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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9승·평균자책점 선두’ 빛나는 용병 찰리

    7월부터 두 달 가까이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는 누구였을까. 막내 NC의 외국인 찰리 쉬렉(30)이 아닐까 싶다. 지난 20일 잠실에서 팀 타율 1위 두산을 6과 3분의1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묶어 시즌 9승(4패)째를 챙겼다. 그는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하며 세든(SK·2.81)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리그에 적응하던 시즌 초반과 달라졌다. 첫 두 달 그는 14경기에 나와 88.1이닝 동안 공을 던져 4승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그런데 7월 들어 이날까지 9경기에 나와 62.1이닝 5승1패 평균자책점 1.87로 바짝 힘을 내고 있다. 찰리 하면 떠오르는 게 투심 패스트볼이다. 이날도 최고 149㎞에 이르는 직구를 기본 메뉴로 하고 커브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었는데 고비마다 투심으로 타자의 혼을 빼놓았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스트라이크존 앞에서 날카롭게 떨어지는 투심에 상대 타자들은 헤매는 모습이었다. 5회까지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은 것만 아홉 차례. 위기 관리도 빼어났다. 선두 홍성흔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2회 말 무사 1루에서 이원석을 투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고, 최재훈의 좌전안타와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몰린 3회 1사 2루에서는 오재원과 민병헌을 연속 땅볼로 잡아냈다. 그가 기복 없는 여름을 나면서 덩달아 NC의 승률도 치솟고 있다. NC는 21일에도 두산에 2연승을 거두며 최근 11경기 7승1무3패 등 후반기 23경기에서 13승1무9패(승률 .590)를 기록했다. NC의 팀 타율은 .255로 꼴찌다. 후반기만 따지면 .238로 더 떨어진다. 현재 평균자책점은 4.15로 9개 구단 중 다섯 번째다. 넥센, 두산, KIA, 한화 등을 아래에 두고 있다. NC 마운드는 퀄리티스타트 56회로 9개 팀 중 가장 안정된 선발진을 자랑한다. 선두와 4강 진입 다툼의 앞날, NC에 물어봐야 할 상황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시라크, DJ에 “외규장각 의궤문제 지긋지긋 신물 나”

    시라크, DJ에 “외규장각 의궤문제 지긋지긋 신물 나”

    “외규장각 의궤 문제가 지긋지긋해 신물이 난다.” 한국과 프랑스의 외규장각 의궤 반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던 2000년 10월 당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뜸 “신물 난다”고 말했다. 그는 “타결 때까지 양국 협상 전문가들을 (청와대) 방에 가둬 두자”는 농담도 건넸다. 프랑스군이 1866년 강화도에서 약탈한 외규장각 의궤 반환을 놓고 양국이 얼마나 씨름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양국 협상은 우리 정부가 1991년 11월 프랑스에 공식 반환을 요청한 후 2011년 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최종 합의안에 서명할 때까지 꼬박 20년이 걸렸다. 유복렬 미국 애틀랜타 부총영사는 14일 펴낸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 양국 간의 협상 비화를 공개했다. 유 부총영사는 한·프랑스 정상회담의 통역을 담당했으며 반환 협상에도 참여했다. 1993년 9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에게 전달했던 ‘수빈휘경원원소도감의궤’도 당초 우리 측에 열람만 허용했던 것을 미테랑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반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양국은 1998년 민간 전문가 협상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지만 프랑스 여론은 격렬하게 반환에 반대했다. 프랑스 정부는 우리 정부가 작성한 반환 도서 목록에 대해 “서울 인사동에서 수백 프랑이면 구입할 수 있다”고 폄훼하기도 했다. 2001년에 의궤와 다른 도서를 맞교환하는 방식이 논의되자 국내의 반대 여론도 비등했다. 20년간 이어진 협상 끝에 양국은 2010년 5년 단위로 대여를 갱신하는 방식에 합의했지만 프랑스 정부는 마지막까지 주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 부총영사는 영구 반환이 아닌 대여 형식으로 합의한 데 대해 “프랑스가 외규장각 의궤를 돌려주기 위해 자국법을 개정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 군대가 무력으로 빼앗지 않는 한 반환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프로야구] 불붙은 홈런왕 레이스

    [프로야구] 불붙은 홈런왕 레이스

    최형우(삼성)가 박병호(넥센)가 보는 앞에서 4경기 연속 대포를 폭발시켰다. 최형우는 26일 대구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넥센과의 경기에서 10-7로 앞선 7회 1사 1, 2루에서 상대 문성현의 2구째 포크볼을 받아 쳐 오른쪽 담장을 넘는 3점포를 터뜨렸다. 전날까지 3경기 연속 결승포를 날린 최형우는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 시즌 20홈런 고지에 우뚝 섰다. 이로써 최형우는 박병호와 공동 선두를 이루며 홈런왕 경쟁을 가열시켰다. 최형우에게 4경기 연속 홈런은 처음이며 최희섭(KIA)에 이은 올 시즌 두 번째다. 선두 삼성은 홈런 2방을 앞세워 13-7로 승리,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이승엽은 2회 김영민의 7구째 직구를 잡아 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즌 10호 홈런으로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역대 12번째). 두 자릿수 홈런은 장종훈(1988~2002년)과 양준혁(1993~2007년)의 15년 연속이 최고 기록이다. 이승엽의 통산 홈런도 355개로 늘었다. 두산은 잠실(매진)에서 37안타(두산 19개)를 주고받는 4시간 33분간의 치열한 난타전 끝에 2위 LG를 15-12로 꺾고 2연승했다. 두 팀은 27득점을 합작, 종전 두 팀 대결 최다인 24득점을 단숨에 넘어섰다. 이날 5회까지 LG는 13안타, 두산은 12안타를 터뜨리며 9-9의 공방을 이어갔다. 두산은 6회 홍성흔의 2루타와 이원석의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양의지의 우중간 2루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앞서 5-6으로 LG가 뒤진 4회 1사 1루에서는 오심까지 나와 분위기를 가열시켰다. LG 정성훈의 타구가 우익수 정수빈의 글러브에 가까스로 빨려든 것으로 판정되자 김기태 LG 감독은 항의했고 4심은 원바운드로 판정을 번복했다. TV 중계 화면에서도 드러난 명백한 오심이었다. NC는 창원 마산구장에서 모창민의 끝내기 안타로 갈길 바쁜 KIA의 발목을 5-4로 잡고 5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NC는 4-3으로 승리를 눈앞에 둔 9회 2사에서 8회부터 구원 등판한 손민한이 대타 최희섭에게 뼈아픈 동점포를 얻어맞았다. 그러나 NC는 9회 말 2사 2, 3루에서 모창민이 유동훈을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손민한은 행운의 4승째를 거뒀다. 8일간의 꿀맛 휴식 뒤 후반기 첫 경기에 나선 SK는 사직에서 김광현의 호투와 장단 14안타로 롯데를 11-1로 대파했다. 7위 SK는 3연승으로 반격의 발판을 놓았다. 김광현은 7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막아 최근 4연승으로 6승째를 올렸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포토] 달샤벳 수빈 ‘과감한 포즈’

