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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사권 조정 합의] ‘사법경찰 집무규칙’도 마찰 예고

    검찰·경찰의 관계, 수사권에 대한 구체적인 집무 규정은 법무부령 제710호 ‘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에 명시돼 있다. 여기에는 검찰에 대한 경찰의 보고 의무뿐 아니라, 내사 착수에서부터 피의자 구속, 사건 송치 등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한 세부 규칙이 규정돼 있다. 경찰의 수사 개시권과 관련해서는 현행 규칙 11조가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이 조항은 범죄가 발생할 경우 경찰이 지체없이 검찰에 보고해야 하는 이른바 ‘중요 사건’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중요 사건에는 내란·외환, 국기·국교에 관한 죄, 공안, 폭발물, 방화·중실화, 교통방해, 통화, 살인, 상해치사·폭행치사, 강도, 국가보안법 위반, 선거법 위반, 관세법·조세범처벌법 위반, 공무원·군사·변호사·언론인·외국인에 관한 죄 등이 포함돼 있다. 해당 사건들의 경우 경찰은 인지 즉시 검찰에 보고하고 수사 지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수사 개시권을 가지더라도 사실상 독립적인 수사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향후 시행령 합의 과정에서도 해당 조항에 어떤 범죄를 추가 또는 제외할지 것인지가 논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찰 내사의 착수와 종결 등에 대해 규정한 20조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경찰이 신문·출판물 기사나 신고 등에 의해 내사에 착수할 수 있고, 범죄 혐의가 없다고 인정될 때는 이를 종료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명시된 내용이 원론 수준에 그치고 있고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검찰 입장에서는 해당 조항에 대한 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수사권 조정 합의] 佛, 경찰자격 檢이 결정… 日, 1차수사 檢·警 대등

    [수사권 조정 합의] 佛, 경찰자격 檢이 결정… 日, 1차수사 檢·警 대등

    검찰과 경찰의 관계는 프랑스·독일 등 대륙법계 국가에서 검찰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수사 활동은 행정이 아닌 사법영역에 해당하는 만큼, 검찰 지휘를 통해 경찰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프랑스는 사법경찰에 대한 자격 부여 여부를 관할 지역 고등검사장이 결정한다. 고등검사장은 또 명령에 따르지 않거나 직무 태만인 사법경찰에 대한 징계를 법원에 회부할 수 있다. 경찰은 인지한 모든 범죄를 검사에게 보고해야 하고, 피의자 보호 유치는 24시간으로 제한돼 있다. 독일은 검사를 ‘수사절차의 주체’로 규정하고 있으며, 경찰은 피의자를 구속하는 등 독자적으로 강제수사에 나설 수 없다.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중대 범죄는 발생 즉시 보고하도록 돼 있다. 반면 일본은 경찰을 ‘1차적 수사 주체’로 인정하고 있다. 1차적 수사 단계에서는 경찰과 검사가 대등한 관계다. 일본은 대륙법계를 취하고 있지만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미국의 영향으로 영미식 제도를 도입, 검사와 경찰을 협력 관계로 규정했다. 그러나 검사는 공안위원회를 통해 경찰을 통제하고 있으며, 검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징계나 파면, 소추가 가능하다. 경찰은 또 피의자를 체포한 후 48시간 내에 검찰에 송치해야 하며, 우리나라와는 달리 구속영장을 신청할 권한은 없다. 검찰 제도를 뒤늦게 도입한 영미법계 국가는 대륙법계에 비해 경찰권이 검찰권보다 상대적으로 강하다.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법원은 검사의 서명이 없으면 영장 발부를 거부하는 등 검사 지휘를 강화하는 추세다. 또 자치경찰이 아닌 연방경찰(FBI)은 법무부 산하에 두며 통제하고 있다. ‘경찰국가’로 유명한 영국은 1985년 검찰제도를 도입한 뒤로는 검사의 권한을 강화하는 추세다. 검사가 경찰서에 상주하는 ‘경찰서 주재검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정신 끝까지 살려야

    검찰이 종전처럼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보유하되 경찰도 자체적으로 수사개시권을 갖는 내용의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합의안이 어제 극적으로 도출됐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도 합의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의결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겼다고 한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무산될 뻔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막판 적극 개입에 나서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었고, 한치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버티던 검찰이 한발 물러선 것은 일단 박수받을 만하다. 수사권 조정은 시대적 변화에 따른 필연적 과제였음에도 검찰과 경찰의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면서 이번에도 물 건너 가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막판 합의안 도출로 수사권 조정은 이제 국회 관문만 남겨 놓게 됐다. 검찰과 경찰은 앞으로 세부사항을 매듭지을 때에도 수사권 조정의 합의정신을 살려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국회는 이번 합의가 수사 현실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인 만큼 형사소송법 등 관련법 개정을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검찰 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다소 미흡한 점은 있을지라도 개혁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측면에서 대승적인 판단을 내려주길 당부한다. 우리는 국회 못지않게 중요한 게 검찰과 경찰의 진정성 있는 자세라고 본다. 검찰과 경찰은 관련법이 처리되는 대로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이기주의를 버리는 게 관건이다. 이번 합의안의 정신은 국민 인권과 범죄 수사의 효율성, 수사 절차의 투명성 등이다. 원론에 합의해 놓고 각론에 들어가 서로 더 차지하겠다고 아옹다옹한다면 합의안은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 이는 국민을 속이고 배신하는 행위다. 앞으로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수사 개시권의 범위, 경찰 수사 진행권 여부, 내사 및 입건 지휘 등의 해석 등 검찰과 경찰이 또다시 얼굴을 붉힐 수 있는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 또 법무부가 관장하는 부령이어서 검찰에 유리하게 경계선이 그어질 것이라는 의구심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필요하다면 총리실이 어느 일방에 치우치지 않도록 중재에 나서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검찰과 경찰이 다투는 수사권의 대상은 국민이다.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놓고 더 이상 다투지 말기 바란다.
  • [수사권 조정 합의] 靑 중재에 극적 타결… 경찰 명분 얻고 검찰 실리 챙겼다

