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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황식 총리 중재안 제시… 합의는 불발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가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뒤 이귀남 법무부장관과 조현오 경찰청장을 따로 만나 총리실이 마련한 중재안을 제시했다. 중재안은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인정하면서 경찰에 수사개시권은 물론 진행권까지 부여하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 청장은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이 장관은 검사들의 반발이 심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가정책조정회의 후 세분이 자연스럽게 만났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총리실의 검·경 수사권 조정 노력이 성과를 못낼 경우 오는 20일로 예정된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에서 검·경 간 정면 충돌도 우려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경찰 수사개시 안 돼”… 평검사 집단 반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경찰이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전면 배제하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전국의 평검사들이 전체회의를 여는 등 집단으로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형사소송법 196조 1항 “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하여야 한다.”에 근거한다. 서울중앙지검은 16일 평검사 회의를 열자는 제안이 있어 수석검사 회의를 여는 등 광범위한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20여명이 참석한 수석검사회의에서 평검사회의 개최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결과 ‘정부 조정안을 좀 더 지켜보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지검이 갖는 위상과 상징성 때문에 자제 움직임이 있었다.”며 “상황이 급박하면 언제든지 평검사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평검사 48명은 지난 15일 점심시간에 전체회의를 열고 수사권 조정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뒤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서면건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검사 지휘 규정 삭제나 경찰 수사 개시권이 사실상 인권 보호를 후퇴시키는 것이라 반대하며 검찰, 경찰 조직의 이해를 떠나서 국민 인권 보호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고 남부지검 평검사는 인권 보호와 사법 실현을 실천할 것이다.”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김 총장 앞으로 전달했다. 청주지검도 16일 비슷한 내용의 건의서를 김 총장에게 전달했다. 서울 동부지검도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가졌다. 동부지검 관계자는 “경찰이 검찰과 대등한 관계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는 결국 수사지휘권을 달라는 소리와 같다.”며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북부지검 관계자는 “평검사들 분위기가 매우 심상찮다.”며 “검찰 수뇌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대한 성토가 많다. 초기에 대응을 잘못했다.”고 전했다. 부산지검에서는 부장검사와 평검사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경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을 지적하는 평검사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광주지검도 긴급회의를 열어 대검에 건의문을 전달하기로 했고, 창원지검과 수원지검 평검사 회의에서도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순천지청의 한 수석검사는 검찰 내부통신망(e-pros)에 “이제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같다. 공소장, 불기소장은 내일도 쓸 수 있지만 이번 논의는 늦으면 역사에 길이 남을 검찰 수난사를 쓰게 될지도 모른다.”며 전국 검찰청의 평검사 대표들이 모이는 수석검사회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1970~80년대 독일에서도 우리와 유사한 수사권 논쟁이 벌어졌지만 독일 국민은 경찰권이 ‘초권력’으로 등장하는 것을 우려해 경찰 수사의 사법적 통제가 필요한 것으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프랑스, 일본 등도 검사가 수사지휘권을 갖는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평검사 대부분이 경찰과 잦은 대면을 하는 형사부 소속이어서 수사권 조정 논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9일 대검찰청과 경찰청 관계자 등이 가진 ‘수사권 법안에 대한 총리실 실무자회의’ 내용을 요약 정리해 공개했다. 검찰은 경찰 입장대로 수사권이 조정되면 ▲선거·공안사범 등 중요 사건 입건 지휘 불가 ▲부당 내사 종결에 대한 통제 불가 ▲중복 수사·수사기관 간 통제불가 ▲인권을 침해하는 경찰 수사 상황 구제 불가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임주형·김진아기자 hermes@seoul.co.kr
  • “고위공직자 부패 작년 최고조”

    “고위공직자 부패 작년 최고조”

