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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우중씨 도피’ 정·관계 개입 못밝혀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중간수사결과를 2일 발표한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건강상태가 더 이상 조사를 받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 추가 기소를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29일 협심증 수술을 받고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중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 등 혐의로 추가기소할 방침이다. 하지만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대우그룹의 워크아웃을 막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1999년 10월 갑작스레 출국하는 과정에 정ㆍ관계 인사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밝힐 진술이나 증거를 끝내 찾지 못했다. 검찰은 김 회장이 대우그룹의 해외금융조직인 영국금융센터(BFC)의 자금 수백억원을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한 단서를 새롭게 찾아내 특경가법의 횡령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위장계열사와 협력업체 등에게 200억원을 부당지원한 혐의 등도 공소사실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 등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도 기소할 예정이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성에 무너지고 비리 얼룩…교육계 왜 이러나

    ■ 성에 무너지고 교사들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학생 폭력조직인 일진회 회원이 전국에 40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하는 등 학교폭력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폭로해 사회 문제로 부각시켰던 현직 교사가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학부모들을 수차례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는 28일 “학교폭력 전문가로 통하는 서울 J중 J교사가 지난 5월쯤부터 상담받기 위해 찾아온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학부모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신체적·언어적 성추행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지난 25일 한 회원으로부터 제보를 받은 뒤 현재까지 회원·비회원 가운데 4명의 피해자를 확인했다.”면서 “공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 A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이가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당해 소송을 준비하면서 수차례 상담을 받았지만, 상담은 뒷전이고 낯뜨거운 얘기만 늘어놓다가 지난 6월 말쯤 식사 도중 ‘가슴을 만지고 싶다,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해 깜짝 놀라 이후 자리를 피했다.”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움을 청하러 갔다가 또한번 상처만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학부모 B씨는 “지난 5월쯤 상담을 하고 식사를 한 뒤 노래방을 가자고 해 의심없이 동행했는데 J교사가 노래를 부르던 중 갑자기 심한 신체접촉을 시도했다.”면서 “놀라 뿌리치자 ‘가만 있어라, 누가 보면 어쩌려고 하느냐.’고 해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B씨는 “다른 엄마들에게도 밤늦게 ‘모텔에 가서 상담하자.’‘키스해도 되느냐.’는 등의 말을 했고, 항의하면 ‘위로하려고 그랬다.’고 변명을 했다더라.”면서 “자식 문제로 가슴이 찢긴 부모들을 또한번 죽이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J교사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늦은 시간까지 상담을 하다 보니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전혀 그런 사실이 없고, 그런 모함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문제가 공개되면 자칫 피해자들이 또한번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상처받은 학부모들의 신뢰를 역이용해 자신의 욕구를 챙기는 행동이 계속돼서는 안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며 강지원 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의뢰했다. 강 변호사는 “정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피해학생 부모들이 없는 사실을 지어낼 이유가 없지 않느냐.”면서 “형사고발 및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와 함께 교육당국에 징계 및 파면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파장이 워낙 큰 문제라 진상 파악이 우선”이라면서 “사실이라면 교직 전체에 대한 모독인 만큼 해임·파면등 중징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동부경찰서는 27일 육영재단이 주최하는 국토순례단에 참가한 여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전 총대장 황모(43)씨를 구속했다. 현직 고교 교사인 황씨는 지난달 23일부터 13박 14일 동안 열린 육영재단 국토순례에서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3학년 여학생과 여대생 조대장 15명을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경찰 조사에서 학생들의 가방끈을 고쳐 매줬을 뿐 추행한 것은 아니라며 범행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효용 이효연기자 utility@seoul.co.kr ■ 비리 얼룩지고 검찰이 늘어가는 대학비리를 막기 위해 교수 한 명이 일정 기간 수여할 수 있는 학위의 숫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교육인적자원부에 건의키로 했다.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28일 지난해 1월부터 이달까지 전국의 일선 지검에서 실시한 대학비리 수사결과를 취합해 발표하며 이렇게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1월부터 20개월 동안 전국의 대학을 상대로 교수채용 비리, 학위 부정수여, 공금 및 연구비 횡령 등을 집중 단속해 대학 관계자 87명을 사법처리했다. 이 가운데 학위과정에 있는 개업의들이 수업에 빠져도 눈감아주고 이들의 논문을 대신 써주는 등의 대가로 3억 6000여만원을 챙긴 원광대 한의대 한모 교수 등 29명이 학위를 부정 수여한 혐의로 적발됐다. 검찰은 일부 대학들과 개업의사들이 학위에 대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석·박사 학위를 사고 파는 범죄행위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위 수요가 많은 의과대학에 전체 정원의 40∼50%를 집중 배정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교수 한 명이 한 학기에 수여할 수 있는 학위 숫자를 제한하도록 교육부에 건의키로 했으며 학과별 석·박사 학위 정원을 별도로 정해 의학계열에 학위가 몰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김우중씨 횡령죄 적용 검토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25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1999년 6월 재미교포 조풍언씨가 대표로 있는 홍콩KMC인터내셔널에 전달한 400여억원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아울러 김 전 회장이 조씨를 통해 구명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 2001년 11월 예금보험공사는 김 전 회장이 99년 6월 영국금융센터(BFC) 자금 중 281억원을 KMC에 전달해 대우정보통신 주식 258만주(71.59%)를 사들였고 이 가운데 95만주를 처분해 291억원을 홍콩에 반출하는 등 400여억원을 빼돌렸다고 발표했다. 당시 김 전 회장이 돈을 전달한 KMC가 대우의 페이퍼 컴퍼니라는 것과 대표가 조씨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김 전 회장이 계열사 판매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조씨를 통해 정관계에 로비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회장과 조씨는 경기고 동문인데다 조씨는 ‘국민의 정부’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조씨에게서 빌린 돈을 갚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김 전 회장이 개인적인 채무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는 만큼 횡령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달 말 김 전 회장의 출국배경과 정·관계 로비설 등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靑 개입설’ 밝혀낼까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사업 투자의혹을 수사할 정대훈 특별검사팀은 18일 현판식을 갖고 길게는 90일간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다. 지난달 28일 임명된 정 특검은 이창훈ㆍ황병돈 변호사를 특검보로, 정석우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부장검사와 차맹기 서울중앙지검 검사, 구태언 대전지검 검사 등 3명을 파견검사로 선정했다. 특검팀은 검찰에서 받은 9000여쪽의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검토하며 수사방향을 정하고 있다.●사건관련자들 출국금지 시킬듯 기록 검토를 마치면 특검은 먼저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건설교통부 차관 김세호씨 등 구속기소된 관계자들과 인터폴에 적색수배된 허문석씨 등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 관련자들은 조사가 끝나 자유롭게 출국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광재의원 개입여부에 수사초점 검찰은 유전의혹 수사결과 김씨와 철도공사 관계자 등 5명을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에 대해서는 의심 가는 여러 정황을 파악하고도 허씨를 조사할 수 없어 내사중지 결정을 내렸다. 특검도 이 의원의 개입 의혹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이 의원 외에 청와대 차원에서의 개입 여부를 밝히는 것도 특검이 해야 할 일이다. 이밖에 지난해 9월 유전사업 현황을 보고받은 산업자원부측이나 철도공사측에서 대출지원 요청을 받았다는 재정경제부측의 사업개입 의혹, 노무현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 이기명씨의 관련 여부 등도 특검이 짚고 가야 한다.●김씨 진술, 허씨 신병 확보가 관건 특검의 성패는 김씨의 굳게 닫힌 입을 여는 것과 수사 직전 출국한 뒤 잠적한 허씨의 신병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검찰 수사인력 64명이 동원돼 의원회관 등 24군데를 압수수색하고 금융계좌 364개를 훑고 간 뒤 이들을 압박할 추가 물증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최근 김씨가 청와대, 감사원, 국회 등 고위층 인사 수십명에게 인사치레 명목으로 100만원 안팎의 금품을 건넨 혐의가 보강수사 결과 드러나 유전의혹과의 연관성을 의심케 한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S프로젝트는 행담도와 무관”

