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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희상 의장 본지 단독 인터뷰] “차기대통령 시대 꿰뚫는 ‘슈퍼파워’ 필요”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여소야대 정국이 된 만큼 민주당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민주노동당과도 정책연대를 해야만 한다.”면서 “물론 연대에는 통합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관훈토론회에서 문 의장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한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한걸음 물러선 것이다. 4·30 재보선에서 참패한 데 이어 국회 본회의에서 ‘과거사법안’ 처리를 앞두고 당의 개혁파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문 의장과의 인터뷰는 국회 당의장실에서 1시간 10분간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열린우리당이 이번 23곳의 재보선 선거에서 한 석도 못건졌다. 유례가 없지 않나. 공천실패나 실용노선 추구, 과도한 개혁 추구 등이 참패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완패의 원인이 뭔가. -유례가 많다. 재보선에서 거의 그랬다. 유권자의 생각이 다양하듯 모든 국민의 생각이 다양하고, 그같은 이유들이 다 조금씩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소장파는 재보궐 선거의 패인이 개혁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실용만 주장한 적이 없다. 나는 동반성공론자다. 재보선 참패로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근태 복지부 장관의 조기 복귀설이 거론된다. -그 두분이 선거를 치르면 더 나았을까?대중성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인데, 대중성을 보면서 두분을 돌아오라고 하면 그분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차기 대권주자로 정 장관, 김 장관외에 이해찬 총리,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문 의장이 대선 후보로 주목되고 있다. 문 의장이 거론되는 이유가 뭐냐. -호랑이 없는 굴에 토끼가 왕된다고 하는데, 밀려서 와서 갈데 없는 것이다. 대권주자 거론은 내 뜻과는 상관이 없다. 차기 대권주자의 덕목은. -국민통합과 국가경영 능력이다. 하나는 민주성과 하나는 효율성으로, 같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차기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향후 10년 아주 중요한 만큼 차기 대통령은 시대상황을 꿰뚫는 확고부동한 슈퍼파워가 필요하다. 대통령과 거리는 소원한가. -의장 당선 축하연때 말고 공식적으로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나거나 하지 않았다. 당정 분리가 확고히 됐다. 다만 정책적 협의는 역대정부에서 이렇게 많이 한 정부가 없다. 정책협의는 자주 많이 하라는 것이 대통령 뜻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차기 대권주자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인가. -대선주자를 관리한다는 것은 새정권 창출이 목표가 되듯이 중요하게 된다. 아마 서로 상의하게 될 것이다. 민주당과의 통합은? -대전제를 했다. 왜 평소보다 무게가 실리냐면 과반수 의석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정책결정을 여당 맘대로 할 수가 없다. 그것을 연대라고 한다면 정책연합도 한나라당, 민주노동당하고도 할 수 있다. 연대는 통합도 포함된 말이다. 제 정파와 연대하지 않으면 국회를 운영할 수가 없다. 새로운 결혼보다 이혼한 사람이 재결합하기가 어렵다. 4·30 재보선에서 경북 영천이 못내 아쉬웠을 것 같다. -옛날에는 영남에 내려가면 말도 못 붙였다. 그런데 이번 선거 때 영천에 갔더니 말을 다 받아주더라. 더구나 영천 선거에서 지역발전이 큰 이슈가 됐다. 이것만 해도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 자체가 지역감정이 없어졌다는 얘기다. 선거제도 개편이 지역주의 극복의 답이라고 보는가. -권역별 비례대표를 도입하면,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아니어도 뽑힌다. 선거가 없는 금년 내 정기국회에서 고쳐야 한다. 행정 체제 개편은 어떻게 보는가. -평소 지론이다. 행정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그렇다. 시’군 통합도 하나의 개혁이지만, 지금처럼 도, 시·군·구, 읍·면·동의 단계를 하나로 줄이는 작업이다.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국가보안법은 대체입법을 찬성한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폐지가 지론이다. 형법보완도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여야가 대체입법에 합의한다면 소신과 달리 따를 수 있다. 386가운데 지도자 반열에 오를 만한 사람을 꼽아달라. -마음 속으로 꼽는다고 해도, 말하긴 어렵다. 황희 정승 말처럼, 검은소가 일을 잘 한다고 하면, 흰소가 얼마나 서운하겠는가. 내코도 석자인데, 내 것도 못하는 주제에 남을 품평할 때인가.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투자 의혹과 관련해 이광재 의원이 연관되지 않았다고 보는가. -이 의원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아직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믿는다. 유전의혹 특검을 하자는 얘기가 있다. -검찰이 이미 수사 중이라는 게 중요하다. 특검은 검찰 수사가 미진할 때 보완적으로 진행하면 된다. 법률 자체가 그렇게 돼 있다. 이 정부가 대통령 측근과 관련해 소홀했거나 덮으려고 한 적이 있는가. 오히려 대법원에서 확정 무죄판결 받으려고 홀라당 다 공개했다. 그런데 우리가 특검을 반대한다고 하는 것은 옛날 발상이다. 당 의장 경선에서 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은 도리어 여성 할당제의 피해를 봤다는 얘기가 있다. -여성이 사회, 특히 정치로 진출할 때는 아직 불이익을 받을까봐 만든 제도다. 한 위원처럼 특수한 한 사례를 보편화해 방식을 바꿀 수는 없다. 말이 안 된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차기 대권후보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다른 당 얘기는 할 수 없지만, 내가 본 박근혜 대표는 굉장히 합리적이고 유연하고 괜찮은 분이다. 온유하다. 검경의 수사권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잘 타협해 합의될 것으로 본다. 그 전에 자치경찰제를 정착시켜야 한다. 자치경찰은 교통사고, 도난 등을 중심으로 하고, 전국적인 마약·테러·살인마 사건은 검찰이 하면 된다. 업무가 분리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검찰이 자꾸 인권문제를 거론하는데, 그것은 옛날에 경찰의 수준이 아주 낮았을 때 얘기다. 검찰이 너무 자기 방어적인 거다. 여야가 과거사법 등을 비롯해 3개 항에 합의했는데, 한꺼번에 너무 양보한 게 아닌가. -판단의 주체가 누구인가. 아무도 얘기할 수 없다. 다만 여야가 조금씩 양보하는 민주적 과정이 중요하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신뢰를 쌓아야 한다. 누가 더 양보했느냐를 따지면 한이 없다. 합의해 놓고 약속하면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안 된다. 국회의장 자문기구인 정치개혁협의회가 지역정당을 허용하자고 했는데. -독일처럼 연방과 연방이 서로 법 체계가 다른 국가연합 같은 곳에선 의미가 있겠지만, 우리에겐 지역정당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정치후원금 제도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한도를 늘릴 생각이 있는가. -지금 정해진 후원회의 한도를 오버해서 후원금을 받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돈이 어떻게 들어오고 어떻게 쓰여지는지, 투명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간당원에게 앞으로도 힘을 줄 것인가. -기간당원이 꼭 필요하고, 그들에게 힘을 줘야 한다. 상향식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이것부터 흔들리면 아무것도 안 된다. 물론 실험을 하다 보니 문제도 있었다. 이번 공천처럼 상향식 공천이 능사가 아니라는 문제점은 물론 있다. 대담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정리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4·30전패후 첫 인터뷰를 마치고 4·30 재보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유례없는 전패를 당한 뒤 사흘 만인 3일 문희상 의장과 마주앉았다. 예상과 달리 그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시원시원했다. 특유의 정연한 화법도 여전했다. 그는 “유권자의 생각이 다양하듯이 패인도 특별한 한가지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나의 대중성이 (박근혜 대표보다)떨어져서인지도 모른다.”며 패배를 솔직히 인정하기도 했다. 적어도 그의 겉모습에서 구질구질한 패장의 상흔을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투박한 그의 얼굴에서 기자는 ‘겉은 장비지만 속은 조조’라는 그에 대한 세평을 새삼스럽게 떠올렸다. 물론 그는 터프한 외모가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를 닮았다는 것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조조라는 별칭에는 머리만 좋고 원칙이 없는 마키아벨리즘을 연상시킨다며 탐탁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차라리 제갈공명으로 불러 달라는 농담성 주문과 함께. 그를 조조에 비유하든, 제갈공명으로 부르든, 부르는 이의 마음이겠지만, 그가 원칙있는 전략가를 지향하는 점을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았다. 인터뷰에서도 “문 의장의 실용정치 때문에 선거를 망친 게 아니냐?”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지만,“원칙만 따라가면 탈레반주의, 전략만 따라가면 마키아벨리즘이나 인기영합주의”라며 ‘개혁적 실용주의’를 고집할 뜻을 분명히 했다. 최고위 당직인 의장을 맡은 지 한달 만에 재보선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한 그에게 대권에 도전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한번도 대권에 나갈 의사가 있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앞으로도 그런 마음이 변하겠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구본영 부장 kby7@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수사권 독립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수사권 독립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 독립 문제를 놓고 한치의 양보없이 맞서고 있다. 정권교체기마다 제기됐던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는 여지없이 경찰의 패배로 끝났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이 “제도 이상의 권력은 내놓아야 한다.”고 언급한데 이어 자신이 직접 토론회에 참석해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때문에 벼르고 벼르던 경찰은 공세의 강도를 높이며 이번에야말로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따지고 보면 건국 이래 경찰은 수사에 있어서 검찰의 지시를 받는 부하에 불과했다. 형사소송법에도 검찰의 지휘권이 명시돼 있어 경찰서장이 검사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지휘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경찰도 자체적인 수사 역량이 많이 강화됐다고 자부하고 있다. 검찰의 지휘를 받지 않고도 스스로 사건을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기존의 권한을 내놓을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경찰의 역량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검찰의 수사권중 일부는 경찰에 넘기기로 합의된 상태다. 검찰과 경찰이 다투는 35개 안건 가운데 민생관련 범죄에 대한 경찰의 사실상 수사종결권 부여 등 19개 항목에는 합의를 했다. 그러나 현재 검·경이 다투는 것은 형사소송법 195조와 196조에 관한 것이다. 형소법 195조는 수사 주체를 검사로,196조는 검사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조항을 폐지 또는 개정하면 경찰은 더 이상 검찰의 명령과 지휘를 받을 필요가 없으며 대등한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 조항이야말로 수사권 조정 분쟁의 핵심이다. 다음은 경찰 자질론이다. 검찰은 우수한 법학도들이 사법시험이라는 관문을 통과한 검사로 구성돼 있지만 경찰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지금은 경찰대학에서 우수 인력을 배출한지 20년에 이르고 경찰학과가 수십개 대학에 설립되어 있으며 일반 경찰직도 경쟁률이 매우 높다는 점을 들며 반박한다. 인권보호 문제가 있다. 검찰이 수사 지휘권, 기소 독점, 교정 및 보호관찰까지 많은 권한을 장악, 권력을 독점화함으로써 인권을 침해하고 권력형 부패를 유발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다음에는 사건을 실질적으로 초동 수사부터 다루는 주체가 경찰이라는 점과 경찰에서 조사받은 뒤 검찰에서 다시 조사받는 이중수사에 관한 지적도 있다. ●경찰의 주장 자치경찰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경찰에 독자적 수사권이 부여되어 있다. 검사를 수사 주체자로 하고 경찰은 수사보조자로 하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찰이 전체 범죄 약 150여만건의 96.7%를 처리하고 있음에도 보조자에 불과하다. 둘째, 범인 검거와 증거수집에 대한 책임을 경찰이 부담하고 수사 지휘를 하면서도 검사가 수사 주재자로서 권한을 가져 책임과 권한이 일치하지 않는다. 셋째, 소수의 검사로 연간 150여만건에 이르는 범죄 수사를 지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넷째, 경미한 사건도 검사의 검토와 판단을 거쳐야 해 사건처리가 지연되고, 사법경찰이 작성한 조서는 증거능력이 없어 이중조사를 받아야 해 국민의 부담이 가중되고 시간적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다섯째, 행정자치부의 외청인 경찰이 검찰의 지휘를 받도록 하는 것은 정부조직의 원리에도 어긋난다. 경찰의 인권침해나 법률소양 부족 및 법 적용의 형평성과 일관성 상실을 우려하여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영장실질심사 제도 도입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고, 고시 특채, 경찰대생 등 고급 인력이 대거 충원됐다.(경찰청 김학배 수사기획심의관=요약) ●경찰 수사권 독립 반대 수사권이 과도하게 행사될 때 인권은 심각하게 위협당할 수 있다. 인권침해의 위험이 있는 곳에는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여러 단계를 거쳐 중첩적으로 감시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이다. 경찰은 수사 외에도 정보·보안·작전·경비·교통·방범 등 광범위한 치안 공권력을 행사하는 최대 권력기관이다. 그런데 전체 15만 경찰중 10%에 불과한 1만 6000명의 사법경찰만이 수사에 국한하여 검사 지휘를 받는다. 결코 검사가 전체 경찰을 지휘하는 것이 아니다. 법률 전문가인 검사의 수사 지휘는 국민들의 편익 증진에 기여한다. 검사가 연간 76만건의 수사권 조정 대상 사건중 5만건만 지휘함으로써 경찰은 93%의 사건을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수사권이 이원화될 경우 동일한 범죄에 대해 수사권이 항상 경합되고 충돌하게 된다. 무분별한 수사 경쟁으로 국민들이 불필요한 수사를 당할 수 있다. 또한 수사권 충돌을 조정할 장치가 없어 중요 사건마다 수사 주체 문제로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경찰 체제에서 경찰권이 견제되지 않는 초권력으로 등장할 경우 야기될 폐해를 간과해서도 안 된다. 통제되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고 남용될 수밖에 없다.(대검 김회재 수사정책기획단장=요약) ●어느 방향이 옳은가 검찰이나 경찰은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양보와 타협이 없이는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두 기관 모두 간과하고 있는 것은 똑같은 권력기관이라는 사실이다. 수사권을 독점한 검찰도 정권의 손아귀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며 경찰 또한 수사권을 갖게 될 때 상위 권력과 상급자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보장은 없다. 인권침해의 가능성은 어느 기관이나 갖고 있다. 국민들은 검찰과 경찰 모두 불신하고 있다. 국민들은 수사권을 누가 갖느냐 하는 문제보다는 얼마나 올바르게 행사하느냐에 더 큰 관심이 있다. 경찰이 수사권을 갖고 가서 부당하게 사용한다면 그대로 두는 것만 못할 것이다. 그러나 권력과 권한이 지나치게 검찰에 치우쳐 있는데 따른 문제점은 간과할 수 없다. 요컨대 수사권을 누가 갖고 있던간에 오남용을 막기 위한 철저한 감시 통제 체제가 제도적으로 갖춰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재건축은 ‘비리백화점’] (下)손발 맞지 않는 주택정책