    이명박 정부 3년차인 지난해 고위 공직자 부패 정도가 2000년 이후 가장 심각해졌고 법조 분야가 공직 가운데 부패가 가장 심한 분야로 꼽혔다. 이런 결과는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전국(제주도 제외) 기업인·자영업자 1000명을 심층면접해 작성한 ‘한국 공공부문 부패실태 추이 분석’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기업인·자영업자 1000명 조사 13일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 중 중앙부처 국·과장 이상 장·차관의 부패 정도가 심하다고 답한 비율이 86.5%로 김대중 정부 4년차인 2001년 85.3%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위공직자 부정부패 체감률은 노무현 정부 3년차인 2005년 76.4%으로 내려갔다가 2007년 85%로 올랐다. 또 현 정부 초기인 2009년 76.9%로 다시 떨어졌다가 급격히 올랐다. 전체 공공부문 비리가 심각하다는 응답률은 2007년 76.6%에서 2009년 55.9%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조사에서 59.6%로 다시 상승했다. 반면 대기업 등 민간 분야는 2007년 63.8%에서 지난해 44.9%로 감소하고 있다. 3대 정권 가운데 경찰·교육 분야 부패 체감도는 각각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이명박 정부에서는 법조 분야 부패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현 정권에선 공직 분야 중 세무, 소방, 환경, 사회복지 분야의 부패 정도는 상당히 감소한 반면 경찰, 법조, 교육, 병무 분야는 오히려 높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법조 분야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 답한 이들은 74.1%로, 심각하지 않다는 답변보다 3배가량 많았다. 보고서는 “이런 응답이 전관예우에서 비롯된 변호사, 판검사 간 비리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검찰은 그러나 기소권은 물론 수사지휘권, 형행권까지 갖고 있어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엔 경찰 분야(2000년 82%), 노무현 정부 땐 교육 분야(2004년 58.2%)에서 부정부패가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유흥가 업주에게 단속 정보를 흘리면서 금품을 받는 경우, 교육 분야에선 교육관련 업체, 학부모들에게 받는 촌지가 지적됐다. ●집권 3년차 부패 악화 장·차관, 국·과장 등 정부부처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에 대한 부패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민원인의 비율은 각각 76.9%에서 86.5%, 94.3%에서 94.5% 등으로 늘어나고 있어 정권 말기로 갈수록 부패의 고리를 끊기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나라 공직사회의 고질적인 뇌물 상납 구조와 연관이 깊어 보인다. 응답자들은 부패발생 요인 가운데 인적인 측면에 대한 질문에 ‘공직사회 내부의 상납관행’을 67.7점으로 가장 높게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정권 말기로 가면서 비리 처벌이 약화되는 점도 고위 공직자 부패가 사라지지 않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부패원인은 업무상 관행 응답자들은 부정부패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관행을 뽑았다. 공직자 부정부패 원인에 대해 ‘떡값, 촌지 등 업무상 관행’ 때문이라는 응답이 2000년에는 45.8%, 2007년 50.6%였으나 2010년에는 70.1%로 높아졌다. 공무원 개인의 탐욕과 윤리의식 부족이라고 응답한 이들도 갈수록 증가 추세였다. 한편 공직 내부의 자체 통제 기능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김대중 정부는 부패 척결을 위해 공공기관 청렴지수 모형을 개발했고 노무현 정부는 부패방지 종합계획을 수립했지만, 현 정부에선 부패방지법과 국가청렴위원회가 폐지됐다. 한국행정연구원 관계자는 “공직자 부정부패는 국민의 대정부 신뢰를 낮추고 도덕적 무감각을 초래한다.”면서 “부처별로 연말 대통령 업무보고 때 의무적으로 다음 해 청렴도 계획을 수립해 보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개특위 소위 ‘법무부 문민화’ 신경전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여부를 놓고 정치권과 검찰이 갈등을 겪는 가운데 민주당이 법무부 인사에서 검사를 배제시키는 ‘법무부 문민화’ 카드를 꺼내 들어 귀추가 주목된다. 검찰의 반발이 큰 사안이라 새로운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검찰소위 소속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8일 회의에 앞서 검사나 검사 임명 자격이 있는 사람은 법무부 직원을 겸임할 수 없도록 하는 ‘법무부 문민화법’ 또는 ‘법무부 탈검찰화법’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검사가 법무부 핵심 부서·요직을 차지하면서 검찰이 상급기관인 법무부를 주도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2003년 강금실 법무부 장관 당시, 전문 행정관료를 법무부에 영입하는 작업이 추진됐지만, 검찰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검찰소위의 민주당 의원은 “법무부 문민화는 지난해 여야가 의견을 모은 내용인 만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지는 않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논의 자체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찰소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한성 의원은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법 개정안을 사개특위에서 심의하자는 주장인데, 지난 3월 사개특위 6인 소위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검찰소위에서는 검찰의 기소 독점을 견제하는 기구인 ‘검찰시민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9일 회의에서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이미 경찰의 수사개시권 명문화 등에 합의한 검찰소위는 검찰의 경찰 수사지휘권 허용 범위를 놓고 의견을 조율 중이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사개특위, 소리만 요란했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검토했던 대법관 증원안과 대검 특별수사청 설치안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개특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난 25일 이주영 정책위의장의 주도로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두 개혁안과 관련, ‘6월 임시국회에서 야당과 마지막 합의를 시도한 뒤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더 이상 논의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은 또 오는 6월 30일까지로 예정된 사개특위 활동 시한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야 모두 사법개혁의 핵심 쟁점으로 꼽았던 두 개혁안을 폐기 처분함에 따라 ‘용두사미 개혁’에 그쳤다는 비판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두 개혁안을 폐기하는 대신 대법원에 상고심 심사를 담당하는 별도의 대법원 판사를 두는 방안과 특임검사제를 상설화하는 방안을 법원과 검찰 쪽에 최종 협상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법원·검찰 모두 부정적 입장이 강해 이마저도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대법관 증원안과 특별수사청 설치는 여야 간 입장차가 워낙 크고 여론의 호응도 적어 원래 구상대로 관철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현재까지 여야 간 의견 조율이 이뤄진 쟁점들만 처리하는 수준에서 사개특위 활동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개특위는 다만 지금까지 여야 간 의견 접근을 이룬 대검 중앙수사부의 수사기능 폐지안은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개시권 인정, 복종의무 삭제도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강화하는 조건으로 6월 국회에서 통과가 예상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檢·政 사법개혁 충돌] “극단적 충돌보다 논리로”… 김준규 총장 ‘반발의 침묵’

    [檢·政 사법개혁 충돌] “극단적 충돌보다 논리로”… 김준규 총장 ‘반발의 침묵’

    김준규 검찰총장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전체회의 하루 전날인 19일 ‘침묵’으로 일관했다. 검찰은 입장을 법무부에 전달한 만큼 법무부와 국회 대응을 지켜보자는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날 사법부 수장인 이용훈 대법원장이 대법관 증원에 반대 입장을 밝힌 터여서 김 총장도 중수부 폐지 등에 대한 불가 입장을 재확인할 것이란 관측이 높았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도 발끈, 사표를 내기도 했던 검찰이기에 그의 침묵을 의외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많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평시와 마찬가지로 대검 간부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주재했지만 사개특위 검찰소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하루 종일 대검을 지켰다. 대검 관계자는 김 총장의 침묵에 대해 “사개특위 6인소위의 검찰관계법 개정안에 대해 일희일비하는 반응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국회와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검찰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개특위 및 법사위 소속 의원들에게 검찰 입장을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총장과 대검이 사개특위의 중수부 폐지 의결에도 극단적인 대응보다는 치열한 논리로 맞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개특위의 중수부 폐지 논의가 외부에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달 10일 밤. 김 총장이 소식을 듣고 격노했다는 분위기 정도만 전해졌다. 김 총장은 지난 2일 경기 용인 법무연수원에서 전국검사장회의를 가졌지만, 이때도 사개특위 개혁안과 관련한 입장을 외부에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김 총장의 대응은 과거 총장들과는 대조적이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은 2004년 자신의 ‘목’을 걸고 중수부를 지켰다. 당시 중수부는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등으로 중수부 입지가 실추됐고, 김 총장의 운신 폭도 좁아진 상황이다. 6월 30일 열리는 ‘제4차 세계검찰총장회의’는 김 총장이 행보에 신중을 기할 것이란 시각을 뒷받침한다. ‘국제통’으로 평가받았던 김 총장은 지난해 3월 체코 프라하까지 날아가 총력전을 폈고 유치에 성공했다. 세계검찰총장회의에 대한 김 총장의 애착이 남다르다. 대검도 김 총장의 의중을 반영한 듯 ‘차분한’ 대응을 하고 있다. 대검은 또 “흥분하지 말고, 과잉 대응하지 말라. 대검이 잘 대응하고 있다.”고 구두로 일선 지검을 안정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지검 관계자는 “대검을 믿고 지켜보라.”는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법무부에 대응을 맡긴 검찰은 폭풍전야처럼 고요하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시론] 수사권 조정, 검찰 결단이 요구된다/김재광 선문대 법학과 교수

