취소하라는 일부 주민들의 요구가 여전히 거세다. 부지를 다른 곳으로 바꾸거나 계획 자체를 철회할 생각은 없나. “그럴 생각은 전혀 없다. 지금 자원광역순환센터를 짓지 않으면 우리 구는 예산을 거둬 쓰레기 버리는 데 다 써야 한다. 수도권매립지는 2025년 이후 사용이 불확실하고 양주소각장은 재작년 80t에서 지난해 30t으로 폐기물 반입량을 대폭 줄였다. 앞으로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는 더욱 어려워진다. 민간에서 처리하면 처리 비용이 2~3배 이상 들기 때문에 재정 부담이 더욱 커진다. 때문에 자원광역순환센터 건립은 은평구의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 남다른 사명감을 가지고 진행하는 사업이다. 일부에서 요구하시는 수색재활용선별장 활용은 부지 면적이 4846㎡로 광역자원순환센터 부지(1만 1535㎡)보다 협소하다. 또 개발제한구역으로 국토교통부 승인이 필요해 오랜 기간이 다시 소요된다. 부지를 매입하려면 그만큼 예산이 대폭 늘어나므로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다.” -반대하는 주민들과 구청의 입장이 계속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데. “오는 26일부터 직접 진관동에 들어가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 등에서 주민들과 만나 자원광역순환센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오전에 결재를 마치고 오후에는 몇 시간이 걸리든 주민들을 설득해 자원광역순환센터 건립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 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경기도, 생계형 체납자 구제대책 마련...세금면제는 물론 복지지원까지

    경기도, 생계형 체납자 구제대책 마련...세금면제는 물론 복지지원까지

    경기도가 생활 형편이 어려운 생계형 체납자에게 세금 납부를 유예하거나 면제(결손처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도는 3월부터 체납자 실태조사에 나서 재산이 없는 상태에서 경제적 어려움마저 겪는 생계형 체납자에게는 분납, 유예, 면제(결손처분) 등의 구제책을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 그동안 체납자 납부능력과 관계없이 압류, 공매 등 체납처분 했지만, 올해부터 체납자 경제력을 확인한 후 맞춤형으로 징수 활동을 펴겠다는 것이다. 도내 전체 체납자 수는 400만명 정도로 도는 이 가운데 ‘생계형 체납자’가 6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전체 체납자의 0.5%인 약 2만 명 정도가 분납이나 체납처분 유예, 결손처분 등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먼저 재산이 없는 상태에서 경제적 어려움마저 겪는 ‘생계형 체납자’의 경우 금융 대출, 재창업 및 취업 등의 경제적 자립이나 재기 기회를 제공한다. 생계나 의료, 주거 지원 등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일자리와 대출 신용보증 등과도 연계할 방침이다. 도는 맞춤형 지원으로 어느 정도 재기가 이뤄졌다고 판단되면 분할납부계획에 따라 세금을 납부하도록 유도하고 재산이 없어 납부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즉각 면제(결손처분) 처리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납부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징수권 소멸시효인 5년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결손 처분해 체납자가 심리적 안정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결손처분 후에도 매년 2회씩 재산조회를 해 숨긴 재산이 발견되면 결손처분을 취소하고 재산압류 등 체납처분을 재개하기로 했다. 사업위기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납부 의지가 있는 체납자는 ‘일시적 납부 곤란자’로 분류해 체납처분을 유예할 방침이다. 체납자에게 분납계획서를 제출받고 번호판 영치, 부동산 공매 등의 체납처분을 연기할 계획이다. 도는 생계형 체납자와 달리 고의적 납세 기피가 의심되는 고액 장기체납자에게는 가택수색ㆍ압류 등 강제징수를 계속할 방침이다. 도는 이달 말까지 체납관리단 구성을 마치고 다음 달 초부터 체납자 실태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지사는 지난 11일 실·국장 회의에서 “체납관리단 역할 중 하나는 세금을 진짜 못 내는 사람들을 찾아내어 결손처분하고 이를 근거로 복지팀을 투입해서 지원하는 것에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빙하를 찾아서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빙하를 찾아서

