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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일장학회 헌납 박정희뜻”

    5·16 군사정권 때 이뤄진 부일장학회 헌납사건과 경향신문 강제매각 의혹사건은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언론장악 의도에 따라 중앙정보부가 주도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위원장 오충일)는 22일 서울 내곡동 국정원청사에서 두 사건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진실위는 부일장학회 헌납과정에서 박정희 의장의 개입 여부에 대해 “당시 중정 박모 부산지부장이 한때 박 의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고, 박 지부장이 박 의장으로부터 지시받기 직전에 작성된 부산지부의 ‘정치인 실태보고서’에는 (부일장학회 설립자인)김지태 사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박 의장에 의해 구속됐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22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진실위의 발표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 흠집내기를 위한 정략적 조사결과”라고 비판했다. 진실위는 “김지태 사장의 재산헌납은 구속수감 상태에서 강압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정은 수사권을 남용해 재산헌납 과정에 개입했고 국가재건최고회의 관련자들은 박정희 의장 지시로 헌납받은 재산을 5·16장학회로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진실위는 부일장학회에 대해 “중정의 강압에 의해 헌납된 사실이 확인된 만큼 합당한 시정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부일장학회의 후신인 정수장학회를 재산의 사회환원이라는 고 김지태씨의 유지를 되살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실위는 경향신문 매각 배경과 관련,“1964년 경향신문의 대정부 비판이 계속되자 북측을 이롭게 했다는 이유로 경향신문 관계자 10명에 이어 이준구 사장도 구속했다.”면서 “박 정권은 이 사장이 풀려난 뒤에도 논조 변화가 없자 김형욱 부장이 박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강제매각을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검·경 이번엔 존댓말 신경전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검찰에서 경찰이 제출한 구속영장 신청서류에 대해 존칭어를 제대로 쓰지 않았다며 이를 되돌려보낸 사건이 벌어졌다. 20일 대구 달서경찰서에 따르면 대구지검은 지난 15일 이 경찰서가 제출한 강도상해 관련 구속영장 신청서류를 되돌려보냈는데, 서류에 적힌 ‘∼구속영장 청구 바람’이라는 문구가 문제가 됐다. 영장심사를 맡은 검사는 이 문구의 마지막 부분의 ‘바랍니다’라는 존대어 대신 ‘바람’이라는 평어체를 썼다는 점을 문제삼아 영장을 되돌려 보냈다는 것. 당시 서류를 작성했던 담당 경찰관은 “영장을 접수한 뒤 검찰에서 양식이 틀렸다며 ‘바람’을 ‘바랍니다.’로 고쳐서 다시 가져오라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다음날 ‘바랍니다.’로 표현을 바꿔 서류를 다시 제출하자 구속영장은 아무런 문제없이 발부됐다. 경찰은 “지난 6월 경찰청에서 기존의 과도한 존칭어를 평어체로 바꿔쓰라는 지침이 내려와 용어를 바꿨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문구가 서식에도 어긋날 뿐더러 서류 작성에서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상대기관에 대한 기본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사법경찰관리직무규칙 별지 제11호에 규정된 ‘∼구속영장의 발부를 청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서식에도 어긋난다.”면서 “검찰은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때 ‘∼구속영장의 발부를 신청합니다.’라는 경어체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달 15일 일선 지방경찰청에 과도한 존칭어를 평어체로 바꾸라는 내용의 관행적 수사용어 개선을 지시한 바 있다.‘기소하심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를 ‘기소의견임’으로,‘∼의견으로 송치코자 하오니 지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를 ‘송치의견임’으로,‘긴급체포하였기에 승인하심이 옳다고 생각됩니다.’를 ‘긴급체포함’으로,‘사건 이송함이 옳다고 생각되니 허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를 ‘사건 이송 의견임’으로 각각 바꾸도록 했다.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사설] 음주운전 검사나, 수갑 채운 경찰이나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가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돼 수갑을 찬 채 경찰서에 연행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어떻게 법을 다루는 검사가 음주운전을 했으며, 더욱이 수갑까지 차게 됐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최근 김종빈 검찰총장은 검찰직원들에게 폭탄주를 마시지 말고 골프를 칠 때도 신중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김 총장의 지시는 검찰의 기강을 세우고, 복무자세의 쇄신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런데도 검사의 부적절한 처신이 드러났으니 부끄러운 노릇이다. 검사의 권한과 그에 따르는 사회적 의무는 재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대검 감찰부가 물의를 빚은 검사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고 하니 사실관계를 확실히 밝혀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검사의 음주운전 사건이 드러난 데는 최근 수사권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간의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 같아 찜찜한 부분도 없지 않다. 검사의 음주운전은 지난달 23일 새벽에 적발됐지만 외부에 알려진 것은 한달 가까이나 지난 최근이다. 경찰이 검찰에 대한 불만에서 사건을 공개했어도 문제고, 덮어두었다고 해도 문제다. 법의 행사나 집행에 권력기관의 갈등이 개입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음주운전 검사가 수갑을 차게 된 경위도 석연치 않다. 경찰은 고성을 지르며 저항했기 때문에 수갑을 채웠다지만 검사는 아무 설명없이 수갑을 채웠다고 주장한다. 검사가 신분을 밝혔든 안 밝혔든 범법행위는 달라질 게 없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음주단속에서 수갑을 차는 일은 드물다. 검사의 음주운전은 변명할 여지가 없지만 경찰의 단속과정에서 인권침해의 소지는 없었는지도 가려야 할 것이다.
  • 검·경총수 골프회동 성사될 듯