    “S프로젝트는 행담도와 무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11일 행담도 개발사업 의혹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3인방’ 가운데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위원장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도로공사와 행담도개발㈜의 사업 갈등을 중재한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은 당시 공직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이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지난 6월 감사원의 수사의뢰 이후 50일간 진행한 수사를 일단락지었다.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 검찰은 이번 의혹을 싱가포르 투자회사 ECON의 위임을 받아 2001년 행담도개발㈜ 감사로 파견된 김재복씨가 캘빈 유 싱가포르 대사, 오정소 전 안기부 1차장 등 지인들을 통해 ‘아마추어’인 정ㆍ관계 인사들과 접촉한 뒤 도공과 동북아위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건으로 규정했다. 문씨는 김씨의 말만 믿고 지난해 9월 “정부는 행담도개발㈜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정부지원의향서를 동북아위의 협의절차 없이 맘대로 작성했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 2월 도공 직원들을 불러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하여금 감사를 실시토록 하겠다.”고 협박해 행담도개발㈜의 회사채 발행에 동의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미 구속기소한 김씨와 오점록 전 도공 사장 외에 김씨가 8300만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할 때 주관사를 맡았던 씨티증권 원모 상무와 행담도 개발사업의 2단계 시공권을 대가로 김씨에게 120억원을 2년간 무이자로 빌려준 경남기업 성모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청와대 보고 없었다 검찰은 오씨가 2002년부터 최근까지 김씨에게서 10여차례에 걸쳐 5000만원 가량의 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당시 오씨는 이미 안기부에서 나온 뒤였고 주고받은 돈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아 형사처벌하지 않았다. 검찰은 행담도 개발 사업은 정부가 주요 정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남해안 개발사업(S프로젝트)과 관련이 없으며 지난해 6월 노무현 대통령이 행담도 개발 사업에 관해 보고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씨티증권이 김씨가 발행한 회사채를 매입했던 우정사업본부와 교원공제회측에 그 대금을 돌려주고 채권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정 전 인사수석이 곳곳에 압력을 행사한 흔적을 발견하고도 검찰이 민간인이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준 것은 여전히 개운치 않다. 문씨가 처음부터 행담도 개발 사업을 S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적극 지원한 이유와 행담도 사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 캘빈 유의 구체적인 역할 등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행담도’ 문정인씨 사법처리 검토

