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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승태, 日전범기업 김앤장 변호사 왜 만났나

    양승태, 日전범기업 김앤장 변호사 왜 만났나

    징용소송 논의…검찰 “집무실·음식점서 최소 세 차례”前대법관 첫 박병대·고영한 구속영장…헌정 사상 처음 양승태(70) 전 대법원장이 재임 시절 자신의 집무실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를 만나 강제 징용 관련 재판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이달 중순 피의자로 소환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3일 양 전 대법원장이 2015년 5월부터 이듬해 10월 사이 최소 세 차례 대법원장 집무실과 음식점 등지에서 김앤장 한모 변호사를 만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한 변호사에게 징용 소송을 지연시키기 위해 전원합의체에 넘기겠다는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방침을 설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변호사가 청와대 및 대법원 수뇌부의 재판 계획을 김앤장이 공유하는 데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한 변호사는 법원행정처 조사국장을 지내고 1998년 김앤장에 합류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는 사법연수원 4년 선후배 관계다. 소송 지연 의혹에 얽힌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김앤장에 몸담은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직 대법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두 전직 대법관은 양승태 사법부에서 2014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차례로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에 광범위하게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영장을 청구하며 “재판 독립과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헌법적 가치이며, 이를 훼손한 이번 사건은 한 건 한 건 매우 중대한 구속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검찰은 이번 사건을 개인의 일탈이 아닌 ‘업무상 상하관계에 의한 지시감독에 따른 범죄 행위’로 규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적 이익을 위해 범행한 것이 아니다. 두 전직 대법관들이 상급자로서 더 큰 결정 권한을 행사했다”면서 “하급자인 임 전 차장 이상의 엄정한 책임을 두 전직 대법관에게 묻는 것이 사건 전모를 밝히는 한편,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헌정사상 최초’ 檢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동시 영장청구

    ‘헌정사상 최초’ 檢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동시 영장청구

    헌정사상 최초로 박병대와 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이 나란히 구속기로에 선다. 지난 6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시작한 이래 세 번째 구속영장 청구다.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3일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재판 독립과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헌법적 가치이며, 이를 훼손한 이번 사건은 한건 한건 매우 중대한 구속 사안”이라고 밝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공범으로 적시됐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5일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양승태 사법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두 전직 대법관의 주요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행위를 상급자인 박·고 전 대법관이 나눠갖는 모양새다. 이들의 영장청구서 분량은 박 전 대법관이 158페이지, 고 전 대법관이 108페이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임 전 차장의 영장청구서는 230여 페이지에 달했다. 박 전 대법관은 강제징용 소송 관련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전범 기업 측 대리인인 한모 변호사가 수차례 직접 접촉한 정황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아가 지난 2014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2차 공관회의’에 참석해 재판 지연을 논의한 의혹도 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옛 통합진보당 의원지위 확인 행정소송, 헌법재판소 내부 동향 수집, 법관 불이익 명단인 ‘블랙리스트’ 작성 등에도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부산 법조비리 사건 개입과 함께 ‘정운호 게이트’ 관련 영장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사건을 놓고 재판거래를 시도한 의혹를 받는다. 고 전 대법관은 박 전 대법관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혐의에 대해 부인해왔다. 다만 고 전 대법관은 부산 법조비리 사건 관련 윤인태 당시 부산고법원장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전직 대법관과 함께 임 전 차장의 공범으로 적시됐던 차한성 전 대법관에 대해선 영장이 청구되지 않았다. 차 전 대법관의 퇴임시기가 사법농단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2014년 초반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이날 영장을 청구하며 이 사건을 개인의 일탈이 아닌 ‘업무상 상하관계에 의한 지시감독에 따른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적 이익을 위해 범행한 것이 아니라, 두 전직 대법관들이 임 전 차장의 상급자로서 더 큰 결정 권한을 행사했다”면서 “두 전직 대법관이 하급자인 임 전 차장 이상의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것이 사건 전모를 밝히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사법부 내 동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이번 사안의 정점에 있는 양 전 대법원장을 향한 수사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검찰 ‘강제징용 소송 개입’ 곽병훈 변호사 압수수색

    검찰 ‘강제징용 소송 개입’ 곽병훈 변호사 압수수색

    양승태 대법원장 재직 시절 ‘사법 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김앤장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 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김앤장 소속 곽병훈 변호사와 한모 변호사의 사무실을 지난달 12일 압수수색했다. 곽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2015년 2월~2016년 5월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한 변호사는 당시 일본 전범기업 측 소송 대리를 맡았다. 앞서 대법원은 2012년 일본 전범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5년이나 재판을 지연시켰다. 이렇게 대법원 선고가 지연된 이유로 ‘양승태 사법부’가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공모해 고의로 재판을 미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의 고위법관들이 2013년∼2016년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정부 인사를 수차례 만나 강제징용 소송의 재상고심 결과를 ‘피해자 패소’로 바꾸거나 소송을 지연하는 방안을 논의한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발견됐다. 검찰은 법원행정처 측이 외교부가 전범기업의 입장을 반영한 의견서를 제출해주면 이를 빌미로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넘기고,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 2012년 대법원 판결을 뒤집는 방안을 박근혜 정부에 직접 제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곽 변호사는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내면서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됐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법원행정처와 접촉해 재판 지연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곽 변호사는 강제징용 소송 외에도 법원행정처가 일명 ‘박근혜 가면’ 제작·유통업자의 형사처벌 여부를 검토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의료진의 소송 관련 정보를 불법 수집해 청와대에 전달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9월 곽 변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수차례 출석을 요구해 조사한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재명 지지자 200여명 “마녀사냥 중지하라” 항의시위