    수사권 독립을 둘러싸고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경고를 받을 정도로 심각한 갈등을 빚어온 검·경 수뇌부가 조만간 ‘화합의 골프’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15일 “김종빈 검찰총장과 허준영 경찰청장간의 골프 회동이 머지않은 주말에 이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 총장(58)과 허 청장(53)은 끈끈한 고려대 동문이라는 점에서 회동이 더욱 주목받는다. 지난 71년 졸업한 김 총장은 사시 15회 출신이며, 77년 졸업한 허 청장은 외무고시를 거쳐 경찰에 몸담았다. 이번 회동에는 고려대 동문들의 중재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이지운기자 jj@seoul.co.kr
  • 千법무·전국 검사장 15일 첫 간담회

    천정배 법무장관과 전국 고·지검장들이 15일 한 자리에 모여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등 검찰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천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고검·중앙지검뿐 아니라,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고·지검장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검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열린 정기 검사장회의 이후 새로 취임한 천 장관과 전국 검사장들이 모여 검찰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모인 검사장들은 오전과 오후에 천 장관과 김종빈 검찰총장을 번갈아 만난다. 이 자리에서는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와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가 일단락된 뒤 검찰의 현안으로 떠오른 수사권 조정문제에 대해 일선 검사장들과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검찰은 지난 5일 노무현 대통령이 검·경 수사권 문제에 대해 공개적 논의를 금지한 뒤 이 문제에 대한 검찰의 의견을 정리해 천 장관에게 전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기고] 수사권 균형은 법치국가의 기본/지영환 국립경찰대학 수사교육담당

