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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춘 어게인...부산실버영상제 19일 열려

    청춘 어게인...부산실버영상제 19일 열려

    노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세대간 소통을 위한 부산실버영상제가 19일 부산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실버영상제는 부산시,부산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영상제 조직위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가 주관한다. 올해 영화제는 ‘청춘 어게인,나답게 즐기자’라는 주제로 수상작 하이라이트 영상과 최신 영화 상영 등으로 꾸며진다. 지난달 진행된 실버영상제 영상 공모에는 199편이 접수돼 심사를 거쳐 24편이 입상했다. 체험부스와 포토존,사진전 등 부대행사도 열린다. 대상 1편과 최우수상 3편, 우수상 7편 등 수상작 발표는 개막식 당일 발표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삶의 경험과 연륜의 지혜로 만들어지는 실버영상제가 앞으로 부산의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미래유산 톡톡]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 미래유산 지정 기대

    [미래유산 톡톡]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 미래유산 지정 기대

    고려대역에서 정릉천을 지나 홍릉수목원으로 가는 길은 아름드리 가로수길이다. 중간에 만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본관건물은 건물 뼈대인 기둥과 보 등이 겉으로 드러나는 노출콘크리트 공법과 미술작품처럼 보이는 조형미가 돋보이는 건축물이다. 건물 중앙의 중정을 중심으로 방향성을 갖도록 배치된 사무공간이 거대한 톱니바퀴를 연상시킨다. 올해까지 전면 보수공사를 통해 옛 모습대로 복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홍릉수목원은 국립산림과학원 부속 전문 수목원으로 1922년 서울 홍릉에 임업시험장이 설립되면서 조성된 한국 최초의 수목원이다. 명성황후의 홍릉이 있던 곳에 자리해 홍릉수목원이라 이름이 붙었다. 국내외 다양한 식물 자원을 수집하고 관리하며 우리나라 식물 분야의 발전을 위해 조성된 시험 연구림이다. 연구를 위한 산림이니만큼 개방이 제한적이지만,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무료로 개방해 시민들의 자연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홍릉수목원을 지나 서울바이오허브(옛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건물을 찾았지만 이 역시 공사 중이어서 출입이 제한됐다. 1981년 제3회 한국건축가협회상 수상작이며, 2013년 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건물 모든 곳에서 녹색 공간이 인지되는 점이 특징이다. 내년에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아름다운 내부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태풍에 쫓기듯 세종대왕기념관으로 들어갔다. 강풍에 휑한 분위기였지만 기념관입구 야외전시장에 전시된 옛 영릉 석물에서 위안을 얻었다. 기념관은 건축가 송민구가 설계한 건축물로 한국 고전 건축을 연상시키는 장방형의 입면 구성이 돋보이는 구조다. 태풍의 영향으로 수목원이 일시 폐쇄돼 투어길이 험난했지만 다행히 태풍이 서울에 도착하기 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번 투어를 진행하며 홍릉수목원도 우리나라 제1세대 수목원인데 미래유산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미래유산에 시민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느낄 수 있도록 국책기관 안에 있는 미래유산을 적극 개방해 시민들이 편하게 돌아볼 수 있길 바란다. 임혜란 숲 해설가
  • 강북, 지역 관광기념품 공모 7건 선정

    서울 강북구는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관광기념품을 개발하기 위해 실시한 공모전에서 수상작 7건을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선정된 작품은 ▲샤이닝 강북(텀블러·손거울) ▲강북구 역사 기념 배지(배지) ▲4·19 민주묘지, 북한산 기념품 배지(배지) ▲우리는 강북의 홍보대사(그림엽서) ▲책갈피시리즈(책갈피) ▲강북구 역사 문화 관광을 담은 나만의 탐방코스 BUS시리즈(인테리어 소품) ▲달빛 머금 북한산(무드조명) 등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진들] 괴이하거나 아름답거나 삶은 ‘한 끗’ 차이