    1845년 영국의 북극 항로 탐사대는 두 척의 함선에 나눠 타고 템스강 하구 그린히스항을 출발했다. 그러나 129명의 대원은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탐사선은 두 달 뒤 빙하에 갇혀 실종됐다. 수색에 나선 영국 해군은 배의 잔해 일부와 시신 몇 구를 발견했을 뿐이었다. 이 비극적인 사고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빙하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촉발시켰다. 미국의 풍경화가 처치는 빙하를 그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1859년 작가인 루이스 노블 신부와 함께 빙하 지역으로 가는 범선에 올랐다. 범선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노 젓는 배를 빌려 빙하의 갈라진 틈 안까지 들어갔다. 귀중한 스케치를 가지고 돌아온 처치는 1861년 대작을 완성했다. 그림은 뉴욕 구필 화랑에서 공개됐다. 노블 신부도 이에 맞춰 여행기를 출판했다. 사람들은 25센트의 입장료를 내고 그림을 구경했다. 전시 직전 남북전쟁이 터지지만 않았어도 더 큰 인기를 모았을 것이다. 이 장면은 실재하는 장소가 아니고 여러 장의 스케치를 결합해 재구성한 것이다. 오후의 햇빛이 빙벽에 찬란히 반사되고, 바다를 보랏빛과 분홍빛으로 물들인다. 오른쪽 동굴 아래 에메랄드색 여울이 신비감을 자아낸다. 처치는 대상의 사실성보다 초월적 감정을 환기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그가 그린 극지방은 신이 존재하는 숭엄한 곳처럼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 그림 앞에서 오싹한 황홀감을 맛보았지만, 한편으로는 살아 있는 존재가 등장하지 않고 아무런 서사도 없는 데 당혹감과 실망을 드러냈다. 19세기 중반에만 해도 제대로 된 그림이라면 당연히 도덕적 교훈이나 문학적 서사가 있어야 했다. 처치는 런던 전시를 앞두고 전경에 부서진 돛대를 추가해 세인의 취향과 타협했다. 이 그림은 1901년 이후 자취를 감춰 애호가들을 애타게 했다. 1979년 다시 나타나 경매에 붙여졌고, 그때까지 거래된 미국 그림으로는 최고 가격인 250만 달러에 낙찰됐다. 사업가 래머 헌트 부부는 구입한 그림을 댈러스미술관에 기증했다. 2014년 캐나다의 탐사대는 난파선 한 척을 발견했고, 2016년 또 한 척을 발견했다. 1845년 그린히스항을 떠난 영국 함선이었다. 미술평론가
  • ‘해치’ 정일우-고아라-권율, ‘야산 횃불 회동’ 포착 “숨멎 긴장감”

    ‘해치’ 정일우-고아라-권율, ‘야산 횃불 회동’ 포착 “숨멎 긴장감”