    노무현 대통령은 경찰·검찰의 수사권 조정 갈등을 직접 나서서 해결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라는 대선 때의 공약사항을 올 경찰대학 졸업식에서 재확인했는데 국민 앞에 한 그 약속을 어떻게 지킬까. 허준영 경찰청장은 검찰의 비위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비위 검사를 경찰이 수사하려 하면 ‘검찰로 송치하라.’고 해서 경찰이 손을 대지 못하게 한다.‘사건을 검찰에 넘기라’는 지시를 경찰은 어길 수 없다. 왜냐하면,‘1954년 검찰과 경찰의 지휘관계를 규정한 형사소송법이 그대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은 ‘수사의 주재자는 검사’(현행 형소법 제195조)이며,‘경찰은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아야 한다.’(현행 형소법 제196조)는 것. 이같은 형사소송법 규정은 제정 이후 60년이 지나도록 단 한 차례도 바꾸지 않았다.60년 전 시대에 맞는 전설적·교과서적 이야기를 경찰 창설 60년이 되는 올해까지 되풀이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이다. 법치국가에서 죄를 지으면 힘 있는 자를 가리지 않고 수사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경찰은 법적으로 검찰과의 관계에서 상명하복 관계에 있기 때문에 현행범일지라도 수사대상이 검사인 경우 사실상 수사를 해오지 못했다. 일반직 공무원은 물론 같은 경찰을 상대로 수사할 수는 있지만, 유독 검찰이나 법무부 소속 공무원만큼은 치외법권적 지위를 누려왔던 것이다. 이것은 헌법상의 권력분립 원칙에 비추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행 형사사법체계하에서 검사의 권한은 수사권·기소권·공소유지권은 물론 여기에서 더 나아가 형집행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헌법상 삼권분립의 원칙은 어떤 국가기관이든 그 기관에 부여된 권한에 상응하여 타 기관에 의한 통제가 행해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검찰이라면 이에 대해서는 더 막강한 통제가 필요하다. 또한 이런 요구는 권력기관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인권을 바라보는 법치국가적 형사사법의 개념에도 부합된다. 권력기관의 통제장치가 사실상 없는 우리나라에서 수사권을 통제하고 독주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경찰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60년 된 즉 형사소송법 제196조 ‘수사의 주재자는 검사’라는 조항을 ‘수사의 주재자는 검사와 경찰’, 형사소송법 제196조 ‘경찰은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도 ‘경찰과 검찰은 특별한 사건을 제외하고는 상호협력관계를 유지한다.’는 내용으로 개정해 달라는 것이다. 검찰·경찰의 관계를 ‘상명하복’이 아니라,‘상호 협력’관계로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 검찰·경찰간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그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지금은 검찰 스스로 상호협력의 길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검찰과 경찰은 서로 독립적이고 대등한 입장에서 수사권을 행사하여 모든 형사사건을 숨김없이 밝히고 수사해야 한다. 수사권 조정의 문제를 원만하게 마무리, 이제 국민의 경찰·검찰로 진정한 봉사의 길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지영환 국립경찰대학 수사교육담당
  • [사설] 투기는 잡되 공급은 확대해야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간담회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쓸 수 있는 합법적인 수단을 모두 쓰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투기사범과의 전쟁을 선포했으며, 국세청은 4주택 이상을 보유한 사회지도층 인사 212명에 대한 세무조사 방침을 공표했다. 올 들어 서울 강남 등지를 중심으로 한 집값 폭등세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되는 투기사범에 대해 세정(稅政)과 더불어 수사권까지 동원하는 등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이해된다. 일각에서는 세무조사라는 협박수단으로 집값을 잡으려 한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난 5년간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 매입자 60%가 3주택 이상 보유자라는 최근의 발표에서도 확인되듯 투기꾼들이 가수요를 부추겨 집값을 천정부지로 솟게 만든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집값과 땅값 폭등은 부의 분배구조를 왜곡시키는 등 양극화의 주범일 뿐 아니라 근로의욕마저 앗아가는 ‘공공의 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에 이르렀다. 따라서 노 대통령의 발언처럼 법이 허용하는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투기세력은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 우리는 그제 당정협의에서 수요억제 정책과는 별개로 강남과 신도시 등에 중대형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은 점을 주목한다. 누차 지적했듯이 집값 폭등세에는 투기적 가수요 외에 보다 나은 거주 환경을 추구하는 실수요도 엄연히 존재한다. 당정이 때늦은 감이 있으나 이러한 현실적 욕구를 인정하고 공급의 물꼬를 터주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건전한 수요를 살려야만 내수 회복과 돈 흐름의 정상화에도 도움이 된다. 투기는 막되 공급은 늘리는 것이 올바른 정책 방향이다.
  • [사설] 아직도 폭력·고문 수사인가