    [사진들] 괴이하거나 아름답거나 삶은 ‘한 끗’ 차이

    괴이함과 아름다움은 한 끗 차이다. 다음달 15일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NHM)에서 전체 최우수작품에 해당하는 그랑프리 수상작이 발표되는 올해의 야생사진 작가(WPY)상에 출품된 유력한 작품들을 미리 소개한다. 이 박물관에서는 같은 달 18일부터 각 부문 수상작들을 전시한다고 BBC가 8일 전했다. 올해로 55년이 된 이 상은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통한다. 올해 출품작만 5만점 가까이 됐다. 여러 부문에서 이미 칭찬해요(Highly Commended) 상을 수상한 작품들이다. 이 중에서 그랑프리 수상작이 나온다. 어쩔 수 없이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조금 끔찍한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린다. 거부감이 없게 하려고 조금은 익숙하고 정겨운 장면부터,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 거친 이미지들로 배열했다.알레산더 무스타드(영국) 삶이란 서클 홍해에서 빅아이 피시 떼의 원형 궤적을 담았다. 이 도는 습관은 짝짓기보다 데이트 습관에 더 가깝다. 역시 포식자를 막는 전략이기도 하다. 흑백 부문.제이슨 밴틀(캐나다) 행운의 브레이크 너구리 한마리가 1970년대 포드 핀토 앞 유리창을 뚫고 나왔다. 캐나다 사스캐치완주의 농장 근처에 버려진 자동차를 소중한 가족의 보금자리로 꾸몄다. 암컷 너구리가 자동차를 새끼들 양육하는 안전한 장소로 삼았다. 구멍이 너무 작아 포식자인 코요테들이 들락거릴 수 없어서다. 도시 야생 부문.토머스 페스착(독일) 신뢰란 터치 호기심 많은 젊은 회색 고래가 멕시코 산이그나치오 라군의 한 관광객이 보트 위에서 내민 손에 다가가고 있다. 어미들과 어린 새끼들일수록 인간과 접촉을 하고 싶어한다. 야생 포토저널리즘 부문.피터 헤이가스(영국) 빅캣과 들개 떼의 혈투 아프리카 들개는 아주 효율적인 사냥꾼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치타 혼자 들개 떼의 사냥을 따돌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냥 보호구역에서 촬영됐다. 포유류 행동 부문.밍휘 유안(중국) 머리카락 망 고치 지나 가지나방(Cyna moth pupa)의 내밀한 고치 구조가 놀랍기만 하다. 널찍한 공간을 만들어 엄청난 변태(變胎) 과정에 있을 수 있는 포식자의 공격을 막아준다. 무척추동물 행동 부문.토머스 웨어(미국) 해변 쓰레기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촬영된 바다거북의 사진, 해변에 떠밀려 온 비치 의자에 연결된 낚싯줄에 걸려 목이 졸려 피를 흘리며 죽어 있다. 야생 포토저널리즘 부문.애드리언 허스치(스위스) 마지막 꼴깍 막 태어난 하마가 짐바브웨 카리바 호수 얕은 물에서 수컷의 입에서 죽을둥 살둥 버둥거리고 있다. 드문 일이긴 하지만 아주 안 일어나는 일도 아니다. 수컷들은 영역 다툼 중이거나 무리의 우두머리라는 것을 과시하고 싶을 때 이런 짓을 한다. 포유류 행동 부문.프랑크 드샨돌(프랑스) 클라이밍 데드언뜻 보면 딱정벌레 안테나가 이상한 방향으로 뻗어 있어 외계 생명체처럼 보이지만 실은 숙주 곤충을 조종하고 죽이는 ‘좀비 곰팡이’가 바구미를 잡아 먹고 그 안에서 자실체(포자 형성체)를 키워낸 모습이다. 이퀴토스 근처 페루 아마존의 마드레 셀바 동물 스테이션에서 촬영했다. 좀비 곰팡이가 숙주 곤충에 자리를 잡으면 내분비계를 장악해 곤충이 나무 위 등 높은 곳으로 기어오르게 조종한다.곰팡이 확산에 최적의 높이에 도달하면 곰팡이는 곤충을 꼼짝없이 죽게 만든 뒤 포자 형성에 필요한 양분은 곤충의 몸에서 빼앗는다. 사진 제목은 좀비를 다룬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에 빗대 ‘위로 오르는 주검’이란 뜻으로 붙여졌다. 식물과 균류부문.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김창길 지음, 들녘 펴냄) 15년간 언론사에서 사진기자로 활약하고 있는 저자가 사진 그 너머 세계의 징후들을 담았다. 1989년 6월 중국 텐안먼에서 찍힌 한 장의 사진이 2019년 오늘의 홍콩을 소환하는 식이다. 미국의 대공황,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 그리고 한국 현대사의 한 장면이었던 김주열과 이한열의 사진 등도 함께 꺼내놓았다. 398쪽. 2만 2000원.캉탕(이승우 지음, 현대문학 펴냄) 캉탕이라는 대서양의 한 작은 항구도시에서 과거를 스스로 단절시키고 이방인이 돼 낯선 세계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 총 33장으로 구성된 소설에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홀수 장은 3인칭으로, 짝수 장은 1인칭 시점으로 기술돼 흥미를 더한다. 지난해 오영수문학상 수상작. 240쪽. 1만 1200원포톡스(한종인 지음, 품 펴냄) 얼굴 주름살을 펴주는 보톡스에서 착안해 마음 주름살을 펴주는 책이라는 뜻으로, ‘포토 톡 스토리’(PHOTO TALK STORY)의 준말이다. 신문사에서 편집기자로 일하고 대학에서 편집과 인쇄매체를 연구했던 저자가 은퇴 후 경기 광주 산속마을로 이주해 전원의 삶에서 마주하는 들꽃과 자연을 담았다. 짤막한 시적 문장이 여운을 더한다. 192쪽. 1만 5000원.감각의 역사(진중권 지음, 창비 펴냄) 인공지능, 복합현실, 디지털 예술 등 각종 기술과 매체의 발달로 감각지각의 대변동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 미학자인 저자가 물질이 스스로 감각하고 사유한다고 생각했던 고대의 물활론부터 중세 아랍의 광학, 감각을 이성 아래 포섭한 근대철학, 인간의 몸과 감각체험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524쪽. 2만 5000원.도둑맞은 손(장 피에르 보 지음, 김현경 옮김, 이음 펴냄) 1992년 프랑스, 누군가 타인의 잘린 손을 버렸다. 당시 법으론 이는 ‘무죄’다. 몸은 ‘존엄한 인격’이지만 여기서 잘려나간 신체 일부는 주인 없는 ‘물건’이라 버려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파리10대학에서 법의 역사를 가르치는 저자는 이런 불합리를 타파하기 위해 인간에게 몸의 소유권을 주고, 물·햇볕·식량·환경 조건 등과의 관계 속에 몸을 놓자고 말한다. 364쪽. 1만 8000원.하우스 오브 갓(사무엘 셈 지음, 정회성 옮김, 세종서적 펴냄) 소설가, 극작가이자 하버드대 의대 교수인 작가의 자전적 소설. 인턴인 로이 바슈의 눈을 통해 의료실습에 의한 심리적 고충과 병원 시스템의 비인간화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영국의 의학 저널 ‘란셋’으로부터 “20세기 가장 뛰어난 의학 소설”이라는 평을 들었다. 324쪽. 1만 3500원.
  • 김승옥문학상 대상에 윤성희 ‘어느 밤’

    김승옥문학상 대상에 윤성희 ‘어느 밤’

    2019 김승옥문학상 대상에 윤성희 작가의 ‘어느 밤’이 선정됐다. 우수상은 권여선·김금희·조해진·최은미·편혜영·황정은 작가에게 돌아갔다. 2013년 소설가 김승옥의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KBS 순천방송국이 제정한 김승옥문학상은 올해부터 주관사가 문학동네로 바뀌었다. 심사 대상도 단행본에서 단편소설로 변경됐다. 대상 상금은 5000만원, 우수상은 500만원이다. 수상 작품들은 이달 중 ‘2019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려 출간된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열릴 예정이다. 문학동네는 또 ‘2019 문학동네신인상’ 수상자로 시 부문 한여진(‘검은 절 하얀 꿈’ 외 4편)과 소설가 전하영(‘영향’)을 뽑았다.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은 ‘마녀 독고솜’을 쓴 허진희가 받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김남길, 한국방송대상 연기자상 “지상파 자존심 지켰다”[공식]

    김남길, 한국방송대상 연기자상 “지상파 자존심 지켰다”[공식]

