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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억 사채놀이·수뢰 경관 실형

    사건 민원인에게서 10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을 받고 6억여원의 사채놀이를 한 현직 경찰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홍승면)는 사기 고소인인 주부 김모(49)씨로부터 사건 청탁과 함께 100만원어치 상품권을 받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서울 K경찰서 수사과 경위인 이모(50)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2월 김씨로부터 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1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 10장을 건네받았고 이후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해 400만원을 추가로 송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관급공사 설계변경 묵인 공무원 등 무더기 적발

    정부가 주도하는 공사에서 건설업체에 유리하게 설계변경을 해주는 등 편의를 봐주고 뇌물과 향응을 주고받은 공무원과 공기업 간부, 건설업체 대표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9일 토지공사 직원과 국토해양부 공무원,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원 등에게 뇌물을 준 지방 J종합건설 사장 이모(45)씨에 대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H중공업 현장소장 안모(47)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한국토지공사 부장 박모(49)씨와 차장 최모(48)씨, 대한주택공사 차장 이모(45)씨, 제주특별자치도 주사 조모(44)씨 등 공무원 7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했다. 300만원 이하의 뇌물과 향응을 받은 국토해양부 서기관 이모씨와 사무관 김모씨 등 공무원 16명에 대해서는 해당기관에 비위사실이 통보됐다. 건설업체 대표 이씨는 2004년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제주도 추자항 공사와 김해 율하지구 조경공사, 광명소하지구 조경공사 등 관급공사를 수주받아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설계변경을 청탁하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수억원대의 금품 및 향응을 제공한 혐의다. J건설은 특히 하도급 업체들에 공사와 관련해 사전에 공사 포기각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이를 미끼로 2억 3000여만원을 갈취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대우조선 본사 압수수색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오수)는 20일 임직원 납품비리 등으로 수사 중인 대우조선해양 서울 중구 다동 본사와 경남 거제 지사에 검사와 수사관 등 1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재무 부서 등에서 회계 및 경리 자료가 담긴 하드디스크와 각종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납품업체로부터 납품 및 단가 계약 관련 청탁을 받고 6억 925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대우조선해양 전무 홍모(51)씨를 구속기소하고, 협력업체에서 거액의 청탁 사례비를 받은 혐의로 대우조선해양건설 전 전무인 건축가 이창하(52)씨를 구속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수뢰혐의 현직검사 “중수부 강압수사”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사건 관련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현직 부장급 검사가 대검 중수부 수사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부산고검 김종로 검사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부장 홍승면)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청탁을 받지도 않았고, 받았다는 금액도 검찰이 주장하는 바와 다르다.”면서 “조사에서 임의대로(원하는 대로) 진술하지 못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김 검사는 2005년 3월 박 전 회장에게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황철곤 마산시장의 뇌물수수 혐의 조사와 관련해 수사팀에 잘 이야기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5000달러를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김 검사는 박 전 회장에게서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간단히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0달러도 받아 특정범죄가증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고 있다.김 검사의 변호인은 “검찰은 김 검사가 금품을 받고 며칠 뒤 잘 처리됐다는 취지로 연락을 해줬다고 하지만, 실제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를 입증할 조사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판장이 황 시장과 당시 수사팀 등 당사자에게 실제로 부탁을 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냐고 묻자 검찰은 “구두 확인만 했을 뿐 보고서나 조서는 남기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 검사쪽은 강압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검찰 조사에서 처음으로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해 ‘임의성’을 부정한다고 나선 것이다. 임의성은 본인이 임의대로, 즉 원하는 대로 진술했다는 의미로, 진술조서의 진정성 성립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이를 부정한다는 것은 곧 자신이 원하지 않았지만, 환경적 요인에 의해 진술했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에 재판장이 “피고인이 현직 검사인데 강압이 있었다는 뜻이냐.”고 묻자 김 검사쪽은 이를 부정하지 않은 채 “나중에 따로 주장하겠지만, 조서의 형식이나 진술 태도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법원간부 금품수수 혐의 수사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오수)는 7일 형사재판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받던 시의원으로부터 감형 로비 대가를 받은 혐의로 법원의 A사무국장(3급)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A국장은 법원 행정고시 출신으로 2005년 법원행정처에 근무하면서 형사재판 피고인인 지방 시의원으로부터 감형에 대한 청탁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시의원이 1억 5000만원 상당의 골프장 지분을 A국장에게 넘겨주기로 한 약정서를 증거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국장에게 감형 청탁을 넣은 시의원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가 항소심 이후 자격정지형으로 감형돼 시의원직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시의원에 대한 법원의 감형이 A씨 로비와 관련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A씨는 “조사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의원과는 일면식도 없다.”고 밝혔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포항시 전·현직 공무원 비리에 얼룩

