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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회 부산국제영화제 새달6일 개막

    이맘때쯤 영화팬들은 습관적으로 부산 수영만의 대형스크린을 떠올리게 될 것같다. 부산국제영화제 다섯번째 무대가 10월6일부터 14일까지 막오른다.55개국 210편을 상영하는 영화제는 ▲아시아영화의 창 ▲새로운 물결▲와이드 앵글 ▲월드시네마 ▲한국영화 파노라마 등으로 섹션을 나눴다. 두드러진 특징은 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이 유난히 많다는 점이다.유명작품들을 일찍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프리미어(최초 상영)작품을 확보하는 국제영화제 본연의 취지를 극대화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소지도 안고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책임프로그래머 김지석씨는 “제작과 프로그램 선정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꼬집어 추천하기 어려울 정도로 문제작들이 많다.‘아시아영화의 창’에서는 이시이 소고 감독의 ‘고조’,프룻 챈의 ‘두리안 두리안’,지아 장커의 ‘플랫폼’,자파르 파나히의 ‘순환’ 등 29편이 준비됐다.‘새로운 물결’에서는 왕슈오의 ‘아버지’를 비롯해 류승완변혁 김희진 등 한국감독들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인터뷰’‘범일동 블루스’ 등 12편이 선보인다. 7편이 나오는 ‘오픈시네마’에는 라스 폰 트리에의 ‘댄서 인 더 다크’,알렉산드르 프로슈킨의 ‘대위의 딸’이 돋보인다.63편이 확보된 ‘월드시네마’ 목록중에는 파트리스 르콩트의 ‘생 피에르의 미망인’,빔 벤더스의 ‘밀리언달러 호텔’,코스타 카파카스의 ‘페퍼민트’가 화제를 모은다. ◆개·폐막작= 개막작은 인도 뉴웨이브 대표감독 부다뎁 다스굽타의올해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레슬러’.보통사람과 난쟁이들을 오가며 사회비판 메시지를 우화적으로 담은 휴먼드라마다.폐막작 왕자웨이의 ‘화양연화’는 칸영화제 이후 재편집됐다.수영만 야외상영관에서 상영된다. ◆초청 게스트=초청 게스트 면면의 정도가 국제영화제의 위상을 그대로 말해주는 법.올해 게스트 명단은 전례없이 화려하다.빔 벤더스,뤽 베송,왕자웨이,부다뎁 다스굽타,크지스토프 자누시,지앙웬,자파르파나히,에릭 로샹,파트리스 르콩트,프룻 챈,차이밍량,이와이 순지,장위엔 감독 등.장만옥,양조위도 온다. ◆상영장소=대영시네마,부산극장,국도극장,씨네씨티 부산,수영만 야외상영관 등 총 15개관.대영시네마와 부산극장은 금·토일 심야상영◆예매=22일부터 시작됐다.개·폐막작은 예매 한 시간만에 매진된 상태.부산은행 지점(전국),서울극장(서울),대영·부산극장 야외상영장(부산).폰뱅킹·PC뱅킹·인터넷 예매 가능.편당 4,000원.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www.piff.org)에서 볼 수 있다. 황수정기자
  • 박청호 장편 ‘갱스터스 파라다이스’

    이 땅에 태어난 작가들은 상상력의 박토에 집단추방당해 있다는 말이 있다.역사와 풍속이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기는커녕 굴레로 작용해창작의 쟁기 날들이 박하디 박한 땅에 부딪쳐 부러지기 일쑤라는 뜻이다.그래서 작가들은 다소 허무맹랑한 공상의 나라로 ‘도망치곤’한다.독자들은 이런 일탈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상당한 역설적 진실과위무를 발견하곤 한다. 박청호의 장편소설 갱스터스 파라다이스(문학과지성사)는 비무장지대(DMZ)와 개인의 총 소유에 대한 우리의 현실과 인식을 뒤집고 있다.66년생의 이 작가는 지금까지 분단의 비극적 현장이란 레테르로 고착된 채 방치된 비무장지대를 50여년의 분단의 시간이 만들어낸 신성한 새 공간으로 보면서 이 지역을 ‘공상적’으로 활용한다.주인공은이 지역을 영원한 낙원으로 보존하기 위해 총을 들고 갱이 된다. 주인공은 총과 폭발물을 마음대로 휘두르면서 돈을 털고 위선적인 지도층 인사들을 살해하고 환경보존 자금마련을 위해 한국은행을 털 계획을 세운다.또 철책선 부대로 동료 여자를 데리고 가 친구인 군인과섹스를 즐기게 하고 비무장지대로 기어들어가 앳된 북한 병사와도 섹스를 하게 한다는 식이다. 제5회 문학동네신인작상 수상작인 이지형의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수 있겠니(문학동네)는 일제 식민지 시대인 1930년대의 서울을 지금까지의 통념과는 전혀 다른 세계로 드러내고자 한다.74년생의 이 신인작가가 시도한 뒤집기는 전체적으로 꼭 합당했다고 보기 어려우나눈에 띠는 새 색깔로 칠했다는 점에서 죽은 회색빛 일색으로 단정해버렸던 시대를 부활시킨 공이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제1회 발명특허 박람회 대전서 개최

    발명특허박람회 대전 개최를 앞두고 우수 벤처기업과 발명가들의 이목이 대전시로 집중되고 있다. 8일 대전시에 따르면 특허청과 공동으로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유성구 도룡동 대전무역전시관에서 발명특허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히 자금 부족 등으로 산업화하지 못한 기술의 전시 및 매매도 이루어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덕밸리와 테헤란밸리의 유망 벤처기업도 자사 우수 발명품을 홍보·판매하기 위해 참가를 서두르고 있고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의 수상작도 전시된다. 발명특허박람회는 ▲발명특허품 유통박람회 ▲특허기술장터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 등으로 나뉘어 개최되며 현재까지 110개 업체 및 발명가들이 참가 신청서를 냈다. 대전 최용규기자 ykchoi@
  • 27~30일 ‘밀레니엄 종교청년 문화축제’