    배우 김남길이 제46회 한국방송대상에서 연기자상을 수상했다.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한국방송대상’은 시청자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었던 방송 프로그램을 알리고, 방송인들의 노력을 치하해 창작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시상식. 올해는 전국 지상파 방송사에서 내부 경쟁을 거쳐 출품된 272편의 작품과 75명의 방송인을 대상으로 예심과 본심을 거쳐 25편의 수상작과 19명의 수상자가 발표됐다. 이렇듯 수많은 출품작과 방송인들 가운데 김남길은 SBS ‘열혈사제’를 통해 다혈질적이지만 불의에 맞서며 약자의 편에서 사회의 정의를 위해 싸워나가는 김해일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기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앞서 제14회 서울드라마어워즈에서도 ‘열혈사제’가 한류드라마 최우수작품상을, 김남길이 한류드라마 남자연기상을 수상하며 그가 2019년 최고의 한류 배우임을 드러낸 바. 오늘 수상한 한국방송대상 작품상과 연기자상까지 벌써 4관왕을 달성하며 김남길의 인기와 영향력 그리고 화제성이 다시 입증됐다. 연기자상을 수상한 김남길은 “감사합니다. 콘텐츠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저희도 선호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과적으로 ‘열혈사제’가 잘 돼서 지상파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이야기를 들어 기분이 좋았다. 이로써 콘텐츠의 힘은 새로움, 시청자들이 사랑할 수 있는 여러가지 요소들과 스태프들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앞으로도 그에 있어서 더욱 겸손함을 가지고 작품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김남길은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절친들과 함께 몸을 싣고 떠나는 tvN 신규 예능 ‘시베리아 선발대’로 올 하반기 브라운관 활약을 이어간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이안(카를라 레이 풀러 엮음, 윤철희 옮김, 마음산책 펴냄) ‘색계’부터 ‘브로크백 마운틴’까지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영화감독 이안의 인터뷰집. 대만의 명문 고등학교 교장이던 아버지의 권위에 주눅 들었던 성장기, 영화를 배우러 간 미국에서 문화적 아웃사이더로서 끝내 감독으로 데뷔한 일화 등을 들려준다. 304쪽. 1만 5000원.호사카 유지의 일본 뒤집기(호사카 유지 지음, 북스코리아 펴냄) 30년간 한일 관계를 연구해 온 저자가 쓴 한일 갈등의 원인과 해법. 그는 최근 일본의 행태는 단순한 경제보복이 아닌 오랜 ‘과거사’ 문제에서 비롯된 ‘사건’이라고 진단한다. 바람직한 한일 관계는 결국 일본이 독일처럼 과거 청산을 제대로 해야만 성립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272쪽. 1만 5000원.파란 1·2(정민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다산 정약용이 직접 쓴 글과 로마 교황청 문서, 조선 천주교 관련 연구 기록 등을 토대로 그려낸 다산의 청년 시절. 벗들과의 우정과 배신, 유학과 서학 사이에서의 번민, 정조의 총애와 천주를 향한 믿음, 형님들의 죽음과 유배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했던 ‘인간 다산’을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곡진하게 풀어 냈다. 각 364·384쪽. 각 1만 7500원.세상을 바꾼 12가지 질병(어윈 W 셔먼 지음, 장철훈 옮김, 부산대학교출판부 펴냄) 14세기 흑사병부터 현대의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사회·정치·문화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질병.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명예교수인 저자가 이들 질병이 미친 영향과 결과를 역사적 흐름을 통해 살핌으로써 미래의 재앙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논한다. 375쪽. 1만 8000원.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T 크리스천 밀러·켄 암스트롱 지음, 노지양 옮김, 반비 펴냄) 수사재판기관이 자행하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여성 혐오적 태도를 고발한 저작이다. 꼼꼼한 취재로 널리 알려진 두 저널리스트는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충분히 이해하고, 경찰들이 걸리기 쉬운 ‘피해자다움’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수사를 이어 나간 갤브레이스, 헨더샷 두 여성 형사를 통해 해법을 찾는다. 2016년 퓰리처상 수상작. 392쪽. 1만 8000원.엄마의 뇌에 말을 걸다(이재우 지음, 카시오페아 펴냄) 방송작가 출신인 저자가 치매 어머니와 함께한 2년간의 기록. 저자는 어머니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치매 노모를 돌보는 자녀들을 직접 취재하고, 대학원에서 인간의 뇌와 치매의 관계에 대해 공부한다. 어머니를 돌보며 기록했던 치매 진행 일지, 뇌를 도식화한 삽화, 10가지 키워드별 카툰, 저자가 쓴 시 등이 뇌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284쪽. 1만 7000원.
  • ‘수꼴’ 논란 변상욱 앵커, 한국방송대상 공로상 수상

    ‘수꼴’ 논란 변상욱 앵커, 한국방송대상 공로상 수상

    연기자상 김남길…진행자상 박나래, 코미디언상 유민상 최근 ‘수꼴’ 표현으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판하는 청년을 모욕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변상욱 YTN 앵커가 제46회 한국방송대상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방송협회는 다음 달 3일 열리는 제46회 한국방송대상 심사 결과 일부를 27일 발표했다. 변상욱 앵커는 CBS 표준FM(98.1㎒)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라이브 ‘댓꿀쇼’ 등으로 공로상을 받게 됐다. 변상욱 앵커는 지난 24일 자유한국당의 문재인 정부 규탄 장외집회에서 단상에 올라 조국 후보자를 비판한 청년을 향해 “반듯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수꼴 마이클르 잡게 되진 않았을 수도. 이래저래 짠허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변상욱 앵커는 문제의 글을 삭제하고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 역시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진영 논리에 갇혀 청년들의 박탈감을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제 글로 마음을 다친 당사자와 관련된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글을 올렸다.한편 한국방송대상 ▲연기자상은 SBS TV 드라마 ‘열혈사제’ 주연을 맡은 배우 김남길, ▲진행자상은 MBC TV ‘나 혼자 산다’에서 활약 중인 박나래, ▲코미디언상은 KBS 2TV ‘개그콘서트’의 유민상이 수상한다. 작품상 수상작으로는 ▲뉴스보도 부문에 MBC TV ‘뉴스데스크’의 고(故) 김용균 씨 사망사고 연속 보도가, ▲시사보도TV 부문에는 KBS 1TV ‘시사기획 창’의 ‘조선학교 - 재일동포 민족교육 70년’ 편이 뽑혔다. 이밖에 ▲중단편드라마 작품상은 SBS TV ‘열혈사제’, ▲연예오락TV 작품상은 MBC TV ‘구해줘! 홈즈’, ▲시사보도라디오 작품상은 ‘김현정의 뉴스쇼 - 직격 인터뷰’에 돌아갔다. ▲생활정보TV 작품상은 KBS 2TV ‘회사가기 싫어’가, ▲어린이 작품상은 EBS ‘자이언트 펭TV’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방송대상은 우수한 프로그램과 방송인에게 상을 수여하는 한국방송협회 주관 지상파 통합 시상식이다. 다음 달 3일 오후 3시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리는 제46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은 SBS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며, 대상은 시상식 현장에서 발표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칠곡군 대학생 평화광고 수상작, 미국 한류축제 무대에 서다