    [포토] 달샤벳 수빈 ‘과감한 포즈’

    걸그룹 달샤벳이 신곡 ‘내 다리를 봐’ 발표했다. 신곡은 달샤벳 특유의 귀여움을 살렸고 섹시한 느낌을 더했다. 달샤벳은 20일 오후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새 미니음반 ‘비 앰비셔스(Be Ambitious)‘ 컴백 쇼케이스 및 기자회견을 갖고 신곡 ‘내 다리를 봐’와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포토]달샤벳 수빈, 아영 ‘내 다리를 봐’

    [포토]달샤벳 수빈, 아영 ‘내 다리를 봐’

    걸그룹 달샤벳이 신곡 ‘내 다리를 봐’ 발표했다. 신곡은 달샤벳 특유의 귀여움을 살렸고 섹시한 느낌을 더했다. 달샤벳은 20일 오후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새 미니음반 ‘비 앰비셔스(Be Ambitious)‘ 컴백 쇼케이스 및 기자회견을 갖고 신곡 ‘내 다리를 봐’와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포토]달샤벳 수빈, 아영 ‘내 다리를 봐’

    [포토]달샤벳 수빈, 아영 ‘내 다리를 봐’

    걸그룹 달샤벳이 신곡 ‘내 다리를 봐’ 발표했다. 신곡은 달샤벳 특유의 귀여움을 살렸고 섹시한 느낌을 더했다. 달샤벳은 20일 오후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새 미니음반 ‘비 앰비셔스(Be Ambitious)‘ 컴백 쇼케이스 및 기자회견을 갖고 신곡 ‘내 다리를 봐’와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포토] 달샤벳 ‘수빈’ 엉덩이가 그대로…

    [포토] 달샤벳 ‘수빈’ 엉덩이가 그대로…

    걸그룹 달샤벳이 신곡 ‘내 다리를 봐’ 발표했다. 신곡은 달샤벳 특유의 귀여움을 살렸고 섹시한 느낌을 더했다. 달샤벳은 20일 오후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새 미니음반 ‘비 앰비셔스(Be Ambitious)‘ 컴백 쇼케이스 및 기자회견을 갖고 신곡 ‘내 다리를 봐’와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보이스코리아1 우승자 손승연, 신곡 ‘미친 게 아니라구요’ 공개해 인기몰이

    보이스코리아1 우승자 손승연, 신곡 ‘미친 게 아니라구요’ 공개해 인기몰이

    가수 손승연이 ‘보이스코리아2’ 결승전에서 신곡 ‘미친 게 아니라구요’를 공개했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Mnet ‘보이스코리아2’ 결승전 무대를 축하하기 위해 ‘보이스코리아1’ 우승자 손승연이 신곡 ‘미친 게 아니라구요’와 조용필의 ‘바운스’ 무대를 선보였다. 손승연은 ‘보이스코리아1’ 출연 때보다 훨씬 세련미 넘치는 매력을 과시하며 이목을 끌었다. 특유의 파워풀한 목소리와 애절한 감성으로 관중을 사로잡았다. 당초 신곡 ‘미친 게 아니라구요’를 이달 중순에 발표할 예정이었던 손승연은 ‘보이스코리아2’ 결승 무대를 위해 신곡 공개 날짜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손승연은 이날 ‘미친 게 아니라구요’ 무대에 이어 ‘보이스코리아2’ 출연자 신유미, 박의성, 김현수, 송수빈 등과 함께 조용필의 ‘바운스’ 무대를 선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야구] 넘겼다, 홈런 두방 날렸다, 2군 설움

    [프로야구] 넘겼다, 홈런 두방 날렸다, 2군 설움

    프로야구 KIA 팬들에게 김주형은 애증의 존재다.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프로 데뷔 10년 가까이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매년 ‘올해는 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번번이 기대에 못 미쳤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 1군 첫 무대에서 연타석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KIA는 23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장단 12안타를 터뜨리며 10-2 완승을 거뒀다. KIA는 지친 기색의 최희섭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전날 1군으로 올린 김주형을 내세웠다. 타순은 9번. 오랜만에 기회를 잡은 김주형은 화끈한 복귀 신고식을 했다. 4회 1사 1루에서 안승민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6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바뀐 투수 이태양의 3구를 걷어올려 다시 좌측 담장에 포물선을 그렸다. 올 시즌 5번째, 개인통산 두 번째 연타석 홈런포이다. 2004년 계약금 3억원을 받고 KIA 유니폼을 입은 김주형은 186㎝, 100㎏의 당당한 체격을 갖춰 호랑이 군단의 차세대 거포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선구안에서 문제를 보이며 지난해까지 7시즌 동안 통산 타율 .200 24홈런에 그쳤다. KIA는 이범호까지 홈런포를 가동하며 모처럼 화끈한 타격쇼를 보였다. 선발 소사는 7이닝 1실점으로 호투, 시즌 6승째를 올리고 배영수(삼성)와 함께 부문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승리로 KIA는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팀 통산 2000승 고지에 올랐다. LG는 대구에서 권용관의 재치있는 플레이로 삼성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문학에서는 NC가 모창민의 연타석 포에 힘입어 SK를 6-2로 제압했다. 두산은 잠실에서 연장 11회 정수빈의 끝내기 안타로 넥센에 2-1 승리를 거뒀다. 한편, 이날 4개 구장에는 3만 7556명이 입장해 누적 관중 203만 1176명을 기록했다. 174경기 만에 200만명을 돌파했지만 지난 시즌(126경기)보다는 늦은 페이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학폭에 엄마도 피멍 “옥상 올라가 극단적 생각도”

    학폭에 엄마도 피멍 “옥상 올라가 극단적 생각도”

