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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의 아침 우뜨라 라시야] 고려인이 숨쉬는 카잔서 1% 기적을 쏴라

    태극전사들이 ‘1%의 기적’에 도전하는 곳은 고려인의 끈질긴 생명력이 살아 숨쉬는 땅이다.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수도였던 카잔이다. 과거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던 투르크족 타타르인들의 터전인데, 스탈린 시대 시베리아 개발의 필요성에 따라 멀리 사할린 등에서 고려인이 강제 이주해 면화 등을 따며 살아남은 땅이다. 1804년 카잔주립대학이 세워져 대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1828~1910), 작곡가 밀리 알렉세예비치 발라키레프(1837~1910), 혁명 영웅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1870~1934) 등을 배출한 곳으로도 이름 높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던 평지에 갑자기 현대적인 도시가 나타나 눈이 번쩍 뜨이게 했다. 군수산업과 화학산업이 번창해 한눈에 돈이 많은 도시란 것을 느끼게 했다. 201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이듬해 세계펜싱선수권, 2015년 세계수영선수권 대회를 개최하는 등 러시아 스포츠의 메카이기도 하다. 카잔연방대학 한국학 과정에는 100명가량이 공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케이팝 경연 대회가 열려 34개 팀이 열띤 경쟁을 펼쳤고 스웨덴과의 1차전이 열렸던 니즈니노브고로드에까지 달려온 고려인 응원단도 있었다. 이들은 독일과의 최종전에도 응원전을 펼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의 고영철 교수에 따르면 카잔과 니즈니노브고로드, 멕시코와 격돌했던 로스토프나도누 등 볼가관구의 14개 주에 1만 1000여명의 고려인이 거주하고 있다.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유랑하던 고려인들이 고국에서 온 전사들을 응원한다. 세계 최강 독일을 맞아 열심히 싸워야 할 분명하고도 엄연한 이유 하나가 더 새겨진 셈이다. 카잔은 날씨가 지금까지 있던 곳과는사뭇 다르다. 멕시코전을 마치고 돌아온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떠나기 전과 달리 비바람도 불고 쌀쌀했다. 그런데 카잔은 아침저녁으로 선선하긴 하지만 한낮엔 수은주가 30도까지 오른다. 공항 밖 더운 열기가 확 느껴졌다. 그렇지 않아도 부상 선수가 많아 골치 아픈 신태용호인데 독일과의 벼랑 끝 승부를 앞두고 행여 컨디션을 망치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bsnim@seoul.co.kr
  • [‘울상’ 짓는 먹거리 2제] ‘김’ 재고 늘고 수출 정체

    [‘울상’ 짓는 먹거리 2제] ‘김’ 재고 늘고 수출 정체

    김이 수출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지만 정작 어민들이 재고 급증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24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김 재고량은 8538만속으로 1년 전보다 24.5%, 평년과 비교하면 50% 이상 증가했다. 김 공급이 수요를 웃돌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김 생산량은 1억 6791만속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늘어났다. 반면 수출량은 2764만속으로 1.0% 증가에 그쳤다. 그나마 가격이 비싼 조미김 수출이 늘면서 수출액은 7.8% 증가했다. 더욱이 중국이 김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수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수산업관측센터는 “단기적인 수급 안정 대책 외에 마른김 등급제 도입 등 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적인 정책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남북화약고’ 옹진군 16년 만에 진보 단체장 탄생

    ‘남북화약고’ 옹진군 16년 만에 진보 단체장 탄생

    북한 도발 시달려 보수 성향 강해 안보 불안 해소 기대감 표심 반영 “평화로운 조업 환경 조성 등 총력”백령도 앞바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서해 5도에서 북한의 상습적인 도발에 시달려 보수 성향이 매우 짙은 인천시 옹진군에 더불어민주당 장정민(48) 후보가 13일 당선됐다. 2002년 지방선거 당시 새천년민주당 소속 조건호 군수가 당선된 이후 16년 만이다.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으로 형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힘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옹진군은 민선 4∼6기 자유한국당 전신 한나라당 소속인 조윤길 군수가 3선을 해 대표적인 보수 텃밭으로 간주되는 곳이다. 비록 이번에 장정민 당선자가 김정섭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467표 차로 신승을 거두었지만, 늘 안보 불안에 시달려 온 주민들이 진보정당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거둬들였다는 점에서 상전벽해다. 지난날 민주당 후보가 내민 명함을 주민들이 외면할 정도로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곳 주민들은 남북 화해 분위기가 전국을 물들인 노무현 정부 때도 북한에 대한 의심의 눈길로 보수 후보를 당선시켰다. 심지어 민선 5기 땐 민주당이 옹진군을 ‘당선 불가’ 지역으로 분류해 아예 후보를 내지 않아 조윤길 군수가 무투표 당선됐다. 6기 때도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아 무소속 후보 1명만이 조 군수와 대결을 펼쳤지만 참패했다. 따라서 이젠 주민들이 최근 북한에 대한 시각을 바꿔 비핵화 및 남북 대화에 담긴 진성성을 받아들여 진보정당인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킨 것이라는 풀이도 가능하다. 특히 4·27 때 합의한 북방한계선(NLL) ‘평화수역’ 조성과 맞닿은 곳이어서 진보 단체장 탄생에 대한 염원을 반영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장 당선자는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깃든 서해 평화수역 조성 계획이 한반도 해빙 분위기에 힘입어 완성되면 안보 불안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표심에 반영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백령도는 지역 어민이 우선 되는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조업환경 조성과 백령공항 조기 건설, 중국∼백령 항로 추진에 온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장 당선자는 세 차례에 걸쳐 군의원을 지낸 만큼 주민 요구사항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연평도 북쪽 NLL 해상에는 ‘파시’(波市·바다 위에서 열리는 시장)를 만들어 남북한 수산물 교역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어민들은 해상 파시를 통해 NLL의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한 수산업도 활성화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김정은, 북미회담 취소에도 현지지도로 일정 소화