    [시론] 수사권 조정, 검찰 결단이 요구된다/김재광 선문대 법학과 교수

    최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6인 소위) 합의안이 발표되어 많은 사람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합의안 중 특히 관심을 끈 것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것이었다. 6인 소위의 합의안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하여 수사권 조정 단계가 아니라는 점, 경찰에 수사개시권이 있음에도 형사소송법에는 없는 것처럼 되어 있기 때문에 명문화해 주는 것이라는 점,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에 수사지휘권한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중복된 검찰청법 제53조(명령복종의무)를 삭제하는 것이라는 점, (이번 합의는) 현실에 어떠한 변동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생각건대, 현재 발표된 합의안만으로는 수사 현실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에는 미흡하여 진정한 수사권 조정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이번 합의는 수사권 조정의 완결이 아니며 앞으로 본격적인 수사권 조정 논의의 출발점으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수사권 조정은 해방 이후 60년 넘게 계속된 역사적 논제로서 경찰이 수사주체이고 검·경이 상호협력하는 ‘세계 표준’과 합치되어야 할 당위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수사구조는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검찰권한 집중형태이다. 즉, 영국·미국 등 영미법계는 수사·기소 분리원칙에 따라 경찰이 수사주체이고, 검찰은 기소주체로서 상호협력관계를 정립하고 있다. 독일·프랑스 등 대륙법계에서도 경찰은 독자적 수사주체이고, 검사는 수사지휘를 하되 직접수사는 하지 않고 수사 통제와 기소에 주력한다. 일본은 경찰이 1차적·본래적 수사주체이고, 검찰은 2차적·보충적 수사 및 기소주체로서 상호협력관계를 정립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법제도의 개혁을 위해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으나 형사사법의 3권(수사·기소·재판) 분립을 통해 후행하는 절차가 선행절차에서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본질적이고 현실적이며 국민정서에 들어맞는 개선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헌법상 사법권은 중립적인 법관의 권한으로 되어 있다. 남은 것은 수사권 조정을 통해 수사권과 기소권의 귀속을 하루빨리 정상화하는 것이다. 사법개혁의 큰 틀에서 볼 때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영미식 수사구조가 바람직하나,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하여 먼저 일본식의 절충형 수사구조를 도입, 수사·기소 분리의 연착륙을 꾀할 필요가 있다. 즉, 수사 개시부터 송치까지는 경찰이 ‘1차적·본래적 수사기관’으로서 책임수사하고, 검찰은 송치 후부터 ‘2차적·보충적 수사권’ 및 ‘수사종결권·기소권’으로 경찰수사를 객관적·중립적 입장에서 철저히 통제하는 방식이다. 경찰이 범죄사건의 98%를 수사하는 현실에 들어맞게 책임과 권한이 상응하도록 법제화하는 최소한의 필요 수준이라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검찰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엘리트 계층이다. 검찰이 사법정의를 실현하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 검찰도 선진국의 권력분립 원칙에 입각한 형사사법 개혁 노력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민주주의 대원칙인 권력분립의 원칙이 형사사법 영역으로 확장되어 수사·기소·재판을 분리,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체제로 이행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여 수사단계에서의 과오를 기소단계에서 필터링하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수사권을 구조적으로 통제하는 개혁 방향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엄연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검찰 스스로 수사권 조정에 대한 ‘맑고 향기로운’ 결단이 절실히 요구된다. 법원이 검찰권을 존중하면서도 재판권으로 검찰을 통제하듯이, 검찰도 명령·지배가 아니라 기소권을 가지고 경찰수사를 통제하는 선진 형사사법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늘 ‘맑고 밝고 바른’ 국민의 검찰로서 대한민국의 사법정의 실현을 위해 더한층 매진해 주기를 바란다.
  • 法·檢 “6인 소위 개혁안 반대” 의원들 당·직역별 의견 다양

    法·檢 “6인 소위 개혁안 반대” 의원들 당·직역별 의견 다양

    1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 전체회의에서 법원과 검찰은 최근 6인 소위가 합의한 사법 개혁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의 조직 틀과 권한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사개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도 법조의 입장을 두둔하거나 제각각 소신에 따라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귀남 법무장관은 특히 특수수사청 설치안, 대검 중수부 폐지안, 경찰 수사권 조정안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대 논리를 내놓으며 ‘수용 불가’ 입장을 굳혔다. 이 장관은 먼저 특별수사청과 관련, “기존 검찰과 함께 사실상 검찰이 2개가 존재하게 돼 통일된 소추권 행사를 해친다.”며 반대했다. 그는 “극소수의 판·검사 범죄 수사를 위한 수사청 설치는 예산과 인력 낭비”라고도 했다. 이 장관은 중수부 폐지안과 관련, “대형 비리사건과 광역화된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존속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총장의 수사권을 실현하는 중수부의 폐지는 일선 검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의 근간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경찰의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선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통해) 통일된 입건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고 검·경의 중복 수사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최고 법원인 대법원의 위상 유지에 주력했다. 6인 소위가 대법관 수를 현재 14명에서 20명으로 늘리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박일환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이 법률심으로 기능하기 위해선 대법관 전원 합의가 필수적인데 20명으로 증원하면 전원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법원의 심리 강화를 위해서라면 고등법원에서 상고심사를 하는 상고심사부 제도가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박 처장은 또 양형기준의 법제화안에 대해선 “양형 기준은 본질적으로 사법의 영역에 속하는데 국회 동의를 받게 하는 방안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반대했다. 박 처장은 2017년부터 10년 이상 법조경력자를 법관으로 채용하는 법조일원화안과 관련, “현실적으로 인력 수급이 곤란하다.”며 도입 시기의 조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신영무 대한변협 회장은 “판·검사 퇴직 변호사의 사건 수임을 제한해 전관예우를 막자는 6인 소위안에 적극 찬성한다.”면서 “대법관 수도 20명이 아닌 40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사의 진출 영역을 넓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야 의원들은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민주당 신건 의원은 “검찰총장이 ‘수사 별동대’(중수부)를 갖고 있으면 정권으로부터 압력을 더 쉽게 받는다. 그러나 일선 검찰에서 수사하면 정권이 압력을 넣을 수 없다.”며 법무·검찰의 반대 논리를 반박했다.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지금 국민의 눈높이에서 사법불신의 가장 큰 문제가 유전무죄 무전유죄, 전관예우, 고무줄 판결”이라면서 “대법원이 양형위원회를 4년간 운영했지만 국민이 어느정도나 동의할 것 같으냐.”며 양형기준의 법제화를 주장했다. 한편 국회 사개특위는 오는 19일까지 법안소위에서 쟁점 등을 논의해 관련 법률의 개정안을 마련한 뒤 전체회의에서 심의를 계속해 갈 계획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권력 검찰 오욕의 역사