    “죽어서라도 이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요. 우리 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왜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지금도 제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2011년 지방의 유명한 공립 기숙사 고등학교에 아들을 입학시킨 A(45·여)씨는 입학 후 석달이 지나서야 아이가 학교폭력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동성 간의 성추행은 물론 입에 담기 힘든 ‘갈X’라는 폭언에 아이는 반항조차 못했다. A씨는 학교의 책임 있는 처벌과 가해 학생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학교는 이를 쉬쉬했다. 참다 못한 A씨가 경찰에 가해 학생을 신고하고 교육청 학교폭력담당센터를 찾아가자 그때서야 학교는 부랴부랴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고 가해·피해 학생의 학급을 분리했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도 A씨는 홀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남들은 다 끝난 일이라며 A씨를 다독인다. 고3 수험생이 된 아들도 조금씩 학교에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지금도 우리 아이와 가해 학생이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만 생각하면 가슴이 턱 막힌다”면서 “학교가 가해 학생을 전학시키도록 3년째 법정 공방을 이어 가고 있다”고 했다. 학교폭력에 멍든 엄마들이 방치되고 있다. 특히 피해 학생의 엄마는 자신이 아이를 잘 양육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왜 하필 우리 아이냐는 원망, 가해 학생에 대한 억하심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간이 흘러도 피해의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보듬어 줄 기관이 마땅히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박수빈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3일 “아이를 하나만 낳아 키우는 경우가 많다 보니 유착 관계가 강하게 형성돼 있어 (엄마들이) 더 예민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죄책감과 분노가 커져 우울감에 빠지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학교나 가해 학생의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데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 학교폭력상담센터의 장학사는 “아이는 상처가 커도 의외로 잘 극복해 나가는 반면 부모의 상처는 적절한 조치가 없다 보니 더 오래간다”고 지적했다. B(39·여)씨는 딸이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면서 최근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딸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였다.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더니 목과 손등, 팔 등에 멍과 상처를 입고 돌아왔다. B씨는 가해 학생이 누구냐고 채근했지만 딸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학교 측에 조사를 요구했지만 피해 학생이 말을 하지 않으면 누군가를 특정해 처벌하기 어렵다는 답만 들었다. 결국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는 상황이 됐다. 최근 몇번이나 옥상 난간을 붙잡고 아래를 내려다보던 B씨는 남편의 권유로 최근 자살예방센터를 찾았다. 전문가들은 분노와 죄책감이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아이와 함께 엄마들도 조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 지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 교수는 “피해 학생의 엄마는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 치료를 받거나 상담받는 일을 사치라고 생각한다”면서 “1차적으로 엄마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주변에서 인지시켜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은 “피해자 엄마들은 속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없다”면서 “집단 상담 등을 통해 마음을 터놓을 수 있게 하고 공감과 지지를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학폭에 엄마도 피멍 “옥상 올라 극단적 생각도”

    학폭에 엄마도 피멍 “옥상 올라 극단적 생각도”

    “죽어서라도 이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요. 우리 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왜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지금도 제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2011년 지방의 유명한 공립 기숙사 고등학교에 아들을 입학시킨 A(45·여)씨는 입학 후 석달이 지나서야 아이가 학교폭력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동성 간의 성추행은 물론 입에 담기 힘든 ‘갈X’라는 폭언에 아이는 반항조차 못했다. A씨는 학교의 책임 있는 처벌과 가해 학생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학교는 이를 쉬쉬했다. 참다 못한 A씨가 경찰에 가해 학생을 신고하고 교육청 학교폭력담당센터를 찾아가자 그때서야 학교는 부랴부랴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고 가해·피해 학생의 학급을 분리했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도 A씨는 홀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남들은 다 끝난 일이라며 A씨를 다독인다. 고3 수험생이 된 아들도 조금씩 학교에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지금도 우리 아이와 가해 학생이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만 생각하면 가슴이 턱 막힌다”면서 “학교가 가해 학생을 전학시키도록 3년째 법정 공방을 이어 가고 있다”고 했다. 학교폭력에 멍든 엄마들이 방치되고 있다. 특히 피해 학생의 엄마는 자신이 아이를 잘 양육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왜 하필 우리 아이냐는 원망, 가해 학생에 대한 억한 심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간이 흘러도 피해의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보듬어 줄 기관이 마땅히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박수빈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3일 “아이를 하나만 낳아 키우는 경우가 많다 보니 유착 관계가 강하게 형성돼 있어 (엄마들이) 더 예민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죄책감과 분노가 커져 우울감에 빠지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학교나 가해 학생의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데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 학교폭력상담센터의 장학사는 “아이는 상처가 커도 의외로 잘 극복해 나가는 반면 부모의 상처는 적절한 조치가 없다 보니 더 오래간다”고 지적했다. B(39·여)씨는 딸이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면서 최근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딸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였다.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더니 목과 손등, 팔 등에 멍과 상처를 입고 돌아왔다. B씨는 가해 학생이 누구냐고 채근했지만 딸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학교 측에 조사를 요구했지만 피해 학생이 말을 하지 않으면 누군가를 특정해 처벌하기 어렵다는 답만 들었다. 결국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는 상황이 됐다. 몇번이나 옥상 난간을 붙잡고 아래를 내려다보던 B씨는 남편의 권유로 최근 자살예방센터를 찾았다. 전문가들은 분노와 죄책감이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아이와 함께 엄마들도 조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 지지해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 교수는 “피해 학생의 엄마는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 치료를 받거나 상담받는 일을 사치라고 생각한다”면서 “1차적으로 엄마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주변에서 인지시켜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은 “피해자 엄마들은 속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없다”면서 “집단 상담 등을 통해 마음을 터놓을 수 있게 하고 공감과 지지를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배수빈, 8살 연하 대학원생과 가을 결혼

    배수빈, 8살 연하 대학원생과 가을 결혼

    배우 배수빈(37. 본명 윤태욱)이 8세 연하의 대학원생과 결혼한다. 배수빈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는 21일 “배수빈이 대학원생인 여자친구와 최근 양가 상견례를 마치고 올가을 결혼하기로 했다”며 “상세한 결혼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수빈은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예비신부와 올 초부터 본격적인 교제를 시작했다. 소속사는 “앞으로 배수빈이 배우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2002년 중국 CCTV 드라마 ‘기억의 증명’으로 데뷔한 배수빈은 드라마 ‘49일’ ‘동이’ ‘천사의 유혹’ ‘찬란한 유산’ 영화 ‘26년’ 등에 출연했다. 최근 영화 ‘마이 라띠마’와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주연을 맡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지태 감독 데뷔작 ‘마이 라띠마’ 해외 영화제 초청