    [수사권 조정 합의] 靑 중재에 극적 타결… 경찰 명분 얻고 검찰 실리 챙겼다

    20일 합의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통해 경찰은 명분을, 검찰은 실리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견은 여전히 크다. 극적 타결을 이룬 모양새이지만, 6개월 뒤 만들어질 검사 지휘권에 대한 법무부령을 두고 양쪽이 ‘동상이몽’ 중이다. 이에 수사권을 둘러싼 검·경 사이의 ‘밥그릇 싸움’ 2라운드는 이미 예고돼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합의안은 우선 검찰 쪽의 입장을 반영해 ‘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196조 1항을 보다 강조했다. 1항은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고 고치고, 3항을 신설해 ‘사법경찰관리는 검사의 지휘가 있는 때에는 이에 따라야 한다’고 구체화했다. 또 사법경찰관이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없이 검사에게 송부하도록 한 4항을 신설했다. 동시에 2항은 경찰 쪽의 의견을 들어 ‘사법경찰관은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식하는 때에는…수사를 개시·진행해야 한다’고 규정해 경찰의 수사 개시·진행권을 명시했다. 또 3항에서 검사의 지휘를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는 대신 ‘사법경찰관리는 범죄수사와 관련해 소관 검사가 직무상 내린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검찰청법 53조는 삭제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청와대가 막판에 직접 개입하면서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청와대 서별관에서는 임태희 대통령 실장, 김효재 정무, 권재진 민정수석과 이귀남 법무, 맹형규 행안장관, 조현오 경찰청장, 임채민 국무총리 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1시간 40분간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임 실장은 총리실장과 청와대 참모들은 바깥 쪽에 앉히고 나머지 검·경 관계자들은 가운데에 앉혀 놓고 “오늘 이 자리에서 합의가 안 되면 아무도 이 방을 못 나간다.”면서 배수진을 치고 압박을 가했다. 또 여러 차례 정회를 하면서 임 실장이 다른 방에서 개별접촉을 하며 설득을 벌였다. 이미 지난 17일 이 대통령이 ‘밥그릇 싸움’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을 했는데도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는 데 대한 비난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이대로 국회에 이 문제를 넘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조정안과 관련, “일반의약품(OTC) 문제도 같은 것인데 한두 가지 품목이라도 먼저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것 아니냐.”면서 “검찰이나 경찰이나 양쪽에서 불만이 있는 게 당연하지만, 첫 부분을 시작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은 회의와 관련해 “오늘도 문구 조정이 많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황식 총리가 지난 17일 이 법무 장관과 조 청장을 불러 제시했던 중재안에는 경찰의 수사 개시권만 명시했지만, 이날 회의에서 경찰 주장대로 수사 진행권까지 명문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196조 1항에 ‘모든 수사’에 대한 검찰의 지휘권을 명시하는 데 경찰 쪽이 합의하면서 논의가 급진전을 이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형사소송법 196조 3항에서 ‘검사의 지휘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법무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한 것이 여전히 불씨를 남겼다는 지적도 있다. 검사 지휘권의 범위와 행사 방법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양쪽 사이에 첨예한 입장 대립이 재현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선거·공안 사건에 대해서만 검사가 지휘권을 행사하는 내용도 이번에 상당히 심도 깊게 논의된 안 가운데 하나였지만, 모두 6개월 뒤 법무부령에서 정하자고 사실상 유보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양쪽 다 법무부령을 정하면서는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번에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법무부령 개정 과정이 상당히 치열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성수·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수사권 조정 합의] 검찰, 속으로는 웃고…