    김정은, 북미회담 취소에도 현지지도로 일정 소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지역에 새로 완공된 고암∼답촌 철로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완공된 고암∼답촌 철길을 현지에서 요해(구체적으로 파악)하셨다”며 김용수 노동당 재정경리부장,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수행했다고 전했다. 통신이 김 위원장의 시찰 날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통상 공개활동을 다음 날에 보도하는 북한 매체의 보도행태로 미뤄 철로 현장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통보한 24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몇 해 전 수산업 발전에 유리한 고암지구와 답촌지구, 천아포 일대에 대규모적인 어촌지구를 일떠세우실 구상을 펼치시고 그 선행 공정으로서 고암∼답촌 철길을 현대적으로 건설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제시하셨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완공된 철로를 바라보며 “미술작품을 보는 것 같다. 당에서 관심하던 문제가 또 하나 풀렸다”며 “고암과 송전반도를 연결하는 철길이 완공됨으로써 당에서 구상한 대로 답촌 어촌지구 건설을 빨리 다그치고 어촌지구에서 잡은 물고기들을 원만히 수송할 수 있는 대통로가 마련되었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이어 고암∼답촌 철로 건설에 동원된 간부와 건설 노동자들에게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이름으로 감사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자력자강과 과학기술의 위력으로 힘있게 전진하는 우리 인민에게 불가능이란 없으며 하자고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다 해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우리의 힘과 우리의 기술, 우리의 자원에 의거하여 모든 것을 우리 식으로 창조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金삼’ 된 해삼… 어장이 ‘숭숭’ 어민들 ‘싱숭’

    ‘金삼’ 된 해삼… 어장이 ‘숭숭’ 어민들 ‘싱숭’

    바다 도둑이 날뛰고 있다. 값비싼 해삼 등이 표적이다. 어민들은 24시간 감시선을 띄우고 해경과 자치단체 등이 힘을 합쳐 방어하나 역부족이다. 광활한 바다에서 한밤중이나 새벽에 범행이 이뤄져 발견하기 어렵고 육지보다 폐쇄회로(CC)TV 등 방범시스템이 허술하기 때문이다.충남 보령해양경찰서는 22일 양식장 해삼을 훔친 김모(47)씨 등 3명을 수산물 불법채취 혐의로 입건해 여죄를 캐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5일 오전 3시쯤 보령시 오천면 녹도와 호도 어촌계의 양식장에 잠수해 해삼 9㎏을 몰래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훔친 해삼 대부분은 도망가면서 버린 것으로 보인다. 김씨 일당이 노린 곳은 녹도에서 3㎞쯤 떨어진 무인도 대길산도 해삼 양식장이다. 경남 하동에 사는 김씨 등은 “요즘 보령에 해삼이 많이 난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범행 5일 전 충남 장항에 도착했다. 선장 김씨는 1.9t 선외기를 몰고 3~4시간 걸려 왔고, 박모(48)·이모(45)씨는 버스로 올라와 합류했다. 모텔에 머물며 상황을 보던 이들은 이날 오후 7시 40분쯤 장항을 출발, 양식장에 도착한 뒤 오후 11시부터 잠수하며 이튿날 새벽까지 몰래 해삼을 훔쳤다. 배에서 호스로 산소를 공급받아 잠수하는 이른바 ‘머구리’ 허가가 없는 이들은 산소통을 등에 메고 잠수했다. 20m 물속 양식장에서 해삼을 줍던 이들의 행위는 순찰 중이던 어촌계 감시선에 들켰다. 배에서 망을 보던 박씨는 물속의 김씨와 이씨를 남기고 달아났다. 마침 이 섬에서 해삼 양식장을 운영하는 호도 감시선도 합류해 박씨를 았다. 김씨와 이씨는 잠수해 갯바위로 달아났지만 출동한 해경에 붙잡혔다. 박씨도 검거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횟집과 해삼가공공장에 ㎏당 1만 8000원인 해삼을 1만원에 넘기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설재민 보령해경 경사는 “한밤중에 전등과 엔진을 끄고 물속에서 작업하고 들켜도 인근 섬이나 갯바위에 숨으면 발견도, 잡기도 쉽지 않다”며 “주요 타깃은 인적이 없는 무인도이며, 발각되면 불법 해산물을 바다에 버려 물증을 없애려고 한다”고 했다.바다 도둑질에는 외국인 근로자까지 가세한다. 전북 군산해양경찰서는 지난 16일 베트남 국적 A(42)씨를 수산업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한국인 5명과 함께 지난달 19일 오후 11시쯤 군산시 비응도 앞 북방파제 해상에서 스킨스쿠버 장비로 해삼, 전복 등 해산물을 불법 채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취업비자로 경북 포항에서 선원으로 일하다 지난 2월 말 군산으로 옮겼다. 외국인이 근무지를 옮길 때는 출입국관리소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A씨는 무시했다. 군산에서 일거리를 찾던 A씨는 해산물 불법 채취에 가담했다. 노상규 군산해경 경사는 “일반 어선도 선원이 없어 난리인데 불법 채취선이야 외국인이라고 물리칠 필요가 없고, A씨도 돈 준다는데 뭘 가리겠느냐”며 “해산물에 장물이란 표가 없어 재래시장이나 식당에 팔면 제값을 다 받는다. 요즘은 해삼값이 ㎏당 2만원까지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배 2척을 동원해 군산 고군산군도 양식장을 돌면서 해삼 등을 훔치다 해경에 발각되자 도망가기 시작했다. 3명은 배에서 검거됐고, 작업 중이던 2명은 잠수를 해 1㎞ 거리의 뭍으로 달아났다가 붙잡혔다. 작업 시 선박 위에서 망을 보던 A씨는 자신이 타고 있던 배를 그대로 몰아 육지로 간 뒤 경북 울진으로 도망갔다. 울진에서 은신하던 A씨도 채 한 달이 안 돼 붙잡혔다. 노 경사는 “스쿠버 장비로 물속에서 1㎞ 가는데 10분도 안 걸린다. 간혹 잠수부대 출신도 있다”며 “주로 무등록 배를 동원하는데 시속 35노트(약 65㎞)로 도망가 30노트의 경비정 말고 최대 40노트인 보트로 추적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이어 “3명이 두 시간 잠수해 해삼 600㎏을 줍는다는데 발각되면 바다에 버려 이를 추적하면서 사진으로 찍어 증거로 삼는다”고 덧붙였다. 군산해경 해상에서만 올 들어 불법 잠수어업 6건에 22명이 적발돼 2명이 구속됐다. 해양경찰청은 2015년 37건이던 어패류 절도사건이 지난해 52건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14건이 발생했다. 서해에만 바다 도둑이 들끓는 것은 아니다. 동해어업단은 지난 1일 무등록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해삼과 멍게 등 90㎏을 불법 채취해 경남 진해항으로 들어오던 B(56)씨와 C(59)씨를 적발했으나 검거 과정에서 B씨는 물속으로 잠수해 달아났다. 동해어업단 관계자는 “고성, 통영 등 진해만에서 고속 선외기를 이용해 해산물을 불법 채취하는 배가 수십 척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해경은 지난달 29일 오전 6시쯤 영일만 앞바다에 어선을 타고 가 성게 70㎏과 미역 10㎏을 몰래 채취한 선장과 해녀를 붙잡기도 했다.어민은 ‘자경단(?)’까지 운영하는 실정이다. ‘해삼 5대 섬’으로 불리는 장고도, 녹도, 호도, 외연도, 삽시도 등 보령 5개 도서 어촌계 모두 해산물 절도 감시선을 띄우고 있다. 요즘은 여름잠을 자기 전인 해삼이 제철이고, 이후 10월까지 전복 채취 작업을 한다. 박경수(66) 녹도 어촌계장은 “감시선 관리인 4명을 고용해 24시간 순찰하는데 기름 값 등으로 매년 1억원 넘게 쓰는 등 도둑 때문에 돈 씀씀이와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면서 “그런데도 ‘열 포졸 도둑 하나 못 잡는다’고 못 잡는 도둑이 훨씬 많다”고 혀를 찼다. 보령시는 지난달 9일 해경, 군부대, 섬지역 어촌계와 최초로 ‘섬마을 양식장 해산물 도난 방지를 위한 민관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군부대 레이더기지는 시에서 양식면허 좌표와 선박 대장 등을 받아 불법 어업 의심 선박을 식별하고, 해경은 해상 순찰을 강화하고, 시는 어촌계 감시선 건조 지원에 발벗고 나섰으나 바다 도둑의 침투를 막지는 못했다. 정재용 보령해경 경장은 “충남 바다는 해삼 밭이고, 최성수기 6월을 앞두고 도둑이 더 판칠 게 분명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IT·군수 등 北 기술 활용 땐 남북경협 시너지”