    유지태 감독 데뷔작 ‘마이 라띠마’ 해외 영화제 초청

    ‘영화감독’ 유지태의 첫 장편 데뷔작인 ‘마이 라띠마’가 제37회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와 제2회 ‘한국영화의 오늘’(KOREAN CINEMA TODAY) 영화제에 초청됐다. 6일 이 영화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마이 라띠마’는 오는 8월 22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몬트리올 영화제의 ‘한국영화 특별전’ 부문에 초청됐다. 또 오는 12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한국영화의 오늘’ 영화제에도 초청됐다. ‘한국영화의 오늘’은 부산국제영화제의 화제작 10편을 선정해 한국을 조명하는 영화제다. 영화는 지난 3월 프랑스 도빌에서 열린 제15회 도빌아시아영화제에도 초정돼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마이 라띠마’는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한국 남자 수영(배수빈)과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국제결혼을 한 태국 이주여성 라띠마(박지수)가 만나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다음 달 6일 개봉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프로야구] ‘4월의 삼손’ 최희섭, 4경기 연속포

    [프로야구] ‘4월의 삼손’ 최희섭, 4경기 연속포

    ‘빅초이’ 최희섭(34)에게 별명이 하나 더 붙었다. 긴 머리에서 힘이 나온다는 ‘삼손’이다. 요즘 장발 스타일을 고수하는 프로야구 KIA의 최희섭이 21일 문학 SK전에서 홈런 두 방을 때려내며 4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최희섭은 두 번째 타석인 5회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세든의 137㎞짜리 직구를 밀어 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125m짜리 솔로포를 터뜨렸다. 6회 1사 2, 3루에서 고의사구를 얻어 나갔지만 후속 타자들의 잇단 삼진으로 득점에 실패한 최희섭은 네 번째 타석인 7회 2사 2루에서 바뀐 투수 윤길현의 136㎞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월 투런포를 작렬했다. 최희섭이 한 경기 멀티홈런을 기록한 것은 2010년 5월 4일 광주 한화전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로써 최희섭은 지난 17일 광주 LG전 이후 4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이어 가면서 자신의 이 부문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최희섭은 2009년 9월 19일 광주 LG전부터 25일 광주 넥센전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친 적이 있다. 시즌 초반인 4월부터 맹타를 휘두르는 최희섭의 모습은 국내 복귀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2009년을 연상케 한다. 그해 131경기에 출전해 타율 .308, 33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던 최희섭은 4월에만 23경기 7홈런 1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올 시즌 최희섭은 21일까지 15경기에 나와 5홈런 20타점을 만들었다. 2009년에도 머리를 덥수룩하게 길렀던 최희섭은 “머리를 자를까 말까 고민했는데 그때의 좋은 기억이 떠올라 도움이 될 것 같아 유지하고 있다”며 “팀이 우승할 때까지 머리카락과 수염을 자르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KIA는 이날 최희섭을 비롯해 김상현, 박기남, 이범호가 홈런 5개를 터뜨리며 올 시즌 한 경기 팀 최다 홈런 기록을 썼다. SK를 9-0으로 꺾고 2연승을 달린 KIA는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KIA는 왼쪽 손등 골절로 수술을 받은 김주찬이 일본 요코하마의 이지마병원으로 건너가 이달 말까지 재활전문센터에서 뼈를 붙게 하는 치료를 받는다고 밝혔다. 치료가 잘 진행되면 당초 예정인 5월 말~6월 초보다 보름쯤 일찍 1군에 복귀할 것이라고 KIA는 내다봤다. 한화는 잠실에서 두산에 1-0 신승을 거두고 올 시즌 들어 처음 NC를 제치고 8위로 뛰어올랐다. 한화는 1-0으로 앞선 9회 말 1사 만루 위기에서 송창식이 양의지와 정수빈을 각각 내야 플라이와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실점을 막았다. 넥센은 목동에서 NC를 11-2로 가볍게 누르고 5연승을 기록, 두산을 끌어내리고 2위에 자리했다. NC는 5연패. 삼성은 대구에서 롯데를 9-8로 꺾고 2연패를 끊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주말 영화

    ■독립영화관-안녕, 하세요(KBS1 토요일 밤 1시 10분) 세상에는 보지 않아도 보이는 것들이 많다.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공간 인천 혜광학교는 시각장애 아이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느 아이들처럼 유·초·중·고, 그리고 전공과 교육을 받는 인천 혜광학교의 아이들. 휴지 풀기를 가장 좋아하는 귀여운 사고뭉치 초등과정 지혜부터 훌륭한 즉흥연주를 자랑하는 중학과정 희원과 수빈 콤비, 국악경연대회 판소리 부문 대상에 빛나는 고등과정 보혜까지. 이곳의 아이들은 오롯이 세상에 나가기 전 각자 자신만의 개성과 재능을 기르며 홀로서기를 배워간다. 비록 눈은 보이지 않지만, 마음을 통해 세상을 보는 혜광학교의 아이들. 여전히 시각장애인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으로 가득한 현실에서 아이들은 넓은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용기 있는 인사를 건넬 수 있을까. ■나비와 바다(SBS 토요일 밤 12시 15분) 뇌병변장애를 앓는 스물일곱 살 재년과 서른아홉 살 우영. 이들은 띠동갑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만남을 시작한 지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이제는 그녀를 바래다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벗어 던지고, 그를 배웅해야 하는 아쉬운 헤어짐을 끝내고 싶어 주변의 우려를 무릅쓰고 결혼하고자 한다. 그러나 미처 몰랐다. 결혼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 줄은. ‘내가 다 책임질게, 오빠만 믿으라’는 우영의 프러포즈가 거듭될수록 재년의 고민은 깊어져 갔다. 험한 세상에 덜컥 둘만 남겨진 기분. 남편과 아내로 규정되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부담은 점점 커져만 갔고,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은 공포로 다가왔다. 과연 재년과 우영은 결혼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사라진 여인(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유럽을 여행하던 영국인 처녀 아이리스 헨더슨은 눈사태로 기차가 정차하면서 우연히 들른 기차역에서 중년의 영국 부인 프로이를 알게 된다. 그때 건물 2층에서 떨어진 물건 때문에 머리를 다친 아이리스는 열차에 오르자마자 의식을 잃었다가 그 중년 부인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깨어난다. 아이리스는 기차의 식당 칸에서 부인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후, 두통 때문에 객차에서 잠시 잠이 들었다. 그리고 깨어났을 때 앞에 앉아 있던 프로이 부인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옆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모른다고 한다. 한편 식당 칸에서 프로이 부인에게 설탕을 건네주었던 컬디컷과 차터스는 사람이 없어져 열차가 늦어지면 크리켓 경기에 못 갈까 봐 못 봤다고 대답해 버린다.
  • [리뷰]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 영화와 다른 점은?