    개그맨 서세원 씨가,2002년 연예인 비리 수사 때 검찰 수사관이 자신의 매니저를 고문해 허위 자백을 받아내는 바람에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그저께 담당 수사관 2명을 정식 고발했다. 그 전날에는 침대회사 공장장 오모씨가 경찰 연행 과정에서 집단폭행을 당했다며 형사 3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서씨의 매니저는 옷을 벗기우고 꿇어 앉힌 채 다리 등을 짓밟혔다고 주장했고, 오씨는 경찰 승합차에 타자마자 형사들이 수갑을 채우더니 몰매를 때렸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독재정권 시절도 아니고 21세기 대명천지에 폭력과 고문으로 수사를 하는 자들이 아직 있다는 말인가. 해당 검찰과 경찰 부서는 물론 두 사람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을 거짓으로 보기에는 정황이 뚜렷하다. 서씨 매니저의 병원치료 기록에는 양쪽 다리에 타박상이 있다는 진단과 함께 본인이 검찰에서 구타 당했다고 밝힌 내용이 담겨 있다. 공장장 오씨의 진단서에도 허리등뼈가 골절돼 전치에 6주가 요한다고 기록돼 있다.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 확보를 놓고 벌이는 추한 싸움이 극에 달해 대통령이 나서서 논쟁 중단을 지시까지 한 상황이다. 그런데 검찰이건 경찰이건 시민 인권을 유린하는 이같은 일이 끊이지를 않으니 국민이 누구 손인들 들어주고 싶겠는가. 검·경이 사죄하는 길은 먼저 두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밝혀내는 것이다. 그 결과 가혹 행위가 드러난다면 일벌백계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검·경의 자정 의지가 시험 받고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 盧대통령 “수사권 논쟁 그만하라”

    노무현 대통령은 5일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공개적 논쟁을 중단하도록 하라고 천정배 법무부 장관과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공개적 논쟁을 중단하도록 조치하라.”고 이들 두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수사권 조정 관련 논쟁은 충분히 의견이 개진됐고, 논의의 공식 틀 안에서 조정될 수 있다.”면서 “개별적 설득 작업도 금지해야 하며 필요할 경우 장관의 허가를 받아 시행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수사권 조정 논의와 관련,“부처간 정당한 주장이나 의사 표현은 인정돼야 하나 부처간 혼선이나 갈등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면서 “부처간 의견 교환이 도를 지나치면 정부간 무질서로 비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공개 논쟁 중지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국민이 걱정하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대통령 발언 공감… 그래도 네탓”

    노무현 대통령이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공개적 논쟁을 중단하라는 지시에 5일 검찰과 경찰은 “대통령의 발언 취지에 동의한다.”면서도 ‘막말 전쟁’으로 치달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는 등 수위를 낮춘 신경전을 계속했다.●검찰 “검찰보다 경찰에 주의 준 것”수사권 조정에 참여하고 있는 대검 관계자는 “대통령의 말씀으로 인해 경찰이 반성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비방을 없애고 논의를 거쳐 차근차근 수사권 조정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지적은 좀 늦은 감이 있다고 본다.”면서 “수사권조정 협의체에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약속을 깨고 경찰이 비방했을 때 제지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검찰보다는 검찰의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경찰쪽에 주의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공식적인 설명과 자료배부는 문제 삼지 않았고 국회의원들도 검·경의 논리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자료배부, 공청회, 설명회 등은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경찰 “검찰 전향적 태도 주시”경찰청 관계자도 “흠집내기 등 불필요한 비판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면서 “향후 차분한 논의가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은 국회에서 진행 중인 수사권 조정 논의가 건강하게 진전되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그동안의 공방은 검찰이 형소법 개정에 반대하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아 진척이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검·경 상호간의 비방이나 음해 등은 자제돼야 하는 것이 맞지만 “향후 검찰이 전향적 태도로 나올 것인지는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은 이미 지난 6월 경찰청장이 부적절한 논쟁을 금지하는 지시를 내렸지만 이후에도 검찰은 ‘파쇼경찰’ ‘부패경찰’ 등 과격하고 근거 없는 비방을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에서 최근 근거 없는 비판을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박자료조차 못낸 상태”라면서 “이런 면에서 경찰로서는 (대통령의 발언이)당혹스럽다.”고 말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민에 무소불위 대상은 경찰”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과 경찰의 홍보전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대검찰청은 3일 ‘수사권조정에 대한 검찰의 입장’이라는 홍보 문건을 만들어 국회의원들과 일선 검찰청에 배포했다.검찰은 홍보물에서 이미 검사의 수사지휘 대상인 연간 76만건 중 71만건을 지휘하지 않고, 경찰에게 실질적 종결권을 부여하는 등의 조정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찰은 수사과정에서의 국민불편 해소를 한낱 ‘부스러기·쓰레기’에 불과하다면서 검사가 경찰 수사에 관여하지 말 것과 검사와 대등한 수사주체 인정, 나아가 수사를 경찰이 독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소불위의 권한’이라는 말은 소수 권력계층과 수사권을 독점하려는 경찰이 만들어낸 것”이라면서 “오히려 서민들이 정말로 느끼고 있는 무소불위의 대상은 8400여명의 방대한 정보인력을 보유하고 일상생활과 밀착돼 있는 경찰”이라고 맞받아쳤다. 검찰은 수사권 조정과 더불어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치경찰제 시행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의 분리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제도의 확립 ▲경찰대학의 존치 검토 등 경찰 개혁도 이뤄져야 한다면서 경찰의 ‘아킬레스건’을 지적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런 방안이 마련돼 국민이 경찰을 믿을 수만 있다면 경찰에 수사권이 맡겨지더라도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찰청 수사권조정팀은 “ 검찰의 발언과 행동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일단 공식적인 입장을 자제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배포한 다른 보도자료 등을 통해 경찰이 인권보호와 내부비리 척결에 역점을 두고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동료 직원의 비리를 적발해 처벌한 전남 장성경찰서 조장현 경장을 이례적으로 1계급 특진시키기로 결정했다.유영규 김효섭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임창욱 봐주기’와 검찰 수사권

