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배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685
  • “판·검사 관리 年6~7억 썼다”

    법조브로커 김홍수(58·수감)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현웅)는 14일 김씨가 연간 수억원을 판·검사 로비를 위해 사용한 정황을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근 김씨 측근인사에 대한 조사에서 “김씨한테서 ‘매년 6억∼7억원 정도를 판·검사 관리비용으로 쓰고 있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 김씨가 ‘판·검사에게 전해 줘야 한다.’며 100만원짜리 봉투 십여개를 만들어 서초동에 가는 것도 직접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 진위를 캐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관리한 금융계좌 10여개의 최근 3년치 거래 내역을 추적하고 있으며 고법 부장검사 A씨와 검사 B씨의 금품수수 내역도 이 과정에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김씨에게 지명수배 무마 청탁과 함께 로비용으로 돈을 건넨 P씨로부터 “김씨에게 건넨 돈은 지난해 조사 때 밝힌 2억 5000만원이 아닌 4억 8000여만원”이라는 진술을 확보, 김씨를 상대로 돈의 용처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김씨한테서 수천만원과 고급 카펫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고법 부장판사 A씨를 1∼2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판검사 60여명에게 돈을 건넸다.’고 밝혔다는 등의 보도 내용도 모두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혀 수사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해 압수된 김씨의 수첩에는 전·현직 판사 25명, 전·현직 검사 20여명, 검찰수사관 20여명, 경찰 15명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천정배 법무장관은 이날 “한 점 의혹도 없이 엄정하게 수사해 국민적 신뢰가 회복되도록 해 달라.”고 정상명 검찰총장에게 지시했다. 홍희경 박경호기자 saloo@seoul.co.kr
  • 10대들의 엽기보복 살해

    친구를 폭행한 가해자를 자취방에 4일 동안 감금한 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체를 유기한 10대 6명 가운데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30일 가출해 함께 지내던 친구 가운데 한 명이 채팅을 하던 김모(18)군에게 맞은 것에 앙심을 품고 김군을 자취방으로 유인,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체를 내다버린 혐의(살인 등)로 유모(18)군 등 10대 남녀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조모(18)양 등 3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군 등은 지난 4월초 조양이 사상구 모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김군과 친구들에게 폭행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다음날 김군을 사상구 덕포1동 자신들의 자취방으로 유인했다. 이어 밧줄로 묶고 PVC 파이프와 주먹 등으로 온몸을 때려 김군이 3일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으나 계속 폭행해 4일만에 숨지게 했다. 이들은 시체를 이불로 싸 자취방 담벽 틈(40㎝)에 버리고도 자취방에서 두달여 동안 생활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군의 시체는 ‘10대 여자가 친구들과 함께 남자를 때려 죽인 뒤 주택가 담벼락에 버렸다.’는 첩보를 입수한 사상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 의해 29일 발견됐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보호관찰관에도 통신내역 확인권

    보호관찰 대상자이던 지충호씨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습격하는 등 보호관찰제 관리에 허점이 드러나자 법무부가 대책을 마련했다. 법무부는 재범위험이 높은 보호관찰자를 철저하게 감독하기 위한 ‘보호관찰제 종합대책’을 25일 발표했다. 현재 1108명에 이르는 가출소자 가운데 지충호씨처럼 가출소한 뒤 보호당국에 소재를 신고하지 않은 추적조사 대상자는 124명으로 집계된다. 법무부는 이같은 소재불분명자 전부를 지명수배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정했다. 법무부는 또 현재 4만 7599명에 이르는 보호관찰 대상자 가운데 추적 대상자 1561명의 통신내역 확인권을 검·경찰뿐 아니라 보호관찰관에게도 부여키로 했다. 재범이 우려되는 대상자들은 기관별로 3∼6명의 팀을 구성, 집중 관리하는 전담팀제도 도입된다. 보호관찰 대상자 관리에 통계를 활용하는 등 관리의 과학화도 추진된다. 무부는 대책으로 제재조치 변수표 분석 시스템을 지난 4월에 도입, 운영 중이다. 하지만 보호관찰 제도가 부실화된 근본적인 원인은 관찰관 한 명이 보호관찰 대상자 223명을 관리하는 인력난에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무부는 2010년까지 1인당 관리대상자 규모를 80명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1100여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또 현재 37곳인 보호관찰소 외에도 내년 7월까지 서산, 상주, 속초 등 19곳에 보호관찰지소 및 출장소를 추가 설치키로 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11조원대 위조 日채권 밀반입

