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사정칼날에 ‘벌집’된 여의도
정치권이 ‘검찰발 태풍’에 휘청이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김귀환 서울시의회 의장의 금품살포 사건과 같은 당 유한열 상임고문의 국방부 납품청탁 사건,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 공천 수수사건은 이미 검찰의 사정권에 들어왔다.
민주당도 검찰의 칼끝을 비껴서지 못했다. 김재윤 의원이 14일 외국 영리병원 인허가 로비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게 된 것.
검찰은 김 의원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다음주 재차 출석통보를 한 뒤 체포영장 청구, 출국금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은 창조한국당 이한정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헌금’ 의혹사건과 관련, 문국현 대표에 대해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정 정국이라는 점에선 여야의 인식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사안의 성격과 시기에 대해선 시각차가 뚜렷하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정례회동에서 “비리사건 관련자의 경우 지위고하와 소속 여부를 막론하고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여야의 해석은 천양지차다.
한나라당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법의 심판에 맡겨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이에 머물지 않고, 당과 연관된 비리 사건의 경우 직접 검찰에 수사의뢰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최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옥희씨·유한열 고문 사건은 문제를 접하자마자 신속하게 사정기관에 건의해 철저히 수사토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재윤 의원의 연루의혹에 대해 ‘정치 보복’,‘야당 죽이기’라는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김 의원은 “나를 알선수재로 얽어매려는 것은 최근 정치상황에서 야당 정치인에 대한 무리한 표적수사라고 생각한다.
촛불집회에서 당 국민보호단장을 맡으면서 정권의 가시가 된 것 같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 대통령의 사정 발언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김 의원 연루의혹 사건을 발표했다는 것이 민주당측의 입장이다.
김유정 대변인은 “김옥희씨 사건은 금융조세조사부가 맡고, 김 의원 관련 사건은 대검 중수부를 앞세운 것은 이명박 정부의 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명백한 표적수사”라고 규탄했다.
민주당은 대검 중수부의 수사 자체가 결과와는 무관하게 청와대에 정치적 효과를 안겨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의 수사 결과는 여야의 정국 주도력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의 향배와 맞물릴 공산이 크다. 최근 불거진 비리의혹 사건이 다음달 정기국회를 앞두고 수사가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여야의 긴장도는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여의도 길들이기용’이라는 해석과 맞물려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