    검찰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비자금 사건과 관련, 재수사 착수 한달만에 비자금 219억원을 조성한 혐의로 임씨를 구속했다. 지난해 임씨에 대해 참고인 중지결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얼버무릴 때와는 전혀 다른 결과다. 검찰은 “임씨의 혐의를 부인했던 부하직원들이 말을 바꿨고, 임씨도 압수수색 이후 혐의를 인정하는 등 1차 수사 때와는 달라진 부분이 많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수사과정을 보면 ‘봐주기’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할 정도로 석연찮은 부분들이 많다. 서울고법은 지난 1월 사건 관련자 3명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지금까지의 수사 자료만으로도 임씨가 비자금 조성을 공모한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검찰 수사에 이의를 제기했다. 게다가 1차 수사에서는 임씨가 본인의 계좌에 입금된 72억원이 부하직원에게 빌려줬다가 받은 돈이라는 비상식적인 진술을 했음에도 진위 여부를 적극적으로 가리지 않았다.1차 수사 직후 인천지검장으로 부임해 사건을 담당한 검찰 간부와 임씨가 사돈관계여서 수사가 중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도 무리가 아니다. 검찰은 지난 4월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재수사 결과에 따라 1차 수사팀에 대한 감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언하고도 미적거리고 있다. 검찰과 수사권 조정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경찰이 최근 김인옥 전 제주경찰청장과 강순덕 경위에 대해 신속하고도 단호한 조치를 취한 것과 대비된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검찰이 무소불위라지만 가진 것이라곤 수사권밖에 없고 정치권에 대항해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제식구 감싸기’ 의혹을 파헤치지 못하는 한 검찰의 항변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 천정배 법무 “檢개혁 계속”

    천정배(51) 신임 법무장관은 여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3선 의원으로 대통령도 껄끄러워할 정도의 원칙주의자이며 개혁파다. 노무현 대통령과는 지난 93년 민변 소속 변호사로 활동할 때 법률사무소 ‘해마루’에서 함께 일하며 인연을 맺었다. 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 현역 의원으로서는 유일하게 노 대통령 편에 섰다. 전남 목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인문계열에 수석합격,‘목포가 낳은 3대 수재’로 통한다. 그러나 협상력과 유연성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입각을 계기로 천 의원을 차기 대권과 관련해 ‘잠룡(潛龍)’으로 부르기도 한다. 부인 서의숙(50)씨와 2녀. 천 신임 장관은 28일 검찰 개혁과 관련해 “참여정부가 출범한 뒤 검찰은 여러 정치 세력 사이에서 중립을 지킨 점에서 매우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그동안 제기된 과제는 정책 토론을 해가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기대반 우려반’의 분위기다. 우선 힘 있는 실세 장관이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굵직한 현안에서 검찰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검사들이 있다. 한 부장검사는 “현안에 대한 검찰의 입장을 이해하면 오히려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천 장관을 설득할 논리도 갖춰 놓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강금실 전 장관과 비교했다. 그는 “강 장관도 나중에 검찰의 논리를 대변하는 쪽으로 선회해 외풍을 막기도 했다.”고 말했다. ‘우려’하는 검사들은 천 장관이 사개추위 쪽 인사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본다. 한 일선검사는 “조직을 잘 알지도 못하고 애착도 없는 사람이 법무부장관으로 온다니 기분이 좋을 리 없다.”면서 “일사천리로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이 다 통과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전남 신안▲서울대 법대▲민변 창립회원▲열린우리당 원내대표▲국회 운영위원장▲15·16·17대 국회의원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檢, 경찰서장 소환 ‘미묘한 갈등’