    SBS 월화드라마 ‘해치’ 정일우, 고아라, 권율의 ‘야산 횃불 회동’이 포착됐다. 세 사람이 야심한 밤 횃불을 들고 산에 집결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폭발시킨다. 첫 방송부터 흡입력 넘치는 쫀쫀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안방극장에 ‘믿고 보는 사극’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해치’ 측이 12일(화) 2회 방송에 앞서 정일우(연잉군 이금 역)-고아라(여지 역)-권율(박문수 역)의 긴장백배 모습이 담긴 스틸을 공개했다. 지난 ‘해치’ 1회에서는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문제적 왕자 연잉군 이금(정일우 분)과 조선 걸크러시 사헌부 다모 여지(고아라 분), 열혈 고시생 박문수(권율 분)의 운명적인 만남이 그려졌다. 훗날 세 사람이 조선의 변혁을 도모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관계를 이어나갈지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후사가 없는 경종(한승현 분)의 후계 문제로 인한 노론과 소론의 치열한 당쟁, 왕좌를 두고 벌이는 연잉군 이금과 밀풍군 이탄(정문성 분)의 대립과 도발,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노론의 수장 민진헌(이경영 분)의 권위 가득한 모습이 담겨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런 가운데 공개된 스틸 속 고아라는 인적조차 없는 으슥한 산에서 활활 타오르는 횃불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고아라는 횃불 하나에 의지한 채 홀로 칠흑처럼 어두운 산 곳곳을 수색하고 있는데, 그 모습에서 사건의 비리를 밝히려는 사헌부 다모의 비장미가 엿보인다. 더욱이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심장쫄깃 긴장감이 보는 이들의 등골까지 서늘하게 만들고 있어 무슨 상황인지 관심을 집중시킨다. 한편 정일우와 권율은 그런 고아라의 모습을 숨쉬는 것도 잊어버린 듯 긴장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듯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과연 세 사람이 횃불을 들고 야산에 집결한 까닭이 무엇인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자아낸다. 더 나아가 이 곳에서 벌어질 일들은 무엇인지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SBS ‘해치’ 제작진은 “극 중 연잉군 이금, 여지, 박문수가 야산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직면하게 된다”고 운을 뗀 뒤 “이를 통해 이금, 여지, 박문수의 공조가 시작되는 동시에 흥미진진한 배후 세력들의 공작이 드러나 극적 전개를 이룰 예정이다.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SBS 월화드라마 ‘해치’는 왕이 될 수 없는 문제적 왕자 연잉군 이금(정일우 분)이 사헌부 다모 여지(고아라 분), 열혈 고시생 박문수(권율 분)와 손잡고 왕이 되기 위해 노론의 수장 민진헌(이경영 분)에 맞서 대권을 쟁취하는 유쾌한 모험담, 통쾌한 성공 스토리.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계산서 용지에 쓴 일기… 우리가 몰랐던 독립운동의 또 다른 모습