    권력 검찰 오욕의 역사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사법연수원생들이 로스쿨 출신을 검사로 임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집단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로스쿨에 부유층, 고위층 자제들이 많은데 학장 추천으로 검사를 뽑을 경우 기득권층 대변자가 될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예비 법조인들의 주장을 그릇됐다고만 말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얼마 전 외무고시를 폐지하고 2013년 부터 국립외교원을 통해 외교관을 선발하겠다고 했다. 현직 외교부 수장이 자신의 자식을 편법으로 외교관에 임용하는 게 우리나라이고 보면 예비 법조인들이 우려하는 사태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그런데 여론은 그들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결국 밥그릇 싸움 아니겠느냐는 것. 이게 한국의 검찰을 보는 국민들의 심정적 위상이다. 현실에서 검찰의 위상은 남다르다. 법무부 외청이면서도 여느 행정부처와는 ‘차원’이 다르다. 같은 고등고시에 합격해도 5급 사무관에 임용되는 행정고시나 외무고시 합격자와는 달리 3급 부이사관에 임용된다. 출발 단계부터 일반 행정직 공무원보다 더 높은 직급, 더 많은 급여가 보장된다. 그런데도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가 끊임없이 나온다. 원래 일부 문제 검사를 일컫는 말이었지만, 요즘엔 검찰의 이미지를 통칭하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왜, 무엇이 부족해서 이런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을까. ‘검찰공화국, 대한민국’(삼인 펴냄)은 검찰의 권한과 조직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검찰 개혁 방안을 모색한다. 검사 출신의 김희수 변호사,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4명이 공동으로 집필했다. 전체적으로 책은 검찰 60여 성상의 영욕의 역사 보다는 오욕의 역사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들은 “우리 검찰의 가장 큰 특징은 무소불위의 권력에 있다.”면서 “국민의 검찰이 되기 위해서는 검찰이 도대체 어떤 조직인지, 검찰의 권한은 무엇이고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국민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고 집필 동기를 밝히고 있다. 책은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이승만 정권부터 노무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검찰의 역사를 살펴본다. 특히 ‘반공’을 앞세우던 군사정권 시절, 정의를 외면하고 권력에 아부한 검찰의 모습을 폭로한다. 2부에선 수사권,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독점 영장청구권, 독점 기소권, 기소재량권, 형 집행권 등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는 검찰 권력을 해부한다. 3부에선 검찰 권력이 더는 폭주하지 않도록 제어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데스크 시각] 검찰, 정치인 그리고 수사/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검찰, 정치인 그리고 수사/이기철 사회부 차장

