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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사·기소 분리 아닌 수사권 일부 조정을”

    경찰의 수사권 조정 움직임에 대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프랑스, 독일, 일본처럼 수사권을 일부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찰은 최근 검찰 개혁안이 논의되자 지난달 수사권 조정 업무를 전담하는 ‘수사구조개혁팀’을 부활시켰다. ●“개헌 본격 논의 땐 英·美처럼 분리 가능” 28일 경찰청과 비교형사법학회는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수사구조개혁의 오늘과 미래’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최호진 단국대 법대 교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영국·미국식 모델은 헌법, 형사소송법, 경찰청·검찰청법 등을 전면 개정해야 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논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법을 전제로 할 경우 가능한 것은 수사권 독립이 아닌 수사권을 조정하거나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독일·프랑스는 일반 형사범은 경찰이 수사권을 가지되 정치·경제 등 중요 범죄는 검찰이 수사권을 갖고 있다. 일본에선 경찰은 1차적 수사기관이고 검찰은 공소유지에 필요한 경우에만 보충적 수사권을 갖는다. 다만 개헌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수사·기소 분리 방안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수사권 배분하는 獨·佛·日 모델이 현실적” ‘한국형 수사·기소 분리의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최 교수는 경찰의 수사권 전략에 대해 “검찰은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는 수사권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하게 주장하는 반면, 경찰은 통일된 주장이 딱히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경찰은 2004년 검·경 수사권 조정협의체를 만들며 논의가 시작된 이래 어떤 경우에는 검사의 부분적 수사지휘권 배제를, 어떤 경우에는 완전한 수사권 독립을 주장했다. 최 교수는 수사권 일부 조정과 더불어 검사의 수사지휘권 남용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수사교육을 전문화하는 등 수사 역량을 키우고, 수사의 공정성·투명성·중립성을 확보해야 수사권 조정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철성 경찰청장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궁극적으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사연구관실을 지난달 수사구조개혁팀으로 이름을 바꾸고 업무를 전담하도록 지시했다. 수사권 조정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당장 수사권을 가져오기보다는 수사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등 내실을 다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현장 블로그] 검·경 대립과 연예인 중복수사

    2011년 6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수사개시권’과 ‘수사진행권’을 갖게 되면서 몇 가지 경우를 제외하곤 경찰이 검찰에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의무는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수사지휘권과 독립권을 놓고 여전히 검·경 대립이 발생합니다. 배우 겸 가수 박유천씨와 개그맨 유상무씨의 성추문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이정현)는 25일 검찰에 송치된 두 연예인의 사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경찰은 박씨의 경우 성폭행은 없었고 성매매 1건과 사기 혐의가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고소인 여성에게는 무고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유씨는 성폭행 미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의 이런 결론에 대해 검찰은 “수사 자료도 아직 절반밖에 안 왔고 (경찰에서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한 적이 없어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해서” 처음부터 봐야 한다는 겁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보고가 없으면 검찰에서 법리 적용을 위해 사건을 다시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이중 수사가 이뤄지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언뜻 보면 검찰 입장에서는 비효율적이라고 할 만합니다. 반면 경찰에선 수사의 독립성 보장을 주장합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경찰에서 이미 충분히 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수사 신속성을 위해서라도 법원에 바로 영장 청구 등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도 충분한 수사 능력이 있는데 검찰의 ‘이중 수사’ 운운은 결국 능력에 대한 불신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지휘권 논란으로 피해를 입는 건 결국 피조사자들입니다. 몇 년 전 검찰과 경찰에서 이중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시민 A씨는 “일부러 일하는 시간을 빼서 경찰에 다 얘기했는데, 나중에 검찰에서도 확인할 것이 있다고 해 장사를 접고 갔다”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해묵은 대립을 끝내고 수사상 소통과 통일된 체계가 필요합니다. 검·경의 고래 싸움에 시민들 새우등 터지지 않게 말입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더민주, 전직 대통령 기소 가능한 ‘공수처’ 신설 법안 추진