    이재명 지지자 200여명 “마녀사냥 중지하라” 항의시위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지하는 시민 200여명이 1일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더명랑 자원봉사단, 경기혁신포럼 등 이 지사를 지지하는 19개 단체가 모여 만든 ‘전국 이재명 지지연대’ 회원들은 이날 오후 3시 경기 성남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 도로에 모여 “이재명 죽이기와 마녀사냥을 중지하라”는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열심히 일하는 이 지사를 견제하는 것을 넘어 정치생명을 끊으려고 하는 민주당 내 일부 세력과 황색 언론들에 많은 사람이 우려를 넘어 분노한다”며 “정체성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혜경궁 김씨라는 프레임으로 트위터 계정주를 김혜경 여사라고 지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정치사에 유례가 없는 인격살인 작태에 분기탱천하는 마음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일부 민주당 세력을 지칭해 이재명 죽이기와 이간질 공작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언론에 대해서도 마녀사냥식 왜곡 보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 지사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던 지난달 24일에도 청사 앞에서 모여 ‘이재명 무죄’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근로정신대 첫 배상 판결, 남은 징용피해 재판 서둘러야

    대법원 2부는 어제 양모(87)씨 등 근로정신대 피해자 4명과 유족 1명이 일본의 전범 기업인 미쓰시비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1억~1억 5000만원씩 배상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또 정모(95)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5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8000만원씩을 배상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두 판결은 한·일 청구권협정이 있었다고 해서 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하지는 않는다는 지난달 30일 전원합의체의 ‘신일철주금의 1억원 배상’ 판례를 인용해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지연된 정의이지만 사필귀정이다. 이번 판결은 근로정신대 소송에 대한 최초의 확정판결이며 강제징용 배상의 경우 신일본제철에 이어 두 번째 확정판결이다. 두 판결은 일제강점기 법률관계 중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우리 헌법 정신을 재확인하고 인간 존엄의 가치를 바로 세운 것으로 주권국가의 사법부에서 내린 당연한 판결이다. 근로정신대는 일제가 전범 기업 사업장 등에 강제로 노동자로 동원한 우리나라 여성들을 일컫는다. 그동안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은 일본군에게 성적 착취를 당한 위안부라는 오해를 받으며 가슴에 억눌린 한을 안고 살아야 했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14~15세 때인 1944년 5~6월 ‘일본에 가면 돈도 벌고 공부도 할 수 있다’는 일본인 교장의 꼬임에 속아 나고야의 미쓰비시중공업 항공기 제작소로 끌려가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고된 노동을 했다. 일본에 끌려가 이날 10여초의 판결 주문을 듣기까지 74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그사이 많은 피해자가 세상을 떠나 반인도적 불법행위 단죄를 기쁘게만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다. 이번 판결로 한·일 간 외교 마찰은 불가피하다. 당장 일본 정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한·일 청구권협정에 분명히 반한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정부는 실제 손해배상이 이뤄지도록 나서되 미래 한·일 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경우 2000년 소 제기에서부터 확정판결까지 18년이나 걸렸다. 검찰은 재판 지연에 대한 진상 규명을 서두르고 각급 법원에서 심리 중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제기한 10여건의 손해배상 청구 재판도 이번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신속하게 해야 한다.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양승태 사법부와 박근혜 정부가 짜고 재판을 지연시켰다는 의혹만으로도 사법부의 치욕이 아닐 수 없다.
  • 이재명 지지 21개 단체 연대… 내일 경찰 수사 규탄 집회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던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자들의 모임이 연대를 선언했다. 21개 단체가 참여한 ‘전국 이재명 지지연대(준)’는 29일 사전 배포한 성명서에서 “이재명 죽이기와 이간질 공작, 마녀사냥을 즉각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지지연대는 김포 시민단체, 공정포럼, 더(The)명랑, 대명원(대한민국은 이재명을 원한다), 대전 충남연대, 더권당 밴드 모임, 이재명과 파란나비 등으로 구성됐다. 지지연대는 다음달 1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경찰의 편파수사와 정치수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이 지사를 ▲친형 강제 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허위 선거공보물 관련 혐의로,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지지연대는 이날 성명서에서 “이 지사와 김혜경 여사에 대한 경찰 수사결과는 이재명 죽이기에 따른 정치 경찰의 억지 짜 맞추기이며 이에 대한 언론의 집중보도 내용은 마녀사냥식의 황색 저널리즘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죽이기 중단과 언론의 마녀사냥식 왜곡 보도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분열 시도를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하고, 더 많은 민주 시민들과 함께 지속해서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진보적 가치를 앞장서 실천하는 이 지사를 지지하는 사람들로서 2020년 총선 그리고 민주당 정권이 재창출되기 위해서 이 지사와 함께 결의를 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 지사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던 지난 24일에도 이른 아침부터 청사 앞에 모여 ‘이재명 무죄’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바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여기는 중국] 대출금 86만원이 1년 후 6000만원?…여대생의 사연