    [수사권 조정 합의] 검찰, 속으로는 웃고…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검찰 수뇌부와 일선 검사들의 의견 차이가 크다. 수뇌부는 일선 검사들의 의견과 달리 경찰의 수사 개시권을 포괄적으로 명문화한 데 이어 ‘법무부령’도 수사 현실에 맞게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관을 접하는 형사부에 주로 많은 평검사들은 “내사부터 수사개시까지 경찰이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20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간부회의를 주재, 조정안의 장단점과 문제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가 주축인 법무부도 조정안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는 대체로 만족스럽지 않느냐며 조정안을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향후 ‘법무부령’도 현실을 반영해 변경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반면 일선 검사들은 수뇌부와는 온도차가 확연했다. 중앙지검 소속 한 검사는 “검찰로서는 좋을 게 전혀 없다.”며 “국민이 불편한 게 없었는데도 경찰에게 뭔가를 주려고 만든 법 개정”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특히 형사소송법 196조 2항에 경찰 수사 개시권을 명시한 데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논의 당시부터 경찰에 수사 개시권을 줄 경우 무분별한 내사 등의 부작용이 생길 것을 우려해온 검찰은 보완 제도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피해가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내사를 수사와 분리해 다루는 데 수뇌부가 합의했다는 데 대해 격분했다. 대검 관계자는 “내사는 개시부터 종결까지 경찰이 맡는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이는 입건 여부를 경찰이 마음대로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에 대한 무차별적이고 부당한 내사를 통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사 안에 내사가 포함돼 있다는 게 대법원의 판례”라며 “수뇌부가 대법원 판례까지 뒤집으며 경찰 손을 들어준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승훈·강병철기자 hunnam@seoul.co.kr
  • “합의안 도출 못해 유감 국회 논의에 충실할 것”

    19일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의가 열린 데다 대검 실무진까지 나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강력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검찰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유감”이라면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입장 차만 노출한 총리실 조정안보다는 국회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참여정부 사법개혁 이후 6년 만에 열린 중앙지검 평검사회의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진행됐다. 국내 검찰 조직 중 최대 규모인 중앙지검이 갖는 상징성과 파급력 때문에 검찰 내부는 물론 경찰과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 탓이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회의에는 중앙지검 소속 평검사 중 파견 인력을 제외한 127명이 출석, 최근의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의 관심을 반영했다. 회의는 극비였다. 애초 오후 2시 청사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회의는 수석검사 회의에서 진행 순서, 의견 개진 방식 등을 두고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1시간 20분가량 지연된 3시 20분쯤 시작됐다. 검찰은 회의실뿐 아니라 회의실이 있는 15층 전체에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회의 시작 전 입장했던 일부 평검사들이 취재진을 보고 다시 퇴장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회의는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무려 7시간 이상 계속됐다. 검사들은 김밥 등으로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해결한 채 1명씩 돌아가며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평검사들은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196조 1항의 폐지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검찰 지휘를 거부하는 경찰의 행태를 두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검사들은 회의가 끝난 후 ‘수사권 논의 관련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회의 결과’라는 문건을 작성하고 “경찰이 통제받지 않는 수사권을 갖게 된다면 10만명이 넘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 경찰 조직이 마음대로 수사를 할 수 있게 되고, 그로 인한 무차별적 입건, 마구잡이식 수사 등의 폐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며 김준규 검찰총장이 자신들의 입장 관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검찰이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만큼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앙지검 평검사회의가 반대 입장을 공식화해 다른 일선 지검 평검사들의 반발도 잇따를 전망이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서울남부지검을 시작으로 부산·광주·창원·수원·인천지검 등도 평검사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김준규 검찰총장과 대검 간부들도 지난 17일 개최한 회의에서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한편 앞서 이날 오전에는 대검찰청 구본선 기획조정과장이 직접 나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검찰의 입장을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진 후 대검 실무진이 나선 것은 처음이다. 구 과장은 “수사 현실을 반영한 법적 근거를 만들자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며 “경찰에 수사개시권을 줄 경우 별도의 ‘통제 장치’도 만들어야 하는데, 경찰이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임주형·김양진기자 bckang@seoul.co.kr
  • 檢·警 수사권 조정 실패

    檢·警 수사권 조정 실패

    조정안의 국회 사법개혁특위 제출을 하루 앞두고 19일 밤 진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이 실패했다.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은 이날 밤 9시 40시쯤 “검경 수사권 논의를 계속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수사권 조정 타결 실패를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검찰과 경찰의 손을 떠났으며, 총리실은 20일 사개특위에 조정안 중재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총리실 보고안에는 총리실의 조정안에 대해 ‘경찰 수용’, ‘검찰 불수용’의 내용과 정부 관계 부처의 의견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8시쯤 외교통상부 신청사 13층에서 진행된 검경 수사권 막판 조정은 007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 김남석 행정안전부 제1차관, 황희철 법무부 차관, 홍만표 대검 기조부장, 박종준 경찰청 차장이 자리한 초저녁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는 긴장감이 흥건히 묻어났다. 협상 주역인 홍 기조부장과 박 차장은 수사권 조정 중재안의 조문 한 구절, 한 획을 놓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임 총리실장은 논의 시작 1시간 40분 만인 9시 40분쯤 합의 실패를 공식 선언하고 논의를 마무리 지었다. 이와 관련, 박 차장은 “끝내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면서 “합의 실패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4인 조정회의가 이미 예정돼 있었고, 검경 양측의 이전투구와 관련,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는 지난 17일 이명박 대통령의 날 선 질타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이 이 대통령의 발언 이틀 만에 평검사 회의를 밀어붙여 눈총을 샀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법규에 따라 정상 소집된 것으로 집단반발이나 외부 시위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127명은 휴일임에도 대부분 청사로 나와 회의에 참석했다. 평검사들은 오후 3시 20분쯤부터 10시 40분까지 7시간 이상 진행된 마라톤회의 끝에 ‘수사권 논의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의 결과’라는 문건을 통해 “사법개혁특위의 검경 수사권 문제가 경찰 수사 현실을 반영해 법제화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국가 수사구조 변경 논의로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평검사들은 이 문건을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제출하기로 했다. 중앙지검은 다른 일선 지검이 잇따라 평검사회의를 열 때도 “좀 더 상황을 두고 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조정안 통과가 임박하자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행동에 나섰다. 김 총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들도 출근해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국회와 총리실을 상대로 입장을 전달했다. 대검 구본선 기획조정과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 경찰에 수사개시권을 부여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청와대 권재진 민정수석은 중앙지검 평검사들이 회의를 개최한 것과 관련, “토론 자체를 말릴 수는 없다.”면서도 “(이런 회의가)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조현오 경찰청장은 20일 열리는 국회 사개특위 회의에 참석, 이귀남 법무부 장관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진검승부를 벌인다. 유지혜·임주형·김양진기자 hermes@seoul.co.kr
  • “現지휘체계 큰변화 없어 檢 반발 이해할 수 없다”