    젊은 종교인들이 종교간 화합과 새 종교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나섰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회장 최창규 성균관장) 청년분과위원회는오는 27∼30일 연강홀과 장충동 경동교회내 여해문화공간에서 제 1회‘밀레니엄 2000 종교청년 문화축제’를 연다.이번 종교청년 문화축제는 기성 종교인들이 그동안 추진해온 종교간 화합과 협력 노력이일반 신자 등 하부조직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젊은 종교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첫 행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래 종교계를 이끌어갈 청년 종교인들이 문화축제라는 계기를 통해우리 사회와 종교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평화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젊은 종교인들만의 행사로 마련했다고 주최측은 설명한다.따라서 축제는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6대 종교의 청년 및 중고교생 연령의 청소년들이 철저하게 공동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만남의 장을 형성하면서 각 종교간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특히 이같은 공연예술장르 공동참여를 통한 공동체 생활을 경험하면서 ‘화해와 평화의 메신저’라는 새천년의 청년상을 부각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새천년 평화의 물결이 한국에서 세계로’를 주제로 한 문화축제는27일 오후7시 여해문화공간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노래극공연(27∼28일 오후7시30분 여해문화공간)과 청소년 푸른영화제(29∼30일 여해문화공간),콘서트(30일 오후7시 연강홀) 등으로 진행된다.개막식에선원불교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중고생 힙합그룹 타이탄의 축하공연,평화메시지 낭독이 있을 예정이다.노래극 공연은 한국종교가 꿈꾸어야할 평화는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예비성직자와 대학생 등 청년 회원들이 공동으로 대본과장면을 만들었다. 청소년 푸른영화제는 영상기술이나 제작방식 보다는 청소년들이 품고있는 생각과 느낌들을 영상을 통해 서로 만나고 나누자는 뜻을 담은 행사.10분 내외의 단편영화 16편이 이틀간 상영된다.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과 소외의 문제를 ‘평화’라는 잣대로 들여다보면서 평화로운 세상과 삶의 모습들을 청소년 특유의 상상력으로 표현해보는 게 특징이다.마지막날 폐막식에선 불교 풍물패의 길놀이로 시작해 영화제 수상작 주요장면 상영과 각 종교 연합청년들의 집단 퍼포먼스 ‘우리가 꿈꾸는 평화,우리가 소망하는 세상’이 열린다.콘서트는 각각의 종교를 배경으로 음악활동을 하고있는 아마추어 언더그라운드 계통의 젊은 록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자리.가톨릭대 그룹사운드우니타스, 원불교 그룹사운드 ‘하늘사람들’ 개신교 청년노래패 ‘그루터기’가 음악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던진다. 한편 행사기간중엔 ‘종교청년 새천년 평화의 다리놓기’ 홈페이지제작경연대회도 열린다.종교청년들이 새천년 피스 메이커 역할을 하기 위해 사이버 공간의 담론 마당을 개설하는 것으로 당선작품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이웃종교간의 다양한 의견과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교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김성호기자 kimus@
  • 국제패션축제 오늘 개막

    아침 저녁으로 살랑대는 바람이 제법 상큼하다.거리엔 벌써 긴소매차림의 멋쟁이들이 늘고 있다. 패션의 변환기인 가을의 문턱을 맞아 아시아 최대의 패션 타운인 서울 동대문시장에 세계의 바이어들이 모인다.30일부터 3일간 열리는‘동대문국제패션축제’(DOMIFF 2000,www.fashion21c.com)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는 서울시와 무역협회가 30여개의 패션 빌딩,2만7,000여개의 전문 상점이 밀집한 동대문시장을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같은 세계적인 패션 명소로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했다. 주최측은 일본·중국·대만·홍콩 등 세계 각국에서 온 300여명의바이어들이 한국의 ‘패션 실리콘밸리’로 발돋움하고 있는 동대문시장을 직접 방문,첨단의 패션 유행을 체험하고 구매활동을 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고품질과 저렴한 가격 등의 강점을 갖고 있는동대문시장을 널리 알려 세계적 패션 메카로 발전시키기 위해 행사를기획했다”고 말했다. ◈개막식 및 축하공연 30일 오후 6시 동대문 동부주차장에서 ‘오는설렘,보는 즐거움,사는 기쁨’을 주제로 한 동대문시장 세계화 선언과 함께 개막식이 열린다. 이어 각종 패션공모전 수상작 및 상가별 대표 브랜드가 참여하는 패션쇼가 화려하게 펼쳐진다.기존 패션쇼와 달리 공연과 혼합된 ‘패션콘서트’형태로 진행된다. 공연에는 샤크라,MST,도두락 등 인기 그룹들이 출연하고,전미례 재스댄스도 함께 펼쳐진다. 이 자리엔 오영교(吳盈敎) 산업자원부 차관,강홍빈(康泓彬) 서울시행정1부시장,김재철(金在哲) 한국무역협회장,해외 바이어 및 패션업계와 학계 관계자,상인대표 등 1,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모든 행사는 중국어와 일본어로 동시 통역된다. ◈동대문 콜렉션 및 바이어 수주 상담회 31일 오전 10시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바이어와 외국 기자,출품업체 관계자 등 500여명을초청한 가운데 지난 7월 개최한 ‘DOMIFF 2000 패션디자인 공모전’수상작품을 중심으로 패션쇼가 펼쳐진다.24개 업체에서 모두 120벌의의상을 선보인다. 또 출품업체별로 40여개의 부스를 설치해 바이어들과 본격적인 수주상담을 벌인다.행사에는 중국에서 187명을 비롯,일본 91명,홍콩·대만·마카오 9명 등 300여명의 바이어들이 참가한다. 뿐만 아니라 일본·중국·대만·홍콩 등 해외기자 50여명도 초청돼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나라 패션산업의 현황을 취재할예정이다. 무역협회측은 이번 행사에 초청된 외국 기자들이 대부분 현지 패션전문잡지의 기자들로 동대문 패션상가를 전세계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가별 바이어 순회 상담회 해외에서 의류 도매상을 운영하고 있는바이어들은 31일과 1일 이틀동안 동대문시장 점포를 돌며 상인들과직접 구매상담을 하게 된다. 바이어들은 그룹별로 나눠 프레야타운,에피엠,팀 204,디자이너크럽,우노꼬레 등 5개 동대문 상가를 순회할 계획이다.순회는 프레야타운(오후 3시∼4시30분)과 나머지 상권(오후 5시∼8시)으로 나뉘어 진행되며,상담시간에는 국내 일반인들의 구매가 제한된다. 프레야타운 관계자는 “이처럼 대규모로 해외 바이어와 기자들을 초청해 행사를 갖기는 처음”이라며 “이번 축제를 계기로동대문상가가 패션수출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문의 무역협회(02)6000-5274∼5. 임창용기자 sdragon@
  • 올 ‘삼성문학상’ 수상자 박경철·차근호·이미애씨