    대출금 90만원을 빌린 여대생에게 총 6000만원의 빚 독촉을 가한 악성 대부업체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중국 쓰촨성(四川)에 거주하는 중국인 여대생 모모 씨는 인터넷 상에서 쉽게 대출받을 수 있는 대부업체를 통해 7000위안(약 135만 원)의 돈을 빌렸다. 하지만 모 씨의 손에 쥐어 진 금액은 이자를 제외한 4500위안(약 86만원)이 전부였다. 대출 당시 모 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고가의 물건을 구입하려는 중 자신이 가진 현금이 부족, 인터넷을 통해 쉽게 대출해 준다는 한 대부업체의 광고를 보고 대출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대출금을 받은 직후 업체가 요구한 이자가 모 씨가 상상했던 수준 이상으로 눈두덩이처럼 불어났다는 점이다. 결국 원금 대출 후 13개월이 지난 뒤 모 씨가 갚아야 할 채무금은 약 36만 위안(약 6000만원)으로 불어났다. 더욱이 대부 업체 측은 이자 회수를 위해 모 씨에게 각종 협박과 폭언, 폭력 등을 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업체 직원들은 모 씨가 사는 집으로 찾아와 대출금을 갚으라며 유흥 업소에 그를 강제로 떠넘기는 등 강요 사례가 이어졌다. 급기야 모 씨는 해당 업체의 이 같은 강압적인 행동 탓에 또 다른 인터넷 대부 업체에서 돈을 빌려 이자를 상환하는 등 불법 고금리 대부 업체 대출 악순환에 빠졌다. 인터넷 대출 업체로부터 고액의 이자 독촉을 받은 또 다른 피해 대학생 정 씨. 그는 르샨시(乐山市)에 소재한 한 대학에 재학하며 인터넷 상에 거재된 대부 업체 광고를 보고 2000위안의 돈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대출 당시 정 씨가 받은 금액은 이자를 제외한 1300위안이 전부였다. 문제는 정 씨 역시 인터넷 대부 업체가 책정한 고금리 정책 탓에 대출 4개월 이후 총 5만 위안(약 92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갚을 것을 독촉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 씨의 경우 대출금을 제 때 상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당 대부업체 관계자들은 그의 가족들이 사는 곳에 찾아와 폭언과 협박 등을 지속했다. 정 씨와 모 씨 등의 피해 사례는 해당 지역 공안국에 대부 업체 직원이 적발되면서 알려졌다. 르샨시 소재 공안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일명 ‘인터넷 대부업체 소탕 작전’으로 명명,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공안국 수사 결과 해당 대부업체는 총 192명의 직원이 소속된 대규모 대부 업체로 확인됐다. 이들은 총지배인, 중간 관리자, 현장 관리자 등 3개 등급으로 소속 직원을 나누는 등 조직적으로 활동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피해자로부터 원금 회수 후에도 지속적으로 불어난 이자 회수 등의 압박을 가하기 위해 중개료 이자 서비스 요금, 할부 금융 서비스 요금 등 각종 명목으로 요금을 책정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피해자가 원금을 갚은 후에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이들의 수법이었다는 것이 공안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안국은 이들 불법 대부업체 소속 직원 중 147명을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나머지 도주 중인 관계자들도 추가 검거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한편 공안국은 이번 인터넷 대부 업체 소탕을 위해 총 300여명에 달하는 공안국 인원을 투입, 저장성, 충칭시, 쓰촨성, 청두시 등 총 4개 지역 공안국이 공조 수사했다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유족 오는 29일 항고장 제출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유족 오는 29일 항고장 제출

    충북 제천스포츠센터 화재참사 유족들이 부실대응 논란에 휩싸인 소방 지휘책임자들을 ‘혐의없음’ 처분한 검찰 결정에 반발하며 재수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오는 29일 검찰에 항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항고란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불복한 고소인이나 고발인이 상급 검찰에 재판단을 요구하는 절차다. 청주지검 제천지청은 지난달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상민 전 제천소방서장과 김종희 전 지휘조사팀장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항고장은 불기소처분 통보를 받고 한달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다음달 5일이 제출 마감 기한이다. 민동일 유가족 공동대표는 “항고가 기각되면 법원에 재정신청까지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앞서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며 이들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때만해도 이들의 사법처리 가능성이 높아보였지만 기소를 미루던 검찰이 불기소 처분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지휘부 판단에 아쉬움은 있지만 전쟁터나 다름없는 현장에서 화재 진압에 집중한 소방관들에게 인명 구조 지연의 형사상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사회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불기소를 결정했다. 그러자 유족들은 “검찰이 여론에 밀려 불기소 처분 했다. 대형사고 현장에서 시늉만하고 시민을 구하지 않아도 처벌 못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치는 참사로 기록됐다. 소방지휘부의 판단 착오, 상황전파 소홀 등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제천 남인우 기자 nw7263@seoul.co.kr
  • ‘컬링의 성’ 되는 컬링 의성

