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에 당했다”「정트리오」 발뺌/잇단 자수로 활기띠는 검찰수사
◎“사기는 사기에 불과” 의혹설 보도에 일감/수배 김인수,“계약서만 있으면 불하” 장담/「사전 입맞추기」 대비,수사대책 강구/검찰
○“이제 쉽게 풀릴것” 자신
○…정보사부지 관련 거액사기 사건을 주도했던 인물들의 잠적으로 전모를 파헤치는데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던 검찰은 7일 밤과 8일새벽 핵심인물인 정명우씨와 정건중·정영진씨등 「3정」씨가 속속 자수해오자 『수사가 예상외로 빨리 끝나겠다』며 크게 고무된 분위기.
검찰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데는 이들 「3정」의 신병확보가 급선무였는데 이들이 제발로 순순히 출두해 온 만큼 수사가 쉽게 풀릴 것 같다』며 자신감을 피력.
검찰은 그러나 사기극의 핵심인물인 정건중씨와 정영진씨가 미리 입을 맞춰 범죄사실의 상당 부분을 숨길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이에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관계자가 전언.
○…핵심관련자들의 무더기 자수로 수사에 활기를 띠고 있는 검찰은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 「배후」에 대해 보도가 계속되는데 대해 무척 피곤해하는표정.
검찰관계자들은 이에대해 『사기사건은 사기사건일 뿐』이라면서 『의혹이 있다면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이니 기다려 달라』고 언론의 앞서가기 보도에 일침.
○…정씨 일당은 김영호씨에게 지난1월21일 부지매매계약을 맺으며 76억1천만원을 준데 대해 『실제로 불하가 가능하다고 믿고 국방부에 들어가는 돈이라 생각하고 줬다』 『우리도 김영호에 당했다』는등 자신들의 행위가 사기가 아니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검찰관계자들이 전언.
검찰은 그러나 『이 주장은 전후사정으로 미뤄 믿을 수 없다』면서 정씨 일당과 김영호씨측이 짜고 벌인 사기극이라는게 그동안의 수사를 토대로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이라고.
○김영호씨 피로 역력
○…검찰은 이날 저녁 8일 구속된 김영호씨를 서울구치소에 수감한 직후 다시 검찰로 소환,신문을 하는등 3일째 철야조사를 강행.
김씨는 이같은 마라톤식 조사와 검사신문에 지친탓인지 처음의 당당한 기색과는 달리 몹시 지쳐보였는데 구속이 집행돼 수갑을 차고 주치소로 떠날때도 수사관들에게 『수고하십시오,잘 부탁합니다』라고 인사하며 풀이 죽은 모습.
○…이번 사건에서 아직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박삼화씨(37)등도 사기과정에 상당한 역할을 한 인물들로 드러나 검찰은 「3정」씨가 자수했지만 이들의 신병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이 가운데 박씨는 제일생명 윤상무가 정씨일당의 사기에 걸려들게 한 인물이며 임환종씨(51)는 김영호씨에게 토지사기를 제의한 사람으로,곽수렬씨(45)는 정보사부지를 사기의 대상으로 점찍은 인물로 각각 밝혀졌다.
특히 김인수씨(42)는 김영호씨에게 『계약서만 작성해 주면 내가 불하받게 해주겠다』고 큰소리치며 김씨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인물로 드러났다.
○제일생명,계약 변경
○…정씨 일당과 제일생명측이 지난해 12월과 올 4월 두차례에 걸쳐 정보사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조사결과 두번째 계약에서는 제일생명측의 요구로 평당 매매가격을 조정하는등 1차계약 내용을 일부 변경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정씨 일당은 문제의 땅 3천평을 평당 2천2백만원씩에 매도하기로 약정했으나 제일생명측이 평당 가격을 깍아줄 것을 요구,올 4월 평당 1백만원을 낮춰 2천1백만원씩으로 계약을 변경했다고 검찰은 설명.
○…문제의 정보사 부지는 모두 3만2천평으로 대부분인 3만1천평이 징발된 토지라고 이날 구속된 김영호씨가 진술.
이 땅이 징발되기전 원소유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현금으로 보상받은 사람은 10년안에만 환매가 가능하고 증권으로 보상받은 사람은 언제든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검찰관계자가 설명.
○…7일 하오8시 가장 먼저 검찰에 자수해온 정명우씨(55)는 『지난 1월21일 합참사무실로 김영호씨를 찾아갔을때 김씨가 육사동기생이 군요직에 많다면서 계약서에 국방부장관고무인을 찍었다』고 주장,자신은 사후에 범행에 가담했다고 발뺌.
○…이번 사기극의 주역으로 지목돼온 「정트리오」의 자수에는 먼저 불려와 조사를 받고 있는 가족들의 호소가 한몫 했다고.
정건중씨는 전날부터 자금전달관계로 참고인조사를 받아온 부인 원유순씨(49)가 7일 이른 아침부터 무선호출기로 몇차례 불러내 간절히 설득한 끝에 자수를 결심했다는 것.
정영진씨도 지난4일 구속된 형 정덕현대리의 호소를 전해들은 부모를 통해 자수를 결심하게 됐다고.
검찰주변에서는 이에대해 『피는 돈보다 진한 것 아니냐』고 한마디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