    계산서 용지에 쓴 일기… 우리가 몰랐던 독립운동의 또 다른 모습

    “어떤 조선인 경찰이 와서 나의 몸을 수색하였다. 이에 내가 질책을 하면서 물러가라고 하였다. (중략) 이로부터는 단지 한 번 죽을 마음만 있어서 혹 며칠 동안을 밥을 먹지 않기도 하였으며, 혹 대나무 젓가락을 가지고 귀 사이를 스스로 찌르기도 하였다.” “조사를 할 시간이 되면 7권으로 장정된 책자를 펼쳐 놓고서 물었다. (중략) 내가 본국에서 중국으로 건너온 이후의 사정에 대해서 하나하나 기재되어 있었으며, 항주 및 북경 등에서 한 일에 대해 내가 잊고 있었던 것도 그들은 오히려 기록해 놓고 있었는데 이런 일들은 모두 나로서는 기억할 수 없는 것이었다.”독립운동가 이규채(1890~1947)가 죽기 몇 해 전 자신의 삶의 궤적과 독립운동 여정을 기록한 일명 ‘이규채 연보’에 담긴 내용이다. 1920년대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을 지내고, 이후 한국독립당에서 활동했던 이규채는 만주지역 항일 무장투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한 상점의 계산서 용지 32장 분량에 적힌 ‘이규채 연보’는 이규채가 자신의 상세한 기억을 바탕으로 작성한 덕분에 다른 자료에서는 볼 수 없는 현장감이 뚜렷하다. 독립운동 당시 목숨을 수시로 위협받던 일부터 일제의 혹독한 감시를 피해 다니면서 느낀 고단함, 독립운동가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예를 들면 1932년 쌍성보 전투에 참여했던 이규채는 왼쪽 손에 총을 맞아 부상을 당했다는 것을 전투가 끝난 한참 후에 곁에 있던 사람이 알려줘서야 알게 됐다고 적었다. 중국 청나라 말기 민간 비밀결사단체인 대도회(大刀會)를 만나 수색을 당할 당시 ‘일본의 정탐꾼’으로 오인당해 몸이 묶이고, 그 끈을 말 안장에 매달고 말을 달리게 하는 바람에 “목숨을 잃을 것만 같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그 밖에 공산주의자들과의 갈등으로 생매장당했다가 구사일생으로 구출된 일, 지난날 함께 활동했던 이민달(李敏達)이라는 자의 밀고 때문에 일본 경찰에 체포된 일, 체포된 이후 일본 영사관에서 조사받을 당시 일본 경찰이 7권 분량 책자를 펼쳐 놓고 신문한 일 등 당시 이규채가 겪었던 역경과 고뇌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박경목 서대문형무소역사관장은 “그간 독립운동사 자료는 ‘전투에서 누구를 처단하고 거사를 행했다’는 식의 활동 내용이 중심이지만 ‘이규채 연보’는 이규채 자신이 마적을 만나서 물건을 털리거나 목숨을 빼앗길 뻔한 이야기 등이 가감 없이 드러나 있다”면서 “사람들이 모르는 독립운동의 상세한 여정과 독립운동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규채 연보’에는 이규채가 독립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규채의 손자 이성우씨는 “이 자료에 100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분들이 많다”면서 “민족문제연구소나 독립기념관 등의 기관에서 무명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기념하는 탑을 만드는 등의 실천적인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안전의 외주화·여전한 관료주의…‘제2 세월호’ 참사 또 부른다

