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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로 ‘착한 사위’로 칭한 살인자… 유서에 남겨진 결정적 실수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스스로 ‘착한 사위’로 칭한 살인자… 유서에 남겨진 결정적 실수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010년 9월 20일 밤 10시, 굳게 닫혀 있던 노래방 문이 5일 만에 열렸다. “어머니가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딸의 다급한 신고로 119 구조대가 문을 개방했을 때, 지하 노래방 특유의 곰팡내 사이로 비릿한 부패취가 섞여 나왔다. 내실에서 발견된 노래방 여주인 A씨의 시신은 언뜻 보기에 전형적인 자살처럼 보였다. 좁은 방에 반듯하게 누운 시신, 그 곁에 놓인 빈 소주병 두 병, 그리고 타자로 정갈하게 작성된 A4 용지 두 장 분량의 유서까지. 유서에는 “빚 때문에 힘들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신변 비관 내용이 담겨 있었고, 마지막 장에는 도장까지 찍혀 있었다. 시신 옆에는 피 묻은 부엌칼이 놓여 있었고, A씨의 왼쪽 손목에는 주저흔으로 보이는 자상이, 가슴에는 치명상이 남아 있었다.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고 문은 잠겨 있었다. 모든 정황이 ‘삶을 비관한 여주인의 극단적 선택’을 가리키고 있었다. 사건은 그렇게 단순 변사로 종결될 수도 있었다. 형사들의 눈에 들어온 미세한 ‘부조화’들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위화감이 든 현장에서 발동한 베테랑 형사들의 ‘촉’현장을 살피던 베테랑 형사들은 직감적인 위화감을 느꼈다. 4.5cm 깊이의 가슴 자상은 심장을 찌를 정도로 깊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신 주변 바닥이 지나치게 깨끗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스스로 가슴을 찔러 사망에 이를 정도라면 현장은 비산된 혈흔으로 낭자해야 했다. 그러나 현장은 마치 누군가 걸레질을 한 듯 말끔했다. 과학수사팀이 루미놀(혈흔 반응 시약)을 뿌리자, 감춰졌던 진실이 푸른 형광빛으로 떠올랐다. 바닥 곳곳에서 누군가 피를 닦아낸 흔적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자살하려는 사람이 자신의 피를 닦고 죽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타살의 강력한 징후였다. 더 결정적인 모순은 피해자의 옷에서 발견됐다. A씨는 가슴에 깊은 칼 찔림을 당해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정작 그녀가 입고 있던 블라우스에는 칼이 통과한 구멍이 없었다. 검은색 치마 역시 깨끗했다. 이는 명백한 결론을 가리켰다. 범인이 A씨를 살해한 뒤, 피 묻은 옷을 벗기고 새 옷으로 갈아입혔다는 것.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시신을 ‘세팅’한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는 쐐기를 박았다. 손목의 상처는 살아서 생긴 것이 아니라 죽은 뒤에 만들어진 ‘사후 손상’이었으며, 가슴의 자창은 한 번 찔렀다가 뽑지 않고 다시 힘을 주어 찌른 잔혹한 확인 사살의 흔적이었다. 이 죽음은 자살이 아닌, 치밀하게 연출된 살인극이었다. 유서에 숨겨진 범인의 목소리수사팀은 범인이 현장에 남긴 가장 큰 단서인 ‘유서’를 프로파일링하기 시작했다. 범인은 피해자가 쓴 것처럼 꾸미기 위해 “컴퓨터를 못 해서 PC방 직원이 가르쳐 줬다”, “창피하니 빨리 가야겠다” 등의 구절을 넣어 현실감을 살리려 애썼다. 그러나 그 내용은 오히려 범인의 정체를 폭로하고 있었다. 유서는 기이할 정도로 특정 인물을 옹호하고 있었다. 피해자의 둘째 딸과 교제하다 헤어진 전 남자친구, B씨였다. 유서는 “B가 너 때문에 힘들어하는 게 불쌍하다”, “너도 B가 마음에 있다면 꼭 결혼해라”, “아빠 돌아가셨을 때 B가 곁에 있어 주지 않았냐”며 집요하게 B씨와의 재결합을 종용했다. 죽음을 앞둔 엄마가 남기는 유언이라기엔, 특정 남성에 대한 호의가 지나치게 작위적이었다. 심지어 재산 상속에 대한 부분은 범죄의 동기를 암시했다. “재산은 막내아들에게 주되, 둘째 딸이 함께 살며 챙겨주라”는 내용은, 둘째 딸과 결혼하여 그 재산을 가로채려는 범인의 장기적인 플랜이 투영된 문장이었다. 유가족들 역시 “평소 엄마의 말투가 전혀 아니다”라고 진술했고, 유서에 찍힌 도장 또한 피해자의 것이 아닌 급하게 새로 판 막도장임이 밝혀졌다. 범인을 특정할 물증은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피해자의 막내아들은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나갈 때 치마가 아닌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시신에는 치마가 입혀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바지를 입고 나갔다는 것이다. 가짜 유서가 가리키는 인물, 그리고 현장을 조작해야만 했던 이유. 모든 화살표는 단 한 사람, 둘째 딸의 전 남자친구인 20대 남성 B씨를 가리키고 있었다. 삐뚤어진 욕망이 부른 비극 경찰에 체포된 B씨의 범행 동기는 황당하고도 잔혹했다. 그는 사건 발생 2주 전, A씨를 찾아갔다가 “내 딸 그만 쫓아다니고 네 인생이나 똑바로 살아라”라는 핀잔을 들었다. 자신을 사위로 인정해주지 않고 무시했다는 배신감, 그리고 A씨 가족이 보유한 재산에 대한 탐욕이 그를 살인자로 만들었다. 9월 15일, 그는 노래방에 침입해 A씨를 결박하고 흉기로 위협해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인근 ATM에서 100만 원을 인출한 그는 다시 노래방으로 돌아와, 강도 살인으로 잡힐 것이 두려워 현장을 자살로 위장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이미 숨진 A씨의 옷을 갈아입히고, 바닥의 피를 닦아내고, 미리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유서를 작성해 출력해 오는 기행을 저질렀다. 그의 대범함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는 범행 직후, 아무것도 모르는 피해자의 막내아들을 만나 태연하게 밥을 먹고 잠을 잤다. 어머니의 소재를 걱정하는 아들을 위로하는 척하며 함께 노래방(범행 현장) 입구까지 가보는 연기까지 펼쳤다. 그러나 그가 그토록 완벽하게 꾸미려 했던 유서가 결국 그를 잡았다. 국과수 감식 결과, 유서 용지에서 B씨의 ‘쪽지문(부분 지문)’ 두 점이 발견된 것이다. 소주병과 칼, 문손잡이의 지문은 완벽하게 지웠지만,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해 줄 것이라 믿었던 유서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남긴 것이다. 재판부는 B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원은 범행의 치밀함과 잔혹성, 그리고 반성 없는 태도를 엄벌했다. 이 사건은 범죄자가 아무리 현장을 조작하고 시나리오를 설계해도, 과학적 수사와 논리적 모순 앞에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범인은 피를 닦아내면 완전범죄가 될 것이라 믿었지만 루미놀 반응을 몰랐고, 옷을 갈아입히면 결박 흔적이 사라질 거라 믿었지만 청바지를 남기는 실수를 범했다. 무엇보다 자신을 ‘착한 사위’로 포장하려던 유서 속의 욕망이 수사관들에게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 단서가 되었다.
  • [마감 후] 계엄과 탄핵 이후의 경찰