    인천공항세관은 11조원 규모의 위조 일본 채권을 밀반입한 재미교포 전모(62)씨를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홍모(45)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고 21일 밝혔다. 전씨 등은 지난 14일 3000억엔(한화 3조원)짜리 2장,2000억엔짜리 2장,500억엔짜리 2장 등 위조 일본 채권 1억 1000억엔어치를 필리핀에서 국내에 들여와 유통시키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전씨는 필리핀인을 앞세워 세계 빈곤아동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유령 자선단체를 설립한 뒤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중국, 타이완 등 5개국 사람을 끌어들여 각국 위조채권을 밀반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국내에서 골프장을 사들이려던 공인회계사 유모씨에게 “인수자금을 해외자금으로 투자하겠다.”고 접근, 국내 체류비와 공증비용 등 명목으로 14억원 상당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황당한 구의원 당선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만 받아둔 채 사라진 구의원 후보가 당선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주인공은 부산 금정구 기초의원 마 선거구에 출마한 박상규(68) 현 금정구 구의원이다. 박 의원은 지난 5월12일 오전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두절돼 가족들이 같은 달 16일 금정경찰서에 실종신고를 냈다. 박 의원의 실종으로 지난달 16일 후보등록과 그 뒤 선거운동도 박 의원의 가족 등이 대신했으나 박 의원은 지난달 31일 선거결과 4위에 300여표를 앞선 3위를 차지, 재선에 성공했다. 박 의원의 부인은 “남편이 실종 20여일째로 연락이 끊긴 상황이라 2일 선관위에서 남편을 대신해 기초의원 당선증을 수령했다.”고 말했다. 지역정가에서는 부산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몰표가 또 한번 위력을 발휘해 선거기간 내내 유권자에게 얼굴 한번 내보이지 않은 후보가 당선됐다며 박 의원 당선 배경에 대해 분석했다. 금정구의회 관계자는 “박 의원의 실종이 장기화돼 7월1일 제5대 구의회 개원 때까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의원직 상실이나 박탈 사유는 아니며, 다만 실종 사유를 따져 경우에 따라 내부적으로 징계를 논의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 실종을 수사 중인 경찰은 “박 의원 차량을 전국에 수배했고 평소 박 의원이 자주 가는 장소 등에 대한 수사도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소재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며 실종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두얼굴의 시민단체 간부

    시민단체인 시민연대21 사무총장 출신인 박모(50)씨. 언론사에 우리 사회의 각종 비리의혹을 제보해온 박씨는 그러나 ‘두얼굴의 사나이’였다. 비리의혹으로 쩔쩔매는 기업체나 유명 학원 등을 상대로 수천만원대 돈을 뜯어낸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박씨가 수배된 뒤에도 1년 5개월이나 시민단체 명함을 들고 다니며 범행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충근)는 23일 박씨를 공갈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박씨가 2001년부터 지난 4월까지 기업체 등을 상대로 뜯어낸 돈은 8500만원. 룸살롱 등에서 950만원 어치의 술 접대도 받았다. 교통시민연합 소장으로 있던 2001년 10월 W사측에 “지하철공사와 맺은 수십억원대 납품 계약에 비리가 있다고 방송사에 제보하겠다.”고 협박, 강남 고급 주점에서 300만원대의 접대를 받고,5000만원을 챙겼다.시민연대21 사무총장으로 일하던 2004년 8월에는 식품업체 P사 간부에게 “유기농산물을 쓴다는 광고와 달리 중국에서 수입하는 콩을 농약과 화학비료로 재배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를 언론에 제보할 것처럼 위협하고, 방송사 기자들과 고급 술집에서 마신 술값 220만원을 대신 내도록 했다. 박씨는 P사에 6억 5000만원의 협찬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수배 중이던 지난 1∼4월에는 사설학원들이 특목고 입학실적을 부풀리는 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오자 강남 대치동 P학원장 신모씨에게 기부금 또는 차용금 명목으로 5차례에 걸쳐 350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보호관찰제 이렇게 허술해서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테러를 한 지모씨가 보호관찰 대상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현행 보호관찰 제도의 허술함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지씨는 지난해 8월 사회보호법이 폐지됨에 따라 청송보호감호소에서 나올 때 3년간 보호관찰 대상자로 지정 받았다. 그러나 지난 연말 한나라당 집회 현장에서 모 국회의원에게 주먹질을 하는 등 이미 한차례 문제를 일으켰고, 지난 2월 말에는 거주하던 갱생보호소에서 이탈했다. 보호관찰 관련 규정에는 대상자가 거주지를 이전할 때 10일 안에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또 해당 보호관찰소는 전화통화나 현장방문을 해 대상자를 정기적으로 지도·감독해야 한다. 그런데도 지씨가 자취를 감춘 지 두달 넘도록 인천보호관찰소는 그의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이번에 드러났다. 말이 보호관찰이지, 대상자를 지도·감독해 재범을 방지하고 순조로운 사회 복귀를 돕는 본래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한 것이다. 지난달 말 현재 보호관찰 대상자는 5만명이 넘는데 이 가운데 1200여명은 소재불명 등의 이유로 지명수배된 상태라고 한다. 정상적인 사회복귀 절차를 거부한, 잠재적 범죄자라 할 사람들이 제한 없이 거리를 활보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보호관찰 업무를 맡은 이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무리라는 사실 또한 우리는 인정한다. 담당 직원 한명이 맡는 대상자가 223명으로, 미국·일본의 4∼5배 수준에 이르는 현실에서 그들만을 탓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보호관찰 제도를 전면 점검해 부족한 관리인원을 확충하고 법규를 정비하는 등 보완책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 보호관찰대상 1200명 ‘잠적’