    행담도 개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는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함께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문씨가 지난해 9월 김재복(40·구속) 행담도개발㈜ 사장의 부탁을 받고 정부지원의향서(LOS)를 발급해준 것에 대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적용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1일 행담도 개발 의혹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수사를 일단락지을 예정이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4野 “9일 특검법 발의”… 與 ‘특별법’ 맞불

    ‘야4당은 특검제법 공동발의, 여당은 제3기구 특별법 나홀로 발의.’ 불법도청 사건의 진상규명 방법론을 놓고 여야가 원내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4당은 9일 특검제 도입법안을 공동발의하기로 하는 등 대여 공동 전선을 구체화했다.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은 도청테이프 공개를 위한 특별법안을 9일 중 확정, 단독 발의절차를 밟기로 했다.●합의내용과 처리 전망야4당이 합의한 특검법안에 따르면 수사 대상은 ▲93년 2월25일 이후 안기부, 국정원의 불법도청 실상 전모와 불법 도청자료의 보관·관리·활용 실태 및 이의 유출·유통과 관련된 실정법 위반 사건 ▲위의 수사과정에서 드러나는 각종 불법 도청자료의 내용 ▲안기부, 국정원, 국가기관, 정당, 기업, 언론사 및 개인 등의 실정법 위반 사건 등이다. 야4당은 사건의 중요성과 방대함을 감안해 특별검사팀은 특검 1명과 특검보 6명, 수사관 60명을 두는 사상 최대 규모로 구성하기로 했다. 특검의 활동기간은 준비기간 20일을 거쳐 최대 180일(90일,1차 연장 60일,2차 연장 30일)까지 보장하기로 했다. 특히 야4당은 현재도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불법 도청이 이뤄지는지에 대한 의구심과 관련한 국정조사 등의 대책에 공감하고 대상과 시기 등을 계속 논의하기로 하는 등 여권을 압박했다. 이와 관련, 야4당은 9일 발의하는 법안의 처리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 임시국회를 소집하기로 합의했다.●테이프 공개범위 논란 잠재하지만 야4당은 이날 합의한 특검법안에 공개 범위를 담지는 못했다. 민주노동당이 위법 사실 말고도 테이프 발언 중 여당이 추진중인 특별법에 적시한 위법 내용이 확인되고 혐의만 있어도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를 위해 특별법 제정 논의도 병행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이날 회담에서는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이라도 수사결과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결과를 공개한다는 내용만 법안에 담기로 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9일 오전 고위정책회의에서 가칭 ‘구 안기부 도청테이프의 처리에 관한 진실위원회법’을 추인받는 대로 입법절차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는 “야당이 특검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간을 끌어 사건을 흐지부지하게 하려는 의심을 사게 한다.”며 특별법 논의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문병호 법률담당 원내부대표는 “공소 시효가 지난 사건을 수사하고 위법 사실을 공개토록 한 것은 위헌여지가 있고 불법도청 자료 유출·유통도 검찰이 수사 중이니 특검이 맡을 필요는 없다.”면서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특별법 제정 논의에 참여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종수 박준석기자 vielee@seoul.co.kr
  • 정찬용·정태인씨 소환 조사

    행담도 개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는 5일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과 정태인 전 국민경제비서관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정 전 수석을 상대로 지난 5월 김재복(40·구속) 행담도개발㈜사장과 손학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회사채 자금 사용 등으로 갈등을 빚자 중재를 하는 등 행담도개발을 측면 지원한 경위와 EKI와 도공간의 자본투자협약에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 3인의 형사 처벌은 사실관계 확정 후 판단할 문제”라면서 “직권남용죄에 대한 대법원의 판례를 보면 인정 범위가 좁아서 쉽진 않다”고 말했다. 검찰은 오는 20일 이전에 이번 사건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연구비 횡령’ 수사 칼끝 어디로?