    경북 포항시가 직원들의 공금 횡령 등 잇단 비리로 얼룩지고 있다. 포항시는 29일 북구 청하면사무소 공무원 H모(46·7급)씨가 지난 1월부터 면사무소에 배정된 각종 예산을 집행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3억 4000여만원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 정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이날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해당 면사무소의 면장과 부면장을 직위 해제하고 경찰에 H씨에 대한 출국금지와 수사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H씨는 최근 포항시의 조사가 시작되자 지난 주 관련 서류를 챙겨 잠적했다. H씨는 2006년부터 청하면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하면서 부면장 부재 시 인장을 도용해 출금 전표에 찍는 수법으로 모두 30여차례에 걸쳐 거액을 횡령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포항 아파트 인·허가 해결을 미끼로 시공업체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포항시 전·현직 공무원 5명은 지난 10일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포항지원(형사 2단독 정철민 판사)은 아파트 업체로부터 1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직 포항시청 과장 S(54)씨에 대해 징역 1년6월을, 전직 담당 J(51·6급)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인사청탁 대가로 전·현직 포항시 공무원에게서 2100만원을 받아 구속된 포항시 구청장 출신 J(60)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아파트 업체에 대한 편의 제공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아 구속기소된 포항시 현직 과장 S(51)씨는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포항 주민들은 “시 공무원들의 도덕 불감증과 공직기강 해이가 극에 달했다.”고 비난했고, 직원들은 “시민들에게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곤혹스러워했다. 한편 박승호 포항시장은 지난 3월 직원들의 아파트 허가와 인사 비리와 관련, 대시민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박연차 게이트 수사결과] ‘살아있는 권력’ 베지 못한 檢… 치열한 법정공방 예고

    [박연차 게이트 수사결과] ‘살아있는 권력’ 베지 못한 檢… 치열한 법정공방 예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사건 수사로 검찰은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검 중수부는 정·관계 인사 21명을 기소해 단일 비리사건으로 검찰 사상 최대 규모의 사법처리라는 대기록을 남겼지만, 전직 대통령 자살과 검찰총장 사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검찰 수사가 박 전 회장의 진술에 많이 의존한 데다 피고인 대부분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前대통령 자살·검찰총장 사퇴 불명예 대검 중수부는 지난해 12월 박 전 회장을 탈세 혐의로 구속하고 나서 박 전 회장의 홍콩 비자금 계좌 등을 추적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불법자금을 건넨 단서를 포착했다. 지난 3월17일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을 체포하면서 ‘박연차 게이트’ 수사는 본궤도에 올랐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7명을 구속 기소하고 정대근 전 농협회장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검찰의 수사는 탄력이 붙는 듯했다. 600만달러를 노무현 전 대통령 가족에게 전달했다는 박 전 회장의 진술을 확보한 검찰은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조카사위 연철호씨를 잇달아 소환하고 지난 4월30일에는 노 전 대통령까지 직접 조사해 ‘포괄적 뇌물수수죄’를 적용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검찰이 사법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던 사이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거센 후폭풍에 휩싸인 검찰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동기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했지만, 법원이 ‘부실수사’라며 영장을 기각해 이마저도 무산됐다. 임채진 검찰총장이 옷을 벗어던지며 검찰 구명에 나섰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천신일 영장 승부수… 법원이 기각 12일 대검 중수부는 정·관계 인사 11명을 추가로 기소하면서 박 전 회장이 불법자금 97억 8000만원을 뿌린 것으로 확인했다. 원화 59억 8000여만원, 미화 282만달러(현 환율로 35억 3000만원), 상품권 2억원이었다. 그러나 검찰의 칼날이 ‘살아 있는 권력’을 베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이 “(태광실업이)세금은 얼마나 되어도 낼 테니 (박 전 회장의)검찰 고발만 말아달라.”고 수십 차례 천 회장의 청탁 전화를 받았다고 인정했지만, 검찰은 참고인 신분이라며 한 전 청장을 미국에서 부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천 회장이 “조용해지면 사면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하고,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에게 청탁 전화를 걸었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은 ‘실패한 로비’라며 수사를 확대하지 않았다. 결국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추 전 비서관과 천 회장만 법정에 서게 됐다. ●증인 진술 뒤집히면 무더기 무죄판결 치열한 법정공방도 검찰이 넘어야 할 산이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은 박 전 회장이 법정에서 검찰 때와 다르게 증언하기 시작했다. 박 전 회장은 지난 11일 이광재 의원의 공판에서 2004년과 2006년 세 차례에 걸쳐 12만달러를 측근을 통해 건넸지만 이 의원이 돈을 받았는지는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재판에서도 부인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 조사 때 심한 수치심을 느껴 거짓말을 했다.”며 진술을 바꿨다. 박 전 회장 등 핵심 증인의 진술이 뒤집히면 무죄 판결이 무더기로 나올 수도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서울광장] 문재인이 주는 희망과 아쉬움/이목희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문재인이 주는 희망과 아쉬움/이목희 수석논설위원