    더민주, 전직 대통령 기소 가능한 ‘공수처’ 신설 법안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노무현 정부 이후 지난 12년 간 번번이 무산돼 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신설하는 방안을 재추진한다.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수사지휘권과 기소권을 부여해 전직 대통령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더민주는 21일 국회에서 민주주의회복 태스크포스(TF) 검찰개혁 대책회의를 열고 공수처 설치 법안을 발표했다. 더민주는 법안을 국회에 곧 제출할 예정이다. 더민주가 발표한 법안 내용에 따르면 법안에 따르면 공수처는 현재 국가인권위원회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독립기구의 지위를 갖는다. 현재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기소와 공소유지 기능까지 함께 맡는다. 수사 대상은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국무총리, 국회의원, 행정각부의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 대통령실 소속 대통령실장, 정책실장, 수석비서관, 기획관, 보좌관, 비서관, 선임행정관, 경호처장과 차장 등과 대상자의 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가 모두 수사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또 법관, 검사뿐만 아니라 감사원, 국가정보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기관의 국장급 이상 공무원도 포함된다. 수사대상 범죄는 공무원 직무상 관련된 범죄, 횡령 및 배임, 수재와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변호사법 위반, 조세범 처벌법 위반 등이다. 공수처의 수장인 처장 자격은 법조인으로 제한하지 않고, 특별수사관 가운데 현직 검사의 비중이 절반 이상이 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검찰에 대한 견제기능을 강화했다. 공수처장의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차장 1명 및 특별수사관은 별도의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처장이 임명토록 했다. 처장과 차장의 임기는 3년이며 중임은 제한된다. 특히 공수처가 범죄를 인지하거나 감사원, 대검찰청으로부터 수사의뢰가 들어올 때 외에도 국회 교섭단체로부터의 의뢰가 있을 때에도 반드시 수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국회법 제33조에 따르면 20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섭단체의 요청만으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도록 한 것이 정당들의 정쟁에 이용될 소지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더민주는 공수처 추진에 협력하기로 한 국민의당과의 추가 논의를 거쳐 내주에 법안을 곧 제출할 계획이다. 과거에도 야권은 수차례 공수처 신설을 추진했다가 번번이 무산됐지만 20대 국회는 여소야대 국회가 만들어진 만큼 이번에야말로 입법이 현실화될 지 주목된다. 현재 야권은 더불어민주당 121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은 6석 등 전체 의석(300석)의 55%를 차지하고 있어 야권의 공조에 따라서는 그 어느 때보다 입법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표창원 “경찰이 맡은 전현직 검사 사건, 檢 수사지휘권 제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10일 경찰이 수사 중인 전·현직 검사 관련 사건에 대해서 검찰 수사지휘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검사 또는 검사직에서 퇴직한 사람에 관련한 경찰 사건의 경우, 검찰 송치 전까지 검사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경찰에 고소·고발되거나 인지된 전·현직 검사 관련 사건에 대해서 검찰이 임의로 송치를 요구할 수 없게 된다.  표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이 전·현직 검사 사건을 수사한다는 사실이 검찰에 알려지면, 검찰이 송치하도록 지휘함으로써 사실상 셀프수사로 이어지곤 했다”며 “경찰 비리는 검사가 수사하고, 검사의 비리는 경찰이 수사하는 상호 견제 관계를 만들려는 목적”이라고 개정 추진의 배경을 밝혔다.  표 의원은 오는 11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개정안 내용과 관련, 전문가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검사·기자 묘사 어디까지 사실일까

    검사·기자 묘사 어디까지 사실일까

    요즘 주중 드라마들이 현실을 소환하고 있다. 검사와 기자 등 정의를 추구할 것을 요구받는 직업군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불의와 모순을 파헤치는 것이다. MBC ‘오만과 편견’과 SBS ‘펀치’는 검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법조계 내부의 모순을 들여다본다. ‘오만과 편견’은 젊은 검사들의 어린 시절이라는 개인사(史)에서 권력이 힘없는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는 메커니즘을 끄집어낸다. ‘펀치’는 ‘정치검찰’을 정면으로 다룬다. 검찰총장을 비호해 오던 주인공이 정의의 편으로 돌아서 권력욕에 물든 검찰 조직에 ‘한 방’을 날린다. SBS ‘피노키오’는 기자를 통해 언론의 윤리를 되묻는다. 청춘 성장 멜로라는 옷 안에는 올바른 기자정신을 찾아가는 신입기자들의 고민이 담겼다. ‘모래시계’ 이후 세대의 이야기를 표방한 KBS ‘힐러’는 기자라는 직업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룬 드라마는 아니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스타 기자 ‘김문호’를 통해 약자의 편에 서는 언론인의 모습을 그린다. 드라마가 자꾸만 불편한 현실을 상기시키는 건 지금의 사회상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영으로 보인다. 이창섭 MBC 드라마부국장은 “사회의 민낯을 환기시키면서 한편으로는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어 희망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판타지나 로맨스보다 tvN ‘미생’처럼 현실 밀착형 드라마가 각광받는 트렌드와도 맞물린다. 김영섭 SBS 드라마본부장은 “최근에는 지나친 판타지가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는 대신, 현실성에 기반해 공감을 주는 드라마가 더 소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드라마가 마냥 시청자들의 정의감에만 호소하고 있는 건 아니다. 사실성에 충실해 실제 우리 사회의 이면을 들춰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오만과 편견’과 ‘펀치’는 검찰 조직의 생리를 치밀하게 묘사한다. ‘오만과 편견’에서는 검찰 ‘윗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중요한 사건의 수사 방향이 좌우되며 수사를 위해서라면 조직 내에서의 정치도 필요한 현실을 그린다. ‘펀치’에서는 검찰총장이 검찰 내 주요 보직에 자기 사람을 심고, 이를 견제하는 법무부 장관과는 수사지휘권을 놓고 내밀한 신경전을 벌인다. 이는 작가들의 꼼꼼한 취재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오만과 편견’의 이현주 작가는 수개월에 걸쳐 극중 배경인 인천지검을 취재하고 현직 검사들을 인터뷰했으며, ‘펀치’의 박경수 작가는 SBS ‘추적자 더 체이서’(2012) 이전부터 ‘펀치’를 구상하고 검찰에 대한 취재에 매달렸다.  ‘피노키오’는 사회부 기자들의 취재 과정을 사실감 있게 담는다. 캡(팀장)-1진-수습이라는 사회부의 구조와 ‘마와리’(출입처를 돌며 취재하는 일) ‘물 먹었다’(낙종했다)와 같은 기자들의 은어, 수습기자 교육과정 등을 그대로 재현한다. 취재한 사실들을 놓고 기사의 방향을 잡거나 보도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도 치밀하게 묘사된다. 반면 ‘힐러’는 방송기자가 뉴스 생방송 중 돌발 발언을 일삼고 인터넷 기자가 변장을 한 채 연예인의 사생활을 쫒는 등 기자에 대한 묘사에 사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 사건이나 최근의 사회 이슈를 극 속에 녹이기도 한다. ‘오만과 편견’에는 계약직 여직원 성추행 자살 사건과 고위층 별장 성접대 사건이 약간의 허구만 가미돼 등장하고, ‘펀치’에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 의약품 리베이트 등 끊이지 않고 발생해 세간의 이목을 끄는 사건들이 그려진다. ‘피노키오’에서는 주인공 기하명의 아버지인 소방대장이 무리한 화재 진압지시를 하고 혼자 도주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으나 후에 현장에서 순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1993년 서해 훼리호 사고에서 배를 탈출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선장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있다. 한정환 ‘피노키오’ 책임프로듀서는 “실제 있었던 사건들 중 극과 어울리는 것을 찾아 가공해 현실성을 부여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열린세상] 수사권, 공유해야 한다/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수사권, 공유해야 한다/김정현 소설가