    [재건축은 ‘비리백화점’] (下)손발 맞지 않는 주택정책

    “구청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것이 주택정책이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재건축 비리에 칼을 들이댔지만 국민들은 박수를 쳐주기보다 우선 원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건축 비리를 곪아터질 때까지 방치했던 정부가 여론에 이끌려 마지못해 손을 보는 것 아니냐는 불신감도 팽배하다. 주택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재건축 행정이 형식적으로 흐르는 사이 비리는 더욱 커지고 교묘해졌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재건축 비리 수사를 단순히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를 끌어내리겠다는 전시행정보다 재건축 사업 전반에 걸친 투명성을 확보하고 법질서를 확립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아파트값 상승, 정책 엇박자가 도화선 재건축 비리 원인을 따지자면 정부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처간 ‘엇박자’정책과 사업 전반에 걸친 지자체의 감독소홀이 오히려 시장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그러는 사이 비리는 더욱 커졌다.”고 지적한다. 임시방편적으로 주택정책을 쏟아내는 데 급급했을 뿐 다듬어지고 세련된 정책을 내놓지 못해 일어난 결과라는 것이다. 정부 정책의 혼선이 가져다준 주택시장 실패의 전형적인 사례로 서울 강남 중층아파트 초고층 재건축 논란을 꼽는다.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 논란,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화 시행시기 등도 같은 경우다. 서울 강남 압구정동 일대 한강변 아파트에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하겠다는 소문은 지난해 말부터 솔솔 피어나기 시작했다. 불씨는 서울 강남구가 지폈다. 올 2월에는 그럴듯한 그림까지 제시하면서 초고층 아파트 건립 분위기를 띄웠다. 강남구는 압구정동 일대 현대·한양·미성 아파트 11개 단지 1만여가구가 오는 7월쯤부터 30∼60층의 탑상형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된다고 밝혔다. 도시공간구조를 바꿔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하겠다는 취지였다. 부동산 시장은 특히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지자체가 다듬어지지 않은 개발계획을 흘리면서 시장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건설교통부도 뒤이어 용적률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초고층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정책을 내놓았다. 시장은 요동쳤다. 압구정동 구현대1차 65평형 시세는 연초 12억 5000만원했던 것이 초고층 재건축 허용 발표 이후 껑충껑충 올라 4개월 동안 1억 2000만원이나 폭등했다. 건교부가 다시 ‘2·17대책’을 내놓으면서 초고층 아파트 불허 방침을 밝혔지만 각종 규제에 묶여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던 조합과 주민들은 한번 부풀려진 기대감을 버리지 못했고, 일감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 돼 있던 건설사는 제멋대로 설계조감도를 만들어 주민들을 선동하고 있다. 흔히 건설사가 조합 간부를 내세워 재건축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검은 돈이 오가는 비리가 발생한다. ●형식적인 감독, 분양가 상승 부추겨 재건축 사업은 기초 지자체가 쥐고 있다. 조합설립, 분양승인, 관리처분, 준공허가 등의 모든 과정을 구청이 감독한다. 하지만 형식적인 감독은 조합과 컨설팅사, 시공사의 비리를 키우고 있다. 한통속인 조합과 업체가 짜맞춰 신고한 분양가를 검증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승인해주고 있다. 언론·시민단체의 지적이 격해지면 분양가를 조정하는 시늉만 냈다. 지금까지는 동시분양 아파트 분양가를 조정해봤자 평당 몇 만원 정도에 그쳤다. 동시분양 아파트 분양가 적정성 여부를 나름대로 검증했던 소비자단체는 지자체가 끄떡도 하지 않자 올해부터 이를 포기했다. 동시분양제가 폐지되면 공개적인 분양가 승인과정도 알려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건축 비리·분양가 비리가 터진 서울 4차동시분양 아파트에서도 조합과 시공사, 구청은 분양가를 평당 20만원 정도 낮추는 선에서 사건을 얼버무리려 하고 있다.32평형 분양가가 6억 6000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불과 조정폭은 1%에 불과하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비리를 발견하거나 분양가가 부풀려진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체하는 것은 조합과 시공사, 행정관청이 비리를 눈감아줄 만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은 “사업승인권자의 수박 겉핥기식 감독이 비리를 덮어버리고 더욱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재건축 사업의 개발이익 수혜자가 누구인지를 정확히 따져 응당한 과세를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돈 뿌리고 유세차 부수고…되살아난 구태

    돈 뿌리고 유세차 부수고…되살아난 구태

    여야가 모두 ‘깨끗한 선거’를 공언한 4·30 재·보선이 종반으로 갈수록 과열·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판세에 민감하게 작용할 금품수수 문제는 경기 성남중원에서 먼저 흘러나왔다. 중앙선관위가 25일 이 지역의 A향우회 지회장 김모(64)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나서면서 공식화됐다. 선관위에 따르면 김씨는 지역 유권자 4명에게 20만원씩 모두 8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선거구민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등을 적을 수 있는 서류도 함께 전달해 “주변 사람들 연락처를 적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는 선관위 조사 과정에서 돈을 준 사실은 부인했다. 다만, 열린우리당 후보사무실에서 문제의 서식을 가져다가 채워 제출한 점은 인정했다. 그동안 이곳의 선거전은 열린우리당 조성준 후보와 한나라당 신상진, 민주노동당 정형주, 민주당 김강자 후보간에 3파전 내지는 4자 대결 구도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종반 판세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 설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열린우리당 조성준 후보로서는 직격타를 맞을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부정선거, 관권선거”라며 비판하고 나섰지만, 속으로는 탐탁지 않은 표정이다. 한 당직자는 “열린우리당 표가 민노당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져 도리어 우리쪽이 불리해졌다.”고 우려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호남 성향이 강한 유권자들이 민주당으로 쏠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한편 조 후보측은 “우리와는 전혀 무관하며, 음모가 있는 조작된 사건으로 인해 판세가 불리해졌다.”고 반박했다. 또 충남 선관위는 한나라당 후보자의 연설을 구경한 사람에게 교통비 10만원을 건넨 강모씨 등 2명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박근혜 대표 연설을 구경왔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식사를 하러 가는 길에 택시 5대를 타고 가라고 서울에서 온 어떤 사람이 10만원을 준 것일 뿐 후보자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충남 공주·연기에 출마한 한나라당 박상일 후보측은 “지난 23일 오전 6시30분쯤 공주고 정문 앞에 세워뒀던 유세차량이 심하게 파손된 것을 발견해 선관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측은 커다란 사진이 걸려 있던 유세차량의 왼쪽 문짝이 완전히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지하철 타고 세계로-외국문화원