    누구를 평가하는 글은 쓰기 어렵다. 필자가 모르는 과거를 그가 지녔을 수 있고, 미래의 그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그런 전제를 깔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 절차를 주도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서 요즘 받았던 좋은 느낌을 적어 보려고 한다. 노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이들이 과격하게 슬픔을 표출한 상황이 한편으로 이해는 간다. 울부짖음과 독설의 와중에 비교적 차분했던 이가 문 전 실장이다. 서거 발표를 할 때도, 조문객을 맞을 때도 그랬다. 정부·여당 인사들이 봉하마을에 들어서지조차 못하자 바로 달려가 양해를 구하곤 했다. 영결식장에서 야유를 당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예의를 갖췄다. 영결식날 TV를 통해 문 전 실장이 차안에서 눈물을 찍어내는 모습을 보았다. 펑펑 울고 있는 이보다 조용한 눈물이 더 짠하게 다가왔다. 그도 땅을 치며 통곡하고 싶었을 것이다. 현 정권에 저주를 퍼붓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위치에서 그 정도의 자제심을 보이는 게 쉽지는 않았으리라. 참여정부 시절 고위직을 지낸 몇몇 인사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며 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문재인씨가 박연차씨를 조심하라고 귀띔을 해주는 바람에 이번에 걸려들지 않았다.”고 했다. 부산·경남 지역에서 기관장을 지냈던 한 인사는 “노건평씨가 박연차씨와 함께 만나자고 연락을 해왔다. 문재인씨의 경고가 생각나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피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스스로 건평씨, 박연차씨와 선을 대려 했던 고위직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건평씨의 한마디를 들어주려 인사청탁·사업청탁에 앞장섰던 이들이 여럿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당한 비극의 씨앗은 그렇게 싹트고 있었다. 권력을 사유화해 참여정부를 망가뜨려 놓고 이제와 대성통곡을 하는 게 노 전 대통령을 위한 길이었는가 자문해야 한다. 탄핵소추 때, 이번의 검찰수사 때 설득력을 갖고 노 전 대통령을 도운 이가 누구였나. 결국 문 전 실장이었다. 문 전 실장에게 아쉬운 점은 있다.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냈다. 지금의 검찰 행태를 비판했는데, 그때 검찰은 문제가 없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특히 개인 차원의 경고를 날리면서도 노건평씨와 박연차씨를 제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 대통령에게 직을 걸고 그들을 견제하는 충언을 올려야 했다. 그리고 권양숙 여사의 뒷돈 수수를 막아야 했다.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이 청와대 공금을 빼돌리는 사태를 미리 파악해 못하게 해야 했다. 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알면서 방기했다면 직무유기이고,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다. 추모열기와 더불어 노 전 대통령의 유업을 잇자는 물밑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른바 적자론(嫡者論)이다. 정치세력으로서 재결집 얘기까지 나오는 모양이다. 민주당 역시 노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은 이들을 선거에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문 전 실장도 그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문 전 실장은 정치판에 휩쓸리지 말기 바란다. 노 전 대통령은 서거 전 측근들에게 정치참여를 말리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퇴임 후에도 정치의 꿈을 접지 않을 듯했던 노 전 대통령이 왜 그랬을까. 이유는 문 전 실장이 잘 알 것이다. 그가 더욱 절제하는 모습으로 고인의 유지를 받들었으면 한다. 한바탕 조문정국이 지나간 뒤 “그래도 문재인 방식이 나았다.”는 총평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목희 수석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이후] ‘살아있는 권력’ 수사 중대기로… 檢 또 궁지에