    문학사상사와 삼성문화재단이 공동주관하는 ‘삼성문학상’ 2000년도 수상자로 박경철(장편소설·상금 5,000만원),차근호(장막희곡·2,000만원),이미애(장편동화·2,000원)씨 등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각각 ‘내 마음의 지도’ ‘암흑전설 영웅전’ ‘꿈을 찾아 한 걸음씩’ 등이다.기성과 신인 구별없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는 이 문학상 공모에 소설 125편,희곡 74편,동화 76편이 응했다. 박경철씨(37)는 94년,차근호씨(28)는 97년에 각각 등단했으며 이미애씨(36)도 87년에 등단한 기성작가이다.시상식은 9월20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김재영기자 kjykjy@
  • 이산문학상에 황석영씨 ‘오래된 정원’ 선정

    고 김광섭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제12회 이산(怡山)문학상 수상작으로 소설가 황석영씨의 ‘오래된 정원’이 선정됐다. 지난 4월 출간된 이 작품은 80년대 이후 격동의 시기를 보냈던 한국사회와사회주의권의 붕괴를 근간으로 해 세계사적 변화를 배경으로 젊은 두 남녀의파란만장한 삶과 사랑을 리얼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석영씨는 “수상 통보를 받았을 때 마침 수백개에 이르는 각종 문학상에대해 뭔가 한마디 하려던 바로 그날이었는데,수상을 순순히 수락하고 뭔가따뜻한 느낌이 가슴에 번지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는 소감을 밝혔다.도서출판 문학과지성사가 제정한 이 상의 시상식은 오는 10월 20일 열리고 상금은 500만원이다.
  • 베른하임 ‘잭나이프’등 주목 받는 신간 3권

    거의 비슷하게 출간된 프랑스 소설·산문집이 관심을 끈다. ‘새롭고 독특한 문체’의 작품에 수여한다는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했던여성작가 엠마누엘 베른하임의 ‘잭나이프’와 ‘커플’(작가정신)은 그의무명시절 초기 작품.국내에 소개된 메디치상 수상작 ‘그의 여자’와 최신작 ‘금요일 저녁’과 마찬가지로 짧은 길이이며 현대 여성의 심리를 독특한소재로 그리고 있다.소재와 풍경이 우리와 다르고 군말없는 문체가 인상적이나 궁극적인 초점인 인물은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다. 십여년 전 공쿠르상을 수상한 모로코 출신 작가 벤 젤룬의 99년작 ‘감각의 미로’(프레스21)는 나폴리를 배경으로 남녀간의 독특한 관계를 그린 짧은소설.작가는 자신의 어느 작품과 달리 시정에 넘치는 아름다운 문체를 과시하고 있는데 옛 사랑을 잊지 못하는 한 남자가 인신매매단에 걸린 여인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꿈꾼다.실존주의 여성 작가이자 철학자인 시몬 드 보부아르의 기행문 ‘미국 여행기’(열림원)는 비록 1947년 저작이지만 많은 것을느끼게 하는 책이다.단4개월 머물면서 이 정도의 분량과 깊이로 미국을,인간의 삶을 문장화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압도된다. 김재영기자
  • 휴가철 읽어볼만한 소설·시·시조 작품집 5권