    지하철 타고 세계로-외국문화원

    “지하철 타고 세계 여행 떠나요.” 반드시 비행기를 타야지만 외국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 시내에도 각국의 언어, 영화, 노래, 그림, 서적 등을 접할 수 있는 외국 문화원들이 널려 있다. 외국 문화원을 떠올리면 어학전공자나 가는 곳이라 여기기 쉽지만, 해당 국가에 대한 관심만 있으면 충분하다. 시내에서 각국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외국 문화원들을 소개한다. ●빵굽는 냄새가 뿜어내는 낭만 - 프랑스문화원(1호선 서울역·2호선 시청역) 가난한 대학생들의 영화감상실로 유명했던 프랑스문화원은 여전히 ‘알뜰족’의 데이트코스로 이용되고 있다. 명물인 ‘프랑스 까페(Cafe de France)’에서는 프랑스인 주방장이 제공하는 갈레트, 크레프 등 프랑스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고층빌딩에 위치해 있는 데다 인테리어도 고급스러워 여느 레스토랑 못지않은 분위기를 자랑한다. 매주 금요일 6시30분에는 프랑스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다. ‘미디어도서관’에서는 프랑스 잡지(40여종),DVD(1400개),CD(800개) 등이 갖춰져 있다. 자료 열람은 무료로 할 수 있지만 대출을 받으려면 회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도서회원은 2만원, 미디어회원은 7만원이며, 일일 이용료는 5000원. 일주일에 한번씩 샹송, 회화, 영화클럽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참가비는 무료다. ●태극권 배워볼까 - 주한중국문화원(3호선 경복궁역·5호선 광화문역) 지난해 12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에서는 네번째로 한국에 설립됐다. 문을 연 지 넉달밖에 안됐는데도 중국 마니아들이 속속들이 몰려들고 있다.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중국 무술인 ‘태극권’과 ‘중국의학’에 대한 강좌가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학의 경우 대한중의협회와 공동으로 기초이론, 기(氣) 호흡법, 안마 등을 교재비(1만 5000원)만 받고 가르쳐준다. 매달 한 번씩 중국 문화에 대한 심층강좌도 열린다. 지난 23일 ‘중국경극감상’에 이어 다음달에는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인물 분석’에 대한 강좌가 마련된다.3000원을 내고 회원으로 등록하면 참여할 수 있다. ●‘닛폰필’ 받고 싶다면 - 일본공보문화원(3호선 안국역) 문화원 1층에 들어서면 ‘일본정보광장(JI·Sqaure)’에서 일본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접할 수 있다.3층의 ‘일본음악정보센터’에는 J-POP을 중심으로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CD,DVD, 뮤직비디오 등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 신분증을 가져가면 무료로 회원증을 만들어주며 일본 관련 티셔츠도 준다. 도서관에 가면 일본 서적은 물론 일본 만화도 원없이 볼 수 있다. 매달 보름 이상 ‘이달의 상영작’을 정해 무료로 상영한다.4월에는 ‘춤추는 대수사선 2’가 상영되고 있다. 일본인 강사가 무료로 가르쳐주는 ‘일본무용’교실은 지난 24일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 ●터키요리 색다르죠 - 이스탄불문화원(2호선 홍대입구역) 터키 요리는 프랑스·중국과 더불어 세계 3대 요리로 꼽히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터키 요리는 동·서양의 경계에 놓인 지리적 여건에 맞게 풍부한 재료로 다양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문화원은 케밥(고기), 필라프(볶음밥), 글레즈(터키식 찌개) 등 한국의 가정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위주로 매주 월요일 요리강좌를 열고 있다. 한달(8회) 수강료는 재료비를 포함해서 10만원.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마다 터키식 홍차인 차이(Chay)를 마시면서 터키 문화에 대한 얘기 등을 나누는 ‘티 파티’도 열린다.60∼70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터키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여행안내 책자를 무료로 나눠주고, 일정까지 짜준다. 현지 홈스테이 가정도 연결해준다. 전화예약은 필수. ●몽골리안 삶의 냄새 - 울란바토르 문화진흥원(5호선 광나루역) 울란바토르는 몽골의 수도로 서울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다. 진흥원이 생겨난 배경은 조금 특이하다. 학교에 자녀를 보내지 못하는 몽골인 노동자들이 늘어나자 99년 몽골학교가 설립됐고, 같은 건물 3층에 몽골 울란바토르 문화진흥원이 들어섰다. 몽골 전통가옥인 ‘게르’와 전통의상인 ‘델’, 말 모양의 현악기인 ‘머링호르’ 등이 볼 만하다.15인 이상이 관람하면 몽골 전통·현대 음악과 영화 등을 볼 수 있다. 한글 영화 자막이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시에서 보내주는 정기 간행물도 볼 수 있다.‘몽골어학당’도 있으며 몽골 여행자에게는 현지 유목민과의 홈스테이를 주선해주기도 한다. 주말이면 몽골인·필리핀인·이란인 등이 모여 외국인 노동자들의 사랑방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학구파들 모여랏 - 영국문화원(5호선 광화문역) ‘영어의 종주국’답게 ‘어학센터’에서 무려 100여개의 강좌가 열리고 있다. 수강료는 사설학원에 비해 대체로 비싸지만 문화원은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을 보유한 우수한 강사들이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일부 강좌는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학생들이 몰린다.‘인포메이션 센터’에서는 멀티미디어를 이용해 영어를 생생하게 배울 수 있다. 또한 각종 간행물,CD, DVD 등을 통해 영국의 생활방식, 문화, 영국유학에 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인포메이션 센터를 이용하기 위한 연회비는 3만원, 하루 이용료는 3000원이다. ●자연 속에서 느끼는 독일 - 독일문화원(괴테 인스티튜트) 호젓한 남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문화원은 지하철보다는 시내버스(14·402번)로 가는 게 더 편하다. 경사에 위치해 있어 정문에서는 1층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들어서면 4층이다. 사방이 온통 유리로 되어 있어 남산 풍취를 즐기는 데에도 그만이다. 특히 3층에는 독일 방송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카페테리아가 있어 남산을 산책하러 온 사람들이 쉬어 가기에도 적당하다.1만 2000여종의 서적·DVD·음반 등의 자료를 무료로 빌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독일어 교육1번지’로 통하는 명성만큼 세분화된 어학강좌도 마련되어 있다. ●패션·건축에 빠져볼까 - 이탈리아문화원(3호선 한남역) 예술의 나라답게 패션·건축 분야의 서적이 강하다. 디자인스쿨·요리학원·음악원 유학준비를 하는 사람들에게 상담도 해주고 있다. 다음달 29일까지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갤러리에서 ‘이탈리아 각 주의 예술과 맛’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전시한다. 이밖에 이스라엘 문화원(2호선 강남역)은 이스라엘과 유대학 등에 걸친 서적을 2000여권 갖춰 놓았다. 이스라엘에 관한 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신학생·신학자들이 즐겨 찾는다. 사진집도 여러 권 있어 일반인들이 중동지역의 문화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3개월 과정의 히브리어 초·중·고급 강좌도 열린다.26일까지 신청받는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전화·면담 우리말로도 가능 언어장벽 뛰어넘어 즐기기 “@%*$&!#?” 외국 문화원에 전화를 걸면 외국어가 나오기 때문에 당황하기 십상이다. 이 경우 움츠러들지 말고 우리 말로 묻고 싶은 것을 차분히 물어보면 된다. 문화원의 임무가 한국에서 해당 국가의 문화를 알리는 것인 만큼 문화원에 한국인이나 기본적인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외국인을 배치하기 때문이다. 문화원을 방문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말이 통용되기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특히 이스탄불문화원에는 한국에서 8년째 생활을 한 터키인이 구수한 한국말로 방문객을 맞아준다. 중국문화원의 중의학·태극권 강좌 등도 우리말로 열린다. 최근에는 우리말 자막을 넣은 영화도 많아지는 추세다. 프랑스문화원은 국내에서 상영됐던 영화에는 우리말 자막을 넣어준다. 일본공보문화원 영화에는 대부분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이탈리아문화원에는 예술의 나라답게 화집집이 많아 언어를 뛰어넘어 문화를 즐길 수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대정부 질문] 한덕수 부총리·이한구 의원 설전

    [대정부 질문] 한덕수 부총리·이한구 의원 설전

    13일 열린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선 여야 없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의원들은 실업, 가계부채, 일자리 창출, 신용불량자 등 경기회복 척도가 되는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들을 거론하며 정부의 경제 낙관론의 근거를 따졌다. 여당 의원들도 민생과 직결되는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봐주기’가 없었다. ●“실정(失政)으로 경제 엉망진창”vs“자학적인 경제관” 특히 한나라당의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과 정부 경제수장인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정부의 경제정책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두 사람의 치고받는 공방전은 긴장감마저 자아냈다. 이 의원과 한 부총리는 같은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각각 행시 7회와 8회를 거쳐 엘리트 경제관료 코스를 밟았다. 이 의원은 “지난 2년간 노무현 정부의 실정(失政)으로 경제가 엉망진창이 됐다.”면서 처음부터 ‘독설’을 쏟아냈다. 그러나 한 부총리도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쳤다. 한 부총리는 “전문가이시라 일일이 말씀드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한마디하겠다.”면서 “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이 너무나 자학적인 경제관을 갖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지난 2년간 엉뚱한 정책을 펴다보니까 이 모양이 된 게 아니냐.”고 추궁하자 한 부총리는 “전체적인 경제구조와 고령화 추세를 봤을 때 잠재성장률 5%를 유지하는 것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되받았다. 이 의원이 “(경제가 나아졌다는)자료를 내보라.”고 공격을 계속하자 한 부총리는 “나중에 자료로 말씀드리겠다.”며 공방을 마무리했다.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라”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가계 부채액, 실업률, 신용불량자 수 등을 제시하면서 정부의 경제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다. 윤 의원은 “지금의 소비회복 기대는 백화점 매출 증가, 신용카드 사용 증가 등에 기초하고 있지만 실업률 증가 등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가계 부채는 2003년 482조원에서 지난해엔 508조원으로 늘었고, 실업률도 지난해엔 3.5%로 외환위기 이전 6년간(1991∼1996년) 평균 실업률 2.4%보다 높다.”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민주당 이상열 의원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물었다. 이 의원은 “현재 정부가 목표한 경제 성장률 5%를 전제로 한 연간 40만개 일자리 창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데 대한 대책은 무엇이냐.”고 따져물었다. 또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한 고위 공직자의 조사도 요구했다. 그러나 이해찬 총리는 “개인의 명예를 침해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면서 “또 대개 수사할 사안도 아니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도 ‘뼈아픈’ 질문을 던졌다. 열린우리당 오제세 의원은 일자리 창출에 ‘올인’할 것을 요구했다. 오 의원은 “정부의 고용 및 일자리 창출 정책은 구직자 및 실업자들에 대한 인원 파악도 안 되고 직종별 일자리 창출 규모도 제시하지 않는 등 문제점이 있다.”면서 100만개의 일자리를 공급하고 1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일자리 창출 뉴딜정책’을 추진할 용의를 물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 [대정부 질문] 동북아균형자 vs 왕따