    [리뷰]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 영화와 다른 점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지도자’를 그린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가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연극 ‘광해’의 관전 포인트는 이미 소설과 영화로 익숙해진 스토리를 눈 앞 무대에서 얼마나 현실적으로, 동시에 차별성을 가지고 그려내는가에 있다. ’소설, 영화와는 다른 결말’을 두고 기대감을 한껏 높인 연극 ‘광해’는 진짜 왕을 대신해 잠시 왕 노릇을 하게 된 천민 하선(배수빈, 김도현)의 원맨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개혁가 허균(박호산, 김대종)과 조내관(손종학, 김왕근), 호위무사 도부장(강홍석), 중전(임화영), 궁녀 사월(김진아) 등은 오로지 하선을 비추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역할의 비중이 크지 않다. 특히 270여 쪽의 소설과 130분의 영화에서 강렬한 캐릭터로 다가온 허균이 밋밋한 도화지처럼 그려진 것 외에도 아쉬운 점은 또 있다. 가짜 왕을 향한 도부장의 충성심, 연정을 품은 중전과의 애매한 관계 등은 소설과 영화를 접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 ‘광해’가 나름의 가치를 지니는 이유는 배우들의 호연 덕분이다. 광해 역의 배수빈은 특유의 호소력 짙은 눈빛과 목소리로 관객을 사로잡고, 허균 역의 김대종은 하선의 천방지축 들뜬 성격을 차분하게 눌러주는 무게감 있는 연기력으로 극의 균형을 잡았다. 사월 역의 김진아 역시 어리고 순수한 궁녀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역사극인 만큼 현대적인 소리를 배제한 국악기 연주 역시 인상적이다. 타악연주가이자 퓨전음악그룹 ‘프로젝트 락’의 리더 이충우의 손에서 빚어진 북소리는 목숨을 건 개혁과 도전 앞에서 두근거리는 하선과 허균의 심장소리 또는 핍박받는 백성을 대변하는 울부짖음을 연상케 한다. 막을 내린 뒤에도 낮은 북소리가 마음 한 구석에서 여전히 울려 퍼진다. 배우들이 무대 전면을 활발하게 사용한 덕에 종이와 스크린 속 인물이 되살아 난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 역시 연극만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 ‘광해군 일기’ 중 사라진 15일간의 승정원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팩션 사극 ‘광해’는 4월 2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사진=비에이치엔터테인먼트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공연리뷰] ‘광해, 왕이 된 남자’

    [공연리뷰] ‘광해, 왕이 된 남자’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는 아주 잘 정제된 역사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했다. 배우들의 발성과 호흡, 감정 표현이 완벽하게 조화된 연기가 작품을 더 돋보이게 했다. 서울 종로구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하는 연극 ‘광해’는 “소설과 영화, 모두와 다르다”고 했던 것들을 실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물론 외압과 암살 시도에 폭군이 된 광해와 그와 닮은꼴인 탓에 ‘칼받이’로 궁에 불려온 하선(배수빈, 김도현), 개혁가 도승지 허균(박호산, 김대종)과 반대파인 이조판서 박충서(황만익)가 만드는 대립 구도는 같다. 조내관(손종학, 김왕근), 호위무사 도부장(강홍석), 중전(임화영), 궁녀 사월(김진아) 등 주요 인물들도 모두 불러냈다. 100분의 연극 ‘광해’는 사건을 선별하면서 270여 쪽의 소설, 130분의 영화와 차별점을 찾았다. 중전이 진짜 광해인지 의심하는 장면, 박충서와 안개시의 독살 음모, 돌아온 광해가 중전에게 하선의 손수건을 던지며 그의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을 걷어냈다. 핵심적인 에피소드는 변형을 시도했다. 하선이 저잣거리에서 하는 광대놀음은 가면극으로 바꾸어 극 흐름을 암시하는 대사를 넣었다. “때로는 가짜가 진짜보다 더 그럴싸할 때가 있네”라는 식이다. 하선이 대신의 얼굴을 구분하는 상황은, 컵을 뒤섞어 공이 들어 있는 것을 찾게 하는 야바위를 응용해 웃음을 끌어낸다. 무표정한 중전이 ‘가짜 광해’에게 마음을 터놓는 장면은 휘영청 밝은 달을 배경으로 꽤 로맨틱하게 그렸다. 진짜와 가짜의 만남은 비로소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성재준 연출은 똑같이 생긴 진짜와 가짜를 한 무대에 세울 수 없는 연극의 한계를 ‘꿈’으로 영리하게 처리했다. 하선의 꿈에 나타난 광해의 말 속에 연극의 메시지도 담았다. 짧은 시간에 인물 관계를 모두 담아내려고 한 바람에 죽은 사월을 끌어안고 하선이 오열하는 심정, 도부장이 하선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것 등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내관에게 ‘신체의 비밀’을 묻거나 변기 사용법을 소개하는 어정쩡한 것들을 과감히 털고 허균과 하선의 관계에 집중했다면 “진짜 왕이 되라”는 허균의 제안이 더 설득력을 갖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연기가 다들 훌륭해 캐스팅별로 비교해 가면서 봐도 좋을 것 같다. 기울어진 궁궐 기둥을 세운 세트(무대 박성민), 가슴을 울리는 북 소리(연주 이충우)는 긴장감을 적절하게 표현한다. 4월 21일까지. 3만 5000∼5만원. (02)3014-2118.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영화 닮아서 식상하다? 스크린 속 ‘광해’는 잊어 주세요”

    “영화 닮아서 식상하다? 스크린 속 ‘광해’는 잊어 주세요”