    [마감 후] 계엄과 탄핵 이후의 경찰

    지난달 18일 조지호 경찰청장이 파면됐다. 12·3 불법 계엄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은 두 번째 탄핵 인용이자 헌정사상 첫 경찰청장 파면이다. 이는 30여년 공복(公僕)으로 살아온 경찰청장이 위법한 명령에 복종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한다는 헌법적 책무를 저버린 결과라는 점에서 대통령 탄핵과는 또 다른 성찰을 요구한다. 그는 파면 직후 “경찰과 공직사회 모두 저와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 전 청장과 함께 국회 봉쇄 등 내란 중요임무에 종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도 최근 법정에서 “많이 후회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평생 제복과 계급을 영예로 여기며 살아왔을 이들이 오명과 뼈저린 후회만 남기게 된 것은 자신들이 의무를 져야 할 대상이 국민이 아니라, 계급장을 달아 준 대통령이라 착각했기 때문이다. 이들도 처음에는 ‘설마 비상계엄까지 하겠느냐’는 의문을 품었다고 했지만, 명령이 내려오자 국회에 경력을 투입해 출입문을 봉쇄하고, 국회의원을 막고 체포조를 동원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차례로 수행했다. 헌법재판소는 경찰청장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에서 “우리나라 경찰은 특정한 정치 세력의 권력 남용에 이용돼 온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서 민주화 이전 경찰의 역사를 되짚었다. 1960년 3·15 부정선거에서 경찰은 불법 행위에 동원됐고, 1970년대 유신체제 아래에서는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전락했다. 198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은폐 등 권력의 시녀로 불린 어두운 기록도 남았다. 헌재가 여러 쪽에 걸쳐 짚은 이러한 역사는 경찰 직무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 한 국민의 오랜 노력을 상기시키며, 경찰이 충실해야 할 대상이 국민임을 일깨운다. 1991년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독립된 관청으로 경찰청이 출범하며 ‘민주 경찰’을 표방했지만, 그 이후로도 권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진 못했다. 경찰청장의 임기를 2년 단임으로 보장해 직무에만 전념하도록 제도화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갈등 속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사례도 반복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경찰의 권한과 영향력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새해 검찰청이 폐지되면 고위공직자와 일부 중대범죄를 제외하고는 수사의 주도권이 경찰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1200여명의 수사관이 추가 배치되고, 1400여명의 정보 경찰도 부활한다. 예산과 신규 인력도 30% 이상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경찰의 역량과 중립성에 의구심을 가지는 국민도 적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 인용이 확정되자 경찰 안팎에서는 차기 청장에 대한 하마평이 돌고, 그동안 미뤄졌던 인사를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경찰청장이 탄핵소추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 권한이 그만큼 중대하고 무겁기 때문이다. 누가 그 자리에 오르든 2024년 12월 3일의 과오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신융아 사회1부 기자
  • 1급 과실치사로 체포된 33세男…‘탕탕탕’ 소리 들리더니 현관서 노인 숨져

    1급 과실치사로 체포된 33세男…‘탕탕탕’ 소리 들리더니 현관서 노인 숨져

    미국에서 크리스마스에 자택 뒷마당에서 권총을 쏘던 남성의 총알이 수백 미터 떨어진 이웃집을 강타해 현관에 있던 여성을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해자는 1급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됐다. 27일(현지시간) 미국 피플지 보도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코디 웨인 아담스(33)가 산드라 펠프스를 총으로 쏴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스티븐스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는 지난 25일 오후 3시 15분쯤 코만치의 한 주택에서 총상을 입은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당시 펠프스는 지붕이 있는 현관에 앉아 왼팔에 아기를 안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총알에 맞았다. 총알은 먼저 팔을 관통한 후 가슴에 박혔다. “일행은 집 북쪽에서 누군가 몇 분에 걸쳐 주기적으로 5~7발씩 총을 쏘는 소리를 들었다”고 기소장은 밝혔다. “펠프스는 ‘누군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총을 받았나 보네’라고 말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야’라고 말하며 쓰러졌다. 이후 더 이상 총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펠프스는 현장에서 사망 선고를 받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주변을 조사해 아담스의 집으로 찾아갔다. 수사관들이 펠프스가 총에 맞아 사망했으며 그가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자, 아담스는 크게 동요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아담스는 자신의 집에서 남쪽을 향해 사격했다고 인정했다. 밴 경위가 펠프스의 죽음을 그가 초래했다고 판단한다며 할 말이 있냐고 묻자, 아담스는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아담스는 1급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 그는 지난 26일 법정에 출석했으며 보석금은 10만 달러(약 1억 4400만원)로 정해졌다.
  • “바라는 건 그날의 진실뿐… 보상금 노린단 헛소문에 눈물만”

    “바라는 건 그날의 진실뿐… 보상금 노린단 헛소문에 눈물만”