    12일 국회 본회의 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 뜨거운 설전이 오갔다. 과연 한국이 ‘동북아 균형자’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쇄도했다. 독도영유권 갈등 등으로 일본 정부와 갈등하고, 북핵위기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난항을 겪으며, 한·미동맹이 이상 징후를 보이는 상황에서 ‘균형자론’으로 주변 4강 사이에서의 ‘왕따’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균형자론’에 국민들이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다.”고 지적하자 이해찬 총리는 “평가가 사실에 가깝다고 본다.”면서도 “한국인의 역할이 다자간 협상에서 상황에 따라 많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한국의 태도가 6자회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리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특히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의 잇단 망언에 대한 대책을 묻는 한나라당 고 의원의 질문에 “서양에서는 개가 짖으면 계속 짖도록 둬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억지주장엔 ‘무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개가 계속 짖으면 시끄러워져서 동네 사람들이 다 싫어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취지였다. 열린우리당 김명자 의원은 “균형자론의 확신이 크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이 총리는 “균형자론은 단독으로 의사결정권을 갖는다는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토대로 다자간 안보협력체제로 바꿔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일본과의 독도영유권 문제 갈등이 탄력성을 결여한 외교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해 이 총리로부터 “일련의 대응을 탄력적이며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한·중군사교류를 한·일교류만큼 올리겠다는 국방부장관의 말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라며 “외교안보정책이 정해지면 따르겠다는 국방부의 기조와 다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계동 의원은 “동북아 균형자론과 한·미동맹 강화는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이라며 “이는 수사에 불과하고 오히려 동맹국에 오해만 불러일으켜 국익에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균형자론이 구체적이지 못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외교정책의 중대한 기조변화라면 국민적 토론을 통해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은 “현 정부 외교정책은 ‘안개정책’‘솜사탕 외교정책’”이라면서 동북아 균형자론을 비판했다. 그러나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균형자론은 기본적으로는 우리의 생존은 우리가 확보해야 한다는 것으로, 생존과 평화·안전을 담보하자는 21세기 전략적 비전”이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한국의 힘과 위상이 10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소영 박지연 김준석기자 symun@seoul.co.kr
  • 검찰총장 청문회 공수처 논란

    검찰총장 청문회 공수처 논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30일 김종빈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후보자의 자질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지 등을 검증했다. 이날 청문회예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서울 배재고 교사 답안지 대필사건 때 관련 학생의 아버지인 정모 전 검사가 담임인 오모 교사와 수십 차례 통화를 하는 등 대필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혀졌는데 검찰이 축소·은폐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앞서 정 전 검사는 “관련 내용을 전혀 몰랐다.”는 주장이 인정돼 아들의 편입을 위해 위장전입한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받았다. 이에 김 후보자는 “검사가 대필 자체를 몰랐다고 검찰이 발표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앞으로 검찰 내부의 비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법사위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공수처 설립에 대해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없애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수사기관으로서 중립성 논란, 업무중복으로 인한 비효율성, 수사경쟁으로 인한 부작용, 기타 법리적 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공직자부패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국가보안법 등을 놓고 다른 입장에서 질의했다. 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은 “검찰이 자체 감찰이나 자정작용을 통해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처벌하겠다는 것은 신빙성이 없다.”며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공수처는 검찰을 효과적으로 통제해 검찰을 길들이려는 수단으로 검찰의 독립을 수포로 돌리겠다는 발상”이라고 맞섰다. 김 후보자는 이에 “검찰이 권력형 부패에 대처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으니 의원들이 판단해달라.”고 에둘러 답변했다. 또 김 후보자는 ‘사형제 폐지’에 대한 질의와 관련,“여러가지 폐단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강력 범죄가 빈발하고 국민들이 사형제 폐지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폐지는 시기가 빠르다고 생각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어 검찰 독립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검찰수사를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지켜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법사위는 이날 청문회 결과를 바탕으로 31일 전체회의에서 경과보고서를 채택한 뒤 국회의장에게 보고한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혁신-공기업 탐방] 박양수 광업진흥公 사장 / 인터뷰

    [혁신-공기업 탐방] 박양수 광업진흥公 사장 / 인터뷰

    공기업에도 혁신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민간기업에서나 볼 수 있었던 팀제, 연봉제, 임금피크제, 다면평가시스템 도입 등은 더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닐 만큼 공기업의 변화 속도가 빠르다. 정부도 공기업의 경영성과나 부패정도, 고객만족도 등을 평가해 공기업 인사 및 조직운영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메스를 들이댈 게 뻔하다. 이에 서울신문은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공기업 사장을 직접 만나 혁신의 방향과 성과를 들어보는 시리즈를 싣는다. 대한광업진흥공사는 공기업 가운데 적극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정년을 3년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박양수 광진공 사장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첫 인터뷰에서 “능력과 성과중심의 인사제도를 만들기 위해 연봉제를 전사원으로 확대하고 다면평가 비중을 높이는 한편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면서 “임금 지급률 등 세부 시행방안은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광물자원산업의 육성과 지원을 위해 법정자본금도 종전의 3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증액했다.”면서 “남북경협 차원에서 북한과 자원개발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진공은 최근 전 직원 투표결과를 토대로 후임 상임이사를 제청했다. 어떤 취지인가. -공기업 최초로 상임이사를 전직원 투표를 통해서 제청했다. 투명하고 공개적인 인사원칙을 확립하기 위해서다. 또 사장이 인사권한을 직원들에게 넘겨줌으로써 과거 공기업이 가지고 있었던 인사폐단에서 과감하게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사장이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대신 직원들이 직접 자기의 손으로 선출하면 좀 더 능력 있고 덕망 받는 인사가 뽑힐 가능성이 그만큼 크지 않겠는가. 상식적으로 한 사람의 생각보다 여러 사람의 생각이 옳고 현명하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인기영합적인 인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당연히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겸허하게 수용하고 귀 기울이겠다. 그러나 투명하고 공개적인 틀에서 전 직원이 공감하는 임원을 뽑아야 한다는 인사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직원들의 지지를 받는 CEO가 되고 싶다. 직원들로부터 인기를 얻겠다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우리 공사 앞에 놓인 일련의 혁신과제들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겠다는 뜻이다. ▶상임이사 인사 투표제가 다른 공기업에 파급효과가 있을 것 같다. 또 상급기관이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다른 공기업을 도와줬다고 생각한다. 광진공의 사례를 통해서 능력있는 사람을 공정하게 뽑는 시스템을 배울 수 있지 않겠나. 물론 상임이사를 전직원이 투표를 통해 뽑으면 상급기관이 특정인사를 기용하려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나는 투표제가 진정 공사를 위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투자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는데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가. -취임 후 변화와 혁신의 기치를 내걸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능력과 성과중심의 인사제도 정비다. 임금피크제는 바로 위와 같은 취지에서 다른 공기업보다 한발 앞서 도입했다. 또 우리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잘만 정착이 된다면 회사와 직원이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제도라고 여겨진다. ▶중앙부처도 조직을 팀제로 바꾸고 있다. 최근 개편한 팀제의 목적은 어디에 있는가. -지난해 말 처단위 조직을 팀조직으로 전면 개편했다. 우리 공사는 지난해 국회에서 어렵게 공사법을 통과시켜 해외자원 직접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아울러 전략광물에 대한 비축사업과 광산물 가공산업 지원업무를 할 수 있도록 사업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공사의 가장 핵심사업인 해외자원개발 사업 중심으로 조직개편과 인력확충이 불가피해졌다. 또 팀장에게 책임과 권한을 대폭 위임, 우리의 목표인 자원보국을 위해 적극적이며 공격적인 업무추진이 되도록 했다. ▶공기업에도 다양한 형태의 성과 평가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는데, 광진공의 성과평가 시스템은 어떤가. -가장 눈에 띄는 점이 연공 서열주의에 입각한 승진제도를 업적과 능력위주로 개선했다는 것이다. 근무평점, 어학능력, 다면평가 등의 내부평가 비중을 확대하고 대신 연공비중을 축소했다. 특히 다면평가제를 체계적으로 개선했는데, 부하평가·상사평가·동료평가 등 평가방법을 다양화했고 다면평가 결과를 중시해 승진반영 비중을 20%에서 40%로 높였다. 또한 종전 간부사원만 대상으로 했던 연봉제를 전 직원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취임할 때부터 노조에서 반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협력적인 노사관계로 나아가는 것 같다. -지금까지 재직한 6개월 동안 공사의 주요현안에 대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토론함으로써 협력적 노사문화를 구축하는 데 노력했다. 사실 공모제를 통해 광진공 사장으로 왔지만 취임 초에 정치인 출신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노조와의 관계개선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업무 첫날 노조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노조위원장과 공사현안에 대해 함께 협의했다. 이후 노사관계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형식적인 의전을 없애는 등 각종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혁신방향에 대해 말해달라. -취임 이후 비서를 수행하지 않고 직접 서류가방을 들고 출퇴근하고 있다. 취임 일성이 경영혁신이었던 만큼 사장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북한자원개발 추진상황을 설명해 달라. -북한자원개발과 관련된 조직을 확대했다. 올 초 북한자원개발조직을 남북자원협력팀으로 확대개편하고, 북한사무소를 직제에 신설했다. 또 민간기업의 대북투자 협상전담 창구역할을 하기 위해 뛰고 있다.2003년부터 추진중인 황해도 정촌 흑연광산 공동개발사업은 올해 제품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조직관리 달인’ 박양수사장 박양수 사장은 공기업 CEO로 변신하기 전 정치판에서 35년동안 몸담았던 정치인이다. 1970년대 초반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치를 시작, 정당에서는 주로 조직관리를 해왔다. 민주당 총무국장, 새천년민주당 조직담당 사무부총장·조직위원장을 거치는 등 사람관리가 주특기인 셈이다. 조직관리를 오래 해와 ‘마당발’로 통한다. 그가 지난해 9월 제13대 사장에 취임했을 당시 각계에서 배달된 축하 화분이 사장실이 있는 3층 복도를 채우고도 모자라 4층 계단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지금도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이 박 사장을 직접 찾아와 정치에 대한 자문을 구할 정도다. 박 사장은 2001년 1월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받았으나 2003년 10월 통합신당을 위해 탈당, 의원직을 과감히 던졌다. 이해찬 총리 등과 열린우리당을 만드는 데 산파역을 했다는 평이다. 지금은 우리당 고문을 맡고 있다. 명지대 야간 정규 석사과정을 밟을 정도로 학구열도 대단하다. 박 사장은 제11대 광진공 사장이었던 박문수씨의 6촌형이다. 일가친척이 잇따라 같은 공기업 사장을 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전남 진도(67) ▲서울문리사대(현 명지대) ▲민주당 사무부총장·총재특보 ▲열린우리당 사무처장 ■ 人事등 146개권한 하부 위임 팀장·부장 업무효율성 높여 대한광업진흥공사에서 가장 힘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사장도 상임이사도 아니다. 바로 팀장과 부장이다. 상부보다 하부의 권한이 더 세진 것이다. 팀장과 부장의 업무처리 비중을 합치면 전체 업무의 87%에 가깝다. 조직을 팀제로 바꾸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조직내 책임과 권한을 재조정한 결과다. 박양수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각 직급별 권한을 분석했다. 직급마다 해야 할 일을 분명히 구분하기 위해서다. 분석끝에 전략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사장이, 전략을 관리하는 것은 본부장이, 관리운영은 팀장이 하도록 정했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은 전략방향과 관계없는 47개 권한을 본부장과 팀장에게 넘겼다. 대표적인 것이 팀내 조직설계 권한을 팀장에게 넘긴 것이다. 즉 팀내 부서의 신설·폐지·통합 등의 권한과 그에 따른 부원 인사권을 전적으로 팀장에게 넘긴 것이다. 또 박 사장은 1억원 이상 공사의 경우 결재권은 본부장에게 권한을 넘겼다. 권한 위임 이후 박 사장이 전체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5%에서 2.30%로 낮아졌다. 본부장은 53개의 권한을 하부로 이양하고, 사장으로부터 45개의 권한을 새롭게 받았다. 이처럼 광진공이 실시한 146개 권한조정 가운데 주목되는 부분은 역시 인사권한 이양이다. 박 사장은 “팀제로 전환해 놓고 팀장에게 권한을 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면서 “팀장에게 전폭적인 힘을 실어주는 대신 그 팀의 성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팀장에게 지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팀장에게 인사권이 넘어가더라도 혈연·학연·지연 등의 인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팀장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부장과 부원을 끌어오려 하기 때문이다. 부장도 종전보다 50개의 권한이 늘었다. 부장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66%에서 27.69%로 무려 10%나 뛰었다. 간단한 업무처리는 부장이 전결처리토록 한 것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총장이 검찰찾아 선처 호소