    한여름 휴가철에 읽어볼만한 최근의 소설 시 시조 등 본격문학 작품집들을모아 소개해본다.특히 세 권의 소설책들은 각기 웅장한 개성의 성벽을 구축한 작품들이며 두 권의 사화집은 커다란 시차에도 불구하고 고전적인 전범을 보여주고 있다. ◆라벤더 향기(문학동네) ‘책 읽어주는 남자’로 등단했던 서하진의 세 번째 소설집으로 10편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60년생 여성 작가는 ‘사랑과 결혼의 과정을 통해 표출되는 여성들의 일탈 욕망과 환상이 주된 관심사’라는 평(백지연)을 듣는다.두 편을 제외하고 모두 여자가 주인공이며 인물이나 이야기 주제가 기존의 궤를 허물고 직진하는 현대성을 갖고 있진 않지만단순해 보이는 이야기를 예쁘게 입체적으로 꼬아가는 솜씨가 돋보인다.소설인 만큼 주인공들의 역정이나 상황이 평범하다고 할 수 없는데 이 다소 구태의연한 소설적인 울 안으로 독자를 끌어들인 뒤 작가는 향후 수순을 아는 체하며 방심해 있는 독자의 옆구리를 보기좋게 걷어차곤 한다. 이런 독자의 각성이 ‘여성적인’ 크기에 그치는 한계가있지만 쓸데없이 튀지 않으면서 새롭게 성장(盛裝)한 여러 여성 인물들을 만날 수 있게 한다.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문학동네) 박상우의 세번째 소설집이며 환멸의시대 분위기를 특유의 낭만적 문체 속에 담아내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이후 11년만이다.표제작과 99년도 제23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내 마음의 옥탑방’ 등 8편의 중단편이 수록됐다.표제작 ‘사탄의 …’는 낯선 실험적인 형태의 단편으로 부조리극을 평문으로 풀어쓴 것같다.‘샤갈’이 80년대를 지나며 정치적 허무주의 때문에 괴로워하는 인간군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사탄’은 극단의 물신화·파편화로 치닫는 90년대의 광기에 주목했다는 해설이 있다.작가 혼자만의 의미쌓기로 끝날 수 있는데 같이 수록된 전통적인 작품들은 읽기 훨씬 쉽다.폐쇄적인 느낌이 들곤 하는데 평론가들이 주목하는 이런 특질들을 독자는 달리 받아들일 수 있다. ◆용병대장(문학과지성사) 서정인의 연작소설로 우리와는 큰 상관이 없는 이탈리아 르네상스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지만 여러모로 문제작이다.소재적 측면에서 르네상스에 관해 빛에 가려졌던 어둠의 면을 끌어냈고 무엇보다 현 우리 시대의 성·권력·예술의 타락상을 효과적으로 빗대어 드러낸다.그러나 이 소설은 ‘말과 소설의 형태에 대한 질문과 성찰’에 가깝다는 의미에서 크게 주목된다.작가는 누구나 인정해온 소설이나 문장의 잉여적 반복을 과단성있게 생략해서 으레 따로 떨어져 있던 것들을 동석시킨다.소설 문체실험의 극한을 달린다는 평의 작품들은 독자로서는 공을 들여 읽어야 하나폭포수처럼 연잇는 알맹이들의 물벼락에 상쾌해지기도 한다. ◆히말라야(민음사)시인 고은이 3년전 여름 40일간 ‘떠돌았던’ 티베트 여행경험을 110여 편의 시에 담았다.시인은 ‘삶의 배경이라고만 생각했던 기존 관념을 산산이 부수는 절대자연의 힘’을 절감했다고 밝힌다. ◆조운 시조집(작가)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빼어난 시조 작품을 내놓다가 월북해 잊혀졌던 시인의 탄생100주년 기념 복간집.최근 제막될 예정이던 시비가 직권남용적 공권력 행사로 훼손돼 문단의 분노를사고 있다.그의 작품에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사람이 몇 생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겁이나 轉化해야 금강에 물이 되나!금강에 물이 되나! 샘도 강도 바다도 말고 玉流 水簾 진주담과 만폭동 다 고만 두고 구름 비눈과 서리 비로봉 새벽안개 풀끝에 이슬되어 구슬구슬 맺혔다가 연주팔담 함께 흘러 구룡연 千尺絶崖에 한번 굴러 보느냐.(사설시조 ‘구룡폭포’ 전문)김재영기자 kjykjy@
  • 제19회 미술大展 구상계열…대상에 정용근씨 ‘여정’

    한국미술협회(이사장 박석원)가 주최한 제19회 대한민국 미술대전(2부 구상계열:한국화,양화,판화,조각)에서 양화 ‘여정’을 출품한 정용근씨(48)가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우수상 수상자로는 한국화 ‘삶-U(유)턴(Turn)은 없다’의 박만규(38),양화‘생명 2000’의 설희자(46),판화 ‘그 여인’의 조혜경(45), 조각(실내부문) ‘생존/우리는 진화해야 한다’의 신현준씨(30)가 선정됐다.이번 미술대전에는 한국화 610점,양화 928점,판화 48점,조각 62점 등 1,648점이 응모해 특선과 입선을 포함해 323점이 수상했다. 1,2차 심사위원장인 오승우,김경인씨는 “이미지의 참신성,다양성,작품성을추구하고 창의성이 있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수상작을 선정했다”면서 “대상을 받은 작품은 기법과 독창성이 뛰어나 수채화라는 비교적 미약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수상작으로 뽑았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9일부터 19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되며,시상식은 개막에 앞서 9일 오후 3시에 열린다. ■특선자 명단은. ▲한국화 이주율 강위종 전영숙 윤미영 정군태 이승숙 천태자 박문수 박주생이동환 김희남 유흥수▲양화 박정실 김병남 윤석수 임종헌 김용대 조천호최중섭 정 희 송현화안창표 조안석 권영석▲판화 김이진 김양훈 남궁정화▲조각 (실내)김정모 박대규 (야외)김성기 정연우. *대상 수상 정용근씨 “고단한 원로화가 예술혼 형상화”. “그림속의 두 모델은 부산 미술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원로 서양화가입니다.고단한 전업작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그분들에게서 나의 미래를읽었습니다” 제19회 대한민국 미술대전(2부 구상계열)에서 양화 ‘여정’으로 대상을 수상한 정용근씨(48·부산 서구 동대신동)는 지난해 겨울 강원도 영월에 스케치여행을 갔을 때 원로화가 한상돈(94),이상국(67)씨의 뒷모습을 보고 묘한감동을 받아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정규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그는 25세때부터 6년동안 엔지니어 설계사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방송대학 국문과를 마치고,29세에 늦깎이로 그림을 시작했다. 또 불혹이 넘어 장로회 신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페이스크리스천대학에서 3년동안 기독미술 이론을 전공했다. 현재는 부산 기독미술협회 서양화 분과위원장과 부산수채화협회 운영위원등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평소에 낙동강 하구 등 풍경화를 주로 그린다는 그는 “수채화의 매력은 맑고 순수함에 있다”며 “아직도 백지를 마주 대하면 두려움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인물,풍경 등 다양한 소재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그리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세 딸의 아버지로 17년전 직장을 그만둔 뒤 아내가 대신 직장일을 하며 생계를 돕고 있다. 김종면기자
  • 광활한 美대륙을 캔버스로 한민족 예술혼 펼친다