    한 번에 가족 5명 잃은 박인욱씨무안공항 내 천막서 1년째 버텨부인과 두 아들 잃은 김영헌씨는퇴사 후 참사 알리는 래핑 차 순회조사 지연된 채 사고 잔해 그대로1년간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아 “우리가 원하는 건 딱 하나 ‘진실 확인’인데…1년간 더위와 추위를 견디며 천막 생활을 한 이유도 정확한 조사를 요구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보상금을 받으려고 시위한다는 잘못된 소문이 유족들의 상처를 후벼 파고 있습니다.” 1년 전 179명이 목숨을 잃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인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공항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앞으로 유가족들이 모여들었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는 군데군데 부서진 콘크리트 모습을 휑하니 드러낸 채였다. ‘사고 원인 규명 조사’를 촉구하는 만장을 든 이들 뒤로 철제 펜스 곳곳에는 ‘하늘을 훨훨 날아가라’는 의미가 깃든 푸른색 리본 수천 개가 바람에 펄럭였다. 무안공항은 2024년 12월 29일 오전 9시 3분에 그대로 멈춰 있었다. 1년이 지난 이날까지 항공기 운항이 정상 재개되지 않으면서 그동안 초당대 항공학과 학생들의 실습용 경비행기 이착륙만이 활주로를 울렸다. 공항 내부는 적막 속에서 천막 생활을 하는 유가족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일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어요. 지금은 잠깐 관심을 가져주지만 29일이 지나면 다시 잊히겠지요. 제대로 진실이 밝혀질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부인과 딸·사위, 손주 2명 등 5명을 잃은 박인욱(70)씨는 사위의 과장 승진 기념 여행이 그대로 가족과의 이별이 됐다. 그는 사고 이후 1년 동안 공항 2층에 마련된 천막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박씨는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 대표일 때 이곳에 찾아와 진상 규명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다 밝혀준다고 해놓고 우리를 이곳에 처박아 놓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교통부 장관도 임명 전 ‘직을 걸고 사고조사위원회를 국무총리실로 옮겨주겠다’고 약속했지만 하나도 지켜진 것이 없다”며 “사람들이 우리를 보상이나 많이 받으려고 매도하는 모습에 화도 많이 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매주 서너 차례 광주에서 무안공항을 찾아 유가족들과 아픔을 나누는 김영헌(52)씨도 부인과 아들 2명을 잃었다. 인도에서 4년 동안 일하던 그는 올해 초 회사에 사표를 내고 귀국했다. 김씨는 지난 11일부터 전남경찰청 앞에서 매일 오전 8시부터 2시간가량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희생자들의 영정 사진을 앞에 두고 전남경찰청장 퇴진을 외친다. 경찰의 수사 의지 부족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44명이 입건됐지만 재판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김씨는 “우리가 요구한 진실 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은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최근 광주 군 공항이 이전해온다며 무안공항 활성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공항 재개가 이슈화되면 사고 조사는 뒷전이 될까 걱정이 앞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전남경찰청 전담 수사관도 4명뿐인 것으로 아는데 현재 속도를 봐선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너무 갑갑하고 힘들어서 유가족의 마음을 담아 참사를 알리는 래핑 차량을 몰고 전국을 돌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무안공항은 일부 공사 차량과 직원 차량 30여 대만 오가고 있다. 주변 도로에는 ‘기억하라’, ‘12·29 막을 수 있었다. 살릴 수 있었다. 밝힐 수 있다’는 글이 쓰인 수십 개의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며 유가족들의 아픔을 대변하고 있다. 공항 1층 로비에서는 5m 높이로 층층이 쌓아 올린 캐리어 탑이 그날의 무게를 묵묵히 증언하듯 오가는 이의 발길을 붙잡는다. 이달 초 설치된 캐리어 탑에는 ‘캐리어 179: 못다 한 여행의 기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게이트에서부터 길게 이어진 신발 179켤레와 끝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가방 179개가 거대한 탑을 이뤘다. 꼭대기에 놓인 가방은 못다 한 그들의 여행이 하늘에서나마 편안히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유가족들이 요구해 하늘색으로 칠해졌다. 환경작업을 하는 한 직원은 “가방이 쌓여 있는 모습에 유가족들이 자주 눈물을 흘리고, 이곳에 온 사람들도 모두 숙연함을 느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가족들은 28일 공항에서 로컬라이저까지 거리 행진을 마친 뒤 공항 청사에서 종교행사와 희생자 합동 제사를 지내며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의 밤을 보냈다. 이들은 “1주기가 됐지만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다”며 “진상 규명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가 겪은 고통이 누군가에게 반복되지 않고, 진실이 은폐되지 않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참사 1주기인 29일에는 무안국제공항 2층 터미널에서 정부 주관으로 공식 추모식이 진행된다.
  • 공수처, ‘편파 수사 의혹’ 김건희 특검 압수수색… 민중기 특검 피의자

    공수처, ‘편파 수사 의혹’ 김건희 특검 압수수색… 민중기 특검 피의자

    공수처, 사건 배당 이후 첫 강제수사김건희 특검의 ‘편파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민중기 특별검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26일 언론공지를 통해 “수사4부(부장차정현)는 ‘특검 직무유기 의혹 사건’과 관련한 자료 확보를 위해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에 수사관 등 인력을 보내 수사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공수처가 법원에서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에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민의힘은 통일교 관련 수사 과정에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여야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만 ‘편파 수사’를 했다며 민 특검을 고발했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에게도 금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건이 특검법상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여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정식 수사에 착수하지 않고 수사보고서에만 남겨뒀다가 지난달 초 내사(입건 전 조사) 사건번호를 부여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지난 16일 이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고, 공수처는 사건을 지난 19일 수사4부에 배당했다. 특검과 특별검사보(특검보)는 공수처 수사 대상이 아니지만, 함께 고발된 파견검사의 공범으로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배당한 것이다. 이후 공수처는 지난 23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전 본부장에 대한 첫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 법무부, ‘한동훈 독직폭행 무죄’ 정진웅 검사 견책 처분… “품위 손상”

    법무부, ‘한동훈 독직폭행 무죄’ 정진웅 검사 견책 처분… “품위 손상”

    법무부 “압수수색 절차 준수하지 않아”“상대로부터 피해 입은 것처럼 사진 배포”법무부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독직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가 확정된 정진웅(사법연수원 29기) 대전고검 검사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다. 법무부는 26일 관보에 정 검사를 검사징계법 2조 2호(직무상 의무 위반)과 3호(검사로서의 체면·위신 손상)상의 이유로 이같이 징계했다고 게재했다. 법무부는 징계사유에 대해 “2020년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관련 규정이 정하는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면서 “그 과정에서 상대방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것처럼 병원에서 치료받는 사진과 입장문을 배포해 품위를 손상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 감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던 2020년 7월 이른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장(검사장)이었던 한 전 대표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다 몸싸움을 벌였다. 검찰은 정 검사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 혐의로 2020년 10월 재판에 넘겼다. 정 검사는 지난 2022년 11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대검은 이와 별개로 징계 사유가 있다고 보고 법무부에 정 검사 징계를 청구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2월 정 검사에게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정 검사는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정직 처분이 재량권 남용이라고 판단했고, 2심도 법무부 측 항소를 기각하면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확정됐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검사실 여성 수사관을 성희롱한 울산지검 검사에 대해 검사로서 품위를 손상했다며 정직 3개월 징계를 처분했다. 지난해 9월 회식 중 술에 취해 후배 검사의 멱살을 잡아끄는 등 폭행한 전주지검 군산지청 검사도 품위 손상을 이유로 견책 처분을 받았다.
  • ‘과학수사 중심지’ 경남경찰청 광역과학수사1팀 전국 평가서 1위