    “IT·군수 등 北 기술 활용 땐 남북경협 시너지”

    “정보기술(IT)이나 군수산업 등 특화된 북한의 기술에 주목해야 합니다.”임강택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경협과 관련, “특수한 기술 분야, 예를 들면 IT의 한 부분인 해킹 기술을 이용해 역으로 해킹 방어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고, 군수산업 등에 투입했던 우수한 인적 자원들을 활용해 성장동력화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이 최근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은 향후 남북 경협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 연구위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권을 잡은 이후 ‘경제관리개선조치’(사회주의 책임관리제)를 시행했는데, 이는 기업들에 최대한 자율권을 부여해 스스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이라면서 “국가가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화학·기계·금속 분야는 계획경제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소비재 분야에서는 시장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임 연구위원은 북한 경제가 지닌 잠재력에 대해 “남북 경협이 활성화되면 우수한 기술 인력들을 저임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향후 남북 경협 논의가 활발해지면 우리 자본과 결합한 북한의 노동력이 남북 협력 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동서발전, 남북 접경지역에 평화발전소 건설 구상 중

    동서발전, 남북 접경지역에 평화발전소 건설 구상 중

    공기업인 동서발전이 현재 평양에서 사용 중인 전력의 두 배에 해당하는 전력을 생산하는 평화발전소 건설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또한 북한의 주요 공업지구에 인접한 해주·원산·김책시 등지에 북한의 산업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도 추진한다.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인 한국동서발전에서 제출받은 ‘발전 분야 대북 협력사업안’에 따르면 정부는 북한의 전력난 해소를 위해 중장기 협력방안을 수립했다. 협력방안 가운데 접경지역인 경기 연천군 또는 비무장지대(DMZ)에 복합화력발전소인 평화발전소를 건설하는 안이 제시됐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500㎿급 발전소로 북한 내 산업 인프라 구축용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평화발전소 건설 사업은 2013년 10월 연천군과 동서발전 사이에 업무협약이 체결된 상태여서 사업 진척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동서발전은 발전소 구축 시 효과에 대해 “평양시 인구 260만명 기준으로 평양시 두 배의 전력공급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또 장기적인 과제로 북한의 경제성장을 위해 주요 공업지구 중심의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도 추진한다. 대표적인 화력발전소 건설 후보지로는 황해남도 해주시와 강원도 원산시, 함경북도 김책시가 거론됐다. 해주시의 경우 개성공단과 해주공업단지 개발 목적으로, 원산시는 원산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 개발 목적으로 각각 무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300㎿급 화력발전소를 2기씩 지을 계획이며 김책시는 광공업과 수산업, 관광업을 고려해 갈탄을 연료로 쓰는 500㎿급 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동서발전은 또 분야별 협력사업으로 △동해화력용 북한산 무연탄 도입 및 사용 △북한 노후 화력발전소 운영·유지 및 성능개선 사업 지원 △북한 화력발전소 엔지니어 교육 및 발전소 운영 기술 지원 △활용도가 낮아진 노후복합화력 설비의 북한 이전설치 및 운영 △북한지역 전원 개발 등도 구상중이다. 권칠승 의원은 “북한은 엔지니어들의 기술력 향상을 통해 안정적 전력운영 기반을 마련하고 남한은 북한의 중국·러시아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상회담 훈풍에 가까워진 남·북] 부산, 北 바다서 고기 잡을까