    ‘컬링의 성’ 되는 컬링 의성

    스포츠 거점도시 도약 준비하는 의성 르포 지난 8일 ‘컬링의성’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컬링과 씨름 등 스포츠와 관광을 결합한 사업들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인 경북 의성군청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그날 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컬링 사상 첫 은메달을 따며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팀 킴’ 선수들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일가 때문에 인권 침해 등을 당한 사실이 처음 폭로됐다. 2주 동안 컬링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쏟아졌다. 김 전 부회장 등의 전횡이나 비위가 있었는지는 다음달 7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특정감사에 의해 진위가 가려질 것이다. 마침 의성군은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공모한 지역특화 스포츠관광산업 육성 사업으로 뽑혀 30억원의 중앙정부 예산 지원을 받게 됐다. 김 전 부회장 일가가 걸림돌이 됐다. 그는 2006년 국내 최초로 의성읍에 들어선 전용경기장을 경북컬링협회가 위탁 운영하는 ‘경북컬링센터’로 둔갑시켜 ‘왕국’으로 삼았다는 것이 군민들의 솔직한 생각이다.의성군은 용지를 공짜로 제공하고 2006년 건립 공사와 12년 넘게 유지·관리하는 데 100억원 넘는 예산을 지원했지만 군민들은 정작 컬링센터에 마음 편하게 드나들지도 못했다. 사실 이 문제는 2010년에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전국 9개 시·도 선수 135명이 연서명해 경북컬링센터의 빗장을 열어제칠 것을 요구했고 12명의 선수와 국가대표 선수들이 A4 용지 2~3장 분량씩의 진술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경기장 공사에 동원됐던 의성 출신 선수들을 하루아침에 내쫓는 바람에 이런 사태가 빚어졌다. 선수들은 불투명한 훈련비 사용 내역이나 의성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한국인 운영위원 8명 가운데 7명의 자리가 김 전 부회장 일가와 지인들로 채워진 대회 팸플릿을 증거로 제시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1세대 컬링인은 “영어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수사 인력도 안 되고 해서 해외에서 쓴 경비를 제대로 규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몇 개월 수사하다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부회장은 컬링 발전을 방해만 하는 사람이었다. 말 안 듣는 선수를 쫓아내고 자기 주머니만 챙기는 사람이었다. 그 일가만 빠져줬더라면 좋은 경기장이 지척에 있고, 직업이 따로 있어 밤이나 주말에만 훈련하던 다른 나라 선수들과 비교해 종일 컬링에만 매달리는 우리 선수들이 훨씬 더 빨리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의성군 문화관광과 간부들은 하나같이 “차라리 잘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 기회에 곪은 상처를 도려내고 ‘컬링의성’을 내세워 더욱 내실있는 ‘컬링의 메카’로 자리잡는 기회로 삼자는 목소리였다. 한 간부는 “평창 전에는 사실 별다른 관심이 없었는데 동계올림픽을 취재하던 외신기자들이 한달음에 평창까지 달려와 취재하는 것을 보고 확 달라졌다. 평창 대회 후 공문을 네 차례나 보내고 지난달 말 경북도청을 찾아 엘리트 선수도 훈련에 집중하게 하면서 차세대 꿈나무들을 양성하는 공간으로 활용하자고 요청했으나 요지부동이었다”며 “우리도 할 도리는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김주수(66) 의성군수도 지난 9일 인터뷰와 22일 전화 통화를 통해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할 일을 다했다. 워낙 김 전 부회장 등이 막무가내라 어쩔 수 없었다. 법적 대응까지 모두 준비한 상태에서 타이밍을 보고 있었는데 선수들이 지적하고 나서줬다”며 “군으로선 이번 일을 계기로 컬링센터 등이 정상화돼 엘리트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훈련에 집중하고, 생활체육의 메카로 의성이 새롭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부 차관까지 지낸 김 군수는 “약간의 진통은 있겠지만 이번 사태가 정상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경북컬링협회와 업무협약을 다시 체결하고 장애인 팀을 창단하는 등 많은 노력과 지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군수는 아울러 “서울 면적의 두 배 땅에 인구 5만명 밖에 안되는 의성군이 컬링과 씨름 등의 스포츠 거점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의성군의 한 체육교사는 “이제는 모두 잘 알고 있지만 컬링은 본디 생활체육 성격이 강한 운동이다. 많은 의성군의 초·중학생들이 컬링을 배우고 싶어했지만 컬링센터의 문이 굳게 잠겨 안쓰러워 지켜볼 수가 없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김경두 한 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갔으면 좋겠다. 세 가지 트랙을 생각할 수 있다. 엘리트 선수들은 더욱 훈련에만 열중할 수 있게 해야 하고, 관내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자질을 발견해 연계해 기량을 닦을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지역 주민이나 관광객들도 컬링의 매력을 즐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회장이란 환부를 도려내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자신했다. 의성군은 기왕에 4면이 갖춰진 컬링센터가 엘리트 선수들의 훈련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바로 옆에 2면을 갖춘 경기장을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다. 컬링 경기장을 유지하고 링크의 빙질을 관리할 수 있는 국내에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능력을 갖춘 김 전 부회장 등은 도와달라는 호소를 외면하고,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한사코 착공을 계속 지연시켰다는 것이 군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의성군은 새 경기장을 활용한 테마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컬링 교육과 행사 개최 등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컬링의 성”도 되고 “컬링 의성”도 되는 중의적인 캐치프레이즈를 정했고 의성군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의성군은 이미 여러 행사를 통해 평창 성공의 기운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지난 5월에는 의성 세계연축제를 개최하면서 컬링 미니 체험장을 마련해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달에는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를 초빙해 스포츠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지난 8월에는 고운 최치원이 1200여년 전에 창건한 의성 고운사에서 ‘청소년 여름 불교학교’를 열어 70여명의 초·중생들이 ‘팀 킴’ 선수들과 함께 명상하고 컬링센터에서 컬링을 각별히 체험했다. 지난달 5일부터 8일까지 의성슈퍼푸드 마늘축제 기간에 의성 전통시장과 의성종합운동장에서 ‘의성 컬링 플레이그라운드’를 운영했다. 컬링 전문 지도자가 나서 기초교육, 플로어 컬링 체험, 포토 이벤트를 실시했다. 의성은 삼한시대 초기의 조문국(召文國) 도읍이 있었던 곳으로 경주 못지 않은 고분들이 여기저기에서 발굴되고 있다. 박찬(93) 변호사가 의성 출신으로 조문국에 관한 책을 집필했고, 평생 모은 유물 1300여점을 조문국박물관에 기증했다. 박물관 안에는 어린 자녀들과 합장된 고분 발굴 현장도 생생하게 보전돼 있어 흥미를 자아낼 만했다. 박물관 앞에는 미니 컬링 체험장이 상시 운영되고 있다. 또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성냥공장을 비롯해 일제시대 적산가옥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고 서애 유성룡이 태어난 사촌마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안의 명륜당 등과 똑같은 구조를 갖춘 향교 등 남다른 관광 유산들을 갖고 있다. 이달 셋째 주에는 여행 블로거 10여명을 초빙해 팸투어를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의성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주식 허위신고’ 신세계·카카오·셀트리온 회장 등 약식기소