    국무총리실이 내놓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아쉽지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던 경찰은 19일 밤 수사권 조정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데 왜 이렇게 반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합의안 도출 실패 책임을 검찰에 돌렸다. 협상이 깨진 뒤 ‘결렬 이유에 대해서는 서로 입을 다물자.’는 협상 참가자들의 ‘묵언 약속’에도 불구하고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19일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경찰은 총리실이 제시한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검경 갈등을 푸는 열쇠는 검찰이 쥐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경찰의 수사개시권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총리실 중재안에 반발하며 기자회견과 평검사회의를 여는 등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경찰의 수사 개시 및 진행권을 인정한다는 것을 법적으로 명문화하자는 것일 뿐 현재 수사 지휘체계상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면서 “경찰이 검찰의 수사지휘권까지 무리하게 배제하려 한다는 검찰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만약 그랬다면 2004~2005년에 경찰이 수사권 독립을 주장할 때 외쳤듯이 검경 상호 견제와 균형 관계로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을 텐데 이번에는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조문화 작업에서는 글자 하나에 따라 의미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서로 유리한 입장에 서기 위해 서로가 밀고 당기고 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경찰의 수사개시권을 명문화하고, 검찰의 지휘권을 보장한다는 큰 틀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찰은 또 “경찰의 수사개시권을 인정할 경우 국민의 인권이 침해될 우려가 크다.”는 검찰의 주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지금처럼 검찰이 시키는 대로 수사하는 것이 오히려 인권보호에 더욱 취약하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검·경 수사권 국민인권·편의에 맞춰라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대립이 또다시 격화되고 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최근 ‘검찰의 수사 지휘권은 유지하되 경찰의 수사 개시권은 인정하는 쪽’으로 검·경 중재안의 가닥을 잡자 검찰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말 조현오 경찰청장이 수사권 조정에 대해 “직위를 건다는 자세로 임하라.”고 지시한 이래 나타난 경찰의 집단 행동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7일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검찰과 경찰이 싸우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며 밥그릇 싸움에 비유해 질타했음에도 검찰의 태도는 강경하기 짝이 없다. 과민반응으로 비쳐질 정도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해묵은 과제다. 형사소송법 196조는 ‘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독자적인 수사 개시권을 가지려는 경찰과 수사 지휘권을 지키려는 검찰과의 힘겨루기인 것이다. 논쟁의 핵심이다. 하지만 국무총리실이 내놓은 조정안은 검찰의 포괄적 수사지휘권을 제한해 경찰에 일부를 돌리고 있다. 교통사고·절도·상해 등 단순사건과 현행범에 대해서만 경찰에 독자적인 수사권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법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려는 절충안이다. 수사권 조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수사권과 기소독점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찰의 위상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사개특위가 중앙수사부 폐지를 집중적으로 들고 나왔던 이유도 검찰을 견제, 나름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다. 검찰의 우려와는 달리 경찰이 수사권을 갖더라도 기소권이나 계좌추적권, 압수·체포·구속영장 등 강제 수사권을 검찰이 쥔 까닭에 경찰 통제는 가능하다고 본다. 검·경 수사권 싸움은 사개특위의 합의 및 총리실의 조정안 수준에서 가능한 한 빨리 정리되길 바란다. 검찰이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경찰도 수사 개시권의 확보에 직위를 건 만큼 주어진 권한의 남용과 악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역량 제고를 위한 분명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검·경은 지금부터라도 조직의 이해관계를 떠나 법질서의 수호를 위해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편의를 도모해 신뢰를 얻는 데 한층 전념해야 할 것이다.
  • “警 수사개시권 인정… 선거·공안은 檢 지휘” 절충안 내놔