    ‘과학수사 중심지’ 경남경찰청 광역과학수사1팀 전국 평가서 1위

    경남경찰청 광역과학수사1팀이 경찰청 주관 전국 시·도청 과학수사팀 평가에서 ‘전국 1위 팀’으로 뽑혔다. 과학수사 현장학습 모임인 법안전과학수사연구회가 인사혁신처 평가에서 2년 연속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경찰청 평가에서도 대상을 받으면서, 경남경찰청은 명실상부한 ‘과학수사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경남경찰청은 광역과학수사1팀에게 ‘BSET 과학수사팀 인증패·경찰청장 단체표창’을 전달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청은 전국 광역과학수사팀(100팀) 중 피의자 신원 특정 등 사건 해결 기여도를 평가해 매년 ‘BEST 과학수사팀’ 3개 팀을 뽑는다. 올해 선발된 팀 중에서도 1위를 차지한 경남청 광역과학수사1팀은 팀장인 경감 정재욱 등 10명(경찰관 7명·검시조사관 3명)으로 꾸려져 있다. 이들은 창원중부서, 진해서 담당하며 각종 강력범죄는 물론 서민경제 침해까지 다양한 사건 현장에서 사건 해결에 이바지하고 있다. 가령 지난 7월에는 창원 성산구 한 아파트 경비실 창문 파손 사건 현장에서 도주로로 이어지는 미세 낙하 혈흔을 따라 300여m를 추적, 피의자를 붙잡기도 했다. 올 한해 경남청 광역과학수사1팀의 현장 출동 건수는 1314건에 달한다. 광역과학수사1팀은 지난해 BEST과학수사팀 전국 2위, 올해 분기별 우수팀장, 우수과학수사관으로 선정됐다. 아시아와 유럽 등 세계 71개국 지문감정관 527명이 참여한 경찰청 주관 2회 국제지문감정 경연대회에서는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은 “올해 경남 과학수사관들의 의미 있는 성과를 축하한다”며 “다가오는 2026년에도 전문역량을 한층 강화하여 경찰 수사 완결성을 높여 달라”고 말했다.
  • 광주경찰청, 화순군 수의계약 발주 공사 수사…군청 압수수색

    광주경찰청, 화순군 수의계약 발주 공사 수사…군청 압수수색

    경찰이 전남 화순군이 발주한 공사 수의계약 비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24일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화순군청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화순군이 공사 수주와 관련한 수의계약 과정에서 비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복규 화순군수를 비롯한 업체 관계자 등 다수를 입건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 [포착] 러 장군, 또 의문의 차량 폭발로 사망…이번에도 우크라 소행?

    [포착] 러 장군, 또 의문의 차량 폭발로 사망…이번에도 우크라 소행?

    러시아군 고위장성이 모스크바에서 의문의 차량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군 총참모부의 작전훈련국 파닐 사르바로프 국장(중장급)이 차량이 폭발하면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오전 모스크바 남부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이날 사르바로프 중장은 자기 차량인 흰색 기아 소렌토 차량이 폭발하면서 사망했는데, 실제로 문짝이 날아가고 크게 파손돼 폭발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게 한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 스베틀라나 페트렌코 대변인은 “수사관들이 이번 살인 사건과 관련해 여러 방향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그중 하나는 이 범죄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의해 조직적으로 저질러졌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폭발 사고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보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아직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르바로프 중장의 살해 소식을 즉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AP통신 등 외신은 비슷한 수법으로 지난 1년 동안 발생한 세 번째 러시아군 고위장성 사망 사건이라는 것에 주목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러시아 방사능·생화학방어군 사령관인 이고르 키릴로프가 자택에서 나와 정차한 차를 향해 걸어가던 중 앞에 세워져 있던 스쿠터에 설치된 폭탄이 터져 사망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측은 자신들이 이 사건의 배후라고 밝혔었다. 또한 지난 4월에도 러시아군 참모본부 주요작전국 부국장 야로슬라프 모스칼리크 장군이 주차된 차량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져 사망했다. 당시 현지 조사위원회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차량은 전체적으로 찢겨 있고 크게 불탄 흔적이 보이는데, 이번 상황과 비슷하다. 숨진 사르바로프 중장은 1969년 출생으로 군사학교를 졸업하고 체첸전과 시리아전에 참전했으며 용기훈장, 조국공로훈장, 군사공로훈장 등을 수훈했다.
  • 러 장군, 또 의문의 차량 폭발로 사망…이번에도 우크라 소행?

    러 장군, 또 의문의 차량 폭발로 사망…이번에도 우크라 소행?

    러시아군 고위장성이 모스크바에서 의문의 차량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군 총참모부의 작전훈련국 파닐 사르바로프 국장(중장급)이 차량이 폭발하면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오전 모스크바 남부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이날 사르바로프 중장은 자기 차량인 흰색 기아 소렌토 차량이 폭발하면서 사망했는데, 실제로 문짝이 날아가고 크게 파손돼 폭발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게 한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 스베틀라나 페트렌코 대변인은 “수사관들이 이번 살인 사건과 관련해 여러 방향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그중 하나는 이 범죄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의해 조직적으로 저질러졌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폭발 사고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보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아직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르바로프 중장의 살해 소식을 즉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AP통신 등 외신은 비슷한 수법으로 지난 1년 동안 발생한 세 번째 러시아군 고위장성 사망 사건이라는 것에 주목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러시아 방사능·생화학방어군 사령관인 이고르 키릴로프가 자택에서 나와 정차한 차를 향해 걸어가던 중 앞에 세워져 있던 스쿠터에 설치된 폭탄이 터져 사망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측은 자신들이 이 사건의 배후라고 밝혔었다. 또한 지난 4월에도 러시아군 참모본부 주요작전국 부국장 야로슬라프 모스칼리크 장군이 주차된 차량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져 사망했다. 당시 현지 조사위원회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차량은 전체적으로 찢겨 있고 크게 불탄 흔적이 보이는데, 이번 상황과 비슷하다. 숨진 사르바로프 중장은 1969년 출생으로 군사학교를 졸업하고 체첸전과 시리아전에 참전했으며 용기훈장, 조국공로훈장, 군사공로훈장 등을 수훈했다.
  • 러시아군 고위 장성, 폭탄 테러로 사망…우크라 소행 추정