    ‘여의도’와 ‘서초동’ 사이에 조성된 냉기류가 예사롭지 않다. 검찰발 사정 폭풍이 국회의사당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드리우는 까닭이다. 정치권은 연일 검찰에 집중 포화를 가한다. 정치권 비판의 성찬에 면역된 검찰은 ‘마이웨이’ 격이다. 처음엔, 서울 서부지검의 한화그룹과 태광그룹 수사에 이어 1년 4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C&그룹 수사에 대해 정치권, 특히 여당은 손뼉을 쳤다. 검찰 수사에 때맞춰 서초동 안팎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정 사회’ 코드에 맞춰 대기업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주로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기업사냥꾼식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거나, 총수의 개인비리와 관련된 서너개 기업들이 거명됐다. 긴장한 재계는 안테나를 세워 검찰의 수사 동향 수집에 나섰고, 검찰의 압수수색 등 발빠른 행보는 환부를 도려내는 메스처럼 서슬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수사가 “캄캄한 방에서 바늘찾기”처럼 더뎌지면서 정치인 연루설이 흘러나왔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인 이니셜이 신문 지면에 박히기 시작했고, 급기야 동물적 보호본능을 발동한 정치인들은 말의 성찬을 펼치며 검찰에 ‘수사 지휘’를 하기 시작했다. “(검찰 수사와 관련) 지금 야당에서 문제되는 사람들이 있다면 집권 시절의 문제일 것이고, 정확히는 구 여당 것도 수사한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재오 특임장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치 법무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듯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이 장관의 인터뷰가 보도된 날 아침 간부회의에서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게 뭐야. (이 장관이) 총장이야.”라며 부글부글 끓는 속내를 드러냈다. 다음날, “정치권 사정이니 하는 엉뚱한 방향으로 비화돼서는 안 된다.”(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그는 윽박지르듯 정치권에 검찰의 칼날을 대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김 총장이 다시 한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 와중에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공개되면서 정치권은 극도로 예민해졌고, 검찰은 오히려 냉담해졌다. 태광그룹·C&그룹·한화그룹과 임천공업에 이어 청목회 등에 거론되는 정치인은 무려 50명 선. 사실이라면 정치권은 울화가 치밀 만도 하다. “자꾸 특정 의원들의 이름이 언론에 거론되는 건 문제가 있다. 검찰이 국회의원을 너무 무시한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검찰에 경고한다.”(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이렇듯 검찰에 대한 경고 수위를 한껏 높였다. 청록회의 입법로비 의혹 수사에는 민주당 등 야당까지 가세, 검찰을 공격했다. 정치권의 집단 반발에도 검찰은 냉랭하리만치 차분하다. 김 총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정치인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마라. 차분하게 수사하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최근 만난 한 검사는 “정치에 휘둘릴 검찰이 아니다. 정치인들이 말을 좀 가려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검찰은 정치인들의 발언을 자신들의 치부에 두르는 방어막 정도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런 반응을 단순한 엄살로 여길 수만은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정치인의 생명을 가를 수 있는 검찰의 수사는 항상 공정성이 심판대에 올랐다. 태광과 한화 등 기업수사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일자 검찰은 마치 등떠밀리듯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게다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수사에서 차명전화를 발견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정치권이 이를 폭로하자 화급히 해명에 나서는 촌극까지 빚었다. 이 대목에서 검찰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약하다는 세간의 비판을 곱씹어봐야 한다. 혁명의 아들로 태어난 검찰이 ‘가장 객관적인 국가기관’이라는 원론을 교과서가 아닌 현실에서도 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세든 측근이든 가리지 않아야 한다. chuli@seoul.co.kr
  • 민간사찰 주요논란·전망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과 관련한 논란은 잇단 폭로와 지루한 변명의 연속이었다. 정치권과 언론은 검찰의 부실 수사와 청와대 개입에 대한 새로운 근거를 계속 제시했지만, 검찰은 “이미 수사했으나 혐의를 입증할 수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여기에 최근 청와대 대포폰 지원 논란과 함께 지원관실이 사실 무마를 위해 여당 의원을 이용하려 했다는 의혹<서울신문 11월 4일자 8면>까지 불거지자, 검찰은 궁지에 몰린 모습이다. 정치권이 여야를 막론하고 연일 재수사 및 특별검사 도입,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자 검찰 일각에서 재수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검찰 등에 따르면 민간인 불법 사찰의 ‘윗선’ 개입 의혹은 수사 전부터 제기됐다. 그러나 검찰은 이인규 전 지원관 등 지원관실 직원들만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런 논란은 재판이 시작되며 다시 불붙었다. 지난달 14일 이 전 지원관은 법정에서 “사찰 사실을 이강덕 경기지방경찰청장(당시 청와대 공직기강팀장)에게 언급했다.”고 폭로하며 사찰이 “청와대 하명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곧 이어 ‘B.H(Blue House, 청와대)하명’으로 표시된 지원관실 문건이 존재한다는 사실<서울신문 10월 19일자 8면>이 알려지면서 재수사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수사 당시 나온 사실이고 재수사해도 똑같이 나올 것”이라며 “(수사지휘권 발동은)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윗선 개입의 근거는 계속 제기됐다. 지원관실이 청와대 민정수석 및 총리용 보고 문서까지 작성했다는 사실<서울신문 10월 26일자 1, 8면>이 드러나자, 야당은 대통령실 국감에서 이를 집중 질타했다. 이어 지난 1일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청와대 행정관이 지원관실에 대포폰을 지급했다.”고 폭로하자 검찰과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비등점에 이른 상태다. 이에 민주당은 4일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과 국정조사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특히 이번 파문을 ‘한국판 워터게이트’로 규정하며 권력기관의 불법성을 공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청와대의 대포폰 지원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민간인 사찰 사건의 몸통이 청와대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지원관실에 대포폰을 지급한 청와대 행정관의 컴퓨터 기록을 조사하지 않은 점 ▲서울중앙지검장이 관련 행정관 조사에 반대한 이유 등 검찰 수사에서 밝혀야 할 8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도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민간 사찰 수사는 부실 수사 결정판이다. 이 수사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현재 대검, 지검 등에서 진행하는 대기업 비리 수사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도 “수사 상황은 유동적이다. 재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불변인 것은 아니다.”며 재수사의 가능성을 암시했다. 구혜영·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국감 1분 브리핑] 민주당 ‘B·H하명’ 새로운 증거 제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검찰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이 ‘B·H(Blue House·청와대)하명’이란 증거를 확보했다는 보도<서울신문 10월 19일자 8면>와 관련, 민주당은 21일 지원관실 원모 전 조사관이 ‘B·H하명’이라고 기록한 메모를 새로운 증거로 제시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메모에는 ‘B·H하명’이란 문구와 함께 ‘각팀별 금주계획’ ‘급한 일로 팀간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같은 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총리실 관계자 수첩에 ‘BH지시’라고 구체적으로 나왔는데도 검찰은 꼬리자르기를 했다.”며 “불법사찰 재수사를 하든지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든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은 신중히 행사돼야 한다.”며 “검찰이 열심히 수사했지만 밝혀내지 못했다.”고 답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검사와 스폰서 질긴 악연] (하) 수사지휘·기소독점권

    “검사는 성스러운 존재가 돼야 한다.” 대구고검장을 지내고 지난해 9월 퇴임한 이준보(57) 변호사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개혁-검찰관계법’ 공청회에서 “검사의 결정에 국민이 승복하려면 정치권이 검사의 성스러운 존재성을 유지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聖域 비판 높아 27년간 검사로 살아온 ‘노병(老兵)’의 고백은 당황스럽지만, 현실을 대변한다. 검찰은 그의 말처럼 침범할 수 없는 ‘성역(聖域)’이며,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적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조직이다. 이는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사지휘권으로 경찰을 통제하지만, 검찰을 견제할 기관은 없다. 법무부가 수사지휘권을 지녔지만, 법무부도 주요 직책은 검사 또는 검사 출신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견제할 장치가 없으니 부실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무죄율도 높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수사한 대형 사건의 무죄율은 2008년 27.2%로 일반 형사사건 무죄율(1.5%)의 18배였다. 더 강한 권력은 기소독점권이다. 경찰, 국가정보원 등은 수사만 하고, 형사재판에 넘겨 처벌을 받게 할지는 검찰만이 결정한다. 이론상 어떤 범죄자라도 검찰이 형사처벌을 면해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사안이 중대해 무혐의로 처분하지 못하더라도 벌금형이 나오도록 ‘약식기소’로 낮춰 줄 수도 있다. 공개 재판과 달리 ‘비공개 수사실’에서 이뤄지는 결정이라 이 같은 위험성이 항상 맴돈다. 2008년 검찰의 불기소율은 48.7%였다. 스폰서는 검찰의 수사하지 않을 권리, 기소하지 않을 권리, 즉 ‘봐주는 권한’을 탐한다. “25년간 검사들을 접대했다.”고 주장한 건설업체 전 대표 정모(51)씨는 “‘무슨 어려운 일 있다.’ 이러면 진짜 100% 봐준다.”고 ‘PD수첩’에서 밝혔다. 그리고 성매매·불법 오락실·게임업소 단속을 무마해 주겠다, 성폭력 피의자를 석방시켜 주겠다며 수천만원을 받았다. 검사를 접대하며 ‘봐주는 권한’에 기생했던 것이다. 대안은? 민주당은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 신설을 말한다. 홍콩의 염정공서(廉政公署)나 싱가포르의 부패행위조사국과 같은 고위 공직자의 비리를 수사할 특별사정기구를 두자는 것이다. 그래야 ‘성스러운 검사’도 수사해 스폰서를 끊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野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 신설 제안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정신청 대상사건을 고발사건까지 전면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대형비리·부패사건은 시민단체 고발 등으로 수사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검사가 이를 기소하지 않으면 견제할 수단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검사의 불기소 결정이 옳았는지 법원이 심사하는 재정신청은 현재 범죄 피해자가 고소한 사건에서만 가능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檢, 경찰 성매매 수사 ‘제동’