    뇌물인지 후원인지, 거래인지 알 수 없는 돈거래 끝에 한 재력가가 피살되고 정치인이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되는 막장드라마가 펼쳐졌다. 사건이야 수사와 재판 과정을 통해 실체가 드러나겠지만, 곁가지로 또 다른 막장드라마가 시작되고 있어 눈살이 찌푸려진다. 바로 그 재력가의 장부를 두고 검찰과 경찰 사이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재력가의 장부에 돈을 건넨 현직 검사와 경찰 등 공무원의 이름이 들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경찰은 장부를 압수하지 않고 유족에게 돌려주며 사본을 확보해 두었고, 뒤늦게 제출받은 검찰은 검사 이름이 수정액으로 지워져 있어 오해를 받았다. 지운 것은 유족으로 밝혀졌는데, 검찰은 경찰이 사본이 있음을 밝히지 않은 사실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살인사건 수사가 끝나면 경찰을 제대로 한 번 손보겠다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설마 그처럼 졸렬할까 믿고 싶지 않지만 기왕 말이 나왔으니 돌아보자. 지금 대한민국 검사는 범죄를 수사하는 ‘수사권’과 공소를 제기하는 ‘기소권’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 비틀어 말하자면 경찰이 아무리 범죄혐의를 밝히려 해도 검사가 수사지휘권으로 제한하면 중단하거나 검찰에 넘겨야 하고, 밝혀졌더라도 재판에 회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얼마나 막강한 힘인지, 12·12사건을 전후한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신군부의 내란 혐의를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검사의 판단으로 불기소 결정한 일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검사에게 그토록 엄청난 권한을 부여한 근거는 무엇일까. 아마 능력과 도덕성일 것이다. 또한 그 신성한 권한에는 누구도 도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는지 ‘법무부 소속 공무원은 검사만이 수사한다’는 검찰청법 조항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삭제되었으니 권위의식은 내려놓은 셈이다. 그렇지만 변호사법의 자격 요건에 의해 그들만의 권한은 여전하다. 참고로 조건을 보면 첫째,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의 과정을 마친 자 둘째, 판사나 검사의 자격이 있는 자 셋째,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자다. 솔직히 교수나 그만큼 법을 공부하고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고인의 동의하에 변호에 나설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게 일부 성의없는 변호사보다는 나을 것도 같고. 뭐, 법이 그러니 자격이야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 해도 도덕성에 관해서는 점점 의문이 커져 가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들어 연이어 드러나는 비위만이 아니다. 이미 진작부터 국민들은 검사의 도덕성에 신뢰를 갖지 않았으니 확인일 뿐이다. 그럼 능력은 과연 독점의 필요가 있는 것일까. 국민 대부분이 법에 무지한 예전이라면 모를까, 요즘에는 대학에서 어지간히 법을 공부한 사람이면 검사의 직무 정도는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운(運)도 배제할 수는 그 사법시험에 통과하지 못해 그들의 리그에 끼어들지 못한 것일 뿐. 특히 4년 동안 경찰이 되기 위해 관련법과 실무를 공부한 경찰대학 출신에 이르러서야. 그렇다고 무작정 경찰을 편들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장부에 드러난 사실을 보고하고, 즉시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경찰도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사본을 확보해 둔 것은 수사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결국 수사권과 관련한 검·경 간의 갈등도 한 원인이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자, 이제 한 번 털어놓아 보자. 검찰이나 경찰 어차피 사람의 문제이고 별반 다르지도 않다. 오직 한 번 가진 엄청난 권력을 놓지 않겠다는 것과 나누거나 공유하자는 것일 뿐이다. 애당초 국민은 안중에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국민은 진작부터 역겨워하며 답을 내놓고 있다. 최근 들어 법조계를 비판하고 수사권 문제를 거론하며, 특히 검찰의 잘못된 행태를 공공연히 그려내는 대중문화물이 늘 하는 것이 그 증명이다. 이제 권력의 독점시대는 끝내야 한다.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국민의 눈치를 보는 공복이 된다. 그렇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법을 만드는 정치인이 법조인 출신으로 가득하니 말이다. 대통령은 그 문제를 어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 [오늘의 눈] 검찰의 기소하지 않을 권리/이성원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검찰의 기소하지 않을 권리/이성원 사회부 기자