    대구지검이 지난 연말 음주단속에 불응하고 단속 의경을 차로 친 사건으로 구속된 모 일간지 기자에 대한 경찰의 늑장 처리와 관련, 현직 서장까지 소환해 진상 파악을 벌이고 있다. 대구지검 수사과는 사건을 일으킨 모 일간지 기자 신모(45)씨에 대한 경찰의 초기 수사가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보고 이를 규명하기 위해 지난 주 남부경찰서장을 소환해 당시 사건경위와 사건무마 지시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당시 신씨가 사고 현장에서 경찰서장과 전화통화를 한 점을 중시하고 서장이 부하 직원들에게 신씨에 대한 사건 무마를 지시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찰 조사에서 경찰의 사건무마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경찰서장이 사법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검·경의 수사권 조정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갈등 증폭 등 파문이 예상된다.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검찰은 거만한 욕심꾸러기”

    검사 출신 현역 국회의원이 검찰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한나라당 김재원(경북 군위ㆍ의성ㆍ청송) 의원은 최근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올린 ‘수사권조정 문제에 대한 의견’이란 글에서 “수사권 조정에 관한 논의에 대하여는 검찰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논의 진행 과정에서 경찰과 검찰이 보여주는 행태의 차이는 검찰의 운명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수사권 조정 문제는 공론화되어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그리고 경찰법의 수정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국회의원들의 검찰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제가 느끼는 검찰은 ‘거만하기 짝이 없고, 억울함을 풀어주지도 못하면서, 사법권은 혼자 가지려는 욕심꾸러기 같은 존재’라는 느낌”이라고 검찰을 일갈했다. 김 의원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검찰의 논리부족도 꼬집었다. 그는 “경찰은 전 국민을 상대로 수사권 조정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고 상당 부분 먹혀 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의 견해는 검사 출신인 자신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느 국회의원이 이해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김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검·경이 대립하는 모습을 비판한 글인데 일부 격양된 표현이 있는 것 같다.”면서 “검·경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검·경 모두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활동을 해달라는 부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행정고시에 합격해 총무처 등에서 근무하다 36회 사법시험에도 합격해 부산지검, 서울지검 검사를 거쳐 2002년 변호사로 개업한 뒤 지난해 17대 의원에 당선됐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여경수사’ 여경팬에 ‘곤혹’

    여경 간부의 운전면허증 위조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강남경찰서가 강순덕 경위의 검찰 송치를 사흘 앞두고 ‘성역 없는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의 치부를 드러내야 하는 ‘악역’을 맡은 데다 ‘스타 여경’인 강 경위의 구속을 안타까워하는 전·현직 여경들이 매일같이 강남서를 찾아오는 상황에서 부담도 커 보인다. 경찰은 직급의 고하를 막론한 ‘원칙 수사’를 강조하고 있다. 수사권 조정 갈등 등으로 예민한 때에 송치 뒤 검찰이 추가 혐의를 확인하면 경찰이 ‘제식구 감싸기’식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 여자 경찰의 모범으로 꼽혔던 강 경위와 김인옥 전 청장이 연루된 사건이라 동료 여경들의 관심도 각별하다. 강 경위를 면회하기 위해 매일같이 강남서를 찾아오는 이들은 대부분 동료나 후배들로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3일 김 전 청장이 소환됐을 때는 동기들이 조사를 받고 있는 김 전 청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 설득해 돌려보내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의지는 어느 때보다 단호하다. 김 전 청장의 조사도 경무관보다 3계급 아래인 경감급이 맡는 등 고위간부에 대한 별도의 예우는 없었다. 또 경찰이 연루된 사건인 만큼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강 경위의 가족과 변호인을 제외하고는 면회를 금지하고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순경출신 승승장구 女청장1호