    러시아군 고위 장성, 폭탄 테러로 사망…우크라 소행 추정

    모스크바에서 22일(현지시간) 러시아 고위 장성이 차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져 숨졌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조사위원회의 스베틀라나 페트렌코 대변인은 러시아 군대 총참모부 작전훈련국장 파닐 사르바로프 중장이 부상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페트렌코 대변인은 “수사관들은 살인 사건과 관련, 수많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중 하나는 범죄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의해 조직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언론은 이날 오전 7시쯤 모스크바 야세네바 거리의 주차장에서 차량이 폭발했고, 운전자가 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사보안국을 이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고위 군인에 대한 유사한 공격에 대한 책임도 이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군의 핵, 생물학, 화학 보호군 책임자 이고르 키릴로프 중장은 우크라이나가 그를 형사 고발한 지 하루 만인 지난해 12월 17일 아파트 건물 밖에 있던 전기 스쿠터에 숨겨진 폭탄이 터져 보좌관 일리야 폴카르포프와 함께 사망했다. 당시 AFP 통신은 보안국의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키릴로프는 전쟁 범죄자이며 이번 그의 사망은 SBU의 특수작전 결과”라고 전했다. 키릴로프 사령관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암살 시도로 사망한 러시아군 사령관 중 가장 고위직 인사다.
  • 공수처 평검사 4명 충원…출범 5년만에 처음 25명 정원 채워

    공수처 평검사 4명 충원…출범 5년만에 처음 25명 정원 채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평검사 4명을 충원하면서 출범 후 처음으로 정원(25명)을 모두 채웠다. 19일 공수처는 인사위원회 추천과 대통령 임명 재가를 거쳐 오는 22일 자로 평검사 4명을 신규 임용한다고 밝혔다. 신규 임용된 검사는 노흥섭(40·변호사시험 4회) 대전 유성경찰서 경감과 김준환(41·변시 6회)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정수진(43·변시 7회) 공수처 수사관, 이재영(34·변시 9회)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등이다. 노 신임 공수처 검사는 경감 경력경쟁채용 출신으로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과 국가수사본부에서 근무했다. 김 신임 검사는 법무법인 세종 형사팀에서 횡령·배임 사건을 주로 맡았다. 정 검사는 드루킹 특검 근무 경험이 있고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자격증을 갖고 있다. 이 검사는 법무법인 지평에서 조세·금융규제 분야 사건을 주로 담당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출범한 공수처는 한 번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인력난에 시달렸는데, 이번 인력 충원에 따라 처음으로 정원을 채우게 됐다. 공수처 구성은 공수처장과 차장, 부장검사 4명, 부부장검사 1명, 평검사 18명 등 총 25명이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고도의 수사력을 요구하는 고위공직자범죄 사건들을 다루면서 인력 부족으로 수사 진척에 일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제 검사 정원을 다 채운만큼 수사부서의 진용을 탄탄히 구축해 성과를 가속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관봉권 폐기’ 확인 위해 한국은행 수색한 상설특검…첫 강제수사

    ‘관봉권 폐기’ 확인 위해 한국은행 수색한 상설특검…첫 강제수사

    검찰의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안권섭 특별검사팀(상설특검)이 19일 한국은행에 대해 수색·검증영장을 집행했다. 상설특검 형태로 출범한 특검팀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설특검은 이날 오전 9시쯤부터 한국은행 발권국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수색·검증영장을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장 집행에는 김기욱 특검보와 한주동 부부장검사를 비롯해 수사관 5명과 포렌식 요원 1명이 참여했다. 김 특검보는 영장 집행 과정에서 “띠지와 스티커가 어떤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는지가 수사의 단초가 된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의 전제 절차”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이번 영장 집행이 한국은행 관봉권(제조권·사용권)의 제조 및 정사(분류), 보관, 지급과 관련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통상의 영장 집행 과정과 달리 압수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약 5000만원의 한국은행 관봉권을 포함한 현금다발을 확보했다. 다만 돈다발 지폐의 검수 날짜, 담당자, 부서 등 정보가 적힌 띠지와 스티커를 분실했다. 남부지검은 관봉권 띠지 분실이 현금을 세는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실수라는 입장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월 진상 파악과 책임소재 규명을 위한 감찰을 지시했고, 대검은 감찰에 착수한 뒤 곧장 수사로 전환했다. 이후 대검은 지난 10월 관봉권 관리 과정에서 실무상 과실은 있었으나 윗선의 증거 은폐 지시는 없었다는 취지의 수사 결과를 법무부에 보고했다. 다만 정 장관은 감찰 결과의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독립적인 제3의 기관이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상설특검 수사를 결정한 바 있다.
  • 생보협·손보협, 보험사기 등 범죄 근절 유공자 125명 시상

    생보협·손보협, 보험사기 등 범죄 근절 유공자 125명 시상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1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5년 보험범죄방지 유공자 시상식’을 열고 보험범죄 방지와 근절에 기여한 경찰 수사관과 보험업계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 조사자 125명을 시상했다. 이날 금융위원장 표창은 실손보험 악용 신종 보험사기를 수사한 서울경찰청 엄기돈 경사와, 허위 진료기록 발급을 통한 보험금 편취 사건으로 482명을 검거한 부산경찰청 배병훈 경위 등이 받았다. 경찰청장 표창은 경기남부경찰청 김희재 경사 등 4명에게, 경찰청장 감사장은 보험업계 SIU 조사자 8명에게 수여됐다. 삼성생명·신한라이프생명·삼성화재·메리츠화재 소속 조사자들은 금융감독원장 표창을 받았다. 시상식과 함께 열린 ‘보험사기방지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는 조직적 보험사기 수법을 분석한 삼성생명 이승은 프로가 최우수상인 금융감독원장상을 받았다.
  • 시위 진압 인력 줄여… 경찰 수사관 1000여명 늘린다