    경북 칠곡군이 주최한 ‘대학생 평화광고 공모전’ 수상작들이 미국 한류문화 축제 무대에 올랐다. 칠곡군은 지난 6~8월 실시한 제2회 대학생 평화광고 공모전의 대상 등 3개 작품이 지난 15∼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LA컨벤션센터와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한류축제 ‘케이콘(KCON) 2019 LA’에서 상영됐다고 26일 밝혔다. 칠곡군은 앞서 지난달 영상·인쇄광고 부문에서 대학생 작품 92점을 심사해 대상(500만원)에 이용진·권태호·강현준·배연솔(동서대 방송영상학과)씨의 ‘Remember’를 선정했다. 또 영상·인쇄광고의 최우수상(각 200만원)은 김유나(동덕여대 미디어디자인과)씨의 ‘그들의 희생’과 강주민·최유주(한남대학교 융합디자인과)씨의 ‘UN, 그리고 감사와 평화’를 각각 뽑았다. 한류축제 케이콘 2019 LA에는 대상과 영상부문 최우수·우수상(100만원) 등 3개 작품이 올랐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올해로 7회째를 맞은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이 오는 10월 11∼13일 낙동강 칠곡보생태공원에서 열린다”면서 “미래세대의 시각과 언어로 호국·보훈의 가치를 표현한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칠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LH, 청년작가 조형미술작품 공모

    LH, 청년작가 조형미술작품 공모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6일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있는 LH 본사 둘레길을 조각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청년작가를 대상으로 조형미술작품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LH 공모전은 ‘Design The Better Life with LH’ 이라는 주제로 LH 둘레길과 조화를 이루는 예술작품을 둘레길에 전시해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순수예술분야에 대한 청년작가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마련됐다. 응모자격은 공고 게시일(8월 21일) 기준으로 대학(원)생 또는 대학(원) 졸업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청년이다. 최대 3명까지 한 팀을 구성해 응모할 수 있다. 작품 규격은 가로, 세로, 높이 각 2m 이내다. 작품은 야외에 전시하기 때문에 내구성 있는 소재로 제작해야 한다. 오는 9월 9일 부터 23일 까지 작품 접수를 받아 LH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9월 중에 모두 10개 수상작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수상자(팀)에게는 작품 당 600만원의 제작비용과 함께 대상 1건 600만원, 최우수상 2건 각 400만원 등 모두 31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제작된 작품은 LH 본사 둘레길에 전시된다. 자세한 사항은 LH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고문을 참고하면 된다. LH 관계자는 “공모지침서와 현장설명서, 현장도면 등을 잘 보고 현장답사를 하면 응모 준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LH 사옥과 조화를 이루면서 둘레길을 특화할 수 있는 우수한 작품이 많이 출품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부산국제광고제 공익부문 그랑프리에 UAE 임팩트 비비디오 ‘블랭크 에디션’

    부산국제광고제 공익부문 그랑프리에 UAE 임팩트 비비디오 ‘블랭크 에디션’

    헤드라인을 포함해 모든 기사를 완전히 비운 신문, 레바논의 최대 일간지 안 나하르 지면을 비운 사건을 연출한 아랍에미리트(UAE) 임팩트 비비디오의 블랭크 에디션(The Blank Edition) 캠페인이 ‘2019 부산국제광고제’ 공익광고 부문 그랑프리를 거머쥐었다. 제품서비스 광고 부문 그랑프리는 미국 FCB뉴욕의 와퍼 디투어가 수상했다. 부산국제광고제는 60개국 2만 645편의 출품작 가운데 그랑프리 2편을 포함해 545편의 수상작을 25일 공개했다. 광고제는 전날까지 사흘 동안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그랑프리인 블랭크 에디션은 아날로그 매체인 종이 신문을 이용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캠페인이다. 지난해 총선 이후 정파 간 다툼으로 정부 구성을 못한 채 레바논의 정치적 교착상태가 이어지자 일간지 안 나하르는 헤드라인을 포함해 모든 기사를 완전히 공백으로 처리한 블랭크 에디션을 발간했다. 시민들은 각자 정치인들에게 원하는 바를 신문에 적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에 업로드했다. 이 캠페인은 전 세계 100여개 미디어를 통해 알려져 500만 달러 가치의 미디어 노출 효과를 거뒀다. 레바논 정치권은 올해 초 정부 내각 구성을 협의했다. 또 다른 그랑프리인 미국 FCB뉴욕의 와퍼 디투어는 경쟁사보다 늦게 출시한 버거킹 애플리케이션(앱)의 안착을 목표로 정한 뒤 경쟁사 맥도날드를 캠페인에 활용했다. 버거킹 앱을 설치하고 맥도날드 드라이브존에 가면 버거킹 모바일 앱에서 단돈 1센트(약 12원)에 버거킹 와퍼를 주문할 수 있게 했다. 다운로드 순위가 애플스토어에서 686위,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에서 464위였던 버거킹 앱은 프로모션 뒤 48시간이 채 안 돼 아마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제치고 앱스토어 전부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맥도날드 매장에서 버거킹 와퍼를 시킨다’는 식의 소비자들의 짓궂은 농담을 기술을 활용해 연출한 접근이 성공한 것이다. 두 작품 외 올해의 에이전시는 제일기획 홍콩이 수상했다. 올해의 네트워크는 비비디오, 올해의 광고주상은 나이키가 받았다. 올해로 12회째인 부산국제광고제는 3년 연속 2만편 이상 출품 기록을 세우며 세계 광고계가 주목하는 창의성 경진장으로 성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무예·음식·다큐… 3색 국제영화제 잇따라 열린다