    “警 수사개시권 인정… 선거·공안은 檢 지휘” 절충안 내놔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국무총리실과 검경이 19일 막판까지 최종 조율에 나섰으나 또다시 결렬됐다. 추후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20일 정부 내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총리실은 국회 사법제도개혁 특위의 최종 중재안 제출 기일을 하루 남겨 놓은 19일 늦은 밤까지도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로 일관했다. 이미 중재안의 내용 대부분이 알려진 상황에서도 공식적으로는 아무 내용도 확인하지 않았다. 이는 검경 양쪽의 대립이 첨예한 상황에서 철저히 중립을 유지, 갈등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총리실 내부에서는 김황식 총리가 이귀남 법무부 장관과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제시한 중재안이 상당히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도 실현 가능하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총리실이 마련한 중재안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인정하면서 경찰에 수사개시권과 진행권을 주는 내용이 골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경찰의 수사개시권은 인정하되 선거와 공안 사건은 검찰의 지휘를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선거와 공안 사건의 경우에만 인지 시점부터 검찰이 수사 지휘를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7일 국정토론회에서 검경의 수사권 조정 갈등을 “한심하다.”면서 ‘밥그릇 싸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 최종안 도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총리실에서 합리적으로 조율하고 있으며, 양측에서 한 발씩 양보하면서 합의점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난달 말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와 관련해 “이제는 이 문제를 시대정신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 갈등에 대해 이 대통령이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도 서울 중앙지검의 평검사들이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국회 사개특위는 총리실과 검경이 최종 조율에 이르지 못한 만큼 20일 열리는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총리실의 중재안을 놓고 토론하겠다는 방침이다. 사개특위 이주영 위원장은 “당초 검경의 합의안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합의가 안 된 만큼 국회에서 중재안을 두고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사개특위 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검경 수사권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김성수·유지혜·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김황식 총리 중재안 제시… 합의는 불발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가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뒤 이귀남 법무부장관과 조현오 경찰청장을 따로 만나 총리실이 마련한 중재안을 제시했다. 중재안은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인정하면서 경찰에 수사개시권은 물론 진행권까지 부여하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 청장은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이 장관은 검사들의 반발이 심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가정책조정회의 후 세분이 자연스럽게 만났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총리실의 검·경 수사권 조정 노력이 성과를 못낼 경우 오는 20일로 예정된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에서 검·경 간 정면 충돌도 우려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檢 vs 警 수사권조정 전면전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를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일선 지검 평검사들이 잇따라 회의를 열고 경찰의 수사 개시권 명문화에 극구 반대하자, 경찰도 “뭉치고 단합하자.”며 맞대응하고 있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행정안전위원장인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과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의 민주당 최인기 의원 주최로 열린 ‘수사현실의 법제화 입법 공청회’에 경찰 2000여명이 몰려 경찰 궐기대회를 방불케 했다. 500여석 규모의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은 회의 시작 30분 전부터 발디딜 틈도 없이 가득 찼고, 회관 주변은 행사장에 들어가려는 참석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삭풍이 부는 벌판에 홀로 정의와 역사 발전을 위해 몸을 던져야 할 때가 있다.”며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사실상 경찰이 수사를 하는 현실을 명문화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준규 검찰총장과 검찰 수뇌부는 오전 간부회의에서 ‘사법경찰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196조 1항 개정은 절대 수용 불가라는 입장을 정했다. 부산지검 고위간부는 “수사권 문제와 관련해 국민과 학계, 시민단체의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국회의원 5명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냐.”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이 생긴 이래 이렇게 위기의식을 느낀 적은 없었다.”면서 “수사권 병립으로 수사기관이 충돌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임주형·윤샘이나기자 hermes@seoul.co.kr
  • “경찰 수사개시 안 돼”… 평검사 집단 반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경찰이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전면 배제하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전국의 평검사들이 전체회의를 여는 등 집단으로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형사소송법 196조 1항 “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하여야 한다.”에 근거한다. 서울중앙지검은 16일 평검사 회의를 열자는 제안이 있어 수석검사 회의를 여는 등 광범위한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20여명이 참석한 수석검사회의에서 평검사회의 개최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결과 ‘정부 조정안을 좀 더 지켜보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지검이 갖는 위상과 상징성 때문에 자제 움직임이 있었다.”며 “상황이 급박하면 언제든지 평검사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평검사 48명은 지난 15일 점심시간에 전체회의를 열고 수사권 조정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뒤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서면건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검사 지휘 규정 삭제나 경찰 수사 개시권이 사실상 인권 보호를 후퇴시키는 것이라 반대하며 검찰, 경찰 조직의 이해를 떠나서 국민 인권 보호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고 남부지검 평검사는 인권 보호와 사법 실현을 실천할 것이다.”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김 총장 앞으로 전달했다. 청주지검도 16일 비슷한 내용의 건의서를 김 총장에게 전달했다. 서울 동부지검도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가졌다. 동부지검 관계자는 “경찰이 검찰과 대등한 관계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는 결국 수사지휘권을 달라는 소리와 같다.”며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북부지검 관계자는 “평검사들 분위기가 매우 심상찮다.”며 “검찰 수뇌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대한 성토가 많다. 초기에 대응을 잘못했다.”고 전했다. 부산지검에서는 부장검사와 평검사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경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을 지적하는 평검사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광주지검도 긴급회의를 열어 대검에 건의문을 전달하기로 했고, 창원지검과 수원지검 평검사 회의에서도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순천지청의 한 수석검사는 검찰 내부통신망(e-pros)에 “이제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같다. 공소장, 불기소장은 내일도 쓸 수 있지만 이번 논의는 늦으면 역사에 길이 남을 검찰 수난사를 쓰게 될지도 모른다.”며 전국 검찰청의 평검사 대표들이 모이는 수석검사회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1970~80년대 독일에서도 우리와 유사한 수사권 논쟁이 벌어졌지만 독일 국민은 경찰권이 ‘초권력’으로 등장하는 것을 우려해 경찰 수사의 사법적 통제가 필요한 것으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프랑스, 일본 등도 검사가 수사지휘권을 갖는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평검사 대부분이 경찰과 잦은 대면을 하는 형사부 소속이어서 수사권 조정 논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9일 대검찰청과 경찰청 관계자 등이 가진 ‘수사권 법안에 대한 총리실 실무자회의’ 내용을 요약 정리해 공개했다. 검찰은 경찰 입장대로 수사권이 조정되면 ▲선거·공안사범 등 중요 사건 입건 지휘 불가 ▲부당 내사 종결에 대한 통제 불가 ▲중복 수사·수사기관 간 통제불가 ▲인권을 침해하는 경찰 수사 상황 구제 불가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임주형·김진아기자 hermes@seoul.co.kr
  • 국회, 사법개혁 포기했다

