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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서면조사 검찰의 고민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서면조사 검찰의 고민

    노무현 전 대통령을 궁지로 모는 데 성공한 검찰이 고민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에게 서면질의서까지 보내 사실상 수사의 끝이 보이고 있으나 생각처럼 결과가 나올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 방식에 대해 일언반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그동안의 수사진행 상황을 감안하면 ‘소환조사 후 구속영장 청구’가 수순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고 사법처리 수순을 밟기 위해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아 보인다. 특히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검찰로서는 고민이다. 노 전 대통령의 3대 혐의인 100만달러-500만달러-15억 5000만원(3억원+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 5000만원)에 대해 검찰에 확실한 답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정 전 비서관은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의 말처럼 말은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노 전 대통령의 지시나 인지·묵인에 대해서는 “노(NO)”라고 대답, 검찰의 힘을 빼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 5000만원을 빼내 차명계좌에 보관해오다 검찰에 적발되자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건네주려 했다.”고 진술해 노 전 대통령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히는 듯했다. 하지만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 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는 “노 전 대통령은 모르는 일”이라며 노 전 대통령과의 관련성을 차단했다. 권양숙 여사가 자신이 받아 빚갚는 데 썼다고 진술한 3억원도 당초에는 자신이 썼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가 권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 문제는 정 전 비서관이 옥쇄(玉碎)를 각오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는 점이다. 검찰의 한 인사는 “정 전 비서관이 모든 것을 안고 가려해 (수사팀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진행이 생각처럼 순탄치 않은 분위기임을 전했다. 검찰은 또 구속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대전에서 불러 올려 조사했지만 그에게서도 신통한 진술을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진술 번복 경험이 있는 정 전 비서관의 진술을 어떻게 볼 것인가도 문제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청구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박 회장의 진술 외엔 노 전 대통령을 잡기 위한 직접 증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찰의 서면질의도 시간을 벌어보자는 임시방편의 하나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원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익명을 요구한 판사는 “물증이 없으면 무죄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 않으냐.”며 “그동안 드러난 것으로만 놓고 봤을 때 유죄판결은 쉽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단 한번의 조사로 법정에 세울지 주목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檢 “입 단속” 결전 준비…문재인씨 5시간 회의

    서울 서초동 대검 중수부에는 18일에 이어 일요일인 19일에도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 홍만표 수사기획관 등 수사팀 전원이 출근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소환이라는 부담 때문에 조사 준비와 보안유지가 철저하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긴급체포해 차명계좌에 들어있는 정 전 비서관의 추가 금품 수수 사실을 확인하면서 다소 여유를 찾는 모습이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개인비리 혐의가 새롭게 드러나 긴급체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 전 비서관의 추가 혐의가 노 전 대통령과 무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봉하마을은 평온함 속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날 오전 노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와 5시간가량 소환에 대비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정 전 비서관의 긴급 체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노 전 대통령의 김경수 비서관은 “정 전 비서관 체포 소식은 언론을 통해 알았으며 (노 전 대통령이 이에 대해) 별 말씀 없으셨다.”고 말했다. 김해 강원식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PD수첩’ 김보슬PD 체포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현준 부장)는 15일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 보도와 관련해 MBC ‘PD수첩’의 김보슬(32·여) PD를 체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김 PD를 명예훼손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PD는 이날 오후 7시55분쯤 결혼(19일)을 앞두고 인사차 시댁을 방문했다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PD수첩 제작진 6명 가운데 지난달 26일 이춘근 PD를 체포해 조사한 뒤 석방했다. 이로써 조능희 전 PD수첩 CP(책임PD)와 작가 2명 등 4명에 대한 조사만 남겨두게 됐다. 검찰은 제작진이 지난해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올해 바뀐 수사팀의 출석 통보에도 응하지 않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동안 김 PD는 검찰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고 MBC 사옥 내에 머물러 왔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盧의 남자들 22명 사법처리 가능할까 ’수능 성적 우수’ 전남 장성고 어떤 비법으로 ‘벼룩의 간을 내어먹지’ 악덕 과외알선 업체 올 국가직 9급·경찰시험 합격선은 “의원님들 해도 너무합니다” 간부급 공무원 속앓이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검찰과 노측 반격카드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검찰과 노측 반격카드