    무예·음식·다큐… 3색 국제영화제 잇따라 열린다

    29일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새달 6일 ‘서울국제음식영화제’ 새달 20일 ‘DMZ 국제다큐’ 개막‘영화 보기 좋은 계절’ 늦여름, 초가을. 색다른 테마를 앞세운 영화제들이 관객들을 만난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충북 청주·충주에서 열리는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는 무예를 테마로 한 세계 최초의 국제영화제다. 전 세계 20개국 51편의 무예·액션 장르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일에 할리우드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와 무술 감독 척 제프리스 등 스타급 인사들이 방문해 관심을 끈다. 음식을 테마로 한 서울국제음식영화제는 다음달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과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5회를 맞는 영화제에서는 각양각색의 음식과 다양한 문화권의 삶을 담은 장·단편 영화 60여편을 준비했다. 베를린, 선댄스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았던 신작들과 건강한 먹거리와 지속 가능한 음식문화에 대한 논의를 담은 작품 등이 주를 이룬다. 대표 프로그램인 ‘먹으면서 보는 영화관’, 영화·음식계 명사들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 ‘맛있는 토크’도 예정돼 있다. 제11회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는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상영하는 한국 다큐멘터리의 수를 예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다음달 20∼27일 경기 고양·파주 일대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평화와 생명, 소통을 주제로 총 46개국, 150편 영화를 상영한다. 개막작으로는 20대 청년들이 목포역에서 출발, 서울역과 블라디보스토크, 베를린까지 기차 여행을 하며 평화 메시지를 전하는 과정을 그린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박소현 감독)가 선정됐다. 올 칸영화제 최우수다큐멘터리 수상작 ‘사마를 위하여’도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다. 남북문제를 조명하는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은 ‘DMZ비전: 인터 코리아’ 섹션도 운영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삼성물산 최대 조경디자인 공모 개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대표 정금용)이 대학생·대학원생 대상 국내 최대 규모 조경 디자인 공모전인 ‘에버스케이프 어워드 2019’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주거단지 경관의 회복탄력적 설계’란 주제로 진행되는 공모전은 급격한 도시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참신한 조경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기획됐다. 조경, 건축, 도시설계, 공간디자인 등 관련 분야에 관심 있는 3인 이내 팀이 공모전 전용 홈페이지(bit.ly/everscape2019)에서 참가신청서를 다운받아 다음달 10일까지 이메일로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작품 접수는 10월 14일까지 진행되고, 12월 3일 수상작을 발표한다. 대상 1개 작품에 1000만원, 우수상 2개 작품에 500만원 등 총 29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찰음식 고수 찾아라

    사찰음식 고수 찾아라

    ‘사찰음식의 최고 명인은 누가 될까’ 나라 안팎에서 사찰음식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사찰음식의 최고 조리가를 뽑는 경연대회가 열린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오는 23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여는 ‘제3회 한국사찰음식 경연대회’엔 32팀 가운데 예선을 통과한 12팀이 본격적으로 조리법을 겨룬다. 본선 진출 팀들은 조계종 기본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학승과 일반인들. ‘사찰음식의 새로운 접근’을 주제로 학승들은 사찰이나 은사로부터 전수받고 전해들은 사찰음식을 선보인다. 일반인은 어린이와 어르신, 외국인 등이 좋아할 만한 사찰음식을 처음 소개한다. 특히 일반인들은 사찰음식의 정신과 가치에 충실하되 대중적으로 쉽게 활용할 만한 음식들을 다루게 된다. 사찰음식의 원칙을 준수하는 만큼 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양파) 등 오신채와 동물성 식품 등은 사용할 수 없다. 불교문화사업단은 경연대회 수상작을 사찰음식 국내외 홍보 및 교육 등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 스님은 “이번 경연대회를 통해 한국불교의 전통이 담긴 사찰음식이 대중에게 더 가깝게 다가갔으면 한다”며 “사찰음식의 뜻과 정신을 지키면서도 새롭게 재발견한 메뉴를 선보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LG 올레드 TV 등 4개 제품 영상음향전문가협 ‘최고상’

    LG전자 올레드 TV 등 혁신 제품들이 영상음향전문가협회(EISA) 최고 제품으로 선정됐다. LG 올레드 TV AI 씽큐, LG 나노셀 TV AI 씽큐, LG 사운드 바, LG 엑스붐 고 포터블 스피커 등이 4개 부문에서 ‘EISA 어워드’를 받았다. LG 올레드 TV AI 씽큐는 ‘EISA 베스트 프리미엄 올레드 TV’로 선정됐다. LG 올레드 TV는 2012년부터 8년 연속 ‘EISA 어워드’를 받았다. 영상음향전문가협회는 올해 수상 제품에 대해 올레드 기반의 완벽한 블랙, 자연에 가까운 색 표현력은 물론 ‘2세대 AI 알파9’ 프로세서로 탁월한 화질과 사운드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혁신적인 디자인도 매혹적이라고 평가했다. LG는 제품 화면 아래 투명 글라스를 사용하고, 그 뒤쪽에 스탠드를 배치해 스탠드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 디자인으로 ‘iF 디자인 어워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수상작 중 LG 사운드 바, LG 엑스붐 고 포터블 스피커는 LG전자가 명품 오디오 전문기업인 메리디안 오디오와 협업해 고음질을 구현한 제품이다. LG전자는 다음달 6~1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박람회(IFA 2019)에서 수상 제품을 전시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경계인 저항을 읊조리다

    경계인 저항을 읊조리다

    ‘식민지 소년인 나를 열렬한 ‘황국(皇國) 소년’으로 만들어 낸 예전의 일본어와 그 일본어가 자아내던 음률의 서정은 삶이 있는 한 대면해야 할 나의 의식의 업(業)과 같은 것이다.’(‘잃어버린 계절’ 92쪽) 아흔 평생 자신의 업을 갈고닦은 시인, 재일 조선인 김시종의 시집과 비평서가 나란히 출간됐다. 세계인 혹은 경계인으로서의 김시종을 조명하려는 움직임이다. ●反일본적 서정 담긴 7번째 시집 ‘잃어버린 계절’ 창비에서는 2010년에 출간된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잃어버린 계절’을 번역 출간했다. 철학자 이진경(본명 박태호) 서울산업대 기초교양학부 교수와 한국문학 연구자 가게모토 쓰요시의 공동 번역으로 국내에 첫 소개되는 완역본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제주로 건너간 김 시인은 제주 4·3항쟁에 휘말려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1949년 일본으로 탈출, 오사카의 재일 조선인 거주지 이카이노에 정착해 줄곧 일본어로 시를 써왔다. 시인에게 일본어는 자신의 감성과 의식 체계의 밑바탕이 되는 모국어나 다름없다. 그러나 스스로 ‘일본어에 대한 보복’으로 문필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듯, 그의 시는 일본식 문체가 아닌 데다 반일본적 서정이 담겨 있다.‘고향도 연고도 잃은 새가/ 쓰레기밖에 주울 게 없는 일본에서/ 나의 말을 모이로 살아가고 있다./ 나는 점점 까악까악 외칠 수밖에 없는/ 새가 되어가고 있다./ 곧 입술이 붉게 물들 것이다.’(‘조어(鳥語)의 가을’ 중) 낯선 발음을 붙이거나, 쓰지 않던 한자어를 만들어 내고, 한자 아닌 단어들도 익숙한 어법을 피해 어색함과 생소함을 만들어 내는 것이 김시종의 시다. 이 때문에 오랜 기간 일본 문단에서 비주류 취급을 받았으나 이후 마이니치출판문화상(1986), 오구마히데오상 특별상(1992) 등을 수상했다. ‘잃어버린 계절’은 2011년 다카미준 수상작이다. ●‘김시종, 어긋남의 존재론’ 전설의 시인을 말하다 시집의 번역자이기도 한 이진경 교수는 김시종의 문학을 존재론적 관점에서 비평한 ‘김시종, 어긋남의 존재론’(도서출판 b)도 함께 펴냈다. ‘철학과 굴뚝청소부’, ‘맑스주의와 근대성’ 등 사회학·철학 등 다양한 학제 간 경계를 넘나든 저자의 첫 문예비평서다. 일본에서는 공산주의를 지향하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와 갈등을 빚어 결별하는 등 남한도 북한도 아닌 일본에 살고 있지만 일본인도 아닌 존재로서 시인의 삶과 시에 대해 분석했다. 이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김 시인은 ‘삼중의 디아스포라’다.시인이 일본에서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가는 의미를 형상화한 장시 ‘니이가타’, 오사카의 재일조선인 집단거주지의 삶을 풍자적으로 그린 ‘이카이노 시집’, 광주민주화운동이 3년 지난 시점에서 ‘광주사태’를 들춰본 ‘광주시편’ 등 대표 시집을 각 장에서 한 권씩 다루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 이렇게 썼다. “이런 삶이, 이런 시가 어떻게 전설이 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8쪽)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산마루놀이터·숲속도서관·특화거리… ‘아이가 행복한 도시’ 종로