    국회, 사법개혁 포기했다

    국회 주도로 논의돼 온 사법 개혁이 결국 불발에 그치고 말았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는 13일 최대 쟁점인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안, 특수수사청 설치안, 법원 상고심 개편안, 양형기준법 개선안 등에 대해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개혁 포기’를 선언했다. 이로써 사법 개혁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됐던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에 이어 또다시 좌초되고 말았다. 사개특위는 오후 이주영 위원장과 여야 간사, 법원·검찰관계법소위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5인 소위’를 열고 4대 쟁점 논의 포기와 함께 이달 말까지로 예정된 사개특위 활동 시한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개특위 간사인 한나라당 주성영·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4대 쟁점에 대한 진전이 없어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사개특위는 대신 그동안 여야 간 상당 부분 합의점을 찾은 나머지 쟁점 사안들을 끝까지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반대 입장 표명, 검찰의 반발, 저축은행 수사에 따른 여론의 반감 등이 개혁 저지 요인으로 분석된다. 앞서 검찰은 여야의 중수부 폐지에 대한 잠정 합의를 저축은행 로비 의혹 수사에 대한 방해로 규정하며 “상륙작전을 시도하는데 해병대 사령부를 해체하는 것”이라며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청와대가 “중수부 폐지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검찰에 힘을 보태며 여권도 입장 선회에 나섰다. 이후 여야는 중수부 폐지 문제 등 중요 쟁점 사안을 놓고 대치를 거듭해 왔다. 이와 함께 정치권 일각에선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 성사를 위해 여야가 정략적인 판단을 내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이와 관련, 주 의원은 “대검 중수부 폐지가 시대적 사명이긴 하지만 현재의 여론 분위기로는 더 이상 논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과 여론의 반감 때문에 대검 중수부 폐지안 등을 더 이상 논의하기 어렵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주·김 의원은 다만 ‘4대 개혁 쟁점에 대한 포기 선언이 사개특위 출범 취지를 거스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사개특위는 “여야 원내대표의 결단에 의해서 앞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해 4대 쟁점을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야의 ‘네 탓’ 공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여전히 접점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개특위는 17, 20,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나머지 비(非) 쟁점 사안들과 관련된 법안들을 처리할 예정이다. 여야는 처리 예정 사안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안도 포함시켰다. 그러나 검·경은 세부 사안에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최종 합의 처리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與 “전원동의 없었다” 野 “檢에 겁먹어 말바꿔”

    與 “전원동의 없었다” 野 “檢에 겁먹어 말바꿔”