    시위 진압 인력 줄여… 경찰 수사관 1000여명 늘린다

    기동대 줄여서 보이스피싱 등 대응李 “매크로 여론조작은 나쁜 범죄”2030년까지 AI 팩토리 500개 보급내연차→전기차 전환 100만원 지원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경찰의 집회·시위 진압 인력을 재배치할 것을 지시했다.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경찰의 수사 인력을 더 늘려 민생 치안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찰청 등을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집회 참여 인원이 계속 줄어들고 있으니 시위 진압에 너무 많은 역량을 소진할 필요가 없다”면서 “범죄가 예전과 달리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수사를 위한 인력이 더 필요하다”며 집회 대응 인력을 줄일 것을 지시했다. 이에 경찰청은 “검찰청 폐지 등을 이유로 경찰의 수사 인력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경비 인력 등의 조정을 통해 수사관을 1000명 넘게 전환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기존 기동대 인력을 보이스피싱·마약범죄 대응, 초국가 범죄·외사정보부 복원, 파출소·피해자 보호 등 민생 치안 부서로 재배치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인터넷 순위 조작이나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여론 조작을 ‘나쁜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튜브, 기사 댓글, 커뮤니티에 명백한 가짜뉴스가 횡행하는데, 조직적·체계적으로 의도를 갖고 유포하는 사례도 있다”면서 “가짜뉴스라는 시각에서 접근하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포털 순위를 조작하려고 기술을 활용하는 건 명예훼손이 아니라 업무방해”라며 이를 방치하는 포털사이트를 겨냥했다. 한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 등이 참여하는 ‘M.AX(제조업 AI 전환)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AI 팩토리를 내년에 100개 짓고 2030년까지 500개로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AI 팩토리란 AI를 적용해 생산성을 높인 제조 공장을 뜻한다. 친환경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내년 전기차 충전기를 7만기 보급하고 전기차 전환 지원금도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한다.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구체적으로 자동차·가전·로봇 등 수요산업과 연계한 AI 반도체(NPU)를 개발하고, 국가 1호 상생 파운드리를 구축해 국내 팹리스 규모를 10배로 확장한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18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지원한다. 2000억 달러(약 296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대미 투자 펀드는 한국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투자가 국내로 환류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이날 조직문화 개선 방안으로 ‘가짜 일 30% 줄이기’를 제시했다. 가짜 일이란 상사 눈치 보기, 보여 주기식 행사와 불필요한 보고서 작성 등을 의미한다. 김 장관의 설명을 들은 이 대통령은 “재미있는 아이템 같다”며 “다른 부처도 동시에 진행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을 위해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 [길섶에서] 또 다른 피해자

    [길섶에서] 또 다른 피해자

    이른바 보이스피싱 전화를 처음 받은 것은 30년도 넘은 옛날이었다. 다짜고짜 무슨 범죄에 연루됐다고 겁을 주기 시작했던 것 같다. 휴대전화가 보편화되지 않은 시절이다. 신문사 사회부에 전화를 걸어 사건기자를 위협했으니 어설프기 이를 데 없었다. 장난기가 발동해 “발신지 추적 중”이라고 했더니 뭔가 욕설을 하며 끊었던 기억이 난다. 엊그제는 아침에 전화가 걸려 왔다. 오전 8시 30분이니 일 때문에 연락하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목소리는 곧바로 내 이름을 대며 본인이 맞느냐고 다그쳤다. 그러면서 자신이 어느 지검의 누구 수사관이라 했으니 보이스피싱의 전형이었다. 기분이 상해 “딴 데 가서 알아보라”고 했더니 전화를 끊는다. 동남아 범죄단지가 다시 살아나고 있구나 싶었다. 그런데 폰 너머 여성의 목소리는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문제가 됐던 그곳 주변이라면 우리와 두 시간 시차가 있다. 새벽 6시 30분에 사기전화를 강요당하고 있다는 뜻인가. 혹시 감금된 것 아니냐고, 도와줄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어야 마땅했다. 한동안 돈을 뜯긴 것 이상으로 답답했다.
  • 가스중독으로 중태 빠진 포항 철강 용역 직원 끝내 숨져