    “윤대는 세 마디만 하면 된다. ‘들라 하라’, ‘다음’, ‘경의 뜻대로 하시오.’ 해 보아라.” 굵은 목소리로 허균(박호산·김대종)이 말한다. “경…경의 뜻….” 안절부절못하는 하선(배수빈·김도현)이 연방 더듬대자 호통이 따른다. “낮고 근엄하게!” 이래저래 읊조려 보지만 허균 일행에게는 만족스럽지 않다. 안 될 일이라는 눈빛을 교환하는 순간, 위엄과 호방함이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경의 뜻대로 하시오!” 광대 하선이 조선의 15대 왕 광해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서울 종로에 있는 한 극장에서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 연습이 한창이다. 트레이닝 바지, 면 티셔츠 등 차림은 제각각이지만 배우들의 말투와 행동으로 연습실은 조선 궁궐이 됐다. 광해(하선)와 허균, 조내관(손종학), 박충서(황만익), 중전(임화영) 등 출연진은 ‘배역의 옷’을 갈아입고 움직임을 맞추고 있었다. 16일 연습실에서 만난 배수빈(37)은 저지 소재의 편한 검은색 트레이닝 복장이었지만, 수염을 길러 ‘사극용 모양새’를 갖추고 광해와 그의 닮은꼴 하선을 오갔다. ‘광해’는 이미 영화로 관객 1200만명을 모은 흥행작이고 소설도 만만치 않게 관심이 쏠렸다. 두 영역의 작품들과 비교된다는 부담이 클 터. 또한 “왜 또 광해인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공연은 상상력을 자극할 여지가 훨씬 많습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사실적인 연기를 하고 있지만, 인물의 이면을 볼 수 있는 여지가 더 크죠. 영화는 감독의 시선을 따라가게 되지만 연극은 관객 스스로 자신의 시선과 편집해서 보고 싶은 점을 찾을 수 있거든요. 그게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이고, 연극 ‘광해’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죠.” 명쾌하게 대답한 배수빈이 설명을 이어갔다. “눈앞에서 배우들이 땀 흘리고 울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성을 느끼는 건 공연에서만 가능합니다. 설사 내용이 같아도 무대를 통해서 나왔을 때는 또 다른 의미로 전달되겠죠.” 영화와 TV드라마에서 많이 알려졌지만, 연극 경험은 ‘다리퐁 모단걸’(2007)과 ‘이상 12월 12일’(2010)뿐인 그가 ‘광해’를 선택한 것은 “대중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잘 만들어진 연극 작품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컸기 때문이다. “내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표현하고 싶은지와 배우로서 실험 가능성을 많이 고려해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라는 그는 ‘광해’에 대해 “어떤 사람이 권력을 잡아야 하고 어떤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에 확실한 방점이 찍혀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너무 진지하게 파고들지만은 않는다는 게 또 연극 ‘광해’의 미덕이다. 실제로 자유로운 광대 하선이 갑갑한 궁중 생활에 몸이 뒤틀려 툭툭 내뱉는 음담패설이나 궁중의 격식에 아연실색하는 장면 등 키득 댈만한 부분이 곳곳에 포진돼 있다. 신사복이 잘 어울리는 ‘실장님’ 연기를 많이 했던 그에게 ‘하류인생’ 하선도 꽤나 잘 어울린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처럼 대단히 비장하거나 무게를 잡는 작품이 아닙니다. 즐겁고 재치 있는 장면이 많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오셔서 보시면 되죠. 물론 의미나 감동이 웃음에 가려지는 일 없이 잘 전달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인터뷰는 두 가지 의문을 풀지는 못했다. 광해와 하선이 1인 2역인데, 둘이 만나는 장면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또 하나. 어떻게 끝맺을 것인가. 영화는 비교적 해피엔딩이고, 소설은 광해가 광기를 드러내면서 하선의 죽음을 암시했다. “정말 말해 줄 수 없다”는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답을 던졌다. “무엇을 생각하든 놀라게 될 겁니다. 직접 와서 확인하셔야죠.”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 2월 23일~4월 2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3만 5000~5만원. (02)3014-2118.
  • “한국은 다양성 부족… 싸이처럼 틀 깨는 사람 있어야”

    “한국은 다양성 부족… 싸이처럼 틀 깨는 사람 있어야”