    “온전한 합의가 아니다.”(한나라당) vs “시대의 사기극이다.”(민주당)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대검 중수부 폐지안을 놓고 진실게임을 벌였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검찰관계법소위에선 중수부 폐지에 합의해 놓고 청와대의 반대 입장 발표 뒤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의원들 일부가 불참한 가운데 논의가 진행된 만큼 온전한 합의로 볼 수 없다.”고 맞섰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검찰소위 운영을 ‘합의 무효’의 근거로 내세운 반면, 민주당은 청와대 개입과 한나라당 합의 번복의 연관성을 파고들며 공세를 펼쳤다. 여야간 충돌은 검찰소위 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심사상황보고를 통해 “대검 중수부 폐지와 관련해선 ‘폐지한다’는 원칙에 합의가 있었다.”고 발표한 뒤 점화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검찰소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한성 의원은 “중수부 폐지에 대해선 논의 과정에서 폐지하기로 전원일치 합의를 본 적은 한번도 없다.”면서 “일관되게 반대하던 장윤석 의원이 회의에 불참했는데도 이를 완전한 합의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유선호 의원은 청와대 개입 논란과 관련, “중수부는 18대 국회 들어와서 이른바 이명박 정권의 공안통치와 정치보복의 상징적인 폐해를 낳은 기관”이라면서 “청와대가 검찰과 동업해서 역사적인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것이거나, 청와대가 약점을 잡혀서 검찰에 겁박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야는 소위 속기록까지 꺼내들고 공방을 벌였다. 박영선 의원은 “(한나라당) 장 의원은 4월 12일 속기록에서 김학재 의원이 ‘중수부 폐지에 합의했지 않느냐’고 하니 ‘그러게요’라고 답했고, 그것 외에도 여러 차례 나온다.”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딴소리를 한다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장 의원은 “(속기록의)앞뒤 (발언 내용을)다 자르고 합의했다고 몰아붙인다.”면서 “난 중수부 폐지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도 뚜렷한 시각차를 재확인했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원내지도부는 당초 사개특위 합의를 존중한다는 원칙이었지만 중수부 폐지안 만큼은 여론의 반감 등을 감안할 때 대안 없는 폐지는 안 된다는 입장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수부 폐지안이 백지화돼서는 안 된다.”면서 “중수부 폐지, 특별수사청 설치, 검·경 수사권조정 등 3대 개혁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개특위는 이주영 위원장과 여야 간사, 법원·검찰관계법 소위 위원장이 참여하는 5인 소위를 가동해 의견을 조율한 뒤 오는 15·17·20일 3차례에 걸쳐 전체회의를 열고 최종 의결 절차를 밟기로 했다. 홍성규·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한나라, ‘중수부 폐지’ 없던 일로

    한나라당이 9일 대검 중수부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는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검찰관계법소위가 중수부 폐지안에 대한 합의를 뒤집은 것이다. 검찰의 반발과 청와대의 폐지 반대 의견 뒤 선회하는 모양새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사개특위 검찰관계법소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대검 중수부 폐지안을 놓고 팽팽히 맞섰다. 민주당은 기존 합의안대로 중수부의 수사 기능 폐지를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은 합의 무효를 선언하며 충돌했다. 앞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대검 중수부 유지 주장이 압도적 우위를 보인 점이 반영된 결과다. 소위는 찬반 논쟁 끝에 당초 합의한 폐지안과 함께 한나라당의 ‘현행 유지’ 입장을 소수 의견으로 특위 전체회의에 넘겼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선회로 인해 최종 합의 처리는 불투명해졌다. 소위는 또 중수부 폐지에 따른 대안으로 거론됐던 특별수사청 설치안에 대해서도 여야 간 의견이 엇갈려 특위 전체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선 경찰의 수사 개시권을 인정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검찰 수사 지휘권의 범위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려 특위에서 의견 조율을 시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법무부 문민화 방안,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 검찰 심사 시민위원회 등에 대해서도 특위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여야는 다만 출국 금지 조치와 관련, 3개월 이상 장기 출국 금지 대상자에게 관련 사안을 반드시 통지하도록 하는 개선안에 대해선 의견을 모았다. 한편 사개특위 법원관계법소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경력 10년 이상 법조인만을 법관으로 채용하는 법조 일원화 방안을 오는 2022년부터 전면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인력 수급 문제 등을 감안해 2017년에는 경력 3년 이상, 2018~19년에는 경력 5년 이상, 2020~21년에는 경력 7년 이상 등과 같이 단계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손학규 수도권·젊은층 지지율 상승

    손학규 수도권·젊은층 지지율 상승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수도권 유권자와 20~30대 젊은 층에서 지지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의 차기 대선주자 양자 대결 구도에서도 격차를 좁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30~31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서다. 지난달 초 조사와 견줘 서울에서 박 전 대표는 8.4% 포인트 떨어진 44.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손 대표는 42.1%로 9.6% 포인트 올랐다. 경기·인천은 41.3%로 같은 기간 동안 4.7% 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지지율의 경우,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는 각각 49.2%와 37.6%였다. 재·보선 직후 조사 때보다 격차가 줄었다. 연령별 조사에서 손 대표는 20대와 30대에서 각각 44.0%와 46.8%의 지지를 얻었다. 박 전 대표는 같은 연령대에서 34.0%와 44.5%에 그쳤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과 저축은행 사태 등은 사회적 신뢰도에 대한 문제로 특히 수도권과 젊은 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이라면서 손 대표가 두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여론을 탄 것으로 분석했다. 손 대표는 이날 라디오 연설에서 “중수부 폐지와 특수수사청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3대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반값 등록금 문제를 둘러싼 당내 논란에도 “방법의 어려움을 말하지 마라. 등록금 지원책의 수혜 범위를 중산층으로 확대하고 내년부터 전면 시행할 것”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개특위 소위 ‘법무부 문민화’ 신경전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여부를 놓고 정치권과 검찰이 갈등을 겪는 가운데 민주당이 법무부 인사에서 검사를 배제시키는 ‘법무부 문민화’ 카드를 꺼내 들어 귀추가 주목된다. 검찰의 반발이 큰 사안이라 새로운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검찰소위 소속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8일 회의에 앞서 검사나 검사 임명 자격이 있는 사람은 법무부 직원을 겸임할 수 없도록 하는 ‘법무부 문민화법’ 또는 ‘법무부 탈검찰화법’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검사가 법무부 핵심 부서·요직을 차지하면서 검찰이 상급기관인 법무부를 주도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2003년 강금실 법무부 장관 당시, 전문 행정관료를 법무부에 영입하는 작업이 추진됐지만, 검찰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검찰소위의 민주당 의원은 “법무부 문민화는 지난해 여야가 의견을 모은 내용인 만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지는 않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논의 자체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찰소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한성 의원은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법 개정안을 사개특위에서 심의하자는 주장인데, 지난 3월 사개특위 6인 소위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검찰소위에서는 검찰의 기소 독점을 견제하는 기구인 ‘검찰시민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9일 회의에서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이미 경찰의 수사개시권 명문화 등에 합의한 검찰소위는 검찰의 경찰 수사지휘권 허용 범위를 놓고 의견을 조율 중이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검·경 ‘수사개시권’ 수정 의견 접근