    “전화 한 통 없네요. 사건이 배당된 지 벌써 3개월이 다 돼 갑니다” 최근 선창규(55)씨와의 통화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2009년 광우병 소고기 파동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웠을 때 그는 광우병 의심 소고기를 유통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축산업 분야에서 일가를 이뤄온 그였지만 이 사건으로 모든 생활이 파탄 났다.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자신의 말을 믿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확인되지 않은 검찰발 기사가 대한민국을 뒤덮었고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미 그는 광우병 의심 소고기를 유통한 파렴치한이 됐다. 선씨는 결국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금은 조세포탈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선씨는 억울함을 풀어보고자 자신을 수사했던 검사들이 증거를 조작하고 불법 압수수색을 펼쳤다는 혐의로 지난 4월 17일 이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됐다. 그러나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였다. 고소 시점으로부터 3개월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검찰은 고소인 조사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다. 현직 부장검사 2명을 상대로 ‘백’ 없고 힘없는 그가 법적 다툼을 벌인다는 게 애초부터 무리였을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는 검찰을 믿었다. 모든 검사들이 자신을 수사했던 검사들 같지는 않을 거라는 최소한의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이 수사·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의 부당성을 밝히려면 검찰에 의지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도 있었다. 불행하게도 그의 기대는 수포로 돌아갈 확률이 커 보인다. 검찰은 서울신문이 5월 16일자로 검사들의 증거조작 의혹을 제기하자 “이례적인 사건이 아닐 뿐만 아니라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검사는 “일정대로 사건을 처리할 뿐 고의로 수사를 하지 않고 있거나 축소하지 않는다”고 항변한다. 검찰의 속사정이야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분명한 건 석 달이 다 돼 가도록 고소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모든 검사들이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다거나 검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4개월가량 검찰을 출입하며 느낀 건 검찰의 편향성은 분명히 존재해 보인다. 법무부가 경찰이 가져온 구속영장 신청서를 찢고 폭언을 한 김모 검사에 대해 견책 처분을 내린 것부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의혹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에게 ‘혐의 없음’으로 면죄부를 준 것까지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최근엔 피살된 송모씨의 뇌물장부에 등장하는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에 선을 긋고 있다. 한국 검찰은 수사지휘권과 영장청구권,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다.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막강한 권한이다. 권력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행사하면서도 드러낼 수 있지만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음으로써도 더 막강한 힘을 악용할 수 있다. 수사하지 않을 권리, 기소하지 않을 권리가 제 식구 감싸기에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찰은 진심으로 되짚어 봐야 한다. lsw1469@seoul.co.kr
  • 성범죄 피해아동 ‘화상조사’ 놓고 검·경 또 충돌

    검찰과 경찰이 성범죄 피해 아동의 ‘화상 조사’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2011년 ‘내사 지휘권’을 둘러싼 대립 이후 3년 만에 또다시 힘겨루기에 들어가자 청와대까지 중재에 나섰으나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화상 조사는 성범죄 피해 아동에 대한 중복 조사를 줄이기 위해 경찰의 조사 단계에 검찰이 화상으로 참여하는 제도로, 지난해 6월 국무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법무부, 여성가족부, 경찰청의 공동 국정과제로 채택됐다. 그러나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이 제도의 명칭에 대해서부터 이견을 보였다. 검찰의 ‘화상지휘시스템’에 대해 경찰은 ‘화상협력시스템’이라고 맞섰고, 연결 모니터로 경찰의 조사 과정을 지켜보다 검찰이 의문점을 묻는 방식에 대해 경찰은 “수사권 감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고유의 ‘수사권’과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다시 충돌한 것이다. 검·경은 여가부 주재로 1년 가까이 세 차례의 태스크포스(TF) 회의와 수십 차례의 비대면 협의를 했지만 급기야 지난 2월 26일 열린 3차 TF 회의에서는 고성까지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경찰 측은 “검찰이 경찰의 조사 과정을 검사실에서 연결 모니터로 지켜보는 것은 수사권에 대한 엄연한 감시이자 간섭”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검찰 측은 “(검찰의) 질문조차 거부하려 한다면 조사 참여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경찰이 협력 논의를 수사권 조정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간에 낀 여가부는 곤혹스러운 입장에서 “늦어도 5월부터는 시행해야 하는데 제도의 취지와 무관한 문제로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여가부는 이번 주 중 장관 보고를 거쳐 관계 부처 수뇌부의 논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장관의 수사지휘권 제한해야” 목소리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 수사 과정에 법무부 외압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정원 수사와 관련해 법무부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구속영장 청구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반대한 데 이어 국정원 직원들의 트위터 정치 댓글 의혹 수사에도 개입해 축소 지시를 하는 것은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오·남용될 여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동석 아주대 로스쿨 교수는 “관련법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 감독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그 방식과 범위, 대상 등에 대해선 명시돼 있지 않아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오·남용될 여지가 있다”면서 “특히 이번 사건은 헌법과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인데도 수사를 제대로 하라는 지휘가 아닌 사실상 축소 수사를 지휘한 것이기 때문에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창일 변호사는 “현행법에도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관여를 최소화해 놨지만 실질적으로는 다양한 방법으로 외압이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수경 새사회연대 대표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지휘하는 직속 기관은 아니다”면서 “윤석열 사태에서 황 장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법무부 장관의 인사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노섭 한림대 교수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황 아래서는 정치 사건의 경우 수사팀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어렵다”면서 “지검장을 선출직으로 뽑는 방식을 도입해야 각 검찰청장이 법무부 외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 대표는 “인사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에게 검사들이 줄을 서려 하는 게 법무부 장관의 수사 개입을 관행적으로 허용한 면도 있다”면서 “법무부 장관을 비법조인 출신으로 뽑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을 제한함과 동시에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김 변호사는 “특별수사청 등 별도의 독립된 기구로 권한을 나눠야 한다”면서 “외압 우려 때문에 검찰에만 권한을 몰아줄 경우 ‘검찰 파쇼’(fascio)가 문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법무부 장관이 수사 지휘를 일절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능사만은 아니다”면서 “외압에서 자유로우려면 특별 수사는 특임검사처럼 독립적, 자체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후폭풍] ‘수사권 지휘 반대’ 황교안 감찰 지시 왜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후폭풍] ‘수사권 지휘 반대’ 황교안 감찰 지시 왜