    보호관찰제도의 틈새로 우범자들이 빠져 나가고 있다. 재범 가능성이 높아 법원으로부터 보호관찰 처분을 받아 일정한 주거지에 기거하며 한달에 한 차례 이상 보호관찰관의 지도를 받아야 하는 보호관찰 대상자 중 1200여명이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들 중 ‘제2의 지충호’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들의 재범을 예방하고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해 제도 보완은 물론 인력·예산 충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법무부는 2000년 ‘보호관찰 대상자 지명수배 절차에 관한 규칙’을 제정했다. 훈령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종래의 주소지 및 거소지를 이탈하여 소재지를 확인할 수 없는 대상자는 지명수배를 통해 소재를 파악하도록 돼 있다. 법무부는 올 들어 지명수배를 통해 445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하지만 지난 3월에도 보호관찰대상자 150명이 종적을 감췄다. 이들을 포함해 지금도 보호관찰대상자 1065명이 보호관찰제도를 비웃듯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힌 지씨와 같은 가출소 보호관찰대상자들이 잠적해도 일반 보호관찰자와 달리 지명수배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씨처럼 지난해 사회보호법이 폐지되면서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가출소한 대상자들은 올 4월까지 319명이다. 이를 포함, 현재 1169명에 대한 보호관찰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가출소 대상자들 가운데 8%에 이르는 104명이 지도·감독 등을 기피하고 잠적했다.3개월의 신고기간을 감안하면 종적을 감춘 가출소 대상자들은 200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된 보호관찰 대상자는 14만 6895명이며 올 4월 현재까지 5만 1018명의 보호관찰이 진행 중이다. 보호관찰제도가 처음 실시됐던 1989년 8389명에 비해 17.5배 늘었다. 보호관찰 대상자수는 보호관찰 범위를 전체 형사범으로 확대한 97년 10만명을 넘어섰고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해마다 14만명선을 유지하고 있다. 처벌의 수단으로 보호관찰처분 선고가 증가하고 있고 사회보호법이 폐지되면서 감호처분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들을 담당하는 보호관찰관은 230명에서 658명으로 2.9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관찰관 한명이 책임져야 하는 인원은 223명으로 미국 62명, 일본 50명, 영국 13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범죄자를 교도소에 수용하면 1인당 연간 1300여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보호관찰 비용은 한 사람당 110만원이 소요된다.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재범률은 7.5%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런 열악한 현실에서 최근 박 대표 테러와 같이 문제가 있는 보호관찰 대상자들에 의한 사건은 예견된 것과 다름없다.”고 털어 놓았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보험사에 면책사유 입증 책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할 의무는 가입자가 아닌 보험사에게 있다. 자살을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라면 유서 등 객관적 물증이나 명백한 주위 정황 사실이 필요하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18일 오토바이를 타고 집을 나간 뒤 한강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보험가입자에 대해 자살이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보험사에 보험금을 주라고 결정했다. 이 가입자는 지난 2004년 9월15일 오토바이를 타고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가 나흘 뒤 한강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후 사망자 가족과 보험사는 자살 여부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보험사는 가입자가 처지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우연한 사고가 아닌 자살은 보험약관에 의거해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보험사가 자살을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가입자가 고의로 자살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만 한다면서 사망자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살의 개연성을 추정할 수 있는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사망자는 카드빚이 있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었고 벌금 200만원을 내지 않아 수배를 받고 있었다.사망 직전에는 외제 차량을 들이받아 관할 경찰서로부터 출두 요청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금감원은 이 정도의 주변 정황은 보험 가입자의 자살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같이 죽자” 믿었더니…