    [노 前대통령 국민장 이후] ‘살아있는 권력’ 수사 중대기로… 檢 또 궁지에

    ‘살아 있는 권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이 범죄 혐의에 대한 입증 부족을 이유로 기각됨에 따라 검찰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또다시 중대 위기를 맞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천 회장을 양대 축으로 균형 맞춘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 뿌리째 흔들리게 된 것이다. 2일 천 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영장전담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혐의 사실별로 조목조목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의 반발을 의식한 듯 분량으로는 A4용지 2장에 이를 정도로 세세하게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008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돈 15만위안(약 2500만원)을 천 회장에게 건넸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원은 레슬링협회 부회장이었던 박 전 회장과 회장이었던 천 회장이 막역한 사이로 이전에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이 있을 때 격려금을 줬던 점 등을 들어 범죄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천 회장에게 구명로비를 부탁하는 대신 정산개발이 ㈜세중게임박스에 투자했던 돈 가운데 돌려받을 정산금 6억 2300만원을 면제해줘 천 회장이 그만큼 이득을 취했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미 태광실업이 유상증자를 통해 ㈜세중게임박스의 주주가 된 상황인데, 주식 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대표이사가 주주에게 투자 정산금을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는지 자체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증여세 포탈 혐의에 대해 법원은 “천 회장의 행위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고의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차명주식 거래에 대한 양도소득세 포탈 혐의는 상당 부분 인정했지만, 이 역시 범죄에 대한 소명이 충분치는 않은 데다 이미 천 회장이 미납 양도세를 완납해 정상을 참작했다고 전했다. 유일하게 인정된 혐의가 주가조작 부분이지만, 재판부는 범행의 정도나 동기 등에 참작할 사유가 있다고 보고 구속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또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고, 고령인 데다 반성하고 있는 점 등도 참작 사유에 포함됐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혐의 입증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무리한 수사를 강행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검찰은 천 회장의 영장이 기각되면서 이 역시 부실수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검찰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사용한 비장의 카드였다. 하지만 ‘찬스’를 놓치면서 검찰은 다시 한번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특히 법원의 기각 사유는 곧 범죄에 대한 소명 자체가 부족하다는 뜻이기 때문에 향후 검찰이 천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더라도 유죄 판단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황량한 들판에 홀로 서게 된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거듭되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오이석 유지혜기자 hot@seoul.co.kr
  • [뉴스플러스] 중부발전 前간부 항소심도 무죄

    대검 중수부가 지난해 공기업 수사를 벌이면서 협력업체 등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한 한국중부발전 전 발전처장 박모(55)씨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창석)는 2일 납품 청탁 등과 함께 케너텍 등 협력업체에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대검 중수부는 박씨가 2004∼08년 케너텍과 대영씨엔씨 관계자들로부터 14차례에 걸쳐 현금, 유로화, 상품권 등 2000만원어치의 금품을 받았다며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 천신일회장 영장 기각

    법원이 2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대검 중수부는 천 회장에 대해 지난해 7월 태광실업 세무조사 때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에게 조사중단을 청탁하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박 전 회장의 도움을 받아 자녀들에게 주식을 편법 증여하는 등 100억여원의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조세포탈 혐의, 회사 합병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하고 자녀에게 주식을 편법 증여한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김형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알선수재 혐의와 관련해 박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부탁을 받은 천 회장이 한 전 국세청장에게 청탁을 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수수한 금품의 대가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면서 “조세포탈 혐의는 범의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고, 증권거래법 위반 부분은 범죄에 대한 소명은 있지만 동기에 참작 가능성이 있고 비난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기각사유를 밝혔다. 천 회장은 이날 오전 변호사 4명을 대동하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 6시간에 걸쳐 검찰이 제기한 혐의 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한 뒤 오후 11시40분쯤 대검 청사를 나서면서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황이 없어서 뭐라고 말 못하겠다.”고 말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기각사유를 검토해서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이날 박 전 회장에게 수천만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이상철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언론인 출신의 이 부시장은 지난해 5월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발탁됐다. 검찰은 이 부시장을 상대로 박 전 회장한테 받은 불법자금의 규모와 명목을 조사했다. 이 부시장은 “언론사 재직 시절 박 전 회장을 만난 적은 있지만 돈을 받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의혹이 제기된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과 김태호 경남지사, 부산고법 P판사 등을 주중에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유지혜 장형우기자 wisepen@seoul.co.kr
  • 천신일 사전영장 청구

    대검 중수부는 31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천 회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및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천 회장의 구속 여부는 2일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이로써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중단됐던 검찰수사가 재개됐다. 검찰은 당초 천 회장에 대해 지난 23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었으나 같은 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 수사를 잠정 중단했다. 천 회장은 지난해 7월 태광실업 세무조사 때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에게 조사중단을 청탁하고 박 전 회장한테서 7억여원의 금전적 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천 회장은 박 전 회장의 도움을 받아 자녀들에게 주식을 편법 증여하는 등 100억여원의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다. 2003년 세중과 나모인터랙티브를, 2006년 세중나모인터랙티브와 세중여행을 각각 합병해 세중나모여행을 만든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하고 우회상장 등의 방법으로 자녀에게 주식을 편법 증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박 전 회장에게서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정·관계 인사들을 이번 주중 소환조사한 뒤 이달 중순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현 정부 ‘사정수사’ 줄줄이 무죄