    노무현 전 대통령 한 사람만 남았다.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받은 100만달러(2007년 6월)와 조카사위 연철호(지난해 2월)씨가 받은 500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뇌물’로 보는 검찰은, 마지막 소환자를 위한 압박카드를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600만달러와의 연관성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나서자 검찰은 사용처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 2007년 시애틀 방문때 부부 행적 추적 ‘패밀리 각본’ 뒤집는다 ●檢 압박카드 2007년 시애틀 총영사였던 권모씨를 불러 조사한 것 역시 권 여사가 받아서 빚을 갚는 데 썼다고 주장하는 100만달러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노 전 대통령 부부가 100만달러를 받은 직후 미국을 방문해 권씨를 통해 이를 건호씨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당시 행적 재구성을 통해 혐의를 구체화하려는 것이다. 앞서 건호씨가 투자한 미국 벤처회사의 대표 호모씨를 불러 조사한 것 역시 건호씨의 투자금이 600만달러 가운데 일부라는 의혹을 입증, 이 돈과의 연결고리를 노 전 대통령까지 이어가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권양숙 사법처리’ 역시 검찰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압박 카드다. 검찰은 13일 권 여사가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았고, 추가 소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나중에”라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의 태도에 따라 검찰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검찰은 권 여사를 언제라도 기소할 수 있는 패를 거머쥐었다. 바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다. 권 여사는 검찰 조사에서 100만달러를 받아 썼다고 자백했다. 쓰임새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달러가 필요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는 얘기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금융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직원 130여명의 명의를 빌려 10억원을 이틀 만에 100만달러로 환전한 것 역시 불법 행위다. 외국환거래법은 내국인이 외국 거주자나 법인에 투자하거나 이들과 돈거래를 할 때 이를 사전에 정부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나흘간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연씨, 권 여사, 건호씨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조사했다. 전격적이고 이례적인 방식이었다. 이는 입맞추기를 차단해 ‘노무현 패밀리(가족)’의 진술에서 모순점을 찾아 내려는 또 다른 압박 카드였던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600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의 몫’이라고 밝혔다. 그 근거로는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100만달러를 준비했고,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대통령이 500만달러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갚지 못한 빚이 있어 아내가 100만달러와 3억원을 받았고, 최근에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해명했다. 500만달러는 연씨가 받은 순수한 사업자금으로 퇴임 직후에 가족에게서 들었다고 했다. 정 전 비서관이나 연씨, 권 여사, 건호씨의 진술은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사소하더라도 엇갈리거나 상식에 맞지 않는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허점을 밝혀 낼 계획이다. 검찰은 박 회장과 노 전 대통령 간, 박 회장과 권 여사 간 통화내역을 추적하는 등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할 ‘물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朴 특별한 사정’ 부각… 檢과 밀약설 공세 朴진술 신빙성 뒤흔든다 ●盧 반격태세 이젠 반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반격의 화살이 검찰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모든 의혹의 발화점인 박 회장의 입을 압박함으로써 검찰에 맞서겠다는 것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나오는 박 회장의 진술이 예외없이 자신을 겨냥하고 있는 점에 노 전 대통령은 상당한 의구심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특정 언론에서 담당검사나 알 수 있는 박 회장의 진술이 연일 대서특필되고,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의 진술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 때문에 나온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의 ‘특별한 사정’을 밝혀내 자신을 향하는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의 뿌리를 흔들겠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새벽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구속영장 기각 전까지 검찰은 박 회장의 진술을 ‘신빙성 100%’의 금과옥조처럼 여겼다. 박 회장의 진술은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을 부인했던 민주당 이광재 의원을 구속했고, 정대근 전 농협회장의 입에서 “이 의원에게 돈을 줬다.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자백을 이끌어 내는 개가를 올렸다. ‘술술 분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검찰에 협조적이었다. 물론 검찰 관계자는 “피할 수 없는 물증을 제시하면”이라는 전제 하에 “박 회장이 세세한 정황까지 기억해서 이야기한다.”고 말해 왔다. 일각에서 제기될지 모를 ‘플리바게닝(사전형량조정제도)’ 의혹을 차단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이 같은 의혹을 노 전 대통령이 제기하고 나섰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검찰과 박 회장의 ‘보이지 않는 약속’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실제 노 전 대통령 측은 대검 중수부 수사팀이 수사대상인 태광실업의 차량을 이용하고, 태광실업 별관에 있는 베트남 총영사관 사무실을 사용하는 등의 ‘플리바게닝’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회장이 항소심에서 풀려나는 것을 조건으로 검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술술 부는 박 회장이 검찰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박 회장의 오버가 노 전 대통령에겐 반전의 기회로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한나라당 한 중진은 “노 전 대통령은 검찰에 명확한 물증을 요구하는 전략으로 난관을 일단 헤쳐 나간 뒤 후일 정치적 재기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정치적인 영역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못 느끼며, 수사는 사법적인 영역”이라면서 “‘박 회장 진술이 맞기는 맞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수사팀에는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성규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오늘의 눈] 성접대 의혹 부실 수사/오달란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성접대 의혹 부실 수사/오달란 사회부 기자