    “같이 죽자” 믿었더니…

    『더 좋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었읍니다』- 수사관 앞에서 아가씨는 흐느꼈다. 「미스·광주(廣州)」선(善)인 강순자(康順子(21)) 양. 3각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한 남자를 죽게 한 어처구니없는 젊은 풋사랑의 종말이었다. 수사관은 혀를 찼다. 꼭 그러한 해결방법 밖에 없었을까? 아뭏튼 새 남자를 알게되자 그녀는 처음 사귄 사나이가 싫어졌다고 대답했다. 지긋지긋하게 쫓아오는 옛 사나이의 올가미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남자와 여자의 사이가 「시소·게임」을 벌일라치면 대체로 쫓는 편이 감정의 폭발로 무슨 일인가를 저질러 가해자가 되는 것이 예사.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오히려 쫓는 남자 쪽이 속아서 목숨까지 잃는 역전극으로 끝났다. 그녀는 보기조차 싫어진 첫 애인 이수남(李秀男)(23·경기도 광주군광주면) 육군 일등병과 정사를 가장하기 위해 『같이 죽자』고 꾀어 극약을 사이좋게(?) 나눠먹은 뒤 남자 몰래 약을 뱉어 버렸고 남자의 숨이 끊어지자 자살한 것처럼 유서를 써서 싸늘해진 남자의 주머니에 넣고 달아났다가 사건발생 3개월만에 쇠고랑을 찼다. 얼굴이 반반한 아가씨 마음 한 수석에 냉혈(冷血)이 도사리고 있었으리라고는 누구도 믿지 못했을 것이다. 보살 같은 얼굴에 독사의 마음이란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 9월 1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잡혀 온 康양은 울먹이기만 했다. 무지(無知)의 탓이었을까? 고향인 전북전주에서 S여중을 중퇴한 康양이 이수남(李秀男)씨를 알게된 것은 경기도 광주(廣州)에서 삼광직물공장의 여직공으로 일하던 지난 67년 「크리스마스·이브」 때였다. 여직공 8명과 동네청년 8명이 여관방을 빌어 「올·나이트」를 했다. 제비뽑기로 졍해진 「파트너」가 李씨였다. 康양에게 첫 눈에 반한 李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왔다. 잘 만나주지 않을때는 눈물을 흘리면서 사랑을 호소했다. 싫지는 않았지만 썩 마음에 들지도 않았다고 康양은 말하고 있다. 농촌에서 순박하게 자라난 李씨에겐 첫 사랑을 억누를 방법이 없었다. 매일같이 사랑을 호소해 오던 李씨는 마침내 몸져 누워 버렸다. 그제서야 康양도 李씨의 집을 찾았다. 李씨의 부모들은 대환영이었다. 『네 손으로 짜준 약을 먹어야 나을 것 같다』는 李씨의 핼쓱해진 얼굴을 보고 康양은 『내가 너무했던 것 같다』면서 서툰 솜씨로 달인 약을 李군의 입에 떠넣어 주는 것이었다. 그 날 밤으로 정을 나눴다. 그 뒤 康양도 키가 헌칠한 李씨가 차차 좋아졌다. 둘은 장래를 굳게 약속했다. 68년 5월 14일 康양이 미인선발대회에서 당선되자 평소에도 유혹이 많았던 康양에게 동네청년들로부터 3,4통의 「러브·레터」가 날아들었다. 李씨는 애인을 빼앗길까봐 康양을 서울로 올려보내 성북구 미아동 K섬유주식회사에 취직까지 시켜주었다. 여심(女心)은 알 수 없는 것. 지난해 6월 직장에서 휴가를 얻어 고향에 갔다오던 열차안에서 康양은 자리에 앉은 「카투사」심(深)모(24) 상병과 친해졌다.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서울에 도착했을 때는 마음을 털어놓는 사이가 되었다. 새벽 6시 용산(龍山)역에 내린 이 속성연인들은 그 길로 가까운 여관을 찾았다. 매주 일요일마다 외출을 나온 深상병과 뜨거운 사이가 됐다. 고교졸업인 深상병에 비하면 국민학교밖에 안나온 李씨 따위는 그녀에겐 아무것도 아니엇다. 李씨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동대문구 휘경동 동영물산주식회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李씨를 떼어 버릴 수가 없었다. 자신이 만들어낸 3각관계를 교묘하게 지탱해가기 1년이 가까운 지난 3월 25일 李씨가 군에 입대한 것을 계기로 그녀는 관계를 끊기로 결심했다. 거의 매일 훈련소에서 편지가 왔으나 답장을 쓰지 않았다. 지난 6월11일 휴가를 얻어 1등병 계급장을 달고 동생 수일(秀一)군과 함께 康양을 찾아 온 李씨는 질투와 원망에 제 정신이 아니었다. 康양을 강제로 끌고 여관으로 데려가 변심한 이유를 대라고 다그쳤다. 이미 몸과 마음이 深상병에게 가 있는 康양에겐 이씨의 행동이 역겹기만 했다. 귀대날짜가 지나도 부대에 갈 생각을 않는 이씨에게 이여관 저 여관으로 끌려 다니던 康양의 머리에 문득 검은 그림자가 스쳤다. 『너와 결혼 못할 바엔 너 죽이고 나 죽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李씨에게 『차라리 같이 죽어 버리자』고 말했다. 그래서 지난 6월 19일 뚝섬건너 봉은사 뒷산 으슥한 풀숲에서 李씨가 준비해온 극약을 나눠먹고 그녀는 얼른 몰래 뱉어버렸다. 李씨의 숨결이 끊기자 자기손으로 유서를 썼다. 부모님과 동생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康양은 李씨가 휴가를 나온 뒤 자기와 함께 돌아다닌 사실을 알고 있는 李씨의 동생에게 따로 한줄 덧붙였다. 『동생 수일아 내가 죽는 것은 康양 때문이 아니다』라고. 자신의 죄를 덮어 버리자는 속셈이었지만 이 구절은 단순히 염세자살로 끝나버릴 뻔했던 이 변사사건을 해결한 「키·포인트」가 됐다. 그 일이 있은지 나흘뒤인 6월 23일 康양은 당시 다니던 동명물산을 그만두고 이름을 「康진아」라고 고친다음 영등포구 당산동 2가 국제 염직회사로 일자리를 옮겼다. 李씨를 탈영병으로 수배해오던 군수사당국과 경찰은 지난 8월 17일 주민의 신고로 뼈만 남은 李씨의 시체를 발견. 유서내용으로 보아 일단 염세자살로 단정했으나 필적이 다르다는 가족들의 진술에 따라 康양을 쫓았다. 康양은 처음엔 모른다고 잡아뗐고 자기가 쓴 유서를 보고 이씨의 죽음을 슬퍼하는 여유마저 보였다. 그러나 육군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 감정결과 康양의 것과 꼭 같은 것으로 밝혀졌고 마침내 康양으로부터 『내가 썼다』는 자백과 함께 사건전모를 밝혀냈다. 위계(僞計)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하려 했으나 형법원칙상 일방적인 진술이란 점을 참작, 자살방조죄로 그녀를 구속했다. [선데이서울 69년 9/21 제2권 38호 통권 제 52호]
  • [외면받는 학생운동] “취직 도움안되는 이념투쟁은 왜하나”