    [정상회담 훈풍에 가까워진 남·북] 부산, 北 바다서 고기 잡을까

    부산시가 극심한 조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근해어선을 돕고자 북한수역(동해) 입어를 추진한다.시는 최근 남북 정상회담 개최로 남북 간 해빙 무드가 조성됨에 따라 지난달 25일 부산지역 근해어선의 북한수역 입어를 해양수산부와 통일부, 외교부 등에 건의했다고 1일 밝혔다. 북한수역 입어가 성사되면 북한과의 공동수산자원관리 방안을 모색해 중국 어선의 오징어 자원 남획을 견제하고, 우리 어선의 대체어장 입어를 통한 어획량 증대 및 경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 어선의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은 2005년 10만 2000t을 기점으로 매년 감소해 현재 5만t 수준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반면 중국 어선의 오징어 어획량은 2003년 25만 7000t에서 2016년 38만 900t으로 51.5% 증가했다. 이는 북한수역에서 중국 어선의 싹쓸이 때문에 회유성 어종인 오징어의 자원량이 지속해서 감소한 게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북한수역 동해에는 2004년 북·중 어업협정을 계기로 중국 어선 144척이 입어료를 내고 조업을 시작해 지난해 약 1700척이 조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어선의 어획량 감소로 이어져 국내 수산업계의 경영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입어료는 1척당 연간 3만~4만 달러(약 5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2016년 7월 이후 22개월째 지연되고 있는 한일어업협정으로 일본 측 배타적경제수역에서 조업하는 부산의 근해어선 특히 대형선망과 대형트롤 어선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북한수역 입어를 추진해 왔다. 시는 현재 대형선망 144척, 트롤 38척, 쌍끌이 저인망 26척, 외끌이 18척 등 모두 226척이 북한수역에서 입어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대형선망의 경우 조업을 하더라도 어자원이 고갈돼 수익성이 없어 자체적으로 2개월 휴어기까지 정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북한수역 입어가 성사되면 근해어선들의 경영난도 해결하고 북한 측에도 경제협력 등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미국의 ‘그랜드 마스터’ 이준구 사범 별세

    미국의 ‘그랜드 마스터’ 이준구 사범 별세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이민자 203명 중의 한 사람’뉴트 깅리치 등 상·하원 의원, 알리·이소룡 등 제자 수두룩미국인들에게 ‘그랜드 마스터’(Grand Master), 태권도의 대부로 불린 이준구(미국명 준 리)씨가 3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매클린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87세. 이씨는 1957년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와 텍사스 대학 토목공학과를 다니다 1962년 수도인 워싱턴DC에서 도장을 차리고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당시 강도를 당한 연방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태권도를 배우면 강도를 당하지 않는다”고 설득해 태권도를 배우게 한 것은 유명하다. 이 일은 추후 미 전역에 태권도 바람을 일으킨 효시가 됐다. 명성을 얻은 그는 의회의사당 안에 태권도장을 설치하고, 상·하원 의원 300여 명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기도 했다. 톰 폴리,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이 그의 제자다. 워싱턴DC에 태권도를 전파한 지 40년을 넘긴 2003년 6월 28일, 당시 워싱턴DC 시장은 그의 공로를 인정해 ‘이준구의 날’을 선포했다. 이씨는 또 2000년 미 정부가 발표한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이민자 203인’의 한 명으로 선정됐으며, 미 초등학교 교과서에 이름이 실리기도 했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데도 그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태권도계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 사이에서도 명성을 얻었다. 세계 헤비급 복싱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 격투기의 영원한 전설 이소룡(브루스 리)의 태권도 스승으로 유명세를 치르면서다. 이씨는 생전에 “제자를 숫자로 따지면 수백만 명은 될 것”이라며 “이소룡한테는 족기(발기술)를 가르치고, 나는 그에게서 수기(손기술)를 배웠다. 알리에게는 태권도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일흔을 넘겨서도 매일 팔굽혀펴기 1000개를 하고 송판을 격파하던 그는 7~8년 전 대상포진이 발병한 후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부인 테레사 리 여사와 지미 리(메릴랜드주 특수산업부 장관) 등 3남 1녀가 있다. 영결식은 5월 8일 오전 11시 매클린 바이블 처치에서 열리며, 장지는 인근 폴스처치의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잠수장비로 해삼 싹쓸이한 전과 24범

    불법 잠수장비를 이용해 어획 활동을 한 전과 24범이 해경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해양경찰서는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선장 김모(55)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6차례에 걸쳐 잠수장비를 이용해 해삼 2.5t을 불법 포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잠수장비를 이용한 조업은 관련 법에 따라 면허나 허가를 받은 어선만 가능하다. 그는 지난 21일 군산 내항에서 불법으로 잡은 해삼 600㎏을 운반하다 해경 검문에 적발됐다. 함께 있던 잠수부 2명은 달아났으나 이틀 뒤 긴급 체포됐다. 조사결과 김씨 등은 경비정 감시가 어려운 야간에 4∼6명씩 팀을 꾸려 고군산군도 일대를 돌며 불법 조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산업법 위반 등 전과 24범인 김씨는 불법 포획한 수산물의 운반과 판매까지 담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종묵 군산해경서장은 “김씨가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를 시도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했다”며 “건전한 어업 질서를 해치는 불법 잠수기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호준의 시간여행] ‘시간의 박물관’ 군산에 가면