    서울대 공대가 깊은 시름에 잠겼다. 연구비 횡령으로 교수 2명이 구속된 데 이어 지금도 8명이 검찰 내사를 받고 있어 교수들의 연이은 사법처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지방의 명문 공대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최고의 상아탑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터에 불거진 이번 추문으로 교수·학생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학교측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훼손된 이미지는 오래도록 아픈 상처로 남게 됐다. 26일 아침에 열린 정운찬 총장 주재 처장급 회의도 최근 상황을 반영하듯 2시간여 동안 시종 무거운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일단 사태를 관망한 뒤 입장을 밝히자는 쪽으로 정리가 됐지만 수사결과가 불러올 파장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 한 회의 참석자는 “정 총장이 교수들의 연구비 횡령 등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면서 “하지만 공대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안 된다는 차원에서 25일 제출된 공대 보직교수 사퇴서 수리 여부는 신중히 결정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대학본부측은 “사태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에 혐의가 드러난 교수들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일 대책회의속 정총장 “희생양 안만든다” 공대 교수들도 크게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사퇴서를 낸 한 보직교수는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는 맡은 일에 충실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모든 서울공대 교수들이 한통속으로 몰려 비난받고 있는 것은 견디기 힘든 치욕”이라고 허탈해했다. 공대 이외에 다른 전공 교수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한 사범대 교수는 “아직도 많은 연구들이 1970∼80년대 관행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몇몇 교수들에게 동료의 입장에서 문제점들을 충고했지만 좀체 받아들여지지 않아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됐다.”고 한탄했다. 다른 인문계열 교수도 “이번 사태는 그동안 곪아왔던 상처가 한꺼번에 터진 것으로, 서울대나 공과대학만의 일은 아닐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를 인식전환의 계기로 삼지 않는다면 서울대의 경쟁력은 결코 국제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격탄 공대는 ‘패닉´… “터질게 터졌다” 자성도 학생들도 놀랍고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한 기계공학과 학생은 “방학 전까지도 수업을 받았던 선생님들이 그동안 범죄를 저지르고 다녔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이제 교수님들을 어떻게 믿겠느냐.”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당장은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간부는 “진상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입장 발표는 다음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도청 폰뱅킹’에 은행보안 뚫렸다

    올들어 서울과 경기 고양의 서로 다른 금융기관 3곳에서 5건의 ‘폰뱅킹 사고’가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경찰은 이번 사건이 피해자의 전화단자함에 도청장비를 설치, 번호검출기로 소리를 분석해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이른바 ‘도청을 통한 폰뱅킹’ 수법으로 보고 있어 수사결과가 주목된다.●고양서 3건 6900만원 이체 경기 고양경찰서와 일산경찰서는 1월부터 4월까지 A금융기관 고양시지부와 벽제 고봉지점 등에서 3건의 폰뱅킹 사고가 발생, 수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4월4일 오전 10시쯤 누군가 폰뱅킹으로 양모(42·여)씨의 A금융기관 고봉지점 계좌에서 모 은행 김모(66·여)씨 계좌로 2800만원을 이체, 인출해갔다.3월3일 오전 10시38분쯤에도 폰뱅킹으로 A금융기관 고양시지부 곽모(48)씨의 계좌에서 1600만원이 다른 은행으로 이체됐으나 곽씨의 지급정지 요청으로 인출에 실패했다. 앞서 1월8일에도 같은 수법의 폰뱅킹으로 양씨의 남편 안모(46)씨의 계좌에서 2500만원이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인이 폰뱅킹에 필요한 주민등록번호와 통장계좌번호, 텔레뱅킹 고객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통장 비밀번호 등을 모두 정확히 입력, 돈을 인출한 뒤 통장 비밀번호를 바꾸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3건의 사건이 모두 해외에서 국제전화를 이용해 폰뱅킹을 했고 돈을 인출한 뒤 통장의 비밀번호를 바꾼 점, 폰뱅킹 착신번호가 같은 점 등 유사점이 많아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서울서도 2건 발생 수사 나서 한편 서울경찰청도 4월22일과 5월6일 각각 B은행 양재동지점과 C은행 녹번동지점 등 2곳에서 폰뱅킹 사고가 발생했다는 진정을 접수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클릭 이슈] 검찰 영상녹화물 증거제출 ‘딜레마’

    [클릭 이슈] 검찰 영상녹화물 증거제출 ‘딜레마’