    “분단현실, 노동해방, 반미투쟁 같은 문제보다는 취직, 학점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는 게 현실입니다.” 서울대와 건국대, 동국대 등 최근 총학생회의 잇따른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탈퇴 선언에 학생들은 담담하다. 오히려 언론 등 외부에서 더 호들갑을 떤다고 생각한다. 성균관대 의상학과 김주현(21·여)씨는 이른바 ‘운동권’에 대한 일반 학생들의 시각을 ‘관·심·없·음’이란 네 글자로 정리했다. 대학생들의 일반적인 모습은 한총련으로 대표되는 학생운동과는 괴리감이 크다. 입학 이후 토익과 토플 등 영어공부에 열을 올려야 하고 과거와 다르게 친구들과 학점경쟁도 치열하게 해야 한다. 이는 대학사회가 취업준비 현장으로 변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이재원(23)씨도 “과거 운동권에서 외친 구호들은 사회 구성원의 상당수가 공감하는 주제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과거의 주제를 요즘 세대에게 그대로 대입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최근 학생운동은 끝없는 추락사 학생운동의 위기론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위기론이 처음 고개를 든 것은 1990년대 초반쯤이다. 당시 잇따른 동구권 사회주의의 몰락은 운동권 스스로에게 ‘아직도 혁명을 꿈꾸고 있는가.’란 화두를 던졌다. 93년 당시 비교적 민주세력으로 평가됐던 김영삼 정권의 등장도 운동권에겐 위기의식으로 다가왔다. 과도기적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 이 과정에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를 이어 93년 한총련이 태어났다.‘생활·학문 투쟁의 공동체’라는 구호로 한총련은 출범했지만 여전히 생활과 학문보다는 ‘투쟁의 공동체’라는 성격이 강했다. 95년 전두환·노태우 처벌 투쟁은 한총련의 마지막 전성기로 평가된다. 이듬해인 96년 8월 ‘연세대 사태’ 이후 한총련은 ‘이적단체’라는 꼬리표를 붙이게 됐다. 한총련 활동은 곧 수배를 의미했고 무엇보다 내부 구성원 문제가 가장 심각했다.97년까지만 해도 한총련 소속 가입학교는 200여개에 다다랐지만 이후 이탈은 계속 이어졌다. 이른바 ‘비운동권 학생회’가 잇따르는가 하면 무관심한 총학 선거판에는 ‘한총련 탈퇴’가 핵심공약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98년 서울대는 이미 한총련 산하조직인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서총련)을 탈퇴했고 2003년에는 전대협와 한총련의 메카라 불렸던 한양대가 한총련을 탈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어 건국대, 경희대. 홍익대, 동국대 등 전통적으로 한총련이 강세를 보이던 학교에서도 비운동권 총학생회장의 선출이 이어졌다. ●탈정치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아쉬움도 사회학자들 사이에 대학생들의 탈정치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유럽이나 일본의 경우도 학생운동이 굉장히 정치화됐다가 사회가 변화하면서 탈정치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거시적인 쟁점보다는 미시적인 쟁점, 즉 취업·학생복지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우리나라도 과도기적 과정에 들어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학이라는 공간이 사회진출의 예비단계이기도 하지만 민주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을 충족시켜나가는 자리인데 개인적인 문제로만 매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과도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학생운동이 침체기라고 말하는 것은 현상만 보고 본질은 간과하는 것”이라면서 “노동운동이나 사회운동도 마찬가지로 일정한 순환 사이클을 그리게 마련인 만큼 지금은 약간의 조정이 필요한 기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등록금 투쟁과 같은 학내문제에서 시작해 점차 더 큰 틀의 사회문제로 옮겨가는 것이 운동권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유영규 윤설영기자 whoami@seoul.co.kr
  • 감기약 히로뽕

    국내 시판이 금지된 감기약을 국제우편으로 들여와 일부 성분만 추출, 히로뽕으로 만들어 투약한 일당이 처음 적발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0일 히로뽕을 제조, 투약한 노모(39)씨 등 전·현직 영어강사 2명과 김모(44·영어강사 소개업)씨 등 투약자 2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1명을 수배했다. 노씨 등 제조자 2명은 지난 3월 중순부터 3차례에 걸쳐 해외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환각성분이 포함된 감기약·다이어트약 54병(병당 50정)을 국내에 들여온 뒤 이를 원료로 경기도 안산시 노씨 집에서 19.8g(시가 1200만원)의 히로뽕을 제조, 친구 3명과 함께 10여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노씨는 미국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2년간 수형생활을 할 때 기술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고위층 자녀 또 마약 파티

    중국에서 100억원대의 마약을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시킨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들이 유통시킨 마약을 고위층 자제들이 상습적으로 투약해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9일 히로뽕을 전국에 유통시킨 이모(39)씨 등 8명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하고 알선책 김모(37)씨를 불구속 입건, 판매책 2명을 수배했다. 또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육모(37)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김모(43)씨 등 10명을 불구속입건,1명을 수배했다. 이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올 3월까지 히로뽕 3㎏을 중국에서 항공우편이나 보따리상을 통해 수십번에 걸쳐 몰래 들여와 서울, 부산 등 전국의 조직을 통해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공항 검색대에서 적발되지 않도록 5∼10g씩 얇게 코팅을 해 책 사이에 끼워넣거나 스타킹, 복대, 양초 밑바닥에 채우는 수법으로 밀반입했다. 판매책 김모씨(36) 등은 마약사범으로 복역중인 재소자를 면회하러 오는 주변 인물들도 대부분 마약을 한 전과가 있다는 점을 노렸다. 김씨 등은 이들에게 검찰을 사칭, “내가 주는 마약은 안심할 수 있다.”고 접근해 4명의 여성에게 0.03∼2g의 히로뽕을 10만∼200만원씩 받고 팔았다. 한편 투약자 15명 가운데는 전직 검찰총장, 대기업 전 부회장, 전 도지사 등 고위층 인사의 자제들과 가정주부 4명도 포함돼 있다. 경찰은 전 도지사 아들(47)을 구속, 전 대기업 부회장 아들(47)은 불구속하고, 전 검찰총장 아들(41)은 체포영장을 발부해 수배중이다. 이들은 예전부터 서로 알고 지내며 상습적으로 투약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 (2) 경기지사-한나라당 김문수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 (2) 경기지사-한나라당 김문수