    검찰이 ‘의학박사=돈박사’(서울신문 3월22일자 2면보도) 사건에 대해 강력한 수사를 벌이자 대학교수와 의사들이 사법처리의 칼날을 비켜가기 위해 전방위 로비를 벌이고 있다. 변호사는 물론 학연, 지연, 혈연 등을 총동원,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대학마다 대책회의로 부심하고 있다. 전주지검은 그동안 전북대, 원광대, 우석대 등 3개대 의대·치대·한의대 교수 20여명과 100명이 넘는 개업의들에 대해 소환조사를 벌여 왔다. 수사가 시작되자 산부인과 의사출신 전북대 두재균 총장이 이동기 전주지검장을 방문해 선처를 호소했다. 두총장은 “의료계의 이같은 현상은 비단 우리 학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일이고 받은 돈도 모두 실험비 등에 사용했다.”며 여러차례 읍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진과 학연·지연·혈연을 이용한 줄대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북의대 K교수는 “수사대상에 오른 교수들이 주변 인물들을 총동원해 ‘의료계의 오랜 관행이다.’‘개인적으로 착복하지 않았다.’‘연구실적이 많은 훌륭한 교수다.’라는 등 검찰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온갖 선무공작을 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불안감을 떨치지 못해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도 많아 전주지역 변호사들은 때아닌 성수기를 맞았다. 주로 수사검사와 학연·지연이 깊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향이 짙다. A교수는 전북대 수사를 맡고 있는 전주고-고대법대 출신의 B검사와 학연이 있는 C변호사를 선임했다. D교수는 전주 동암고-서울대 출신 E검사와 학연이 깊은 F변호사를 찾아가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정읍출신 이동기 지검장과 성대 출신 이삼 차장 등 윗선과 연결해 보려는 교수들은 학연·지연과 연관이 있는 변호사를 수소문하고 있다. 여당 실세 거물급 국회의원의 실명이 거론되는 등 정치권을 동원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검찰은 누구의 외압이나 청탁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자금력과 학연을 바탕으로 한 로비력이 뛰어난 의대교수와 의사들이 적극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B검사와 고교 동기인 전북치대 K교수, 고교 선후배 사이인 전북의대 K교수 수사는 최근 B검사에서 강성으로 알려진 G검사에게 넘겨졌다. 구속자는 검찰이 관행이라는 의료계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적어지고 반면 강력한 응징을 하게 되면 대폭 늘어나게 된다. 검찰 주변에서는 구속영장 청구 대상을 금품수수액 1억원 이상 또는 5000만원 이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그 수가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죄질에 따라 구속 여부를 정하거나 학교간 형평성을 고려할 경우 구속대상이 적게는 5∼6명에서 많게는 10여명까지 거론된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학생정보 유출 최고3년刑…교육법등 개정안

    앞으로 본인 동의나 법률적 근거 없이 학생정보를 멋대로 유출하면 큰 처벌을 받는다.100가구 이상 아파트를 지을 때는 개발업자가 학교용지 부담금을 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의 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 학교보건법 개정안 등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달 말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시행된다고 3일 밝혔다. 교육기본법 개정안에 따르면 학생 정보는 교육적 목적으로만 수집, 처리, 이용, 관리되도록 하고 학생 본인이 동의하거나 법률 규정에 한해 제3자에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미성년자는 학생보호자의 동의를 함께 받아야 한다. 본인 동의가 필요없는 경우로는 학교 감독·감사권을 가진 행정기관의 업무처리 및 상급학교의 학생선발에 필요하거나 범죄수사나 재판에 필요한 때 등으로 제한했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이달 말부터는 100가구 이상 아파트를 지을 때 개발업자가 분양가의 0.4%에 해당하는 학교용지부담금을 내야 한다. 그동안 학교용지부담금은 3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에 대해 0.8%가 부과됐으며, 개발업자가 아닌 일반 분양계약자가 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개발사업을 승인할 때는 곧바로 학교용지를 포함한 도시관리계획을 세워야 한다. 개발업자가 학교용지 조성 등을 지연하면 교육감이 시·도지사에게 공사중지요청을 할 수 있게 된다. 학교보건법 개정안에 따라 내년부터 초·중·고생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3년마다 한 차례 종합검진이 가능한 검진기관에서 건강검사를 받게 된다. 학교 환경위생 관리 항목에는 각종 전염성,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 등 이른바 ‘새 학교 증후군’을 일으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및 세균을 추가했다. 특수교육진흥법 개정안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는 만성질환으로 장기입원이나 통원치료 등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건강장애 학생도 특수교육 지원 대상에 포함돼 입학금과 수업료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서울광장] 송광수보다 더 독한 사람 골라야/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송광수보다 더 독한 사람 골라야/이목희 논설위원

    대통령의 시간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적용된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최근 사석에서 이렇게 회고했다.“재임 중에는 5년이 어찌 긴지, 언제 끝나나 생각한 적도 있지. 한데 나와서 보니까 5년이 금방 가요.” 현직에 있을 때는 길게 느껴지는데, 조금 비켜서서 보면 금세 지나가는 게 대통령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 재임 전·후반기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고 전직 대통령들과 핵심참모들은 말한다. 임기 중반에 접어들면 전반보다 시간이 훨씬 빠르게 가더라고 입을 모은다. 임기 중반에 들어선 대통령의 블랙홀은 본인의 고집과 주변비리다.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수석을 지낸 인사는 “대통령은 많은 정보를 접하기 때문에 2년 정도 하게 되면 자신이 뭐든지 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밀한 첩보를 선호하면서 종종 독단에 빠지더라는 것이다.1980년대 이후 정치권의 핵심에 머물렀던 다른 인사는 “과거 정권에서 보면 초기에는 대통령 주변이 대체로 깨끗했는데, 중반 이후 마구 풀리더라.”고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았다. 이달말이면 취임 만 2년이 되고,6개월 뒤면 임기의 반환점을 돈다. 전임자들의 말이 맞다면, 이제부터는 시간이 쏜살같이 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정리한다는 기분으로 하는 게 시행착오를 줄일 것이다. 블랙홀을 피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5년으로는 평가받는 대통령이 되기 힘들다. 그래서 임기 후반이 되면 개헌얘기가 나온다. 지금도 책임총리제 실시 후 개헌추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경험칙상 개헌에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다. 단임 대통령의 성패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다. YS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예에서 봤듯이 개혁을 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도 두가지를 잘못하면 비판을 받는다. 경제발전과 비리척결이 단임 대통령에게는 특히 중요하다. 단임인 탓에 임기중반 이후 한번 어긋나면 만회할 시간이 없다. 다행히 노 대통령은 새해초부터 경제 실용주의를 앞세우고 있다. 끝까지 밀고나가길 바란다. YS,DJ처럼 친인척, 측근들이 비리에 무더기로 연루되어서는 다른 것을 아무리 잘해도 만사휴의다. 근래 들어 여권내에 검찰을 컨트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만만찮다. 검찰 수사와 사법부 판결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노 대통령 스스로도 검찰·국정원과의 관계를 과거 정권처럼 해야 한다는 지적에 “거의 노이로제 걸릴 수준”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런 상황을 강력히 제어하지 못하면 과거로 쉽게 회귀해 버린다. 송광수 검찰총장 임기가 4월초면 끝난다. 국회 청문회를 감안하면 이달말에는 후임이 내정되어야 한다.“노 대통령이 여권일각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번엔 만만한 사람을 시킬 것”이란 관측이 정·관가에 파다하다. 노 대통령과 가깝거나, 타협적 성품의 사람들이 유력후보군에 오르고 있다. 결론적으로 송광수보다 독한 사람을 시켜야 한다. 정권 초기 비리의혹 수사로 고초를 겪은 상황을 원천 봉쇄하려면 그런 인사를 해야 한다. 기수·지연·학연을 따지지 말고 “저 정도면 대통령과 맞장뜰 수 있겠다.”는 인물을 골라야 한다. 재조·재야에서 폭넓게 살펴보도록 하라. 불편할지 모르지만, 그것이 노 대통령이 사는 길이다. 이전 정권의 역사가 그를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 친인척, 청와대 참모, 정치권의 측근 의원, 정치에 참여한 노사모 출신 등이 빗나가지 않도록 특별관리해야 한다. 비리 의혹이 터지면 대통령에게 누가 될 사람들은 금방 손으로 꼽을 수 있다. 야당 인사를 감시하면 정치탄압이지만, 여권 실세의 부패를 미리 막는 일에 시비걸 여론은 없을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박정희 저격사건’ 문서 공개] 당시 수사 맡은 김기춘의원