    “사회적으로 유용한 기능을 발휘하는 기술자를 양성한다면 한국식이 최고지요. 정해놓고 닦달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건 과학에는 맞지 않습니다. 정말로 슬픈 건 대입 논술이죠. 입시에 논술을 넣은 건 주입식 사교육 대신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려는 것이었는데 논술 잘쓰는 법을 학원에서 사교육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객관식 시험이 낫습니다.” 오랜 외국생활로 약간 어눌한 말투지만 거침이 없었다. 질문에 잠깐 생각을 가다듬은 후엔 핵심을 찌르는 답변이 이어졌다. 과학과 철학을 넘나드는 통찰력이 느껴졌다. 16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고등과학원에서 만난 장하석(46) 케임브리지대 과학철학과 석좌교수는 한국 과학과 교육의 현주소에 대해 “다양성이 너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2007년 라카토슈상을 수상한 과학철학·과학사의 세계적 권위자다. 고등학교 1학년때 유학을 떠나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 스탠포드대에서 학위를 받았고 런던대 교수를 거쳐 2010년부터 케임브리지대에 몸담고 있다. 고등과학원의 초학제연구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 6일 한국을 찾았다. 장 교수의 집안은 대표적인 한국의 명문가로 꼽힌다. 아버지는 장재식 전 산자부 장관이고 형은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다.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와는 사촌간이다. 장 교수는 성공한 가족의 비결로는 “알려지지 않은 가족들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겸손해했다.   →초학제 프로그램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학문간 장벽없이 다양한 관점에서 새로운 주제를 만들어 보자는 시도다. 올해 주제가 ‘과학과 예술에서의 이미지’인데 홍성욱 서울대 교수가 주도한다. 영미권에서는 이미 여러 시도가 벌어지고 있는 만큼 사례를 많이 알고 있는 내가 참여하게 된 것 같다. →과학과 예술이라는 개념이 잘 와닿지 않는다. -과학은 이성과 사실에 기반해서 모든 지식을 추구하는데, 예술은 감성적이고 객관성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전혀 상반된 개념에 대한 도전적인 주제다. 이 둘을 연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이미지다. 예술은 시각화가 기본적인 요소고, 과학에서도 최근 들어 이미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 두가지에서 공통적인 부분을 찾아 새로운 영역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다. →학문간 융합 시도는 왜 중요한가. -일상적인 학제, 분과만으로 접근해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기상이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물리학이나 화학, 기상학만 알아서는 원인과 현상 밖에 모른다. 대책을 마련하려면 경제학과 행정학도 필요하고 일반 사람들에게 이를 알려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나 심리학도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이 바로 융합의 이유다. 초학제프로그램의 롤모델은 영국 더램대다. 더램대는 매년 주제를 바꿔가면서 다양한 학문 분야 연사들을 모은다. 나도 몇 년전에 ‘물’이라는 주제에 참여해 ‘물에 대한 화학의 역사’를 강연하기도 했다. →한국의 융합 시도는 결과물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초학제는 결과물을 내놓기보다는 단계를 뛰어넘어 문제의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그림을 그릴 기반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 문제다. 학문을 모아서 뭉뚱그려 보자는 시도조차 없었다. 어떤 방향으로 진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1950년대에 초학제를 다루기 위해 세워진 프린스턴 고등과학원은 현재도 세계 최고의 연구기관이다. 결과물이 없다면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겠는가. 모든 학문이 정답과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기초과학도 마찬가지다. 19세기 영국의 페러데이는 전자기학의 아버지다. 모든 현대문명이 그의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영국 정치가들은 “페러데이는 쓸데없는 연구를 한다”고 비난했다. 기초과학에 목표를 묻는 것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어린아이가 아무 쓸모가 없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촉망받는 물리학자에서 갑자기 과학철학으로 분야를 바꿨다. -지금도 가끔 아쉬운 부분이다. 대학 시절에 내가 궁금해하는 질문은 물리학에서는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예를 들어 빅뱅이론을 배우다가 교수한테 “빅뱅 이전에는 뭐가 있었습니까”라고 질문하면, “뭘 그런걸 물어보냐”고 답변했다. 어떤 교수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빅뱅에서 생긴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물리학과 교수한테 가서 물어봐라. 그럼 시간을 설명하는 모든 종류의 공식과 이론은 있지만, 정답은 말하지 못한다. 이런 답은 과학이 아닌 철학의 영역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철학도 다양한 해법을 주지만 정답을 주진 않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얻지 못하긴 했다. →인생에서 힘들었던 시기는 없었나. -학문적인 영역에서 보면 물리학에서 철학으로 넘어갈 때가 힘들었다.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과학자가 되고 싶었고, 꿈을 키웠다. 그런데 내가 사랑했던 물리학이 내가 생각했던 물리학은 아니었다. 놓고 싶지 않았다. 아버지도 철학 같은 쓸모없는 학문을 한다고 반대가 심하셨다. 개인적으로는 결혼할 때가 힘들었다. 국제결혼을 했는데 어머니가 반대하셨다. →차기 정부가 미래창조과학부에 기술과 과학을 묶어놓은데 대한 우려가 있다. -사실 둘을 묶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에서 대중에게 과학지원을 정당화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지나치게 편한 발상이고, 안일한 발상이다. 왜 과학을 하느냐고 대중이 물으면 과학에 투자를 해야 원자폭탄을 만들고, 농업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하는 식이다. 순수과학이 너무 현실감 없이 독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절한 견제는 필요하지만, 과학과 기술을 너무 붙여놓으면 순수과학은 의미를 상실할 수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과학이 기술과 있으면 과학은 다른 학문과의 카테고리가 끊어진다. 과학과 과학자가 사회와 소통할 통로가 사라지는 것이다. 과학은 원래 교류와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학문이었다. 서양에서는 자연철학으로 불렸다. 과학은 철학, 의학, 신학과 끊임없이 소통했다. →미래부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난 경제학자도 아니고 정치가도 아니다. 하지만 경제에 있어서도 이제 목표를 세워서 달성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본다. 미래는 예측이 불가능한 속성이 있다. 정책 입안자 입장에서는 답답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그럼 미래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느냐.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유일한 답이다. 인간 개개인은 유연성에 한계가 있다. 결국 다양성을 길러야 한다. 다양성 있는 사회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군가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획일적인 교육은 절대 안된다. 형(장하성 교수)이랑도 하는 얘기지만 누가 한국이 이렇게 잘 살게 될 것으로 생각했나. 박정희 대통령도 이 정도로 발전할지는 상상 못했을거다. 이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 전세계 최고의 히트상품은 싸이인데, 이걸 누가 짐작했겠나. 결국 다양성을 키우면 무엇이든 생긴다는 거다. →고등학교 때 유학을 갔다. 한국의 교육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우리는 더 잘살게 됐는데 사람들은 더 불안해하고 여유가 없다. 한국은 쏠림현상이 너무 심하다. 사회에서 선호나는 직종이 몇 개 안된다. 모두가 의대, 법대를 가면 다양성은 없다. 심지어 영국에서 한국 학생들을 상담하면 “법대, 의대를 가야한다”고 말한다. 우수한 학생들인데 한가지만 생각한다. 틀을 깨는 사람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인류학을 소신있게 전공해서 성공하는 사람이 나오면 그 틀을 조금은 깰 수 있다고 본다. 사실 한국의 문제는 전체의 문제다. 틀에 짜인 교육이 싫다고 조기유학을 보내고는 다시 방학때는 귀국해서 학원을 다닌다. 그런 식의 유학은 아무 것도 배울 수 없다. 자식을 자유롭게 해주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한국에서는 과학철학이나 과학사, 과학커뮤니케이션 등 ‘과학학’이 각광받지 못한다. -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과학학을 쓸모없는 학문으로 본다. 과학을 제대로 못하니까 철학을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은 결국 문화의 일부다. 현재 한국에서 접하고 있는 교과서의 과학은 이미 완료형이자 결과물이다.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이 학생의 의무고, 넣어주는 것이 선생의 역할이다. 그럼 과학이 왜 필요하겠나. 과학자들이 알아서 하면 되지. 우리가 갖고 있는 과학의 이미지는 학교다닐 때 배운다. 우리가 과학을 학교에서 주입식으로 배우면 과학은 주입식이 된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탐구하고, 계속 수정해 가고,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 것이 과학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평소 틀과 측정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 -현대과학은 모든 것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려고 한다. 그런데 측정의 결과는 무조건 믿을 수 있는가. 온도계를 보고 온도를 얘기하지만 그 온도계가 정확하냐고 물으면 측정 자체의 신뢰가 깨진다. 과학자 입장에서는 이 온도계가 맞는지 어떻게 알아요라고 물어보는 것보다 골치아픈 일이 없다. 답이 여러 가지라는 것을 알아야 하고 기준도 중요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행복’ 얘기를 한다. 그런데 과연 우리사회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한가. 정권 이전과 이후에 사람들의 행복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까. 여기에도 뭔가 도구가 있어야 한다. 무조건 행복해지자고 하는 것은 좋은 일인데, 얼마나 성과를 거뒀는지 알 수 있는 측정방법이 없다면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가족 얘기를 안할 수 없다. 한국의 명문가로 평가받는데 특이한 교육법이 있었나. -집안 분위기는 보수적이었다. 다만 아버지(장재식 전 장관)는 이유가 명확해야 했다. 왜 원하고 절실한지를 엄청난 노력을 들여서 설득해야 했다. 아무렇게나 그냥 하고 싶기 때문은 이유가 될 수 없었다. 그리고 집안에서 나와 형만 주목받지만, 실제로는 그 사이에 초등학교 교사를 했던 누나가 있다.(장 교수의 매형은 PD수첩 광우병 사건을 담당했던 임수빈 전 부장검사) 누나와 어머니가 집안에서의 역할이 없었다면 형과 나의 성공은 없었다. 성공한 사람에게만 관심이 쏠리는건 솔직히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노벨상 콤플레스는 어떻게 보는가. -사실 나도 학부때 물리학 전공하면서 노벨상 받겠다는 꿈도 있었다. 노벨상 수상자를 보면 성과가 나온지 대부분 20~30년 뒤에나 수상한다. 동료 연구자들조차 가치를 곧바로 모를 정도로 창의적이고 뚱딴지 같은 연구라는 얘기다. 기초과학은 경제계획하듯이 목표를 세워서 달성하는데 한계가 있다. 한국 학생들이 올림피아드 수상을 수없이 하지만 시험 잘보는 것으로는 노벨상 못 받는다. 국가가 계획을 세워서 투자하고 노력하면 올림픽 금메달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과학은 다르다. 한국은 노벨상 생각을 아예 하지 말고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오히려 노벨상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Weekend inside] 우리들의 취업 성공 이력서를 공개합니다