    산마루놀이터·숲속도서관·특화거리… ‘아이가 행복한 도시’ 종로

    붕어빵 시설 아닌 어린이들 의견 반영 올해도 177개 사업에 구 예산 17% 투입 어린이집·유치원 등 공기 질 개선도 성과 걸어서 5~10분 생활밀착형 도서관 조성 혜화로 전용극장 등 예술·교육공간 추진“놀이터는 어린이들이 노는 곳입니다. 근데 왜 어린이들에게는 물어보지 않을까요? 예전에 저는 놀이터는 다 똑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산마루놀이터’는 달랐습니다. 모양부터 평범한 놀이터와는 다르게 생겼으니까요.”(창신초등학교 5학년 장효주양) 서울 종로구가 최근 ‘2019년 종로 약속에세이 공모전 수상작’을 모아서 펴낸 ‘약속-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가운데 산마루놀이터에 대한 편지글이다. 올해 5월 창신·숭인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개장한 ‘산마루놀이터’는 어른들이 만든 평범한 놀이터가 아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아동이 행복한 도시는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라는 모토 아래 구청장이 되기 전부터 다년간의 독서와 연구를 통해 구상한 것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김 구청장은 ‘산마루 놀이터’를 만들기 3년 전 지역 내 해송지역아동센터에서 어린이들과 토론을 했다. 어린이들이 마음껏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스스로 생각해 반영하기 위해서다. 김 구청장이 “얘들아, 근처 놀이터에서 노는 거 재밌니?”라고 묻자, 아이들은 “다 똑같아서 재미없어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놀이터에 화장실이 없어 불편한 점 등 다채로운 의견을 내놓았고, 이는 ‘산마루놀이터’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됐다.구는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2016년 공모를 통해 설계한 뒤 지난 5월 산마루놀이터를 개장했다. 명칭을 공모해 ‘산마루’라는 이름을 최종적으로 결정지었다. 마루는 순우리말로 ‘정상, 꼭대기’라는 뜻으로 도시의 경치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산과 자연을 벗 삼아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곳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창신동에 봉제공장이 많다는 점을 착안해 내부에 골무모양 정글짐을 만들고 다른 인공 놀이시설 대신 모래놀이터, 황토바닥 등 어린이들이 흙, 모래, 풀, 나무 등과 친해지며 놀이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공간의 조화를 인정받아 ‘2019 대한민국 국토대전 공공디자인부문 대통령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구는 2016년부터 아동친화도시를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아동친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2016년 2월 기본계획 수립 및 지방정부 협의회 가입을 시작으로 그해 5월 아동실태조사·아동영향평가 용역 실시에 이어 6월에는 프랑스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벤치마킹을 실시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구는 2017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획득했다. 올해 아동친화사업은 177개 사업이었으며, 아동친화사업 예산규모는 641억 2800만원으로 전체 일반회계 예산 가운데 17.2%에 이른다.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선 공기가 좋아야 한다는 게 구의 철학이다. 구는 민선 5기인 2010년부터 법에서 정하고 있지 않은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의 실내질을 관리해왔다. 실내 공기측정기를 구입해 어린이집, 유치원, 경로당,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해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 6개 항목을 측정하고 기준치를 초과하는 곳은 개선을 유도했다. 그 결과 실내공기질 오염도 초과 수치는 2011년 25.9%에서 2013년 8.3%, 2014년 7.2% 2015년 2.0%으로 개선됐다. 특히 종로구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집, 유치원 등 113개소를 건강민감시설로 분류하고 연 1회에서 4회로 늘려 실내공기질을 관리하고 있다.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구의 노력은 교육환경 부문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구는 종로 전역에 사람과 책이 공존하는 특색 있는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는 17개의 공공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도서관별로 특화된 주제를 정해 문학에서부터 시청각, 생태, 국악, 영어 등의 자료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특색 있는 도서관을 운영 중이다. 구 관계자는 “민선 5기부터 지금까지 ‘걸어서 5~10분 거리, 생활밀착형 도서관 만들기’라는 비전을 갖고 아이들도 걸어다닐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작은 공공 도서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방문자의 수요에 맞게 공공도서관을 운영한 덕분에 종로구 도서관 이용자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이 21세기 사회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사람 중심의 미래’에 중점을 둔 혁신이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또 구는 혜화로에 ‘아이들 특화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구는 2020년 4월까지 혜화로 역사탐방로에 아동을 주제로 한 거리를 조성하고 어린이전용 극장인 ‘아이들극장’ 상징물을 활용해 예술·역사, 교육·체험, 휴게공간 등을 꾸밀 예정이다. 구는 그해 5월 혜화로 일대에서 아이들 특화거리 선포식을 열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통해 아동권리를 고려하는 기본 토대를 마련하고 이에 그치지 않고 지역적 특성에 맞는 아동친화행정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비잔티움 꽃피운 문명의 용광로… 500년간 멈추지 않는 오스만의 심장