    60년 경찰사상 지방경찰 첫 여성 수장이란 기록을 세웠던 김인옥 제주지방경찰청장이 운전면허증 위조사건에 휘말리면서 낙마했다. 지난 1월21일 청장에 임명된 지 다섯달 만이다. 첫 여성 치안감에도 도전해 신화를 이어가려던 김 청장의 꿈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김 청장은 ‘성매매 업소 강력 단속’으로 유명한 김강자 전 총경과 여성경찰의 양대축을 이뤄왔다. 김강자 전 총경에 다소 밀린 적도 있었지만 김 전 총경이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첫 여성 경무관의 기록은 그의 차지가 됐다. 부산 동아대 1학년이던 1972년 경찰에 투신한 그는 서울 용산경찰서 경무과에서 시작해 형사, 정보, 수사, 보안, 경무 등 분야를 두루 거치면서 승승장구 했다.99년 3월 총경으로 승진, 경남 의령경찰서장과 경기 양평경찰서장을 지냈다.2003년 불과 9개월간 서울 방배경찰서장을 지내면서 ‘강력사건 100일 작전’에서 전국 5위, 서울 강남권 1위를 기록하는 등 업무 열정과 꼼꼼한 일처리를 인정받았다. 경찰이 비리의혹이 불거진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김 청장에 대한 직위해제를 결정한 것은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앞두고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실제로 경찰청은 제주도에 있는 김 청장을 서울 본청으로 부르지도 않고 전화로만 감찰을 실시, 바로 인사조치를 했다. 경찰은 “김 청장은 경찰 고위간부로서 김씨가 수배자란 사실을 알고서도 강 경위에게 소개했고, 금품을 받은 점은 유용 여부에 상관 없이 직무수행이 곤란할 정도의 부도덕한 행위로 판단된다.”고 직위해제 결정 배경을 밝혔다.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순덕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4팀장(경위) 역시 군 장성·장교가 관련된 대형비리 사건에서 공을 세워 ‘장군 잡는 여경’으로 불린 스타 여경이었다.2003년 12월 경찰청 구내 커피숍에서 노무현 대통령 부부에 관련된 뜬소문을 말한 게 인터넷에 오르면서 좌천되기도 했으나 지난해 의병 전역에 연루된 현역 장성의 비리를 밝혀내면서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그러나 ‘검은 돈’도 잡는 두 얼굴이 드러나면서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검찰의 경찰 비난 보고서 치졸하다