    김 후보 “아니, 전 기자가 수원까지 어쩐 일인가.” 기자 “오늘 김 후보 차 타고 동행하며 좀 괴롭히려고요.” 김 후보 “선거기간엔 차 안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더 많은데 어쩌지. 선거기간에만 좀 봐주지. 이동하면서 모자라는 잠도 좀 자야 하고, 행사장 다니느라 못 받은 전화도 좀 해야 하니까. 먼 걸음했는데 미안하네.” 지난 8일 오전 9시 경기 수원시립노인전문요양원에서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와 인사를 나눴다. 하루 종일 김 후보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며 이것저것 물어보겠다던 ‘희망사항’은 그의 완곡한 사양, 실제로는 단호한 거부에 막혀 수포로 돌아갔다. 어쩔 수 없이 김 후보의 승용차 꽁무니에 바짝 붙어 따라다니는 ‘위험한 레이스’를 펼쳐야 했다. 어버이날인 이날 김 후보는 치매·뇌졸중 등으로 병상에서 누워지내야 하는 노인들을 돌아보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총 120병상 규모의 수원시립노인전문요양원에 110명 정도의 중증 노인들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환자들을 일일이 어루만지며 병세를 묻는 그의 모습은 선거용 제스처만은 아닌 듯했다. 그는 어버이날을 맞아 자신의 홈페이지에 ‘눈물로 쓴 굼벵이 사모곡’이라는 글을 올렸다. 요지는 이렇다.“벌써 30년도 더 지난 일이군요. 제가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수배중이던 때였지요…. 위암 선고를 받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체포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갔지만 못난 자식이 해드릴 수 있었던 건 고작 초가지붕 굼벵이를 잡아 볶아 드린 것뿐이었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제 품에서 숨을 거두셨지요.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아무리 눈물을 흘려도 뵐 수 없는 당신, 오늘따라 어머니가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돌아가신 지 32년째 어버이날, 불효 문수 큰절 올립니다.” 김 후보는 “내겐 모시고 싶어도 모실 수 있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로는 어버이날이면 열일 제쳐두고 양로원이나 요양원을 찾아다녔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요양원을 돌아본 뒤에는 기자에게 “도지사가 되면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이곳처럼 노인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요양시설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어 용인시장 후보 사무소 개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용인 수지로 향했다. 개소식에 앞서 경기지사가 되고자 하는 이유를 물어봤다.“대학 다닐 때부터 노동운동으로 잔뼈가 굵었다. 한때는 이념의 틀에 갇힌 적도 있었다. 어느 순간 노동운동의 본질은 노동자의 경제적 이익과 삶의 질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일자리를 늘리지 않고는 이룰 수 없는 과제다.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참된 진보고, 일자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진정한 진보세력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경기지사는 진정한 진보세력이다. 외국기업 100개를 유치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나 역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다. 도와 도민들을 위해 몸을 던져 일하는 머슴이 될 것이다.” 용인에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했다. 이날 행사장에 참석했던 박희태 국회부의장과 이규택 최고위원, 한선교 의원 등과 함께였다. 김 후보는 ‘폭탄주의 원조’로 불리는 박 부의장에게 빡빡하게 짜인 오후 일정을 들어 “오늘은 폭탄주 없는 날”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초밥을 다 먹기도 전에 매운탕부터 재촉하는 것을 보면 바쁘긴 바쁜 모양이었다. 다음 일정은 광명에 있는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을 찾아가는 일이었다. 몸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들을 위로하고, 카네이션 달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광명엔 예정보다 15분가량 일찍 도착했다. 행사장에 들어가기 전에 공약과 포부를 물어봤다. 그는 “더 이상 서울의 그늘에 가려진 위성도시연합체로 머물 순 없다.”면서 “동북아의 중심도시로 베세토(베이징·서울·도쿄)와 당당히 경쟁할 ‘경기도 시대’를 열어젖히겠다.”고 포부를 털어놨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경기도에 포박해 놓은 수많은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면서 “특히 수도권정비계획법은 경기 개발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난개발과 공장이 많은 경기도는 환경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도지사직을 걸고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인 팔당호 상수원 수질을 높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광명장애인 종합복지관 행사를 마지막으로 김 후보와 헤어졌다.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물어봤다. 열린우리당 진대제 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그의 답은 이랬다.“진 전 장관은 중학교·대학교 동창으로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다. 최고경영자(CEO)로서는 최고의 실력자다. 하지만 CEO가 공적인 영역으로 옮겨오면 종종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기업 마인드’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도지사는 도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땀흘릴 수 있는 내가 나을 것 같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주요 경력 경북 영천(54), 경북중·고, 서울대 경영학과, 전국금속노조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 전태일기념사업회 사무국장,15·16·17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기획위원장·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장 ●주요 공약 -수도권 규제 혁파 -지속적인 외자 유치와 일자리 확충 -수도권 광역교통망체계 확충 및 환승요금제 폐지 -교내 안전사고 및 학교 폭력 예방 위한 ‘미어캣 프로젝트’ -저소득층 노인 위한 주간보호시설 516곳 신설
  • 837만명 개인정보 불법 유출