    안전의 외주화·여전한 관료주의…‘제2 세월호’ 참사 또 부른다

    세월호 참사를 낳은 구조적인 원인은 무엇이고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이재은(이하 이)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노동 유연화’를 주목했다.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는 안전 분야에서조차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썼고 여기서 비롯된 책임성 약화가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노진철(이하 노)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관료주의’를 비판했다. 겹겹이 쌓인 재난대응조직 구조에서 현장 지휘관의 권한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보고가 우선인 분위기에서 적절한 현장 대응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총평 →세월호 참사에 대해 총평을 내린다면. -이 전형적인 ‘임계사고’(臨界事故·정상 상태를 넘어 제어불능 상태에 빠져 발생한 사고)라고 볼 수 있다. 세월호는 1994년 일본 하야시카네 조선소에서 만들어져 일본에서 18년 동안 운항했다. 2012년 10월 국내로 들어왔고 2015년 3월 인천에서 처음 운항이 시작됐다. 노후 선박의 운항이라는 근본적인 취약성에 더해 무리한 개조, 증축, 과적, 화물 고박 미비 등 불법 관행들이 중첩된 것이다. 단순한 침몰사고로 끝날 수 있었는데 이것이 대형 참사로 이어진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재난구조사령탑이 부재한 탓에 구조 과정에 혼선이 빚어졌다. 당시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 해양수산부, 해경 관료의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구조 시스템이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 선박이 전복된 위기 속에서 선원들의 대응 조치는 하나도 없었다. 자신만 살겠다며 가장 먼저 탈출한 이기주의, 엉뚱한 제주해상교통관제센터로 연락을 취한 조난신고, 승객을 헷갈리게 한 안내방송 등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사고 당시 초동 대처는. -이 적절한 조치만 있었다면 세월호 승객 전원을 구할 수 있었을 거란 인식이 지배적이다. 배가 기울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기어오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선장과 선원이 먼저 도망치지 않고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갑판 위로 대피시켰다면 쉽게 구조할 수 있었다. 이들이 이토록 무책임했던 이유가 비정규직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월급 270만원을 받는 1년 계약직 선장뿐만 아니라 갑판부, 기관부 선원 17명 중 12명이 4~12개월짜리 단기 계약직이었다. 임금도 다른 해운사에 비해 20~30% 적었다. 선원들의 높은 소속감과 책임감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제대로 된 해양사고 안전 교육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안내방송을 담당한 승무원도 선박 사고 시 탈출요령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정부 대응 →정부의 대응은 어땠나. -이 무능했다. 안전행정부는 재난 대응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했다. 언론 브리핑에만 집중해 1시간 간격으로 6회나 진행했다.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구조자 숫자를 집계하기도 했다. 오후 2시쯤엔 구조자가 368명이라고 발표했다가 오후 4시 30분엔 164명으로 정정하는 등 불신을 초래했다. 공을 세우려다가 망신을 당한 것이다. 해경도 마찬가지다. 구조 성과가 명확하게 드러날 땐 언론보도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렸다. 실제 동원되고 있는 구조 인원과 장비를 부풀렸고 구조된 인원만을 강조하는 등 해경의 업적만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민간구조업체인 ‘언딘’과 민간 잠수부와의 관계에서도 구조 초기에 해경은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구조를 하기보다는 구조에 대한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려는 행태를 보였다. 자신들의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관료들은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마련된 대책의 실효성은. -이 4개 권역별 119특수구조대, 해난사고 대비 특수구조대 등 재난 대응 현장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역량이 강화됐는지는 의문이다. 소방관들의 열악한 장비, 부족한 인력 상황은 여전하다. 안전위험요소를 고의적으로 무시하다가 사고가 터져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 수준의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으로는 기업 경영진과 시설관리 책임자들의 책임의식을 높일 수 없다. 거주지역 주변의 위험정보를 시민들이 알 방법도 부족하다. 위험을 감지한 현장 작업자들이 작업 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도 미약하다. 공익제보 여건도 충분치 않다. 정부의 정책기조에서 안전은 여전히 뒷전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객선 안전대책이 많이 제시됐다. 대부분 실현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보완 대책 →보완돼야 할 점은. -이 안전 분야에서 노동의 비정규직화 문제가 있다. 안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갑판, 기관부의 70%가 비정규직이었다. 위급 상황에 대응하는 데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던 것이다. 노동 유연화라는 미명 아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분야에서도 비정규직으로 쓰면서 전문성 부족과 미흡한 상황 대처, 책임감 부재를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비정규직 인력 활용으로 선박 운항 비용을 낮출 순 있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일에서도 외주화, 비정규직화로 불안정한 노동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중단해야 한다. 