    [이호준의 시간여행] ‘시간의 박물관’ 군산에 가면

    경주에 가면 신라의 시간을 만날 수 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첨성대와 불국사와 안압지에는 신라의 시간이 흐른다. 전북 군산이나 충남 강경에 가면 곳곳에 일제강점기의 시간이 걸려 있다. 이른바 ‘적산가옥’에 깃들어 있는 시간이다. 적산(敵産)의 사전적 뜻은 ‘자기 나라의 영토나 점령지 안에 있는 적국의 재산 또는 적국인의 재산’을 말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면서 남겨 두고 간 집이나 건물을 뜻한다. 적산가옥은 전남 목포나 포항의 구룡포 등에도 많이 남아 있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 대도시에서도 흔적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그중에서도 군산에는 적산가옥이 유난히 많다. 그렇다 보니 군산만큼 ‘시간여행’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도시도 드물다. ‘시간의 박물관’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일제강점기에 대표적 수탈 기지였다는 게 결정적 이유다. 일제는 호남평야 등에서 생산되는 쌀을 반출하기 위해 항만 시설을 만들고, 이곳을 통해 1934년 한 해만 해도 무려 870만석을 수탈해 갔다고 한다. 그해 전국의 쌀 생산량은 1630만석에 불과했다. 일본식 절 동국사(東國寺)도 일제의 ‘유물’ 중 하나다. 어? 한국에 이런 절이 있었어? 동국사에 처음 간 사람은 대개 한마디쯤 하게 된다. 일본 어느 사찰에 들어선 것처럼 생경한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일본인이 지은 절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1913년 일본 조동종 승려 우치다(內田佛觀)라는 이가 대웅전과 요사채를 지었는데, 그때 이름은 금강사였다. 광복 이후 정부로 이관되었다가, 1955년 이름을 동국사로 바꾼 데 이어, 1970년 대한불교조계종 24교구 선운사에 증여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국사에는 ‘참사문’을 새긴 비(碑)가 있다. 참사문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글이다. 동국사의 참사문은 일본 조동종 종단이 1992년 공식 발표한 글로, 식민 지배의 수단으로 전락했던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친다는 내용이다. 그 앞에 서면 ‘종교인들은 이렇게 참회하는데 왜 일본 정부는 사과를 외면할까’ 하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 수밖에 없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도 어두운 역사의 상징 중 하나다. 신흥동 일대는 일제강점기 때 유지들이 많이 거주하던 지역으로, 이 가옥은 미곡 유통을 하던 히로쓰 게이사부로가 지은 주택이다. 흔히 히로쓰 가옥이라고 부른다. 길이 131m, 높이 4.5m의 반원형 터널인 해망굴은 옛 군산시청 앞 도로인 명치통과 수산업의 중심지였던 해망동을 연결하기 위해 뚫었다. 역시 수탈 물자 반출이 목적이었다. 이 밖에도 조선은행 군산지점,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 사택, 군산세관 본관 등이 남아 있다. 부두에 남아 있는 부잔교 역시 일제 수탈의 잔재 중 하나다. 이런 건물들은 대부분 군산항 인근 ‘근대역사탐방로’ 범위 안에 있다. 지도 한 장 들고 한나절쯤 걸어 다니며 찾아보기 알맞은 거리다. 역사는 빛과 그림자의 직조물이다. 일제가 남긴 건축물을 없앨 것이냐, 보존할 것이냐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마침표를 찍지 못했지만, 무조건 지우는 게 능사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어두운 역사 역시 이 땅에 각인된 기록이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교과서’로 후손들에게 전해 줌으로써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내가 적산가옥에 배어 있는 일제의 시간을 만나러 자주 찾아가는 이유다.
  • [어촌이 늙어간다] 수산업 기반 확보 위해 독점적 연안 관리권… 이권 둘러싼 내부 갈등도

    [어촌이 늙어간다] 수산업 기반 확보 위해 독점적 연안 관리권… 이권 둘러싼 내부 갈등도

    어촌계라는 명칭은 1962년 수산업협동조합법이 제정되면서 통일돼 전국적으로 쓰이고 있다. 두레, 향악 등 전통 민간협동체인 ‘계’(契)를 배경으로 생겨난 이 어민공동체는 조선시대 이전엔 ‘어촌부락’, 조선시대는 ‘어망계·어선계’, 일제 강점기에는 ‘어업계’로 불렸다. 시대에 따라 이름만 달랐지 역사는 무척 유구한 셈이다.어촌계는 전국 연안에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지만 정부는 이들에게 연안에 대한 배타적 이용권을 부여했다. 환경이 거칠어 개인이 못하는 작업이 많고, 어민 소득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점도 고려됐다. 박상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은 9일 “초기에 개인에게도 연안에서 어장 등을 만들 수 있도록 했으나 관리가 안 되는 등 무질서해지고 자본에 잠식되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면서 “어촌계에 우선적으로 갯벌 등 이용권을 준 것은 연안을 제대로 관리하고 생산성을 높여 국가 수산업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어촌계에 독점적 연안 관리권을 주다 보니 이권을 둘러싼 내부 갈등도 터진다. 최근 경남 거제시 산달도 어촌계는 굴 양식권을 특정 어민에게 넘겨 위법 시비가 불거졌다. 태종완 해양수산부 주무관은 “계원이 고령화되면서 일부 어촌계에서 마을 어장을 임대하기도 하는데 법상 어업권은 임대할 수 없어 불법”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도 수익금 분배나 회계 처리 문제로 어촌계 내부 갈등이 터져 진정 등 민원이 자주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개발을 앞둔 어촌에서는 어업보상을 놓고 갈등이 발생하고 어촌계 신규 가입도 힘들다. 오래전 충남 당진 등 공단개발지역에서는 폐선 수준의 배를 구입해 등록한 뒤 보상금을 받아 챙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수협에서 어촌계를 지도감독하고 있지만 어촌계원이 조합원이어서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 감사를 해도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사기 일쑤다. 정부는 수협 비조합원도 어촌계원이 될 수 있게 법 개정을 추진하지만 수협은 거부 반응을 보인다. 이국일 수협중앙회 대리는 “그렇게 되면 조합원 탈퇴가 줄을 이어 수협의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수협은 어촌계의 수산물 위탁 판매·판로 확장을 돕고 어촌계원에 대한 대출 등 농협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정부는 어촌계장에게 활동비를 지원하는 조항을 수협법 개정안에 넣었다. 태 주무관은 “어촌계장의 책임감이 커져 어촌계 회계도 투명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어촌계장의 활동비는 마을 이장과 달리 계원들이 돈을 모아 매달 20만~5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어촌이 늙어간다] 노인만 남은 바다… 힘없는 80대 어민 조업 포기 수두룩