    수사권 독립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싸움이 갈수록 가관이다. 논의 초기에 보이던 논리적인 대결은 자취를 감췄고 검·경 모두 상대방 흠집내기에 치중하는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그러더니 급기야는 상대기관의 역사적 존립 기반까지 부정하는 듯한 표현까지 등장하고 말았다. 검찰은 최근 국회 법사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보낸 문서에서 경찰에 대해 ‘식민지 수탈의 도구이자 공포의 대상’ ‘경찰 파쇼’ ‘정권 수호의 일익을 담당했다’고 매도했다. 아무리 수사권을 놓고 팽팽히 맞서 있기로서니 같은 국가기관으로서 이렇게까지 상대를 폄훼할 수가 있는가. 검찰은 이에 관해 검찰의 수사권 지휘가 없으면 경찰이 파쇼화하고 인권보호에 소홀해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문제가 된 용어들이 학계에서 공인된 표현이라고도 주장했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변명들이다. 일제강점기에서 군부독재 정권 시절까지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쌓으면서 사회와 더불어 발전하기로는 검찰이나 경찰이나 마찬가지이다. 과거사를 놓고 누가 더 잘못했나를 따지는 것은 치졸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게다가 수사권의 향방이 정해진 뒤에도 검찰과 경찰은 함께 손잡고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를 기해야 하는 기관들이다. 그런데도 검찰이 이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은 결국 국민은 안중에 없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철저한 반성이 따라야 한다. 경찰에도 한마디한다. 노랫말 바꿔부르기나 경우회를 동원한 신문광고 따위로 검찰을 깎아내린다고 수사권이 저절로 경찰에 가지는 않는다. 국민이 신뢰하는 경찰상부터 세우기 바란다.
  • 검·경 과거사 진흙탕싸움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를 놓고 국회에서 논의가 시작되자 두 조직이 경쟁적으로 상대방의 과거사를 들춰내며 비난하는 등 이전투구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경은 20일에도 내부소식지와 전화 통화대기음을 이용해 수사권 조정을 홍보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14일 법무부 검찰국장 명의의 비공개 보고서를 국회 법사위 여야 의원 전원에게 보냈다고 20일 밝혔다.‘검·경 수사권 조정 추진현황’‘검사 수사지휘권의 역사적 성격’이라는 보고서에서 검찰은 “15만 경찰이 통제없는 수사권을 행사하면 거대 경찰권의 탄생으로 국민 자유와 인권 위협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해방 뒤 검찰은 일제 독립투사 변호인들을 충원한 반면 경찰은 식민경찰 종사자들을 다시 채용했다.”면서 “당시 경찰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는 식민지 수탈의 도구이자 공포의 대상”이라고 경찰을 자극했다. 검찰은 또한 “검사에게 수사지휘권을 부여해 경찰 파쇼를 견제했다.”라고 주장했다. 보고서가 논란이 되자 검찰은 “이달 초 일부 의원들이 검ㆍ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보고서를 요청해와 대검에서 자료를 모아 법무부 검찰국장 명의로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임채진 검찰국장은 “보고서 내용은 형소법 개정과 관련된 게 대부분이고 일부 문제가 된 용어들도 학계에서 공인된 표현”이라면서 “검찰의 수사지휘권 역사를 설명하면서 경찰의 역사나 형소법 제정 배경을 언급한 것일 뿐 경찰을 비난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논란이 된 ‘파쇼’표현도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라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엄상섭 의원의 국회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검찰의 법사위 배포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찰은 “검찰이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체제유지에 공헌하는 대가를 톡톡히 누려왔고, 덕분에 검찰권은 점차 비대해져만 갔다.”고 공격했다. 또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입법자들이 수사는 경찰, 소추는 검찰이 맡는 것이 권력분립의 원칙상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지만 혼란한 사회여건을 감안, 한시적으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유지하기로 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유영규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이번엔 유서대필 수사권다툼

    서울중앙지검은 17일 과거사 진상규명 차원에서 유서대필 사건의 수사·공판기록 일체를 등사하게 해 달라는 경찰청의 요청을 각하했다. 또한 다른 기관에서 과거사 규명을 위해 검찰이 주도한 사건기록에 대한 등사 요구도 불허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청은 지난해 11월 유서대필 사건을 자체적으로 10대 과거사 진상규명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고 지난 8일 검찰에 수사·공판기록 전체를 등사하게 해달라고 신청했다. 검찰은 각하 이유를 법적 안정성과 조만간 과거사법이 시행될 예정이라는 점을 들었다. 서울중앙지검 조영곤 마약·조직범죄수사부 부장검사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사건으로 준사법기관인 검찰은 법적 혼란을 막기 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이 사건은 검찰이나 경찰청이 조사하는 것보다는 제3의 기구에서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국회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제정돼 올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만큼 앞으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구성된 뒤 신청하면 협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각하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검찰의 지휘를 받고 있고, 가뜩이나 수사권 조정으로 사이가 불편해진 경찰이 사실상 검찰의 과거사 진상규명에 나선다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검찰에서 수사하고 검찰에서 처리한 사건”이라면서 “자체적으로 재조사를 하는 것은 모르지만 경찰이 검찰이 전적으로 처리한 사건을 재조사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이 관련된 부분은 유서의 허위감정 부분인데도 경찰이 검찰의 수사·공판기록 일체의 등사를 요청한 것은 무리였다는 지적도 있다. 경찰청 산하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당시 고 김기설씨의 유서 필체를 강씨의 것이라고 판정, 유죄의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했다. 하지만 유서를 감정한 국과수 전 문서분석실장 김모씨가 다른 사건과 관련해 허위감정을 해주고 돈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자 허위 감정 논란이 가열됐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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