    ‘주식 허위신고’ 신세계·카카오·셀트리온 회장 등 약식기소

    차명주식을 보유하는 등 당국에 지분 현황을 허위로 신고한 대기업 회장 등 업체 대표 4명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21일 이명희 신세계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각각 벌금 1억원에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명희 회장은 2014~2015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차명주식 실소유자를 허위 신고한 혐의, 김범수 의장과 서정진 회장은 2016년 계열사 5개를 신고에서 누락한 혐의, 정창선 회장은 2015년 계열사 3개를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세계 계열사 3곳, 롯데 계열사 9곳, 한라 계열사 1곳도 대주주의 차명주식, 계열사 현황, 채무보증 현황 등을 허위 신고한 혐의로 각각 같은 액수에 약식기소됐다. 공정거래법은 공시 대상 기업집단 회사가 주주의 주식 소유 현황, 재무 상황, 채무 보증 현황 등을 공정위에 투명하게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등 대주주 일가의 전횡을 막기 위한 제도다. 이를 어길 경우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검찰은 지난해 말 부영그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정위가 대기업 대주주의 주식 허위 신고 등을 적발하고도 ‘경고’ 조치만 하는 등 사실상 눈감아준 사실을 포착했다. 지난 6월 공정위 기업집단국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공정위가 총 177건의 동종 위반 사건을 입건한 뒤 11건만 검찰에 고발하고 15건은 무혐의, 151건은 경고 처분만 하는 등 150여건을 부당종결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형사소송법상 고발 의무가 있는 공정위 공무원이 범죄를 인지하고 증거를 확보했으면서도 ‘경고’, ‘벌점 부과’만 하고 사건을 끝낸 것”이라면서 “기존에 공정위가 고발한 일부 사건보다 더 무거운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반복적으로 경고 처분만 하고 고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정위의 봐주기로 기소를 피한 부당종결 사례 100여 건 중에는 20대 기업 상당수가 포함돼 있으나 공소시효 등으로 처벌할 수 없는 상태다. LG와 효성 대주주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다수의 계열사 신고를 빠뜨렸지만,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검찰은 전했다. SK도 대주주가 5번에 걸쳐 경고 처분을 받는 등 의심쩍은 정황이 포착됐지만 역시 시효가 만료됐다. 검찰은 대주주 일가의 사익 추구 위험성이 없거나 공정위 신고를 단순 지연한 사례 등 21건은 기소를 유예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병대, 임종헌 공소장에 108회 등장

    재판개입 등 사법농단 깊이 개입 관련 범죄 사실은 최소 31건 달해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박병대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은 앞서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108회나 이름을 올렸다. 같은 피의자 신분인 차한성(13회)·고영한(70회) 전 대법관이 언급된 횟수와 비교해 보면 박 전 대법관이 특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깊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박 전 대법관이 연루된 범죄사실은 최소 31건에 달한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박 전 대법관에게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2014년 10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2차 공관회의’에 참석해 재판 지연, 전원합의체 회부 등을 논의한 정황을 캐물었다. 검찰은 임 전 차장과 박 전 대법관 등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이 공모해 강제징용 사건 관련 박근혜 정부의 요청 사항을 재상고 재판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로 계획하고, 심의관으로 하여금 시나리오 검토 문건 작성, 외교부 의견서 검토 등을 부당하게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옛 통합진보당 의원지위 확인 행정소송, 헌법재판소 내부 동향 수집 등에도 박 전 대법관이 연루돼 있다. 특히 2015년 서울신문 보도로 ‘헌법재판소가 통진당 비례대표의 국회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것은 삼권분립을 위반한 월권행위’라고 판단한 법원행정처 내부 문건이 공개되자, 법원행정처가 재판 개입 사실을 은폐하고자 “주무 심의관 개인적 의견에 불과한 것”이라고 거짓 해명을 낸 정황도 검찰은 포착했다. 진보 성향 판사들의 학술모임인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에서 사법행정에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자, 박 전 대법관이 실장회의에서 임 전 차장에게 ‘인사모를 없애라’는 취지로 지시한 사실도 공소장에 적시됐다. 나아가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 박노수 전주지법 남원지원장, 차성안 판사 등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법관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방안, 징계 가능성 등을 검토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박 전 대법관이 연루돼 있다. 특히 송 부장판사 등 일부 법관은 실제로 지방에 좌천되는 보복 인사 대상이었다는 점도 문건으로 확인됐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강제징용 소송 지연’ 박병대 전 대법관 “사심 없이 일했다”

    ‘강제징용 소송 지연’ 박병대 전 대법관 “사심 없이 일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공모해 일제 강제징용 소송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 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국고손실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대법관을 출석시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포토라인에 선 박 전 대법관은 “법관으로 평생 봉직하는 동안 최선을 다했고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그야말로 사심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위를 막론하고 많은 법관들이 자긍심에 손상을 입고 조사를 받게 된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사심 없이 일했다는 말씀만 거듭 드리는 것으로 답변을 갈음하겠다”고 했다. 2014년 2월부터 2년 동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관련 행정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형사재판 △옛 통합진보당 국회·지방의회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10월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2차 소인수 회의’에 참석해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일제 강제징용 소송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회의에는 두 사람뿐만 아니라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도 참석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당시 대법원에 계류 중이던 강제징용 소송 재상고심의 최종 결론을 미루고 전원합의체에서 뒤집어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을 접수했을 뿐만 아니라, 각급 법원의 유사 소송을 취합해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2013년 8월 재상고심 접수 이후 3년 넘게 중단된 이 사건은 이후 법원행정처와 청와대의 계획대로 진행됐다. 대법원은 2016년 10월 17일 전원합의체 회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하고 이듬해 초에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원합의체 회부 절차가 중단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또 헌법재판소와 위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헌재에 파견된 법관을 통해 재판관들의 평의 내용과 내부 동향을 수집하는가 하면, 청와대를 이용해 헌재를 압박하려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의 예산 3억 5000만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하는 데도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 상태다. 그는 지난 14일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30차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적시됐다. 검찰이 최근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한 법원행정처 문건을 확보하고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에도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이라 박 전 대법관의 혐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양승태 턱밑까지 찌른 檢… 박병대, 前대법관 첫 포토라인 선다