    현 정부 ‘사정수사’ 줄줄이 무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수수 의혹 수사가 적절했는지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 들어 대대적으로 이뤄진 ‘사정 수사’ 결과 기소한 사건들이 법원에서 상당수 무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무죄 사유는 대부분 ‘입증 부족’이었다. 검찰은 지난해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공기업·공사 비리 수사를 벌인 결과 82명을 구속기소했다. 대검 중수부 역시 서아프리카 베냉 유전개발 사업을 하면서 시추비 등을 과다지급해 한국석유공사에 45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김모 전 해외개발본부장 등을 기소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이들이 검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시추비를 부풀렸다는 직접적 물증이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케너텍 회장 이모씨에게서 1억 1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모 전 중부발전 사장의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장 임의대로 결정할 수 없는 공사 수주 구조와 정 전 사장과 이씨의 친분관계를 생각하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카자흐스탄 유전 개발과 관련, 유전평가서를 조작해 산업은행에서 1750만달러를 사기대출받은 혐의로 기소된 ㈜세하 이모 대표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대검 중수부가 한보철강 인수와 관련해 1500만원을 받았다며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김현미 전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도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잇따른 무죄 판결은 공기업 수사에 그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현대차그룹에서 2억원을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사건이다. 대법원은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뇌물을 준 사람의 진술만 믿고 내린 기소”라고 밝혔다. 대검 중수부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게서 구명 로비 청탁과 함께 4430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한 재미교포 사업가 조풍언씨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공여자인 김 전 회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대검찰청의 1·2심 무죄 현황을 분석한 결과 검찰이 기소했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피고인은 지난해 3941명을 기록하는 등 2005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2000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피고인 수 역시 2003년 406명에서 지난해 1166명으로 세 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계속 증가추세다. 이에 대해 검찰 스스로도 진술에 의존한 수사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대검찰청은 무죄 증가 요인에 대해 “공판중심주의 도입 이후 수사단계에서 수집된 증거보다 법정에서의 증언 및 자백 등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 진술뿐인 사건에서 진술이 번복되는 경우 일관성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오늘의 눈] 분양·도시계획 공무원 비리 유감/전광삼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분양·도시계획 공무원 비리 유감/전광삼 사회2부 기자

    올 초 일부 지자체 공무원들이 복지기금 착복으로 국민들을 실망시키더니 이번엔 지방의회의원들까지 가세해 도시계획시설사업과 관련한 ‘종합비리세트’로 분노를 더해주고 있다. 기가 찰 노릇이다. 지방의회 전·현직 의원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부동산 브로커 등 모두 23명이 검찰의 수사망에 걸려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됐다. 이들은 도시계획시설사업과 관련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삼켰다고 한다. 비리의 형태도 각양각색이다. 임대주택 분양승인을 대가로 수억원짜리 입주권을 가로챈 공무원이 있는가 하면, 도시계획시설사업 부지 선정과 관련한 청탁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이도 있었다. 특히 대한민국의 심장이나 다름없는 종로구에서는 주택과장과 주택계장, 담당 직원 등이 짜고 분양승인 대상도 아닌 임대주택을 불법으로 분양승인해 준 대가로 수억원의 아파트 입주권과 금품을 챙겼다고 한다. 각종 개발사업과 관련한 공무원과 지방의원들의 불법 비리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국민들의 기억에서 사라질 만하면 다시 터져나오는 검찰발(發) 단골 메뉴다. 개발사업에 따르는 이득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고, 공직자들이 쉽사리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든 빛깔 좋은 떡이기도 하다. 이 같은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법적으로나 행정적으로 별의별 수단을 다 강구해 왔지만, 비리의 뿌리를 뽑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결국 공직자와 지방의원들의 양심이 바로 서지 않는 한 이런 일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국민들은 모든 공직자들이 조선의 명재상인 황희나 맹사성 같은 청백리가 되길 바라지는 않는다.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은 지켜주길 바라는 것이다. 황우(黃牛)인 줄 알고 생선가게를 맡겼는데 알고 보니 도둑고양이였다는 실망감을 더이상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광삼 사회2부 기자 hisam@seoul.co.kr
  • 도시계획사업 비리 공무원·구의원 23명 기소