    채동욱 검찰청장의 사의 표명에는 ‘혼외자식 논란’이 직접적 영향을 미쳤지만 그 배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사지휘권 갈등’이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채 총장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지난 5~6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신병처리 문제를 두고 마찰을 빚었다. 당시 검찰은 원 전 원장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로 한 중간 수사결과를 황 장관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황 장관이 선거법위반 적용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에 대해 ‘사실상 정권이 수사에 입김을 넣은 것이 아니냐’면서 불만이 제기됐다. 결국 원 전 원장에 대해 불구속 기소하는 대신에 선거법·국정원법 위반을 동시 적용하는 것으로 절충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황 장관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가 어떤 파장을 불러 일으킬지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005년 동국대 강정구 교수 구속수사를 두고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때 황 장관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재직하며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었다. 34대 김종빈 전 검찰총장은 이 사건으로 취임 6개월여 만에 사퇴했다. 그럼에도 황 장관이 수사지휘권 갈등이라는 무리수를 뒀던 것은 ‘청와대 눈치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6월 이정현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은 “채 총장은 이명박 정부가 지명한 검찰총장”이라고 언급하며 검찰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표출했다.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는 진보진영의 촛불집회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무렵부터 보수진영에서는 ‘황 장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에 의해 임명된 황 장관 입장에서는 현 정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채 총장의 ‘통제되지 않는 행보’가 부담이 됐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던 황 장관이 채 총장의 ‘혼외자식 논란’에 대해 사상 최초로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감찰착수’를 발표하며 강력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취임 163일만에 ‘단명’… 역대 12번째 중도사퇴

    채동욱 검찰총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역대 12번째 검찰 수장이다. 임채진·김준규·한상대 검찰총장에 이어 채 총장까지 잇따라 4명의 검찰총장이 중도 사퇴하는 기록을 남겼다. 검찰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검찰총장 임기제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인 1988년 도입됐다. 김기춘 현 대통령 비서실장이 첫 임기제 검찰총장(22대)으로서 임기를 채우고 물러났다. 그를 포함해 지금까지 검찰총장 18명 가운데 6명만이 임기를 무사히 마쳤다. 25대 박종철 검찰총장은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다가 권력층과 마찰을 빚고 취임 6개월 만에 사퇴하면서 첫 비운의 검찰총장이 됐다. 30대 신승남 검찰총장은 ‘이용호 게이트’에 친동생이 연루되면서 물러났고, 31대 이명재 검찰총장은 당시 서울지검에서 발생한 피의자 사망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34대 김종빈 검찰총장은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이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이에 반발해 총장직을 던졌고, 38대 한상대 검찰총장은 ‘검란’(檢亂)이라는 사상 초유의 지휘부 내분 사태 속에 물러났다. 39대인 채 총장은 취임 이후 163일 만에 물러나면서 임기제 도입 이후 세 번째로 단명한 검찰총장으로 기록됐다. 김두희 전 총장이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한 것을 감안하면, 채 총장은 사실상 두 번째로 단명한 셈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경찰 “檢 직접수사 배제 건의”

    경찰이 검찰의 직접 수사를 원칙적으로 배제하는 내용의 수사권 조정안을 새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수사권을 두고 갈등을 벌여 온 검·경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주도권을 재선점하기 위해 다시 충돌할 조짐이다. 경찰청은 25일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수사권 공약 구체화 방안’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안건의 핵심은 모든 범죄에 대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배제하되 경찰관 비위·인권 침해 등의 범죄에 대해서만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인정하자는 데 있다. 또 경찰이 수사를 종결한 뒤 송치하기 전까지는 검찰이 수사지휘를 못하도록 제안하는 내용도 담겼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검사·변호사 비리 사건, 대기업 관련 사건을 수사할 때 검찰이 수사지휘권을 이용해 수사에 개입, 방해하는 일이 많았다. 김광준 검사 사건이 대표적”이라면서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대신 송치 후에는 검사가 경찰에 보완 수사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인정해 경찰의 수사권 남용을 막도록 했다. 경찰은 영장 신청 때 검사가 심사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하고 검사가 영장을 청구해 주지 않으면 경찰이 관할 지방법원에 불복 절차를 밟을 수 있는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전국 경찰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1%가 ‘검사의 영장기각으로 사건 수사에 차질을 빚었다’고 응답했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다. 또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일정한 제한을 둬 공판중심주의의 원칙을 살리자고 제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박근혜 당선인이 후보 시절 수사권의 합리적 분점을 약속했는데 이번 제출안은 박 당선인의 공약을 구체화할 방안을 건의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박 당선인의 경찰 2만명 증원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5년간 매년 4000명의 경찰을 순증 육성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한편 검찰은 경찰의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경찰이 인수위에 건의하려는 내용은 아이디어 차원으로 보인다.”면서 “인수위가 출범하고 나면 경찰과 검찰, 법무부 실무진들이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는 경찰의 ‘검사의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 제한’ 방안에 대해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의자가 법정에서 신문조서의 내용을 부인할 경우 검사가 작성한 조서는 증거능력을 인정받는 반면, 경찰이 작성한 조서는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경찰의 주장은 두 조서의 증거능력을 같은 지위로 봐 달라는 것이고, 이는 사실상 검찰은 수사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검찰총장-중수부장 정면충돌] 심재륜 항명 파동·천정배 법무 지휘권 발동이 대표적