    청와대 행정관의 성접대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사건 발생 보름 만에 정리 단계에 들어갔다. 수사과정을 지켜본 기자로서 아쉬운 게 한둘이 아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수사 내내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였다. 성매매 혐의로 적발된 장소를 처음에는 안마시술소라고 했다가, 하루 만에 모텔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경찰 수사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는 시비에 휘말렸다. 뿐만 아니다. 당초 경찰은 청와대 김모 행정관의 성매매 여부만 수사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2명의 인물이 더 모텔에 들어갔고, 이들이 식당과 룸살롱에서 업체 직원으로부터 술접대까지 받은 사실을 언론이 밝혀낸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경찰의 태도가 돌변한 건 지난 1일 청와대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공식사과를 하며 철저한 수사를 다짐한 이후였다. 갑자기 로비의혹 전반을 조사하겠다며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뒷북 수사는 연일 도마에 올랐다. 언론이 ‘제5의 인물이 식당에 동석했다.’는 의혹을 보도<서울신문 4월3일자 8면>할 때까지도 경찰은 발뺌했다. 그러나 경찰은 식당 종업원들로부터 “5명이 있었다.”는 증언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혹이 증폭되자 경찰은 식당 여종업원을 뒤늦게 소환 조사하는 등 수선을 피웠다. 수사과정에서도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 행정관의 소환시기나 혐의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한 반면 다른 피의자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청와대 행정관들의 경우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고도 이틀 뒤에야 혐의사실을 발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찰 수사는 사실상 끝났다. 하지만 의혹은 여전하다. 술자리의 주선자인 방통위 신모 과장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신 과장이 다른 업체로부터 로비를 받았을 가능성, 권력기관에 선을 댔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공은 검찰로 넘어간다. 이 사건이 단순한 개인 비리가 아니라 업계와 권력의 로비 커넥션과 무관치 않다는 점을 깨닫기 바란다. 오달란 사회부 기자 dallan@seoul.co.kr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꼬리무는 추문’에 떠는 여권

    검찰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치닫자 여권 실세들이 오히려 떨고 있다. 신·구 여권간에 ‘절묘한 균형’을 맞추던 검찰의 투 트랙 수사가 한쪽으로 기울면서, 다른 쪽도 깊고 넓게 파고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옛 여권의 수사가 ‘박연차 리스트’라면, 현 여권의 수사는 ‘세무조사 무마 로비’이다. 세무조사 무마 로비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세무조사와 검찰 고발을 막으려 했다는 의혹이다. 추 전 비서관은 지난해 9월 박 회장에게서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24일 구속됐다. 이후 구명 로비 수사는 답보상태다.그러나 현 정권 창업공신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최근 추 전 비서관이 박연차 구명을 위해 찾아왔었다고 밝혀 구명 로비가 실제 있었음이 드러났다. 추 전 비서관은 또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박 회장을 부탁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세무조사가 이 의원의 지시로 시작됐다고 보고 이 의원과 접촉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명 로비에 거론된 여권 실세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추 비서관에게 건넨 돈의 액수가 ‘고작’ 2억원이라는 것도 의문이다. 전별금으로 억대의 현금을 찔러주고, 일면식도 없는 지역 정치인에게 10억원을 선뜻 전달한 ‘통 큰’ 박 회장이 명운이 걸려 있는 구명 로비에 2억원만 썼다는 데에 고개가 갸웃해진다. 2억원은 추 전 비서관의 활동비에 불과하고 거액의 로비 자금이 추 전 비서관을 통해 ‘제3자’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거론된 여권 실세는 이상득 의원과 정두언 의원, 이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 현 정권의 첫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이종찬(63) 변호사, 추 전 비서관이 구속되기 직전 미국으로 출국한 한상률(56) 전 국세청장 등이다. 의혹 해소를 위해서라도 검찰은 이들을 조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칼날이 무뎌지면 ‘정권의 하수인’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감내하며 떠밀리듯 수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12년 전 정태수 한보 회장의 정·관계 로비를 수사할 때 대검 중수부는 ‘꼬리 자르기 수사’를 시도하다 수사팀 교체와 재수사라는 굴욕을 당했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박연차 로비 수사] APC계좌 ‘봉하’로 흘렀다?