    노후주택을 재건축하거나 낙후 지역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도시계획사업을 진행하면서 부동산업체 등으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긴 서울 구청 공무원과 전·현직 지방의회 의원들이 무더기로 법정에 서게 됐다.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오수)는 24일 도시계획사업 부지 선정과 입안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거나 불법 임대주택 분양을 승인해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서울시청 및 구청 공무원 8명, 지방의회 의원 6명을 포함, 23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5명은 구속됐다. 사법처리된 공무원들이 소속된 구청은 종로·서대문·성북·은평·관악·금천·양천·중랑 등 여덟 곳이다. 검찰수사 결과 종로구청 과장 송모(58·구속)씨와 전 서울시청 6급 이모(58·구속)씨 등 공무원 5명은 지난 2006∼2007년 부동산 개발업체에서 2000만~8000만원을 받고 법인 소유의 철거대상 임대주택을 개인 명의로 바꿔 불법으로 SH공사의 특별공급입주권을 분양 승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으로 밝혀졌다. 임대주택 분양승인을 받으면 관련 서울시 규칙에 따라 한 가구당 1억원 상당의 특별공급주택 입주권이 나온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송씨 등 2명은 입주권을 뇌물로 받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임대주택 분양승인 조건을 충족한다.’는 질의회신서를 종로구에 보내주는 대가로 2000만원을 받은 대한주택공사 과장 이모(48)씨도 함께 구속기소됐다.도시계획시설사업의 입안 권한이 있는 점을 이용해 금품을 챙긴 지방의회 의원들도 적발됐다. 검찰은 2005년 서울 양천구 마을공원 부지선정과 관련해 부동산 개발사에서 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전 서울시의원 구모(64)씨를 구속기소했다. 개발사업 부지를 선정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고 사업추진에 개입한 성북·은평·중랑·관악·금천구의 전·현직 구의회 의원 6명을 기소했다.검찰은 서울의 다른 구청들도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서 거액을 수수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검찰이 ‘사람 잡은’ 경우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검찰이 ‘사람 잡은’ 경우

    측근과 가족을 통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640만달러의 뇌물을 받고 사업 특혜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자살함으로써 검찰 수사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첫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2003~2004년 사이 수많은 정·관계 및 재계 인사들이 검찰 수사를 받다 목숨을 끊었다. 대북송금과 관련, 특검에서 기소된 뒤 15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대검 중앙수사부의 수사를 받던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은 2003년 8월4일 서울 계동 현대 사옥 집무실에서 투신했다. 이듬해인 2004년에는 안상영 전 부산시장,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등 다섯명의 피의자가 잇따라 자살해 ‘자살 신드롬’까지 우려됐다. 안 전 시장은 운수업체에서 뇌물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별건으로 서울에서 조사를 받고 내려온 뒤 2월4일 부산구치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2004년 3월11일에는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에게 인사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준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남 전 사장이 한강에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노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건설의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라고 발언한 직후였다. 4월29일에는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재직 시절 납품비리 등의 의혹으로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박태영 전남지사가 역시 한강에 몸을 던졌고, 6월4일에는 전문대 설립 과정에서 뇌물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내사를 받던 이준원 파주시장이 역시 한강에서 투신 자살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검찰·법무부 “노 관련 수사 종료”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현재 진행 중인 노 전 대통령에 관한 수사는 종료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공식적으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공소권 없음 처분은 검찰이 내리는 불기소 처분의 하나로, 피의자의 사망이나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재판을 진행할 수 없을 때 하는 결정이다. 대검 중수부는 그동안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사업 혜택을 보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의 가족에게 ‘포괄적 뇌물’ 을 건넸고, 노 전 대통령도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잡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와 별도로 서울중앙지검에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퇴임 뒤 ‘e지원 서버(옛 청와대 온라인 업무관리시스템)’를 봉하마을에 구축하고 기록물을 가져간 국가 기록물 유출 혐의와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인사 청탁을 했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 중이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규진)는 세종증권 매각 로비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상을 치를 수 있도록 29일 오후 5시까지 7일동안 집과 빈소, 장지 등으로 장소를 제한해 구속집행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건평씨는 이날 오후 5시5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이미 지난 기일에 뇌졸중 등을 이유로 보석과 형 집행정지를 신청해 놓은 상황이라 재판부가 노 전 대통령 서거까지 감안해 최종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검찰과의 질긴 악연