    가스중독으로 중태 빠진 포항 철강 용역 직원 끝내 숨져

    경북 포항 철강산단 내 가스중독으로 중태에 빠졌던 근로자가 결국 사망했다. 15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포항제철소 내에서 유해가스를 마져 중태에 빠진 뒤 치료를 받던 50대 용역업체 직원 A씨가 이날 사망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STS(스테인리스스틸) 4제강공장에서 슬러지(찌꺼기) 청소를 하던 A씨 등 용역업체 직원 2명과 현장에 있던 40대 포스코 직원 1명이 유해가스를 마셔 중태에 빠졌다. A씨를 제외한 2명은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찰과 노동 당국은 수사관과 근로감독관 40여명을 투입해 포항제철소 내 관련 공장, 외주 청소업체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수사당국은 작업 일지와 지시서, 안전교육 자료, 위험성 평가서, 도급·하도급 계약 자료 등 작업 관련 서류, 사고 전후 내부 보고 문건, 사고 이전 이력 자료 등을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씨 없는 발바리… ” 정관수술 믿고 날뛰던 두 아이 아빠의 최후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씨 없는 발바리… ” 정관수술 믿고 날뛰던 두 아이 아빠의 최후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범죄 현장은 언제나 침묵하지만, 그 안에는 범인이 남긴 수많은 ‘언어’가 존재한다. 특히 성범죄 수사에서 가해자가 남긴 체액, 즉 정액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가장 강력하고도 명징한 열쇠다. 이는 한 인간의 존엄을 파괴한 죄악의 증거이자, 가면 뒤에 숨은 악마의 실체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수사의 스모킹 건(Smoking Gun)’이다. 그러나 수사관들이 이토록 절대적으로 믿었던 증거가 감쪽같이 침묵하는 순간, 수사는 거대한 벽에 부딪힌다. 2010년 말, 경북 구미경찰서 강력팀 형사들이 마주한 현실이 바로 그랬다. 분명한 범죄의 흔적은 존재했으나, 그 속에서 범인을 특정할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는 미스터리. 그것은 과학수사를 비웃는 범인의 소리 없는 조롱과도 같았다. 어둠 속의 그림자, 구미를 덮친 공포2010년 겨울, 경북 구미시 일대에는 을씨년스러운 공포가 감돌았다. 원룸과 아파트 저층에 거주하는 혼자 사는 여성들만을 노리는 연쇄 성폭행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기 때문이다. 범행 수법은 치밀하고 대담했다. 피해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범인은 동일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3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나이, 다부진 체격, 그리고 특유의 억양과 행동 패턴까지. 확보된 일부 폐쇄회로(CC)TV 영상 속의 흐릿한 잔영 역시 피해자들의 진술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이른바 ‘구미 발바리’라 불리게 된 이 범죄자는 경찰의 추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범행 시간을 새벽 3~4시의 심야 시간대에서 사람들이 활동을 시작할 무렵인 아침 시간대로 옮기는 등 갈수록 대담한 행보를 보였다. 지역 사회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고, 경찰 수뇌부는 조속한 검거를 지시했다. 강력팀 형사들은 밤낮없이 현장을 누볐고, 마침내 범행 현장에서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정액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통상적으로 정액이 확보되면 사건은 ‘끝난 게임’이나 다름없다. DNA 대조를 통해 범인을 특정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형사들의 얼굴에는 안도감과 함께 기대감이 서렸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날아온 감정 결과는 그들의 기대를 산산조각 냈다. “DNA 검출 불가.” 정액 반응은 양성으로 나왔으나, 정작 그 안에서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정자(精子)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수사팀은 혼란에 빠졌다. 증거물은 있는데 증거 능력이 없는 황당한 상황. 범인은 마치 유령처럼 실체가 없었다. 과학의 딜레마, 그리고 ‘무정자증’ 가설일반적으로 남성의 정자 속에 포함된 DNA는 여성의 질 내에서 약 72시간 동안 생존하며 증거 능력을 유지한다. 72시간이 지나면 여성의 몸에서 분비되는 효소가 정자의 DNA를 분해하기 시작해 증거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성폭력 사건 발생 직후 24시간, 늦어도 48시간 이내의 증거 채취가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달랐다. 경찰이 확보한 증거물은 사건 발생 직후 채취된 것이었다. 더욱이 체외로 배출되어 의류나 침구류 등에 묻어 건조된 정액은 그 보존성이 훨씬 뛰어나다. 역사적으로도 이를 증명하는 유명한 사례들이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몰아넣었던 ‘르윈스키 스캔들’이 대표적이다. 모니카 르윈스키가 증거로 제출한 파란 드레스에 묻어 있던 클린턴의 정액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완벽하게 DNA를 보존하고 있었다. 2011년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IMF 총재의 성추문 사건 역시 호텔 여직원의 유니폼에 묻은 미세한 정액 자국이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 이처럼 현대 과학수사에서 정액은 희석되거나 오래되어도 범인을 지목하는 강력한 무기다. 정액 속에 다량 함유된 산성 인산화효소(PAcP)를 분석하면 물에 400배로 희석된 상태에서도 정액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미 사건의 범인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정액은 있지만 정자가 없는 남자. 수사팀은 끈질긴 회의 끝에 하나의 가설에 도달했다. “범인은 무정자증 환자이거나, 인위적으로 정관수술(Vasectomy)을 받은 사람이다.” 정액은 정자와 이를 운반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액체 성분(정장)으로 구성된다. 유전자 정보의 핵심인 DNA는 정자의 머리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정관수술을 통해 정자의 이동 통로를 차단해버리면, 사정된 액체 속에는 정자가 존재하지 않게 되어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DNA를 검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범인은 어쩌면 이 의학적 사실을 알고 자신의 범행이 완전범죄가 될 것이라 확신했을지도 모른다. 미세 증거의 반란, 요도 상피세포를 찾아라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것이 수사의 막다른 골목은 아니었다. 오히려 과학수사는 범인이 쳐놓은 방어막을 뚫기 위해 한 단계 진화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법유전자 전문가들이 투입되었다. 그들은 ‘정자’가 아닌 다른 곳에 주목했다.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모든 분비물에는 세포가 섞여 있다. 남성이 사정할 때 배출되는 정액 속에는 정자뿐만 아니라, 정액이 지나오는 길인 요도의 벽에서 떨어져 나온 ‘요도 상피세포(Urethral Epithelial Cells)’가 아주 미세하게 섞여 있을 수밖에 없다. 비록 정자는 없지만, 이 상피세포의 핵 안에는 범인의 모든 유전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문제는 그 양이 극도로 적다는 점이었다.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다름없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국과수 연구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남성의 Y염색체 유전자형만을 선택적으로 증폭시킬 수 있는 첨단 시약과 장비를 동원했다. 수십, 수백 번의 정밀 분석 끝에 마침내 모니터 화면에 범인의 고유한 DNA 프로파일이 떠올랐다. 범인이 자신의 신체를 개조해 흔적을 지우려 했지만, 무심코 흘린 극미량의 세포 조각이 그를 배신한 것이다. 과학이 오만을 이긴 순간이었다. 포위망 구축, “정관수술한 30대를 찾아라”확보된 DNA는 이제 나침반이 되었다. 경찰은 수사 방향을 전면 수정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했던 수사는 ‘구미 지역에 거주하는 정관수술을 받은 30대 남성’이라는 구체적인 타겟으로 좁혀졌다. 구미경찰서 강력팀은 관내 비뇨기과 병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탐문 수사에 돌입했다. 최근 수년 내에 정관수술을 받은 기록이 있는 남성들의 명단이 확보되기 시작했다. 방대했던 용의자 리스트는 빠르게 압축되었다. 과학적 증거와 현장 형사들의 발로 뛰는 탐문이 결합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범인이 숨을 곳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허무한 종말, 잠들어 있던 평범한 가장의 두 얼굴치밀하게 준비된 수사망이 조여오던 2010년 12월, 사건은 예상치 못한 극적인, 어찌 보면 다소 허무한 방식으로 결말을 맺었다. 구미경찰서 상황실에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공포에 질려 떨리고 있었다. 30대 여성이었다. “나를 성폭행한 남자가... 지금 우리 집에 있어요. 잠을 자고 있어요.” 신고자는 범행 직후 범인이 방심한 틈을 타 숨죽여 신고를 한 것이었다. 경찰은 즉각 출동했다. 사이렌 소리조차 죽인 채 도착한 빌라 2층. 문을 열고 들이닥친 형사들 눈앞에는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토록 경찰을 애먹였던 ‘구미 발바리’, 유모(당시 30세) 씨가 피해자의 침대 위에서 세상모르고 곯아떨어져 있었다. 이날 오후 6시 40분경, 술에 취해 대담하게 가정집에 침입해 성폭행을 저지른 그는, 범행 후 긴장이 풀린 탓인지 취기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린 것이다. 현장에서 긴급 체포된 유 씨의 신원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전과자도, 사회 부적응자도 아니었다. 구미의 한 번듯한 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집에서는 두 아이를 키우는 가장이었다. 주변 사람 누구도 그가 밤마다 ‘발바리’로 돌변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유 씨는 예상대로 수년 전 자녀 계획을 마친 뒤 피임을 목적으로 정관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과수가 요도 상피세포에서 추출한 DNA와 유 씨의 DNA는 정확하게 일치했다. 과학수사의 진화와 경고이 사건은 범죄자들에게 서늘한 경고를 남겼다. 일부 성범죄자들 사이에서는 “정관수술을 하면 DNA가 검출되지 않아 잡히지 않는다”라는 잘못된 속설이 마치 팁(Tip)처럼 떠돌기도 했다. 실제로 범행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난 수술해서 괜찮다”, “신고해봐야 소용없다”라며 뻔뻔하게 조롱하는 범죄자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구미 사건은 이러한 믿음이 얼마나 어리석은 망상인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구미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오히려 유 씨 같은 무정자증 성폭행범이나 정관수술을 한 범죄자는 수사 범위를 획기적으로 좁혀주기 때문에 검거하기가 더 쉬운 측면이 있습니다. 정자가 없어도 DNA를 찾아내는 기술은 이미 완성 단계에 있습니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그 흔적을 찾는 기술은 범죄자들의 상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머리카락 한 올, 땀 한 방울, 심지어 정자 없는 정액 속의 미세한 세포 하나까지도 진실을 말한다. 2010년 구미의 겨울, ‘씨 없는 발바리’ 사건은 과학수사의 승리이자, “완전범죄는 없다”라는 사법 정의의 명제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한순간의 쾌락과 왜곡된 욕망을 위해 타인의 삶을 짓밟으려 했던 평범한 가장의 이중생활은, 결국 자신이 맹신했던 얄팍한 의학 지식과 과학의 힘 앞에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 경영 분쟁 벌이다 비자금 들통…부산 건설사 사주 일가 1심서 집유