    국내 초고속인터넷통신 전체 가입자 1240만명의 67.5%에 해당하는 837만명의 개인정보가 통신업체 직원들에 의해 불법 유출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사건은 인터넷게임 ‘리니지’개인명의 도용사건, 지난달 초 인터넷 가입자 771만명의 개인정보 불법유통사건에 이어 다시 한번 온라인상의 개인정보보호에 큰 허점이 있음을 보여줬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온세통신 전직원 김모(49)씨와 하나로통신 전직원 정모(37)씨 등 2개사 전·현직 4명을 구속하고, 두루넷 신모(36)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해외로 달아난 온세통신 전 전산팀장 유모(51)씨를 수배했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돈을 주고 가입자 정보를 빼내 다른 통신업체 전환 가입에 이용한 텔레마케팅업체 대표 안모(37)·박모(34)씨 등 2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하고 온세·하나로통신과 7개 텔레마케팅업체 등 9개 법인을 불구속입건했다. 온세통신 전 직원 김씨는 도주한 전 전산팀장 유씨와 공모,2004년 3월부터 작년 11월까지 온세통신 가입자 44만명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담긴 고객정보를 텔레마케팅업자 안씨에게 1억원을 받고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씨 등 하나로통신 전·현직원들은 두루넷 신씨에게 2500만원을 주고 두루넷 40만명의 고객정보를 입수, 텔레마케팅업자 박씨에게 넘기면서 1억 1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안씨·박씨 등 텔레마케팅업자 20명은 김씨 등 통신업체 직원들에게 넘겨받은 고객정보를 이용, 모두 30억 3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건설업체 분양가 폭리 이 정도였나

    건설업체들의 분양가 폭리에 대해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엄청날 줄은 몰랐다. 한국토지공사 국토도시연구원이 엊그제 밝힌 분석자료를 보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2000년 이후 공급된 전국 17개 택지지구의 땅값과 아파트 분양가를 분석했더니, 경기도 용인·화성에서는 택지비가 지난 5년간 평당 20만원 올랐는데 분양가는 200만원 이상 폭등했다는 것이다. 땅값에서만 무려 10배의 차익을 남기고 있다는 얘기다. 땅값이 비싸 어쩔 수 없이 분양가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건설업체들의 그동안 주장이 거짓말로 드러난 것이다. 건설업체들은 주변 땅 시세가 높아 이를 반영했을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토공의 택지불하가격보다 수배나 높게 반영해 분양가를 크게 올리는 수법을 써 온 것이다. 건축비·부대비용에도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이윤을 극대화하는 상술을 고려하면 폭리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렇게 부풀려져 책정된 분양가가 주변의 기존 아파트 값을 올리고, 다시 새 아파트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졌으니 집장만 꿈에 부푼 소비자들만 우롱당한 꼴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집값 폭등의 주원인과 책임을 소비자들에게 덮어씌워 정책을 쏟아내니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아파트분양가 자율화 이후 부풀리기 분양은 보편화됐다. 불과 5∼6년 사이에 분양가가 평당 몇백만원에서 수천만원으로 수직 상승한 점이 바로 그 증거다. 토공이 밝힌 건설업체의 집값 폭리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본다. 따라서 현재 공공택지 소형아파트에 적용되는 분양원가 공개를 민간아파트 전체로 확대하거나, 최근 판교분양처럼 원가연동제를 엄격하게 적용해 분양폭리를 차단해야 한다. 적정선을 벗어나면 규제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
  • 佛 학교폭력 충격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에서 교사들에 대한 학생들의 폭력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수업시간 중 한 학생이 여교사를 폭행하는 장면이 휴대전화로 촬영된 뒤 언론에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일간 르파리지앵의 일드프랑스 지역판은 26일(현지시간) 파리 남서쪽 교외에 있는 포르슈빌 직업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여교사에게 의자를 던지고, 벽으로 몰아세워 협박하며 발길질을 하는 사진들을 게재했다.이 사진들은 젊은이들 사이에 유포된 비디오에서 따온 것으로 폭행 학생과 같은 반의 학생이 휴대전화로 촬영해 인근 마을 망트라졸리에 있는 친구에게 보냈던 것들이다. 학생들에 따르면 사회과 담당인 여교사(34)로부터 평소 지각, 수업태도 불량에 대해 지적을 당했던 이 학생(18)은 사건 당일인 25일에도 수업이 시작된 뒤 뒤늦게 교실에 들어왔다. 학생은 교사에게 다가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폭행을 했다. 여교사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다른 교사들이 뜯어 말려 다행히 여교사는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많은 충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이 학교 티에리 칼베 교장은 말했다. 베르사유 검찰은 사건 당일 문제의 학생을 훈방 조치했으나 폭행장면이 신문에 공개된 뒤 “사건에 대해 판단을 잘못했다.”면서 이 학생을 폭행혐의로 구속했다.폭행장면을 찍어 비디오를 유포한 학생도 교사의 사생활을 침해한 혐의로 수배 중이다.lotus@seoul.co.kr
  • 자연·일상 보듬는 햇살같은 시선