    23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검찰의 ‘악연’은 노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 전 대통령은 81년 사회과학 서적을 읽은 혐의로 대학생 20여명이 기소된 ‘부림사건’을 맡아 검찰에 맞섰다. 87년에는 대우조선 노동자가 시위 도중 사망한 사건에 연루됐다가 제3자개입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당시 검찰은 그를 구속하기 위해 하룻밤새 3번이나 판사들 집을 찾아다니며 영장 청구를 시도했고, 이를 전해들은 노 전 대통령은 검찰에 대한 불신을 키우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대통령이 된 뒤에도 악연의 끈은 끊어지지 않았다. 참여정부 출범 직후 2003년 3월 인사 쇄신을 통한 검찰 개혁을 내세워 판사 출신의 강금실 전 장관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데 대해 평검사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직접 나서 ‘검사와의 대화’를 갖고 평검사들과 생중계 토론을 벌였다. 당시 “대통령도 취임 전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한 적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라고 맞받아쳐 화제를 모았다. 이듬해 3월 검찰이 고(故)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에게서 인사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형 건평씨를 불구속기소하자 기자회견을 열어 남 전 사장을 비판했고, 결국 남 전 사장은 한강에 투신자살했다. 남 전 사장의 유족은 최근 검찰에 노 전 대통령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다음 검찰의 칼끝은 본인을 직접 향해 왔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뒤 ‘e지원 서버(옛 청와대 온라인업무관리시스템)’를 봉하마을에 구축하고 임의로 기록물을 가져간 데 대해 검찰이 지난해 8월부터 수사에 착수한 것. 기록물 유출 혐의가 있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검찰이 방문조사 카드를 꺼내자 노 전 대통령은 곧바로 “혐의가 있다면 내가 자진출석해 조사받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이후 노 전 대통령쪽과 의견을 조율하는 데 상당 시간을 소요했고, 세종증권 매각비리 사건이 터져 건평씨가 구속되면서 수사는 사실상 중단됐다. 악연의 끝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구속한 ‘박연차 게이트’로 마무리됐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검찰에 소환돼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딸 정연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유지혜 김민희기자 wisepen@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청문회스타… 대통령… 투신… 풍운의 정치역정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청문회스타… 대통령… 투신… 풍운의 정치역정