    [‘박정희 저격사건’ 문서 공개] 당시 수사 맡은 김기춘의원

    육영수 여사를 저격한 혐의로 1974년 8월15일 낮 중앙정보부에 체포된 문세광은 다음날 오후까지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중정 요원들은 여권에 적힌 일본인 이름 말고는 문세광의 인적사항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이때 중정부장의 법률보좌관으로 파견 중이던 서른 다섯살 ‘김기춘 검사’가 투입됐다. 신직수 중정부장의 명이었다. 김 검사는 링거를 꽂은 채 누워 있던 문세광에게 첫 질문을 던졌다.“‘자칼의 날(The day of the Jackal)’을 읽어 봤는가.” 하루 종일 묵비권만 행사하던 문세광이 그제서야 눈을 번쩍 뜨더니 “네. 혹시 센세(선생님)도 읽어 보셨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김 검사는 빙그레 웃으며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고 답한 뒤 “혁명을 하기 위해 왔다면서 이렇게 비겁하게 입을 다물면 되겠는가. 당당하게 밝힐 것은 밝히라.”고 추궁했다. 그러자 문세광은 입을 열어 범행을 자백하기 시작했다. 검찰총장·법무부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이 20일 기자들과 만나 설명한 문세광 수사 뒷얘기다. 그는 “‘자칼의 날’은 프랑스의 샤를 드골 대통령 암살 미수사건을 담은 추리소설로 사건 보름 전쯤 대천 해수욕장에 휴가차 내려가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 수사에 응용해 봤다.”고 전했다. 또 “문세광은 38구경 권총을 분해한 뒤 라디오에 넣어서 공항 검색대를 통과했는데, 소설 주인공도 장총의 총구를 라디오에 숨겨 들여왔다. 암살자에겐 교과서 같은 책”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문세광은 나중에 육 여사가 숨졌다는 말을 듣고 ‘정말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참회했다.”면서 “젊은 나이에 포섭이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것은 살인 사건일 뿐 정치적으로 악용할 소지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시 서울지검 공판부장으로 수사 실무책임자이던 정치근 변호사는 “문은 처음에는 ‘빨리 죽여 달라.’는 말만 하다가 나중에 ‘한국군에 입대하겠으니 살려만 달라.’며 삶의 집착 같은 것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화두로 본 2004 정치] 수도이전 위헌에 “관습헌법이 뭐야”

    [화두로 본 2004 정치] 수도이전 위헌에 “관습헌법이 뭐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4·15총선 물갈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신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 국가보안법 폐지안 개혁입법 처리 논란….2004년 정국은 충격적이고 드라마틱한 사건들로 점철됐다. 올해만큼 정치가 ‘청룡열차’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한 적도 없었다는 평가가 많다. 말 그대로 넘치는 말잔치 속에 올해 정국의 다사다난했던 변화를 조망해보기 위해 화두를 주제로 한 정치 캘린더를 꾸며본다. ●1월, 오세훈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물갈이 열풍 여야 중진 의원들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줄줄이 구속됐다.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자 한나라당의 초선 오세훈 의원은 6일 “정치가 아니라 전쟁을 하듯 늘 갈등만 했던 게 부끄럽다.”며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는 정치권 ‘물갈이 열풍’으로 번져 자진 사퇴 의원들이 잇따랐다. 그는 ‘돈 안드는 정치’를 위한 정치자금법, 선거법 등을 만드는 데 일조해 이들 법안은 ‘오세훈법’으로 통했다. ●2월,與 ‘총선 올인’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은 13일 “총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공직자 사퇴시한 15일을 이틀 앞둔 때였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총선 출마 압력을 견디다 못해 12일 사퇴해버렸다. 참여정부는 총선용으로 징발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진표 경제부총리,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한명숙 환경부 장관, 변재일 정통부 차관 등을 총선 출마에 합류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저지선까지 무너지면 그 어떤 일이 생길지….”라는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3월,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노 대통령은 2월24일 방송클럽 토론회에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압도적 지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월4일 “선거법 9조의 공무원 선거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밝혔고, 의견서를 청와대로 보냈다. 이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9일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 노 대통령은 11일 사과를 거부하고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 뜻에 따라 정치적 결단을 하겠다.”며 재신임과 연계시켰다. 야당은 1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고, 이날 오후 5시15분 대통령의 권한은 공식 정지됐다. 한나라당은 23일 여의도 천막당사 시대를 열었다. ●4월, 정동영 의장 ‘노인폄하 발언’ 파문 열린우리당 정 의장의 3월26일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다. 집에서 쉬셔도 된다.”는 발언이 인터넷에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탄핵 ‘후폭풍’으로 총선에서 299석 중 3분의2석을 싹쓸이 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정 의장은 12일 선대위원장·비례대표 후보에서 사퇴했다. 열린우리당은 초선 108명(108번뇌)을 포함해 151석,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의 선전 속에 121석을 차지했다. 민주노동당은 10석으로 첫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5월, 탄핵소추안 기각 헌법재판소는 14일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이 아니다.”고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윤영철 헌재 소장은 최종 기각 주문을 내리기 전에 “대통령의 권한과 정치적 권위는 헌법에 부여받은 것이며, 헌법을 경시하는 대통령은 스스로 권한과 권위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이라며 ‘충고’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고건 국무총리는 대통령 직무대행직을 그만두게 됐고,24일 사표를 제출했다. ●6월, 책임총리제 도입 노 대통령은 8일 5선 중진인 열린우리당 이해찬 의원을 새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앞서 경남지사 출신의 김혁규 의원을 총리후보로 내정했으나, 당 안팎의 반발로 관철되지 못했다. 노 대통령의 정치특보였던 문희상 의원은 노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다가 내부 반발이 일자 “나는 총독이 아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14일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해 “계급장 떼고 논쟁하자.”고 발언했다가 파문을 일으켰고,30일 정 전 의장과 함께 보건복지부 및 통일부 장관에 각각 임명됐다. ●7월, 박근혜 대표 ‘국가 정체성 전면전’ 한나라당 박 대표는 19일 전당대회에서 재선출됐고,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돌아가신 분과 싸우자는 것이냐.”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열린우리당의 ‘친일진상규명법’에 반발했다. 박 대표는 21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간첩과 빨치산을 민주화 인사로 판정했는데 대통령이 경고 한번 하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상황이 계속되면 야당이 전면전을 선포해야 할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고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강금실 법무장관은 28일 사퇴하면서 “너무 즐거워 죄송하다.”는 어록을 남겼다. ●8월,與 지도부 친일행적 논란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논란이 돼 온 부친의 친일 행적이 사실로 확인되자 19일 의장직을 사퇴했다. 열리우리당에선 과도체제 주장 등이 제기됐으나 당헌 당규에 따라 이부영 의장이 승계했다. 친일과 관련한 시련은 광복절이 끼어 있는 8월 계속 열린우리당 지도부을 괴롭혔다. 친일진상규명법을 추진하던 김희선 의원은 ‘할아버지 김학규 장군’ 혈통 논란에 시달렸다. 이미경 상임중앙위원도 아버지가 일제시기에 일본에서 헌병을 지낸 전력이 드러나 곤혹을 치렀다. ●9월 노 대통령,‘국보법 박물관으로 보내야’ 노 대통령은 5일 MBC ‘시사매거진2580’과의 대담프로에서 “국가보안법은 한국의 부끄러운 역사의 일부분이고 지금은 쓸 수도 없는 독재시대의 낡은 유물”이라며 “칼집에 넣어 박물관으로 보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발언은 국보법과 관련해 열린우리당에서 사분오열되고 있던 의견을 ‘폐지’로 확고하게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고, 한나라당 박 대표는 “법치국가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10월, 관습헌법으로 수도이전 위헌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등 4대 입법을 당론을 확정짓고 연내 관철을 선언했다. 헌재는 21일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에 대해 재판관 8대 1로 ‘관습헌법론’을 토대로 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지난 7월12일 서울시 의원 50여명과 공무원 대학생 등 169명의 청구인단이 헌법소원을 했을 당시 언론들도 거의 주목하지 않았던 사건이 위헌판결이 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처음 들어보는 이론”이라고 불만을 표시했고, 한나라당은 환호했다. ●11월, 이 총리 ‘차떼기 당’발언 논란 이 총리는 10월28일 정치분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한나라당은 지하실서 차떼기하고 고속도로에서 수백억 받은 당”이라고 발언한 것을 놓고 한나라당이 반발하면서 국회 파행으로 이어졌다. 이 총리가 한나라당 폄하 발언과 함께 “조선·동아일보는 역사의 반역자”라고 했다가 설화를 입었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가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대정부 질의를 거부해 국회는 2주일이 넘도록 공전됐다. 이 총리는 9일 ‘사의’라는 이름으로 사과했다. ●12월, 이철우 의원 北 노동당원 논란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8일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열린우리당 포천·연천의 이철우 의원이 지난 92년 노동당원으로 현지 입당하고 당원번호까지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열린우리당은 ‘수구 냉전세력의 백색테러’로 규정하며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하는 등 강력히 대응했다. 주 의원은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가 오히려 ‘색깔론’,‘정형근 의원 고문 논란’ 등 역풍으로 확대 재생산됐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與·군검찰 ‘교감설’ 논란