    [Weekend inside] 우리들의 취업 성공 이력서를 공개합니다

    ‘50전 49패 1승’ 취업정보공유 카페인 ‘취뽀(취업 뽀개기)’에 올라온 33세 이공계 대학원 졸업생의 취업 전적표다. 이쯤되면 프로야구 원년부터 5년간 50게임을 뛰면서 1승 15패 1세이브라는 기록을 남긴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수 감사용에 못지않은 전적이다. 이들은 말한다. “다승왕? 필요 없어. 딱 1승이면 끝이야!”라고. 하지만 세상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인플레된 학점이나 토익점수는 이제 기본 중의 기본. 경연대회 입상이나 인턴 경험쯤은 있어야지 제대로 된 취업전쟁을 치를 수 있다. 수십 차례의 패배 끝에 취업 혈전에서 당당히 1승을 거든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명문대 프리미엄 버려… 백수 열달동안 인간됐죠 최근 한화건설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은 우수빈(26·여)씨는 지난 열 달을 백수로 지내면서 스스로 “인간이 됐다.”고 말한다. 서울의 명문 K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우씨는 소위 ‘학교빨’이라고 불리는 학벌 프리미엄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우씨는“처음에 불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 ‘이것 봐라’하는 오기를 가졌다가 점점 떨어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세상이 쉽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다른 사람의 사정도 좀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취업 낙방이 우씨에게는 인간이 되기 위한 ‘쑥과 마늘’이었던 셈이다. 우씨는 “인턴을 통해 현장 경험을 쌓으려고 했지만 국내 건설현장에서 여자를 원하는 곳은 없었다.”면서 “술이 조금씩 늘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라고 전했다. 하지만 ‘취업대전’에서 승리한 우씨에게는 나름의 무기가 있었다. 바로 끈기였다. 우씨는 “건설현장에서 경험을 쌓을 수 없어서 해외로 눈을 돌렸다.”면서 “국내 한 제빵회사가 싱가포르에 1호점을 개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통역 아르바이트로 옆에서 인테리어와 공사 현장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혈투를 벌이고 있는 친구들에게 “떨어졌다고 상처받지 말고 툭툭 털고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취업대전 성적표는 30전 1승 29패다. 그가 입사한 한화건설은 그에게 1승을 안겨줬지만 1패도 안겼다. 그는 “최고의 복수는 합격”이라면서 “왜 1년 더 일찍 뽑지 않았을까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먼저 입사 성공한 친구들이 최고의 취업 코치였죠 서른살 늦깎이 신입사원 박기순(30)씨는 공인회계사 시험을 보다 뒤늦게 취업 대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7월에 대우건설에 입사해 현재 회계 파트에서 근무하는 박씨는 “다른 친구들은 스펙보다 면접이 힘들었다고 하는데 나는 스펙을 만드는 것이 더 힘들었다.”면서 “3년 동안 회계사 시험에 올인하다 보니 토익이나 학점은 다른 친구들보다 뒤처져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그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회계사 시험 1차에 합격한 경력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그런 경력을 가진 사람은 너무 많았다. 박씨는 “3년 동안 뭐했나 하는 회의도 들었지만, 정말 실력으로 붙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는 이유도 됐다.”고 전했다. 토익점수 등 스펙을 만들어갔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다. 특히 영어는 계속해서 그의 취업을 가로막는 주적이었다. 박씨는 “서류 통과가 되자 이번에는 영어면접이 발목을 잡았다.”면서 “무슨 해외에서 공부하고 온 사람이 이렇게 많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도 그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바로 먼저 입사한 친구들이었다. 박씨는 “먼저 취업한 친구들이 기업에 대한 정보는 물론 직장인 시각에서 바라는 신입사원이 어떤 것인지 코치를 해줬다. 면접에 가면 왠지 내가 붙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이런 도움 때문”이라면서 “특히 5년간 데이트 비용과 함께 불합격에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해 준 여자친구에게 영광을 돌린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대학 1학년때부터 승무원 준비…목표 빨리 세우길 올 하반기에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된 김송화(23·여)씨는 ‘이태백 시대’에 ‘조기입사’를 했다. 내년 2월에 대학을 졸업하는 김씨의 친구 대부분은 아직 취업을 확정하지 못했다. 김씨는 “1학년 때부터 항공사 승무원을 목표로 취업준비를 한 결과”라면서 “영어는 물론 대학 홍보 모델 등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기입사에는 희생이 필요했다. 질식할 정도로 치열해진 취업 경쟁에 대학시절의 낭만을 포기해야만 했다. 김씨는 “1학년 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과 많이 놀았다.”면서 “그러나 토익공부를 1학년 때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쌓은 다양한 인턴 경험은 방학의 여유를 포기한 결과다. 그는 지금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목적의식을 가지고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김씨는 “아시아나항공에 입사를 위해 금호아트홀에서 인턴 생활을 하기도 했다.”면서 “무엇을 할 것인지 빨리 결정할수록 빨리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슬픈 사실은 취업 전쟁 승리의 전리품도 기업의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매출액 상위 500위 대기업 254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내년 4년제 대졸 신입사원 평균연봉은 3695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은 2331만원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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