    23일 오전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줄곧 우리 사회의 주류와 다투는 비주류의 삶을 살았다. 상업고등학교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대통령 임기 중에도 노 전 대통령은 수많은 성역과 금기에 맞서 고군분투했다. 그가 불러 일으킨 ‘노풍(風)’은 주류 사회에 불어 닥친 비주류의 ‘반란의 바람’과도 같았다. 노 전 대통령은 1946년 8월6일 아버지 노판석(사망)씨와 어머니 이순례(사망)씨 사이에서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형제 자매로는 큰형 영현(사망)씨와 둘째형 건평(67·구속)씨, 누나 명자(81)·영옥(71)씨가 있다. 김해 진영읍에서 10리 정도 떨어진 산골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진영 대창초등학교(1959년)와 진영중학교(1963년), 부산상업고등학교(1966년)를 각각 졸업했다. ●고졸로 사시 합격… ‘인권 변호사’로 전형적인 서민 가정에서 자란 노 전 대통령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68년 3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당시 강원 원주에 있던 육군 1군사령부에서 부관부 행정병으로 복무했다. 만기 제대 후 노 전 대통령은 같은 고향 출신인 부인 권양숙(62)여사와 1973년 1월 결혼해 아들 건호(36)·딸 정연(34)씨를 낳았다.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권 여사는 할아버지의 병 문안차 고향에 갔다가 군에서 막 제대한 노 전 대통령을 다시 만나 연인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은 고졸 출신에게 사법시험 응시 자격을 주는 ‘사법 및 행정요원 예비시험’을 통과한 뒤 두차례 낙방 끝에 1975년 제17회 사법시험에 유일한 고졸 출신으로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1977년 대전지방법원에서 판사로 부임했지만 7개월 만에 그만두고 부산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적성에 맞지 않아서”라는 이유였다. ‘변호사 노무현’은 곧 ‘인권 변호사’로 인식된다. 1981년 5공 정권이 사회과학 서적을 읽은 혐의로 대학생 20명 남짓을 기소한, 민주화 세력에 대한 용공조작 사건인 ‘부림사건’을 변론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에도 학생과 노동자 등이 연루된 사건을 도맡아 변호하면서 ‘인권 변호사’로 알려지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13대 총선 당시 부산에서 통일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정치인 노무현’의 인생은 한마디로 ‘풍운아’라고 요약할 수 있다. ‘좋은 때를 타고 활동하여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그대로 적용된다. 1988년 국회 입성도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의 재야인사 영입 사례로 이뤄졌다. 그는 국회 5공 청문회에서 “전두환 살인마”를 외치며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의원 명패를 집어 던지며 ‘청문회 스타’로 부각됐다. 1990년 3당 합당 때는 ‘역사적 반역’이라며 합류를 거부했다가 ‘삼수’의 시련을 겪었다. 1992년 총선 실패, 1995년 부산시장 도전 실패, 1996년 서울 종로 패배의 쓰라린 경험이었다. 계속되는 패배로 정치권의 야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1997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민회의에 입당, 김대중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는다. 당시 민주당 잔류파와 함께 결성한 국민통합추진회의가 ‘3김 청산과 세대교체’를 내건 이인제 후보 지지 등으로 의견이 갈릴 때 “시대의 과제는 정권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1998년 7월 종로 보궐선거에서 6년 만에 원내 재입성에 성공했으나 2000년 16대 총선에서 종로를 마다하고 부산에 자원 등판했다가 쓴 맛을 보게 된다. ●‘노사모’ 바람 일으켜 대통령 당선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 발탁은 새로운 전기로 작용했다. 대권 도전의 중요한 발판이기도 했다. “정치인 집단을 조직화하고 세력으로 엮어 이끌어 나가는 조직적 리더십을 한 차례도 실험해 보지 않았다.”고 스스로 고백했듯, 약점을 보완하는 기간이었다. 2001년 3월 장관직을 떠난 뒤 노 전 대통령은 본격적인 대선 후보경선 준비에 나선다. 변변한 조직도 없었지만 국민참여 경선에 힘입어 ‘이인제 대세론’을 극복했다. 몇 차례 말 실수로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지지도 하락을 겪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4강 열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던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해 다시 힘을 얻었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소액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나눠 준 ‘희망돼지 저금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투표 하루 전날 정 후보의 일방적인 지지철회로 후보 단일화는 깨졌지만 그는 ‘노사모’ 등 팬클럽의 지지를 얻어 대권을 쥐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대통령 노무현’의 행보 역시 순탄치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중 선거법 중립 의무 위반, 국정·경제 파탄, 측근 비리 등의 이유로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었다. 16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2004년 3월12일부터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한 5월14일까지 63일동안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 일으켜 제3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국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며 한나라당의 의회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노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을 떠받친 것은 ‘충돌’과 ‘도전’이었다. ‘도덕성’은 힘의 근원이었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성장기와 자수성가형 인생 스토리는 ‘못 가진 자’에 위안을 주며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측근인 안희정·최도술 씨 등 386세력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옥고를 치르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형 건평씨를 둘러싸고 2003년 1월 인사개입설을 시작으로 재임 기간 내내 친인척 비리 의혹이 불거졌지만 노 전 대통령은 그때마다 ‘도덕성’을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그러나 그 방패막이로는 오래 버티기 힘들었다. 지난해 12월 건평씨가 세종캐피탈 대표 홍기옥(59·구속)씨에게서 ‘농협중앙회가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정대근 농협 회장에게 청탁해 달라.’는 명목으로 29억 6300만원을 받아 구속 수감됐다. ●수뢰혐의로 수사받자 비극적 최후 이어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권 여사가 박 회장의 돈을 받아 썼다는 글을 올린 이후 권 여사와 아들 건호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노 전 대통령 자신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불명예를 남겼다. ‘노무현만은 다를 것이다.’고 평가했던 많은 국민에게는 실망을 안겨줬다. 굴곡 많던 정치인생을 버티게 했던 유일한 자산을 잃게 된 셈이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구 시대의 막내가 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검찰 조사 이후 자살 빈번…국가 배상안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개인 비리와 관련된 검찰 조사 끝에 투신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검찰의 조사를 받다 끝내 죽음을 택한 저명 인사들의 사례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검찰의 조사를 받다 자살해 국민들에게 가장 충격을 준 사건은 2003년 8월 4일 현대 비자금 사건으로 대검 중수부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온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서울 계동 집무실에서 투신한 일이다. 정몽헌 회장의 죽음 이후 “전화번호부처럼 두꺼운 책으로 머리를 맞기도 하는 등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인격적 모멸감을 느겼다.”는 고인의 발언이 측근을 통해 언급되기도 했으나 검찰은 예의를 다해 수사했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었다. 검찰 수사의 주요 조사자인 유명 인사가 자살한 첫 사례는 ‘정현준 게이트’를 규명할 핵심 인물로 기대를 모았지만 2000년 10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 여관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장래찬 당시 금융감독원 국장이다. 또 2004년 2월에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감 중이던 안상영 전 부산시장이 ‘사회적인 수모를 모두 감내하기가 어렵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안 전 시장 사망 한 달여 만인 2004년 3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에게 인사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한강에 투신해 숨졌다. 남 전 사장의 죽음 이후 “인사 청탁을 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말해 자살 계기를 제공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기도 했다. 남 전 사장이 숨진 지 한달 보름만인 2004년 4월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비리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박태영 전남지사도 한강에 투신 자살했다. 또 2004년 6월 4일 한강에 투신자살한 이준원 파주시장도 주변 인물들이 뇌물을 받은 혐의와 관련해 연루 여부에 대해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었다. 2005년 11월에는 불법도청 관련 검찰수사를 받아오던 이수일 전 국정원 차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8년 10월 10일에는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수사 대상에 올랐던 김영철 전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이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주요 피의자가 목숨을 끊는 경우에 기소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검찰은 ”수사에서 당한 모욕 때문보다 확대 진행되는 수사에 압박을 느꼈기 때문은 아닌가 추측한다.”는 식으로 해명해왔다. 검찰 수사 도중 사망하더라도 국가는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 대법원은 2006년 12월 “수갑을 차지 않고 자유롭게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창문을 통해 뛰어내려 사망한 경우 국가는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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