    불법 성매매 업소 수사를 위한 경찰의 영장을 검찰이 잇따라 기각하거나 불승인하면서 수사지휘권을 둘러싼 검·경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경찰은 업소와 수사당국 간 유착의혹 수사를 검찰이 가로막는다고 주장하는 반면, 검찰은 경찰의 마구잡이식 영장 남발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5일 미성년자 등을 접대부로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한 강남 대형 유흥업소 사장 박모(38)씨와 종업원, 남성 고객 등 16명을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올해 초부터 서울 논현동에서 N룸살롱을 운영하면서 가출 청소년 장모(18)양 등을 종업원으로 고용해 남성 고객과 성관계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은 1999년부터 10여차례나 상호를 바꿔 가며 영업을 계속했다. 이 과정에서 일선 경찰관 및 수사당국 관계자 등과의 유착을 통해 수차례 단속을 피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경찰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경찰청은 사건을 관할·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이 관련 수사진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초서는 최근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주유소에서 이 유흥업소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모(39)씨를 긴급체포했으나 검찰이 승인하지 않아 이씨는 석방됐다. 또 이씨에 대한 통신사실 확인자료 수색영장도 검찰에 의해 기각됐다. 서울청 관계자는 “(검찰 때문에) 수사진행에 지장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업주 이씨를 긴급 체포했으나 검사가 사후 불승인해 풀어준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영장 기각은) 전체 그림을 그리고 처벌 수위를 그에 맞춰서 하라는 뜻”이라면서 “경찰이 신청한 압수영장 등은 너무 포괄적이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구체적으로 특정하라고 재지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분석하는 한편 룸살롱 실소유주 이씨의 차명 휴대전화 통화내역 조회를 위한 영장을 재신청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실소유주가 여러 업소를 운영한다는 첩보도 있어 통화내역을 분석하면 유착 의혹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오늘의 눈]그렇게 흥분할 일인가/조태성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그렇게 흥분할 일인가/조태성 사회부 기자

    지난 정권 법무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사표’로 대응했던 조직이 검찰이다. 왜 그랬을까. 검사가 가장 싫어하는 말을 꼽으라면 ‘법무부 외청인 대검찰청’이라는 표현일 게다. ‘준사법기관’으로 정의를 세운다는 자부심으로 갖은 고생을 감내하는 그들로서는 일개 외청 직원이라는 말처럼 치욕적인 표현이 따로 없다. 검찰이 일개 외청기관에서 준사법기관으로 올라설 수 있는 근거는 전문적 법률지식으로 공평무사하게 사건을 처리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검찰을 일개 외청으로 전락시킨다는 점에서 치욕적이다. 송두율 교수를 국가보안법으로 구속하느냐 문제를 두고 ‘검찰에 대한 문민 통제’를 내건 천정배 법무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김종빈 검찰총장이 ‘사표’로 대답했던 것은, 내용을 떠나 검찰권 독립차원에서 바람직한 일로 칭송받는다. 이번엔 강기갑 의원 무죄 판결을 두고 논란이다. 강 의원에게 무죄를 주면 다른 사건은 보나마나한 게 아니냐는 얘기다. 기어코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이라도 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이 검찰권 독립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처럼, 개개의 재판에 대해 대법원장이라도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재판권 독립을 지키기 위한 법원의 불문율이다. 재판권 독립은 검찰권 독립만도 못한가. 물론 검찰로서는 억울할 수 있다. 답답할 수 있다. 어떻게 두 눈으로 뻔히 보고 그럴 수 있겠느냐 싶을 수도 있다. 법률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판결에 대해 몇몇 대목에서는 의문점이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워낙 많아서 이제는 식상하기까지 한 ‘게이트’처럼 무슨 큰 부패범죄도 아니다. 그동안 흔히 말하는 ‘튀는’ 판결들도 항소심으로 올라가면서 차츰차츰 바로잡혀갔다. 검찰이 크게 일을 벌이는 것보다 조용히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게 좋을 듯하다. cho1904@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법사위 법무부 효성수사 질타

    22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효성 비자금 의혹이 최대 이슈로 부각됐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방산업체 로우전자의 실제 소유주로 알려진 주관엽씨에 대해 미국 정부에 “범죄인 인도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주씨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막내동서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던 3월 미국으로 건너갔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효성의 실질적인 계열사인 로우전자 사건에 대해 검찰은 비자금 조성의 핵심 인물인 김성겸씨를 빼놓고 바지사장 등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면서 “경찰이 로우전자 관련계좌 50개를 압수수색했는데 조석래 회장의 처제 송진주씨가 대표로 있는 제이송연구소와 남편 주관엽씨 관련 계좌는 모두 빠진 채 20여개만 검찰에 송치됐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성겸씨는 원가부풀리기를 한 때인 2001년~2005년 사이 로우전자의 사장이었고, 로우전자가 자금을 해외로 유출한 시기인 2005년~2007년 사이 제이송연구소의 대표였다. 로우전자는 제이송연구소에 하청을 주면서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친박연대 노철래 의원은 “검찰총장은 부실수사가 아니라고 했는데 국민들의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면서 “장관은 청문회 때 검찰권이 명백히 잘못 행사되거나 당연히 행사되어야 하는데도 침묵을 지킨다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이 지휘권 발동의 적기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현재 해외에 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에서 확인 중”이라면서 “수사 지휘권 발동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도 “효성아메리카가 아파트를 효성 3세에게 주면서 ‘선의로 주는 기념’이라고 쓰여져 있다. 장관이라면 회사가 왜 개인에게 고가의 빌라를 그냥 줬을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냐.”고 의혹 규명을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효성사건은 장관이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정권 차원의 문제”라면서 “정운찬 총리와 재수사나 특검제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상의하라.”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한나라 의원들도 “재산관계 꺼림칙”