    양승태 턱밑까지 찌른 檢… 박병대, 前대법관 첫 포토라인 선다

    檢, 이르면 이번주 고영한도 공개소환 가담 정도 적은 대법관은 비공개 조사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박병대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이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선다. 지난 6월 수사가 시작한 이후 전직 대법관이 공개 소환되는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에 대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의혹의 정점에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주말 새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의 혐의를 받는 박 전 대법관 조사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 6월 퇴임한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2년간 양승태 사법부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했다.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국회와 청와대, 관련 부처를 오가며 실무를 총괄하는 ‘핵심 중간책임자’ 역할을 했다면, 박 전 대법관은 양 전 대법원장과 함께 중요 의사결정을 내리고 지시하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2014년 10월 박 전 대법관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2차 소인수 회의’에 참석해 일제 강제징용 소송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의에는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 정종섭 전 안전행정부 장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참석했다. 검찰은 이들이 강제징용 소송 지연 및 전원합의체 회부 계획을 공모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일선 법원의 과거사 소송을 취합한 ‘일제 식민지 시대 관련 과거사 사건 계류현황’ 문건도 준비해 간 것을 확인했다. 이외에 박 전 대법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국가정보원 댓글조작 사건, 통합진보당 의원지위 확인 행정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차한성·민일영 전 대법관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차 전 대법관은 박 전 대법관에 앞서 2013년 12월 ‘1차 소인수 회의’에 참석했다. 민 전 대법관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조작 사건 상고심 주심으로서 재판 거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가담 정도가 적다고 판단하고 조사 여부를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박 전 대법관과 고영한 전 대법관, 양 전 대법원장은 죄질이 중한 만큼 공개 소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부산 법조비리 무마, 전교조 사건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고 전 대법관은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소환될 전망이다. 고 전 대법관 소환이 마무리되면 양 전 대법원장이 불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법농단 첫 피고인’ 임종헌… ‘공범’에 현직은 빠졌다

    ‘사법농단 첫 피고인’ 임종헌… ‘공범’에 현직은 빠졌다

    “권순일, 강제징용 건 지연 과정 보고받아” 공소장엔 적시하면서도 공범 포함은 안 돼 이동원·노정희도 사법처리 대상 제외될 듯 박병대 19일 소환… 고영한·양승태도 수사 국정원 댓글訴 개입 혐의 추가 기소할 듯재판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기소했다. 공소장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영한·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이 공범으로 적시됐지만 권순일 대법관 등 현직은 빠졌다. 향후 수사도 전직에 한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위계공무집행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형사사법절차 전자화촉진법 위반, 공전자기록 등 위작 및 행사 혐의로 14일 재판에 넘겼다. 지난 6월 수사 시작 이후 첫 기소다. 공범에서 제외된 권 대법관은 2012년 8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냈다. 차장 시절 그는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청와대를 방문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강제징용 재상고심 판결 지연 과정에서 권 대법관이 임 전 차장(당시 기조실장)에게 보고받은 사실을 공소장에 명시하면서도, 공범에선 제외했다. 법조계에서는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된 이동원·노정희 현 대법관도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행정처 간부가 청와대에 갔다는 사실만으로 의혹이 생기는 건 아니고 당시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은 242쪽에 달하고, 범죄사실은 30개가 넘는다. 공소장 1쪽에는 공범관계가 적시돼 있고, 사법행정의 역할·한계·직무권한에 대한 서술도 포함됐다. 7쪽부터는 상고법원 추진, 국제인권법연구회 출범 등 당시 상황 설명도 자세히 적혔다. 15쪽부터 기재된 범죄사실은 상고법원 추진, 판사 사찰 및 탄압, 법원 조직 보호, 공보관실 운영비 등 내용상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직권남용을 적용한 재판개입 혐의는 관련 사건만 18개에 달한다. 강제징용 손해배상, 위안부 손해배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소송 등이 대표적이다.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을 이용해 헌재 내부 평의 결과를 수집하거나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관련 헌법소원에 개입하려 한 부분도 포함됐다. 검찰은 메르스 사태 당시 국가 배상책임, ‘박근혜 가면’ 형사처벌,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혐의 검토에도 직권남용을 적용했다. 공보관실 운영비 3억 5000만원을 현금으로 바꿔 격려금이나 대외활동비로 유용한 혐의도 있다. 당초 구속영장에 포함됐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은 공소장에서 빠졌다. 국회 고발이 있어야 기소가 가능한데, 아직 고발장이 접수되지 않았다. 위증 혐의를 포함해 현재 수사 중인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사건 파기환송심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는 추가 기소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검찰은 최고위 법관에 대한 조사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9일 오전 9시 30분 박병대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부른다. 전임인 차한성 전 대법관은 지난 7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의 후임인 고영한 전 대법관도 조만간 공개소환할 방침이다. 이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檢 ‘사법농단’ 임종헌 이번 주 기소

    檢 ‘사법농단’ 임종헌 이번 주 기소

    재판거래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 주 중으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기소한다. 고위직 법관 중 차한성 전 대법관을 제일 먼저 조사한 검찰은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도 조만간 공개 소환할 방침이다.1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임 전 차장의 구속 기한인 15일 전에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기획조정실장,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내면서 주요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재판 지연, 통합진보당 의원지위 확인 소송 등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차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을 지난 7일 비공개 소환했다. 차 전 처장은 강제징용 재판을 지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포스코가 출연한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검찰은 외교부나 행정안전부가 아닌, 법원행정처가 판결을 늦춘 뒤 소멸시효가 경과된 뒤 재단에서 해결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고법 판결 액수대로라면 총 20조원이 필요하지만 재단에서 수백만원을 배상할 경우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검찰은 재판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고·박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차 전 대법관의 경우 고·박 전 대법관에 비해 재판개입 가담 정도가 작아 비공개로 소환했지만, 고·박 전 대법관은 임 전 차장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공개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임 전 차장의 기소에 대비해서 형사합의 재판부 3곳을 늘렸다. 기존 형사합의 재판장 13명 중 상당수가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행정처에 근무했거나 검찰 조사 경력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재판 배당에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편 검찰은 서기호 변호사를 이날 오후 소환해 판사 재임용 탈락과 불복 소송에 법원행정처가 개입한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검찰, 차한성 전 대법관 소환 조사