    비잔티움 꽃피운 문명의 용광로… 500년간 멈추지 않는 오스만의 심장

    200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오르한 파무크는 자신의 책 ‘이스탄불-도시 그리고 추억’에서 이스탄불을 이렇게 말했다. 파무크는 ‘내 이름은 빨강’, ‘순수박물관’, ‘새로운 인생’ 등을 쓴 터키 작가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를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로 지목하며 “문화들 간의 충돌과 얽힘을 나타내는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파무크는 터키 작가라기보다 이스탄불 작가라는 게 맞다. 스스로도 “나는 이스탄불 소설가”라고 말한다. 이스탄불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그는 현재까지 발표한 여덟 편의 장편소설 중 ‘눈’(雪)을 제외한 모든 작품을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썼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이스탄불을 이렇게 말한다.“내 어린 시절의 이스탄불이 내게 불러일으킨 강렬한 비애의 감정의 원천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역사나 오스만제국의 몰락이 가져온 결과뿐만 아니라 이 역사가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에게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보아야 할 것이다.”그의 말대로 이스탄불은 오스만제국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그 영향력을 뻗었던 나라 오스만튀르크. 지금 그 땅에는 그 문명과 기독교, 이슬람교가 오랜 시간 뒤엉킨 흔적이 남아 있다. 실크로드 상인들이 반드시 거쳐야 했던 도시였던 이스탄불은 동서양 문물 교류의 중심점이었다. 고대 히타이트부터 시작해 프리지아, 우라티아, 리디아와 로마문명,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이 녹아든 곳이 바로 터키다. 그래서일까 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터키를 두고 ‘인류 문명의 살아 있는 옥외박물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이스탄불의 시작은 기원전 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의 통치자 비자스는 오랜 기도 끝에 ‘눈먼 땅에 새 도시를 건설하라’는 델피 신전의 신탁을 받는다. 이 의미를 깨닫기 위해 고심하던 비자스는 보스포루스 해안 맞은편의 언덕과 마주친 순간 무릎을 치게 된다. 보스포루스해협과 마르마라해, 에게해, 이 세 바다가 만나는 천혜의 요새에 세상의 절경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 누구도 미처 보지 못했던 언덕 위에 비자스의 도시 비잔티움이 태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이스탄불의 시작이다. 하지만 도시의 운명은 순탄치 않았다. 서기 330년에 로마의 콘스탄틴 대제가 수도를 로마에서 이곳으로 옮기면서 콘스탄티노플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1200년에는 십자군의 침략을 받고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초토화된다. 그러다가 1453년에 비잔틴 제국이 무너진 후 술탄 메흐메트 2세에 의해 오스만제국의 수도인 이스탄불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스탄불은 6세기에 이미 인구가 50만명, 9세기에는 100만명이 넘었던 거대도시였다. 지금의 인구도 1200만명에 달한다. 그리고 해마다 평균 20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든다. 이런 이스탄불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바로 아야소피아 성당이다. 세계 4대 교회 건축물 중 하나다. 이 성당이 처음 지어진 것은 4세기인데, 이스탄불이 콘스탄티노플이란 이름으로 동로마(비잔틴제국)의 수도로 번영을 구가하던 시기였다. 인부 1만명을 동원해 5년에 걸쳐 지었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제국에 함락되기 전까지 약 900년 동안 동방정교회의 총본산이었으며, 1593년 성베드로 대성당이 들어서기 전까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성당이 건립되었을 당시 이름은 하기아소피아인데, 터키 사람들은 아야소피아라고 부른다. ‘성스러운 지혜’라는 뜻. 현재 이스탄불에 있는 성소피아 성당은 532년 반란으로 파괴된 것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다시 지은 것이다.아야소피아 성당은 고난이 많은 건축물로도 유명하다. 십자군 전쟁 때는 십자군들의 약탈 대상이 됐고,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는 이 성당에서 밀려오는 튀르크 군을 바라보며 화염 속에 몸을 던져 자결하기도 했다. 메흐메트 2세는 이스탄불을 점령하고도 성당을 파괴하지는 않았다. 다만 1453년부터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되면서 종, 제단 등은 제거됐고 기독교 풍의 모자이크는 회반죽으로 덮었다. 이후 터키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케말 파샤(아타튀르크)가 정교 분리 원칙에 따라 이곳을 박물관으로 바꾸면서 아야소피아는 고난의 시대를 마감했다. 성당 내부에는 코란의 경전을 새긴 금문자와 최근에 복원한 성화가 있는데, 그것들이 파란만장했던 이스탄불의 역사를 웅변할 뿐이다. 까다로운 보안검색을 거쳐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장엄한 분위기와 웅장한 규모에 압도당한다. 드높은 천장의 화려한 모자이크는 보는 이의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중앙 돔의 높이가 자그마치 55m에 지름이 31m다. 돔에는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 성화가 그려져 있고 양옆에는 커다란 원반에 이슬람을 상징하는 금색 문자가 나란히 걸려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혼재하는 것이다. 2층 회랑에서는 곳곳에 자리한 모자이크 성화를 눈여겨보자. 비록 많이 훼손됐지만 정교함과 화려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야소피아 성당의 개장식 때 황제가 내부의 화려함을 보고는 “오, 솔로몬이여! 내가 당신을 이겼소”라고 소리쳤을 정도였다.아야소피아와 마주한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는 오스만 제국의 14대 술탄 아흐메트 1세가 17세기에 세운 이슬람 사원이다. 직경 27.5m의 커다란 중앙 돔과 이 돔을 받치고 있는 작은 돔으로 지붕이 이뤄져 있다. 웅장한 외관에 걸맞게 첨탑 미너렛이 여섯 개 서 있다. 당시 술탄이 모스크의 미너렛을 황금으로 짓도록 했는데 자금이 부족하자 건축가가 황금(알튼·altin)과 숫자 6(알트·alti)의 발음이 비슷한 것에 착안해 황금 대신 미너렛을 여섯 개 세웠다고 한다. 내부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2만 개 이상의 파란색 타일과 260개 파란 유리창이 푸른 빛을 띠어 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이로 인해 블루 모스크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그랜드 바자르다. 바자르는 중앙아시아의 도시마다 있는 시장을 뜻하는데 이스탄불에 있는 그랜드 바자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바자르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하다. 역사는 무려 500년에 달한다. 현재 무려 5000개의 상점들이 몰려 있는데 보석과 장신구에서 화려한 터키의 그릇, 조명, 가죽류, 입맛을 유혹하는 터키식 젤리, 향신료, 액세서리 가게 등이 들어서 있다. 그랜드 바자르의 모든 입구에는 번호가 쓰여 있는데 내가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가고 싶다면 꼭 이 번호를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워낙 큰 시장이다 보니 어느 입구로 나오느냐에 따라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번호를 모르면 길을 헤매기 십상이다. ‘지중해기행’을 쓴 동화작가 한스 안데르센은 “콘스탄티노플에 가면 꼭 그랜드 바자르를 보고 와야 한다. 이 도시의 심장부가 거기 있다”고까지 했다. 파무크의 이스탄불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읽어볼 만한 책은 ‘순수박물관’이다. 2008년작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한 소설이다. 한 남자가 단 44일 동안 사랑을 나눈 한 여자를 평생 동안 사랑하면서, 그녀와 관련된 추억을 간직한 물건들을 모으고, 결국 그 물건들을 전시할 박물관을 만들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쓴다는 내용이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몰랐다.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이해했더라면, 절대로, 그 행복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깊은 평온으로 내 온몸을 감쌌던 그 멋진 황금의 순간은 어쩌면 몇 초 정도 지속되었지만, 그 행복이 몇 시간처럼, 몇 년처럼 느껴졌다.” 시처럼 아름다운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내내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를 아주아주 사랑하면, 그를 위해 우리의 가장 귀중한 것을 내주어도 그로부터 해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 희생은 바로 이런 거야.”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파무크가 진짜로 이 순수박물관을 만들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파무크는 작품을 쓰기 전에 이미 ‘순수박물관’의 배경이 될 공간을 구입했으며, 자신이 직접 기획과 제작에 참여했다. 박물관에는 소설의 각 장에 등장하는 오브제들이 하나의 상자 안에 들어 있는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작가에게 이스탄불은 애증이 교차하는 도시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이스탄불을 이렇게 한탄하곤 했다. “몰락하여 붕괴된 제국의 잔재, 잿더미 아래서 무기력, 빈곤 그리고 우울과 함께 퇴색되며 낡아가는 이스탄불에 태어났기 때문에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곤 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이스탄불을 사랑하는가 보다. 자주 이렇게 말하곤 하니까. “삶이 그렇게 최악일 수는 없어. 여전히 보스포루스로 산책 나갈 수 있으니까.” [여행수첩] 터키항공은 인천~이스탄불 직항편을 주 11회 왕복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1시간 30분.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 늦다. 통화는 리라(YTL)를 사용한다. 1리라에 약 240원이다. 물가는 저렴한 편이다. 터키 사람들이 즐겨 먹는 빵 시미트가 1.5리라(약 400원) 정도다. 터키 음식은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불린다. ‘케밥’은 ‘구이’라는 뜻으로 물이 풍부하지 않은 유목생활에서 비롯된 음식이다. 케밥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긴 쇠꼬챙이에 고기를 꿰어 구워 먹는 요리를 떠올리는데, 사실 육류를 불에 구워내는 것은 모두 케밥이다. 케밥은 지역, 굽는 방식, 그리고 육류에 따라 수없이 분화돼 오늘날 터키 케밥의 종류는 200~300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아이란은 터키의 국민 음료다. 요구르트에 물을 섞어 희석한, 묽은 요구르트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흔히 터키시 딜라이트라고 부르는 로쿰은, 하나를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그 달콤함으로 여행의 모든 피로와 근심을 잊게 해 준다. 이스탄불 히포드롬 광장 북쪽에 자리한 ‘요리사 셀림의 쾨프테집’은 터키식 떡갈비 ‘쾨프테’로 유명하다. 터키항공은 환승객을 위해 ‘투어 이스탄불’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환승을 위해 6~24시간 머무르는 레이오버 승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무료 관광프로그램이다. 현지 가이드와 버스가 제공되고 아침·점심 식사가 포함돼 있다.
  • 멜로부터 판타지·스릴러까지…10대들 로맨스 다룬 책 ‘봇물’