안전점검 기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해양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철저한 안전점검이 필수다. 하지만 이를 맡은 대부분의 기관에 해양 분야 전직 공무원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른바 ‘해피아’다. 이들이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쥐고 있다. 한국해운조합은 해운사들이 회비를 내서 만든 이익단체다. 이 기관이 안전관리를 하는 것은 처음부터 모순이다. 퇴직 공무원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해운사의 사적 이익에 기여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로비 등의 문제점이 확인된 바 있다. →세월호 참사의 궁극적인 원인과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한다면. -이 세월호는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 노선이다. 이런 경제적 가치판단이 최우선되는 것의 연장선에서 선박 운항에 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들이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 하겠다. 근로자의 노동 환경을 열악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안전에 투자하는 비용도 줄였다. 사익을 추구하는 회사의 가치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것은 생명의 가치보다 경제논리와 효율을 더 앞세웠기 때문이다. 재난관리는 단순히 명령, 지시, 통제의 방식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재난의 원인이 국민의 안전의식 부재도 아니다. 국가 차원에서 ‘안전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위기관리 정책과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재난대응체계가 무너진 이유는. -노 7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목포 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조기 사고 파악에 실패했으며 사고 발생 직후 선장과 선원이 무책임한 행동을 보였다. 해경은 무능력하고 무책임했으며 수색 과정에서 해군, 민간기구와 불협화음도 냈다.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재난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고 해양재난에 무지한 고위공무원만 잔뜩 있는 중대본이 컨트롤타워 기능을 했다. 권력자에게 지향된 현장 공무원들의 보고 우선 관행과 보신주의가 한꺼번에 작동해 초동 대처에서 재난대응체계를 무력화시켰다.컨트롤타워 →사고 당시 컨트롤타워 역할은 어땠나. -노 최상위 권력자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전형적인 관료주의가 문제였다. 중대본과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긴급구조통제단에서 다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지역사고수습본부, 지역긴급구조통제단으로 이어지는 서열 위주의 재난대응조직 편제로는 현실 재난에 무력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중앙정부가 임의로 범정부사고대책본부를 만들어 스스로 중대본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마비시키기까지 했다. 긴급한 수색 활동 중에는 보고와 지시의 위계구조가 길면 길수록 결정이 더 지연된다. 구조에 치명적인 장애가 되는 것이다. 현장 지휘관들이 현장에 없는 상관의 지시를 기다리게 되면서 지휘·통제권이 무력화됐다. 각 본부 단위에서 공무원들이 보고와 의전에 동원되는 동안 구조활동은 뒷전으로 밀렸다. →사고 이후 우리 정부의 모습은. -노 박근혜 정부는 처음부터 사고조사위원회 구성을 방해했다. 사고 후 1년 4개월이 지난 2015년 8월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비로소 발족했지만 정부는 사고 원인과 경과, 정부의 대응조치에 대한 조사위의 조사를 막았다. 핵심 정보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거나 적극적으로 은폐하는 등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2016년 6월 30일 정부가 조사위 활동을 강제종료시키는 바람에 보고서조차 내놓지 못했다. 재난에 대한 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하는 정부의 태도는 우리 사회를 유사한 재난이 또다시 발생하는 사회, 학습하지 못하는 사회로 만든다. 대안 →재난 수습 과정에서 놓친 부분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노 재난 발생 초기부터 피해자들에 대한 언론의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인간적 존엄성과 자유, 사적 내용의 비밀을 보장해야 한다. 재난 피해자들에 대한 심리적 치료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이들이 기초적인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쉼터 등 공간이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 재난 이전의 일상 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이나 과세, 보험관계 등 행정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법률 자문 등도 필요하겠다.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과 대안은. -노 재난관리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막는 근본적인 원인은 국가에 대한 낮은 신뢰 수준에 있다.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국가 신뢰도는 하락한다. 반대로 재난관리체계에 대한 불신은 높아진다. 궁극적으로 국가가 모든 재난을 법과 제도로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상징적인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때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협력은 필수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재난관리의 주체로 나설 필요가 있다. 정보를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통해 정부는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섀클턴 탐사대가 100여년 전 버렸던 인듀런스호 찾기 시작