    ‘한국인의 자존심을 미국땅에 심는다.’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작가인 전수천씨(53·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가 열차를 타고 미국대륙을 횡단하는 새로운 개념의 설치미술전을 추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씨는 내년 5월 1일 뉴욕에서 앰트랙(Amtrak) 열차를 타고 워싱턴DC,시카고,캔자스시티,앨버커키를 거쳐 12일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하는 ‘앰트랙 20001 전수천의 움직이는 드로잉’전을 갖는다.기관차를 포함해 모두 12량으로편성된 앰트랙 열차를 통째로 빌려 한민족의 상징이자 무한한 가능성과 생명력의 표상인 흰색 천으로 씌운 뒤 11박 12일 동안 미국대륙을 달린다는 것. “길이가 200m나 되는 열차가 숲과 사막,도심을 가로지르며 그어내는 하얀선은 환상적인 조형의 미를 보여줄 것”이라는 전씨는 “이 이벤트는 한민족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외에서 모집한 200명의 관광객을 포함해 모두 350명 가량이 탑승할 이열차는 커뮤니케이션관,저널관,놀이관,기자재관 등으로 구성된다.열차 안에서는 세계의 석학들이 참가하는 토론회가 두 차례 열리며 북 합주와 무용,대금심포니 등 각종 공연이 펼쳐진다.모든 상황은 인터넷과 위성방송으로 생중계된다.주요 도시에서는 하룻밤씩 묵으면서 현지 시민과 더불어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도 갖는다.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을 허무는 ‘프로수머(prosumer) 예술’을 선보이겠다는 게 작가의 각오다. 앰트랙 설치미술전의 하이라이트는 중간 기착지인 애리조나 사막에 은하수처럼 펼쳐질 ‘월인천강지곡’.황갈색의 사막에 365대의 TV모니터를 설치하고 화면에는 강물에 비친 1,000개의 달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이를 통해 찬란하게 이어져온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구상이다.전씨는앰트랙이 애리조나 사막을 통과하는 내년 5월 9일쯤에는 마침 보름달이 뜨게 돼있어 한층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설치이벤트는 당초 올 10월 실행에 옮길 계획이었지만 30억원에 이르는협찬금을 구하지 못하는 등 차질이 생겨 내년으로 연기됐다. 전씨는 “현재 한국의 기업과 미국·일본의 기업들과 협찬문제를 협의중”이라며 “특히 내년은 앰트랙 창설 30주년이 되는 해여서 그런지 미국의 반응은 호의적”이라고 말했다. 앰트랙은 미국정부와 민간기업이 합작 출자한 광역 철도회사로 지난 71년 5월 서비스를 시작,현재 45개주 주요 도시 500여개의 역을 연결해주고 있다. 노선의 총길이는 3만5,000㎞에 이른다. 한편 전씨는 앰트랙 설치전에 이어 2002년 5월 1일 영국 런던을 출발해 유럽,러시아,중국,북한을 거쳐 월드컵 개막일인 31일 서울에 도착하는 대륙횡단열차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다.작가의 시선은 왜 자꾸 광활한 대륙으로만 향하고 있는 것일까.작가에게 대지는 한 폭의 거대한 캔버스다.그 살아꿈틀거리는 대지의 화폭 위에 그는 민족 웅비의 비전을 새긴다. 작가는 “나의 설치작업은 국경을 초월하고 대륙과 해양의 경계를 뛰어넘어전세계를 하나로 엮는 예술의 조형적 실험이자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의 실천”이라고 설명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중견·신진 소설가가 엮은 ‘도덕적 가치판단의 위기’

    제6회 21세기문학상 수상작품집(도서출판ISU)이 나왔다. 계간 ‘21세기 문학’이 매년 두 번씩 선정,출간하는 이 작품집은 중견·신진들의 수작들이 어우러져 있어 비록 중·단편에 한정되지만 최근의 소설창작 흐름을 효과적으로 파악하는 기회를 준다.선정심사에 나선 김윤식 이청준김성곤 등은 윤흥길의 ‘산불’을 대상작으로 뽑았고 덧붙여 6편의 우수작을 골랐다. 김성곤은 심사평에서 “이번 수상 후보작들의 공통된 주제는 ‘시대의 변화’와 ‘절대적 가치의 붕괴’,그리고 거기에 따른 ‘존재론적 고뇌’와 ‘도덕적 가치판단의 위기’처럼 보였다”고 썼다.대상작 윤흥길의 중편 ‘산불’은 지방 대학촌 부근에서 연이어 일어나는 산불과 방화범 혐의자에 관한이야기다.혐의자가 쓴 원고와 이를 소개하는 서술자의 글이 다소 복잡하게엉켜 있는데 작가는 사건적인 산불 방화보다는 무의식이나 심상의 문제인 불구경 쪽을 파고 있다.그러면서 작가는 역사를 말하고자 한다.끌린다는 점에서 누구나 연루되는 불구경인데 이것에 유달리 끌린 탓에 방화 혐의를 받게된 청년의 개인사가 드러나고 이어 우리의 억압된 지난 역사가 모두가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산불처럼 환하게 피어난다. 윤흥길이 독자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역사이되 이미 ‘과거적’인 것이고,작가에게 허용된 ‘불’에의 길이 직접적인 방화가 아니라 간접의 상징인불구경이란 점을 주목해야 한다. ‘산불’에서 독자에게 확실해지는 것은 불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소설가가 역사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길이 갑자기 끊기듯 매우 애매해져 버렸다는 사실일 것이다.윤흥길은 ‘산불’에서 방관의 불구경이 아닌 산불 방화 쪽으로 가려고 용을 쓴다.글이 만연해지게 된 소이이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뒤로 밀린다.과연 지금은 역사에 관해 후일담 밖에 할 수 없어 보이는 시대인가. 6편의 우수작들은 묘하게 신·구세대가 어울려 있다.매우 오랜만에 작품을발표한 박태순의 ‘미인의 돈’도 우연찮게도 ‘산불’과 비슷한 시선에다같은 증상을 앓고 있다.작품 길이도 상당하고 무엇보다 생각에 생각을 가다듬은 흔적이 역연해 읽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사연많은 40대 초반의 여자와조카로 입적된 딸의 대화 속에 우리 이데올로기 시대의 ‘석연찮은 종언’이드러난다.윤흥길과 달리 새로운 세대의 새 시각이 양감있게 개입되어 있지만 주 정조는 역사의 ‘초읽기’에 몰린 지난 세대의 초조함이다.그래서 박태순도 생각이 복잡하고 말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문구의 ‘장평리 찔레나무’도 말이 많은데 그의 문학적으로 뛰어난 입담을 박태순,윤흥길 등과 억지로 연결시켜 개인적 덕목이 아니라 세대적 증상으로 읽을 수도 있다.그리고 나서 이보다 훨씬 젊은 세대인 하성란의 ‘고요한 밤’ 백민석의 ‘아주 작은 한 구멍’ 김경욱의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는가’ 서하진의 ‘모델하우스’를 읽으면 차이점이 보다 뚜렷해진다.덜어야 할 짐이 없어 가뿐해 보이고 맺고 끊는 데 눈치를 보지 않는다.물론 이차이점들이 앞 세대에 비해 꼭 선진적인 것은 아니다. 김재영기자 kjykjy@
  • ‘21세기 문학상’에 윤흥길씨