    [박연차 로비 수사] APC계좌 ‘봉하’로 흘렀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밝히는 줄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박 회장의 입을 통하는 방법이다. 검찰은 주로 박 회장 또는 돈을 건네받은 당사자들을 추궁해 혐의를 입증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계좌 추적이다. 진술보다 신빙성이 높고, 꼼짝없이 혐의를 추궁할 수 있다. 여기에는 로비 저수지로 불리는 태광실업 홍콩법인인 APC 계좌가 그 중심에 있다. 이 계좌는 해외계좌여서 그동안 눈속임으로 해왔던 로비 정황, 또는 탈세 비리 등이 다 들어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봉하마을’에 태풍의 눈이 될 것이란 점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APC 계좌는 지난해 박 회장의 탈세 등 개인비리 수사 이후 줄곧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수사팀은 6746만달러라는 거액의 비자금을 보관하던 APC 계좌를 계속 주목해 왔다. 검찰이 이 계좌를 주목하는 것은 박 회장의 로비 진술을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계좌의 흐름을 추적해가면 여야 정치권 인사들에게 건네진 불법 정치자금의 돈세탁 과정이 어김없이 드러날 전망이다. 검찰은 박 회장의 진술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APC계좌를 통해 500만달러를 투자금 명목으로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측근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검은 돈이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연씨에게 흘러들어간 돈이 어떤 돈인지 APC계좌를 통해 밝힐 수 있다고 자신한다. 검찰에 APC 계좌는 ‘잔인한 4월’ 시나리오의 종착역 봉하마을을 향한 열쇠인 셈이다. 대검 홍만표 수사기획관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계획에 대해 “계좌가 들어오면 확인하겠다.”고 말해 수사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검찰은 500만달러가 상식적으로 연씨에게 건네져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달리 말하면 박 회장의 돈이 제3자를 통해 연씨에게 전달됐고, 제3자는 봉하마을의 핵심 인물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따라서 500만달러의 출처와 사용처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돈의 흐름이 파악되고, 결국 누구를 위해 이같은 흐름이 이뤄졌는지를 알 수 있다. 다만 검찰은 연씨가 해외의 이곳저곳에 투자를 했고, 나머지 돈을 갖고 있다면 다소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더구나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와 관련, “투자와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이같은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이 이를 확인해 낼 수 있는 단서를 어느 정도 확보해둬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박연차 로비 수사] 檢 ‘소환예정 없음’ 수위조절은 작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행보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앞서가는 언론 보도에 대한 정치권의 항의가 잇따르자 수위 조절에 나섰다. 대검은 그동안 언론이 수사 방향을 정확히 보도할 수 있도록 정례브리핑을 해 왔다. 그러나 최근 박 회장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의 실명이 수사가 진행되기 전부터 언론에 보도되자 당황하고 있다. 정치권의 항의가 주된 이유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하루에 걸려오는 전화가 수백통에 이르는데 그중 절반은 정치권의 항의 전화다.”라면서 괴로움을 토로했다. 실제 대검 중수부의 ‘공식 입’ 역할을 하고 있는 홍만표 수사기획관의 사무실로 하루 100통에 가까운 항의전화가 걸려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의혹의 이름으로 오르내리는 일부 의원들은 홍 기획관과 친분이 있는 의원을 통해 불만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검찰이 사법처리 대상 선별작업을 하는 한편 선의의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언론에 소환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 가운데 실제 소환하지 않을 사람의 경우 ‘소환 예정 없음’으로 매듭짓고 있다. 그동안 ‘확인불가’로 일관하던 검찰이 돌연 입장을 바꿔 “한나라당 김무성·권경석 의원은 클리어(혐의 없음)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검찰은 또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언론을 통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의원 10여명의 후원금 내역을 받아 일부에 대한 분석을 끝냈으며 혐의가 없는 인사들에 대해선 ‘무혐의’ 처리하기로 했다는 점을 알려줄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같은 검찰의 행보 변화가 정치적 의미를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언론에 실명이 거론되면서 실제 검찰에 출석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현역 의원들을 스스로 들어오도록 만드는 일종의 당근정책이란 것이다. 풍문으로 떠도는 ‘박연차 리스트’를 정리하고 현역 의원들을 소환하겠다는 취지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PD수첩’ 이춘근 PD 석방

    MBC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전현준)가 체포했던 이춘근 PD를 27일 석방했다. 하지만 검찰은 관련자들을 전원 조사한 뒤 일괄 사법처리하기 위해 이 PD를 석방하는 것으로, 의혹이나 혐의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밝혀 체포영장 집행 등 강제수단을 포함한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소환조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합리적인 설명을 기대했는데 이 PD가 본인에게 유리한 부분에 대해서까지 묵비권을 행사해 사실확인이 별로 안 됐다.”면서도 “하지만 유리한 자료 제출까지 거부했다는 것만으로 성과가 전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현재로서는 제작진 6명을 모두 소환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기소 여부는 수사진행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일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PD는 조능희 전 CP(책임PD) 등 PD수첩 제작진 5명과 함께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지난 25일 체포됐었다. 수사팀은 또 전날 제작진의 이메일을 압수수색해 보낸편지함에 남아 있던 이메일 일부를 확보,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이 PD는 이날 오후 10시쯤 청사를 나서면서 “언론인을 체포영장을 통해 강압적으로 수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MBC 시사교양국 PD들과 한국PD연합회 회장단 등 20여명은 이날 PD 수첩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MBC 노조는 “검찰의 방침이 바뀐 게 없기 때문에 시사교양국 PD들은 일요일까지 제작 거부를 유지하며 다음주 월요일 총회를 열고 향후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박연차회장 로비 스캔들] 박연차회장 입 연 이유는