    경찰청은 6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논의 중인 경찰의 수사개시권 명문화와 관련, “‘경찰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196조1항을 검·경이 수사현실에 맞게 바꾸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검·경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육동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주재로 수사권 조정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핵심 쟁점인 196조1항의 ‘검사의 지휘를 받아’라는 문구를 현행 수사 현실에 적합한 다른 문구로 대체하는데 일단 뜻을 모았다. 그동안 검찰은 “경찰의 마구잡이 입건과 실적경쟁, 청탁수사 등을 막을 수 없다.”며 형사소송법 196조 1항의 수정을 반대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조항을 수정하는) 그런 방향의 내용을 담아 검토를 하고 조직 의견을 수렴해서 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발언이 검찰 조직 전체의 의견으로 모아질지 주목된다. 검·경은 구체적인 새 조항 등에 대해 8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수사권 조정 관련) 법조항 수정에 부정적이었던 검찰이 간담회에서 한층 진일보한 자세를 보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박종준 경찰청 차장과 홍만표 대검 기획조정부장, 국무총리실 관계자 등 소수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앞서 지난 2일 열린 1차 간담회에서는 검·경이 기관별 입장과 상황만 표명, 팽팽한 입장차만 드러냈다. 두 번의 간담회에서 경찰은 ‘조속한 정부안 마련’을 촉구했다. 박 차장은 “이달 말 국회 사개특위의 활동이 마무리되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다.”며 “이미 지난 4월 사개특위에서 합의된 사안(수사권 조정)을 검찰이 뒤늦게 반발해 번복하려는 것 아니냐. 정부에서 빨리 안을 내 달라.”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경찰 내부에서는 한나라당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이 정부의 의견을 듣고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갑자기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공’을 국무총리실로 넘겼기 때문이다. 여당은 ‘경찰의 수사개시권 명문화’와 ‘경찰의 복종의무 조항 완화’ 등에 대해 국무총리실이 검·경의 의견을 종합, 조문을 작성해 오면 사개특위에서 다시 논의해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시간끌기용 작전이다. 2005년에도 검찰이 반발하자 이번처럼 정부 의견을 듣겠다고 하더니 결국 유야무야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사개특위, 중수부 폐지 법제화 합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검찰관계법 소위는 3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의 직접 수사 기능을 폐지하는 방안을 법제화하기로 합의했다. 검찰소위는 ▲검찰청법의 직제규정을 ‘대검에는 직접 수사하는 부(部)나 과(科) 등을 두지 않는다.’라고 고치거나 ▲검찰총장의 수사 명령 권한을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안 가운데 법제화 방안을 선택하기로 했다. 소위는 또 압수수색 요건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수사에 필요하고, 피고인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으며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압수수색을 할 수 있게끔 할 방침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압수수색 요건을 ‘(수사나 재판에) 필요한 때’로 비교적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압수물 반환 청구권도 보장하기로 했다. 소위는 압수수색 이후 적법성을 따질 수 있는 ‘압수수색 적부심사제’ 도입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소위는 수사기관의 출국 금지 남발을 막기 위해 재판 중인 경우 ‘6개월 이내’, 수사 단계에서는 ‘1개월 이내’로 기간을 제한하기로 했다.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에 검찰 등이 불복할 수 있도록 한 영장항고제도 시행도 합의 내용에 포함됐다. 보증금이나 주거 제한 등의 조건을 달아 피의자를 석방할 수 있는 조건부 석방제도 함께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검찰소위는 검찰이 불기소한 사건을 심의해 재수사를 강제할 수 있는 검찰시민위원회 제도를 법제화하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검찰소위는 오는 8일과 9일 전체회의를 열어 검·경 수사권 조정안, 특별수사청 설치안, 상설 특검제 도입안 등에 대한 합의를 시도할 계획이다. 검찰소위 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한나라당의 반대에 부딪힌 특수수사청 설치안의 대안으로 논의될 상설 특검제는 단순히 제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구화하는 방안에 대해서까지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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