    섀클턴 탐사대가 100여년 전 버렸던 인듀런스호 찾기 시작

    어니스트 섀클턴 대장이 1915년 남극 근처 베델 해에서 버려야만 했던 ‘인듀런스 호’의 잔해를 찾기 위한 탐사가 시작됐다. 영국 베델 해 탐사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쇄빙선 SA 아굴하스 2호로 10일(현지시간) 인듀런스 호의 프랭크 보슬리 선장이 남위 68°39’30.0 서경 52°26‘30.0로 표시한 얼음 밑 수심 3000m 바다 속에서 탐사 활동을 벌인다. 자동 언더워터 비히클(AUV)을 작동해 바다 밑을 마치 잔디깎기 기계처럼 샅샅이 뒤지게 된다. 이 비히클에는 로봇과 사이드스캔 소나(음향탐지기) 등이 탑재돼 있어 한 번 잠수할 때마다 45시간씩 수색한다. 인듀런스 호를 찾아내더라도 인양을 시도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 다만 침몰 지점의 3D 모델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닷새로 예정된 탐사 기간 가장 큰 걸림돌은 몰려드는 유빙일 것이다. 아굴하스 2호는 얼음 밑으로 AUV 등을 넣은 구멍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주기적으로 위치를 바꾸게 된다. 이 대목에서 100년도 전에 이미 유빙에 짓뭉개져 형체만 남은 탐사선 잔해를 왜 비용을 들여 찾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섀클턴 선장과 선원들은 이곳에서 인듀런스 호를 버리고 얼음 위를 걸어 500여㎞를 행군하고 구명선을 타고 표류하다 우여곡절 끝에 27명 전원이 무사 귀환했다. 극지 개척 역사에 다시 없을 전원 구조의 신화가 가능했던 것은 섀클턴의 리더십과 대원들의 희생과 펠로우십이 어우러져 가능했다. 최근 몇년 동안 경영인들을 중심으로 섀클턴 배우기 열풍이 일었던 배경이다. 여기에 스콧과 아문센의 업적에 가려진 섀클턴의 탐험 정신을 오롯이 살려보자는 뜻도 곁들여졌다. BBC는 이 소식을 전하며 100여년 만에 처음 베델 해의 얼음을 헤치고 나아간 것만으로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섀클턴 선장과 다른 점이라면 베델 해 탐사대는 위성 얼음 차트의 도움을 받는 점이다. 해양 고고학자인 멘순 바운드는 “섀클턴과 부하들 이후 여기에 처음 온 사람들이 우리”라고 들떠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음바페 “살라와 실종된 조종사 수색 써달라” 4000만원 쾌척

    음바페 “살라와 실종된 조종사 수색 써달라” 4000만원 쾌척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망)가 에밀리아노 살라와 함께 실종됐다가 아직도 주검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조종사 데이비드 입봇선을 수색하는 데 쓰라고 2만 7000파운드(약 3936만원)를 쾌척했다. 영국 링컨셔주 크롤리 출신인 입봇선은 지난달 21일 잉글랜드 프로축구 카디프시티 이적을 위해 프랑스 낭트를 출발해 카디프시티로 향하는 경비행기를 조종했다. 건시 섬 근처에서 추락했는데 지난 주 살라의 주검은 인양돼 확인됐지만 아직도 입봇선의 주검은 찾지 못하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을 지낸 레전드 개리 리네커도 1000파운드(약 145만원)를 쾌척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링크에 고펀드미 페이지를 연결해 놓고 “이 불행한 가족을 돕겠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여기를 이용해달라”고 호소했다. 10일 아침까지 6000명의 기부가 답지해 당초 계획했던 30만 파운드 가운데 10만 파운드 이상이 모였다. 입봇선 가족은 이 페이지를 만들면서 “수색이 가까운 장래에 또 취소된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두 믿기지 않는 남자를 잃은 이들로선 비극적인 시간이 더욱 길어질 뿐”이라며 “그가 홀로 남아 있다고 생각하면 견딜 수가 없다. 우리 모두가 그를 뉘일 수 있도록 집에 데려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세금도 걷고 일자리도 만들고...경기 체납관리단 모집 후끈