    검찰과 정치권이 주목해 온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입’이 열렸다. 검찰은 잇달아 구속된 송은복 전 김해시장, 이정욱 전 열린우리당 김해 갑 국회의원 후보 등과의 대질신문에서 박 회장이 금품제공 사실을 명확하게 기억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신문 상대를 압도,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박 회장은 조사를 받을 때 절대 입을 먼저 열지 않는 방어적 태도로 일관해 검찰의 애를 먹여왔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이 최근 조사에서 구체적 물증이 제시되면 자신이 금품을 제공한 명단과 금액은 물론 당시 상황까지 매우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997년 한보사태 당시 입이 무거워 검찰로부터 ‘이중자크(지퍼)’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정태수 회장보다 입이 무겁다는 칭찬 아닌 칭찬까지 받았던 박 회장이 입을 연 이유는 무엇일까. 검찰 안팎에서는 올 초 박 회장의 장녀 등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자 ‘자식사랑론’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피의자 본인을 추궁해도 입을 열지 않을 때 우회적으로 후계자를 출국금지·소환조사하는 것은 검찰이 종종 쓰는 압박용 카드로, 정태수 회장도 경영 후계자로 지목한 셋째아들을 검찰이 전격 체포·구속하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었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탈세 및 횡령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전지검이 시그너스 골프장 이사를 맡고 있는 강 회장의 아들(30)을 최근 소환조사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이 검찰이 제시한 플리바게닝을 받아들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검찰이 현 정권 초부터 줄기차게 정치권 뇌물 수사에서 플리바게닝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고, 이를 시도하기에 ‘박연차 게이트’가 적격이라는 것이다. 또 지난 2개월 동안 박 회장의 주 활동 무대였던 부산·경남 일대를 누비고 다니는 대검 중수부 수사팀이 태광실업이 제공한 차량과 기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과 이광재 의원이 검찰의 수사망에 걸려든 것도 앞서 박 회장의 진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해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검찰의 두얼굴 수사 ‘눈총’

    검찰이 시민사회단체 수사에는 열을 올리는 반면 대기업 수사에는 냉랭하다. 검찰은 용산 철거촌 참사와 관련, 현재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지모씨 등 2명을 제외한 농성 가담자 전원을 사법처리했다. 또 철거민들의 농성을 배후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국철거민연합(전철련) 남경남 의장이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에 병력투입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용산참사 사망자 추모제·촛불시위 등을 주도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사실을 신병을 확보하기도 전에 검찰이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표하기도 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의 국고 지원 시민단체 보조금 횡령 의혹에 대한 수사는 ‘먼지털이’식으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검찰은 별건 수사과정에서 최 대표의 또 다른 돈거래 사실을 발견하고, 대가성을 밝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즉 보조금 횡령 의혹을 밝히려던 검찰이 알선수재의 증거를 찾아 나선 것. 반면 검찰이 화이트칼라 범죄, 특히 대기업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 자금관리팀장의 살인청부 혐의 조사 과정에서 수십억원대의 차명관리계좌가 확인된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은 검찰 및 경찰 인사에 따른 수사팀 교체로 사실상 ‘묻혀진’ 형국이다.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도 별다른 진척 소식이 없다. 또 한국타이어 조현범 부사장이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로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은 지난해 말 조 부사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 사법감시팀 박근용 국장은 “검찰의 의지가 없으면 어떤 혐의도 찾을 수 없는 것이 대기업 및 화이트칼라 범죄의 특징인데 대통령 사돈 기업인 한국타이어, 효성건설 등에 대한 수사 진행이 1년 넘게 지지부진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면서 “검찰이 대기업과 권력의 책임을 덜어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신인 여배우 12명 돌아가며 만나는 재벌” 연 8만명 중동여행…여행사들 생계수단 체육활동중 부상자도… 도넘은 유공자 남발 결국 법정 가는 고교등급제 의혹 ’녹색기획관’은 자리 늘리기? 의사·경찰·‘나이트 삐끼’까지 “코끼리 주사 한 방만…” 애원
  • 국회의원 위해 구속수사