    한나라 의원들도 “재산관계 꺼림칙”

    의혹투성이의 청문회였다. 중견 사업가와의 석연치 않은 돈 거래, 고급 승용차 리스 승계, 자녀 위장 전입…. 새로운 의혹도 속속 불거졌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는 해명하느라 바빴지만, 의원들은 납득하지 못했다. 13일 국회 법제사법위 청문회에서는 천 후보자가 지난 4월 사업가 박모씨에게 서울 강남구 모 아파트 구입 비용 28억 7500만원 가운데 15억 5000만원을 빌리게 된 배경이 도마에 올랐다. 천 후보자가 금융거래 내역 등 해명을 뒷받침할 만한 물증을 내놓지 못하자 야당의 공세는 더 날카로워졌다. 유선호 위원장이 “제출 요구 자료 921건 가운데 171건이나 제출되지 않았다.”며 수차례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꺼림칙한 부분이 있다.”며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박씨는 당초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이날 불참했다. 동행명령서가 발부됐지만,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 박씨가 해외로 출국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천 후보자의 아파트 매입 경위와 관련, “지난 3월10일 지불한 계약금 3억원의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따졌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후보자가 빌린 돈의 이자가 월 800만원쯤 되는데, ‘과도한 채무를 지지 말라.’는 검사윤리강령 취지를 위반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천 후보자는 “계약금 3억원을 포함해 15억 5000만원을 박씨에게 빌렸고, 재산신고 당시 채무를 일괄 기재하다 보니 오해가 생겼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만약 이게(재산 문제가) 수사 대상이었다면 검찰로서 어떻게 했겠느냐.”면서 “적어도 사생활에서 천 후보자는 총장 적격자가 아니라고 본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천 후보자에게 아파트 구입자금 5억원을 빌려준 동생이 우리담배 우회상장에 관여했던 J사의 등기이사로 재직한 이력을 거론하며 “우리담배가 우회상장하면서 배임과 부당유출 혐의로 검찰 내사를 받았지만 천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던 지난 4월 우리담배 대표가 불구속 기소됐다.”며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을 새롭게 제기했다. 박 의원은 “J사가 우리담배의 주식 280만주를 취득하고, 편의점 독점판매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친박연대 노철래 의원은 “왜 굳이 중고차를 리스했느냐.”며 천 후보자의 부인이 검찰총장 내정 직후인 지난달 22일 지인이 사용하던 ‘제네시스’를 리스한 배경을 캐물었다. 천 후보자는 “친구가 차를 팔게 됐다고 해서 인수하게 됐고, 동생은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청문회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검찰의 공정 수사와 개혁을 요구하는 질의도 쏟아졌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이번 수사에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 지휘의 적법성을 가리기 위해 서면으로만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같은 당 박민식 의원은 피의사실 공표 문제에 대해 “요즘 법조인들 사이에 ‘검사나 판사가 연예인처럼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검사는 기소로써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천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할 때 담당한 용산 참사 사건의 유가족 2명이 청문회를 방청하던 도중 “용산참사 해결하라. 수사기록 3000쪽 공개하라.”는 구호를 외치다 국회 경위들에 의해 퇴장당하기도 했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 [데스크 시각]검찰개혁 제대로 하려면/주병철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검찰개혁 제대로 하려면/주병철 사회부장

    참여정부 후반기에 검찰의 고위 인사는 청와대와 검찰간의 불편한 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도 한때는 권력(청와대)과 가깝게 지낸 적도 있지만 결국은 끝이 좋지 않더라고. 그런데 요즘 청와대와 법원, 386들이 한통속이 돼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데 우리는 죽지 않아. 그리고 청와대와 법원간의 밀월관계도 끝이 좋지 않을 걸.” 실제 참여정부에서 검찰은 청와대와 갈등이 적지 않았다. 검찰에 대한 대통령의 불신이 컸던 탓이다. 이 와중에 법원이 검찰의 수사기록을 내던지고 피의자의 진술을 듣고 판단하라며 공판중심주의를 들고 나왔으니 검찰의 심기가 어땠는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둘러싼 법·검간에 파인 골도 이런 연유에서였다. 검찰은 새 정부 들어 새로운 길을 천명하고 나섰다. 참여정부 말기에 임명된 임채진 검찰총장은 ‘절제되고 품위있는 수사’를 변화된 검찰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시험대에 오른 박연차게이트 수사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임 총장이 임기 5개월여를 남겨두고 물러나고 말았다. “1년 6개월동안 참 수없이 흔들렸다. 이쪽에서 흔들고 저쪽에서 흔들고 참 많이 그랬다. 법무부와 검찰은 항상 긴장관계다. 중수부를 폐지하면 부패공화국이 될 것”이란 말을 남겼다. 이 말속에는 검찰의 숙명과 함께 검찰조직을 보호하겠다는 이중적인 메시지가 녹아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막을 내리면서 검찰이 또다시 개혁의 시험대에 올랐다. 중수부 폐지, 중수부장의 인사청문회 실시,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피의자공표죄 처벌 강화 등이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으로는 검찰이 ‘불신의 덫’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말 검찰개혁을 하려면 두가지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려야 한다. 첫번째는 막강한 검찰권 행사를 제한하는 방안이다. 권력이 집중되는 곳에는 사고가 터지게 돼 있다. 권력을 가진 자는 과도하게 행사하려 들기 때문이다. 검찰은 너무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 어떤 다른 권력기관보다 시간적·장소적인 제약을 받지 않는다. 혐의가 있거나 의혹이 제기되면 언제든, 어디서든, 누구든 조사할 수 있다. 당장 조사하지 못해도 공소시효가 넉넉해서 별 걱정이 없다. 두번째는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의 역학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법무부는 행정 부처 중의 하나이지만 장관은 교정·출입국관리·법률안 제출권 등 고유 업무외에 수사지휘권·검찰 인사권을 쥐고 있다. 검찰의 일탈과는 별개로 법무부장관이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권한을 행사하면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법무부와 검찰의 권한 분산이 검찰의 외도를 막는 또 다른 방안이라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문제는 누가 이런 민감한 사안을 거론하고 해법을 찾을 것인가이다. 결국 권력 핵심부와 국회 등에서 토론하고 논의할 수밖에 없다. 이런 논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검찰 내부의 의지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의제가 무엇이든 검찰이 조직의 이기주의를 앞세워 정치권이나 살아 있는 권력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서 검찰이 내부 개혁에 대해 주도적으로 성찰하고 고민했으면 한다. 공석이 된 총장 자리에 조만간 누군가가 임명돼 ‘새로운 각오로 거듭나자’고 주문하고 내부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라며 자조섞인 푸념으로 넘어간다면 검찰의 미래는 어둡다. 대한민국 검사의 자존심을 걸고 검찰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야 하는지, 누가 이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국민들은 검찰이 제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견뎌내며 겸손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바른 길을 찾아가는지 말 없이 지켜보고 있다. 주병철 사회부장 bcjoo@seoul.co.kr
  • 판사출신 강금실장관 임명 檢반발… 강정구교수 사건 수사지휘권 마찰