    “지금부터 조사과정을 촬영하겠습니다. 영상녹화물은 법정에서 증거로 제시될 수 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2007년부터 검찰 조사에서 보게 될 광경이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지난 11일 차관급 실무회의에서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을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오는 18일 사개추위 장관급 본회의가 남았지만 별 수정없이 통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영상녹화를 놓고 법조 3륜의 찬반논쟁이 뜨겁다. ●영상녹화물, 조서보다 더 문제 사개추위는 당초 검찰의 조서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장주영 사무총장은 이런 점을 들어 법정에서 이뤄지는 공판을 근거로 유무죄를 가리는 공판중심주의를 확립하겠다는 사개추위의 의지가 후퇴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총장은 “영상물이 주는 느낌은 조서보다 강렬해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인정하면 더욱 강력한 조서중심주의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검찰조서를 부인할 경우 이를 대체하기 위해 영상녹화물을 제시할 수 있어 잘못된 수사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이 더욱 줄어든다는 얘기다. 아울러 국민참여재판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재판에 참여하는 일반 국민들이 영상물에 몰입된 채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시됐다. 법원 관계자는 “비전문가인 국민들이 선입견을 갖게 되면 법관이 도와주고 참여할 수 있는 길이 그만큼 좁아지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이런 폐해를 설명하고 영상녹화를 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조사 이전에 회유와 협박을 하고 조사과정만 촬영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불신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권침해 방지와 투명한 수사실현, 왜 안 찍나 지난해 12월 대법원의 판례변경에 따라 피의자가 부인한 조서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됐을 때도 검찰은 영상녹화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사개추위가 검찰의 조서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형소법 개정에 나서자 검찰의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검찰과 법무부 수뇌부는 평검사회 이후 서울남부지검에 마련된 녹음·녹화시설을 단체로 방문했다. 이어 지난 5월 공청회와 6월 세계 수사기관 관계자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여는 등 영상녹화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검찰은 영상녹화제가 1980년대 이후 영국·미국·호주 등에서 도입하고 있는 보편적인 수사방식이라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행이나 인권침해를 막고 투명한 수사를 실현할 수 있다.”며 영상녹화제를 옹호했다. 검찰은 종이조서와 달리 피의자의 표정과 진술을 생생하게 담을 수 있고, 진술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착오 등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자고는 했지만…” 속앓이 사개추위가 애초의 목표와 달리, 검찰조서와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게 된 것은 검찰의 반발과 재판업무의 과도한 부담에 대한 법원, 양쪽의 불만을 절충해 수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대법원이 일선 판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조서의 증거능력을 완전히 없애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법원으로서는 사법개혁을 후퇴시키는 데 동의했다는 시민단체 등의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법원은 또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영상녹화물이 가질 수 있는 영향력을 차단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게 됐다. 사개추위의 개정안에 대해 검찰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영상녹화제를 통해 수사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보인다. 하지만 검찰에서도 비록 일부이지만 영상녹화물에 대한 거부감은 있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 특수수사 담당 검사들은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다양한 설득과 협상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모두 녹화하면 법원에서 회유, 협박이란 이유로 증거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전국 검찰청에 서울남부지검 수준의 영상녹화장비를 설치하려면 약 15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촬영을 거부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만큼 예산만 낭비한다는 것이다. 사개추위는 검찰로 하여금 수사기록제와 진술거부권 고지절차를 시행하고, 변호인 수사과정의 참여를 확대하도록 했다. 하지만 변호인이나 법원, 검찰간에 끊임없이 제기될 영상의 조작 가능성 등 영상녹화물을 둘러싼 증거능력 공방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유학생이 마약운반 ‘알바’

    홍콩에 본부를 둔 국제 폭력조직인 ‘삼합회’로부터 2600억원대의 마약을 공급받아 한국을 비롯한 일본·호주 등지로 밀반입한 마약밀수범과 유학생 등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수원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신문식)는 5일 최모(25·유학생)씨와 박모(35·여)씨 등 유학생 및 어학연수생 7명을 포함한 국제 마약밀수사범 18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유학생 최씨는 지난 2월 삼합회 캐나다 지부 조직원으로 알려진 마약공급책 김모(25·캐나다 교포·사망)씨로부터 히로뽕 3㎏과 환각제인 엑스터시 1만정을 받아 국내에 반입시킨 뒤 이중 히로뽕 1㎏을 국내에 유통시킨 혐의다. 또 함께 구속된 박씨는 캐나다에서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을 마약공급책 김씨에게 소개시키고 국내에 반입된 마약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유학생 및 어학연수생 가운데 이모(25·유학생)씨 등 5명은 지난해 3월부터 마약공급책 김씨로부터 마약을 넘겨받아 일본, 호주 등에 반입시킨 혐의다. 김씨는 지난 3월26일 미국 워싱턴주 소노호미시 카운티에서 피살됐으며 현지 경찰은 김씨가 마약거래와 관련, 피살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 수사결과 이번에 적발된 마약사범들이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국제적으로 유통시킨 마약은 모두 80㎏(시가 2600여억원 상당)으로 26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며, 이 가운데 3㎏이 한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마약을 운반한 혐의로 적발된 유학생들은 캐나다 현지에서 마약조직원들에게 포섭된 뒤 용돈을 번다는 명목으로 마약을 넘겨받아 비닐 등을 이용, 몸에 감춘 상태에서 1건당 150만원씩을 받고 일본 등으로 운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마약공급책 김씨가 홍콩 범죄조직의 조직원으로 알려짐에 따라 국제경찰과 공조수사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대법원장 특검 추천 부적절하다