    [어촌이 늙어간다] 노인만 남은 바다… 힘없는 80대 어민 조업 포기 수두룩

    지난 4일 오후 1시쯤 찾은 충남 서산시 팔봉면 호리 1구 마을 앞 갯벌은 썰렁했다. 마을 안 인적도 뜸했다. 해변과 접한 곳에는 갯마을과 어울리지 않게 세련된 외양의 펜션이 줄지어 서 있었다.이 마을 어촌계장 황기연(63)씨는 “요즘은 (고기)잡이가 없는 때다. 5월부터 바지락 작업이 시작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1970~80년대 큰 풍선(돛단배)을 타고 인천 앞바다까지 올라가서 어른 키만 한 (식용)상어를 잡던 동네 형님들이 이제는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는 것마저 힘겨워한다. 20㎞ 넘게 떨어진 서산읍내까지 지게에 상어를 지고가 팔던 사람들이었는데…”라고 털어놨다.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동화가 어려워 몸을 쓰는 일이 많은 어업은 어민들 사이에서 농사보다 힘든 ‘3D 업종’으로 불린다. 파도치고 바람이 부는 바다 위에서 고기를 잡는 일은 노인한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발목이 푹푹 빠지는 갯벌에서 일하는 것 역시 보통 고된 노동이 아니다. 이 마을 어촌계원은 85명인데 60대 안팎의 계원이 주류다. 황씨는 “어장에서 바지락을 캐 오면 무게를 재는 계근자 4명이 필요한데 서로 안 하려고 해 사정사정한다”고 전했다. 계근자는 계원들이 바지락을 캐 20㎏짜리 그물 망태기에 담아 오면 배에서 내리고, 저울에 올려 무게를 달고, 트럭에 실어야 해 힘이 좋아야 한다. 한 계원이 3~4망태기를 캐 오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다. 황씨는 “계근자는 하루 1시간 30분 일하고 3만원을 받지만 워낙 힘든 일이라 대부분 꺼린다”고 했다. 이 마을은 5월부터 11월까지 바지락, 겨울에 감태와 굴을 따고 틈틈이 낙지 등을 잡는다. 마을 선창에서 만난 70대 귀어 부부는 “45살 먹은 사위가 마을에 땅까지 사놨다가 지난 겨울 이틀간 감태를 따본 뒤 ‘도저히 못하겠다’며 귀어를 포기하고 땅도 도로 내놓았다”고 털어놨다. 황씨는 “새벽 3시부터 저녁 7~8시까지 종일 서서 작업을 하면 하루 13톳(톳당 100장)을 만드는데 너무 힘이 들어 나도 한 달만에 포기했다”며 “감태는 지난해 톳당 3만 5000원에 팔릴 정도로 수입이 좋지만 못하는 계원이 절반”이라고 전했다. 이 마을은 결국 지난해 4월 귀어 외지인 6명을 신규 어촌계원으로 처음 받아들였다. 이를 위해 1000만원이 넘는 어촌계 가입비를 300만원으로 낮추고 거주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했다. 대신 어로작업을 전혀 못하는 고령의 기존 계원 7명을 제명했다. 황씨는 “너무 늙어 바다에 못 나가는 계원이 꽤 있다”면서 “신입 계원도 50대가 많지만 계근자로 나서는 것은 물론 어장의 해양쓰레기와 폐그물을 치우고, 모래를 뿌리고, 갯벌을 갈아주는 등 노인이 하기 어려운 어장관리에 발 벗고 나서줘 활기가 좀 돈다”고 했다. 인근 서산시 지곡면 도성어촌계는 더 심각하다. 정래만(70) 어촌계장은 “5년 전에 어촌계원이 118명이었는데 8명이 죽고 지난해 어업을 못하는 계원 10여명을 제명했다”며 “앞으로 5년 있으면 어촌계원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제명된 계원은 85~86세다. 정씨는 “우리 마을은 65세 어민을 ‘애들’이라고 부를 정도로 늙어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힘이 달려 갯벌로 굴, 바지락, 모시조개, 낙지를 잡으러 가는 날이 한 해에 몇 일 안된다”고 쓸쓸하게 웃었다. 이어 “근처 왕산어촌계는 어촌계장 본인이 80세”라고 심각한 고령화 실태를 전했다. 이 어촌계는 지난해 진입장벽을 과감히 허물었지만 신규 가입이 한 명도 없다. 정씨는 “수입이 적고 힘든데 젊은이들이 왜 어촌에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요즘 이 일대 어촌계장들은 틈만 나면 모여 어민들이 나이가 많아 어로작업을 못하는 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 정씨는 “의견이 모이면 조만간 해양수산부를 찾아가 어촌이 이렇게 무너지고 있는데 어떻게 할 거냐고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말 현재 전국의 어촌계원은 13만 3000명인데, 그중 연간 한 달 넘게 어업을 한 만 15세 이상 어민(어업종사가구원)은 8만 8214명에 불과하다. 결국 4만 4786명의 어촌계원이 사실상 어업을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어업종사가구원 숫자마저 10년 전인 2007년 12만 2916명에 비하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이국일 수협중앙회 대리는 “어민 고령화는 국내 수산업 기반을 약화시키고 어촌의 사회변화 적응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외국산이 우리 식탁 수산물의 절반 이상을 채운 데는 어민의 고령화가 한몫했고,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정부는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동티모르, 베트남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외국인 어업 노동자를 공식 도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20t 미만 어선, 양식장, 염전에 투입할 젊은 외국 노동자 1만여명을 조달했다. 일본, 동중국해 등 먼바다에서 조업을 하는 20t 이상 어선 인력 수입은 2016년 8314명에서 지난해 8400명 이상으로 좀더 늘렸다. 2015년부터 계절근로자 200명도 수입하고 있는 상태다. 이슬 해양수산부 주무관은 “어촌 인력이 크게 달려 매년 고용노동부에 외국 어업 노동자 도입을 늘려 달라는 요청이 어민들로부터 쇄도한다”고 말했다. 서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한·일어업협정 표류 피해 정부가 책임져라”… 해상 시위 나선 어선들

    “한·일어업협정 표류 피해 정부가 책임져라”… 해상 시위 나선 어선들

    22개월째 한·일어업협정이 표류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한 어민들이 4일 고등어를 잡는 대형선망어선 150여척을 타고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을 출발해 해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에 앞서 전국선망노조, 대형선망수협 등은 이날 부산공동어시장에서 ‘한·일어업협정 타결 촉구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한·일어업협정 표류로 어장이 축소되면서 어획고가 줄어들었고 그 여파로 국내 수산업계는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연근해산 고등어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대형선망업종의 경우 2015년 21만 6000여t이던 어획량이 2016년 21만여t, 지난해에는 14만 4000여t으로 급감했다. 지난달 대형선사 한 곳은 심각한 경영난에 문을 닫기도 했다. 부산 지역 대형선망업계에는 24개 선사, 2000여명의 선원이 있다. 1개 선사가 부도 날 경우 선원과 사무직원 등 100여명이 실직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업계의 피해 지원을 위해 대형선망어업 감척사업 추진과 자율휴어기 운영자금, 긴급 경영안전자금 지급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부산 뉴스1
  • 북·러 밀착 가속... 평양에서 양국 ‘경제협력 조인식’ 가져