    멜로부터 판타지·스릴러까지…10대들 로맨스 다룬 책 ‘봇물’

    13살 실제 중학생이 쓴 ‘에스미네랄로’ 다양한 형식 속 청소년 성장·아픔 담아풋풋하고 수줍은, 그러면서도 더욱 본질적으로 10대들의 로맨스를 그린 책이 최근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스릴러, 판타지, 만화 등 다양한 형식 속 청소년들의 성장과 아픔을 함께 담았다.제1회 브릿G 로맨스릴러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이희영 작가의 ‘너는 누구니’(왼쪽·황금가지)는 로맨스와 스릴러를 합친 ‘로맨스릴러’를 표방한다. 아버지의 장례식 후 어머니와 함께 대도시 S로 이사 온 고등학생 예진은 전학 첫날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소년과 마주친다. ‘얼굴모범생’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잘생긴 외모에 전교 1등의 성적, 젠틀한 성격까지 갖춘 최서하다. 어려운 집안 환경 탓에 학원 한 번 다닐 수 없는 예진은 공부 외에 눈 돌리지 않겠다며 다짐하지만,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서하에게 흔들리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둘은 천천히 관계를 맺어 나가지만, 예진에게 서하는 알면 알수록 더욱 미지의 인물이다. 마침내 서하의 가면 속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예진의 입도 열린다. 판도라의 상자 앞에서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위태로운 청춘과 만나 폭발한다. 로맨틱 판타지 소설 ‘에스미네랄로 1·2’(달아실)는 아예 10대가 썼다. 중학교 1학년 황예은(13)양은 총 4권으로 된 연작 장편소설 중 1·2권을 최근 출간한 데 이어 내년에 3·4권을 펴낼 예정이다. 열세 살 소녀는 평균 수명 170세에, 19세부터는 노화가 진행되지 않는 마법 세계의 학교 에스미네랄로에서 학교를 지키는 8명의 수호대원이 벌이는 로맨스를 그렸다. 50세의 부모나 20세의 자식이 외모로는 얼핏 구분되지 않는 세계에, 각기 불·얼음·빛·물 등을 활용한 마법을 쓰는 소년소녀들이 등장한다. ‘마법학교’라는 설정이 얼핏 ‘해리 포터’를 떠올리게 하는 데 대해, 이 당찬 소녀 작가는 답한다. “소설은 판타지 형식을 빌렸지만 정작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은 아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타고난 환경과 저마다의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가 하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 성장 소설로 봐 주었으면 좋겠다”고. ‘정통 멜로물’로는 이윤희 작가의 만화 ‘열세 살의 여름’(오른쪽·창비)이 있다. 1998년 여름방학, 초등학교 6학년 해원이는 가족과 함께 놀러 간 바닷가에서 마주친 같은 반 산호를 좋아하게 된다. 둘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어렵사리 확인하지만, 그렇다고 별달리 달라지는 것도 없다. ‘좋아하는 마음’ 그 자체의 소중함이 뭔지 다 큰 어른도 일깨운다고나 할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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