    정치권이 유전개발의혹 특검 후보 2명을 대법원장에게 추천토록 합의한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다. 특검 수사결과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 책임이 있는 사법부에 사건의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특검을 추천하라는 것은 삼권분립을 앞장서 훼손하는 행위다. 한나라당은 여야 협상과정에서 지금까지 특검 추천권을 행사한 변협의 경우 회장의 성향에 따라 특검 추천 인물이 일방에 치우치는 등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추천기관 변경을 요구했다. 이에 열린우리당은 여야가 1명씩 추천하는 대안을 제시했다가 정치적 중립 시비 우려가 제기되자 결국 대법원장에게 떠넘기기로 했다는 것이다.‘공정성’이 ‘중립성’을 압도한 꼴이다. 여야 합의안이 발표되자마자 법원과 검찰, 재야 법조계, 시민단체 등에서 이구동성으로 이의를 제기한 유전개발의혹 특검법은 오늘 국회 본회의 처리에 앞서 손질이 가해져야 한다. 국회가 본회의 통과를 강행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본다. 어떠한 경우에도 사법부의 수장을 정쟁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여선 안 되기 때문이다.2년 전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에서도 확인됐듯이 검찰이 저인망식으로 훑고간 사건에서는 특검이 새로 내놓을 결과물이 별로 없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특검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얘기다. 차제에 권력형 비리 의혹 소문만 있으면 무작정 특검을 하고 보자는 식의 접근방식은 재고돼야 한다. 아니면 말고식의 특검으로 인한 예산 낭비와 국력 소모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 흠집내기’식의 특검 도입은 특검 무용론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 [임영숙 칼럼] 아들을 軍에 보낸 어미 마음

    [임영숙 칼럼] 아들을 軍에 보낸 어미 마음

    생때같은 자식을 어처구니없는 총기난사 참극으로 잃은 부모 마음을 누가 위로해줄 수 있을까. 많지도 않은 군대 봉급을 모아 휴가 나올 때 디지털 카메라나 씨암탉을 사오던 그 착하디착한 아이들이 비명횡사한 것도 원통한데, 그들이 불명예스럽게도 이른바 ‘언어폭력’을 휘두른 ‘가해자´ 로 지목됐으니 그 기막힌 심정을 누가 다독여줄 수 있겠는가. 내 아들도 군대에 보낸 어미로서 그분들께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며 숨진 여덟 장병들의 명복을 빈다. 또 공포의 현장에서 살아 남은 병사들의 부모들은 얼마나 애태우고 있을까. 그때 받은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을텐데, 최종수사결과 발표장의 증언대에까지 세워진 아이들의 모습을 TV로 보며 얼마나 가슴 졸였을까. 한편 엄청난 사고를 저지른 김 일병의 부모 마음은 어떠할까. 김 일병의 고등학교 때 선생님은 그가 조용하고 평범한 아이였는데 그런 일을 저질렀다니 믿을 수 없다고 했지만, 아들을 잘못 키운 죄인이 돼 누구에게 하소연도 할 수 없을 그 처지는 또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분들의 손도 잡아드리고 싶다. 경기도 연천군 중부전선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지난 주말 발생한 사건은,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어느 쪽 부모의 처지에라도 졸지에 당면할 수 있음을 일깨운다. 가해자조차 피해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우리 군대의 상황이라니…. 군대 가기 싫어하는 아이의 등을 떠밀다시피 보낸 것이 7개월 전이다. 대학생이 되자 ‘엄마’란 호칭을 ‘어머니’로 바꾸었던 녀석은, 논산 훈련소에 입소하던 날 애써 의젓한 척했다. 나 역시 그애 마음이 약해질까봐 억지로 웃어 보였다. 아이가 훈련소를 떠난 다음 훈련병에게 인분을 먹인 사건이 터졌지만 극히 예외적인 돌출사건이려니 여겼다. 아들이 배치된 부대가 후방이고 특히 내무반 분위기가 좋다고 해서 안심했다. 그러나 지금은 불안하다. 말로는 항상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하지만 혹시 무슨 문제가 없을까. 그래 지난번 면회 갔을 때 아이 얼굴이 약간 어두워 보였었는데….“엄마 아빠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으면 군종 신부님께 고해성사하듯이 말씀드려라.”했더니 그애 얼굴이 밝아졌었지.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어쩌나. 이번 참사의 원인을 두고 일부에서 성추행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는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아이가 후방부대에 있는데도 이러한데 총기사고 위험이 있는 전방부대에 아들을 보낸 부모들의 마음은 얼마나 불안할까 싶다. 20년 전에도 같은 부대에서 똑같은 참극이 일어났으나 당시 군사정권 아래서 은폐됐었다는 것이 연천 참사 이후 밝혀지고 다른 부대에서도 총기 난사사고가 있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불행한 사고가 계속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이번 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서 효과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 병사의 개인적 성격결함에 초점을 맞춘 듯한 군 당국의 최종수사결과 발표는 미진한 느낌을 준다. 서둘러 덮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병영문화를 비롯해 군 내부의 심각한 문제점들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그 해결방안에 대해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졌다. 모병제든, 지원제든, 복무기간의 축소든,GP 근무자에 대한 엄격한 심사와 획기적인 인센티브 제공이든 간에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즉각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해 가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군대가 자식 보내기 두려운 곳이어야 하는가. 지금 군대에 아들을 보낸 부모는 물론이고 앞으로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할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을 불안감에서 벗어나게 해달라. 논설고문 ysi@seoul.co.kr
  • 항운노조 ‘구조적 부패’

    항운노조 ‘구조적 부패’