    북·러 밀착 가속... 평양에서 양국 ‘경제협력 조인식’ 가져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로 경제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밀착 강도를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양국은 평양에서 정부 간 경제협력위원회 회의를 열고 의정서에 조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와 러시아연방 정부 사이의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경제협력위원회) 제8차 회의 의정서가 21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조인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신은 의정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 대표단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북한 대표단과 경제협력위원회 8차 회의를 열고 에너지, 농림수산업, 수송, 과학기술 분야 등의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러 경제협력위원회 북측 위원장인 김영재 대외경제상과 러시아측 위원장인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극동개발 담당 장관이 의정서에 서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도 참석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2015년 4월 평양에서 경제협력위원회 7차 회의를 개최했으며 이번에 3년 만에 다시 회의를 열었다. 한편 중앙통신은 별도의 기사에서 로두철 내각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이 이날 인민문화궁전에서 갈루슈카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정부 경제대표단을 만나 담화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갈루슈카 장관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내는 선물을 로두철 부총리에게 전달했다. 과거 미국과 세계를 양분했던 소련의 영광을 재연하려는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으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북한도 국제사회와 더불어 자신들에게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중국을 멀리하며 러시아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도 북한에게 대규모 지원을 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원자재가 하락으로 러시아의 무역 적자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더해 최근 영국에서 2중 스파이를 암살 시도한 의혹이 있는 러시아는 유럽연합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전남선관위, 전국 최초로 ‘정책개발지원단’ 발족

    전남선관위, 전국 최초로 ‘정책개발지원단’ 발족

    전남선거관리위원회가 공정 선거를 위해 전국 최초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정책개발지원단’을 발족했다. 전남도선관위는 지난 13일 오는 6월 실시하는 제7회 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해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정착을 위해 9개단체로 참여한 ‘우리전남 정책개발지원단’ 출범식을 가졌다. 대한노인회전남도연합회, 전남도농업인단체연합회, 한국수산업경영인전남연합회, 목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전남도지체장애인협회, 전남도청소년미래재단, 전남도문화관광해설사협회, 전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 광주·전남총학생회협의회로 결성됐다. 이들은 지역의 현안문제와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정책과 공약을 적극 수집해 나가기로 했다. 결과물을 정당과 후보자에게 전달해 정책 선거를 약속받고 촉구의 장을 마련해나간다는 취지다. 김정곤 전남선관위 사무처장은 “정책개발지원단은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각종 공직선거에서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돈·지식 함께”… 귀농 청년층 지원 강화

    “돈·지식 함께”… 귀농 청년층 지원 강화

    #사례1.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조성근(37·충남 서천군)씨는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2015년 귀농했다. 모아둔 900만원에 보조금과 융자금 등 총 4600만원으로 배와 감자를 재배했다. 연간 2000만원의 소득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사례2. 제주에서 호텔리어로 근무하던 송남원(33·경남 밀양시)씨는 2014년 귀농해 2억여원을 투자해 수박을 재배했다. 경험 부족 등으로 첫해 적자를 냈지만 토마토로 바꿔 지난해 7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청년 귀농인이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가 종잣돈 및 농사지식 부족이라는 이중고를 덜어 주기 위해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러한 내용의 귀농귀촌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 농촌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에도 불구하고 30대 이하 귀농 가구는 2014년 13만 1023가구, 2015년 14만 3179가구, 2016년 14만 4934가구 등으로 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청년 귀농인들이 선도 농가 등에서 6개월 동안 체류하며 농업의 전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청년귀농 장기교육’ 제도가 처음 도입된다. 그동안 기초·중급·심화 등 단계별로만 제공되던 교육 과정도 ‘2030 창농’, ‘4050 전직’, ‘60 은퇴농’ 등으로 세분화한다. 재정 기반이 취약한 청년 귀농인을 위한 창업자금 지원과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 우대보증을 확대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후] 서해협력·개성공단 ‘테이블’에… 新경제지도 구상 논의할 듯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후] 서해협력·개성공단 ‘테이블’에… 新경제지도 구상 논의할 듯

    4월 말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관계에 대한 의미 있는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0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북핵 문제가 서서히 풀려 가는 시점에 개최돼 남북 관계의 비약적 진전을 이룰 합의를 자신 있게 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북·미 대화의 진전 속도를 봐가며 사전 실무조율로 제3차 회담 합의문의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 않으면 안보 문제에 부딪혀 어떤 합의를 이루더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대로 남북정상회담 전 북·미 대화가 가동된다면 개성공단 등 중단된 경제협력사업을 되살리고 제2차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재확인해 고사 상태에 놓인 남북 관계에 숨을 불어넣는 수준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남북 정상이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합의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남북 군사긴장 완화와 경제협력을 동시에 견인할 수 있는 남북 핵심 경협사업이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중단됐고, 개성공단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2016년 2월 폐쇄됐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7일 “개성공단은 한국이 일방적으로 북한을 지원하지 않고, 남북이 각각 수익을 창출하며 ‘윈윈’(win-win)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제재 국면이더라도 개성공단 재개만큼은 분명히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한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남북 정상이 노력한다’는 식의 전향적 선언 정도는 발표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천안함 폭침으로 사망한 장병에게 조의를 표하고 유감 표명을 한다면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가 의제에 오를 수도 있다. 2010년 이명박 정부가 시행한 5·24 조치로 남북 교역은 완전히 단절됐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유엔 안보리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부분부터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10·4 정상선언’을 되살릴 수도 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사업이 이 선언의 핵심이다. 북한 해주지역 경제특구 건설, 서해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등으로 서해지역에 포괄적인 평화협력지대를 설치하는 것이다. 당시 참여정부는 이 사업을 통해 긴장과 갈등의 바다인 서해를 평화번영벨트로 만들어 평화와 경제의 선순환을 이루려 했지만 정권이 교체돼 실행하지 못했다. 되레 보수 진영이 제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제2차 회담 당시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 등으로 후폭풍을 겪었다. 수산업은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직접 언급할 정도로 북한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하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합의를 온전히 되살리지 못하더라도 우선 서해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북 제재가 계속되다 보니 북한 수산업이 고사 지경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사업은 북측도 다시 관심을 둘 만한 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지난해 7월 베를린 선언에서 공개 제안한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동해권과 서해권의 에너지·자원·산업·물류·교통 벨트를 구축해 동해권은 금강산, 원산·단천, 청진·나선을 거쳐 러시아로, 서해권은 개성공단, 평양·남포, 신의주를 거쳐 중국의 주요 도시로 연결하는 구상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 사업은 안보 문제가 걸려 있어 국제 제재를 철저하고 기술적으로 고려해 가능한 수준에서 공감대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단독][생각나눔] “고령화 된 어촌, 젊은이 필요” “외지인에 생계터 왜 내주나”