    검찰, 차한성 전 대법관 소환 조사

     재판개입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강제징용 재판과 관련, 차한성 전 대법관을 조사했다. 관련 의혹을 받는 전직 대법관 중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는 지난 7일 차한성 전 대법관을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사건 관련 조사했다고 9일 밝혔다.  차 전 대법관은 2011년 10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며 강제징용 소송을 고의로 지연하는 방안을 논의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차 전 대법관이 2013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서실장 공관에서 만나 이같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차 전 대법관은 강제징용 소송을 늦추기 위해 ‘국외 송달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심리불속행 기간을 넘길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임 전 차장 구속 이후 고영한·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전직 대법관에 대한 조사 방법 등을 검토하고 소환 조사를 준비해왔다. 검찰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하면서 이들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차 전 대법관을 시작으로 임 전 차장 구속 이후 고위직 법관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만간 다른 전직 대법관에 대해서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김관진·한민구는 ‘모르쇠’… 조현천은 美 도피

    김관진·한민구는 ‘모르쇠’… 조현천은 美 도피

    핵심 조前사령관 신병확보 실패·기소중지 104일간 287명 조사 뒤 장교 3명만 기소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의혹’을 수사한 군검 합동수사단이 7일 사실상 활동을 종료했다. 그러나 104일간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계엄령 문건 작성의 전모를 밝히지 못하고 기무사 장교 3명을 허위공문서작성죄로 기소하는 데 그쳐 ‘반쪽 수사’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계엄령 문건 관련 의혹 군검 합동수사단(단장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노만석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동부지검에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내란음모죄 등으로 고발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기소중지는 혐의가 의심되나 소재 불명 등의 이유로 수사를 일시 중단하는 처분으로, 공소시효도 함께 정지된다. ‘윗선’으로 의심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 8명에겐 참고인중지 처분이 내려졌다. 관련 혐의로 고발당한 전직 수도방위사령관은 관여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혐의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조 전 사령관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시 비상계엄을 선포해 촛불집회를 진압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문건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핵심 피의자지만 지난해 12월 13일 미국으로 출국한 이후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다. 합수단 관계자는 “체포영장 발부, 여권 무효화 조치 의뢰, 인터폴 수배 요청 등 신병 확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자진 귀국도 설득했으나 귀국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윗선을 향한 수사도 멈췄다. 조 전 사령관의 진술 없이는 더는 수사를 진전시킬 수 없다는 것이 합수단의 판단이다. 그간 합수단은 관련자 287명을 조사하고, 국방부·육군본부·기무사령부·대통령기록관 등 90곳을 압수수색했다. 특히 합수단은 김 전 실장과 한 전 장관을 직접 불러 조사했지만, 유의미한 진술을 얻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문건의 성격에 대한 판단 역시 유보됐다. 내란음모죄가 성립되기 위해선 구체적 합의와 실질적 위험성이 인정돼야 한다. 이 때문에 계엄 문건이 실제 실행계획인지 여부가 이번 사건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합수단 관계자는 “문건을 작성한 의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조 전 사령관 조사 없인 아직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에 넘겨진 장교 3명은 계엄 문건 작성 실무를 담당했으나 이를 숨기기 위해 위장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허위 연구계획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계엄 문건이 마치 키리졸브(KR) 연습 기간에 훈련용으로 생산된 것처럼 가짜 ‘훈련비밀 등재’ 공문을 기안하기도 했다. 합수단은 당시 기무사 참모장에 대해선 군형법상 정치관여 혐의 등이 확인돼 서울중앙지검에 재배당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 전 사령관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민간 검찰 측 단장인 노 부장검사를 주축으로 다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그러나 조 전 사령관이 스스로 귀국하지 않는 한 진상 규명은 상당히 지연될 전망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법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사법농단 키맨의 묵비권

    “법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사법농단 키맨의 묵비권

    檢, 비공개 수사하며 15일까지 구속 연장 추가 조사 뒤 직권남용 등 재판 넘길 듯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구속기한을 오는 15일까지 연장하고 ‘윗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추가 조사 뒤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최근 임 전 차장에 대한 추가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구속기한을 열흘 연장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은 구속 피의자의 신병을 기본 10일, 최장 20일간 확보할 수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재판거래, 법관 사찰, 대법원 비자금 조성 등 사법농단 의혹 전반에 연루돼 있는 ‘중간 책임자’라고 보고 있다. 지난 27일 임 전 차장을 구속한 검찰은 이후 열흘간의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한편,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 주요 사법농단 관련자들도 비공개로 부르는 등 ‘물밑’ 수사를 이어왔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이 구속된 뒤 “부당 수사”를 주장하며 모든 진술을 일체 거부하면서 검찰 수사는 ‘윗선’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정체된 상황이다.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 행사로 일관하며 변호인도 대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임 전 차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및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공범으로 적시돼 있어 이달 초 이들에 대한 소환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팽배했다. 그러나 임 전 차장 수사가 지연되면서 남은 구속기한인 열흘 내에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 4명을 모두 조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임 전 차장 기소 이후에야 본격적인 소환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법원 내부에선 임 전 차장 구속 이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법원내부망 ‘코트넷’을 통한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판사들은 대체로 심야 조사, 법원 통로 이용 등 기존 검찰 관행을 비판하거나, 검찰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파기환송심 재판장으로서 사법농단 의혹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두 차례에 걸쳐 검찰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주장했다. 김 부장판사는 자신이 올린 글을 전체 메일로 동료 법관들에게 보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건 당사자인 판사가 여론전을 의식하듯 글을 올리는 모습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대법 “식민지배 책임 인정 않는 日인식, 대한민국 헌법 가치 위배”