    한나라당이 항명성 집단 사의표명을 한 군 검찰과 열린우리당측의 교감설을 제기하면서 여야간 논란을 벌였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20일 상임운영위에서 “국회 법사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이 장성진급 비리의혹 수사와 관련해 공식, 비공식적으로 국방부측의 보고를 받았다”고 공개한 것을 문제삼았다. 김 총장은 “열린우리당과 군 검찰이 교감 속에서 이뤄지지 않았나 의혹을 떨칠 수 없다.”면서 “최 의원이 이 문제에 대해 비공식 보고를 받아왔다고 했는데 집권당의 법사위 간사이면 수사 상황도 보고받을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국방부 법무관리관실이 수사결과 발표 하루 전 내용을 보고한 적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법무관리관실은 국방부장관의 참모조직으로, 집행조직인 군 검찰과 전혀 관계가 없는 조직”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군 검찰로부터는 수사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직·간접적으로 단 한번도 접촉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국방장관에게 수사 상황을 법사위에 보고하라고 요청했지만 국가보안법 논란 때문에 보고받지 못했다.”면서 “수사담당자로부터 비공식적으로 수사 상황을 보고받는 것은 적절치 못하지만, 법사위가 군 검찰의 보고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환경보전 대상 서울 송파구청

    한국공공자치연구원(원장 정세욱)이 주최하고 서울신문사가 후원하는 ‘제5회 자치행정혁신전국대회’가 25일 막을 내렸다. 지난 24일부터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서울 종로구 등 30개 지방자치단체가 10개 분야에서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우수사례 발표 자치단체 중 엄격한 심사를 거쳐 각 분야별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등이 수여됐다. 최종 심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교육문화분야 ▲최우수 북제주(저지문화 예술인마을) ▲우수 군포(찾아가는 마을 음악회) 곡성(농촌교육 살리기) ◇관광활성화분야 ▲대상 안동(국제탈춤 페스티벌) ▲최우수 서울종로(전통문화진흥) 진주(남강유등축제) ▲우수 순천(태권도로 하나된 지구촌) 영월(박물관을 이미지화한 군조성) ◇보건복지분야 ▲대상 안산(작은사랑 큰보람나누기) ▲최우수 무주(전군민무료건강검진) 의성(어른신 행복고을만들기) ▲우수 서울동작(폐교매입 노인휴양소건립) 진도(노인공경군선포) ◇환경보전분야 ▲대상 서울송파(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친환경생태도시 조성)▲우수 서귀포(천지연걸매생태공원조성) 의왕(“친환경건축물인증제) ◇주민자치분야 ▲대상 안양(자원봉사메카도시) ▲우수 서울영등포(주민자치센터성공적운영) ◇지역경제 ▲최우수 남제주(영농복합농업기술센터운영) ◇행정서비스 ▲대상 서울양천(지출종합시스템구축) ▲최우수 대구수성(민원배심원제도) ◇재정경영분야 ▲대상 동해(망상오토캠핑리조트)▲최우수 광주북구(주민참여예산제도) 서울광진 (자치구기금통합관리) ▲우수 여수(관광단지조성 민자유치) ◇정보화분야 ▲최우수 대전서구(My e-서람이 운영)▲우수 용인(달리는 정보화 교실) ◇행정혁신분야 ▲대상 과천(시민예비준공검사제)▲최우수 논산 (무인항공기 천적방사로 무농약단지 병충해방제) 보령(청소년수련관 리모델링) 김용수기자 dragon@seoul.co.kr
  • [사설] 장성인사 의혹 진상 규명부터

    육군 장성인사 비리의혹을 보는 국민들은 안타까움을 넘어 불안하기까지 하다. 군이 인사·진급 심사비리의 발본색원을 그토록 장담했음에도 이런 의혹이 다시 제기되다니 참담한 일이다. 게다가 청와대·국방부와 육군 수뇌부간 갈등설이 나오고 있다. 일부 군장성의 반발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합리적으로 풀어나가지 않으면 군이 크게 동요할 수 있다는 점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사건을 촉발시킨 괴문서 내용 중 일부는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다. 향응접대, 허위 업무실적, 부인 식모살이 등이 사실이라면 기가 찰 노릇이다. 군 검찰이 육군본부를 처음으로 압수수색하게 된 배경이다. 진상조사 후 엄정한 조치가 불가피하다. 육군은 이런 의혹을 사게 된 상황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설령 군검찰 독립문제를 둘러싸고 ‘길들이기’라는 의구심이 들더라도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정도다. 수사를 받음으로써 지휘권이 타격을 입는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일부 장성의 반발은 국가안보에 나쁜 영향을 미칠 뿐이다. 군 검찰은 수사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사기를 먹고 사는 군이 오래 흔들려서는 안 된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정치적 오해가 없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군개혁이 미진하다면 순리적 방법으로 이끌어야 한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얼마전 남재준 육군 참모총장이 ‘정중부의 난’을 거론했다는 설이 떠돌아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적도 있다. 투서·괴문서 또한 군 인사때마다 있어온 폐습이다. 진실은 밝히되 억울한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 차제에 군 인사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군은 ‘4심제’ 심사과정을 채택하고 있지만, 근무인연·학연·지연에 따른 정실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사위원 선정부터 군 수뇌부의 입김이 배제되고 공정성이 보장되도록 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 평가지침의 구체화, 그리고 평가자료 검증장치도 보완이 요구된다.
  • 투서 한장에…“軍 문민화 진통”

    투서 한장에…“軍 문민화 진통”

    ■ 육군 인사비리수사 파문·배경 육군 장성 진급과 관련된 투서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투서에 등장하는 비위 내용의 사실 여부도 또다른 관심사다. ●군 수뇌부 ‘개혁 갈등’ 군내에서는 군 검찰의 전격적인 수사로 파문이 확산된 이번 사안을 군 수뇌부간 ‘개혁 갈등’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순수한 군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성’이 개입됐다는 게 요지다. 지난 7월 취임 일성으로 ‘군의 문민화’를 표방한 윤광웅 국방장관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군 개혁의 ‘전도사’로 군 안팎에서 인식되고 있다. 물론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된 남재준 참모총장 역시 당시에는 청렴성과 개혁성을 높이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윤 장관이 추진해 온 ‘국방 문민화’와 육군의 축소가 불가피한 육·해·공군 ‘3군 균형 발전방안’ 등에 대해서는 현 육군 수뇌부가 다소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남 총장은 최근의 이런 상황들 때문에 개혁의 ‘걸림돌’로 인식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사안이 지난 12일 청와대에 접수된 첩보를 군 검찰에 이첩해 즉각 수사에 착수토록 한 점이나 육군본부에 대한 군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남 총장이 군 검찰의 위상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군 사법개혁에 비판적이었던 점을 들어 군 검찰과 남 총장간 갈등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실제로 남 총장은 지난 9월 간부회의 석상에서 군 검찰 독립을 “인민무력부 안에 정치보위부를 두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장성 일부 반발… 수사배경에 의구심 국방부는 일단 군 검찰의 수사 착수가 투서 내용의 신빙성이 높은 데 따른 게 아니라고 말했다. 국방부 신현돈 공보관은 “확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수사일 뿐”이라고 진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군 주변에서는 투서 내용 가운데 일부는 사실에 근거한 내용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근무하는 한 중령은 “투서의 표현이 다소 자극적인 데다, 부풀려진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일부 사안의 경우 좋지 않은 관행으로 남아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투서에 거론된 특정인의 행위가 실제로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음주운전 사고자나 업무 능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진급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고 한다. 특히 과거보다 정도는 많이 약해졌지만 요즘도 일부 전방 근무자들의 경우 아내를 상관의 부인에게 ‘인사’시키는 행위 등은 지금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투서에 ‘인사 3인방’으로 거론된 이들과 친한 사람들이 대거 진급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도 군 조직에서 진급과 관련해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근무연(勤務緣)’과 연관지어 해석하는 이들도 많다. 군에서는 지연과 학연 이외에 같은 시기에 같은 부대에 근무한 인연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 인사 때마다 근무연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투서 내용의 사실 여부에 따라 군 수뇌부의 물갈이 등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 엄청난 사안이 현재로선 군 검찰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장성진급심사 어떻게 육군 장성 진급 심사는 외형상 ‘4심제’로 불리는 다단계의 심사 과정을 거친다. 해·공군도 대체로 비슷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선발위→총장→장관→대통령 재가 심사가 까다로운 탓에 군에서는 대령에서 준장 진급하는 것을 놓고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매년 10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장성 진급과 관련해 병과별 정원이 확정되면 서로 독립적인 갑·을·병 3개의 선발위원회와 선발심의위원회가 구성돼 후보 심사를 하게 된다. 갑 선발위는 중장인 위원장에 4명의 소장이, 병 선발위는 소장인 위원장에 소장 4명, 병 선발위는 소장 위원장에 준장 4명으로 각각 구성된다. 선발심의위는 중장이 위원장을, 또다른 중장이 부위원장을 맡고 갑·을·병 선발위원장이 참여하게 된다. 갑·을·병 3곳에서 모두 추천된 후보가 1순위,2곳 또는 1곳에서 추천된 사람은 선발심의위에서 별도의 조율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선발된 진급 후보자들은 육군참모총장의 추천, 국방부의 제청심의위원회, 국방장관의 제청, 대통령의 재가 과정 등을 거쳐 최종 진급자로 확정된다. ●南총장 ‘인사검증委’ 별도 운영 특히 육군은 남재준 총장 체제가 들어선 지난해 4월부터 인사검증위원회라는 별도의 보조장치를 만들었다. 군 당국이 진급 심사와 관련, 이처럼 다양한 검증 기구를 운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인사 때만 되면 ‘잡음’이 반복되고 있다. 군에서는 현재의 군 진급 심사는 제도보다는 운용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4심제라는 구색은 갖추고 있지만 제대로 운용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테면 각 선발위원장 및 위원들의 경우 사실상 총장이 내정할 수 있는데, 이는 투서에서 총장 측근들이 대거 진급했다는 주장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우리당, 국정조사 검토 육군 장성 인사 비리 의혹이 터지자 정치권은 일제히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국정조사 추진까지 타진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국방위 소속인 열린우리당 안영근 제2정조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군 진급비리 의혹을 확실히 규명하고 발본색원해 군내 기강을 세워야 자주 국방의 기틀도 확실하게 다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지켜본 뒤 미진할 경우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확실히 진급비리 문제를 척결해야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나라당 임태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군의 비리나 잘못된 관행은 고쳐야 하지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군을 흔드는 결과를 낳아선 안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소버린 공시위반에 ‘1조6500억 증발?’