    취업관련 금품수수, 행사관련 리베이트, 법인카드 유용, 공금 횡령. 검찰이 들춰낸 항운노조의 행태는 ‘비리의 종합세트’였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권재진)는 20일 올 1월부터 6월까지 전국 6개 검찰청에서 항운노조 비리를 수사해 모두 80명을 입건, 최대 노조인 부산항운노조의 전ㆍ현직 위원장 3명을 비롯해 모두 4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가운데 35명은 구속기소,14명은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는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취업희망자들의 간절한 바람이 이들에겐 확실한 ‘돈줄’이었다. 부산항운노조 박모 위원장, 인천항운노조 최모 조직부장 등 45명은 노조의 채용, 전환배치, 승진 등과 관련해 20억 6400만원의 금품을 챙겼다. 부산항운노조 오모 전 위원장 등 57명은 노조건물 신축비, 안전장구 수리·구입비, 노사 공동관리의 산업안전기금 등에서 14억 3600만원의 공금을 빼돌렸다. 경북항운노조 김모 위원장 등 6명은 법인카드를 개인용도로 사용하거나 간부차량 유지비로 전용하는 등 2억 9300여만원을 멋대로 썼다. 노조에서 발주한 공사의 수주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은 사람도 8명, 금액으로는 1억 4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하역업체 직원들이 항운노조와 결탁해 노조원의 노임을 올려주거나 조합가입 희망자로부터 가입 알선을 미끼로 금품을 받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결과 항운노조의 비리는 구조적인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항운노조는 노동부장관으로부터 3년마다 허가를 받아 관할지역별로 근로자를 공급하는 권한과 함께 노조에 가입된 자만 채용될 수 있는 클로즈드숍 구조를 갖고 있다. 아울러 위원장 중심의 독선적 조직구조와 노조 내부의 파벌주의, 사조직화가 심화되면서 간부들의 전횡과 부정부패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권재진 대검 공안부장은 “항운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조도 비리 단서가 포착되면 노조 활동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극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지금 그곳은] ‘꿀꿀이죽’ K어린이 집

    [지금 그곳은] ‘꿀꿀이죽’ K어린이 집

    지난 17일 서울시 강북구 수유2동 K어린이집. 먹다남은 음식을 섞어서 만든 ‘꿀꿀이죽’을 어린이들에게 먹였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찾았다.100여명의 어린이들은 5명으로 줄었고 4층짜리 건물 현관은 검은 양복을 입은 사설 경호원 2명이 굳게 지키고 있었다. 경호원은 학부모들의 항의 방문 등을 막기 위해 고용됐다고 구청 관계자가 전했다. ●“내 딸만 장염 앓는 줄 알았는데…” 지난 10일 내부 교사의 폭로에 따르면 K어린이집은 3개월 전부터 매일 오전마다 점심으로 나왔던 남은 반찬이나 현장학습 때 학부모가 싸주는 도시락으로 죽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영양죽’으로만 알고 있던 학부모들은 사건 직후 ‘K어린이집 개죽사건’으로 규정하고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학부모들은 그동안 60여명이 한 번 이상 병원에 입원했고 100여명의 아이들이 장염, 만성 장증후군, 식중독으로 인한 피부병 등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장염이 뇌수막염으로 진전돼 인근의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어린이도 있다.”면서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 보고 있거나 친척집을 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마저 여의치 않은 35명 안팎의 어린이들은 지난 14일부터 구청에서 마련해준 ‘임시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일주일 동안 쓰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그동안 양육시설을 구하지 못하면 어린이들은 갈 곳이 없어지게 된다. 두 딸을 K어린이집에 보냈다는 서모씨는 “큰 딸이 장염을 앓았을 때에는 우리집 아이만 그런 줄 알았는데 사건을 알게 된 뒤 처참한 기분이 들었다.”면서 “대부분 맞벌이부부라 아이를 당장 봐줄 집이 없어 직장을 그만둔 학부모들도 있다.”고 전했다. 대책위원회는 현재 K어린이집 이모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하고, 강북구청에 정확한 진상규명, 원장에 대한 법적조치·처벌, 수유동 관내에 구립어린이집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원 위반한 원장, 오히려 폭로교사등 고소 그러나 이모 원장은 해당 교사 등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죄로 고소한 상태다. 기자는 이 원장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다만 이 원장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쓰레기죽 화면은 어린이집에서 촬영된 것이 아니고 (해고된 교사가)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K어린이집은 민주노동당의 현장방문단(단장 최순영 의원) 조사결과 구청에 81명 정원으로 인가를 받은 것과는 달리 145명을 수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100명 이상의 시설에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영양사, 조리사를 고용하지 않는 등 영유아법상의 인력배치 기준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강북구청은 지난 13일 K어린이집에 대해 100만원의 과태료를 매겼다. 강북구청 가정복지과 김병규 계장은 “50인 이상의 집단 급식소에 구민으로 구성된 어린이집 급식지킴이를 파견하는 등 이같은 사건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웠다.”면서 “K어린이집에 대해서는 북부경찰서의 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위반사항 전반에 대해 강력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사설] 청와대 비켜간 행담도 감사결과