    계간 ‘21세기 문학’이 주는 제6회 ‘21세기 문학상’ 수상작으로 중견 작가 윤흥길씨의 중편 소설 ‘산불’이 선정됐다. ‘산불’은 독재와 억압의 어두운 시대가 남긴 정신적 상처의 치유를 모색하는 작품으로 내용과 형식의 유기적 결합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 황석영씨 “사이비 권력놀음” 강력 비판

    소설가 황석영씨가 조선일보 주관 동인문학상의 새 심사제를 문단 편가르기와 문인 줄세우기의 ‘사이비 권력놀음’이라고 강렬히 비판,문단 내외로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석영씨는 ‘조선일보와 동인문학상 심사에 관한 몇가지 생각’이라는 제목의 이메일 성명을 지난 18일 밤 대한매일등 5개 일간지에 보내왔다.200자원고지 12장 분량의 이 성명에서 황씨는 최근 조선일보가 “몇몇 작가 평론가들을 ‘종신 심사위원’으로 선정해서 ‘공개적’으로 심사”하기로 한 동인문학상의 수상작 결정방식에 대해 “실상은 조선일보가 특정 문인 몇 사람을 동원하여 한국문단에 줄 세우기 식의 힘을 ‘종신토록’ 행사하겠다는 것”이라고 통박했다.이어 그는 이같은 사이비 권력놀음을 “당장 걷어치워라”고 일갈하면서 이 상의 심사대상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동인문학상을 주관하는 조선일보사는 올해 상금을 5,000만원으로 올리고,심사위원을 종신제로 바꾼 뒤 몇 차례의 중간 심사독회 내용을 신문에 공개해왔다.종신 심사위원은 박완서김주영 이청준 이문열(이상 소설가) 유종호 김화영 정과리(이상 평론가) 등 7명이다.황씨는 2차 심사독회 결과를 보도한지난 14일자 조선일보를 보고 지난 5월 자신이 13년 만에 간행한 장편소설‘오래된 정원’이 심사대상에 올라 있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어떤 심사위원의 의견인지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독자들에 공개된 황씨 작품에 대한 심사평은 “읽힌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그러나 사실 확인에 오류가 있다.세계 비전이 하나도 없다” 등이었으며 ‘추천작 잔류’로 판정받고있다. 이와 관련,황씨는 성명에서 “심사위원들 면면을 살펴 보니 문단에 나온 지 38년이 되는 내게는 선배보다는 후배가 많았다”며 다소 사적인 유감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수정된 제도의 ’숨은 의도’와 관련해 조선일보 자체를 기탄없이 맹박하는 데 성명의 큰 부분을 할애했다.황씨는 “요즈음 조선일보는 정치·경제·사회면에서는 종전보다 더욱 반개혁적이면서도,문화면에서는‘다양성’을 보여 주려고 하는 교묘함을 보이고 있으며,좀 이질적인 문인들에게는 단몇 매짜리의 칼럼 한 편에 다른 신문의 무려 다섯 배 가까운 원고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한 뒤 “어려운 시기에는 공격과 터무니없는 폭로로써 ‘권력’을 누리고,이제는 또다른 방식으로 이를 유지해보려 하는 것인가? 죽을 때까지 심사를 한다면 그 위원들과 조선일보는 앞으로도 수십년간불변할 것인지.앞으로 수십년 동안 수많은 미래의 심사 대상자를 동시에 관리하려는 것인지”라고 의구심을 표명했다. 황석영씨는 이 성명이 일부 신문에 보도된 뒤인 20일 본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조선일보의 중간심사평 공개 행위에 강한 반감을 표시하면서 “상금올리기,종신 심사위원 등을 합쳐볼 때 ‘줄세우기’ 의도 혐의가 짙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사이비 권력놀음” 각계 반응 황씨의 글과 관련 조선일보 관계자는 “종신제를 앞으로 수십년간 불멸할 것으로 본다든지, 한국문단의 줄세우기 의도로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의 뜻과너무 다르다”면서 “작품은 발표되는 순간 공적인 예술자산이다.수상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있어도 후보로 거론되는것조차 거부한다고 주장하는것은 일종의 월권”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종신 심사위원의 일원인 소설가 박완서씨는 황씨가 성명에서 “나는 변변치는 않지만 떳떳하게 살 권리가 있는 한 사람으로서 더이상 욕을 보이지 말아 주기를 부탁”한다며 심사에 동참한 동료 문인들에게 엄중 항의한다고 밝힌데 대해 “지금 즉답할 수 없다.정리된 견해를 곧 글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또 한 심사위원으로서 황씨의 성명을 읽어보지 못했다고 밝힌 평론가 유종호씨는 “심사대상을 거부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라면서도 “이번 상 심사를줄세우기 식으로 몬다면 한국에 무슨 문학상이 남아있을 수 있겠느냐”는 말로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소설분과위원장인 최인석씨는 “권위있는 외국의 문학상에도 종신 심사위원제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이번 심사제도가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며 그런 뜻에서 황씨의 글도 이유가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황씨의 성명은 동인문학상의 새 심사제보다는 최근 일부에서 부상하고 있는‘안티 조선’ 분위기와 관련해 한층 주목될 것으로 관측된다.황씨는 성명에서 “군사 파시즘과의 결탁으로 성장한 조선일보는 침묵과 수혜의 원죄의식으로 동참하게 된 기득권층의 이데올로그로서 막강한 언론권력을 누리고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수구 언론이 우리의 역사발전을 위해서도 개혁되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당위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김재
  • 스필버그, 홀로코스트 국제다큐 제작