    검찰총장과 대검 중수부장이 정면 충돌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지고 안팎에서 검찰 개혁 요구가 빗발치는 현재의 상황과는 다르지만 과거에도 검찰 수뇌부의 항명은 몇 차례 있었다. 대표적인 사건이 1999년 심재륜 당시 대구고검장의 항명 파동이었다. 대전 법조비리 사건의 핵심이었던 이종기 변호사로부터 떡값과 향응을 받았다는 이유로 사퇴 종용을 받던 심 고검장은 “정치권력에 영합하는 검찰 수뇌부도 함께 퇴진하라.”며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 등 수뇌부의 동반 퇴진을 요구했다. 검찰 사상 초유의 고검장 항명이었다. 그는 ‘정치권력의 시녀화’ 등 민감한 표현을 쓰며 “검찰 수뇌부가 자신들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후배 검사들을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치검찰’이라는 표현이 이때 처음 등장했다. 이후 검찰 수뇌부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심 고검장을 파면시켰으나 징계 사유는 ‘금품·향응 수수’가 아니라 ‘근무지 이탈’이었다. 심 고검장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대법원에서 최종 무효 판결을 받아 명예회복 차원에서 복귀했다가 검찰을 떠났다. 검찰 내부의 갈등은 아니지만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10월 천정배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반발해 김종빈 검찰총장이 사표를 낸 적이 있었다. 천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해치는 일이라는 내부 비판이 제기되자 검찰 총수로서 ‘외풍’을 막아내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었다. 당시 김 총장과 천 장관은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신병처리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강 교수는 “한국전쟁은 북한의 통일전쟁” 등의 발언을 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경찰에서 수사지휘 요청을 받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구속수사 의견을 냈으나 법무부는 검찰의 구속의견을 반려하고 수사지휘권을 발동, 불구속 수사를 지시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사설] ‘경찰수사 빼가기’ 재발 방지책 마련하라

    특임검사팀이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과 대기업 등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갈등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두 기관의 이번 감정 싸움은 검찰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검찰은 경찰이 검사 비리 사건 수사 개시를 앞둔 지난 9일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에 나서 자기식구 챙기기라는 의혹과 함께 이중수사 논란을 빚었다.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있기는 하지만 경찰이 인지한 검사 비리 사건을 빼앗아 간 것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을 검찰은 인식해야 한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과거 사례를 되돌아볼 때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을 견제할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검찰은 ‘벤츠 검사’ ‘그랜저 검사’ ‘스폰서 검사’ 등 비리가 잇따를 때마다 자정을 다짐했다. 그런데도 차명계좌까지 만들어 수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번 사건의 죄질로 미뤄 볼 때 검찰의 자정 능력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검찰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내부개혁에 적극 동참해야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검찰 내부 통신망에 개설된 익명 게시판에는 “경찰이 수사 중인 상황에 특임검사를 임명하는 것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경찰의 수사권을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들이 올랐다고 한다. 검찰과 경찰이 어제 수사협의회를 갖고 이중수사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 나간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경찰은 먼저 인지한 사건에 대한 수사개시권을 인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합의점은 찾지 못하고 다음주 초쯤 다시 만나기로 했다. 검찰은 경찰과 소통을 계속해서 갈등을 수습하기 위한 대타협에 힘을 쏟아야 한다.
  • [시론] 검찰과 경찰, 누구를 위해 대립하는가/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시론] 검찰과 경찰, 누구를 위해 대립하는가/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장