    행담도 개발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는 청와대 봐주기라는 의구심을 재삼 불러일으킨다. 감사원은 국가사업이나 정책집행에 대해 국민을 대신해 시시비비를 가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데 그 역할이 있다. 그런데 행담도 개발사업 감사에서 감사원은 도로공사의 사업추진에 대해서는 졸속추진이니 편법추진이니 하면서 불법을 저질렀다고 판정했으면서도 청와대의 개입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결론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번 유전개발 의혹 사건의 감사에서도 감사원은 청와대의 관련부분에 대해서는 흐지부지한 바 있다. 권위주의 시대에도 감사원이 이렇게 청와대를 감싼 적은 드물다. 감사원이 행담도 개발사업에서 도로공사의 무리한 사업추진과 편법 등을 밝혀낸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이런 편법이 통한 것은 결국 청와대의 비호나 배후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하다는 점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감사원은 청와대의 정찬용 전 인사수석,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위원장, 정태인 전 국민경제비서관 등 이른바 ‘청와대 3인방’에 대해서는 깊숙이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형사책임을 물을 정도가 아니라서 검찰에 수사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두 사람도 아니고 청와대의 핵심수석급 인사들은 수사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한심하다. 한낱 소금장수가 청와대를 사칭해도 통하는 판인데 내로라하는 청와대 수석이 사업에 압력을 넣고 보증을 섰는데도 책임을 물을 정도가 아니라면 감사원도 볼 장을 다본 것이다. 우리 사회가 한두 사람의 사기에 놀아나지 않듯, 감사원의 눈가리고 아웅하는 결론에 승복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어차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 월권과 권력남용의 혐의를 받고 있는 청와대 인사들의 수사도 불가피할 것이다. 검찰 수사결과 권력핵심의 부당한 권력행사가 드러난다면 감사원은 부실감사의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 한노총 “하필이면… ”

    한국노총이 몸을 낮췄다. 노총은 3년간의 전셋집 생활을 청산하고 서울 여의도 중앙근로자복지센터 6∼7층으로 이사해 7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한 일이지만 정·관·재계 인사들이 초대된 성대한 입주식은 고사하고 현판식이나 개소식조차 뒤로 미뤘다. 이상연 홍보부장은 “현안인 비정규직 문제가 남아 있고 위원장도 해외출장 중인데 무슨 개소식이냐.”라며 “현안이 마무리되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아마도 상반기에는 어려울 성싶다고 덧붙였다. 주말과 휴일 동안 이사를 지켜봤던 이용득 위원장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6일 출국하면서 ‘축하연’이나 ‘개소식’과 관련한 언급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은 “노총 내부에서도 미묘한 분위기지만 일단 겸손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한국노총이 복지센터에서 업무를 시작한 이날은 공교롭게도 검찰이 한국노총 비리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날이었다. 이남순 전 위원장 구속파동을 몰고온 중앙근로자복지센터는 지상 16층 지하 6층 규모로 사업비 516억원(땅값 포함)이 투입됐으며 이중 334억원은 노동부가 지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공기업 투자 통제장치 마련”

    청와대는 2일 검찰의 유전개발의혹 수사결과 중간발표와 관련해 철도공사 같은 공기업이 영역을 벗어난 투자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감사원·국무조정실·기획예산처 등 공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고유 사업영역에 맞는지에 대한 대대적 점검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철도공사가 유전개발사업에 뛰어든 것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면서 “공기업의 사업영역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기업이 일정 금액 이상의 투자사업을 할 경우 주무 장관의 재가를 받거나 기획예산처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의 대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유전사업 ‘뉴딜정책’에 포함시켜라”

    철도청(현 철도공사)의 유전사업 투자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는 30일 유전인수 계약과 관련해 러시아 알파에코사에 대한 조사를 러시아 사법당국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다음달 3일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들을 정리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법무부를 통해 러시아 검찰에 알파에코사 관계자의 진술을 받아 줄 것을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계약 체결부터 파기에 이르는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진술을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건설교통부 전 차관 김세호(52)씨가 지난해 10월 말 건교부 뉴딜정책 R&D 회의에서 철도정책국장 김모씨에게 철도청의 러시아 유전인수 사업을 뉴딜정책에 포함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확보했다. 뉴딜정책은 경기파급 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정부재정과 민간자본으로 경제를 부양하는 정책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15일 유전인수 계약이 해지돼 결과적으로 뉴딜정책 중 하나로 채택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김 전 차관이 철도청에서 건교부로 간 다음에도 유전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여한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한 김 전 차관이 같은 해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 사이 철도청이 잔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SK 간부를 소개해준 정황을 포착, 수사 중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강형주) 심리로 열릴 예정이던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 왕영용(49)씨와 철도재단 카드사업본부장 박상조(40)씨에 대한 공판이 다음달 13일로 연기됐다. 김효섭 홍희경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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