    대법 “식민지배 책임 인정 않는 日인식, 대한민국 헌법 가치 위배”

    1997년 日 패소 뒤 2005년 국내서 소송 1·2심 日 판결 국내서도 효력 유지 판결 2012년 大法 “3·1정신 위배” 판결 뒤집고 “청구권, 손배소 적용 안 해” 배상 명확히 2013년 고법 배상 판결…재상고심 지연 양승태 재판 거래 의혹 딛고 역사적 결정30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은 배상책임을 부정하는 일본 법원의 판단이 국내에선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천명해 의미가 깊다. 나아가 식민지배에 따른 불법행위의 존재와 그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의 인식이 “대한민국 헌법 가치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1943~1945년 당시 일본제철(이후 신일본제철을 거쳐 현재 신일철주금으로 바뀜)에 강제징용돼 노역에 시달리고 임금조차 받지 못한 강제징용 피해자 여운택·신천수씨는 1997년 일본 오사카지방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일본을 상대로 국제법 위반 및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금과 강제노동 기간에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지만,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3년 10월 9일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여씨와 신씨, 그리고 다른 피해자들인 이춘식(94)·김규수·이종철씨 등은 2005년 2월 28일 서울중앙지법에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3년 8개월에 이르는 긴 싸움의 시작이었다. 일본 소송처럼 우리 법원에서의 소송도 결코 녹록지 않았다. 1심과 2심은 “일본 법원 판결이 국내에서도 효력을 가져 우리 법원으로서는 일본 판결과 모순된 판단을 할 수 없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 5월 24일, 이인복·김능환·안대희·박병대 대법관으로 구성된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는 하급심을 뒤집는 극적인 판결을 내놓았다. “일본의 판결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일본 법원 판결이 국내에선 효력을 갖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일본 법원이 피해자들을 일본인으로 보고, 한반도를 일본 영토의 한 부분으로 여겨 국제사법이 아닌 일본법을 적용한 점 등이 일제의 식민지배에 맞선 3·1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우리 헌법과 양립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1965년 한국과 일본 정부가 맺은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피해자들이 배상청구권을 더이상 주장할 수 없는지도 핵심 쟁점이 됐다. 한·일 정부는 청구권협정을 통해 “양국 및 양국 국민의 재산과 청구권 문제를 해결할 것을 희망”한다며 일본이 대한민국에 3억 달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2억 달러의 차관을 주기로 정했다. 그러면서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확인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2012년 대법원 재판부는 “청구권 협상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아 일제의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反)인도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청구권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날 전원합의체도 “일본 정부가 불법행위와 배상책임의 존재를 부인하는 마당에 피해자인 대한민국 정부가 스스로 강제동원 위자료청구권까지도 포함된 내용으로 청구권협정을 체결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풀이했다. 2012년 대법원 판결에 이어 2013년 파기환송심에서 “신일철주금이 원고들에게 1억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오며 피해자들의 눈물이 닦이는 듯했다. 그러나 신일철주금의 상고로 접수된 대법원 재상고심은 2013년 8월 접수된 뒤 5년 2개월 만에야 결론이 나왔다. 대법원의 재판 지연 의혹은 서울중앙지법 수사팀에 의해 단서가 상당수 드러났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의 고위 간부들이 2013∼2016년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수차례 만나 강제징용 소송의 진행을 미루거나 결과를 뒤집는 방안을 논의한 정황이 발견됐다. 특히 행정처가 외교부로부터 전범 기업의 입장을 반영한 의견서를 제출받아 이를 빌미로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넘겨 2012년 대법 판결을 뒤집는 방안을 정부 측에 직접 제시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를 위해, 법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숙원 사업인 상고법원 도입과 법관 해외공관 파견을 늘리기 위해 ‘거래’를 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낸 소송은 대법원 2건, 서울고법 1건 등 전국에 14건이 계류돼 있다. 이날 판결로 다른 재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농단 수사 속도…‘재판 거래’ 파헤친다

    30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은 이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 이후 3일 연속 불러 조사를 이어 갔다. 검찰은 강제징용 재상고심이 2013년 8월 대법원에 접수됐음에도 5년 넘게 지연된 과정에 임 전 차장을 비롯한 양승태 사법부 고위층이 깊숙이 개입돼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과거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의 위안부 협상 타결을 위해 재판이 지연되길 원했고, 양승태 사법부 역시 상고법원 도입, 법관 재외공관 파견 등 숙원사업 해결을 원했기 때문에 ‘재판 거래’가 성사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차한성·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등과 만나 강제징용 사건 처리에 관해 논의한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을 지연시키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달라는 청와대와 외교부의 요구 사항을 사법부 수장이자 전원합의체의 재판장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확답해 줬다”면서 “그 과정에서 불법 문건이 생산되고, 이후 재외공관 파견이 추진되는 과정에 임 전 차장이 개입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소송 접수 13년 8개월 만에 확정 판결이 나옴에 따라 사법농단 수사 속도도 여론에 힘입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대법원에서 계류되던 사건이 수사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 7월에서야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점이 법원을 향한 불신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진녕 법무법인 이경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선고가 검찰 수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진 않겠지만, 국민 입장에선 ‘왜 질질 끌다가 수사가 시작되니까 부랴부랴 선고를 하느냐’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파장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사팀 관계자도 이날 선고에 대해 “재판 지연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의혹에 대해 새로운 참고 사항이 생겼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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