    현직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사건에 대한 수사를 놓고 검찰과 경찰이 또 한번 격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검찰이 경찰의 수사에 대해 때이르게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을 ‘제 식구 감싸기’라고 하는 시각이 있지만,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검찰의 ‘제 조직 감싸기’라고 해야 할 것이다.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검찰 고위간부마저도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의 무정함과 이로 인한 검찰 조직에 대한 배신감을 호소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이처럼 검찰이 제 식구를 감싸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제 조직을 감싸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뇌물 사건은 이전의 ‘그랜저 검사 사건’ 등에 비해 그 액수가 매우 크다. 검사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검찰 조직 전체의 위상과 신뢰의 추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어떻게 개시되었고 그 동기가 무엇인지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 경찰의 수사를 지난번 룸살롱 업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경찰관들을 수사한 검찰에 대한 보복수사 또는 수사권 확보를 위한 경찰의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특임검사의 발언에서 나타났듯이 자신들보다 아래라고 여겼던, 그러나 끊임없이 자신들에게 도전해 오는 경찰로부터 현직검사가 수사를 받는 것은 검찰의 품격에 반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 반면 경찰은 이번이야말로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다. 검찰과 경찰이 경쟁하고 대립하는 구도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것이 국가와 국민에게 이익이 된다면 오히려 권장할 만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의 경쟁과 대립은 국민을 위한다는 같은 방향에서의 경쟁과 대립이어야 한다. 마주 달리는 기관차와 같이 오로지 상대를 향해 반대 방향으로 질주하는 과정에서의 경쟁과 대립이어서는 안 된다. 검찰과 경찰의 대립으로 인해 이중수사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전자와 같은 경쟁과 대립 관계에서는 이중수사가 좀 더 치밀한 수사라는 긍정적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 그러나 후자와 같은 경쟁과 대립 관계에서는 이중수사란 ‘이상한 수사’가 될 뿐이다. 이상한 수사는 무리한 수사로 이어지고 국민을 실망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양 조직에서 무엇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길인가를 숙고해야 한다. 검찰은 경찰을 자신의 하부기관이 아니라 대 범죄 투쟁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동지로 인식해야 한다. 경찰 역시 대립적 자세가 아니라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대승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 수사권에서 ‘권’은 ‘권한’이지 ‘권리’가 아니다. 권리에는 이익이 따르지만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 이익이 아니라 책임이 따르는 수사권을 검찰과 경찰이 서로 갖겠다고 다투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경찰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검찰도 지금과 같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생각해야 한다. 품격 있는 조직은 적법한 행위에 만족해서는 안 되고 좀 더 바람직한 행위를 지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어떻게든 해결되겠지만, 앞으로도 검·경의 수사권 조정 문제는 우리 사회의 시한폭탄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나 국회가 지금처럼 수수방관하는 자세를 취해서는 안 된다. 검찰도, 경찰도 자신들의 주장이 모두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분명 어떤 해결책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두 기관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 검찰, 경찰 모두 자신의 주장과 그 논거를 다 제시하였기 때문에 이제는 결단을 해도 좋을 시기가 되었다. 따라서 정부나 국회는 공정하고 전문적 식견을 지닌 인사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 이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리도록 하거나, 이 위원회로 하여금 이를테면 검찰과 사법경찰을 통합하여 수사청과 같은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방안들도 연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총리 경고에 검·경 ‘수사협의회’ 공감

    김황식 국무총리가 13일 검찰과 경찰의 ‘이중 수사’ 행태를 비판하자 양측이 한발씩 물러나는 모양새다. 검찰의 검경 수사협의회 개최 제안에 경찰도 동조, 양측은 15일 회의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갈등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대검 관계자는 김 총리의 경고성 발언이 나온 이후 “경찰청에 수사협의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경찰청의 고위 관계자는 “검사 수뢰 사건에 대한 본질은 수사인데 검경 수사권 분쟁으로 비쳐지면서 국민 불안감이 커졌다.”면서 “이를 불식하기 위해 양 기관이 상호 협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도출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정인창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경찰은 김학배 수사국장이 협의를 총괄한다. 경찰은 이중 수사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김 부장검사의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새로운 비위 사건 등에 대해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이 한발 물러선 데에는 형사사법 구조의 한계가 영향을 미쳤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이 발부되면 경찰은 10일 안에 조사를 마쳐야 하고 검찰은 사건 일체를 넘겨받아 자체 수사를 벌인 뒤 20일 이내에 기소하게 된다.”면서 “경찰은 결국 피의자의 완전한 혐의를 확인한 뒤 한발 늦게 영장청구를 할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일선 경찰들은 경찰 수뇌부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전국의 일선 경찰관들은 오는 16일 오후 8시 세종시 전농면에서 ‘경찰은 비리 검사 수사를 할 수 없는가’ 등의 주제로 긴급 현안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검경 갈등을 초래한 검찰은 연일 강공으로 경찰 수사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지난 11일 김 부장검사의 사무실·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증거물을 선점한 데 이어 이날 김 부장검사 신병도 먼저 확보했다. 하지만 수사의 주도권을 쥐는 데 급급한 나머지 ‘인권’에는 눈 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김 부장검사와 관련해 지난 2~9일 주요 참고인 5~6명 등 10명을 조사했는데 특임검사도 이들을 다시 조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 총리는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권재진 법무부 장관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집무실로 불러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면서 “경찰의 수사개시권과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규정한 형사소송법에 근거해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檢 ‘중수부 폐지’ 검사의견 듣는다