    소버린 공시위반에 ‘1조6500억 증발?’

    ‘부도덕한 소버린 탓에 1조 6500억원어치를 날렸다?’ SK㈜ 소액주주들이 지난해 소버린자산운용의 ‘외국인투자촉진법 10%룰 위반’ 기간에 무려 1조 6500억원의 투자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소버린은 현재 1조원가량의 주식평가 이익을 챙겨 ‘극과 극’을 달리는 형국이다. 따라서 지난해 ‘소버린의 10% 룰 위반’을 기소유예로 처리했던 검찰측에 재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SK㈜의 이날 종가는 5만 8900원. 소버린의 ‘10%룰(외국인이 10% 이상의 주식을 취득할 때 사전 공시)’ 신고 지연 기간인 지난해 4월 4∼9일까지 6일간의 SK㈜ 평균 주가는 1만 737원, 주식 거래량은 3440만주으로 집계됐다. 소버린이 제 때 공시를 했다면 인수·합병(M&A) 호재로 소액주주의 ‘손바뀜’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현재의 주가로 계산하면 ‘개미’들은 주당 4만 8000원의 손실을 입은 셈이다. ●엿새만에 1조 6500억원 증발(?) 소버린은 지난해 3월26일 SK㈜ 주식 300만주 매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SK㈜ ‘M&A행보’를 내디뎠다. 4월3일에는 SK㈜ 지분 8.64%를 취득했고, 증권거래법 ‘5%룰’에 따라 첫 지분 보유를 공개했다.4일에는 지분 10.50%를 확보했지만 9일에서야 사전 공시를 했다.5일간 공시 위반을 한 셈이다. 이 기간에 소액주주들은 소버린의 적대적 M&A 의도를 모르고 SK㈜ 주식 3440만주를 거래했다. 반면 소버린은 M&A 목적을 숨긴 채 헐값으로 SK㈜ 주식을 매입했다. 이는 소액주주들이 당시 M&A 호재를 알고 매각하지 않았다면 현 주가로 1조 6500억원의 평가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또 중간에 매각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소액주주들은 주당 수만원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날린 셈이다. 경영권 분쟁 덕분에 SK㈜의 주식 거래량이 많지 않다는 점은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소버린은 ‘미필적 고의’ 소버린측은 그동안 ‘외투법 10%룰’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제임스 피터 대표는 지난해 검찰의 기소유예 결정 이후 이틀만에 방한 기자회견을 갖고 “외투법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산업자원부의 고발 전까지 소버린 대표는 전주(錢主)인 첸들러 형제였으며, 산자부의 고발 이후 대표를 현 대표인 제임스 피터로 바꿨다. 첸들러 형제를 보호하기 위한 속셈이다. 또 당시 소버린의 법률 자문은 국내 최고 로펌인 ‘김&장’으로, 외국인 투자의 기본인 ‘외투법’을 몰랐다는 것은 소버린측이 김&장의 실력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 김선웅 변호사는 “김&장은 외국인에 대한 법무서비스를 많이 하는 만큼 소버린에 외투법 설명을 실수로 빠뜨렸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소버린의 사전 인지에 무게를 뒀다. 소버린이 사전에 ‘알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은 더 있다. 소버린은 기업결합 심사를 피하기 위해 15%룰을 사전에 파악해 14.99%만 매입했다. 국내 사정에 그만큼 정통하다는 방증이다. ●“명백한 역차별…사실 여부 다시 가려야” 검찰은 지난해 소버린의 기소유예 처분 배경으로 ▲신고 지연 기간이 짧고 ▲일반인 투자자 피해가 없었으며 ▲뚜렷한 범행의도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이같은 검찰측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우선 일반 투자자의 손실이 사실상 발생했으며, 법원도 지난해 ‘의결권침해금지가처분신청’ 기각 판결에서 소버린의 경영권 장악 의도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또 KCC가 현대엘리베이터의 M&A 과정에서 증권거래법 5%룰을 위반한 것과 관련해 검찰이 최근 불구속 기소를 결정, 소버린과 KCC에 대한 역차별 논란은 곱씹어 볼 대목이다. 당시 수사 부장검사인 민유태 고양지청 차장 검사는 “소버린의 위반사항은 외투법에 대한 법 취지를 감안할 때 절차상의 문제”라고 설명했다.SK 관계자는 “KCC와 소버린은 법 조항만 다를 뿐 위반 사실은 같다.”고 강조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공직문화를 바꾸자] ⑥내것, 내 책임아니다

    [공직문화를 바꾸자] ⑥내것, 내 책임아니다

    회피·낭비문화는 공직사회를 병들게 하는 또 하나의 ‘암적 존재’다. 매년 감사원 감사에서 공무원의 책임회피와 불법행위로 인한 수천억원의 예산낭비가 지적되고 있고, 수백명의 공무원이 징계받고 있지만 공무원의 무사안일한 행태는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국민 울리는 책임회피 사건담당기자들 사이에선 이런 우스갯소리가 전해진다. 예전에 경찰서의 관할 경계지점 한강에 변사체가 떠오르면 신고받고 먼저 나온 경찰관이 시체를 슬그머니 이웃 경찰서 관할구역으로 밀어놓고 사라졌다고 한다. 수사하기 귀찮고 책임지기 싫어서라는 것이다…. 책임회피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인데, 결국 이는 국민의 피해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공직자들은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강원도 춘천에서 교통사고로 4살 된 아들을 잃은 노모(37)씨는 아들이 사망한 지점에 “다른 아이들의 희생이 없도록 횡단보도를 설치해 달라.”며 한달동안 1인 시위를 벌였다. 당시 지자체 및 경찰은 서로 “소관이 아니다.”며 노씨의 주장을 외면해 오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비난이 쏟아지자 한달만에 부랴부랴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감사원에 근무하는 A씨는 “민원의 상당수가 공무원의 책임회피로 인한 것”이라면서 “세금과 관련된 민원의 경우 세무서가 부과해도 되고, 안 해도 될 듯한 사항의 경우 괜한 책임을 지게 될까 우려해 세금을 부과하고, 억울하면 상급기관에 알아보라는 식으로 처리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직원 B씨는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신기술로 인정받더라도 담당 공무원이 공기가 지연되거나 실패할 경우에 책임을 면하기 위해 신기술의 장점을 알면서도 기존공법을 고집한다.”면서 “공무원의 적극적인 업무 추진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면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 돈 아닌 국민혈세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난해 물품 구입시 생산단가보다 턱없이 높은 금액을 지불하거나 용도외 목적에 예산을 사용했다가 변상판정을 받은 예산 낭비액은 2505억원에 달했다. 업무를 잘못 처리한 관련 공무원 355명도 징계를 받았다. 예산 낭비액은 지난해 3368억원보다 690억원가량이 줄어든 것이지만 2000년 1986억원과 2001년 2231억원보다는 증가한 것으로 매년 예산낭비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징계 인원은 2000년 423명,2001년 433명, 지난해 654명으로 이는 고질적인 현상이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는 공무원이 공무수행차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얻은 항공사 마일리지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한해 56억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정부가 지급한 항공료 370억원의 15.1%에 달하는 금액이 공무원 개인 호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감사원이 최근 서울시내 일선 초등학교 518개 기관에 대한 연가(휴가)보상비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이 중 387개 기관에서 공무 외적인 국외여행을 휴가에 포함시키지 않아 연가보상비를 최고 90만원까지 지급하는 등 5651만원을 낭비했다. 연말만 되면 그해 예산을 모두 쓰기 위해 공사를 벌이는 자치단체의 ‘고질병’도 여전하다. 서울의 경우 상당수 자치구가 해마다 연말이면 곳곳에서 인도 포장을 다시 하는가 하면, 불과 2∼3개월 전에 새로 닦은 길을 다시 파내고 상수도관을 매설하거나 전선 지중화공사를 벌이곤 한다. 서울 모 구청 공무원 C씨는 “배정된 예산을 모두 쓰지 않으면 내년에 예산이 줄어들어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술술 새는 연구용역비 정책입안이나 창출은 “연구용역을 발주해 외부기관의 힘을 빌리면 된다.”는 사고방식도 공직사회에 팽배해 있다. 국민세금을 효율적으로 잘 쓰는데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예산을 많이 따내느냐에 더 골몰한다. 경제부처의 D사무관은 “일단 따낸 예산은 소진해야 하니 먼저 쓰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한 용역발주 사례도 적잖다.”고 한다. 해마다 국정감사나 감사원 감사의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지만 쉬 고쳐지지 않을 정도로 고질화됐다. 이번 국감에서도 이런 사례가 부지기수로 지적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대부분의 정부기관에서 ▲같거나 거의 유사한 연구주제가 수년째 발주되거나 ▲기관별로 비슷한 주제의 연구용역을 중복 발주하는 사례가 도마에 올랐다. 용역을 발주하는 것으로 ‘내 업무는 끝’이란 인식도 문제다.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어떻게든 용역결과를 정책에 녹여내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국감에서 지적된 문화재청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금까지 국립박물관이나 대학박물관 등에 수백억원의 발굴경비를 지급하고도 102건(108억원)에 대해서는 수년이 지나도록 발굴 조사보고서조차 제출받지 않았다. 이중 42건은 5년이 넘도록,8건은 10년이 넘도록 보고서 제출실적이 없었다. 국민세금을 그저 ‘예산에서 당연히 타 쓰면 되는 돈’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천청사의 한 사무관은 “공무원이 직무상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연구과제인데도 습관처럼 외부기관에 용역을 주는 사례가 적잖다.”면서 “한 건당 최소 2000만∼3000만원 이상의 용역비가 들어가는데 연구과제의 난이도나 활용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박은호 조현석 강혜승기자 uno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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