    [로스앤젤레스 연합] 미국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다큐멘터리 제작자 제임스 몰이 국제적 영화 감독들을 동원,5개국을 배경으로 한 홀로코스트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고 쇼아 시각역사 재단이 16일 발표했다.스필버그 감독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증언을 담은 아카이브를 보존하고 있는 쇼아 재단의 이사장겸 창설자이다. 이 1시간짜리 TV용 다큐멘터리는 쇼아재단의 후원 아래 폴란드,아르헨티나,체코공화국,러시아,헝가리 등 5개국의 명 영화감독이 참여,제작된다.제작후이 다큐는 5개국에서 상영되며,내년에는 5개국의 TV 및 교육용 비디오 시장에 배포될 계획이다. 나치 독일에 대항해서 레지스탕스로 싸웠던 폴란드 출신 아카데미상 수상감독인 안드레이 바이다가 이 영화의 폴란드편을 감독하며,아카데미 수상작 ‘오피셜 스토리’를 감독한 루이스 푸엔소가 아르헨티나편을 맡는다. 또 아버지가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 끌려간 후 나치와 싸웠던 보이테크야스미가 체코편을,아카데미상 후보작이었던 ‘도둑’의 감독 파벨 추크라이가 러시아편을,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아들인 야노스 사스가 헝가리편을 각각감독한다.
  • 美 MTV시상식 누가 가나

    음악전문 케이블채널 MTV(채널 27)는 오는 20일부터 한달 동안 올해 최고의 뮤직비디오 가수를 선발하는 콘테스트를 연다.여기서 뽑힌 가수는 오는 9월 7일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리는 ‘2000 MTV 뮤직비디오 시상식’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그동안 음반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에 의해 선정된 후보작은 SES의 ‘러브’,이수영의 ‘I Believe’,조PD의 ‘Fever’,이정현의 ‘와’,클론의 ‘초련’등 모두 5편이다. 수상작은 MTV 홈페이지(www.mtv.co.kr)및 전국의 라네즈대리점,타워레코드매장 등에서 진행되는 일반인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장택동기자 taecks@
  • 교포작가 가네시로 日 ‘나오키상’ 수상

    “‘재일 (在日)’이라는 말에 저항감이 있을 수 있지만 이번수상을 계기로 ‘재일문학’을 자유로운 기분으로 쓸 수 있게 되도록 하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재일’이라는 키워드는 사라지고 일본문학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14일 발표된 일본의 주요 문학상중 하나인 나오키(直木)상을 수상한 재일 한국계 가네시로 가즈키 (金城一紀·31·도쿄도)씨의 수상에 대한 변이다. 일본 사이타마(埼玉)현에서 재일동포 2세로 태어난 그는 어린시절부터 그저소설이 좋아 닥치는대로 소설을 읽고 작가가 되는 꿈에 젖었다. 초중학 시절을 조총련계 학교에서 지내고 일본계 고교를 졸업했다. 게이오(慶應)대 법학과에 입학한 후 법률 전문가가 아닌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틈틈이 습작활동을 계속했으며 대학을 졸업하자 본격적으로 소설을썼다. 그래서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작품이 98년에 쓴 ‘레볼류션 NO3’-.그는 이작품으로 제16회 소설현대의 신인상을 받았다,이번 수상작은 재일한국계 3세를 주인공으로 하는 ‘GO’라는 체험적 소설. 재일한국인 고교생과 일본인 여자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전 프로복서로서 마르크스주의 신봉자였던 아버지가 갑자기 북한 국적으로부터 한국적으로 바꾸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일본사회에 잠재해 있는 차별의식과 그 것을 극복하는 ‘끈끈한 정(情)’을경쾌하고도 속도감 있는 문체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심사위원은 그의 작품에 대해 “신선하고 생동감이 있다.소설이라는 형식에 대한 신뢰를 만족시키고 있으며 소설과 만난 것이 기쁘다는 느낌이 들정도다”며 그의 ‘장도(壯途)’를 축하하기도 했다. 그는 여타 나오키상 수상자가 많은 단행본을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데 비해 첫 단행본으로 작가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무엇보다기뻐하고 있다. [도쿄 연합]
  • 세계의 지성이 펼치는 시간에 관한 ‘知的 유희’