    [단독][생각나눔] “고령화 된 어촌, 젊은이 필요” “외지인에 생계터 왜 내주나”

    고령화의 그늘은 어촌에도 여지없이 드리워지고 있다. 그 완강한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민과 지방자치단체는 몸부림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생존권이 걸린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마트에서 수산물을 집어들 때 신선도와 가격 만을 머리에 두기 십상인 도시인들은 잘 모르는 사연이다.충남도는 어촌계 진입장벽 완화사업 2차년도 최우수상에 보령시 주교어촌계, 우수상에 홍성군 남당어촌계를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사업은 어민 고령화로 활력을 잃은 어촌에 젊은 외지 귀어(歸漁)인을 영입하기 위해 어촌계 가입조건을 완화토록 유도하는 것으로, 충남도가 2년 전 전국 최초로 시작한 것이다. 어촌계는 10명 이상으로 구성되며 시장·군수의 인가를 얻은 뒤 양식장을 만들어 운영하는 어업공동체다. 웬만한 해안은 이미 기존 어촌계들이 빽빽히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외지인은 어촌계 문턱을 낮추지 않으면 계원이 되고 싶어도 되기 힘들다. 충남도의 취지에 부응해 주교어촌계는 500만원이던 어촌계 가입비를 200만원으로 낮추고 5년 이상 살아야 하는 가입 조건은 아예 없앴다. 조건 완화 후 60여명이 귀어해 어촌계에 가입했다. 주교어촌계장 임석균(58)씨는 “어촌계원 대부분이 70~80대 고령자로 3분의 1은 바지락을 캘 힘이 없어 양식장에 나오지도 않고, 경운기로 바지락을 실어나르는 과정에서 사고가 빈발하기도 한다”며 “귀어인은 생판 어업과는 무관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계원 수를 채워줘 고맙다”고 했다. 어촌계원이 200명인 남당어촌계는 다음달 갯벌에 길이 800m의 어장진입로를 건설한다. 이흥준(65) 어촌계장은 “뻘에 발목이 푹푹 빠지는데 노인들이 10㎏짜리 바지락·새조개 망태기를 어떻게 들고나오겠느냐. 그래서 경운기가 먼 갯벌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내는 것”이라며 “예전엔 어촌계원이 수백명이었는데…지금은 많이 줄고 너무 늙어서 공동양식장을 만들거나 해안 쓰레기를 치우려면 엄두가 안난다”고 했다. 이 어촌계는 2년 전 가입조건 ‘500만원 납부와 6년 이상 거주’를 아예 철폐했다. 수산물 판매 수수료와 어업시설 임대료 등 어촌계원만 분배 받는 수입과 혜택을 외지 귀어인에게 조건없이 열어놓은 것이다. 이후 20명이 귀어해 어촌계에 가입했다. 이씨는 “30~40대 젊은층 가족이 많이 귀어했다”며 “처음엔 어업이 서툴러 바지락 캐기 등 맨손어업을 주로 하지만 기술을 배워 주꾸미나 대하 등 고기잡이를 하는 귀어인은 식구미(배 운항시 드는 쌀, 반찬 등 비용)를 빼고도 한 해에 5000만~6000만원까지 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대다수 어촌계는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다. 도내 전체 167개 어촌계 중 가입조건을 없애거나 완화한 곳은 1일 현재 33개 밖에 안된다. 김남용 태안군 수산행정팀장은 “양식장을 새로 만들 갯벌이 남아 있지 않고, 국민연금도 없는 어민이 대부분인데 외지인에게 생계터를 쉽게 내주겠느냐”고 했다. 홍성군 죽도는 어촌계 가입비가 5000만원으로 충남에서 가장 비싸다. 계원 이모(60)씨는 “도시 출신 귀어인들은 국민연금이라도 받지만 우리는 오직 바다만 쳐다보고 산다”면서 “우리 돈 들여 만든 바지락·새조개 어장이 11곳인데 그리 쉽게 계원이 될 수 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주로 70~80대 노인 22명으로 구성된 이 어촌계는 계원의 자녀만 장벽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김종환 충남도 주무관은 “수입이 많거나 어업환경이 나쁜 어촌일수록 진입장벽이 높다”며 “수협 조합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어촌계원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올해 안에 수산업협동조합법을 개정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사설] IMF·OECD가 바라본 한국 경제 현주소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 경제에 대해 상당히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구조적 문제 때문에 앞으로 5년간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고용 상황이 매우 안 좋고, 특히 청년층 실업률 개선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미국의 보호무역 공세 등 외부환경까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라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IMF가 최근 내놓은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3.2%를 정점으로 올해 3.0%로 낮아지고, 이후 매년 1% 포인트씩 떨어져 2022년에는 2.6%까지 추락한다. 잠재성장률은 2020년 2.2%에서 2030년 1.9%, 2040년 1.5%, 2050년 1.2%로 곤두박질칠 전망이다. 문제는 IMF가 이 같은 추락이 우리 경제의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급속한 고령화와 서비스 부문의 낮은 생산성, 노동과 생산시장 왜곡 같은 문제 등이다. IMF는 해결책으로 생산성 향상과 노동시장 참여 확대를 위한 구조개혁과 재정투자 확대를 권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 투자나 세제 혜택 등을 통해 경제의 생산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보육수당 인상 같은 노동정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노동인구 공급을 늘릴 것을 권고했다. 우리 정부가 귀담아들을 만한 제언이라고 본다. 우리나라의 실업률이 계속 뒷걸음질치는 상황도 방치해선 안 된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기준 3.73%로 4년째 후퇴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OECD 회원국 대부분이 2008년 금융위기로 실업률이 치솟았다가 꾸준히 개선돼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10.3%인 청년실업률은 4년째 두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년층이 서비스업 같은 내수산업에 주로 종사하는데 내수 경기가 계속 침체된 영향이 크다. IMF는 청년층 고용 개선을 위해 내년 이후에 최저임금의 급격한 추가 인상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을 내놨다. 외려 청년층 실업률을 떨어뜨려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노동시장의 활력을 찾기 위해서라도 청년 고용 확대를 최우선 순위에 두라는 IMF의 충고를 흘려들어선 안 된다. 추가 인상을 하기 전에 인상에 따른 영향을 철저히 평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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