    연말 대선 후보들이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도입’,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등 저마다 검찰 개혁을 공약으로 내건 가운데 검찰이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대검 기획조정부는 이번 주 내에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익명 게시판을 설치한다고 5일 밝혔다. 게시판은 대검 중수부 폐지,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 인사 등 네 가지로 운영된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에 대한 외부의 비판에 대해 우리 구성원들이 기탄없이 의견을 교환해 보자는 뜻에서 적극적인 의견 수렴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익명 게시판을 개설한 것도 윗선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해 달라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달 ‘도가니 사건’의 공판검사였던 임은정(38·연수원 30기) 검사가 “검찰이 자정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내부망에 올렸지만 높은 조회 수에 비해 댓글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운영될 익명 게시판에 수뇌부 생각과 다른 글들이 올라올지 주목된다. 일선 검사들이나 수사관들은 과중한 업무 탓에 중수부 폐지, 수사지휘권 조정 등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외부의 비난만 받을 바에야 내줄 건 내주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자는 의견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누가 당선되더라도 검찰은 가만 안둔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모두 강도 높은 검찰개혁안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검찰에 대한 압박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기소권 독점 등 막강한 권한과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워낙 높아 검찰에 대한 전면적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데 각 캠프가 공감하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31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진심캠프에서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력은 존재 가치가 없다.”며 사법개혁 10대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안 후보가 밝힌 10대 과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대검 중수부 폐지, 검찰의 직접 수사기능 대폭 축소, 검찰의 독립 외청화 및 법무부와 법제처 통합, 국민참여재판 확대 등이다. 안 후보는 “사법개혁을 추진해 국민의 인권이 보장되고 사회적 약자가 배려받으며 기득권층의 편법·불법 행위가 엄단되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들은 참여정부 시기 정권으로부터 검찰을 독립시키려는 시도가 이명박 정부하에서 무산됐다는 점에 주목, 제도적으로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정책에도 나타난다. 문 후보는 지난 23일 공수처 설치 등 ‘권력기관 바로 세우기 정책’을 내놓았다. 문 후보는 대검 중수부 직접 수사기능 폐지를 약속했다. 검찰이 장악했던 법무부를 문민화하고, 청와대 검사 파견제를 폐지하는 방안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공수처 대신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는 지금처럼 검찰이 맡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 측은 대검 중수부 폐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가 도입되면 자연히 검찰을 견제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도 세 후보가 큰 틀에서 방향을 같이하고 있다. 박 후보는 검·경 협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수사권 분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는 경찰에는 민생범죄 등 단계적으로 독자 수사권을 부여할 예정이고, 안 후보는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강화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檢, ‘밀양 고소사건’ 증인신문 재신청 기각…경찰 “검사 출석하라” 초강수

    경남 밀양경찰서 정재욱(30·지능범죄수사팀장) 경위가 수사지휘를 했던 대구지검 서부지청 박대범(38) 검사를 모욕·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6일 박 검사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경찰은 박 검사가 소환 요청에 계속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고소인 신분인 박 검사에게 다음 달 3일까지 1주일 이내에 수사를 맡고 있는 대구 성서경찰서에 출석, 피고소인 조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검사의 출석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검찰이 이 사건 자체를 수사지휘권과 관련된 ‘기획 고소’로 판단하고 있는 데다 현직 검사가 경찰 조사를 받는 자체에 부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강제 구인 역시 검사의 영장 청구와 법원의 발부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현될 가능성이 적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인 정 경위의 주장이 구체적인 데다가 거짓말 탐지기 결과 이상이 없는 등 체포영장 신청에 무리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강경 방침은 현장을 목격한 박모(60)씨에 대한 증인신문청구가 잇달아 기각된 것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박씨에 대해 지난 20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증인신문청구를 했으나 검찰은 기각했다. 이에 따라 경찰 안팎에서는 박씨가 검찰에 불리한 증언을 할 가능성이 있어 검찰이 아예 차단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경찰 “檢 이송지휘 거부”… 수사권 갈등 재점화

    경찰이 경기도 한 기초자치단체장의 비리 수사<서울신문 4월 12일 자 20면>에 대한 검찰의 이송지휘를 일단 거부했다. 현직 경찰이 수사지휘 검사를 고소한 ‘밀양사건’에 이어 이송지휘를 놓고 검경 갈등이 재점화됐다. 경찰청은 13일 대검찰청에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의 뇌물수수 사건을 관할 지역 경찰서로 넘기라는 검찰의 수사지휘는 부당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사건을 이송하라는 검찰의 지시가 수사지휘권을 벗어났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송지휘를 거부할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4월 경기의 한 기초단체장이 지역 개발과정에서 업자 10여명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해 수사해 왔다. 그러나 최근 수원지방검찰청이 이 사건을 경기경찰청이나 해당 지역 경찰서에 넘기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마찰이 빚어졌다. 경찰은 공문을 통해 “경찰청 수사부서는 전국을 관할구역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곳이고 사건 이송은 수사지휘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검찰이 경찰의 관할구역을 제한하거나 좌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면서 검사의 수사지휘와 관련된 구체적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했는데 여기에는 사건이송에 대한 검사의 지휘와 관련된 규정이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일선 경찰들도 날을 세우고 있다. 서울지역의 한 형사과장은 “‘밀양사건’도 이송지휘를 받아들이면 안 되는 것이었다.”면서 “계속해서 이렇게 수사지휘권을 남용할 거면 형소법은 왜 개정했느냐.”고 되물었다. 검찰은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경찰의 주장을 일축하는 분위기다. 검찰 내부적으로는 서울 외 지역 사건을 경찰청이 수사하거나, 일선 경찰서가 관할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 사건을 수사하는 관행도 앞으로 중지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영장청구’ 등 수사의 필수 요소를 자신들이 쥐고 있는 만큼 법적·구조적으로 경찰이 이송지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밀양 사건’에서도 경찰이 논의 끝에 이송지휘를 수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기관의 편의를 위해 관할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법에 규정된 수사관할 원칙의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현·안석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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