    경영 분쟁 벌이다 비자금 들통…부산 건설사 사주 일가 1심서 집유

    부산 한 중견 건설사 사주 일가가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유용하고 경찰과 은행원, 지자체 공무원 등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실형을 면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부장 이동기)는 12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건설사 대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25억원을 선고했다. A씨는 별건으로 횡령 혐의로도 기소됐는데, 이에 관해서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함께 기소된 A씨의 동생이자 건설사의 전 대표인 B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건설사 법인에는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A씨 형제의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C씨는 재판받던 중 사망해 공소 기각됐다. 아버지 C씨와 장남 A씨는 2014년 8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하도급 업체에 공사대금을 부풀려 지급하고,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82억원 상당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차남 B씨는 2022년 건설업체 관련 자금 50억원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사적으로 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아버지에게 25억원이 현금으로 입금됐고, 장남이나 가족에게 보내진 13억원을 비자금의 일부로 보고 비자금 조성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범행에 적극 가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횡령 금액과 관련한 이득을 누렸다. 단순히 소극적으로 아버지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려워 어느 정도 죄책을 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다만 “비자금의 대부분을 사망한 아버지가 취득한 것으로 보이고, A씨가 회사에 횡령 금액 대부분을 변제한 점, 아버지 사망 이후 상속재산 상당 부분을 회사에 귀속하는 것에 합의해 실질적으로 피해 복구가 이뤄진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B씨와 관련해서는 “배임에 가담한 액수 자체는 적지 않지만, B씨도 가족 간 상속재산 협의를 통해 상당 부분 피해 복구를 한 점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 일가의 비자금 조성 사실은 2002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던 장남 A씨가 아버지, 동생과 대립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창업주인 아버지가 2020년 10월 장남을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하고, 차남에게 대표이사를 맡기면서 자신도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에 A씨는 법적 다툼을 벌여 승소하고 대표이사 자리를 되찾았다. 그러자 아버지와 차남은 “장남이 82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에도 고소·고발이 이어지면서 결국 삼부자가 모두 수사받고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들 삼부자를 수사하면서 지역 은행, 지자체, 경찰, 국세청 등과의 유착도 확인된다며 28명을 기소했다. 아버지와 차남이 브로커를 통해 장남에 대한 구속수사와 세무조사를 청탁하고, 장남은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은행에 로비를 벌였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기소된 사람은 현직 총경 2명을 포함한 경찰 3명, 전현직 공무원 3명, 변호사, 세무사, 검찰 수사관, 은행직원 7명, 재개발조합 임원 3명 등이다. 이들 부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은행 직원과 공무원에게는 이날 무죄가 선고됐다. 수사 기관이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면서 이 혐의와 관계없는 뇌물공여 부분을 위법하게 증거로 수집했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압수수색 영장의 범죄사실은 비자금, 횡령이었지만 수사한 사건은 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수수”라며 “객관적 관련성이나 인적 관련성 없이 검찰이 획득한 뇌물수수·공여와 관련한 다이어리와 선물발송명단, 엑셀 파일 등 출력물을 확보한 것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은행 직원 2명은 뇌물 수수 혐의와 별개로, 해당 건설사에 70억원을 먼저 인출할 수 있게 대출 조건을 변경해 준 사실이 은행에 대한 배임 혐의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들 부자가 수사 정보를 빼내고, 국세청을 상대로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1심 재판은 지난달 마무리됐다. 전직 검찰 수사관과 브로커인 전직 경찰관에게는 실형이 선고됐고, 부산경찰청 현직 수사 담당 경찰은 선고 유예, 총경 2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국세청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공무원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세무사, 변호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세무조사와 관련한 청탁을 인식하면서 용역 계약을 맡은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판결문을 추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 광주경찰청, 공공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관련…수사전담반 편성

    광주경찰청, 공공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관련…수사전담반 편성

    광주 공공도서관 공사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수사전담반이 편성됐다. 광주경찰청은 형사기동대장을 팀장으로 36명으로 구성된 수사전담팀을 편성하고 이번 사고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수사전담팀은 팀장을 비롯해 중대수사팀 21명, 과학수사계와 강력계 피해자 보호팀 등 15명 등 모두 36명의 수사관으로 구성됐다. 광주청은 매몰자 구조 작업 등 사고 현장이 수습되는 대로 안전관리 의무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설계도면에 맞게 공사가 시공됐는지 여부 등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광역시 치평동(상무지구) 레미콘 타설 작업이 진행 중이던 광주대표도서관 2층 옥상이 갑자기 붕괴하며 지상 1층까지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이 사고로 현장 작업자 4명이 무너진 철골과 콘크리트 잔해에 매몰됐다. 소방당국은 작업자 중 연락이 닿지 않는 미장공 1명, 철근 작업자 2명, 배관 보온 작업자 1명이 매몰된 것으로 판단했다. 오후 5시 현재 1명의 위치가 육안으로 확인돼 구조 작업을 벌였다.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던 1명은 끝내 숨졌다. 나머지 2명의 위치는 확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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