    법무부는 입법활동을 이유로 국회의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에 구속수사를 포함한 엄중한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3일 밝혔다. 이날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경한 법무장관은 “국회 폭력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만큼 수사팀을 보강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하겠다.”면서 “소속 정당이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일반 형사사건 절차와 같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법무부는 최근 벌어진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 폭행 시비를 ‘의정활동에 불만을 품은 외부인사가 의원을 집단 폭행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이 사건에 대한 수사팀을 보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집단폭행’ 여부에 대한 논란과 함께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 직후 장관이 직접 수사팀 보강을 지시한 것으로, ‘과잉수사’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국회의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경위와 동기를 고려해 사건의 경중을 가릴 것”이라면서 “전 의원 폭행사건은 수사단계가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또 국회 사무처의 고발이 없어도 피해가 명백히 확인되는 경우,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야당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팀도 보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국회에서 민주당 당직자들에게 폭행당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女談餘談] 나는 부끄럽지 않은 기자인가?/김미경 정치부 기자

    [女談餘談] 나는 부끄럽지 않은 기자인가?/김미경 정치부 기자

    ‘잃어버린 아들을 찾으려는 끈질긴 모정’을 그린 미국 영화 ‘체인질링’이 요즘 상영 영화 중 주목받고 있다. 납치 등 강력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과 ‘용산 참사’ 등에서 보여준 우리 경찰의 문제점과 오버랩된다. 영화를 보면서 기자로서 더욱 눈길이 간 것은 경찰의 수사를 취재, 보도하는 기자들의 모습이었다. 경찰은 사라진 아이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무마하기 위해 다른 아이를 데려오고,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주인공과 억지로 기자들 앞에서 사진을 찍게 한다. 다음날 신문에는 ‘경찰의 노력으로 모자(母子) 상봉’ 기사가 대문짝만 하게 실린다. 취재원이 사실을 숨기고 언론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여론이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이 영화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 터졌다. 청와대 한 행정관이 경찰청 홍보담당관 등에게 보낸 용산 참사 관련 홍보지침이 공개된 것이다. 이 지침은 ‘용산사태를 통해 촛불시위를 확산하려는 반정부단체에 대응하기 위해 군포연쇄살인사건 수사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라.’며 온라인 홍보 강화를 비롯, 연쇄살인사건 담당 형사 인터뷰, 증거물 사진 등 추가정보 공개, 드라마 CSI와 경찰청 과학수사팀의 비교, 수색에 동원된 전·의경의 수기 등을 예로 들고 있다. 특히 ‘언론이 경찰의 입만 바라보는 실정이니 계속 기삿거리를 제공해 촛불을 차단하는 데 만전을 기해 달라.’는 부분은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정도다. ‘여론의 창’인 언론의 눈을 가려 잘못을 은폐하려는 정부의 파렴치함에 격분해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힘들게 언론사에 입사해 올해로 기자 생활 12년 차가 됐다. ‘사실만을 전달해야 하는’ 기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고 있는지, 불의와 타협하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본다. 또 앞으로도 진실만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김미경 정치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박연차 회장 장녀 소환조사

    대검 중수부(부장 이인규 검사장)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장녀를 최근 소환 조사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중수부는 이달 초 수사팀이 새로 구성된 뒤 지난해 박 회장 쪽으로부터 압수한 자료를 분석하는 한편 박 회장 가족과 주변 인물, 회사 등에 대한 계좌추적과 함께 박 회장과 박 회장의 장녀 등 회사 임·직원 및 회계 담당자들을 잇달아 불러 조사해 왔다. 박 회장의 장녀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회사 경영권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불법 증여 의혹 등과 관련해 박 회장의 세 딸을 출국금지하며 자금 흐름을 쫓는 등 수사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검찰은 홍콩 사법당국에 요청했던 박 회장 관련 현지 금융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홍콩 현지법인으로부터 차명으로 배당받은 수익금 685억원 가운데 일부가 국내로 유입된 흔적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박 회장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일부 정치권 인사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조세 포탈 및 뇌물 공여, 입찰방해 혐의 등으로 박 회장을 구속기소하며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 농협 자회사 휴켐스 매각 관련 배임 의혹,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 등은 계속 수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메트로플러스] 식품 등 전담 사법경찰팀 출범

    인천시는 환경과 식품, 보건 분야의 범죄를 전담 수사할 ‘인천 특별사법경찰수사팀’이 출범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창단된 수사팀은 부장검사급인 사법보좌관의 지휘 아래 18명(본청 5명, 인천경제청 2명, 구·군 10명)이 6개조(3인 1조)로 구성됐다. 이들은 사법보좌관의 지휘를 받아 식품과 환경, 청소년, 위생 보건 등 19개 분야의 행정법규 위반사범에 대한 기획수사와 인천시 및 각 구·군에 대한 단속, 구·군에서 의뢰한 사건을 전담해 처리할 예정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민노총 파문’ 두갈래 수사?