    판사출신 강금실장관 임명 檢반발… 강정구교수 사건 수사지휘권 마찰

    “장관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법무부와 검찰은 사건에 대해선 긴장관계다. 어떤 바보 같은 사람이 총장으로 와도 발톱을 세운다. (수사지휘권 발동이)강정구 교수 사건 1건밖에 없다는 것은 천만의 말씀이다.” 지난 5일 퇴임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임채진 전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관계를 이같이 설명했다. 행정부 내 최고의 독립성을 자랑하는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법무부 장관과 미묘한 입장 차가 있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어 정치권에 논란으로 번졌다.특히 임 전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현 정부에서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사이에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은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서면으로 일반적인 지시를 하는 경우는 있지만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장관이) 지휘권을 행사하고 있지는 않다.”며 즉각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검찰 관계자조차 “정권이 바뀐 뒤 임 전 총장을 ‘위’ ‘아래’ 구분 없이 흔들었다.”면서 “‘위’가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테고, 검찰 수하들마저도 임 전 총장을 따르지 않고 무시했다.”고 털어놨다. 정권이 바뀐 뒤 검찰 내부에서는 김 장관을 위시한 대구·경북(TK) 출신이 실세로 부상했고 부산·경남(PK) 출신이면서 지난 정부에서 임명한 임 전 총장은 외로울 수밖에 없었다는 전언이다.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정부 때부터였다. 노 전 대통령이 당시 김각영 검찰총장보다 사시 후배이면서 판사 출신인 강금실 변호사를 법무부 장관에 파격적으로 임명하면서 갈등이 표출됐다. 검찰 출신이 장관으로 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검사들의 반발은 이른바 ‘검사와의 대화’로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 집권 전에는 이같은 갈등이 없었던 것이 당연했다. 역대 법무부 장관은 군사정권 시기를 제외하고 단 한명의 예외도 없이 모두 검찰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또 장관을 비롯한 주요 국·실장은 한결같이 검찰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법무부가 ‘법무행정’이라는 고유의 업무에 그치지 않고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혹을 받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미네르바’ 박대성씨에 대한 검찰 수사였다. 김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변을 하자 검찰은 알았다는 듯이 박씨를 체포·조사한 뒤 구속시켰다. 지난 2005년 강정구 교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해 사상 최초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천정배(현 민주당 국회의원) 전 법무부 장관은 “행정부의 일원인 검찰이 민주적 권력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법무부와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다만 개별 사건에 대한 장관의 수사지휘는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공개된 서면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林총장 “여기저기서 수없이 흔들었다”

    林총장 “여기저기서 수없이 흔들었다”

    임채진 검찰총장이 5일 퇴임식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중에 법무부 등 외부의 간섭이 적지 않았음을 토로해 파장이 예상된다. 임 총장은 “1년6개월 동안 참 수없이 흔들렸다. 이쪽에서 흔들고 저쪽에서 흔들고 참 많이 그랬다.”면서 “정권교체기의 총장은 어쩌면 치욕을 감내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고 위태로운 자리이기도 하다.”라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내비쳤다. “그동안의 수사에서 법무부나 청와대의 압박이 없었나.”라는 질문에 “청와대와는 직거래는 안 하고, (법무부) 장관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사건관계에선 법무부와 검찰은 항상 긴장관계”라면서 “어떤 바보 같은 총장이 와도 ‘외부에서 개입하지 마라. 검찰 함부로 건드리지 마라.’라고 발톱을 세운다.”고 밝혔다. 그는 가급적 수사지휘권 발동 같은 얘기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임 총장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 “노코멘트”라면서도 “중수부가 가동되면 총장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데 나도 3시반, 4시에 자다가 땀이 흠뻑 나서 자리에서 일어날 때가 많았다.”고 고통스러웠던 심경을 털어놨다. 현재 정치권 등에서 거론되고 있는 중수부 폐지론에 대해서는 “중수부를 폐지해서 부패수사 기능을 약화시키면 우리나라는 부패공화국이 될 것”이라며 “제도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의 문제이고, 사람의 능력과 의지의 문제”라며 폐지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공수처에 대해서도 “중수부보다 훨씬 자의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상설특검과 관련해서는 “미리 사람을 임명해서 두는 기구특검보다는 사안이 발생하면 이뤄지는 제도특검제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임 총장은 사퇴의 변에서 ‘역부족’이라고 한 데 대해 “결과적으로 수사가 지금 잘 진행이 안 되고 있잖아요.”라는 말로 27년간의 검사생활을 마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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