    에세이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느낌이나 정서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산문을 말한다.그러나 그것은 신변잡기에 가까운 미셀러니와는 달리 사회평론의 성격을 띤다.에세이의 성격은 그 말의 근원을 따져보면 한층 자명해진다.에세이(essay)는 ‘시도’ 또는 ‘시험’을 뜻하는 프랑스어 에세(essai)에서 비롯됐다.에세의 어원은 ‘계량하다’‘음미하다’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엑시게레(exigere).이런 맥락에서 보면 에세이란 결코 ‘가벼운 문학’이아니다. 몽테뉴의 ‘수상록(1589)’을 효시로 하는 에세이는 18세기까지만 해도 서구 지식인들 사이에 널리 유행했다.하지만 지금은 명백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최근 도서출판 자인에서 나온 ‘시간으로부터의 해방’(이베타 게라심추쿠 등 지음,류필하 등 옮김)은 중수필(重隨筆)의 진가를 보여주는 에세이집으로 관심을 끌 만하다. 이 책은 지난 97년 ‘괴테의 도시’ 독일 바이마르시가 ‘1999년 유럽의 문화수도’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마련한 국제 밀레니엄 에세이 콘테스트 수상작 10편을 모아 엮은것이다.이 공모전의 주제는 ‘미래로부터 과거의 해방,과거로부터 미래의 해방’.세계 123개국에서 2,480명이 응모,이베타 게라심추쿠라는 20세 러시아 여대생의 작품 ‘바람의 사전’이 최우수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미국 워싱턴대 교수인 루이스 월처,미국 시인 크리스토프 월 로마나,유고 작가 벨리미르 쿠르구스 카지미르 등 당대의 지성들이 그와 경쟁했다. ‘바람의 사전’은 어떻게 1등상의 값을 하고 있는가.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누구도 에세이 장르에 끌어들이지 못했던 사전식 서술방법을 도입,시간에 관한 사고를 펼쳐가고 있다는 점이다.작가는 시간의 개념을 설명하기위해 ‘흐로니스트’와 ‘아네모필’이라는 대립적인 시간관을 가진 두 인간집단을 만들어냈다.흐로니스트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사이에서 태어난 거인 크로노스의 추종자.시간을 신이 준 선물이라고 믿는흐로니스트는 변화를 몰고올 미래로부터 과거를 해방시키려 한다.반면 바람의 신봉자인 아네모필은 호머의 로토파기(망각의 연꽃을 먹어치우는 종족)를무기 삼아 과거로부터 미래를 해방시키려고 한다.작가는 과거중심주의와 미래중심주의라는 두 입장을 그리스신화 등을 동원해 한권의 ‘사전’으로 풀어낸다. 2위 수상작인 루이스 월처의 ‘시간의 언어’는 시간의 이미지와 싸우는 인간의 딜레마를 다룬 에세이.인간은 시간에 관한한 언제나 현재의 시점에서과거와 미래를 말할 수밖에 없다.“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번 발을 적실 수없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은유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과거와 현재,미래로나누며 분리된 실체처럼 생각하곤 한다.그러나 그것은 시간 자체가 아니라시간의 이미지일 뿐이라는 것이 이 에세이의 전언이다. 공동 3위 수상작인 크리스토프 월 로마나의 ‘1999년-그 소멸되지 않는 초(超)부채’와 벨리미르 쿠르구스 카지미르의 ‘집’도 주목되는 작품.‘…초부채’는 인간의 존재 양태로서의 역사를 향해 지은 빚을 청산할 것을 촉구한다.18세기 프랑스가 서인도 제도의 섬 아이티에서 행한 착취와 강압의 역사,미국이 헌법제정의 역사에서 노예제도를 둘러싸고 보여준 행태,유럽이 다른 대륙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에게 보내는 기만적 시선 등을 빚으로 든다.작가는 이 ‘불구의 역사’에 대답하지 않는다면 유럽은 ‘알코올중독 식민주의자(alcoloniale)’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카지미르의 ‘집’은 유고슬라비아의 비극을 다룬다.91년까지 존속했던 유고슬라비아 연방은 6개의 공화국을 묶어 인위적으로 만든 나라다.그런만큼 처음부터 민족적·종교적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유고연방을 구성한 공화국들이 독립하고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가 합쳐져 새로운 유고슬라비아연방을 이뤘지만 갈등과 싹은 아직도 시들지 않았다.이 작품이 단순한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떨어지지 않고 현재적 의미를 갖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이 에세이집에는 이밖에 ‘시간의 살인’‘투명한 도시’‘하느님의 장기판’‘과거의 해방으로 미래를 해방하자’‘향수’‘승자는 모든 것을 소유한다’ 등의 글이 실렸다.세계의 지성들이 펼치는 시간에 관한 지적 유희가 진정한 에세이의 매력을 전해준다. 김종면기자 jmkim@
  • 미니 시사/ 태양유이

    70∼80년대 홍콩영화의 뉴웨이브를 주도했던 엄호 감독의 ‘태양유이’(太陽有耳)는 ‘붉은 수수밭’,‘태양의 제국’,‘홍등’ 같은 대륙영화들과 궤를 같이하는 작품이다.광활한 대륙과 작열하는 붉은 태양은 이 영화에서도 그자체가 주요 오브제다.찬찬히 영화를 감상하고나면,‘태양에도 귀가 있다’라는 은유적 제목이 영화의 비극성을 잘 역설하고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1920년 중국의 시골마을이 무대인 영화는 한 여자와 두 남자를 내세워 가난과 사랑,그리고 권력의 함수관계를 그려보이려 한다.배고픔을 참지 못해 아내를 팔아버린 농부,팔려간 남자한테서 참사랑을 느낀 여자,사랑하는 여자대신 권력을 택하는 남자의 이야기다.96년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작.8일개봉. 황수정 기자
  • 日가요 공연 전면 허용

    일본의 대중가요 공연이 전면 개방되고,‘18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을 제외한 모든 영화의 국내상영이 가능해졌다.또 방송과 극장용 애니메이션·음반·게임분야도 부분적이지만 처음으로 개방이 이루어졌다.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대중문화 3차 개방’조치의 내용을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2,000석 이하 실내에 국한됐던 대중가요 공연은 좌석제한이 풀린 것은 물론 실내외 구분도 없어졌다. 영화는 기존의 ‘모든 연령 관람가’뿐만 아니라 ‘12세 관람가’와 ‘15세관람가’까지 추가 개방함으로서 성인용을 제외한 모든 영화의 극장상영이가능해졌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국제영화제 수상작에 한해 상영을 허용했으며,비디오는 개방대상 영화와 애니메이션 가운데 국내 상영분만 허용했다. 음반은 일본어 노래를 제외하고 연주·한국어 번안·영어 등 제3국어 노래 등이 모두들어올 수 있다. 그동안 한국어판만 허용됐던 게임물은 게임기용 비디오게임물을 제외한 PC게임물과 온라인게임물·업소용 게임물 등 모든 게임이 허용됐다. 처음으로 개방된 방송은 스포츠와 다큐멘터리,보도 프로그램을 매체 구분없이 방송할 수 있고,케이블TV와 위성방송은 이밖에 공인된 국제영화제 수상작과 전체관람가 영화 가운데 국내 개방작의 방영이 가능하다. 박 장관은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우리 문화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할수준이 아니며 오히려 우리 문화상품의 일본 진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여개방폭을 크게 늘렸다”면서 “정부는 문화산업지원센터를 만들어 2003년까지 5,000억원의 재원을 조성하는 등 국내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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