    민주노총 성폭행 미수 사건 피해자 A씨의 고소를 접수한 서울중앙지검은 10일 성폭력 수사 전담부서인 형사7부(부장 김청현)에 사건을 배당하고 검토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반 형사사건의 처리방침에 따라 성폭력 전담 수사부서인 형사7부에 사건을 배당했다.”면서 “민노총이 관여되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이번 주 중으로 사건 처리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일단 고소장을 검토한 뒤 직접 수사에 나설지, 이석행 전 위원장의 도피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에 맡기고 수사지휘를 할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성폭행 미수 사건과 범인 도피 사건을 분리해 수사팀을 나누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검찰은 다만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사퇴로 경찰 수뇌부의 변동이 예상되고, 민노총 관련 사건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직접 수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피해자 A씨는 9일 인권실천시민연대를 통해 “민노총 고위 간부 K씨가 지난해 12월6일 강제로 집안에 침입해 성폭력을 시도했다.”는 내용으로 고소장을 냈다. A씨 쪽은 이 전 위원장의 도피행각에 협조한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민노총 측으로부터 허위진술을 강요당했고 K씨의 성폭력 시도를 무마시키기 위한 회유를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해 앞으로 추가 고소도 예상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용산참사 수사발표] 해소되지 못한 의혹들

    [용산참사 수사발표] 해소되지 못한 의혹들

    용산 재개발지역 화재참사 발생 직후 전격 출범한 검찰 수사본부가 20여일 동안의 수사결과를 9일 내놨다. 하지만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전준비 철저했어도 참사 났을까?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경찰의 진압작전이 정당했다고 결론내린 것이다. 수사결과 경찰은 특공대 투입 이전 특공대장이 헬리콥터에서 불과 20분 정도 둘러본 것만으로 현장답사를 완료했고, 작전에 필요했던 크레인도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압작전 시행 이전 이미 소방서에 유류화재에 대비한 소화성 물질을 요청했을 정도로 화재 발생 위험을 예측하고 있었지만, 밀폐된 공간에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마땅한 소화약제가 없다는 이유로 소방대비책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에서 진압을 시작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작전 진행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소방 및 진압장비가 다 갖춰졌었더라도 사망을 막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압으로 인한 화재, 사망 예측 못했나? 수사팀은 “이번 화재는 농성자가 시너를 붓고 화염병을 던져 발생한 것으로 경찰의 지배영역 밖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결론내렸다. 이에 대해 진상조사단은 “경찰특공대가 1차 진입 뒤 망루 안에 세녹스와 화염병 등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로 인해 불이 나기도 해 우려했던 화재 위험성이 현실화됐는데도 경찰은 소화기로 진화가 가능했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 없이 인력만 보강해 2차 진입을 강행, 큰 불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철거민들이 대로변에 있는 건물을 점거, 화염병을 던져 실제로 통행하는 차량이 파손되는 등 시민 피해가 있어 망루 진압 경험이 있는 특공대의 조기 투입 결정이 적정했다고 판단했다. 또 “경찰이 전국철거민연합 등을 통해 협상을 시도하고 강제진압 가능성도 밝혔지만, 점거자들이 응하지 않아 장기 농성이 우려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철련은 “건물 밖에 있는 간부에게 요구사항이 뭐냐고 물었을 뿐, 건물 안의 철거민들에게는 의사 전달도 되지 않았고 진압에 대해서는 언급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법원에서는 예견 가능성을 중시, 경찰이 곧바로 진압에 들어갈 경우 화재 등 인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을 얼마나 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철거민 사망은 누구의 책임인가? 농성 중이던 철거민이 시너를 붓고 화염병을 던져 불이 난 것이 확실하다면서, 경찰특공대원의 죽음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면서 함께 숨진 철거민 5명에 대해서는 “망루 내부가 어두운 데다 농성자가 복면을 해 식별이 어려웠고, 피의자들이 묵비권을 행사해 누가 화염병을 던졌는지 특정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책임 소재를 가려내지 못한 것 또한 미진한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곧 농성자들에게 공동책임을 물었을 뿐 구체적인 화재 원인 제공자는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이 설치해 놓은 진압용 소방호스를 임의로 살수한 용역업체 현암건설 과장 등을 기소하면서 이를 방치한 경찰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처벌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이다. 진상조사단은 “경찰이 용역의 물리력 행사를 묵인, 방조한 것은 엄연한 직무유기”라고 반박했다. 유지혜 임주형기자 wisepen@seoul.co.kr
  • “용산참사, 경찰 책임 없다”