    세금도 걷고 일자리도 만들고...경기 체납관리단 모집 후끈

    경기도는 27개 시·군별로 모집하는 체납관리단 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평균 2.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수원과 화성 등 27개 시·군에서 모두 1190명을 모집하는데 3341명이 지원했다. 시·군별로는 광명시 5.9대 1(20명/118명), 안양시 5.44대 1(36명/196명), 부천시 4.93대 1(30명/148명)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연천군은 0.56대 1(9명/5명), 광주시 0.95대 1(61명/58명), 안성시 1.06대 1(47명/50명)로 경쟁률이 낮아 농촌 지역보다는 도시지역 지원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채용 절차가 다소 늦은 나머지 고양과 구리, 과천, 포천 4개 시는 11∼20일 모집 원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체납관리단 구성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도는 이달까지 체납관리단 선발을 완료하고 3월 초부터 체납자 실태조사를 할 방침이다. 도는 올해부터 일방적인 징수 활동 보다는 체납자 실태조사를 통해 경제력을 확인한 후 맞춤형으로 징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고의로 납세 기피가 의심되면 가택수색ㆍ압류 등 강제징수를 하고, 경영 악화나 실직 등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체납자에게는 분할납부 이행을 전제로 체납처분 유예 등을 할 예정이다. 특히 재산이 없는 상태에서 경제적 어려움마저 겪는 생계형 체납자에게는 세금유예 방안을 검토하고 생계ㆍ의료ㆍ주거 지원 등 복지서비스와 일자리, 대출 신용보증 등을 연계해 재기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도는 3년 동안 체납관리단 운영으로 4500개의 공공일자리를 만들고 2조 7000억원에 달하는 체납액을 징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체납관리단은 3월부터 12월까지 하루 6시간씩 근무하며, 4대 보험과 경기도 생활임금(시간당 1만원)이 적용돼 월평균 170만원의 급여를 받게 된다. 도는 다음 달 8일 서수원 칠보체육관에서 체납관리단 출범식을 열 계획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히틀러의 수채화 다섯 점, 진위 논란에 독일 경매에서 유찰

    히틀러의 수채화 다섯 점, 진위 논란에 독일 경매에서 유찰

    아돌프 히틀러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다섯 점의 수채화가 독일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히틀러가 권력을 잡기 전 대중 선동 집회의 무대였다가 나중에 전범 재판이 열렸던 남부 뉘른베르크에 있는 웨이들러(Weidler) 경매소에서 진행된 경매의 시초가는 4만 5000 유로였는데 독일을 비롯해 중국, 프랑스, 브라질,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온 고객 가운데 사겠다는 사람이 나서지 않았다. 이번 경매에는 히틀러가 소유했다고 알려진 꽃병과 팔걸이 부분에 스바스티카(철십자)가 새겨진 흔들의자도 포함됐다. 경매에 앞서 이들 그림이 가짜라는 소문이 돌았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울리히 말리 시장은 “나쁜 취향”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히틀러가 권좌에 있었던 1933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 독일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600만명에 이르는 유대인을 죽음에 몰아넣고 민간인과 저항하는 이들의 수많은 재산을 빼앗았다. 나치 심벌들을 공개적으로 전시하는 일은 독일에서 범범이 되는데 교육이나 역사 연구 명목으로는 예외를 인정받는다. 경매소 측은 카탈로그 안의 나치 상징들을 모자이크 처리함으로써 법 위반 소지를 피해나갔다.지난 주 독일 경찰은 이곳 경매소를 수색해 “AH”나 “A Hitler”가 표시된 63개 품목을 압수했다. 지방 검사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류를 가짜로 꾸미고 사기를 벌이려 했다는 의심을 받는 인물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여 검사는 경매소도 긴밀히 협조하고 있으며 작품들을 자발적으로 검찰에 인도했다고 덧붙였다. 늘 히틀러가 그린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그림들은 논란이 되곤 했다. 지난달 베를린에서도 전시회 목록 전체가 진위 논쟁에 휘말렸다. 오스트리아 빈 예술 아카데미 입학을 두 차례나 퇴짜 맞은 히틀러는 젊은 시절 엽서 같은 곳에 그림을 그려 내다 팔아 생계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몇년 동안 그의 작품으로 소개된 것들은 전문가들에 의해 형편 없는 것으로 분류됐다. 2015년에도 웨이들러 경매소는 수십 점의 히틀러 작품을 40만 유로 가까이에 판매했다. 그 전 해에도 히틀러가 뮌헨 시청을 그린 작품이 13만 유로에 팔렸다. 나치 지도자들의 작품을 구입하는 이들은 역사적인 이유 때문에 산다고 하지만 제3 제국의 이상을 떠받드는 극우 집단이 종국에는 이 작품을 소유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지난해 영국의 시민단체들은 나치 물품들을 거래하는 행위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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