    자연·일상 보듬는 햇살같은 시선

    “느티나무 집/부엌 아궁이에서 불 지피던 아낙이/우는 아이 달래러 방에 들어갔군요./…/예쁜 개울 토닥이다가 아낙도/함께 잠들었군요.” (‘개울가 눈 오는 풍경’중/김영남) “바람 불고/키 낮은 풀들 파르르 떠는데/눈여겨보는 이 아무도 없다.//그 가녀린 것들의 생이 한순간,/의 외로운 떨림들로 해서/우주의 저녁 한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 (‘풍경의 깊이’중/김사인) 5월 햇살처럼 깊고 따스한 시선으로 자연과 일상을 보듬는 두 중견 시인의 서정시집이 나왔다.19년 만에 두번째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창비)을 펴낸 김사인(51) 시인은 이땅의 남루한 일상들에 연민의 눈길을 보내고, 세번째 시집 ‘푸른 밤의 여로’(문학과지성사)를 출간한 김영남(49)시인은 마냥 고향으로 달음박질치는 시심을 시집 안에 가뒀다. 오랜 성찰과 정제된 시어로 담금질된 시편들은 눈보다 먼저 마음으로 읽힌다.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생기 잃고 옹이진 손과 발이며/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차리리 이대로 너를 재워둔 채/가만히 떠날까도 싶어 묻는다/어떤가 몸이여.”(‘노숙’중) 첫 시집 ‘밤에 쓰는 편지’(1987) 이후 김사인 시인은 오랫동안 시를 발표하지 않았다.“90년대 초 ‘노동해방문학’지 사건으로 수배 중일 때 시집 한 권분량의 원고를 잃어버린 뒤 한동안 시를 쓰지 못했다.”고 한다.2000년대 들어서야 그동안 메모해 뒀던 시들을 정리해 발표하기 시작했고, 앞서 인용한 시 ‘노숙’으로 지난해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인의 시선은 작고, 가녀린 것들에 닿아 있다.“바람 불고/키 낮은 풀들 파르르 떠는데/눈여겨 보는 이 아무도 없다.//그 가녀린 것들의 생이 한순간,/의 외로운 떨림들로 해서/우주의 저녁 한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풍경의 깊이’ 중)는 우주적 깨달음이나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빈 호주머니여//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그간의 일들을/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코스모스’전문)라는 탄식은 지상의 고된 일상을 견디는 순박한 영혼들을 따듯하게 위로한다. 오랜 진통 끝에 세상에 나온 시집은 선후배 문인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고 있다. 신경림 시인은 “너무 슬프고 너무 아름답다.”고 평했고, 평론가 임우기는 무려 40여쪽에 이르는 공들인 해설을 보탰다. 시인은 “(시쓰기는)금욕과 고행이 수반되지 않으면 보람을 이룰 수 없다. 그런 까닭에 이 몇해의 안팎의 소강이 마냥 편치만은 않다.”고 시집 말미에 소회를 적었다.6000원. “구두가 미리 알고 걸음을 멈추는 곳, 여긴 푸른 밤의 끝인 마량이야. 이곳에 이르니 그리움이 죽고 달도 반쪽으로 죽는구나. 포구는 역시 슬픈 반달이야. 그러나 정말 둥근 것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출발하는 거고 내 고향도 바로 여기 부근이야.”(‘푸른 밤의 여로-강진에서 마량까지’ 중) 김영남 시인의 고향은 전남 장흥이다. 동향인 소설가 이청준, 화가 김선두와 함께 고향을 소재로 한 시·소설 화집 ‘옥색 바다 이불 삼아 진달래꽃 베고 누워’를 내는 등 수구초심이 각별하다. 그에게 올해 현대시작품상을 안겨준 작품 ‘마량항 분홍 풍선’도 고향에 대한 향수를 노래한 것이다. ‘정동진역’(1998)‘모슬포 사랑’(2001)에 이어 세번째 내놓은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어린 시절 고향의 아늑한 품속으로 회귀한다. 시인의 말마따나 “‘정동진’에서 시작해 제주도 ‘모슬포’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고향 땅인 ‘정남진’(장흥)으로 귀향하는 시의 행로를 갖게 됐으니 우연치고는 참 묘한 우연”이다. 시집엔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인상적으로 형상화한 시편들이 도드라진다.“달, 저 달을/싸리울에 묶어본다. 허름한 말뚝에 매어본다.”(‘가을밤이 되면’ 중)라거나 “느티나무 집/부엌 아궁이에서 불 지피던 아낙이/우는 아이 달래러 방에 들어갔군요./…/예쁜 개울 토닥이다가 아낙도/함께 잠들었군요.”(‘개울가 눈 오는 풍경’ 중) 등은 독특한 서정의 시 세계를 펼쳐 보인다. 평론가 김주연은 “자신의 주관을 주변 환경과 자연속에 개입시켜 서정의 위기를 극복해 가는 진정한 신서정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고 평했다.6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지방 곳곳 돈공천 의혹

    지방선거 돈공천 비리에 대한 수사가 가속화되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26일 오창근 경북 울릉군수로부터 공천 부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한나라당 포항 남·울릉지역구 연락사무소장 박모(48)씨를 전국에 수배했다. 박씨는 2월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호텔 주차장에서 공천과 관련한 부탁을 하는 오창근 울릉군수로부터 2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경주·안동·영덕·청도·군위·영주 등 6개 시·군 단체장에 대해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대구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 단체장은 업무추진비를 이용해 지난 설·추석 명절 때 관내 기관단체장, 의회의원, 지역 유지 등에게 선물을 제공했고 지역단체의 향우회 행사 등에도 현금을 제공하거나 물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구지검은 한나라당 곽성문(대구 중·남구) 의원의 보좌관 권모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 부산지검은 이날 오전 거액의 공천비리 소문이 나돌던 모 국회의원 측근인 김모씨의 사무실과 부산 남구의 자택 등 3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벌였다. 해당 국회의원은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공천과 관련해 수억원을 받기로 하고 이 가운데 일부 금액을 받았다 제공자가 공천에서 탈락하자 되돌려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돈받고 가짜 中유학생 유치 대학관계자·브로커등 적발

    서류를 위조해 중국 조선족 등을 불법으로 입학시켜 준 대학 관계자와 브로커 등이 적발됐다. 중국인들은 입학을 가장해 국내에 들어와 공장 등에 취직했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5일 서울S대학원 교수 최모(44)씨를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이 대학원 총장 김모(63)씨와 가짜 중국인 유학생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달아난 브로커 김모(53)씨를 쫓는 한편 나머지 가짜 유학생 11명도 수배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위로