    검찰은 9일 용산 재개발지역 화재 참사 사건과 관련, 농성자와 용역업체 직원 27명 을 무더기로 기소했으나 경찰에게는 법적 책임이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희생자의 유족과 부상자, 시민단체로 구성된 진상조사단 등은 검찰의 수사결과를 편파적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유족들이 조만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내기로 한 데다, 검찰이 화재 원인 제공자를 명확히 밝혀내지 못해 법적 소송 및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정병두 1차장검사)는 이날 종합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경찰의 진압작전은 정당했으며,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등 경찰 간부들도 형사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찰특공대 조기 투입의 위법성이나 경찰의 진압과 농성자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다.”면서 “화재 원인은 농성자들이 던진 화염병이 시너로 옮겨붙으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소된 27명 가운데 농성자는 20명으로 5명은 구속기소되고, 15명은 불구속기소됐다. 이와함께 용역직원 7명도 불구속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농성자 전원이 점거농성 현장에서 복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화염병 투척 등을 사전에 모의, 실행에 옮긴 만큼 구체적 행위자가 특정되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이뤄진 각종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전원 공범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팀은 철거민들이 남일당 건물에 침입하고 경찰에게 골프공 등을 투척한 행위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화염병을 투척하고 쇠파이프를 휘둘러 경찰을 다치거나 숨지게 한 데 대해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혐의를 적용했다. 또 망루를 향해 경찰이 진압에 사용하는 물대포를 쏜 현암건설 과장과 이를 지시한 본부장 등 2명을 불구속입건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면서도 2시간여 동안 방치한 경찰에 대해서는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한편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진상조사단은 이날 오후 ‘검찰수사 결과발표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6명의 생명을 앗아간 것은 화재가 아니라 경찰의 과잉진압인데 검찰이 진실을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글 / 유지혜 안석기자 wisepen@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檢, 불지른 용역직원 5명 조사

    용산 재개발지역 화재 참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 1차장검사)는 6일 경찰이 참사가 난 남일당에 진입하기 전 건물에 불을 낸 철거용역업체 직원들을 찾아내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진압 전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세 건 가운데 한 건은 용역 직원 5명이 냈으며, 한 건은 이들이 3~4층 계단에 쌓아놓은 폐자재 등에 건물을 점거하고 있던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져 발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한 건은 철거민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불을 피웠다가 연기를 본 시민이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용역업체들이 건물에 불을 낸 의도 등 경위를 파악해 현주건조물방화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또 경찰 옆에서 물대포를 쏜 것으로 확인된 용역업체 정모 과장을 상대로 경찰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한편 9일 종합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수사팀은 발화 책임과 관련, 망루 4층에 끝까지 남아 있던 농성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분담해 실행했는지 파악하는 데 막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시너를 뿌린 사람과 화염병을 던진 사람 등 화재 발생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체적인 행위자를 가려내기 위해 이날 용산 4지구 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이모(37·구속)씨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결국은 과학수사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화성의 고속도로 공사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유흥업소 여종업원 곽모씨를 살해한 용의자를 경찰이 엊그제 검거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을 붙잡아 경기 서남부 일대에서 3년에 걸쳐 발생한 살인사건 7건을 해결한 데 이은 쾌거라 아니할 수 없다.곽씨 유해는 백골 상태여서 신원 확인이 어려웠지만 수사팀은 광대뼈에 남은 수술 흔적을 근거로 서울의 성형외과 572곳을 뒤져 2000명에 가까운 환자 명단을 확보했다. 이후 환자와 일일이 접촉하다 곽씨 실종에 의문을 품고 DNA 대조작업을 했고, 이에 따라 피해자 확인-용의자 검거에 이르렀다. 강호순 수사에서도 경찰은 범행후 예상된 도주로 주변의 CCTV 300여대의 화면을 정밀 분석해 결정적인 단서를 찾은 바 있다. 과학수사 기법의 토대에 일선형사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더해져 결실을 맺은 것이다. 비록 ‘용산 참사’ 등에서 보인 경찰 수뇌부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일선형사들의 노고에야 어찌 국민이 찬사를 보내지 않겠는가.강호순 사건의 후속책으로 경찰청이 CCTV 설치 확대, 중범죄자 얼굴 공개, ‘유전자은행’ 설립을 포함한 종합 치안대책을 내놓았다. 일부 정책은 인권침해 논란의 대상이지만, 갈수록 교묘해지고 빨라지는 현대범죄에서 대책은 과학수사뿐이다. 따라서 범죄예방과 조속한 범인검거를 위해 과학수사의 기초 인프라를 갖추는 건 불가피한 선택이다. ‘범죄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일이야말로 인권 보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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